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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워크 주 2회로” “힘든 형사부 보상을”… 솔직한 ‘요즘 판사들’[서초동 로그]

    “스마트워크 주 2회로” “힘든 형사부 보상을”… 솔직한 ‘요즘 판사들’[서초동 로그]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말 취임한 이후 전국 법원을 돌며 판사들과의 만남을 갖고 있는 가운데 이 자리에서 판사들이 업무 환경에 대해 적극적인 개선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사법부에서 과거와 달리 젊은 판사들의 솔직한 목소리가 이어지자 대법원 측에서도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조 대법원장과의 지방법원 간담회 자리에서 한 판사가 “스마트워크를 주 2회로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어 “대법원을 아예 세종으로 옮기고 대법원 건물을 통째로 워크스테이션으로 만드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겠나. 어쩔 수 없이 지방에서 근무하는 판사들을 생각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마트워크는 재판이 없는 날 법관이 근무지가 아닌 법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주 1회 선택할 수 있는데 이를 주 2회로 늘려 달라고 한 것입니다. 지방 발령을 받은 판사가 서울에 본가를 두고 있는 경우 지방 관사에 내려갈 필요 없이 재판이 없을 때는 본가와 가까운 스마트워크에서 일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지요. 법조계 관계자는 “판사 수가 부족한 상황에 일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스마트워크 제도를 더 확대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한 것 같다”면서도 “워크스테이션이 부족하니 대법원을 옮기면 어떠냐고 대법원장 앞에서 제안하는 걸 보면 정말 시대가 많이 변한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이 밖에 간담회에선 “형사재판부는 주요 사건이 많고 쟁점도 복잡한 경우가 많아 법관들 사이에서 기피 재판부 중 하나로 꼽히는데, 이에 대한 차등 보상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취지의 요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현재 법관 임용 시 법조인 경력을 5년부터 순차적으로 늘리기로 한 것과 관련,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임용 최소 경력을 줄이기 위한 개정에 힘써 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법원행정처는 “판사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취합하는 중”이라며 “내부적으로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부분과 장기 과제를 나눠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삼성전자 ‘반도체 부활’ 흑자전환

    삼성전자 ‘반도체 부활’ 흑자전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반도체(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조 9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끌어올린 삼성전자는 2분기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2단’ 양산을 시작으로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1조 9156억원, 영업이익 6조 6060억원(연결 기준)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82%, 931.87% 늘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한 해 영업이익(6조 5700억원)보다 많아질 만큼 큰 폭으로 늘어난 건 DS부문이 5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다. 지난해 누적 15조원에 가까운 적자를 낸 DS부문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서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분기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폭은 20% 수준에 달했고 낸드는 30% 초반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사업에서만 2조 3000억~2조 7000억원 안팎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맞춰 HBM 공급 규모(비트 기준)를 3배 이상 늘리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도 2분기 양산에 들어간다. 김 부사장은 “HBM3E 비중이 올해 연말 기준 HBM 판매 수량의 3분의2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운드리(위탁생산)는 적자폭을 소폭 축소하는 데 그쳤지만 역대 1분기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하면서 기대를 키웠다. 미국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의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내다봤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첫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 500억원 적자를 냈던 TV·가전 사업은 1분기 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TV 시장이 비수기에 진입했지만 ‘비스포크 AI’, 프리미엄 에어컨 등 고부가 가전 매출 비중이 늘며 수익성도 향상됐다. 삼성전자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자 이날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1.04% 오른 7만 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 “국회 무시하는 정부, 단호하게 막아낼 것”

    “국회 무시하는 정부, 단호하게 막아낼 것”

    중립 의무와 개헌합의 노력, 안 되면 단호하게 결단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것이 나아수박·명심 논란이재명 당? 나부터 쓴소리할 것李, 이제 진짜 실력을 발휘할 때 제22대 국회의장에 출사표를 던진 정성호(사진·63)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법부와 행정부가 입법부를 무시하는 행태를 단호하게 막겠다”고 밝혔다. 또 여야가 테이블에서 결론을 내도록 만드는 데 자신이 적임자라고 했다. 경기 동두천·양주·연천갑에서 당선돼 곧 5선이 되는 정 의원은 차기 국회의장의 현안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국민 기본권 강화 등을 담은 개헌 추진을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총선에 대한 평가는. “국민이 윤석열 정권의 국정기조를 바꾸라고 심판한 선거다. 민주당이 얻은 의석도 잘해서 준 게 아니다.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하겠다.” -국회의장 도전 계기는. “민주당은 다수당으로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면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 국회의장 역시 단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여야가 협상 테이블에서 결론을 내도록 이끌어야 한다. 정치력이 필요하다. 내가 잘할 수 있다.” -‘이것만은 꼭 하겠다’는 것이 있나. “일단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등 행정부의 입법부 무시 행태를 단호하게 막을 생각이다. 사법부에도 특별한 증거 없이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데 대해 경고하려고 한다. 삼권분립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 -국회의장에게 중립 의무가 있다. “기계적 중립은 말이 안 된다. 협의가 안 된다고 합의가 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순 없다. 그건 책임 포기다. 정치력으로 합의를 끌어내되 안 되면 단호히 결정해야 한다.” -개헌은 전임 국회의장들의 오랜 숙제다. “(대통령의 경우) 현재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게 낫다. 또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 것에도 공감한다. 더 중요한 건 인공지능(AI) 시대가 다가오는데 이에 맞춰 국민의 기본권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담에서 이 대표가 먼저 김건희 특검법을 언급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최근 말한 데 대해 일부 당원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당내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가장 앞장서 변호했다. 아연실색할 상황이다. 의장 선거가 전무후무할 정도로 과열됐다. 안타깝다.” -후보들이 명심(明心)을 내세우는 듯하다. “바람직하지 않다. 이 대표에게 부담되는 일이다. 이 대표는 누구를 지지하고 비토하지 않는다. 이 대표를 만나 균형 있게 잘하겠다고 했고, 잘해 보라는 말을 들었다.” -‘이재명 체제’에 대한 우려도 있다. “당내에 다양한 의견이 실종될 것이라는 걱정이 있는데 그렇지 않을 거다. 나부터 쓴소리를 가감 없이 전하고 있다. 이 대표의 목표는 결국 대권 아닌가. 앞으로 이 대표가 의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등 다른 리더십을 보여 줄 거다.” -이 대표가 당대표를 연임할까. “이 대표는 과거와 달리 당내 지지 기반이 확고하다. 이제 진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겠느냐. 당대표를 맡든 안 맡든 이래도 저래도 이재명 책임이다. 결국 본인이 결단할 문제다.”
  • 李 “20분 거리 오는 데 700일”… 尹 “앞으로 종종 만나자”

