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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위원장, 핵실험장 폐기 ‘생중계’ 할까?

    김정은 위원장, 핵실험장 폐기 ‘생중계’ 할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취재진 등을 북한으로 초청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10년 전 이뤄졌던 냉각탑 폭파를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008년 6월 27일. 북한은 미국 CNN과 한국의 문화방송 등 6자회담 참가국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북한이 영변 원자로 가동일지를 제출하는 등 핵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자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절차에 착수했고, 이에 북한이 불능화 대상이던 영변 5MW 원자로의 냉각탑 폭파로 화답한 것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당시 냉각탑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의 유무를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해 영변 원자로의 가동 여부를 판단해 왔기 때문에 냉각탑은 북한 핵 개발의 상징적인 장소로 여겨졌다. 일부 ‘정치쇼’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냉각탑 폭파 장면은 폭파 수 시간 뒤에 전 세계에 녹화중계됐다. 애초 생중계도 고려됐지만, 영변 지역에 위성을 송출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녹화된 화면을 평양으로 가져온 뒤에야 방송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엔 핵실험장 폐기 장면이 생중계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선 생중계가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며, 그간 위성 송출기술이 발전해 간단한 장비로도 생중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핵실험장 폐기’는 5월 또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따라서 남북정상회담의 모멘텀을 잇고 북미정상회담에서 본격적인 비핵화 논의를 하기 전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과시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냉각탑을 폭파했지만, 그 이후로도 핵 개발에 매진한 데서 보듯 이번 핵실험장 폐기도 단순한 ‘쇼’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냉각탑은 2007년 북핵 2·13합의에 따른 불능화 조치의 일환으로 내열제와 증발장치 등이 이미 제거돼 용도 폐기된 ‘빈 껍데기’ 상태였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은 여전히 일부 갱도가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못 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 시설보다 더 큰 두 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한 것도 ‘이벤트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불식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김정은, 트럼프 3년 짧다 생각하면 誤算/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정은, 트럼프 3년 짧다 생각하면 誤算/황성기 논설위원

    “미국은 북한과 아무런 조건 없이 언제 어느 곳에서 대화할 수 있으며, 북한이 우리 요구에 반응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북·미의 말 폭탄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조건 없는 대북 대화를 제안했다. 그는 “날씨 얘기만 해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인용한 발언은 틸러슨 게 아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해인 2001년 9월 한국 대사 부임 전 토머스 허바드가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17년 전에도 미국은 그랬다.30년 세월, 북한과 미국 간 숱한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여러 합의가 나왔지만 2018년 판 북·미 대화를 앞두고 개최 가능성과 결과에 불투명한 전망이 형성된 일도 드물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화할 충분한 용의가 있으며 문은 열려 있다”고 했지만 울림이 없다. 서울이 평양과 워싱턴을 설득해 같은 테이블에 모시는 일, 지난(至難)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에게 쌓은 벽은 멕시코 국경의 장벽보다 높다. 햇볕 정책의 빌 클린턴 정권 8년을 거쳐 집권한 부시 대통령은 대북 강경 자세로 북한을 긴장시켰다. 북·미 기본합의(1994년), 페리 프로세스(1999년)를 백지화할 기세였다. 그러나 결론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이었다. 클린턴 방식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부시는 정권 출범 반년 만인 2001년 6월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등 포괄적 의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대화 의사를 표명한다. 그렇다고 부시 정부의 북한 불신이 사그라진 것은 아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라 부르고, 테러지원국도 유지했다. 국제 정세도 북한 편이 아니었다. 그해 9월 11일 뉴욕 테러로 북·미 대화는 무기 연기됐다. 북한은 미국을 의식해 다음날 반테러 선언을 하고 2개의 반테러 국제협약에 가입하는 그들답지 않은 ‘성의’를 보인다. 하지만 이듬해 대량살상무기 ‘추구죄’로 이라크, 이란과 ‘악의 축’ 국가로 명명된다. 초조해진 북한이 2002년 10월 평양에 온 제임스 켈리 특사에게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확인시키는 초강경 조치를 취하고 2003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북·미 대화가 성사된다. 부시 정권 출범 2년 3개월째의 일이다.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 다음으로 남북 대화를 꺼낸 것은 김정은의 머리가 좋다거나, 제재에 밀렸다기보다 그들의 ‘핵 일정’을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갈망은 “우리는 대화에도 전쟁에도 다 준비돼 있다. 온 세계가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유독 미국만 모르고 있는가”라는 허장성세(2월19일 조선중앙통신)에서도 드러난다. 핵무력을 지난해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여 줬다면 대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일 차례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특사를 파견한다. 김정은은 남한 특사에게 제재 해제, 북·미 수교, 불가침협정 등을 손에 쥘 수 있을지, 트럼프에 대화의 진정성은 있는지 떠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오산해선 안 될 게 있다. 미사일로 장난치는 일이다. ‘서울, 도쿄, 미 본토 불바다’를 운운하다가는 평양 여명거리가 먼저 불바다에 휩싸일 수 있다. 트럼프는 ‘핵 제거’를 실천에 옮길 가능성이 어느 정권보다 높다. 핵으로 남한을 위협할 수는 있어도, 미국 앞에서는 비대칭 그 자체인 북한의 군사 전력이다. 코끼리를 조약돌로 위협하려다 뒷발에 채인다는 걸 알아야 한다. 체제도, 인민도 지키려면 핵을 내려놓은 길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사실, 한반도 북쪽 이외의 사람은 다 안다. 김정은의 핵 가진 경제 발전 프로젝트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전략적 인내’로 북한을 방치한 오바마 대신 힐러리에게 기대를 걸고 문 걸어 잠갔다가 호랑이 트럼프 만난 김정은이다. 철벽 제재에 ‘제2 고난의 행군’으로 버티려 할 것이고, 버틸 수 있겠지만 과연 득책(得策)일까. 트럼프 남은 임기 3년만 참으면 정권이 교체되겠지 버티다간 원금도 못 건진다. 제재로 인민 생활이 요동치는 조선민주주의공화국에 김정은 체제가 성할 거라는 생각, 별로 안 든다. marry04@seoul.co.kr
  • “인공지능(AI), 이미 악용 단계 돌입” 전문가들 경고

