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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륙간미사일 동원 美·日안보동맹 압박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과 러시아는 18일부터 한반도 인근 지역인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와 산둥(山東)성 일대에서 사상 첫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한다.‘평화의 사명 2005’로 명명된 이번 양국 합동 군사훈련은 미국의 패권주의와 미·일 안보동맹을 견제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중·러간 ‘준군사동맹’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까닭에 미·일 등 관련국은 중·러 합동 군사훈련에 어느 때보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미·일 동맹 팽창주의 저지 중국 입장에서 ‘9·11 테러’ 이후 대륙과 해양을 통해 시시각각 조여오는 미국의 ‘중국 봉쇄’를 러시아와 공동으로 저지하려는 군사 전술적 측면도 적지 않다. 반면 이번 합동훈련이 장기적으로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의 패권을 겨냥한 중·러 양국의 포석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이번 군사훈련은 3단계로 진행된다.1단계는 18∼19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함대 기동훈련으로 시작되며 20∼22일 산둥반도와 서해에서 수륙 양동 작전으로 이어진다.23∼25일 산둥반도에서 치러지는 3단계 훈련은 첨단 미사일 발사 등 군사장비의 활용 작전에 초점을 맞췄다. 미사일 발사 훈련에는 차오강촨(曹剛川) 중국 국방부장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참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에 러시아는 3000여명, 중국은 5000여명 등 총 8000여명의 병력이 참여한다.러시아는 육군 제 76 공정사단, 공군 제 37 원정 공정대 와 태평양함대 상륙부대 등 선발대 1800명이 지난 15일 산둥 칭다오(靑島) 기지에 도착, 준비 훈련을 마친 상태다.●양국 첨단무기 대거 동원 이타르 타스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 TU-95MS 전략 미사일폭격기 2대,TU-22MZ 장거리 폭격기 4대,SU-27SM 최신예 전투기, 최신예 잠수함 10여척과 구축함 등이 대거 참여한다. 이들 무기들은 핵탄두 탑재 및 대륙횡단 폭격이 가능, 미국과 일본을 긴장시키고 있다. 군사문제 전문가인 상하이사범대학 니얼슝(倪爾雄) 교수는 “동아시아에서의 미국 팽창주의를 저지하는 것이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 목표” 라고 전제,“러시아의 경우 이번 훈련에 동원된 첨단 무기들을 중국에 판매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번 군사훈련에 동원되는 첨단 무기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핵 잠수함은 물론 대륙간 탄도탄인 둥펑(東風) 미사일 시리즈가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중·러 양국은 이번 훈련이 ‘반테러 훈련’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측 지휘관인 블라디미르 몰텐스코이 육군 부사령관은 “이번 훈련은 무력을 과시하려는 것이 아니고 국제테러, 극단주의, 지역분쟁에 대처하기 위한 양국 공조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준 군사동맹으로 발전 가능성 하지만 실제적으로 훈련의 초점은 공정 부대와 상륙 부대 작전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지역이 한반도 인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사시 한국과 주한미군, 일본과 주일미군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상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신징바오(新京報)는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발생할 수도 있는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과 관련해 한반도에 안정을 유지시키겠다는 목표가 이번 훈련에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합동 군사훈련을 계기로 중·러 양국이 신 밀월시대를 거쳐 ‘준동맹’ 관계로까지 격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의 영어 온라인 신문 ‘아시아 타임스’는 그동안 양국 현안으로 남아 있던 ▲국경 분쟁 ▲에너지 공급 문제 등 걸림돌이 제거됐고 향후 군사 교류가 확대될 경우 준동맹 관계로 격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oilman@seoul.co.kr
  • 송곳등 일부 기내반입 허용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까다로워진 항공탑승 검색 절차로 인한 탑승객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일련의 혁신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에드먼드 홀리 미 교통안전국(TSA) 신임 국장이 최근 테러위협에 대한 TSA의 대응책과 검색대에서 빈발하고 있는 승객과의 실랑이를 줄이기 위한 혁신방안을 광범위하게 검토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TSA가 마련한 혁신방안은 국회의원과 각료, 항공기 기장, 고위관료, 연방판사, 고위 군관계자 등은 공항 보안검사를 면제토록 했다. 또 승객들 중 금속탐지기의 경보를 울리게 하거나 컴퓨터 보안검색대에 적발된 경우에 한해서만 신발을 벗도록 제한했다. 얼음 깨는 송곳 등 일부 휴대용 ‘위험도구’의 기내 반입도 허용해줄 계획이다. 이에 반해 검색요원들에게는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이거나 위협적인 성향을 보이는 승객들의 경우 신발을 벗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현재 미국은 잠재적 테러리스트의 입국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또는 출국하는 모든 외국 국적자에게 신원확인용 사진촬영과 지문채취를 의무화했다. 또 탑승 전 신발을 벗어 조사받도록 하고 탑승시 가위나 칼, 면도칼, 라이터, 성냥 등 소형 휴대품의 기내 반입을 일절 금지하고 있다.dawn@seoul.co.kr
  • “9·11당시 소방당국 갈팡질팡”

    ‘9·11 테러’ 당시 뉴욕시의 구조활동과 무선 교신 등 관련자료들의 공개로 미국 사회가 다시 한번 ‘9·11’의 충격에 빠져 들고 있다. 사고 당시의 참혹한 상황이 전화 및 무선교신 녹음자료, 증언 등으로 재구성되면서 뉴욕시의 엉성한 대응과 구조당국의 지휘체계 대혼란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당시 현장에 투입된 소방대원 및 의료진 500여명의 육성 증언, 소방당국의 무선 교신 녹음,1만 2000여쪽에 달하는 녹취록 등 뉴욕시 소방국 자료들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공개는 뉴욕주 대법원의 결정으로 일부 소방대원 가족과 뉴욕타임스가 정보공개를 거부해온 뉴욕시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데 따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9·11테러’ 당시 긴급 교신은 제 기능을 못했고 경찰과 소방당국간 협력도 적절히 이뤄지지 못했음을 당시 상황 묘사를 통해 전했다. 자료에 따르면 첫번째 ‘자살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WTC)에 돌진, 충돌한 뒤 초기 지휘체계가 확립되지 않아 현장과 지휘본부간 무선 교신도 매끄럽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어 두번째 비행기의 충돌 뒤 WTC 건물 붕괴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전혀 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적잖은 구호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지만 지휘가 이뤄지지 않아 우왕좌왕하느라 희생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한 소방대원은 당시 “한꺼번에 4명의 상관에게서 4개의 다른 지시를 받았다. 누가 나서서 이를 정리해 달라.”고 호소했다. 공개 자료엔 대참사의 현장이 육성으로 담겨 있어 유족들의 상처를 더 깊게 했다. 무선교신 테이프에선 한 희생자가 “갇혀서 숨을 못 쉬겠다. 살려 달라. 공기가 부족하다.”고 절규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日 우정민영화법 부결 후폭풍] (하) 대외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도쿄 이춘규특파원|우정민영화 부결에 따른 일본의 중의원 해산으로 주일미군 재편, 이라크 파견 자위대의 처리,6자 회담 대응책, 대테러전 대책 등 연이은 외교현안이 차질을 빚게 됐다. 9일 오노 요시노리 일본 방위청 장관은 야마구치현 이와구니시 시장 등 주일 미군기지가 있는 이와구니 인근 지자체장들이 미군부대 추가이전에 반대하는 진정을 제출하자 “이런 정치정세에서는 9월까지 예정된 주일미군재편협정 중간보고서 책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만을 전달할 수 있었다. 총리실 지도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이 지연되고 미·일 공동대처 방안 협의가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마치무라 노부타카 외상 등 외교사령탑이 총선거에 직접 출마, 공백이 불가피하다. 가장 타격을 받는 부분이 주일미군재편이다. 일본은 미국과 9월중 열려던 외무·국방 담당 장관급 미일안전보장협의회(2+2)를 총선거 때문에 현지조정이 어렵다며 10월로 연기하고 중간보고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10일 오노 방위청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개별기지들을 포함한 재편안을 마련하기 위해 9월초 지방정부와 조정에 들어가려 했으나 총선체제로 돌입해 일정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간보고를 확인하기 위한 장으로서 9월중 개최키로 검토됐던 부시 미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도 총선후 임시국회 등의 국내정치일정이 빠듯하기 때문에 어렵게 됐다. 오노 장관은 올해내 주일미군재편 협상 마무리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의 불신감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미·일동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인다. 오는 15일을 전후해 한국이나 중국과의 관계도 경색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도 일본 외교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치공백상태에서 양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을 경우에도 일본 정부차원의 적절한 대처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유엔 개혁을 위해 일본이 독일, 인도, 브라질 등 4개국(G4) 결의안 채택을 단념하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9월중으로 예정된 유엔개혁에 관한 특별정상회담에 어떻게 임해야 할지에 대한 전략마련도 차질이 우려된다고 외무성 관계자가 이날 밝혔다. 북방 4개섬을 둘러싸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도 11월 중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러시아가 일본의 정치혼란을 틈타 대일외교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도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나 한국인관광객 영구비자문제 등 대외정책도 지연이나 차질이 예상된다고 도쿄 외교소식통이 분석했다. 특히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 사실상 좌절,6자 회담에서의 고립 등을 부른 고이즈미 정부의 강경외교는 총선결과에 따라서는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을 했다. 아울러 중의원을 통과한 우정민영화법안을 부결, 개혁정책에 제동을 건 ‘참의원 벽’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민당이 승리해도 다시 반란이 일어나거나, 민주당 집권시에도 참의원의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일본의 외교나 경제정책에도 ‘참의원 벽’이 변수로 등장했다. 개혁법안이 차질을 빚을 경우 중·장기적으론 경제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taein@seoul.co.kr
  • [발언대] 도청 파문… 국익을 먼저 생각하자/안병용 신흥대 교수