    李 “20분 거리 오는 데 700일”… 尹 “앞으로 종종 만나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대통령 취임 후로는 720일 만에, 회담 제안 이후로는 의제를 둘러싼 양측 간 줄다리기 관계로 10일 만에 협치를 위한 테이블에 앉았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용산까지)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로 여기 오는 데 한 700일이 걸렸다”고 소회를 밝혔고, 윤 대통령은 “종종 보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아 “선거운동하느라 고생 많았을 텐데 건강 회복하셨나”라고 말하며 악수했다. 이 대표는 “아직 많이 피로하다. 고맙다”라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오른팔 상박 부위를 두드리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자주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남색 넥타이 차림의 이 대표와 손을 잡고 기념 촬영을 하면서 “프레스 서비스”라며 분위기를 풀었다. 회담을 위해 원형 테이블에 착석한 윤 대통령은 “초청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 편하게 여러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인사말을 했다. 회담 테이블에는 윤 대통령의 오른쪽에 이 대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순으로 착석했다. 이들은 푸른 계열 넥타이를 맞춰 맸다. 윤 대통령의 왼쪽에는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한 정진석 비서실장부터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자리했다. 이 대표는 회담 비공개 전환으로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붙잡고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서 왔다”며 품 안에서 원고를 꺼내 읽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원고는 A4 용지 10장 분량이었다. 이 대표의 발언에는 대부분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과 요구가 담겼다. 이 대표는 우선 “국정에 바쁘실 텐데 귀한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린다. 저희가 (국회에서) 오다 보니까 한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로 여기 오는 데 한 700일이 걸렸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소리 내서 웃었다. 이 대표는 또 “오늘 드리는 말씀이 거북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이 야당과 국민이 가지는 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라면서 “국민을 두려워하고 존중하신다면 대통령님과 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서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발목 잡기가 아니라 선의의 경쟁으로 국민에게 편안함과 희망을 만들어 드리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약 15분간 이어지는 이 대표의 발언을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좋은 말씀 감사하다”며 공개 석상에서 발언을 아끼고 회담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회담과 관련해 “이 대표의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양측은 이날 오후 2시 4분에 만나 오후 4시 14분에 회담을 종료했다. 당초 예정했던 1시간보다 긴 130분 동안 이 대표가 좋아하는 우엉차에 한과, 과일을 곁들여 차담을 나눴다. 두 사람만의 독대는 없었고 합의문 발표도 없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담 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종종 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 [공직자의 창] 빠르게 늙는 대한민국… ‘행복한 노후’ 위한 국가의 역할

    [공직자의 창] 빠르게 늙는 대한민국… ‘행복한 노후’ 위한 국가의 역할

    “주 3일은 경로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나머지는 지원이 되지 않아 스스로 해결하거나 노인들이 쌈짓돈을 모아요”, “한 달 병원비는 200만원인데 간병비가 400만원이 넘고, 간병 부담으로 형제들 간에 우애도 안 좋아졌습니다.” 지난 3월 21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선 노인 1000만 시대를 앞둔 우리 사회의 여러 측면을 짚어볼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가 오갔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어르신들과 노인복지관·요양시설 종사자, 재택의료 의료진, 전문가 70여명이 참석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는 2025년 전체 인구에서 노인 비중이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사회(노인 비중 14%)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영국 50년, 프랑스 39년, 독일 36년, 미국 15년, 일본이 10년 걸린 것에 비해 우리는 7년에 불과하다. 따라서 주거, 식사, 운동, 의료, 요양, 간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고령화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건강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예방적 서비스를 확충해 의료·요양 단계로 진입하는 것을 최대한 늦춰야 할 것이며 편찮은 분들께는 의료·요양·간병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연계·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우선 식사, 세탁, 돌봄 등 어르신들을 위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주택을 적극 보급할 계획이다. 2015년 폐지된 분양형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을 재도입하고 취약 어르신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량을 현재 연간 1000호에서 3000호까지 확대한다. 또 ‘실버스테이’, ‘헬스케어 리츠’ 등 새로운 공급 방식을 도입한다. 어르신을 위한 식사, 운동, 여가 서비스도 확충한다. 주 평균 3.6일 제공되는 경로당 식사를 단계적으로 늘리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한 배달서비스를 도입한다. 운동으로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파크골프장 등 체육시설을 확충하고 맞춤형 운동프로그램도 보급한다. 전국 1676개 미등록 경로당에 대한 조치도 신속히 추진한다. 편찮은 어르신에게 제공되는 의료·요양·간병 지원도 확대한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택의료센터를 전국에 250곳 설치하고 7월에는 치매관리주치의 제도를 도입한다. 4월부터는 20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간병 지원 시범사업도 시행한다. 다양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가 어르신의 수요에 맞게 체계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통합적인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주거, 식사, 돌봄과 같은 일상생활부터 의료, 간병, 요양에 이르기까지 어르신들을 위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언급처럼 정부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위한 정책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법령 제·개정, 예산 편성 등 후속조치도 충실히 해서 ‘효도하는 정부’가 되겠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 “노조와 소통부터” vs “처우 개선 이행”… 협상 시험대 오른 삼성전자

    “노조와 소통부터” vs “처우 개선 이행”… 협상 시험대 오른 삼성전자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 협상 결렬 이후 양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최대 규모 노동조합이 다음달 24일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창사 이래 두 번째 단체행동으로 평일 오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집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첫 번째 단체행동 때에 비해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 국면으로 치닫기 전에 노사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 24일 임직원 소통행사인 ‘위톡’(Wednesday Talk·수요 대화)에서 노사 관계와 관련해 “의미 있는 소통을 해야 한다”며 “(노조와) 자주 만나고 서로 이해하는 관계를 가져가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DS부문을 총괄하는 경 사장이 노조와 소통을 늘려 가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는데 이 발언이 주목받은 건 일주일 전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 앞에서 창사 이래 첫 노조 단체행동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 측은 “실질적인 대화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며 두 번째 단체행동을 이어 가기로 했다. 경 사장 발언 이튿날인 25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서울 서초경찰서에 2000명 규모의 집회 신고를 했다. 집회 신고 장소는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서초구 우면동 삼성전자 연구개발(R&D) 캠퍼스 앞이다. 서초사옥 집회는 다음달 24일 오후 2~4시 사이 문화행사(조합원 발언, 공연 등) 형식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날은 필수 근무시간(주 40시간)을 채운 직원들이 한 달에 한 번 쉴 수 있는 금요일(급여일 21일이 속한 주의 금요일)로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참석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삼노 가입자수는 약 2만 7800명(29일 기준)이다. 노조 관계자는 “우리가 모이는 이유는 사측과 대화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앞서 노사는 임금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성과급 지급, 휴가 제도 등을 놓고 서로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무산되자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쟁의권을 확보한 뒤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노조와 합의를 하지 못한 채 사측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정해진 5.1%를 올해 인상률로 정하고 지난 21일 이를 반영해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했다. 임금 인상 거부 의사를 밝힌 조합원 845명도 급여 시스템상 적용이 늦어져 똑같이 인상분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휴가 제도를 놓고도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올해 노사협의회를 통해 장기근속휴가(10년·20년·30년)를 각각 10일로 확대하는 등 휴가 제도를 개편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노조와 합의 없이 발표된 사항”이라며 반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화 채널은 열려 있고 교섭이 재개되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 이재명 “20분 거리 오는 데 700일”… 尹 “종종 보자”

    이재명 “20분 거리 오는 데 700일”… 尹 “종종 보자”

    2시간 10분 차담, 1시간 예정에서 연장尹대통령, 李 건강 물으며 어깨 툭 인사李 A4 10장 분량 비판·요구 작심 발언15분간 끄덕이며 들은 尹 “좋은 말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 대통령 취임 후로는 720일 만에, 회담 제안 이후로는 의제를 둘러싼 양측 간 줄다리기 관계로 10일 만에 협치를 위한 테이블에 앉았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용산까지)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로 여기 오는 데 한 700일이 걸렸다”고 소회를 밝혔고, 윤 대통령은 “종종 보자”고 했다.윤 대통령은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2층 집무실에서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아 “선거운동하느라 고생 많았을 텐데 건강 회복하셨나”라고 말하며 악수했다. 이 대표는 “아직 많이 피로하다. 고맙다”라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오른팔 상박 부위를 두드리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자주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남색 넥타이 차림의 이 대표와 손을 잡고 기념 촬영을 하면서 “프레스 서비스”라며 분위기를 풀었다. 회담을 위해 원형 테이블에 착석한 윤 대통령은 “초청에 응해 주셔서 감사하다. 편하게 여러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인사말을 했다. 회담 테이블에는 윤 대통령의 오른쪽에 이 대표,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 순으로 착석했다. 이들은 푸른 계열 넥타이를 맞춰 맸다. 윤 대통령의 왼쪽에는 붉은색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한 정진석 비서실장부터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자리했다. 이 대표는 회담 비공개 전환으로 퇴장하려는 취재진을 붙잡고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서 왔다”며 품 안에서 원고를 꺼내 읽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원고는 A4 용지 10장 분량이었다. 이 대표의 발언에는 대부분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과 요구가 담겼다. 이 대표는 우선 “국정에 바쁘실 텐데 귀한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린다. 저희가 (국회에서) 오다 보니까 한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로 여기 오는 데 한 700일이 걸렸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소리 내서 웃었다. 이 대표는 또 “오늘 드리는 말씀이 거북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이 야당과 국민이 가지는 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라면서 “국민을 두려워하고 존중하신다면 대통령님과 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서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발목 잡기가 아니라 선의의 경쟁으로 국민에게 편안함과 희망을 만들어 드리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약 15분간 이어지는 이 대표의 발언을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윤 대통령은 이후 “좋은 말씀 감사하다”며 공개 석상에서 발언을 아끼고 회담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회담과 관련해 “이 대표의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양측은 이날 오후 2시 4분에 만나 오후 4시 14분에 회담을 종료했다. 당초 예정했던 1시간보다 긴 130분 동안 이 대표가 좋아하는 우엉차에 한과, 과일을 곁들여 차담을 나눴다. 두 사람만의 독대는 없었고 합의문 발표도 없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담 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종종 보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 ‘안전바 없는 롤러코스터 탄 기분’ 영국 밴드 셰임(Shame) 내한 공연 [아몰걍듣]

