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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말똥게’ 득시글대는 한강 하구 ‘물골’‥고양시 대덕생태공원 여름 풍경

    [기획] ‘말똥게’ 득시글대는 한강 하구 ‘물골’‥고양시 대덕생태공원 여름 풍경

    어느덧 초하의 유월 하순, 한강 하구 기수역 경기 고양 대덕생태공원에도 어김없이 여름이 찾아 왔다. 풍부한 생물 다양성을 지난 물골(물고랑) 주변 수풀은 강해진 햇빛으로 한껏 무성해졌다. 만발했던 찔레꽃은 속절없이 지고 새하얀 망초 꽃 군락이 한강 둔치를 뒤덮었다. 수백여 마리 잉어 떼가 짝짓기에 여념 없던 버드나무 밑엔 말똥게가 몰려와 득시글댄다. 모가지가 유독 긴 회색빛 왜가리는 물속을 응시한 채 호시탐탐 먹잇감을 노리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물골 주변 건강한 생태계는 동식물과 어류에게 최적의 서식지이자 산란터로 생태계 보고다. -민물과 바닷물 만나는 한강 하구 기수역-생물 다양성 풍부서해 바다와 막힘없이 이어진 한강 하구에 있는 고양 대덕생태공원은 독특하고 건강한 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다. 한강 민물과 서해 바닷물이 만나 섞이는 기수역으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해 생명력이 넘친다. 다양한 회귀, 담수어는 염분이 섞인 강물 흐름을 따라 물골에 드나들기를 반복한다. 그 일대에 서식하는 야생 동식물들은 생존과 종족번식을 위해 끊임없는 성장과 치열한 영역다툼을 벌인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잘 발달한 ‘물골’로 생태적 가치가 크다. 강 하류에 퇴적물이 쌓여 하중도가 형성되면서 둔치와 사이에 물고랑 두 개가 생겼다. 마곡대교 아래 물골은 길이가 무려 1.3km에 달한다. 완만한 곡선을 반복해 그리며 둔치를 흘르는 물골은 어류와 야생 동식물 각 개체에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한다. 다양한 생물종이 잉태되고 성장하는 생명의 공간이다 -인위적 간섭 최소화‥한강 기슭 탐방로는 최고 산책로면적 81만㎡ 규모의 대덕생태공원은 창릉천이 한강에 합류하는 지점부터 가양대교까지 총 연장 3.8km다. 서울 마포 난지한강공원과 이어진다. 인위적 간섭을 최소화해 야생성과 생물 다양성을 오롯이 보전하고 있다. 긴 물골에는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도록 잉어, 말똥게, 물망초, 고라니 등 특성에 걸맞은 이름을 붙여 다리 여럿을 설치했다. 폭이 좁은 두 곳엔 물속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돌 징검다리를 놓았다. 유유히 굽어 흐르는 한강 기슭 탐방로를 따라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휴식과 치유 공간이다. 울창한 수풀 사이로 길게 이어진 호젓한 산책로는 고즈넉해서 특히 좋다. 군락을 이룬 강변 버드나무 짙은 그늘 아래에서 이마에 난 땀을 식히며 무더운 여름철 더위를 피하기에도 적당하다. 모래톱이 길고 넓게 형성된 강기슭에서 안락의자에 누워 음악을 들으며 멋진 하구 풍광을 감상하는 시민도 보인다. 하류 지역이라 홍수로 떠내려 온 각종 생활 쓰레기가 안타깝긴 하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스팔트로 포장한 거대한 자전거도로와 탐방로, 불필요한(?) 인공 구조물은 생태공원 야생성과 어울리지 않아 이질적이다. 끊임 없는 인간의 간섭과 탐욕이 만들어 낸 결과다. 그럼에도 인공적인 조경과 각종 시설 등으로 꽉 찬, 과잉 개발로 자연성을 상실한 서울 중심지역 한강 둔치에선 좀처럼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곳이다 -물골에 강주걱양태, 황복 등 30여 어종 서식습지가 잘 발달한 물골 주변으로 버드나무와 찔레 등 다양한 식생이 군락을 이뤄 온통 수풀이 울창하다. 사리 때에는 많은 어종의 물고기가 산란을 위해 바닷물을 따라 조석물골인 이곳으로 올라온다. 매년 사오월, 수백여 마리 잉어 떼가 모여들어 짝짓기 하는 경이로운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회귀성 어류로 바다에서 태어나 강에서 자라는 민물고기 ‘뱀장어’, 옆구리에 노란색 줄이 있는 한반도 고유종 ‘황복’, 강 하류 모래지역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 ‘강주걱양태’, 경계심이 낮고 탐식성이 강한 큰 망둥어‘ 풀망둑’ 등 30여 종이 넘는 회귀, 담수어가 산다. 멸종위기종 양서류 ‘맹꽁이’도 여름철이면 모습을 드러낸다. 아래턱에 울음주머니가 있다. 천적의 위협에 복어처럼 몸통을 부풀리고 끈끈한 점액을 내뿜어 대처한다.유월 접어들어 물골 버드나무 밑에는 말똥게가 유난히 득시글댄다. 워낙 움직임이 빨라 조그마한 인기척에도 순식간에 파놓은 구멍 속으로 숨어버린다.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좀처럼 볼 수 없다. 기수역에 주로 서식하는 말똥게는 버드나무 아래 구멍을 파고 산다. 뿌리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대신 먹이를 얻는 공생관계다. -생존 위한 치열한 영역 다툼‥없는 게 없는 종합식물원자연은 결코 너그럽지 않다. 모든 식물은 생존과 종족번식을 위해 끝임 없는 영역 다툼을 벌인다. 생존과 성장을 위해 혹독한 환경을 극복하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햇빛과 수분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그 과정은 절대 공정하지 않다. 자연의 법칙에 따른 적자생존이다. 생존을 위해 높이(부피) 확보 경쟁을, 종을 유지하기 위해선 씨앗을 널리 퍼뜨려야 한다. 생물 다양성을 지닌 물골에 서식하는 모든 식물도 예외는 아니다. 대덕생태공원 물고랑에는 줄, 마름, 도루박이, 창포, 쉽싸리, 달개비, 단풍잎돼지풀 등 군락을 이뤄 서식하는 식생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일반적으로 쓸모없는 잡초로 불리지만 모두 제 나름대로 약효가 있는 약초다. 널리 알려진 창포는 단옷날 이를 넣어 끓인 물로 머리를 감고 목욕하는 유용한 식물로 화전동 근처 난전에서 창포를 파는 장이 서기도 했다. 이외에도 사포닌과 단백질이 풍부하며 뇌경색, 심근경색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약재 ‘눈개승마’, 이상적인 변비 치료제이자 장을 깨끗하게 해주는 ‘소루(리)쟁이’, 향이 좋아 사탕이나 껌의 재료로 쓰이는 ‘박하’ 등 없는 종자가 없는 종합식물원이다. -이름 모를 들꽃들 향연‥강한 생명력 가치 품어연중 태양이 황도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는 절기가 있는 유월. 삭막했던 산야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봄꽃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여름을 알리는 원색의 들꽃이 피어났다.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무성한 수풀에 파묻혀 봄꽃처럼 눈길을 끌진 못한다. 흔하디흔한 이름 모를 들꽃이지만 그렇다고 절대 천하진 않다. 오히려 고귀하고 돋보인다. 척박하고 고단한 환경에서도 돌봐주는 이 하나 없이 홀로 스스로를 피워내는 강한 생명력의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는 까닭이다. 성하(盛夏)를 앞두고 대덕생태공원 유월의 모습은 지난달과 사뭇 달르다. 번식력이 왕성하고 생명력 강한 식생들이 이미 한강 둔치 대부분을 장악해 버렸다. 외래종인 망초와 붉은토끼풀, 키가 큰 갈대가 대표적이다. 거대한 군락을 형성한 망초는 하얀 꽃을 피워 공원 전체 분위기를 확 바꿨다. 1910년 경술국치일 즈음에 전국에 퍼져 이 같은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남부가 원산지인 붉은토끼풀은 꽃망울과 이파리가 토종에 비해 훨씬 크다. 거대한 외래종 황소개구리 같은 느낌이 들어 거부감이 든다. 어린 시절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삘기(띠)도 하얀 솜털 같은 꽃을 피워냈다. 먹을 것이 귀했던 옛날 어린 꽃 이삭을 날것으로 먹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들꽃이 가득한 주변을 허리 숙여 유심히 살펴는 부부, 연인들이 정겹다. 옛날부터 봐왔던 식물을 살펴보고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소소한 일상의 작은 행복은 아닐런지! -인간 간섭 자연 훼손‥소중한 가치 잃어버린 느낌 한강 둔치는 보전 가치가 높은 생태계 보고임에도 무분별한 개발로 대부분 사라졌다. 대규모 주거지와 각종 업무시설이 집중해 있는 한강 상류 경기 하남시에서 하류 고양시까지 거리는 대략 60km 정도다. 강 양안 둔치를 합치면 두 배인 120km에 달한다. 이 중 생태계와 다양성이 제대로 보전된 지역은 불과20~30km 정도다. 이 조차도 인간의 계속되는 간섭으로 점차 훼손되고 있다. 해당 지자체의 개발 욕심도 생태계 보전에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명분은 시민에게 좀 더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렇다. 예산 집행과 확보, 선거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최근 대덕생태공원에 사진 촬영을 위한 공간이 조성되고 인공 구조물이 설치됐다. 생태공원 자연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느낌이 아주 강하다. 사진 촬영을 위한 최고의 장소는 자연 그 자체인데 이는 차라리 없는 것만 못하다는 의견이 많다. 느티나무 밑엔 쉼터를 마련하기 위해 석조물을 배치하고 잔디까지 깔았다(사진). 이런 작은 규모 공사에도 그 자리에 서식하던 상당한 면적의 수풀은 사라진다. 현재 전체 생태공원 전체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전거도로와 탐방로 면적도 작지 않다. 인간의 편의성과 자연 훼손은 대체적으로 정비례한다. 대대적인 개발이 아닐지라도 자꾸 간섭하다보면 조금씩 인공이 가미되고 자연성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있는 그대로를 보전하며 지켜보는 것은 이렇듯 어렵다. 개발로 편의성은 향상됐지만 이와 비교할 수 없는 더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글·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알아두면 쓸데 있는 건강 정보] 주먹악수도 악수만큼 감염에 취약… 건강까지 배려한 목례 어때요

