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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 살인마’ 오원춘, 법정서 표정 하나 안바뀐채

    ‘수원 살인마’ 오원춘, 법정서 표정 하나 안바뀐채

    지난달 1일 경기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해 사건의 피의자 오원춘(42)에 대한 첫 공판이 11일 수원지법에서 열렸다. 이 과정에서 분노한 유가족들이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워 재판이 일시 중단되고, 법원의 과잉대응으로 일부 취재진이 상처를 입는 피해도 발생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는 피해자 A(28·여)씨의 부모와 친동생 등 유족 13명이 참석했다. 재판 시작과 더불어 오원춘에 대해 유가족들은 ‘X 같은 놈아’라고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었고, 재판은 유가족들을 진정시키느라 시작과 동시에 중단됐다. 이후 오원춘은 담당검사가 공소 사실을 읽어 나가는 것을 무표정한 얼굴로 지켜보았고,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감지도 않았다. 다만 “성폭행을 시도한 부분은 물증이나 증거 자료가 없는데 왜 인정했느냐.”는 판사 질문에 “제가 저지른 죄이고, 피해자에게 미안해서 거짓말하지 않고 모두 자백했다.”고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는 또 “피해 여성과 어깨가 부딪친 후 욕하고 무시해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여성이 ‘너는 담력이 없어 못 죽일 것이다’라고 해 죽였다.”는 경찰에서의 사건 초기 진술에 대해서도 “죄가 가벼워질 것 같아 거짓 진술했다.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 입에 테이프가 감겨 있어 피해자가 말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인정했다. 잔인하게 시체를 훼손한 이유에 대해 “기분이 나빠 우발적으로 저질렀으며, (시체를 처리할) 다른 방법을 몰랐다.”고 진술했다. 오원춘에 대한 첫 공판은 30분 정도 진행됐으며, 검찰은 ‘112신고 녹취기록’, 납치 당시 모습이 녹화된 ‘폐쇄회로 CCTV’ 등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일 오전 10시 진행되며, 피해 여성의 친동생과 오원춘의 국내 친인척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재판이 끝난 후 유가족들은 “고개도 숙이지 않는 뻔뻔한 모습에 또 한번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며 “다른 말 필요 없고 똑같은 방법으로 사형시켜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재판과 관련해 사회적 부담을 느낀 법원은 취재진의 법정 출입을 일시적으로 막거나, 유가족들에 대한 취재를 차단하는 등 취재진과 마찰을 빚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취재진이 가벼운 상처를 입는 등 과잉대응 논란도 있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非朴 심재철 당권도전 ‘신고’… 親朴 4~5명 출마 저울질

    非朴 심재철 당권도전 ‘신고’… 親朴 4~5명 출마 저울질

    새누리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5·15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4일)이 임박하면서 당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첫 테이프는 친이(친이명박)계 4선인 심재철 의원이 끊었다. 심 의원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바른 균형을 통한 당의 화합을 이끌어 냄으로써 미래로 나아가는 국민의 정당을 만들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친이계 최대 모임이었던 ‘함께 내일로’ 초대 대표를 지낸 심 의원은 최근 ‘비박(비박근혜) 잠룡 3인방’인 정몽준·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을 잇따라 만나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친박근혜)계 3선의 유기준 의원도 이날 출사표를 던졌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 앞에서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진정한 쇄신과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당 대표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황우여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전대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 친박계 3선의 유정복 의원과 정우택 전 충북지사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 의원은 “향후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내일쯤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지사는 “주변에서 (출마) 권유가 많은 만큼 하루이틀 더 얘기를 들어보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번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른 친박계 강창희 당선자와 친박계 맏형 격인 홍사덕 의원 등도 당권 주자 물망에 올라 있다. 다만 강 당선자는 당 대표는 물론 국회의장 후보 등으로도 거론되고 있어 교통정리가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홍 의원은 합리적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원외 대표 한계론’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변수로 꼽힌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 선거를 놓고 저울질했던 쇄신파 5선의 남경필 의원은 원내대표 쪽으로 입장을 최종 정리했다. 남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쇄신파 의원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선 승리이고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쇄신파 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당 지도부보다는 원내 지도부에서 역할을 맡아 정당 개혁, 국회 개혁에 전념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모임에는 정두언·황영철·김세연·홍일표·신성범·박민식·구상찬·권영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에 따라 원내대표 선거 열기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원내대표 경선을 일주일 뒤인 오는 9일 치르기로 확정했다. 원내대표 후보 등록일은 오는 6일이다. 남 의원에 이어 친박 성향의 4선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3일쯤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친박계 4선 이한구 의원도 “하루이틀 정도 더 보고 (원내대표 경선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내대표 선거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누구를 내세우느냐도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험담한다”고… 10대들 또래女 폭행살해 암매장

    “험담한다”고… 10대들 또래女 폭행살해 암매장

    고교생 3명이 낀 10대 청소년 9명이 자신들을 “험담한다.”는 이유로 또래 여자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18일 고교를 중퇴한 A(17)양을 집단 폭행, 숨지자 근처 공원에 파묻은 고교생 구모(17)군 등 9명을 폭행치사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군 등 3명은 모두 G고교 2학년으로 폭력과 절도를 저질러 보호관찰을 받고 있던 중이었다. 구군의 누나와 이모(17)양 등 나머지 6명은 고교를 졸업했거나 자퇴했다. 전체 9명 가운데 여자는 5명이다. 이들은 지난 5일 오후 3시 A양을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있는 이양의 셋집으로 끌고가 청테이프로 A양을 묶고 야구방망이로 온몸을 마구 때렸다. 이양의 집은 주택가에 위치한 3층 다가구주택의 39.6㎡ 규모 지하 방이었다. 평소 주민들의 통행이 많은 곳이었지만 지하인 탓에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았다. 바로 옆집에 사는 주민조차 “큰 소리 한번 나는 것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해자 9명중 5명 여자 조사 결과, 이들은 A양을 11시간에 걸쳐 돌아가며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다음날인 6일 새벽 2시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의자들은 A양이 화장실로 가다 쓰러지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방으로 옮겨 재웠다. 그러나 잠시 뒤 몸이 굳고 차가워지는 것을 느껴 흔들어 깨웠지만 A양은 이미 코에서 피를 흘리며 사망한 상태였다. A양의 온몸에는 폭행으로 생긴 상처와 멍자국이 가득했다. 이들은 A양의 시신 처리를 고민하다 방에 있던 3단 서랍장에 넣고 인근 야산 형태의 근린공원에 묻기로 결정했다. 7일 새벽 2시, 남자 3명과 여자 1명은 A양의 시신이 든 서랍장을 들고 공원으로 간 뒤 나무 숲에 프라이팬과 망치로 20㎝ 깊이의 구덩이를 팠다. 이어 A양의 시신을 구덩이에 밀어넣고 흙과 낙엽으로 덮었다. 서랍장은 근처 외진 곳에 버렸다. 공원과 A양이 숨진 이양의 집 간 거리는 직선으로 100m 정도에 불과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함께 생활하는 A양이 남자친구 관계에 대해 뒷담화 등 험담을 하고, 말을 잘 듣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양과 가해자들은 3개월~2년 전부터 가출한 상태로 서로 알고 지냈으며, 이양이 얻어 놓은 지하 원룸에서 함께 생활해왔다. 17일 오후 5시 20분 양심에 가책을 느낀 가해자 가운데 2명이 경찰에 자수하면서 범행 일체가 드러났다. 경찰은 같은날 오후 11시 암매장 장소를 확인한 뒤 18일 나머지 7명을 긴급체포했다. ●경찰, 5명 구속영장·4명 불구속 수사 경찰은 이들 가운데 가담 정도에 따라 여자 2명을 포함한 5명을 폭행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4명은 불구속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G고교 B교장은 “재학생 3명은 평소 학교생활에 충실했으나 근래 며칠 동안 학교를 나오지 않아 담임이 전화연락도 하고 집으로도 찾아 갔었다.”고 말했다. 고양시에서는 연간 800여명의 학생이 자퇴를 하거나 퇴학처분을 받고 있으며 이 가운데 20%가 이 학교로 전·입학하고 있다. 한상봉·김동현·명희진기자 hsb@seoul.co.kr
  • 상습폭행 못견뎌 가장 죽인 아내·자녀