    ‘안전바 없는 롤러코스터 탄 기분’ 영국 밴드 셰임(Shame) 내한 공연 [아몰걍듣]

    ‘찐’들이 모였다. 영국 밴드 셰임의 첫 내한 공연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렇다. 지난 28일 오후 6시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이들의 무대는 ‘제대로 놀 줄 아는 사람들’의 만남이었다.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은 셰임은 영국 포스트 펑크 씬에서 잘나가는 밴드 중 하나다. 2014년 영국의 남런던에서 결성된 셰임은 찰리 스틴(보컬), 션 코일 스미스와 에디 그린(기타), 조쉬 피너티(베이스), 찰리 포브스(드럼)의 5인 구성이다. 거친 보컬과 강한 밴드 사운드가 특징인 셰임은 ‘현시점 최고의 밴드 중 하나’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2023년 영국 글래스톤베리 록 페스티벌에서 황금 팬티를 입고 무대를 장악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핑거즈 오브 스틸’(Fingers of Steel)로 시작부터 분위기를 달구더니 ‘알리바이’(Alibis), ‘콘크리트’(Concrete)등 연이어 부르며 빠르게 질주했다. 마치 안전바 없는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기분이었다. 거친 기타 리프와 모든 걸 찢어버릴 듯한 강렬한 드럼 사운드가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찰리 스틴이 웃통을 까더니 마이크 스탠드를 들어올렸다. 마치 신나지 않은 학생을 혼낼 선생님처럼 근엄하게 관객석을 바라보았다. 분명 압도적인 눈빛이었다. 공연 도중 두 번이나 땀 범벅이 된 채로 객석으로 다이빙해 활어처럼 펄떡펄떡 뛰었고, 관객들의 심장도 펄떡펄떡 뛰게 만들었다.보컬이 관중석에 튀어나와 정신을 쏙 빼놓는 순간에도 무대는 위는 무아지경이었다. 베이스를 연주하는 조쉬 피너티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발에 스프링이 달린 듯 뛰어다녔다. 베이스를 몸에 걸고 360도 회전시키며 관객을 교란하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저 사람들… 어제 먹은 소주가 아직 안 내려갔나?’ 입을 틀어막을 수밖에 없는 놀라운 무대였다. 이들의 노래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그들이 보여 준 ‘노 셰임’ 정신이다. 정말이지 ‘셰임하지 않은’ 셰임의 무대였다.거침없이 내달리는 이들의 무대에도 잠시, 직장인 자아가 잠시 튀어나왔다. ‘내일이 월요일이 아니었던가?’ 이곳에 남은 것은 오직 원초적인 즐거움 뿐이었다. 맥주 한 캔 들이키며 에너지를 분출하는 관객들이 이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서로 넘치는 열정을 함께 발산하며 활활 불타올랐다. 폭발적인 무대에 객석의 열기가 식질 않자 앵콜곡 ‘앤지’(angie)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15곡을 꽉 채운 그들의 무대는 1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알찼다. 이들이 한국에 또 오게 된다면 넓은 실외 흙바닥에서 제대로 난장판이 열리길 바란다.
  • 맥주병으로 여성 내려쳐놓고…“법 없이도 살 착한 사람”

    맥주병으로 여성 내려쳐놓고…“법 없이도 살 착한 사람”

    식당 밖에 나가서 흡연해달라고 요청한 20대 여성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내리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29일 서울남부지법 제1형사부 맹현무 판사 심리로 열린 곽모씨의 특수상해 항소심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상해를 입어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곽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곽씨는 지난해 8월 구로동의 호프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었다가 실내에서 담배를 피웠다. 이에 다른 테이블에 어머니와 함께 있던 20대 여성 A씨가 ‘나가서 흡연해달라’고 요청하자 화장실 앞에 진열된 상자에서 맥주병을 들고 와 A씨의 뒤통수를 내리친 것으로 조사됐다. 곽씨 측 변호인은 이날 “이 사건만 빼고 보면 피고인은 법 없이도 살아갈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며 “많은 사람이 탄원서를 쓴 것은 피고인이 착하다는 걸 입증한다”고 했다. 곽씨는 “중증 장애가 있는 아버지, 뇌졸중으로 고생하는 어머니가 계시며 저 역시 콩팥병 3기 치료 중”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피해자 측은 “피해를 본 아이 인생이 망가졌다”며 “반성하는 마음이 있으면 그냥 벌을 받으면 좋겠다”고 했다.
  • “中 ‘검은 돈’ 세탁처, 마카오서 동남아시아로 이동 중”

    “中 ‘검은 돈’ 세탁처, 마카오서 동남아시아로 이동 중”

    중국 정부의 외화 관리·감독 강화로 슈퍼리치들의 ‘검은 돈’이 마카오에서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 국가들로 이동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매체는 “‘아시아 도박 수도’ 마카오의 경제를 떠받드는 카지노 산업이 중국 당국의 반부패 단속으로 붕괴돼 ‘정킷방’ 업자들이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 필리핀, 베트남 등 규제가 느슨한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킷은 업자가 카지노와 계약을 맺고 도박 테이블을 빌려서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카지노 업체와 정킷방 업자는 각각 백화점과 입점업체에 비유된다. 업자는 자가용 항공기와 호텔 스위트룸, 현찰 등을 제공해 중국의 VIP 고객을 마카오로 데려온다. 마카오 주요 카지노 운영업체 6곳의 도박 수입 680억 달러(약 80조 9000억원) 가운데 30~40%가 정킷 운영사가 데려오는 VIP 고객에게서 나온다. 정킷방 업자가 없으면 마카오 카지노는 도박 수입이 30% 이상 감소하고, 수익도 10%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전망한다. 중국 본토에서는 도박이 금지돼 있다보니 부자들은 종종 마카오로 원정 도박을 나온다. 그런데 이들 상당수는 ‘돈세탁’을 위해 정킷방을 찾는다. 도박으로 돈을 잃은 것처럼 포장하지만 실제로는 정킷방 업자를 통해 해외로 돈을 빼돌리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언제라도 자신의 재산을 몰수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자산 일부를 서구세계에 숨겨 두려는 의도다. 중국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정킷방과의 전쟁’에 나섰다. 2021년 마카오특별행정자치구는 도박산업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고 선언했다. 세수 감수를 각오하고 카지노에서 정킷방을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마카오가 막히자 중국 슈퍼리치들이 가장 먼저 찾은 대안처는 싱가포르였다. 주로 ‘패밀리오피스’ 설립을 위해 자금을 이동했다. 패밀리오피스는 거부들이 자산 증식을 위해 만든 자산운용사를 말한다. 그러나 현재 싱가포르는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를 굳히고자 ‘검은 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범죄에 연루된 돈까지 맡아서는 안 된다는 서구세계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싱가포르는 다수 중국계 지하자금을 적발해 사법처리했다. 그래서 이들이 몰리는 곳은 금융 규제가 취약한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 박승진 서울시의원, 서울시 ‘지하철역사 혁신 프로젝트’ 한강변·도심 위주 쏠림 현상 심각

