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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쓰면 화병날 것 같아요”… ‘시발비용’으로 화 푸는 2030

    “안 쓰면 화병날 것 같아요”… ‘시발비용’으로 화 푸는 2030

    최근 청년층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공감을 일으키며 확산되는 글이 있다. 이른바 ‘시발비용’. 비속어 ‘X발’과 ‘비용’을 합친 신조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의미다. 스트레스 받고 홧김에 치킨 시키기, 평소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텐데 짜증나서 택시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퇴근 후 이유 없이 다이*나 *리브영 같은 드럭스토어에 들러 필요 없는 물건을 사는 기자의 습관도 단번에 이해됐다.●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벌었는데… 이런 것도 못 사? 신조어 시발비용을 간략히 정의하자면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쓴 돈’ 정도가 된다. 시발비용의 대상은 고가의 물건이 아니다. 로드숍에서 파는 저렴한 화장품, 당장 필요는 없지만 보기에는 귀여운 스티커나 볼펜, 커피나 간식 등이 그 대상이다.입사 1년차를 막 넘긴 직장인 A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마카롱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평소에도 마카롱은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였지만, 한 개에 2000~2500원이라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에 즐겨 먹진 못했다는 A. 요즘 그는 퇴근 후 집 주변 마카롱 맛집을 방문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전환이 된다는 이유다. 한번 살 때 종류별로 10개 이상씩 사는 A에게 “마카롱 비싸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스트레스 받으며 돈 벌었는데, 이런 것도 못 사먹어?” 은행원 3년차 B는 출근할 때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집과 직장의 거리는 마을버스 8개 정거장으로 약 30분이 걸리지만, 택시를 타면 10분 만에 도착한다. B는 “처음엔 지각할까봐 택시를 탔던 것이 이제는 편해서 타게 된다”고 말했다. 택시비는 5000~6000원 꼴로, 한 달에 택시비로 지출하는 비용만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B는 “몸이 편하니까 전혀 아깝단 생각이 안 든다”며 “‘고생하러 가는 데 이 정도도 못하나’라는 생각으로 탄다”고 말했다. ● 티끌 모아야 태산? 티끌 모아봤자 티끌 시발비용은 결국 ‘탕진잼’으로 이어진다. 탕진잼은 시발비용보다 앞서 유행했던 신조어로, 소소한 생활용품, 맛집, 여행 등 일상생활에 돈을 낭비하듯 쓰며 소비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재물 따위를 다 써서 없앤다는 거창한 의미의 ‘탕진’과 달리, ‘탕진잼’이란 일상생활에 구애받지 않는 범위 내의 푼돈을 소소하게 낭비하는 것이 차이다.립스틱을 사는 것으로 탕진잼을 추구하는 C. 홧김에 산 립스틱 색깔이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을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하는 그의 말버릇은 “티끌 모아 티끌”이다. 열심히 돈을 모아도 집을 못 사니, 티끌로 스트레스라도 풀겠다고 말한다. 2030세대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은 정말 꿈이 되어가고 있다. C는 5년차 직장인이지만 일찌감치 집 사기를 포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0세대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경우 서울에 평균 수준의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 데 12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는 2016년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 ‘371만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것이다. 월급이 200만원 초반인 C가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고 현실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해 탕진잼의 기분을 느낄 시간조차 없던 D는 지난해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했다. 생각했던 예산을 훌쩍 넘겼다는 D는 “충동적인 여행이었지만 리프레쉬가 됐다”며 “입사 후 가장 잘 쓴 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유럽 여행을 소망하며 월급에서 30만원씩을 여행경비로 저축하고 있는 D는 “회사를 다닐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 성인남녀 10명 중 8명 ‘스트레스 해소 위해 홧김에 돈 지출’ 시발비용이 2030세대의 공감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6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10명 중 8명은 ‘홧김에 스트레스로 돈을 낭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받아 ‘안 사도 되는 제품을 굳이 구매했던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한 직장인은 퇴근길에 습관적으로 화장품가게를 ‘털러’가는 것이 자신의 시발비용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쓰지도 않는 섀도를 하나둘 사다 보니 어느새 일정 기간, 일정 금액 이상을 산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black club’ 등급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이*에서 3개에 1000원 하는 마스킹 테이프를 충동적으로 구매한다는 또 다른 직장인은 “고작 그걸 샀다고 기분이 풀리는 스스로에게 비참함을 느낀다”면서도 “홧김에 쓰는 돈이 아니면 오히려 더 화병이 터졌을 것 같다”고 밝혔다. 홧김에 시킨 치킨, 사용하지 않지만 습관적으로 사는 화장품, 출퇴근에 이용하는 택시 등 청년들이 시발비용과 관련한 비슷한 경험담을 쏟아내는 것은 2030세대의 씁쓸한 세태를 반영한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청년들은 소비에 실패할 여유가 없다. 최대한 가성비 높은 것에 투자해 높은 만족감을 얻으려는 젊은 세대들의 합리적인 소비가 ‘탕진잼’이나 ‘시발비용’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아무리 노력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오히려 더 ‘노오력’하라는 것이 현실이다. 암울한 청년 세대의 심리적 불안감을 드러내는 신조어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안 쓰면 화병날 것 같아요”… ‘시발비용’으로 화 푸는 2030

