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테러리스트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할머니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민주통합당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횡단보도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프로모션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49
  • 오바마 정책 굳히기 안간힘

    퇴임이 한 달도 남지 않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 레거시’(자신의 재임 중 업적)를 지키고자 ‘정책 대못 박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국정을 운영해 그간 일군 성과를 흔적도 없이 무너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CNN이 21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행정부에 정상 업무를 채근하는 이른바 ‘미드나이트 레귤레이션’을 오바마도 발동한 것이다. 그의 대못 박기는 공화당의 반대로 입법이 좌절돼 행정명령에 의존했던 환경 및 사법개혁, 외교 관련 조치 등에 집중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일 북극해와 대서양 일부에서 원유나 천연가스를 개발·시추하는 행위를 영구 금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환경 파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화석 에너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트럼프를 견제하려는 목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캐나다 정부와 공동으로 시행해 후임 대통령이 쉽게 뒤집을 수 없게 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19일에도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남아 있던 수감자 59명 가운데 17∼18명을 해외로 이감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그는 임기 내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의회의 반대로 좌절되자 행정명령을 통해 순차적으로 이감을 진행했다. 반면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이 집권하면 테러리스트를 관타나모에 다시 모으겠다고 주장해 왔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공화당이 오바마의 건강보험 프로그램 ‘오바마케어’ 폐지를 연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이미 오바마케어가 미국 사회에 안착한 상황에서 공화당이 무리하게 ‘오바마 지우기’에 나서다 유권자의 반발을 살 수도 있어서다. 이날 오바마 행정부는 전반적인 보험업계 불황에도 오바마케어 가입자 수가 640만명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트럼프는 신임 보건장관에 오바마 반대론자 톰 프라이스 하원의원을 내정해 오바마케어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휴양지부터 크리스마스 마켓까지…테러로 얼룩진 2016년

    휴양지부터 크리스마스 마켓까지…테러로 얼룩진 2016년

    올해도 세계는 무고한 민간인을 향한 테러로 얼룩졌다.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 테러와 세계적인 휴양도시 프랑스 니스 테러, 그리고 최근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 테러까지 세계인은 안전지대 없는 테러 공포에 떨어야 했다. 세계를 충격과 슬픔에 빠뜨렸던 한 해 동안의 테러 사건들을 돌아봤다. ●터키 터키에서는 2~8월 사이에 주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연쇄 테러를 벌였다. 각각 41명, 30명 이상이 숨진 6월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테러와 8월 결혼 축하 파티장 테러의 경우 이슬람국가(IS)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지난 10일 밤 터키 이스탄불 중심부에 있는 축구팀 베식타스 홈구장 인근에서 폭탄테러가 연이어 발생, 경찰 27명과 민간인 2명이 숨지고 166명이 다쳤다. ●프랑스 7월 16일 혁명 기념일 축제가 진행 중이던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에서 25t 트럭이 휴양객들 사이를 질주, 최소 84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치는 테러가 발생했다. 범인은 프랑스 영주권을 지닌 튀니지 출신 이슬람 신자 모하마드 라우에지 부엘이며 약 2㎞ 가량을 전속력으로 달리면서 총기를 발사하던 끝에 사살됐다. 추후 IS는 부엘이 IS의 일원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달 26일에는 프랑스 북부 센 마리팀 지역의 성당에서 인질극이 벌어져 성당 신부가 피살됐다. 용의자 2명은 직접적으로 IS와 연관된 것은 아니지만 IS의 사상에 동화된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알려졌다. 이는 IS가 서구권 종교시설에 감행한 첫 번째 테러로 기록됐다. ●벨기에 3월에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 국제공항 및 지하철역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일어나 28명이 숨졌다. 이 테러 역시 IS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2015년 파리 테러 용의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IS 소속 살라 압데슬람이 앞서 체포된 것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분석된다. ●독일 유럽 국가 중 ‘테러 안전지대’로 불렸던 독일에서도 2016년엔 수차례의 테러가 벌어졌다. 7월 18일에는 독일 남부 바이에른 주 뷔르츠부르크에서 열차에 탄 아프가니스탄 출신 10대 난민이 도끼 등 흉기를 휘둘러 승객 4명을 다치게 한 뒤 사살됐다. 독일 경찰은 범인 거처에서 손으로 직접 그린 IS 깃발을 발견하는 등 범인이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 내렸다. 흉기 난동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같은 달 22일 바이에른 주 뮌헨의 도심 쇼핑몰 내부 및 인근에서 18세 이란계 독일인이 총기를 난사해 9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자살했으며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로부터 2일 뒤인 24일 밤에도 뉘른베르크 인근 안스바흐의 와인바에서 자폭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 용의자가 숨지고 15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조사결과 범인은 IS에 충성을 맹세한 추종자로 밝혀졌으며, 근처의 콘서트장에 진입하려다 실패하자 표적을 바꿔 공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9일 오후 8시 14분 베를린 서부의 유명 관광지 브라이트샤이트 광장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 곳을 찾은 수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시간이 순식간에 충격과 공포의 시간으로 돌변했다. 19t 대형 트럭이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돌진해 12명이 목숨을 잃고 48명이 다쳤다.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독일 수사당국은 ‘트럭 테러’로 보고 사건 용의자로 튀니지 출신의 아니스 암리(24)를 지목하고, 암리에게 현상금으로 10만 유로(1억 2459만원)를 내걸었다. 암리 역시 이슬람 국가(IS)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6월 12일 새벽 미국 올랜도의 동성애자 나이트클럽에서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 최소 49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다쳤다. 용의자 오마르 마틴은 이슬람교도이며 범행 직전 911에 전화를 걸어 IS에 대한 충성을 맹세한 사실이 알려졌으나 IS와의 직접적 연계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7월 댈러스에서는 백인 경찰관에 대한 총격 사건이 벌어져 경찰관 5명이 사망하고 경관 7명 및 민간인 2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연이어 벌어진 백인경찰의 흑인 사살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열린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 Matter) 시위 도중 발생했다. 범인인 미군 출신 흑인 남성 마이카 존슨(25)은 경찰과의 협상에서 ‘최근 사건들로 인해 백인들에 분노했다. 백인들, 특히 백인 경관들을 죽이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치하던 경찰은 무인 로봇에 폭탄을 장착한 뒤 범인에 접근시켜 원격으로 폭파시키는 방법으로 범인을 사살했으며 이는 미국 영토 내에서 테러범 사살에 로봇을 사용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아프가니스탄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는 1월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 테러는 수니파인 IS와 탈레반 등 테러단체에 의해 시아파, 군경, 민간인, 외국인 관광객 등을 상대로 사원, 정부청사 등 다양한 장소에서 자행됐으며 7월 23일 시아파 소수집단 시아파 하자라족 시위대를 겨냥한 자폭테러의 경우 80명이 사망하고 231명이 다쳤다. ●파키스탄 지난 9월 파키스탄 북서부 지방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24명이 숨지고 28명이 부상당했다. 또한 3월에는 부활절을 맞아 기독교 행사가 열린 어린이 공원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해 어린이와 여성을 다수 포함한 65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이들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파키스탄탈레반(TTP)의 소행으로 짐작되고 있다. ●이라크 이라크 역시 계속해서 벌어지는 테러공격에 신음하고 있다. 공격은 주로 시아파 세력을 대상으로 인구 밀집 상황 속에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 번화가에서 일어난 자폭테러는 325명의 사망자를 내 2003년 이라크전 이후 최악의 인명피해를 기록했다. 이 사건 이후 치안을 담당하는 이라크 살렘 알갑반 내무장관은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인도네시아 지난 1월 14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 도심에서 IS 소속 테러범들이 테러 공격을 가했다. 5명의 범인들은 자폭 공격 뒤 쇼핑몰 내부의 카페에서 인질극을 벌이던 끝에 모두 사살됐으며 이 사건으로 네덜란드 관광객 1명과 인질을 도우려던 현지인 1명이 사망했다. 이 테러는 IS가 동남아 지역을 공격한 최초 사례다. ●방글라데시 지난 7월 1~2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외국공관 밀집지역에서 테러가 발생해 이탈리아인 9명, 일본인 7명 등을 포함한 외국인 20명이 사망했다. 범인들은 급진적 이슬람 사상에 빠져 범행을 벌였으나 모두 집권 여당간부 아들, 외국계 기업 이사 아들 등 부유층이었으며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인물들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안겼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범인들이 자국 내 자생적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 JMB의 일원이라고 밝혔으나 IS에서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성명을 내 범인들의 소속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소말리아 소말리아에서도 2~12월 사이에 폭탄테러가 반복적으로 일어나, 매 차례 10~20명의 피해자를 발생시켰다. 이슬람 반군조직인 알샤바브는 이들 테러가 모두 자신들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트럼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학살” 푸틴 “테러리즘과 전쟁 강화”

