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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P모건·록펠러家 해부

    1986년에 쓰여진 책이니 케케묵었다. 신자유주의가 세계 질서의 축으로 등장한 21세기에 1970~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존 F 케네디 등을 운운하고 있으니 당대를 읽는 책으로 부적격 판정을 받을 법하다. 하지만 ‘제1권력’(히로세 다카시 지음, 프로메테우스 펴냄)은 ‘자본, 그들은 어떻게 역사를 소유해 왔는가’라는 부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독점 자본이 어떻게 부를 축적하고, 정치에 개입하고, 세계 경제를 조종하는지 보여준다. 식량, 정치, 군사, 언론, 사법, 수송, 자원, 과학, 오락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본들이 펼치는 이권 동맹과 암투에 관한 총체적인 보고서이자, 그들이 여전히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토대를 지배하고 있는 데 대한 현재적 의미의 고발서이다. 대상은 은행업으로 출발한 JP 모건, 석유업으로 출발한 록펠러 두 독점자본(재벌)이다. 이들이 불과 100년도 되지 않은 동안 미국에 대한 지배를 넘어 전 지구적 지배를 완성할 수 있었는지 처절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혼맥(婚脈)을 통해 정·재계 인맥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정치권력, 언론권력, 문화권력까지 서서히 장악해 나가는 과정을 방대한 자료와 사실을 묶어낸 뒤 이를 통해 자본과 역사, 권력 관계의 진실을 캐낸다. 재벌들이 부와 권력을 확대 재생산하는 과정은 예나 지금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바 없다. 1983년 매출 베스트 10에 든 기업을 보면 1위 액손, 2위 GM, 3위 모빌, 4위 포드, 5위 IBM, 6위 텍사코, 7위 듀폰, 8위 인디애나 스탠더드오일, 9위 소칼, 10위 GE다. 하지만 진짜 주인을 놓고 다시 정리한 톱10은 1위 록펠러, 2위 모건, 3위 록펠러, 4위 모건-록펠러, 5위 모건, 6위 모건-록펠러, 7위 모건, 8위 록펠러, 9위 록펠러, 10위 모건이라고 책은 소개한다. 케네디 암살사건,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 매카시즘도 모두 이 두 가문의 조종을 받았으며, 노벨상과 올림픽조차 두 가문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일본의 평화운동가이자 손꼽히는 논픽션 작가인 다카시는 이 책을 시작으로 ‘미국의 경제 지배자들’, ‘붉은 방패’, ‘무기제국’, ‘석유제국’ 등 자본의 근원적 문제점을 분석, 비판하는 일련의 저작을 쏟아낸다. 2만 5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제주 어촌체험마을 조성

    제주 어촌체험마을 조성

    ‘주말은 어촌에서 푹 쉬라.’는 슬로건을 내건 제주 사계리 어촌체험마을이 문을 열었다. 서귀포시는 5억원을 들여 해양생태관찰시설과 어촌체험관광센터, 민박, 바다 산책로 등을 갖춘 사계어촌체험마을 조성사업을 완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곳에서는 도시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어촌계가 직접 테우(제주의 전통 배)와 선상낚시 등 다양한 해양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라도 유람선 및 잠수함 관광과 스쿠버다이빙 체험 등도 할 수 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전국플러스] 제주 해수욕장 야간개장 확대

    올여름 제주를 찾는 피서객들은 야간 개장 해수욕장에서 한밤의 무더위를 식힐 수 있게 된다. 제주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로 이호테우해변을 야간 개장한 데 이어 올해는 조천읍 함덕서우봉해변과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등 2개 해수욕장을 추가로 야간 개장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3개 해수욕장에서는 7월17일∼8월16일 한 달간 오후 10시까지 물놀이가 허용된다. 지난해 이호테우해변에서는 야간에 테우축제와 야외 영화상영, 백사장 촛불 수놓기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야간 이용객은 1일 평균 3800여명씩 모두 12만 460여명이었다.
  • 제주 추자도에도 올레길 생긴다

    ‘섬 속의 섬’ 제주 추자도에도 올레길이 개설된다. 제주시는 올해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협의해 ‘참굴비 및 섬체험 특구’인 추자도에 제주올레 코스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시는 이달 중 추자도 올레길 코스 답사를 마친 후 다음달 코스 확정 및 설계를 거쳐, 3~5월 올레길 조성 및 부대시설을 갖추게 된다. 오는 6월 개장을 목표로 추진되며 5000만원이 투입된다. 현재 추자도에는 임도가 곳곳에 있고, 산악지역에 사람들이 다녔던 흔적이 있다. 하지만 임도에는 나뭇가지가 웃자라 정비가 필요하고, 삼림지역의 길도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시는 또 올해를 ‘추자도 섬 문화 체험의 해’로 선포하고 무인도 생태 탐방, 갯바당잡이 체험어장 운영, 테우 체험장 조성, 참굴비 대축제 프로그램의 다양화, 추자도 풍광 사진전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조동근 해양수산과장은 “추자 군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알려 많은 관광객이 추자도를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올레코스를 추진하게 됐다.”고 “여객선 운임 보조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와 전남 목포 중간지점에 있는 추자도는 상추자도, 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으며 낚시 천국으로 불린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제주 따라비오름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제주 따라비오름