    “인공지능(AI), 이미 악용 단계 돌입” 전문가들 경고

    미사일로 바뀐 드론(무인항공기)이나 여론을 조종하는 가짜 영상, 또는 자동화된 해킹 프로그램은 범죄자 손에 들어간 인공지능(AI)이 가져올 일부 위협에 지나지 않는다고 AI 분야 최고 전문가 26인이 경고하고 나섰다. 학계와 시민단체, 그리고 업계의 기관 14곳의 전문가 26명은 이달 이틀간 영국 옥스퍼드에서 ‘AI의 위험성’에 관한 워크숍을 가졌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AI 악용 보고서’(The Malicious Use of Artificial Intelligence)는 불량 국가(테러지원국)나 범죄자, 또는 테러리스트들은 이미 AI를 악용할 수준에 있으며 그 기회는 무르익어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100쪽 분량의 이번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AI가 악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디지털과 현실세계, 그리고 정치까지 3가지로 꼽았다. 이번 보고서에는 미국 비영리 AI 연구 단체 ‘오픈 AI’(Open AI)와 디지털권리 단체 ‘프런티어전자재단’(The 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 그리고 미국 안보 싱크탱크 센터 ‘신미국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도 참여했다. AI 시스템의 설계자들은 자신들이 개발하는 기술이 악용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지금까지 이상으로 노력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또 이번 보고서는 각 나라 정부가 새로운 법안을 검토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보고서의 주된 제안은 다음과 같다.   · 정책 입안자들과 기술 연구원들은 AI의 악용을 이해하고 대비하기 위해 협력한다.  · AI는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양날의 검과 같은 기술임을 이해하고 연구자나 기술자들은 악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미리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 컴퓨터 보안과 같이 양날의 검과 같은 기술을 오랫동안 취급해온 분야에서 모범 사례를 배워야 한다.  · AI의 악용과 관련한 위험을 방지하고 완화하는 다양한 분야의 이해 관계자를 적극적으로 확충한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산하 실존적위험연구센터(CSER·Centre for the Study of Existential Risk)의 샤하르 아빈 박사는 B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먼 미래보다는 현재나 5년 안에 사용될 분야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으로 불리는 새로운 분야다. 인간의 예시나 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AI는 초인적인 수준으로 지식을 습득한다. 아빈 박사는 가까운 미래에 AI가 어떻게 ‘악의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몇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 인간을 뛰어넘은 구글 딥마인드의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같은 기술을 해커가 이용하면 데이터나 프로그램 코드의 패턴을 읽을 수 있다.  · 범죄자가 드론을 구매해 얼굴 인식 기술을 탑재한 뒤 표적이 되는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 · ‘봇(bot)’이라는 자동게시프로그램을 이용해 실제 사람이 올린 것처럼 ‘가짜’ 영상을 유포해 정치적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 · 해커들은 목표물을 속이기 위해 음성 합성을 사용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류미래연구소의 마일즈 브런디지 연구원은 “AI는 시민과 조직, 그리고 국가 수준으로 위험 예측을 바꿀 것이다. 범죄자들은 AI에 인간 수준의 해킹이나 피싱 기술을 학습하게 하거나 사생활을 없애는 감시와 자료수집, 그리고 억압 기술을 기억하게 하는 등 안보에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AI 시스템이 인간의 능력 수준에 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크게 능가하는 경우는 많다”면서도 “초인적 해킹과 감시, 설득, 그리고 물리적 대상 식별에 더해 인간 이하이긴 하지만 인간의 노동력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확장성이 있는 AI 능력의 영향은 성가시긴 하지만 필요하다”고 말했다. CSER의 책임자로 보고서를 공동 집필한 숀 오아이기어태이그 박사는 “AI는 현재 상황을 단번에 바꿀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5~10년 동안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AI의 악용에 매일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파악해야 한다”면서 “위험은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안이 몇 가지 있다”면서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의 정부와 기관, 그리고 개개인이 행동을 취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123rf.co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美 “유서 쓰고 북한 여행하라”

    지난해 9월 북한을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번에는 미국인이 북한을 여행하려면 유서를 작성하고 가족과 미리 장례식 절차까지 상의하라고 경고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폭스뉴스 등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북한 여행에 관한 경고문을 통해 “미국인이 북한 방문을 하면 체포 또는 장기 구금의 중대한 위험이 있으니 북한을 방문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을 방문하려는 미국인은 북한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태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며 “북한 방문을 위해 특별 허가증을 받은 미국인은 유서를 미리 작성하고 적절한 (생명) 보험 수혜자 또는 법적 권한을 양도하는 위임자를 지명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는 북한을 방문하려면 사실상 죽음을 각오하고 국무부에 승인을 신청하라는 뜻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돼 있다가 의식 불명 상태로 풀려나 사망하자 북한을 여행 금지 대상국으로 지정했고, 11월에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다. 9월부터는 특별 승인을 받은 미국인에 한해 북한 방문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국무부의 이번 경고 조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핵탄두가 자신의 집무실 책상에 있다고 위협한 뒤에 이뤄진 것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특공대·신형장갑차… “평창 테러 꼼짝마”