    트럼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학살” 푸틴 “테러리즘과 전쟁 강화”

    ‘SNS 소통’ 트럼프 이례적 성명 “대사 살해 전세계서 규탄받아야” 러·터키 ‘대사 피살’ 테러로 규정 獨 “‘테러 공격’ 표현 자제할 것” 세계 각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발생한 독일 베를린 ‘트럭 테러’와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피습 사건을 규탄했지만 이해득실에 따라 온도 차를 보였다. 미국의 차기 정부 수장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두 사건을 모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로 단정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테러와의 전쟁을 강조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피해 당사국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정부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여 이슬람 난민 문제 등에 대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독일 트럭 돌진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지역 사회와 예배당에서 계속 기독교도를 학살한다”면서 “지구에서 테러리스트들과 그들의 지역 세계 네트워크를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터키 주재 안드레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 피격에 대해서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에게 암살된 대사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 “대사 살해는 문명화한 사회 질서의 규칙을 어긴 것이며 세계적으로 규탄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와 터키도 이번 피살을 테러로 규정했다. 트럼프는 평소 현안에 대해 대체로 트위터를 통해 반응해 왔기 때문에 이번 러시아 대사 피살 사건에 대한 성명 발표는 이례적이며 푸틴 대통령과 보조를 맞춘 발언으로 분석된다. 푸틴은 이날 “대사 살해는 러시아·터키 관계 정상화와 시리아 사태 해결에 차질을 초래하려는 것”이라며 “전 세계가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러시아는 국제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반군을 이슬람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해 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군을 지원해 온 터키를 압박하고 시리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의 성명은 반(反)이민을 기치로 내세우며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시리아 등지에서 러시아와 언제든지 협력할 수 있다는 평소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세력 확대를 원하지 않는 오바마 행정부는 트럼프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외교 사절 일원에 대한 흉악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고 우리는 러시아, 터키와 함께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트럼프와 달리 이번 사태를 급진 이슬람 세력의 소행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독일 베를린 테러에 대해서는 “미국은 크리스마스마켓 테러 공격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다른 유럽 국가보다 포용적인 난민 정책을 펼쳐 온 메르켈 정부도 자국 내 테러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단어 선택이 전국에 미칠 심리적 영향이 있기 때문에 실제 수사 결과에 가까워질 때까지는 ‘테러 공격’이라는 표현을 아직 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비극을 맞이한 독일인과 슬픔을 나누고 있다”며 메르켈 총리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범인이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둔 유럽 각국은 비상경계에 돌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터키 이스탄불 축구장 인근서 연쇄테러… 38명 숨져

    큰 피해 노리고 경기 끝난 후 범행 올해 6번째… 용의자 10명 체포 터키 이스탄불 중심가에서 10일(현지시간) 오후 10시 30분쯤 두 차례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38명이 사망하고 155명이 부상했다고 터키 내무부가 밝혔다. 누만 쿠르툴무시 부총리는 11일 새벽 열린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폭탄 테러 공격은 베식타시 축구팀의 홈구장인 보다폰 아레나 인근에서 발생했다”면서 “45초 뒤 인근 마츠카 공원에서 자살 폭탄테러로 추정되는 공격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폭탄테러는 베식타시와 부르사스포르의 경기가 끝나고 90분 뒤에 발생했다. 터키 언론은 2차례 폭탄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가 경찰관 30명, 민간인 7명, 신원미상 1명 등이라고 밝혔다. 내무부는 또 이 사건에 따른 전체 부상자 155명 가운데 14명이 집중 치료를 받고 있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터키는 이날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하고 희생자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터키 전역과 외국 공관에 국기를 조기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우리는 이스탄불에서 전날 밤 벌어진 테러의 추악한 면모를 다시 한 번 목격했다”며 “터키는 테러리즘을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당국은 테러 발생 후 용의자 10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보안군과 시민을 노린 테러 공격이 발생했다”며 “희생자 수를 극대화하고자 베식타시와 부르사스포르의 경기가 끝난 후 폭탄이 터졌다”고 말했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국가(IS)가 터키의 안보, 군사, 경제, 언론 기관에 대한 공격을 선동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발생했다. 테러 배후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IS 또는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연계됐을 가능성이 높다. BBC는 올해 2~8월 사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테러 공격이 다섯 차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터키 군경을 노린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의 폭탄 공격이 최근 자주 발생했다. 지난 3월 37명의 사망자를 낸 앙카라 자살 폭탄테러와 지난 7월 군기지 습격을 계획한 쿠르드계 조직원 35명이 군에 의해 사살당한 사건이 대표적 예다. 또 41명과 최소 30명이 숨진 6월 이스탄불 공항테러와 8월 가지안테프 결혼식장 자살 폭탄테러는 IS가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이번 테러를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미국은 동맹인 터키를 지지할 것이며 터키를 위협하는 모든 테러리스트에게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장관의 책상] 핵안보 외교를 펼치다/윤병세 외교부 장관

    [장관의 책상] 핵안보 외교를 펼치다/윤병세 외교부 장관

    몇 년 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주인공이 서울 광화문에 핵폭탄을 설치한 북한 테러리스트 일당과 격돌했던 장면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던 요인 중 하나는 드라마 속 상황이 한반도에서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엄중함을 시청자들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이번주 초 168개국에서 2000여명이 참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보 국제회의를 주재했다. 원자력 시설이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일상적으로 잘 기능하도록 노력하는 게 핵안전이라면, 핵안보는 핵물질이 테러에 사용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세계 6대 원전 강국이자 북한의 핵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핵안보는 매우 현실적이고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국제사회가 역대 최대 규모이자 IAEA 창설 60주년에 개최돼 더 뜻깊은 이번 IAEA 핵안보 국제회의의 의장직을 우리에게 맡긴 것은 이러한 현실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회의는 올해 4월 워싱턴 정상회의를 마지막으로 종료된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과를 IAEA가 이어받아 국제 핵안보 체제를 강화해 나가기 위한 제도적 틀을 확립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이러한 배경하에 개최된 이번 회의를 통해 필자는 아래와 같은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핵안보를 위한 각료급 선언문이 다수결이 아닌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핵안보에 대한 국제사회 전체의 지지를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과거 네 차례 개최된 핵안보정상회의가 52개 주요 원자력 국가들 간의 협의체였다. 이번 회의는 168개 IAEA 회원국의 각료들뿐 아니라 총 2000여명에 달하는 원자력계 전문가, 기술자, 기업인 등이 참여한 회의로서 문자 그대로 국제사회 전체가 참여한 회의였다. 둘째, 우리나라가 원자력 강국으로서, 원자력의 안전한 이용과 핵테러 방지를 위해 선도적 역할을 지속해 주기를 바란다는 국제사회의 기대를 재확인했다. 한반도가 북한의 핵개발, 테러 및 사이버 위협 등 북한의 복합적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핵안보 분야에서의 국제사회 대응 노력을 선도해 나가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안보를 위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셋째, 핵안보와 핵 비확산이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확인하고, 핵 확산 분야의 가장 큰 도전 과제인 북한의 핵 개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재확인했다. 주요 참가국들은 북한 핵 문제를 거론하면서 대북 제재와 압박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조속히 핵 포기의 결단을 내리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했다. IAEA가 소재한 오스트리아 빈은 핵 외교 분야에서 유서 깊은 도시다. 특히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이었던 이란 핵협상이 13년 만에 최종 타결된 장소도 다름 아닌 빈이다. 이란 핵 문제가 유엔 안보리 제재라는 산고를 거쳐 빈에서의 협상을 통해 성공적으로 해결된 것처럼 북한 핵 문제도 지속적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의 셈법을 변화시켜 나가는 게 우리 외교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앞으로도 IAEA를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
  • 빛 못 본 독립·예술영화, 관객과 만난다

