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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런던올림픽 D-100] ‘제임스 본드’ 3800명 뜬다, 제2의 런던 테러는 없다

    [2012 런던올림픽 D-100] ‘제임스 본드’ 3800명 뜬다, 제2의 런던 테러는 없다

    2005년 7월 7일 아침. “2012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런던이 선정됐다.”는 전날의 낭보에 환호했던 런던 시민들은 하루 만에 비통함에 잠겼다. 런던의 출근길 지하철·버스 테러로 모두 56명이 숨진 탓이다. 영국인들의 ‘올림픽 테러 트라우마’는 이때 시작됐다. ‘2차 대전 이후 최대 첩보전으로 테러 공포를 넘는다.’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은 테러범들에게도 ‘절호의 기회’로 통한다. 단 한 건의 공격으로 자신의 주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까닭이다. 1972년 서독 뭔헨올림픽 당시 팔레스타인계 무장조직 ‘검은 9월단’이 인질극을 벌여 모두 17명이 사망한 이후 올림픽 개최국은 번번이 테러 공포에 떨어야 했다. 런던도 예외가 아니다. 올림픽 기간(오는 7월 27~8월 12일) 중 국가 정상급 인사만 120명이 런던을 찾는다. 영국은 2만명 넘는 경비인력을 투입, 테러와의 싸움을 준비 중이다. 영국 정부는 자국 정보 인력을 총동원해 철통 보안 모드에 돌입했다. 우선, 영국 내 안보를 담당하는 정보국 ‘MI5’ 요원 3800명이 올림픽 관련 감독 업무에 투입됐다. 올림픽 기간 동안 휴가도 모두 반납했다. 영국 언론들은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정보전’으로 묘사할 정도다. 경비 인력도 애초 계획보다 2배가량 늘렸다.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은 올림픽 경비에 경찰 1만 2000명을 동원할 예정이었지만, 테러 가능성이 점증하면서 모두 2만 3700명을 현장에 쏟아붓기로 대책을 수정했다. 경찰과 민간요원 외 군인 1만 3500명이 추가 배치되며 군 병력 중 5000명은 폭발물 처리, 건물 수색, 탐지견 운용 등의 분야에서 경찰을 지원한다. 인력 증원으로 올림픽 경비 예산도 당초 2억 8200만 파운드 (약 5124억원)에서 5억 5300만파운드(약 1조 49억원)로 증액됐다. 재정위기 탓에 허리띠를 졸라맨 영국으로서는 꽤 부담스러울 듯하다. 영국군은 지대공 미사일과 정찰기까지 동원, 경기장 주변에 배치하고 해병대원이 탑승한 해군 강습상륙함 ‘HMS 오션’을 템스강 어귀에 정박시킨 채 테러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림픽 경기 시설에서도 철두철미한 보안 검색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장들은 폭발물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내구성 있게 설계됐고, 안전유리도 설치했다. 시설 내 도로는 곡선으로 설계해 차량을 이용한 테러 등에 대비했다고 한다. 영국 정부가 테러를 막으려 물량전을 펴고 있음에도 테러리스트의 공격 가능성은 대회 기간이 다가올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 용의자 6명이 런던 올림픽 기간 중 청산가리가 섞인 핸드크림으로 도시를 혼란에 빠뜨리려고 계획했다가 검거됐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또 지난달 프랑스 툴루즈에서 연쇄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국제테러조직과 연관되지 않은 ‘외로운 늑대’형 테러범의 공격 가능성에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데니스 오스왈드 IOC 위원은 “(프랑스 총격 테러와 비슷한) 사건이 올림픽에서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모든 올림픽 시설은 경비 대상이지만 경기장에 가기 위해 길거리에 나섰을 때나 버스를 기다릴 때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걱정 때문에 미국은 연방수사국(FBI) 대원 등 1000명의 자국 보안요원을 런던에 파견, 자국 선수들과 대표단을 직접 경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영국 정부가 테러 가능성 차단을 명분으로 시민들의 사생활을 전방위 감시하는 ‘빅브러더’ 사회를 만들려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내각이 최근 전화·전자우편·오프라인 자료 등을 좀 더 쉽게 감시할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자 야당과 시민사회에서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구 종말’ 대비한 최고급 ‘지하 14층 아파트’ 공개

    ‘지구 종말’ 대비한 최고급 ‘지하 14층 아파트’ 공개

    핵전쟁과 태양폭발, 행성 충돌 등 지상에 사는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가 점차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해외에서 ‘지구 최후의 날’을 대비한 엄청난 규모의 ‘럭셔리 지하 아파트’ 설계도가 공개됐다. 미국 중부 캔자스 주 옛 미사일 격납고 지역 지하에 수직으로 들어설 이 아파트는 최고급 풀장과 영화관, 도서관 까지 갖추고 있으며, 태양폭발이나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도 끄떡없다. 또한 지하에서 발생할 지진에 대비해 콘크리트 대신 철강을 섞어 지지대를 만들고, 식료품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텃밭과 인공호수와 학교, 병원도 들어설 예정이다. 외부와 연결된 독채가 따로 존재해 출입하는 사람들의 관리·통제가 용이하고, 자원이나 물자 등을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일명 ‘종말 예비팀’(Doomsday Preppers)이라 불리는 이 아파트는 덴버 주에 사는 개발업자인 래리 홀을 비롯한 총 4명의 투자자가 이미 700만 달러(약 80억 원)의 거액을 투자한 건물로, 총 지하 14층으로 이미 격납고로 쓰이던 곳을 수리·보수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07년 처음 이를 디자인한 홀은 “예측하기 어려운 ‘지구 최후의 날’을 대비하고 싶다.”면서 “감시카메라와 철저한 신원확인 등의 시스템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물의 7개 층이 이미 지난 해 8월 계약을 마쳤으며 현재도 프로 미식축구 선수나 유명 카레이서, 영화감독, 유명 정치인 등이 문의해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이색적인 종말준비에 캔자스 주립대학 인류학과 존 홉프스 교수는 “종말을 소재로 한 영화나 다큐멘터리의 제작과 공개가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종말에 더욱 두려움을 느낀다.”면서 “미디어를 통한 종말주의의 지나친 노출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Weekend inside] 中 정권교체기 맞아 사회 ‘군기 잡기’ 안간힘

