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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예→재개→중단→집행 17년 만에 미 연방 사형 집행

    유예→재개→중단→집행 17년 만에 미 연방 사형 집행

    미국 법원들이 네 차례나 결정을 번복하는 진통 끝에 17년 만에 연방정부 차원의 사형이 집행됐다. 미국 대법원은 전날 집행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보류시킨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판결을 14일(이하 현지시간) 뒤집고 인디애나주의 테러호트 연방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대니얼 루이스 리(47)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도록 했다. 대법관들은 투표까지 했는데 집행하라는 쪽이 5-4로 우세했다. 리는 결국 이날 오전 8시 7분(한국시간 오후 9시 7분) 치사량에 이르는 강력한 진정제 펜토바르비탈을 주사로 맞고 숨을 거뒀다. 2003년 트레이시 조이 맥브라이드(당시 19) 장병을 살해한 걸프전 참전 용사 루이스 존스 주니어(당시 53)를 처형한 이후 미국에서는 연방 사형 집행이 없었는데 이날 17년 만에 형이 집행됐다. 앞서 연방지방법원은 리를 포함해 7~8월에 예정된 4건의 사형 집행을 보류하겠다며 지난해 법무부가 공표한 새로운 사형 집행 규정에 관해 “여전히 해결해야 할 법적 문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제시한 독극물 주사 방식의 사형이 ‘잔인하고 이례적인 형벌’을 금지한 수정헌법 8조 위반이라는 이의가 제기됐다는 것이었다. 리는 1996년 아칸소주에서 총기 거래상 부부와 여덟 살 딸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극단적 백인 우월주의자였던 그는 세 가족을 고문하고 살해한 뒤 호수에 시신들을 던져버렸다. 원래 지난해 12월 집행될 예정이었지만 법원이 사형 선고를 실행에 옮기는 일을 계속 막아왔다.더 앞서서는 인디애나폴리스 연방지방법원과 관할 항소법원이 형 집행 문제를 두고 각각 유예와 재개 결정을 내리며 하루 만에 결정이 번복되기도 했다. 제7 연방 순회 항소법원은 살해된 일가족의 유족이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두렵다”며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날 때까지 집행을 미뤄달라고 간청한 것을 받아들였던 하급심을 12일 뒤집고 형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항소법원은 피해자 유족들이 반드시 집행 현장을 참관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1972년 연방 대법원은 주법과 연방법에 있던 사형 제도를 모두 불법이라고 규정하고 기존의 사형 선고를 모두 없던 일로 만들었다. 하지만 4년 뒤 대법원은 몇개 주의 사형 선고를 다시 인정했으며 1988년 정부는 다시 연방 차원에서도 사형 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안을 통과시켰다. 사형 선고 정보센터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연방 재판에서 사형이 언도된 사람은 78명이었는데 실제 집행이 이뤄진 사례는 셋 밖에 안된다. 그리고 현재 연방 사형수로 수감 중인 사람은 62명이다. 리의 뒤를 이어 세 명의 사형수에 대한 집행이 예정돼 있는데 모두 어린이를 살해한 공통점이 있다. 2003년 미주리주에서 16세 소녀를 강간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내고 불태우는가 하면 연못에 유기한 웨슬리 이라 퍼키의 집행이 15일 예정돼 있고, 2004년 아이오와주에서 여섯 살, 열 살 소녀 둘을 포함해 5명을 총 쏴 죽인 더스틴 리 혼켄이 17일 예정돼 있다. 또 2001년 미주리주의 교회 뒤에서 10세 소녀를 강간하고 살해한 키스 드웨인 넬슨의 형 집행이 다음달이다. 넷 모두 백인이지만 미국의 사형제 반대 목소리에는 늘 인종 문제가 결부돼 있었다. 사형 선고 정보센터에 따르면 처형된 이들의 34%는 흑인이었고, 현재 사형이 언도된 이들의 42%가 흑인이다. 미국 인구 중 흑인 비중은 13.4% 밖에 안된다. 한 시민단체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 내 28개 주에서 사형은 적법한 처벌이며 1976년 이후 1519건의 사형이 집행됐다. 텍사스주가(570건), 버지니아주(113건) 오클라호마주(112건) 순으로 많았다. 지난 1월 1일 현재 미국의 사형수는 2620명이었다. 캘리포니아주가 725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1976년 이후 집행은 13건 밖에 되지 않았다. 집행 방법으로는 독극물 주사가 1339건, 총살이 3건 뿐이었다. 2002년 이후 정신지체자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일은 불법이 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미국, 올 여름까지 코로나 백신 생산 시작한다지만…보급 늦어질수도

    미국, 올 여름까지 코로나 백신 생산 시작한다지만…보급 늦어질수도

    미국 보건당국과 제약사들이 올 여름이 끝나기 전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개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미국 CNBC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백신 생산이 시작되더라도 주사기·용기 부족 사태로 인해 실제 대량 접종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CNBC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는 “2021년 초까지 코로나19 백신 3억개 분량 생산을 목표로 잡고 있다”면서 “어떤 백신이 효과가 있을지는 확실치 않지만 제조공정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미 장비를 사고, 제조 현장을 확보하고, 일부의 경우 원재료를 매입 중”이라면서 “정확히 언제부터 백신 재료가 생산될 것이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4∼6주 이후가 될 것으로 본다. 올 여름이 끝날 즈음에는 활발히 제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 보건당국은 그동안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다양한 임상 시험 단계에 있는 백신 후보군에 투자해 왔다. 현재 가장 유력한 백신 후보군으로는 4개 정도가 꼽히는데, 이 관계자는 “후보군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주요 백신 후보군에는 바이오기업 도메나와 존슨&존슨이 개발 중인 백신도 포함돼 있다. 이 두 회사는 이달 말 인체 임상시험 후기단계에 들어간다.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 머크, 노바팍스 등도 백신 개발을 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 셀트리온도 이달 중 인체 대상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실험용 백신 2종은 이날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아, 인체 대상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거치고 당국 승인을 얻으면 연말까지 1억 회분 복용량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성공한다 해도, 당장 백신을 담을 유리용기 및 주사기 부족 현상으로 보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전했다. 평상시에도 용기·주사기 부족으로 인한 백신 공급 부족 사태가 종종 발생했는데, 지난 2004년과 2005년 미국의 인플루엔자 백신 부족 사태가 이런 경우에 해당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백신 국내 우선 보급’을 위해 주사기 및 유리용기 확보에도 발빠르게 나섰다. 세계 최대 주사기 공급사인 뉴저지 소재 글로벌 의료공급업체 BD는 지난주 미 정부와 42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맺고 네브라스카주에 있는 공장시설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미 정부는 주사기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텍사스주에 있는 ‘리트랙터블 테크놀로지스’에 5300만 달러,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에 있는 ‘어피제크 시스템즈’에도 1억 3800만 달러를 지급해 1억대의 주사기 제조 용량을 확보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유리 제조기업 코닝 역시 생산시설 증설에 착수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전세계 인구가 면역력을 갖추려면 80억명의 인구 중 최소 56억명이 백신을 맞아야 하는데 1인당 2번의 백신 주사를 감안하면 최소 110억개 이상의 개인 주사기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KCC 타일러 데이비스 영입으로 높이 보강

