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테러 협박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 통행료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 저격수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 연석회의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 주거용
    2026-03-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94
  • “외롭게 뛰고 있다” 佛心에 기댄 昌

    “외롭게 뛰고 있다” 佛心에 기댄 昌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지방순회 사흘째인 14일 한나라당의 텃밭인 PK(부산·경남)를 방문해 표심을 흔들었다. 이 후보는 첫 일정으로 오전 부산 범어사를 찾았다. 이 후보는 대성 스님과의 면담에서 “정치적으로 좀 도와달라 이런 말씀 안 드리려고 했는데 외롭게 뛰고 있다.”며 불심(佛心)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어 대성 스님이 “엘리트처럼 보였는데 이제 서민으로 보인다. 보기 좋다.”고 덕담을 하자 “한나라당 총재 이회창이었을 때는 여러 기득권의 큰 울타리 안에 있었다.”며 “이젠 그 이미지를 벗고 홀로 자신감을 가지고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무소속 후보로 대선에 나선 자신에게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성 스님이 “내가 이회창이다라고 할 수도 있어야겠지만 국민이 믿으려면 그 배가 국민을 태울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세(勢)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이 후보는 “큰 배가 오고 있다. 힘을 실어달라.”고만 답했다. 범어사를 나선 이 후보는 오후 아시아연합포럼 초청강연회에 참석,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돈 벌고 성공하는 게 만능이고 그거면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것이 바로 천민 자본주의다.”라며 이명박 후보의 경제정책을 비난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찔렀다.BBK의혹에 대해 “보도된 것 이상으로 내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진실한 내용이 있다면 이명박 후보는 당연히 거기에 대해 설명하고 국민을 납득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계란 투척’과 ‘공기총 협박’으로 곤욕을 치렀건만 이 후보는 이날 공식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했다. 다만 추가적인 테러 위협에 대비해 경찰청에 경호 인원 파견을 요청했다. 경찰청도 이례적으로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경호 인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부산 홍희경·서울 구동회기자 saloo@seoul.co.kr
  • 부토, 8년만에 고향방문

    8년간의 해외 망명생활을 접고 지난 18일 귀국한 베나지르 부토(54) 전 파키스탄 총리가 잇단 암살 위협에도 불구하고 고향 방문을 강행하는 등 세 번째 총리직을 향한 정치 행보를 본격화했다. 부토는 27일(현지시간) 남부 최대도시 카라치로부터 북쪽으로 480㎞ 떨어진 라르카나의 고향마을을 방문, 아버지인 줄피카르 알리 부토 전 총리의 묘소를 참배하고 지지자 수천명을 만났다. 아버지 부토는 1977년 자신이 신임해 기용했던 모하마드 지아 울 하크 육군참모총장의 무혈쿠데타로 총리직에서 쫓겨나고 1979년 처형됐었다. 부토는 지난 18일 귀국길에 그녀를 노린 자살 폭탄 테러에서 천만다행으로 화를 면했다. 대신 그녀의 지지자와 파키스탄인민당(PPP) 당원 등 136명이 희생당했다. 이후 지난 23일에 또다시 살해 협박 편지가 배달되는 등 끝없는 암살 위협에 시달렸다.이에 베르베즈 무샤라프(64) 대통령은 부토에게 당분간 대중앞에 서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그녀의 이번 고향 방문은 내년 1월초 총선을 의식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서두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와 관련,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유달승(42) 교수는 “무샤라프와의 연대는 부토에게 재집권을 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정치 생명의 종지부를 찍는 파멸을 안겨 줄 양날의 칼”이라며 “이번 고향 방문은 지지 세력의 재결집과 동정심을 유발시키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단독]한국 무슬림 4人 ‘구출순례’ 했었다

