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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만 기조실장은 누구 / 햇볕정책 강조 ‘대표적 진보학자’

    대북 포용기조를 강조해온 대표적인 진보 소장학자.기조실장 내정자로 알려진 뒤부터 친북 좌파 사상 논쟁에 휘말렸다. 지난해 서해교전과 관련,서 실장은 “군사적으론 북한의 계획된 선제공격이지만 정치적으론 우발적인 북한의 실수”라고 평가했다.또 한 포럼에서 햇볕정책 실패론과 관련,“생각한 만큼 실천하지 못한 게 (도리어) 문제”라며 “보수층의 퍼주기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조건없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평화사업 차원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의 정부 주도,대북 전력지원 등을 제시하면서 채찍보다는 당근,평화공존 논리로 북한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특히 북한의 국제테러 지원 증거가 없는데도 미국 정부가 잘못 대응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반미 성향이 지나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평가는 엇갈린다.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시대 변화에 어느 정도 앞서가며 북한 바로 알기,남북화해 분야에 노력해온 사람”이라고 말했다.서 실장을 둘러싼 친북 논란은 냉전적 사고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한계라고 말했다.그러나 외교안보연구원 시절 그와 함께 일한 한 인사는 “편향성이 있다.”고 평하기도 한다.서 교수 자신은 최근 국회 정보위 청문회가 덮어씌운 친북 올가미는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 매도”라며 반박했다. 일본 유학시절 진보적 성향의 북한전문가 와다 하루키 교수를 사사했으며 도쿄대에서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성립’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북·미,북·일,한·일 관계 전문가로 활동해오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정책 자문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부인 강옥초(42)씨와 1녀.
  • 경찰특공대 장비 현대화 / ‘뉴 테러리즘’ 잡는다

    경찰특공대가 ‘뉴 테러리즘’에 맞서는 현대화 부대로 재무장된다. 경찰청은 29일 경찰특공대의 대테러 대응 능력을 한 단계 높이는 ‘경찰특공대 현대화 3개년 추진계획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이를 위해 오는 2005년까지 71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뉴 테러리즘’이란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요인을 암살하거나 주요 시설을 파괴했던 종전의 테러와 달리 뉴욕 9·11테러처럼 무차별 인명살상으로 상대에게 최대한 타격을 주는 테러를 가리킨다. ●2005년까지 71억원 투입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할 당시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탄저균 테러 공포가 대표적이다.당시 ‘흰색 가루’가 든 우편물이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화생방 테러의 위기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경찰은 현실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뉴 테러리즘’의 형태로 화생방 공격을 꼽고 있다.지하철역 등 인구가 밀집한 지역이 화생방 공격에 노출되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경찰특공대의 장비 수준으로는 화생방 무기를 이용한테러가 발생하더라도 현장에 접근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낙후돼 있다.실제 지난해 한·일 월드컵 당시 미국팀의 경호요원들은 자국의 화생방 탐지기를 갖고 들어와 직접 테러에 대비했다. ●화생방등 신종 테러 대비 경찰은 우선 생화학 탐지기,특수방독복,방폭 텐트 등을 구입,화생방 장비를 현대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또 항공·수중테러에 대비한 첨단장비를 보강하고 전남과 부산 지역에 시뮬레이션 사격장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특히 앞으로 경찰특공대 인력을 신규 채용할 때 화생방이나 특수전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사람을 우선 선발하고,화생방 관련 교육시간을 크게 늘릴 방침이다.경찰은 현재 서울경찰청 소속 요원 100여명을 포함,전국 주요 도시에 350여명 규모의 특공대를 운영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테러에 대응하기 위해 세워진 경찰특공대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총기나 폭발물 테러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화생방을 비롯한 다양한 신종 테러방법에 대처할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北核 보유 시인 파문 / 美 대응 시나리오

