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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YU, 바뀐 홈 걱정 ‘훨훨’… 국산 방망이는 ‘활활’

    RYU, 바뀐 홈 걱정 ‘훨훨’… 국산 방망이는 ‘활활’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12일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열리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즌 첫 홈 개막전에 나서 시즌 2승 수확을 노린다. 개막 직후 2경기에서 부진했던 그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세 번째 경기에서 1선발 에이스로의 본모습을 되찾으며 첫 승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토론토의 바뀐 홈에서 처음으로 등판한다. MLB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캐나다에 연고를 둔 토론토 구단은 개막 직전 캐나다 정부 반대로 올해 홈구장인 로저스 센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물색 끝에 팀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구장인 살렌필드를 임시 홈구장으로 택했다. 원정팀 클럽 하우스 시설 확충, 조명탑 보강 등 마이너리그 구장을 메이저리그 구장 규격에 맞게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토론토는 정규리그 14경기 만에 홈 경기를 치르게 됐다. 그는 10일 미국·캐나다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경기장이) 괜찮을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11일은 쉬는 날이지만 경기장에 가서 그라운드 상태 등을 볼 예정이고 전체적인 느낌은 야구장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또 홈 구장에서 등판하는 소감에 대해 “당장 모레 첫 등판은 모르겠고 일주일 정도 (이동하지 않고) 한 군데서 하다 보면 적응할 것”이라며 “초반에 호텔에 머물러서 홈이라고 해도 그렇게 큰 차이는 느끼지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향후 버펄로에 따로 거주할 집을 구할 것이냐는 질문에 “올 시즌은 호텔에서 생활할 예정”이라며 “혼자 있으니 야구장에서 가까운 호텔에 머물 것”이라고 했다. 그의 아내 배지현씨와 태어난 지 석 달 된 딸은 플로리다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9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치며 팀 3연승에 힘을 보탰다. 추신수는 상대 선발 앤드루 히니에게 1회말 우익수 플라이, 3회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회말 히니의 4구째 커브를 받아쳐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중전 안타를 쳤다.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은 이날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가며 타율을 0.189에서 0.211로 끌어올렸다. 그는 8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상대 불펜 조너선 홀더를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쳤다. 하지만 후속 타자 얀디 디아스의 유격수 앞 땅볼 때 2루에서 아웃되며 득점에 실패했고 공수 교대 때 교체됐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中 ‘틱톡’ ‘위챗’ 퇴출·홍콩관리 제재·… 트럼프 자충수 되나

    中 ‘틱톡’ ‘위챗’ 퇴출·홍콩관리 제재·… 트럼프 자충수 되나

    므누신·나바로, 틱톡 인수 여부 놓고 충돌WSJ “트위터도 틱톡 인수에 뛰어들 듯”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중국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고 중국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틱톡’과 ‘위챗’을 제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과 홍콩의 관리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시켰다. 1979년 수교 이후 두 나라의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양국이 너무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미국에도 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 등 홍콩과 중국 고위관리 11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지난달 1일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을 강행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홍콩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과 테레사 청 법무장관, 샤바오룽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과 뤄후이닝 홍콩연락판공실 주임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미국 비자를 받을 수 없고 미국 내 자산도 동결된다. 그러자 홍콩 정부는 8일 “미국의 조치는 파렴치하고 비열하다”고 반박했다. 람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우리는 겁내지 않을 것”이라며 “내 미국 비자 유효기간은 2026년까지다. 미국에 갈 생각이 없으니 스스로 말소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홍콩 문제를 담당하는 뤄 주임도 “해외에 한 푼도 없다 보니 제재해 봐야 헛수고 아니겠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달러(약 11만 8000원)를 부쳐 (의도적으로) 동결 자산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홍콩 당국은 9일 “이번 발표 때 람 장관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신상털기’가 시작됐다”며 미 행정부를 고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9일 대만을 방문했다고 대만 EBC방송이 전했다. 에이자 장관은 미·대만 단교 뒤 대만을 방문한 미 행정부 최고위급 인사다. 미 고위 관료의 대만 방문은 2014년 지나 매카시 환경보호청장 이후 6년 만이다. 중국이 불가침의 성역으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의도적으로 훼손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를 자극하려는 의도다. 블룸버그는 “미 행정부의 끊임없는 ‘중국 때리기’가 대선 정국에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반전을 모색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나빠진 상황을 지렛대 삼아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선이 끝나는 11월까지 지금과 같은 ‘준전시’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몰아치기식’ 조치가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재 미중 양국은 ‘샴쌍둥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서로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완전한 단절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입증하듯 워싱턴포스트는 8일 “최근 백악관에서 므누신 장관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틱톡 인수 여부를 두고 언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도 중국 정보기술(IT) 업체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9일 “미 행정부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중국 대표 SNS 위챗을 차단하면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불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SNS 업체 트위터가 틱톡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의 미국 사업을 금지시키려 하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에 트위터도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중단시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미 기업이 중국에 뺏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회복시켜 주려는 의도임을 알 수 있다. 미국의 통신용 칩 제조사 퀄컴도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의 거래를 재개하고자 트럼프 행정부 설득에 나섰다고 WSJ는 덧붙였다. 화웨이가 삼성전자 등 다른 업체에서 대체품을 살 수 있어 제재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교도소서 1300명 확진…미국 코로나19 확진자 500만명 넘어

    교도소서 1300명 확진…미국 코로나19 확진자 500만명 넘어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8일 오후 9시(한국시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509만 5903명, 사망자는 16만 412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400만명을 넘어섰던 지난달 23일 이후 불과 보름여만에 100만명의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확산세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 확진자도 2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같은 시간 전 세계 확진자는 1957만 5366명, 사망자는 72만 4744명이다. 전 세계 확진자 중 4분의 1가량이 미국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날 미국에서는 교도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텍사스주의 한 연방 교도소에서는 재소자 1750명 가운데 전체 인원의 4분의 3 정도인 1300여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추신수, 통산 36번째 ‘리드오프 홈런’… 현역 공동 선두 달려

    추신수, 통산 36번째 ‘리드오프 홈런’… 현역 공동 선두 달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8)가 또 1회 선두타자(리드오프) 홈런을 쏘아 올렸다. 추신수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1점 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이후 세 타석은 모두 범타로 물러났고 팀은 4-6으로 역전패했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143에서 0.160(25타수 4안타)으로 소폭 상승했다. 추신수는 이날 상대 선발 숀 머나이아의 초구를 노려 홈런을 만들어 냈다. 시속 145㎞짜리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밀어쳐 좌측 담장 너머로 보내버린 것. 추신수는 지난 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도 1회초 선두 타자 홈런을 기록하는 등 올 시즌 3개 홈런 가운데 2개를 리드오프 홈런으로 장식하고 있다. 추신수는 또 개인 통산 리드오프 홈런 36개를 기록하며 현역 중 찰리 블랙먼(콜로라도 로키스), 조지 스프링어(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추신수가 선두타자 홈런을 1개 더 보태면 이 부문 역대 8위인 스즈키 이치로(은퇴·37개)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역대 1위는 리키 헨더슨(은퇴·81개)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화성여행선 첫 시험비행