    경찰이 다음달 9일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해 경기장 주변에 경찰특공대, 신형장갑차, 드론 차단장비 등을 배치해 테러 예방에 총력을 기울인다. 개회식에서는 경찰청장이 직접 현장에 나가 경비 상황을 지휘하고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 경우 이들의 신변보호에도 나선다. 경찰청은 5일 서울 서대문구 본청에서 평창올림픽 제2차 치안대책위원회를 열고 올림픽 대테러 대책 등 안전대책과 세부 실시 방안을 점검했다. 경찰은 국제경찰협력센터(IPCC)를 운영해 테러지원국 입국자에 대한 정보활동을 강화하고 국제 테러리스트의 입국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기간 중 국가 중요시설과 다중이용시설 등에는 경찰 인력 배치를 늘리고, 개인 총기 등 위험물건에 대해서는 사전 안전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차량을 이용한 테러를 막기 위해 외곽 검문소 39곳에는 차단장비와 감속 유도시설이 설치된다. 아울러 경기장 외곽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돌발 상황에 대비해 스키, 스노모빌, 전기이륜차 등을 이용한 신속대응팀이 운영된다. 현장 경찰상황실에는 교통관제 폐쇄회로(CC)TV, 헬기영상 전송시스템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관제시스템이 구축돼 대테러 활동 통제탑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데 따라 정부 차원의 논의가 본격화하면 신변보호대 운영 등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회 안전과 관련해 경찰이 폭넓은 역할을 맡은 만큼 계획대로 실행되도록 세심히 점검하고 경기가 마무리될 때까지 완벽한 경비·안전 활동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北 외무성 부상 만난 유엔 사무차장… 김정은 경제행보

    北 외무성 부상 만난 유엔 사무차장… 김정은 경제행보

    방북 이틀째인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6일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면담했다고 AP와 교도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펠트먼 사무차장과 박 부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면담에 앞서 박 부상은 “진심 어린 대화를 나누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펠트먼 사무차장의 대북 채널이 리용호 외무상이라는 점에서 남은 체류기간 리 외무상도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경제 행보를 보도하며 ‘애민(愛民) 지도자’상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제사회의 제재·압박과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유엔 고위급 인사를 초청한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부드러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설된 삼지연 감자가루 생산공장을 현지 지도하시였다”면서 김 위원장은 공장 시설 등을 둘러본 뒤 “인민들에게 덕을 주는 공장으로 자기의 몫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백두산 일대인 양강도 삼지연군은 북한이 김일성의 ‘혁명활동 성지’이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로 선전하는 지역이다. 북한은 최근 삼지연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양강도 대홍단군을 중심으로는 감자연구소를 개설하는 등 감자 생산력 증가를 도모하는 ‘감자농사혁명’을 추진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삼지연 감자가루 생산공장 공개활동 보도는 김 위원장의 지시사항이 이행되고 있는 것을 과시하고 인민생활 향상을 위해서 노력하는 애민 지도자상 부각·선전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유엔 사무차장을 통해서 북한과 김 위원장의 입장을 외부에 보여 주고 싶은 측면이 분명히 있다”면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주민생활의 개선 또는 애민 등 자신의 이미지를 내부적으로 또는 대외적으로 상당히 부드럽고 주민을 챙기는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차원의 행보”라고 말했다.한편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1대가 이날 한반도 상공에 또 출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지난달 2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번에는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는 물론 F35A, F35B 등과 함께 대대적인 폭격 연습까지 실시했다. F15K, KF16 등 우리 측 공군 전력도 폭격 훈련에 합세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웜비어 부모, 로비스트 고용해 아들 죽인 북한에 복수했다

    웜비어 부모, 로비스트 고용해 아들 죽인 북한에 복수했다

    북한에 억류됐다 뇌사 상태로 돌아와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로비스트까지 고용해 미국 정부의 대북 추가 제재 단행을 압박했다고 4일(현지시간) 의회전문지 더힐이 보도했다.더힐에 따르면 프레드와 신디 웜비어는 지난달 10일 워싱턴DC의 로비 회사 ‘맥과이어우즈 컨설팅’을 고용해 미 정부가 추가적인 대북 경제 제재와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요구가 얼마나 작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2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다음날에는 해운 무역 차단에 방점을 둔 재무부의 추가제재가 나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더힐은 실제 로비를 위한 만남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맥과이어우즈, 백악관, 재무부, 국무부 등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17개월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과 북한의 오랜 교섭 끝에 지난 6월 혼수상태로 고향인 신시내티로 돌아온 웜비어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에 결국 숨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핵 보유국 지위 인정하라” 美 “핵 프로그램 중단이 먼저” 中선 “북핵 용인” 나오기 시작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도발 이후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다시 요구하고 나섰지만, 미국은 핵 프로그램부터 뒤로 돌리라고 맞서면서 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 입장 차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현 수준에서 중지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으며 이를 뒤로 돌릴 준비를 하고 대화에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4일 보도했다. 캐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현 수준에서 중지시키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이를 뒤로 돌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대화 테이블로 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방북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을 만났던 러시아 하원의원이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야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 전한 데 대한 논평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일단 핵보유국 지위를 받은 상태에서 대등하게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속셈이지만, 이는 북한 핵 문제에 있어서 비핵화 원칙을 흔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기 힘든 게 사실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우선 중요한 것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라며 “북한과의 협상을 위해서 좀더 과감하게 우리가 줄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중국 내에서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받아들이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베이징에 있는 카네기칭화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 퉁차오 등 중국 전문가와 서방 외교관의 말을 인용,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받아들이고 미국 또한 그렇게 해야만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퉁차오는 신문에 “중국 지도부는 군사력으로 북한의 핵 능력 확보를 막을 수 있는 시점은 이미 지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지금으로선 북한과의 경제적 관계를 완전히 끊어 초래될 김정은 정권의 붕괴 위험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매체에서도 북핵 용인이라는 단어가 언급되기 시작됐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도발 하루 뒤인 지난달 30일 사설에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바람에 황금 같은 대화 기회가 사라졌다”면서 “이젠 핵을 보유한 북한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거나 가장 나쁜 시나리오(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는 쪽으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여전히 표면적으로는 ‘북핵 불인정’을 고수하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북핵을 인정하는 것은 중국 외교의 제1원칙인 한반도 비핵화를 완전히 허무는 것이어서 중국 정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른 대북 소식통도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하면 중국이 가장 큰 위협을 느낄 것”이라면서 “중국은 차라리 미국에 의한 북한 체제 전복을 묵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뉴스 분석] 北 기습도발 vs 美 추가제재… 치킨게임 이어가나