    1995년쯤, 처음으로 제주 오름을 올랐는데 너무 좋아 눈물이 났다. 초원의 부드러운 곡선과 시원한 전망, 말과 소가 풀을 뜯는 한가로운 시간, 무덤과 오름이 자연스럽게 어울린 풍경…. 그야말로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정취가 살아 있었다. 제주에 대략 368개의 오름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입이 쫙 벌어졌다. 그 후 제주에 갈 때마다 오름을 찾았고, 오름은 히말라야와 알프스에 견줄 만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자산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2000년 들어 오름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났고, 제주올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오름 역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구불구불 농로를 따라 찾아가는 맛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자리잡은 따라비오름은 가을철 억새가 좋은 오름으로 유명하지만, 겨울철 눈과 어울린 풍경도 빼어나다. 따라비오름의 들머리는 가시리와 성읍2리 두 군데가 있지만, 겨울철에는 접근하기 쉬운 가시리 쪽이 좋겠다. 따라비오름의 높이는 342m, 실제 오르는 높이는 100m가 좀 넘는다.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데 2시간이면 넉넉하다. 따라비란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는데, ‘땅할아버지’에서 나온 것이 설득력이 있다. 주변에 모지(어머니)오름, 장자(큰아들)오름, 새끼오름 등이 있어 오름 가족을 이루고 있다. 정석비행장 남쪽 가시리 사거리에서 성읍 방향으로 100m쯤 가면 좌측으로 시멘트 포장된 농로가 보인다. 농로 앞에는 ‘따라비오름 가는 길 약 2㎞’라고 파란색 페인트로 쓴 작은 팻말이 보인다. 주민들이 고맙게도 오름 입구를 알려준 것. 오름은 들머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입구만 찾으면 오르기는 누워 떡 먹기다. 농로는 굽이굽이 이어지면서 모퉁이를 돌 때마다 다양한 오름을 보여준다. ‘저곳이 따라비오름인가?’ 하면 길은 다시 다른 오름을 보여주고, 이렇게 몇 번 헛다리를 짚다 보면 주차장에 도착한다. 최근에 주차장 옆에 따라비오름 안내판이 세워졌다. 이곳에서 보면 따라비오름의 남사면이 보이는데, 펑퍼짐한 것이 별 볼일 없어 보인다. 오름 탐방에 나서면 우선 철조망이 앞을 막는다. 오름에서 만나는 철조망은 소와 말의 이동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사람들은 철조망을 피해 들어가면 된다. 철조망을 지나면 왼쪽으로 ‘수렵금지’를 알리는 노란 안내판 옆으로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작은 팻말이 붙어 있다. 그곳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소나무와 억새 사이를 10분쯤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멀리 태흥리와 남원리 바다가 아스라하다. 출발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던 바람이 떼거리로 몰려와 귀때기를 사정없이 후려친다. ●설문대할망 치마에서 떨어진 흙이 오름이 돼 “이 정도는 바람 축에도 못 껴요.” 마침 내려오던 제주 토박이들이 바람에 절절매는 필자에게 한마디 던지고는 웃으며 사라진다. 제주에 바람, 여자, 돌이 많아 삼다도라니…. 제주에 많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오름도 많고, 조랑말도 많고, 제주의 설화에 등장하는 신들도 무진장 많다. 제주 설화에 의하면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만들려고 치마폭에 담아온 흙이 떨어져 오름이 생겼다고 한다. 능선에 올라붙자 전망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밑에서 보던 것과는 딴판으로 많은 봉우리와 굼부리(분화구)를 거느리고 있다. 오름의 곡선미는 용눈이오름을 최고로 치지만, 따라비오름도 만만치 않다. 붉은 돌을 쌓아올린 방사탑에 서자 오름의 전체 윤곽이 잡힌다. 신기하게도 굼부리가 셋이고 그것을 감싸는 능선이 오밀조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세히 보니 세 개의 굼부리가 만나는 지점이 움푹 들어갔는데, 거기에 무덤이 자리잡았다. 굼부리 안에는 드문드문 방사탑이 세워져 있다. 방사탑은 제주 사람들이 풍수지리적인 비보(裨補)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아마도 이곳에서 말을 키우던 말테우리(말몰이꾼)들이 소원을 염원하며 쌓은 듯하다. ●여섯 봉우리, 세 개 굼부리가 빚어내는 곡선미 이제부터는 오름을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펼쳐진 조망을 감상한다. 첫 봉우리에 올라서니 동쪽 가까이 모지오름의 큰 품이 보인다. 그 뒤로 영주산이 살짝 고개를 내밀었고, 멀리 우도의 우도봉 머리가 가물거린다. 저물 무렵에는 우도봉 등대가 불 밝히는 모습이 보기 좋겠다. 너울너울 구릉을 따라 굼부리를 내려갔다 올라오니 북서쪽으로 제주 오름 1번지라 알려진 구좌읍 송당 일대의 높은오름, 백약이오름, 동검은오름, 좌보미오름 등의 오묘한 스카이라인이 펼쳐진다. 따라비오름에서 만난 가장 멋진 풍광이다. 계속 길을 따르면 어느덧 세 개의 굼부리가 만나는 무덤에 이른다. ‘제주 사람들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는 말처럼 오름과 무덤이 어우러진 풍경은 참으로 편안하다. 무덤을 지나면 다시 방사탑으로 돌아오게 된다. 방사탑에서 보면 따라비오름의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로 주변의 크고 작은 오름이 들어찬 모습이 보인다. 오름에서 정상과 중심이란 것은 중요하지 않다. 천차만별의 생김과 크기를 가진 오름들은 서로 배경이 되어 절묘한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그래서 제주 오름이 참 좋다. ●가는 길과 맛집 대중교통은 불편해 자가용을 가져가야 한다. 따라비오름은 아직 내비게이션이 정확한 위치를 잡지 못한다. 가시리 사거리에서 성읍 방향으로 100m쯤 가면 길 건너편으로 작은 농로가 보인다. 자세히 보면 ‘따라비오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그 길을 2.8㎞쯤 따르면 주차장에 닿는다. 가시리의 가시식당(064-787-1035)은 허름한 동네식당이지만, 입소문이 나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두루치기, 순대국밥이 저렴하면서 맛있다. 글 사진 mtswamp@naver.com
  • 다른 듯 닮은 듯 동서양 신화 신이란 신은 다 모았다