    태풍이 온다고 한다. 과거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파문이 우리 사회의 태풍이 되고 말았다. 도청은 이유를 불문하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민주투사로 한평생을 지낸 이들의 소위 ‘민주대통령’때 진행된 일들이라니 더욱 기가 막힌다. 특히 안기부 간부가 지엄한 국가기밀사항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려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실망 그 자체다. 사정이 이러고 보니 온통 안기부(국가정보원)에 대한 원망과 불신, 그리고 타도 일색이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법에 따라 엄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을 돌리면 아찔하기도 하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치부와 성역이 있는 법이다. 무너뜨릴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다. 그럼에도 모두들 흥분한 나머지 보호하고 숨겨야 할 것을 훼손하고 있지나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 또는 언론 어디에도 그러한 우려는 없다. 그 흔한 보수주의자, 안보주의자 내지 반공주의자 누구도 없다. 아마 바보가 되기 싫든지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필자 또한 유신말기에 대학생활을 한지라 안기부에 대한 인상이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세상사에는 명암이 있는 법이다. 싫다고 다 내칠 수만은 없다. 문제의 핵심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정략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007영화를 못 본 사람이더라도 그것은 상식이다. 이제 냉정한 마음으로 되돌아가 국익을 생각해야 할 때다. 21세기 국가의 국력은 지식과 정보력으로 평가된다. 지금 국가간에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전자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암암리에 첨단장비를 운용하여 고도의 첩보전과 해커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전에서 밀리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국가인 미국은 9·11테러 이후 대테러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국방정보국(DIA), 국가정찰실(NRO), 국가지리공간정보국(NGA) 등 8개 국방관련 정보기관,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해 15개 정보기관을 통괄하는 한층 강화된 국가정보국(DNI)직제를 신설하고 있다.400억달러(약 40조원)를 들여 운용하고 있는 ‘애셜론 프로젝트’는 특히 관심을 끈다. 애셜론 프로젝트는 120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전 세계 모든 지역을 감청(도청)하는 것으로 고주파(HF)통신, 마이크로웨이브, 해저케이블 및 인터넷 감청을 제 손바닥 보듯이 하고 있다. 미국은 애셜론이 수집한 정보를 활용,9·11테러 이후 알카에다 요원 80%를 궤멸하였고, 외국기업의 상업비밀을 수집해 자국의 업체에 지원하다 들통나기도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이러할진대 우리 언론과 정치권은 국정원의 도청장비 완전폐기, 국정원 축소, 심지어 해체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정말 국정원이 감청에 대한 무장해제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아찔하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인 나라이다. 북한의 위협뿐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아랍권의 테러대상국이다. 국민사생활보호, 정략적 이용금지, 비밀엄수 등의 조치와 함께 오히려 정보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도청사건은 수사기관이 전말을 파헤치고 위법사항이 있으면 처벌하고 유사사건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유의할 것은 처리하는 방법이 세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정한 짓을 확신한다 해도 동네방네 치부를 다 보여 줄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은 이 도청사건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국가의 안위를 도모해야 할 일차적 의무가 있다. 이 문제를 당리당략에 이용하려 한다면 그 피해는 곧 국민이 될 것이고 국민의 비난과 지엄한 심판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국가의 중추신경과 같은 기관이다. 국민의 기관이다. 아무리 군의 비리와 총기난사사건이 있다 하더라도 군을 무장해제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손이 부정한 짓을 했다고 손을 자르나. 부정한 짓을 명령한 머리를 바꾸어야 한다. 정치를 바꾸고 시스템을 재건해야 한다. 국가정보원 요원들은 국가가 오랫동안 길러낸 소중한 자원으로 보고 싶다. 당신들도 이번 일로 정말 거듭나 주길 부탁드린다. 안병용 신흥대 교수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2)-4세 경영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두산그룹 (2)-4세 경영

    지난 4일 경기도 광주 선영에서 가진 고 박두병 두산 초대 회장의 32주기는 침울했다고 한다. 생전에 인화와 우애를 가르치고, 강조했던 선친 앞에 얼굴 들기가 부끄러웠던 탓이다. 이날 가문에서 축출된 박용오 전 회장과 경원, 중원씨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형제의 난’ 이후 두산가는 ‘언론 기피증’을 보이며, 숨을 죽이고 있다. 내부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하루빨리 이 악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눈치다. 또 검찰 수사 이후 몰아칠 ‘후폭풍’과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단속도 눈에 띈다. 재계 최초로 경영에 참여하는 두산가 4세들이 이를 극복하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관심을 끈다. ●악몽 같았던 일주일 두산산업개발은 지난달 15일 ㈜두산 지분 280만주(12.8%)를 계열사와 박용곤 명예회장,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에게 시간외거래를 통해 매각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권 안정,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이유를 댔다. 경영권 분쟁을 대비하기 위한 ‘용곤(73)-용성(65)-용만(50)’ 3형제의 치밀한 정지작업이라는 사실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지난달 18일, 용성 회장은 용곤 명예회장의 지시로 대한상의 제주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서울로 올라왔다. 이어 두산그룹은 용성 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추대하고, 용오(68) 현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물러난다고 밝혔다. 형제간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두산가의 우애가 또 한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용곤 명예회장의 ‘연막’도 그럴듯했다.“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두산그룹의 회장으로 폭넓은 인맥과 신망을 얻는 용성 회장이 적임자”라고. 그러나 안으로는 이미 ‘용곤-용성-용만’ 3형제와 용오 전 회장 일가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뒤였다. 우애 깊은 형제가 원수 사이라는 것은 사흘 후에 드러났다. 두산은 지난달 21일 용오 전 회장이 용성 회장 취임에 반발, 검찰과 모방송사에 그룹의 경영현황을 비방한 투서를 제출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발표했다. 이를 확인시켜 주듯 용오 전 회장은 이날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승계는 내가 용성 회장 등과 관련된 비리를 적발하자 나를 밀어낸 것으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진실공방 게임은 이어 본격화됐다. 용곤 명예회장은 “그룹과 가족에 대한 반역 행위”라고 규정했으며, 용성 회장은 지난달 22일 “이번 사태는 두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용오 전 회장의 두산산업개발 경영권 탈취 미수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승자 없는 ‘형제의 난’ 두산가 ‘형제의 난’은 다른 국내 재벌가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궤를 달리한다. 대부분 재산과 ‘대권’ 싸움이어서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구분됐지만, 이번 두산가 분쟁은 승자가 없는 오직 패자만 있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비리 의혹을 폭로한 용오 전 회장 일가는 마지막 ‘무기’를 던짐으로써 가문에서 축출이라는 비애를 맛봤다. 또 지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두산산업개발 경영권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그야말로 ‘동생들과 조카의 사법처리’ 빼고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용오 전 회장의 부인 최금숙 여사가 지난해 암으로 죽고 나서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어, 용오 전 회장이 극단적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용오 전 회장 부부는 미국에서 만나 연애 결혼해 부부 금실이 아주 좋았다고 한다. ‘용곤-용성-용만’ 3형제도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형제간 우애와 집안 망신,109년 전통의 명예, 경영 차질 등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또 자칫 집단 사법처리 가능성도 있어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단지 용오 전 회장 일가를 가문과 그룹에서 축출한 것이 유일하게 얻은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얻기 위해 이같은 처참한 분쟁이 일어난 걸까. ●‘원’자 돌림 4세 9명 경영수업 ‘원’자 돌림의 4세 15명 가운데 두산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이는 총 9명이다. 이들 사이의 신경전도 예사롭지 않다. 두산 3세간 일어난 ‘형제의 난’도 사실상 4세들을 위한 ‘대리전’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두산측 설명은 이렇다.“당사자가 아닌 이상 누가 알겠나.(용오 전 회장)눈에 뭐가 씌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그러나 결과가 뻔한 싸움에서 용오 전 회장이 나선 것은 자식들을 위해 총대를 멘 부문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사실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는가.” 4세간 역학 구도를 보면 용곤 명예회장의 장남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가장 앞선다.4세 가운데 유일하게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또 용성 회장의 장남 진원씨는 지난 5월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관리 총괄 상무로 선임되면서 사실상 경영 전면에 나섰다. 두산 경영에 참여치 않는 박용현(62) 서울대 의대 교수의 장남 태원씨도 네오플럭스 상무로 일하며, 두산의 M&A(인수합병)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네오플럭스는 최근 삼성전자의 소형가전 자회사인 노비타를 인수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정원 부회장과 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가 5%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1999년 벤처투자로 대박을 터뜨리며 자신감이 넘쳐났던 용오 회장의 장남 경원씨는 두산가의 전통적인 경영 방식에 회의를 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2001년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큰 손해를 보기도 했던 경원씨는 2003년 전신전자를 인수, 아예 독자노선을 걸었다. 