    박승진 서울시의원, 서울시 ‘지하철역사 혁신 프로젝트’ 한강변·도심 위주 쏠림 현상 심각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하철역사 혁신 프로젝트, 펀(FUN)스테이션 사업이 한강변 또는 도심에 위치한 지하철 역사 위주로 추진되어 서울시내 지역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박승진 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3)은 지난 24일 서울시의회 제323회 임시회 주택공간위원회 회의에서 이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서울시 내에서 외곽에 있는 지하철 역사도 사업대상지에 포함할 것을 주문하였다. 지하철역사 혁신 프로젝트는 지하철역사 내 유휴공간이나 활용가능한 공간 등을 발굴하여, 지하철역마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도입해 이용객과 방문객들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사업이다.여의나루역(5호선)은 러너들을 위한 러너 스테이션으로 조성되었고, 신당역(2호선)은 신발 브랜드인 반스와 협업하여 반스 스테이션 팝업스토어로 조성하여 시민들로부터 많은 호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시청역(2호선), 문정역(8호선), 자양역(7호선), 뚝섬역(2호선) 등도 특색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박 의원이 지적한대로 지하철역사 혁신 프로젝트 사업대상지 총 14곳이 위치한 자치구를 살펴보면, 영등포구 4곳, 중구 3곳, 성동구 1곳, 서대문구 1곳, 강서구 1곳, 서초구 1곳, 강남구 1곳, 광진구 1곳, 송파구 1곳이다. 서울시에서 현재 추진 중이거나 계획중인 지하철역사 혁신 프로젝트 시범사업 대상지 대부분이 한강변에 인접한 곳이거나, 도심에 있는 지하철역이어서 동북권, 동남권, 서북권, 서남권 등 서울시 내에서 외곽에 있는 지역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박 의원은 “서울시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대부분이 한강변과 도심 위주로 편성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만 하더라도 한강을 끼고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반사이익이 엄청나게 차이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슈화될 수 있고, 다른 행사와 연계된 지역만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단순한 홍보를 위한 휘발성 이벤트로 끝나게 될까 우려된다”라며 “실제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지하철역사가 위치한 지역의 주민들이 즐기고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길 바란다. 사업의 취지는 아주 좋기 때문에 대상지를 서울시 구석구석 전역으로 넓혀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시민생활공간 조성 사업, 신내차량기지 복합개발 마스터플랜 용역을 비롯하여 서울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의 진행상황을 상임위원회에 수시로 보고해, 주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유의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 어른들 싸움에도… 뉴진스 신곡 ‘버블검’ 조회수 1000만 돌파

    어른들 싸움에도… 뉴진스 신곡 ‘버블검’ 조회수 1000만 돌파

    “안녕? 난 혜인이야. 오늘은 내가 비눗방울을 만드는 법을 ‘아르켜’ 줄게.” 지난 27일 공개된 걸그룹 뉴진스의 신곡 ‘버블검’(Bubble Gum) 뮤직비디오 영상이 28일 오전 기준 유튜브에서 조회수 1000만회를 넘겼다. 소속사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 사이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오히려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버블검’은 뉴진스 특유의 세련된 레트로(복고) 감성을 담고 있는 노래다. 단순한 드럼 패턴에 시원한 신시사이저 소리가 더해졌다. 19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시티팝’을 떠올리게 한다. 캠코더로 찍은 듯 아련한 영상미와 함께 비디오테이프, 선풍기 등 복고적인 느낌을 주는 소품들이 영상에서 감각적으로 쓰였다. 뉴진스의 막내 혜인(16)이 영상의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장식했다. 어도어는 “듣기 좋은 ‘이지 리스닝’(편안하게 들리는) 음악으로 멤버들의 매력적인 음색이 귀를 자극한다”고 소개했다. 다음달 24일 발매되는 새 싱글 ‘하우 스위트’ 수록곡으로 앞서 일본 후지TV 아침 프로그램 ‘메지마시 8’의 테마송, 일본 샴푸 광고음악으로 삽입되기도 했다. 영상에는 ‘어른들의 싸움’으로 충격을 받았을 어린 아티스트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응원의 댓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어른들의 비겁함에 너희의 청춘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 “딱 우리 ‘딸램’ 나이대인 뉴진스 멤버…. 어른들 때문에 상처받고 마음이 힘들 텐데 여러분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존재인지 알려 주고 싶어요” 등의 글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댓글들이 언급하는 어른들의 싸움이란 하이브와 민 대표 사이의 ‘진흙탕 분쟁’을 의미한다. 하이브는 앞서 경영권 침탈 및 배임 의혹으로 민 대표 등을 내부 감사 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발했다. 여기에 민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2시간이 넘는 ‘분노의 기자회견’을 열었고, 그간 방시혁 하이브 의장 등과의 갈등을 낱낱이 까발리며 맞불을 놨다. 민 대표도 하이브가 보도자료에 적시한 ‘주술경영 정황’ 등에 대해 “개인 사찰”이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한 만큼 양측의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 오차 커… 조사업체 ‘등급제’ 실시하자 [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여론조사와 선거 결과 오차 커… 조사업체 ‘등급제’ 실시하자 [한규섭의 데이터 정치학]