    25일 끝난 북·미·중 3자회담에서 북한이 핵보유를 시인함으로써 앞으로 미국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일단 미국은 북한의 진의를 파악해 한국·일본 등 동맹국들과 협의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만일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8000여개 폐핵연료봉 재처리가 사실로 확인되면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행동에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미국이 밟을 수 있는 대응책 중 하나는 유엔을 통한 대북 경제제재에 나서는 것이다.이 방안은 북한 주변국들이 북한의 핵무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혀와 이같은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케네스 퀴노네스(전 미 국무부 북한 분석관) 미 인터내셔널센터 한반도 프로그램 담당 이사는 “북한이 석유와 식량을 중국과 한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경제제재는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해상봉쇄 등 다국적 군사작전이다.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핵무기를 수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핵무기 비확산을 고수하는 미국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가 불량국가나테러리스트들에게 옮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다. 미 정부 고위관리는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 전에 미국이 이에 대한 광범위한 국제지지를 모으는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에 25일 밝혔다.단순하게 무기를 실은 선적만을 막을 것인지,북한을 들고나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는 전방위적 봉쇄를 할 것인지도 선택의 문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한에 대한 직접적 공격이나 실현 가능성은 낮다.북한은 수십년 동안 이를 준비해왔고 한국전쟁 경험 등으로 비무장지대 인근 산악지대에 4000문 가량의 포대를 배치해둔 상태다.따라서 미국의 공격이 당장 감행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드물다. 특히 북한에 대한 공격은 서울에 대한 보복공격을 불러일으키며 이라크 전쟁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힘든 전쟁이 될 것이라고 미 정보분석가들은 보고 있다.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들의 반대도 미국으로서는 부담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럼즈펠드 문건 계기로 본 ‘매파’들의 실체 / 美제국 움직이는 ‘장막뒤의 新保守’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베이징 3자회담을 앞두고 미 국방부가 북한 지도부를 교체해야 한다는 문건을 만들어 회람했다는 사실은 충격이다.북한의 정권교체가 미국의 목표가 아니라는 백악관과 국무부의 숱한 해명에도 이같은 문건이 나돈 것은 부시 행정부 내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세력’들이 있음을 반영한다.이들은 단순히 매파로 불렸던 기존 공화당 보수주의자들과는 성격을 달리한다.이들은 ‘신보수주의자(neocon)’로 불리며 이라크 전쟁에서 보여줬듯이 국제사회의 여론과 관계없는 독자적인 선제공격론을 맹신한다.딕 체니 부통령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필두로 백악관과 행정부 요직을 차지,부시 행정부를 지배하고 있다.9·11테러 이후 전면에 부상했으나 사상적 토대는 2세대에 걸쳐 5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영화 속의 주인공이라면 이들은 감독에 비유된다.때문에 미국을 꿰뚫고 있는 인사들은 부시 대통령의 연설보다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독설가들은 부시 대통령을 이들의‘꼭두각시’로 보기도 한다.친(親) 이스라엘계인 이들의 면면을 알고 나면 부시 행정부의 정책이 눈에 들어올 정도다.잇따라 터지는 대북 강경론도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한때 사의를 표명한 것 역시 네오콘들의 위세에 밀려서다. ●21세기 새로운 미 제국주의의 서막 1991년 3월 당시 체니 국방장관은 펜타곤에서 극비 보고를 받았다.냉전 이후 미국의 안보에 관한 새로운 전략이다.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나 이를 주도한 인물은 당시 국방정책 담당 차관이었던 월포위츠다. 그는 브리핑에서 “가까운 장래에 미국의 군사적·경제적 ‘우월성’에 위협이 되는 국가나 세력들에 대해 예방적인(preventive) 행동에 나설 수 있는 정책이 채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체니는 이듬해 이같은 개념을 수용한 ‘국방계획지침(DPG)’을 발표했다. 월포위츠는 1981년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오시라크 원자로를 기습했던 것을 모델로 삼았으며 미국도 이라크와 시리아 등 미래의 ‘적’들을 겨냥,강력한 군사력 행사를 주장했다.그러나 당시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 등은 이같은 선제공격 개념에 제동을 걸었다.특히 1992년 말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함으로써 이 독트린은 수면밑에 가라앉았다. ●다시 기회 포착에 나선 네오콘들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의 암살을 계기로 네오콘들의 활동이 재개됐다.이번에는 헨리 잭슨 전 상원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유대계인 리처드 펄 전 국방자문위원장이 중심이다.그는 1969년 의회 무기통제에 관한 연구에서 월포위츠와 함께 일한 인연으로 신보수주의의 선봉에 섰다. 미국계 유대인 연구기관의 도움으로 그는 1996년 중동평화를 위한 오슬로 협정의 무용론을 피력하며 테러리스트에 강력히 맞서야 한다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발표했다.오슬로 협정의 ‘확실한 중단(clean break)’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스라엘의 안전을 위해 터키 및 요르단과 협력,시리아를 봉쇄하고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그룹에는 찰스 페어뱅크스 존스홉킨스 국제대학원 교수,더글러스 페이스 현 국방정책 차관,로버트 로웬버그 선진전략·정치연구소(IASPS) 회장,미 기업연구소(AEI) 회장을 지낸 존 볼턴 국무부 군축협상 차관 등이 포함됐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내건 신보수주의의 기치 1997년 초 워싱턴 시내에 위치한 AEI의 5층 사무실에서는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라는 싱크탱크가 출범했다.세금 감면을 위한 새로운 전선이라는 경제적 마인드를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클린턴 행정부를 압박해 전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의 일방적 정책을 위한 군사력 증강을 목표로 삼았다. ‘위크리 스탠더드’의 편집장인 윌리엄 크리스톨과 로버트 캐건 카네기재단 선임연구원이 주동이 됐다.창립멤버로는 체니 부통령,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월포위츠 부장관,페이스 국방차관,피터 로드맨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엘리엇 에이브럼스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담당,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포함됐다. 크리스톨의 하버드대 룸 메이트인 프란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 교수,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댄 퀘일 전 부통령 등도 가세했다.크리스톨과 캐건의 아버지인 어빙 AEI 연구원과 도널드 예일대 교수도 이들의 사상적 지주로 참여했다. 크리스톨과 캐건은 PNAC의 창립선언에서 미 외교정책의 지향점을 군사력에 우위를 둔 ‘우호적 글로벌 패권’으로 정의했다.크리스톨은 특히 200년간 유지돼 온 미국의 ‘반(反) 식민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19세기와 달리 미국은 유럽보다 강대하며 국제사회의 안보와 질서를 위해 미국이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의 일환으로 PNAC는 1998년 1월 클린턴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이라크와의 전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부활한 체니·월포위츠 독트린 2000년 9월 부시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 직전 PNAC는 새로운 보고서 ‘미 국방의 재건:새로운 세기를 위한 전략과 군,그리고 자원’을 발표했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이 주도했으며 1991∼93년 체니와 월포위츠가 내놓은 선제공격 개념을 재도입했다.이는 지난해 부시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으로 공식 채택됐다. PNAC는 당초 공화당 후보 지명전에서 부시가 아닌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지지했다.그러나 지명전에서 승리한 부시가 체니를 러닝 메이트로 지명,전화위복이 됐다. 체니는 부시 대통령의 취임에 앞서 정권이양을 책임졌고 이를 통해 월포위츠 등 네오콘들을 대거 중용했다.반면 대선에서 부시를 도운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나 스코크로프트 전 안보보좌관 등의 중도 온건파들은 철저히 배제됐다.부시 대통령의 외교적 경험이 일천해 실질적인 대통령으로 불리던 파월 국무장관과 실용주의적 현실주의자인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입지도 당연히 크게 좁아졌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1998년 미사일 확산을 경고하는 이른바 럼즈펠드 보고서를 냈으나 월포위츠와 울시 전 CIA 국장이 주도,네오콘의 골수로 분류되지는 않는다.다만 1969년부터 럼즈펠드의 참모를 지낸 체니의 추천으로 국방부의 좌장으로 나섰다.럼즈펠드는 처음 네오콘들의 독주에 사의까지 고려했으나 지금은 신보수주의편에 완전히 돌아섰다. ●대북 강경 대응 주문부시 대통령은 네오콘들에 둘러싸였으나 이들의 정책을 처음부터 적극 반영하지는 않았다.파월 장관보다 월포위츠의 ‘군단’들에 기울어진 게 사실이지만 이라크와의 전쟁을 계획할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9·11테러는 네오콘들이 염원하던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외교정책을 현실로 옮기는 발판이 됐다. 때문에 한때 9·11테러의 음모설까지 나돌았다.오사마 빈 라덴의 능력만으로는 비행기 자살공격이 성공할 수 없으며 알 카에다가 아닌 미국내 보이지 않는 손의 방조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최소한 이스라엘의 정보당국인 모사드의 관여설은 신빙성있게 나돌았다.실제 1998년 이스라엘 스파이의 네트워크인 ‘X 위원회’ 멤버를 추적한 결과 월포위츠와 리처드 펄,페이스 등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들은 ‘악의 축’이라는 표현이 나오도록 부시 대통령을 압박하고 설득했다.월포위츠 등은 9·11 직후 이라크 전쟁을 주장,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결국은 1년6개월 만에 이를 관철시켰다.북한에 대해서도 미래의 위협으로 간주,강경책을 서슴지 않고 있다.사실상 대북 군사행동을 의미하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모든 옵션’도 이들의 아이디어다. mip@ ■사상적 배경·인맥 신보수주의자들은 1899년 독일에서 태어난 레오 스트라우스의 영향을 받았다.그는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나치 당원인 마틴 하이데거의 제자였으나 히틀러의 유대인 박해로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 대학에서 그의 사상을 전파했다.프랑크푸르트의 유대계 좌파 학자들도 미국에 정착하면서 우파로 변신했다.그들은 이른바 ‘로마제국의 현대화’를 주창,세계 경찰국가로서 미국과 영국 등의 역할을 강조했다.월포위츠는 시카고대에서 스트라우스의 제자인 앨런 블룸 교수로부터 수학했다.후쿠야마 교수는 블룸 교수가 코넬 대학에 있을 때 제자가 됐으며 하버드 대학원에서는 크리스톨 편집장과 함께 역시 스트라우스의 제자인 하비 맨스필드 교수로부터 배웠다. 중국과 북한 등 동북아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콕스 위원회’에서 강경론을 펼친 루이스 리비는 월포위츠가 예일대에 있을 때의 수제자다.스트라우스가 배출한 박사들은 100명이 넘고 이들의 제자들도 수십명을 헤아려 학계와 언론계,연구기관,행정부 등의 요직에 이들의 인맥이 뿌리내리고 있다.
  • [사설] 법원도 개인정보 쓰레기로 보나

    전주지방법원이 개인의 신상정보가 담긴 판결문 등 서류를 무더기로 고물상에 팔아넘겼다고 한다.서류에는 재판 관계인들의 주민등록번호와 거래은행의 계좌번호 등도 적혀 있다고 하니 법원이 대출 사기 등 범행 수단을 유출했다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인터넷 쇼핑 등 전자상거래가 생활화되면서 개인정보의 유출은 바로 재산상의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그럼에도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법원이 개인정보를 이처럼 소홀히 다뤘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더구나 ‘공익요원들이 전문성이 없다 보니 분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반출했다.’며 정보유출을 공익요원들의 탓으로 돌린다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개인정보 관련 상담건수는 2000년 1706건에서 2001년 1만 776건,2002년 1만 6719건으로 2∼3년 사이에 10배나 급증했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가 그제 DVD전문 인터넷 쇼핑몰을 해킹해 회원 6500여명의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빼내 부당 결제한 혐의로 붙잡은 일당 5명도 같은 사례에 해당된다.개인정보 유출이 이처럼 폭증하는 것은 정보 유출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미흡하기 때문이다.현행 법률은 공무원이나 전기통신사업자가 직무상 취득한 개인정보를 유출할 경우에만 처벌할 뿐 민간영역에서는 처벌조항이 없다.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 범위를 확대하거나 공공과 민간부문까지 포괄하는 별도의 정보보호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본다.또 타인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업체나 관공서 등에서는 정보기술 발달에 걸맞은 보안장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 전자상거래 / 정보 ‘술술’ 돈도 ‘줄줄’