    Q.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왜 ‘악수 대신 목례’ 캠페인을 하나요. A. 캠페인을 통해 비접촉 인사 문화를 정착시키려 합니다. 감염병을 예방함으로써 국민 건강권 보호 및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악수 등 접촉식 인사에 대해 중장년층은 친근함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젊은층은 기본적인 예의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단은 목례야말로 상대방의 건강까지 배려하는 최적의 비접촉식 인사법임을 널리 알리려고 합니다. Q. 주먹악수로 감염병 예방은 충분하지 않나요. A. 코로나19 상황에서 주먹을 맞부딪치며 인사하는 주먹인사가 대안으로 많이 활용됐습니다. 하지만 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감염 위험성은 악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Q. 악수와 주먹악수, 둘 다 어느 정도로 감염병에 취약한 건가요. A. 지난해 8월 미국의 의학 전문 콘텐츠 렐리아스 미디어에서 한 가지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MS2(비병원성 박테리오파지)에 오염된 키보드와 마우스를 2분간 사용하게 한 후 오염되지 않은 참가자와 무작위로 악수 및 주먹악수를 하게 한 것인데요. 그 결과 악수(22%)뿐 아니라 접촉면이 현저히 좁은 주먹악수(16%)도 바이러스 전이 빈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신이 빚은 삼라만상, 내 손안에 있소이다

    신이 빚은 삼라만상, 내 손안에 있소이다

    국내에서 관상용 수석이 가장 많이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전남 순천시 조례동 순천세계수석박물관이다. 순천시의원을 지낸 박병선(71) 관장이 입대 전 우연히 들른 충북 충주 남한강에서 주은 돌의 매력에 빠진 후 40년 넘게 수집한 8000여점이 있다. 세계 최대의 수석박물관을 짓겠다는 일념으로 세상의 희귀한 돌들은 모두 모았다. 아직 정식 개장하지 않았는데도 알음알음 전국에서 구경 오고 방송 등 언론에도 소개될 정도다. 박 관장은 “명품 수석은 내 손에 다 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수석 기인’으로 불린다. 세상에 없는 희귀한 돌을 보려면 세계인들이 대한민국 순천으로 와야 한다는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지난 19일 오전 11시 조례동 도심 4차선 도로 옆 부지. 충주에서 왔다는 정동주(54)씨 등 2명이 철골 좌대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수십t 이상 나가는 돌을 받치기 위해서다. 보통 나무좌대를 사용하지만 수석을 야외에 전시할 경우 비가 오면 균형을 잃지 않도록 철골로 제작하는 것이다. 정씨는 “철근으로 좌대를 만드는 것이 나무로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철골 좌대는 세계 최초일 것 같다”며 “박 관장의 돌 사랑은 수석 관련 사람들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엄지를 척 세웠다. 정씨는 “7m 높이의 돌 무게 60t을 받치는 가로 4m 70㎝, 세로 2m 40㎝, 높이 70㎝ 좌대를 만드는 데 꼬박 10일 걸렸다”며 “철근 좌대만 만드는 데 몇 억이 들었을 거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 관장은 순천시청에서 27년간 근무한 후 사무관으로 명예퇴직했다. 이어 주민들의 추대로 지방의회에 진출, 2002년 순천시 4대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2005년 한국전력공사순천전력소(조례동 변전소)이설을위한특별위원장을 맡아 지역의 최대 민원 사항이었던 변전소를 옥내화시킨 뚝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1936년에 설치돼 66년 동안 운영되면서 주민들은 고압선으로 인한 피해를 수십년 동안 호소해 왔다. 박 관장은 수석을 비싼 가격에 팔라는 유혹이 많았지만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아직 한 개도 내놓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석 등을 모으는 데 들어간 비용이 18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임야와 전답이 순천 신도심 지역으로 개발되면서 여유가 생긴 덕이었다. 한 개에 수십억원을 웃도는 돌도 있다고 한다. 이날 만난 박 관장은 전날 너무 설레 밤잠을 설쳤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토록 원했던 높이 2.9m의 호랑이 조각상을 보고 흥분해서 한잠도 못 잤단다. 그는 “섬세한 붉은 털, 포효하는 표정, 날아갈 듯한 포즈 등 이렇게 생동감 있게 살아 있는 모습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전주, 대전, 부산, 대구, 충주 등 전국 방방곡곡으로 돌아다니며 돌을 구입한다. 사진을 보고 판단이 서면 직접 확인하러 간다. 좋은 돌을 수집하는 데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수석 산지인 중국 쓰촨·류저우·베이징 등까지 간다. 중국에만 10회 이상 다녀왔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까지 날아간다. 박 관장은 “사람이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돌 작품을 한데 모아 세계 최고의 수석박물관을 만들겠다”며 “오묘한 자연미를 풍기는 돌을 많은 사람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모습이 돌에 표현돼 있다”며 “아무 움직임도 없는 단순한 돌이지만 우주의 삼라만상을 보는 것 같다”고 수석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 관장은 뛰어난 수석을 ‘신의 작품’이라고 부른다. 박물관은 현재 660㎡(약 200평) 규모로 천장에까지 돌이 쌓여 있어 걸어다니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곳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무늬를 가진 문양 수석이 많은 게 특징이다. 전시실은 4군자 등 화려한 꽃과 ‘십이지신’ 12동물, 아라비아숫자 1부터 10까지 새겨진 진기한 돌로 가득 차 있다. 태극기와 우리나라 지도, 무궁화도 150여점 있다. 순천만을 상징하는 순천만 갯벌과 철새, ‘S자’ 수로, 갈대밭과 칠면초 모습도 보인다. 토끼가 달에서 방아 찧는 모습, 초가집 굴뚝에서 연기 나는 모습,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 낙안읍성과 각종 과일 문양, 강태공이 낚시하는 모습 등 경이로운 수석들이 끊임없이 보인다. 화가가 돌 위에 그림을 그린 듯 새겨진 각양각색의 문양들은 아름다움을 넘어서 신비로움마저 준다. 태아부터 무덤까지 성장 단계, 십자가, 4계절, 바다, 동물 등 각종 생태계가 돌 안에 총집합해 있다. 돌 위에 그린 것 같아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도 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실감 난다. 테마별로 나뉜 돌들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아이들도 문양이 선명해 쉽게 알아볼 수 있어 더 재미있어 하고 신나는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물론 성인들만 볼 수 있는 ‘19금’ 수석도 200여점 있다. 박 관장은 “이런 돌들이 물속과 땅속에서 수억만년을 보내며 파도와 물, 모래에 씻겨 닳고 닳아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와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는 게 얼마나 신기한 일이냐”고 수석 예찬론을 펼친다. “돌에도 나이가 있고 이름이 있고 생명이 있다”, “이것들을 보고 있으면 활력소가 팍팍 솟는다”, “한 편의 그림이다”, “재미가 있고 기운이 넘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등등 그의 수석 예찬은 끝이 없다. 박 관장은 “폭포를 보면 물소리가 들리고, 새를 보면 새소리가 들리고, 동물을 보면 동물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릴 만큼 수석과 함께 살아왔다”며 “이 나이에 힘들게 수석박물관을 지으려고 하냐는 우려도 많지만 100세 인생인데 앞으로 30년 넘게 돌과 함께 인생을 보내야 하지 않겠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 관장은 새로 지을 박물관에 대해 묻자 눈이 빛났다. 그는 9만 9000㎡ 부지에 주제별로 구성된 박물관을 설립할 예정이다. 실외에는 호랑이, 사자, 각종 새 등 200여개의 동물 돌 조각상 공원을 갖춘 어린이동물공원 등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1관 풍경관에는 산등성이마다 구름과 안개가 자욱한 운무를 갖춘 산수화와 풍경화, 낚시풍경 등의 문양석 등 200여점이 전시된다. 2관 민속관, 3관 동물관, 4관 식물관, 5관 민족관, 6관 종교관으로 채워진다. 7관 음식관, 8관 행복관, 9관 보석관, 10관 폭포관, 11관 기쁨관, 12관 성인문화관까지 다양한 형상들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의 열정과 수석의 매력에 빠져 동참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4년 전 수석을 보러 오면서 인연을 맺은 영화 ‘취권’에 출연했던 황정리(76) 세계무술협회 총재가 대표적이다. 세계 발차기 1인자로 영화배우 청룽을 가르치기도 했던 황 총재는 수석박물관 인근에 체육관을 건립, 세계무술경연대회와 세계무술인영화제를 개최해 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협객 시라소니 아들 이의현(61)씨는 고문으로 합류한다. 그들은 “이런 놀라운 자연의 신비가 존경스럽다”며 “감탄 또 감탄 이외는 달리 표현을 못 하겠다”고 한다. 박 관장은 수석 알리기에도 노력하고 있다. 사비를 털어 통일을 위한 수석전시회를 10여 차례 개최했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런 인물’ 대상과 2015년 비정부기구(NGO) 전국녹색 시민단체가 선정한 ‘올해의 닮고 싶은 인물’ 대상을 받았다. 박 관장은 “자연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수석에 새겨진 숲의 향기는 시들지 않고 변함없이 항상 그 모습대로 있다”며 “우리들도 소처럼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수석박물관이 대한민국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국가정원과 함께 우리 고장의 관광명소가 되는 데 힘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 사진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영준 경기도의원, 경기도 50+ 사회공헌 일자리 마련 토론회 개최