    이번 총선, 기존 이론·상식 벗어나선거일에 가까울수록 더 틀리고ARS보다 면접조사가 더 ‘배반적’ 수도권 야당 우위 과대추정 심해조사기관별 특정 정당 경향성도‘여론조사꽃’ 특히 민주당 기울어중립적인 기관 주도로 업체 평가예측력과 결과 분석… 등급 공개를 이번 총선은 여론조사 업계를 평가하는 중요한 무대였다. 그동안 누적돼 온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이 그 바탕이다.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상징적으로 ‘73억원짜리’ 출구조사가 신뢰구간 상·하한을 기준으로 최소 3석(KBS)에서 최대 9석(MBC)까지 벗어났다. 신뢰구간의 중간을 기준으로는 10석 이상의 차이였다. 지난 2000년 16대 당시 총선 출구조사가 도입된 이후 7번의 총선에서 딱 한 번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방송 3사 중 두 곳이 신뢰구간 내에서 주요 정당 의석수를 맞힌 것을 제외하면 모두 틀렸다. 방송 3사가 총 21회(3사×7회) 시도해 2회 맞힌 것이다.뭐가 문제였을까. 올해 1월 이후 실시된 총선 후보 지지율 조사 713건 중 국민의힘(또는 개혁신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 2위 득표를 한 161개 지역구에서 실시된 660건을 전수 분석해 보았다. 이번 총선에서 총 34개 업체가 지역구 지지율 조사를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했고 11개 업체가 전체 지역구 조사의 약 70%를 수행했다. 베이지언 계층모형(Bayesian Hierarchical Model)을 적용, 조사모드(면접조사 대 ARS)와 조사 시점, 지역 등의 요인을 고려해 후보 간 지지율 격차와 실제 득표율 격차 간 차이를 추정해 보았다. 또 조사기관별 경향성도 함께 추정했다. 이번 총선 여론조사는 기존의 이론과 상식을 벗어났다. 우선 선거일에 가까울수록 더 틀렸다. 기존의 정치학 이론과 배치된다. 정치학에서는 선거일에 가까워져 유권자들이 ‘펀더멘털’을 더 잘 인지하게 되면서 여론조사도 선거 결과로 수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본다. 실제로 필자가 2016년 총선 당시 공표된 여론조사 674건 전수를 분석했을 때도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통제하면 선거일에 가까울수록 실제 득표율과의 오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4월 여론조사 실시 지역구의 평균 득표율 차이는 3.4% 포인트(야권 우위)로 초박빙이었다. 반면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후 해당 지역 여론조사 지지율 차이는 그 두 배가 넘는 7.5% 포인트(야권 우위)였다. ‘샤이 보수’ 현상으로 후보도 정해지기 전인 1, 2월에 발표된 조사들의 오차가 오히려 더 작은 기이한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의대 증원’ 문제 등 용산의 불통 문제로 3, 4월에 보수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참여를 꺼린 탓이다. 필자를 포함, 평소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폐지를 주장했던 학자들을 뻘쭘하게 만드는 결과였다. 또 특정 시점에서의 추정값보다는 ‘추이’를 관심 있게 봐 달라는 조사업계 관계자들의 해묵은 주장에도 맞지 않는다. 여론조사의 또 다른 ‘배반’은 응답률이 높아 상대적으로 유권자 신뢰가 높은 면접조사와 저렴한 ARS가 야권 후보 우위 과대 추정에서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면접조사가 조금 더 심했다는 점이다. 우리 모두는 면접조사가 ARS보다 상대적으로 정확한 것으로 믿고 싶어 했다. 실제로 필자가 2016년 총선 당시 지지율 조사들을 분석해 보면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높고 할당 배율은 낮았던 면접조사가 ARS보다 더 정확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샤이 보수’ 현상으로 비표본 오차가 컸으나 면접조사 응답률도 이를 극복할 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맥을 못 췄다. 그렇다고 ARS를 권장할 것은 아니나 이번 총선에서 고비용 면접조사의 가성비가 최악의 수준이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면접조사 맹신론자들을 뻘쭘하게 만든 결과였다. 또 부동층이 많아 여론조사가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 야당 우위 과대 추정이 특히 심했다. 가령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통계적으로 고려하면 경기도에서는 평균보다 3.5% 포인트 정도 과대 추정 정도가 심했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민주당 득표율을 가장 많이 과대 추정한 것이다. 여론조사가 필요 없는 영호남 여론밖에 대표하지 못하는 여론조사가 과연 필요할까. 조사업체별로 살펴보면 여론조사꽃, 리서치민, 에이스리서치 등이 특히 야권 후보 우위 과대 추정 정도가 심했다. 또한 방송 3사 출구 조사를 수주한 입소스(SBS), 한국리서치(KBS) 등의 메이저 업체들도 34개 업체 중 4번째와 8번째로 야권 후보 우위를 과대 추정했다. 반면 코리아정보리서치라는 업체는 오히려 여권 후보 우위를 약간 과대 추정했다. <그림 ①> 이번 총선에서의 경향성만으로 개별 업체들의 고유한 경향성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당 지지율 조사 전수를 모아 조사업체별 경향성을 감안한 지지율을 추정해 오고 있다. 총 33개 조사업체가 정당 지지율 조사를 수행했고 이 중 26개 업체가 총선 지역구 지지율 조사도 등록했다. 이들 26개 업체에 대해서는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의 경향성과 총선 지역구 조사에서의 경향성을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다. 우선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 지지율을 가장 높게 추정하는 경향이 강했던 업체들은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꽃, 리얼미터, 리서치뷰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사 방식 때문에 양 진영의 강성 유권자들 모두가 과대 표집돼 두 정당 모두의 지지율을 높게 추정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 추정에서의 경향성을 보면 실제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반면 <그림 ②>에서 추세선(실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업체들은 국민의힘 지지율 과대·과소 추정 정도와 민주당 지지율 과대·과소 추정 정도 간의 상관관계가 낮은 이례적인 업체들이었다. 여론조사꽃, 미디어토마토 등은 국민의힘 지지율 과대 추정 정도를 고려했을 때 민주당 지지율 과대 추정 정도가 큰 대표적 업체들이었다. 반면 넥스트리서치나 NBS 등은 국민의힘 지지율보다 민주당 지지율을 많이 과소 추정한 업체들로 분류될 수 있었지만 비대칭의 정도는 크지 않았다. 그럼 해당 업체들은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 우위를 다른 곳보다 과대 추정했을까. <그림 ③>에서 3사분면(왼쪽 하단)에 위치한 업체들은 평소에도 민주당 우위를 과대 추정했고 총선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인 업체들이었다. 여론조사꽃이 일관되게 민주당 우위를 가장 높게 추정한 업체였다. 물론 이를 의도적인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굳이 해석하자면 해당 업체가 가지고 있는 진보적 이미지 때문에 조사에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1사분면(오른쪽 상단)은 평소에도 국민의힘 우위를 과대 추정하고 이번 총선에서도 유사한 경향성을 보인 업체들이었으나 그 정도가 특별히 큰 업체는 없었다. 우리가 가진 교과서적 상식을 벗어났다. 여론조사 신뢰 회복을 위해 조사업계나 정치권에서 주장한 것과 같이 ‘전화면접은 되고 ARS는 안 된다’든지, ‘응답률 10% 이상은 되고 이하는 안 된다’ 등의 자의적인 규정을 만드는 것은 정당화가 어려워 보인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가 처음 교수 생활을 시작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최고급 식당부터 테이블조차 없는 식당까지 ‘위생등급제’를 실시해 A~D등급으로 분류하고 입구에 붙여 놓도록 의무화한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실시, 등급을 업데이트한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유명 데이터 저널리즘 사이트인 FTE(FiveThirtyEight)에서는 여론조사 업체들의 과거 예측력과 오차 등에 기반한 평가를 통해 모든 여론조사 업체들을 A, B, C, D등급으로 분류해 공개하고 있다. 우리도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공신력이 높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같은 비교적 중립적인 기관의 주도로 조사업체들을 평가하는 등급제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각 조사업체가 발표하는 대통령 및 정당 지지율, 그리고 선거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와의 오차 등을 분석해 업체별 등급을 매겨 공개하면 될 것이다. 물론 업체들 입장에서는 매우 부담스러울 것이다. 만약 로스앤젤레스 시당국이 식당 주인들 이익을 대변했다면 ‘위생 등급제’ 실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민들의 권익을 우선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 “혁신 화폐 CBDC로 현금 없는 세상” vs “개인 통제 빅브러더 우려” [경제의 창]

    “혁신 화폐 CBDC로 현금 없는 세상” vs “개인 통제 빅브러더 우려” [경제의 창]