    KCC 타일러 데이비스 영입으로 높이 보강

    전주 KCC가 14일 외국인 선수 영입을 마쳤다. 프로농구 각 구단들이 큰 선수를 영입하며 높이를 보강한 가운데 KCC 역시 프로농고 고공행진에 합류했다. KCC 관계자는 “14일 타일러 데이비스와의 계약을 한국농구연맹에 공시했다”고 밝혔다. 센터 포지션인 데이비스의 키는 208cm로 평균 신장이 리그 9위에 불과한 KCC의 높이를 보강하게 됐다. KCC 측은 데이비스 연봉 34만 4000달러에 계약했다. 라건아를 보유한 KCC는 외국인 선수 계약 금액이 42만 달러로 타구단에 비해 제약이 많다. 1명에게 최대 35만 달러까지 가능하다. 데이비스가 사실상 35만 달러를 채운 만큼 KCC는 라건아와 데이비스로 선수 구성을 마쳤다. 미국 텍사스주 출신의 데이비슨느 2015년 텍사스 A&M 대학에 입학했고 2학년때부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NCAA 토너먼트에선 2015-16시즌과 2017-18시즌 16강에 진출했다. 2019-20 시즌 G리그에서 평균 26.7분 출전해 16.1득점, 10.8 리바운드, 1.6 블락 등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 프로농구가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면서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왔다는 평가다. KCC의 영입 발표로 외국인 선수 발표는 서울 삼성만 남게 됐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미 CDC “반려동물, 사람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야”

    미 CDC “반려동물, 사람과 사회적 거리두기 해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 중인 가운데 동물들의 감염 사례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13일 미국 폭스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북부 포트워스에서 2살짜리 반려견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반려견은 주인이 코로나19에 먼저 감염된 후 예방적 차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양성 판정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체에서 반려견의 코로나19 감염은 5번째이며, 호랑이와 사자 등을 포함하면 코로나19 감염 동물은 모두 17마리다. 이 중에는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의 호랑이 4마리와 사자 3마리도 포함됐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동물들이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과 접촉한 이후 감염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현재까지는 동물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주요 매개체라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CDC는 반려동물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를 산책시킬 때도 다른 사람들과 6피트(약 1.8m)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고양이들은 실내에 머무르면서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에는 반려동물을 포함한 다른 동물들과 접촉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고 손을 깨끗히 씻은 후 반려동물을 만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이순신 장군, 거북선 그리고 기초과학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이순신 장군, 거북선 그리고 기초과학

    오래전 미국 텍사스주에서 운전을 하던 중 공영 라디오 방송에서 ‘이순신’이라는 단어를 듣고 놀랍고 반가워서 귀를 기울인 적이 있다. 신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이 1592년 조선을 침공했지만 전술적으로 뛰어난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만들어 대항했고, 영국이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이긴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승전을 거두었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인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외국에서, 그것도 공영 라디오에서 이순신 장군을 칭송하다니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동을 느꼈다. 그 프로그램에서 말하고 싶었던 내용은 단순한 전쟁사가 아니었다. 이순신 장군이 거둔 엄청난 승리는 거북선이 있었기 때문이고, 당시 조선이 거북선을 만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뛰어난 기반의 과학기술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에 얼마나 혼이 났으면 일본은 그 후 300여년 동안 감히 조선을 다시 침공하지 못했고, 이순신 장군의 전사와 함께 거북선도 홀연히 사라졌다고 언급하면서 방송은 끝을 맺었다. 임진왜란 무렵 유럽에서 일어난 과학혁명은 서구 지식사회를 바꿔 놓았고 산업혁명의 밑거름이 됐다. 내가 아는 어떤 물리학자는 한국에 노벨과학상을 받은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근현대사의 아픔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역사에는 만약이 없다지만 임진왜란 때 거북선과 기술자의 중요성으로 미루어 보면, 과학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 결코 허황된 생각은 아닐 것이다.필자는 물리학자로 희귀한 원자핵의 기본 성질과 우주 원소의 기원을 연구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이온가속기라는 거대한 실험시설이 필요하다. 가속된 입자들을 서로 충돌시켜 새로운 희귀동위원소를 발견하고 핵의 구조를 연구하는 것인데, 이 지식은 재료, 의생명과학 분야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이런 가속기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일부 선진국에만 있었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최첨단 중이온가속기를 대전 신동지구에 건설하고 있다. 가속기가 가동되면 이제껏 할 수 없었던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가능해진다. 문화예술 강국 한국이 기초과학 분야에서도 국격을 드높일 수 있게 중이온가속기가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단에 서다 보면 ‘물리가 제일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모든 학문은 추구하는 목표와 방법이 다를 뿐 어느 학문이 더 어렵고 쉽다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이를테면 음치이면서 피에 대한 공포가 있는 필자에게 노래를 시키거나 의사를 하라는 것은 고역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것과 그 진가를 인정하는 것은 별개이므로 많은 사람들은 예술과 의학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과학적인 사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은 과학이 멀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어느 때보다 과학과 기술력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음은 인정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의학과 융합된 과학이 우리 생활에 얼마나 밀접하게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할 수 있다. 경제력 측면에서도 지적소유권과 첨단과학으로 무장한 선진국과 기초과학의 바탕이 없이 경쟁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러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보복으로부터 딱 1년이 됐다. 우리나라가 처한 다양한 도전과 재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과 과학자의 책무에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낀다. 다시 한 번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게 되는 아침이다.
  • 힐러리 전철 밟을라… 바이든 ‘우세의 함정’

    힐러리 전철 밟을라… 바이든 ‘우세의 함정’