    한 인터넷 쇼핑몰 업체가 관리하던 회원 수천명의 신용정보가 해킹당한 뒤 사이버 거래에 이용된 사실이 밝혀져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개인·신용정보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1일 쇼핑몰업체의 사이트를 해킹,회원 6578명의 개인정보와 신용카드 정보를 빼낸 뒤 이를 이용해 6800만원어치의 사이버머니를 구입해 되팔아 현금을 챙긴 박모(21)씨 등 5명을 정보통신망이용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카드사에 해킹당한 카드를 모두 교체하도록 긴급 조치했다.인터넷을 통해 신용카드의 암호까지 대량으로 빼내 사용하고,피해자의 카드를 모두 교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직 직원들이 회원 정보 해킹 박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DVD를 판매·대여하는 A쇼핑몰에서 상담 회원의 카드번호,유효기간,주민등록번호,비밀번호 등 신용정보를 회사 홈페이지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하는 텔레마케터로 근무했다. 경찰은 “이들은 근무 당시 회사 서버의 보안체계가 의외로 허술하다는 점을 파악했다.”면서 “관리자의 ID와 비밀번호만 알아 내면 회원의 정보를 모두 열람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회사를 그만둔 박씨 등은 경기 고양시 PC방을 돌아다니며 회사 홈페이지를 해킹,관리자의 ID와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회원관리 메뉴에 접속해 6578명의 개인·신용카드 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했다. ●추적 피하기 위해 사이버머니 이용 사이버쇼핑몰에서는 개인정보와 신용카드 번호,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물건을 구입할 수 있지만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종의 ‘돈세탁’ 수법을 사용했다.먼저 회원의 개인·신용카드 정보로 유료 게임사이트의 ID를 개설하고 사이버머니를 구입한 뒤 이를 전문판매업자에게 반값에 팔아 현금을 챙겼다.또 신용카드 결제액이 많으면 피해자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차례에 2만∼3만원어치만 사이버머니를 구입하고 PC방을 옮겨 다니며 거래했다.실제 범행에 사용된 신용카드 400여장의 주인 가운데 정보 유출을 알아차린 사람은 3,4명에 그칠 정도로 이들의 범행은 치밀했다. ●개인 정보 유출 심각 인터넷 쇼핑몰뿐 아니라 게임,학원,연예인 사이트 등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은 심각한 상태다.인터넷상에서 개인 정보를 빼냈다가 경찰에 적발된 사범은 2001년 1109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496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올 들어 3월까지 651명이 적발됐다.정보통신부는 지난해 개인정보를 침해한 업체 162곳을 적발,과태료 처분이나 시정명령을 내렸다.올해에도 개인정보 보호의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122개 사이트를 행정 처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형 쇼핑몰과는 달리 소규모 쇼핑몰은 지불대행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회원의 신용정보를 저장,관리하면서 결제에 이용하기 때문에 해킹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면서 “신용정보를 업체가 저장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엄격하게 규제하고,신용카드 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암호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실마리 찾는 北核해법/ 제임스 롤프 하와이대 亞·太안보硏교수 인터뷰

    북한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 주변의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베이징에서 열기로 한 북·미·중 3자 회담은 동북아의 안보관심을 일제히 한반도로 돌려놓고 있다.한편에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전 개전 27일만에 미·영 연합군의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미국이 단기간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힘’을 앞세운 미국의 세계 질서 재편 가능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대한매일은 16일 방한중인 아태지역 안보문제 전문가인 제임스 롤프(54) 하와이대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 교수와 긴급 인터뷰를 갖고 3자회담의 전망과 한반도 및 아태지역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았다.롤프 교수는 “3자회담은 북한핵 문제를 푸는 첫 단추에 불과하다.”며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북한핵 위기를 놓고 북·미관계가 최근 들어 급진전하고 있다.오는 23일 베이징에서 북한·미국·중국 3자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회담의 의미와 전망은. -북한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서 만난다는 것 자체는 상당한 진전이다.북한은 3자회담에 합의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이라크전 이후 북한에 쏠린 국제사회의 이목을 불식시키고,국제사회의 요구에 협력하고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미국도 자신들이 주장해온 다자회담을,비록 한국이 빠진 3자회담이기는 하지만 성사시킴으로써 국제적으로 체면이 섰다고 볼 수 있다.또한 미국이 북한이 주장하는 3자 회담을 수락하기 전에 충분히 한국과 사전조율을 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한국 배제를 놓고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미국은 앞으로 회담이 진행되면서 다자대화틀에 한국과 러시아,일본 등 주변 관련국들을 포함시키는 쪽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회담 전망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미국은 이번 3자회담을 북한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출발로 보고 있다.또한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에 주목할 것이다.북한이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3자회담을 이용한다면 미국은 즉각 협상의 결렬을 선언하고 강경책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베이징 회담은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과 일본·러시아 등 관련 당사국들이 빠졌는데.3자회담의 장점은. -장점이라기보다 북한과 미국이 현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책이었을 수 있다.북한은 핵문제는 미국과의 문제라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참여를 원치 않고 있다.다자틀이라는 명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방인 중국 참여만 동의했을 것이다.미국도 북한의 입장 변화에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여야 했을 것이다.3자회담은 미국이 생각했던 다자틀은 아니지만 중국이 적극적인 중재자이자 관련국으로 참가하고 어쨌든 양자회담은 아니기 때문에 거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또한 북한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러시아와 일본이 다자회담에서 빠진 것에 불만이 있을 수 있다.러시아는 국제사회,특히 동북아시아 안보문제에 있어 중요한 파트너로 대접받길 요구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3자 회담은 관련 당사국들이 너무 적은 것 같고 한국과 러시아 일본 등 최소한 5∼6개국이 참여하는 다자대화가 바람직하다고 본다.또 지나치게 많은 나라들이 참여하는 것도 회담진행및 성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예상되는 어려움은. -북한의 협상 태도 여하에 따라 회담 전망이 엇갈릴 수 있다.북한이 핵위기를 해소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느냐가 관건이다.미국은 북한의 태도를 봐가며 대응수위를 결정할 것이며 베이징 3자회담을 앞으로 예상되는 장기간의 협상의 시작으로 간주할 것이다.이는 북한이 이번 회담을 마지노선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향후 전망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라크전이 한반도 주변 정세에 미치는 영향은. -가시적인 영향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이 다자회담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북핵 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이라크전쟁이 단기간에 미국 등 연합군 승리로 끝남으로써 미국의 일방주의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전쟁 결과가 향후 세계질서에 미칠 영향은. -9·11테러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 및 안보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가 간과해선 안된다.테러조직과 대량살상무기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는 부시 행정부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며,이라크전쟁이 이를 입증했다고 본다. 미국은 비록 유엔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는 못했지만 영국과 호주 한국 일본 등 주요 우방들을 비롯해 20여개국이 참여했기 때문에 결코 일방적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미국도 다자주의를 지지하지만 지도력이 필요하며,미국이 바로 지도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선제공격 등 지난해 발표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은 국제사회와 공조를 취하면서도 필요시 독자적으로 자국의 안전을 보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포하고 있다. 소위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지목된 국가들의 경우 이라크전쟁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미국이 북한이나 시리아,이란에 대해 군사력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다.하지만 이라크전쟁은 이들 국가를 압박하는 주요 수단이 될 것이다. 세계 초유일의 강대국임이 입증된 미국에 대한 프랑스·독일·러시아 등의 견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나. -프랑스·독일·러시아의 반전 연합전선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려는 적합한 대응이었다고본다.앞으로 미국을 견제하려는 이 국가들의 연합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당장은 유럽연합(EU)이 경제·군사적으로 미국에 열세에 있지만 10년 안에는 대등한 관계에 설 것으로 보인다. 주제를 돌려,미국의 중동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나. -미국 중동정책의 핵심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이다.미국은 팔레스타인에 보다 적극적인 테러근절을 요구하는 동시에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퇴진을 요구할 것이며,동시에 이스라엘에도 영토문제 등에 있어 일정 부분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친이스라엘 정책으로 요약되는 미국의 중동정책에 대한 아랍권의 반미감정을 떠안고 가기에는 미국으로서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뉴질랜드 출신인 롤프 교수는 17년전 중령으로 예편,뉴질랜드 총리의 안보정책 고문을 거쳐 뉴질랜드전략연구소 부소장과 빅토리아대 교수를 역임했다.2년전부터 하와이대 부설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온라인 게임 중독… 청소년범죄 급증/ ‘어린’ 전과자들