    다른 듯 닮은 듯 동서양 신화 신이란 신은 다 모았다

    신화(神話)는 이 세상 모든 이야기의 원형(原形)이다. 인류 태고의 기원과 창조의 비의(秘意), 그리고 실제의 역사가 기록되는가 하면 개인과 집단의 욕망이 투사되고 죽음과 소멸에 대한 불안과 공포, 그것의 극복 의지가 담겨 있다. 어느 대륙, 어느 문화권의 신화를 들여다 봐도 세상의 생성에서 성장, 고비, 멸망 그리고 또 다른 파괴적 창조, 또 다시 거듭되는 발전적 순환 등까지 빠짐없이 들어 있다. 이러한 것들이 몸을 비틀어 소설이 되고 시가 되고 연극이 되고 노래가 되고 그림이 되고 영화가 된다. 창조의 숱한 변주(變奏)의 바탕에는 신화가 자리잡고 있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동안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국내의 것 아니면 그리스, 로마 신화 정도가 고작이었다. 전 세계 신화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책이 나왔다. 꽤 묵직하다. 컬러 양장본으로 된 ‘미솔로지카1, 2’(그레그 베일리 외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는 우리에게 아직 낯선 오세아니아 신화, 아프리카 신화, 남미·중미 등 아메리카 신화를 비롯해 인도, 이집트 등의 신화까지 소개하고 있다. 20명의 인류학, 종교학, 신화학, 역사학, 철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합작품이다. 그림, 조각, 공예품, 일러스트 등 800여장의 희귀 자료들이 신화의 세계로 빠져드는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이트의 제자인 심리학자 카를 융은 “신화는 보편적인 것이며 인간의 정신 건강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솔로지카’의 각종 자료들과 미니 해설 글을 쭉 따라 읽다보면 각 문화별, 민족별 신화의 특수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신화별 비교를 통해 인류 보편성의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각 지역의 신화는 다른 듯 닮았다.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로마 신화의 주피터가 ‘이명동신(異名同神)’임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힌두교 신화의 브라흐마에 닿고, 이집트 신화의 ‘라’의 또 다른 닮은꼴이라는 점은 새삼 확인되는 대목이다. 또한 유대교 하느님의 모습은 하늘과 땅을 만든 반고, 인간을 창조한 여와처럼 중국 땅의 신화 ‘산해경(山海經)’에 비춰지기도 한다. 신의 세계에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 준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는 아프리카 신화 속 ‘하늘에서 내려온 대장장이’와 흡사하다. 서아프리카 도곤족은 그를 ‘불의 도둑’이라고 부르며 문화적 영웅으로 삼는다. 오세아니아 신화에 등장하는 반신(半神) 영웅 마우이 역시 자신의 할아버지와 힘을 겨뤄 힘겹게 하늘에서 지상으로 불을 옮겨 오는 데 성공한다. 중동 지역 메소포타미아 신화에 등장하는 ‘지구라트’는 하늘로 오르는 계단이다. 까마득히 높고 화려하게 지어진 이 건축물은 종교 제례 장소로 사용됐고 신들은 하늘에서 지구라트로 내려왔다고 전해진다. 왕권의 천부론(天賦論)을 확립하기 위한 장치였다. 저자는 ‘지구라트는 어쩌면 성경에 나오는 바벨탑의 이야기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한다. 또한 메소포타미아 신화 최고의 전설적 존재이자 반신(半神)인 ‘길가메시’ 이야기에 나오는 대홍수, 커다란 방주, 신과 인간의 공생 등은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와 거의 똑같다. 유교 신화 속 ‘릴리트’가 하느님의 배우자가 됐다는 이야기는 환웅과 결혼해 단군을 낳은 우리네 신화를 연상케하고, 오세아니아 신화 속 절대자인 ‘타네’가 흙으로 만든 처녀인 ‘히네마타오네’ 사이에서 딸을 갖는다는 얘기와도 맥락이 닿는다. 거의 모든 지역별 신화를 보면 절대자만이 아닌, 인간처럼 욕망하고 질투하는 신이 등장한다. 또한 그 신을 극복하려는 영웅과 그 신을 경배하는 인간들이 나온다. 절대권력인 신을 넘어서고자 하면서도 닮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투사된 결과다. 아쉬움이 있다면 우리의 신화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중국과 일본에 대한 소개도 길지 않게 다뤄졌다는 점, 그리스·로마 신화 등 유럽 쪽 소개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레그 베일리 호주 라트로브 대학 강사를 비롯해 호주 중심, 영·미 중심의 학자 등 저자 구성의 편중 탓으로 보인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대한민국무용대상 27일 팡파르