    김영준 경기도의원, 경기도 50+ 사회공헌 일자리 마련 토론회 개최

    김영준 경기도의원(보건복지위·더불어민주당·광명1)은 지난 21일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주최 한 ‘50+ 사회공헌과 일자리 마련 토론회’의 좌장을 맡아 토론회를 진행했다. 김 의원은 “중장년층은 은퇴, 조기퇴직 등으로 고용불안이 시작되는 시기인 반면 평균수명의 증가로 사회참여에 대한 욕구 또한 증가하는 세대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노후에 대한 준비는 미흡한 경우가 많아 중장년층의 재도약과 복지증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마련 정책의 필요성이 높다”며 토론회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공공영역에서 일자리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그 일자리가 단순화 된 일자리, 획일화 된 일자리, 참여하고자 하는 수보다 부족한 일자리, 지역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한 일자리, 성과중심의 일자리라는 문제점들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발제자인 조연미 이사장(시니어교육플래너 협동조합)은 ‘사회공헌 일자리, 인생 2막 첫걸음’이라는 주제로 시대 변화에 따른 중장년층의 스마트 일자리에 관련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첫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영건 센터장(글로벌스마트융합센터)은 ‘4차 산업혁명 스마트 냉난방기 크린 플래너 양성으로 시니어 일자리 창출’의 주제로 냉난방기 관리 교육을 통한 업무에 대하여 소개를 하고, 소상공인협동조합 설립 등을 통한 창업 및 일자리 창출에 대한 사항을 설명했다. 두번째 토론자인 윤원식 대표(미디어메이커스협동조합)은 ‘세대간 소통과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시니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란 주제로 미디어 문맹을 벗어나기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해 소개하고, 평생학습 차원에서 접근하는 시범교육, 미디어 리터러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 교육, 양성된 강사를 통한 공동체별 확산교육 등의 제도의 정착에 대해 제안했다. 세번째 토론자인 김정현 이사(씨알바이오)는 ‘시니어 헬스케어 일자리 창출’이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되고 있는 광명시의 경우 베이비부머 세대와 65세 이상 인구가 25%를 초과했다. 시니어들의 양질의 교육을 위한 평생학습원 콘텐츠가 필요하다”며 “질병을 치료하는 개념이 아닌 예방의 개념인 헬스케어가 시니어 세대들에게 필요하며,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고 관련 학습 콘텐츠 등을 소개했다. 네 번째 토론자인 유헌종 학회장(모션테이핑학회)은 ‘모션테이핑을 통한 통증 관리와 일자리’를 제안하며, 시니어 세대들의 통증관리와 재능공유의 기회부여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소현주 대표(반디핌귀산촌교육협동조합)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뉴딜 두마리 토끼를 무주반디팜 디지털 산촌사례’를 소개하여 오랫동안 방치해왔던 산골땅을 가꾸어 수익을 창출하는 현황을 소개하고, 여성농업인으로서의 삶등에 대한 정보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토론자들의 제안에 큰 호응을 보이며 많은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김영준 의원은 “오늘 나온 제안 등은 함께 참석해주신 광명시와 경기도 관계 공무원들께서 벤치마킹해 실현될 수 있도록 힘을 써주셨으면 좋겠고, 경기도로부터 전국으로 전파되어 시니어들이 활기있는 생활을 이어가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코로나19 생활수칙에 따라 최소한의 관중 입장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박성민 광명시의장, 조태훈 경기도 노인복지과장, 김재기 경기도노인일자리센터장, 조옥순 광명시 경제문화 국장, 광명시 김용진 광명시 복지정책 과장, 황희민 광명시 일자리창출과 과장 등이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사람이 사는 법…박병선 순천세계수석박물관장

    이사람이 사는 법…박병선 순천세계수석박물관장

    국내에서 관상용 수석이 가장 많이 있는 장소는 어디일까? 전남 순천시 조례동 순천세계수석박물관이다. 순천시의원을 지낸 박병선(71) 관장이 입대 전 우연히 들른 충북 충주 남한강에서 주은 돌의 매력에 빠진 후 40년 넘게 수집한 8000여점이 있다. 세계 최대의 수석박물관을 짓겠다는 일념으로 세상의 희귀한 돌들은 모두 모았다. 아직 정식 개장하지 않았는데도 알음알음 전국에서 구경 오고 방송 등 언론에도 소개될 정도다. 박 관장은 “명품 수석은 내 손에 다 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수석 기인’으로 불린다. 세상에 없는 희귀한 돌을 보려면 세계인들이 대한민국 순천으로 와야 한다는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지난 19일 오전 11시 조례동 도심 4차선 도로 옆 부지. 충주에서 왔다는 정동주(54)씨 등 2명이 철골 좌대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수십t 이상 나가는 돌을 받치기 위해서다. 보통 나무좌대를 사용하지만 수석을 야외에 전시할 경우 비가 오면 균형을 잃지 않도록 철골로 제작하는 것이다. 정씨는 “철근으로 좌대를 만드는 것이 나무로 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철골 좌대는 세계 최초일 것 같다”며 “박 관장의 돌 사랑은 수석 관련 사람들 모두 인정하고 있다”고 엄지를 척 세웠다. 정씨는 “7m 높이의 돌 무게 60t을 받치는 가로 4m 70㎝, 세로 2m 40㎝, 높이 70㎝ 좌대를 만드는 데 꼬박 10일 걸렸다”며 “철근 좌대만 만드는 데 몇 억이 들었을 거다”고 혀를 내둘렀다. 박 관장은 순천시청에서 27년간 근무한 후 사무관으로 명예퇴직했다. 이어 주민들의 추대로 지방의회에 진출, 2002년 순천시 4대 시의원으로 당선됐다. 2005년 한국전력공사순천전력소(조례동 변전소)이설을위한특별위원장을 맡아 지역의 최대 민원 사항이었던 변전소를 옥내화시킨 뚝심을 발휘하기도 했다. 1936년에 설치돼 66년 동안 운영되면서 주민들은 고압선으로 인한 피해를 수십년 동안 호소해 왔다. 박 관장은 수석을 비싼 가격에 팔라는 유혹이 많았지만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생각에 아직 한 개도 내놓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석 등을 모으는 데 들어간 비용이 18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임야와 전답이 순천 신도심 지역으로 개발되면서 여유가 생긴 덕이었다. 한 개에 수십억원을 웃도는 돌도 있다고 한다. 중국 동굴에서 나온 몇억만년 된 5m 크기의 종유석들도 자태를 뽐낸다. 종유석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에서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반출이 엄격하게 금지돼 지금은 구할수 없을 만큼 귀한 석회석이다. 20여년 중국에서 구한 이 종유석은 국내 최고 규모로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날 만난 박 관장은 전날 너무 설레 밤잠을 설쳤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토록 원했던 높이 2.9m의 호랑이 조각상을 보고 흥분해서 한잠도 못 잤단다. 그는 “섬세한 붉은 털, 포효하는 표정, 날아갈 듯한 포즈 등 이렇게 생동감 있게 살아 있는 모습은 어디서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전주, 대전, 부산, 대구, 충주 등 전국 방방곡곡으로 돌아다니며 돌을 구입한다. 사진을 보고 판단이 서면 직접 확인하러 간다. 좋은 돌을 수집하는 데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수석 산지인 중국 쓰촨·류저우·베이징 등까지 간다. 중국에만 10회 이상 다녀왔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까지 날아간다. 박 관장은 “사람이 가공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돌 작품을 한데 모아 세계 최고의 수석박물관을 만들겠다”며 “오묘한 자연미를 풍기는 돌을 많은 사람이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모습이 돌에 표현돼 있다”며 “아무 움직임도 없는 단순한 돌이지만 우주의 삼라만상을 보는 것 같다”고 수석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 관장은 뛰어난 수석을 ‘신의 작품’이라고 부른다.박물관은 현재 660㎡(약 200평) 규모로 천장에까지 돌이 쌓여 있어 걸어다니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곳은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무늬를 가진 문양 수석이 많은 게 특징이다. 전시실은 4군자 등 화려한 꽃과 ‘십이지신’ 12동물, 아라비아숫자 1부터 10까지 새겨진 진기한 돌로 가득 차 있다. 태극기와 우리나라 지도, 무궁화도 150여점 있다. 순천만을 상징하는 순천만 갯벌과 철새, ‘S자’ 수로, 갈대밭과 칠면초 모습도 보인다. 토끼가 달에서 방아 찧는 모습, 초가집 굴뚝에서 연기 나는 모습, 어미 새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 낙안읍성과 각종 과일 문양, 강태공이 낚시하는 모습 등 경이로운 수석들이 끊임없이 보인다. 화가가 돌 위에 그림을 그린 듯 새겨진 각양각색의 문양들은 아름다움을 넘어서 신비로움마저 준다. 태아부터 무덤까지 성장 단계, 십자가, 4계절, 바다, 동물 등 각종 생태계가 돌 안에 총집합해 있다. 돌 위에 그린 것 같아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도 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실감 난다. 테마별로 나뉜 돌들을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아이들도 문양이 선명해 쉽게 알아볼 수 있어 더 재미있어 하고 신나는 표정을 짓는다고 한다. 물론 성인들만 볼 수 있는 ‘19금’ 수석도 200여점 있다. 박 관장은 “이런 돌들이 물속과 땅속에서 수억만년을 보내며 파도와 물, 모래에 씻겨 닳고 닳아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와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는 게 얼마나 신기한 일이냐”고 수석 예찬론을 펼친다. “돌에도 나이가 있고 이름이 있고 생명이 있다”, “이것들을 보고 있으면 활력소가 팍팍 솟는다”, “한 편의 그림이다”, “재미가 있고 기운이 넘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등등 그의 수석 예찬은 끝이 없다. 박 관장은 “폭포를 보면 물소리가 들리고, 새를 보면 새소리가 들리고, 동물을 보면 동물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릴 만큼 수석과 함께 살아왔다”며 “이 나이에 힘들게 수석박물관을 지으려고 하냐는 우려도 많지만 100세 인생인데 앞으로 30년 넘게 돌과 함께 인생을 보내야 하지 않겠냐”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박 관장은 새로 지을 박물관에 대해 묻자 눈이 빛났다. 그는 9만 9000㎡ 부지에 주제별로 구성된 박물관을 설립할 예정이다. 실외에는 호랑이, 사자, 각종 새 등 200여개의 동물 돌 조각상 공원을 갖춘 어린이동물공원 등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1관 풍경관에는 산등성이마다 구름과 안개가 자욱한 운무를 갖춘 산수화와 풍경화, 낚시풍경 등의 문양석 등 200여점이 전시된다. 2관 민속관, 3관 동물관, 4관 식물관, 5관 민족관, 6관 종교관으로 채워진다. 7관 음식관, 8관 행복관, 9관 보석관, 10관 폭포관, 11관 기쁨관, 12관 성인문화관까지 다양한 형상들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의 열정과 수석의 매력에 빠져 동참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4년 전 수석을 보러 오면서 인연을 맺은 영화 ‘취권’에 출연했던 황정리(76) 세계무술협회 총재가 대표적이다. 세계 발차기 1인자로 영화배우 청룽을 가르치기도 했던 황 총재는 수석박물관 인근에 체육관을 건립, 세계무술경연대회와 세계무술인영화제를 개최해 관광객 유치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협객 시라소니 아들 이의현(61)씨는 고문으로 합류한다. 그들은 “이런 놀라운 자연의 신비가 존경스럽다”며 “감탄 또 감탄 이외는 달리 표현을 못 하겠다”고 한다. 박 관장은 수석 알리기에도 노력하고 있다. 사비를 털어 통일을 위한 수석전시회를 10여 차례 개최했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런 인물’ 대상과 2015년 비정부기구(NGO) 전국녹색 시민단체가 선정한 ‘올해의 닮고 싶은 인물’ 대상을 받았다. 박 관장은 “자연의 축소판이라고 불리는 수석에 새겨진 숲의 향기는 시들지 않고 변함없이 항상 그 모습대로 있다”며 “우리들도 소처럼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계수석박물관이 대한민국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국가정원과 함께 우리 고장의 관광명소가 되는 데 힘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글·사진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민생경제·고용 창출 집중… ‘수소도시 울산 남구’ 초석 다질 것”

