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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 FTA 모든것 공개할것”

    “한·미 FTA 모든것 공개할것”

    29일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최대 이슈였다. 한마디로 ‘FTA 청문회’나 마찬가지였다. 한 지명자가 경제부총리 재임시절 한·미 FTA를 강력히 추진한데다 현재 ‘한·미 FTA 체결지원위원장’을 맡고 있어 FTA와 관련, 인사청문회 특위위원들과 격렬한 공방이 오갔다. 농민 출신의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정부가 갑자기 2005년 한·미 FTA 추진을 선언했다.”며 “국회에 보고조차 없었다.”고 말해 FTA 추진 과정의 졸속성을 비난했다. 이어 강 의원은 “대통령 훈령에도 공청회를 하기로 돼 있지만 공청회는 무산됐다.”며 “다시 공청회를 여는 절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FTA 추진과정에서 준비도 부족했고 홍보도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박 의원은 “중국과의 마늘협상에서도 마늘 농가에 대한 피해는 숨기고 진행했다.”며 “협상과정을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지명자는 “마늘협상 당시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것에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한·미 FTA는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쌀시장 개방에 대해서도 한 지명자는 “(협상에)쌀이 포함된다면 협상은 깨진다.”며 “그건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범여권 의원들의 FTA 반대 단식과 관련, 험한 장외 설전도 오갔다. 한나라당 전여옥 최고위원은 “법무장관까지 지낸 분이 단식장에 불법시설물인 텐트를 두 개나 쳐놓고 쇼를 벌이고 있다.”며 “정수기에 난방기까지 갖추고 모든 시설을 완벽히 갖췄는데 봄맞이 MT 단식을 당장 그만두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은 “협상 중단을 선언한다면 대선출마를 포기하겠다.”면서 “FTA의 심각성에 대해 한마디 말도 않은 채 비난만 일삼는 무책임한 정당의 전형”이라고 한나라당측을 비난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Local] 제주 함덕해수욕장 텐트촌 설치

    ‘올 여름 텐트 갖고 제주 오세요.’ 제주시는 22일 올 여름 알뜰 피서 관광객을 위해 함덕해수욕장에 야외텐트촌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7000만원을 들여 함덕해수욕장의 모래 유실이 심한 지역을 선정,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6월20일 이전까지 7500㎡ 규모의 텐트촌을 설치한다. 또 깨끗하고 쾌적한 해수욕장 환경조성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민간기업이 편의시설과 쓰레기처리 등을 맡는 해수욕장 민간관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해수욕장에 텐트촌이 들어서면 서울∼목포∼제주를 잇는 KTX-카페리 연계의 싼 교통요금에다 숙박비도 아낄 수 있어 젊은층 위주의 알뜰 피서관광객의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의 경우 방값이 하루 10만∼15만원 정도 이르고 방 구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비싼 숙박비 부담 등으로 여름 제주바다 피서를 망설이는 피서객들은 텐트를 갖고 오면 숙박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태양의 서커스 ‘퀴담’ 한국 상륙

    공연 관계자들이 가장 주목한 올해 최대의 화제작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의 ‘퀴담’이 오는 1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광장에 거대한 원형 천막극장을 세운다. 한번에 2600명을 수용하는 대형 천막극장의 규모는 높이 17m, 지름 50m에 19개의 방수포로 만들어지며 건설에 12시간이 걸린다. 태양의 서커스는 캐나다 퀘벡지역에서 춤추고, 불을 뿜으며, 음악을 연주하는 길거리 서커스를 하던 연기자들이 1984년 만든 공연단체이다. 무경쟁시장을 개척하는 블루오션의 성공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태양의 서커스는 매년 10억달러의 입장권을 판매하고 있다. 길거리 곡예사였던 설립자 기 랄리베르테(48)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의 갑부 순위 562위에 올랐다. ‘퀴담’은 태양의 서커스가 세계 각국을 순회하는 6개 공연 가운데 하나로, 두바이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한국에 상륙한다. 오는 29일 개막 예정으로 총 19만장의 입장권 가운데 이미 2만장이 판매됐다. 태양의 서커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상설 공연 중인 ‘오’ ‘카’ 등의 작품도 기상천외한 무대세트와 환상적인 연기로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퀴담은 라틴어로 ‘이름모를 행인’이란 뜻이다. 한 소녀가 퀴담이 떨어뜨린 모자를 쓰자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길거리 서커스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이 공연은 별다른 안전장치 없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아슬아슬한 묘기를 연출해낸다. 묘기만 선보이는 게 아니라 전문가수나 무용수도 등장해 서커스가 아니라 뮤지컬에 가까운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선사한다. 특히 20만원에 판매되는 VIP석 타피 루즈는 매회 264명에게 별도의 주차공간과 독립텐트, 술과 음료 등을 제공한다. 길거리 불쇼를 라스베이거스의 최고급 호텔 예술로 승화시킨 태양의 서커스가 국내 공연계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02)541-3150.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시아파 순례객 겨냥 이틀연속 폭탄 테러

    이라크 시아파 이슬람 순례객을 겨냥한 폭탄테러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바그다드 남부 사이디야 지역에서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로 향하던 순례객을 노린 차량폭탄 공격이 발생해 적어도 9명이 숨졌다. 남부 바그다드 두라 지역에선 도로 매설 폭탄 공격으로 경찰 7명과 순례객 1명이 사망했다. 뒤이어 바그다드 북동지역 한 카페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최소 26명이 죽고,29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지역은 시아파 쿠르드족의 밀집지역이다. 또 바그다드 중심 도로변에 폭탄이 터져 미군 3명이 숨졌다. 이들은 거리 곳곳에 매설된 폭탄을 찾기 위해 순찰을 하던 중이었다고 미군은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는 시아파 도시 힐라시에서 카르발라로 가는 순례객에게 음식과 물을 제공하는 텐트 앞에서 2건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24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군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라크군과 합동으로 이라크 안정화 작전에 돌입했지만 치안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로버츠 게이트 미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바그다드의 치안 개선을 위해 220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해 달라는 이라크 주둔군 사령관의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파라솔·튜브 상품권으로 임대

    올 피서철부터 동해안 일부 해수욕장과 주변 상가에서 파라솔과 튜브 임대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발행이 추진된다.23일 강원도환동해출장소와 동해안 6개 시·군에 따르면 올 여름부터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의 소비 촉진을 위해 파라솔·튜브·텐트·주차요금 등 시설사용료 징수 때 상품권을 발행, 지역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해마다 동해안을 찾는 피서객들의 알뜰피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 여름 우선 1∼2개 해수욕장에서 시범 실시한 뒤 확대될 전망이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초대석] 이석행 민주노총 5대위원장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초대석] 이석행 민주노총 5대위원장