    화성여행선 첫 시험비행

    미국의 민간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만든 화성 여행선 ‘스타십’의 시제품이 4일(현지시간) 텍사스 남부의 보카치카에서 약 150m를 수직으로 솟아오른 뒤 지상에 수직 착륙하고 있다. 비행에 걸린 시간은 45초였다. 스페이스X는 2050년까지 인류의 화성 이주를 실현하고자 스타십을 탑승 인원 100명의 대형 우주선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첫 번째 시험비행을 마친 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이제 화성(여행)이 현실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보카치카 UPI 연합뉴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학대받고 자란 아이, 노화·치매 더 빨리 옵니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학대받고 자란 아이, 노화·치매 더 빨리 옵니다

    아동학대 관련 소식은 들을 때마다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훈육을 빙자한 아동학대를 근절하고자 정부는 최근 민법에 규정된 부모를 비롯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습니다.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다”는 징계권은 체벌 정당화로 아동학대의 빌미를 제공해 왔다는 비판을 계속 받아 왔습니다. 어린 시절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심한 체벌이 트라우마로 남아 신체적, 정신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들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 워싱턴대,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실험심리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어린 시절 정신적, 신체적 학대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사춘기가 빨리 찾아오고 세포와 뇌의 노화 속도가 빠르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심리학회에서 발행하는 심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심리학 회보’ 8월 3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에 겪은 트라우마가 성인이 되고서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79개 논문과 보고서를 메타분석했습니다. 이들 연구 분석 대상은 총 11만 6000여명에 달합니다. 메타분석은 비슷한 주제로 연구된 문헌들을 통계적으로 통합하거나 비교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해 내는 연구 방법입니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언어적·신체적 폭력, 정서적 방임, 방치 등을 겪은 성인들의 각종 건강 지수를 분석한 것입니다. 연구 결과 어린 시절 학대에 관한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염색체 손상을 막아 주는 텔로미어가 훨씬 짧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신체 세포와 뇌 세포의 노화 속도가 또래보다 2~3배 빠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아동기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은 대뇌 피질의 두께도 얇아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미국 노터데임대 생물학과, 미시건대 인류학과, 듀크대 통계과학과·진화인류학과, 텍사스 샌안토니오대, 프린스턴대 생태진화생물학과, 케냐 나이로비 케냐국립박물관 영장류연구소 공동연구팀도 개코원숭이 192마리를 대상으로 관찰실험을 한 결과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경험하면 성인이 되고서 정상적인 사회적 관계를 맺고 삶을 영위하더라도 스트레스지수가 일반인들보다 높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8월 4일자에 실렸습니다. 일반적으로 타인과 강한 사회적 관계를 갖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지수가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경험한 개코원숭이들은 성인이 되고서 정상적인 어린 시절을 지낸 개코원숭이들처럼 생활하더라도 스트레스를 쉽게 받고 평소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도 9~14%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랑의 매’ 또는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정도의 훈육’을 정량적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 대 때리는 것은 괜찮고 두세 대를 때리는 것은 안 된다고 딱 잘라 이야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훈육의 기준은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체벌 없이 훈육하는 방법을 아이와 함께 고민할 때 아이도, 부모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겁니다. 내 맘처럼 되지 않는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오늘도 고민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edmondy@seoul.co.kr
  • 비료 주성분·폭발물 원료…北용천역 폭발 사고 주범

    비료 주성분·폭발물 원료…北용천역 폭발 사고 주범

    질산암모늄(NH4NO3)은 농업용 비료의 주성분인 동시에 화약 등 폭발물 원료로도 사용되는 두 얼굴의 물질이다. 실온에서는 무색무취한 덩어리 모양을 이루며 인화 성질이 강해 고온 상태가 되거나 가연 물질이 닿으면 매우 강하게 폭발한다. 건설·채광용 폭약 제조에도 쓰인다. 강력한 폭발력은 질산암모늄이 암모늄 및 아산화질소, 수증기로 순식간에 분해되는 순간 발생한다. 대다수 국가에서는 보관환경을 규제하고 있다. 2004년 4월 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 사고도 질산암모늄을 실은 화물열차에 불꽃이 옮겨붙으며 발생했다. 당시 사망자는 최소 150여명, 부상자는 1300여명으로 추산됐다. 169명의 희생자를 낸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정부청사 테러, 202명이 사망한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 폭탄 테러에 모두 질산암모늄이 사용됐다. 1947년 텍사스시 항구에서도 질산암모늄 2300여t이 폭발한 적이 있는데, 당시 16㎞ 밖 사람이 쓰러질 정도로 강력했다고 한다. 당시 사고는 600명 가까운 희생자를 내며 ‘텍사스 대재앙’으로 불리기도 했다. 질산암모늄 1㎏은 트리니트로톨루엔(TNT) 0.42㎏에 맞먹는 폭발력을 갖는다. 이날 레바논 정부 발표대로 2750t의 질산암모늄이 폭발한 게 사고 원인이라면 TNT 1155t이 폭발한 셈이다. 이는 초기 초소형 핵탄두와 비슷한 위력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한발 빠른 공공와이파이·IoT… 더 똑똑해지는 ‘스마트 구로’

    한발 빠른 공공와이파이·IoT… 더 똑똑해지는 ‘스마트 구로’