    어릴 적 장난이 평생의 굴레가 된다.온라인 게임에 빠져 전과자가 되는 청소년을 놓고 하는 말이다.10대들은 해킹으로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훔치거나,아이템을 판다고 속인 뒤 돈만 받아 챙기다가 쇠고랑을 차게 된다.피해 금액이 수천만원에 이르기도 한다.호기심으로 게임에 손댔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실정법을 위반,평생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게 되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범죄에 빠져들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 일부 온라인 게임에 청소년의 접근을 제한하고,건전한 게임 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이템가격 수천만원… 해킹등으로 쇠고랑 전투를 주제로 하는 온라인 게임에서 창·칼·화살·갑옷 등의 아이템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는 게임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다.일부 아이템은 거래가격이 수천만원에 이를 정도로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높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같은 아이템을 가지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차근차근 레벨을 높여야 한다.하지만 마음이 급한 청소년 게이머들은 해킹을해서라도 아이템을 손에 넣고 싶어한다.일부 청소년은 이런 심리를 역이용해 아이템을 팔 것처럼 속인 뒤 돈만 가로채기도 한다. 지난달 10일 사기 혐의로 구속된 이모(17)군 등 10대 3명은 경기 성남시의 한 PC방에서 리니지 게임에 접속한 뒤 대화창을 통해 ‘아이템을 판다.’고 광고를 냈다.이를 보고 몰려든 123명의 네티즌들에게 1490만원을 입금받았지만 당초 약속과는 달리 아이템을 건네주지 않았다.백모(15)군과 오모(16)군은 제주시 PC방 8곳에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다른 사람의 게임 아이템을 자신의 계정으로 옮겼다가 정보통신망이용법 위반으로 입건됐다. ●사이버 10대범 3.7배 늘어 지난해 사이버 범죄로 경찰에 입건된 10대는 모두 8205명으로 2001년의 2193명보다 3.7배 늘었다.올해에도 지난달 말 현재 10대 2744명이 입건됐다.이 가운데 90% 이상이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범죄였다. 서울지역 한 경찰서의 사이버범죄 담당형사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해킹을 하거나 피해금액이 아주 적을 때는 입건만 하고 기소는 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상습적으로 일을 저지르는 청소년이 늘어나 형사처벌이 불가피한 사례가 많다.”라고 밝혔다.기소가 되면 ‘전과자’라는 꼬리표가 붙어 장래 취업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게 된다. ●‘등급제' 실효 못거둬… 운영업체 제재등 필요 청소년이 해킹이나 현금 거래를 통해서라도 아이템을 얻으려는 것은 게임의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중독성과 폭력성이 심한 온라인 게임을 ‘성인용’으로 분류,청소년의 접근을 막는 것이 청소년 범죄를 줄이는 현실적 방안이라고 지적한다. 정부도 지난해 10월부터 ‘온라인 게임 사전 등급제’를 실시,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온라인 게임을 심사해 18세 이상,15세 이상,12세 이상,전체 이용가로 나누고 있다.그러나 실제 아이템 거래가 활발한 리니지 등의 게임 등급이 대부분 ‘15세 이상 사용가’ 이하인데다 제한 연령보다 어린 청소년이 접속하더라도 당국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게임 등급 분류를 강화하고,범죄를 양산하는 온라인게임을 운영하는 업체를 제재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문화연구소 김양은 소장(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은 “사이버 문화교육을 통해 게임 공간에서도 실제 사회처럼 법과 질서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택동 박지연기자 taecks@
  • ‘국민의 힘’ 본격 시동… 정가 논란

    지난해 말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공을 세웠던 명계남·문성근씨 등이 주도하는 인터넷 상의 시민단체 ‘국민의 힘’(www.cybercorea.org)이 정치적 논란의 대상에 올랐다.한나라당은 7일 공개적으로 이 단체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국민의 힘’ 회원들이 최근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안티조선 운동’을 넘어 정치인 낙선운동에까지 다양한 발언들을 쏟아내자 자신들을 겨냥한 활동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한나라,당차원 대응 결정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이날 “‘국민의 힘’이 단순히 친여 성향의 시민단체에서 노무현 정권의 ‘어용단체’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일종의 테러”라고 주장했다.이어 “포퓰리즘을 지향하는 노무현 정권의 국정운영 방안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당에서 적극 대처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한 시민단체의 활동에 대해 당 차원에서 대응키로 결정한 것은 ‘국민의 힘’의 향후 활동이 한나라당을비롯한 우리 사회의 보수세력 전반을 겨냥하고 있고,가깝게는 내년 총선에서 ‘노무현 정당의 승리’를 꾀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체적 대응책은 못내놔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대응책은 세우지 못한 채 ‘국민의 힘’이 벌이고 있는 ‘안티조선 운동’을 먼저 문제 삼았다.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떻게 ‘국민의 힘’이란 단체가 신문 선택과 글 쓰는 자유까지 관여하느냐.”고 성토했다.이 의장은 “이 단체가 노무현 대통령을 도왔던 사람들과 무관하지 않은데 이것이야말로 막가자는 것”이라며 “당 언론대책특위와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낙선운동 우려 점증 한나라당이 더 위협을 느끼는 것은 이 단체가 의원 개인의 비리를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내년 총선에서 이를 토대로 낙천·낙선운동을 펼칠지도 모른다는 데 있다.또 인터넷 선거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선거법 개정운동도 추진하고 있어 한나라당으로서는 불리하다는 판단이다. 특히 ‘국민의 힘’사이트에서 활동하고있는 정치인 팬클럽은 하나같이 여권 인사들이라고 한나라당은 지적했다.이재정 천정배 조순형 이미경 의원뿐 아니라 송인배 경남 양산지구당 위원장,정윤재 부산 사상을지구당 위원장 등도 민주당 소속이고,강금실 법무장관 김두관 행자장관의 팬클럽도 있다. ●청와대,“우리와 관계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나라당측이 ‘국민의 힘’과 청와대간 관련설을 제기하는데 대해 “야당이 억측하고 소설을 쓰고 있는 것”이라며 “청와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문성근씨와 명계남씨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언론에 보도되어서 알게 됐다.”며 사전교감설을 전면 부인했다.‘국민의 힘’ 관계자도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단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힘’은 명계남·문성근씨 등 노사모 출신 회원들과 안티조선운동 단체인 ‘조아세’(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가 결합해 지난 2월 출범한 단체로 노사모보다 강한 정치지향성을 표방하고 있다.7일 현재 회원이 2070여명이며,오는 19일 공식 창립대회를 갖는다. 박정경기자 olive@
  • [밀레니엄]미증시패턴 대공황 직전 상황과 유사