수년 전부터 ‘밖’으로만 돌았던 경원씨의 행보를 보면 이미 ‘정원-진원’을 비롯한 4촌 형제와 경원씨간의 대립 구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용오 전 회장이 지난해부터 두산산업개발을 탐낸 것도 결국 두산 지분이 4세대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두 아들만 소외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형제의 난’ 이후 용오 회장과 자제들이 경영에서 빠진 만큼 두산의 경영구도에서 용만 부회장과 장손인 정원 부회장의 ‘파워’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용성 회장은 사실상 그룹의 상징적인 존재로 활동하고, 내부 살림은 용만 부회장과 정원 부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용만 부회장이 용성 회장에 이어 두산의 향후 ‘대권’을 잡을지도 관심사다. 정원 부회장은 두산가가 장자 상속의 전통을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미래의 그룹 총수 1순위다. 그는 올 초 그룹 사장단 회의로부터 ‘2004 두산 경영대상’ 특별상을 받을 정도로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용만 부회장의 4세 경영 과외도 ‘형제의 난’이 마무리되면 빨라질 전망이다. 용만 부회장은 현재 박지원 두산중공업 부사장과 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상무 등 두산 4세들의 경영수업을 총괄 지휘하고 있다. 반면 가족간 우애는 예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가는 계속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을 원칙으로 가족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용오 전 회장 일가가 빠진 가족회의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최근 물밑에서 용곤 명예회장과 용오 전 회장간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박경원-서미경 부부 곤혹 두산가 장손인 박정원(43)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은 공군 참모총장과 민자당 국회의원을 지낸 김인기 전 의원의 딸 소영(40)씨와 결혼했다. 부친인 박 명예회장과 김 전 의원은 경동고 선후배 사이로 동창회 모임에서 두 사람의 혼담이 오간 인연으로 맺어졌다는 후문이다. 김 전 의원은 포스데이타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상민(15)양과 상수(11)군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녀 박혜원(42) ㈜두산 잡지BU 상무는 의사인 서경석(45)씨와 인연을 맺었다. 자녀는 주원(18)양과 장원(15)군으로 학생이다. 박지원(40)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평범한 집안 출신인 서지원(36)씨와 혼인했다. 아들 상우(11)군과 딸 상진(5)양이 있다. 두산가에서 요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는 박경원(41) 전신전자 대표의 부인 서미경(39)씨로 보인다. 박 사장이 이번 ‘형제의 난’에 깊숙이 연관된 데다 연일 시끄러운 ‘X파일’ 사태도 친정과 적잖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미경씨의 부친은 서상철 전 동자부장관.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고려대 교수로 있다가 전두환 정권 때 경제관료로 영입됐다. 안타깝게도 1983년 아웅산 테러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번 ‘X파일’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자금 전달자로 나오는 서상목 전 의원이 바로 미경씨의 숙부다. 장남 상호(16)군과 차남 상모(13)군을 두고 있다. 용오 전 회장의 차남인 박중원(37) 전 두산산업개발 상무는 평범한 집안 출신인 정윤주(37)씨와 백년가약을 맺고, 아들 상윤(6)군과 딸 상이(4)양이 있다. 용성 회장의 장남 박진원(37) 두산인프라코어 상무와 차남 박석원(34) 두산중공업 차장은 모두 평범한 가문의 딸들인 김선영(34)씨와 정현주(35)씨를 배필로 맞아들였다. 상효(6)-상인(2)과 상현(7)-상은(2) 등 각각 딸만 두고 있다. 용만 부회장의 장남 서원(26)씨는 최근 구자철 한성 회장의 딸 원희(26)씨와 결혼했다. 구 회장은 범 LG가(家)로 구태회 LS 명예회장의 4남이자,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셋째 남동생이다. 박용훈(두산산업개발 부회장)-구선희(고 구철회씨의 4녀) 부부에 이은 두산가와 LG 구씨가의 두번째 사돈이다. ●두산의 역대 악재들 이번 ‘형제의 난’ 외에도 두산가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던 악재는 더러 있다. 대표적인 예가 두산중공업 노조원인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과 낙동강 페놀 사태를 꼽을 수 있다. 2003년 배달호씨의 분신 자살은 두산가와 노조의 악연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용성 회장은 “결코 원칙을 저버릴 수 없다.”면서 “지금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불법 파업의 뿌리를 뽑겠다.”며 강경 대응을 천명했었다. 이는 노조의 극한 투쟁으로 이어졌고, 배씨의 자살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인화를 5대째 강조하는 두산가와 노조의 궁합이 맞지 않은 것도 꽤 아이러니하다. 두산가로서는 노사 합의만 되면 불법이 합법화되는 노조의 관행을 더 이상 둘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번 굳어진 노조와의 악연은 두산가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올 초 인수한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의 노조도 한동안 두산 인수를 격렬히 반대했다. 또 두산 계열사 노조는 이번 ‘형제의 난’과 관련해 그룹 회장직을 둘러싸고 형제들끼리 이전투구를 벌여 사회적 파장을 야기하고, 두산의 도덕성을 바닥에 추락시킨 책임을 지고 박용성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즉각 퇴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두산가가 다시 기억하기 싫은 사건으로 낙동강 페놀 사태가 있다. 여전히 반세기 최대의 환경오염 사건으로 꼽힌다.1991년 ‘맥주로 돈 번 회사가 먹는 물을 망쳐 놓다니….’라는 구호가 전국을 들끓게 했으며,2차 페놀 사건이 터지면서 당시 박용곤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었다. 또 두산 불매운동으로 매출액이 급감했으며, 당시 환경처 장관과 차관이 경질된 초유의 사건이었다. ●숨은 그림자 박용욱 회장 ‘용’자 돌림 가운데 막내인 박용욱(45) 이생그룹 회장은 두산가에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가장 먼저 깨뜨리고 독자사업에 나섰을 뿐 아니라 ‘KS(경기고-서울대)’가 수두룩한 두산가에서 박 회장은 서울고-인하대를 나왔다. 또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받을 수 있었지만 박 회장은 대학생 시절부터 홀로 무역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당시 부친으로부터 받은 지분을 종자돈으로 삼아 지난해 매출액 1000억원대의 소그룹으로 키웠다. 반면 용곤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인 박용훈(63·박우병 전 고문의 장남) 부회장은 두산산업개발에 몸담고 있다. 박 부회장의 부인은 LG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씨의 4녀 선희(61)씨다. 구철회씨는 1999년 LG화재를 갖고 LG에서 독립했다. 박 부회장은 두산식품 부사장을 거쳐 92년부터 두산건설(현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비상근으로 실제 경영에는 참여치 않고 있다. ●‘두산호’ 이끄는 전문경영인 유병택(61) ㈜두산 부회장은 일명 ‘면도칼’로 불린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기민함이 탁월하고, 현장 경험이 많다.69년 동양맥주에 입사한 후 두산기계와 두산음료 등 그룹내 요직을 거쳤다. 강문창(62) 두산중공업 부회장은 68년 동양맥주로 입사한 이후 경리와 영업, 총무, 기획, 해외현장 등을 두루 거쳐 해박한 실무지식을 자랑한다. 제주에서 상고 야간을 나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수재형 경영인이다. 자신의 이력은 ‘두산 입사, 두산 퇴사’를 영광으로 생각하고 싶다는 두산맨이다. 건설업을 주력기업으로 만든 주인공이기고 하다.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경(55) ㈜두산 전략본부 사장은 두산그룹 ‘10년 구조조정’의 숨은 공신이다. 전략기획통으로 통한다. 두산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부터 일찌감치 구조조정에 착수해 한국3M과 한국코닥, 코카콜라, 한국네슬레, 두산씨그램 등 돈이 될 만한 회사는 가리지 않고 팔았다. 모기업인 동양맥주도 매각했다. 이런 ‘무차별 구조조정’을 주도한 인물이 박용만 부회장이고, 그를 보좌한 이가 이 사장이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냉철한 판단력을 겸비했다는 평이다. 일 욕심 많기로 소문난 이 사장은 성격도 급하다.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북고 동기생이다. 김대중(57) 두산중공업 사장은 경북 안동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69년 동양맥주에 입사했다.㈜두산 주류BG와 ㈜두산 테크팩BG 사장을 거쳤다. 두주불사형으로 알려진 그는 주류업계의 ‘히트상품 제조기’로 불렸다. 청하, 설중매, 그린, 산 등 두산의 주류 히트상품은 그의 손을 거쳤다. 김 사장은 불도저 같은 업무 스타일로 유명하다. 노사 화합과 현장 경영을 토대로 그는 중공업분야에서 ‘신인’이라는 우려를 씻고, 굵직한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 최승철(57) 두산인프라코어 사장은 77년 두산메카텍의 전신인 두산기계에 입사한 뒤 기계업종 외길을 걸어왔다. 김홍구(59) 두산산업개발 사장은 건설사 사장 가운데 흔치 않은 수주영업 전문가로 통한다.‘똑똑하지만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 두뇌회전이 빠른 명석한 사람’이라는 뜻에서 ‘똑게’로 불린다. golders@seoul.co.kr ■ 6형제가 좌장… 이사회보다 막강 두산가(家)의 가족회의는 좀 특별하다. 단순히 형제간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모임일 뿐 아니라 사실상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그룹의 중요 결정 사항은 가족 회의에서 정해진다. 이 때문에 ‘옥상옥’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가족회의는 평상시 한 달에 한 번씩 3대(3∼5세)가 모여 선친 박두병 초대 회장이 강조한 ‘가화만사성’을 되새기며, 인화와 우의를 다진다. 가족 중 그룹경영 참가 선수인 ‘박용곤-용오-용성-용만’뿐 아니라 박용현 서울대 의대 교수(전 서울대 병원장)와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 등 ‘용’자 돌림 6형제가 가족회의의 좌장들이다. 집안 대소사 등이 화젯거리로 등장하지만 경영이나 사업 얘기는 거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룹에 위기가 오거나 비상 사태, 중대한 경영 결정을 내릴 때 열리는 가족회의는 ‘숨겨진’ 비공식 최고 기관이다. 경영진에 대거 포진한 ‘원’자 돌림의 4세들도 이런 경우엔 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표시한다. 이 때문에 각 계열사 이사회는 가족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추인하는 역할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두산 오너가가 고작 5%대의 지분으로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는 셈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룹 경영과 관련된 모든 중요한 결정은 가족회의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형제의 난’ 기폭제도 사실상 가족회의에서다. 지난 5월 열린 가족회의에서 용곤 명예회장은 용오 회장 일가의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M&A(인수합병) 시도 대가로 그룹 회장 교체를 언급했으며, 지난달 가족회의에서 용성 회장의 그룹 회장 추대와 용오 회장의 퇴진을 최종 결정했다. 당시 가족회의는 보안요원이 배치되는 등 살벌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회의의 경영 행위에 대해 “기업을 가족 소유물로 여긴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시민단체와 두산 노조 등은 “가족회의를 통해 그룹의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는 전근대적 족벌경영 체제가 두산그룹의 현주소”라며 기업을 족벌의 사유물로 여기는 이같은 그룹 체제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4세들도 분기별로 한번씩 ‘패밀리 미팅’을 갖고 우애를 나눈다. 