    빛 못 본 독립·예술영화, 관객과 만난다

    독립·예술영화 상영관 필름포럼이 저예산·예술 외화 앙코르전 ‘늦어도 11월에는’을 연다. 3회째로 올해 국내 개봉한 예술 및 독립, 저예산 상업영화 중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한 작품들을 소개하고자 마련됐다. 30일부터 12월 6일까지 진행되는 기획전에는 ‘독재자를 죽여라’를 비롯해 모두 29편이 상영 목록에 올랐다. 미개봉작인 ‘독재자를 죽여라’는 지난해 국내에 들어와 올해 1월 등급 분류를 받았지만 아직 스크린에 걸리지 못한 작품이다. 1930~1961년 도미니카공화국 독재자로 군림했던 라파엘 트루히요 암살 사건의 실화를 그렸다. 역시 실화를 다룬 ‘트럼보’는 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들끓었던 국내 상황과 겹쳐지는 작품이라 눈에 띈다. 매카시즘 광풍이 불어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히는 바람에 11개의 가명을 사용해 몰래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로마의 휴일’ 등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두 차례나 받았던 할리우드의 천재 시나리오 작가 돌턴 트럼보를 조명했다.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트루스’도 상영 목록에 올랐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병역 비리 의혹을 보도하는 과정을 그린다. 무인비행기 드론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을 사살하는 임무를 두고 벌어지는 갈등과 고뇌를 그린 ‘아이 인 더 스카이’도 다시 상영 기회를 얻었다. 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싸우다가 투옥된 뒤 신념을 지키고자 단식투쟁을 하다 숨진 보비 샌즈의 삶을 그린 ‘헝거’도 함께한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스크린 독과점이 심하다 보니 상영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개봉 사실조차 알리지 못한 채 잊혀지는 수작이 너무 많다”면서 “그런 작품들을 대중에게 알리고 영화 다양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자 마련한 기획전”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무슬림 학생 오하이오주립대서 칼부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28일(현지시간) 소말리아 출신 무슬림 학생이 차량으로 다른 학생들에게 돌진한 뒤 흉기를 휘둘러 1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P 등이 전했다. 이날 오전 9시 52분쯤 오하이오주 컬럼비아에 있는 이 대학 메인 캠퍼스의 와츠홀 앞에서 이 학교에 재학 중인 남성이 승용차로 학생들을 덮친 뒤 차에서 내려 학생들을 향해 주방용 식칼을 마구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1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한 명은 중태라고 당국은 밝혔다. 교내 경찰은 사건 발생 1분도 안 돼 현장에 도착해 그를 사살했다. 범인은 이 대학 물류학 전공 3학년생인 압둘 라자크 알리 아르탄(19)으로 소말리아에서 이민 온 미국 영주권자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범인이 테러단체와 관련이 있는지 현 시점에서는 알 수 없다고 경찰당국은 밝혔다. 아담 시프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은 “이번 테러는 자생적으로 극단화된 테러리스트가 저지른 공격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아르틴은 평소 무슬림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과 이를 확산시키는 미디어에 두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틴은 지난 8월 이 학교 잡지 랜턴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무슬림이지만 미디어가 묘사하는 그런 무슬림은 아니다”라며 “나는 공개적으로 기도를 올리고 싶지만, 사람들이 내가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수업이 있는 평일 오전에 공격이 발생했음에도 희생자가 비교적 적었던 이유로 대학과 경찰의 신속한 대응을 꼽았다. 대학은 사건 발생 5분도 안 돼 교직원에게 “와츠홀에 총기를 든 사람이 있으니 피하라”는 내용의 긴급 문자를 보냈으며 사건이 종결되기 전까지 속보를 계속 알렸다. 신고를 받은 대학 경찰은 인근에 있던 경찰관을 급파해 범인을 조기에 제압하고 사건을 수습할 수 있었다. .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 풍자와 존엄 모독/박건승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통령 풍자와 존엄 모독/박건승 논설위원

    대통령에 당선된 김영삼(YS) 대통령이 축하전화를 받았다. “부인이 그토록 고생하더니 퍼스트레이디가 됐구먼.” 그러자 YS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우리 집사람은 절대 ‘세컨드’가 아니오.” 현직 대통령을 소재로 한 최초의 조크집 ‘YS는 못 말려’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YS는 군부 독재 아래 숨죽이며 살아왔던 우리 국민에게 최고 통치자도 풍자와 패러디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줬다. 그의 무식함을 우스갯소리의 소재로 써도 더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그만큼 그는 자신감이 있었다는 방증 아닐까. 최순실-박근혜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로 풍자의 전성시대가 열린 듯하다. 그제 150만 인파가 모인 서울 촛불집회는 박 대통령에 대한 ‘풍자의 장(場)’이 되다시피 했다. ‘하야하그라’, ‘청와대 비우그라’ 따위의 송곳 같은 풍자를 담은 손팻말이 넘쳐나고 난데없이 광화문 한복판에 나타난 황소 등엔 ‘집에 가소’라는 기발한 패러디가 등장해 박 대통령을 향한 분노를 웃음으로 풀어냈다. ‘최·박 게이트’가 풍자 역사를 바꿨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대통령 풍자에 가장 관대한 나라는 미국이다. 오바마가 악당 ‘조커’나 테러리스트로, 때론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로 둔갑해도 문제가 됐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부시가 원숭이로 풍자되고 트럼프는 당선 뒤 ‘머리 잃은 자유의 여신상’에 비유된 그림이 나돌기도 했다. 프랑스에선 사르코지의 현직 대통령 시절 은밀한 사생활을 풍자한 영화가 만들어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프랑스 작가의 ‘세상을 지배한 개들’이란 책의 한국판에서 진돗개로 나와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새 우리나라에선 대통령 풍자가 금기어였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 당선 직후 tvN의 인기 프로그램이던 ‘여의도 텔레토비’ 제작진의 성향을 조사했다는 보도가 지난주에 나왔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을 텔레토비 캐릭터에 빗댄 것이었는데, 박 후보를 욕설과 폭력이 심한 캐릭터로 묘사해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얘기가 나돌았고, 결국 대통령 취임 5개월 만에 폐지됐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 박 대통령을 선친의 허수아비로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이 전시되지 못한 데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외압이 작용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같은 해 박 대통령이 “대통령 모독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고 하자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이 꾸려지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풍자는 웃음을 동반하는 유쾌한 저항이다. 작가 류재화의 말처럼, 소통 불가능의 역행적이고 퇴행적인 시대와 겹친다. 몸이 아픈 것이 인체 이상 현상을 알리는 신호이듯 풍자는 사회 이상 현상을 알리는 중요한 단초다. 권력과 통치권자의 문제를 적시해 주는 증좌이기도 하다.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 나라가 풍자가 살아 넘치는 곳이어야 하는 이유다. 박건승 논설위원 ksp@seoul.co.kr
  • 9·11 테러 때처럼… 코백 ‘무슬림 등록제’ 제안