    [단독]한국 무슬림 4人 ‘구출순례’ 했었다

    “우리들의 활동이 피랍자 석방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 종교 때문에 서로 반목하지 않고 평화롭게 같이 살기를 원합니다.” 한국에 사는 이슬람교인들이 아프간 피랍자 석방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건너가 탈레반 고위 지도자와 수차례 전화 협상까지 벌이는 등 적극적인 인질 석방 활동을 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이슬람 인터넷 뉴스사이트인 ‘이슬람 온라인’에 소개되기도 했다. 파키스탄인 줄피카르 알리 칸 대표와 이행래 이맘(이슬람 예배집전자), 이주화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선교국장, 정진수 선교위원 등 4명은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일까지 아프간 접경인 파키스탄 페샤와르 지역을 방문, 피랍자 석방 활동에 주력했다.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 서울중앙성원에서 만난 줄피카르 대표 등은 “앗 살람 알라이쿰(당신에게 신의 평화를)”이라는 인사와 함께 한결같이 “생명을 소중히 하라는 이슬람 가르침을 실천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이들의 면면은 한국정부 협상단 못지않았다. 한국에서 10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줄피카르 대표는 아프간 국경지대인 파키스탄 페샤와르가 고향으로 파슈툰족 명문 집안 출신이다. 이 이맘과 이 국장은 아랍어에 능통하고 아랍권에 폭넓은 인맥을 갖고 있다. 정 위원은 파키스탄에서 7년동안 유학한 경력이 있다. 줄피카르 등은 다양한 인맥을 활용해 지난달 24일 파키스탄 종교 지도자를 만난 데 이어 26일에는 파키스탄 상원 의원 등을 만나 자신들의 뜻을 전달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이어 27일 오전 파키스탄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방문 소식과 방문 이유를 내보내도록 해 석방 여론을 환기시켰고, 저녁에는 탈레반 지도자와 직접 전화 협상을 했다. 이 국장은 탈레반과의 전화에서 “한국에는 무슬림이 3만 5000명에 이르고, 서울만 해도 무슬림이 1만 5000명이나 된다는 점과 함께 인질을 무사히 돌려보내면 이슬람이 평화와 우애의 종교라는 것을 널리 알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몇차례 통화 끝에 ‘우리들이 출국하기 전에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자 탈레반 지도자가 ‘손님이 오면 그냥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아프간 속담을 언급했다.”면서 “그 말을 듣고 좋은 소식을 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파키스탄으로 향했던 것은 아프간 피랍 사태가 한국 무슬림들에게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이들은 “부산 모스크는 사람들이 돌멩이를 던져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면서 “2004년 고 김선일씨 피랍 사태 정도는 아니지만 협박 전화가 걸려오는 등 걱정스러운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줄피카르는 “종교가 다르지만 평화롭게 같이 살기를 원한다. 종교 때문에 반목하지 않고 공동체로서 함께 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 이맘은 “한국인은 이슬람의 실체를 너무 모른다.”면서 “이슬람을 테러리즘과 동일시하는 선입견이 많지만 신앙과 정치를 구분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은 “시시때때로 모스크 주변에서 큰 소리로 테러리스트들은 한국을 떠나라는 식으로 매도하고 위협하는 것은 한국 사회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면서 “이슬람이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라는 점을 조금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정부의 아프간 현지 대책반에서 아프간 언론에 대한 홍보를 담당했던 황의갑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한국 무슬림들이 파키스탄 야당 지도자를 만나 탈레반 지도부를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피랍자 추가 석방] ‘선교마케팅’ 개선을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선교봉사단 피랍사태가 28일 밤 극적인 협상타결로 해결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공포와 불안의 41일이 남긴 충격과 슬픔은 단비처럼 날아든 협상타결 소식의 기쁨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이번 사태는 한국 정부는 물론 언론과 기독교계, 그리고 시민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 서울신문은 테러문제 전문가인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과 이슬람 전문가인 이원삼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 소장파 신학자로 한국 개신교의 성찰과 전환을 촉구해 온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장을 초청해 좌담을 가졌다. 사회는 이석우 서울신문 국제부장이 맡았다. ●사회 피랍자 석방에 합의를 이뤘지만 테러집단과의 타협이란 선례를 남김으로써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최진태 소장 테러조직과의 협상은 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암묵적 합의다. 일단 테러조직에 양보를 하면 또 다른 테러를 불러온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탈레반과 협상을 하면서 ‘협상’ 대신 ‘접촉’‘대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동시에 정부는 피랍자들의 안전과 무사 귀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김선일씨 사건에 대한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한 탓이다. 다만 탈레반과의 대면접촉이 첫번째 희생자가 난 뒤에야 이뤄진 것은 유감이다. 탈레반의 요구에 굴복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이번 협상이 제2, 제3의 테러를 부를 것인지는 좀더 두고 볼 문제다. ●이원삼 교수 정부가 얻은 것도 있지만 잃은 것도 있다. 테러단체와 협상·거래를 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시하면서 보여준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도 좋다. 어차피 테러에 대한 대응은 국제적 룰이 정해진 게 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게 최선이다. 미국도 자국민이 납치됐을 때 협상한 전례도 있다. ●김진호 소장 사실 이번 사태가 빚어진 데는 한국의 비정부기구(NGO) 활동이나 선교가 국제적 공신력을 갖지 못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가장 큰 문제는 ‘선교 마케팅’으로 불리는 한국 기독교의 공격적 선교행태다. 국내적 필요를 위해 국제적 선교를 활용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피랍사태 초기 전세계적인 관심과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것에는 이같은 한국 개신교의 선교행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 여론이 작용했다. ●사회 정부가 아프간 현지에서 기독교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했는데 실현가능할까. ●김 소장 아랍지역 선교는 상당히 위축될 것이다. 국가의 지침에 자발적으로 순응해서라기보다 이것을 어기면 ‘법인’으로서 활동하는 데 여러 가지 불이익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조치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다. 개신교의 선교가 문제점을 안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교란 국가가 나서서 ‘하라 마라’ 할 영역은 아니다. 과연 지금의 한국 선교가 국제평화와 현지인들의 행복을 위해 필수적인지 성찰은 물론 필요하다. ●최 소장 피랍자들이 전적으로 개신교 봉사단체 소속이었기 때문에 납치단체의 표적이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1968년부터 2006년까지 테러를 1회 이상 겪은 국가가 189개 국가다. 그만큼 테러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기독교 단체든 순수 NGO든 테러에 노출되지 않는 최선의 방책은 테러 다발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다. 불가피할 경우 안전대책을 충분히 강구해야 한다. 다만 한국 개신교의 공격적인 선교방식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요자 입장을 고려한 봉사가 아니라 공급자 관점에 따른 접근이 반발을 불러온 측면이 크다. ●사회 개신교계 내부에 자성의 움직임은 있나. ●김 소장 한국 교계에 특별한 선교적 성찰이 있을 것 같진 않다. 사회적 시각은 극도로 부정적이지만 분당 샘물교회의 교인이 피랍사태 이후 늘어난 것에서 알 수 있듯 해외 선교를 주도하는 교회의 교세는 위축되지 않고 있다. 이른바 ‘선교 마케팅’이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선교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한국 교회가 해외 선교를 본격화한 시기가 국내에서 교세 팽창이 벽에 부딪친 1980년대 이후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개신교의 선교 활동은 한국 교회가 겪고 있는 내적 위기를 외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이 교수 사실 이슬람권에도 성당과 교회는 다 있다. 오래전부터 유대교·가톨릭이 공존해 왔다. 문제는 한국 개신교가 이슬람 지역에 나가 선교를 하면서 필요 없는 적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다. 선교를 하려면 현지의 언어와 문화를 알고 가야 한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열정만 갖고 무작정 간다. 이 때문에 호의를 갖고 가지만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슬림에겐 이슬람교가 단순한 종교가 아니라 생활이고 관습이며 모든 규범의 지배원리다. 이들에게 개종을 하라는 건 삶의 방식을 포기하라는 것, 한마디로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다. 유럽의 기독교 역시 이슬람권 선교를 한다. 하지만 이들의 선교는 대를 이은 선교다. 관습과 언어, 심지어 사투리까지 익히고 그들의 삶에 철저히 녹아든다. 우리처럼 단기코스가 아니다. ●김 소장 단기 선교의 문제를 지적하자면, 이번에 피랍된 사람들도 열흘짜리 선교팀이다. 위험한 지역에 들어가려면 안전에 대한 자기 감수성이 있어야 하고 현지인과 의사 소통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의 단기 선교는 일종의 ‘어드벤처 게임’이다. 위험한 곳에 보내 선교를 시킴으로써 교회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목회자들 역시 선교팀을 이끌고 위험 지역을 다녀오면 ‘차세대 주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현지인과 대화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교회가 구조적으로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선교를 주도하는 보수 기독교단이 이같은 현실을 성찰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회의적이다. ●이 교수 이슬람교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문제다. 사실 아프간의 상황 악화는 종교 문제와는 무관하다. 소련과의 10년 전쟁에 뒤이은 10년 내전,9·11 이후 또 전쟁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 3분의1이 난민이다. 사실 인류 역사상 종교전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종교를 빌려 전쟁을 벌였을 뿐이다. 중동 지역은 15세기까지만 해도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가 훌륭하게 공존했다. 자기 종교를 지키면서도 다종교·다문화사회 이룬 것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건국 이후 정치적 문제에 석유 확보 문제가 겹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무슬림들도 생존 차원에서 범죄를 저지른다. 심지어 집권 시절 양귀비 재배를 엄금했던 탈레반이 양귀비를 키운다. 이런 것들을 정당화하려면 종교로 포장하는 수밖에 없다. 종교를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거기에 선교하러 가는 사람들이 사안의 본질을 알지 못하고 들어가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들어가려면 ‘종교’가 아니라 ‘전쟁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알고 들어가야 한다. ●사회 우리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과 위기관리 시스템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 소장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테러단체 입장에서 보면 협박만 가지고 요구 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다면 절대 인질을 죽이지 않는다. 협박이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순간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협박이 효과를 거두려고 한다. 두 사람이 희생을 당했는데 정부가 노력했더라도 막기 어려웠다. ●이 교수 정부 대응은 신속했고 적극적이었다. 그것을 탈레반이 인정했기 때문에 그나마 희생을 줄였다. 다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정부가 관심 갖고 정비해야 할 게 있다. 사태 초기 아프간 정부의 채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는 적대적 관계인데 그쪽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었겠는가. 아프간 정부 채널이 벽에 부딪치자 민간단체와 이슬람 단체의 영향력을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그들과의 인적 교류 네트워크를 갖지 못한 정부로선 한계가 명확했다. 무엇보다 현지 전문가가 없었다. ●김 소장 이번 사건이나 김선일 사건에서 느낀 것은 우리 정부 관료들이 현지 한국인에 대한 세심한 관심보다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국가와 관료들이 노력해도 쉽게 안 풀리는 문제들이 있다. 이럴 때 현지에 정착한 한국의 NGO나 기독교 활동가들이 현지인과의 교류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된다. 문제는 기독교 선교사나 NGO 활동가들이 현지인들의 삶 속으로 파고 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 소장 그동안 우리 정부의 외교가 미국과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은 지적돼야 한다. 중동과 제3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는 데는 지나치게 인색했다. 중동 등 지역 전문가들을 특별 관리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에도 김선일 사건 당시처럼 정부가 부족장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결과적으로 안이한 접근이었다. 지금까지 탈레반을 인정한 국가가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3개국뿐이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부족장 채널보다는 탈레반을 인정하고 자금을 대준 주변국가들을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야 했다. ●김 소장 전문가가 없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문제는 국가가 나서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인들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제는 이번에 정부가 현지 NGO 활동가 철수와 선교활동 금지를 약속함으로써 현지에서 활동하는 건강한 민간 활동가들의 활동 여지마저 없애버린 점이다. 환부를 도려내려다 건강한 부위까지 다치게 만든 셈이다. ●사회 이번 사태가 해외파병 문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최 소장 정치권 일부에서도 철군만 하면 한국인 테러 문제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순진한 생각이다. 테러 피해를 입은 190여개 나라 가운데 해외 파병 국가가 얼마나 되나. 이번 피랍사건도 파병은 하나의 원인일 뿐 전부는 아니다. 사실 아프간과 이라크 모두 유엔 결의에 따라 군대를 보냈다.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방안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이 교수 개인적으로 해외 파병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테러가 파병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다만 우리처럼 미국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파병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도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중요한 것은 파병 대상국의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그들에게 우리의 파병 목적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데, 우리가 아무리 비전투부대, 재건지원부대라고 해도 그들이 받아들이기 힘들다. 파병지와 주변국 정세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장병들의 안전만이 최선은 아니다. 군대를 보낼 때는 어차피 희생을 각오하고 보내는 것인데 그럴 바엔 국제정세를 고려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 점에서 이라크 자이툰부대가 쿠르드 지역으로 간 것은 실책이다. 실익을 챙기려고 했으면 정권을 쥔 시아파 지역으로 갔어야 했다. 또 어차피 보낼 수밖에 없다면 주먹구구식으로 부대를 편성해 보낼 게 아니라 상설적인 파병부대를 조직해 유엔의 요구시 병력을 보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김 소장 국가가 국익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많다. 하지만 군대를 분쟁지역에 보내는 것은 마지막 선택이어야 한다. 국제 평화를 위한 노력은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 이번 피랍 사태에서도 드러나듯 현지에서 활동하는 민간 활동가들에게 자국 군대가 주둔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한 위축 요인이다. ●최 소장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함으로써 국익의 규모도 커진다. 물론 현지인들에 대한 설득 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민사작전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회 40여일에 걸친 대규모 피랍사태에서 얻을 교훈은 무엇일까. ●최 소장 테러가 우리와 무관한 남의 나라 일이 아니란 점을 실감하게 된 점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 차원의 대테러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한 때다. 연간 해외 출국자가 1100만명에 달하는 시대다. 그만큼 외국에서 테러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아진 셈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 못지않게 개인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 해외 여행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나 교육지원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교수 우리 국민들은 이슬람 문화권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다. 정교일치 문제도 시간이 지날수록 대단히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깊은 연구가 없으면 이해가 불가능하다. 국내에 아랍어를 하는 사람이 수십명이나 되지만 그들의 종교·문화·법에 대해 아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문제는 개인들이 노력해 연구하고 학위를 받아도 취업이나 진급이 어렵다는 점이다. 장기적 안목에서 지역 전문가들을 육성하는 시스템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 ●김 소장 국제정치가 갖고 있는 반(反)생명적인 속성이 여지없이 폭로됐다. 한국 정부는 물론 한국 기독교와 시민사회의 폭력적 에토스가 생생하게 드러났다. 이 모든 행태들의 뿌리엔 성공·성과 지향적 사고 방식이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일상화된 폭력·공격지향적 속성들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리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아프간 사태 분수령] 고민 깊어가는 우리 정부