    ‘2016 어게인?’ 두 자릿수 우위, 격전지에서의 확실한 우위, 더욱 높아져 가는 승리의 가능성…. 그럼에도 미국 민주당이 여전히 불안한 것은 2016년에도 이랬기 때문이다. 이런 민주당을 더욱 불안케 만드는 분석 몇 가지가 더 나왔다. 미국 USA투데이는 12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지지율 차이를 넓히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열정적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여론조사가 대부분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트럼프에게 선거인단에서의 승리를 안겨 준 중서부의 유권자들의 정서를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던” 옛 일을 거론했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3개 경합주를 대상으로 했던 당시 여론조사 104건 가운데 101건이 힐러리 클린턴이 우세했고, 이 중 15개는 두 자릿수 차이를 보였다. 2건이 동률, 1건(펜실베이니아)만 트럼프가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트럼프는 0.5% 포인트의 득표율 차이로 이 3개 주를 모두 휩쓸었다. 예상 밖 결과는 ‘열성 지지층’의 집중력을 계측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인데, 트럼프는 여전히 이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버니 샌더스의 지지자들이 조 바이든에게 뜨뜻미지근한” 현상에도 민주당은 불안하다. 4년 전에도 샌더스 지지자 상당수가 클린턴에게 투표하지 않았다. 또한 “젊은 흑인 유권자들이 조 바이든에게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점도 그렇다. 민주당은 흑인 유권자의 지지가 완전하게 압도적이지 않을 때마다 대선에서 패배했었다. 물론 민주당에 희망적인 요소들은 더 많다. 우선 여론조사기관들이 크게 각성했다. 4년 전 고등교육을 받은 유권자를 표본집단에 과다하게 책정한 것 등을 시정했다. 당시 놓쳤던 고교졸업 이하의 학력자들, 공화당을 선호하면서도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계층을 잡아내려 노력했다. 조사기관들은 2018년 민주당이 하원을 되찾고, 공화당이 상원 우위를 지킬 것이라는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해 체면을 조금 살렸다. 예측을 방해하는 요인이 많이 줄어든 덕분에 여론조사의 신뢰도가 더 높아진 점도 민주당에 희망적이다. 눈에 띄는 무소속 후보가 없는 점, 부동층이 지난 대선보다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점 등이다.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이 당연히 당선될 것으로 보고 승산 없는 트럼프에게 표를 주며 ‘항의투표’ 행태를 보였던 민주당원들도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아성 텍사스주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이 접전 양상이라는 이날 CNN의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을 더욱 흐뭇하게 했다. 각각 46%, 45%를 기록했다. 텍사스주는 1976년 이후 민주당 대선후보가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그러나 마이클 듀카키스 전 민주당 후보는 최근 보스턴글로브 기고문에서 “여론조사 숫자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했다. 듀카키스는 1988년 대선에서 조지 H W 부시 후보에게 두자리 숫자로 앞서다가 패했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플로리다주 하루 1만 5299명, 병원들 감당 안될 정도로 폭증

    플로리다주 하루 1만 5299명, 병원들 감당 안될 정도로 폭증

    미국 플로리다주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5299명을 기록하며 감염병 확산 이후 가장 높게 치솟았다. 미국 전체 하루 신규 확진자 수의 4분의 1에 해당하며 지난 4월 뉴욕주가 갖고 있던 미국의 주 가운데 가장 많은 하루 신규 확진자 수 기록을 경신한 것이라고 영국 BBC는 12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인구의 7%에 해당하는 플로리다주에서 이처럼 많은 신규 환자가 급증한 것은 지난 5월 봉쇄를 일부 풀었을 때부터 관광지란 변수와 노년층 인구가 많아 아주 취약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는데 이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지난 24시간 플로리다주에서의 신규 사망자는 45명이었다. 로이터 통신의 분석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의 신규 확진자 수는 나라로 치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이미 이 주의 40개 병원 이상은 응급치료 시설이 이미 수용능력을 앞질렀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그런데도 전날 올랜도에 있는 월트 디즈니 월드가 다시 문을 활짝 열었다. 안전 조치라고 해봐야 마스크를 써야 입장할 수 있다는 것과 손소독제 등을 사용하라는 정도 뿐이었다. 공화당 소속 론 드샌티스 주지사는 지난달 일부 바의 문을 열지 못하도록 명령했지만 플로리다의 감염 사례는 계속 폭증하고 있다. 백악관 코로나바이러스 태스크포스 팀의 고문을 맡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주별로 봉쇄를 완화하는 정책들이 감염 데이터들이 일러주는 경고를 제대로 따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드샌티스 지사는 지금도 여전히 대중교통이나 공적인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마스크는 이제 미국에서 커다란 정치 쟁점이 됐다. 반대하는 이들은 마스크를 쓰게 강요하는 행위는 개인의 자유를 위축시킨다고 주장한다. 마스크를 반대하고 다른 여러 코로나 대책을 반대하는 시위가 여러 주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그동안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해친다며 마스크 착용을 한사코 거부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 의료원을 찾아 부상 당한 병사들과 공중보건 종사자들을 만난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쓴 채 공식 일정에 나섰다. 그는 백악관을 출발하면서 취재진에게 “난 결코 마스크 쓰는 것을 반대한 적이 없다. 다만 적절한 때와 장소에서 쓰겠다고 믿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연일 6만명대 신규 확진돼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텍사스주 등에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13일 오전 6시(한국시간)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188개 국가의 환자 수는 1281만 3864명, 사망자 수는 56만 6790명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은 각각 328만 6025명, 13만 5089명을 기록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또 최다 기록”...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6만9천명

    “또 최다 기록”...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6만9천명

    미국 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수가 6만9000여명 발생해 또다시 최다 기록을 세웠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자체 집계를 근거로 신규 환자가 6만9000명을 넘기며 사흘 연속으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날 알래스카·조지아·루이지애나·오하이오·유타·위스콘신주 등 8개 주에서 하루 신규 환자가 코로나19 사태 후 가장 많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7일간 미 전역에서 4200여명이 코로나19로 숨지며 사망자 수가 몇 달간의 감소 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캘리포니아·텍사스 등 신규 확진 급증 이날 플로리다주에서는 1만1433명의 신규 환자와 93명의 신규 사망자가 나왔다. 이날 신규 환자 수는 역대 최대였던 지난 4일의 1만145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에서는 또 최근 13일 새 입원 환자가 76%나 증가했으며, 중환자실(ICU) 입원 환자는 86% 늘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날 7798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며 누적 환자 수가 30만4297명으로 올라갔다. 이는 누적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약 40만명)에 이어 미국 주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텍사스주에서도 9천765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며 누적 환자는 24만111명으로 올라섰고, 누적 사망자도 3013명으로 집계됐다. 텍사스주 보건서비스국은 이날 주 전체를 통틀어 남은 중환자실이 채 1000개가 안 된다고 집계했다. 또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코로나19 사태 후 가장 많은 9869명으로 집계됐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318만1846명, 사망자 수를 13만4천59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코로나19 바이러스 포집해 99.8% 제거…美 연구진, 공기 필터 개발