    가족들에게 상습적인 폭행을 휘두르는 남편을 부인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딸, 아들이 어머니를 돕다 아버지를 살해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17일 가족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박모(47)씨를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로 부인 이모(4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둘째 딸(27)과 넷째 아들(15) 등 2명을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 11일 오후 10시쯤 경기 성남시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장애인인 큰딸(29)을 때리는 남편 박씨를 말리기 위해 남편의 손과 발을 케이블선으로 묶고 입을 청테이프로 틀어막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청테이프와 이불로 묶여 안방에 방치돼 있던 박씨가 12일 새벽 1시 40분쯤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엘리자벳’의 무대전환 스태프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엘리자벳’의 무대전환 스태프

    뮤지컬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함께 공연 시간 내내 호흡하지만, 절대 관객에게 모습을 드러내선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무대전환 스태프, 크루(crew)들이 그 주인공. 뮤지컬 공연을 보다 보면 무대를 가린 막(커튼)이 열리고 닫히며 장면이 전환되고, 장면마다 크고 작은 소품들이 바뀌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객석의 관객들은 이러한 것들이 마치 자동 기계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소품이나 막을 옮기는 사람들을 알아본다는 건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관객의 집중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이들은 절대 관객의 눈에 띄어선 안 되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무대전환이 주로 암전된 상황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옷을 입고 무대에 선다. 염색이라도 한 사람은 바로 검은색 비니 모자를 착용할 정도다. 같은 무대에 서지만, 이들은 배우와 달리 존재를 숨겨야만 하는 무대의 숨은 역군들이다. 옥주현, 김준수 등이 출연하면서 화제가 된 뮤지컬 ‘엘리자벳’은 특히 볼거리가 많은 뮤지컬로 유명하다. 오스트리아의 실존 인물인 황후 엘리자벳의 삶을 다룬 작품인 만큼 무대 세트도 오스트리아 왕궁 등 화려하고 웅장한 것이 많다. 무대 전환도 여느 뮤지컬보다 많다. 러닝타임 160분 동안 무대전환 140번, 무대 중앙에 놓인 이중 턴테이블과 리프트 전환만 20번 이상이다. 공연 중 여러 번 내려오고 올라가는 ‘죽음의 다리’도 국내 극장 2군데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큰 편이다. 무대전환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공연 초반만 해도 무대전환 실수도 잦았다고. 이주현 무대감독은 “엘리자벳과 남편 요제프의 마리오네트(marionette·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극) 장면에서 나사가 하나 빠져 무대 장치의 막이 걷히지 않는 실수를 한 적이 있다.”면서 “무대전환은 예민하고 정교한 운용이 필요한 작업이란 걸 매번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오후 8시 뮤지컬 엘리자벳 50회 공연 현장을 찾았다. 관객들이 무대를 볼 때 장면이 바뀔 때마다 배우들이 달려나가며 숨어버리는, 양 끝 쪽 벽쯤에 위치한 이주현 무대감독의 자리 옆에 앉았다. 이 감독의 시선을 따라 배우들의 동선과 무대전환 스태프들의 작업 과정을 지켜봤다. ‘엘리자벳’의 무대전환 스태프는 16명이다. 이들은 무대 전환뿐만 아니라 장면을 마치고 들어오는 배우들에게 준비된 물을 건네기도 하고, 암전돼 앞이 보이지 않는 무대 뒤에서 배우들에게 손전등으로 이동동선을 안내하느라 분주했다. 특히 죽음 역할을 한 배우 류정한이 죽음의 다리를 올라갈 때마다 일일이 안내했다. 또 일부 스태프는 장면 연기를 마치고 들어온 배우가 다음 장면을 위해 옷을 갈아입는 과정을 돕기도 했다. 일부 스태프들이 배우들의 움직임 등을 돕는 사이, 대부분 스태프들은 암전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무대 뒤에서 바닥에 붙은 측광 테이프(암전 이전에 무대에서 받은 조명의 여운으로 어두운 상황에서도 야광 테이프처럼 빛이 희미하게 보임)에 의존해 무대 세트를 약속된 위치에 분주하게 옮겼다. 무대 바닥에 표시된 측광 테이프에는 그 위에 놓여야 할 소품들의 이름들이 적혀 있다. 무대 감독도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전체 상황을 지켜보며 진두지휘했다. 조명 빛이 강한 상황에서도 이들은 바삐 움직인다. 특히 공연 중간 중간, 막이 내리면서 무대가 전환될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그들도 배우들과 함께 막 뒤에서 바삐 움직이며 소품을 제 위치에 놓느라 분주하다. 그러다 막이 걷히고, 관객들에게 무대의 전환된 모습이 공개되기 직전, 그들은 큰 소품 뒤에 숨어 버린다. 관객들이 무대 전환 스태프들의 모습은 볼 수 없고, 새로 놓인 소품과 변신한 배우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것은 다 이 때문이다. 객석에서 마치 물 위의 우아한 백조를 보듯 잘 만들어진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무대 막 뒤에서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며 물속 백조의 발처럼 바삐 헤엄치듯 움직이는 무대전환 스태프들의 공이 컸다. 공연을 보러 와준 1800여명의 관객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순 없지만, 묵묵히 뒤에서 공연을 떠받치며 공연을 빛내는 존재, 그들의 이름은 바로 ‘무대전환 스태프’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안 되겠네” 오원춘 목소리 녹취록에 있었다

    “차라리 듣지 않았으면…. 다급한 비명 뒤에 간절함이 느껴졌습니다.”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인 사건과 관련, 피해자 A씨의 유가족들이 녹취록을 확인한 결과 조선족 어투의 “안 되겠네.”라는 범인 오원춘(42)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경찰이 녹취록에 범인의 음성이 담기지 않았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다시 한번 경찰의 안일한 대응과 부실한 수사가 논란이 될 전망이다. ●녹취록 들은 유족들 “조선족 말소리 들렸다” 13일 오후 5시 23분 경기지방 경찰청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녹취록을 직접 들은 뒤 할 말을 잃었다. 누가 봐도 다급한 상황인데 경찰의 대응이 너무나도 느긋하고 무성의했다. 테이프 (묶는 소리가) 나는 데도, 아프다고 하는 데도, 경찰은 “부부싸움이네.”라는 소리만 했다. A씨의 이모부 박모(51)씨는 “차라리 듣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며 “감정이 격앙돼 할 말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은 “다급한 비명, 아주 간절하고 가슴을 쿵쿵 때리는 비명이 너무 처절해 잊혀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A씨의 이모 한모(50)씨는 “미세하게 ‘안 되겠네’라는 조선족 말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또 “112센터 다른 직원들이 ‘집안인데’하는 소리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들은 경찰의 느긋한 대응에도 또 한번 울어야 했다. 이모 한씨는 “다급한 비명이 들리는데도 경찰의 대응은 처음부터 끝까지 느긋했다.”며 “경찰의 태도를 보고 가슴이 두 번 무너졌다.”고 밝혔다. 한씨는 또 “아프다고 하는 데도 ‘부부싸움이네’라는 말을 했다.”며 “112 신고센터 직원들이 큰 사건이라고 말해주길 바랐는데 너무나 차분했다. 그들도 모두 살인자”라고 울먹였다. 유가족들은 “잠깐의 녹취를 들으면서 아쉬움이 많았다.”며 향후 절차를 밟아 재청취 또는 음성파일을 요구할 계획이며, 필요할 경우 전문가를 대동할 계획이다. 녹취록 청취에는 A씨의 부모를 제외하고 A씨의 언니와 형부, 남동생, 이모, 이모부 등 5명이 참여했다. ●경찰 수사 10일 연장키로 한편 오원춘에 대한 수사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지석배)는 오원춘이 살해 동기와 시간 등 사건의 주요 의문점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수사 기간을 10일 더 연장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경찰도 오원춘의 여죄를 찾는 데 힘을 쏟지만 진전이 없었다. 사건 당시 신고를 받은 112 신고센터 직원이 피해자의 비명을 듣고도 먼저 전화를 끊었다는 의혹에 대해 경찰은 접수 로그기록을 조사한 결과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김미화·김제동·이외수·이준석… “닥치고 투표” SNS 인증샷 물결