    ■로버트 프렉터 e메일 인터뷰 경기침체속에서도 물가가 올라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거론되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세계 다른 나라들에선 디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의 동반현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흘러 나온다.이미 일본과 홍콩은 디플레의 수렁에 빠져있고,싱가포르·중국 등도 디플레 조짐이 있다.이라크전 이후에도 세계 경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가하락도 이어지고 있다.이런 가운데 ‘디플레 뛰어넘기’(Conquer The Crash)의 저자이자 시장분석가인 로버트 R. 프렉터(54)가 주가 대폭락과 세계적 디플레를 주장,눈길을 끈다.그는 “주식침체,경기불황에 따른 디플레는 불가피하며 이미 디플레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디플레에 대비한 안전한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다음은 프렉터와의 e메일 인터뷰 내용. 책 출간 이후 9개월이 지났는데 디플레가 발생할 것이라는 소신에는 변함 없나?그렇게 믿는 근거는. -그렇다.디플레 압력은 강하게 형성돼 왔다.미국에서는 현재 모든 투자등급 채권의 50% 정도가 ‘BBB’등급으로 평가받는데,이것은 가장 낮은 투자등급이다.여기서 한 단계만 떨어져도 이 채권들은 ‘휴지’로 전락할 것이다.책에서도 언급했지만 디플레는 빚(신용)의 위축이다.신용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시장이 ‘채무 불이행’에 더욱 취약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디플레보다 인플레 우려가 컸다.이라크전 이후 통화를 풀어 인플레 우려 의견도 있다.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는 대체로 잘못된 것과 보통 과거에 일어났던 일에 대해 걱정한다.자연스럽게도 대다수가 1970년대의 문제였던 인플레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이같은 실수는 또 사람들이 좋은 일을 기대할 때 나타난다.10여년전 걸프전때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있었고,사람들은 이라크전도 똑같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번에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이번에는 인플레가 아니라 디플레가 문제다.그리고 향후 주식시장은 시장분석에 따라 ‘위’가 아닌 ‘아래’로 움직일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때는 각국의 협조가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중앙은행도 신속하게 대응한다.통화정책을 통해 디플레를 막을 수 있지 않나. -국가들이 어떤 일에서는 협조를 잘했다.미국은 영국 중앙은행의 부채 관련 처리를 돕기 위해 협조했다.나는 통화정책이 디플레를 막을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통화정책은 지난 수십년간 신용 인플레를 조장했다.신용팽창의 한계가 디플레로 반전될 것이다. 디플레때는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아 현금확보가 우선이라고 했다.그러나 한국은 부동산 경기가 좋았다.자산은 어떻게 갖는 것이 바람직한가. -부동산 경기의 호황은 팔 기회를 제공해왔고,또 여전히 처분할 기회다.나는 이 책을 주식·부동산을 처분할 때 썼다.그것이 포인트다.호황은 매도의 가장 좋은 기회다.호황과 랠리를 활용하려면 안전한 현금과 같은 스위스 국공채나 싱가포르 채권,미국 재무부 채권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이라크전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있다.전쟁이 끝난 뒤 세계경제의 상황 및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는가. -모든 전쟁은 기대보다 항상 오래 갔다.향후 경제 전망은 심각한 위축과 침체가 될 것이다.예상컨대 주식시장은 2004년 하반기까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이후 상황을 평가할 수 있는 정보가 더 생길 것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디플레 위험과 대책 로버트 프렉터는 자신의 책에서 증시붕괴에 따른 공황 및 디플레의 위험을 경고했다.1929년과 같은 대공황 직전의 상황은 이미 2000년에 도래했다는 것이다.필자가 이 책을 마지막으로 손질하고 있던 2002년 1·4분기말에 S&P500 지수는 1147.39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초 870선으로 내려왔다.디플레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일까?프렉터 저서의 주요 내용과 자산보호법을 간추린다. ●증시,이대로 주저앉나. ‘신(新)경제’에 대한 장밋빛 보고서가 넘쳤던 지난 90년대에 대해 프렉터는 다우지수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면서 신경제의 허상을 꼬집는다.1932년 이후 다우지수의 다섯차례 파동에서 제5파동기(74∼2000년)의 실물경제가 제3파동기(42∼66년)보다 취약했다고 지적한다.주가상승률은 5파동기가 2배 정도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제·금융의 건강성은 뒤떨어졌던 것이다. 영국·미국의증시흐름을 보면 장기간 상승한 뒤에는 폭락이 있었다.이어 실물경제의 하락이 찾아와 공황을 겪게 된다.프렉터는 증시패턴을 ‘엘리어트 파동원리’에 따라 5단계로 나누고,마지막 상승장에 초점을 맞춘다.현재 증시는 마지막 랠리를 하고 있지만 기간은 짧을 것으로 전망한다.2001년 9·11테러 이후 추락했던 증시는 이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다시 대세하락으로 반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5파동기에는 주가가 고평가돼 거품이 금방 꺼질 수 있다.이런 상황에서 PER(주가수익비율)도 주가를 예측하는 유용한 지표가 된다.2000년들어 S&P지수와 PER를 살펴보면 주가가 정점을 지난 이후 기업실적도 하락하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비정상적으로 낙관적이어서 PER는 역사상 최고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이는 곧 실물경제의 몰락을 의미하고 투자심리가 비관적으로 바뀔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디플레,벌써 시작됐다? 공황은 팽창한 신용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발생한다.이는 생산의 전반적인 위축으로 이어지며 생산위축은 채무상환 능력을 떨어뜨려 디플레를 유발,악화시킨다.미국은 1835∼42년,1929∼32년 사이에 신용팽창이 한순간 무너지면서 각각 디플레와 공황을 경험했다. 현재 전세계적인 신용팽창은 전례가 없다.미국은 거대한 ‘빚더미제국’이다.생산활동과 관계없는 카드빚이 폭발적으로 늘었다.이같은 신용팽창은 폭발 일보 직전에 놓여있으며 디플레가 발생할 경우 역사상 최악의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프렉터는 물가하락과 산업생산 급감이 뒤따른다면 경기변동 사이클에 따라 2004년쯤 공황 저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그는 또 파동의 길이를 예측한다면 공황의 종말은 2011년에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플레에서 살아남으려면. 디플레에 따른 신용경색은 부동산·주식·채권시장의 폭락을 불러올 수 있다.그러나 치밀한 준비를 통한 올바른 자산선택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리스크를 줄이거나 적잖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디플레로 각종 자산가치가 폭락하면 매입 가능한 자산 리스트를 미리 작성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이후 대부분의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고 일부는 국채나 국채편입 펀드에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석유·철광 등 상품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금이나 은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 세계적으로 우량한 은행·보험사를 찾아 자산을 맡기는 등 투자판단의 시야를 넓히는 것도 필요하다.스스로 판단하기 힘들다면 각종 투자자문 및 자산운용사 등의 정보를 활용하면 된다.프렉터는 자신의 조언을 따르지 않으면 파산을 피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다.반면 자신의 말대로 행동할 경우 큰 수익을 놓칠 수는 있지만 파국으로부터 자산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프렉터의 예측과 조언이 맞는지 두고 볼 일이다. 김미경기자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때를 디플레이션이라 하는 반면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태를 말한다.이런 구분에서 본다면 현재 세계경제가 직면한 상황은 디플레보다 디스인플레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 물가하락이 나타나는 것이 사실이다.미국의 상품가격 상승률은 2001년 4% 상승에서 최근에 -6%로 낮아졌다.그러나 상품가격 하락은 최근의 독특한 현상이 아니다.90년대 초에도 비슷한 수준의 하락률이 나타났고,지난 12년간을 놓고 보면 연간 상품가격이 하락했던 때가 상승했던 때보다 훨씬 많았다.시장 진입이후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서 상품 가격이 자연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따라서 아직까지 선진국 경제가 디플레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을 예로 들면 상품 가격은 하락한 반면,서비스 가격은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지난 몇 년간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인데 실업률이 추가로 급등하지 않는 한 서비스가격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00년 이후 경기둔화로 공급압력이 많이 줄어든 점도 디플레를 막는 역할을 한다.1930년 대공황은 경기가 호황을 지속하다 갑자기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이 요인이었다.호황기간이 길수록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급증하는데 이때 불황이 갑자기 닥칠 경우,수요와 공급간의 괴리가 커져 디플레가 나타난다.이런 측면에서 지난 3년간 경기침체는 초과 공급을 줄이는데 일정한 역할은 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정책적 대응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지금까지 10년 넘게 디플레를 겪고 있는 일본은 경기 둔화 후 긴축정책을 강화하는 우를 범했고,이런 정책적 실패가 사태를 악화시키는 단초가 됐다.반면 미국의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2년간 12번의 금리인하를 단행했고,선진국 정부 역시 재정정책을 강화하고 있다.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계속되고 월가의 예상대로 하반기 경기가 회복된다면 위험은 현저히 줄 것이다.
  • [시론] 하이닉스 상계관세 해법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D램에 대한 정부보조금 지급 사실을 인정해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해 잠정적으로 57.37%라는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논거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정부가 하이닉스에 지속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자국의 반도체업계가 피해를 보았기 때문에 보조금 상쇄를 위한 관세의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미국의 발표에 대해 한국정부는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각적인 방향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또 하이닉스측은 상계관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 미국 현지 생산물량의 확대와 동남아 현지법인에의 수출 등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하이닉스가 받은 자금지원이 정부 보조금이라는 미국측 논리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국제적으로 보조금 지급이란 정부나 공공기관의 개입,특정기업에 대한 선택적 지원,지원을 받은 기업의 재정적 혜택이라는 3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할 때 인정될 수 있다.하지만 하이닉스가 외환위기 때 받은 금융지원은 민간 채권단에 의한 것이라는 면에서 정부나 공공기관에 의한 지원과는 성격이 다르다.더욱이 관련된 국내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지원이라는 점에서 특정기업에 대한 선택적 지원이라고도 할 수 없다. 즉 외환위기 기간에 기업 구조조정 차원에서 시행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화의 등에 따른 조치는 기존 제도의 범위에서 불특정한 다수 기업에 대한 민간 채권단의 순수한 상업적 판단에서 이뤄진 것이다.이러한 지원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인정해 초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미국측의 지나친 자국기업 보호조치의 일환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미국도 9·11테러 직후 자국 항공업계에 대하여 보조금을 지급한 선례가 있지 않은가.그런데도 외환위기라는 특수상황에 따른 지원을 문제삼는다면 미국 자신의 경우와 비교해 형평성을 잃은 조치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경영위기에 놓인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채권단의 지원이 보조금이라면 수많은 기업들이 상계관세 부과의 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것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맞서 정부와 관련 업계는 긴밀한 협조 아래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WTO 분쟁해결 절차를 포함한 적극적 대응과 아울러 정부대표 등 고위급 접촉을 통한 로비,관련 학술대회의 개최 등 직·간접적이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통상협상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은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유럽연합의 유사조치와 다른 산업에 미칠 영향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물론 전경련을 포함한 재계 차원의 로비나 협상채널의 동원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이번 조치가 우리 경제의 시장친화성을 제고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하이닉스에 대한 그간의 정책이 시장원리가 아닌 정치·사회논리에 좌우되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이로 인해 이번 미국의 조치가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있다.따라서 이참에 하이닉스반도체를 시장원리에 따라 명확히 처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시장원리에 따른 조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여러 기업에 대한 향후 처리의 선례가될 수 있으며,국가경제의 장기적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승 철 전경련 조사본부장
  • [대한포럼] 분식회계는 계속된다