    “민생경제·고용 창출 집중… ‘수소도시 울산 남구’ 초석 다질 것”

    임기 내 실현 가능한 40개 필수사업 결정민관 TF 구성… 골목상권 반드시 활성화 청년창업 점포 지원 등 540개 사업 벌여올 직간접 일자리 1만 4000개 만들 계획 고래문화특구 콘텐츠로 관광 수요 창출생태·놀이 접목 에코테인먼트 전략 추진 3D프린팅 산업 육성할 특구 신청 준비삼호동 등 권역별 도시재생 뉴딜 활발“코로나19 장기화로 시름이 깊어진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을 긴급 지원해 자금 숨통을 틔우고 골목상권을 살려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입니다. 특히 관광산업 등 고용 유발 효과가 큰 3차산업을 활성화해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겠습니다.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인구가 늘어 도시 경쟁력도 높아지니까요.” 21일 구청장 집무실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서동욱(58) 울산 남구청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 구청장은 “올해 4·7 재선거로 3년 만에 다시 남구청으로 돌아온 만큼 민선 7기 남은 1년여의 임기 동안 선택과 집중을 통해 현안 사업을 풀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서 구청장으로부터 남구 발전을 위한 구상을 들어 봤다. -4·7 재선거로 3년 만에 복귀했다. 짧은 임기 동안 추진할 역점 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임기 동안 실현 가능한 필수 사업 40개를 결정했다. 경제와 일자리, 문화·관광, 복지, 안전 관련 사업들로 구성했다. 그중에서 소상공인 지원을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는 반드시 이뤄 낼 계획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피폐해진 민생경제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 더불어 청년창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실현, 복지공동체 실현, 도심 교통안전 체계 확립, 관광도시 브랜드가치 제고 등 남구 도약을 위한 핵심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남구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지. “코로나19 방역과 감염병 위기에서 비롯된 지역경제 침체를 극복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감염병 확산 차단과 방역, 격리자 관리, 선별진료소 운영 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침체된 경제를 살리려고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직접 대응뿐 아니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서 민생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골목상권도 활성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골목형 상점가 지정 등 지역경제 살리기 최선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골목상권 활성화가 가장 주요하다. 골목상권이 살아나야 그 활기가 지역경제 전체로 퍼져 나가기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의 신음이 깊어지고 있다. 그들에게 대출이자 부담이라도 덜어 주면 큰 힘이 된다.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를 진작하고 골목 시장이 잘 돌아갈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영안정자금 지원, 식당 좌석 개선, 제과점 홍보물 제작, 골목형 상점가 지정 등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남구의 상징인 고래관광이 부진한데 문화·관광사업 활성화 방안은. “고래는 ‘고래 도시 울산 남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전국에서 하나뿐인 고래문화특구에는 고래박물관, 고래연구소, 고래바다여행선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다. 이런 소중한 자산이 코로나19로 크게 활용되지 못해 안타까웠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관광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관광과 문화의 연계, 자연과 생태 환경, 소규모 관광지 선호, 개별 맞춤형 관광콘텐츠 수요 증가 등 삶의 질에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변화에 맞는 콘텐츠 중심의 상품개발이 중요하다. 그래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중심의 관광수요를 창출하려고 한다. 고래와 같은 남구의 자연생태 홍보 자산과 즐거운 놀이를 접목한 ‘에코테인먼트’(Ecotainment) 같은 콘셉트를 통해 품격 높은 경험을 맛볼 수 있는 관광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장생포문화창고, 창작·재충전·역사공간 활용 -수족관 돌고래 방류 요구가 끊이지 않는데. “다양한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미 수차례 의견을 밝힌 것처럼 이 문제는 해양수산부 방침에 따를 생각이다. 수족관에서 살던 돌고래가 자연에 잘 적응하지 못해 폐사라도 한다면 또 다른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자연방류의 대안으로 정부가 고래바다쉼터를 물색한다고 하지만, 여기에도 막대한 돈이 들고 어민 보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자연방류, 바다쉼터 등 돌고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정부와 전문가 의견, 주민 여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하겠다.” -장생포문화창고 활용 방안은. “장생포문화창고는 우리나라 ‘공업 입국’의 출발점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문화·예술 공간이다. 시민들이 다채로운 문화·예술을 체험하면서 독서와 사색을 통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또 문화예술인에게 창작활동과 재충전의 공간이 되도록 지원하겠다. 산업도시 울산의 자부심을 느끼는 역사 공간으로도 적극 활용하겠다.” -남구의 미래를 위한 신산업 육성 등 준비는. “도시의 경쟁력은 인구와 일자리에서 나온다. 남구 발전을 위한 ‘미래발전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농수산물시장 부지, 옥동군부대, 법원부지, 장생포 해양공원 등과 관련한 체계적인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인구변화 등 분야별 여건 분석 및 추진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수소경제, 울산형뉴딜 등 ‘혁신성장’ 분야와 도시철도·수소유람선 등 신교통수단 도입에 따른 영향 분석 및 대응방안, 자연재난 및 사회재난관리 등 ‘환경·안전’ 분야, 남구만의 차별화된 ‘문화·관광 자원발굴’ 등 포괄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초단체가 이 모든 현안사업을 해결하는 데 한계와 어려움이 있지만 미래를 보고 묵묵히 밀고 나갈 계획이다. 또 남구는 첨단 지식기반 산업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수소경제시대를 맞아 수소버스 운행을 시작했고 자동차·조선·화학 분야에 중요한 3D프린팅 산업을 육성할 특구지정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울산경제자유구역(수소산업 거점지구) 운영, 수소전기트램 실증, 수소충전소 구축 등으로 ‘미래형 수소도시의 중심’으로 가기 위한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청년 예비창업,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도 지원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는데. “도시재생은 삼산·야음권, 신정·옥동권, 무거·삼호권 등 권역별로 나눠 주민 맞춤형으로 추진하고 있다. 신정1동 뉴딜사업을 비롯해 삼호동, 옥동, 신정3동 등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쾌적한 정주 여건을 조성해 인구 유출을 막고 사람들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겠다.” -일자리 창출은 어떻게 되는지. “일자리종합센터와 청년 일자리카페 등 일자리 관련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올해 1만 4000여개의 직간접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분야별로 540개의 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청년 지역상생 고용지원’은 남구지역 자영업자가 실직한 청년을 고용하면 월 50만원씩 6개월간 최고 30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청년 1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5월 말 100개의 사업장을 모집했다. 또 지역 최초로 ‘코로나19 위기극복 청년창업 점포 지원사업’을 오는 8월부터 내년까지 추진한다. 청년 예비 창업가 육성도 지속적으로 한다. 성장 가능성 큰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한 단계 스케일업 기업지원’ 사업 등을 통해 신생·중소기업의 경쟁력도 높일 예정이다.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 자연히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다. 코로나19발 고용쇼크로 울산 지역 고용률이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경기침체 탓에 모두가 힘든 만큼 촘촘하고 내실 있는 일자리 지원대책을 추진해 고용 안전망의 사각지대를 해결하겠다.”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가 그리는) 남구는 경제·사회·문화면에서 활력이 넘치고 안전한 도시,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품격 있는 도시, 모두가 오고 싶어 하는 살맛 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이 하루빨리 어려움에서 벗어나 행복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18일간 국내외 21개 뮤지컬 향연…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