    김미화·김제동·이외수·이준석… “닥치고 투표” SNS 인증샷 물결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문화계·연예계 인사들의 투표 인증샷이 넘쳐났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SNS를 통한 투표 참여 독려행위에 제한이 없어진 상황에서 치러지는 첫 선거인 까닭에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문화계·연예계 인사들의 투표 독려는 여느 선거보다 활발했다. 국무총리실의 사찰과 관련, 이른바 ‘좌파연예인’ 논란에 휩싸였던 방송인 김미화씨는 한복 차림에 검정테이프로 일자(一) 눈썹을 만들어 개그맨 활동시절 ‘순악질 여사’ 캐릭터로 분장하고, 한손에는 ‘닥치고 투표’라고 쓴 방망이를 들고 찍은 투표 인증샷을 띄웠다. 김씨는 트위터 팔로어들이 올린 인증샷을 리트위트(재전송)하며 투표를 적극 당부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아침에 갓 일어난 모습으로 인증샷을 찍어 올렸다. 김씨는 투표 시작 전 트위터에 “정치는 그 자체로는 더럽지도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더러운 이들에게 정치를 주면 더러워지고 깨끗한 이들에게 정치를 주면 깨끗해집니다.”라는 글을 남겨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돌 연예인들의 투표 인증샷도 줄을 이었다. 걸그룹 원더걸스의 유빈은 “선거권을 갖게 된 후 한 번도 빠뜨리지 않고 했는데 오늘도 역시 다녀왔습니다.”라는 인증샷으로 네티즌들로부터 ‘개념 아이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걸그룹 레인보우 지숙, 씨스타 소유, 달샤벳 아영 등 처음 투표권을 행사하는 아이돌 연예인들의 인증샷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분홍색 치마 잠옷을 입고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투표 인증샷을 찍었던 개그맨 김경진씨는 “너무 서둘러서 투표하러 나오는 바람에 급하게 양치질, 머리 손질하는 중”이라며 투표소 앞에서 양치질하는 인증샷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연예인 못지않게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만화가, 교수들도 투표 인증샷과 함께 투표를 독력했다.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스포츠 머리로 짧게 삭발하겠다.”고 선언한 소설가 이외수씨는 트위터에 투표소 바깥에서 아내와 찍은 사진과 함께 “많은 분들이 제 헤어스타일이 어떻게 변할까 궁금해하셨습니다. 현재 상황만으로는 예상보다 저조한 편이지만 젊은이들에 의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걸어 봅니다.”라며 젊은 층에게 투표를 호소했다. 만화가 강풀씨는 “나에게 놀라운 일이 생겼어요.”라며 투표 전후 자신의 모습이 꽃으로 바뀌는 ‘비포 앤드 애프터’ 사진을 만들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조국 서울대 교수,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 파워 트위터리안들도 인증샷을 제시하면 서로 팔로(맞팔)를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영화 ‘부러진 화살’ 사건의 소재가 됐던 재판의 합의 내용을 공개해 중징계를 받은 이정렬 창원지법 부장판사는 투표 인증샷을 찍을 때 특정 후보 기호를 연상케 하는 손가락 표시를 해서는 안 된다는 선관위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엄지손가락을 든 채 투표 인증샷을 찍어 트위터 등에 올린 이 판사는 “(같은 논리대로라면) 선거운동기간 중이 아닌 때에 손가락 둘을 펴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도 사전선거운동이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MBC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김태호 무한도전 PD는 “대국민 일꾼뽑기 오디션 ‘슈퍼머슴K’ 투표 참여했습니다.”라면서 총선을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유한 뒤 “‘나 하나쯤이야’ 하다 보면 응원하던 사람 떨어지는 거 잘 아시죠.”라며 투표장에 갈 것을 호소했다. 스포츠 해설가 양준혁, 당구선수 차유람씨 등 스포츠 스타들과 윤일상·방시혁 등 유명 작곡가들도 인증샷 대열에 참여했다. 투표 인증샷이 이미 광범위한 사회적 현상이 된 만큼 네이버, 다음 같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들도 투표 인증샷과 관련한 별도의 공간을 마련, 이들 인증샷을 한데 모아 소개하거나, 인증샷 찍을 때의 주의점을 따로 공지하기도 했다. 신진호·조태성기자 sayho@seoul.co.kr
  •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28개… 민주측 항의로 유효투표 제외

    강남을 미봉인 투표함 28개… 민주측 항의로 유효투표 제외

    11일 오후 7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학여울역 서울무역전시장(SETEC) 개표장에서 봉인 처리되지 않은 투표함 28개가 무더기로 나왔다. 문제의 투표함 바닥면에 봉인 도장이 찍히지 않았다. 또 2개는 테이프로 밀봉조차 돼 있지 않았다. 일원2동 제1투표소, 수서동 제4투표소, 개포4동 제4투표소 등 강남을 지역구 18개, 압구정동 등 강남갑 지역구 10개에서 나온 투표함들이다. 미봉인된 투표함은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 측 개표 참관인이 발견했다. 개표가 일시 중단됐고, 여야 참관인들 사이에 승강이가 벌어졌다. 정 후보 측은 “투표함에 손대지 말라.”며 소리쳤고,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 측은 “개표를 위해 누가 뜯었을지 모른다. 문제 없다.”고 맞받았다. 정 후보 측은 “대치2동 제1투표소 투표함은 자물쇠가 잠겨 있지도 않았다.”며 문제의 투표함 모두를 유효투표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또 “문제가 있는 4개 투표함을 이미 개표해 버렸다.”며 전면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선관위 “고의성 없고 부주의 문제” 그러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문제가 없는 투표함에 대한 개표를 일단 강행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급하게 투표함을 밀봉해서 가져오는 과정에서 좀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면서 “고의성은 없고 부주의로 인한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어 “과거 철로 된 투표함과 달리 최근에는 조립식 투표함을 사용하는데, 테이프를 사용하고 도장을 찍는 것이 원칙이지만 도장을 찍지 않은 것이 법적으로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날 정상적인 투표함에 대한 개표가 모두 끝난 뒤 문제가 된 투표함을 두고 참관인들간 논의를 거쳐 투표함을 열 예정이었다. 정 후보 측 지지자들은 밤 늦게까지 “선거무효, 개표 중단”을 외치며 개표소 앞에서 항의했다. 한편 이날 전국 투표소에는 사할린 동포, 북한 이탈주민 등 전국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사할린 영주귀국 동포들의 거주지인 경기 안산시 사1동의 ‘고향마을’에서는 700여명에 이르는 70대 이상의 동포들이 성안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90%대의 높은 참여율을 보인다고 안산시는 밝혔다. ●마라도, 강정마을 주민들도 한 표 행사 대구 달서구 월성2동 학산종합사회복지관 제3투표소를 찾은 북한 이탈 주민 장모(37·여)씨는 “남한으로 넘어온 이후 처음 투표다. 북한과는 달리 여러 후보 중 1명을 고를 수 있어 신기하다.”고 말했다. 제주도 최고령으로 알려진 신행년(112) 할머니는 오전 10시쯤 셋째 며느리와 함께 제주시 한림읍 한림2리복지회관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박수를 받았다. 갑자기 낀 짙은 안개로 여객선 운항이 끊기면서 투표소에 갈 수 없게 된 진도군 조도면 라배도와 모도 주민 66명은 긴급 투입된 행정선으로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이 계속되는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도 투표 행렬은 이어졌다. 귀포시 대천동 제1투표소인 강정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별다른 마찰 없이 투표를 마쳤다. 국토 최남단 섬 마라도의 주민 김신형(65·여)씨는 20분간 정기 여객선을 타고 서귀포시 대정읍 제8투표소로 나왔다. 그는 “배를 타고 오는 불편이 있어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투표를 해야죠.”라고 말했다. 선관위 홈페이지의 투표소 약도가 틀려 당황해하는 유권자들도 적지않았다.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제4투표소, 마포구 염리동 제1투표소,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 제2투표소 등에서 선관위 안내문의 위치에 착오가 있었다. 부산 동래구 사직2동 제2투표소는 위치를 표시한 인쇄물이 흐릿해 유권자들이 찾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 이영준·대구 한찬규·제주 황경근기자 apple@seoul.co.kr
  • 가수 꿈꾸는 다문화가정 넬슨 이야기