    이성 구로구청장은 부끄러움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흔히 3선 구청장이면 구민들 앞에서 얘기도 잘하고 노래도 한가락 뽑을 정도로 넉살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구청장은 고개를 숙이고 인사만 하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겉모습만 보고 그가 소심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고건 시장 시절 서울시 시정개혁단장을 맡으면서 서울시 3대 천재로 불린 이 구청장이 이제까지 추진해온 사업을 보면 대범함을 넘어 스케일이 다르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서울시가 이제야 추진하는 공공와이파이 설치를 구로구는 이미 완료했고, 아직 시작도 하지도 않은 사물인터넷(IoT) 인프라도 이미 구축을 마쳤다. ‘디지털 구로’를 넘어 ‘스마트 구로’로 가고 있는 구로구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구로구 전역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들었다. 서울시가 이제 시작하는 사업인데 어떻게 된 것인가. “우리 구로구가 사업을 좀 일찍 시작했다. 2014년 12월에 무료 공공와이파이 보급을 시작해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처음에는 가계 통신비를 줄여주고, 인터넷 접근성 등 보편적 디지털복지를 이루기 위해서 시작했는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현재 구로구에 자체적으로 설치한 무료와이파이존은 661곳이고, 서울시와 정부가 설치한 것까지 합치면 964곳이 된다.” -실제 경제적으로 효과가 있나. “당연히 있다. 숫자로 말하면 지난해 약 13억원의 데이터 이용료 절감 효과를 거뒀다. 먼저 마을버스 86대에서 운영하는 와이파이존에서 지난해 79만 4071명이 3만 1749GB를, 구로 와이파이존에서 83만 4346명이 5만 5206GB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를 합치면 대략 8만 6955GB인데, 통신사 데이터 이용료가 MB당 평균 15원인 점을 감안하면 13억원이 조금 넘는다.” -IoT 기반도 이미 마련했다고 들었다. “자체적으로 IoT 전용 통신망 ‘로라’(LoRa)를 만들었다. 2018년부터 시작해 현재 구로구 81곳에 IoT 전용망이 깔려 있다. 이를 기반으로 주차면에 설치한 IoT 센서와 주차안내 애플리케이션(앱)을 연계해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에 대한 실시간 주차정보를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주차 공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와 주차 예약, 결제 등 간단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별로 주차장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파악해 도시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공공와이파이도 그렇고, IoT도 그렇고 좀 사업을 빨리하는 것 같다. “구로구는 서울의 다른 도시보다 정보통신(IT) 관련 기업이 많다. 이 때문에 다른 곳보다 빨리 인프라를 깔아주면 기업들이 구로구를 다양한 사업과 프로젝트의 테스트베드(시험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른 도시들은 인프라투자보다 자체 앱 개발이나 운영체제 개발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런데 구로구는 유독 인프라 투자에 집중한다. 이유가 뭔가. “앞에 얘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공공에서 인프라 투자를 하지 않으면 기업들의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공공이 집중해야 할 것은 기업들이 와이파이망이나 IoT 망을 이용해 다양한 구상과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마당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가 인터넷과 IT 산업 강국이 된 것도 어떻게 보면 공공이 관련 인프라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당장 빛이 나는 사업을 하는 것보다 구로가 스마트 도시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훨씬 중요하다.” -구로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스마트 도시 관련 서비스는 무엇이 있나. “많다. 먼저 홀몸어르신과 어린이집, 특수학교 학생들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취약계층 안심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홀몸어르신의 경우 가정 내 움직임 센서를 설치해 수면 중 위급상황 등을 체크해 보호자에게 알린다. 어린이집과 관련해선 아이의 등·하원, 위치 확인 등의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위험시설물 안전관리 예·경보 서비스 ▲홀몸어르신 ‘스마트 토이로봇’ 보급 ▲스마트 보안등 등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자랑할 기회 좀 드리겠다. 6월에 다산목민대상 대통령상(대상)을 받았다. “IT를 활용해 주민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책들을 펼쳤다고 과분한 상을 받았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 -너무 짧다. “하하. 보시는 분들이 평가하면 된다.” -코로나19로 많이 힘들 것 같다. 지역 내 감염이 적지 않다. “최선을 다하지만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코리아빌딩 콜센터와 만민중앙교회 감염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현장에서 최대한 확산 방지를 위해 뛰고 있다. 추가 확산이 우려되는 시설에 대한 주민 접근을 막고, 관련자 전원이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임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했다. 또 대형교회를 설득해 온라인 예배 전환도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워킹스루’(Walking Thru)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처음 도입하는 등의 조치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해고 없는 도시 구로’라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코로나19가 국민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생계도 위협하고 있다. ‘해고 없는 도시’ 선언은 기업이 경영난으로 직원을 해고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기업이 고용보험에 신규 가입하는 경우 ‘두루누리 사회보험료’(고용보험·국민연금) 사업자 부담분을 6개월간 전액 지원한다. 고용보험 가입 업체를 대상으로 직원의 유급휴직 시 지급해야 하는 휴업·휴직수당 중 사업자 부담금도 6개월간 제공한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 -교육환경 개선 사업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 “도서관을 지역에 좀 많이 늘리려고 한다. 2010년 7월 40개였던 지역의 도서관 수가 올해 6월 기준 107개로 2.5배 정도 늘었다. 현재 공공도서관 17개, 작은도서관 87개, 스마트도서관 3개가 운영되고 있다. 특히 천왕역, 신도림역, 개봉역에는 스마트도서관을 만들어 주민들이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유니세프로부터 아동친화도시 국제 공식인증도 받았다. “정부보다 앞서 0세아 의료비 지급, 12세 이하 필수 예방접종 지원, 둘째 자녀 0세아 양육수당 지급 등을 시행했다. 또 국공립 어린이집을 87개로 늘리고, ‘어린이 안전조례’도 만들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곧 시민들이 살아가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이성 구청장 ▲경북 문경 출생(1956) ▲덕수상업고등학교, 고려대 법과대학 졸업, 미국 텍사스주립대 행정학 석사(2006-2008) ▲제24회 행정고시 합격(1980) ▲청와대 행정비서실 행정관(1994) ▲서울시 시정개혁단장(2000) ▲구로구 부구청장(2002~2006)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2008) ▲서울시 감사관(2009) ▲구로구 구청장(2010~) ▲부인 홍현숙과 4남 ▲저서 ‘이성 단장의 온가족 세계 배낭 여행기’, ‘돈바위산의 선물’, ‘구로날씨, 맑음’
  • 하늘에서 뚝…팔레스타인 9살 소년, 머리에 총 맞고도 멀쩡