    [아프간 사태 분수령] 고민 깊어가는 우리 정부

    “우리가 던질 카드는 극히 제한적이다. 납치단체측이 석방조건을 바꾸기만 바랄 뿐이다.”(정부 고위 당국자) 주 아프간 한국 대사관과 탈레반 무장세력이 전화통화에 이어 직접 대면접촉을 시도하면서 양측의 직접 협상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며칠째 접촉 장소 및 안전보장 문제 등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접촉 자체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탈레반측이 대사관과 인질간 전화통화를 허용하는 등 한국 정부와의 접촉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대면접촉이 이뤄질 경우 장기화 국면을 맞은 석방협상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대면접촉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아 보인다.“직접접촉에는 나섰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는 당국자의 발언이 이를 대변한다. 먼저 사태 초기부터 유지해 온 ‘납치단체와 협상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는 국제적 원칙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 미국의 대테러전쟁에 동참, 파병까지 한 상황에서 탈레반을 직접 만나 협상할 경우, 그들을 인정해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또 아프간 정부와 미국측이 수감자·인질 맞교환을 거부하고 있어 우리측이 독자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카드는 물밑으로 몸값 협상을 하는 정도다.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진 여성 인질 2명의 우선 석방을 요구할 수도 있다. 물론 아프간 정부와 미국측에 유연한 대응을 요청해 온 만큼 비밀리에 일부 수감자를 석방하는 등 맞교환 명분을 살려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지만 우리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이에 따라 대면접촉을 하더라도 결과에 따라 원치 않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탈레반측이 한국 정부가 별다른 역할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석방조건을 바꾸는 등 우호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며 “다시 인질 추가 살해 협박 등 강경론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면접촉을 하더라도 장소 및 안전보장 문제가 관건이다. 정부 대표단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할 경우, 사태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또 아프간 정부 관계자 및 지역 원로들을 협상장에 대동하지 않고는 탈레반측과 통역 없이 대화를 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프간 정부측에 의존할 경우 또다시 협상이 공전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 소식통은 “대면접촉은 우리의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을 연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만일 군사작전을 하더라도 준비에 3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직접접촉을 통해 시간을 벌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탈레반, ‘자폭요원’ 배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14일째인 1일 탈레반이 제시한 협상 시한인 오후 4시30분을 넘기면서 인질들이 억류된 가즈니주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현지 주민과 교민들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앞서 아프간 정부군이 이날 헬기를 동원해 한국인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 일원에 군사작전을 경고하는 전단을 살포했다는 AP 등 외신 보도가 이어져 군사작전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이와 함께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인질 구출작전설이 전해진 뒤 이날 한국 통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구출작전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작전을 개시하면 인질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협박해 교민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탈레반이 이에 앞서 수감자 석방 요구를 거부하면 인질 4명을 추가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한때 알려지면서 교민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또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절대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밝힌 상태에서 미국 국무부도 정례 브리핑에서 테러리스트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어 교민들의 안타까움은 극에 달했다. 반면 아프간에 파견된 한국정부 대표단이 이날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보도해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다. 한편 탈레반은 아프간과 나토군의 무력 진압에 대비, 인질들을 분산 구금해 놓고 구출작전에 대비해 폭탄 조끼를 입은 자폭요원들을 인질 주변에 배치해 놓았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전해 교민들이 낭패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탈레반의 잔혹한 인질 살해 행위를 비난하고 인질을 조속히 석방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고, 탈레반도 벼랑끝 전술에서 일부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보여 교민들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미국 CBS 방송은 31일 인질의 납치와 억류에 직접 관여한 고위 탈레반 지휘관의 말을 인용, 전략 변화에 따라 인질 살해를 잠시 중단할 수 있으며 여성 인질들의 우선 석방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해 탈레반의 전술 변화를 시사했다. 또 탈레반이 지난 18개월간 ‘지하드’(성전)를 이끌고 있는 알 카에다로부터 납치와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전술을 도입, 알카에다의 아프간 지부가 되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이날 보도해 우려를 더욱 키웠다. 가즈니주 탈레반 지도자 물라 사비르 나시르는 31일 CBS와의 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동료 수감자 석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기들을 기만했기 때문에 인질 2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해 교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여객기 인질극 군사작전 사례