    대한민국무용대상 27일 팡파르

    한국무용협회가 주최하는 ‘2009 대한민국무용대상’이 27일부터 새달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올 한 해를 빛낸 창작무용과 신진 안무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무용축제이다. 올해는 30분 이상의 대작 이외에도 솔로와 듀엣 부문을 신설해 모든 공연 형태를 포괄해 심사한다. 중견 이상의 무용가들의 작품은 초청 공연 형식으로 꾸며 한국 무용계의 모든 연령층이 고루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는 27일 심사위원 추천 명작으로 시작한다. 김복희 한국무용협회장이 직접 무대에 올라 선보이는 ‘삶꽃 바람꽃 Ⅲ- 신부’를 비롯해 국수호의 ‘신무 Ⅱ’, 이정희의 ‘검은 영혼의 노래 1’, 배정혜의 ‘혼령’이 이어진다. 29~30일에는 ‘솔로 및 듀엣’ 부문 경연이 진행된다. 참가작은 김은희의 ‘못’, 이윤경·류석훈의 ‘이중주’, 전미숙의 ‘아듀, 마이러브’, 정혜진의 ‘신(新)맞이 ’05’, 조윤라의 ‘왈츠 #4’ 등으로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가 두루 선정됐다. 새달 2~6일에는 군무 부문 진출작을 공연한다. 2일에는 댄스씨어터까두(안무 박호빈)의 ‘풀 문(Full Moon)’과 차진엽무용단(안무 차진엽)의 ‘시스루(see-through)’를, 4일에는 윤수미무용단(안무 윤수미)의 ‘말테우리’와 콘템포러리발레시어터 이완(안무 김경영)의 ‘826번째 외침’이 준비돼 있다. 6일에는 문영철발레뽀에마(안무 문영철)의 ‘슬픈 초상’을 선보인다. 우수작에는 각각 대통령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군무 부문 2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상(솔로·듀엣 부문 1편)을 준다. 상금은 500만~2000만원이다. 시상식은 새달 7일 서울 신리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다. (02)744-8066.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불륜·폭력·패륜 난무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그리스의 귀신들

    불륜·폭력·패륜 난무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그리스의 귀신들

    귀신이나 신이나 국어사전에서는 모두 ‘초인적이고 초자연적 위력을 가진 존재’로 정의된다. 그런데 왜 우리가 제사로 모시는 조상들은 귀신이라고 하고 제우스, 헤라, 프로메테우스, 아르테미스는 신이라고 할까. 그들을 ‘그리스 귀신’이라고 부르면 왜 이상할까. 그리스 철학자 크세노파네스는 그리스 신들이 인간과 같은 존재이고 음모·계략·살인·절도 등 범죄와 폭력을 일삼는 부도덕한 존재라고 비판했고, 플라톤도 “신화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면을 부채질한다.”고 신화를 거부했다. ●권선징악조차 빠진 그리스 신화 그리스 신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시각은 고대 그리스부터 있었지만, 우리에게 그리스 신화는 학생들에게는 강력 추천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서양 문화, 예술, 지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신화를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도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있고, 알에서 나왔다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하늘에서 떨어진 황금알이 변한 가락국의 시조 수로왕 등 신적인 존재가 있지만 그리스 신화만큼 추앙받지는 못한다. 진보 법학자로 꼽히는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그의 최신작 ‘그리스 귀신 죽이기’(생각의나무 펴냄)에서 거꾸로 뒤집어 그리스 신화를 파악한다. “그리스 신화는 여러모로 유해하다.”는 박 교수는 가부장적 권위성, 세속성, 오락성이 뒤섞인 그리스 신화를 불륜, 폭력, 복수 등이 난무하는 한국의 막장 드라마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의 막장 드라마가 조금 더 낫다. “극단적인 요소들의 뒤범벅으로 오락성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그 외양만은 권선징악이라는 최소한의 도덕성을 띠는 반면 그리스 신화에는 그것조차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제목처럼 ‘그리스 신’을 ‘그리스 귀신’이라고 하는 것은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서 부정에 가깝다. 그리스 신화에서 주체인 자기는 신과 영웅들이고, 남성에다 지배자이며, 그리스이고 서양이다. 객체인 타자는 괴물이나 여성, 피지배자, 그리스가 아닌 비서양이다. 게다가 사악하고 음탕한 존재들로 묘사된다. 신이나 영웅은 항상 ‘한번 보면 반하고야 마는’ 선과 미를 갖춘 얼짱에 몸짱이다. 그리스 신화는 태생부터 당혹스럽다. 우주와 신들의 탄생에 대해 가장 체계적이고 신뢰할 만하다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는 ‘카오스(혼돈)’에서 ‘에레보스(암흑)’와 ‘닉스(밤)’가 생기고, 그 둘 사이에서 ‘아이테르(하늘)’와 ‘헤메라(낮)’가 생겼다고 한다. 결국 에레보스와 닉스는 형제 사이인데, 그들에게서 하늘과 낮이 나왔다니, 패륜이라는 것인가. 또 닉스는 혼자서 운명과 죽음, 고뇌, 운명의 여신과 죽음의 여신 등의 자식을 낳는데, 이는 죽음이 여성에게서 비롯됐다는 것을 드러내는 극단적인 가부장적 태도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모습을 한 전지전능한 신 제우스만 봐도 그렇다. 절대 권력의 상징인 제우스는 정복하고자 마음 먹은 대상은 성별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부인은 첫번째 지혜의 여신 메티스부터 마지막인 여동생 헤라까지 무려 다섯명이다.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다른 여인인 레다를 유혹하기 위해 백조로 변신했고, 황금비로 변해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의 딸 다나에에게 내려 페르세우스를 낳았다. 그러나 전쟁과 이성의 여신 아테나에게는 정절을 강요한다. 아테나가 고취하는 미덕은 정치적 영지, 용기, 조화, 규율, 자기억제이며 처녀의 전형이다. 인간 여성의 기원도 차별적이다.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은 프로메테우스 때문에 화가 난 제우스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판도라를 만들게 했다. ‘신통기’에는 판도라를 ‘파멸을 가져다주는 여자들의 종족’으로 표현한다. 괴물을 무찌르는 헤라클레스를 비롯한 영웅의 모습은 다분히 제국주의적 이미지이다. 폭압성과 무법성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정의를 실현하고 세상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정당화된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는 그 안에 신과 인간, 영웅과 괴물, 남성과 여성 등의 차별구조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신화에 대한 열광은 정신적 제국주의” 저자는 “그리스 신화가 원초적 본능을 숨김 없이 드러내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것이라고 예찬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음란, 강간의 폭력주의만이 아니라 전제주의, 제국주의, 침략주의, 귀족주의, 영웅주의, 군사주의, 물질주의, 권위주의, 성차별주의, 남성주의, 기계주의 따위를 상징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열광은 비윤리적 행태와 서구 중심의 사유를 퍼뜨리는 ‘정신적 제국주의’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동양에 대한 편견과 폄훼가 묻어 있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이 제기하는 서구 제국주의의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수단이고,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근원적 힘일 뿐이다. 저자는 민족과 계급, 성별 등의 투쟁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리스 귀신이 추방돼야 한다.”고 꼬집는다. 책은 그리스 신화를 읽는 것조차 막아 서지는 않는다. 다만 읽으려면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기를 권한다. 더 멀리는 평화적 질서를 뒤흔드는 서구의 폭력성을 이해하고 서구중심적 사유를 넘어서는 길로 인도한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귀포~새섬 돛모양 사장교 완공