    가수 꿈꾸는 다문화가정 넬슨 이야기

    다문화사회에 대한 얘기들은 많지만 아직도 수월찮은 것이 현실이다. KBS 1TV ‘KBS 스페셜’은 특별 기획 프로그램 ‘다문화 아이들: 16살, 앤드류 넬슨의 꿈’ 편을 15일 오후 10시 방영한다. 넬슨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 2에서 130만명에 이르는 경쟁자들을 뚫고 최종결선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그 역시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을 안고 있다. 넬슨은 아버지가 미국인이다. 외모로 차별받을 것을 걱정해 미국에 가기도 했지만, 결국 한국에서 살기 위해 되돌아왔다. 대신 학비가 비싸더라도 외국인 학교에 다닌다는 조건으로. 공부도 곧잘 한다. 성적은 최상위권이다. 가수의 꿈을 품게 된 것은 가수라면 한국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2평 남짓한 공부방에서 녹음 테이프를 틀어놓고 노래 연습을 거듭하는 이유다. 넬슨은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 자기처럼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신을 보고 힘을 내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난 1월 강원도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행사 무대에 선 것도 그 때문이다. 이 행사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160명의 학생 가운데 절반은 일반 가정 학생들로 구성했다. 3박 4일간의 행사 기간 동안 넬슨은 노래를 선물했다. 필리핀에 계신 외할머니의 건강 때문에 늘 걱정인 열다섯살 아영이에게 노래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넬슨의 아버지는 마이애미 경찰이다. 아버지는 아들이 차별받을까 봐 늘 걱정이다. 그래서 한때 미국으로 데려오기도 했지만, 가수의 꿈을 알기에 한국으로 돌아가도록 했다. 대신 아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었다. 가사는 직접 썼다. 악보를 그릴 수 없으니 전자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녹음하는 방식으로 곡을 완성했다. 곡은 ‘I gotta be me’(이건 내가 아니야). 넬슨은 지난 2월 마이애미의 국제장애인단체의 초청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넬슨은 아버지가 준 곡을 불렀다. 공연이 끝난 뒤 넬슨은 무언가를 펼쳐보였다. 바로 태극기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수유동 강간·살인방화범’ 604일 만에 검거

    2010년 7월 26일 불이 난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다세대주택 3층 방에서 2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하의는 벗겨졌고 목에는 졸린 흔적이 있었다. 경찰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방화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범인의 정액도 채취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 TV를 뒤지는 등 탐문수사를 폈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다. 1년 8개월 뒤인 지난 11일 성북구 동선동의 한 원룸에 강도가 침입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복면을 쓴 30대 남성이 흉기로 위협해 금품을 빼앗고 K(23·여)씨를 강제로 폭행했다는 것이다. 범인은 K씨의 손발을 청테이프 등으로 묶었다. K씨는 경찰에서 범인이 180㎝가량의 훤칠한 키에 순한 인상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주변 CCTV에 찍힌 강모(37)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해 추궁했다. 또 K씨 사건에 대한 증거를 찾기 위해 강씨 DNA에 대한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검사 결과 강씨의 DNA는 수유동 살인 사건 때 확보한 DNA와 일치했다. 강씨는 수유동 범행 현장에서 5㎞ 남짓 떨어진 곳을 떠돌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21일 살인 등의 혐의로 강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박정희, 다보탑 100년 못간다 회신에 복제품 만들라 특명

    박정희, 다보탑 100년 못간다 회신에 복제품 만들라 특명

    경주시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다보탑, 석가탑 복제품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명으로 만들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천년의 세월을 견뎌온 다보탑, 석가탑이 앞으로 천년은 더 갈 수 있는지를 문화재위원회 등에 물었다고 한다. 정영호 단국대 석좌교수의 회고. “간접적으로 이 같은 질문이 내게도 왔는데 당시 석조 문화재 전문가들은 ‘100년도 못 갈 것’이라는 회신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박 전 대통령은 문화재관리국에 1975년 경주박물관의 개관에 맞춰 다보탑, 석가탑 복제품을 만들어 내라는 지시를 한다. 문화재관리국은 그래서 우리 기술진에 의해 처음으로 다보탑, 석가탑을 실측했다. 정 교수는 “그전에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이 약식으로 한 실측 도면이 있었지만 우리 손에 의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1975년 7월 2일 국립경주박물관 개관식이 성대하게 열린다. 박 전 대통령, 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을 비롯해 대학 총장 및 불국사의 월산 스님 등이 테이프 커팅을 했다. 정 교수는 “나는 문화재 위원 겸 단국대 박물관장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그 행사에 박근혜씨가 대통령을 수행해 온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경주박물관 다보탑은 실측 자료를 토대로 진품과 똑같은 크기로 제작됐으며, 네 모서리에 돌사자가 배치돼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어머니 살해 ‘고3 아들’ 소리내어 울었다