    크리스마스 이브인 1994년 12월24일 저녁 8시30분 알제리 주재 프랑스 대사관에 젊은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다. 납치범의 협박을 알리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알제리 정부는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결국 30분 뒤인 오후 9시, 이 청년은 주검으로 변해 여객기 밖으로 내던져졌다. 이후 30분마다 인질 1명씩,2명이 더 죽었다. 대표적인 인질 구출작전으로 꼽히는 에어프랑스 8969편 피랍사건의 비극은 이렇게 막이 올랐다. 인질범 4명은 프랑스 파리로 떠날 준비를 하던 여객기에 공항 보안관계자로 위장해 침입했다. 조사할 게 있다면서 창문을 봉쇄하고, 무장 이슬람 그룹(AIG) 대원이라고 실체를 드러냈다. 프랑스에 수감돼 있는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거부하면 인질을 30분마다 한명씩 살해하겠다고 했다. 이튿날 새벽 2시 비행기는 이륙했고 관제탑에서는 조종사와 교신으로 몰래 파리가 아닌 스페인 마르세유에 착륙하라고 했다. 내륙 깊숙한 대도시에 도사리는 위험을 줄이고, 프랑스 특공대가 이동하기에도 가까운 곳으로 유인하려는 속셈이었다. 프랑스는 앙숙이던 알제리가 특공대 투입에 반대해 스페인까지 갔다가 발이 묶였다. 조종사는 연료 부족을 빌미로 중간기착을 할 수 있었다.25일 오후 마르세유에 도착한 프랑스 특공대(GIGN)는 정비원으로 위장해 연료를 공급하는 척하며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살펴보았다. 26일 오후 5시쯤 특공대는 비행기 문을 열어제치고 침투에 성공했으며 관제탑에서도 저격수가 사격을 퍼부었다. 납치범은 모두 사살됐으며 인질 220여명은 무사히 풀려남으로써 사흘에 걸친 인질극은 막을 내렸다. 엔테베 작전도 유명하다.76년 6월2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프랑스로 가려던 비행기가 중간기착지인 그리스 아테네에서 이륙한 직후 독일 과격행동단(RZ)과 팔레스타인 해방전선(PFLP) 대원 각 2명에게 납치됐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우호적일 것이라고 믿은 우간다 엔테베로 비행기를 돌렸다. 이스라엘에 수감된 동료들을 7월1일까지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테러 집단과 타협은 없다.”며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밤을 틈타 초특급 수송기 ‘C130 헤라클레스’를 우간다로 보냈다. 이튿날 새벽 5시 공항 건물로 침투,30분만에 납치범들을 사살하고 인질을 구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13일째인 31일. 탈레반은 8월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으로 협상 시한을 다시 설정하면서 한국과 아프간 정부를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동료 수감자의 석방 요구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추가 살해할 것이란 위협도 빼놓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날 새벽에 한국인 가운데 두 번째로 심성민씨를 살해하며 그동안의 ‘추가 살해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탈레반의 일관된 요구인 ‘동료 수감자 석방’요구를 손에 쥐기 위해 협상 고비 때마다 ‘인질 살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1일 협상 시한까지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이 어려워 보여 희생자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여성 인질 안전도 위험속에 특히 대규모 인질 살해도 불사하겠다는 탈레반들의 태도는 탈레반 최고지도자를 거론하는 상황에서도 감지돼 불안감을 더했다. “새로 제시된 협상시한은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최고 지도부가 내린 것”이란 30일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의 발언은 ‘결연한’ 탈레반측의 입장을 보여줘 모골을 송연하게 한다. 인질 일부를 추가 살해하더라도 탈레반 수감자들에 대한 석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수감자 석방을 끝내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탈레반 지도부가 한국인 인질들의 희생을 통해 동료 수감자들을 잊지 않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점에서 한국인 인질의 추가 희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재집권과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국가 건설이 목표인 탈레반이 목적 관철을 위해 ‘작은 희생’은 아무렇지 않게 여길 가능성까지 높아 남성은 물론 여성 인질들의 안전까지도 위험속에 들어간 상황으로 판단된다. 실제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정부가 협상에 진지한 태도로 임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 살해했다.”면서 “남성 인질들은 차례로 살해하고 여성 인질이 다음이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 한국인 인질을 몇 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살해할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대량 살해도 개의치 않을 듯 반면 인질 사태 해결의 직접적인 열쇠를 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반대 입장임을 감안할 때, 백종천 대통령 특사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2차 면담에서도 포로 교환문제가 진전을 보지 못하면 탈레반은 인질 추가 살해라는 ‘극약 처방’에 나설 확률이 높다. 탈레반은 동시에 친(親)탈레반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알 자지라 방송 등을 통해 한국인 인질들의 육성과 동영상을 계속 공개하는 등 심리전도 강화하며 아프간 및 한국 정부를 더 압박할 전망이다. ‘테러리스트와 타협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아프간과 미국의 입장이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한국인 인질들의 생명은 강한 바람앞의 등불인 상태다. 인질 사태를 장기화 국면으로 끌며 인질들을 하나씩 살해하면서라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탈레반의 벼랑끝 전술과 잇따른 초강수에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 위기는 더욱 심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추가 살해 협박 현실로