    코로나19 바이러스 포집해 99.8% 제거…美 연구진, 공기 필터 개발

    미국에서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를 즉시 포집해 죽일 수 있는 공기 필터를 개발해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싸우고 있는 인류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 휴스턴대가 이끄는 공동연구진은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2)를 즉시 포집해 200℃에 달하는 고온으로 가열해 사멸하는 공기 필터를 만들었다. ‘캐치 앤드 킬’(Catch and Kill)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필터는 갤버스턴 국립연구소(GNL)에서 독립적으로 시행한 성능 검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1회 통과하는 것만으로 99.8% 죽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필터는 또한 탄저균 바이러스도 99.9% 죽일 수 있었다.이들 연구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공기 전파가 70℃ 이상의 환경에서 불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번 필터를 설계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휴스턴대 텍사스초전도연구소 소장이자 물리학과 교수인 지펑 렌 박사는 “이 필터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공항과 항공기, 사무실 건물, 학교 그리고 크루즈선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의 확산을 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 필터의 능력은 사회에서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연구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3시간가량 공기 중에 떠 있을 수 있기에 이 필터는 사람들이 오가는 개방된 공간에서 이들 바이러스를 쉽고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필터는 내부에 니켈 폼이 있어 공기 중 비말 형태로 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즉시 포집해 내부에 추가한 전기전도성의 와이어로 가열한다. 이는 외부 열원 대신 내부에서 가열하는 전기가열방식을 적용함으로써 필터에서 빠져나오는 열량을 최소화해 에어컨의 부담을 최소한으로 낮췄다. 연구에 참여한 휴스턴대 의대 파이살 치마 박사는 “이 새로운 생물방어 실내 공기보호 기술은 공기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환경적 매개 전파에 관한 최초의 예방책을 제공한다”면서 “이 필터는 현재의 팬데믹 상황뿐만 아니라 미래 실내 환경에서의 모든 공기 중 생물위협과 싸우는 데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스 투데이 피직스’(Materials Today Physics) 최신호(7월 7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류현진·최지만 25일 개막전 맞대결 성사

    류현진·최지만 25일 개막전 맞대결 성사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서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과 맞붙는다. MLB 사무국은 7일 팀당 60경기를 치르는 2020시즌 정규리그 일정을 발표했는데, 토론토는 오는 25일 오전 7시 40분(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와의 원정 3연전 중 첫 경기를 치른다. 토론토의 1선발 투수인 류현진은 이 경기에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는 25일 오전 9시 5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개막전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뛰는 김광현(32)은 25일부터 홈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3연전에 등판할지 주목된다. 개막이 코앞이지만 코로나19 위협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추신수의 팀 동료인 조이 갈로(27)가 최근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격리 중인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이날 현재 코로나19 우려로 올 시즌을 안 뛰겠다고 선언한 MLB 선수는 8명으로 늘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美확진 300만명… 다시 문 닫는 식당·체육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6일(현지시간) 300만명을 넘었다. 미국의 인구(약 3억 2900만명)를 감안한다면 100명당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셈이다. 특히 이달에만 25만여명이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부 지역의 의료체계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통계집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00만 723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중순 이후 2만명대를 유지하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달 말부터 남·서부 지역인 플로리다와 텍사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을 중심으로 급증하면서 지난 1~3일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5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급증하고 있다. 섣부른 경제 재개와 흑인 인권시위, 대규모 독립기념일 행사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의 확산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 재개를 고집하고 있고,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개인 방역 체계가 느슨해지면서 보건당국은 일제히 경고에 나섰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국립보건원(NIH) 주최 대담에서 “우리는 아직도 무릎 깊이의 1차 대유행 파도 속에 있다”고 우려했고, 로셸 윌렌스키 하버드 의대 교수도 CNN에 “미국이 (코로나19로) 자유낙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섣부른 경제 재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일부 지역은 식당과 체육관 등의 문을 다시 걸어 잠갔다. 플로리다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가 식당과 체육관 등의 문을 닫게 했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등의 일부 카운티는 식당과 술집의 실내 영업을 중단하도록 했다. 한편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고 있는 키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시설 재가동하자 코로나 재확산…‘공장이 위험하다’

    시설 재가동하자 코로나 재확산…‘공장이 위험하다’

    각국이 코로나19로 중단했던 경제 활동을 재개한 후 재가동한 공장들이 코로나19의 ‘핫스폿’이 되고 있다. 경제활동의 한 축인 생산을 위해서는 공장 가동이 필수적이지만, 밀집된 환경 등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공장발(發) 재확산의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된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계의 공장가동률이 30%에도 이르지 못한 상황이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면적인 생산 재개에 반대한 목소리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국 자동차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 텍사스 지부가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GM공장에 대한 임시 폐쇄를 요청했다. 이달 초 일일 80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텍사스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공장 내 감염을 우려해 생산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대형 SUV를 생산하는 이 공장에서는 지난 5월 이후 22건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발생했는데, 7월 현재까지 정확한 확진자 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일터로 돌아가기를 꺼려하는 미국 델라웨어주 가금류 공장 근로자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축의 도축·공정·유통을 다루는 식육제관업 등을 필수적 사업장으로 규정하며 이들 공장의 활동 재개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작 근로자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복귀를 두려워하고 있다. WP는 미 델마버 지역에서 지난 두 달 동안 최소 2215명의 가금류 공장 근로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이가운데 최소 17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습하고 사람 간 거리두기가 어려운 환경으로 바이러스 번식에 취약한 육류공장에서의 집단감염 사례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는 지난 5일 하루 사이 698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대부분 항구도시 사피의 통조림 공장 근로자들이었다. 독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인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 일부 지역과 영국 중부도시 레스터 등도 육류 가공공장에서의 재확산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美, 코로나 확진자 300만 넘어...보건당국, 경고음 잇따라

    美, 코로나 확진자 300만 넘어...보건당국, 경고음 잇따라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6일(현지시간) 300만명을 넘었다. 특히 이달에만 25만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환자가 급증하면서 보건당국이 초긴장하고 있다. 통계집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00만 7237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추정 인구(약 3억 2900만명)를 감안한다면 100명당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셈이다. 지난 4월 중순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 6000명대로 정점을 찍은 뒤 2만명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남·서부지역인 플로리다와 텍사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1~3일 신규 환자자가 사흘 연속 5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의 확산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경제 재개를 고집하고 있고, 독일기념일 연휴였던 지난 주말 수많은 인파가 해변에 몰리는 등 개인 방역 체계가 무너지면서 보건당국은 일제히 우려와 경고를 쏟아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국립보건원(NIH) 주최 대담에서 “우리는 아직도 무릎 깊이의 1차 대유행 파도 속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파우치 소장은 “미국 감염자 평균연령은 몇 달 전보다 15세 낮아졌다”면서 “젊은 층은 무증상 감염이 많아 얼마든지 감염원이 될 수 있다”며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셸 윌렌스키 하버드 의대 교수도 이날 CNN에 “미국이 (코로나19로) 자유낙하하고 있다”면서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자기 행동의 영향에 대해 순진하거나 단순히 무시하기로 체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섣부른 경제 재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일부 지역은 식당과 체육관 등의 문을 다시 걸어 잠갔다. 애리조나 피닉스의 케이트 가예고 시장은 전날 ABC에 “우리는 너무 일찍 문을 열었다”고 주 정부의 방역 실패를 비판했다. 플로리다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가 식당과 체육관 등의 문을 닫게 했고, 캘리포니아도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한 카운티에서 식당과 술집의 실내 영업을 중단토록 했다. 애리조나주는 술집과 체육관, 영화관, 테마파크 등을 최소 30일간 폐쇄키로 했으며, 텍사스 오스틴의 스티브 애들러 시장은 자택 대피령 발령도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차별금지법’은 ‘이웃 사랑법’이다