    “안 쓰면 화병날 것 같아요”… ‘시발비용’으로 화 푸는 2030

    최근 청년층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공감을 일으키며 확산되는 글이 있다. 이른바 ‘시발비용’. 비속어 ‘X발’과 ‘비용’을 합친 신조어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라는 의미다. 스트레스 받고 홧김에 치킨 시키기, 평소라면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텐데 짜증나서 택시 타기 등이 대표적이다. 퇴근 후 이유 없이 다이*나 *리브영 같은 드럭스토어에 들러 필요 없는 물건을 사는 기자의 습관도 단번에 이해됐다.●그렇게 스트레스 받으며 벌었는데… 이런 것도 못 사? 신조어 시발비용을 간략히 정의하자면 스트레스를 받아 ‘홧김에 쓴 돈’ 정도가 된다. 시발비용의 대상은 고가의 물건이 아니다. 로드숍에서 파는 저렴한 화장품, 당장 필요는 없지만 보기에는 귀여운 스티커나 볼펜, 커피나 간식 등이 그 대상이다. 입사 1년차를 막 넘긴 직장인 A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마카롱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평소에도 마카롱은 좋아하는 간식 중 하나였지만, 한 개에 2000~2500원이라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 때문에 즐겨 먹진 못했다는 A. 요즘 그는 퇴근 후 집 주변 마카롱 맛집을 방문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스트레스가 풀리고 기분전환이 된다는 이유다. 한번 살 때 종류별로 10개 이상씩 사는 A에게 “마카롱 비싸지 않으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스트레스 받으며 돈 벌었는데, 이런 것도 못 사먹어?” 은행원 3년차 B는 출근할 때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집과 직장의 거리는 마을버스 8개 정거장으로 약 30분이 걸리되지만, 택시를 타면 10분 만에 도착한다. B는 “처음엔 지각할까봐 택시를 탔던 것이 이제는 편해서 타게 된다”고 말했다. 택시비는 5000~6000원 꼴로, 한 달에 택시비로 지출하는 비용만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B는 “몸이 편하니까 전혀 아깝단 생각이 안 든다”며 “‘고생하러 가는 데 이 정도도 못하나’라는 생각으로 탄다”고 말했다. ● 티끌 모아야 태산? 티끌 모아봤자 티끌 시발비용은 결국 ‘탕진잼’으로 이어진다. 탕진잼은 시발비용보다 앞서 유행했던 신조어로, 소소한 생활용품, 맛집, 여행 등 일상생활에 돈을 낭비하듯 쓰며 소비의 재미를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재물 따위를 다 써서 없앤다는 거창한 의미의 ‘탕진’과 달리, ‘탕진잼’이란 일상생활에 구애받지 않는 범위 내의 푼돈을 소소하게 낭비하는 것이 차이다.립스틱을 사는 것으로 탕진잼을 추구하는 C. 홧김에 산 립스틱 색깔이 본인에게 어울리지 않을 경우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하는 그의 말버릇은 “티끌 모아 티끌”이다. 열심히 돈을 모아도 집을 못 사니, 티끌로 스트레스라도 풀겠다고 말한다. 2030세대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은 정말 꿈이 되어가고 있다. C는 5년차 직장인이지만 일찌감치 집 사기를 포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0세대가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경우 서울에 평균 수준의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는 데 12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는 2016년 3분기 39세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 ‘371만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것이다. 월급이 200만원 초반인 C가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하고 현실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 집중하는 이유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해 탕진잼의 기분을 느낄 시간조차 없던 D는 지난해 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했다. 생각했던 예산을 훌쩍 넘겼다는 D는 “충동적인 여행이었지만 리프레쉬가 됐다”며 “입사 후 가장 잘 쓴 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유럽 여행을 소망하며 월급에서 30만원씩을 여행경비로 저축하고 있는 D는 “회사를 다닐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 성인남녀 10명 중 8명 ‘스트레스 해소 위해 홧김에 돈 지출’ 시발비용이 2030세대의 공감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6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10명 중 8명은 ‘홧김에 스트레스로 돈을 낭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받아 ‘안 사도 되는 제품을 굳이 구매했던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한 직장인은 퇴근길에 습관적으로 화장품가게를 ‘털러’가는 것이 자신의 시발비용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쓰지도 않는 섀도를 하나둘 사다 보니 어느새 일정 기간, 일정 금액 이상을 산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black club’ 등급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이*에서 3개에 1000원 하는 마스킹 테이프를 충동적으로 구매한다는 또 다른 직장인은 “고작 그걸 샀다고 기분이 풀리는 스스로에게 비참함을 느낀다”면서도 “홧김에 쓰는 돈이 아니면 오히려 더 화병이 터졌을 것 같다”고 밝혔다. 홧김에 시킨 치킨, 사용하지 않지만 습관적으로 사는 화장품, 출퇴근에 이용하는 택시 등 청년들이 시발비용과 관련한 비슷한 경험담을 쏟아내는 것은 2030세대의 씁쓸한 세태를 반영한다.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청년들은 소비에 실패할 여유가 없다. 최대한 가성비 높은 것에 투자해 높은 만족감을 얻으려는 젊은 세대들의 합리적인 소비가 ‘탕진잼’이나 ‘시발비용’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아무리 노력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고, 오히려 더 ‘노오력’하라는 것이 현실이다. 암울한 청년 세대의 심리적 불안감을 드러내는 신조어들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문명을 깨운 기록매체 발자취

    문명을 깨운 기록매체 발자취

    울산 반구대 암각화,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등 선사시대 기록물부터 종이를 거쳐 사진, 영화, 컴퓨터 등 디지털 기억매체까지 인류 기록 매체의 탄생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하는 박물관이 개관한다.국립중앙도서관은 디지털도서관 지하 3층에 전시·체험·교육 기능을 아우르는 920㎡(약 278평) 규모의 ‘기록매체박물관’을 오는 13일 개관한다고 7일 밝혔다. ‘세상을 깨우는 힘, 기록매체 이야기’라는 주제로 꾸며진 박물관은 연대기순에 따라 ‘기록매체, 문명을 깨우다’, ‘기록매체, 세상을 담다’, ‘디지털 기억 시대, 컴퓨터와 전자매체의 등장’ 등 3부로 구성돼 있다. 이집트 파피루스 원본 2점과 로제타석(복제본), 세계 최고(最古) 목판 인쇄물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영인본을 비롯해 한국 음악이 담긴 최초의 음반,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이용태 박사의 ‘SE-8001’ 등 전시물 200여 점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중앙에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이남이 완성한 높이 2.7m, 폭 3m의 대형 조형물 ‘책 속의 얼굴’이 설치됐다. 인간의 얼굴과 펼쳐진 책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인간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표현했다. 박물관은 LP음반, 카세트테이프, 비디오 등 재생할 수 없는 과거 저장장치의 기록을 이동식저장장치(USB)나 CD, DVD로 무료 변환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귀복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관은 “인류는 눈부신 기술 발전으로 유례없는 기억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며 “국가지식문화유산의 보존 기관으로서 기록매체의 가치를 알리고 미래의 기록매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삼성 갤노트7 발화 요인, 정부도 “배터리 공정 문제”