    “北 ICBM 확실한 완성은 아냐… 美에 강력 제재 가할 빌미 제공” 북한이 지난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자 미국은 다시 강도 높은 대북 제재·압박에 착수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명분으로 국면 전환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북·미 간 의미 있는 대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과 북한이 제재·압박과 도발을 주고받는 ‘치킨게임’을 이어 가면 한반도 정세 역시 다시 안갯속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75일 동안의 침묵을 깨고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을 쏘아올리자 미국은 즉각 추가 제재에 나섰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미·중 간 정상 채널에서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논의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국제사회에 북한의 ‘외교적 고립 조치’도 요구했다. 금융제재 등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한 제재·압박으로 답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따른 조치다. 전문가들은 이번 도발이 북한이 원하는 협상 테이블로 미국을 끌어낼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스스로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국면 전환을 꾀하더라도 북한 뜻대로 되긴 어렵다는 얘기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30일 “북한이 ICBM 완성을 확실히 보여 줬다면 국면 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었을 텐데 그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미국이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할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껏 북한은 자신의 도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나 미국의 제재 조치가 나오면 여기 반발해 다시 도발을 감행하는 패턴을 보였다. 정부는 북한이 화성15형 발사로 도발을 재개한 데에도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추가 제재 조치에 다시 반발해 도발을 재개할 경우 국면 전환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외교가에는 북한이 ‘핵동결’을 선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 주장대로라면 핵미사일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다시는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대내외에 선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핵동결 선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2단계 북핵 폐기론’에도 부합한다. 그러나 북한이 핵 동결을 거론하더라도 이후 국제사회와의 입장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말하는 핵 동결은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위한 마무리 단계의 동결이지만 한·미 등은 핵동결을 비핵화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내년 신년사에서 미국과 군축회담이나 남북대화를 제안하거나 핵무기가 완성됐기 때문에 핵미사일 실험을 안 하겠다고 선언할 수도 있다”면서 “미국의 제재는 북한으로서는 7차 핵실험 등의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비핵화 요구 걷어찬 김정은…‘핵보유국 인정해야 대화’ 베팅

    비핵화 요구 걷어찬 김정은…‘핵보유국 인정해야 대화’ 베팅

    한·미의 대화 전제조건 일축 고강도 도발로 국면 전환 시도 “美 반발 본 뒤 다음 행동할 것” 재진입 기술 없어 대외용 분석북한이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형을 기습 발사한 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계획한 핵·미사일 고도화가 일정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주장대로 이미 핵무력을 완성했다면 한·미가 요구하는 비핵화를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앞으로 ‘제로’(0)에 가깝다. 북한은 미 전역 타격 능력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미국에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핵·경제 병진노선’을 국가전략으로 내세운 김 위원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 준비도 마감 단계”라며 처음 ICBM 개발을 공식화했다. 이후 북한의 도발 시계는 빨라졌으며,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6차 핵실험 이후에는 과학자들에게 직접 ‘핵무력 속도전’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날 성명대로라면 북한은 올 초에 ICBM 시험발사를 준비한 뒤 11개월 만에 핵무력 완성 단계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이날 김 위원장의 선언은 ‘대외 협상’을 고려한 전략적 선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화성15형 발사로 볼 때 북한의 운반체 기술은 고도로 발전했지만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이 확증되지 않아 완전한 핵무기 전력화를 이뤘다고 보긴 어렵다. 북한은 북·미 ‘말폭탄 대결’이 이어지던 지난달에는 ‘태평양상 수소탄 실험’을 예고했다. 북한 스스로도 진일보된 핵무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는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발사 시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이 아직 이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북한이 70여일간의 침묵을 깬 뒤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건 대미(對美) 전략을 둘러싼 내부의 고민이 끝났다는 측면으로도 볼 수 있다. 북한이 지난 9월 15일 이후 도발을 자제하자 외교가에서는 도발 중단 60일을 전후해 북·미 대화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계속 나왔다. 그러나 60일이 지난 시점에 미국 측은 “북한이 도발을 멈춘 이유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며 압박을 지속했다. 북한 역시 이에 맞서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럼에도 미국 역시 입장을 바꿀 기미를 보이지 않자 고강도 도발로 핵능력을 입증해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당분간 도발보다는 협상을 요구하며 국면 전환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도 미국 등 국제사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할 것이기 때문에 바로 도발을 한다고 보긴 쉽지 않다”면서 “미국의 반발, 압박 수준 등을 본 뒤 다음 행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日정부 “북한 탄도미사일, 사거리 역대최장”…고도 4000㎞ 돌파

    日정부 “북한 탄도미사일, 사거리 역대최장”…고도 4000㎞ 돌파

    “ICBM급 미사일 53분간 1000㎞ 비행…고각 발사로 고도 4000㎞ 훨씬 넘어” 북한이 29일 새벽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고각 발사로 4000㎞를 훨씬 넘는 고도까지 날아가 역대 최장 사거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일본 정부가 발표했다. 고각 발사는 80~90도 사이의 거의 직각 수준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되도록 멀리 보내는 것으로 요격을 피하는 동시에 대기권을 뚫고 더 멀리 날아가 목표물을 빠르게 타격할 수 있다.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오전 3시 18분쯤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한 발이 동해 상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 행위를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에 대해 엄중하게 항의할 것“고 비판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사거리가 역대 최장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사일이 다단계 방식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북한 미사일이 발사 뒤 53분간 비상해 오전 4시 11분쯤 아오모리현 서쪽 방향 250㎞ 지점의 일본 EEZ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사된 미사일은 ICBM급으로, 고각 궤도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일은 4000㎞를 훨씬 넘는 역대 최고 고도에 도달했으며 수평 방향으로는 960㎞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탄도 미사일이 다단계 방식의 미사일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미사일의 개량형인지, 새로운 미사일인지는 추후 분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파괴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전국순간경보시스템(J얼럿)이나 엠넷(긴급정보네트워크시스템)을 통해 국민들에게 속보를 전달하지도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미사일이 일본 영토·영해에 떨어지거나 상공을 통과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정보 수집과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해 강고한 대응을 취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NSC 참석 전 ”평화적 해결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짓밟고 폭거를 행한 것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도발 행위에도 굴하지 않고 압력을 최대한 높여갈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단결해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NSC 후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추가적인 제재 강화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방송과 통신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관련 기사를 신속하게 전했다. NHK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3개로 확인됐다며 이 중 가장 일본에 가깝게 낙하한 것은 아오모리현 규로쿠지마 서쪽 210㎞ EEZ로 추정되는 곳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NHK는 ”북한이 두 달 반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며 압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핵·미사일 개발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는 자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남·북·미·중의 정중동/손기웅 통일연구원장