    어머니 살해 ‘고3 아들’ 소리내어 울었다

    “오늘 재판은 피고인에게 의미가 있고 사회적으로도 중요합니다. 냉철하게, 차분하게 재판에 임하세요.” 19일 오후 2시 서울동부지법 제1법정. 윤종구 부장판사의 말에 피고인 지모(19)군이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네”라고 대답했다. 까만 뿔테 안경에 회색 바지와 조끼, 흰색 셔츠까지 거리에서 흔히 마주칠 법한 평범한 고등학생의 모습이다. 경찰에 검거될 당시의 옷차림으로 법정에 선 것이다. 지군은 지난해 3월 13일 서울 광진구 구의동 집 안방에서 어머니 박모(51)씨를 살해, 시신이 부패하자 안방 문을 공업용 접착제로 밀폐한 뒤 8개월간 방치했다. 5년여 전 집을 나가 따로 살던 지군의 아버지(53)가 협의 이혼 재판 과정 중에 부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집을 찾았다가 아들의 범행을 알게 됐다. 지군은 상위권 성적을 강요하며 어릴 적부터 수시로 체벌하는 어머니에 대해 순간 화를 참지 못했다. 비극의 시작이었다. 지군은 법정에서 비교적 차분했다. 입가를 실룩거리고 코를 훌쩍거리며 주변을 둘러보기도 했다. 지군의 이모가 검찰 측의 증인으로 첫 번째 증언대에 올랐다. “155㎝로 작은 엄마의 체벌이 그렇게 폭력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어 검사는 엄마가 어릴 적 아들이 부른 노랫소리를 녹음해 놓은 카세트테이프 사진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아들을 아끼던 엄마의 마음을 보여 주고픈 의도에서다. “피해자가 누구일까요. 죽은 어머니도 피해자이지만 지군 역시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입니다. 친어머니를 죽이겠다는 의도를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두 번째 증인으로 담임 교사가 나오자 지군은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소리내 울기 시작했다. 재판이 계속되면서 친구들, 고모가 차례로 증인대에 서자 두 손을 꼭 마주 잡은 지군은 고개를 들지 않았다. 재판의 쟁점은 입시의 중압감과 부모의 체벌에 시달린 지군의 존속살인이 어느 정도 감형을 받을 수 있는지다. 지군도 변호인 측도 이미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부분은 인정했다. 검사 측은 “범행 당시 지군은 정상 상태였으며 존속살해를 저질렀기 때문에 가중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지군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고 현재 소년법 적용을 받는 등 감경 사유가 있다.”고 반박했다. 지군의 아버지가 집을 나간 상태에서 어머니 박씨가 지군의 성적에 대한 집착이 심했고, 평소 성적이 박씨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체벌했다는 것이다. 지군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날에도 정신상태가 해이하다며 지군에게 밥을 주지 않고 수시로 때렸다. 변호인 측은 줄곧 범행 당시 지군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은 배심원 9명, 예비배심원 3명이 참여한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렸다. 배심원들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진지한 태도로 검사 측과 변호인 측의 신문을 들었다. 때로는 메모지에 필기하면서 듣다가도 어린 학생의 존속살해라는 사실 때문인지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정오에 시작한 재판은 오후 7시쯤 끝났다. 지군에 대한 재판은 20일까지 이어진다. 배심원단은 지군의 아버지와 지군의 최후진술 등을 들은 뒤 평결을 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결을 참고해 선고한다. 김진아·명희진기자 jin@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출발 드림팀 2(KBS2 일요일 오전 10시 35분) 드림 프로젝트 12탄 ‘수영’ 편을 위해 최고의 감독들과 4주간의 맹훈련을 함께했다. 그리고 이제 생애 가장 빛나는 순간을 향한 금빛 질주가 시작된다. 오늘의 드림팀 멤버가 되려고 13명의 신인들이 펼치는 수영 전쟁. 한 가지 종목으로 최고의 기록에 도전하는 아찔한 대결이 펼쳐진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KBS1 토요일 오전 9시 40분) 일본인이 사랑하는 온천이 있는 곳 효고에서 ‘딸깍딸깍’ 일본 나막신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걷다 보면 기노사키 온천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운치 있게 이어지는 다리와 유카타를 입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나막신 소리가 만드는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일본을 느끼게 하는데…. ●이야기쇼 두드림(KBS2 토요일 밤 10시 5분) 황석영, 송승환, 김용만, 신해철 등 네 명의 MC들이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해 브라운관에 떴다. 이번 게스트로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가는 변영주 영화감독이다. ‘이야기쇼 두드림’에서는 그가 수녀가 될 뻔한 어린 시절부터 영화감독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공개한다. ●MBC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신들의 만찬(MBC 토요일 밤 9시 50분) 본격적으로 준영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재하. 그의 모습에 처음으로 남의 행복보다 자신의 행복을 더 신경 쓰고 싶어지는 준영이다. 한편 해밀 푸드쇼 사건으로 선 노인은 준영에게 잠시 제주도에 내려가 있으라고 말하고, 위기에 빠진 아리랑을 구하려고 준영은 설희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2008년 5월 7일, 부산의 한 가정집 침대 위에서 한 여인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런데 충격적인 일은 그녀의 얼굴이 청테이프로 꽁꽁 감겨 있었던 것. 사인은 비구 폐쇄성 질식사로 사건 현장은 일반적인 강도 살인처럼 보였다. 그러나 수많은 강도 살인사건 현장을 봐 왔던 장 형사는 현장이 묘하게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전기현의 씨네뮤직(OBS 토요일 밤 10시 15분) 신선하고 매력적인 선율을 선사했던 조르주 들르뤼. 그는 감독이 촬영해 온 이미지를 보면 흥분해서 소리지르기도 하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멜로디를 손가락이 따라잡지 못해 마구 휘갈겨 쓴 음표들로 악보는 늘 어지러웠다고 한다. ‘전기현의 씨네뮤직’에서는 1976년작 ‘부메랑’을 시작으로 그의 영화음악 세계에 빠져 본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20분) 2011년 미국의 한 언론매체가 충격적인 주장을 발표한다. 바로 2012년 12월 지구에 3대의 우주선이 올 것이며, 지구를 공격한다는 것인데…. 한편 조선 선조시대 조선 땅을 뒤흔든 한 명의 기생이 있었다. 뛰어난 미모와 가무 그리고 시문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빠질 것 없던 그녀의 이야기도 함께한다.
  • [Weekend inside] 돌아온 축제의 계절… 섬관광 개발의 진화

    [Weekend inside] 돌아온 축제의 계절… 섬관광 개발의 진화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자치단체들은 갖가지 축제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고유의 문화 콘텐츠 개발에도 열을 올린다. 이런 가운데 천혜의 경관에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특색 있는 섬을 만들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경남 남해군은 오는 2014년까지 160억원들 들여 미조면 조도와 호도 일대에 ‘다이어트 보물섬’을 조성한다. ‘현대인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건강휴양형 섬’이 개발 목표다. 조도에 요가 명상 피트니스 해수찜질장 수상가옥 등을 갖춘 다이어트센터를 짓고, 호도에 레포츠 시설과 서바이벌게임장을 조성한다. 군 관계자는 “섬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다이어트와 휴양시설은 국내 처음”이라고 자랑했다. ●7개 지자체 손잡고 사업·정책 발굴나서 이를 계기로 남해군은 지난 14일 동·서·남해 섬 지역 7개 기초자치단체가 뭉쳐 ‘대한민국 아름다운 섬 발전협의회’를 구성했다. 섬 중심의 해양관광시대를 맞아 힘을 합쳐 섬의 정책과 사업을 발굴 추진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이 모임에는 인천 강화·옹진, 전남 완도·진도·신안, 경북 울릉 등 7개 군이 참여했다. 충남도는 16일 도청에서 ‘다시 찾고 싶은 문화·생태 섬 만들기’ 정책토론회를 갖고 섬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서해 섬마다 묻혀 있는 고유의 독창적인 문화와 스토리텔링을 되살려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다. 보령시 오천면 녹도는 폐교를 활용해 아토피 예방·치료교실을 만들기로 했다. 섬에서 생산되는 수산물과 채소 등으로 관광객에게 자연주의 식탁을 내놓자는 것이다. 인근 효자도는 ‘효(孝)’의 전파지로 육성된다. 섬 이름에서 따온 나온 개발 아이디어다. 충효 청소년 캠프 등이 지어진다. 고파도는 섬 이름과 유사한 ‘다이어트 교실’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최상진 도 문화콘텐츠계장은 “일반 개발사업과 달리 섬 고유의 전설과 문화재 등을 스토리텔링으로 개발 진화시키려는 것”이라며 “관광객이 단순히 섬의 경관을 보거나 즐기는 것에서 며칠간 머물면서 생각과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입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도는 또 대천항~태안 안면도 연륙교가 지나는 원산도에 보령 머드를 활용한 미용서비스 시설을 만들고, 인근 무인도에 ‘서바이벌 체험장’을 조성하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서천군 유부도에는 유배 체험장이 생길 에정이다. 충남 서해에는 유인도 32곳을 포함해 모두 271개의 섬이 있어 개발할 수 있는 도서가 무궁무진하다. ●광양매화축제 등 전통 남도축제도 시작 전통의 축제들은 잇따라 축포를 준비하고 있다. 남도 축제가 봄 소식을 제일 먼저 알린다. 전남 광양매화축제가 17일 테이프를 끊고 9일간 열린다. 남도 축제는 전남 22개 시·군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역사적 사건·지역 특산물 등을 소재로 다채롭게 펼쳐져 맛깔난다. 이어 22~25일 구례산수유꽃축제가 열리고 다음 달 진도 신비 바닷길축제, 함평 나비대축제 등이 잇따라 열려 상춘객들을 유혹한다. 충남도 최상진 계장은 “지방 축제들도 섬의 고유한 문화 콘텐츠가 더해지면 훨씬 풍부해질 것”이라면서 “기존 축제와 묻혀 있는 지방의 독특한 관광콘텐츠 개발은 서로 도움을 주면서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이천열·창원 강원식·광주 최종필기자 sky@seoul.co.kr
  • [영화프리뷰] ‘크로니클’