    18일간 국내외 21개 뮤지컬 향연…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

    국내외 다양한 뮤지컬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가 18일 개막한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DIMF에서는 ‘프리다’, 공식 초청작과 처음 무대에 오르는 신작 뮤지컬 창작지원작, 온 가족을 위한 특별공연, 대학생 뮤지컬 페스티벌,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되는 국내 작품과 온라인을 통해 즐길 수 있는 프랑스, 러시아의 해외 공식 초청작 등 18일간 총 21개 작품이 무대를 다채롭게 꾸민다. 특히 올해로 초연 10주년을 맞은 DIMF 대표 뮤지컬 ‘투란도트’의 영상화 작업으로 탄생한 뮤지컬 영화 ‘투란도트-어둠의 왕국’을 포함한 비대면 콘텐츠를 확장해 포스트 코로나19의 트렌드를 맞췄다. ‘투란도트-어둠의 왕국’은 축제의 개막 행사로 이날 오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갈라 콘서트와 공개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개막 첫 주에는 지난해 DIMF 창작지원으로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인 뒤 호평을 받아 재공연되는 뮤지컬 ‘프리다_Last Night Show’(추정화 작, 허수현 곡)가 공식 초청작으로 무대에 오른다. 대구 아리랑을 취입한 기녀이자 예인 최계란의 삶을 담은 뮤지컬 ‘란(蘭)’(김지식 작, 권승연 곡)도 올해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돼 18~20일 봉산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코로나19로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따뜻한 뮤지컬도 축제 첫 주를 장식한다. ‘토끼와 자라’ 전래동화에 전통 판소리 ‘수궁가’가 어우러진 극단 오오씨어터의 가족뮤지컬 ‘토장군을 찾아라’가 19~2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가족 관객을 기다린다. 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글로벌 축제로서 철저한 방역지침 속에 마지막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전하며 많은 참여와 응원을 당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양천구, 여름철 풍수해 대비 주인 없는 간판 무료 정비

    양천구, 여름철 풍수해 대비 주인 없는 간판 무료 정비

    서울 양천구가 여름철 풍수해에 대비하기 위해 주인 없이 방치된 간판을 무료로 정비한다. 구는 태풍이나 호우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주인 없는 간판을 정비해 도시 미관을 개선한다고 18일 밝혔다. 구는 2019년부터 간판 정비 사업을 실시해 2019년 116개, 작년 22개의 간판을 손봤다. 올해는 지난 4월부터 오는 9월까지 6개월간 접수를 받는다. 사업장을 폐업하거나 이전 및 업종 변경으로 방치된 간판과 노후 상태가 심한 간판이 있는 경우 건물주나 건물(상가) 관리자 등이 ‘옥외광고물 정비요청서’를 작성해 동 주민센터나 구청 건설관리과로 제출하면 된다. 담당자가 현장을 확인한 후 무료로 간판을 철거할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오랫동안 방치된 노후 간판은 도시 미관을 저해할 뿐 아니라 강풍으로 인한 안전사고로 주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이번 정비 사업을 통해 구민들의 안전 확보와 도시 미관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주민 여러분의 많은 신청을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생쥐를 빼고 과학연구를 말할 수 없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생쥐를 빼고 과학연구를 말할 수 없는 이유

    과학과 의학 기술의 획기적인 발달로 20세기 들어 인간의 기대수명은 19세기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인간의 수명 증가와 과학, 의학기술의 발전 이면에는 생쥐나 개, 원숭이, 토끼, 돼지 같은 실험동물들의 희생이 있습니다. 특히 생쥐를 포함한 설치류들은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활용됩니다. 국내에서도 동물실험의 90% 이상이 설치류를 이용한 것입니다. 전체 포유류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쥐는 약 3600만년 전 지구상에 나타나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약 1800종이 살고 있습니다. 인류가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이후 쥐는 식량을 축내고 병을 옮기는 골칫거리였습니다. 이랬던 쥐가 인류의 구원자로 역할을 바꾼 것은 19세기 후반~20세기 초 의학과 생물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부터입니다. 사람을 대상으로는 할 수 없었던 각종 생체 실험대에 쥐가 대신 올라가게 된 것이지요. 현대 과학사는 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과학 발전에 있어서 이렇듯 지대한 역할을 하는 쥐가 과학 연구를 소개하는 언론 보도에서는 제대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 연구·독성학분과, 브라질 오스왈도 크루즈재단 과학박물관 공동연구팀은 동물 연구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는 과학 보도는 대중들이 연구 성과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는 등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6월 16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미국국립의학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생명과학, 의학, 보건학 등 의생명과학 분야 연구 데이터베이스 ‘펍메드’(PubMed)를 이용해 2018~2019년 생쥐를 이용한 알츠하이머 연구논문 623편을 선정한 뒤 이들 논문에 대한 뉴스 보도들도 찾아 함께 분석했습니다. 분석에 따르면 623편의 논문 중 405편의 제목에는 ‘쥐’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지만 218편에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논문 제목에 ‘쥐’가 포함된 논문들은 언론에 거의 노출되지 않았으며 그나마 언론 보도된 것들에도 쥐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쥐에 대해 언급되지 않은 보도들이 쥐를 언급한 뉴스들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되는 것이 2배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 사람의 유전자와 90% 이상 일치하는 동물이라고 하더라도 동물실험 결과가 사람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동물실험을 통과한 약물이나 의료 기술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3단계의 임상 시험을 추가로 거쳐야 합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나 과학커뮤니케이션 학자들은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단계의 기초연구 결과를 대중에게 전달할 때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에서는 효과를 보였지만 사람에게는 적용이 되기 어려운 경우도 많은데 대중매체에서 잘못 다룰 경우 해당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나 가족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보도 일선에 있는 사람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과학연구 성과를 보도할 때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정확히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edmondy@seoul.co.kr
  • 20%대 벽에 갇힌 이재명

    20%대 벽에 갇힌 이재명

    10개월째 지지율 박스권… 여권 위기감李 “공수처 윤석열 수사 면죄부용 의심이준석 돌풍 기존 국민의힘 모습과 같아”여권의 1위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0개월째 박스권에 갇힌 듯 20%대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다. 게다가 이 지사를 포함한 여권 후보 전체의 지지율 총합도 야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뒤지면서 여권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지사의 지지율에 대한 평가는 지지그룹과 비(非)지지그룹이 엇갈린다. 이재명계 한 의원은 15일 “한 자릿수대에서 차곡차곡 쌓은 거품 없는 지지율”이라며 “윤 전 총장과는 질이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 이 지사는 지난해 하반기 20% 문턱을 넘은 후 더불어민주당의 악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나 4·7 재보궐선거 참패 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추세가 중요한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가 윤 전 총장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최근에는 이 지사가 오차 범위 밖에서 윤 전 총장에게 뒤진다는 조사들도 나온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1주년 특별 좌담회 후 관련 질문에 “지금 작은 흐름이나 격랑은 다 지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고위공직자수사처가 윤 전 총장의 직권남용 사건 수사에 착수한 데 대해선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 지사 측은 예비경선이 시작되면 지지율이 재집결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지사 측이 경선 연기론에 절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컨벤션효과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반면 내년 대선에서 야권 단일 후보와 1대1 대결이 유력한 만큼 이 지사의 본선 경쟁력을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여권 3위로 치고 올라온 박용진 의원은 이날 “계속해서 (윤 전 총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지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 대한 대응이 바뀐 것도 초조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준석 돌풍’에 여유 있게 대처해 온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엘리트 기득권을 대변해 왔던 국민의힘의 기존 모습과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친문(친문재인) 끌어안기와 중도 확장이 충돌하는 것도 숙제다. 현재 지지율로는 ‘집토끼’와 ‘산토끼’ 모두를 챙겨야 하는 처지다. ‘친문 적자’ 김경수 경남지사를 만나는 17일 경기·경남연구원 협약식도 문심(文心) 구애 행보로 해석됐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데이터 경제 시대에 발맞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강화”

    “데이터 경제 시대에 발맞춰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강화”

    “디지털 시대는 데이터 시대입니다. 데이터는 곧 개인정보입니다.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는 나라가 미래를 선도할 겁니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국회에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한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헌법재판소에서도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명시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담았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안전행정부 창조정부기획관, 충남부지사, 행정자치부 지방자치분권실장, 행정안전부 차관을 거쳐 지난해 8월 개인정보위원장으로 취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개인정보 문제는 개별 국가를 넘어선, 말 그대로 지구 차원의 현안이 됐다. “세계 각국은 급속히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원천은 데이터인데 데이터의 70%가 개인이 생성한 정보, 즉 개인정보다. 개인정보를 빼놓고는 경제를 얘기할 수 없는 시대다.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건 국가적 과제이자 전 세계 공통 현안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18년부터 일반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에 들어갔고 미국과 중국도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논의 중이다. 우리는 지난해 개인정보위를 출범시켰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도 준비 중이다. 이르면 다음달 국회에 제출한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췄나. “지난해 개인정보위 출범 직후부터 디지털 경제시대에 맞도록 개인정보보호법을 새롭게 전환하기 위해 개정안을 준비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한 게 2011년이다 보니 달라진 환경을 반영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핵심은 ‘개인정보의 전송요구권(이동권)’과 ‘자동화된 의사 결정에 대한 대응권’ 도입이다. 형벌 중심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한 방향이다. 경미한 법 위반에도 형벌을 부과하는 건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으니 줄이려 한다.” -전송요구권은 어려운 개념이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란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제공한 자신의 개인정보를 본인이나 다른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전송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령 네이버 사용자가 네이버에 저장된 자신의 각종 개인정보를 카카오로 옮기고 싶다고 요구하거나, 혹은 자신에게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면 네이버는 이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데이터 시대에 데이터에 대한 자기결정권에 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활성화되면 소비자 혜택도 늘어나고 스타트업에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자동화된 의사 결정에 대한 대응권도 생소하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른 자동화된 의사 결정으로 인한 재산 피해나 인권 침해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거부 혹은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가령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인공지능을 활용한 직무역량평가나 면접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낙인·차별·감시 등 프라이버시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들이 주민등록번호 유출이나 ‘이루다’ 등 개인정보 피해 문제에 불안해하면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한다. “설문조사를 해 보면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하는 비율과 유출 피해 등에 불안해하는 비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 개인정보 활용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유출로 인한 피해나 감시를 걱정한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다. 그런 괴리감을 줄여나가는 게 개인정보위 역할이라고 본다.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활용도 못 한다. 개인정보 문제는 다중이용시설 명부 작성이라는 전통적인 사안부터 인공지능·드론 등 최첨단 분야에까지 걸쳐 있다. 요즘은 아동·청소년 관련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안전한 개인정보, 신뢰하는 데이터 시대’ 비전을 성취해 나가려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 “개인정보보호 강화 이동권 법제화 추진”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 “개인정보보호 강화 이동권 법제화 추진”