    서귀포~새섬 돛모양 사장교 완공

    제주 서귀포항과 새섬 사이를 잇는 제주의 전통 떼배인 ‘테우’를 모티브로 형상화한 길이 169m의 사장교(교각 위에 세운 탑에서 처진 케이블로 지탱하는 다리)가 28일 개통된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서귀포 미항 조성사업의 하나로 2007년 12월부터 193억원을 들여 서귀포항∼새섬을 연결하는 보도교 가설공사를 마무리했다고 27일 밝혔다.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는 다리’라는 뜻에서 ‘새연교’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보도교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외줄케이블 형식을 도입했고 바람과 돛을 형상화한 높이 45m의 주탑에 화려한 LED 조명시설까지 갖췄다. 28일 오후 6시 준공식을 하고 관광객 등에게 개방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25만㎡ 규모 유원지 건설

    중국 기업들이 제주도에 잇따라 투자 의향을 밝히고 있다. 24일 제주도에 따르면 중국 번마(奔馬)그룹은 제주이호랜드㈜와 투자양해각서(MOU)를 교환, 이호유원지 조성사업에 향후 3년간 25억위안(약 4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헤이룽장성의 중견기업인 번마그룹은 제주이호랜드가 2006년부터 추진 중인 제주 이호유원지 사업에 MOU 교환 후 6개월 이내에 4억위안을, 최초 투자 후 10개월 내에 6억위안을 투자키로 하고 나머지 잔여분을 2011년 12월 준공 전까지 투자하기로 했다. 제주시 이호동 이호테우해변 일대 바다 매립지 등 25만 5000㎡ 규모로 건설되는 이호유원지에는 해양관광호텔, 가족호텔, 콘도미니엄, 요트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 용연계곡서 한밤 뱃놀이

    제주시 용두암 인근 용연계곡에서 한밤에 뱃놀이를 즐기는 ‘2009 용연야범(龍淵夜泛) 재현축제’가 4∼5일 제주문화원 주관으로 열린다. 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용연계곡 일원에서 시조경창대회와 한시백일장이 열린다. 5일 오후 8시부터 9시30분까지 용연의 전설을 기리는 유교식 제례를 시작으로 불교식 의례인 범패와 작법, 무용 ‘천무’, 대금산조 연주 등이 제주의 전통 떼 배인 ‘테우’ 위에서 진행된다. 계곡 상단에 자리잡은 제주도립예술단, 서귀포합창단, 충남국악관현악단 등이 ‘프린스 오브 제주’, ‘느영나영’ 등을 연주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전국플러스]

    함평서 장수하늘소 전시회 ‘나비의 고장’인 전남 함평군에서 세계 장수하늘소 표본 특별전시회가 8월23일까지 열린다. 국내 곤충 가운데 유일하게 천연기념물인 장수하늘소(제218호)를 포함해 국내외 하늘소 표본 500여종, 2000여마리가 전시된다. 마리당 1억원을 웃도는 장수하늘소가 특별 전시되고 세계에서 가장 큰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티타누스기간테우스 하늘소가 선보인다. 북한 출신 곤충학자 고 이승모 박사가 함평군에 기증한 하늘소 표본도 관심을 끈다. (061)320-3808. 충남-인터퍼시픽 안면도 MOU 충남도는 28일 도청에서 인터퍼시픽컨소시엄과 안면도국제관광지 개발사업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 사업은 2018년까지 모두 7408억원을 들여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꽃지해수욕장 주변 381만 5000㎡에 퍼블릭 시사이드 골프&빌리지, 리조트&스파, 기업마을, 베니스파크 등 4개 지구로 나눠 진행된다. 연간 30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으면서 생산효과 1조 5700억원, 소득효과 4400억원, 고용효과 3만 6000명이 기대된다.
  • [2009 상반기 히트상품] 밝은여행 ‘제주도 올래길 탐방’