    하늘에서 뚝…팔레스타인 9살 소년, 머리에 총 맞고도 멀쩡

    계속 졸음이 쏟아진다는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보니 머리에 총알이 박혀 있었다. 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한 소년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고 보도했다. 원인 모를 졸음에 시달리던 9살 소년은 지난달 31일 수술 후 회복 중이다. 소년을 진료한 의사는 “머리에 작은 상처와 혈흔이 있었다. 총상이 분명했지만, 총알이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의료진은 소년의 머리 왼쪽 뒷부분에서 총알을 발견했다. 총알은 뇌 중요 부분을 관통한 후 두개골 뒤쪽에서 멈춰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계속 졸린 것 외에는 특별한 이상 없이 너무나도 멀쩡했다. 말도 잘했다. 기적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총알이 뇌 중요 부분에 박혔지만 놀랍게도 손상 정도는 미미했다”면서 “살짝만 빗맞았어도 뇌 손상이 훨씬 심했을 것이며, 신경학적 문제도 남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곧바로 소년의 두개골에 박힌 총알을 제거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현재 소년의 상태는 매우 안정적이며 의사소통에도 별문제가 없다.소년과 소년의 어머니 모두 총에 맞았을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구들과 놀던 소년이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게 전부였다. 그렇다면 총알은 어디에서 발사된 걸까. 현지 경찰은 이슬람교 2대 축제 중 하나인 ‘이드 알아드하’를 기념하며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린 축포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축포 총탄에 사람이 맞는 일은 심심찮게 벌어진다. 미국 텍사스주에서도 2020년 새해 전야를 맞아 이웃 주민이 쏜 축포에 목을 맞은 60대 여성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2017년 인디애나주에서는 독립기념일을 맞아 축포로 하늘에 쏜 총알에 13세 소년이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었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결혼식 축포가 전선을 잘라 23명이 감정을 당했으며, 2005년 마케도니아 새해 축제에서도 길 가던 소녀가 날아온 축포에 맞아 숨졌다. 전문가들은 하늘을 향해 쏜 축포가 다시 땅으로 떨어질 때는 가속도가 붙는 데다, 어디로 떨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1947년 미 육군 실험결과, M1 개런드 소총은 18초 만에 2740m 상공까지 도달했으며, 이후 31초 동안 초속 90m로 낙하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19에 남편 잃은 美 여성의 부고, “업보가 트럼프 찾아갈 것”

    코로나19에 남편 잃은 美 여성의 부고, “업보가 트럼프 찾아갈 것”

    사랑하는 남편을 코로나19에 빼앗긴 미국 텍사스주 제퍼슨에 사는 주부가 3일(현지시간) 지역 신문 제퍼슨 짐플큐트에 격정 넘치는 부음을 게재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을 공격해 눈길을 끌었다. 스테이시 내기는 트위터에도 부고를 올렸는데 남편과 다른 모든 무고한 이들의 죽음이 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목숨보다 인기와 투표를 걱정한 트럼프 대통령과 그레그 애봇 텍사스주 지사, 다른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이라고 공개 언급했다. 그녀의 남편 데이비드 내기(79)는 지난달 22일 롱 뷰의 크리스투스 굿 셰퍼드 병원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뒀는데 이날까지 코로나19 때문에 목숨을 잃은 7000여명의 텍사스주 주민 가운데 한 명이었다. 고인은 다섯 자녀와 수많은 손주와 증손주를 남겼다. 그녀는 이어 “더불어 비난 받아야 할 이들은 의료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르지 않고,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을 권리라고 믿으며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일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은, 많은 무지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이기적인 사람들”이라고 덧붙였다. 제퍼슨 짐플큐트의 온라인 기사를 구할 수 없어 여러 사람들이 부고가 실린 지난달 30일 치 신문 지면을 촬영한 사진들을 공유하는 색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제퍼슨은 주의 동부에 위치해 있으며 댈러스에서 265㎞ 떨어져 있다. 인구는 1961명이라고 비즈니스 인사이더 닷컴은 전했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에 직접 부고를 퍼다 날았다. 스테이시는 남편이 생애 마지막 날들을 감염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가족들과도 함께 하지 못했다며 스스로 굉장히 낙담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남편 데이브는 자기 할 일을 다했는데 당신네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정치인들과 마스크 반대론자들을 겨냥한 뒤 “모두 부끄러운줄 알아라. 업보가 당신네 모두를 찾아갈 것!”이라고 다소 섬뜩한 말을 남겼다. 매체는 스테이시와 접촉하려 했으나 아직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일기장’과 권력의 야만, 그 평범성과 폭력성