    [Weekend inside] 中 정권교체기 맞아 사회 ‘군기 잡기’ 안간힘

    중국 당국이 지난 2월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 발생한 흉기난동사건 주동자에게 최근 사형을 선고한 데 이어 위구르족 테러리스트 명단을 전격 발표하고, 공개수배에 나섰다. 정권교체기를 맞아 분리 독립을 요구하며 폭동을 일으킨 위구르족을 포함해 일부 소수민족에 대한 경계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돼 주목된다. 중국 공안부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의 주요 멤버로 보이는 6명의 명단을 사진과 함께 공개하고 이들이 소유한 모든 은행예금 등 자산을 동결했다고 신화통신이 6일 보도했다. 지난 2008년 2차 테러리스트 명단 발표에 이어 4년 만이다. 공안부는 “이들은 테러리스트 훈련, 조직원 모집, 행동 경비 모금 등 테러 활동에 종사해 왔다.”면서 “이들은 중국이 당면한 가장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치안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ETIM은 위구르족의 분리·독립 운동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으로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 테러 사건과 반정부 시위가 이 조직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산둥(山東)성 더저우(德州) 닝진(寧津)현에서 무슬림인 후이(回)족 청년 수천명이 인근 한족 마을에 몰려가 흉기를 휘둘러 한족 20여명이 크게 다치는 폭동이 일어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분리 독립 성향이 강한 신장 위구르족이나 티베트족에 비해 비교적 한족에 잘 동화된 후이족마저 한족과 마찰을 빚으면서 소수민족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날 홍콩 명보(明報)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닝진 마을 인근 톈장(田莊)중학교에서 한족 여학생을 상대로 돈을 빼앗던 후이족 청년 2명이 한족인 촌서기가 야단을 치자 즉시 다른 후이족 청년들을 데려와 촌서기를 구타한 뒤 돌아갔다. 다음 날 1000여명의 후이족 청년들이 흉기를 들고 한족 마을에 몰려와 주차된 차량과 상점의 유리 등을 부수고 마을 주민들을 폭행해 한족 2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민족문제 전문가 후싱더우(胡星斗)는 “중국의 민족갈등은 민족을 격리해 관리하는 정부의 잘못된 민족 정책 탓”이라면서 “미국처럼 어느 민족인지 굳이 밝히지 않고 함께 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부품 적고 간편해서 아이·여성들까지 전장의 병사로 내몬 총

    전 세계에 1억 정 이상 유통되고 있는 소총이 있다. 이는 각 나라의 병사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숫자다. 누구나 한두 시간 정도면 배울 수 있는 쉬운 조작법, 여덟 개밖에 되지 않는 적은 부품 수에 혹한과 혹서, 습기나 모래 등의 이물질에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국인에겐 소말리아 해적들이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에게 총상을 입힐 때 사용했던 것으로 각인된 소총. 바로 ‘테러리스트의 필수품’이라고 불리는 AK47 소총이다. ‘역사를 바꾼 총 AK47’(이정환 옮김, 민음인 펴냄)은 일본의 저널리스트 마쓰모토 진이치가 아프리카와 중동 등 분쟁 지역을 돌며 AK47의 개발과 확산, 그로 인한 폭력과 후유증을 고발한 르포 에세이다. AK47이 어떻게 분쟁 지역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AK47로 대변되는 ‘통제되지 않는 무력’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지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AK47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러시아의 젊은 군인이었던 미하일 칼라시니코프(93)에 의해 개발됐다. 단발총으로 독일군의 자동 화기에 맞서다 희생된 수많은 전우들의 시신을 목격한 칼라시니코프는 잔고장이 적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자동소총을 개발하기로 마음먹는다. 이후 1947년 개발에 착수, 1949년부터 양산하기 시작한 AK47은 군용 총기의 소형화와 자동화를 이끌었고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돌격 소총의 대명사로 추앙받고 있다. AK47의 최대 강점은 간편함이다. 기관 부위에 화약이나 먼지가 남아 있어도 별 지장 없이 작동되도록 설계됐다. 자주 손질을 하지 않아도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간편함 때문에 어린 소년, 소녀들도 전장으로 내몰렸다. 모잠비크나 소말리아, 콩고, 수단 등 어린 병사들이 탄생한 국가의 총은 대부분 AK47이었다. 1990~2000년 사이 200만명에 달하는 어린이가 무력 충돌 과정에서 사망했고 현재도 전 세계 25만명의 소년병(3분의1은 여자)이 AK47을 들고 전장에 동원되고 있다. 1960~1980년대 베트남, 쿠바, 앙골라 등에서는 식민지 해방 전쟁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크고 작은 내전 지역과 이권 다툼의 현장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흉기로 전락했다. 반면 소말리아 북부의 소말릴란드 공화국에서는 정부가 총기를 회수하고 잿더미에서 다시 희망을 건설하는 ‘총기 회수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총이 아니라 법과 질서”라고 역설하고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진전 위한 신호” “말만 무성했다”…해외 반응 엇갈려