    [열린세상] 남·북·미·중의 정중동/손기웅 통일연구원장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끝나고 한반도 정세는 숨 고르기 국면이다. 각자의 셈법으로 회담을 평가하고 지켜보면서 향후 정책과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한·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동맹 그리고 유사 시 한반도 방위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 북핵의 완전한 폐기를 공언하여 북·미 회담이 재개될 경우 핵 폐기가 아니라 핵 동결이 중심 의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 북한 인권 문제를 강하게 거론해 대북 제재와 함께 김정은을 더욱 압박해 변화를 추동해 내고자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중국과의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나온 ‘3불 정책’은 한·미·중의 체면을 모두 살리면서 문제를 풀어 가는 실마리가 됐다. 중국도 사드 철수가 가능하지 않다는 한국 내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추가로 배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만족해야 했다. 더불어 MD 체제 편입과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우리의 소극적 입장도 중국의 이해에 부합했다. 한편 우리 역시 사드 추가 배치가 국내적으로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고 미국도 마찬가지다. MD 체제 편입과 한·미·일 군사동맹화가 미국의 희망이긴 하지만, 미국 역시 부정적인 우리의 국내 정서를 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미 사드가 들어와 있는 상황에서 한·미는 협력할 수밖에 없고, 군사동맹 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미·일의 군사적 협력은 강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이 핵 강대국이면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이고 NPT 체제의 중심국이자 6자회담의 당사국들인 미국, 중국, 러시아가 동시에 하나의 목소리로 북한에 완전한 핵 폐기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에 본질적인 문제가 아닌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미·중 간에 이견이 생기면서 비핵 전열이 엉켜 버렸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중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닥을 잡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후 미국의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중국의 대북 경제제재 강화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북한의 셈법은 다를 것이다. 북·미 대화를 위한 물밑 접촉과 상관없이, 혹은 중국의 ‘쌍중단’과 ‘쌍궤병행’ 제안을 받아들여 대화를 시작하더라도 북한은 핵무기 기술의 고도화와 핵무기 체계 완성을 지속할 것이다. 핵 보유국으로서 핵 폐기가 아닌 군비 통제를 주제로 미국 및 국제사회와 대화하고자 할 것이며, 거래비용을 최대한 높이고자 할 것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우리가 전 세계를 향해 잘 차린 무대를 북한은 돈 한 푼 안 들이고 평화 공세의 일환으로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올림픽에 참여하는 미국, 중국, 러시아 등과의 대화 기회로 삼음과 동시에 국제사회에 자신의 입장과 정책을 홍보할 것이다. 정중동(靜中動)의 상황은 돌아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기회다. 정상회담의 과정에서 불거진 ‘균형외교’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계론적 균형자 역할론은 아닐 것이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공유하면서 군사동맹 관계에 있는 미국의 협의와 지지를 바탕에 두는 대중 접근임과 동시에 국가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현실정치’여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대화의 원칙을 평창동계올림픽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동계올림픽은 평화올림픽이 돼야 함과 동시에 양자 및 다자적 남북 대화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 필요하다면 참가하는 북한에 대한 물질적 지원도 고려돼야 한다. 참가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는 국제사회의 일반 원칙을 남북 관계에 고수하기보다 북한의 참가를 남북 간 대화와 교류협력의 물꼬로 활용하는 것이, 그들이 어떠한 목적으로 내려오든 간에 그들에게 우리 사회를 보여 주는 것이 더 큰 국가 이익이다. 제재와 대화, 억제와 협력의 양면 전략이 외교, 안보, 대북·통일정책의 중심으로 뿌리내려야 한다. 그것의 전제조건을 재확인하고 창조적으로 실천하려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정중동의 시기다.
  • 日 “北 탄도미사일 전파 포착”…美도 “주시”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를 의심하게 하는 전파 신호를 포착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28일 “수일 내 발사도 있을 수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며 이같이 전했다. 통신은 “위성 영상에서는 미사일 본체나 이동식 발사대의 모습이 파악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는 이런 까닭에 인민군의 동계훈련 과정에서 나온 전파 신호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다각적인 가능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과거에도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를 의심하게 하는 비슷한 전파 신호가 포착된 적이 있었지만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연내에 그동안 동해로만 발사했던 ‘화성14’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태평양 발사를 감행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 능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통신은 9월 말 북한의 미사일 공장에서 미사일이 반출됐다는 보도가 있었고, 10월에는 탄도미사일이 실린 이동식 발사대의 이동 모습을 미국 위성이 포착하기도 했다며 북한이 미국 등의 태도를 보려고 양동작전을 펴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한 뒤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20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뒤 북한이 다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는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지속해서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한·미동맹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이나 공격에도 대응할 능력이 있고, 앞으로도 굳건할 것”이라고 답했다. 매닝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는 (북핵 해결을 위해) 군사적 뒷받침 속에 외교가 이끄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북한 압박 지속 여부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국무부가 외교적 옵션과 구상이 발휘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여전히 ‘경제 행보’를 반복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28일 김 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에 지난 10월 준공된 메기공장(양식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김 위원장이 현장을 둘러보며 “도내 인민들이 공장 건설을 통하여 자력갱생의 혁명 정신을 발휘하면 못해낼 일이 없고 세상이 보란 듯이 더욱 잘살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폐부로 절감하였다고 한다는데 신심이 백배해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21일에는 김 위원장이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15일 탄도미사일 도발 이후 군사 행보를 멈춘 채 군부대 산하 농장, 신발공장, 화장품공장, 트랙터공장 등 경제현장 시찰에 집중하며 ‘제재 극복’ 메시지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日정부, 北미사일 발사준비 의심 전파 포착…수일내 발사 가능성”