    [영화프리뷰] ‘크로니클’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샘 레이미 감독의 영화 ‘스파이더맨’(2002)에서 주인공 피터 파커의 삼촌이 숨을 거두며 한 말이다. 원해서 초능력을 갖게 된 건 아니더라도, 힘을 가진 이상 책임을 느끼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다. 역설적으로 준비되지 못한 자에게 초능력이 주어질 때 치명적인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드 ‘히어로즈’의 사일러 같은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세계평화나 정의실현 따위에는 관심 없는 사일러처럼 상처받고 비뚤어진 영혼에 초능력을 주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다. 고교생 앤드루는 사촌 맷을 빼면 마땅히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 하나 없다. 투병 중인 어머니와 툭하면 주먹을 휘두르는 주정꾼 아버지가 가족의 전부. 어느 날 외딴 농장에서 열린 파티에 간 앤드루와 맷, 스티브는 함몰된 땅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발광물체를 발견한다. 그날 이후 작은 변화가 생긴다. 손짓으로 원하는 대로 물건을 움직이고, 포크로 손등을 힘껏 찔러도 다치지 않는다. 초능력을 얻은 소년들은 처음에는 낄낄대며 장난친다. 별생각 없이 친 장난으로 다른 사람을 죽일 뻔한 이유로 소년들은 당황한다. 하지만 한번 선을 넘기가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문제도 아니다. 가장 빠른 속도로 초능력을 익힌 앤드루가 공격적인 본능을 드러내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다면. 슈퍼맨 같은 슈퍼히어로처럼 악의 무리를 처단하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게다. 하지만 10대라면 다르지 않을까. 평소 괴롭히던 동네 건달이나 학교 일진을 두들겨 패주거나 구름 위에서 축구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더 자연스럽다. 소년들의 판타지를 28세의 신예 조시 트랭크 감독은 고교 동창 맥스 랜디스(각본)와 함께 ‘크로니클’(15일개봉)로 만들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가장 먼저 달려든 20세기폭스 사에 트랭크는 “나를 감독으로 채용해야 대본을 살 수 있다.”는 당찬 조건을 내걸었다. 형식적으로 ‘크로니클’은 ‘블레어위치’(1999) ‘파라노멀액티비티’(2007)처럼 실재 기록이 담긴 테이프를 누군가가 발견해 다시 관객에게 보여주는 척하는 이른바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방식을 취했다. 캠코더를 분신처럼 지니던 앤드루가 염력으로 카메라를 허공에 띄워놓고 조작할 수 있다는 설정으로 나름대로 리얼리티를 얻었다. 카메라를 통해서만 세상과 소통하는 앤드루의 모습은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세대 관객들과 통하는 지점이다. 트랭크 감독은 “별다른 설명이나 묘사가 필요없는 이런 영화가 나타날 때가 됐고, 누군가가 찍은 장면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관객은 영화가 재미있다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120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들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짜릿한 시각적 쾌감을 구현한 이 영화는 북미에서는 지난달 3일 개봉했다. 유튜브에 예고편이 공개되자 8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으더니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전 세계 흥행수익은 이미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갱생 버라이어티 하바나(OBS 토요일 밤 9시 15분) 제작진의 성실성 테스트로 갑작스럽게 모이게 된 하바나 MC 오디션 지원자들. 결국 성실성 테스트에서 한 명이 탈락하고 만다. 그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오디션 돌입이다. 제작진이 내어놓는 혹독하고 꼼꼼한 오디션 과정을 통해 하바나 MC자리 하나를 놓고, 지원자들의 치열한 쟁탈전이 시작된다. ●우리 아이들이 위험하다(KBS1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학교 폭력으로 대구의 한 중학생이 가슴 먹먹한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60여일이 지났다. 이 사건으로 가해 학생들이 법정에 서고, 학교 폭력의 잔인한 실태가 연일 사회를 충격 속에 몰아넣었다.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대책은 과연 무엇일까. ●넝쿨째 굴러온 당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귀남으로 추정되는 아들을 보고 난 청애는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게다가 귀남인 것 같은 아들이 어찌나 사근사근하고 성실해 보이는지, 자꾸 눈에 밟힌다. 이번엔 진짜 내 아들인가 싶어서 잠도 제대로 못 이루는 청애. 한편 친부모님을 찾으려는 테리를 보며 윤희는 없던 시댁이 생길까 봐 불안한 마음이 든다. ●소녀탐정 박해솔(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노필진을 죽인 범인과 대면하는 해솔. 그러나 그 역시 누군가에 의한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해솔은 학준과 태평의 도움으로 겨우 위기를 벗어나지만, 진짜 범인의 종적은 묘연하기만 하다. 결국 해솔은 아버지 죽음의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서 반드시 도청 테이프를 찾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추적에 나선다. ●TV 동물농장(SBS 일요일 오전 9시 30분) 전북 익산의 한 공장. 높은 구조물에 터를 잡은 귀한 생명이 있었으니, 바로 천연기념물 324호인 수리부엉이다. 55년 만의 한파가 몰아치던 날, 시멘트 저장소에서 수리부엉이는 부화에 성공했다.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의 신비로운 탄생의 순간과 가슴 따뜻한 모정을 함께한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40분) 1989년 일본의 다이세츠 산 최고봉에서 포착된 기이한 문양 하나가 발견된다. 그 문양은 바로 SOS 라고 쓰여진 선명한 글자였다. 과연 일본 전역을 뒤흔든 미스터리 문양의 진실은 무엇일까. 한편 1926년 3월, 도쿄의 형무소. 한 조선인 남자와 일본인 여자가 옥중에서 혼인 신고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런닝맨(SBS 일요일 오후 4시 50분) 더욱 강력해진 모습으로 가수 빅뱅이 돌아왔다. 계급장 떼고 펼쳐지는 정면승부로 빅뱅 대 런닝맨의 대결이 시작된다. 이들이 최종 우승을 걸고 벌이는 시원한 한판. 빠르고 강력한 그들의 역습으로 런닝맨들을 당황케 하며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팀워크. 그야말로 제대로 붙었다. 과연 이 빅매치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 “떴다~떴다~” 종이비행기 69m 날아 ‘세계신’

    “떴다~떴다~” 종이비행기 69m 날아 ‘세계신’

    실내에서 종이 비행기를 날리면 얼마나 멀리 보낼 수 있을까? 최근 미국의 한 남자가 종이 비행기를 무려 ‘226피트 10인치’(약 69m)를 날리는 데 성공해 이 부문 기네스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세크라멘토 인근 맥칼렌 공군기지 격납고에서 미식축구 쿼터백 출신인 조 에욥은 공 대신 종이 비행기를 힘껏 던졌다. 이 종이 비행기는 계속 날아가 종전 최고기록인 63m를 넘어 세계기록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기록을 달성한 이 비행기는 방송국 PD이자 종이 비행기의 ‘달인’ 존 콜린스 작품. 이미 종이 비행기 접기로 2권의 책도 출간한 바 있는 그는 18개월 전 어깨 힘이 좋은 에욥을 섭외해 신기록 달성을 준비해 왔다. 오랜 기간의 연습 끝에 이들은 A4지와 테이프를 사용해 최적의 종이 비행기를 만들었고 결국 신기록도 세웠다.   에욥은 “기록을 세우는 순간 믿을 수 없었다. 오랜기간 준비한 보람이 있다.”며 기뻐했다. 파트너인 콜린스도 “신기록 달성 순간은 정말 대단했다.” 면서 “나는 어렸을 때 부터 매일 매일 종이 비행기를 접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절망의 끝에서 남긴 마지막 선물조차 ‘나눔’