    ‘완만한 수준의 진전이다.’ vs ‘말의 성찬에 그쳤다.’ 27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도출한 ‘2012 서울 코뮈니케’에 대해 외신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일정한 수준의 진전을 이뤘다는 우호적인 평가와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실망, 우려 등이 엇갈렸다. 미국 AP 통신은 핵 전문가들이 이번 핵안보정상회의가 대체로 ‘진전을 위한 신호’라고 평가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각국이 코뮈니케에서 2014년까지를 시한으로 명시한 불필요한 핵물질 제거 및 고농축우라늄(HEU) 최소화 등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케네스 루온고 미국 핵분열물질실무그룹(FMWG) 공동 의장은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과에 대해 “더 많은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각국 정부가 개별적으로 뭘 할지를 논의하는 것은 그만두고 핵 문제가 국경을 넘어선 국제적인 이슈라는 걸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세계 정상들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핵 테러 위협과 사투를 벌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길고 모호한 단어를 나열한 코뮈니케가 주목할 만한 목표치를 제시하지도 못했을뿐더러 (북한·이란 등) 특정 위험 국가를 지목하지도 못했다면서 “말만 무성했다.”고 비판했다. 독일 DPA 통신도 장문의 일반적인 공약을 내건 이번 성명에서 구체적인 조치들은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0년 1차 핵안보정상회의의 결과물인 워싱턴 코뮈니케와 마찬가지로 구속력 없는 공약들에 그쳤다는 안보 전문가들의 비판을 전했다.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통해 전 세계 핵물질이 더 이상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리스트의 손아귀에 떨어지지 않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첫날] 길라드 호주총리는 연세대로… “北 비핵화 거부는 아시아 안보 위협”

    “북한의 계속된 비핵화 거부 의사는 현재 아시아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안보 도전 과제입니다.” 26일 오후 1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삼성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 호주 최초의 여성 총리인 줄리아 길라드(51) 총리는 ‘호주와 한국, 동반자 그리고 친구’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가졌다. 길라드 총리는 최근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기로 한 것에 대해 “호주는 북한의 도발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북한이 위성발사 실험을 발표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배하는 것으로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북한이 위성발사 계획을 철회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핵폭탄을 ‘더러운 폭탄’(dirty bomb)이라고 표현하며 핵무기 확산에 우려를 표했다. 이어 “테러리스트들이 폭탄을 개발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도록 방사성물질에 대한 안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라드 총리는 특히 호주에 현재 거주하는 아시아인 200만명 가운데 10만명 이상이 한국 출신이라는 점과 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일으킨 한류 등을 언급하며 한국과 호주의 인연을 내세우기도 했다. 길라드 총리는 1996년 정치에 입문, 2010년 6월 당대표 경선에서 케빈 러드 전 총리를 꺾고 제27대 호주 총리로 취임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특강에는 정갑영 연세대 총장, 김우상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 주한 호주대사관 관계자를 비롯해 연세대 재학생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학교 측은 이 특강을 신촌과 원주캠퍼스 등에 동시 생중계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美 인종범죄 논란 2제] 인종증오에 맞아 죽은 이라크 출신 여성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이라크 출신 여성이 폭행을 당해 숨진 사건이 발생해 인종범죄 논란이 일고 있다. 숨진 여성의 집에서는 “너희 나라로 꺼져. 이 테러리스트야.”라고 적힌 협박 쪽지가 발견됐다고 AP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샤이마 알아와디(32)가 지난 21일 샌디에고카운티 엘커혼시의 자택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5살 난 딸이 발견했다. 알아와디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딸은 지역방송 KUSI-TV에서 “엄마는 여러차례 자동차 타이어 교체용 렌치에 머리를 맞았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이 가족이 이달 초에도 비슷한 내용의 협박 쪽지를 발견했지만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딸은 “집 앞에서 쪽지를 발견했지만 엄마가 무시했다.”고 말했다. 알아와디의 친구 수라 알자이디는 “알아와디는 머리에 항상 이슬람 전통 스카프인 히잡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조사관들은 “이번 사건은 우발적 범죄”라고 믿지만 경찰은 “증오범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엘커혼시는 미국에서 디트로이트에 이어 두 번째로 이라크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약 4만명이 거주한다. 알아와디는 미시간주에서 살다가 남편의 업무 때문에 수주일 전 엘커혼으로 이사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200여명 사상… 시리아 시위 ‘핏빛’ 1주년

    200여명 사상… 시리아 시위 ‘핏빛’ 1주년

    반정부 시위 1주년을 맞은 시리아 주요 도시 2곳이 연쇄 테러로 ‘피의 주말’을 보냈다. 18일 오후 1시(현지시간) 북부 도시 알레포에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3명이 죽고 25명이 부상했다고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밝혔다. 알레포에서는 지난달 10일에도 테러로 28명이 숨진 바 있다. 이날 폭발 직후 보안군은 공중에 발포하며 시민들의 통행을 차단했다. 전날 오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도 연쇄 폭탄 테러가 발생해 27명이 숨지고 140명이 다쳤다. 대규모 사상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하루 만에 폭발음이 시리아를 뒤흔들면서 테러의 배후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 소유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모두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국영TV 역시 다마스쿠스 사건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테러리스트’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반대 세력은 정부 측이 시민 봉기의 의미를 훼손하려고 벌인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는 모두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도시에서 발생했으며 특히 정부기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알레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는 정보국 건물 근처에서, 다마스쿠스 사건은 경찰청과 공군본부 인근에서 발생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군사 지원을 둘러싸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AFP는 전날 익명의 아랍권 고위 외교 관리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시리아 반군을 무장시키기 위해 군사장비를 요르단으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이틀 전 시리아 주재 대사관 폐쇄와 모든 공관원 철수를 발표했다. 서방국들은 시리아 반군 지원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토니우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지난 16일 아랍에미리트연합 외교장관과의 면담에서 “반군을 무장시키면 시리아 폭력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반군 무기 지원에 반대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26~27일, 차량 자율 2부제 실시

    ‘2012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는 26~27일 서울 삼성동 일대의 교통이 일부 통제된다. 경찰은 이 기간 동안 ‘자율 2부제’를 통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회의 일주일 전인 19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내 지상건물을 출입하려면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경찰청은 26일부터 27일 행사가 끝날 때까지는 영동·테헤란로의 양방향 차로 절반과 아셈·봉은사로의 편도방향 1개 차로만 통행을 허용한다고 12일 밝혔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경찰청에서 내·외신기자 브리핑을 통해 “26일 오후와 27일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정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민들의 협조를 부탁한다.”면서 “테러 취약시설에 군경 5000여명을 배치하고 테러리스트 입국 차단과 폭발물 안전 대비, 사이버테러 대응 등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의 안전을 위해 3만 6000여명의 경찰력을 동원한다. 또 행사장 주변의 시민과 상인, 회사원 등에게는 출입 스티커를 제공해 불편을 최소화하기로 했으며 회의 하루 전인 25일에는 별도의 인증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일반인의 코엑스 지상건물 출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조 청장은 “세계 53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만큼 경호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 한 단계 높은 시위관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中 안정유지 인해전술… 신장 등에 군·경·당 총동원