    “디지털 시대는 데이터 시대입니다. 데이터는 곧 개인정보입니다.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는 나라가 미래를 선도할 겁니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국회에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제출한다.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헌법재판소에서도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명시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담았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안전행정부 창조정부기획관, 충남부지사, 행정자치부 지방자치분권실장, 행정안전부 차관을 거쳐 지난해 8월 개인정보위원장으로 취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개인정보 문제는 개별 국가를 넘어선, 말 그대로 지구 차원의 현안이 됐다. “세계 각국은 급속히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 원천은 데이터인데 데이터의 70%가 개인이 생성한 정보, 즉 개인정보다. 개인정보를 빼놓고는 경제를 얘기할 수 없는 시대다.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을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건 국가적 과제이자 전 세계 공통 현안이다. 특히 유럽연합(EU)은 2018년부터 일반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에 들어갔고 미국과 중국도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논의 중이다. 우리는 지난해 개인정보위를 출범시켰고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도 준비 중이다. 이르면 다음달 국회에 제출한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췄나. “지난해 개인정보위 출범 직후부터 디지털 경제시대에 맞도록 개인정보보호법을 새롭게 전환하기 위해 개정안을 준비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한 게 2011년이다 보니 달라진 환경을 반영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 핵심은 ‘개인정보의 전송요구권(이동권)’과 ‘자동화된 의사 결정에 대한 대응권’ 도입이다. 형벌 중심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한 방향이다. 경미한 법 위반에도 형벌을 부과하는 건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으니 줄이려 한다.” -전송요구권은 일반인들에게는 어려운 개념이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란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제공한 자신의 개인정보를 본인이나 다른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전송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가령 네이버 사용자가 네이버에 저장된 자신의 각종 개인정보를 카카오로 옮기고 싶다고 요구하거나, 혹은 자신에게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면 네이버는 이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데이터 시대에 데이터에 대한 자기결정권에 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활성화되면 소비자 혜택도 늘어나고 스타트업에도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자동화된 의사 결정에 대한 대응권도 생소하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른 자동화된 의사 결정으로 인한 재산 피해나 인권 침해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거부 혹은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가령 기업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인공지능을 활용한 직무역량평가나 면접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낙인·차별·감시 등 프라이버시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들이 주민등록번호 유출이나 ‘이루다’ 등 개인정보 피해 문제에 불안해하면서 처벌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한다. “설문조사를 해 보면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하는 비율과 유출 피해 등에 불안해하는 비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 개인정보 활용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유출로 인한 피해나 감시를 걱정한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외국도 마찬가지다. 그런 괴리감을 줄여나가는 게 개인정보위 역할이라고 본다. 안전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활용도 못 한다. 개인정보 문제는 다중이용시설 명부 작성이라는 전통적인 사안부터 인공지능·드론 등 최첨단 분야에까지 걸쳐 있다. 요즘은 아동·청소년 관련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안전한 개인정보, 신뢰하는 데이터 시대’ 비전을 성취해 나가려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PBA-LPBA 투어 세 번째 개막전 챔피언은 누가 될까

    PBA-LPBA 투어 세 번째 개막전 챔피언은 누가 될까

    2019년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김갑선, 2020년에는 오성욱-김예은, 2021년 세 번째 개막전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프로당구(PBA) 투어가 14일부터 여드레 동안 경북 경주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첫 지방 대회 블루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으로 출범 세 번째 시즌을 열어 젖힌다. 경주 블루원리조트의 그랜드볼룸과 크리스탈룸 8개 테이블에서 펼쳐지는 2021~22시즌 개막전에는 남자부(PBA) 128명, 여자부(LPBA) 64명 등 192명이 참가해 세 번째 개막전의 남녀 챔피언을 가린다. 남자부에서는 ‘지옥의 레이스’를 통과한 이들의 ‘Q스쿨 신화’ 여부가 주목된다. 최근 마무리된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올 시즌 시드(출전권)를 챙긴 30명이 주인공들이다. 지난 시즌 1부투어에서 상금 순위 미달로 시드를 잃은 ‘강등파’들을 비롯해 드림(2부), 챌린지(3부) 투어 상위 선수들이 무려 11일 동안 3개 라운드를 치러 총 160명 가운데 30명이 선발됐다. 지난 시즌 Q스쿨을 3위로 통과한 정성윤은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했고, 1위 정호석은 4강에 올라 돌풍의 주역이 됐다. 2위 오태준은 8강, 5위 최준호·강동구 등은 16강에 올라 하위 투어의 역경을 딛고 일어선 ‘잡초의 힘’을 깨닫게 했다.올해는 지난 시즌 드림투어 58위에 불과했던 이연성이 280포인트를 따내 전체 1위로 1부투어 티켓을 움켜쥐었다. 1부투어 131위로 강등됐던 노병찬을 비롯해 장남국, 김임권, 이상대, 황형범 등 100위권 언저리로 밀려났던 선수들도 ‘오뚝이 돌풍’을 예고했다. 이연성은 “투어 첫 시즌 1부투어를 경험하고, 두 번째 시즌에 강등됐다.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잔류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면서 “1부투어 최고 성적이 16강인데 이번에는 8강을 목표로 개막전부터 전력투구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1부투어 신인 또는 ‘중고 신인’들이 칼을 갈고 있지만 PBA 정상을 한 차례씩 경험한 ‘챔프’들의 아성도 만만치 않다. 지난 12일 PBA가 2020~21시즌 우승자들을 상대로 한 개막전 우승자 예측 설문 조사에서는 우승 후보가 특정 선수에 집중되는 쏠림 현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춘추전국의 양상을 보이는 PBA-LPBA 투어 판도를 방증한 것이다.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우승, 상금 3억원의 대박을 터뜨린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는 “쟁쟁한 선수들이 너무 많아 한 명을 뽑기가 어렵다. 하지만 뽑으라면 결승에 4차례나 진출한 강민구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은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 에디 레펜스(벨기에), 강동궁(SK렌터카) 강민구 등 네 명 중에 한 명이 우승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원년 개막전 챔피언 카시도코스타스는 지난해 팀리그에서 펄펄난 ‘터키의 강호’ 비롤 위마즈를 꼽았다. 하비에르 팔라존(스페인)은 조재호를 선택하면서 “지난 시즌엔 다소 아쉬웠지만 이번 개막전에는 꼭 우승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당구장 사장님 챔피언’ 서현민은 “제가 우승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세트제로 바뀐 예선전 고비만 잘 넘기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LPBA 3회 우승 기록의 주인공 이미래는 “충분히 우승할 실력을 갖춘 선수”라며 투어 데뷔전을 앞둔 히다 오리에(일본)를 선택했고, 월드챔피언십 챔피언 김세연은 ‘절친 언니’ 강지은을 개막전 우승 후보로 꼽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선도국 된 한국의 운명

    [홍석경의 문화읽기] 선도국 된 한국의 운명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 성공이 상상하던 수준을 넘어선 지 꽤 됐다. BTS의 새 싱글곡 ‘버터’가 1년 안에 네 번째 빌보드 1위를 했다는 소식도 더는 뉴스거리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한국이 세계에서 “잘나가는 나라”가 된 것은 단지 대중문화뿐이 아니다. 그 방식에 대한 철학적 이견이 있음을 차치하고 한국 정부와 국민은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팬데믹을 엄격한 방역으로 억제했고, 그 결과 예상치를 넘어서는 빠른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하이테크 산업에서 앞서가는 대기업이 있을 뿐 아니라 중소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건재하며 디지털 문화에 능한 국민이 유권자를 구성하고 시장을 받쳐 주고 있어서 정책이든 상품이든 부글부글 끓듯 토론하지만, 일단 결정하면 시행과 성공, 실패 또한 빠르다. 이 정도까지만 한국에 대한 사실을 기술해도 ‘국뽕’이라는 자조와 경멸이 어우러진 지적이 진보와 보수에서 동시에 터져 나온다. 한국이 해결해야 할 수많은 문제 리스트가 이어지고, 분단국가의 역사적ㆍ지정학적 약점이 환기된다. 이렇게 한국 내의 문제만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현미경 밖의 세계는, 특히 우리가 선진국으로 인정하고 모델로 삼아 왔던 나라들은 우리보다 문제 없이 잘 살고 행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것은 관찰의 거리로 인한 착시일 뿐 우리가 부러워하는 선진국 민초들의 현실 또한 수많은 문제로 점철돼 있다. 가까이에서 보는 우리 문제가 더 크게 느껴지지만, 서구 청년들의 좌절이 한국의 2030보다 가볍다는 어떤 근거도 없다. 우리보다 먼저 도입한 사회복지 시스템이 보호막을 좀더 세련되게 깔아 놨을 뿐 가족 해체가 더 진행된 서구사회 청년이 느끼는 불안이 더 가볍고 그들의 장래가 더 밝은지는 알 수 없다. 무엇보다 한국인은 아직 얼마나 한국 중산층의 구매력이 높고 잘사는지, 한국의 일상이 안정된 시스템으로 보장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일상 속에 여유와 자선보다는 상실감과 이기심이 더 분출한다. 한국의 위상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자조적으로 바라봐 온 한국의 역사적·지정학적 약점에 좌절하지 않고,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속도와 방식으로 그것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민족을 무력으로 침략하거나 착취해 부를 축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의 식민 착취와 탄압, 전쟁의 파괴, 가난과 군사독재의 폭력을 그 나름대로 극복하고 부유한 국가로 진입한 유일한 나라이며,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희생하지도 않았다. 그것도 중국, 미국, 일본의 욕망이 부딪치는 이 전략적인 공간에서. 이러한 특수한 환경에서 성취한 부와 민주주의가 우리가 모델로 했던 선진국의 내용과 다른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두 마리 토끼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끝없는 소음과 다툼과 갈등, 하루가 멀다고 소셜네트워크를 달구는 논란들. 우리가 만드는 영화, 드라마, 웹튠과 케이팝에는 있는 힘을 다해 두 세대 만에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가장 부자인 민주국가 그룹에 도달한 한국인의 꿈과 희망, 좌절, 경쟁, 스트레스, 강박, 불안, 추구하려는 가치가 묻어 있다. 세계의 관객이 한국산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의 이러한 특별한 선도국 위상이 그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기 때문이다. 서구 시스템이 안정되고 세련됐을지 모르지만, 그것을 가능케 한 물적 토대에 대부분의 나라는 도달할 수 없으며, 선진국이라는 가면 밑에는 해결되지 않은 인종주의와 후기식민주의적 상황들이 얽혀 있다. 새마을운동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성공 모델이 되고, 광주시민항쟁과 촛불시위가 홍콩과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레퍼런스로 언급된다. 케이팝 팬덤 문화는 세계적 팬덤 문화의 참조가 되면서 음악산업의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일본인에게 한국 드라마는 더는 노스탤지어의 대상이 아니라 비교 불가능한 고급 콘텐츠이고, 한국의 문화 수출을 의심스럽게 바라보던 서구 지식인들은 자신의 태도를 수정하거나 정당화 논리를 찾아야 하는 처지이다. 선진이라는 형용사가 진부해진 팬데믹 이후의 세계에서, 새로운 길을 내며 걸어가는 선도국의 위상은 힘들지만 한국이 맡게 된 세계사적 운명이기도 하다. 세계가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 글로벌 CEO와 어깨 나란히...쿠팡 김범석이 포춘에서 밝힌 성장 비결은?