    이석행(48) 신임 민주노총 위원장은 온건파인가, 강경파인가. 이 위원장을 온건파로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29일 그의 첫 기자회견 뉴스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온건파라더니 아니네.” 이 위원장은 회견에서 “파업투쟁을 통해서 노동자의 조직역량이 강해져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장기투쟁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와 180명의 구속자 문제 해결을 내걸었다. 마오쩌둥을 연상시키는 ‘현장대장정’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잦은 파업, 강경시위는 시민들만 짜증나게 했을 뿐 아무런 위력이나 실익도 주지 못했다. 오히려 지도부 비리사건, 내부 폭력사태 등과 겹쳐져 민주노총의 위기론까지 자초했던 터다. 이 상황에서 이른바 ‘온건파’의 당선은 변화를 기대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꽤 센´ 발언으로 이런 예상에 물음표를 찍게 했다. 약간의 긴장감을 갖고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난 이 위원장은 뜻밖에 사람좋은 ‘배추장수´ 인상이었다. 충청도 억양, 내려간 눈꼬리에 시종 미소가 입가를 떠나지 않아 외모로만 본다면 분명 그는 ‘온건’했다. ▶해고노동자 출신인데 어떻게 해고됐습니까. “대동중공업이 두원그룹으로 매각된 다음 해인 1991년 해고됐습니다. 당시 윤석양 이병이 양심선언을 하고 보안사의 정치사찰 문서를 공개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제가 267번째로 나왔습니다. 조합원 20명의 임금을 옷장에서 훔쳐 해고됐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말’지는 물론 주간 노동자신문에 박스기사로 실린 거예요. 너무 분하고 황당하여 보안사 앞에 가서 ‘보안사 해체하라’고 유인물을 돌리며 항의했죠.” 회사는 항의하는 그를 오히려 ‘회사 무단이탈’‘회사 명예훼손’을 이유로 해고했다. 더욱 황당해져 법에 호소했지만 대법원까지 가서 졌다. 그때는 젊은 정열이 넘쳤고,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고 믿던 때였다. 사법부에 대한 절망과 불신감이 들었다고 했다. ▶처음 노조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요. “전북기계공고를 나왔습니다. 정밀가공사 자격증만 따 나가면 잘 살 수 있다고 해 그런 줄 알았습니다. 졸업하고 상공부장관 추천을 받아 진주 대동중공업에 취직했는데 이게 딴판이에요. 일당이 770원이었는데 월급으로 10만원을 받았습니다. 일요일도 없었고, 연장근무를 얼마나 했으면 이만 한 돈을 받았겠습니까. 누가 와서 노조 만들면 일요일과 ‘4대절’ 빨간날은 모두 놀 수 있다고 말해 따라가서 교육부장 맡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지금 같은 ‘강성’이 됐나요. “1984년도에 한국노총 1주일 코스 ‘새마을 교육’을 받고 깜짝 놀랐어요. 이름만 ‘새마을 교육’이지 노동 교육이었어요. 김금수(전 노사정위원장), 천영세(민주노동당 의원)씨가 강사로 나왔고, 함께 교육을 받았던 여성노동자들이 서울에 한번 놀러 오라고 해요. 청춘이라 1주일 후 서울로 올라갔죠.” 그때 여성들이 서울대 다니다 현장에 들어온 ‘학출’운동가였다. 노조운동은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며 혼을 냈고 이때부터 월2회,1박2일씩 상경 학습이 시작됐다. 다음 해에는 문성현(민주노동당 대표)씨 등을 만났고 이불 속에서 ‘불온서적’을 탐독하기에 이르렀다. 본격적으로 파업을 주도하거나 연대투쟁에 가담하는 운동가가 되었다. ▶해고노동자인데 어떻게 민주노총 조합원 자격이 있었지요. “제가 전과 7범이라 정식 취직은 못합니다. 대신 비정규직으로 작은 공장에서 선반공으로 일하며 서울 동부 금속지역노조에 가입했죠. 비정규직으로 위원장이 된 것은 제가 처음입니다.” 이 위원장은 선반공으로서 촉망받는 기술자였다. 해고된 뒤는 물론,2005년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그만두고 나서도 금형공장으로 돌아가 선삭 일을 하였다.‘엄마냄새 ’다음으로 ‘기름냄새’가 좋다는 그는 죽을 때까지 현장 노동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현장’을 강조하고 계신데 ‘현장’의 힘을 몰아 더욱 세게 나가는 것 아닌가 걱정됩니다. “맞습니다. 힘이 되는 만큼 교섭을 요구할 겁니다. 지금 걱정이 ‘제조업 공동화’입니다. 남아 있는 굴뚝산업 자동차, 조선, 반도체 정도입니다. 이거라도 제대로 지키는 민주노총이 돼야 합니다. 제조업들이 외국가는데 정부는 서비스산업, 관광산업 외치다 실업률이 이렇게 됐습니다. 힘을 갖고, 정부 정책 초기단계서부터 개입해 들어갈 겁니다. 이렇게 되자면 민주노총이 파업을 해도 콧방귀 뀌는 상황으론 안 됩니다.” 그러나 파업은 수단이지 목적은 될 수 없다고 못박는다. 이 일로 내부에선 욕먹지만 이론이 아니라 체험으로 굳어진 신념이기에 현장에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현장대장정은 앞으로 6개월간 텐트를 들고 떠나려 한다. 우선 2월 한달간 서울 사무직을 순회한 후에는 20만 조합원이 파업 안되면 촛불집회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낼 작정이다. ▶이수호 전 위원장 때 추진했던 사회적 교섭 재개를 기대해도 될까요. “우리 의견을 반영하는 시스템이 되면 전체 조합원의 찬반투표를 거쳐 그 힘을 받아 들어가겠습니다. 정부가 틀 만들어놓고, 받을래 안 받을래 하는 식으론 안 됩니다. 현장에는 교섭하자는 소리가 높습니다.2004년 당시, 정부와 민노총 간에는 노사정·노정의 중층적 교섭틀이 합의돼 가고 있었습니다. 실무자들이 대화를 거부해 깨졌지요. 이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데서부터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폭력적인 거리 시위에 시민들이 지쳐 있는데요. “비정규 법안, 자유무역협정(FTA) 거리 시위는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한 가족에 한 명 꼴이나 되고 FTA는 민족 정체성과도 관련된 일입니다. 또 임금인상 요구만으로는 민주노총 존재의미가 없습니다. 제도개선, 정치운동을 통해 소외 계층의 공감을 얻어야지요. 다만 폭력시위는 다분히 유도된 측면도 있지만, 오는 8일 공식 취임식 때 비폭력투쟁을 선언하겠습니다. 경찰이 밟고, 잡아가도 저항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경영계는 산별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데 이들을 테이블로 끌어낼 복안은 있습니까. “산별노조가 정착되면 기업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을 설득하겠습니다. 주택, 교육, 의료비 등 기업의 후생복지비 지출이 얼마나 많습니까. 이런 부분을 정부와 함께 교섭하면 기업이나 노동자나 걱정없이 일할 수 있게 되지 않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선 노동장관을 만나겠고, 산자부, 행자부, 교육부 등 누구라도 찾아가겠습니다.” 이 위원장은 누구와도 대화를 피하지 않겠다며, 자신은 ‘더디게 발전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열려 있음을 뜻하는 이 말은 온건파로 분류되는 이유인 듯도 싶었다. yshin@seoul.co.kr ■ 이석행 위원장은 1958년 충남 청양 출생. 광산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그 이후 기성회비를 한번도 못내고 초등학교를 졸업했다.14세 때 광산에 들어가 아침 여섯시부터 노동자로 일하고 밤 1시까지 재건학교에서 공부한 뒤 귀가하는 생활 끝에 학비를 모아 중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학비를 보태주던 누나가 결핵에 걸리는 바람에 서울로 올라가 구두닦이를 했다. 또다시 2년간 돈을 벌어 고향에 내려와 중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박정희 대통령 때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적으로 세운 전북기계공고(익산)를 다녔다. 돈이 안 들고 취직 걱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1977년 대동공업에 병역특례자로 입사해 이때부터 금속노동자가 됐다.1980년 노동조합을 만들었고 위원장을 2회 지냈다. 해고된 뒤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사무차장, 전국자동차산업연맹 부위원장을 지냈고 1988년 전국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을 거쳐 2004년 민주노총 4기 이수호 위원장의 러닝메이트로 사무총장이 됐다.2005년 민주노총 내 금품비리 혐의로 지도부가 총사퇴할 때 물러났다. 민주노총 내 온건파인 국민파로 5기위원장 당선. 월수 150만원 정도의 선반공 임금과 강의료, 아내가 액세서리에 구슬을 붙여주고 받는 돈 60만원으로 살아가는 노동자다.
  •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 최고 80층까지 건축 전망