    삼성 갤노트7 발화 요인, 정부도 “배터리 공정 문제”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6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발화 요인에 대해 “스마트폰 기기 자체에는 이상이 없고 배터리 제조 공정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폰 자체에 대해서도 여러 발화 예상 요인을 가정하고 조사했지만 특이 사항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자체 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다.국표원의 조사 의뢰를 받은 산업기술시험원은 제조사로부터 발화가 발생한 스마트폰 14개, 정상적인 스마트폰 46개, 배터리 169개, 제조사의 충방전 시험에서 배터리가 과도하게 팽창된 스마트폰과 배터리 각 2개 등 총 233개를 시험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고 제품에서 배터리 부위가 스마트폰 기기의 회로 부위보다 손상이 더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갤럭시노트7에 쓰이는 배터리 제조업체는 중국 ATL과 삼성SDI다. 국표원에 따르면 삼성SDI 배터리는 배터리 포장 과정에서 포장재로 인해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판이 눌려 찌그러지는 현상이 발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리콜된 ATL 배터리는 양극탭을 용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높은 돌기가 분리막을 뚫고 음극활물질에 닿아 발화가 야기됐거나 일부 배터리에 발화를 방지하는 절연 테이프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표원 관계자는 “두 개 배터리 모두 공정상 불량이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최종 공급자로서 삼성전자가 배터리 부품 관리에 책임이 있다고 보지만 휴대전화와 관련해 다른 발화 요인을 찾지 못한 만큼 (법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유재하’가 배출한 뮤지션들…30주기, 그리움을 노래하다

    ‘유재하’가 배출한 뮤지션들…30주기, 그리움을 노래하다

    1988년 1월, 불과 두 달여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스물다섯의 나이에 세상을 뜬 한 뮤지션을 위한 추모 공연이 서울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조동익, 이광조, 이문세, 김수철, 한영애 등이 무대에 올라 노래했다. 장기호, 박성식, 한경훈, 최태환, 전태관, 이병우, 박학기 등이 세션과 코러스를 자처했다. 모두들 벗과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안타까워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지난날’, ‘그대 내품에’, ‘가리워진 길’ 등이 실린 단 한 장의 앨범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깊은 발자국을 남긴 벗이었다. 클래식과 팝이 어우러진 그의 서정적인 노래들은 한국적 팝의 전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추모 공연을 계기로 장학회가 꾸려지고, 이듬해부터 실력 있는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딴 음악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27회까지 매년 11월 1일, 그의 기일 즈음에 열리는 이 대회를 통해 조규찬, 고찬용, 유희열, 김연우, 강현민, 루시드폴, 이한철, 방시혁, 자화상(정지찬,나원주), 스윗소로우 등 300여명의 뮤지션이 배출됐다. 스스로를 ‘유재하 동문’으로 부르는 이들은 저마다의 영역에서 한국 대중음악 발전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유재하 30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유재하 장학회가 위치한 경기 성남 분당의 복합문화공간 커먼키친에서 연간 릴레이 공연이 열리고 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릴레이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달 20일 에스닉 밴드 두번째달 출신으로 현재는 아이리시 포크 밴드 바드로 활동하는 박혜리(14회 동상)가 테이프를 끊었다. 오는 24일에는 싱어송라이터 김거지 김정균(22회 대상)과 조영현(23회 대상), 다음달 24일에는 최근 첫 정규앨범 ‘송 포 유’를 발표한 곽은기(15회 금상)와 SBS ‘K팝스타 4’에서 ‘엄마로 산다는 것은’을 불러 주목받은 이설아(24회 금상)의 무대가 이어진다. 추모 앨범과 유재하 동문들이 총출동하는 합동 공연도 기획되고 있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그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꾸려질 예정이다. (031)696-7788.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바른 자세, 우울증 치료에 도움”(연구)

    “바른 자세, 우울증 치료에 도움”(연구)

    바른 자세가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3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연구진이 우울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일부에게 바른 자세를 취하게 한 결과,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에서는 자세가 구부정하면 기분이 나빠질 수 있지만, 자세가 바르면 반대로 기분이 나아졌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엘리자베스 브로드벤트 박사는 “똑바로 앉으면 구부정하게 앉는 것보다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자부심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도 끈기가 늘며 자신감이 커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은 경각심과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두려움을 없애며 스트레스가 많은 일을 한 뒤에는 자존감을 높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세가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경도와 중등도 사이 우울증 진단을 받은 61명을 모집했다. 모든 참가자는 자세가 구부정한 경향이 있다. 따라서 참가 그룹 중 절반에게는 검사를 하는 동안 등허리를 피고 앉도록 요청했다. 그리고 나머지 참가자는 자유롭게 앉도록 했다. 이때 브로드벤트 박사는 좋은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그룹에는 어깨를 펴고 양어깨뼈를 밑으로 내리며 등허리를 펴고 정수리는 천장을 향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다음 물리 치료사들이 종종 쓰는 근육 테이프를 등허리에 붙여 참가자의 자세가 구부정해지면 당기는 느낌을 줘 자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어 이런 상태를 유지한 채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촉발실험을 수행했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시간 동안 준비하고 연설해야 한다. 이때 5분이 되지 않으면 심사 위원이 시간을 다 채우라고 촉구했다. 이후 실험을 하는 동안 어떤 감정과 기분이 들었는지를 설문했다. 그 결과, 바른 자세를 유지한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더 많은 활력과 열정을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검사 중 표현을 더 잘하고 더 많이 말했다고 브로드벤트 박사는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정신건강 관리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는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브로드벤트 박사는 심리학 전문지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나 자신이 침울한 기분을 느꼈을 때 그런 개념을 탐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날 내 어깨가 구부정해져 땅을 보고 걷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어깨를 펴고 정면을 바라보자 기분이 훨씬 더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내게 나타난 이 현상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게 바로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내 경험부터 연구까지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정황과 상황에 달려 있으므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행동 치료 및 실험 정신의학 저널’(The Journal of Behavior Therapy and Experimental Psychiatry) 3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사진=ⓒ mangostar_studio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워셔액·습기제거제·부동액 등 공산품 4종 인체 위해성 평가