    [강남순의 낮꿈꾸기] ‘차별금지법’은 ‘이웃 사랑법’이다

    예수가 2020년 한국에 있다면 ‘차별금지법‘을 찬성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 지난 6월 29일 정의당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발의했다. 2006년 국가 인권위원회가 정부에 입법을 권고한 이후 7차례나 추진됐지만, 지금까지 매번 법안 통과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는 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돼 온 것은 기독교인들이다. 또한 이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표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전염병처럼 ‘동성애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며 성 소수자 혐오를 수용하는 사람들이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이번에도 ‘차별금지법’이 발의되자마자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한국교회수호결사대’ 등과 같은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490여개 집단이 모여 ‘진평연’(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전국연합)이라는 기이한 이름의 단체 발족을 위한 창립준비위원회까지 모였다.이들이 이렇게 ‘차별금지법’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차별금지법’ 안에 포함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의 항목이다. 사랑을 가장 중요한 메시지로 삼고 있는 예수를 ‘따른다’는 종교적 정체성을 내세우는 기독교 단체들이 성 소수자들을 ‘차별’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라고 내세우는 것은 지독한 모순이다. 도대체 예수는 이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다른 인간을 그들의 ‘성적 지향이나 정체성에 근거해서 ‘차별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예수’는 누구인가. 예수는 유대 문화 한가운데에서 등장했다. 예수의 등장은 유대교 안에 있던 선민의식에 근거한 종족우월주의와 종족중심주의를 넘어서서, 모든 사람을 위한 보편적 신에 대한 이해를 가능하게 했다. ‘유대인만의 신’이 이제 ‘인류의 신’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래서 기독교는 유대교의 ‘종족적 자기중심주의’(particularism)로부터 인류 전체를 위한 ‘보편주의’(universalism)로의 혁명적 전이를 만들게 된다. 종교적·철학적으로 중요한 코즈모폴리턴 정신을 담게 되는 것이다. 코즈모폴리턴 인간 이해에서 인간은 두 종류의 소속성을 가진다. 하나는 자신이 태어난 땅에 소속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 우주 즉 코스모스에 소속된 존재이다. 철학적으로 보자면 타자는 그가 누구인가에 상관없이 나의 ‘동료 인간’이며 기독교적 용어로는 모든 인간이 ‘신의 자녀’라는 이해이다. ‘모든 인간이 신의 형상으로 창조됐다’는 인간의 존재론적 평등성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는, 서구에서 노예제도 폐지 운동이나 여성의 참정권 운동 등 다양한 평등 운동의 인식론적 토대를 놓았다. 따라서 진정한 기독교인들이라면 한 사람의 인종, 나이, 시민권, 성별 정체성, 성적 지향, 장애, 계층 등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신의 형상을 지닌 평등한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예수의 가장 중요한 핵심적 메시지는 ‘무조건적 사랑과 환대’이다. 그는 유대주의 전통이 강조하던 ‘이웃 사랑’을 ‘원수 사랑’으로까지 확장함으로써 ‘사랑’의 의미를 혁명적으로 급진화한다. 예수는 ‘자신을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하고 원수까지 사랑하라’(마가 12:31, 마태 5:44)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예수가 ‘자신을 사랑하듯 이웃과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는 것은 추상적이면서도 낭만적인 구호가 아니다. 예수는 이웃 사랑의 요구가 얼마나 구체적이며 치열한 개입을 요청하는 것인지를 그의 메시지에서 분명하게 명시한다. ‘최후의 심판’(마태 25: 31~46)이라고 불리는 예수의 이야기는 ‘신·예수를 따른다’는 것이 구체적인 것이고 복합적인 성찰과 행동 그리고 연대가 필요한 것임을 제시한다. 예수의 화법은 사실적 표현 너머 매우 심오한 은유들을 사용한다. 예수의 메시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 때로는 상충하는 해석들이 공존하는 이유이다. 예수의 ‘최후 심판’ 이야기에 보면 대심판관인 신은 ‘심판의 시간’에 인간을 두 종류로 나눈다. 이 이야기에서 예수는 ‘양’과 ‘염소’라는 메타포를 사용한다. ‘염소’로 분류된 사람들은 ‘영원한 형벌’을 받고 ‘양’으로 분류된 사람들은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고 한다. 그런데 매우 특이한 점은 이 최후 심판의 기준이다. 예수가 제시하는 심판 기준은 6종류의 다양한 타자들을 어떻게 대했는가이다. 즉 배고픈 사람들, 목마른 사람들, 낯선 사람들(stranger), 헐벗은 사람들, 아픈 사람들 그리고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 대한 사랑의 책임을 했는가가 바로 최후 심판의 기준이다. 이러한 다양한 범주의 사람들이 모두 ‘이웃’이라는 예수의 강력한 메시지이다. 이웃 사랑의 책임을 다한 사람만이 소위 ‘영원한 생명’을 받고, 그 책임을 수행하지 않은 사람은 ‘영원한 징벌’을 받는다. 예수의 ‘최후 심판’이라는 이야기를 세밀하게 보면 몇 가지 놀라운 사실이 있다. 첫째, ‘종교적 소속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어느 종교에 속했는가라는 종교적 소속성이 아니라 어떻게 타자에게 환대와 사랑을 실천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이웃 사랑과 신에 대한 사랑은 분리불가하다는 것이다. 사회의 가장 주변부에 있는 소수자들에게 한 것이 곧 ‘신’에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셋째, 신 사랑과 이웃 사랑이란 엄중한 책임이 요청되는 매우 구체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감옥에 갇힌 사람’이란 무엇인가. ‘감옥’이 상징하는 불의한 제도, 편견과 혐오가 인간에 대한 환대와 사랑을 막게 될 때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환대하고, 불의한 것에 대한 저항과 모험을 택하는 정치적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예수가 말하는 ‘낯선 사람들’이란 미등록 이주자, 난민, 성 소수자 등 다양한 근거로 해서 사회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이들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낯선 사람들’과 연대하고 그들을 환대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하는 것이 예수에게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이 점에서 예수의 이웃 사랑의 메시지는 ‘해답’이 아닌 커다란 책임적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에서 배고픈 사람, 목마른 사람, 낯선 사람, 헐벗은 사람, 아픈 사람 또는 감옥에 갇힌 사람이란 누구이며 이들에 대한 책임적 환대와 사랑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유대교의 전통에서 ‘이웃’이란 유대인들만을 의미했다. 그러나 예수는 그 유대교 전통이 지닌 ‘이웃’의 종족중심성을 훌쩍 넘는다. ‘원수 사랑’까지 이웃의 범주를 확장한 의미이다. ‘나 사랑·이웃 사랑·원수 사랑·신 사랑’이 분리불가하다는 강력한 메시지인 것이다. 즉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비로소 신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신을 알 수가 없다고 한다(요한1서 4:8). 기독교가 ‘예수’를 호명하면서 그 존재 의미를 확보하고자 한다면 예수의 핵심적 가르침인 ‘포괄적 이웃 사랑’을 해야 한다. ‘신·예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예수의 주된 관심사였던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사랑과 환대’가 아니라, 반대로 혐오와 차별을 한다면 그들은 예수의 가르침의 맥락에서 볼 때 신을 외면하는 이들이다. 성서의 예수는 선언한다. 소수자들에 대한 환대와 연대가 곧 신을 사랑하는 방식이라고. 그래서 성 어거스틴은 묻는다. ‘내가 나의 신을 사랑한다고 할 때,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2020년 예수가 한국에 출현한다면 한국의 기독교인들에게 던질 질문은 무엇일까. 예수는 결코 ‘당신은 교회에 정식으로 등록해서, 헌금하고, 매주 출석했는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 성서에서 드러난 예수의 메시지에 따르면 예수가 지금 여기에서 던질 질문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성별 정체성, 장애, 나이, 학력, 용모, 성적 지향, 종교, 시민권 등 여러 가지 근거에서 차별받고 배제되는 사람들을 당신은 외면하거나 배척하고 혐오했는가. 아니면 그들과 연대하고, 환대와 사랑을 나누었는가.’ 2020년 한국적 맥락에서 예수의 메시지를 적용해 보자면 ‘차별금지법’은 예수적 ‘이웃 사랑법’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보자면 포괄적 ‘이웃 사랑법’의 충분조건을 만들어 가기 위한 필요조건 중 지극히 기본적인 시작이다. “정의는 기다리지 않는다.” 자크 데리다의 말이다. 데리다의 말을 다시 쓰자면 ‘정의는 기다려서는 안 된다’. 2020년 ‘차별금지법’ 발의가 예수를 따른다는 기독교인들에 의해서 ‘저지’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하게 ‘지지’돼 통과되기를 나는 희망한다. 정의는 기다리지 않는다. 아니, 더이상 기다려서는 안 된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美서 ‘뇌 먹는 아메바’ 감염 발생…치사율 90% 넘어 당국 우려