    인천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173만평)에 들어서는 건축물 높이 제한이 최고 250m(건물 80층 규모)까지 완화될 전망이다. 3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국제업무단지 내 건물 최고 높이를 블록별로 100∼250m로 규정한 ‘가로구역별 건축물 최고높이 지정안’에 대한 주민공람공고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는 국제업무단지도 건축법상 사선(斜線)제한이 적용돼 주변 도로폭의 1.5배 높이까지만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이번 지정안은 이런 사선제한 대신 도로변 구역별 최고 높이를 정해 스카이라인을 고르게 관리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지정안이 인천경제청 건축위원회를 거쳐 다음달 말 공고되면 국제업무단지 중심에는 최고 높이 250m, 주변부에는 100∼120m 높이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돼 ‘텐트형’ 스카이라인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산에 라디오는 왜 갖고 갈까/성석제 소설가

    산에 가서 만나는 사람 중에 꼭 라디오나 카세트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주말마다 가는 동네 산에도 있고 지난가을 오랜만에 간 지리산 종주산행에서도 보았고 가까운 약수터에도 있다. 노래가 나오는 게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설교가 나오기도 하고 뉴스가 들리기도 한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산에서 들리는 라디오의 음향을 아주 못 견뎌 했다. 그래서 자신은 라디오를 켜고 가는 사람이 있으면 쫓아가서 “미안하지만 그것 좀 꺼주세요.” 하고 전혀 미안한 기색이 없이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러면 대개의 경우 라디오를 끄긴 하지만 또 대개의 경우 서로 안 보일 정도의 거리가 되면 다시 켠다는 것이다. 어느날 집 근처에 있는 해발 500m 남짓한 산을 올라가는데 제대로 등산복을 갖춰 입고 배낭까지 멘 늠름한 사나이가 역시 늠름한 모양의 초대형 카세트를 오른쪽 어깨 위에 메고 오는 것이었다. 사나이는 중턱에서 이미 작은 생수병을 다 비우고 숨을 헐떡거리는 나를 가련하다는 듯 힐끗 보고는 배낭에서 2ℓ짜리 생수병을 꺼내 소리도 늠름하게 꿀꺽꿀꺽 마셨다. 그러고는 카세트의 볼륨을 몇 단 더 높이는가 싶더니 삽시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가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은 우렁차게 산곡간에 울려퍼지는 ‘아아싸’ 하는 추임새가 들어 있는 빠른 노래소리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능력껏 쉬엄쉬엄 가다 전체 도정의 3분의2쯤 되는 곳에서 앉아 있으려니 다시 노랫소리가 낭자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곧 사나이가 정상 쪽에서 내려왔고 부채질을 하고 있는 내 앞에서 그 고래 덩치의 물병을 꺼내 소리도 요란하게 마시고는 ‘카아’하고 탄성을 내질렀다. 바로 이 맛에 산을 온다는 듯이. 나는 공감할 수도 물 좀 나눠달라고 애원할 수도 없어서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사나이는 처음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나를 훑어보고는 카세트를 어깨에 메었다. 끙끙거리고 올라가는 내 귀에 아래로 향해 가는 카세트에서 나오는 노래가 오래도록 따라왔다. 그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왜 그 사나이가 그렇게 큰 카세트를 들고 다니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는 외로운 것이었다. 노래에 어깨춤을 추고 뉴스로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아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스스로가 산에 왔고 힘 세고 빠르다는 것을 사람이 드문 평일의 산행에서도 과시하고 싶어서였던 것이다. 큰 물통이며 누가 봐도 감탄할 만한 복장이며 늠름한 모습은 누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서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니 어찌 군자가 아니랴.’라고 한 공자 말씀이 떠오르게 하는 경우였다. 그 다음 선배와 함께 한 산행에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선배는 젊은 시절, 캠핑을 하면서 카세트 라디오를 켜놓았던 경우를 들며 “무서워서 그랬다.”고 고백했다. 텐트 바깥의 곰이, 여우가, 곰과 여우 같은 존재들이 무서워서 밤새 라디오를 튼 채 텐트 안에 숨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뒤로는 산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라디오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 알고 보면 그들은 모두 외로운 사람이다. 불안해서 라디오며 노랫소리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스스로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그러니 중국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가 ‘비파행’에서 노래한 대로 ‘우리 모두 다 천애에 떠도는 외로운 사람 어쩌자고 일찌감치 만나서 알게 되었는가’의 경지에 함께 들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 미움, 얄미움 대신 동정과 연민의 감정이 가슴에 들어찼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걸 안다면 늠름한 그 사나이, 분명히 카세트를 집에 두고 올 것이다. 성석제 소설가
  • [특파원 칼럼] 프랑스를 보는 두 극단적 편견/이종수 파리 특파원

    생 텍쥐페리의 명작 ‘어린 왕자’의 화자가 여섯살 때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을 그렸다. 그런데 모든 어른들은 그 그림을 모자로 생각했다. 뜬금없이 ‘어린왕자’ 얘기를 꺼낸 것은 화가가 되려던 화자의 꿈을 질식시킨 편견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다. 5년만에 다시 찾은 프랑스는 많이 바뀌었다. 유럽연합(EU) 출범이 주된 배경이다. 프랑화 대신 유로화가 쓰인다. 그 과정에 물가가 많이 올랐다. 월세를 내거나 장을 볼 때 체감하는 ‘바구니 물가’가 단적인 예다. 그러나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게 있다. 불법체류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입학을 허가하는 학교 등의 이른바 ‘배려의 문화’다. 도착한 뒤 5개월동안 기자를 당혹스럽게 한 것은 바뀜과 바뀌지 않음의 공존이 아니다. 프랑스에 대한 여전히 바뀌지 않은 극단적인 편견이다. 출장 등 업무상 방문한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이런 멋진 곳에 살아서 너무 좋겠다.”고. 그때마다 “살면 또 다르죠.”라며 반론을 제기한다. 몇가지 사례를 곁들이면 고개를 끄덕인다. 영화·책·입소문 등으로 갖게 된 환상 혹은 ‘그들만의 프리즘’이 약간 달라진 표정이다. 정작 더 곤혹스러운 것은 두번째 부류의 편견이다. 프랑스에서 3∼5년 정도 살다갔거나 산 이들의 ‘일그러진 시선’…. 그 가운데 하나가 ‘프랑스에 살아봤더니 톨레랑스(관용)가 없다.’는 단정이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톨레랑스가 없다.’는 단정은 논리학에서 말하는 두 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와 흑백 논리의 오류다. 혹자는 톨레랑스가 없어졌다는 주장의 논거로 인종차별을 든다.2년 전 프랑스 전역을 불태운 파리 등 대도시 교외지역의 소요 사태도 거론한다. 그러나 인종차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시외곽 빈민지역 이른바 ‘비동빌(Bidonville·빈민가)’ 문제와 대책도 1970년대부터 공론화됐다. 이 문제가 부각된 것은 극우파나 우파 정치인들이 정치적으로 악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현지에 오래 산 교포들의 시각이다. 기자가 만난 정책전문가들의 분석도 비슷하다. 인종차별이 심해진 것이라기보다 물가 상승, 취업난 등 살기가 힘들어진 이들의 불평에 편승한 우파의 공세가 통했다는 것이다. 톨레랑스가 없다는 단정은 이런 맥락을 놓친 결과로 보인다. 그러니 정확히 말하자. 끝내 톨레랑스가 없어 보인다는 주관적 판단을 고집하려면 ‘없다.’가 아니라 ‘줄었다.’고 말하자. 한 사회의 시스템이나 관행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국민이 국가를 상대로 주거지 제공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 이른바 ‘대항력 있는 주거권’을 입법화했다.‘돈키호테의 아이들’이란 시민단체가 지난해 말 파리 센강가에 150개의 텐트를 설치한 뒤 투쟁한 결과다. 만성적 주택난에 시달리면서도 소외된 이들을 배려해 이런 법을 채택하는 사회를 향해 ‘톨레랑스 실종’ 운운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프랑스에 살게 되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불편한 일화가 있다. 한달이 더 걸리는 전화 연결이나 인터넷 설치, 살갑지 않은 서비스 정신…. 대개 유럽 특유의 비효율·비경쟁 문화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효율성·경쟁·성장보다는 분배나 배려를 중시해온 그들만의 가치 모델이 존재한다. 남을 배려하다 보니 경쟁심은 약해지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향하다 보니 사회보장제도가 튼실해졌고 자연스레 근로 의욕이 낮다. 이런 맥락은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미국식 문화에 익숙한 우리 시각에는 낯설다. 그렇다고 ‘배려’의 문화가 지닌 미덕 자체를 부정하는 잘못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주관적 경험을 확대하거나 부분적 사례를 일반화해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어린왕자’의 화자를 질식시켰던 ‘어른’이 되지 말자. 물론 기자도 그 어른일 수 있다. 이종수 파리 특파원 vielee@seoul.co.kr
  • [씨줄날줄] 피에르 신부/함혜리 논설위원