    워셔액, 습기제거제, 부동액, 양초 등 공산품도 인체 위해성 평가를 받게 된다. 환경부는 “워셔액 등 공산품 4종을 대상으로 위해성평가를 단계적으로 실시해 그 기준을 초과하는 제품을 퇴출시킬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위해성평가는 어떤 집단이나 사람들이 일정기간 위험 물질이나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을 때, 그 영향을 얼마나 많이 받을 것인가를 예측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와 함께 환경부와 산업부는 올해 공산품, 전기용품 가운데 화학물질 노출 우려가 있는 13개 품목을 전수 조사할 계획이다. 대상 품목은 자동차용 브레이크액, 실내용 바닥재, 수유패드, 온열팩, 가정용 항균 섬유제품, 항균 양탄자, 가죽 소파와 가죽 카시트, 쌍꺼풀용 테이프·벽지와 종이장판지, 전기담요와 매트, 항균 전기 침대, 항균 전기온수매트, 이온 발생기 등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삼성 ‘배터리 결함’ 결론] 갤노트7 20만대 조사·해외 기관 참여… “본체 결함 아니다”

    [삼성 ‘배터리 결함’ 결론] 갤노트7 20만대 조사·해외 기관 참여… “본체 결함 아니다”

    삼성전자는 23일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이 배터리 결함에 있었다고 최종 확인하면서도 배터리 업체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배터리 업체에 어떤 법적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했다. 안전성, 품질 측면에서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포괄적인 책임은 삼성전자에 있다는 것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배터리 설계와 제조 공정상의 문제점을 제품 출시 전에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하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배터리 자체의 결함이 노트7 발화 원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삼성전자가 의뢰한 외부 안전인증 기관 세 곳(UL, 엑스포넌트, TUV라인란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노트7에 탑재된 A배터리(삼성SDI 제품)와 B배터리(중국 ATL 제품)가 서로 다른 이유로 내부 단락(短絡·합선)이 발생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일치했다. 고동진 사장은 내부 분석 결과 삼성SDI 제품에서는 ‘젤리롤’의 우측 상단 코너에서 눌림 현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젤리롤은 양극판, 음극판, 분리막으로 구성된 배터리가 롤 형태로 둘둘 말려져 있는 것을 말한다. 우측 상단이라 하면 음극판 상단을 의미한다. 음극판이 눌리면서 그 충격으로 음극 기제가 분리막을 뚫고 양극판까지 닿아 단락 현상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또 고 사장은 음극 코팅부 끝단의 위치가 잘못됐다는 것도 단락 원인으로 지목했다. 위치가 틀어지면 양극과 음극이 닿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인증기관인 UL과 엑스포넌트도 베터리 위쪽 코너의 눌림 현상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또 UL은 얇은 분리막을 추가 요인으로 지목했다. 정경민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공학 교수는 “분리막이 두꺼우면 음극판이 눌리거나 틀어져도 양극판까지 닿지 않을 수 있는데 충분한 강도나 두께가 확보되지 않아 음극과 양극이 만나는 ‘합선’이 일어났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2일 삼성전자가 첫 교환 프로그램을 발표할 당시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던 중국 ATL 배터리에서도 결함이 발생했다. 중국산 배터리에서는 양극탭을 부착하는 초음파 융착 과정에서 발생한 비정상적으로 큰 융착 돌기막이 원인으로 꼽혔다. 철판 두 개를 용접하면 용접 면이 매끄럽지 않고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것처럼 배터리도 융착 과정에서 돌기가 발생한다. 그래서 이 부분(돌기)을 절연 테이프로 감싸는데 돌기가 비정상적으로 크다 보니 테이프와 분리막까지 뚫고 음극판에까지 닿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산 배터리에서는 절연 테이프가 부착되지 않는 경우도 발견됐다는 점이다. 고동진 사장은 “제조사가 그동안 비정상적인 융착 돌기까지 알 수는 없었다”면서 “앞으로 입고 전에 (랜덤 샘플링) 해체 분석을 통해 공정상의 오류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1차 리콜 이후 중국업체로 물량이 몰리면서 불량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선 “이미 중국에 공급된 제품에는 ATL 배터리가 탑재됐다. 세계적 배터리 기업으로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노트7에서 불량(발화)이 발생한 비율이 0.01%라고 밝혔다. 1만대 중 1대꼴이다. 이는 전자업계에서 불량 비율로 통하는 3.4ppm(100만개 중 3.4개)보다 굉장히 높은 수치다. 고 사장은 “배터리는 제품 모델에 따라 맞춤형으로 생산된다”면서 “똑같은 용량이라도 어느 모델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경쟁사(애플)에 탑재된 배터리(ATL)에서는 결함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삼성 “갤노트7 발화 배터리 탓” 결론… 갤S8 공개 늦춰

    삼성 “갤노트7 발화 배터리 탓” 결론… 갤S8 공개 늦춰

    삼성전자는 약 7조원의 손실을 낸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와 관련, 배터리 자체 결함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23일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트7 발화 사고가 배터리 결함에 의한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고동진 사장은 “소손(燒損·불에 타서 부서짐)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면적인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제품 20만대, 배터리 3만개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완제품과 배터리 모두 비슷한 비율로 소손 현상이 재현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결함은 아니라는 얘기다. 고 사장은 “노트7에 탑재된 두 회사(삼성SDI, 중국 ATL)의 배터리에서 서로 다른 원인으로 발화 현상이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SDI가 공급한 배터리는 음극판이 눌리면서, ATL의 배터리는 양극판에 생긴 비정상적으로 큰 돌기가 절연 테이프와 분리막을 뚫고 음극판까지 닿으면서 발화의 ‘씨앗’이 됐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차기작인 갤럭시S8의 발표를 예년보다 늦추기로 했다. 다음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공개되지 않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브라질 여성들이 태양을 즐기는 법…테이프 선탠