    SK글로벌이 어제 열린 주주총회에서 2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임원을 재선임했다.같은 날 그 임원은 서울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해 자신의 죄를 추궁당했다.한편에선 분식회계의 죄를 묻는 재판이 열리는데 다른 편에선 그 당사자를 임원으로 재선임한 것이다. 이것은 시장에 대한 만행이다.시장이 잘 발달한 자본주의 선진국에서는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일이다.그것이 위법이어서가 아니라 ‘시장의 보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분식회계를 한 기업은 그 사실이 공개되는 순간 주가가 폭락해 그냥 파산해버리기 때문에 임원을 연임시키느니 마느니 하는 문제가 애당초 논란거리가 되지 못한다.엔론도 그랬고,월드컴도 그랬다.시장이 배척하는 사람에게 굳이 경영을 계속 맡기겠다는 것은 한마디로 시장을 졸(卒)로 보는 것이다. 분식회계에 관한 한 우리 시장은 죽어 있다.시장(기업주와 경영진,투자자를 모두 포함해서)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그 원인을 좀더 깊이 생각해보자. 최근에 한국과 미국에서는 대형 분식회계 사건들이 잇따라 터졌다.그런데 분식회계를 보는 시각과 대응은 양쪽이 너무 다르다.먼저 4년전의 대우그룹 예를 보자.무려 42조원의 분식회계가 드러나 사회적 물의를 빚자 김우중 전 회장은 “업계의 관행인데 억울하다.대우그룹을 죽이려는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분식회계를 자행한 임원을 재선임한 SK의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우리 기업들은 분식회계에 대해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최근 3년간 국내 10대 재벌 가운데 7개 재벌이 분식회계를 하다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이는 분식회계가 상습적이고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감독당국은 업계의 이런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안다.그러나 국민 여론이 비등할 때만 잠시 부산을 떨다가 시간이 흘러 여론이 잠잠해지면 적당히 땜질만 하고 넘어간다.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어떤가.엔론에 이어 미국 굴지의 컴퓨터 기업인 월드컴이 지난해 여름 회계부정으로 파산했다.당시 영국의 저명한 정치경제학자인 니얼 퍼거슨 교수(옥스퍼드대)는 파이낸셜 타임스 기고문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카를 마르크스의 예언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경고했다.그는 분식회계를 탐욕스러운 CEO들이 회계법인과 짜고 소액 투자자들의 재산을 착취하는 행위로 규정한다. 그래서 분식회계를 뿌리뽑지 못하면 자본주의는 붕괴한다고 본다.미국의 주요 언론들도 엔론사태가 9·11 테러보다 미국경제에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7월 회계개혁법(Sarbanes-Oxley Act)을 제정했다.▲회계법인의 감사와 컨설팅 업무 동시 수행을 금지하고,▲회계부정행위를 한 자는 해당기업은 물론 다른 기업의 임원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 골자다.전자는 기업과 회계법인간의 유착관계를 끊기 위한 것이고,후자는 분식회계 관련자를 시장에서 영구 추방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정부가 최근 발표한 ‘회계제도 선진화’ 방안은 회계법인의 감사와 컨설팅업무 동시 수행을 폭넓게 허용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기업과 회계법인간의 유착 고리였다는 사실이 미국의 엔론사태에서 여실히드러났는 데도 말이다.그럼에도 그 고리를 남겨두겠다는 것은 당국이 진정으로 회계제도를 개혁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소수의 기업주와 경영진이 짜고 다수의 투자자들을 속여 재산을 착취하는 행위를 당국은 언제까지 방관할 것인가. 자본의 부도덕성을 방치하는 한 자본주의는 꽃피울 수 없다.당국의 박약한 개혁의지와 무딘 정책대응이 지속되는 한 뿌리 깊은 분식회계 관행은 계속될 것이다. 염 주 영yeomjs@
  • 이라크 전쟁 게임 속으로...헤즈볼라, 지하드 다룬 게임 ‘특수군’ 배포

    이라크전이 확산되면서 게임계도 난리통이다.이미 출시된 전쟁 관련 게임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고,이런저런 전쟁 게임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다.특히 ‘커맨드 앤 컨커:제너럴’(Command & Conquer:General,이하 C&C) 처럼 이라크전의 양상과 닮은 게임들이 인기를 끌자,게이머들은 아예 기존 게임을 개조해 이라크전을 흉내내는 프로그램이나 관련 파일을 앞다퉈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온라인 게임업체들도 전쟁에 반대하거나 전쟁 열기에 편승한 다양한 이벤트들을 내놓고 있다. ●전쟁 게임 판매량 급증 게임전문 조사기관 NPD그룹에 따르면 미국의 게임 업체들은 3월 들어서만 전쟁 관련 게임을 10여개 내놓았다.이 중 3게임이 최근 2주간 판매량 10위권에 들었다.여론을 의식해 이라크전을 직접 소재로 삼기보다는 주로 걸프전이나 베트남전,소말리아 전쟁 등 과거의 전쟁을 배경으로 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91년의 걸프전을 배경으로 테이크투 인터렉티브가 만든 게임 ‘사막의 폭풍(Conflict:Desert Storm)'.이라크전 발발후 PC용,게임기용 모두매출이 급격히 늘어났다.테이크투 인터렉티브는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베트콩(Vietcong)’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의 게임에 반발해 이라크쪽 시각을 담은 게임도 눈길을 끌고 있다.레바논의 게릴라 그룹 헤즈볼라가 최근 만들어 배포한 게임 ‘특수군(Special Force)’은 시온주의자들을 상대로 ‘지하드(성전)’를 벌인다.헤즈볼라는 “서방에서 만들어진 게임들은 대부분 ‘착한 미국’이 ‘나쁜 이슬람’과 싸우고 있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준다.”면서 “일방적인 미국 중심주의에 대항해 만들었다.”고 밝혔다.한편 미국의 플라스틱스 리얼리티는 6·25전쟁을 배경으로 유엔군이 북한군과 싸우는 ‘코리아:포가튼 컨플릭트(Korea:Forgotten Conflict)’를 곧 출시할 예정이다. ●이라크전 변형 ‘모드' 속속 등장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위자드소프트는 테러리스트 진압을 소재로 한 1인칭 슈팅게임 ‘레인보우식스3-레이븐쉴드’를 20일 출시했고,동서게임채널은 미군 특수부대의 활약상을 담은 밀리터리 3D액션 게임 ‘델타포스:블랙 호크 다운’을새달 중순 발매하는 등 ‘특수’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EA코리아가 2월 중순 출시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C&C.게임쇼핑몰 ‘게임DC’에 따르면 판매량이 급속히 상승해 이번주엔 지난주보다 두 계단 오른 5위를 기록했다.EA코리아는 C&C를 소재로 한 대규모 게임 대회도 곧 개최할 예정이다. 게이머들이 이라크전을 소재로 한 ‘모드’(Modification,변형)를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이는 작게는 ‘누드 패치’처럼 게임 내 캐릭터들을 알몸으로 만들거나,크게는 특수무기나 캐릭터·스테이지를 추가하는 등 게임의 외형을 상당부분 임의로 변형시키는 프로그램들을 총칭한다.아마추어가 취미로 만들거나 개발사가 서비스 차원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출시된지 오래된 게임들에서 주로 나온다.최근 이라크전 관련 ‘모드’들이 나오는 게임들의 공통점은 1인칭 액션 게임.‘맥스 페인’이나 ‘퀘이크3’등에 인터넷에 도는 ‘후세인-부시 스킨’ 등을 설치하면,후세인을 암살할 수도 있고,반대로 게이머가 후세인이되어서 부시와 맞대결할 수도 있다. ●온라인선 대규모 클랜전 늘어 3D 온라인 게임 ‘세피로스’의 6개 클랜은 이라크전에 맞춰 최근 대규모 전쟁을 벌이고 있다.세피로스 관계자는 “일부 게이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접속자 수가 평소의 3배는 늘었다.”고 전했다. 온라인 게임 ‘다크 에이지 오브 카멜롯’이나 ‘다크에덴’도 마찬가지.게임내 공성전,길드전에 참여하는 게이머 수가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반전 아이템·이벤트도 봇물 무협 온라인게임 ‘천상비’는 지난 24일 몬스터로 분한 미군 병사와 장갑차를 사냥하는 반전(?) 이벤트를 벌였다. 사이버 미팅 게임 ‘캔디바’를 서비스하는 ‘써니와이엔케이’도 최근 ‘평화를 위한 작은 한걸음’ 캠페인을 시작했다.게임 내에서 ‘평화의 날개’ 등 아바타를 장식하는 반전 아이템을 무료배포,이용자들에게 반전 시위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아동과 여성 이용자가 많은 온라인게임 ‘비엔비’에서도 ‘전쟁이 싫어요’‘반전 시위 세트’ 등 반전 관련 아이템들이 인기를 모으고있어,‘전쟁’은 당분간 이용자의 성별·연령층과 게임의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한동안 게임계의 화두가 될 전망이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시론] 미국과 동맹하려면 파병을