    1954년 2월1일 정오. 낯선 목소리가 라디오뤽상부르 방송의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다.“형제, 자매 여러분. 방금 한 여인이 얼어 숨졌습니다. 담요 3000장과 대형텐트 300개, 난로 200개가 당장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도와준다면 오늘 밤 아스팔트 위나 강 둑에서 잠을 자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노숙자 보호를 촉구하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엠마우스 공동체를 세운 아베 피에르(피에르 신부)였다. 나치 독일에서 해방된 지 10년이 가까워 오면서 프랑스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었지만 절대 빈곤층의 주거난과 생활고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을 때였다. 피에르 신부의 호소는 전 프랑스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엠마우스 본부가 있는 로체스터관의 홀은 순식간에 전국에서 온 구호품으로 넘쳐났다. 보석, 모피코트, 가재 도구, 초콜릿, 통조림 등 가릴 것 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정치인, 사업가, 연예인, 예술가, 노동자 등 각계 각층에서 성금이 몰려들어 은행에서는 로체스터관에 창구를 개설했을 정도였다. 하루는 자그마한 체구의 남자가 와서 200만프랑을 현금으로 기부하고 갔다.“이 돈은 드리는 게 아니라 돌려주는 겁니다. 내가 속해 있던 거리의 사람들 것입니다.”찰리 채플린이었다. 이렇게 모아진 구호품은 300t이나 됐고 성금은 5000만 프랑이나 됐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진 성원의 편지도 30만통이나 됐다. 아베 피에르 재단이 만들어졌으며 노숙자 수용시설들이 세워졌다. 정부는 이 일을 계기로 월세를 내지 않는 세입자라도 한겨울에는 집에서 내쫓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 일은 ‘54년 겨울’이라는 영화의 소재로 다뤄지기도 했다. 베레모에 검은 수도사 망토를 걸치고 ‘선의의 반란’을 일으키며 평생을 살아온 피에르 신부가 22일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그의 장례식은 26일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국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새삼 그가 남긴 말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산다는 것, 그것은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오늘밤에도 지하도에서 새우잠을 청해야 하는 우리의 노숙자들에게는 누가 사랑을 나눠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빈민의 아버지’ 佛 아베 피에르 신부 선종

    “당신의 사랑은 어디에 있습니까. 내 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행동하는 성자’로 프랑스 최고의 휴머니스트이자 빈민의 아버지로 추앙받던 아베 피에르 신부가 22일 선종했다.94세. 피에르 신부의 선종 소식에 프랑스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50여년 동안 거리의 부랑자와 노숙자, 알코올 중독자 등 빈민들을 도우며 해마다 발표하는 ‘가장 존경하는 프랑스인’에 8차례나 1위에 오른 인물이다. AFP통신 등 프랑스 언론들은 북서부 루앙 외곽에서 말년을 보내던 피에르 신부가 폐렴이 심해져 군병원에 입원했으나 타계했다고 밝혔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위대한 인물이자, 양심, 선(善)의 화신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은 “피에르 신부가 없는 프랑스는 더는 이전과 같을 수 없다.”며 국장(國葬)으로 예우하자고 촉구했다. 반세기 동안 사랑과 봉사에 헌신해 온 피에르 신부의 활동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때는 지난 1954년 매서운 겨울 밤. 라디오에 나와 파리의 거리에서 숨진 한 여성의 죽음에 대해 호소하면서부터다. 그는 “친구들이여, 도와주세요. 한 여성이 오늘 새벽 3시에 얼어 숨졌습니다. 전날 받은 퇴거 통지서를 손에 든 채 숨을 거뒀습니다. 오늘 밤까지, 늦어도 내일까지는 담요 5000장과 대형 텐트 300장, 조리기구 200개가 필요합니다.”고 호소했다. 1912년 8월 5일 남동부 리옹의 한 유복한 가정에서 앙리 그루에스란 이름으로 태어난 피에르 신부는 2차 세계대전 때 반(反) 나치 지하 저항 활동을 벌이기도 했는데, 프랑스의 전시 지도자 샤를 드골의 형제 한 사람도 그의 도움으로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독일인에게 체포된 뒤 탈출, 알제리로 피신한 그는 전후 귀국, 교외의 낡은 건물을 수리해 노숙자들을 위한 숙소로 만들었다.1949년에 탄생한 노숙자 자립 시설 엠마우스 공동체가 그것이다. 엠마우스는 현재 50여개국에 회원과 시설들을 가진 국제적인 단체로 성장했다. 피에르 신부는 프랑스 최고 영예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고 노벨 평화상 후보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저서로는 ‘단순한 기쁨’,‘피에르 신부의 고백’,‘이웃의 가난은 나의 수치입니다’ 등이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오늘의 눈] 현대차 노사 악재 부풀리지 말라/강원식 지방자치부 차장

    성과급 차등지급을 놓고 시무식 충돌로 새해를 연 현대차 노사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시무식 충돌과 잔업거부 등을 주도한 노조간부를 형사고소하고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노사합의대로 이미 성과급을 지급했기 때문에 더 줄 것도 없고 노사교섭도 필요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는 노조대로 완강하다. 잔업·특근거부에 이어 12일 대의원대회에서 파업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8일부터는 본관앞에 텐트 20여개를 치고 대의원 철야농성을 하고 있다.10일에는 노조원 600여명이 상경투쟁을 했다. 성과급 50%를 주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물러설 기미가 없다. 현대차 노사 갈등은 회사가 지난해 연말 성과급을 생산목표 미달을 이유로 차등지급한데서 비롯됐다. 노조는 회사가 생산목표달성과 관계없이 성과급 150%를 주겠다고 노사 협상장에서 했던 구두약속을 어기고 대외용으로 작성한 합의서를 내세워 50%를 삭감했다며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회사대표가 “150%를 주겠다는 뜻이지 안될 목표를 갖다놓고 안주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구두약속을 한 사실이 있음을 강조한다. 증거로 녹취록과 회의록 내용을 공개했다. 회사도 구두약속사실을 인정한다. 회사는 가능한 150%를 지급하려고 생산목표를 축소 조정했음에도 노조가 불법정치파업을 하는 바람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유야 어떻든 구두약속을 파기한 회사가 노조에 시비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시각이 많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원칙대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회사 논리가 구두약속을 어긴 부분에서는 궁색해 보인다. 노조의 행동이나 대응방식에도 문제가 많다. 시무식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이나 잔업거부, 공장안 텐트농성 등으로 비난을 자초했다. 화사에 이어 노조도 회사가 단체협약을 불이행했다며 지난 8일 울산노동지청에 고소해 성과급 차등지급의 잘잘못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노사가 더이상 악재를 부풀리지 말고 법적 판단에 따르거나 현명한 해결책을 찾기를 기대한다. 강원식 지방자치부 차장 kws@seoul.co.kr
  • 현대차 노조 “파업 자제”