    브라질 여성들이 태양을 즐기는 법…테이프 선탠

    한여름을 맞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테이프를 이용한 선탠이 유행하고 있다. '테이프 선탠'이란 말 그대로 비키니 대신 테입으로 몸을 가리고 자외선으로 피부를 태우는 기법. 비키니를 입을 때보다 선명하고 뚜렷한 자국을 남길 수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에리카 로메로는 선탠을 위한 테이핑 전문가다. 리우데자네이루 서부 레알렝고에 있는 그의 집엔 매일 여성 수십 명이 몰려든다. 로메로의 테이핑으로 은밀한 곳을 살짝 가린 여성들은 테라스에서 일광욕을 즐긴다. 테이프를 몸에 붙인 여성들이 선탠을 즐기는 시간은 약 3시간. 로메로는 테이핑과 장소를 제공하고 20달러(약 2만3500원)를 받는다. 지난해 여름 매출 2만4000달러(약 2840만원)를 올린 로메로는 올 여름 매출목표를 3만 달러(약 3550만원)로 늘려 잡았다. 로메로는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매출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시작된 테이프 선탠은 국경을 넘어 이웃국가로도 확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등 주변국에서도 테이프 선탠을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 피부암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유난히 선탠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 브라질에서 피부암은 가장 흔한 암이다. 브라질 암연구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2016~2017년 여름 시즌 피부암에 걸리는 여성이 9만8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21차 이베로-라틴아메리카 피부학회의 대표 페르난도 가티는 "대낮에는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는 걸 피해야 한다"면서 "노출이 불가피할 때는 최소한 SPF 30 정도의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우주의 내적 아름다움’을 그린 모차르트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우주의 내적 아름다움’을 그린 모차르트

    하이든이 그랬다던가? 모차르트의 죽음 소식을 듣고는 '앞으로 200년 안에는 그와 같은 천재는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모차르트가 죽은 지 올해로 꼭 226년이 흘렀다. 그의 말처럼 모차르트를 능가하는 음악가가 나타났다는 소식은 여전히 들려오지 않았다. 200년은 하이든이 너무 짜게 잡은 거로 판명난 셈이다. 모차르트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작곡가인가? 상대성이론으로 현대 우주론의 문을 활짝 연 아인슈타인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죽음이란 더 이상 모차르트를 들을 수 없다는 의미이다." 바이올린으로 모차르트를 즐겨 연주했던 아인슈타인은 그 말로도 모자랐던지 이런 말까지 덧붙였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우주 자체의 내적 아름다움을 반영한 것 같이 보인다."​ 음악가 중에서는 차이코프스키만큼 모차르트를 사랑했던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모차르트는 어떤 작곡가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위대한 존재였다. 그에게 있어 모차르트는 거의 종교적 숭배의 대상으로, 이런 말을 한 적도 있다. “모차르트는 너무나 천사와 같은 존재, 아이처럼 순수한 존재였다. 그의 음악에는 도달할 수 없는 숭고한 아름다움이 맺혀 있어서 예수처럼 숨 쉬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이 바로 모차르트일 것이다. 모차르트 음악에서 음악적 아름다움이 도달할 수 있는 완벽함의 최정상에 이르게 된다는 게 내 절대적인 확신이다.” 그러고 보니 예수와 모차르트는 34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같은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살아 생전 모차르트에 관한 글쓰기를 일절 거부했다. '숭배하는 존재에 대해 뭐라 말하는 것은 신성모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새해 첫날 아침 밥상머리에서 모차르트를 얘기했다. 단촐한 아침식탁 앞에 앉아 식사를 하는데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 1번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가 죽은 해에 쓴 곡이다. 호른의 고운 음색을 타고 천의무봉한 멜로디가 감미롭게 달려간다. 때로는 기쁨이, 때로는 쓸쓸함이 느껴지는 가락. 특히 1번곡 2악장 론도 알레그로는 경쾌하게 흘러가면서도 쓸쓸한 느낌이 묻어나는 가락이다. 가을걷이 다 끝난 텅 빈 들녘 같은 쓸쓸함. 나는 그 곡을 들으면 늘 가을 들녘길을 홀로 가는 사람의 쓸쓸한 뒷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그 노래가 주는 위안은 다른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음악이란 위대한 것. 200년도 더 전에 죽은 모차르트가 20세기를 사는 한 인간에게 이런 큰 위안을 주다니. 모두 4번까지 있는 모차르트의 호른 협주곡 테이프를 리와인드로 하루종일 수십 번 듣고 또 들으며 고통스러웠던 한 시기를 보낸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모차르트에게 큰 신세를 진 셈이다. 그런 연유로 그 호른 협주곡만 들리면 귀는 쫑긋 서고 만감이 교차함을 느끼게 된다. 식사하다가 아내에게 불쑥 말했다. "여보, 나 죽을 때 저 곡 좀 틀어주라." 경쾌해서 임종 자리에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게 뭔 대수랴. 나 역시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좋아하지만, 나의 임종 자리에서 그 곡을 듣고 싶진 않다. 그런 곡은 오히려 '삶의 한가운데 있다고 자부할 때'(*) 들어야 하는 곡이 아닐까.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 아내가 잠시 동안 잠자코 있더니, "저 곡이 몇 분짜리였지?" 하고 묻는다. "한 8~9분. 2악장이니까." "그럼, 그동안 안 죽으면?" "4번까지 있으니까 계속 틀어. 그럼 한 시간쯤 걸릴 거야. 그 동안이면 죽겠지 뭐." "알겠어!! 꼭 틀어줄게. 그런데 나보담 먼저 죽진 마.” “흐…” 나의 임종은 아마 그런 대로 행복할 것이다. 그런데 그 뒤에 이어진 얘기는 시쳇말로 좀 깬다. "여보, 근데 저 모차르트 좀 봐. 내기 당구로 엄청 빚을 졌대." CD 상자의 모차르트 초상화를 보며 말했다. "응, 당구 못 치게 생겼어." "내 바둑 실력 정도 됐나 봐. 내가 내기 바둑 두면 엄청 깨질 수준이거든." "주제는 잘 아시네. 후후." 모차르트가 진 빚은 당시 그의 연봉 4,5년치는 됐다고 한다. 1억 넘는 연수입이었다니, 빚이 5억은 넘은 셈이다. 물론 다 노름빚은 아니었고, 개중에는 아내 콘스탄체의 사치와 모차르트의 못 말리는 과소비도 한몫을 했다고는 한다. 어쨌든 그의 만년은 늘 빚에 허덕이는 삶이었다. 실제 영화 '아마데우스'에도 그런 풍경이 더러 비친다. 나는 이걸 그의 아내 탓이 크다고 본다. 그녀는 모차르트가 하숙하던 집 둘째딸이었다. 사실 모차르트는 첫째딸을 좋아했지만, 딱지맞고, 하숙집 아줌마의 덫에 걸려 '후순위 채권'을 덜컥 물었던 것이다. 세상 풍파 다 겪은 노회한 여자가 순진한 젊은 사내 하나 요리하기란 식은죽 먹기였을 것이다. 충동구매의 후유증은 이내 나타났다. 모차르트는 아내와 금실이 별로 좋지 않았다. 당연히 아내로부터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 남자가 여자로부터 따뜻한 사랑과 보살핌을 제대로 못 받으면 반드시 엉뚱한 짓을 하게 마련이다. 세상에 사고 치며 돌아다니는 사내들 뒤에는 대략 그런 여자가 있다고 본다. 그 역도 성립하는 듯싶고. 모차르트의 경우 그게 도박 당구였다. 인생에 낙이 없는 사람들이 흔히 잘 빠지는 코스다. 모차르트는 34살에 죽어서 공동묘지에 묻혔는데, 콘스탄체는 아파서 남편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인류 최고의 음악천재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르고 있다. 지금까지 길게 말한 요지는 바로 세상의 남정네들이 아내와의 금실 강화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내가 이 정도나마 사람 구실 하며 사는 것도 다 아내 덕이란 걸 잘 안다. 아내가 없었다면 출판이라는 그 아비규환에서 생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요즘도 아내를 볼 때 가끔씩 생각한다. 이 여자와 얼굴 마주보며 같이 살 날도 따져보면 그리 많이 남지 않았구나. 머지않아 어느 고요한 저녁을 아내 없이 나 혼자, 또는 나 없이 아내 혼자 맞는 날이 오겠지. "머지않아 헤어질 것들을 열렬히 사랑하라."(**) *릴케의 시 '終曲'의 한 부분. 전문은 다음과 같다. '죽음은 참으로 위대하다./ 우리들은/ 웃고 있는 그의 입./ 우리가 삶의 한가운데 있다고 자부할 때/ 그는, 갑자기/ 우리들 속에서 울기 시작한다.' **셰익스피어 소네트 73 중.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동대문경찰서 ‘외국인 사랑방’ 현판식