    中 안정유지 인해전술… 신장 등에 군·경·당 총동원

    “웨이원(維穩·안정 유지)은 모든 것에 우선한다. 안정 없이는 개혁개방도, 경제건설도 없다.” 1989년 2월. 덩샤오핑(鄧小平) 군사위원회 주석이 당시 조지 H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 건넨 이 말은 현재 ‘중국의 공산당 일당 지배를 위해 사회가 반드시 안정돼야 한다.’는 원칙의 전제가 되면서 ‘사회관리’를 정당화하는 데 쓰인다. 중국 당국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부터 실질적인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오는 10월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까지를 집중 ‘웨이원’ 기간으로 정하고 경찰, 군대, 당간부 등을 총동원한 인해전술로 ‘사회관리’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일 반관영인 중국신문사는 전날 2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신장(新疆) 카스(喀什)시 예청(葉城) 지역의 테러 사건과 관련, “폭력 테러리스트들이 양회를 앞두고 시선을 신장으로 집중시키려고 꾸민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화약고인 신장 지역은 매번 중대 행사가 다가올 때면 이 같은 테러활동이 성행한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예청현 주요 구간은 차량통행이 금지되고, 당정 기관과 학교 등 주요 시설 인근에는 무장경찰이 대거 배치됐다고 전해 여전히 계엄상태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세계위구르대표대회 측의 설명은 이와 다르다. 디리샤(迪里夏) 대변인은 “중국 당국이 양회 전에 ‘웨이원’ 분위기를 다잡으려 최근 신장 위구르족에 대해 무리한 종교탄압을 벌인 게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을 인용해 홍콩 명보(明報)가 보도했다. 종교 행위를 명목으로 허톈(和田) 지역에선 위구르족 100여명, 아커쑤(阿克蘇) 지역에서는 수백명이 각각 체포됐으며, 2000여명이 경제적인 처벌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티베트(西藏)도 당국의 지나친 웨이원 활동을 비난했다. 인도에 근거지를 둔 티베트인권과민주촉진센터 장바이무랑(江白木浪)은 “지난해 11월부터 당국이 2만여명의 공작부대를 티베트에 투입해 라마승들에게 ‘애국교육’을 강요하고 있으며, 말을 듣지 않으면 사원 밖으로 축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한편 허베이(河北)성 공산당위원회 측은 지난 2월 10일부터 1만 5000여명의 당 간부를 이 지역 5000여개 농촌 마을로 급파해 오는 10월 공산당 제18차 전대가 끝날 때까지 머무르도록 명령하고, 2억 5000만 위안(약 442억원)의 관련 예산도 집행했다고 신경보(新京報)가 전했다. 농촌이 70%를 차지하는 허베이 지역은 양회 때가 되면 중앙정부의 도움을 구하려고 상방(上訪·상급 정부 기관이 있는 도시로 올라가 민원을 호소하는 관습)하러 오는 농민들이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여서 이 같은 ‘긴급 파견’은 상방을 사전에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중국의 권력교체기로 당국은 사회동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양회 이후부터 오는 10월 전대까지가 집중 ‘웨이원’ 기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화약고’ 신장서 또 폭동… 양회 앞둔 中 긴장

    ‘화약고’ 신장서 또 폭동… 양회 앞둔 中 긴장

    오는 3일부터 열리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에서 또다시 폭동 사태가 일어났다. 중국 정부는 해당 지역에 계엄을 선포하는 등 사건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위구르족은 중국 정부의 진압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혀 사태의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장은 티베트(西藏) 및 네이멍구(內蒙古)와 함께 중국 내 3대 민족 갈등의 화약고로 통하는 지역이다. 29일 반관영 중국신문사 등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8일 오후 6시쯤 신장 위구르의 카스(喀什)시 부근 예청(葉城)현 행복로(幸福路) 시장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폭도 9명이 흉기를 휘둘러 무고한 행인 13명이 살해되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현지 공안이 출동해 난동을 진압했고 그 과정에서 공안이 쏜 총에 맞아 폭도 7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특히 이 사건을 ‘테러리스트의 폭력’으로 규정하면서 “사건이 적시에 처리됐다.”며 폭동이 진압됐음을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정부는 일련의 조치들을 통해 신장 지역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올해 예정된 중국의 정치 상황과 무관한 개별적이고 우연한 사건으로 정부가 이 지역에 대한 ‘관리 상실’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반면 세계위구르대표대회 디리샤(迪里夏) 대변인은 “사망자 13명 중 7명이 중국 무장경찰이고 중국 공안에 의해 사살된 사람은 3명”이라면서 “모두 13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위구르족 84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고 중문판 BBC 인터넷 뉴스가 전했다. 홍콩과 타이완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이번 폭동을 중국 정치 상황과 무관한 ‘우연한 사건’으로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청현은 인구 50만의 도시로 위구르족 93%, 한족 6%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테러 사태가 빈발해 위험 관리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사건이 일어난 행복로 시장은 주로 한족이 몰려 사는 곳이다. 위구르인 900만명이 사는 위구르 자치구는 1759년 청나라 지배에 들어간 이후 줄기차게 독립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한편 톈안먼(天安門) 사태 희생자 가족들의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양회 개최를 앞두고 당국에 1989년 톈안먼 사건의 진상 조사와 함께 재평가를 요구했다고 반체제 사이트 보쉰이 이날 전했다. 딩쯔린(丁子霖) 어머니회 대표를 비롯한 128명은 각각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서한을 보내 “23년 전 일어난 ‘6·4 대학살’은 국가와 민족에 심각한 상처를 남겼고, 언제까지 대국굴기를 외치며 묵살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양회 기간 중 진상 조사와 명예 회복을 요구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다이하드5’ 브루스 윌리스 후임은 스파르타쿠스 검투사