    현대자동차가 성과급 차등지급에 반발해 시무식 때 기물을 부수고 잔업거부로 생산차질을 빚게 한 노동조합과 박유기(41) 위원장 등 노조간부 26명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8일 울산지법에 냈다. 회사측은 소장에서 박 위원장 등이 잔업거부를 주도해 지난달 28일과 지난 3일 88억원의 생산차질이 났고 지난 3일 시무식때 폭력을 주도해 470여만원 상당의 기물이 파손되는 등 100여억원의 손해가 났다고 밝혔다. 회사 신용 및 명예훼손에 따른 직·간접 손실 등을 따지면 수백억원에 이르지만 우선 10억원만 청구하고 앞으로 손해액이 확정되는 대로 추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잔업 거부에 따른 생산차질액이 1300억원에 육박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노조는 이날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성과급 50% 추가 지급때까지 잔업·특근 거부를 계속하고 이날 밤부터 울산공장 본관앞에 텐트 20여개를 설치해 500여명이 텐트농성에 들어가기로 했다.10일까지 해결이 안되면 1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투쟁·파업지도부 구성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송희석 현대차 노조 대외협력부장은 “노조는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라고 파업 등 파국으로 가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파업 등 극단적인 투쟁은 가능한 자제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오는 10일 상경 투쟁을 통해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강경 입장은 고수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김태균기자 kws@seoul.co.kr
  • 정운찬 前총장 모종의 결심?

    정운찬 前총장 모종의 결심?

    여권 내 유력한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최근 회동을 가진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범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이달 초 김 의장과 정 전 총장이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들은 이날 회동 외에도 최근 자주 만나 범여권의 정계개편 기류와 차기 대권구도에 대해 깊숙하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김 의장의 핵심 측근도 이런 정황에 “노 코멘트”라고 말해 회동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정 전 총장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실정을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정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김 의장은 ‘통합신당’의 구체적인 모델로 ‘반한나라당에 동의하는 평화개혁세력의 총집결’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김 의장은 “차기 대선에서 평화개혁세력이 승리하려면 정 전 총장과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자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서는 “논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많은 후보”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때문에 김 의장이 통합신당의 연대 대상으로 정 전 총장을 지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의 유인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내에서도 정 전 총장을 좋게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차기 주자인데 현재 대통령과의 관계가 중요할까.”라며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에따라 정 전 총장이 여당의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한층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정 전 총장의 선택은 여당은 물론 범여권의 차기 대권주자 후보단일화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17대 대선구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호남의 맹주로 자리잡았지만 또 다시 어려움에 봉착했다. 시대정신에 따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최대한 규합해 빅 텐트를 쳐야 한다.”며 고 전 총리와 정 전 총장을 예로 든 뒤 “정 전 총장은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정치권의 ‘러브 콜’에 대해 정 전 총장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정 전 총장은 김 의장과의 회동에 대해 “지난 2년간 사석에서 김 의장과 만난 것은 두차례밖에 없다.”면서 “(이달 초 회동설은)각자 따로 가서 그 호텔에서 만난 것뿐”이라고 밝혔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서커스가 예술을 닮아간다

    서커스가 예술을 닮아간다

    |몬트리올(캐나다) 이순녀특파원| 세계적 예술기업인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가 내년 3월 ‘퀴담’으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1984년 길거리 공연으로 출발한 ‘태양의 서커스’는 불과 20여년 만에 ‘퀴담’ ‘오’ ‘카’ 등 13개 작품을 통해 세계 100여개 도시에서 5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초대형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간 매출액이 무려 6500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몇년 전부터 공연 DVD 등을 통해 마니아들이 생겨났고, 최근 베스트셀러 경영서 ‘블루오션 전략’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한 대표 기업으로 소개돼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태양의 서커스’ 본사를 찾아 성공의 비결을 알아봤다. ●연극+무용+뮤지컬 접목 블루오션 대명사 명성 사양산업으로 치부되던 서커스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태양의 서커스’ 원동력은 창의력과 독창성이다. ‘우리는 서커스를 재발명한다.’는 창립 초기의 공연 제목처럼 길거리 곡예사 출신의 창립자 기 랄리베르테(47)를 비롯해 모든 단원들이 독창성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 전통적인 서커스 요소에 연극, 무용, 뮤지컬 등 다양한 예술장르를 접목시키는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매 작품마다 이전 공연과는 차별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최첨단 무대장치를 활용한 ‘카’는 테크놀로지의 경계선을 파괴한 것이며, 카바레쇼 형식의 ‘주매너티’는 성에 대한 편견을, 비틀스 음악을 도입한 ‘러브’는 음악적 한계를 실험한 작품이다. 마이클 볼링브로크 부사장은 “‘태양의 서커스’가 한 작품에 하나의 프로덕션만 고집하는 이유도 똑같은 작품을 단순 복제하는 작업 대신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은 창의적인 욕구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타 없이도 세계 100개 도시서 5000만명 발길 ‘태양의 서커스’ 공연의 다른 특징은 스타가 없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수준의 기계체조 선수도 이곳에선 동료를 위해 매트를 옮기는 잡일을 해야 한다. 질 스테-크루아 공연제작 부사장은 “우리 공연은 원맨쇼가 아니라 1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온 연기자들이 합심해서 만들어내는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기 랄리베르테가 거리공연의 동료들과 ‘태양의 서커스’를 결성해 성공신화를 함께 이룬 데서 비롯된 원칙이다. 창립 당시 73명이었던 단원은 현재 몬트리올 본사의 1600명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3000명이 넘는다. 이중 무대에 직접 서는 아티스트는 900명으로,40개국 이상의 국적을 지니고 있다.‘태양의 서커스’의 모든 공연에 동서양을 아우르는 다문화주의가 녹아 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공연에 필요한 의상과 가발·소품 등은 모두 본사에서 자체 제작해 공급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정신 “‘태양의 서커스’가 추구하는 유일한 목표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질 스테-크루아 부사장)이다. 하지만 관객의 취향을 일부러 따르지는 않는다.“오늘의 블루오션은 내일의 레드오션”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언제나 새로운 영역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세계 공연시장의 중심지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나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 대신 라스베이거스와 올랜도에 상설공연장을 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태양의 서커스’는 내년 ‘퀴담’의 첫 서울 공연을 비롯해 2008년 도쿄와 마카오에 상설공연장을 오픈하는 등 아시아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마이클 볼링브로크 부사장은 “한국 공연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으며, 언젠가 한국에도 상설공연장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coral@seoul.co.kr ■ 아트서커스 진수 ‘퀴담’은 |몬트리올(캐나다) 이순녀특파원| ‘퀴담’은 ‘태양의 서커스’가 보유한 6개 투어 공연의 하나이다. 1996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 16개국에서 600만명이 관람한 흥행작이다. 제목은 라틴어로 ‘익명의 행인’이란 뜻. 길을 잃은 어린 소녀가 환상과 모험이 가득한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다.‘매달린 고리’ ‘구름 그네’ 등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공연은 뛰어난 곡예기술을 바탕으로 드라마적 요소와 라이브 음악, 화려한 무대장치 등을 통해 아트 서커스의 진수를 선사한다. ‘퀴담’은 최첨단 이동식 텐트극장(빅톱시어터)에서 공연한다.‘태양의 서커스’가 자체 제작한 텐트는 높이 62m, 지름 56m의 대형 공연장으로 2500여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투어 공연 때마다 텐트를 비롯해 총 750t의 장비와 연기자 50여명 등 140여명의 공연팀이 이동한다. 엄청난 공연 스케줄과 까다로운 공연장 조건 등으로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5∼6년 전부터 ‘태양의 서커스’ 내한공연을 적극 추진해 왔으나 성사되지 못했던 이유이다. 마스트엔터테인먼트 등이 주최하는 이번 공연의 총 제작비는 120억원. 제작사측은 객석 점유율 70%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공연은 내년 3월29일부터 6월3일까지 총 78회이며, 입장 가격은 5만∼20만원이다. 공연장 부지는 상암월드컵경기장과 잠실종합운동장 중에서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다. coral@seoul.co.kr ■ 라스베이거스 관람해보니 |라스베이거스(미국) 이순녀특파원| 카지노의 도시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라스베이거스는 화려한 쇼 비즈니스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매일 밤 수십개의 공연이 사막의 도시를 밝힌다. 가수 셀린 디옹,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경합하는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연은 단연 ‘태양의 서커스’다.‘태양의 서커스’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설공연 중인 작품은 모두 5개. 13년째 장기 흥행되고 있는 ‘미스테르’(1993)를 비롯해 ‘오’(1998) ‘주매니티’(2003) ‘카’(2005) 그리고 비틀스의 노래를 테마로 한 최신작 ‘러브’(2006)가 MGM그랜드, 벨라지오 등 호텔 전용극장에서 관객을 맞는다.1600∼2000석의 대형 공연장이지만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관객의 호응이 높다. 하루에 벌어들이는 티켓 수입만 15억원이 넘는다. 5개 작품은 ‘태양의 서커스’가 지닌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저마다 독창적인 면모를 보여준다.‘카’가 360도 회전하는 거대한 무대장치와 중국 무협영화를 보는 듯한 첨단기법으로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가 하면 초기작 ‘미스테르’는 인간의 몸이 중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원초적 감동의 순간을 선사한다. 지름 30m의 수영장을 무대 한가운데 설치한 ‘오’나 성인 전용공연으로 만든 ‘주매니티’도 관객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기발한 작품들이다. 지난 6월 처음 선보인 ‘러브’는 비틀스의 음원을 리믹스해서 만들었다는 점만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coral@seoul.co.kr
  • 소주 남자 모델 경쟁