    동대문경찰서 ‘외국인 사랑방’ 현판식

    12일 서울 동대문경찰서가 회기동 베네키아 호텔 1층에서 ‘112 외국인 사랑방’ 현판식을 열고 경찰과 외국인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이날 정훈도(오른쪽 첫 번째) 동대문경찰서장, 문영호(세 번째) 휘경파출소장도 행사에 참석했다. 외국인 사랑방은 외국인 밀집지역의 업소에 마련한 순찰거점이다. 동대문경찰서 제공
  • ‘입양 딸 살해’ 양부모 무기징역·25년형

    6살 입양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양부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는 1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사체손괴·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A(31)씨에게 무기징역을, A씨의 남편인 양부 B(48)씨에게는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씨 부부의 동거인 C(20·여)씨에 대해서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여섯 살에 불과해 가정과 사회의 보호 아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권리가 있었다”면서 “지속적인 폭행도 모자라 3개월 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험을 반복한 끝에 죽음에 이르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죄에 대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벌을 내리는 것은 이토록 참혹한 결과가 발생할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피해자에 대한 죄송한 고백이자 최소한의 예의”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해 9월 28일 오후 11시쯤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벌을 준다’며 입양 딸(사망 당시 6세)의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고 물과 음식을 주지 않은 채 17시간가량 방치해 다음날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입양딸 살해’ 양부모 무기징역과 징역 25년

    6살 입양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양부모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는 1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살인·사체손괴·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양모 A(31)씨에게 무기징역을, A씨의 남편인 양부 B(48)씨에게는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A씨 부부의 동거인 C(20·여)씨에 대해서는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여섯 살에 불과해 가정과 사회의 보호 아래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권리가 있었다”면서 “지속적인 폭행도 모자라 3개월 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험을 반복한 끝에 죽음에 이르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죄에 대해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벌을 내리는 것은 이토록 참혹한 결과가 발생할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피해자에 대한 죄송한 고백이자 최소한의 예의”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날 선고된 양형과 같이 A씨에게 무기징역을, B씨와 C씨에게 각각 징역 25년과 징역 15년을 각각 구형했다. A씨 부부는 지난해 9월 28일 오후 11시쯤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벌을 준다’며 입양 딸(사망 당시 6세)의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고 물과 음식을 주지 않은 채 17시간가량 방치해 다음날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구구단 세정이 말하는 엄정화

    구구단 세정이 말하는 엄정화

    엄정화에 대해 걸그룹 구구단 멤버 세정이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엄정화의 음반 제작을 맡은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이하 미스틱)는 19일 오후 SNS 채널을 통해 ‘토크 어바웃 엄정화(Talk about Uhm Jung Hwa)’ 시리즈의 세 번째 편인 ‘김세정이 말하는 레전드 엄정화’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세정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던 엄정화의 히트곡 ‘페스티벌(Festival)’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하며, 당시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들었을 만큼 유독 엄정화의 노래를 좋아했었다고 떠올렸다. 또한 엄정화의 ‘초대’와 ‘디스코(D.I.S.C.O)’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세정은 “엄정화 선배님과 같이 나올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진다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영상 말미에는 ‘토크 어바웃 엄정화’ 시리즈의 다음 주자가 배우 신민아임을 공개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15일에 공개된 ‘토크 어바웃 엄정화’ 시리즈의 첫 번째 편인 ‘정우성이 말하는 엄정화의 컴백’ 영상에 이어 김혜수의 인터뷰 영상 역시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엄정화의 새 정규 앨범은 오는 27일 0시 공개된다. 사진 영상=미스틱엔터테인먼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되돌아본 2016 문화계] <1> 영화