    [2009 상반기 히트상품] 밝은여행 ‘제주도 올래길 탐방’

    제주도의 ‘올래’는 동네에서 큰길과 집의 입구를 이어주는 골목길을 뜻하며 마을과 마을을 잇고 집과 집을 이어주는 작은 길이다. 과거 이동 수단이었던 올래길이 요즘에는 건강과 운동을 겸한 관광 수단으로 많이 알려졌다. 밝은여행이 선보인 올래길 탐방은 오전에 한라산의 정경을 구경하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자연경관을 함께 돌아보는 웰빙형 코스다. 돌담길을 따라서 화산송이를 밟으며 걷는 것은 이색적. 수령이 오래된 소나무에서 뿜어대는 솔향기를 맡고 있노라면 어느새 자연인으로 변하게 된다. 산토끼와 다람쥐, 흑돼지는 저마다 찾는 이들의 시야를 뺏으려고 아우성이다. 한라산에서 흘러 내려온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쇠소깍의 호수 경관은 일품이다. 잡목이 둘레를 에워싸고 그 옛날 제주민들의 바다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테우(전통 나룻배)의 모습은 평온함을 느끼게 한다.
  • 여름, 제주 해변이 부른다

    제주도는 10개 지정 해수욕장 가운데 제주시 이호테우해변과 협재·금릉해수욕장을 20일 개장한다고 18일 밝혔다. 또 제주시 함덕서우봉해변, 삼양검은모래해변, 곽지·김녕·서귀포시 중문·신양해수욕장은 27일에 개장하고 서귀포시 화순·표선 해수욕장은 다음달 1일 문을 연다. 이호테우해변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타워형 야간조명을 갖추고 다음 달 17일부터 8월16일까지 한달간 밤 10시까지 개장한다. 제주시의 함덕 서우봉해변을 제외한 5개 해변 및 해수욕장은 백사장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금연해수욕장으로 지정되며 해수욕장 운영 주체에 파라솔 구입비가 지원돼 파라솔 이용요금은 4시간에 5000원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여름, 제주 해변이 부른다

    제주도는 10개 지정 해수욕장 가운데 제주시 이호테우해변과 협재·금릉해수욕장을 20일 개장한다고 18일 밝혔다. 또 제주시 함덕서우봉해변, 삼양검은모래해변, 곽지·김녕·서귀포시 중문·신양해수욕장은 27일에 개장하고 서귀포시 화순·표선 해수욕장은 다음달 1일 문을 연다. 이호테우해변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타워형 야간조명을 갖추고 다음 달 17일부터 8월16일까지 한달간 밤 10시까지 개장한다. 제주시의 함덕 서우봉해변을 제외한 5개 해변 및 해수욕장은 백사장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도록 금연해수욕장으로 지정되며 해수욕장 운영 주체에 파라솔 구입비가 지원돼 파라솔 이용요금은 4시간에 5000원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제주해수욕장 “해변으로 불러요”