    소주 남자 모델 경쟁

    성유리, 김태희, 김정은, 이영애, 장나라, 박주미…. 미녀 모델이 독점하던 소주 광고에 남자 모델이 등장했다. 특히 소주시장은 최대 성수기인 연말연시를 앞두고 진로와 두산이 남자 모델을 파격적으로 기용하는 등 광고전이 팽팽하다. 남성 모델이 등장한 것은 알코올 도수 20도 이하의 ‘순한’ 소주 출시 이후 소주의 소비자층이 20대와 젊은 여성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주요 소비자층인 30∼40대 남성을 겨냥해 젊은 여성을 모델로 내세웠다. 지난 2월 나온 두산의 ‘처음처럼’ 시장점유율은 출시 9개월만에 11.4%나 된다. 소주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진로가 지난 8월 ‘참이슬 fresh’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나온 지 두 달만에 1억병이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에 힘입어 진로는 최근 여성 대신 꽃미남 남성 모델 이상윤씨를 기용, 과감히 광고 전면에 등장시켰다. 이상윤씨는 소주 업계 최초로 남자 모델이다. 올해 24세인 이상윤씨는 화보촬영 외에는 이렇다할 특별한 활동은 없는 신인이다. 이에 맞서 두산은 이달 초 처음처럼의 모델로 만화작가이자 중후한 이미지의 허영만씨를 기용해 맞불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유명 화백인 허영만씨가 광고모델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영만씨는 최근 관객 700만을 넘어선 영화 ‘타짜’에 이어 ‘식객’까지 영화로 되면서 만화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모델의 특성을 살려 두산의 처음처럼은 “옛 것은 새 것에 길을 내준다. 처음처럼이 새로운 길이 된 것처럼” 이라는 카피로 허영만씨의 업적과 함께 드라마틱한 도전을 상징하고 있다.“세상이 바뀌었다. 처음처럼으로!”라는 메인 카피는 업계 1위 진로에 대한 공식적인 도전장이다. 처음처럼의 광고에는 “허영만 작가의 모델료 전액은 노숙자를 위한 후원금으로 사용됩니다.”라는 글도 첨부돼 있다. 허영만씨는 “평소에 텐트 없이 밤을 지새우는 비바크 산행을 즐긴다.”며 “노숙자들을 볼 때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가 얼마나 추울까 걱정이 되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면 진로의 참이슬은 여심을 유혹하는 꽃미남 전략이다.“19.8도만 기울이면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뿔테 안경을 낀 이상윤씨의 감성적인 카피이다. 광고를 제작한 LG애드의 김정응 국장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참신한 꽃미남 모델을 기용했다.”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개성도 강하지만 주위를 배려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참이슬 fresh’가 어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 모델이라는 고정 관념을 탈피한 소주업계의 광고전이 얼마나 친근하게 다가설지 주목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클로드 비알라 개인전 8일부터