    美서 ‘뇌 먹는 아메바’ 감염 발생…치사율 90% 넘어 당국 우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또 다시 치명적인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례가 발생해 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CNN이 4일 보도했다. ‘네글레리라 파울러리’ 또는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이것은 매우 드물지만 치명적인 뇌 질환을 일으키는 단세포 유기체다. 주로 오염된 물이 코를 통해 들어갔을 때 감염되며, 아메바가 코를 통해 뇌로 이동하면 원발성 아메바 뇌척수막염에 걸린다. 뇌로 들어간 아메바는 뇌 조직을 파괴하면서 두통과 발열, 메스꺼움과 같은 증상을 나타내고, 이후 발작이나 환각 등의 증상으로 심해지다가 결국 죽음에 이른다. 최근 감염 사례가 발생한 지역은 플로리다 주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플로리다주 보건부는 “네글레리라 파울러리에 의한 감염사례를 확인했으며, 감염자가 발생한 지역은 힐스버러카운티”라고 발표했다. 보건 당국은 감염 환자의 자세한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여름이 시작되면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우려해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실제로 ‘뇌 먹는 아메바’는 물을 통해 감염이 되는데, 수온이 오를수록 감염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특히 플로리다처럼 기후가 따뜻한 지역의 경우 네글레리라 파울러리와 같은 박테리아가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플로리다 보건당국은 “아메바가 코를 통해 인체로 들어가는 만큼, 물과 코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 따뜻한 담수 및 고온의 수역에서는 물놀이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물놀이 이후에는 반드시 코를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네글레리라 파울러리에 감염된 사례는 143건이다. 이중 살아남은 사람은 4명에 불과하다. 치사율이 90%를 훌쩍 넘는 만큼, 드물지만 치명적인 감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숨진 사람 가운데에는 개울 등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10대 청소년들도 포함돼 있으며, 대체로 플로리다와 텍사스 등 남부 지역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UFO도 포메이션? 美서 수수께끼 불빛 다수 포착

    UFO도 포메이션? 美서 수수께끼 불빛 다수 포착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 상공에서 다수의 수수께끼 불빛이 일시적으로 대형(포메이션)을 이루다 사라지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로건 오핸들리라는 이름의 한 유명 변호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마이애미에 사는 친구가 전송해줬다면서 수수께끼의 불빛들이 밤하늘에 출현했다가 사라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오핸들리 변호사는 영상 속 불빛들의 정체가 궁금한지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이들 빛의 정체가 무엇인지 누가 아느냐는 글을 남겼다.이어 그는 이 영상보다 먼저 촬영된 추가 영상을 게시했다.오핸들리 변호사가 처음에 공유한 영상을 보면, 총 6개의 불빛이 밤하늘에 떠 있는 데 그중 큰 빛을 중심으로 나머지 5개의 빛이 둘러싸고 있다가 각자 흩어져 사라진다.그리고 두 번째로 공유된 영상을 보면, 이들 불빛 외에도 한 개의 빛이 더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빛은 먼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나머 빛은 6개가 되기 전 4개에서 5개로 늘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 불빛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 것일까. 그 움직임을 보면 확실히 유성우와 같은 천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들 불빛은 드론이나 소방등, 비행기 점멸등 또는 군미사일일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가 흔히 미확인비행물체(UFO)라고 말하는 신비한 물체가 나타난 것일 수도 있다. 한편 이다음 날인 25일 텍사스주에서도 전날 마이애미에서 목격됐던 불빛들과 비슷한 여러 불빛이 밤하늘에 나타나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로건 오핸들리/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53년 해로한 부부 코로나19 감염돼 손 잡고 48분 간격 운명