    9·11 테러 때처럼… 코백 ‘무슬림 등록제’ 제안

    도널드 트럼프(70) 미국 대통령 당선자 내각에서 국토안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 코백(50) 캔자스주(州) 주무장관이 잠재적 테러리스트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과거 9·11 테러 직후 수준의 강력한 출입국 제도를 제안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AP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코백과 45분간 면담했다. 당시 코백은 클럽에 들어가면서 실수로 그가 준비해 간 문서를 언론사 카메라에 노출해 주목받았다. 반(反)이민론자인 그가 만든 서류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 개요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취임 이후 365일간 코백의 국토안보부 계획’이란 제목의 문건에는 2002~11년 시행된 ‘국가안보 출입국 등록제’(NSEERS)를 재도입하겠다는 내용이 최우선 과제로 제시됐다. 미국은 9·11 테러가 발생한 다음해인 2002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해 이라크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테러단체 소재지로 알려진 국가 출신 16~45세 남성 입국자에 대해 지문 채취와 심층 면접, 사진 촬영, 주소지 정기 보고(30일 이상 체류 시) 등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했다. 테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이들의 미국 입국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행정 비용에 비해 성과가 적고 중동 국가의 반미 성향만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폐지했다. 코백은 이 제도를 보완해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이 등록제는 트럼프가 대선후보 시절 공언했던 ‘무슬림 전면 입국 금지’보다 한결 완화된 조치이긴 하다. 하지만 테러 위험 국가에서 온 여행자를 상시 감시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어서 사실상의 ‘무슬림 등록제’로 여겨진다. 다분히 이슬람 국가를 겨냥한 제도인 만큼 종교 차별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코백의 문서에 들어간 방안은 트럼프의 대선 공약과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누가 국토안보부 장관이 돼도 코백이 내놓은 아이디어와 비슷한 내용의 강경 기조 이민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그(코백)를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얼마나 심각하게 고려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그는 트럼프의 출입국 정책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물 위를 떠다니는 핵 발전소 건설에 박차 가하는 중국

    물 위를 떠다니는 핵 발전소 건설에 박차 가하는 중국

     지난 4일 오전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선전시 국영 핵발전소 건설업체인 중국광핵(廣核)그룹은 동방전기와 핵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원자력압력용기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해상에 소형 원자로인 ACPR50S 건설을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ACPR50S’는 광핵그룹이 개발하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핵발전소로 해상 보링용 플랫폼이나 섬 주민들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루이민(芮旻) 광핵그룹 소형 원자로 총설계사을 말을 인용해 중국신문망이 지난 5일 보도했다. 해상 부동(浮動) 핵발전소는 세계 각국이 연구·개발(R&D) 중인 원자력 발전의 한 형태로 필요에 따라 특정 지역으로 이동한 뒤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중국이 선박 형태의 해상 부동 핵발전소 건설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중국선박중공그룹(CSIC)은 모두 20기의 해상 부동식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워놓고 이미 설계에 착수했다고 인민일보가 전했다. CSIS는 오는 2018년까지 시험 모델 개발을 마무리짓고 2019년부터 실제 운용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CSIS의 제719연구소가 해상 부동 핵발전소와 잠수식 부동 핵발전소 등 두 종류의 핵발전 설비를 개발하고 있다. 719연구소 관계자는 해상 부동 핵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데 30억 위안(약 5055억원)이 필요하지만, 설비 수명이 40년인 만큼 모두 226억 위안의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광핵그룹은 앞서 다목적 부동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2020년에 완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해상 부동 핵발전소는 2018년 착공될 계획이다. 리제(李杰) 해군 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은 “남중국해 도서들이 중국 대륙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화석연료 운송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해상 부동 핵발전소 건설은 남중국해 도서의 등대, 담수화 시설, 구조설비, 방어적 무기, 공항, 항만 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CPR50S’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로부터 이미 설계 승인을 받았다. 중국이 해상 부동 핵발전소를 개발하는 목적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서 자원 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해상 부동 핵발전소는 전력·난방 공급, 해수의 담수화 용도로 개발된 것이다. 섬이나 해안 지역의 부유식 해상 핵발전소는 연안 석유ㆍ천연가스 탐사를 지원하고 많은 전력이 필요한 대규모 특수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며 자연재해 발생 때 비상 전력을 제공하기도 한다. 필요할 경우 특정 지역에 전력을 공급한 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고, 공장이나 조선소에서 원전을 건설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고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1회용 특수 시설에서 폐로(廢爐) 작업도 가능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바닷물을 냉각수나 방사선 차폐막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지 선정은 간단하고 비상 소개계획도 그리 번거롭지도 않다. 다만 인력 및 장비의 접근성 등 연안 환경에 대해서는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유입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중국의 해상 부동 핵발전소는 세계 처음이 아니다. 미국 해군은 이미 100척이 넘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항공모함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60년 간 군사용 부유식 원전의 안전을 철저히 관리해왔다. 미 해군의 무사고 원자로 가동 연수(RY·원자로 수×원자로 가동 기간)는 5400년이 넘는다. 핵발전으로 2억 800만㎞를 운항했다는 뜻이다. 지구를 3200번 돌고도 남는 거리다. 러시아는 ‘아카데미크 로모노소프’라는 해상 부동 원전이 건설되고 있다. 35MW급 군사용 원자로 두 기를 정박 중인 바지선에 적용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 발전회사 로세네르고아톰은 내년 극동 시베리아의 자치구 추코트카에서 해상 부동 원전을 가동할 계획이다.  원자로는 핵연료 한 번 장전하면 몇 년이고 가동할 수 있다. 미 해군은 세계 전역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특히 군사용 원자로는 천연가스 발전소처럼 가동 몇 분만에 100% 출력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의 부유식 해상 원자로는 군사용 원자로보다 길지 않지만 대다수 경수로보다는 핵연료 재장전 기간이 길다. 중국이 해상 부동 핵발전소 개발에 성공하면 현재 건조 중인 항모와 잠수함에도 탑재 가능하다. 국가원자력기구 주임을 지낸 쉬다저(許達哲) 후난(湖南)성 대리성장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야말로 중국의 중요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앞으로도 안전 확보라는 전제 아래 핵에너지 개발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상 부동 핵발전소는 전력이 부족한 작은 항구도시들을 이곳저곳 옮겨다니며 공급할 수 있고, 쓰나미 등 자연재해 대피에 유리하다는 등 장점이 있지만 방사능 유출에 따른 오염과 안전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상 부동 핵발전소가 테러리스트의 표적이 됐을 경우 광범위한 지역에 방사능을 살포하는 ‘떠다니는 방사능 오염원(源)’으로 엄청난 재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검찰에 개똥 투척한 사회활동가 “조사 내내 테러리스트 였는지 헷갈렸다”

    검찰에 개똥 투척한 사회활동가 “조사 내내 테러리스트 였는지 헷갈렸다”

    지난달 31일 국정 농단 사건으로 최순실 씨가 검찰에 소환되는 현장에서 검찰청사에 개똥을 투척했다가 긴급체포된 사회활동가 박성수 씨가 SNS글을 올려 눈길을 끈다. 박씨는 3일 페이스북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제목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동네 똥개의 똥을 퍼 담는 자신의 모습과 그 배후세력이라는 동네 개의 모습이 모자이크 되있다. 그는 경찰로부터 ‘개똥을 어디서 퍼왔나?’, ‘개똥을 퍼온 반찬통은 언제구입 했나?’, ‘몇 곳에서 퍼왔고, 퍼오는데 몇 분이나 걸렸나?’, ‘개똥을 퍼가게 한 배후세력이 있나?’ 등의 계속되는 질문을 받았고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졌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조사 받는 내내 검찰청에 ‘폭탄’을 던진 테러리스트 였는지 헷갈릴 정도”였다면서 “개똥 투척에 배후 세력이 ‘동네똥개’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씨가 쓴 SNS글 전문 중앙지검에 개똥을 뿌리고 나서 끌려가 3시간 동안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받은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개똥을 어디서 퍼왔나?’, ‘개똥을 퍼온 반찬통은 언제구입 했나?’, ‘몇 곳에서 퍼왔고, 퍼오는데 몇 분이나 걸렸나?’, ‘개똥을 퍼가게 한 배후세력이 있나?’. 이런 ‘강도 높은’ 심문에 나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물론 경찰이 이런 질문을 한 것은 검찰로 부터 ‘강도 높게 조사하라’고 수사지휘가 내려온 이유였다. 하여간 그런 이유로 조사를 받는 내내 나는 내가 검찰청에 ‘폭탄’을 던진 테러리스트 였는지 잠깐씩 헤깔릴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취조에 굴하지 않고 끝끝내 내 배후세력이 ‘동네똥개’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나는 박정희처럼 저 살자고 동료를 다 불어버리는 그런 인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박씨는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한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검찰이 귀국과 동시에 체포해도 부족한데 호텔에서 쉴 수 있게 했다는 뉴스를 보고 화가 났다”며 “허술한 검찰 수사에 화가 나고 분해서 아침에 개똥을 싸들고 상경,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길 바라는 마음에 개똥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를 방해할 생각도 없었고, 서울중앙지검에 해를 끼칠 생각도 없다”며 “그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박씨를 공무집행방해와 공용물 훼손, 건조물 침입 등 3개의 혐의를 적용해 조사했으나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핼러윈 때 IS 의상입고 “알라후 아크바르” 외친 남성 구속