    ‘다이하드5’ 브루스 윌리스 후임은 스파르타쿠스 검투사

    ’다이하드’ 시리즈가 죽지않고 또 돌아온다. 특히 호주 출신의 배우 제이 코트니가 브루스 윌리스의 아들로 출연해 시리즈의 뒤를 계속 잇게 될 전망이다. 20세기 폭스사는 “오랜기간 준비해 온 다이하드 시리즈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 며 “극중 존 맥클레인 형사(브루스 윌리스 분)의 아들 잭 역으로 제이 코트니가 출연한다.”고 밝혔다. 코트니는 인기 미국드라마 ‘스파르타쿠스: 블러드 앤 샌드’에 검투사(바로 역)로 출연한 바 있는 신예 배우다. 특히 영화사 측은 연로한 윌리스의 후임으로 코트니를 염두해 두고 있어 흥행여부에 따라 ‘다이하드’ 시리즈는 ‘존 맥클레인’ 시대에서 ‘잭 맥클레인’ 시대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 개봉할 예정인 ‘다이하드5’(A Good Day To Die Hard)는 감옥에 수감된 아들을 구하기 위해 모스크바로 가게 된 맥클레인 형사와 테러리스트와의 대결을 담고 있다. 감독은 ‘맥스 페인’ ‘에너미 라인즈’를 연출한 바 있는 존 무어가 맡았으며 촬영은 오는 4월부터 시작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예술적 진실과 사법적 진실/장은수 민음사 대표

    [열린세상] 예술적 진실과 사법적 진실/장은수 민음사 대표

    영화 ‘부러진 화살’이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명호 교수의 석궁 테러 사건을 둘러싼 논란을 다룬 이 영화는 개봉 직후부터 사법적 판결의 진실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면서 300만명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다. 사법부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 것은 한두 해의 일은 아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라캉의 표현을 빌리면, 법이 거리로 내려온 것이다. 정치, 경제, 문화와 마찬가지로 법 역시 법정이라는 특수 공간을 벗어나 시민들의 공론장 속에 포섭되었다. 이것은 결코 법에 일어난, 특별히 비극적인 사건이 아니다. 시민사회의 성숙에 따라 다른 모든 분야와 똑같이 법도 시민들의 집단 지성을 통해 자신을 재정의해야 할 순간이 되었고, ‘도가니’나 ‘부러진 화살’ 같은 영화들은 그 순간을 지정하는 머릿돌 역할을 한 것뿐이다. 따라서 “법원의 실상에 대해 국민들이 전혀 모르고 있다.”든지, “영화를 보면 실제와 전혀 다르게 각색돼서 영화화됐다.”든지 하는 법원 측의 반응은 다소 엉뚱하고 심지어 포인트를 잘못 잡고 있기까지 하다. 영화를 본 뒤 법원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피고인에게 공감하는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진실이다. 진실은 많은 경우 사실에 기초를 두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 진실은 오로지 거짓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다. 사람이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벌레로 변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지만, 멀쩡한 사람을 벌레로 만드는 일상의 가혹함은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을 통해서 표현할 때 더 실감나게 다가올 수 있다. 다큐멘터리 기법을 차용해 사실성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또 “영화는 맥락상 100% 사실”이라거나 “90%의 진실과 10%의 허구”라는 말로 관객들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영화를 통해 드러난 진실은 결코 석궁 사건이 잘못된 판결이라는 것이 아니다. ‘부러진 화살’은 사법적 판결 자체에 도전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는 판결이 이루어지는 구조의 허구성, 비현실성에 도전한다. 석궁을 고의로 발사하지 않았다거나 화살이 판사에게 명중되지 않았다고 해서 피고가 무죄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정상이 참작되어 형량이 낮아지기는 할 터이지만 사적 보복은 만인 대 만인의 폭력이라는 야만 상태를 피하려는, 모든 법체계에서 엄격하게 금지하는 바이기 때문에 유죄를 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태도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손 치더라도 판사는 법에 따라 합당하게 판결했으며, 따라서 그 판결은 정당했다는 것, 이것이 사법적 진실이고 아마 법원에서 그토록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것일 터이다. 그러나 ‘부러진 화살’은 거의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피고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공판의 구조를 노리고 있다. 관객들은 “설마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의혹을 가슴 한쪽에 품으면서도, 다소 과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가슴을 죄면서 공감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니까 영화는 실제로 폭력적이라고 느낄 정도로 끔찍했던, 법의 높은 문턱 앞에 서 본 적이 있는 우리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드러낸다. 이것이 예술적 진실이고, 시민들이 공론장에서 진실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우리는 판결에 항의해 석궁을 들었던 테러리스트의 무고함을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왜 우리를 위해 만들어진 법과 우리 세금으로 고용한 법의 집행자들이 우리에게 정신적 상처를 주었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법원이 진정으로 답해야 할 것은 ‘석궁 사건’을 둘러싼 사법적 사실이 아니라 이러한 예술적 진실에 대한 것이며, 시민들이 법원에 따져야 할 것도 특정 사건의 유·무죄가 아니라 위압과 권위를 자주 착각하는 법원의 정신 구조에 대한 것이다. 법은 이미 거리에 있다. ‘부러진 화살’이 보여주는 법적 절차의 폭력성에 대한 것이든, 서기호 판사의 재임용에 관한 것이든, 우리는 법에 대한 이야기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 법원이 영화를 통해 표출된 진실을 사법적 사실과 혼동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잘못된 진단은 잘못된 처방을 낳는 법이다. 법원이 반성해야 할 것은 다른 곳에 있다.
  • 시리아 정부, 홈스에 지상군 첫 투입… 내전 치닫나