    결국 두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 한국인 인질 22명을 억류중인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은 31일 새벽 1시(한국시간) 남성 인질중 심성민(29)씨를 총으로 살해했다고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이 AFP통신에 밝혔다. 배형규 목사가 살해당한 지 엿새 만으로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수감중인 탈레반 동료들의 석방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의 추가 살해 위협 및 추가 살해 강행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혼돈의 하루였다. 앞서 탈레반은 30일 오후 4시30분을 최종 협상 시한으로 통보했다. 아프간 정부와 무장세력측은 협상시한을 넘겨서도 전화기를 꺼놓은 채 침묵만을 지켰다. 이런 와중에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이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전화통화에서 “협상은 실패했으며 탈레반은 인질들을 살해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수시간 뒤 탈레반이 협상시한을 오후 8시30분으로 4시간 연장했고, 이어 아프간 정부측 요구대로 재차 협상 시한을 8월1일까지 이틀 연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인질 석방 협상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기대는 무참하게 꺾였다. 탈레반은 지난 25일 배형규 목사를 첫 희생자로 삼은 이후 협상 시한을 9차례 연기하며 한국인 인질과 죄수 석방 교환을 요구했지만 이날 심성민씨까지 결국 살해하면서 평화적인 협상 진행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인질 구출을 위한 전격적인 군사 작전설까지 흘러나와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29일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아프간 대통령 면담 이후에도 교착 상황에 돌파구가 마련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등 사태 장기화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새달 5∼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한가닥 희망을 주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인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는 원론적 입장만 강조했을 뿐 직접적인 개입은 없었다. 한편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지역의 최고 사령관은 하지 핫산이며 그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밝혀 이번 인질 사태가 탈레반 최고위층과 연관돼 있는 정치적 사건임을 시사했다. 한국인 인질들에 전달돼야 할 의약품이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고 장기 억류에 따른 후유증으로 인질들이 정신과 육체적으로 많이 쇠약해져 있을 것으로 보여 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앞서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29일 자국민에게 아프간 내 테러 위협을 경고했다. 미 대사관은 카불대학을 겨냥한 테러 위협 정보를 입수한 뒤 자국민에게 아프간 수도 카불을 여행할 때 특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등 이번 인질 사태가 미국인에게 불똥이 튈 것을 우려했다. 아프간 정부가 이슬람 성직자와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을 동원, 탈레반을 설득하고 있으나 탈레반이 여성 인질까지도 살해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탈레반 수감자와 맞교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교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이와 관련,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9일 “이슬람 율법은 ‘눈에는 눈’을 가르침으로 한다.”면서 “우리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또 어린이든 억류하고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해 교민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켰었다. 최종찬 이순녀기자 siinjc@seoul.co.kr
  • [국내외 전문가가 제시하는 해법] “美 등과 협력… 탈레반에 명분줘야”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22명의 인질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선 탈레반 내부의 강경파를 만족시키는 카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리를 추구하는 온건파는 금전 제공 등 물밑 거래로 설득이 가능하고, 우리 정부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지상 과제로 삼은 강경파에게 명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두 번 다시 인질과 포로를 교환하는 일은 없다.’는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카르자이 정권을 쥐고 흔드는 미국을 설득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은 “표면적으로는 아프간 정부가 당사자이지만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는 데 외교력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또한 아프간 정부에 대해서도 “‘이런 식이면 향후 경제적 지원은 기대하지 말라.’는 협박에 준하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택 명지대 인문대학장(아랍지역학과) 역시 “미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테러범들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원칙이 확고하지만, 탈레반 역시 명분을 중요시하는 집단이다. 한 명의 탈레반 포로도 풀어주지 않으면서 해결을 보려고 하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탈레반에 영향력을 지닌 유일한 국가인 파키스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이종화 경찰대 교수는 “아무리 뛰어난 협상가가 가더라도 현재 한국 정부가 내놓을 카드는 돈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파키스탄의 힘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레반에 대한 파키스탄 정보국의 정보력과 공작능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며 유착관계 역시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파키스탄 정부에 적극적인 협조와 정보를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질 1명이 숨진 상황이지만,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탈레반을 협상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준희 한양대 세계지역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정부는 사건발생 초기에 탈레반을 테러단체쯤으로 보고 직접 접촉을 하지 않아 두 번 정도 시기를 놓친 감이 있다. 미국이나 아프간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탈레반을 협상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연구원은 또한 “탈레반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피랍된 한국인들을 분산 수용한 것처럼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부족 원로회의와 접촉해 지역 경제 원조 등을 명분으로 탈레반들을 직접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는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인질을 납치한 세력이 탈레반 무장 세력이라면 오래 끌지 않을 텐데, 현재 정황에 비춰 보면 각기 다른 부족 단위의 세력이 다른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납치를 당한 입장에서 초조할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심리를 너무 드러내면 정부가 협상과정에서 역이용당할 수 있다.”면서 “아랍쪽 관행을 보면 사고 자체가 급한 게 없고 느긋한 면이 많다. 이들의 생활양식을 이해하고 문제를 차분히 풀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서재희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14세 소년에 ‘폭탄조끼’ 충격

    ‘폭탄 조끼를 입고 사지(死地)로 내몰린 14세 소년.’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이 파키스탄 출신의 10대 소년 라피쿨라에게 “천국 간다.”고 꼬여 자살 폭탄테러를 시켰으나 미수에 그쳐 소년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천국간다” 꾀어 死地 내몰아라피쿨라는 지난 5월 아프간 코스트주에서 폭탄 조끼를 입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아르사라 자말 코스트 주지사에게 돌진하려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에 붙잡혔다. 소년은 목숨을 건졌지만 탈레반의 보복이 두려워 공포에 떨고 있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간) AP가 전모와 함께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라피쿨라는 파키스탄 국경마을에 사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지난 4월에 탈레반이 찾아와 “무자헤딘을 뽑는데 천국에 가려면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하라.”며 테러를 부추겼다. 탈레반들은 자살 폭탄 테러공격을 담은 비디오를 보여 주고 자동차를 모는 방법도 알려준 뒤 아프간 코스트 주지사를 살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라피쿨라가 겁을 내자 총으로 위협하며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파키스탄에 있는 이슬람 종교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폭탄 테러 비디오를 보여 주고 테러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이슬람 종교학교서 학생에 테러교육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15일 주지사 살해 혐의로 잡힌 라피쿨라를 사면 석방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그의 가족은 이슬람 공부를 배운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테러는 그의 잘못도, 그의 아버지의 잘못도 아니다.”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라피쿨라를 석방하면서 교통비로 2000달러(183만원)를 지급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학생들이 세뇌당해 복귀해도 다시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고 대통령의 사면 조치를 비판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비정규직 사태 어디로] 이랜드 사측 입장

    이랜드측은 9일에도 농성중인 노조측에 대해 불법 행위를 중단하고 현업에 복귀해 대화로 풀자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이랜드측은 재계와 노동계의 대리전에 이랜드그룹의 유통 부문인 뉴코아와 홈에버가 희생양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성호 이랜드그룹 홍보담당 이사는 “비정규직의 외주화는 회사 상황에 따라 판단할 일”이라고 밝히면서 “이랜드그룹은 노조의 이번 불법 점거농성으로 인해 총 매출 피해액이 200억원이나 된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외주화 철폐 등 비정규직법 개정을 염두에 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정부와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해 이랜드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는 ‘영업’을 이유로 협박하지 말고 대화와 타협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이랜드가 희생양이 된 이유와 관련,“뉴코아가 2년 전부터 캐셔의 외주화를 시작한 데다 홈에버도 부분 정규직 전환을 서둘러 시행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민노총과 민노당이 주도해 벌이는 이랜드 유통매장 점거는 테러행위”라면서 “일부 정치권까지 나서 무책임하게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평범한 근로자들을 해결의 길이 없는 투쟁 대열로 진격하라고 부추기는 상황에서는 노동계 요구를 무조건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e권력’ 포털 대해부] 게시물 ‘임의 편집’ 문제땐 ‘나 몰라라’

    [‘e권력’ 포털 대해부] 게시물 ‘임의 편집’ 문제땐 ‘나 몰라라’