    “日정부, 北미사일 발사준비 의심 전파 포착…수일내 발사 가능성”

    일본 교도통신, 日정부 관계자 인용해 보도“미국 태도 시험 가능성도···훈련일 수도“ 일본 정부가 북한에 의한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를 의심하게 하는 전파 신호를 포착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교도통신은 28일 복수의 일본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미사일의 종류 등은 특정돼 있지 않다면서 ”수일 내 발사도 있을 수 있다“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통신은 다만 ”위성 영상에서는 미사일 본체나 이동식 발사대의 모습이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런 까닭에 (일본 정부가) 미사일 발사 준비가 아니라 인민군의 동계훈련 과정에서 나온 전파 신호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신중히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한 이후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일 이후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뒤 북한이 다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에 대한 ‘완전한 파괴’를 언급하자 ‘사상 최고의 초강경대응조치’를 검토하겠다고 응수한 바 있다. 통신은 9월 말 북한의 미사일 공장에서 미사일이 반출됐다는 보도가 있었고, 10월에는 탄도미사일이 실린 이동식 발사대의 이동 모습을 미국 위성이 포착하기도 했다며 북한이 미국 등의 태도를 보려고 양동작전을 펴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과거에도 비슷하게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를 의심하게 하는 전파 신호가 포착된 적 있지만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연내에 그동안 동해로만 발사했던 화성-14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태평양 발사를 감행해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 능력을 과시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 미사일의 자국 내 낙하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주고쿠 지역 4개현과 홋카이도 하코다테시에 지대공 패트리엇 미사일(PAC3)을 전개하고 있다과 연합뉴스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발 중단’ 70일 넘긴 北… 전략적 인내? 기술적 문제?

    테러지원국·JSA 귀순에도 조용 “ICBM 완결성 탓 딜레이 가능성… 한미 연합훈련 연기도 지켜볼 듯” 북한이 ‘도발 시계’를 멈춰 세운 지 70일이 넘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이 전략적 인내를 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핵·미사일 개발 계획이 ‘기술적 장벽’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6일 “북한이 제재나 압박 때문에 도발을 안 하는 게 아니고 기술적 이유 때문에 딜레이되고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 한계라는 표현보다 기술적 완결성을 추구하는 꼼꼼함과 신중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화성14형’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태평양상에 7000㎞를 날려서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되는데 대기권 재진입 등 기술적인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 완결성뿐만 아니라 도발을 했을 때 뭔가 얻을 수 있는 전략적 타이밍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올해 안에 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북한의 도발 중단을 두고 북·미 간 물밑 접촉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제기됐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이 60일간 도발을 멈추면 직접 대화할 생각이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북한은 도발할 것으로 예측됐던 시기마다 군사적 도발에 나서지 않으면서 북·미 대화 가능성에 점차 기대감이 모아졌다. 그러나 도발 중단 60일이 지난 시점에서 미국은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 등에서 “북한이 도발 중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도발 중단’ 시간이 카운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며 제재·압박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후 북한이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많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잠잠하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한 북한 병사 귀순 사건에 대해서도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핵보유국 인정이란 양측 주장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북·미 간 물밑 접촉 가능성도 별다른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 외교부 문답 정도로 굉장히 낮은 수위에서 대응한 것은 전체적으로 판 자체를 신중하게 보는 것”이라며 “평창동계올릭픽 때문에 키리졸브 훈련이 잠정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유연하게 상황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평창올림픽 기간 휴전 유엔결의 이행 의무 있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에 유엔 휴전 결의를 적극 현실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유엔 총회는 지난 13일 우리 정부 주도로 제출한 ‘올림픽의 이상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건설’이란 평창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북한을 포함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올림픽 휴전 결의안은 세계평화를 촉진한다는 차원에서 1993년부터 개최국이 제출하고 유엔 총회에서 의결하는 것이 관례가 됐다. 올림픽 기간에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하자는 국제사회의 약속이자 선언으로 상징적 의미가 강하지만 우리 정부 주도로 이뤄진 만큼 작금의 한반도 위기를 경감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런 맥락에서 유엔 결의를 현실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청와대 내부에서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한·미 군 당국 간에 이와 관련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올림픽 기간과 겹치는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 훈련 기간이 조정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올림픽 자체가 정치와 인종, 이념을 떠나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의 잔치인 만큼 북한 참가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우리가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국제사회에 약속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어제 북한이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됐지만,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두 달 넘게 군사적 도발을 자제해 온 북한이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할 확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유엔 휴전 결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개최국의 의무로 볼 수 있다. 평창올림픽 기간 중 한·미 연합군사훈련 일시 중단 카드는 유엔 결의를 준수하는 동시에 올림픽의 평화적 개최를 위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한다는 의미도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동계올림픽 기간 남북한이 동시에 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유엔 휴전 결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경우 김정은 정권의 무모함이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각인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북한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고 유엔 대북 경제제재가 올바른 방향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 [이경형 칼럼] 북 퇴로는 열어 줘야