모임의 주관은 장자인 박정원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 맡고 있다. golders@seoul.co.kr ■ 두산가 4형제 경영스타일 ‘아름다운 형제’에서 한순간에 ‘돈 앞에 형제도 없는’ 처지로 추락한 ‘박용곤-용오-용성-용만’ 4형제의 성격과 스타일은 어떨까. ▲ 2000년 초 우애 깊은 형제였던 박용오(오른쪽) 전 회장과 박용성(왼쪽) 회장, 박용만 부회장 등 3형제가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용곤 명예회장은 집안의 장자로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그러나 그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용오 회장이 ‘반란’을 일으킨 것은 그의 통제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묵한 성품으로 말이 거의 없다. 내부 회의에서도 말을 듣는 입장이지 먼저 ‘입’을 열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 임원들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그를 가장 어려워한다. 그는 또 게임의 룰을 중요시 여긴다. 용오 회장의 이번 행위에 대해 “가문에서 빼버리겠다.”고 강경 대응한 것도 ‘공동 소유, 공동 경영’이라는 집안의 원칙을 깬 데 대한 분노로 보인다. 그는 골프에서도 룰과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는 두번 다시 골프를 치지 않는다. 용오 전 회장은 어느 자리에서나 격의없는 대화와 만남을 좋아한다. 체면보다 실리를 챙기는 스타일이다.‘형제의 난’ 역시 이같은 그의 스타일과 무관치 않다. 그는 미식가이자 애주가로 통한다. 술을 통해 상대의 스타일이나 됨됨이를 파악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장 근로자들과도 곧잘 술자리를 갖고 어울린다. 그의 애주론은 이렇다.“술은 백년지기를 만나는 마음으로 즐겁게 마시면 오히려 호쾌해져 건강에 도움이 된다.” 용성 회장은 솔직하고 거침이 없다. 정부와 재계, 사회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때마다 비유를 동원하는 그의 발언은 화제가 된다. 어느 사업이 좋다면 경쟁 업체를 무조건 따라서 투자하고 보는 풍토를 비판한 ’들쥐떼론’과 전통 산업은 외면하고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만 좇는 기업 풍토를 비튼 ‘첨단병론’ 등이 대표적이다. 또 소탈하면서도 집념과 추진력이 대단하다. 박 회장은 1995년 세계유도연맹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서울에 돌아갈 생각하지 말고 모두 창 밖에 뛰어내리자.”고 할 정도였다. 그는 사진과 음악을 좋아한다. 해외출장 때는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틈만 나면 사진을 찍는다. 또 클래식 마니아로 소장한 CD만 2만장이 넘는다. 용만 부회장은 꼼꼼히 따져 보고, 분석하는 일을 좋아한다.2002년 디스크 수술 이후 의사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했을 때다. 강사의 수영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고 분석했으며, 과도한 수영 연습으로 어깨 근육이 찢어지기까지 했다. 그는 또 재계의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통한다. 냉철하고 전략적인 그의 성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두산의 구조조정 10년 동안 15개 기업의 M&A를 진두지휘한 경험을 책으로 풀어내면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운이 작용하는 ‘감(感)의 경영’을 싫어한다. 경영은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영국 테러수습 침착함에 놀라”

    “테러 이후 영국 국민과 정부가 보여준 침착함과 인내심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사고가 난 지 10일이 넘도록 현장이 통제됐지만 누구 하나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못 봤으니까요.”폭탄 테러로 얼룩진 영국 런던에서 사후 대응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돌아온 서울지방경찰청 외사 3계장 임병호(39) 경정은 “런던에서와 같은 테러가 국내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긴다면 혼란의 여파는 우리쪽이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임 경정은 테러 발생 3일후인 지난 14일 현지에 급파됐다. 테러범 수사, 피해현장 복구, 추가테러 방지활동 등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런던 테러가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 맞춰 터진 만큼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는 우리나라도 ‘강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임 경정는 2001년 영국에서 발생한 한국인 어학연수생 토막살인사건 당시 유학생으로 피해자의 신원을 밝혀내는 등 수사에 큰 도움을 줬던 인물.임 경정은 “우리나라는 뿌리 깊은 반(反)사회세력이 형성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종교적 갈등도 거의 없고 외국인의 행동이 쉽게 노출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대규모 테러의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그러나 “아직 테러를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테러가 일어날 경우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과 공포, 혼란은 극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테러용의자 ‘사살지침’ 비난고조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22일 런던 남부 스톡웰 지하철역에서 사복 경찰에 의해 사살된 용의자가 런던테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총기 사용이 극히 드문 영국 경찰이 9·11테러를 계기로 테러범에 대한 ‘사살 지침’을 도입하는 등 대응기법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찰의 오판사격이 발생,‘사살 지침’에 대한 우려가 표면화되고 있다. 더욱이 피해자의 국적이 브라질로 밝혀지면서 외교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브라질 국적 남자… 외교문제 비화 영국 경찰은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사살된 인물이 21일 런던테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누군가가 그런 상황에서 목숨을 잃은 것은 비극”이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사살된 남자는 브라질 출신의 전기공으로 지난 3년 간 런던에서 생활해 온 제안 샤를레스 데 메네제스(27)로 밝혀졌다. 경찰은 숨진 메네제스가 테러 용의자들의 주거지로 추정되는 곳에서 살며 한 여름에 겨울 코트를 입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등 의문점이 많아 정지를 지시했으나 도망치자 테러 용의자로 확신, 사살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경찰은 22일 오전 무장 사복경찰이 스톡웰 지하철역에서 정지 지시를 무시하고 검표대를 뛰어넘어 달아나는 서남아시아계 남자 1명을 추격, 머리에 5발의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정부는 무고한 브라질 국민이 영국 경찰의 총에 목숨을 잃은 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정확한 상황파악을 위해 첼소 아모림 외무장관을 영국으로 급파했다.●경찰의 ‘사살 지침’논란 확산 경찰이 자살폭탄테러 용의자에 대한 ‘사살 지침’을 내린 뒤 처음으로 사살된 사람이 테러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지자 인권단체와 이슬람권은 즉각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권단체 ‘자유’의 샤미 차크라바르티 소장은 “누구도 서둘러 상대방을 살해할지 아닐지를 판단할 수 없다.”며 “신속하고 광범위한 독립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이슬람협회의 아잠 타미미는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그가 무슬림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단지 의심이 간다는 이유로 이번처럼 사람을 사살하도록 허락하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대테러 전문가인 세인트 앤드루스대학의 매그너스 랜스톱은 “이번 같은 총격사건이 반복된다면 커다란 정치 이슈가 될 것”이며 경찰의 지침은 장점보다 해악이 많을 것이라고 반대했다.한편 경찰의 테러 용의자 ‘사살 지침’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임무수행 중 숨진 경찰 가족을 돕는 압력단체 ‘보호자 보호’의 노만 브렌넌은 “최근 테러공격의 심각성을 고려해 경찰의 비무장은 위기대처 차원에서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경찰간부협회 테러위원회의 켄 존스 위원장도 시민들에게 자살폭탄테러 용의자에 맞서는 경찰의 윤리적 딜레마를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lotus@seoul.co.kr
  • [美 FBI 아카데미를 가다] 18주 지옥훈련 통과해야 ‘특수요원’… 15%가 탈락

    [美 FBI 아카데미를 가다] 18주 지옥훈련 통과해야 ‘특수요원’… 15%가 탈락

    9·11 뉴욕 테러 이후 미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 테러전의 수문장 역할을 맡고 있는 연방수사국(FBI). 워싱턴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자리잡은 FBI 본부와 함께 미 전역 56개 FBI 지부,2만 8000명에 이르는 요원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FBI 아카데미’이다.FBI는 20일(현지시간) 외국 특파원들을 FBI 아카데미로 초청, 대 테러전 추진 등 FBI의 최근 현황을 설명했다. 한국 언론에서는 서울신문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콴티코(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워싱턴에서 395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40마일을 달려내려와 148번 출구로 빠지자 러셀 로드로 접어들었다. 양쪽으로 나무가 빽빽하게 벽을 친 듯한 이 도로를 15분 정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샌가 묘한 긴장감이 엄습해오는 것을 느낀다. 커다란 비닐하우스처럼 생긴 검문소를 지나면 시뻘건 바탕에 ‘위험(Danger)’이라는 샛노랑 글씨가 적힌 자극적인 입간판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읽어보니 “허가 없이 이 지역으로 들어오면 즉각 체포한다.”는 경고문이다. 곧이어 커다란 돌에 새긴 ‘FBI Academy’라는 표지가 나타나고 거기서 우회전을 하면 FBI의 요람인 콴티코 FBI 단지가 나타난다. 이곳에는 FBI 연구센터(Laboratory)와 FBI 훈련원(Training Academy), 위기대응반(Critical Incident Response Group) 등 FBI의 3개 주요 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20일 오전 9시30분쯤 콴티코에 도착, 차에서 내리자 여름 공기를 타고 낮게 깔리는 둔중한 총소리가 들려왔다. ●“범인은 반드시 잡히게 된다” FBI 연구센터에 도착하자 대외관계 담당인 특수요원(Special Agent) 앤 토드가 일행을 펜트하우스층의 브리핑룸으로 안내했다. 밖에서 본 연구센터는 실리콘 밸리의 정보통신(IT)기업 사옥과 원자력 발전소를 합쳐놓은 것처럼 보였다. 화학 실험을 많이 하느라 굴뚝을 크게 지었기 때문에 발전소 건물의 느낌을 준 것이다.FBI 연구센터는 당초 워싱턴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던 지문, 발자국, 머리카락, 해부, 컴퓨터,DNA 등 FBI의 각종 연구실이 1990년대 말 이곳으로 통합된 것이다. 현재 24개 팀,700명의 요원이 소속돼 있다. 브리핑룸에서는 연구센터 소장인 드와이트 애덤 박사가 직접 파워포인트를 통해 현황을 설명했다. 애덤 소장은 9·11이후 FBI 업무의 50% 이상이 대 테러 활동이라고 밝혔다.9·11 이후 대형 테러 사건은 없었지만 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 대표에게 ‘백색가루’가 배달됐던 것과 유사한 사건이 수백건이나 발생했다고 한다. 이를 수거해 쌓아놓은 통만 280개에 이른다. 애덤 소장은 또 FBI 연구센터는 250만명의 범죄자와 수백명의 실종자의 DNA를 체취한 CODIS(Combined DNA Index System)를 보유하고 있으며,1998년 이후 이를 통해 직접적으로 해결한 범죄만 2만 5000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테러범의 DNA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건이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했던 연쇄 강간 사건. 피해 여성 3명 모두가 한 남자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DNA 조사결과 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 것. 결국 그는 석방됐고, 그 후 진범도 잡혔다. 애덤 소장은 브리핑을 마친 뒤 직접 연구실을 돌며 진행 중인 연구 내용을 설명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려 41XX호 폭발팀 연구실로 들어갔다. 