    대학생 A씨는 탤런트 정다빈씨 자살로 술렁였던 지난 2월 난데없는 봉변을 당했다. 누군가 포털 게시판에 ‘잘 죽었다. 따질 게 있으면 직접 전화하라.’는 악플과 함께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남겼다. 이후 걸려오는 누리꾼의 협박전화에 A씨는 영문도 모른 채 시달려야 했다. 사이버 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자들은 매년 1만명을 육박한다. 포털 시장의 팽창이 본격화된 2005년을 경계로 사이버 폭력은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명예훼손 피해가 심각하다. 지난 한 해 사이버명예훼손피해상담센터에 접수된 피해건수만 4751건이다. 직장인 김모(32)씨는 포털이라면 치를 떤다. 헤어진 여자친구의 자살을 계기로 2년 전 사이버 테러의 표적이 됐던 김씨는 결국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그는 “당시 포털은 관련 기사를 메인 화면에 배치하고, 내 안티 카페까지 링크를 걸어뒀다. 덕분에 사진을 포함한 모든 신상정보가 인터넷을 떠돌았다. 그런데도 포털은 기사는 언론사 책임, 명예훼손은 네티즌 책임이라고 발을 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포털도 나름의 고충을 토로한다. 다음 법무팀 관계자는 “200여명의 모니터링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 내용이 올라오더라도 포털은 법적으로 침해 유무를 가릴 권리가 없어서 신고가 들어와야 차단처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의 무책임주의는 약관에서 나온다. 네이버 약관은 ‘회원의 게시물로 본인이나 타인에게 손해나 기타 문제가 발생할 경우, 회원이 책임지며 회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의도연구소 나경태 연구원은 “포털 서비스에 가입할 때 이런 약관에 무조건 동의하게 돼 있지만, 약관을 읽어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지적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내년 시집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딸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내년 시집가는 박정희 전 대통령 딸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

    ‘대통령의 딸’이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권력자의 딸을 부각시키기보다 주로 사랑과 인간적인 고뇌를 그려 관객들과 가까이 하려 한다. 경호원들을 따돌리고 평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따지고 보면 누구나 그러하듯, 삶이란 결국 ‘나 태어나, 이리저리 웃다 울다 때가 되면 돌아가는 것’에 많은 공감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박근령(53) 육영재단 이사장.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딸이다. 박 이사장은 1982년 풍산금속 창업주의 아들과 결혼했다가 1년도 채 안돼 이혼했다. 광복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의 딸’이 결혼했다는 점도 화제였고, 이혼한 것 또한 세인의 관심거리였다. 그래서일까. 본인은 ‘이사장’이라는 공직에도 불구하고 있는 듯 없는 듯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살아왔다. 혹 비명에 세상을 떠난 부모나 언니(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누가 될까봐 하는 염려도 있었겠지만 스스로 나서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약혼반지는 15만원짜리 커플링 이런 박 이사장이 최근에 다시 세인의 눈길을 잔뜩 받고 있다. 다름 아니라 혼자 지낸 지 꼭 25년 만에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 ‘약혼’을 했던 것. 삶의 새 출발이기에 축하의 인사말이 인지상정일 터. 하지만 이런저런 잡음으로 당사자는 물론 그를 아끼는 주위 사람들이 안타까움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모 병원에서 박 이사장을 만났다. 약혼자 신동욱(40·백석문화대 교수)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이다. 헐렁한 바지 등 수수한 옷차림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눈치를 챘는지 신 교수가 먼저 “이사장님은 할인매장, 그것도 땡처리 장소에서 옷을 고른다. 그래서 대부분 1만원 안팎을 넘지 않는 싸구려 옷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이사장님은 보리밥을 좋아하고, 음식을 먹다가 남으면 반드시 포장지에 싸 갈 정도로 검소한 스타일인데 화려한 이미지로 잘못 부각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약혼반지 얘기가 나왔다. 지난 2월4일 약혼식을 앞두고 두 사람은 서울 종로3가 일대의 금은방을 50군데나 뒤졌다고 한다. 신 교수는 “그래도 약혼반지인데 30만원대를 사자.”고 고집한 반면, 박 이사장은 “너무 비싸다.”고 극구 반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두 개를 합쳐 15만원짜리 ‘반지의 제왕’이라는 커플반지를 구입했단다. 그것도 박 이사장이 1만원 깎아달라고 사정사정해 14만원만 지불했다.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가 어느 정도 공개된 바 있지만 이들의 만남은 가히 운명적이었다. 신 교수는 경남 산청에서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에는 고구마만 먹고 자랐다고 했다. 부산 성도고를 졸업한 뒤 남서울대학 광고홍보학과 등을 거쳐 백석문화대 교수가 됐다. 신교수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초. 병술년을 맞아 ‘명견(名犬)에 비쳐진 7룡’이라는 칼럼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이 칼럼에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몰티즈’, 이명박 서울시장을 ‘도베르만’,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을 ‘풍산개’, 김근태 당시 열린우리당 고문을 ‘불테리어’로 각각 비유했다. 이어 지난해 9월 “노무현 대통령은 샤페이와 닮았다. 샤페이는 평소 얌전하고 신사적인 것 같지만 한번 물면 놓지 않는 고집스러운 ‘꼴통’정신이 강하다.”,“박정희 전 대통령은 진돗개와 닮았다. 진돗개는 체격은 작지만 날렵하고 기민하며 대담하고 용맹스럽기로 이름이 높다.”는 내용의 칼럼을 발표, 네티즌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신교수와 재단자문역으로 만나 두 사람의 만남은 바로 이 무렵에 이뤄졌다. 신 교수는 2005년 12월 선거를 통해 한나라당 디지털자문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육영재단의 운영문제를 고민하던 박 이사장은 어느날 지인의 소개로 재단문제를 자문해 줄 신 교수를 만나게 됐다. 지난해 9월 말 저녁 서울 시내 모처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다. 박 이사장이 청와대에 있을 때 신 교수는 중학생. 그래서 신 교수는 평소 화려한 ‘대통령의 딸’로 박 이사장을 인식했다. 하지만 만나보니 정반대였다. 옷차림뿐만 아니라 소박한 마음씨의 여성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후 자문역을 수락한 신 교수와 박 이사장의 만남이 잦아졌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박 이사장은 신 교수가 3년 전에 이혼한 사실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그랬구나.’하는 정도였으나 서로 연하장을 주고받으며 ‘친근한 감정’으로 바뀌었다. 특히 신 교수가 지난 1월 제주도 한라산 등반에서 행복한 남녀 한쌍을 상징하는 현무암 조각을 찾아내 박 이사장에게 선물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청계천을 자주 거닐며 재단 일을 논의했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한 얘기를 주고받았다. 때로는 광교 부근에서 시작해 뚝섬을 거쳐 반포대교를 걸어서 건너기도 했다. 주말에는 서울 근교에서 산행을 함께 했다. 하루는 박 이사장이 인왕산 정상에 올라 청와대를 내려다보며 ‘과거의 명상’에 잠기기도 했다. 정기적인 산행 등으로 박 이사장은 체력도 좋아졌고 새로운 삶에 강한 의욕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던 지난 2월4일 관악산 정상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약혼식에 합의했다. 만남이 잦아지면 주변의 눈길도 있고, 또 박근혜 전 대표를 생각해 결혼보다는 약혼이 낫겠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결혼식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는 내년 3월쯤으로 약속했다. 이 같은 사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언론인이 공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졌다.‘호사다마’라고나 할까. 약혼자 신 교수는 지난 9일 육영재단 전 대변인 심모(50)씨의 차량에 밀려 병원에 입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문자 메시지 등으로 여러차례 인신공격까지 받게 되자 신 교수와 박 이사장은 심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공갈협박, 성희롱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박이사장은 “(병석에 누운 신 교수를 보며)한쪽의 일방적인 왜곡으로 정말 마음 고생이 많다. 이번 사건은 분명 음모가 깔린 테러”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왜곡된 신 교수의 이혼 문제와 관련,“2004년 1월 합의이혼한 상태에서 지난해 전 부인이 임신한 사실(재산정리 문제로 가끔 만남)을 안 신 교수가 전 부인에게 ‘임신된 아이를 어떻게 유산하느냐, 잘 키우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따뜻한 부정(父情)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일부에서 이를 두고 모함거리로 부풀려 공격하고 있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그는 “진실 그대로 잘 보도해 달라.”고 여러번 당부했다. ●“언니 세상보는 안목 남달라” 이쯤해서 박근혜 전 대표 쪽으로 화제를 돌렸다. 그러자 경제문제가 약하다는 일부 지적을 의식해서인지 “언니는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홍일점으로 들어가 수석으로 졸업한 것에서 보듯 21세기 첨단 IT산업과 경제개발에 관심이 많았다.”며 “한나라당 안팎에 기라성같은 경제 전문가들도 많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언니가 대학다닐 때 직접 만든 라디오를 생일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고 회고한 뒤,“아버지 옆에서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해 인격은 이미 검증 받았으며 또한 세상 보는 안목이나 글로벌 경제관이 남다르다.”고 귀띔했다. 지난 해 면도칼 테러사건 때에도 라이스 미 국무장관 등 세계 저명인사들로부터 ‘격려의 서신’을 많이 받았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박 이사장은 평소 아버지가 작사·작곡한 ‘나의 조국’을 잘 부른다. 행사때 노래 지목을 받으면 ‘백두산의 푸른정기 이 땅을 수호하고∼’를 불러 주위를 당혹스럽게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며 웃는다. 지금도 아버지를 얘기할 때 1960년부터 36년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7.1%로 세계 1위를 차지한 치적을 주저없이 꼽는다.3공화국 시절 아버지와 다닐 때면 아버지는 윤형주나 송창식의 노래를 들으며 다리·터널 이름 등을 자주 언급해 지금도 그때 광경이 선명하게 떠오른다고 했다. 일과 인생에 있어 새로운 길로 접어든 박 이사장.“덕을 쌓으며 묵묵히 지내고 있노라면 복이 뒤따르지 않겠느냐.”는 그는 ‘노인복지’와 ‘장학사업’ 등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약혼자에 대해서는 “소신이 뚜렷하고 남자답다.”라며 웃었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판사 석궁테러’ 파문] 사법 불신 ‘해코지’ 심각