    핼러윈 때 IS 의상입고 “알라후 아크바르” 외친 남성 구속

     프랑스에서 핼러윈 때 이슬람 테러리스트 의상을 입고 돌아다닌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고 BBC 등이 2일 보도했다.  프랑스 남부 툴루즈 경찰 당국은 지난달 31일 검고 황갈색의 복장을 입고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뜻의 아랍어)를 외치고 돌아다니던 26세 남성을 체포했다.  이 남성은 자신이 무슨 문제로 왜 경찰에 제지됐는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핼러윈 축제 때는 어떤 변장도 할 수 있다”고 경찰들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뒤 이 남성은 “악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무기를 사용해 대중을 위협하고 테러를 미화한 혐의를 적용해 상당 시간 그를 억류했다. 툴루즈는 2012년 프랑스에서 최초로 국내에서 자생한 이슬람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인 모하메드 메라가 테러를 저지른 도시다. 당시 총기난사로 유대인 아동 3명을 포함해 모두 7명이 숨졌다.  앞서 프랑스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핼러윈 행사 복장으로 부적절한 차림을 담은 시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모의 총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프랑스에서는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 조직원이나 이들에게 영감을 받은 추종자가 지난 2년 간 잇따라 테러를 저질렀다.  지난해 1월 7일 파리에 있는 풍자 잡지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에서 테러로 기자 등 12명이 숨졌다. 같은 해 11월 13일 파리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해 130명이 사망했으며, 올해 7월 14일 니스에서도 군중을 향해 돌진한 트럭 테러로 84명이 희생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시리아 반군 알레포에 독가스 살포… 30여명 독성 염소가스 마시고 부상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격화되고 있는 북부 최대 도시 알레포의 정부군 통제 지역에 독가스가 살포됐다고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나통신은 이날 “반군 대원들이 알레포 알함다니야에 독가스가 든 가스통을 발사했다”며 “이번 공격으로 35명이 숨이 막히는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사망자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브라힘 하디드 알레포대학병원 원장은 같은 날 국영 TV에 “군인과 민간인 등 36명이 테러리스트가 살포한 독성 염소 가스를 마시고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정부군 군인들 중 일부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다는 보고를 접했다”면서도 “염소 가스에 따른 증상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시리아 반군 관계자는 독가스 살포 보도는 허위라고 반박했다. 앞서 알레포 동부 지역의 반군 조직들은 지난 28일 정부군의 포위망을 뚫겠다며 대대적인 공격을 선언하고 정부군이 장악한 알레포 서부에 로켓 공격을 퍼부었다. 이후 알레포 서부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벌였고 이틀간 민간인 38명이 숨졌다고 AP는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카터 땐 이란 인질 석방… 조지 부시 땐 빈라덴 동영상

    카터 땐 이란 인질 석방… 조지 부시 땐 빈라덴 동영상

    미 연방수사국(FBI)이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69)의 ‘이메일 스캔들’ 사건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하자 미 언론이 일제히 “이번 대선 최고의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충격)”라고 전했다. 미국 대선 투표 직전이면 어김없이 등장해 정국을 흔드는 돌발 사건을 뜻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판세가 박빙일수록 작은 변수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는 만큼 선거 전문가들은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대선에 영향을 주려고 의도적으로 만드는 고도의 정치적 기획으로 본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972년 대선 직전인 10월 26일 베트남전 미국 측 협상 대표였던 헨리 키신저는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는 베트남전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돼 공화당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민주당 조지 맥거번 후보를 완전히 따돌리는 계기가 됐다. 키신저의 발언으로 닉슨은 재선에 성공했지만 실제로 베트남전은 그 뒤로 3년이 흐른 1975년에야 끝이 났다. 지미 카터(민주)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공화) 후보가 격돌한 1980년 대선에선 이란에 억류 중이던 미국인 52명의 석방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카터 대통령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작전을 해서라도 인질을 구출할 계획이었지만, 뜻밖에도 10월 말 이란 정부가 먼저 “대선 전까지는 인질을 석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워싱턴포스트는 “투표 전 인질이 석방되면 민주당에 판세가 유리해질 것을 우려한 공화당이 이란과 석방 시기를 조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입증하듯 이란 정부는 미 대선에서 승리한 레이건이 이듬해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치자마자 “미국인 인질 전원을 조건 없이 석방하겠다”고 발표했다. 2004년 대선을 열흘쯤 앞두고는 알자지라가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라덴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빈라덴은 9·11 테러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미국인 당신들의 안보는 당신들 하기에 달려 있다”며 추가 테러도 가능하다는 뉘앙스를 남겼다. 미국인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다시금 대선 화두로 인식하게 됐다. 이는 민주당 존 케리 후보와 경합 중이던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줬다. 2012년 대선에서는 미 동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가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작용했다. 재선을 노리던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악재였지만, 허리케인 피해에 신속하게 대처하면서 그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형성돼 재선 성공에 쐐기를 박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중국에 녹아든 단 하나의 무슬림 ‘후이족’

    중국에 녹아든 단 하나의 무슬림 ‘후이족’