    1960년대 프랑스의 쉬포르 그룹을 이끌었던 클로드 비알라 개인전이 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열린다. 캔버스 대신 커튼이나 텐트, 방수포 등 다양한 바탕 위에 누에고치 형태의 무늬를 도장 찍듯 나열하는 독특한 방식과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작품 20여점을 선보인다.(02)549-7574.
  • [주말탐방]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주말탐방]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산불진화, 우리가 책임집니다.” 한해 600여건꼴로 발생하는 산불 진화의 90% 이상을 맡고 있는 산림청 산하 산림항공본부(본부장 조건호). 민방위대나 공무원 등을 동원하는 인력 위주에서 벗어나, 헬기와 정예인력 만으로 산불을 조기진압하는 선진기법이 도입되면서 산불 진화의 중추기관으로 자리잡았다. 경기도 김포본부와 전국 7개 관리소에서 총 45대의 산불진화용 헬리콥터와 48명으로 구성된 8개팀의 공중진화대를 운용하고 있다. 산불진화 외에 조난구조와 산림방제활동 등의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가을철 산불조심기간을 맞아 산불진화 훈련이 실시된 충북 진천관리소를 찾았다. ■ 2000년 동해안 산불때 5일간 100시간 사투 ‘生生’ “바람과 연기가 공중진화 대원들의 가장 큰 적이죠. 대형산불은 대부분 강풍을 동반하는데, 열기와 함께 강풍이 몰아닥칠 때는 몸조차 가누기가 힘듭니다. 작년 강원도 양양 낙산사 화재 때는 현장으로 진입하던 카모프 헬기가 강풍때문에 뒤로 300m가량 맥없이 밀려나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상황이었죠.” 진화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조창호(36) ‘불사조’팀장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산불진화 경험담을 하나둘 꺼내놓았다. 조 팀장은 공중진화대 창설멤버로 1997년 이후 200회 이상 산불현장에 투입돼 진화의 선봉장역할을 수행한 베테랑 요원.“여의도의 80배에 달하는 면적을 잿더미로 만들었던 2000년 강원도 동해안 산불은 헬기를 타고 산불 가장자리를 도는 데만 40분가량 걸릴 정도로 규모가 컸죠.” 울진원자력발전소까지 불이 번지지 않도록 진화선을 구축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불사조팀 대원들이 삼척시 근덕면 야산에 도착하자 매케한 연기가 이들을 맞았다. 금방이라도 삼척 시내를 집어삼킬 듯 기세등등한 화마와 이를 저지하려는 대원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연기 속에서 혀를 낼름거리는 화염, 여기저기서 굴러 떨어지는 통나무와 낙석 등은 수시로 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했다. “‘뱀꼬리’(산불의 가장자리를 뜻하는 은어)를 따라 이동하며 잡목 등 가연물들을 제거한 다음, 흙이 나올 때까지 두꺼운 낙엽층을 파헤쳐 폭 1.2m 이상의 진화선을 만들었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소금으로 간만 맞춘 주먹밥을 먹어가며 5일 동안 꼬박 100시간 가까이 사투를 벌였죠. 얼마나 불갈퀴질을 했는지 근육경련이 오는 대원들이 속출했습니다.” 진화대원들은 1분 동안 대략 40차례 불갈퀴질을 한다. 휴식시간 등을 제외해도 5일동안 최소한 20만번 이상 불갈퀴질을 한 셈이다. 꺼질 줄 모르고 타올랐던 동해안 산불은 진화대원들의 이런 초인적인 노력으로 마침내 7일간의 생을 마감했다. “대형산불이 한번 나면 내 생애에는 다시 이런 아름다운 산을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산불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요.” ■ 火線넘은 비행 불사조로 비상 山불의 3요소인 열과 산소, 그리고 가연물 등을 없애는 산불진화 훈련과정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공중에서 소화액이 섞인 물로 열과 산소를 제압하는 진화헬기가 공군이라면, 공중진화 대원들은 지상에서 임목이나 낙엽층 등 가연물들을 제거해 진화선을 구축하는 지상군의 역할을 했다. 많은 인력이 투입돼 우왕좌왕하던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산불상황 발생. 대형헬기 2대와 공중진화 대원들은 즉시 출동하라.” 지난달 24일 오후 1시46분. 진천관리소 산불 상황실에 옥성리 일대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상황방송 후 브리핑을 통해 임무를 부여받은 공중진화대 조창호(36) 팀장 등 불사조팀 대원들이 정확히 15분만에 631호 카모프 헬기에 올라탔다. 정글칼과 불갈퀴, 방염텐트 등 무게만도 20㎏에 달하는 각종 장비가 대원들의 몸을 휘감았다. 화재현장에 도착한 헬기가 20m 상공에서 하버링(정지비행)을 하자, 대원들이 능숙한 자세로 레펠을 시작했다. 군 특수부대 출신답게 채 2분이 못돼 대원 모두가 지상에 내려섰다.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군부대에서 레펠훈련을 받아온 결과다. 대원들이 안전하게 내려간 것을 확인한 손정훈(53) 기장은 김포본부 산불방지종합상황실에 헬기지원요청을 하는 한편, 물을 담기 위해 인근의 옥정저수지로 향했다. 헬기가 수면으로 접근해 가자 무지개와 함께 물보라가 일었다.1m남짓 높이에서 하버링을 하며 물을 담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물에 빠질 것같은 아슬아슬한 순간이다. 손 기장은 “산불진화 현장에서는 더 아찔한 상황이 많다.”며 “시야가 불량한 화선(火線)에서 비행하다 보면 간혹 헬기끼리 공중충돌할 만큼 근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1분20초 만에 3000ℓ의 물을 담은 헬기가 수면위로 힘차게 솟아 올랐다. 이제는 적당한 위치에서 ‘물폭탄’을 투하할 차례. 바람의 방향 등을 감안해 투하각도를 결정한 손 기장이 적당량의 소화액이 섞인 물을 투하했다. 탄착군을 형성하며 지상으로 쏟아져 내려간 물폭탄은 정확하게 목표지점을 타격했다. 한편 지상에 내려온 불사조팀 대원들은 진화선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 팀장을 포함해 6명의 대원들에게 각각의 임무가 주어져 있다. 조 팀장의 지휘아래 1번 개척조는 정글칼로 임목 등을 제거해 이동통로를 확보하고,2∼4번 진화조는 불갈퀴를 이용해 진화선을 구축한다. 그리고 마지막 5번 잔불정리조는 진화선의 이상유무를 확인함과 더불어 잔불을 정리한다. 선두의 조 팀장이 전방에 펼쳐진 화세(火勢)가 이동하는 데 장애가 될 만큼 강력하다고 판단되자 지체없이 진화헬기에 물폭탄 투하를 요청했다. 실제 화재현장에서는 GPS(위성항법장치)나 나침반 등을 이용해 헬기에 물투하 지점의 좌표를 알려주기도 한다. 물폭탄에 두들겨맞아 불의 기세가 수그러들자 대원들은 진화선 구축작업을 계속해 나갔다. 손 기장이 헬기지원을 요청한 후 35분 만에 원주관리소 소속 카모프 헬기 1대가 진화작업에 합류했다. 곧이어 김포본부에서 날아온 대형헬기 1대까지 가세하면서 편대를 이룬 헬기들은 한 방향으로 비행선을 그리며 산불을 공략해 갔다. 화마의 숨통을 끊은 것은 마지막에 합류한 강릉관리소 소속의 초대형 헬기 S64-E. 물탱크 용량만도 1만ℓ에 달한다. 카모프 헬기의 3배가 넘는 엄청난 양이다.S64-E가 불의 머리를 향해 물대포를 쏘아대자 불의 기세가 급속도로 약해져 갔다. 이때 시간이 오후 5시30분. 지상과 공중에서의 입체작전을 통해 약 4시간 만에 산불은 완전히 꺼졌다. 훈련현장을 둘러본 조건호(56)본부장은 “2010년까지 보유헬기는 60대, 공중진화대는 두 배 이상 확충할 계획”이라며 “지방 관리소도 3개소 정도 추가해 전국 어느 지역이건 30분 안에 출동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 공중진화대원은 軍특수부대출신 대재앙으로 기록된 1996년 강원도 고성산불 이후 산불진화 정예요원 양성을 목적으로 이듬해인 97년 창설됐다. 산불발생시 헬기를 타고 신속하게 화재현장에 투입돼 진화선을 구축하는 등 산불진화의 최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대형산불이 나면 대원 각자가 흩어져 민·관 합동진화인력들을 지휘하기도 한다. 산불진화와 조난구조가 주임무이지만, 병해충 방제나 화물공수 등의 임무도 하고 있다. 인원은 총 48명. 헬기 레펠 등에 능한 군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됐다. 미국, 캐나다 등 산림 선진국에서 산불진화 교육을 받기도 했다. 팀장 포함 6명이 1개팀을 이뤄 김포본부를 비롯한 전국 8개 지역에 분산배치돼 활약 중이다.
  • (7) 타데쎄가 아니라 테페리로 불러주세요