    [강남순의 낮꿈꾸기] ‘일기장’과 권력의 야만, 그 평범성과 폭력성

    “왜 일기장을 선생님께 검사받아야 해요?” 독일에서 유아원을, 미국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다가 한국에 와서 초등학교 5학년에 들어간 나의 아이가 묻던 질문이다.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일기 숙제를 할 때마다 아이는 이 질문을 했다. 한글보다는 영어로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그래서 아이가 영어로 먼저 일기를 쓰면 내가 한국어로 번역하고, 아이는 그것을 제출할 일기장에 옮겨 쓰곤 했다. 매일 저녁 해야 했던 이 숙제가 아이에게는 지독하게 ‘부당한 것’이었다. 일기란 다른 사람이 보면 안 되는 것이라고 알고 있던 아이에게, 일기가 선생님께 제출하고 도장받는 ‘숙제’라는 것이 납득되지 않았다. 나는 이런저런 설명을 억지로 하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아이를 이해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두 살 때 떠나서 독일과 미국에서 ‘공교육’을 받고 한국에 돌아온 아이에게, ‘일기 제출 숙제’는 자신이 한국에서 경험하는 ‘부당한 것’들 중 하나였다.●나치 피해자 유대인, 팔레스타인엔 현재 가해자 아이가 왜 일기장을 내야 하는지 학교에서 질문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선생님도 ‘숙제’라고만 했고, 반 아이들도 ‘바보같이 그것도 몰라? 그게 숙제니까 내야지’ 하며 놀렸다고 한다. 도처에서 ‘왜’로 시작하는 무수한 질문을 해 오던 아이는, 점점 한국 학교는 질문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숙지한 듯하다. 항의성 질문은 집에서만 하기 시작했다. ‘왜’ 일기를 숙제로 내야 하는가, ‘왜’ 운동장에서 한 학년 높다고 학년이 낮은 아이의 공을 마구 빼앗는가, 다른 아이가 잘못했는데 ‘왜’ 반 전체가 모두 벌을 받아야 하는가 등 대부분의 아이에게는 당연하고 익숙해서 ‘아무것도 아닌 일’이, 그 아이에게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폭력적인 일’이었다. ‘여기는 나를 사람 취급 안 해’라는 말이 아이의 입에서 나오는 횟수가 점점 많아졌다. 학교는 ‘교육 권력’을 가지고, 운동장의 아이들은 ‘학년 권력’을 가지고, 도처의 어른들은 ‘나이 권력’으로 한 아이가 고유한 ‘인격적 존재’임을 부정한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는 스스로 표현은 못 했지만, ‘나는 개체성을 지닌 한 인간이다’라고 항의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나를 사람 취급 안 해’ 하던 한 아이의 경험 그리고 그 아이가 일기 숙제에 항의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2019년 8월 9일 이후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인 소위 ‘조국 사태’와 관련돼 무수하게 쏟아진 기사 중에서 유독 나의 눈길을 끄는 항목이 있었다. ‘일기장 압수’이다.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집을 11시간 동안 수색하면서 조 전 장관 딸의 일기장을 압수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쓰던 일기장까지 압수하려 했지만, 결국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기만을 압수해 갔다고 한다. 나는 이 기사를 읽으며 ‘법 집행 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지독한 야만의 모습을 느꼈다. ‘그까짓 일기장’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기장 압수’가 내게는 ‘사람 취급하지 않는’ 법 집행 권력의 야만성과 폭력성의 단면으로 보였다. 일기란 무엇인가.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일기를 쓴다. 한 인간이 스스로 ‘개체성을 지닌 존재’임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것이다. 일기란 자신이 자신과 나누는 가장 사적인 대화이다. 일기의 유일한 독자는 자기 자신이어야 한다. 자신의 일상사를 기록하기도 하고, 복잡한 상념을 정리하기도 한다. 또한 새로운 각오를 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고민과 딜레마를 적기도 하는 공간이다. 일기에는 사실적 표현, 상징적 표현, 또는 특정한 정황을 알아야만 그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표현도 있다. 객관적 정보만을 기록한 ‘일지’와는 근원적으로 다르다. 일기란 개별인으로서의 한 인간의 고유한 존재 방식인 것이다. 무슨 엄청난 국가적 반역죄라도 저지른 사람인가. 법 집행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지극히 사적인 일기까지 압수한 후, 그 일기를 어떻게 소비했을까. 일기장에 나오는 글귀에서 혹시나 자신들이 이미 구성한 틀에 들어맞는 단서라도 있을까 하여 여러 사람이 번갈아 돌려 보았을 것이다. 마치 조립된 장난감을 뜯어내듯, 한 사람의 내적 세계를 담은 글들을 조각내어 분해했을 것이다. 법 집행 권력의 야만성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법 집행 권력이 그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모든 사건들에 공평하게 행사돼야 한다. ‘선별적 법 집행’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법 집행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집행 과정에서,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하는 인간 존중 정신을 그 기본적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조 전 장관 딸의 고등학생 시절 일기장까지 압수수색하는 그 법 집행 권력은, 공평하거나 또는 인간 존중의 정신은 부재한 폭력적 남용이다. 문제는 이렇게 인간 존중 정신이 부재한 폭력적 권력 남용의 문제가 우리의 일상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옷을 입고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 국가 인권위원회가 정부에 입법을 권고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지금까지 7차례나 추진됐지만 이제껏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커다란 걸림돌은 기독교 단체들이다. 지난 6월 29일 이 법이 다시 발의되자마자, 예상대로 수백 개의 기독교 단체들이 결사적인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동성애 옹호법’이라고 왜곡하고 있다. 기독교 주류 교단에 속한 교회들조차도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목회자들이나 신학대학생들을 ‘이단’ 또는 ‘범죄자’ 취급하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행사되는 ‘종교 권력’이 어떻게 야만성을 드러내면서 성소수자들은 물론 그들과 연대하는 사람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지 보여 준다. 1938년 나치 독일이 세운 첫 ‘죽음의 강제수용소’라고 알려진 오스트리아 린츠의 ‘마우트하우젠 강제수용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수용소 박물관에 전시된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관한 자료들을 살펴보다가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한 사진이 있었다. 수용소에서 해방된 유대인들이 독일군을 죽여 발가벗긴 주검 위에 나치 문양을 새기고, 온몸에 상처를 내어 수용소 철조망에 X자로 걸어 놓은 사진이었다. 철조망 위 독일군의 시체 사진은 그가 얼마나 끔찍한 죽임을 당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었다. ‘과거의 피해자’들이었던 유대인들이 연합군의 승리 후 수용소에서 해방을 맞이하면서 어떻게 ‘현재의 가해자’로 변모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진이었다. 나치 시대의 피해자였던 유대인 집단이 ‘이스라엘’이라는 국가 권력을 가지게 되면서, 팔레스타인에 무자비한 공격을 가하는 것과 같다. ‘과거의 피해자’들이 권력 집단을 구성하게 될 때 ‘현재의 가해자 집단’으로 전락하곤 한다. ‘과거의 피해자성’을 현재 타자들에 대한 폭력과 야만성을 정당화하는 담보로 삼곤 하는 경우이다. 베르나르 앙리 레비는 그의 책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권력의 야만성’에 대해 예리한 분석을 한다. 그의 분석은 권력을 가지게 된 이들이 권력의 유지와 확장 그리고 절대화를 위해 어떻게 폭력적 ‘야만성’을 드러내는가를 보여 준다. “권력 없는 사회는 없고, 남용 없는 권력은 없다”라는 레비의 말은 우리의 일상 속에 자리잡고 있는 다층적 권력 구조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하도록 촉구한다. ‘권력’ 자체는 좋거나 또는 나쁜 것이 아니다. 다만 그 권력을 어떻게, 무엇을 위해, 누구의 이득을 확장하는 데에 사용하는가에 따라서 권력의 기능은 천차만별이다. ●개체성 무시하는 권력은 야만적 집단권력 전락 우리의 일상 세계에서 법 집행 권력, 교육 권력, 종교 권력, 과거 피해자 권력, 젠더 권력, 재벌 권력 또는 언론 권력 등 모두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양태의 권력은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그리고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권력의 야만성은 한 사람의 삶을, 가족들의 삶을 그리고 모두의 인간됨을 파괴하고 짓밟는다. 그렇다면 ‘인간의 얼굴을 한 권력의 야만성’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여타의 권력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이 있다. ‘추상적 인간 존중’이 아니라 ‘얼굴’을 가진 개별인으로서의 ‘인간 존중’이다. ‘얼굴이야말로 윤리가 시작되는 자리’라는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기장’이 상징하는 것은 사회를 구성하는 개별인들의 ‘개체성’이며 고유한 ‘얼굴’이다. 그 개체성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취급하는 권력은, 어떤 양태의 권력이라 해도 야만화된 집단 권력으로 전락한다. 모든 권력이 무엇보다도 한 개별인을 사람으로 취급하고 존중하는 권력이 돼야 하는 이유이다. 글 텍사스 크리스천대,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교수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나이 잊은 추신수, 장외 홈런으로 2경기 연속포

    나이 잊은 추신수, 장외 홈런으로 2경기 연속포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리드오프 추신수가 바다로 떨어지는 장외 홈런을 쳤다. 2경기 연속 홈런이다. 추신수는 3일(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제프 사마자의 시속 138㎞짜리 커터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겨 매코비만에 떨어지는 장외 홈런을 터뜨렸다. 매코비만에서 카누 등을 타고 대기하고 있던 야구 팬들이 홈런볼을 건져 올렸다. 이날 추신수는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2타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0.125에서 0.150으로 끌어올렸다. 9-5로 이긴 텍사스는 2연패에서 탈출했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은 이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원정 경기에 교체 출장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좌타자 최지만은 지난달 27일 커리어 첫 우타석 홈런을 때려낸 뒤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류현진은 오는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첫 승을 노린다. 류현진은 지난 두 차례 등판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특히 두 번째 경기에서는 시즌 첫 패를 안았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친정‘ 공화마저 실색 “선거일 바꿀 수 없다” 트럼프도 ‘그게 아니라’