    ‘노사모’ 등이 이라크전을 명분 없는 전쟁이라며 여론압박을 가하자 국회의 파병 결의안 표결이 연기된 데 이어 국가인권위원회까지도 파병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라크전은 유엔의 합법적 승인을 거치지 않은 불법적 전쟁인데다 수십만 명의 생명을 유린할 수 있는 반인도적 전쟁으로 이라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는 게 반대 이유다. 언뜻 들어보면 한국이 대단히 고매한 명분국가로 격상된 것 같고 그 사활의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깨트려도 될 만큼 안보에 자신을 갖게 된 것 같다.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데 문제가 있다. 도대체 역사상 어느 전쟁이 명분 있는 전쟁이었고 합법적 전쟁이었는가. 미국의 희생으로 우리가 살아남은 6·25전쟁에 대한 유엔안보리 결의도 완전히 합법적이지는 못했다. 당시 소련의 안보리 불참으로 안보리 결의가 가능했으나 그 자체 법적 문제가 전혀 없지 않았고 소련이 안보리에 복귀한 후에는 소련이 망할 때까지 한반도에 관한 어떤 안보리 결의도 통과될 수 없었다. 유엔 헌장에 규정된 대로 유엔이 직접적으로 무력을 사용했던 적(direct UN action)은 유엔 창설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다.유엔의 승인을 받는 것(UN-authorized action)은 일종의 편법이다. 유엔을 거치지 않고 무력이 사용된 경우는 허다하다.우선 인권과 인도주의를 위해 당연히 유엔이 개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보리의 거부권 때문에 그러지 못하여 유엔을 비켜가게 된다.최근의 실례로는 1999년 코소보 위기에 즈음,나토(NATO)가 단행했던 베오그라드 공습으로 인종청소 등에 의해 수십만 명의 인명을 희생시킨 세르비아 대통령 밀로셰비치의 축출이다. 또 유엔을 통하지 않고 무력을 쓰는 가장 빈번한 케이스는 자위권 발동이다.미국도 이번에 대 이라크 공격의 근거로 세 개의 안보리 결의 이외에 자위권을 꼽았다.후세인에 대한 3월17일자의 최후통첩에서 부시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공격을 받은 후라야만 적에 대응한다고 하는 것은 자위가 아니라 자살”이라고 선언한 것은 바로 선제공격론에 바탕을 둔 전쟁 이유다.미국 본토가 역사상 처음으로 당한 2001년 9월11일의 테러 피격은바로 전쟁 원인이다.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계속하자면 파병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미국의 전쟁이유와 전쟁원인에 시비가 따르고 나라마다 동정의 강도가 다를 수 있지만 그 안보를 미국에 의지하고 있는 한국만은 달라야 한다. 전쟁은 국가간의 가장 극악한 패싸움이다.그런 싸움에서 동맹은 중간을 허용하지 않는다.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으면 보험이 끊기는 것과 마찬가지다.동맹이 전쟁에서 이기도록 도와야만 위급할 때 동맹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고 국제적 발언권이 생긴다. 9·11테러로 바뀌기 시작한 세상이 이번 이라크전으로 엄청난 변화의 요동을 칠 것은 뻔하다.국제석유가격을 포함한 중동정세에 굴곡이 일고 강대국관계의 갈등이 노골적으로 빚어지는 가운데 대량살상무기 문제로 야기될 분란으로 점철될 탈 이라크전의 추이는 한국이 당면할 도전임에 틀림없다.한국 외교에 과연 얼마만큼의 마진이 붙게 될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노무현 외교는 ‘햇볕’으로 고장난 한·미동맹을 치유하는 호기로 이라크전을 잘활용할 만하다.“한국 역사상 가장 반미적(反美的) 대통령”을 바로 이은 노 대통령은 멍든 한·미동맹을 화끈하게 수리해야 할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북한의 핵문제까지 걸린 외교는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무엇이 진정한 국익인지를 헤아리는 데 그 오차범위가 좁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장춘 명지대 초빙교수 외교평론가 ●편집자 주 대한매일 오피니언난은 다양한 의견을 담는 열린 마당입니다.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이라크전 지원 문제와 관련,찬성쪽 견해를 싣는데 이어 다음번 시론은 반대쪽 견해를 실을 예정입니다
  • 넷 플라자/ 전쟁·테러 일어날때 컴바이러스 더 극성

    출근 직후 회사원 김모(37)씨는 ‘스파이 사진’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에 눈길이 갔다.미국의 이라크 침공 관련 내용일 것으로 짐작하고 열어봤지만 ‘갠다’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메일이었다.김씨의 컴퓨터에는 ‘SCANDISK.EXE’라는 파일이 생겼고,김씨의 이메일 주소록에 등록된 사람에게 모두 똑같은 메일이 발송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6일 “고도의 전문가가 고의로 바이러스를 유포하기도 하지만,컴퓨터 실력을 과시하고 싶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네티즌들도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아무리 호기심 차원이라도 컴퓨터 바이러스를 유포·투입하면 정보통신망이용법 또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의해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특히 2001년 미 뉴욕 9·11테러 직후 ‘오사마 빈 라덴’의 이름을 본뜬 바이러스가 출현한 것처럼 전쟁이나 테러가 발생하면 이를 응용한 바이러스가 많이 나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미국이 전 세계 반전여론을 거스르고 이라크전을 진행하고 있어 사이버 테러의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바이러스는 232개로 전년도 194건보다 19.6% 증가했다.피해 접수건수도 3만 8677건이나 됐다. 장택동기자 taecks@
  • 부시의 전쟁/ 이라크전 성격 미국내 논란 - 이라크 해방? 新제국주의?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전쟁은 시작됐다.그러나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장한 것처럼 미군은 ‘이라크 해방군’이 될 자격이 있는가.역사는 이번 전쟁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누가 먼저 침공했느냐는 전쟁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전쟁이 일어난 배경과 목적,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그리고 새로운 질서의 개편이 관건이다.이런 문제들을 놓고 미국내 여론주도층 사이에 논란이 뜨겁다. ●새로운 제국주의의 등장인가 부시 행정부는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삼는다.미국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맞선 ‘자위적’ 공격으로 간주한다.그러나 근본적인 속성은 21세기 ‘신(新) 제국주의’ 등장임을 부인할 수 없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레온 퓨어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20일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미국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부시 행정부는 ‘제국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제공격을 정당화한 ‘부시 독트린’은 앞으로 국제법을 대신하게 됐으며 어떤대통령이든간에 미국이 위협받게 됐다고 말하면서 다른 나라를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달 27일 외교관직을 사임한 존 브래디 키슬링 그리스 주재관도 콜린 파월 국무장관 앞으로 보낸 편지에서 이번 전쟁의 속성을 제국주의에 바탕을 둔 ‘이기주의’로 불렀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와의 전쟁을 강행하는 것은 20세기 초 미 윌슨 대통령 이후 미국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던 국제사회에서의 ‘합법성’을 스스로 깨뜨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키슬링은 국내 정치와 관료주의적 잇속 때문에 국제사회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지만 여론과 정보를 조작해 테러리즘과 이라크를 연계시킨 것은 미신과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파괴시킨 옛 러시아 제국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종교와 돈의 전쟁인가 20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사설에서 이번 전쟁은 시작이 아니라 1990년 8월2일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마무리하는 전쟁이라고 강조했다.친 기업성향의 부시 행정부를 적극 옹호하는 이 신문은 이라크가 알 카에다를 지원한 점은 분명하며 오사마 빈 라덴이 9·11테러를 자행한 것도 ‘지하드(성전)’에 입각해 12년간 사담 후세인에 대한 미국의 봉쇄정책의 직접적 결과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12년간의 전쟁’이 끝나면 이슬람의 신성한 지역에 미군을 배치했다고 주장하는 이슬람 극좌파들의 주장은 타격을 받을 것이며 아랍과 이슬람 지역에 민주적 정부가 들어설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미국이 종교적 편견이나 석유,지역패권 등의 이유에서가 아니라 아랍의 자유를 위해 나섰다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로버트 허버트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도 20일 기고에서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강행하는 배경으로 부시 대통령의 ‘구세주적’ 견해,무력으로 미국의 힘을 과시하려는 전시 내각의 참모들,이라크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 대한 유혹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딕 체니 부통령은 9·11테러가 발생하기 이전인 2001년 8월 국가에너지 전력보고서를 통해 “걸프 지역에서의 석유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군사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허버트는 이라크에는 수십억 달러의 사업성이 있다고 말하는 게 결코 ‘매국적’ 언사가 아닌 현실이라고 말했다.미 언론들은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리면 석유산업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초기 전리품은 기업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질서의 개편을 예고하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않고 미국이 이라크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2차 대전 이후 유엔 등을 중심으로 유지돼 온 국제질서의 근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시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통과된 1차 결의안만으로도 ‘군사행동’의 명분을 얻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프란시스 보일 일리노이대 국제법 교수는 걸프전 당시에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맞서 유엔이 미국의 군사행동을 승인했으나 지금은 군사행동을 뒷받침할 명분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리의 승인이 없는 전쟁은 국제법상 ‘불법’이며 주권국가에 대한 침략이라고 밝혔다.국제전범재판소(ICC)가 미국의 고위 관리들을 범죄행위로 기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주둔 미 사령관도 동맹국에 ‘아군’과 ‘적군’의 개념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군사행동은 국제법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전쟁이 끝나면 미국은 일단 유엔 체제로 들어와 이라크의 복구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2004년 2차 집권에 성공하면 장기적으로 유엔의 기본적 틀을 바꾸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역할도 전쟁을 계기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프랑스는 이라크 전쟁시 터키를 보호하기 위해 나토가 나서야 한다는 요청을 거절했다.1966년부터 나토 통합군이 되기를 거부한 프랑스가 나토 탈퇴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대신 프랑스는 유럽연합(EU)에서 반미 기치를 내세워 정치적 맹주 자리를 노릴 수도 있다. mip@
  • 부시의 전쟁/정치권 반응 “韓·美 동맹관계 복원 계기로”