    시리아 정부가 10일 반정부 시위 거점인 홈스에 사상 처음으로 지상군을 투입, 전면적인 진압작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부터 지속된 시리아 사태가 내전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부터 홈스 등 시리아 전역에서 탱크와 중화기로 무차별 포격을 가하던 정부군이 지상군을 투입한 것은 처음이라고 AP, AFP 등이 이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탱크들이 홈스 외곽을 포위하고 있다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감시단(SOHR)에 따르면 탱크의 엄호를 받은 시리아군 병력들은 이날 홈스 인샤트 지역에서 가택을 일일이 수색하며 주민들을 체포했다. 라미 압둘 라흐만 시리아인권감시단 대표는 “탱크들이 전날 밤 인샤트 인근으로 들어왔다.”면서 “그들(시리아군)은 주민들을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샤트는 반군이 수개월간 장악해 최근 정부군의 집중 공격을 받은 바바 아므르와 인접한 지역이다. 바바 아므르에서는 이날 최소 4명이 폭격으로 숨졌다. 정부군의 또 다른 공격 지역인 홈스 칼디예의 활동가 마즈드 아메르는 칼디예 역시 지상군의 진입이 임박했다고 예상했다. 그는 “정부군의 지난 한 주간 무차별 포격은 지상군 투입에 앞선 반정부 세력의 무력화 시도”라고 말했다.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에서는 차량 폭탄 테러가 3차례 발생해 25명이 숨지고 175명이 부상했다. 시리아 국영 TV는 군 정보부대와 경찰서가 공격대상이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반정부 세력을 겨냥, “무장 테러리스트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정부 세력은 “주거지역에 폭탄을 터뜨리진 않는다.”면서 배후에 당국이 있다며 연루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했다. 시리아의 경제 중심지인 알레포는 그간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는 주민이 상대적으로 많아 지난 1년간 소요 사태가 거의 없던 곳이다. 알레포 시민들은 이날 폭발에도 불구하고 금요예배 이후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국경특수수사대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국경특수수사대

    해외 초대형 블록버스터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상륙한다. 서울신문STV는 10일 낮 12시 30분부터 국경특수수사대 ‘더 보더’를 방송한다. 작품은 테러리스트, 밀수, 비행기 납치 등 국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심리액션물이다. 국제범죄는 물론 국경을 맞대고 벌어지는 국가 간 신경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캐나다에서 제작된 최신 드라마로 현재 시즌 3까지 제작됐다. 국경특수수사대 ‘더 보더’는 일견 CSI와 비슷한 성격의 드라마로 보인다. 하지만 CSI가 범인을 쫓는 데 주력하는 것에 비해 ‘더 보더’는 보안정보국, 세관관리국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관점에서 사건이 진행된다. 또한 국가 간 이권다툼 속에서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극 전반에 걸쳐 펼쳐지면서 CSI와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영화 ‘테이큰’, ‘진저스냅’ 등을 연출한 캐나다 출신의 감독 존 포셋이 연출을 맡아 특유의 절제된 영상미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인다. 또한 제임스 맥고완, 그레이엄 애비 등 초호화 출연진이 높은 존재감을 과시한다. 10일 방송되는 시즌 1의 첫 회 ‘무고한 자의 희생’편에서는 입국 세관 관리국의 케슬러 국장이 캐나다 대사관 폭파범 하다드가 엄청난 양의 폭발물을 소지하고 토론토 공항으로 입국할 것이라는 첩보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세관 관리국 요원들이 접전 끝에 하다드를 체포하는 데 성공하지만, 이를 계기로 케슬러 국장과 캐나다 정부 사이에 의견 충돌이 빚어진다. 이 드라마를 기획·편성한 서울신문STV의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인 인신매매, 장기적출, 인종차별 등을 객관적으로 그려 냄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국경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드라마에 사실성을 부여해 극에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좀비로 부활한 ‘오사마 빈 라덴 영화’ 논란

    좀비로 부활한 ‘오사마 빈 라덴 영화’ 논란

    최근 미국의 한 영화사가 지난 해 숨진 오사마 빈 라덴을 ‘좀비로 되살린’ 영화를 제작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0일자 보도에 따르면, 오사마 빈 라덴과 ‘좀비’를 합쳐 제목을 만든 영화 ‘오솜비’(Osombie)는 좀비로 변한 빈 라덴과 그의 부하들로 이뤄진 테러리스트 집단이 미국군과 전쟁을 벌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의 프로듀서인 케이넌 그리핀은 “‘오솜비’는 장편영화로, 지난 해 빈 라덴이 사망하기 전 각본을 쓴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화에는 등장인물간의 소소한 로맨스도 포함돼 있지만, 미국과 좀비로 구성된 빈 라덴 군대의 대결이 주를 이룬다. 영화 관계자는 미국 ABC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단순히 재미를 위해 만든 영화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지만, 실존 인물이 사망한 뒤 좀비로 부활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화에는 역시 좀비로 등장하는 빈 라덴의 부대원이 미군의 총에 맞아 머리가 완전히 날아가는 등의 끔찍한 장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사 측은 좀비를 보다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할리우드의 분장 전문가와 함께 작업했으며, 현재까지는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좀비로 ‘부활’한 빈 라덴이 등장하는 영화 ‘오솜비’의 공식 티저 트레일러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관타나모수용소 10년 수감시설 캠프5·6 가다 (4·끝)] 수용소 건물은 ‘철옹성’

    [관타나모수용소 10년 수감시설 캠프5·6 가다 (4·끝)] 수용소 건물은 ‘철옹성’