    오후 9시쯤 퇴근했는데 집이 깜깜했다. 현관문을 열쇠로 열고 안방문 손잡이를 돌리는데 ‘헉’하는 소리가 들렸다. 도둑인가 싶어 얼른 불을 켜자 방구석에 부인이 어린아이 둘을 끼고 울고 있다.“당신에게 조사받은 사람이라며 낮에 전화가 왔다. 집을 알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간부가 평검사 시절 겪은 일이다. 재판에 불만을 품어 법조인을 테러하는 일은 법치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일이다. 하지만 범죄를 다루는 직업인 데다 이들의 결정에 여러 이해관계가 좌우되다 보니 판·검사에게 해코지를 하려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 이 지검의 또 다른 간부도 평검사 시절 검사실로 온 전화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딸이 ○○국민학교 다니죠. 검사님, 조심하세요.” 익명의 전화 한통 때문이었다. 80년대 후반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형사재판 1심 선고에 불복한 한 중년 여성이 항소했다. 재판부는 항소 이유서를 보더니 그 자리에서 항소를 기각하고는 “이런 걸로 항소를 합니까.”라며 핀잔을 줬다. 여성은 “내겐 일생이 걸린 문젠데, 어떻게 그런 말을…. 판사를 못하게 하겠다.”며 옷을 홀딱 벗어버렸다. 재판부는 도망치듯 퇴정했다. 법원의 권위가 너무 높아 국민 위에 군림했던 시절 얘기다. 최근에는 당사자들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는 쪽으로 공판 진행방식이 바뀌고 있지만, 재판부가 아무리 말을 끝까지 들어주려고 노력해도 패소한 측에서는 억울하기 마련이다. 증거입증이 충분하지 못해도 판·검사가 알아줬으면 하는 게 사람 마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한 김웅 검사는 민사재판에 불복, 법조타운에서 ‘1인시위’를 하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60대 노인을 네댓 차례 불러 그저 사연을 들어줬다. 노인은 “사건처리가 안 돼도 내 얘길 들어줬으니 여한이 없다.”며 시위를 멈추고 자신이 낸 맞고소도 취하했다. 법원과 검찰이 자세를 바꿔가며 진정한 권위를 쌓아가는 이런 사례는 아직 흔하지는 않다. 오히려 판·검사라는 이유만으로 공분의 대상이 되거나 익명의 협박을 받는 일도 있다. 90년대 중반 독신으로 혼자 자취하는 남자 검사 집 거실에 칼이 꽂혀 있었던 적이 있다. 수사 결과 범인은 단순절도범이었고 집안에 훔쳐갈 게 없자 칼을 꽂아두고 간 해프닝성 사건이었지만 검사들은 가슴이 철렁했다. 몇몇 판·검사가 익명의 소포로 칼을 받았다는 소문도 떠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판·검사들도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칼을 보내는 사람들은 수사를 받기 전에 법원과 검찰에 막연한 적대감을 가진 분들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이승철 “히로뽕 소포 받은후 테러공포”

    “경호원, 매니저가 24시간 함께하며 집에도 못 가고 호텔 등 바깥에서 잠을 잤습니다. 테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물·음식을 먹거나 흉기에 찔릴 수도 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질 수 있으므로 정상적인 활동이 힘들었습니다.” 가수 이승철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히로뽕과 협박 편지가 든 소포를 받은 후 테러의 위협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연예인은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어서 협박·공갈을 받아도 본인의 입으로 말할 수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이제는 연예인도 당당히 맞서야 한다는 생각에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밝혔다.●가수 21년 만에 첫 협박… 2억 요구 그는 “가수 생활 21년 만에 협박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히로뽕이 든 주사기 10개와 협박 편지가 담긴 소포를 배달 받았다. 편지 내용은 10월5∼7일 사이버머니 계좌로 2억원을 입금하라는 것이었지만 돈을 보내진 않았다. 검찰에 신고하고 진술서를 작성한 뒤 소변과 모발 채취를 통해 도핑 테스트를 받아 2주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결과를 받았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후배를 만나 같은 협박을 당한 걸 알게 됐다며 “그 후배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이승철에게 보복하는 걸 보고 너도 알아서 하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덧붙였다.●물병던져 관객부상 1000만원 배상한편 그는 지난해 공연 중 자신이 던진 물병에 맞아 눈 주위를 다친 관객에게 5일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난 것에 대해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은 피해자에게 900만원의 합의금을 제시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3000만원을 요구했고 결국 나를 고소했다.”며 “공연을 위한 행동이었지만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털어놓았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英 ‘러 前정보요원 암살’ 수사 해외확대