    ‘친정‘ 공화마저 실색 “선거일 바꿀 수 없다” 트럼프도 ‘그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연기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바로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대선 연기 관련 질문에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 “난 여러분보다 훨씬 더 선거와 결과를 원한다”며 “나는 연기를 원치 않는다. 나는 선거를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난 (결과까지) 몇달을 기다려야 하고 그러고 나서 투표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혀 우편투표 문제를 지적했다. 트위터에 다시 글을 올려 대선을 연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우편투표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날 최악의 성장률 발표 직후 대선을 연기하자는 ‘폭탄 트윗’으로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었는데 공화당 주요 인사들마저 즉각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섰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1월 3일 선거는 고정 불변이며, 과거 위기 상황에서도 선거는 치러졌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도 “연방 선거 역사에 선거를 미룬 적이 결코 없다.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친(親)트럼프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난 우편투표가 유일한 투표 수단이 되는 데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도 “선거를 미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 등이 보도했다. 이어 “난 우리가 11월에 안전하게 직접 투표를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거 연기는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법사위 소속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상원의원은 선거 일자가 법으로 정해져 있다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법의 지배에 기초한 나라이며 따라서 우리가 법을 바꾸기 전까지는 누구라도 아무 것도 바꿀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 나라의 한 개인이 뭐라고 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헌법이나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법을 따르길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코 루비오(플로리다주) 상원의원도 취재진에게 “1845년 이래 우리는 11월 첫 번째 주 화요일에 대선을 치렀다”면서 “우리는 올해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워의원도 ‘선거사기’가 우려스럽다면서도 연기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크리스 수누누 뉴햄프셔 주지사도 주(州) 선거 시스템이 안전하고 믿을 만 하다며 “뉴햄프셔 선거는 11월 3일 열린다. 끝“이라고 딱잘랐다.구체적 증거 없이 우편투표의 선거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대선의 합법성 자체를 뒤흔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선언’이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 서둘러 선을 그으며 역풍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의 당내 구심력이 약해진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대선연기론에 대한 민주당 팀 케인(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의 질문 공세에 진땀을 뺐다. 그는 “우리 모두는 모든 이들이 믿을 수 있는 선거를 치르기를 원한다”면서도 “난 이 자리에서 바로 법적 판단을 내놓지는 않으려고 한다. 법무부와 다른 인사들이 법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답했다고 더 힐 등이 전했다. 케인 상원의원은 하버드 법대를 나온 변호사 출신인 폼페이오 장관이 대통령의 선거일 변경 권한 여부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 자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일자를 변경할 아무런 권한도 없으며 끔찍한 국내총생산(GDP) 실적으로부터 주의를 딴 데로 돌리기 위한 속임수라고 개탄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주)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리트윗하며 선거일 결정 권한이 의회에 있다는 헌법 2조1항 문구를 올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윗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겁에 질려 있다. 그는 그가 조 바이든에게 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소속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도 “분명히 해두자.트럼프는 선거를 연기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청약경쟁률 234 대 1… 중국 부동산 광풍 코로나도 못 막다

    청약경쟁률 234 대 1… 중국 부동산 광풍 코로나도 못 막다

    지난달 21일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深)시 광밍(光明)구 진룽제(金融街) 화파룽위화푸(華發融御華府) 아파트단지 394가구 신규 분양 청약에 8998명이 몰렸다. 청약 당첨 확률은 4.37%밖에 안 된다. 청약금이 1인당 100만 위안인 만큼 90억 위안(약 1조 5500억원) 가까운 자금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전날인 20일 밤 선전시 바오안(寶安)구 신진안하이나궁관(新錦安海納公館)단지 5가구 분양에도 청약자 1171명이 몰렸다. 신진안하이나궁관 청약당첨 확률은 고작 0.4%에 불과하다. 주택 1채를 놓고 234명이 경쟁한 셈이다. 앞서 3월 선전시에선 신축 아파트 288채가 온라인에서 8분 만에 완판됐다. 지난 28일 기준 전 세계 사망자 수가 65만명을 돌파했을 만큼 무서운 코로나19도 중국의 집값 상승세를 꺾지 못한 것이다. 1년 전 2000여가구 가까운 1차 분양 물량이 나왔을 때 927명만 청약에 참여했던 상황과 비교할 때 상전벽해나 다름없다. 중국 최대 부동산 중개업체 중 한 곳인 롄자(家) 자오원하오 상하이지사 중개사는 “지난 3월에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할 때부터 주말에는 점심도 먹지 못할 정도였다”며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다수는 중국 위안화가 세계 경기의 급속한 하강으로 평가절하할 것을 우려해 주택을 일종의 피난처로 생각하며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부동산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시를 필두로 중국에 부동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2분기 경제성장률이 3.2%를 기록하는 등 경제회복에 가속이 붙으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경기부양을 위해 푼 돈이 부동산으로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신용융자 대출 규제를 푼 점도 부동산 구매를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달 부동산 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증가했다. 5월(8.1%)의 증가세도 뛰어넘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경제 지원에 주력하면서 건설 활동 활성화와 신용규제 완화에 주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도시의 주택 가격이 지난 6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상승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주택 투자는 코로나19 사태의 한복판이던 지난 2월 주택 투자가 급감했는데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 1.9% 증가했다. 중국 최대 주택건설업체인 중국헝다(恒大)그룹은 3월부터 부동산 판매가 급증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1월 전망치보다 23%나 높였다고 WSJ는 덧붙였다. 이에 힘입어 부동산 투자를 위해 대기하는 자금도 천문학적 규모에 이른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부동산에 몰린 돈은 무려 52조 달러(약 6경 2700조원)에 이른다. 이 같은 규모는 미국 부동산 시장의 2배이고 미국 채권시장 전체를 넘어선다. WSJ는 “(이를 근거로) 많은 경제학자들은 중국 부동산 버블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넘어섰다”고 경고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의 부동산 시장 버블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미국의 2000년대 부동산 고점을 뛰어넘은 데 이어 미국과의 격차를 점점 크게 벌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06년 기준 연간 9000억 달러가 몰리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곤두박질친 미 부동산 시장은 2010년 하반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는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중국 시장은 2015년 9100억 달러로 미국을 추월했고 올해 6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무려 1조 4000억 달러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WSJ는 “지난달 유입 자금은 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 소매업체에서 일하는 한 중국인은 “선전에 부동산을 구매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부동산에 납치됐다”고 말했다. 사실 중국에서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택 소유가 불법이었지만 지난 1998년 주택소유권을 인정한 뒤 현 중국 도시 가구의 95%가 한 채 이상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미국의 주택보급률 65%보다 훨씬 높다. 중국 부동산 붐은 그간의 경제 성장을 이끈 촉매제이자 중국 중산층의 부의 원천인 동시에 정부 재정을 불려 주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기업으로 가야 할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며 부작용도 속출했다. 시대적 광풍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동산 투자에 나섰던 많은 가구들이 엄청난 빚에 시달리게 됐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19년까지 10년간 가계대출 증가액 11조 6000억 달러 가운데 중국이 57%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의 비중은 19%에 그쳤다. 일부 중국 도시의 주택 가격은 이미 집값이 세계 최고 수준인 도시와 맞먹는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2018년 현재 중국 전체의 평균 주택 가격은 평균 소득의 9.3배로, 미국 샌프란시스코(8.4배)보다 높았다. 톈진(天津)의 고급아파트 가격은 1㎡당 9000달러로, 영국 런던 최고가 지역의 평균 가격 수준이다. 하지만 런던 시민의 가처분소득은 중국 톈진보다 7배나 높다.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달아오르는 것은 중국 경제에 희소식이지만, 부동산 가격의 거품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로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017년부터 “주택은 살기 위한 곳이지 투기를 위한 곳이 아니다”라며 부동산 시장 단속에 나섰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주택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담보대출이 포함된 가계금융 차입 비율이 57.7%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부동산 매수자들은 정부가 시장이 무너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란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주택 가격이 폭락할 경우 대다수 중국 가계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사회 불안을 조성할 수 있는 만큼, 도시 부동산은 경제 상황에 관계없이 안전한 투자처가 될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는 얘기다. 돈 많은 중국인 입장에서는 계속 주택 구매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중국인 부동산 투자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가 돈을 찍어내기 시작하면 미국에서는 증시가 상승하지만 중국에서는 집값이 계속 오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지방정부들이 보유 토지를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하고 주택가격을 올리기 위해 구매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내 최소 26개 성에서는 선수금 조건을 완화하거나 보조금을 주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당황한 중국 중앙정부는 산둥성 지난(濟南), 광둥성 광저우(廣州) 등 12개 도시에 부동산 규제 완화를 불허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중국 시난(西南)재경대 중국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무주택자들의 주택구매 수요는 떨어진 반면 다주택자들의 주택구매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가계금융 전문가 간리(甘犁) 텍사스 A&M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것은 투기의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투기 수요가 증가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주택을 주식시장이나 해외 자산보다 더 안전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라며 “팬데믹으로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렸기 때문에 투자할 여지가 늘었고, 이는 곧 더 큰 주택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마스크 안쓴다” 美 의원 확진, 정관계 ‘코로나 포비아’