    지난달 10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지구 피산현 건물 지하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장을 수색하던 경찰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천취안궈 신장자치구 서기가 취임한 후 발생한 첫 테러 사건이어서 당국은 바짝 긴장했다. 중국 언론은 위구르인 테러리스트들이 신장의 새 공산당 지도부에 세력을 과시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렇듯 중국에서 무슬림은 테러리스트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같은 무슬림이지만 중국에 저항하기보다 동화를 택한 후이족(回族)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무슬림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의 또 다른 무슬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후이족이 중국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했다. ●위구르는 ‘탄압’… 후이족은 ‘후원’ 이슬람교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예민할 정도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무슬림 여성은 얼굴에 베일을 쓸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무슬림에게 기독교의 사순절처럼 내면적 성찰과 금욕의 시기인 라마단에 일부 공공장소에서 금식이 허용되지 않는 때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종교적 압박에서 예외인 경우가 있으니 바로 후이족이다. 56개의 민족으로 구성된 중국에는 크게 이슬람교를 믿는 2개의 민족이 있다. 하나는 신장자치구에 있는 위구르족이고 다른 하나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후이족이다. 대략 1000만명 정도로 튀니지 인구와 비슷한 규모의 후이족은 위구르족이 중국 정부의 강력한 감시를 받으며 갈등을 이어 가는 것과 달리 중국 정부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가장 번성했던 당나라 때인 7세기 중동 지역인 페르시아와 아랍에서 이주한 상인의 후손이다. 이들이 후이족으로 불리게 된 것은 중국과의 무역에 종사하던 이들이 날씨가 추운 겨울이 되면 따뜻한 중동으로 돌아갔다가 날씨가 풀리면 중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돌아올 회(回)’를 붙여 후이족으로 불리게 됐다. 이들은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중국과 서역의 교류에 큰 역할을 했다. 원나라 때는 서역의 천문학과 의학, 건축학, 음악 등을 중국에 전했다. ●‘중국 콜럼버스’ 명나라 환관 정화 후이족 출신 특히 후이족이 중국에서 주목받는 것은 최근 중국이 육·해상 신실크로드 경제권을 형성하고자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와도 관련이 있다. 중국의 콜럼버스라며 당국이 집중 조명하고 있는 명나라 시대 환관 정화(鄭和)가 바로 후이족 출신이기 때문이다. 원래 정화의 성씨는 마(馬)씨였으나 일곱 차례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넘나드는 대항해에 대한 공을 인정받아 황제가 정씨 성을 하사한 것이다. 터키계인 위구르족 대부분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 모여 사는 것과 달리 후이족은 자신의 본거지인 닝샤후이족자치구에 모여 살지 않는다. 전체 후이족 중 닝샤후이족자치구에 거주하는 인구 비율은 전체의 6분의1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이들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이들이 이슬람 종파 중에서도 온건 수니파에 속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시아파가 이슬람 영토와 신념, 기구를 보호하고자 성전에 나설 수 있다는 지하드 개념이 강한 반면 수니파는 이 같은 생각이 비교적 약하다. 후이족 출신인 마퉁 북방민족대 교수는 “후이족이 믿는 종파는 중앙아시아에서 내려온 전통 종교와 수니파가 합쳐진 하나피 학파에 속한다”고 밝혔다. 하나피 학파는 튀르크족이 토착화한 이슬람으로 전통 이슬람과 이슬람 이전 중앙아시아의 전통과 관습, 특히 샤머니즘이 결합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율법을 강조하는 전통 이슬람과 달리 우애를 강조하고 성직자와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공동생활을 하면서 생활 속에서 이슬람을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인지 중국 당국은 후이족의 정신적 고향인 퉁신(同心)을 포함해 닝샤후이족자치구에 모스크 설립을 많이 허가했다. 1958년 1900개에 불과하던 모스크는 현재 4000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마 교수는 덧붙였다. 마 교수는 “후이족은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면서 “이들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전 세계에서 차별받고 피해를 당한 일반인과 달리 이슬람포비아의 희생자가 된 적이 없으며 가장 성공한 민족”이라고 말했다. ●호적 안 보면 한족과 구별 안 될 정도로 동화 하지만 후이족 다수가 온건한 종파에 속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이 위구르족과 다른 행동을 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위구르족은 민족적으로도 터키계와 비슷해 그들만의 언어를 갖고 있고 이를 사용한다. 심지어 시간대도 다르지만 베이징 시간대에 맞춰 사용한다. 신장이라는 엄청난 크기의 고향도 있다. 이런 것이 중국의 주류 계층인 한족과 분명하게 구분되게 만든다. 이들은 주로 국영기업에서 일하더라도 고위직이 아닌 하찮은 일에 종사한다. 반면 후이족은 한족과 구분이 쉽지 않다. 후이족인지를 알려면 후커우(戶口·호적)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후이족 대부분은 페르시아나 몽골, 또는 동남아시아 상인의 후예로 수세대에 걸쳐 한족과 결혼하며 섞여 있어 중국인처럼 말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 위구르족과 달리 중국 전역에 퍼져 살고 있다. 후이족과 중국 사회가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은 여러 방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후이족 출신으로 유명한 정화를 비롯해 국가민족사무위원회 왕정웨이 전 주임도 후이족 출신이다. 국무원 산하 국가민족사무위원회는 중국의 민족정책을 총괄하는 기구다. 이렇듯 후이족은 중국의 주류 계층인 한족과의 동화를 통해 중국 사회 곳곳에 진출했지만 항상 관계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사실 이들은 1864~1877년 청나라의 지배에 맞서 둥간 반란을 일으켰다가 큰 피해를 입었다. 마오쩌둥 사망 이후 양측은 화해했다. 드루 글래드니 포모나대 교수는 “후이족이 번성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정치 체제에서 이른바 회색 지역을 찾아내 공산당과 협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자신만의 역할을 찾아내면서 존재감을 이어 갔다. 중국 내 할랄식품 생산을 장악하는 한편 중국 국영기업과 중앙아시아, 또는 걸프 지역 기업 간의 매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내 최대 아랍어 학교는 후이족이 설립하고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졸업생 상당수는 통역사로 활약하고 있다. 중국 역시 후이족의 동화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이들에게 제한된 범위이긴 하지만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시행할 수 있도록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다. 샤리아는 코란 등에 나오는 이슬람의 기본법으로 이슬람공동체의 헌법이며 모든 삶의 정황에 적용된 법이다. 그동안 중국 법체계에서는 샤리아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닝샤후이족자치구의 일부 모스크에서는 설교자이자 지도자인 이맘과 법원이 같은 중재 사무실을 이용한다. 이맘은 매주 샤리아법을 근거로 가족 간 분쟁을 조정한다. 중국 사법 체계가 개입하는 경우는 샤리아법으로 조정이 실패한 경우에 한해서다. ●시진핑 “불법집단 견제”… 다음 감시대상 될 수도 후이족이 중국 사회에 편입됐지만 이들은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다. 후이족은 자신만의 공동체를 구성하며 살고 있다. 이들은 도시에서 후이족 전통 식당을 운영하거나 택시 기사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마 교수는 “이슬람교가 후이족을 다른 사람과 구분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후이족의 번성이 계속될지는 중국 정부의 결심에 달렸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7월 불법적인 집단의 침투에 확고한 방어막을 치겠다고 강조했다. 위구르족에 대한 감시의 눈길이 강화되듯 후이족 내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다음 감시 대상이 후이족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이 아이를 구속시켜야 합니다” …美 총기규제 캠페인 화제

    “이 아이를 구속시켜야 합니다” …美 총기규제 캠페인 화제

    최근 미국에서 만들어진 총기규제 캠페인인 '브래디 캠페인' 광고가 뜨거운 논란 속에 화제다. '총기사고를 일으킨 아이들을 구속시키고, 국외로 추방시키자'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던지면서 총기 접근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이 1분 짜리 캠페인 영상을 첨부하며 영상에 대한 반응을 소개했다. 그동안 총기규제 관련 캠페인이 '총기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라', '총기 구입자 신원 조회를 강화하라' 등 주장으로 점철됐다면 이번 캠페인은 오히려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캠페인 영상은 어렸을 때부터 늘 손에 닿는 곳에 권총 등 총기류가 존재하고 있고, 어린 나이에 실제 사격을 해보는 등 총기를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고 있는 현실을 빠르게 지나가는 스냅사진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일주일에 한 건씩 어린이들의 총기사고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구속해야 한다. 총이 죽인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죽인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을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 캠페인의 메시지는 총기가 만연한 현실에 대한 풍자이고, 총기 자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다. 브래디 캠페인의 의장 댄 그로스는 "전적인 풍자다. 하지만 공공안전을 위한 메시지 만큼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은 물론, 중범죄자, 테러리스트 등이 총기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그 결과 하루에도 수백 명의 생명이 사라져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AP,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이 보도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년 반 동안 17세 이하 청소년들에 의한 총기사고는 10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한 건 이상의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5세 이하 아이들에 의한 총기 사고도 90건에 가까워 일주일에 한 건 정도 사고 빈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이란, 미국인 父子 간첩혐의 징역 10년형… 美대선 변수 되나