이곳에서는 2001년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폭파하려던 리처드 리드의 신발 폭탄이 그대로 재현돼 있었다. 신발 한쪽으로도 고공 비행중인 여객기 한대는 쉽게 폭발될 수 있음을 애덤 소장은 영상으로 보여줬다. 조금 떨어진 42XX호 화학팀으로 들어가자 최첨단 화학 관련 기기들이 정렬돼 있었다. 애덤 소장은 최근 은행털이범을 겨냥한 ‘특수 물질을 바른 지폐’가 은행 금고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노출된 범인은 반드시 잡힐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자 증거반응팀이 나왔다. 톰 린튼 팀장은 특수비닐종이를 이용, 범인이 밟은 카펫이나 신문 등에서 어떻게 발자국을 채취하는가를 자세히 보여줬다. 또 일단 발자국이 나오면 그 신발의 제조사와 제조 연도, 제조 지역 및 판매 지역까지 자동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남긴 발자국은 수년 뒤에도 채취가 가능하다고 린튼 팀장은 덧붙였다. ●조디 포스터가 훈련받은 호건스 앨리 FBI 연구센터에서 차를 타고 거대한 주차빌딩을 돌아나오면 낮은 구릉 지역에 세워진 가상 마을 ‘호건스 앨리’가 나온다. 이곳이 FBI 특수요원들이 실전 훈련을 벌이는 트레이닝 아카데미다. 지난 1972년 세워진 호건스 앨리에는 주택가와 상가, 호텔, 차량, 도로 등 범죄자와의 대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지형지물적 요소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트레이닝을 받는 요원의 나이는 23세에서 37세로 제한돼 있으며, 평균 연령은 30세이다. 마침 이날 훈련을 받다가 가상 모텔 앞 그늘에 앉아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요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모두가 검게 그을린 얼굴이었지만 눈빛만은 살아있었다. 이곳에서 18주의 훈련 과정을 마치면 특수요원의 자격이 주어진다. 보통 1기에 50명의 요원이 신청하며 평균 15%가 중도에 탈락한다고 트레이닝 아카데미의 커트 크로퍼드 공보담당 요원이 설명했다.FBI 트레이닝 아카데미는 스타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 스털링 요원으로 열연한 조디 포스터나,‘더 록’에서 화학전문가로 나왔던 니컬러스 케이지 등 20여명의 인기배우가 영화 촬영에 앞서 이곳에 들러 실전 훈련을 받았다고 크로퍼드 요원은 전했다. ●“언어 전문가 갈수록 중요” 1994년 창설된 위기대응반은 오클라호마 주청사 테러 등 각종 대형 사건의 뒤처리를 주로 맡아왔다. 이날 위기대응반의 활동을 브리핑한 시티븐 티드웰 선임 특수요원은 “테러범의 행태를 연구하는데 조직의 활동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드웰 요원은 특히 각국 언어 전문가의 필요성이 커져가고 있으며 미국내에서 쌓은 대 범죄 분석 및 수사 기법을 문화가 다른 나라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티드웰 요원은 “FBI는 국내 수사 담당인데, 이곳에 외국 기자들이 온 것만 보더라도 국제사회는 점점 하나의 영역이 되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티드웰 요원은 영화 등에 이따금씩 등장하는 FBI와 중앙정보국(CIA)의 갈등에 대해 “9·11 이후 두 기관이 매우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면서 “현실은 영화와 다르다.”고 말했다. ●85% 명중해야 사격 합격 FBI 요원들이 몸을 단련하는 체육관은 농구장 세 면이 나란히 놓인 규모였다. 입구 쪽에는 러닝 머신 등 각종 기구가 벽을 따라 설치돼 있었다. 인간과 총의 모형이 다수 비치돼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FBI요원은 신체 능력을 자주 평가하기 때문에 운동을 게을리 하면 탈락할 수도 있다. 이날도 중년으로 보이는 요원들이 팀을 나눠 농구를 하고 있었다. 농구장 맞은 편에는 수영장이 갖춰져 있었다. 이곳에서는 스킨 스쿠버도 가르치며, 물 속에서 고무총을 사용하는 방법도 중요한 훈련 과목이다. 체육관 건물에는 FBI 요원들을 위한 카페테리아(식당)도 마련돼 있다. 요원들은 서명만 하면 되고, 외부 인사는 6달러 53센트를 내면 준비된 요리를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다. 이날의 주 메뉴는 구운 닭고기였다. 체육관 건물의 로비에는 ‘FBI의 10대 현상수배범’ 명단이 게시돼 있다. 이 가운데 한명이 오사마 빈 라덴이다. 베시 글릭 공보요원은 “최근 FBI를 가장 자주 찾는 ‘고객’이 할리우드와 캐나다”라고 말했다. 찾는 목적은 10년 전에는 어떤 무기를 사용했느냐, 무슨 복장을 했느냐, 재킷이 어떤 모양이고 무슨 색이었느냐, 촬영장소를 제공할 수 있느냐고 묻기 위한 것이다. 캐나다도 최근 FBI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많이 만든다고 한다. 포터 요원은 올가을 시즌 기준으로 13개의 TV 프로그램에 FBI가 등장한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범죄·테러 꼼짝마!” 지하철 경찰대 발족

    경찰청은 지하철 범죄와 테러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서울·경기ㆍ부산ㆍ대구ㆍ인천 등 5개 지방경찰청 산하에 ‘지하철경찰대’를 발족했다고 18일 밝혔다. 서울 지하철경찰대의 경우 대원이 134명에서 194명으로 늘었다. 행정ㆍ수사ㆍ순찰 등 3개과,10개 수사팀,20개 출장소 체제로 확대 개편되고 대장의 계급도 경정에서 총경급으로 격상됐다. 출장소 단위로 운영되거나 수사 인력이 배치되지 않았던 경기ㆍ부산ㆍ대구ㆍ인천 경찰청에는 경감급 대장을 배치했으며 수사팀을 신설하고 순찰 인력도 늘렸다. 앞으로 지하철경찰대는 순찰기능을 강화해 역내 취약장소와 전동차 안에서 정복 순찰을 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무서운 中高生’ 폭탄제조 인터넷 카페 운영

    부산 동래경찰서는 13일 인터넷에 ‘폭탄제조 카페’를 만들어 회원들에게 폭탄과 총검류 제조방법을 공개한 서울 모 중학교 3학년 김모(15)군을 폭발물 제작 및 사용 선동 혐위로 불구속 입건했다. ●무기제작법 공유… 직접 만들기도 김군은 지난해 10월 D포털사이트의 카페 게시판을 통해 1500여명의 회원들과 사제폭탄 등 무기제작 방법을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페에는 부탄가스, 나무젓가락, 라이터 등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부탄가스폭탄, 과산화수소폭탄, 석궁 등을 만드는 방법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부탄가스폭탄 등이 실제로 사용되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군은 “무기제작 방법이 소개된 해외사이트를 번역기를 통해 우리말로 바꾼 뒤 해당 글을 카페에 옮겼다.”면서 “폭탄을 직접 만들어 본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개인정보 알아내 사이버머니 등 빼돌려 한 고등학생은 시중은행 홈페이지로 위장한 ‘피싱(Phishing) 사이트’를 만들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빼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모 고등학교 2학년 김모(17)군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군은 지난 2월 가짜 은행 홈페이지를 만들어 이를 해킹 프로그램과 연결시킨 뒤 “실명인증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고 인터넷 게임이용자들을 꾀어 해킹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내려받도록 했다. 김군은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컴퓨터를 해킹,77명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피해자들의 ID로 인터넷 게임사이트에 접속해 사이버머니와 아이템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90여만원을 챙겼다. 부산 김정한·서울 유영규기자 jhkim@seoul.co.kr
  • 인터넷 ‘가짜 뉴스’ 기승

    인터넷 ‘가짜 뉴스’ 기승

    특정 대상을 비난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만들어 여론을 조작하는 신종수법이 등장해 피해자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은 이런 정체 불명의 가짜뉴스는 개인과 기업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심각한 불법행위인 점을 중시, 철저히 추적해 범인을 가려내기로 했다. ●가공의 인터뷰기사 비난 빗발 얼마 전 이화여대 여성학과 장필화 교수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가짜 인터뷰 기사가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기사 속에서 장 교수는 “출산·가사 등 여성들의 과중한 부담에 비해 남성의 병역은 오히려 부담이 적고 편한데 남성들이 왜 군 복무에 대해 혜택을 원하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나약한 남성들을 믿고 기대온 한국 여성들이 안쓰럽다.”고 남성들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물론 장 교수는 이런 말을 한 적도, 인터뷰를 한 적도 없다. 하지만 가짜기사가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물론 블로그와 여성가족부 게시판까지 순식간에 퍼져 나가면서 밀려오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네티즌들은 “남자가 그렇게 증오스러우면 너희들끼리 나라 하나 만들어서 국방까지 다 책임져라.” “페미니스트들이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마구잡이로 욕설을 퍼부어댔다. 장 교수는 경찰에 신고해 가짜기사의 작성자를 찾아내는 것도 검토했지만 끝내 해당 사이트에 해당 글의 삭제를 요청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업계에서는 최근 ㈜넥슨이 ㈜메가엔터프라이즈의 신작 게임 ‘콩콩 온라인’을 자사 유명게임 ‘카트라이더’를 표절한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는 허위 기사가 유포돼 업계 관계자들이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가짜기사는 뉴스제공업체와 기자이름까지 과감하게 도용했다. 당시 카트라이더가 일본 게임을 모방했다는 논란에 시달리던 때여서 해당사는 적반하장이라는 비난에 시달렸다. 넥슨 관계자는 “최근 표절·모방 논란은 물론 PC방 요금제와 관련해 우리측에 불만을 가진 네티즌이 기사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예인·기업·주식까지 급속도로 확산 가짜기사의 내용은 게임부터 연예인, 주식, 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지난 주말에는 인터넷에 일제히 영화배우 J씨와 탤런트 C씨의 결혼설이 나돌아 이들의 소속사가 해명하는 등 소동을 빚기도 했다. 지난 5월말 모 방송사 게시판에는 “주말드라마 ‘사랑찬가’를 조기 종영하고 대신 ‘제5공화국’이 방송된다.”는 엉뚱한 글이 올랐다. 작성자는 기사내용에 해당 방송사 드라마 국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신뢰도를 높이려 했다.2003년 유명 혼성그룹 K의 S양은 “마약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얼토당토않은 가짜기사에 시달려야 했다. 기사는 거짓으로 판명났지만 근거없는 소문은 그대로 이어졌다. 또 비슷한 때 유명 발라드 가수 S씨는 새 음반을 발매하자마자 ‘은퇴설과 프로듀서 데뷔설’에 대해 해명해야 했다. 이 역시 가짜기사 때문이었다. ●단순한 장난 아닌 분명한 범법행위 사이버상 명예훼손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올 4∼6월 사이버 폭력행위를 집중 단속한 결과 명예훼손 등과 관련,3221명을 검거해 295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949명보다 63.3% 늘어난 것이다. 유형별로 보면 개인정보 침해가 전체의 26.8%로 가장 많았고 명예훼손 20.3%, 협박·공갈 14.0%, 성폭력 13.5% 등 순이었다. 이중 명예훼손은 인터넷 게시판이나 카페(88.1%)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가장 많았고 이메일 및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8.7%), 게임·채팅(3%) 순이었다. 특히 30∼40대에서 명예훼손 적발이 가장 많아 인터넷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나 비방이 젊은층에서 장년층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안티 문화의 변종으로 이런 가짜기사가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유포한 사람에겐 장난일지 몰라도 피해 당사자에게는 명예훼손, 기업에는 재산적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심각한 범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라이스 美국무 12일 방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핵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2,13일(한국시간) 한국을 방문한다. 라이스 장관은 이에 앞서 8일부터 중국과 태국을 방문하며, 이어 한국과 일본까지 포함해 6일간 아시아 4개국을 순방한다고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이 5일 발표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라이스 장관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북한 핵 문제, 테러리즘과 (마약, 인신매매 등) 초국가적 범죄 공동 대응, 쓰나미 복구ㆍ재건” 등의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의 이번 한·중·일 순방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관련국들의 외교적 노력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6자회담의 교착 국면을 타개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매코맥 대변인은 미국의 6자회담 전략·전술의 재검토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 6월 3차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을 상세히 설명하고, 북한이 제기할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답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우선 차기 6자회담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중·러, 美 독주 견제 나섰다