    ‘이제 해변으로 불러 주세요.’ 제주도 해수욕장들이 특색있는 ‘해변(beach)’으로 이름을 바꾼다. 도는 제주시 이호·삼양·함덕 해수욕장 이름을 각각 ‘이호 테우해변’과 ‘삼양 검은모래해변’, ‘함덕 서우봉해변’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도가 해수욕장 이름 바꾸기에 나선 것은 ‘해수욕장’이라는 명칭이 여름 한때 바닷물에서 수영하는 곳이란 어감이 강해 사계절 휴양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호 테우해변은 이곳에서 제주 전통 떼배인 ‘테우’를 이용한 어로 활동이 활발했던 점을 고려했고, 삼양 검은모래해변은 검은 모래로 이뤄진 환경적 특징을 부각했고, 함덕 서우봉해변은 기생 화산인 서우봉을 낀 입지적 특성을 고려했다. 이호·협재·금릉 해수욕장은 오는 20일 개장하고 제주의 나머지 해수욕장은 27일 문을 연다. 특히 이호 테우해변은 밤 10시까지 야간에도 개방하고 제주시내 6개 해수욕장은 금연해수욕장으로 지정, 운영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열린세상] 두려운 것은 웃음이 없다는 것이다/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두려운 것은 웃음이 없다는 것이다/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그리스도는 결코 웃지 않으셨네.” 움베르토 에코를 스타로 만든 ‘장미의 이름’의 한 구절. 결국 모든 살인사건은 한 권의 책 때문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2권. 이른바 ‘희극론’. 호르헤 노수사(修士)는 이 책의 열람·유출을 막기 위해 살인도 불사하며 마침내 자신의 행각이 발각된 순간, 이를 먹어치우기까지 한다. 섬뜩한 광기. 명탐정 윌리엄 수도사도 이런 그를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묻는다. “왜 하필 이 책이 유포되는 것을 그렇게 두려워하오?” 호르헤의 답변은 묵시적이다. “철학자의 말은 세상을 전복시켰지만, 신의 형상까지를 뒤바꾸지는 못했네. 그러나 이 책이 공개된다면, 우리는 마지막 선을 넘게 되네.” 대체 무슨 말인가. ‘희극론’과 독신(瀆神)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오리무중의 윌리엄은 되묻는다. “웃음에 대해 말하는 게 뭐 그리 겁나오? 이 책을 없앤다고 웃음이 없어지겠소?” 호르헤의 대답은 무겁고 냉혹하다. “웃음은 잠시 미천한 자들을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지. 그러나 율법은 공포, 정확히 말해 신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네. 이 책은 악마적인 불똥을 튀겨 세상을 태울 것이고, 웃음은 공포를 없애는, 프로메테우스조차 알지 못했던 새로운 예술로 간주되겠지.” “하지만 진중하신 교부들의 생각은 달랐네. 웃음이 천박한 자들의 낙()이라면, 이 방자함은 엄격한 규율에 의해 질책당하고 조절되어야 한다는 것이지. 미천한 평민들은 웃음을 제어할 수 없네. 오히려 웃음을 목자(牧者)의 진지함에 대항하는 도구로 만들 뿐이지. 배와 엉덩이와 먹을 것과 더러운 욕망으로부터 그들을 이끌어내어 영생으로 인도하는 영적 목자들을 말일세.” 이글거리는 호르헤. 그가 볼 때, 세상은 엄숙해야 했다. 고행과 참회와 눈물로 가득해야 하기에. 하지만 웃음은 이를 전복시킨다. 인간을 타락한 쾌락과 천박한 유혹에 물들이고, 그럼으로써 인간을 이 찰나적인 육체적 현세에 못박기 때문이다. 그가 신의 도구를 자처하며, 그토록 ‘희극론’의 유포를 막으려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녕 에코의 창작력은 출중하다. ‘희극론’이 전해지지 않는 이유를 아주 그럴싸하게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코가 돋보이는 것은 단연 ‘웃음’ 때문이다. 그는 소설 전체를 짓누르는 종말론과 엄숙주의를 통해, 거꾸로 웃음의 가치를 각인시킨다. “웃음이란 인간에게 고유한 것이다.” 그러나 서양의 지적 전통은 어떠했는가. 호르헤가 토해내듯, “웃음이 인간 고유의 특성이라는 사실 자체가 죄인인 우리의 한계를 보여 주는 것”이라는 독단이 아니었던가. 곧 웃음을 “농부의 여흥, 주정뱅이의 방종”이며 “허약함, 타락, 육신의 어리석음”의 증표로 못박음으로써 ‘웃음=무식=쾌락=육체=죄’의 등식을 만들어낸 것이 서양의 식자층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민중문화의 소멸되지 않는 웃음을 입증한 미하일 바흐친에 따르면 “오직 도그마적이며 권위적인 문화만이 일방적인 진지함을 갖는다. 강압은 웃음을 알지 못한다.” 게다가 “진지함은 탈출구 없는 상황을 쌓아가지만, 웃음은 그러한 상황 위로 올라서서 그 상황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웃음은 인간을 구속하지 않는다. 웃음은 인간을 해방시킨다.” 참으로 바흐친이 강조하듯, 분노는 일방적이고 보복적이며 분열을 초래한다. 반면에 웃음은 차단기를 들어올리고 길을 트며 통일을 향해 나아간다. 우리의 현실이 두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웃음의 광장을 확장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독단적인 진지함을 통해 국민을 분노의 외길로 몰아가기 때문이다. 갖가지 엄숙한 명분과 법률을 통해 비판하는 자들을 재갈물리려는 사회. 급기야 전직 대통령마저 스스로 소멸케 만드는 이 사회에서 어떻게 웃을 수 있단 말인가. 호르헤의 저 새까만 광기 앞에서, 대체 누가 어떻게 웃을 수 있단 말인가. 김현식 한양대 사학과 교수
  • “제주 자리돔 먹으러 옵서~”

    “제주 자리돔 먹으러 옵서~”

    ‘싱싱한 자리돔 한번 먹어 봅서.’ 제주바다의 명물이자 봄의 별미인 자리돔을 테마로 한 ‘보목자리돔 큰잔치’가 15일부터 17일까지 서귀포시 보목 포구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국내 유일한 파초일엽의 자생지인 섶섬을 비롯한 서귀포 칠십리 해안의 섬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움과 함께 청정 제주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자리돔의 맛을 볼 수 있다. 축제 첫날인 15일에는 오후 4시부터 제주전통 뗏목인 ‘테우’를 차량에 실은 뒤 이동하는 길트기를 시작으로 풍어제, 난타공연에 이어 7시 개막식과 불꽃놀이, 축하공연 등이 선보인다. 16일에는 어린이 그림그리기대회, 맨손으로 자리돔 잡기, 장기자랑, 청소년 페스티벌, 연예인 축하공연 등이 마련된다. 17일에는 아름다운 동행을 주제로 한 올레길 걷기와 제지기오름 보물탐방, 댄스팀 공연, 2009 자리돔 가요제, 경품 추첨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관광객이 참여하는 전통테우 모형 만들기, 테우젓기 시연, 테우 낚시, 대나무 갯바위 낚시, 해상관광 유람 등의 참여 및 체험 프로그램들도 행사기간 운영된다. 이밖에 자리돔 시식회, 페이스페인팅, 가훈 써주기, 사진. 서각 전시회, 기념 포토존 등의 다양한 부대행사와 함께 지역특산물 직거래 장터 등도 열린다. 한편 자리돔은 농어목 자리돔과의 바닷물고기로 제주도에서 해안에서 많이 잡히며, 자리물회, 자리강회, 자리돔구이 등으로 유명하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여론 조정·왜곡… 다양성 사라지는 美 미디어 시장