    “마스크 안쓴다” 美 의원 확진, 정관계 ‘코로나 포비아’

    오브라이언 보좌관 이어 고머트 의원 확진마스크 안 쓰고 청문회 참석해 확산 우려바 법무장관와도 마스크 없이 밀착 접촉동료 의원들 자가격리 “이기적 한명 때문”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7일 코로나19을 확진받은 데 이어 이틀뒤 공화당 소속 루이스 고머트 하원의원의 확진소식이 알려졌다. 둘 다 주요한 인물인만큼 수많은 정관계 사람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간) 고머트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텍사스행에 동행하기 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가 확진 소식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CNN 인터뷰에서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했던 고머트 의원은 실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공중이 모이는 장소를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고, 청문회 전에 역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바 장관과 가까이 서서 걸어가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법무부는 바 장관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머트 의원은 트위터에 스스로 무증상이라고 올렸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에 전염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 공화당 소속 케이 그레인저 하원의원은 최근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탔었다면 자가격리를 하겠다고 전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또 민주당 소속 라울 그리잘바 하원의원도 자가격리를 하겠다는 내용으로 성명으로 내고 “일정에 차질이 생겼고, 의원실 직원들에게도 영향이 간다. 이기적인 국회의원 한명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나마 원격투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지역구에 머무는 의원들이 많은 상황이다. 백악관도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확진 소식에 긴장 중이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 그를 본 적이 없다. 전화 해볼 것”이라며 최측근임에도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난 마스크 안 써도 돼” 고머트 미 공화 하원의원 코로나19 확진

    “난 마스크 안 써도 돼” 고머트 미 공화 하원의원 코로나19 확진

    평소 마스크를 벗은 채 의회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루이스 고머트 의원은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텍사스 행에 동행하기 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고머트 의원은 최근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의회 안을 돌아다녔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는 지난달 CNN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이 정기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고 당당히 밝혔다. 그는 이날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자신의 의원실에 가 직원들에게 직접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통보한 것도 입길에 올랐다. 물론 이 때는 마스크를 쓴 채였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고머트 의원은 전날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한 하원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에도 참석했다. 청문회에서는 의원들이 거리를 두고 착석했지만 고머트 의원은 청문회 전에 바 장관과 가까이 서서 걸어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둘 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였다. 고머트 의원은 5시간 정도 이어진 청문회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사회적 거리 두기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법무부는 바 장관이 이날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은 트위터에 “고머트 의원이 빨리, 그리고 완전히 회복하길 바란다”면서 “필요한 예방조치를 거부하면 모두를 위험에 빠뜨린다. 난 모든 의원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해왔고 이번 일이 모든 동료에게 교훈이 되길 바란다”고 일침을 놓았다. 민주당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총무는 “고머트 의원을 비롯해서 너무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엄청나게 무책임하게 굴고 있다. 고머트 의원은 당장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은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439만 491명, 사망자 수를 15만 34명으로 집계했다. 희생자가 15만명을 넘긴 것은 지난 2월 6일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리타 카운티에서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지 174일 만이다. 또 사망자가 10만명을 넘긴 5월 27일로부터 63일 만에 5만명이 더 늘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28일 일부 주지사들과의 전화 회의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자연스럽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외식을 삼가는 등 더 절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소 무섭고 가혹하게 들릴지 모른다”면서도 아이들이 학교에 복귀하면 코로나바이러스에 어떻게 반응하고 이를 전염시키는지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다저스·휴스턴 벤치클리어링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다저스·휴스턴 벤치클리어링