    19일 오전 6시(현지시간) 관타나모 수용소로 향하는 기자의 머릿속은 흥분과 긴장으로 터질 듯했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들을 가둔, 세계에서 가장 고립적인 감옥이 지척에 있었다. 숙소에서 차로 20분 거리의 수용소 건물은 과연 성(城)처럼 웅장했다. 삼중, 사중 철책 위에 철조망을 얹은 수용소 담장은 어른 키 2배 높이였고, 중간중간 감시용 망루가 솟아 있었다. 불과 20여m 간격으로 최신식 가로등이 세 겹으로 촘촘히 늘어서 있고, 곳곳에서 감시 카메라가 눈을 번득이고 있었다. 담장에서 50여m 앞은 바다였고 해안을 따라 철책이 쳐져 있었다. 겉모습만으로도 영화에서와 같은 탈옥은 아예 불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를 수호하는 명예로운 경계’라는 푯말 옆 철책형 출입구에서는 강도 높은 검색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람이 드나들 때마다 경비병은 “문 열어”(open)라고 큰 소리로 외친 뒤 열쇠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다시 “문 닫아”(close)라고 외치면서 자물쇠를 채웠다. 기자가 찾은 수용소는 전체 171명의 수감자 중 85%가 모여 있는 캠프 5, 6이었다. 캠프5는 경비병을 폭행하거나 집기를 파손하는 등 수용소 규칙을 위반한 수감자를 가두는 ‘징계형 감옥’으로 관타나모에서 가장 혹독한 곳이다. 100개의 독방을 갖춘 캠프5 건물에 들어서자 중앙 모니터실을 기준으로 부채꼴 모양으로 퍼진 실내가 나타났다. 실내 기온은 연중 섭씨 24도를 일관되게 유지한다고 한다. 캠프5의 독방은 8㎡ 넓이로 좁았다. 가로 10㎝, 세로 1m의 가냘픈 창문 밑으로 계단식 시멘트 침상과 매트리스가 있었는데 폭이 1m 남짓으로 잠자다 잘못 뒤척이면 떨어질 것처럼 좁아 보였다. 그리고 바로 시멘트 바닥이었고, 파손할 수 없도록 쇠로 만든 변기와 세면대, 스테인리스 재질의 특수 거울이 ‘가구’의 전부였다. 캠프5 수감자들은 주황색 옷차림으로, 흰옷을 입는 다른 캠프 수감자와 구별되며, 밥도 독방에서 혼자 먹는다. 식사는 미닫이형 철제문에 작게 뚫은 구멍을 통해 제공된다. 수용소 측에 따르면 수감자는 식성과 기호에 따라 채식과 육식 등 다양한 음식 유형을 택할 수 있다. 수감자들에게는 고급 생수와 취침용 귀마개, 겨드랑이 냄새 제거제 등도 제공된다. 경비병들은 하루 24시간 잠시도 쉬지 않고 1~3분 간격으로 복도를 오가며 창문을 통해 수감자들을 감시한다. 캠프5 수감자는 1주일에 4시간 ‘TV방’에서 혼자만의 여가 시간을 갖는다. 사전 검열된 22개 TV 채널과 15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미국 신문과 아랍어 잡지 등도 비치돼 있다. 다만 소파에 앉아 족쇄를 차고 있어야 한다. 최대 14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캠프6은 캠프5보다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기자가 찾은 시간이 아침 8시였는데 벌써 수감자 서너 명이 교실에서 민간인 교사로부터 미술 수업을 받고 있었다. 발에 채워진 족쇄와 미군들이 오가며 감시하는 것만 아니면 지극히 평화로워 보였다. 많이 먹고 적게 움직여서 그런지 하나같이 살찐 모습이었다. 한 장교는 “캠프6은 교실에서만 족쇄를 채운다.”면서 “미술 수업이 가장 인기 있고 영어, 컴퓨터 강좌도 있다.”고 했다. 수감자가 장소를 이동할 때는 수갑을 차고 군인 3명의 호송을 받지만, 식당이나 휴게실 안에서는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유리창 밖에서 수감자의 동선을 감시하는 병사들과 폐쇄회로 TV가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운동장에는 축구 골대와 러닝머신 등이 있다. 경비병력 900명을 통솔하는 관타나모 수용소 부소장은 “수감자들은 언제든 변호인을 만날 수 있고 아랍어 통역도 24시간 대기하고 있으며, 미군과 똑같은 의료시설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인권침해 논란을 잠재우려는 듯 미국은 관타나모 수감자들에게 죄인치고는 양질의 수감 환경을 제공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감자들을 직접 보니 아무 연고도 없는 지구 반대편에 가두는 게 과연 합당한 일인가 하는 근본적 질문이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었다. 글 사진 관타나모(쿠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리아서 외국인 기자 첫 사망

    시리아 사태를 취재하던 외국인 기자가 현지에서 사망한 일이 처음으로 발생했고 시리아에 파견된 아랍연맹(AL) 감시단원이 “정부의 유혈 진압을 감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리석은 짓”이라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친정부 시위대의 대중집회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다. 시리아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2 채널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자사 기자 1명이 이날 시리아 홈스시에서 벌어진 시위 취재 도중 포탄이 터져 숨졌다고 밝혔다. 당시 프랑스 기자 등 일부 외신 기자는 시리아 정부의 허가를 얻어 알아사드 대통령 지지 시위를 취재하던 중 박격포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내무부는 국영TV를 통해 테러리스트들이 집회 현장에 폭탄 공격을 가해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서방 기자가 시리아에서 숨진 것은 지난 3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뒤 처음이라고 밝혔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혐오스러운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시리아 주재 프랑스 대사가 즉각 현장을 방문할 것”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AL의 시리아 사태 감시활동도 중단 위기에 놓였다. 165명의 감시단원 가운데 1명으로 시리아에 파견된 안와르 말레크는 “나는 독립적으로 감시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시리아) 체제에 봉사하고 있다.”며 감시단에서 빠지겠다고 말했다. AL 소속 대원들은 감시단원이 지켜보고 있는데도 시리아 정부의 유혈 진압이 계속되고 있고 시리아인이 현재 받는 고통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시리아 반정부세력도 11일에만 24명이 죽었다고 밝히는 등 AL 요원들의 활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AL은 감시단원들이 잇따라 시리아 활동에 회의적인 발언을 쏟아내자 추가 감시단 파견을 미루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이날 “AL 감시단의 활동은 실패했다.”며 활동을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악성 바이러스 개발은 검열받아라?