    1998년 배리 레빈슨 감독이 영화를 만들었다. 꼬리가 개를 흔든다, 즉 본말이 전도됐다는 뜻을 지닌 ‘왝 더 독’이다. 이 영화에서 재선에 나선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약점을 덮기 위해 저명한 정치선전가 ‘스핀닥터(로버트 드 니로 연기)’를 부른다. 그는 대담한 아이디어를 낸다. 전쟁을 선포해 국민의 관심을 국내 문제에서 외부로 돌리자는 것이다. 현실로 돌아와 보면, 아들 부시 대통령은 2002년 중간 선거(한국식으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실업률과 대량해고, 기업 사기 스캔들, 추락하는 주식시장 등 국내 문제로 궁지에 몰린다. 그는 대량 살상용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라크와 사담 후세인을 상대로 전쟁을 벌인다. 미국 언론의 주요 뉴스에서 국내 문제는 사라진다. 공화당은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했다. 대량 살상용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벤 바그디키언은 “미국의 적지 않은 뉴스 미디어가 (대통령의 거짓말에)기꺼이 동의하며 함께 꼬리를 흔든 격”이라고 평가했다. 언론학계와 저널리즘 분야에서 가장 통찰력 있는 비평가로 꼽히는 바그디키언의 저서가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미디어 모노폴리’(프로메테우스출판사 펴냄)다. 1983년 세상에 나온 뒤 미디어 비평의 필독서로 자리잡은 책이다. 인터넷 분야를 추가한 2004년 개정증보판을 언론학자 정연구 교수 등이 우리말로 옮겼다. 저자는 언론 또는 미디어 독과점 상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경고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신문·잡지·출판·영화 스튜디오·라디오·텔레비전 방송사를 거느린 타임워너, 월트디즈니,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비아콤, 베텔스만 등 5대 미디어 그룹이 어떤 전제 군주나 독재자가 누렸던 것보다 더 큰 커뮤니케이션 파워를 누리고 있다. 저자는 1983년 영향력 있는 미디어 기업이 50여개에 달했던 반면, 이제 겨우 5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즉 오늘날 미국인들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매체를 볼 수 있지만, 과거보다 훨씬 적은 수의 미디어 소유자들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이런 현상은 미연방통신위원회(FCC)가 정보 독과점과 편향적인 여론형성을 막기 위해 신문사와 방송국을 함께 운영할 수 없게 한 규제를 1996년 대부분 풀어 주었기 때문이다. 미디어 그룹들은 미국인의 다양한 기호와 배경·활동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다 시청률 조사에서 승리한 프로그램을 수 없이 반복해서 서로 베끼며 수 천 개의 미디어 창구를 통해 내보낸다. 또한 여론을 조정하거나 왜곡하기도 하고 때로는 무시한다. 특히 보수적이고 극우 성향의 프로그램을 지배적으로 생산하며 미국의 정치를 변화시킨다. 친기업적인 부유한 사람들은 조명받고, 약자 계층은 배제된다. 그 결과 40년 전 극우는 오늘날 중도로, 개방적 성향은 급진이나 심지어 반애국자로 왜곡됐고, 미국의 정치 스펙트럼은 더 우익으로 편향됐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도 저자가 ‘실패’로 진단한 미국의 미디어 모델을 따라가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리의 미래가 미국의 우울한 현재와 겹쳐 보이는 순간이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균형잡힌 판단을 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정보들이 너무 개방적이라거나 좌익으로 간주되며 외면당했다. 그 결과 월스트리트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졌고, 양극화는 심화됐다. 9·11 테러를 겪었지만 아직도 많은 미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들이 왜 미국을 미워하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여론 독과점으로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가려진 결과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1만 85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과학철학자들의 현대기술에 대한 시선

    휴대전화는 언제 어디서나 상대방과 대화를 하도록 돕는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하지만 전자파를 걱정하고, 가끔은 다른 기능을 모른다고 무시를 당하게도 만든다. 살충제 DDT는 해충을 박멸하며 ‘꿈의 신기술’로 칭송받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분비계를 교란하고 환경파괴의 주범이 되는 혐오기술로 전락했다.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줄 아는 인간은 늘 새로운 기술을 갈망하지만 때로는 기술문명에 종속되고, 지배되기도 한다. 기술이 삶을 마냥 편리하게 만들었을까, 아니면 기술 때문에 인간은 종속된 삶을 살고 있을까. ‘욕망하는 테크놀로지’(이상욱 외 8명 공저, 동아시아 펴냄)는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던진다. 과학, 철학, 미학 등을 전공하고 과학철학 분야의 강의를 하는 저자들은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하는 과학기술의 결과물부터 신경과학, 생명공학, 나노공학까지 과학기술의 역사와 사회문화적 의미, 인간과 관계를 다양한 관점으로 살핀다. 라디오는 독일 나치정권이 이념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수단이기도 했지만 미국 일리노이주에서는 흑인인권운동의 도구가 됐고, 자연의 시간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하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 시계를 발명했지만 결국 오늘날 인간이 시간에 쫓겨 사는 현실을 동시에 보여주는 식이다. 과학기술의 역사를 되짚는 가운데 기술과 우리 삶의 관계에 대한 저자들의 의견을 엿볼 수 있다.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기술로 인해 권력을 얻은 사람들이 암묵적이고 보편적인 지배와 권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비판적이면서 균형 잡힌 철학과 사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지훈 한국해양대 강사는 “인간과 기술의 그물망이 엮어내는 문명이 세계를 획일화할지, 인간의 창조적 자유와 생성에 이바지할지 성찰할 때 비로소 기술이 ‘현대의 프로메테우스’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과학기술의 결과가 모두 인류를 행복하게 한 것은 아니었음을 고증한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는 “기술의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 미래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적 차원의 기술 연구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 과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려울 것 같은 과학과 철학 이야기를 나름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1만 6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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