    53년 해로한 부부 코로나19 감염돼 손 잡고 48분 간격 운명

    53년 결혼생활을 이어 온 미국 텍사스주의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돼 한 병원에 나란히 입원, 눈을 감기 전 손을 꼭 잡은 채 한 시간도 안되는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 팀이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에 털어놓은 베티(80)와 커티스 타플리(79) 부부의 사연은 애달프기만 하다. 베티가 세상을 떠난 시간은 지난달 18일 오전 11시 5분, 커티스가 눈을 감은 시간은 오전 11시 53분이다. 영화 줄거리가 될 만하다. 두 사람은 원래 일리노이주의 학교를 함께 다녔다. 같은 서클에 들긴 했지만 그때는 데이트 같은 것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몇년 뒤 캘리포니아주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사귀게 된 둘은 고향 일리노이로 돌아가 결혼해 두 자녀에 다섯 손주, 네 명의 증손주까지 봤다. 함께 모험을 즐겼고 손을 꼭 잡고 해외여행을 다녔다. 어머니는 어르신 여행 클럽을 운영할 정도였다.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아프리카 등을 여행했다. 팀은 부모 가운데 어느 쪽이 먼저 감염됐는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아버지는 일절 바깥 출입을 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외출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썼단다. 어머니가 몸이 안 좋다고 하자 포트워스에 있는 텍사스 헬스 해리스 감리병원으로 모신 것이 지난달 9일이었다. 아버지는 사흘 뒤 아프기 시작해 같은 병원에 입원했다. 팬데믹 상황에 아버지를 입원시키는 것이 옳은지 걱정을 많이 했다고 팀은 털어놓았다. “아버지에게 설명 드렸어요. 당신 손발이 되줄 누군가가 기다리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요. 의료진도 엄청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그들의 유일한 목표는 당신을 살아계시게 하는 일이다. 그러니 몇시간이고 병실에 혼자 앉아 누군가 당신을 보러 오길 기다릴 수도 있다고요.” 감염 위험을 막는다며 면회도 금지됐다. “세상에 가장 슬픈 일 중의 하나가 당신 부모님을 곤경에 밀어넣고 그저 문 건너로 지켜보는 일이더군요.”입원한 지 일주일 남짓 됐는데 어머니가 가망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됐다. 갈 준비가 됐고 어디로 갈지 알겠구나. 모든 게 괜찮아’라고요. 평화롭게 눈 감으셨어요. 병원 직원들이 가족 모두 어머니를 뵙게 해주더군요. 물론 모두 개인보호장구(PPE)를 입고서요. 직원들은 아버지도 뵙게 해줬어요. 휠체어를 손수 밀어 오시더군요. 뒤에는 모든 직원들을 거느리시고요. 병원은 두 차례 어머니를 뵙게 해줬어요. 아마 최악의 상황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아요. 어머니는 아버지가 곁에 계시는 것을 알고 계시더군요. 저희가 주위에 죽 늘어서 임종하는데 저번에 저희가 어머니 뵌 것을 기억하지 못했어요.” 그날 가족들은 아버지 커티스도 다시 볼 수 있었다. 서서히 더 안 좋아지는 것 같았다. 휠체어를 끌고 복도로 나오지도 못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나중에 들으니 블레이크란 집중치료실 간호사가 어머니 베티의 병상을 끌고 아버지 병실로 가 두 분이 손을 잡게 해줬고, 그리고 얼마 안돼 세상을 떠나셨다고 했다. 팀은 “일종의 좋은 결말 같다. 눈물이 엄청 나올 얘기지만 두 분이 동시에 가셨으니 그것도 좋은 일이다. 누군가 남아 상대의 난 자리를 안타까워 할 일도 없고, 두 분 모두 갈 준비가 돼 있으셨다. 바라건대 우리 가족 일로 다른 모두가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음을 감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모두 부모가 된다. 우리는 늘 내일의 해는 떠오르고 모든 일이 잘 되겠지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렇진 않는다. 앞날은 정말 모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생명과 직결되는데… ‘강한 대통령’ 잣대로 변질된 마스크 쇼

    생명과 직결되는데… ‘강한 대통령’ 잣대로 변질된 마스크 쇼

    전세계 코로나19 환자가 6개월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51만명이 넘었다. 경제활동을 재개했다가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살아내면서 마스크는 필수품이 됐다. 마스크 착용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건강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간단하면서도 기본적인 행동이다. 그런데 마스크가 정치적 쟁점이 돼 버린 나라가 있다. 미국이다. 미국인 10명 중 7명은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지만 대통령은 마스크를 쓴 모습이 한 번도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 여부가 친(親)트럼프, 반(反)트럼프를 가르는 잣대가 되고 있다.●지지자에겐 “지침 따르라”… 자신은 예외 행동 미국 50개주 중에서 사우스다코타 등 4개주에는 마스크 관련 기준이 아예 없다. 18개주는 마트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울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정해 시행하고 있고, 나머지 주는 실내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만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참모나 각료들이 자기 앞에서 마스크 쓰는 것은 상관없다고 말해 왔다. 지지자들에게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침을 따르라면서도 본인은 정작 예외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지난 5월 포드자동차 공장을 방문했을 때도 마스크를 썼다가 카메라 앞에서 벗었을 정도로 마스크 쓴 모습이 공개되는 걸 꺼린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지프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검은색 마스크를 하고 외부 활동을 하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라며 조롱하는 투로 언급하곤 했다. 남에게 보여지는 모습에 민감하고 ‘쇼’에 능숙한 트럼프 대통령이 왜 마스크 쓰는 건 극도로 싫어할까. 마스크를 쓰면 강력한 대통령, 이른바 ‘강한 남자’답지 않기 때문이라는 뉘앙스를 그동안 언론에 보여 왔다.4월 3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를 마친 뒤 가진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는 “난 마스크 쓰는 것이 그저 싫다. (마스크 착용은) 권고 사항일 뿐이다. 맨얼굴로 지내는 게 좋다”고 했다. 6월 17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네 차례나 “양날의 검”에 비유했다. 사람들이 반대나 항의 표시로 대통령 앞에서 마스크를 쓴다고 여기느냐는 질문에는 “그럴지도 모른다. 다른 한편으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위생에 강박증이 있을 정도로 예민한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사람들이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되풀이하고, 마스크 표면을 만진 손으로 눈과 코를 접촉하는 행태를 언급하며 부정적 측면을 지적했다. ●바이든은 “마스크 정책 일관성 없다” 비판 마스크 착용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도 트럼프 정부의 일관성이 결여된 마스크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에서는 마스크 착용 여부가 트럼프 지지자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기준이 된 지 오래다. 보건·위생 이슈인 마스크가 정치적 이슈로 변질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코로나19 상원 청문회에서 라마르 알렉산더 공화당 상원의원은 “생명과 직결된 마스크 착용 여부가 불행하게도 정치적 논란이 돼 버렸다”면서 “트럼프 지지자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반대자면 마스크를 쓴다”고 개탄했다. 이어 “그래서 대통령이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종종 마스크를 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크에 씌워진 정치 프레임을 대통령이 나서 걷어 낼 것을 요구한 것이다. ABC뉴스와 입소스 조사에 따르면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쓴다는 미국인이 4월 초 55%에서 6월 말 89%로 급증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 간 격차는 더 확연해졌다. 퓨리서치센터가 6월 16~22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1%가 외출할 때 항상 또는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쓴다고 답했다. 공화당 지지자 또는 공화당 지지 성향의 응답자 중에는 52%가 그렇다고 했고, 민주당 지지자 또는 민주당 지지 성향은 86%가 그렇다고 답했다. 무려 34% 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지난달 30일 발표된 액시오스·입소스 조사에서도 외출할 때 항상 마스크를 쓴다는 비율은 민주당 지지자가 71%로 35%인 공화당 지지자의 배나 높았다. 민주당 성향의 여론조사 전문가 마기 오메로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은 정파적 이슈가 될 이유가 전혀 없는데 트럼프가 이 문제에 비판적이면서 지지자들이 그를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공장소 마스크 쓰면 GDP 5% 감소 방지” 공화당 상하원 지도부가 뒤늦게 마스크 착용을 강하게 권고하고 나섰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행동에 그 어떠한 사회적 낙인도 찍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도 경제를 완전히 재가동하는 데 마스크 착용은 불가피하다고 힘을 보탰다. 정치인뿐 아니라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인 폭스뉴스의 숀 해니티와 스티브 두시도 지난달 30일 “대통령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쓴다면 모범이 될 것”이라며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들이 트럼프 입장을 뻔히 알면서 마스크 문제를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거론하는 이유는 뭘까. 물론 선거 때문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재개 조치를 취했던 주들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제활동 재개를 중단하는 곳이 늘고 있다. 더욱이 공화당의 텃밭과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로리다와 텍사스, 애리조나 등 남부 지역에서 재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 공화당 내부에서 우려의 소리가 높다. 지난 1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265만 8324명, 사망자는 12만 7681명이다. 워싱턴포스트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미국에서 하루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4만 5300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정점으로 여겨져 온 4월의 일일 최대 신규 환자수보다 1만명 가까이 많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지금 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하루에 10만명까지 늘어나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도 10월 1일까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8만명에 달할 수 있지만 미국인의 95%가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사망자 수는 14만 6000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트럼프의 관심을 끌 만한 마스크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한 보고서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공공장소에서 착용하면 지역사회의 봉쇄 가능성을 낮춰 경제활동 중단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손실(국내총생산의 약 5%)을 줄이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트럼프가 다급해지긴 한 모양이다. 여론조사에서 바이든과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고, 코로나19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부각되는 데다 공화당 지도부와 폭스뉴스마저 압박하자 마스크 착용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에 약간의 변화 조짐이 보인다. 트럼프는 1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을 지지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공간에서는 나도 마스크를 쓰지만,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이 지지하는 ‘마스크 착용의 전국 의무화’에는 반대했다. ●독립기념일 행사 때 트럼프 마스크 쓸지 주목 마스크는 예방 성격이 강하다. 정치인 특히 대통령의 마스크 착용은 국민에게 던지는 메시지 그 자체다. 마스크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이 정말 변했는지는 3일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에서 열리는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가 첫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유약해 보인다’에서 ‘서부극의 주인공’처럼 어울린다고 말을 바꾼 트럼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리는 8월 전당대회에 과연 마스크를 쓰고 등장해 ‘마스크 정치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지 지켜볼 일이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하루 5만여명 확진에… 트럼프 “마스크 착용 대찬성” 돌변