    |모스크바 연합|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을 견제하는 듯한 내용의 ‘21세기 국제질서에 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모든 국가들은 각자 특성에 맞는 발전 방법을 찾고 국제 이슈에서 동등한 참여 및 동등한 발전을 전적으로 보장받아야 한다.”면서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일방적인 행동을 피하고 독재 정책이나 무력적인 위협과 사용에 의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상들은 또 “주권국의 객관적인 발전 과정을 무시하고 외부로부터 특정한 사회·정치적 모델을 강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제적인 인권 보호도 모든 국가들 간 주권 평등과 내정 불간섭의 원칙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들은 “국제문제에서 독선과 압제를 지향하지 말아야 하며 지도 국가와 지도를 받는 국가로 나누려는 시도도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 주석은 특히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중요한 이익이 걸린 타이완과 체첸 같은 문제에서 양국은 상호 지지를 더욱 굳건히 하기로 했다.”면서 “중앙아시아의 안정과 한반도 핵문제, 유엔 개혁과 같은 중요한 국제 이슈들에 대해서도 상호 협력과 조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선언문에서 국제사회에서 유엔 역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엔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위협으로부터 대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엔을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제안보를 위해 테러집단 자금원을 비롯해 민족과 인종, 종교 등 테러 및 극단주의를 조장하는 이데올로기들을 뿌리뽑아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이중기준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논술이 술술] 시사키워드/6자회담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이 1년 만에 재개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지난 17일 북한이 7월중에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확인하고 핵확산방지조약(NPT) 재가입까지 거론했다는 소식을 들고 왔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을 침체 상태에 빠진 북핵 협상이 진전될 기미로 볼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마무리짓기 위해 다음달 초순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후 주석은 북한이 핵협상 복귀를 구체적으로 약속한다는 전제 아래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6자회담이란 6자회담은 남북,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6개국이 모여 북핵 문제 논의하는 다자회담을 말한다. 중국의 중재로 열린 북·미·중 3자회담(2003년 4월23∼25일, 베이징)의 후속 회담이다.2003년 8월27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1차 회담이 열렸고 2004년 6월 3차 회담이 개최된 뒤 1년 동안 회담이 중단됐다. ●6자회담의 배경 6자회담은 북한의 핵개발을 막아 보자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북한 핵문제가 국제사회에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1993년부터였다.1993년 3월12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특별사찰을 거부하던 북한은 NPT 탈퇴를 선언해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다음해 제네바 기본합의에서 미국은 핵 개발을 중단하고 핵 사찰을 받는 대신 북한에 체제안전을 보장해 주고 경수로 발전소를 지어주며 중유를 공급해 주기로 해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2003년 1월10일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전격 시인하면서 북핵 문제는 다시 강대국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플루토늄이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으로 핵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협박성 공개였다. 북한은 IAEA 사찰단원을 추방하고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했다. 미국은 중유 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완전 핵 포기를 요구하며 강경하게 맞섰다. 미국은 북한에 ‘선 핵포기, 후 대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북한은 ‘선 북미 불가침조약 체결, 후 핵 문제 논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각국의 입장 ▲한국 반드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완전하며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추가 조치를 하지 않는 ‘현상동결’ 후 적절한 때 원상회복, 즉 제네바합의 이전 및 농축우라늄 계획 발표 이전 상태로 복귀할 것을 제시했다. 정치협상은 미국이 주도하고 경제적 보상책임은 한국에 전가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북한 회담을 통해 제재조치를 해제하고 미국으로부터 불가침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대화의 상대를 미국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서면보장이나 집단적 안전보장은 거부하고 있다. 미국의 적대정책 포기와 법적 구속력을 갖춘 불가침조약의 체결을 핵포기의 선결조건으로 내건다. ▲미국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하면 관계 정상화를 목표로 한 양국간 현안들을 다룰 수 있다고 전제한다. 북한 핵 폐기의 진전에 따라 식량지원을 확대하고 에너지를 제공하며, 북한을 테러리스트 명단에서 삭제하는 등 3단계 로드맵을 제시했다. ▲중국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 북한의 안보우려 해소, 체제보장을 제시했다. 미국과 북한의 직접협상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 감소를 극복하려 한다. ▲러시아 한반도와의 안보적 연계성, 즉 러시아 동쪽 국경지역의 안정을 확보함으로써 동아시아 지역과의 정치경제적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려 한다. 북한에 대한 압력과 제재에는 반대한다. ▲일본 한국,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지만,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한 돌파구를 6자회담에서 마련하고자 하는 의도도 감추지 않는다.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북·일 수교회담을 조속히 마무리지어 발언권을 확대하려 한다. ●6자회담의 경과 ▲1차 회담(2003년 8월27일∼29일)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북한의 미사일 문제, 재래식 군사력 등도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은 먼저 핵 포기를 요구하지 말고 원하는 조치를 동시에 취하자고 했다. 즉 대북지원, 미·북불가침조약 체결 등 미국이 취할 조치와 핵포기, 사찰허용 등을 동시에 하자는 것이다. 양측이 맞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차 회담(2004년 2월25일∼28일) 워킹그룹(실무회담) 설치,2·4분기내 3차회담 개최 등 7개항의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북한이 ‘평화적 핵활동을 제외한 핵무기계획 폐기’ 주장을 제기했다. 요지는 군사적 목적의 핵활동을 폐기하되 평화적 핵활동은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를 군사적 목적과 비 군사적 목적으로 세분화해 더 많은 보상을 따내려는 전략으로 받아들였다. 미국은 기존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로 맞섰다. ▲3차 회담(2004년 6월23일∼26일) 북측은 미국이 200만kw 에너지 지원 참여,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경제제재와 봉쇄 해제 등의 보상방안을 받아들이면 핵무기 관련 시설물과 재처리 결과물을 포함한 핵동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도 북이 모든 핵폐기 의사를 밝히고 핵동결에 착수하면 중유를 지원하고,3개월 후 폐기절차에 들어가면 ‘잠정적’ 대북 안보보장, 비핵 에너지 지원,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및 경제제재 해제 협의 등의 절차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한반도는 냉전시대에서 탈피했다고 하나 여전히 위기의 지역이다. 위기의 원인은 사회주의의 붕괴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의 생존전략과 미국의 패권주의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지하면서도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런 주변국들의 움직임은 한반도 평화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남북관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면서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끄는 외교정책을 수립해서 시행해 나가야 한다. 여전히 위협적인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과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하는 한편 주변국들의 지원과 도움을 이끌어내 평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푸틴·후진타오 “우리가 남이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과 러시아가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1일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중·러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은 양국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고, 경제협력과 시베리아 송유관의 다칭(大慶)유전 통과 등 양국 현안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방안 등 지역ㆍ국제 정세를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전세계 안보와 국제 테러에 대한 대응 방안, 유엔 개혁 문제 등도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후 주석은 “최근 양국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강화되면서 긍정적인 진전과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후 주석은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러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지난 5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60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한달여 만에 재회, 양국간 긴밀한 ‘우의 관계’를 과시한다. 중·러는 지난 2일 40년에 걸친 국경선 협상을 마무리짓고 사상 최고의 우호ㆍ협력시대를 맞고 있다. 후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세계질서 선언’을 공동 발표할 예정이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언문은 미국의 일방적 패권주의에 반대하고 국제질서의 다극화를 촉구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이 2006년을 ‘러시아의 해’로 정해 러시아가 2007년을 ‘중국의 해’로 선포한 것에 대해 답례했다고 보도했다. 또 2004년 210억달러에 달했던 중·러 교역규모를 2010년까지 600억∼800억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다. 후 주석은 모스크바 방문에 이어 4∼5일 카자흐스탄을 방문, 상하이협력기구(SCO) 제4차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6∼7일에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의에 초청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러시아와 중국간 사상 첫 합동군사훈련이 오는 8월18일부터 25일까지 육·해·공군 병력 8000여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3단계로 나눠 실시된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29일 밝혔다.oilman@seoul.co.kr