    성과 이름을 동시에 적는 방법이 동양과 서양으로 크게 나누었을 때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한국이나 중국, 일본의 경우 성을 먼저 적고 나중에 이름을 적는 게 일반적이다. 서양의 경우 미들 네임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이름을 먼저 적고 나중에 성을 적는다. 그래서 성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을 때 ‘Family name’이 어떻게 되느냐고도 묻지만 ‘Last name’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기도 한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인의 이름에는 성이 따로 없다. 에티오피아인은 성 없이『이름-아버지 이름-할아버지 이름』을 나란히 적어 이름으로 사용한다. 『이름-성』혹은『성-이름』 이런 식으로 이름을 적지 않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Family name’이나 ‘Last name’이 아무 의미가 없다. Teferi Taddesse Heigyane라는 사람의 경우 Teferi가 이 사람의 이름이고 Taddesse는 이 사람의 아버지 이름, Heigyane는 이 사람의 할아버지 이름이다. 그래서, 에티오피아인의 이름을 부를 때는 중간의 아버지 이름도 아니고, 마지막의 할아버지 이름도 아닌, 가장 먼저 적힌 본인의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에티오피아인의 이름이 자국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외국에서 종종 문제가 될 경우가 있다. 『이름-성』혹은『성-이름』의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Teferi Taddesse로 공문서 같은 데 이름을 적을 수가 있다. 그럴 경우 에티오피아인의 이름에 대한 상식이 없으면 Mr.Teferi가 아닌 Mr.Taddesse로 부를 수가 있다. 에티오피아 출신의 유명한 장거리 육상선수인 Elfenesh Alem 선수의 경우 외국 언론에서는 Alem선수로 많이 불리고 있다. 올림픽 같은 시합에서 이름을 등록할 때 성을 Alem으로 등록한 데서 기인할 것이다. 만일 에티오피아내에서 Alem선수를 부르고 싶을 때 ‘Alem!!’하고 부르면 그녀가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아버지가 대답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한편,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맨발로 역주해 금메달을 땄던 Abebe Bikira의 경우 그때나 지금이나 Abebe로 불린다. 이름을 등록할 때 Abebe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렇지만 구미의 경우에도 ‘성’이라는 것은 가족이나 친족의 공통된 이름이다. 그래서 같은 성을 가진 사람들을 ‘패밀리’라는 이름으로 결집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에서 아버지의 이름은 어디까지나 아버지의 이름일 뿐이다. 이 때문에 여자의 경우 결혼을 해도 이름을 바꿀 필요가 없다. 시집을 가서 사는 집이 바뀌었다고 아버지가 바뀌는 건 아니라는 이유다. 아주 간단한 논리다. 왜 이들이『이름-아버지 이름-할아버지 이름』으로 이름을 적을까 고민하다 이들에게도 유목민족의 피가 흐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떠돌아다니는 유목민족의 경우 이름을 이렇게 적는 경우를 보았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몽고이다. 에티오피아의 근대화에 공이 컸던 메넬리크 2세가 1880년대에 수도를 지금의 아디스아바바로 정하기 이전에 에티오피아에서 수도의 의미란 이동하는 텐트의 집단을 의미했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유목 생활을 했다는 증거다. 그러나 생장이 빠른 유칼립투스가 도입되어 연료확보가 가능해진 이후 더 이상 다른 땅을 찾아 이동할 필요가 없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에티오피아에서 남자 이름을 부를 때는 Mr.(미스터)가 아닌 Ato(아토)를 사용한다. Miss는 ‘워이저릿’, Mrs.는 ‘워이저로’ 를 사용한다. Teferi Taddesse Heigyane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의 명함을 받으면 Ato Teferi!하고 불러주면 된다.         <윤오순>
  • [이 한권의 책] ‘갈등과 반목’ 칼의 문화를 버려라

    북한의 핵실험, 정치권의 행태, 부동산의 투기 열풍, 대학입시 전쟁, 지하철 출근전쟁까지…. 우리는 매일매일 전쟁 속에서 산다. 지구촌은 어떠한가? FTA, 탄소시장,ODA 등의 세계 관계 속에서 각기 설 자리를 쟁탈하기 위한 세계인들의 삶은 국가의 경계도 없이 발가벗겨져 가고 있다. 힘센 자의 성공 논리로 점철되어온 지배 중심의 사회체제를 비판하고 평화의 대안으로 성배의 문화를 강조한 ‘성배와 칼’. 이 책의 저자인 리안 아이슬러는 인류학, 여성학, 사회학을 두루 아우르며 전쟁과 침략의 역사를 만들어온 지배문화를 ‘칼의 문화’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인간이 끊임없이 분쟁을 일삼는 것도 ‘칼’의 역사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마치 펜은 칼보다 무섭다는 말을 실감나게 할 만큼 인류학자 시각에서 지난 역사를 속속들이 분석하여 파헤치고 있다. 반면 대립보다는 협력과 공존을 중요시하는 공동협력 사회체제를 성배의 문화라고 칭한다. 아이슬러는 성배로 상징되는 ‘여신’을 중시한다. 여성의 출산과 자손번창, 심지어 죽음까지 성스럽게 덧입힌다. 남녀가 평등했으며 부자와 가난한 자도 없었고 의사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루어졌던 신석기시대를 성배문화의 기원으로 잡는다. 또 크레타문명을 재조명하며 “크레타는 역사 기록상 여성과 남성이 서로를 대등한 동반자로서 조화를 이루어 즐겁게 지낸 마지막 세상 같다.”고 극찬하고 있다. 그러나 유목민족의 침략으로 신석기시대는 무너지고, 청동기와 철의 무기를 만들어내면서 인류의 전쟁이 지구상에 등장한다. 텐트만 접으면 삶의 터가 바뀌므로 힘이 약한 여자들을 쉽게 납치, 약탈하여 노예화할 수 있던 유목민사회에서 ‘여신문화’는 철저하게 파괴되었고 야금술과 남성우월성이 자리잡혔다. 저자는 로마제국 시절 저술된 성경에 대해서도 통렬하게 비판하는데, 약자인 여성을 귀하게 섬겼던 예수님의 모습은 가려지고 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남성 중심으로 기록되었다는 주장이다. 결국 인류가 평화를 지향하기 위하여 칼의 문화가 짓밟아버린 성배의 문화를 되찾는 새로운 관점을 정립해야 한다고 아이슬러는 강조한다. 죽음이 아닌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피라미드식의 위계질서보다는 연대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공동협력사회를 이룰 때 인류의 평화가 도래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보여준다. 그런 사회를 지향해갈 때 우리 사회는 21세기 지구촌의 화두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이 책을 덮으며 잠시 한국사회 속에 녹아 있는 칼의 문화를 되새기게 된다. 특히 조선시대 이래 600년간 이 땅에 뿌리박아온 부계사회에서 휘두른 칼의 위력에 짓밟힌 여성들의 슬픈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듯하다. 당시 이화고녀를 졸업한 씩씩하셨던 어머니, 온화하고 항상 인내하시던 모습의 외할머니, 그 윗대 할머니들은 또 어떠한 모습이었을까? 그 모습은 모르지만 분명히 가부장적인 가치로 움직이던 사회에서 당신들의 주장은 접은 채 아이들 젖을 먹이고, 밥하고, 시부모님, 남편의 옷을 밤새워 지었으리라! 이제 세상이 많이 변하였다고 하나 곳곳이 아직도 칼의 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게 우리들의 현실이다. 이 책을 통하여 인류역사에 숨어 있는 성배적인 속성이 현대사회에 승화된 모습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정의감마저 치솟는다. 그래야만 남·녀를 불문하고 현대인 모두의 삶이 편안해 지리라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해졌다. 심리학자 샌드라 뱀의 남성적이거나 여성적인 속성이 아닌, 적응력을 강조하는 ‘양성의 문화’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바로 이 저자의 ‘성배문화’와 접목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둘 다 나눔과 섬김의 철학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박은경 대한YWCA연합회장·인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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