    결국 빈볼에 벤치클리어링까지 일어났다. 29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격돌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이야기다. 두 팀은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처음 만났다. 다저스는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에 3승4패로 무릎을 꿇었는데 그해 휴스턴이 조직적으로 사인 훔치기를 한 사실이 지난해 말 드러났다. 때문에 시즌 개막 전부터 로스 스트리플링 등 다저스의 몇몇 선수들은 휴스턴과 만나면 빈볼을 던지겠다고 벼르고 있었다.5회까지는 그저 그랬다. 그러나 다저스가 5회를 빅이닝으로 만들며 승부를 5-2로 뒤집은 이후 6회말 휴스턴 공격 때 별일이 발생했다. 다저스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조 켈리가 거푸 휴스턴 선수들을 자극했다. 1사 후 알렉스 브레그먼에게 등 뒤로 빠지는 위협구를 던진 데 이어 브레그먼이 출루한 뒤에는 3연속 견제구를 던져 신경을 긁었다. 후속 타자 마이클 브랜틀리의 내야 땅볼 때는 1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며 주루를 방해하는가 하면 이후 타석에 들어선 카를로스 코레아에게는 머리 쪽으로 공을 던졌다. 깜짝 놀라 자빠진 코레아가 이닝 종료 뒤 반발하자 켈리는 혀를 내밀며 조롱했다. 양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쏟아져 나와 한참 대치했다. 코로나19로 벤치클리어링이 규제 대상에 오른 탓인지 직접적인 접촉 행위는 없었다. 그런데 켈리는 2017년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이었다. 보스턴은 이듬해 사인 훔치기를 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일으켰다. 어쨌든 경기는 다저스가 5-2로 이겼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중국發 씨앗봉투 美 전역 배달

    미국과 중국이 무역과 안보, 정보기술(IT),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전방위적 갈등을 겪는 가운데 이번에는 정체불명의 ‘씨앗’이 논쟁의 대상이 됐다. 중국에서 온 수상한 봉투가 미국 전역에 배달됐는데, 열어 보니 이름을 알 수 없는 씨앗이 다수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dpa통신은 28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중국 주소가 적힌 소포에 담겨 곳곳으로 배달된 씨앗을 회수해 분석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미 동식물검역소(APHIS)도 이날 “농무부(USDA)와 세관국경보호국(CBP) 등 다른 연방기관과 함께 이 씨앗의 위험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봉투 겉면에는 ‘차이나포스트’(중국우정)라고 쓰여 있었다. 내용물은 보석이나 장난감으로 표기돼 있었다. 앞서 조지아와 캔자스, 메릴랜드 등에서 “소포에 처음 보는 씨앗이 들어 있었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한 텍사스 주민은 중국 쑤저우에서 온 소포를 받았다. 겉면에는 ‘목걸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실제 열어 보니 씨앗이 들어 있었다. 오하이오에 사는 주민도 쑤저우에서 온 소포를 열자 해바라기 씨앗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주 농업 당국은 “해당 씨앗이 현지 식물에 질병을 옮기거나 가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씨앗을 심지 말라”고 당부했다. 미국 내 생태계를 교란하는 위험한 외래종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켄터키주는 “생물학적 테러일 수도 있다”고 추측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으로부터 배달된 정체불명의 씨앗이 최근 급속히 악화된 미중 관계에 더 깊은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우체국에 확인한 결과 봉투의 정보는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 대변인은 “식물 종자는 만국우편연합의 배송 금지 물품에 속한다. 중국우체국도 이를 엄격히 준수한다”면서 “미국 측으로부터 소포를 넘겨받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국방비 불만 트럼프 “주독미군 1만2000명 감축”

    국방비 불만 트럼프 “주독미군 1만2000명 감축”

    미국은 29일(현지시간) 독일 주둔 미군을 1만 2000명 가량을 감축해 미국과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얼굴) 대통령이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적다는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감축 입장을 밝혀온 가운데 구체적 감축 계획을 공개하고 관련 절차를 본격화한 것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만 1900명의 주독 미군을 재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이 경우 현재 3만 6000명인 주독 미군이 2만 400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9500명보다 큰 감축 규모다. 에스퍼 장관은 독일에서 감축되는 미군 중 약 5600명은 유럽에 있는 다른 나라로 배치되고, 약 6400명은 미국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에 재배치되는 지역은 폴란드, 이탈리아, 벨기에, 발트해 주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와 관련 “우리는 더이상 호구(the suckers)가 되고 싶지 않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관련 질문을 받고 “그들은 우리를 오랫동안 이용해왔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동맹에 대한 시각과 방위비 증액 압박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장기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대선 국면에서 주한미군 감축 카드도 방위비 압박 차원에서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21일 주한미군 감축설과 관련, “병력의 최적화를 위한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주한미군이 배치된 인도·태평양사령부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검토 대상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호구 되고 싶지 않아”…미국, 주독미군 1만 2000명 감축

    “호구 되고 싶지 않아”…미국, 주독미군 1만 2000명 감축

    5600명 유럽 재배치·6400명 미국 복귀트럼프 “우리를 오랫동안 이용해왔다”재선 실패 땐 계획 완료 ‘불투명’ 의견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카드 꺼낼 우려도 미국이 29일(현지시간) 독일 주둔 미군을 1만 2000명가량 감축해 미국과 유럽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적다는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감축 입장을 밝힌 가운데 구체적인 감축 계획을 공개하고 관련 절차를 본격화한 것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만 1900명의 주독 미군을 재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이 경우 현재 3만 6000명인 주독 미군이 2만 4000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9500명보다 큰 감축 규모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 이상 호구(the suckers)가 되고 싶지 않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관련 질문을 받고 “그들은 우리를 오랫동안 이용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감축 완료까지 수년이 걸리고 반대론이 만만치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선에 실패할 경우 계획 완료가 불분명하다는 의견도 있다. 에스퍼 장관은 독일에서 감축되는 미군 중 약 5600명은 유럽에 있는 다른 나라로 배치되고, 약 6400명은 미국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이번 이동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강화하고 러시아 억지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동맹 재확인,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증대를 위한 방향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AFP통신은 유럽에 재배치되는 지역은 폴란드, 이탈리아, 벨기에, 발트해 주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스퍼 장관은 독일로부터 군대 이동이 수 주 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P는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 재배치에는 수십억 달러가 들고 완료될 때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5일 3만 4500명인 주독 미군을 2만 5000명으로 9500명 줄인다고 보도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달 15일 감축 입장을 공식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주독 미군 감축 방침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유럽의 군사적 위협인 러시아에 대한 선물이자 미국 안보 위협이라는 비판론이 적지 않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주독 미군 감축 결정의 배경 중 하나로 독일의 군사비 지출이 작용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미 방위비 협상 교착 상태와 맞물려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21일 주한미군 감축설과 관련해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면서도 병력의 최적화를 위한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주한미군이 배치된 인도·태평양사령부 역시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검토 대상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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