    CBDC 도입 실험 분주한 한은“스테이블 코인, 통화 주권 위협”기관 거래 ‘도매용’부터 테스트중앙은행, 은행 통해 간접 관리 트럼프·파월 등 ‘부작용’ 경고“연방정부 ‘화폐 통제권’ 갖게 돼개인정보 침해·불평등 부를 것대중 권리·자유 보호 설명 필요” CBDC 도입 속도 내는 지구촌中, 2020년 시범 운영·실험 선도EU, 2028년 후 발행 목표 내놔“CBDC·실물 화폐 공존” 전망도 현금 없는 세상을 향한 한국은행의 실험이 분주하다.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이야기다. CBDC는 중앙은행을 뜻하는 ‘Central Bank’와 디지털화폐(Digital Currency)를 합친 용어다. 비트코인의 인기 때문에 CBDC는 종종 가상자산(암호화폐)과 비슷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지만 둘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선 발행 주체가 다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한다. 반면 가상자산은 민간이 발행한다. 화폐 가치도 다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만큼 CBDC의 가치는 기존 법정화폐의 가치와 함께 움직인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CBDC 연구에 착수했고 지난해 10월 CBDC 활용성 테스트를 했다. 올 4분기에는 최대 10만명을 대상으로 실거래 테스트를 한다.CBDC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하면 현금 없는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현금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는 말할 것도 없고 전통시장에서조차 신용카드 결제, 스마트폰을 통한 각종 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이도 저도 안 되면 모바일뱅킹으로 계좌 이체를 하면 된다. 현금 쓸 일이 도통 없다. 그런데 왜 한은은 CBDC 실험에 속도를 내는 것일까. 이유는 위기감 때문이다. 한은은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각국의 통화 주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를 말한다. 코인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갖게 설계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스테이블 코인이 확산되면 화폐의 단일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고, 화폐 주조차익과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스테이블 코인이 각국의 통화 주권에 부정적 역할을 미칠 가능성을 지적했다. CBDC는 활용 범위와 사용 주체에 따라 ‘소매용’과 ‘도매용’으로 나뉜다. 소매용은 개인과 기업이 현금처럼 일상생활에서 쓰는 CBDC다. 도매용은 지급준비금과 비슷한 개념으로 금융기관 간 자금 거래, 최종 결제 등에 사용한다. ●토큰 프로그래밍 땐 사용처 한정 가능 한은은 우선 도매용 CBDC 테스트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은이 소매용 CBDC를 뒤로 밀어놓은 것은 한국이 이미 현금 없는 생활에 익숙해서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해 3월 국제결제은행(BIS) 행사에서 “(한국은) 이미 효율적인 지급 결제 시스템이 마련돼 소매용 CBDC 도입에 따른 효용은 크지 않다. 도매용 CBDC와 연동되는 예금 토큰 시스템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도매용 CBDC는 다음과 같이 운영된다. 먼저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해 은행에 공급한다. 은행은 해당 CBDC를 기반으로 예금과 유사한 형태의 디지털 자산인 예금 토큰을 발행한다. 한은은 이 예금 토큰을 현재 수시입출식 예금과 비슷하게 설계했다. 고객은 이 예금 토큰으로 상거래를 할 수 있다. 예금 토큰의 가장 큰 특징은 ‘프로그래밍’이다. 토큰에 프로그래밍할 경우 사용처를 한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녀에게 토큰을 주면서 서점, 식당, 편의점에서만 사용하고 PC방, 노래방에서는 못 쓰게 토큰을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기부금을 투명하게 전달하거나 중고차 매매 등 명의 이전과 자금 이전을 동시에 해야 하는 거래의 리스크를 크게 줄이는 등의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CBDC를 통해 개개인의 거래 내역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통제하는 ‘금융 빅브러더’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CBDC에 극도로 부정적인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최근 대통령 선거 연설에서 “정부의 폭정으로부터 미국 시민을 보호하겠다. CBDC를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CBDC는 연방정부가 화폐에 대한 절대적 통제권을 갖게 해 시민들의 돈을 빼앗아 갈 수 있다. 미국의 자유 정신에 대한 위협”이라고 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 역시 신중한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도입하는 것은 차치하고, 도입 권고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정부가 개인의 모든 거래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리는 미국에서 그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개인정보 보호단체 ‘빅브러더워치’는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의 CBDC 추진이 개인정보와 보안을 침해하고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빅브러더워치는 “정부는 대규모 금융 감시를 도입하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하겠다고 하지만 누구도 그 말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약속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CBDC가 필요한 이유와 어떻게 대중의 권리와 평등, 자유를 보호할 것인지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CBDC의 빅브러더화는 기우라는 것이 이창용 총재의 의견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 총재는 “중국처럼 중앙은행이 직접 통화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을 통해 간접 관리한다. 지금처럼 정보는 은행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구스틴 카스텐스 BIS 사무총장 역시 “중앙은행은 개인 금융 거래 내역을 분석하는 데 관심이 없다. 중앙은행은 300년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동안 한 번도 그 데이터를 이용한 적이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화폐의 표현을 바꾼다고 해서 중앙은행이 (입장을) 바꿀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CBDC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IS에 따르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100여개 국가에서 CBDC 연구가 진행 중이다. BIS는 2030년까지 24개국 중앙은행이 CBDC를 보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국 중에서는 중국이 가장 앞서 있다. 중국은 2014년부터 ‘디지털 위안화’ 연구를 시작했다. 2020년 시범 운영에 들어갔으며 현재 외국과의 CBDC 거래 실험을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는 2029년 본원통화 가운데 15% 이상을 디지털 위안화로 발행할 계획이다. 중국은 CBDC를 통해 지급결제시장에서의 정부 장악력을 키우고,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 질서에 대항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도 지난해 말 디지털 유로 도입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8년 이후 CBDC 발행을 목표로 한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도 실시간 은행 간 도매 결제를 위한 CBDC 발행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 정부는 2025년 CBDC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디지털화폐 도입이 시급해진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디지털 루블 도입 법안에 서명했다. ●“소외되는 계층 없도록 잘 살펴야”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각국이 경쟁적으로 CBDC 도입에 나서는 만큼 한은의 적극적인 태도는 상당히 긍정적”이라면서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도입하는 데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잘 살펴야 한다. 인프라 구축을 치밀하게 해서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 오지에 거주하는 주민도 불편을 겪지 않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실물 화폐의 시대는 끝나는 것일까. 카스텐스 사무총장은 “CBDC가 개발되더라도 현금을 밀어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현금을 다루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해야 하고 (CBDC와) 공존해야 한다”고 했다.
  • ‘구도’ 부산에 27년 만에 우승 기운…KCC 프로농구 정상 향해 쾌속 전진

    ‘구도’ 부산에 27년 만에 우승 기운…KCC 프로농구 정상 향해 쾌속 전진

    부산에 27년 만의 프로 스포츠 우승의 기운이 몰리고 있어 주목된다. 부산 KCC가 지난 27일 열린 2023~24 프로농구(KBL)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1차전에서 수원 kt를 90-73으로 물리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챔프 1차전에서 이긴 팀이 최종 우승한 경우는 역대 26회 중 18회다. KCC는 우승 확률 69.2%를 움켜쥐었다. 확률을 따지지 않더라도 KCC는 1차전에서 우승을 예감케 하는 전력을 뽐냈다. 리바운드와 외곽에서 아주 근소하게 뒤졌으나 속공으로 무려 20점을 따냈고, 상대 주포 패리스 배스에게 29점 10리바운드를 허용했으나 허훈은 12점으로 묶었다. 반면 KCC는 허웅, 송교창(이상 17점), 라건아, 알리제 드숀 존슨(이상 14점 9리바운드), 최준용(12점 7어시스트) 5명이 고르게 활약하며 림을 공략했다. 무엇보다 KCC는 허웅이 가장 긴 29분 22초를 소화했을 뿐 철저한 로테이션으로 30분 이상 뛴 선수 없이 체력 안배에도 성공했다. 22년간 머물던 전주를 떠나 이번 시즌부터 부산을 안방으로 삼은 KCC가 최종적으로 정상을 밟을 경우 KBL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피언이 되는초유의 역사를 쓰게 된다. 연고지인 부산 입장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부산 연고 프로 팀이 무려 2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이다. 4대 프로 스포츠에서 부산 팀이 우승하는 건 21세기 들어 사실상 처음이다. 부산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대표하는 ‘구도’(球都)로 유명했다. 하지만 인기만큼 성적이 따라가지는 못했다. 1984년, 1992년 두 차례 우승이 전부다. 이후 한국시리즈 진출도 1995년과 1999년이 마지막이었다. 프로축구도 정규리그 우승은 대우 로얄즈가 1997년 3관왕(정규리그·FA컵·리그컵)을 차지했을 때가 마지막이었다. K리그 통산 4회, 리그컵 3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에 빛나던 대우는 2000년부터 부산 아이콘스, 부산 아이파크로 맥이 이어졌으나 1부와 2부를 오르내르며 그다지 신통치 못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04년 코리아컵(FA컵)에서 우승하긴 했으나 성에 차는 성적은 아니다. 프로농구에서는 부산 기아가 1997년 프로 출범 원년 우승을 차지한 뒤 2시즌 연속 대전 현대에 밀려 준우승하다가 2001년 울산으로 연고를 옮겨 현재의 현대모비스가 됐다. 이후 kt가 KTF 시절까지 포함해 부산을 안방으로 삼았으나 2021년 수원으로 연고 이전을 했다. kt의 경우 2006~07시즌 챔프전에 올라 준우승한 게 전부였다. 대전 현대가 현재 부산 새내기 KCC의 전신이고 kt는 챔프전 상대 팀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여자프로농구는 BNK가 부산을 연고지로 2019년 창단했으나 최고 성적은 2022~23시즌 준우승이었고 프로배구에서는 지금까지 부산을 연고로 한 팀이 없었다.
  • “어린이날 노들섬 서커스페스티벌 오세요”