    |파리 이종수특파원|“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그가 폴로늄 210이라는 방사능 동위원소를 섭취한 뒤 사망했다는 것뿐이다.” 지난달 23일 의문의 죽음을 당한 전 러시아 연방보안부(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사건에 대한 영국 경찰의 공식 입장이다. 현지 언론들은 다양한 루트로 관련자들을 인터뷰하면서 죽음의 배경을 파헤치고 있다. 옵서버지는 3일(현지시간) 리트비넨코가 사망 전 러시아 전직 스파이와 기업가를 협박해 수만 파운드를 벌어들일 계획을 세웠다고 전했다. 신문은 올해 초 그가 러시아 학자 줄리아 스베틀리치나야를 만나 많은 FSB 문건들을 보여주면서 동업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리트비넨코의 동료이자 옛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이었던 유리 슈베츠는 AP통신 인터뷰에서 “누가 무엇 때문에 리트비넨코를 암살했는지 알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국제 테러리즘의 하나”라고 말했다. 리트비넨코의 아버지 발테르는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회견에서 “푸틴이 허락한 가운데 러시아 정보기관 구성원에 의해 살해됐다는 데 추호의 의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리트비넨코의 죽음을 그가 FSB 요원 시절 러시아 정권과 자수성가한 부유계층 사이를 오락가락한 사실과 관련지었다. 신문에 따르면 리트비넨코는 1994년 러시아의 부호 보리스 베레초프스키 암살미수 사건을 수사하면서 FSB 요원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러다 1997년 FSB 고위간부가 베레초프스키 살해를 지시하자 FSB에 등을 돌리기 시작,1998년 베레초프스키가 암살 명령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당시 FSB 책임자이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이후 리트비넨코는 내부 부패 사실을 공개하는 등 FSB를 전면적으로 공격하면서 구속·수감을 되풀이한 뒤 가족들과 망명 길에 나섰다. 터키를 거쳐 영국에 망명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FSB 시절 쌓은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다양한 반 정부 인사들과 전직 FSB 요원들을 만났고 푸틴 대통령 비판에 앞장서면서 암살 위협에 시달려 왔다는 것이다. 한편 영국 테러 수사대 SO15는 러시아를 방문, 런던에서 사망 직전의 리트비넨코를 만난 뒤 러시아로 돌아간 3명의 러시아인 등 용의자를 수사하고 다른 증인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했다.vielee@seoul.co.kr
  • 美금융기관 사이버테러 비상

    미국 금융기관에 사이버테러 경보가 울렸다. 알-카에다와 관련 있는 테러단체의 협박때문이다. BBC는 1일 미 국토안보부의 발표를 인용해 미 주식시장과 은행 등 금융기관의 데이터베이스 및 웹사이트에 대한 알-카에다의 공격 협박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데이터베이스를 해킹, 저장된 정보를 삭제하고 주식과 은행 등 금융 온라인 시스템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경제 활동을 마비시키겠다는 으름장이다. 특히 “1일부터 한 달동안 ‘서비스거부(DoS)’ 등의 방법으로 사이버테러를 감행하겠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이 단체는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있는 미군 수용소의 포로 학대에 대한 보복조치 등을 이유로 들었다. 조애나 곤잘러스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안보부 컴퓨터 비상대기팀이 이같은 경고를 이날 미국 전역의 각 금융기관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위협이 실제로 얼마만큼 심각하고 현실화될지의 여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인지 등도 밝히지 않았다. 미 금융시장은 이같은 협박에 별다른 동요없이 비교적 담담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토안보부 등 관련부처와 ‘핫라인’을 열어놓고 전문가들을 대기시켜 놓는 등 해킹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9·11 테러 이후 사이버테러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게 이뤄져 온 것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 주요 이유였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동방신기에 음료수 테러

    동방신기에 음료수 테러

    인기 남성댄스그룹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본명 정윤호·21)가 강력접착제로 추정되는 유해물질이 든 음료수를 마시고 병원에 실려가는 소동이 빚어졌다. 동방신기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유노윤호는 14일 오후 10시10분쯤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2TV 오락 프로그램 ‘여걸 식스’의 ‘짝짓기’게임 녹화를 마치고 대기실로 들어가던 중,20대 여성으로부터 D사의 오렌지 주스와 협박성 내용이 담긴 쪽지를 받았다. 음료수를 마시자마자 “본드 냄새가 난다.”며 토하기 시작한 유노윤호는 곧바로 119구조대에 의해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5일 “이 사건과 관련해 고모(20·여·지방대 휴학생)씨가 자수해와 조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동방신기 안티카페’ 회원인 고씨는 “평소 유노윤호의 노래와 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싫어했다. 그냥 골탕을 먹이려고 한 것이지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고 (유노윤호가) 실제로 내가 건넨 음료수를 마실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달 전에 상경해 고시원에서 대학 편입을 준비하던 고씨가 14일 오후 우연히 KBS 방송국 앞을 지나가다 동방신기 팬들이 몰려 있는 것을 보고 공개홀을 통해 방송국 안으로 들어간 뒤 동방신기의 녹화가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고 다시 방송국 밖으로 나와 인근 편의점에서 본드와 음료수를 구입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손원천 김준석기자 angler@seoul.co.kr
  • 美 아미티지 차관보의 협박 파문

    “정보국장은 (아미티지 차관보가) ‘폭격당할 줄 알아라. 석기시대로 돌아갈 각오를 하라.’고 협박하더라고 내게 전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9·11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잔당 색출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파키스탄이 폭격당할 수 있다는 위협을 리처드 아미티지 당시 미 국무부 차관보로부터 받았다고 털어놔 파문이 일고 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27일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은 24일 방송되는 CBS 텔레비전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아미티지 차관보가 문제의 발언을 한 당사자라고 지목했다. 이날 미리 배포된 인터뷰 기록에 따르면 무샤라프 대통령은 “매우 무례한 발언이라고 생각했지만 국익을 고려해 행동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파키스탄에서 반미 테러를 지지하는 표현을 막아달라는 황당한 요구도 있었다며 “누군가 견해를 표명하려고 하면 이를 막을 방법은 없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부시의 ×개’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며칠 앞둔 시점에 이런 사실을 털어놓은 것은 전날 오사마 빈 라덴 체포를 위해 파키스탄 영토 안에 미군을 들여보낼 수 있다는 부시 대통령 발언에 자극받은 것 같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CNN 회견에서 빈 라덴이 파키스탄 영토 안에 숨어 있다는 정보가 있을 경우 그를 체포하거나 사살하기 위해 미군의 진입을 지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한 뒤 “정의 실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에 머무르고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 영토에서 미국의 어떤 행동에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지난 1월 미군이 알 카에다 혐의자들을 타격한다며 파키스탄 북서부의 한 촌락을 공습하는 바람에 주민 18명이 숨져 전국에서 반미 시위가 일어난 적이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