    美국무부 “이중국적자 부당 억류” 공화, 이란핵협정 쟁점으로 부각 이란계 미국인 부자가 이란 사법 당국으로부터 간첩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반관영 파스 통신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란과의 관계 개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큰 성과로 꼽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미국 대선의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압바스 자파리 도라타바디 이란 검찰총장은 이날 “시아마크 나마지(45)와 그의 아버지 바퀘르 나마지(80)를 비롯한 총 6명이 적대국가인 미국 정부와 협력하고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징역 10년형에 처해졌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해 10월 가족을 만나고자 테헤란에 온 시아마크를 체포했으며, 지난 2월에는 아버지 바퀘르도 체포했다. 나마지 부자는 모두 이란·미국 이중국적자지만, 이란은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아 이들 부자는 미국 영사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고 AP는 전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란 당국이 나마지 부자 등 부당하게 억류한 모든 미국인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특히 바퀘르의 건강이 크게 악화됐다는 보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마지 가족은 이슬람 혁명 발발 4년 후인 1983년 미국으로 이민했다. 바퀘르는 이슬람 혁명 이전에 후제스탄주의 주지사였으며, 소말리아, 케냐, 이집트에서 유니세프 대표로 활동했다. 아들 시아마크는 이란 재계와 관계를 유지하며 미국에서 이란 사업 진출을 컨설팅하는 일을 해 왔다. 시아마크는 언론에 미국 등 서방의 이란 제재로 이란 내 의료 물자가 부족해졌다며 제재 완화를 요구하거나 미국계 이란인이 미국과 이란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이란의 강경 보수파는 시아마크의 이런 활동에 대해 서구의 이란 침투를 돕는 것이라며 강력 비난했다. 로이터는 핵협정 이후 서구의 투자와 문화가 이란에 유입되고 협정을 주도한 온건파가 힘을 얻자 불안해진 강경 보수파가 서구 국적인을 탄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당국은 앞서 워싱턴포스트 테헤란 특파원 제이슨 리자이안 등 미국인 5명을 구금한 뒤 지난 1월 미국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미국에 억류된 이란인 7명과 맞교환한 바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오바마 정부가 이란에 현금 4억 달러를 몸값으로 지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나마지 부자에 대한 징역형 선고는 당장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 9일 대선 2차 TV 토론에서 이란 핵협정 때문에 테러리스트 국가에 1500억 달러를 돌려주게 됐다며 협정을 주도한 오바마와 협정을 지지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공격한 바 있다. 공화당 의원 후보들도 이란 핵협정이 IS를 돕는다는 광고를 내보내며 민주당 후보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 아이들을 구속시켜야 총기 사고가 해결되겠죠?”

    “이 아이들을 구속시켜야 총기 사고가 해결되겠죠?”

    최근 미국에서 만들어진 총기규제 캠페인인 '브래디 캠페인' 광고가 뜨거운 논란 속에 화제다. '총기사고를 일으킨 아이들을 구속시키고, 국외로 추방시키자'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던지면서 총기 접근의 문제점을 환기시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이 1분 짜리 캠페인 영상을 첨부하며 영상에 대한 반응을 소개했다. 그동안 총기규제 관련 캠페인이 '총기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라', '총기 구입자 신원 조회를 강화하라' 등 주장으로 점철됐다면 이번 캠페인은 오히려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캠페인 영상은 어렸을 때부터 늘 손에 닿는 곳에 권총 등 총기류가 존재하고 있고, 어린 나이에 실제 사격을 해보는 등 총기를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고 있는 현실을 빠르게 지나가는 스냅사진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미국인들은 일주일에 한 건씩 어린이들의 총기사고에 의해 사망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구속해야 한다. 총이 죽인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죽인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을 국외로 추방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 캠페인의 메시지는 총기가 만연한 현실에 대한 풍자이고, 총기 자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다. 브래디 캠페인의 의장 댄 그로스는 "전적인 풍자다. 하지만 공공안전을 위한 메시지 만큼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는 아이들은 물론, 중범죄자, 테러리스트 등이 총기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그 결과 하루에도 수백 명의 생명이 사라져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AP,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이 보도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년 반 동안 17세 이하 청소년들에 의한 총기사고는 10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한 건 이상의 수치다. 또한 같은 기간 5세 이하 아이들에 의한 총기 사고도 90건에 가까워 일주일에 한 건 정도 사고 빈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바티칸 광장에 맥도날드 입점…추기경들 “정체성 훼손” 반발

    바티칸 광장에 맥도날드 입점…추기경들 “정체성 훼손” 반발

    “당장 중단해야” 교황에 편지도 일각 “리모델링 비용 때문 반대” 가톨릭 본산인 바티칸에 최초로 맥도날드 매장이 입점하기로 하자 추기경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성베드로 광장 바로 옆에 들어서는 맥도날드가 바티칸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이곳에 거주하는 추기경들의 복리를 해친다는 이유에서다. 맥도날드는 최근 성베드로 광장 근처 교황청 소유의 건물 1층에 538㎡(악 162평) 넓이의 매장을 내기로 계약했다고 AFP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맥도날드는 교황청에 임대료로 한 달에 3만 유로(약 3740만원)를 지불한다. 이와 관련, 엘리오 스그레차 추기경은 이날 이탈리아 일간 라레푸블리카와 인터뷰에서 맥도날드와의 계약이 “논쟁적이고 정도에 어긋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광장인 성베드로 광장 바로 옆에 맥도날드가 문을 여는 것은 건축적 전통을 전혀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난한 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표방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철학에 따라 해당 공간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시설로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티칸 중심부인 보르고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보르고 보존위원회의 모레노 프로스페리 위원장도 “최근 몇 년 동안 이 지역은 불법 기념품 가판대와 소규모 슈퍼마켓 등이 증가하며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보르고 보존위원회의 위원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바티칸을 다음 테러 대상지로 언급하는 상황에서 맥도날드가 들어서 유동인구가 늘면 테러 위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맥도날드가 들어서는 건물과 그 인근에 거주하는 추기경들은 ‘현실적’ 이유로 맥도날드의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건물에는 추기경 7명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맥도날드 입점을 위해 건물을 리모델링할 경우 자신들에게 추가적인 비용이 부과될까 염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추기경 중 한 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편지를 써 맥도날드의 상업적 시도를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고 라레푸블리카는 보도했다. 교황청 소유의 부동산을 관리하는 기관인 ASPA의 책임자 도메니코 칼카뇨 추기경은 “맥도날드와의 거래는 법적으로 유효하며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비판을 일축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스라엘은 어떻게 ‘언터처블’이 됐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이스라엘은 어떻게 ‘언터처블’이 됐나?