    [이경형 칼럼] 북 퇴로는 열어 줘야

    올 북한의 엄동설한은 더 가혹할 것 같다. 북한에 갔던 중국 특사가 빈손으로 돌아오고 미국은 북한을 9년 만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두 달 이상 조용했던 북한이 무력시위로 반발한다면 한반도는 안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9일 정상회담에서 중국 특사 파견을 통해 북한의 도발 중단 의사를 타진키로 했지만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면담 거부로 실패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 특사가 귀국하자 다음날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어제는 추가 제재까지 발표했다. 북한 문제를 미·중 간의 역학관계, 빅딜 문제로 보는 시각이 있다. 키신저 박사의 “중국이 북핵을 해결하고,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 빅딜설이 대표적이다. 중국이 북핵을 해결하면 북한을 중국의 완충지대로 인정하는 내용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국제 안보환경은 대국 간 힘의 균형과 지정학적 역학관계의 산물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환영 만찬에서 트럼프에게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며 장황하게 설명했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남북) 통일을 꼭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시진핑과 트럼프의 이 같은 말에서 대국 중심으로 구상하는 국제 전략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압박을 가중하더라도 퇴로를 열어 주는 것은 필요하다. 최근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살벌해지는 것은 내부 권력 기반이 불안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김정은이 ‘핵 자살테러극’이라도 벌인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이 입는다. 미·중이 북핵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칫 남북한을 사실상 영구 분단하는 일을 벌일 수도 있다. 이런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독 안에 든 쥐’도 급하게 잡으려면 물릴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이 스스로 물러나도록 유도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의 퇴로를 열어 주는 데 일정 역할을 할 수 있다. 다음달 중국을 방문, 시진핑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북핵 공조 방안 가운데는 북한이 단시일은 아니더라도 중기적으로 핵을 폐기하는 대안적 방식을 두고 다양한 모델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은 북한이 퇴로로 삼을 수 있는 기회다. 평창에 이어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의 릴레이 올림픽 개최라는 한·중·일 간의 ‘스포츠 협력의 열차’에 북한도 탑승할 수 있다. 유엔총회는 지난 14일 ‘평창올림픽 52일 휴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내년 2월 2일부터 3월 25일까지 물리적·군사적 위협을 포함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자는 내용이다. 만약 북한이 평창에 참가 의사를 표하고 도발을 그때까지 자제한다면 이 기간에 예정된 ‘키리졸브’ 한?미 연합훈련을 유예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이 주장하는 ‘북핵 중단, 한·미 군사훈련 중단’의 ‘쌍중단’과는 별개의 사안이지만 맥락은 이어질 수 있다. 북한은 ‘추가 핵·미사일 도발로 핵 무력 완성’이라는 외골수에 스스로 갇혀 거의 자폐 증상을 보이고 있다. 이럴수록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필요하다. 북·미 간 뉴욕 채널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활발했지만 지금은 거의 단절됐다고 한다. 뉴욕 채널이든, 반관반민의 1.5 트랙이든 북한이 외부와 말문을 열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난주 방한했던 바자노프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원장이 북한 고위 외교관에게 “북한은 왜 불꽃놀이하듯 미사일을 자꾸 쏘아대느냐”고 묻자 “우리가 그것 빼고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라고 되물어 실소를 자아냈다고 한다. 길거리 싸움판에서도 약자가 함부로 흉기를 휘두른다. 북핵 완전 폐기의 목표를 향해 가는 평화적 해결의 도정에는 늘 우발적 충돌과 확전의 위험 요소는 상존한다. 북한의 퇴로를 터놔야 북핵 해결도 연착륙이 가능하다.
  • 美, 北 해상무역 ‘원천봉쇄’

    美, 北 해상무역 ‘원천봉쇄’

    중국인 1명·中기업 4곳도 포함 미국이 북한의 육·해상 운송과 해외 노동자 송출 통로 차단 등 핵과 미사일 개발로 흘러드는 ‘돈줄’을 이중삼중으로 옥죄는 초강력 대북 제재에 나섰다. 전날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이은 후속 조치다. 미국은 중국 대북특사의 ‘빈손’ 복귀 이후 북한이 아직 핵 포기 의사가 없다고 판단했다.미 재무부는 21일(현지시간) 북한인 1명과 기관 13곳, 선박 20척 등을 제재하는 추가 대북 제재안을 발표했다. 북한 기업뿐 아니라 중국인인 쑨쓰동 단둥둥위안실업 대표와 중국 회사 4곳도 포함됐다. 북한의 국가기관인 육해운성·해사감독국과 릉라도룡무역 등 선박관리 회사, 강성1호 등 선박 20척 등도 제재에 처음 포함됐다. 미 정부는 북한이 육로가 막히자 주로 해상으로 원유를 수입하고 석탄·무기를 수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릉라도룡무역 등 4곳의 회사가 소유·운영하고 있는 장경호·금성3호 등 북한 선박 20척 등은 북한의 석탄 수출이나 원유 수입에 관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는 제재 대상 지정 근거로 지난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371·2375호와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인 행정명령 13810호를 내세웠다. 성명에서 “이번 제재는 북한의 수익 창출에 도움되는 교통·운송 네트워크뿐 아니라 북한과 오랫동안 거래해온 제삼국(중국)인까지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남남협조회사도 제재 대상에 추가,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을 통한 외화벌이도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남남협조회사는 북한 노동자들을 중국·러시아·캄보디아·폴란드 등에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을 더욱 직접적으로 압박했다.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단둥(丹東)을 목표로 삼았다. 주로 단둥이 주 무대인 중국인 1명과 중국 무역 4곳을 추가 제재 대상으로 올렸다. 이 회사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부품 조달과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중국 단둥을 통한 교역과 해상 무역 회사, 북한 인력 송출 회사 등을 정조준한 이번 제재는 북한의 돈줄을 꽁꽁 묶겠다는 미 정부의 의지를 드러냈으며, 북한을 돕는 중국 기업에도 엄중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틀을 벗어나는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한다”면서 “특히 다른 국가가 자국의 국내법에 따라 중국의 기관과 개인을 상대로 사법 관할권을 확대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에 대해 “감히 우리를 건드린 저들의 행위가 초래할 후과(결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재지정 이후 첫 반응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美 고강도 압박 의지 보인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