    글로벌 CEO와 어깨 나란히...쿠팡 김범석이 포춘에서 밝힌 성장 비결은?

    “쿠팡은 점진적인 방식이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고객의 경험을 개선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성장을 이끌어 내고 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이 9일 ‘2021 포춘 글로벌 포럼’에서 쿠팡의 성장 비결을 이 같이 정의했다. 김 의장은 이날 포춘의 루신다 쉔 기자와의 대담을 통해 약 15분간 쿠팡의 ‘고객 중심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김 의장은 먼저 “쿠팡의 진화 과정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들이 ‘쿠팡이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쿠팡의 미션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쿠팡은 설립 초기 그루폰과 같은 소셜커머스로 시작해 이미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우리 DNA에 새겨진 쿠팡의 미션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는 과정에서 아직은 고객에게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각성을 통해 풀필먼트 시스템, 라스트마일 배송 기술, 엔드투엔드 물류 네트워크를 실현하고 로켓 배송, 새벽 배송, 반품 서비스 등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열광하는 쿠팡의 ‘새벽 배송’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이커머스 분야의 전형적인 트레이드오프 요인인 상품 선택폭 확대와 배송 시간 단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모두 잡은 성공적인 사례로 요약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코로나 19가 종식된 후 이커머스 판도가 어떻게 바뀔 것으로 보느냐는 관객의 질문에 대해서는 “이커머스 트렌드는 팬데믹이 종식된다 하더라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불편했던 과거의 쇼핑 경험으로 사람들은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종합경제지 포춘이 ‘리더십 개념의 재정립’을 주제로 주최한 이번 포럼은 김 의장 외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테일러 P&G회장,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창업자 겸 CEO 등이 참여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씨줄날줄] 베이조스의 우주 여행/김상연 논설위원

    [씨줄날줄] 베이조스의 우주 여행/김상연 논설위원

    인류가 최초로 우주를 비행한 건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이다. 옛소련의 유리 가가린은 1961년 4월 12일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타고 1시간 48분 동안 지구의 상공을 일주했다. 달에 먼저 간 건 미국이었다. 닐 암스트롱은 1969년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을 내디뎠지만 절구 찧는 토끼나 계수나무는 발견하지 못했다. 일본은 1990년, 대한민국은 2008년에 우주인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 우주인이었고 일반 관광객은 아니었다. 관광으로서의 우주 여행은 먼 미래의 일로만 여겨졌다. 외국의 몇몇 갑부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우주를 여행했다는 뉴스가 간혹 보도됐으나 일반인에게 체감되지는 않았다. 평범한 일반인도 우주를 여행하는 꿈같은 일이 가능할 것처럼 흥분시킨 사람은 민간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세운 일론 머스크(50)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4년 전 머스크는 2024년까지 화성에 인간을 보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면서 비용은 1인당 10만~20만 달러로 설정했다. 그런데 제프 베이조스(57) 아마존 창업자가 다음달 CEO에서 물러난 뒤 우주 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어제 돌연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다섯 살 때부터 우주 여행을 꿈꿨다. 7월 20일에 동생과 함께 여행을 떠날 것이다. 가장 위대한 도전을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라고 썼다. 베이조스는 자신이 2000년 설립한 민간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첫 유인 캡슐을 타고 지구 표면에서 100㎞ 상공에 도착해 우주 풍경을 즐기다가 낙하산으로 지구에 귀환할 계획이다. 선도적 우주 개척자라는 이미지를 가꾼 머스크로서는 한 방 먹은 셈이 됐다. 어떤 사람들은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에 허둥대는 등 지구의 비밀도 다 캐내지 못한 인류가 주제넘게 무슨 우주 여행이냐고 냉소한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모든 문제가 단계별로 전부 해결된 뒤 체계적으로 전진한 건 아니었다. 호모사피엔스는 특유의 호기심과 탐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중구난방으로 진화해 왔다. 어쩌면 이것이 인류의 위대한 특성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국적을 초월해 경외감을 준다. 하지만 미국의 기업가들을 보면 한편으로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혁신적 아이디어로 많은 돈을 번 부자들이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거나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커다란 리스크를 안고 인류의 꿈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거나 알량한 정치 권력을 잡느라 좋은 머리를 쓰는 대신 인류의 진보를 향한 꿈에 도전하는 한국의 인재는 없을까. carlos@seoul.co.kr
  • 성동구가 도입한 대형폐기물 배출시스템, 전국으로 확산

    성동구가 도입한 대형폐기물 배출시스템, 전국으로 확산

    서울 성동구가 선제적으로 도입한 대형폐기물 간편 배출 시스템이 전국으로 확대된다. 8일 구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8일 전해철 장관 주재로 17개 시·도가 참여하는 지역사회혁신 책임관 회의에서 대형폐기물 간편 배출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시스템은 구가 앞서 도입한 생활밀착 서비스로 지방행정혁신 우수사례로 꼽혔다. 구는 지난 2019년 7월 서울시 최초로 대형생활폐기물 간편 배출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여기로’를 도입· 운영했다. 올해 초에는 또 다른 간편 배출 앱 서비스 ‘빼기’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형 생활 폐기물을 버리기 위해 주민이 직접 동 주민센터에 방문, 배출 스티커를 구입해야 하는 과정을 휴대폰 앱 하나로 대체할 수 있어 호응도가 높다. 이에 따라 10% 안팎에 머물던 대형 생활 폐기물 간편 배출 시스템 사용률은 지난달 말 현재 35%까지 증가했다. 특히 최근 도입한 ‘빼기’의 경우 간편하게 대형생활폐기물 배출을 신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 혼자 바깥으로 배출하기 어려운 대형생활폐기물을 집 바깥으로 옮겨주는 ‘내려드림’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구는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를 지역 어르신 일자리와도 연계, 편의 증진과 일자리 창출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주민의 삶 가까이에서 많은 편의를 드릴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발 빠르게 발굴·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수궁가 뒷이야기, 궁금하지 않소?

    수궁가 뒷이야기, 궁금하지 않소?

    뭍에 올라왔지만 독수리에 먹힌 토끼아들 ‘토자’는 오히려 새 세상 바다로유쾌한 설정·안무로 현대인의 삶 표현자라의 꾐에 넘어가 용궁에 들어갔다 간을 내놓게 된 토끼. 간을 안 가져왔다고 속인 뒤 다시 뭍으로 나와 자라를 비웃고 유유히 떠난다. 우리가 다 아는 ‘수궁가’ 후반부, 국립창극단이 지난 2~6일 선보인 신작 ‘귀토’는 바로 여기부터 시작된다. 토끼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지만 곧 독수리에게 잡아먹히고, 그의 아내는 포수에게 목숨을 잃는다. 눈앞에서 부모를 잃은 아들 토자(兎子)는 인재와 천재가 얽힌 ‘삼재팔란’을 겪는 토끼의 삶을 비관한다. “난 이제부터 토끼 안 할라요!” 산을 떠난 그의 눈에 하필 푸른 바다가 들어온다. 제 아비가 가까스로 빠져나온 사지가 토자에겐 세로운 세상이다. 유쾌한 설정을 재치 있고 공감 가는 대사와 풍성한 음악이 채워 갔다. 정광수제 ‘수궁가’의 곡조를 최대한 살리며 진양조부터 중모리, 자진모리, 엇모리, 휘모리 등 다양한 장단이 장면별로 촘촘하게 변주됐다. 자라가 토끼를 등에 업고 용궁으로 향하는 장면에 나오는 ‘범피중류’는 묵직한 진양조의 원곡과 달리 자진모리로 바꿔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토끼의 설렘을 돋보이게 했다. ‘고고천변’, ‘상좌다툼’, ‘범 내려온다’ 등 익숙한 눈대목들도 참신하게 짰다. 그리스 신화 중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가 끼어드는가 하면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도 튀어나오는데, 이마저도 해학적으로 녹아들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새로 문을 연 해오름극장의 넓은 무대가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게 꾸려졌다. 특히 1막 마지막 부분, 토자가 바다를 황홀하게 바라보는 장면에선 ‘푸르르르르 푸우! 파르르르르 포우! 싸르르르르 쏴아!’ 하는 소리꾼들의 음성과 일렁이는 몸짓이 푸른 조명, 바닥 LED 영상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뤄 냈다. 소리꾼들은 색깔로만 상징성을 띤 의상을 입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단순하고도 특색 있는 안무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극을 이끈 김준수(토자), 유태평양(자라), 토녀(민은경)뿐 아니라 모든 역할들이 시선을 붙잡았고 특히 주꾸미, 전기뱀장어, 짱뚱어 등 바닷속 생물들은 저마다 통통 튀었다. ‘귀토’에는 거북이(龜)와 토끼(兎)라는 뜻과 함께 ‘살던 땅(土)으로 돌아온다(歸)’는 의미도 함께 담겼다. 유토피아인 줄 알았던 바다에서 토자는 결국 “뭍이나 물이나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깨닫는다. 바다 생물들도 “듣다 보니 남 얘기가 아니네”라며 마음을 쓴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는 건 무대나 객석이나 마찬가지라는 공감에 서로를 다독이게 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수도권 187만명 출퇴근길, 광역버스도 돌보자/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열린세상] 수도권 187만명 출퇴근길, 광역버스도 돌보자/양동신 건설 인프라엔지니어