    [되돌아본 2016 문화계] <1> 영화

    ‘검사외전’ 등 범죄 액션물 흥행 좀비 재난물 ‘부산행’ 천만 돌파 여성 감독·여성 서사 작품 봇물 2016년 국내 극장가의 키워드는 현실 풍자와 비판을 섞은 장르물의 강세와 여성 영화의 약진으로 정리된다. 영화보다 흥미진진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유탄을 맞았지만 전체 영화 관객 수가 4년 연속 2억명을 넘었다. 한국 영화 관객 수도 5년 연속 1억명을 넘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한국 영화 관객 점유율은 53.0%. 대형 흥행작이 나올 때마다 스크린 쏠림 현상도 여전했다. 부조리한 사회 단면을 녹인 장르물에서 흥행작이 쏟아졌다. 범죄 액션물 ‘검사외전’이 970만명을 넘어서며 테이프를 끊었다. 스릴러 ‘곡성’(687만명)이 뒤를 이었고, 한국형 좀비 재난물 ‘부산행’이 올해 유일하게 1000만 관객(1156만명)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에도 재난물 ‘터널’(712만명)의 흥행이 이어졌다. 12월 개봉한 원전 재난물 ‘판도라’도 300만명을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고, 범죄 액션물 ‘마스터’도 개봉을 앞두고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동주’, ‘귀향’, ‘해어화’, ‘아가씨’, ‘덕혜옹주’, ‘밀정’ 등 일제강점기 배경의 작품이 흐름을 이룬 점도 눈에 띈다. 여성 영화로는 우선 여성 감독이 연출한 장편 상업 영화가 줄을 이었다. 1월 이윤정 감독의 멜로물 ‘나를 잊지 말아요’를 시작으로, 12월 이언희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미씽: 사라진 여자’와 홍지영 감독의 판타지 멜로물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에 이르기까지 모두 9편이 스크린에 걸렸다. 로맨틱 멜로를 포함해 멜로 장르가 다수였다. 최대 화제작은 이경미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비밀은 없다’였지만 아쉽게도 대중의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미씽…’이 여성 감독 연출작으로는 유일하게 관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독립·다큐멘터리 쪽으로도 14편이나 개봉했다. 윤가은 감독의 독특한 성장물 ‘우리들’(4만 7000명)과 이현주 감독의 퀴어물 ‘연애담’(2만명)이 주목받았다. 남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여성 서사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도 앞다퉈 개봉했다. 10편이 넘는다. 이 가운데 허진호 감독의 ‘덕혜옹주’와 박찬욱 감독의 퀴어물 ‘아가씨’, 조정래 감독의 ‘귀향’, 김태곤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물 ‘굿바이 싱글’이 각 559만명, 427만명, 358만명, 210만명을 동원하며 여성 서사도 흥행력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여성 이야기가 늘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여성의 삶과 가치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요즘에는 페미니즘을 이해하려는 중년 남성 감독들도 생겨나고 있다”며 “갈 길이 멀지만 여성 감독들의 연출작이 늘어나는 것도 여성 영화인의 역량을 인정하게 된 충무로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 외적으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여파가 영화계도 흔들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둘러싼 갈등도 그 갈래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부산시와 영화제를 꾸리는 영화인 사이에 일었던 갈등은 영화제 보이콧 선언으로 이어졌다. 영화제가 민간 체제로 전환하며 가까스로 정상 개최되기는 했지만 아시아 최고 영화제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블루게이트’/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블루게이트’/박건승 논설위원

    워터게이트 사건은 미국 대통령 하야라는 초유 사태를 불러온 초대형 정치 스캔들이다. 1972년 닉슨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가 있던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 6층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들키면서 촉발됐다. 경찰은 단순 절도 사건으로 결론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지만 워싱턴포스트지의 폭로로 닉슨이 배후임이 드러났다. 닉슨은 줄곧 백악관 연관성을 부인하다 “아랫사람들이 멋대로 저지른 일”이라고 말을 바꾸며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닉슨의 집무 중 대화를 모두 녹음한 테이프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닉슨은 국가 기밀을 이유로 테이프 공개를 거부한 채 특별검사를 전격 해임하는 자충수를 뒀다. 사건이 표면화한 것은 ‘딥 스롯’(내부고발자)인 미 연방수사국(FBI) 핵심 인물이 워싱턴포스트 기자에게 정보를 준 덕분이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은 2008년 한국에서 고스란히 재현됐다. 이른바 ‘총리실 불법사찰 사건’이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블로그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한 ‘쥐코’ 동영상을 올린 김종익 KB한마음 대표를 사찰하고 압력을 행사해 회사 지분을 포기하게 만든 것이 발단이다. 윤리지원관실은 업무활동 편의상 총리실에 붙어 있지만 청와대가 직접 통제했다. 불법 사찰의 몸통은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으로 500여건의 사찰을 진행했다. 이 사건은 2012년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청와대 개입 사실을 폭로해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그는 ‘블루게이트’(청와대를 지칭하는 블루하우스의 ‘블루’와 권력형 비리 사건을 뜻하는 ‘게이트’의 합성어)란 저서에서 민주주의를 퇴행시킨 대표적 사건인 MB 정부의 불법 사찰과 증거 인멸 과정을 솔직하게 기술해 큰 사회적 반향을 이끌어 냈다. MB 정권 때만큼 불법 사찰 문제로 시끄러운 적은 없었다. 김제동·김미화 등 진보 성향의 연예인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사찰 지시설이 나돌았고 기무사령부는 쌍용차 노조 시위 현장을 캠코더로 찍다 발각되기도 했다. 최고 권력자는 언제나 권력 강화와 반대 세력 제거를 위해 사찰 조직을 이용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마련이다. 영국의 첩보기관 MI6, 과거 독일의 비밀경찰 슈타지, 일본의 특별고등검찰, 옛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가 대표적 사찰 기관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사실상의 사조직인 특무대를 활용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중앙정보부를 통해 야당 정치인은 물론 여당 정치인의 사생활까지 살폈다. 불법 사찰은 말 그대로 불법이다. 헌법과 법률을 파괴하는 중대 범죄다. 그래서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청와대의 사찰설은 충격적이다. MB 정권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은 박 대통령은 2013년 대통령 취임 직후 ‘불법사찰방지법’을 제정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지 않았던가.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朴 ‘표 깎아 먹는’ 신동욱, 살해 모의 있었다”

    “朴 ‘표 깎아 먹는’ 신동욱, 살해 모의 있었다”