  • [인사]

    ■ 법무부 ◇승진 (2급)△대구고검 사무국장 康基寬△광주고검 〃 許昌基(3급)△서울고검 총무과장 許 英△대전고검 〃 洪性龍△서울중앙지검 〃 曺昌植△대구지검 〃 金俊明△부산지검 〃 李基宣(4급)△법무부 법무과 羅相雲△〃 송무과 柳南鎭△〃 검찰제1과 金福洙△〃 검찰제3과 孫大翼△법무부(파견) 金平煥 金鵬會△법무연수원 일반연수과장 李勳鎬△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 張璣和△부산고검 사건과장 金龍大△서울서부지검 조사과장 金鍾一△인천지검 집행과장 丁金聲△청주지검 총무과장 李錫永△〃 사건과장 韓義洙△〃 수사과장 李秉大△안동지청 사무과장 琴秉烈△포항지청 〃 都龍洙△김천지청 〃 朴用晩△부산동부지청 총무과장 崔璨模△울산지검 집행과장 尹成基△전주지검 〃 鄭燦澤△제주지검 사건과장 朴成淳◇전보 (2급)△서울고검 사무국장 姜信出△부산고검 〃 李英浩(3급)△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 徐熙錫△서울동부지검 〃 余光鎭△서울남부지검 〃 李元雨△의정부지검 〃 朴載鉉△인천지검 〃 金洪培△수원지검 〃 金瑞南△춘천지검 〃 吳亨燮△청주지검 〃 金英玉△제주지검 〃 朴榮基△대검찰청 총무과장 李鏡炫△부산고검 〃 李鍾佑(4급)△대검찰청 검찰총장비서관 李太燮△〃 감찰제2과 金光洙△서울고검 소송사무1과장 許 煥△〃 소송사무2과장 金桂煥△대전고검 사건과장 吳應秀△대구고검 〃 都桂祿△서울중앙지검 증거물과장 金鎭宇△〃 공안과장 宋完鏞△〃 수사제1과장 宋德基△〃 수사지원과장 李在鎬△〃 조직범죄수사과장 金桓泳△〃 검사직무대리 康棟弼△서울동부지검 집행과장 全孝洙△〃 공판과장 洪性煥△서울남부지검 총무과장 李白龍△〃 집행과장 鄭亨永△〃 공판과장 金貞玉△〃 조사과장 申鎬宗△〃 수사과장 金永來△〃 검사직무대리 劉承俊△서울동부지검 사건과장 金成洙△서울서부지검 총무과장 崔昌植△〃 수사과장 崔基云△의정부지검 사건과장 李在寬△고양지청 사무과장 李正模△인천지검 사건과장 朴容敏△〃 수사과장 安昌煥△〃 마약수사과장 金在新△〃 공판송무과장 權赫轍△수원지검 총무과장 愼範植△〃 수사과장 尹明俊△〃 공판송무과장 姜周植△〃 검사직무대리 白雲起△성남지청 사무과장 韓圭洙△평택지청 〃 成墉均△안산지청 〃 劉点龍△대전지검 총무과장 朴炳勳△〃 사건과장 魏龍水△〃 수사과장 徐鍾漢△홍성지청 사무과장 李相億△서산지청 〃 金東準△대구지검 집행과장 柳興植△〃 조사과장 徐秀吉△〃 수사과장 許益煥△부산지검 기록관리과장 徐永吉△〃 수사과장 沈鏞輔△〃 수사지원과장 鄭炳鎬△〃 조직범죄수사과장 羅福贊△울산지검 사건과장 朴成道△〃 수사과장 陳喆圭△창원지검 총무과장 金在英△〃 사건과장 尹在茂△〃 집행과장 崔賢奎△〃 수사과장 池昌浩△진주지청 사무과장 盧相龍△광주지검 집행과장 李炯玖△〃 수사과장 金塗洙△〃 검사직무대리 申鉉允△순천지청 사무과장 安秉郁△전주지검 사건과장 엄생희△〃 수사과장 白尙鉉△정읍지청 사무과장 許基浚△법무부 부패방지위원회 鄭飛鎬◇부이사관 승진△서울구치소 부소장 조성룡△대구교도소 〃 이국주◇서기관 승진△서울지방교정청 작업과장 김재곤△대구지방교정청 〃 이상국△대전지방교정청 보안과장 한본우△광주지방교정청 〃 박현조△〃 작업과장 박종관△대전교도소 서무과장 최효숙△대구교도소 〃 권기훈△광주교도소 〃 김준겸△영등포구치소 〃 양규열△청송교도소 〃 김혁년△대구교도소 교무과장 김영균◇부이사관 전보△광주지방교정청장 직무대리 양인권△대전교도소장 김양택△대구교도소장 김현태△부산구치소장 김용기△수원구치소장 김태희△성동구치소장 조영호△영등포구치소장 이태희△청송교도소장 최상국◇서기관 전보△여주교도소장 나승두△전주교도소장 하기수△부산교도소장 강중근△마산교도소장 김문하△영등포교도소장 최상윤△진주교도소장 박병철△목포교도소장 이일준△대구구치소장 추의식△군산교도소장 고종석△천안소년교도소장 송영삼△청송직업훈련교도소장 김현석△원주교도소장 이재부△안동교도소장 정종욱△청송제2교도소장 정 돈△청주여자교도소장 황순일△김천교도소장 이진호△청송보호감호소장 곽두일△울산구치소장 이상희△홍성교도소장 장동원△경주교도소장 강동운△통영구치소장 이정규△장흥교도소장 송방식△대전교도소 부소장 나진영△광주교도소 〃 박성식△안양교도소 〃 김종규△부산구치소 〃 한재준△수원구치소 〃 배명수△성동구치소 〃 손행용△인천구치소 〃 김영식△영등포구치소 〃 김선태△천안개방교도소 〃 정원섭△서울지방교정청 총무과장 임재표△〃 보안과장 박용철△대구지방교정청 총무과장 이상승△〃 보안과장 오영태△대전지방교정청 총무과장 윤태섭△광주지방교정청 〃 정종신△안양교도소 서무과장 서병석△부산구치소 서무과장 이종원△수원구치소 〃 경의성■ 보건복지부 △보건정책국 국립대병원발전추진팀장 曺基元△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장 한현우△〃 생물테러대응과장 金榮澤△〃 생명과학연구관리과장 金 澤△국립서울병원 약제과 기술서기관 尹泰權△영국 버밍햄대학교 국외훈련 파견 金惠珍 姜民奎■ 관세청 ◇전보(국장급)△감사관 千泓昱△조사감시국장 李大馥△인천공항세관장 朴在洪△부산세관장 吳炳台△인천〃 禹鍾顔△교육원 교수부장 徐允源 (과장급)△청장 비서관 李明九△혁신기획관 鄭在烈△통관기획과장 李在興△특수통관〃 金鐵△심사정책〃 鄭在完△외환조사〃 陳仁根△공항휴대품통관국장 千甲淇△공항 조사감시〃 崔圭完△부산 조사〃 尹彰洙△성남세관장 申龍德△동해〃 皮在祺△천안〃 李燦基△창원〃 李鍾崙△양산〃 辛泰郁△마산〃 兪相鎭△인천 조사감시국장 崔丘夏△수원세관장 鄭宗完△포항〃 尹南憲△울산〃 河英修△목포〃 金成中△상하이총영사관 朱時炅△관세청 金勇植 ■ 경찰청 ◇총경급 전보△화천경찰서장 李 碩△청양경찰서장 李錫化■ 국무조정실 ◇과장급 전보△심사평가제도심의관실 朱福元△교육문화〃 林燦佑■ 울산시 ◇부이사관급 승진 △도시국장 辛璋烈 ◇서기관급 전보 △정보화담당관 邊鎬鳳△의회전문위원 金應坤△감사관 鄭道永△민방위재난관리과장 朴正植△사회복지〃 朴世祺△건설행정〃 金正道△자치행정〃 安多洙△도로〃 崔光海△도시개발〃 成逢慶△중구 국장요원 兪炳泰 朴承烈△남구 〃 崔洛銀△동구 〃 李圭植 文石祚△북구 〃 尹台昊△울주군 〃 李三宰△종합건설본부 시설부장 張光大 ◇서기관급 승진 △법무담당관 金泰五△기업지원과장 李鍾歡△문화예술〃 金龍燮△도시미관〃 金炳杰△지적〃 朴載完△상수도사업본부 시설관리사업소장 金再坤■ 국민연금관리공단 ◇1급 승진△익산지사장 裵晟勳△남대구〃 禹得濟△포항〃 魯慶安△창원〃 咸賢圭△김해〃 吳判述△진주〃 南銀珍◇1급 전보△혁신평가팀장 全根喆△충청지역관할지사장(대전지사장) 李晟煥△동대문중랑〃 金五泳△성북강북〃 朴英來△강동하남〃 李鍾河△안양〃 鄭在亮△안산〃 朴德洙△부천〃 權善敏△파주〃 吳賢均△구리남양주〃 李容百◇2급 승진 (부장)△총무관리실 金應煥△성남지사 廉春美△대전〃 張鳳翼△동대전〃 崔玄鎬△익산〃 愼熙晟△광주〃 李在鶴 康賢鎭△북광주〃 許基道△포항〃 李忠根 崔晶仁△북부산〃 崔柄龍△남부산〃 柳承洛△창원〃 金炫成 金昌均△김해〃 曺炅兌◇2급 전보△강서지사장 宋成鉉△양천〃 朴鶴來△용산〃 徐仁弼△군포의왕〃 崔惠蘭△북대전〃 崔浩烈△영주〃 李東明△문경〃 徐正準(부장)△총무관리실 金武龍△가입자관리실 金濟均△연금급여실 崔成百△감사실 宋鎬東 金泓成△홍보실 金信哲△혁신평가팀 安鉉朱△노인인력운영센터 鄭豊喜 李根直△고객만족기획단 金哲浩 申玉澈△성북강북지사 朴鐘健△도봉노원〃 宋炅學△강동하남〃 吳承熙 李在求△강남〃 安盛根 姜渭本△구로금천〃 金良泰△영등포〃 韓學錫△서대문은평〃 李秉源 李昌彦△수원〃 金完壽△안산〃 金承奎△고양〃 李南正 金春坤△구리남양주〃 李德熙△춘천〃 李和一△대전〃 申東權 △동대전〃 朴泰湜△전주〃 金在千△광주〃 金中喜△대구〃 李在源△서대구〃 李泰煥 金百基△남대구〃 禹斗坤△구미〃 張基成△부산〃 姜秉昌△동래〃 安廷泰△진주〃 金鍾鎭■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기획조정실장 李昌雨△도시계획설계연구부장 金善雄△도시교통〃 金淳觀△도시환경〃 劉基榮■ 명지대 △부총장 兪炳辰△대학원장 겸 사회복지대학원장 李愚賢△공과대학장 金玄郁△사회교육대학원장 朴富珍△교목실장 具齊泓△인문 학생지원처장 徐成源■ 대한주택공사 ◇신임△홍보실장 박성태
  • 부시 대북압박 새카드 추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란·시리아 등 이른바 ‘악의 축’ 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기관과 거래하는 개인·기업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시키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WMD 확산 재원에 관한 대통령령’이라는 새 방안은 북한 3개, 이란 4개, 시리아 1개 등 모두 8개의 기관에서 WMD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관들과 거래를 하는 개인이나 기업, 외국은행 등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특히 이 명령이 발효된다면 북한 등과 거래가 많은 중국과 러시아의 기업들에는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 행정부는 지난 6개월 동안 이 명령을 연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달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이 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G8 회담 석상에서 WMD 확산에 정면대응하는 미국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미국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알 카에다의 돈줄을 막기 위해 이 명령과 비슷한 방법을 사용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이와 함께 미국 정보기관이 수집한 이라크 내 WMD 정보가 틀린 것으로 드러난 뒤 미 정부가 WMD 확산 방지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이 명령을 마련하게 된 배경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하지만 이 명령은 법적분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알 카에다와 거래했던 개인·기관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데다 자칫 미국에 체포될까 두려워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명령이 발동돼 은행 등 대기업들의 자산이 동결된다면 이들이 순순히 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인도와 파키스탄이 이란으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용 가스관 건설을 추진, 미국의 이란 고립 정책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인도·파키스탄이 이 계획을 포기하지 않으면 이란 석유·가스시설에 투자하는 업체를 제재할 수 있도록 한 이란ㆍ리비아제재법(ILSA)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인터넷 뱅킹 악용 이번엔 대출 사기