    여야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시작된 20일 정부 대책에 대한 국회 차원의 협력을 다짐했다. 다만 비전투병 파병을 놓고 민주당은 국내 일각의 반전여론을 의식,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국민적 동의를 얻는 데 정부가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신속한 파병을 촉구하면서 이라크전을 한·미 동맹관계 복원의 계기로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는 오전 조영길 국방장관으로부터 비전투병 파병 등 정부측 대책을 보고받은 뒤 “앞으로 부활될 당정협의를 통해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정부의 비전투병 파병방침과 관련,“기왕 파병할 바에는 의료지원단까지 파병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석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파병 등 미국의 지원요청에 대해선 한·미 동맹관계 유지라는 큰 틀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어떤 형태로든 여야와 국민적 동의 절차를 밟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신속한 파병을 통한 한·미간신뢰회복’을 강조했다.박희태 대표대행은 당사를 예방한 조 장관에게 “과거 걸프전 때는 파병이 늦어져 사실상 실기했으나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국회 문을 열어놓고 있을 테니 정부는 파병동의안 제출을 서둘러 달라.”고 주문했다. 오전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황우여 정책위 부의장은 “인계철선이 무의미하다는 미 당국자의 발언 등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한다.”면서 “이라크전을 계기로 한·미 공조를 더욱 공고히 해 한반도 안보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장관 보고 조 장관은 “현재 50개국이 미국을 지지하고 있으나 더 늘어날 것이며 프랑스와 독일도 지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쟁이 6∼7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미 동맹과 에너지원 확보,대테러 국제연대 및 전후복구 사업참여 기반 마련 등을 위해 이라크에 파병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국방위원들이 제안한 의무부대 지원도 국가안전보장회의와 국무회의의 논의를 거쳐 긍정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유료사이트 비밀번호 풀어도 처벌

    컴퓨터 시스템에 불법으로 접근,정보를 빼내거나 파괴하는 해킹은 국가전산망을 마비시키거나 금융결제체계에 혼란을 주는 등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하지만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훔치거나 유료사이트의 비밀번호를 알아내는 등 비교적 사소한 해킹 행위도 처벌대상에 포함된다. 인터넷의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해킹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99년 572건에 불과했던 해킹 신고는 2000년 1943건,2001년 5333건,지난해 1만 5192건으로 매년 2,3배씩 늘고 있다. 경찰에 검거된 해킹 사범도 99년 23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만 689명으로 급증했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예전에는 상당한 실력을 갖춘 전문 해커가 기업이나 학교 등의 서버를 해킹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지만,최근 해킹 프로그램이 널리 유포되면서 비전문가들이 일반 PC를 해킹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킹은 기업은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피해를 준다.지난 1월 서울대 인터넷 홈페이지가 해킹 당해 2003년 정시모집 최종합격자 발표 서비스가 12시간 동안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다.지난해 8월에는 인터넷전화서비스 회사의 서버를 해킹,공짜로 전화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4억여원의 피해를 입힌 이모(22)씨 등 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법은 단순히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침입했을 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침입 뒤 정보를 취득·훼손했을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국가안전보장·행정·국방·치안·금융 등의 시설을 해킹했을 때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라 최고 10년의 징역 또는 1억원의 벌금형을 받는다. 장택동기자 taecks@
  • ‘한은 국채매입’ 의미/ 시장불안 잠재우기

    한국은행이 13일 1조 2000억원의 자금을 시중에 푼 데 이어 14일에는 2조원 규모의 국채 및 통화안정증권 매입이라는 한층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았다.SK에서 비롯된 화마(火魔)가 금융시장 전체로 번져나가는 것을 서둘러 차단하기 위해 두터운 방화벽을 쌓고 있는 것이다. ●높아지는 대응수위 13일의 1일물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은 금융기관이 갖고있는 국공채를 담보로 하룻동안 돈을 빌려주는 조치였다.한은은 원래 2조원 규모를 예정했으나 금융권의 요구로 실제 풀려나간 돈은 1조 2000억원이었다.반면 국채·통안증권 매입은 시장에서 채권을 바로 사들여 한은이 보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시중 유동성을 확충하는 효과가 있다.RP보다 훨씬 강력한 조치다.이틀에 걸쳐 수조원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투입키로 한 것은 SK사건이 금융시장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기 위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펀드환매 사태가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불안심리를 좀더 확실하게 잠재울 필요가 있다.”면서 “투신사들이 보유한 채권 규모를 감안할때 2조원이면 불안을 충분히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 조치 한은의 국채·통안증권 매입은 이번이 세번째.1999년 대우사태 당시 금융기관들의 채권안정기금(10조원) 조성을 돕기 위해 1조원을 풀었고,2001년 9·11테러 이후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채권금리가 급등하자 같은해 11월 1조원어치를 매입했었다. 한은의 조치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이다.대우사태 때는 RP 매입을 시작한 후 4개월이 지나서 국채 직접매입이라는 조치를 내놓는 등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에는 관련 조치를 한꺼번에 준비하는 등 한층 기민한 대응을 보이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넷 플라자/익명 믿고 안심하단 “다쳐”사이버비방 80%이상 검거

    ‘네티즌 2600만명의 사이버 참여시대’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의 현주소다.어느 누구도 네티즌들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그만큼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 명예훼손도 급증하고 있다.사이버 명예훼손은 정보통신망이용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일반 명예훼손보다 처벌이 무겁다. 신속하고 광범위한 전파력을 갖는 인터넷의 속성상 피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적발된 사이버 명예훼손은 3155건으로 2001년 1992건보다 50% 이상 늘었다.검거 사범도 2001년 1668명에서 362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사이버 명예훼손은 피해자의 요구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한 ‘반의사 불벌죄’에 해당한다.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은 고발이 접수되면 형법 또는 정보통신망이용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여부에 대해 수사하게 된다. 수사기관은 주로 아이피(IP) 추적을 통해 용의자를 추적한다. 지난해 12월 대선 전자개표기 조작설을 유포했다가 구속된 정모(39·울산특수학교 교사)씨도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체포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지난 해에는 대선 등 선거 때문에 사이버 명예훼손 사례가 급증했다.”면서 “수사 성공확률은 80% 수준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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