    몇 해 전 늦은 저녁 서울 강남에서 인천을 가려고 광역버스를 탄 적이 있다. 서울과 인천ㆍ경기를 오가는 광역버스를 타려면 보도 경계석에 있는 버스 번호를 확인하고 줄을 서야 한다. 기다리던 버스는 왔고 차례대로 버스에 탑승하려고 하는데, 줄을 서지 않은 중년 여성이 허겁지겁 버스에 타려고 뛰어오는 게 아니겠는가. 광역버스 탑승 규칙을 모르는 분이었던 것 같았는데, 뛰어오다 보니 내 앞에 줄을 선 젊은 여성의 팔을 쳤고, 그분의 휴대폰이 아스팔트 바닥에 뒹굴었다. 그때부터 갈등은 시작됐다. 일단 차는 떠나야 하니 두 분이 광역버스에 같이 탑승했고 말싸움이 시작됐다. 45인승 버스 안에서 언성을 높이니 두 분의 언쟁을 모두가 들어야 했고, 버스가 고속도로 위를 달리고 있으니 누구도 내릴 수 없었다. 휴대폰 액정이 깨지니 장유유서고 뭐고 없었으며, 막말과 고성이 계속 오고 갔다. 결국 두 사람은 인천에서의 첫 번째 정류장에서 같이 하차했고, 경찰서로 가서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했다. 늦은 저녁 서울의 주요 광역버스 정류장에 가 보면 이처럼 버스 번호 앞에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광경을 볼 수 있으며, 매일같이 갈등이 발생한다. 상기 사례와 같이 승객 간 갈등이 있기도 하고, 줄을 선 승객과 길을 지나가는 행인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매일 버스를 이용하는 분과 어쩌다 그 버스를 이용하는 분의 갈등도 빈번하다. 매일 이용하는 분들에게 암묵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이 새로 이용하는 분들에게는 낯설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입석이다.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고 대대적인 입석 단속에 나섰지만, 인프라 확충이 없는 단속은 소리 없는 메아리였다. 한국교통연구원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일일 광역버스 이용 인구는 약 62만명에 이르는데, 첨두시간 광역버스 최대 노선 입석률은 29.7%이다. 폭이 1~2m밖에 되지 않는 보도에 수십대의 광역버스가 줄을 서는 것도 모자라 버스에선 1~2시간을 서서 간다는 말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변화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해당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은 인천시민 혹은 경기도민이나 해당 문제를 해결할 지방정부는 서울시이기 때문이다. 버스와 같은 인프라를 광역적으로 해결할 어떤 조직이 잘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고, 이 중 60% 이상은 서울 주변에 거주하고 있다. 2010년 서울연구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매일 서울과 인천ㆍ경기를 오가는 인구가 187만명이라고 하는데, 이들의 교통복지 사각지대는 이렇다 할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결의 실마리는 홍콩이나 호주 브리즈번 등에 있는 대규모 복합환승센터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무려 2600만명에 이르는 수도권에 이렇다 할 복합환승센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복합환승센터가 있다면 굳이 보차도 경계석에 희미하게 쓰인 버스 번호를 볼 필요도 없고, 버스 대기선과 행인의 마찰이 발생할 일도 없어진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쾌적하게 버스를 기다릴 수 있으며, 처음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쉽게 탑승할 수 있다. 물론 서울에 이런 대규모 복합환승센터를 지을 땅이 없다고 하실 분들도 있겠다. 하지만 도시의 3대 축만 보더라도 여의도의 여의도공원, 시청의 서울광장, 강남의 서리풀공원 등이 있듯이 지하를 개발하고 그 위를 그대로 공원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이들이 어렵다면 용산공원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서울의 오래된 지하상가를 리모델링하며 소규모 지하 광역버스 탑승구를 만드는 일도 대안일 수 있다. 대중교통망의 확대는 탄소중립과 보편적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훌륭한 도구다. 수십조원의 예산과 장기간의 사업 기간이 수반되는 광역철도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다. 하지만 훨씬 적은 예산과 단기간에 시민 삶의 질과 안전을 증대시킬 수 있는 광역버스 인프라 개선에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부디 당장 해결 가능한 문제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 광역 교통망의 해결 없이는 부동산 문제도 해결될 리 만무하다.
  • [금요칼럼] 강사법 시행 2년, 신분보다 급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강사법 시행 2년, 신분보다 급여/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강사법을 시행한 지 어느덧 네 번째 학기가 저문다. 만으로 2년이다. 선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강사의 법적 지위를 3년간 보장하는 것이 요체다. 친소관계로 강사를 선발하는 ‘불공정성’을 제거하고 교무처의 문자 하나로 계약을 해지해 버리는 고용 불안정성을 개선하자는 취지였다. 애초에는 4대 보험 복지혜택도 제공하려 했으나 이해집단의 반발을 조율한 끝에 정작 의료보험은 제외하였다. 강사 신분은 3년간 보장할지라도 매 학기 강의를 줘야 한다는 의무조항도 없애 버렸다. 강의를 담당한 학기의 방학 중에도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만 어렵게 살아남았다. 이런 강사법조차도 난항을 겪었다. 국회를 통과해 놓고도 유예기간을 마냥 연장했다. 마지못해 시행하는 과정에서 누더기 법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런 누더기 강사법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강사일까? 강사법 시행의 결과 기존 시간강사 가운데 60%가량이 아예 강사직을 잃었다. 교육부가 강사들끼리 이전투구의 밥그릇 빼앗기 싸움, 이를테면 ‘제로섬 게임’을 시켰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학이 승자일까. 재정적 부담만 조금 늘었을 뿐이다. 전리품이라면 그나마 강사법을 누더기 법으로 바꾸는 로비를 성공한 정도다. 혹시 해당 학과가 승자일까. 되레 강사 선발 관련으로 업무량만 폭증했다. 그래서 요즘엔 아예 서류심사만 할 뿐 면접은 건너뛴다. 그러면 대학생이 승자일까. 그들은 관심도 없다. 교수자가 누구이건 그저 강의를 열정적으로 수준 높게 진행해 주면 만족한다. 당연하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강사법의 최종 승자란 말인가? 두말할 나위도 없이 교육부 관료들이다. ‘공정’이라는 기계적 명분으로 대학을 더 옥죄는 데 일단 성공했다. 가뜩이나 등록금 동결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더러 조금 더 눈을 아래로 깔라는 ‘위계에 따른 강압’이 잘 먹혔다. 손 안 대고 코 푼 격이다. 그렇다면 강사의 신분은 정녕 보장되었나? 3년이 지나면 끝인데 말이다. 강사법 덕분에 살림이 좀 나아진 강사분을 나는 주위에서 접하지 못했다. 신분상 고용안정을 체감한다는 분도 만나 본 적이 없다. 그래도 법은 법이니까 굴러는 간다. 많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면서 말이다. 이런 현실임에도 국회 교육위 의원들도 솔직히 관심이 없다. 퍼포먼스 같은 포럼만 개최할 뿐이다. 그렇다면 세계 선진국의 강사 제도는 어떠할까? 우리나라 강사법 시행 이전의 상황과 거의 같다. 학과마다 대학원이 활발한 대학에서는 박사과정이나 수료생들에게 강의 경험을 쌓도록 강좌를 맡긴다. 대학원이 없는 대학에서는 학과장이나 일반 교수가 추천하면 대개 그대로 통과한다. 그런데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이런 시스템을 불공정이라 비난하지 않는다. 대학의 강사는 저잣거리 시정잡배와는 비교가 불가한 해당 분야 전문학자이기 때문이다. ‘모집’이 아니라 ‘초빙’의 대상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사범대 학사 출신 교육부 관료가 무시할 존재가 전혀 아니라는 얘기다. 어쭙잖은 3년짜리 신분 보장을 반기는 강사는 거의 없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원한다. 지금은 사문화되었지만, 대학 교수의 봉급을 세부적으로 보면 교육 40%, 연구 40%, 일반행정 20%다. 어떤 정교수 연봉이 1억이라면 교육의 대가로 4000만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의무 수업시수가 1년에 12학점이라면 한 과목(3학점)당 1000만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그 대학에서 한 과목을 맡는 시간강사에게도 1000만원을 지급해야 상식이다. 개혁이란 방향성이 분명해야 한다. 도중에 우여곡절이 있을지라도 방향성을 잃는 순간 개혁은 물 건너간다.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더라도 방향성이 분명하면 뚜벅이 걸음으로 토끼를 이기는 법이다. 개혁은 그렇게 하는 거다. 강사법은 애초부터 지나치게 신분 보장 쪽으로 방향을 잘못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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