    지난달 17일 시리아 영내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2발의 로켓이 발사되었다. 과거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북한군이 사용했던 것과 유사한 122㎜급 사제로켓으로 추정되는 이 두 발의 로켓은 발사 직후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함과 동시에 요격됐고, 인명 피해는 전혀 없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번에 발사된 로켓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의도로 발사된 것이 아니라 시리아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전투 중 이스라엘 쪽으로 잘못 발사된 것으로 결론짓고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자국 영토를 향해 로켓이 발사되어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언론은 이번 사건을 단신 처리했고, 이스라엘 국민들 역시 별다른 동요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만큼 이스라엘을 향한 로켓이나 미사일 공격은 이제 일상이 됐다. 그러나 이스라엘 국민 그 누구도 이러한 공격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을 향해 어떤 로켓이나 미사일이 발사되더라도 100% 막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하늘의 강철 지붕 이스라엘은 건국 당시부터 주변 아랍국들을 상대로 힘겨운 생존 전쟁을 벌였던 나라다. 국토 면적이 경상북도보다 조금 더 큰 정도에 불과하지만, 주변의 이슬람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고, 다양한 형태로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했다. 이러한 이스라엘이 미사일 방어체계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였다. 당시 최대 적국이었던 이집트가 소련으로부터 스커드 미사일을 도입했다는 첩보가 입수되자 이스라엘은 미국에서 지원 받은 MIM-23 호크(HAWK) 미사일을 개조해 탄도 미사일 요격 능력을 부여한 AB-10 요격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러나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매우 짧고 명중률 역시 신뢰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 미사일이 배치된 후 벌어진 제4차 중동전에서 이스라엘은 이집트로부터 스커드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나, AB-10은 사정거리 부족으로 스커드 미사일에 대응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된 것이 애로우(Arrow) 시리즈였다. 1970년대 소요가 제기되어 1982년 개념 연구를 거쳐 1988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간 애로우 미사일은 실전배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기술 축적을 위한 목적이 강했다. 이스라엘은 1990년부터 시작된 애로우1 미사일 시험평가를 통해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실전 배치용 미사일인 애로우2를 개발해 1998년부터 이스라엘 공군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애로우2 미사일은 최대 140km의 사정거리와 60km 수준의 요격 고도를 가지고 있어 패트리어트와 사드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요격 시스템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도 운용하고 있는 그린파인 레이더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추적하고 150kg에 달하는 대형 탄두를 이용해 대량의 파편으로 표적을 요격하는 방식인데, 이미 실물 스커드 미사일과 모의 표적에 대한 다수의 요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그 명중률과 신뢰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애로우2 미사일의 단계적 개량과 꾸준한 요격 테스트를 통해 애로우2의 성능과 신뢰성을 향상시켰지만, 국토 전역을 보다 완벽하게 방어하기 위해 중첩된 다층 방공망 개념을 개발하고 이를 위한 요격 무기들을 하나씩 개발해 내기 시작했다. 현재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5~60km 고도에서는 애로우2 미사일이 요격을 수행하고, 여기서 저지하지 못한 미사일은 15km 고도 이내에서 패트리어트 PAC-2와 PAC-3를 이용해 요격한다. 이러한 방공망을 뚫고 들어온 탄도탄이나 가까운 거리에서 발사된 소형 로켓, 박격포 등은 아이언 돔이 처리한다. 이러한 중첩 요격 시스템이 완성된 이후 이스라엘은 주변국의 로켓 공격으로부터 단 1명도 죽거나 다치지 않았고, 이제 이스라엘 국민들은 로켓 공격 경보가 울리면 대피호로 피하는 대신 하늘을 올려다보며 마치 불꽃놀이 같은 요격 장면을 구경하는 여유까지 갖게 되었다. 현재 이러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 시스템을 더욱 개량해서 국토 전역에 대한 다층 방공망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소형 로켓이나 박격포, 단거리 미사일 등은 거리 70km, 고도 10km 범위 내에서 아이언 돔이 요격하고, 15~20km 고도 범위에서는 패트리어트 PAC-3가, 15~60km 고도 범위에서는 애로우 2 개량형이 요격을 수행하는 기본 구조는 그대로 가져가되 거리 250km, 고도 50km 범위 내에서 요격을 담당하는 최신형 요격 시스템인 데이비드 슬링(David's sling)과 최대 거리 400km, 고도 100km 이상 외기권에서 요격을 담당하는 애로우3 미사일이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에 추가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이들 요격 자산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통합해 운용한다. 그린파인 레이더와 같은 탄도 미사일 탐지·추적 레이더는 물론 패트리어트용 레이더와 아이언돔용 레이더 등 모든 탐지 자산과 모든 요격 미사일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이스라엘 전역에 설치된 다양한 레이더가 탐지한 모든 표적 정보가 하나의 스크린에 표시되고, 모든 요격부대들은 하나의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작전 상황을 공유하면서 실시간 협력 교전을 수행한다. 가령 A부대에서 발사한 요격 미사일이 빗나가더라도 B부대나 C부대가 곧바로 백업에 나서 2차, 3차 요격 시도에 나선다는 것이다. 아이언돔과 데이비드 슬링, 애로우 시리즈와 같은 미사일 방어체계는 1개 포대가 동시에 10~14개 안팎의 표적을 요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들 미사일들은 사거리와 요격고도가 서로 중첩되도록 빽빽하게 배치되기 때문에 소형 로켓부터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그 어떤 유형의 미사일이 수십 발 이상씩 날아오더라도 대부분 요격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미국의 감시·요격 자산과도 연동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이스라엘의 MD 시스템은 지중해에 배치된 미국의 MD 위성은 물론 이지스 구축함에 탑재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 심지어 F-35 전투기의 감시 센서(EO-DAS)와도 실시간으로 연동되어 작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의 2~5단계 다층 방어체계가 6~7단계까지 확장됨을 의미하며 그 어떠한 미사일도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자 그대로 이스라엘 하늘 전체를 둘러싼 강철 지붕(Iron dome)이 완성되는 것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스라엘이 이처럼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을 둘러싼 안보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주변은 모두 적국이거나 적국이 아니더라도 우호적이지 않은 국가들뿐이다. 서쪽의 지중해를 제외한 모든 국경 지역에서 사흘에 한번 꼴로 각종 로켓과 포탄이 날아온다. 최근 5년간 이스라엘은 이러한 로켓과 포탄을 상대로 700회 이상 교전했고, 아이언돔을 이용해서만 1500여 발을 요격했을 정도다. 문제는 이스라엘을 대상으로 한 위협이 이러한 단거리 로켓이나 박격포탄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국방군(IDF·Israel Defense Forces) 총사령부 전략기획부장 님로드 셰퍼(Nimrod Sheffer) 소장은 지난 9월 18일 브리핑을 통해 “이란 핵 협상은 타결되었지만 이란은 이미 샤하브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개발을 마쳤을 것으로 확신하며, 이스라엘은 이러한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셰퍼 소장은 이러한 위협에 대해 이스라엘이 취하고 있는 대응 전략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샐틈없는 다층 방어 체계를 갖추는 것이고, 둘째는 철저한 응징보복 전략을 취해 적이 감히 이스라엘을 공격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만큼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응징보복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정보기관을 이용한 암살이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관으로 평가받는 모사드(MOSSAD) 산하에 일명 ‘키돈(Kidon)으로 불리는 전문 암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수십여 명 수준으로 알려진 이들은 창설 이후 현재까지 과거 유대인 학살에 관여했던 나치 전범들에 대한 추적·암살 임무부터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암살 등 셀 수도 없을 만큼의 암살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 지난 2010년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배후 조종한 하마스 간부 알 마부(Al Mabhouh)를 백주대낮에 두바이 소재 호텔에서 암살했고, 이란이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는 첩보가 입수되자 이란의 수도 테헤란 한복판에서 이란의 핵심 핵물리학자 4명을 사고로 위장해 살해하기도 했다. 이들은 구약성경 출애굽기 때부터 신에게 받은 가르침인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원칙에 따라 이스라엘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대상은 그 누구든 지구 끝까지 찾아내어 제거하며, 작전 성공률 역시 대단히 높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테러리스트나 적성국에게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한다. 요인암살과 더불어 이스라엘 응징보복 전략의 양대 축은 과감하고도 강력한 군사작전이다. 이스라엘은 자국 또는 자국민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그럴 조짐이 보이는 대상에 대해서는 주저 없이 군사력을 사용한다. 지난 1981년 이스라엘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라크가 핵개발을 위해 원자로 건설을 시작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전투기를 동원해 이 원자로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2007년에는 시리아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원자로 건설에 나서자 이 역시 전투기를 동원해 건설현장 일대를 초토화시킨 바 있다. 최근 이스라엘이 행했던 가장 처절했던 응징보복 작전은 지난 2006년의 레바논 침공 작전이었다. 레바논 남부에 거점을 둔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병사 2명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군사조치에 나섰다. 전투기와 포병을 동원해 주요 거점에 맹렬한 폭격을 가했고, 대규모 기계화 부대를 투입해 헤즈볼라 거점의 건물 하나하나를 쓸어버렸다. 당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은 헤즈볼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는데, 궁지에 몰린 헤즈볼라는 민간인들을 인간방패로 내세워 저항을 계속했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소탕을 명분으로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공격해 대량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의 보복 작전은 핵심우방인 미국과 영국조차도 유감을 표시할 만큼 처절했지만 그만큼 효과가 있었다. 강경파였던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Sayyid Hassan Nasrallah)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결과가 있을 것을 알았다면 이스라엘 병사들을 납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도발을 후회했는데, 그만큼 이스라엘의 응징 보복 작전은 단호하고 강력하게 이루어졌다. 이 전쟁 이후 10여 년간 헤즈볼라는 지도부의 의사와 관계없이 죽음을 각오하고 개별적으로 이탈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일부 조직원만 있었을 뿐 단 한 차례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조직적이고 규모를 갖춘 도발을 하지 못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안보전략은 적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완벽한 방패를 갖추고, 적이 나를 공격할 경우 처절하게 보복할 수 있는 강력한 창을 갖춤은 물론 이들 창과 방패를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적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가장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는 전략이라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북핵 위협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이스라엘의 안보 전략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이일우 군사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