    절망의 끝에서 남긴 마지막 선물조차 ‘나눔’

    “실명은 나의 장애가 아니라 내가 맡은 사명을 펴기 위한 축복의 도구였다.” 시각장애인으로 2001~2007년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가 23일(현지시간) 타계했다. 68세. 지난해 12월 초 췌장암으로 “한 달밖에 못 산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지 3개월 만이다. ●중학교 3학년때 축구공에 맞아 시력 잃어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고인은 지난해 12월 16일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실명으로 인해 열심히 공부해서 세상 방방곡곡을 다니며 수많은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었다.”면서 “여러분들 덕분에 제 삶이 사랑으로 충만했고 은혜로웠다.”며 감사의 작별 인사를 건넸다. 장애라는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씨앗을 퍼뜨린 강 박사의 생애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강 박사의 시력을 앗아간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그의 왼쪽 눈에 날아든 축구공이었다. 2년간의 치료와 두 차례의 큰 수술에도 불구하고 시력은 완전히 상실됐다. 절망한 소년은 진정제를 한 움큼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남편의 죽음에 이어 아들의 실명 진단을 받은 그날, 충격을 못 이긴 모친은 뇌일혈로 갑자기 세상을 떴다. 몇 달 뒤 동생들을 돌보려고 고교를 중퇴하고 공장에서 일하던 누나마저 과로사했다. 안마사가 되기는 죽어도 싫었던 소년은 18세이던 1962년 서울맹학교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훗날 자신의 눈과 손발이 돼 준 평생의 반려자 석은옥(70)씨를 만났다. 연세대에서 교육학을 전공, 점자와 카세트테이프로 공부하며 1972년 문과대를 차석으로 졸업한 그는 같은 해 아내가 된 석씨와 함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4년 뒤인 1976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인 최초의 시각장애인 박사로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이름이 된 순간이었다. 이후 일리노이대 교수와 일리노이주 특수교육국장 등을 거쳐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장애인위원회 정책차관보로 발탁됐다. 한인 이민 100년 역사상 최고위 공직이었다. 그의 두 아들 역시 미국 사회를 이끄는 주역이 됐다. 차남 진영(35·크리스토퍼 강)씨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법률 자문을 담당하는 백악관 선임 법률고문으로 임명됐다. 안과의사인 장남 진석(39·폴 강)씨는 지난해 10월 워싱턴포스트에서 ‘슈퍼 닥터’로 선정됐다. ●장례식은 새달 4일 美 한인교회서 추도예배로 고인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선물은 ‘나눔’이었다. 지난달 초 그는 두 아들과 함께 국제로터리재단 평화센터에 25만 달러(약 2억 9000만원)를 기부했다. 40년 전 자신에게 유학의 길을 열어 준 재단에 은혜를 되갚은 것이다. 당시 그를 도와준 이는 미 연방검사장이던 리처드 손버그 전 법무장관. 강 박사는 그가 장애인 정책 연구를 위해 설립한 ‘리처드 손버그 재단’에 1만 달러를 쾌척했다. 장례식은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한인 중앙장로교회에서 오는 3월 4일 추도예배로 진행된다. 한편 강 박사의 빈소는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도 마련된다. 강 박사의 측근인 양성전 잠실교회 목사는 “27일 오전 10시 30분 병원에서 영결식 예배를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16호실. (02)2227-7500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與 의원실 “김효재측이 돈봉투 돌려”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9일 조정만(51·1급)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이른바 ‘윗선’으로 알려진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의 연루 여부 및 자금 출처를 집중 조사했다. 조 수석비서관이 세 차례나 검찰 조사를 받음에 따라 수사는 사실상 김 정무수석과 박희태 국회의장에게로 치닫는 형국이다. 검찰은 당시 전당대회에 앞서 고승덕 의원 등에게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돌린 당사자로 지목된 전 비서관 고명진(40)씨가 고 의원에게서 돈 봉투를 돌려받은 뒤 박희태 후보 캠프의 상황실장이던 김 정무수석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고씨는 검찰에서 돈 봉투를 조 수석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주 고씨를 세 차례 불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새누리당 모 의원실 A씨는 “전당대회 직전인 7월쯤 의원회관에 있는데 김효재 의원의 보좌관 K씨가 들어와 돈이 든 봉투를 전달하고 갔다.”고 말했다. A씨는 “K보좌관이 주고 간 노란색 서류봉투를 받아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부분을 떼고 열어 보니 흰 봉투 안에 세 묶음으로 된 300만원이 들어 있었고 ‘박희태’라고 쓰인 명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좌관 K씨는 이와 관련, “전대 당시 박 후보 캠프에서 일하지도 않았다.”면서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금껏 문제의 돈 봉투를 돌려받았다는 진술만을 되풀이하고 사용처나 당시 관련자들의 연루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해 왔다. 그러나 검찰이 전당대회 당시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물증을 토대로 압박하는 한편 캠프 일선 관계자들만 사법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정무수석을 조만간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또 고 의원으로부터 김 정무수석이 돈 봉투가 반납된 사실과 관련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왜 돌려주느냐.”고 말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고 의원은 “봉투를 돌려주자 누군가 전화를 해 왜 돌려줬느냐고 물어봤다.”고 말했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김 정무수석의 거취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중동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11일 이후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석·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중견 탤런트서 경기민요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 변신 양금석

    [김문이 만난사람] 중견 탤런트서 경기민요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 변신 양금석