    악성 바이러스 개발은 검열받아라?

    과학기술이 항상 인간에게 의도된 유익한 결과물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원자력발전은 값싼 전기의 공급이라는 혁신을 이뤘지만 한순간의 방심이 죽음의 땅을 만들어낸다. 푸른곰팡이에서 발견된 항생제는 수많은 생명을 구했지만, 내성균의 등장으로 더 강력한 세균을 탄생시켰다. 실험실에서 돌연변이를 탄생시키거나 무기를 만드는 등 의도적인 위험 역시 과학의 산물이다. ‘진리 탐구를 위한 열정’과 ‘이를 악용하지 않는 것’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논란의 중심에 선 ‘실험실의 바이러스’ 과학계가 ‘검열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미국 ‘생물안보를 위한 국가과학자문위원회’(NSABB)가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게재될 예정이던 논문 2개의 일부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다. NSABB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5N1에 대한 두 논문이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논문이 게재된다면 이를 테러리스트나 일부 국가가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연구는 위험한 것일까. 사이언스 논문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의 앨버트 오스터하우스 박사 연구팀, 네이처 논문은 미 위스콘신대 요시노 가와오카 박사 연구팀이 각기 제출했지만 내용은 비슷하다. 이들은 인위적으로 H5N1의 변종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이 변종이 생물 진화의 과정을 한순간에 뛰어넘은 기이한 생명체라는 점이다. 자연적인 생물학의 법칙에도 위배된다. 연구진은 H5N1의 유전자 중 특정한 부분이 돌연변이를 일으킬 경우 포유류인 족제비 사이의 감염 능력이 크게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H5N1 변종의 전염력은 유행성 감기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3%에 이르는 치명적인 사망률을 보이는 H5N1이 지금까지 과소평가돼 온 것은 조류와 포유류 간, 포유류와 포유류 간 전염이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생물학자들은 바이러스의 감염력과 병독성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여겨 왔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강력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감염력이 약하고, 만약 조류 인플루엔자가 포유류 감염력을 강화시키는 돌연변이가 될 경우 당연히 병독성은 약해질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H5N1 변종은 상식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실제로 연구진은 고정관념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였다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야생의 H5N1이 강력한 전염성을 갖게 될 가능성을 학계가 너무 낮게 보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 연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NSABB의 입장은 다르다. 논문은 기본적으로 ‘방법을 제시하고 재현이 가능해야 한다.’는 전제 위에 쓰여진다. 실제로 두 논문 모두 변종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자세히 담고 있다. 만약 의도적으로 이를 만들어 테러에 악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손쉽게 뜻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NSABB는 “구체적인 방법에 관한 부분을 삭제하고, 실험 결과가 재현될 수 없도록 세부적인 내용을 모두 바꿔 달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9월 제출된 논문에 대해 당국과 저널 편집자, 저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모두가 권고를 받아들이는 데 동의했다. ●NYT “바이러스 유포 땐 황폐해질 것” 정부의 권유로 논문 일부가 삭제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연구진과 저널 모두 마지못한 조치였다며 극도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각 저널과 전 세계 학회,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는 ‘검열과 진리’에 관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생물학 단체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역시 이 문제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학 교수와 박사, 생물학 전공자 592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53%는 NSABB의 요청이 ‘검열’이라고 대답했다. ‘검열이 아니다’는 29%, ‘판단하기 어렵다’는 18%였다. 조치 자체가 부당하다는 응답은 40%로 적절한 조치(36%)라는 응답보다 다소 높았다. 또 연구 내용이 악용될 사태를 우려해 학술지 내용을 제재 조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적으로 신중히 적용된다는 조건하에 찬성해야 한다’(67%)는 의견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학술지 내용에 대한 선택은 ‘학술지 편집위원 등 과학계 스스로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51%로 가장 높았고, 과학계·정부·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기구(42%)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은 2%에 머물렀다. 반면 대중의 우려도 높다.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자 ‘만들어진 최후의 날’이라는 사설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해 대중의 건강을 지키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존중한다.”면서도 “만약 바이러스가 유포될 경우 모든 것이 황폐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테러공포증 美 ‘과학 검열’ 논란

    테러공포증 美 ‘과학 검열’ 논란

    미국 정부가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게재될 논문의 일부 내용을 빼달라고 요청해 검열 논란이 뜨겁다. 치사율이 높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사람 간에 쉽게 옮길 수 있다는 연구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생물학 무기로 악용될 것을 염려해 미리 손을 쓴 것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과학자들의 연구활동과 대중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라며 날선 비판과 우려를 내놓고 있다. ‘생물안보를 위한 국가과학자문위원회’(NSABB)가 20일(현지시간) 네이처, 사이언스에 게재될 논문의 일부 내용을 싣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와 네덜란드 에라스뮈스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사람 대 사람 간에 거의 전염되지 않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매우 쉽게 전파되는 형태로 만들어냈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5N1은 사람에게는 거의 감염되지 않지만 한 번 감염되면 치명적인 치사율을 보인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1997년 당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6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망했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이 수월하도록 개발되면 사상 최악의 세계적 전염병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왔다. 때문에 이미 지난 9월 발표된 연구를 놓고 저널과 연구진, 정부는 수개월간 설전을 벌여왔다. 브루스 앨버츠 사이언스 편집장은 “이번 건은 연구진의 기술이 잘못된 세력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정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검열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 공공 접근권(퍼블릭 액세스)을 보호하려는 과학자들은 반기를 들었다. 필립 캠벨 네이처 편집장은 “공중보건을 위해 조류인플루엔자 연구의 모든 내용을 다른 과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정보를 필요로 하는 합법적인 과학자들에게 논문을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런던 임페리얼칼리지의 웬디 바클레이 교수는 “논문의 정보를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제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어떻게 검증하고 누가 결정할 것이냐.”고 비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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