    하루 5만여명 확진에… 트럼프 “마스크 착용 대찬성” 돌변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말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가 ‘제2의 대확산 기점’이 될 수 있다는 이른바 ‘퍼펙트 스톰’(동시다발적인 대규모 위기) 경고가 나왔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마스크 착용에 대찬성”이라고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그간 보건당국의 경고를 무시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책임론이 비등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것을 감안한 정치적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마스크에 대찬성”이라며 “마스크가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석상에서 쓰는 것도 문제없다. 사실 나는 마스크를 썼었고 그 모습이 좋기도 했다”면서 그간 언론의 조롱거리가 될 수 있다며 착용을 극구 거부했던 입장을 바꿨다. 검은 마스크를 쓴 자신을 서부극 주인공(Lone Ranger)에 빗대기도 했다. 다만 “전국적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통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의 최근 분석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꽤 거리를 유지하는 곳이 많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마스크 찬양에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모금액은 지난달 1억 3100만 달러(약 1575억원)로 월 단위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바이든 캠프보다 100만 달러나 뒤졌고, 공화당 내에 상대 후보인 바이든을 지지하는 슈퍼팩(한도 없이 모금하고 쓸 수 있는 후원조직)이 등장했다. 이날 CNN·가디언 등은 캘리포니아주(9740명), 텍사스주(8076명), 플로리다주(6563명), 애리조나주(4878명), 노스캐롤라이나주(1843명) 등을 포함해 8개주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역대 최대치였다고 보도했다. 환자가 급증한 남부 ‘선벨트’는 공화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다. 주요 지역들은 그간 진행하던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적 해제’를 속속 미루고 있다. 뉴욕주는 식당 내 식사 허용을 전격 연기했고, 캘리포니아주는 이번 주말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취소하고 해변 접근 제한 조치를 내렸다. 맥도날드도 매장 내 식사를 허용하는 점포 수를 늘리려다 3주간 보류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 워싱턴DC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불꽃축제를 강행한다고 트위터에 썼다. 한편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한 백신을 투입하는 1차 임상시험 결과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코로나19 회복 환자보다 최대 2.8배 많이 생성됐다고 밝혔다. 아직 의학저널에 실리지는 않았지만 화이자 측은 규제 승인이 이뤄지면 연말까지 1억개, 내년 말까지 12억개 이상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미 여군 실종 용의자, 수사망 좁혀오자 극단을 선택

    미 여군 실종 용의자, 수사망 좁혀오자 극단을 선택

    미국 육군의 텍사스주 기지인 포트 후드에서 여군 일등병 바네사 기옌(20)이 실종된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가 극단을 선택했다.  육군 범죄수사단은 지난 4월 22일(이하 현지시간) 기지 안 주차장에서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눈에 목격됐던 기옌의 유해 일부가 최근 발견돼 수사 요원이 접촉을 시도하자 어린 남자 병사가 극단을 선택했다며 수사를 종결했다고 영국 BBC가 1일 전했다. 검거된 여성 민간인 용의자는 현재 기소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전직 병사와 관계가 소원해진 아내였다.  기옌의 유족들은 1일 워싱턴 DC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회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니 루페는 “우리 여동생을 안전하게 지키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육군 기지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느냐”고 되물으며 기옌이 생전에 부대에서 늘상 성희롱을 당한다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육군의 발표문에 이런 일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제3 기병연대는 별도 수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다른 언니 마이라는 동생이 실종된 다음날 영문을 모른 채 용의자를 만난 일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유족을 대리하는 변호사는 수사 요원으로부터 이번에 발견된 유해가 기옌의 주검이 맞다는 말을 들었지만 부검 결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육군 대변인 크리스 그레이는 “지금 시점에 유해의 신원을 확인해줄 순 없다. 신원 확인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언론과 대중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육군 범죄수사단과 텍사스주 레인저스, 연방수사국(FBI)과 현지 경찰이 제보를 받고 기지로부터 48㎞ 떨어진 레온강 근처에서 얕게 파묻힌 그녀의 유해 일부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곳은 한 차례 당국이 수색을 했던 지역이었다.  기옌 일등병은 휴스턴 출신인데 실종된 날 오전 무기고에 신분증과 지갑, 막사 열쇠를 놔둔 채로 종적이 묘연했다. 주차장에도 차량을 놔둔 채였다. 실종된 뒤 수색에 진척이 없자 기지와 고향 휴스턴에서 집회가 열렸다. 지난주 주의회 의원들은 가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군 간부로부터 범죄 행위를 의심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육군 범죄수사단은 지난달 초 기옌의 실종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금액을 2만 5000 달러(약 3008만원)로 올렸다.  한편 포트 후드는 최근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여파로 남북전쟁 때 인종차별에 앞장 선 장군의 이름을 딴 기지 이름을 변경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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