    국민성과 민족성이 담겨 있다. 어버이에서 자식으로, 다시 손자로 이어진다. 대체로 악보는 없다. 노동과 상여 등 일상의 사설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가락이 향토적이고 소박하다. 하여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다. 문제 1 경기민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답 서울, 경기도, 충청도 등 중부 지역의 민요다. 노랫가락, 경복궁타령, 방아타령, 한강수타령, 창부타령, 청춘가, 양산도, 닐리리야, 노들강변, 태평가 등이 있다. 흥겹고 경쾌한 맛을 풍기며 부드럽고 유창하다. 문제 2 그렇다면 서도민요는? 답 평안도, 황해도 주변 지역에서 불리는 민요다. 황해도의 산염불, 난봉가, 몽금포타령, 해주아리랑과 평안도의 긴아리, 배따라기, 수심가 등이 서도민요에 속한다. 문제 3 남도민요는? 답 전라도, 충청도 남부, 경상도 서남부 지역에서 불리는 민요다. 육자배기, 농부가, 진도아리랑, 화초사거리, 보렴, 새타령, 흥타령, 개고리타령 등이 있다. 문제 4 한 가지 더, 제주도민요는? 답 당연히 제주도 지역에서 불리는 민요다. 오돌또기, 이야홍, 이어도사나 등이 제주도민요에 속한다. 중견 탤런트 양금석씨는 요즘 팔도 민요에 푹 빠졌다. 경기민요는 물론 서도민요, 남도민요, 제주민요까지 열심히 익히고 닦고 있다. 특히 경기민요는 이춘희(중요무형문화재 57호) 선생의 이수자로 인정받을 만큼 전문 소리꾼에 버금가는 실력까지 갖췄다. 연극배우에서 탤런트, 영화배우, 그리고 가수에 이어 우리 전통 민요를 부르는 소리꾼까지 폭넓은 인생을 살고 있다. 특별히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민요가 좋아서 소리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래도 까닭이 있을 터.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찻집에서 양씨를 만났다. 청바지에 검은 재킷 차림이었다. 자리에 앉으면서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보인다고 하자 “정말요?” 하며 미소짓는다. 평소 옷차림에 대해 물었더니 “가꾸고 꾸미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잠시 그의 연기 이력을 생각했다. 1981년 연극배우로 발을 들여놓았으니 올해로 31년 세월을 맞는 셈이다. 1989년 서울연극제 신인상을 받으면서 TV드라마에 출연해 특유의 카리스마를 갖춘 연기자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까지 드라마 50여편, 영화 5편 등에 출연했다. 특히 1997년에는 신곡 5곡을 포함한 첫 음반을 내면서 숨어 있던 노래 실력까지 드러냈다. 최근에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경기민요 이수자로 소개돼 주목을 끌었다. 사실 양씨는 그동안 개인 발표회만 세 차례나 했을 정도로 프로 못지않은 소리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의 스승인 이춘희 선생은 “재주가 남다르다. 얼마든지 무대에 서도 하자가 없다. 숨은 실력을 가지고 있고, 본인이 하기에 따라 더 많이 발전할 것이다. 충분히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그러자 양씨는 “요즘 (스승님을) 뵙지도 못했는데….”라며 미안해하는 표정을 짓는다. 어떤 계기로 민요를 배웠는지 궁금증을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원래 어렸을 때부터 관심을 가졌습니다. 안비취(1926~1997) 선생이 TV에 나와 경기민요 부르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가톨릭 집안인 데다 보수적인 분위기여서 선뜻 소리하고 싶다는 말을 못 꺼냈습니다. 그러던 1997년 김성녀씨와 연극 공연을 같이 할 때 분장실에서 소리하고 싶다는 말을 했더니 그 자리에서 경기민요를 권하더군요. 그래서 무작정 이춘희 선생한테 찾아가 소리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3개월 동안 열심히 배우다가 드라마 ‘파랑새는 있다’에 출연하면서 잠시 멈췄다. 이때 그는 삼류 가수 역할을 맡았고 드라마가 끝날 무렵 가수 설운도씨가 작사, 작곡한 ‘파랑새’ 등이 포함된 ‘메모리’라는 제목의 음반을 냈다. 이 가운데 ‘남자의 향기’와 ‘파랑새’는 지금도 노래방에서 불리고 있다. 양씨는 음반을 낸 후 드라마 출연으로 바쁘게 지내다가 2005년 다시 경기민요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그때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고 어떤 돌파구가 필요했다. 소리가 다시 생각났다.”면서 “잠잘 때에도 민요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술회했다. 하루 5~6시간씩 꼼짝하지 않고 앉아 소리하는 재미에 푹 빠졌던 것이다. “소리를 하다 보니 저절로 책임감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아마 열심히 하게 된 것 같아요. 소리는 끝이 없습니다.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새로움을 느끼고 점점 몰입을 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하나둘씩 찾아가는 재미를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눈뜨면 제가 부른 민요를 듣고, 운전할 때도 듣고, 저녁에 잠잘 때도 귀에 (녹음기를) 틀어놓곤 했지요.” 그러던 2009년 10월 서울 중구 남산국악당에서 처음으로 개인 발표회를 했다. 1시간 30분 이상 경기민요 위주로 꾸며졌던 무대는 당초 걱정했던 것보다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이듬해 6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 경기민요 12잡가 중 6잡가를 발표하는 무대를 가졌고, 다시 5개월 뒤 남산국악당에서 경기민요와 서도소리를 혼합한 개인 발표회를 열면서 소리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서도소리는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명창 김광숙 선생을 찾아가 가르침을 받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는 어떤 것이었을까. 잠시 망설이더니 “살다 보니 종합적으로 삶의 무게가 무거웠다. 연기를 하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그런 것이 있었는데 소리를 찾고 무대에 서다 보니 위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리가 좋다. 경기민요가 내게 맞는 것 같다. 귀가 밝은 편이고 다른 사람보다 (소리 배우는 것이) 빠르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웃는다. 개인 발표회뿐만 아니라 KBS 인기 프로그램 ‘열린음악회’ ‘가요무대’ ‘국악 한마당’ 등에도 출연할 만큼 그를 부르는 곳도 점점 많아졌다. “경기민요는 화려하고 경쾌합니다. 반면 서도소리는 내면의 슬픔을 간직하고 있지요. (서도소리는) 경기민요처럼 대중성은 없지만 깊은 맛이 있습니다. 서도소리의 예술성과 경기민요의 대중성이 합쳐지면 기가 막히게 조화를 이루지요.” 소리의 매력을 흠뻑 느낀 그는 내친김에 요즘 남도민요와 제주민요까지 익히고 있다. 말 그대로 팔도 민요를 섭렵하는 셈이다. 이 정도면 제자는 없을까. 양씨는 웃으면서 “아직도 배우는 입장인데요, 뭐.”라고 하더니 “드라마 ‘산 넘어 남촌에는’에서 마을 이장으로 나오는 황범식씨가 소리에 관심이 많아 ‘강원도아리랑’과 ‘정선아리랑’을 부른 녹음테이프를 선물했더니 계속 그것만 듣는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수준, 그러니까 소리 공부를 80%까지 했다고 생각될 때 음반도 내고 공연도 계속하고 그럴 계획입니다. 상업 목적이 아니라 공부의 한 차원으로, 흉보지 않을 사람들만 초청하는 그런 무대이지요. 과거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연기로 버는 돈을 몽땅 소리에 투자하고 있지요(웃음).” 양씨는 민요를 하면서 북을 동시에 배웠다. 처음에는 승무북을, 지금은 삼고북을 익히고 있다. 고요한 승무북과 역동적인 삼고북을 느끼면서 또 다른 국악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다. 올 연말 공연에서는 북춤까지 곁들여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벌써 연기 생활한 지 31년이 됐네요. 연기와 소리 모두 힘든 일이긴 하지만 소리 한 곡엔 책 한 권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무척 재미있습니다. 또 소리를 하다 보면 저 자신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고나 할까요. 소리를 안 했으면 아마 그림을 했을 겁니다. 언젠가는 그럴지도 모르지요.” 연기하는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KBS 사극 ‘대조영’의 측천무후 역할”이라고 말했다. 내성적인 성격인 데다 자신의 카리스마를 잘 담아내서 그런 것 같다고 해석했다. 연기자가 꿈이었냐고 묻자 “어렸을 때는 영화배우가 멋있었다. 영화배우랑 결혼하고 싶었다. 고등학교 때에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이보다 젊어지는 비결에 대해서는 “가끔 청계산 등산을 하고 복식호흡 하는 것 외에 별다른 운동은 안 한다.”고 했다. 신상에 대해 얘기가 나온 김에 인생의 동반자는 언제쯤 찾게 될 것인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자연스럽게 운명적으로 다가오면 좋은 인연이 되지 않겠습니까. 저도 나이가 있는 만큼 멀리 있지 말고 빨리 다가왔으면 좋겠네요(웃음). 이상형이라고 굳이 얘기하자면 존경할 만한 사람, 그리고 저를 지켜봐주고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면 되겠지요. 지성과 야성, 유머를 갖춘 사람이면 더 좋겠죠. 주변에서 가끔 소개를 받고 그러긴 하는데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의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소리에 관심이 있었고, 내가 알고 있는 소리의 세계에 어느 정도 근접했을 때 그걸 알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전달해주고 싶다.”며 후배 양성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양금석은 충남 아산에서 1961년 태어났다. 영화배우와 가수의 꿈을 갖고 자라 1981년 연극계에 입문했고 1989년 서울연극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1991년 SBS 드라마 ‘마늘’을 통해 탤런트로 데뷔했다. 그러는 한편 다수의 연극에 출연하며 연기의 깊이를 쌓았다. 특히 1995년 출연한 뮤지컬 ‘넌센스’는 장기간 흥행 기록을 세웠다. 1990년대 후반 들어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고, KBS연기대상을 수상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인정받았다. 1998년 KBS 드라마 ‘파랑새는 있다’에서 밤무대 가수로 출연해 평범하지 않은 노래 실력을 자랑했고 드라마가 끝날 무렵 음반을 발표하며 가수 활동까지 했다. 이후 드라마 ‘금쪽같은 내 새끼’와 ‘대조영’ ‘너는 내 운명’ 등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농촌드라마 ‘산 너머 남촌에는’에서 자신의 일보다 집안을 더 많이 생각하는 며느리 역할을 맡아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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