    미국이 9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했다. 2008년 10월 북·미 간 핵 검증 합의에 따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됐다가 이번에 다시 명단에 올랐다.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르면 일단 무기수출통제법·수출관리법·국제금융기관법·대외원조법·적성국교역법 등 5개 법률에 근거해 제재가 시작된다. 무기 관련 수출과 판매의 금지는 물론 미국의 대외 경제원조 금지 등 다양한 금융 및 기타 분야 제재를 받는다.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이중·삼중 제재 망에 둘러싸인 상황이라 이번 조치로 실질적인 추가 제재의 효과는 별로 없다. 국제사회에서 일종의 불량국가로 낙인찍는 상징적 효과가 크다. 고강도 압박을 이어 가겠다는 미국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 미국의 목표는 명확하다. 북한이 고통을 느낄 때까지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미 재무부가 이번 결정과는 별도로 조만간 ‘역대 최고 수준’의 추가 대북 제재안을 발표한다는 방침도 같은 맥락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관련해 ‘여전히 외교적 해법을 선호한다’고 했지만 립서비스나 다름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이후 테러지원국 지정을 하지 않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사의 방북 일정 종료 시점까지 기다렸다는 관측이 많다. 중국 특사가 북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 결정적 요인은 김정남 암살 사건과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이다. 특히 관광차 북한을 방문했다가 17개월간 억류된 웜비어가 지난 6월 석방된 뒤 엿새 만에 사망하면서 미국 내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여파는 당분간 한반도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다. 테러지원국 자체가 국제적으로 불량국가로 낙인찍는 효과가 큰 만큼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북한은 이번 조치를 미국의 적대시 정책 연장선으로 보고 있는 만큼 핵·미사일 개발이란 자신들의 해법에 더욱 매달릴 것이다.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 없이는 경제 건설은 물론 체제 보장도 어렵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대화 분위기가 사라지고 한반도에서 다시 안보 위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방북이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라 당분간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는 더욱 고조될 수 있다. 전례로 봐도 김정은 정권과 트럼프 행정부 간의 강 대 강 대결은 결국 문제 해결보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북한의 도발과 이에 따른 미국의 보복 압박이 되풀이되는 현재의 방식으론 본질적인 문제 해결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부 당국의 유연한 대처와 위기관리 능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 사우디는 ‘이란식 민주주의’가 두려워

    사우디는 ‘이란식 민주주의’가 두려워

    레바논 ~ 이라크 ‘시아 벨트’ 부담 “사우디 왕권 교체기 불안 투영”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권 교체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권력 무함마드 빈살만(32) 사우디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은 아직 정치적 역량을 증명해내지 못했다. 이 와중에 오랜 숙적 이란은 중동 일대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를 신봉한다. 수니파 맹주 사우디에게는 눈엣가시다. 이란은 혁명을 일으켜 왕조를 전복시키기도 했다. 새 국왕이 사우디를 틀어쥐기 전에 이란을 위시한 시아파가 중동을 장악하는 것은 아닌지, 이란에서 태어난 이슬람식 민주주의가 아랍국 일대로 퍼져 나가는 것은 아닌지, 이란을 바라보는 사우디는 불안하다.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연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긴급총회에서 “이란은 세계 제1의 테러지원국이다. (레바논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세력) 헤즈볼라는 아랍국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우디 등은 지난 4일 예멘 시아파 후티 반군이 사우디 리야드 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건의 배후에 이란과 헤즈볼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우디 측은 “이란의 공격에 나태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며 무력 충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20일 “아랍연맹의 성명은 거짓말과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는 TV 연설에서 “우습다”며 탄도미사일 발사 배후에 헤즈볼라가 있다는 설을 일축했다. 양측이 전쟁이라도 벌일 듯한 기세지만, 군사력·경제력 등 전통적인 ‘하드 파워’ 측면에서 이란은 사우디의 상대가 안 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펴낸 ‘세계 군비 지출 동향’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해 637억 달러(약 69조 8597억원)의 군비를 지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은 세계 4위다. 이란의 지난해 군비는 123억 달러로, 사우디의 5분의1 수준이다. 사우디는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 미국의 오랜 우방이기도 하다. 전임 버락 오바마 미 정부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이란에 적대적인 것도 사우디에 유리하다. 경제 규모도 사우디가 크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17년 사우디 국내총생산(GDP)은 6785억 달러이며, 이란의 GDP는 4276억 달러다. 또 사우디는 세계 1위 산유국으로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하지만 이란의 ‘소프트 파워’는 사우디에 위협적이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을 통해 왕조를 전복시키고 이슬람식 민주주의를 구축한 전력이 있다. 최고 성직자가 최고지도자를 맡되 그 아래 대통령을 중심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분리해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반면 사우디는 1932년 국가를 수립한 이후 지금까지 전제군주제를 고수해 왔다. 사우디 국왕은 왕이자 동시에 이슬람의 수호자를 자임한다. 왕은 입법, 사법, 행정 등 각 방면에 걸쳐서 절대적 권력을 가진다. 이에 대해 AFP통신은 지난 12일 “사우디는 이란이 혁명을 수출해 자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란의 입김 강화가 사우디 왕위 교체기와 맞물리면서 사우디의 불안감이 증폭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정부는 양위 계획을 부인하고 있지만, 데일리메일은 지난 16일 왕실 관계자들을 인용해 “늦어도 25일까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이 빈살만 왕세자에게 왕위를 이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동맹국 또는 추종 세력에 자율성을 주는 방식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미 온라인매체 더인터셉트는 지난 17일 “사우디와 이란이 각각의 동맹국을 어떻게 대우하는지를 보면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인터셉트에 따르면 이란은 각국을 직접 통치하거나 명령하지 않고 독립적 정치구조를 허용한다.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후티 반군 등이 그 예다. 그들은 의사결정에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받는다. 반면 이슬람 근본주의 ‘와하비즘’이 지배하는 사우디는 동맹국에도 엄격한 종교적·정치적 기준을 요구했다. 때문에 소수의 우방국을 제외한 다수를 적국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이슬람국가(IS) 패퇴 이후 이란은 IS가 점령했던 이라크, 시리아와의 유대를 다지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이란의 지지를 받는 헤즈볼라의 입지가 단단해졌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사우디는 머리맡에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 벨트’를 두게 된다. 다급해진 사우디는 앙숙 이스라엘의 손을 잡았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20일 유발 슈타이니츠 이스라엘 에너지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이스라엘은 사우디와 비밀리에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조너선 아델만 미 덴버대 국제학 교수는 지난 17일 미국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빈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란과의 갈등을 지렛대로 삼고 있다”면서 “국내 문제로 향한 사우디의 시선을 이란으로 돌리려는 것이지 꼭 전쟁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카타르 아부 디아브 프랑스 파리대 정치학 교수는 “이라크, 시리아 그리고 예멘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이 변수”라면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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