    신동욱 총재가 2007년 서울시장 경선에서 박근혜 대통령(당시 경선후보)의 표를 깎아 먹는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살해 계획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왔다. 신 총재는 박 대통령 동생 박근령씨의 남편이다. CBS노컷뉴스는 16일 육영재단 폭력사태 관계자 A씨와의 증언과 녹취록을 바탕으로 “A씨가 신 총재를 미얀마에서 총으로 살해하려는 계획에 개입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2012년 신 총재가 명예훼손 혐의 재판을 받을 때 핵심 증인으로 나서 신 총재의 무죄를 입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누군가의 회유로 증인석에 서지 못했다. 결국 신 총재는 ‘박지만 EG회장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을 살해하려 한 사건과 연루됐다’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박 회장과 참모 진영이 신 총재를 살해하려 한 까닭은 각종 구설에 오른 신 총재가 박 대통령의 제부라는 사실이 악재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들은 신 총재를 사전에 제거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고 미얀마에서 총격 살해 계획을 세웠다. 신 총재에 대한 살해 시도는 두 차례 이뤄졌다. 신 총재는 2007년 7월 박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씨를 따라 중국 청도에 갔다. 박씨는 신 총재가 미성년자가 나오는 술집에서 마약을 하고 호텔에서 성관계를 갖도록 한 뒤, 중국 공안을 불렀다. 신 총재는 자신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라고 주장하면서 간신히 귀국했다. 이로부터 5개월 뒤 신 총재는 박씨와 한센인, 조직폭력배 등에 납치됐다. 이때 납치를 주도했던 사람이 A씨다. A씨가 신 총재를 살해하려던 계획에서 노선을 틀어 주의만 주고 풀어주면서 신 총재는 다시 위기를 모면했다. 서울지방법원은 2012년 육영재단 폭력사태와 관련해 정모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씨가 박지만을 충실히 모셔온 사람’이라고 결론 내렸다. 살해 모의에 가담한 박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씨는 처음 재판 과정에서 박 회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이후 심경의 변화를 겪은 박씨는 “신동욱을 죽이라고 박지만이 얘기한 녹음테이프가 있다”는 등의 법정 증언을 하기로 했지만, 2011년 피살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BIFAN 사무국 ‘판타스틱 오피스’ 새 둥지

    BIFAN 사무국 ‘판타스틱 오피스’ 새 둥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사무국이 경기 부천시청의 ‘판타스틱 오피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부천시는 13일 김만수 부천시장과 최용배 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판타스틱 오피스에서 BIFAN 사무국 개관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무국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안에 있었다. 시청 별관 건물로 새롭게 조성한 판타스틱 오피스는 총면적 488㎡, 지상 3층 규모로 9억 5000만원이 투입됐다. 1층은 즉석공연이 가능한 오픈 공간으로, 2·3층은 전시와 사무 공간으로 활용된다. 시는 판타스틱 오피스를 중심으로 시청 일대를 영상문화 축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나아가 지난 7월 문을 연 영화문화복합공간 ‘판타스틱 큐브’와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개관식은 테이프 커팅에 이어 경과보고, 공간 라운딩 순으로 진행됐다. 김 시장은 “본부 건물은 영화제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우리도 오피스를 갖게 됐으니 세계적인 영화제 반열에 오르지 않았나 하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면서 “판타스틱 오피스를 통해 많은 영화인들이 교류하고 좋은 기획이 이곳에서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헌재 증거조사, 朴대통령 탄핵심판 ‘변수’

    朴대통령, 변론 불출석 가능성 헌재, 증거자료·증인신문 집중 특검 수사·재판 자료 확보 관건 헌법재판소로 넘어온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결론은 앞으로 진행될 자체 증거조사가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변론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점, 특별검사팀 수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헌재 심리는 이와 별도로 진행되는 점 등 때문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사건 심리에 필요한 경우 직권으로 증인신문, 증거자료의 제출 요구·감정 등의 증거조사 활동을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을 직접 신문할 수도 있지만 이를 강제하는 법 규정은 없다.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박 대통령 대리인과 협의해 피청구인인 대통령의 신문을 헌재에 요청할 계획이지만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헌재는 변론기일마다 노 전 대통령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증인신문과 증거자료 검토 등 증거조사 절차가 탄핵심판의 성공을 판가름할 핵심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박 대통령 수사가 공범 등 주변 인물 조사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탄핵심판에서도 증인신문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탄핵소추 사유를 면밀히 검토하고자 최순실(60·구속 기소)씨나 안종범(5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차은택(47·구속 기소)씨 등은 물론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단 모금 등에 관련된 기업 총수들의 증인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증거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헌재는 당사자나 관계인이 가진 문서나 장부, 물건 등 증거자료를 제출받아 보관할 수 있다. 대통령과 법사위원장도 양측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사건 때는 신문 기사와 대통령 연설문, 국회 속기록, 측근비리 내사종결 요지 자료 등 문서로 된 증거자료만 4박스 분량이 제출됐다. 기자회견이나 각종 연설 등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와 녹취록 등도 제출됐다. 검찰이 법원이나 특검 측에 넘긴 증거자료들은 헌재가 이들 기관에 요청해 사본을 제출받을 수 있다. 국회나 특검, 법원 등이 헌재에 자료를 제출할 경우에도 대통령과 소추위원인 법사위원장이 모두 동의해야 심판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증거능력’을 갖추게 된다. 한쪽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증인신문 절차를 거쳐 증거능력 여부를 따져야 한다. 다른 국가기관이나 공공단체에도 사실 조회나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재판이나 수사가 진행 중이면 사건 기록을 요구할 수 없다. 탄핵심판이 속도를 내려면 수사나 재판 자료가 필수적인 만큼 헌재가 법원과 특검의 협조를 얼마나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특검이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경우 진술 자료 확보도 중요하다. 증거조사는 형사재판 방식을 준용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심판 절차에 관해선 헌재법 규정이 적용되고, 헌재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사소송 법령을 준용한다. 다만 탄핵심판에는 형사소송 관련 법령을 준용한다. ‘준용’이란 직접 규율이 없을 때 유사한 다른 규율을 의미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다. 탄핵심판 절차는 피소추자를 공직에서 파면하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절차인 점, 엄격한 형사소송 절차를 통해 소추 사실을 밝히는 것이 피소추자의 절차적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한다는 점 등에서 일차적으로 형사소송 법리를 적용한다. 증거조사를 담당할 실무 인력은 별도 충원하지 않고 자체 인력을 재조정해 운용한다.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지만 탄핵심판 외 심판의 심리가 사실상 중단되는 만큼 소속 헌법연구관 80여명 대부분이 투입되는 총력 체제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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