    인터넷뱅킹의 취약점을 악용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초 해킹프로그램으로 다른 사람의 인터넷뱅킹 비밀번호 등을 알아내 5000만원을 빼돌린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대출사기가 발생했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PC로 은행계좌 조회·이체·해약 등이 가능해 인터넷뱅킹 가입자는 2200만명을 넘어섰지만 체계적인 보안대책은 미흡하다. 두 사건은 모두 전문적인 컴퓨터·네트워킹 기술을 쓴 게 아니라 허점을 파고든 단순한 범죄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비슷한 범죄가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적금들게 한뒤 비밀번호 넘겨 받아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7일 서민과 신용불량자 등으로부터 대출을 미끼로 일정액을 받은 뒤 이를 인터넷뱅킹을 통해 빼내는 수법으로 234명에게서 7억 8000만원을 가로챈 한모(34)씨 등 5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한씨 등은 일간지와 지역생활정보지 등에 ‘무담보 대출’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찾아온 이모(64)씨 등 피해자들에게 은행대출 추진비조로 희망 대출금액의 10%를 적금에 가입하게 했다. 이들로부터 대출받는 데 필요하다며 ▲인터넷뱅킹 사이트 아이디·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비밀번호 등을 받아낸 한씨 등은 이 정보를 활용해 인터넷뱅킹에 접속, 피해자들의 적금을 모두 해지하고 자기들의 계좌로 이체했다. 30대 건축기술사는 사업자금 6억원을 빌리려고 이들과 접촉,10%인 6000만원을 적금에 부었다가 고스란히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한씨 등은 인터넷뱅킹이 안고 있는 허점을 노려 피해자들의 은행계좌에 쉽게 접근했다. 이들은 어떤 사람의 인터넷뱅킹 아이디와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비밀번호 등을 알고 있으면 그 사람이 해당 은행에 가입한 모든 계좌에서 해지·이체 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렸다. 경찰은 “한씨 등은 일반 은행 예금계좌의 비밀번호 등만 갖고서 적금까지 해지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은행창구에서 적금에 들었더라도 가입 후 3일이 지나면 인터넷뱅킹을 통해 자유롭게 해약이 가능하다는 것도 이용했다. 적금을 해지한 뒤 이 돈을 자기들의 통장에 입금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관련된 은행들은 피해자가 여럿 발생했는데도 계좌 비밀번호 등을 알려 준 가입자들의 책임만 강조할 뿐 고객 피해방지에는 소홀했다.”라고 말했다. ●증거 인멸하려 택배시켜 현금 인출 지난달 인터넷뱅킹 해킹을 통해 5000만원을 빼냈던 이모(20)씨 등도 인터넷뱅킹의 취약점을 악용했다. 당시 이씨는 피해자가 갖고 있는 30개의 보안카드 번호 가운데 단 한 개만 알고 있었지만 끈질기게 접속을 시도, 수십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결국 보안카드 번호를 맞춰 계좌이체에 성공했다. 현행 인터넷 보안카드 시스템이 번호를 정확히 몰라도 여러 차례 입력하다가 운 좋게 하나가 맞아떨어지면 그대로 통과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 사고가 난 외환은행에서 채택한 인터넷 해킹방지 프로그램은 이씨 등이 이용한 ‘키스트로크 모니터링’ 기술(상대방이 입력하는 자판 내용을 중간에서 알아채는 해킹기술)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이재승 경정은 “현재 예금·적금 등 가입 단계에서는 예금주 본인이 직접 은행에 들러야 하지만 돈이 더 커지는 해약단계는 오히려 인터넷만으로 처리가 가능하다.”면서 “중도해지 등 중요한 상거래에 있어서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은행을 찾게 하는 것이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日소설 ‘반도에서 나가라’ 저자 무라카미 류 이메일 인터뷰

    북한의 특수부대가 일본에 침투, 인구 100만의 도시를 전격 점령한다. 그러나 점령은 잠시, 일본의 부랑 청년들이 이들을 격퇴한다. 언뜻 황당무계해 보이는 가상소설 ‘반도에서 나가라’가 일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국에서도 독자층이 넓고 최근 두차례나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 ‘도쿄 데카당스’를 연출한 무라카미 류(村上龍)의 최신작이다. 일본 출장 중이던 기자는 그를 만나보려 했으나 공교롭게도 그는 콘서트의 연출을 위해 쿠바에 가 있었다.“이메일 인터뷰는 어떻겠느냐.”는 출판사 제안에 아쉽지만 그렇게 하기로 했더니 며칠전 그로부터 회답이 왔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북핵문제, 냉각된 한·일관계 속에서 그가 왜 이런 작품을 쓰게 됐는지, 그 궁금증에서 이 인터뷰는 마련됐다. 이 소설을 쓴 계기는. -한마디로 말할 수 없으나, 어쨌건 여러 의미에서 필요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언제부터 구상했나. -90년대 중반부터다. 지금 북한 핵이 동북아시아에서 큰 문제가 돼있지만, 소설을 쓸 때부터 그런 예감은 있었나. -핵을 포함한 북한 문제는 소설 구상 때부터 예감이라기보다는 이미 현실화되어 있었다. 소설은 일본 경제가 파탄나고, 일본이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실제 일본 경제가 파탄나는 상황이 올 것으로 보는가. -일본 경제는 반석 위에 있지 않다. 국가재정은 더욱 취약하고 위기적인 상황이다. 북한에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북한의 반란군을 소재로 한 이유라면. -반(反)김정일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단 그것은 아마도 강경파 장군에 의한 것이지 민주적인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반란군을 소재로 삼은 것은 정규군이라고 하면 단순한 국가간의 전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실제 반란군이 일본에 침입한다면 일본, 나아가서 미국이 반드시 대응을 하겠지만, 이런 과격한 소설을 구상한 것은 왜인가. -미국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그때 그때 미·일 관계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난 지금 미·일 관계가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존경심이 없다. 한국에서 이 소설이 번역 출판된다면 한국 독자로부터 반발이 있을 것 같은데. -반발은 일본에서도 있었다. 어떤 소설이라도 반발은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반발의 내용에까지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반란군으로 나오는 인물이나 북한의 습관 등을 읽으면 상당히 치밀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 준비를 했는가. -기간으로 치면 2년이다. ▶서울에서 탈북자를 인터뷰했다고 하는데, 어떤 탈북자에게서 들었는가. -그분들과의 약속 때문에 그것은 비밀이다. 반란군(고려군)을 물리치는 것이 일본 정부도, 영웅적인 인물도 아닌 세상에서 튕겨져 나온 젊은이들이다. 그들을 고려군에게 대항시킨 것은 어떤 뜻이 있는가. -(소설의)테마 그 자체와 비슷한 것이라 한마디로 얘기할 수 없다. 그런 뜻은 모두 소설에 담겨져 있으므로 독자들이 각자 느끼면 될 것이다. 지금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놓여있는 상황은. -한마디로 얘기할 순 없지만, 한가지를 들자면, 세계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경제력이라는 점이다. 소설에서는 미국으로부터 버림받은 일본에서 반미감정이 높아지는 것으로 묘사돼 있는데, 지금의 미·일 관계를 보면 일본은 완전히 미국 추종형으로 보인다.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지금의 미·일은 진정한 신뢰가 아니라 ‘추종하는 것’으로 묶여져 있어서 그 관계가 무너지는 것도 간단하다. 북·일 국교정상화는 핵·납치문제 등으로 암초에 부딪쳐 있는 상황이다. 양국이 수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국교정상화 보다 납치문제의 해결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통해 일본과 일본인이 ‘미적지근하다,’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미적지근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인지. -고도성장을 달성한 뒤부터다. 정치인, 그리고 일부 매스미디어를 한심한 모습으로 등장시키고 있지만 현실도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대북 문제에 관한 일본 언론의 보도자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심한 게 아니라 국제적 위기에 익숙해 있지 않은 것이다. 일본의 언론은 ‘현재(現在)’를 정확히 전달할 패러다임을 갖고 있지 않다. 소설의 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불과 6년 뒤의 일이다. 굳이 북한 반란군의 일본 점거라는 설정이 아니더라도 그런 위기가 가까운 미래 일본에 찾아 올 것으로 보는가. -신(神)이 아니고서는 그건 누구도 모른다. 그렇지만 가능성은 있다. 앞으로 10년 후의 일본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또한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10년 후의 일본은 일본인의 행동에 따라 변화할 것이다. 일본이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여러 외국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가는 것 이외에는 달리 없다고 본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반도에서 나가라’ 무슨 내용 때는 지금으로부터 불과 6년 뒤의 2011년. 달러의 폭락, 패전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團塊·단카이 세대)에 줘야 할 퇴직금의 지급 불능 사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일본의 지방채·국채가 대폭락하게 된다. 일본 국민의 예금이 동결되고, 소비세는 17.5%로 껑충 뛰어오른다. 재정은 파탄에 빠져들어가고, 일본의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해 가는 정세 속에 한반도의 북쪽에서는 비밀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소설 제목이기도 한 작전명 ‘반도에서 나가라’이다. 그해 4월, 반란군을 가장한 북한 특수부대가 일본에 침투한다. 북한의 최고 엘리트 9명으로 구성된 특수부대는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리는 규슈 후쿠오카 돔을 무력점거하고 3만명의 관중을 인질로 삼는다.484명의 후속부대가 특별수송기에 실려 들어오고, 후쿠오카시는 이들에게 접수된다. 점령군으로서 이들은 시의 정치·경제·사회를 장악하고 통치를 시작한다. 북한이 이들을 정규군이 아닌 반란군으로 가장시킨 것은 작전의 성패에 관계없이 국제사회의 개입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위장술이었다. 작전의 목적은 초강대국 중국과 미국 사이의 동북아 완충지대를 한반도에서 일본의 규슈로 옮기겠다는 데 있었다. 고려군(高麗軍)으로 자칭하는 이들은 후쿠오카시에서 가혹한 통치를 펼친다. 미국조차 등을 돌리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일본 정부는 인명을 중시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후쿠오카를 봉쇄한다. 사실상 후쿠오카를 버린 셈이다. 그렇지만 고려군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친다. 이른바 사회의 틀에서 튕겨져 나간, 사회 부적응 청년들이 항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독충사육·사제폭탄·군사 마니아와 같은 상식과는 거리가 먼 ‘주변부’의 젊은이들이 자신의 특기를 살려 대항 테러를 개시하고, 고려군을 열도에서 몰아내는 것으로 소설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 저자의 의도는 이 소설은 나종일 주일대사가 “대사관 직원들에게 일독을 권했다.”고 할 만큼 북한 특수부대의 침투라는 설정을 통해 일본 사회를 다중적인 시각에서 진단한 일종의 정치소설이기도 하다.29년에 걸친 작품생활을 집대성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발상·설정이 대담하고, 작년 서울에서 탈북자 10여명을 만나 취재하는 등 치밀한 조사에 바탕을 둔 상상력 넘치는 작품이다. 그러나 북한 특수부대의 일본 침투→가혹한 점령통치→궤멸이라는 상황설정 때문에 우리에게는 께름칙할 수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읽기에 따라서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 속에서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는 일본이 가까운 미래에 닥칠지도 모르는 위기를 인식하고 대오각성, 대단결해야 한다는 내셔널리즘적 메시지가 소설의 이면에 숨어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두꺼운 독자층을 자랑하는 무라카미 류이지만 주변국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점, 악화된 한·일 관계를 고려할 때 이 소설의 번역본을 곧 우리 서점에서 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책을 펴낸 일본의 겐토샤(幻冬舍)측은 “현재 몇몇 한국 출판사가 교섭을 하고 있으나 아직 출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출간된 이 소설은 원고지 1650장 분량. 핵위협, 일본인 납치문제로 ‘최대의 적’이 돼버린 북한을 소재로 한 점,“무라카미가 썼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상권 29만부, 하권 21만부가 팔리면서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들어있다. 도쿄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무라카미 류는 누구 ▲1952년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 출생, 본명 무라카미 류노스케 ▲무사시노 미술대학 중퇴 ▲대학 재학중인 76년 첫 소설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군조(群像)문학상, 아쿠타가와(芥川)상 수상 ▲저서로는 ‘코인로커 베이비즈’‘사랑과 환상의 파시즘’,‘토파즈’,‘5분후의 세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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