    “어린이날 노들섬 서커스페스티벌 오세요”

    서울문화재단이 이달 4일 노들섬에서 열리는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아트페스티벌_서울’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 7개에서 2개 늘어난 9개 축제가 진행된다. 먼저 다음 달 4~5일에는 노들섬에서 ‘제7회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이 열린다. 또 6월 7~8일 노들섬에선 서울비댄스페스티벌이 개최된다. 8월 6~11일에는 노들섬에서 ‘문화가 흐르는 예술섬 노들’ 공연이 열린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추석 연휴인 9월 16일부터 18일 3일간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은 9월 2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다. ‘한강노들섬클래식’은 10월 12~13일 한강노들섬발레, 20일~21일 한강노들섬오페라로 진행되고, ‘서울스테이지 2024’는 한강 노들섬에서 사계절을 주제로 봄(3월 29일~30일), 여름(6월 28일~29일), 가을(9월 6일~7일), 겨울(11월 29일~30일) 연 8회의 인디음악 공연을 개최한다.
  • “어린이날 노들섬 서커스페스티벌 오세요”

    “어린이날 노들섬 서커스페스티벌 오세요”

    서울문화재단이 이달 4일 노들섬에서 열리는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아트페스티벌_서울’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 7개에서 2개 늘어난 9개 축제가 진행된다. 먼저 다음 달 4~5일에는 노들섬에서 ‘제7회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이 열린다. 또 6월 7~8일 노들섬에선 서울비댄스페스티벌이 개최된다. 8월 6~11일에는 노들섬에서 ‘문화가 흐르는 예술섬 노들’ 공연이 열린다.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추석 연휴인 9월 16일부터 18일 3일간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일대에서,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은 9월 2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다. ‘한강노들섬클래식’은 10월 12~13일 한강노들섬발레, 20일~21일 한강노들섬오페라로 진행되고, ‘서울스테이지 2024’는 한강 노들섬에서 사계절을 주제로 봄(3월 29일~30일), 여름(6월 28일~29일), 가을(9월 6일~7일), 겨울(11월 29일~30일) 연 8회의 인디음악 공연을 개최한다.
  • 싸움 중인 민희진도 올리더니…뉴진스 신곡 뮤비 ‘600만뷰’ 터졌다

    싸움 중인 민희진도 올리더니…뉴진스 신곡 뮤비 ‘600만뷰’ 터졌다

    모회사 하이브로부터 독립하려던 정황이 발견돼 감사를 받고 있는 어도어의 걸그룹 뉴진스의 신곡이 공개되자마자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27일 자정에 공개된 뉴진스의 신곡 ‘버블 검’(Bubble Gum) 뮤직비디오가 이날 오후 4시 현재 조회수 600만회를 넘어섰다. 앞서 공개 13시간 만인 오후 1시에 500만회를 넘어선 데 이어 꾸준히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 1위를 비롯해 영국(2위), 미국(3위), 호주(4위) 등 세계 주요 국가의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상위권에도 포진했다. ‘버블 검’은 다음 달 24일 발매되는 새 싱글 ‘하우 스위트’(How Sweet)의 수록곡이다. 이미 일본 후지TV 아침 프로그램 ‘메지마시 8’의 테마송과 일본 샴푸 광고송으로 삽입됐다. 어도어는 “듣기 좋은 이지 리스닝 곡”이라며 “여기에 더해 멤버들의 매력적인 음색이 귀를 자극한다”고 곡을 소개했다.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직접 프로듀서를 맡은 ‘버블 검’ 뮤직비디오는 뉴진스가 그동안 꾸준하게 지향해 온 Y2K의 콘셉트를 그대로 계승했다. 비디오 캠코더, VHS테이프, 풍선껌 등 X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아이템들이 화면을 메운다. 뮤직비디오는 멤버 혜인이 “오늘은 내가 비눗방울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줄게”라고 말하면서 시작된다. 멤버들은 푸른 바닷가와 목장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비눗방울·풍선·유리구슬로 장난을 치고, 해맑게 웃고 떠든다. 뉴진스 특유의 무해하고 청량한 감성을 담아내며 “청춘의 모습을 예쁘게 담은 ‘디토’(Ditto)의 여름 버전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민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별도의 글 없이 ‘버블 검’ 뮤직비디오를 올렸다.뮤직비디오 댓글엔 뉴진스에 대한 응원이 쏟아졌다. 팬들은 “어른들의 비겁함에 너희의 청춘이 아프지 않기를 바라. 뉴진스 사랑해 계속 함께하자 늘 지켜줄게” “어른들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영향을 받으면 절대 안 되는 소중한 한국팝의 보물” 등의 글을 남기며 뉴진스를 응원했다.
  • ‘마이웨이’노래가 좋아지면… 이제 끝에 가까워진걸세[강동삼의 벅차오름]

    ‘마이웨이’노래가 좋아지면… 이제 끝에 가까워진걸세[강동삼의 벅차오름]

    #마이웨이(My Way)… 내 방식대로 계획하고 한걸음씩 나아갔다네 누군가 그러더군요. 프랭크 시나트라(1915. 12. 12~1998. 5. 14)의 ‘마이웨이(My Way)’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나이 들어간다는 증거라고요. 정말 그런가요. 난 요즘 미치도록 이 노래를 수백번 되감기를 한답니다. 카세트테이프로 들었으면 벌써 테이프가 늘어지고 씹혀서 더 이상 들을 수 없을 지경이 됐을지도 몰라요. ‘And now the end is near/And so I face the final curtain/My friend, I’ll say it clear I’ll state my case of which I’m certain/I’ve lived a life that’s full, I traveled each and every highway/And more much more than this,/ I did it my way.’(이제 끝이 가까워졌네. 그래 내 인생의 마지막 장을 맞이하고 있다네./친구여, 이제는 분명하게 말해줄 수 있다네. 내가 확신하는 이야기들을 말일세./난 지금까지 충만한 인생 살았어/할 수 있는 많은 길들을 걸어보았다네/ 그렇지만 좀더, 제일 중요한 건/내방식대로 해냈다는 걸세.) 물론 시나트라는 ‘후회(Regrets)’도 조금 했었다고 고백하죠. 그렇다고 굳이 언급할 정도는 아니었다고요. 그러나 자기 인생을 자기 방식대로 계획하고 한걸음씩 나아갔다고 말하죠. 자기 방식대로 말이죠. 모든 아버지들이 사랑하는 이 노래를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시나트라는 싫었다죠. 한동안은 부르지도 않았다죠. 하지만 폴 앵카가 그를 위해 새벽까지 쓴 ‘마이웨이’는 싫든 좋든 20세기 미국 최고의 가수이자 배우의 대표곡이 됐죠. # 정년 퇴임한 선배, 정년 퇴임 앞둔 선배보며 가슴 찡… 그러나 항상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걸 알기에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S선배가 생각난다. 서울 본사에 근무하다가 적적할 때마다 술 한잔하고 노래방 가던 시절, 그 선배는 항상 취해 읊조리듯 불렀다. 그 이후 이 노래를 들을 때 마다 빛바랜 추억속 장면처럼 재회하게 된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 선배는 이 노래를 부르며 인생무상을 느끼지 않았을까. 얼마 전 인사 발령 사내 게시판에 정년 퇴임하는 선배의 이름을 보고 흠칫 놀랐다. ‘선배가 벌써 떠나는구나. 20년 넘게 함께 했는데…. ’ 그리고 며칠 뒤 전화했더니 선배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남는게 돈과 시간 뿐인데 얼굴 한번 보자” 그날, 왜 휴대전화 너머로 그 말이 헛헛하게 들렸을까. 최근엔 기자실에서 한솥밥 먹은 E선배도 정년퇴임 채비를 한다는 소문에 마음 한 구석이 휑해졌다. 중학교 선배라서 더 애정이 갔는데 그를 볼 때 마다 입안에서 말이 맴맴 돌다가 말문이 막혀 결국 침묵한다. 시나트라의 ‘마이웨이’처럼 ‘끝이 가까워져가니까(And now the end is near)’ 생기는 반복되는 현상이다. 정상의 고지를 밟은 선배들이 그 정상을 터벅터벅 내려오는 모습에 괜히 가슴이 찡해진다. 앤슨 시브라의 ‘trying my best’ 노래처럼 완벽하게 내려오는 길을 몰라도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정상의 분화구 람사르 습지에 개구리 울음 소리 가득… 물이 있는 신령스런 산 서귀포시 남원읍(남조로 988-11) 물영아리 오름은 선배들의 뒷모습을 닮았다. 그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 정상에 도착하면 내려가는 법을 먼저 일깨워준다. 아니 이 오름은 특이하게도 정상을 밟으면 ‘인생이 그런거야’ 라고 속삭이듯, 내려가보라고 손짓한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분화구가 펼쳐진다. 호숫가다. 물영아리 오름 습지는 우리나라에서 2000년 12월 5일에 처음으로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지난 2006년 국내 5번째로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다. 정상을 향해 오직 한 길만을 걸었던 사람들의 노고에 바치는 훈장처럼, 물영아리오름도 오랜 세월 견뎌낸 세월을 보상받는 듯 람사르 습지로 지정됐나 보다. 람사르 습지는 점차 사려져가는 습지와 습지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보전하기 위해 체결된 람사르 협약에 의해서 지정된 습지를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24개의 습지가 람사르 등록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그 중에서 제주도에는 물장오리 산정화구호, 1100고지 습지, 숨은물벵듸, 물영아리 산정화구호, 동백동산 습지 등 5개의 습지가 람사르 등록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운좋게도 연일 계속된 비로 습지는 호숫가로 변해 있었다. 호숫가는 잔잔하지만 고요하진 않았다. 이미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부터 개구리 울음소리로 가득했다. 이 굼부리는 함지박 모양의 원형 굼부리로 둘레 약 300m쯤에 이르는 화구호로 발달되어 습지로 형성돼 있다. 정상으로부터 깊이는 40m다. 습지에는 세모고랭이와 고마리 등 습지에서 자생하는 식물 171종과 47종에 달하는 양서류, 파충류, 곤충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오름 정상 화구에 물이 고이기 때문에 ‘물이 있는 영아리’라는 데서 유래됐는데 ‘영아리’의 의미는 신령스런 산이란다. ‘탐라지’에는 ‘수영악(水盈嶽)’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수령산(水靈山)이라 하기도 하고 “정의현 북쭉 삼십 리에 있다. 그 꼭대기에는 못이 있다.”라는 기록이 있다. ‘탐라순력도’에는 ‘물영아리악(勿永我里嶽)’이라 되어 있고, 오름의 정상부는 ‘유수(有水)’라고 기록되어 있다. 물영아리 오름엔 이런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소를 잃어버린 한 젊은이가 산 정상에서 배고프고 목이 말라 기진맥진해 쓰러졌는데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소를 잃어 버렸다고 상심하지 말아라. 내가 그 소 값으로 이 산 꼭대기에 큰 못을 만들어 놓을 테니, 아무리 가물어도 소들이 목마르지 않게 되리라. 너는 가서 부지런히 소를 치면 살림이 궁색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말했죠. 혼절했던 젊은이는 다음 날 정신을 차려보니 쓰러졌던 산꼭대기가 넙다랗게 패여 있는데, 거기에 물이 가득 차서 출렁거리고 있었단다. 아무리 가물어도 그 오름 꼭대기에는 마르지 않는 물이 고여 있어, 소들이 목장에 물이 말라 없으면 그 오름 위로 올라가게 됐다고 한다. #영화 ‘늑대소년’ 배경이 되는… 삼나무 숲 배경의 넓은 목장이 거기 있었네 그러나 물영아리오름은 MZ세대에겐 송중기 주연의 ‘늑대소년’이 배경이 된 곳으로 이제 더 유명하다. 목장 울타리를 지나 삼나무숲으로 들어서면 더더욱 신비스럽다. 영화 ‘늑대소년’에서 순자와 동네 꼬마 친구들이 철수와 함께 놀던 장면이 나오고 중간 중간 푸른 초원 뒤로 펼쳐지는 빽빽하게 둘러선 삼나무 숲이 무척 인상적인 곳이다. 실제 초원 지대는 철조망이 쳐져서 출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이곳 중간 중간에 가시덤불들에 고사리가 있어 아낙네들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고사리를 꺾고 있다. 초원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소들이어서 고사리를 꺾는게 위험해 보이기 까지 하다. 소들이 갑자기 사람 인기척에 놀란 것인지 스스로 들판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인 듯 보인다. 이맘때 물영아리오름을 가면 탐방객보다 인근에서 고사리를 꺾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걸 목격할 것이다. 오름이 시작되는 입구에서 오른편 목장지대에는 고사리가 많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나 역시 하루분 먹을 양을 꺾고 나서 이날 오름 탐방을 시작했다. #오름을 왜 오르니… 릴케의 ‘엄숙한 시간’처럼 나에게로 가기 위해서…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가 쉼표를 찍을 때마다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시(詩)들을 만난다. 마음이 넉넉해진다. ‘그게 뭐/ 큰일이라고/ 벽앞에서 울었을까/물영아리 천여개 계단/오르고야 알았다/벼랑길/ 한두번이야/ 누구나 만나는 것을…/(김영숙의 ‘우아한 비행’), ‘누군들 버겁고 지친 삶이 없겠느냐만/가파른 나무계단 오르는 내 무릎이/마음이 앞서가는지/ 오늘따라 가볍다…’(오영호 시조시인의 ‘싱그러운 물을 찾아가다’ ). 쉼터마다 나붙어 있는 시들이 때론 목마른 목을 축여주는 한모금의 생수같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얼마나 계단이 많길래, 시들이 먼저 탐방객의 지친 다리를 위로하는걸까’. 그 끝을 보겠다는 심정으로 오르고 또 오른다. ‘오름을 왜 오르는 거니’ 라고 가끔 내 자신에게 묻곤 한다. ‘지금 어디선가 걷고 있는 사람은/세상에서 정처 없이 걷고 있는데/그 사람은 나에게로 오고 있다’고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엄숙한 시간’에서 말하듯 독백한다. “나에게로 가기 위해서…”라고.
  • 삼성중공업 1분기 영업이익 779억...작년 동기 대비 297.4%↑

    삼성중공업 1분기 영업이익 779억...작년 동기 대비 297.4%↑

    삼성중공업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7.4%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 3478억원, 영업이익은 77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은 설 연휴 등 영향으로 조업 일수가 감소함에 따라 2조 4331억원을 기록한 직전 분기 대비 소폭 떨어졌지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는 46% 증가했다.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개선된 배경에는 ▲ 지속적인 선가 상승 ▲ 고수익 선종의 매출 반영에 따른 이익률 상승 ▲ 원자재 가격 안정 효과 등이 작용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38억 달러 규모 수주에 성공해 연간 수주 목표(97억 달러)의 39%를 달성했다. 현재도 LNG운반선, 친환경 컨테이너선, 초대형 암모니아운반선(VLAC) 등 다수의 상선 프로젝트 안건을 협의 중이다. 연내에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1기 수주도 기대하고 있어 충분한 수주 잔량에 기반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로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고수익 선종인 LNG운반선의 매출 반영이 지속될 전망이며 FLNG 1기가 최근 생산에 착수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가 예상된다”며 “연간 매출 목표 9조 7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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