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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물질 테러집단에 판매 가능성”

    북한이 한 해 10개의 원자 폭탄을 만들기에 충분한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원자로를 재가동하려 한다고 미국의 북한 핵 전문가가 밝혔다. 영국 더 타임스는 1일 미국 로스앨라모스 국립핵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북한을 두 번 방문한 지그프리드 헤커가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1973∼97년 로스앨라모스 국립핵연구소에서 일한 헤커는 지난해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학술회의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경고했다. 북한은 50㎽ 원자로 건설 공사를 재개, 앞으로 2년 정도 뒤에 완공할 계획이란 방북 보고서도 제출했다. 헤커는 북한의 가난한 정권이 이러한 핵물질을 테러리스트들에게 팔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40㎏의 플루토늄은 북한의 1만 5000개에 이르는 지하 터널 어딘가에 서류가방 몇 개에 나눠 보관될 수 있다.”면서 “아무도 찾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북한은 이번 주말 국제연합의 식량 원조 활동을 중단시키고, 구호 단체인 영국의 ‘세이브 더 칠드런’을 쫓아내는 등 더욱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외교관들은 북한의 이러한 조치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미국에 맞서 이란과 공동 보조를 취해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믿고 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위폐 유통 혐의 IRA조직원 北정부관료 접촉증거 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5일 위조지폐 유통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아일랜드공화국군(IRA) 테러리스트가 북한 정부 관료와 접촉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SBS ‘한수진의 선데이 클릭’에서 “IRA 조직원이 100달러 위폐를 유포한 혐의로 체포되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의 활동이 북한과 직접 연계됐음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IRA 조직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진을 찍고 도청한 결과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논평에서 버시바우 대사에 대해 “외교관의 탈을 쓴 폭군임이 틀림없다.”고 비난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2005년 묻혀진 이슈

    2005년 묻혀진 이슈

    2005년 한해를 보내면서 좀 더 관심있게 집중 보도했어야 할 ‘묻혀진 이슈’는 없었을까. 지면의 제약에다 ‘새로우면서 흥미와 관심을 끌 수 있는’ 뉴스를 찾다 보면 정작 독자들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슈가 가려지거나 묻히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다. 서울신문은 올 한해를 마감하면서 그동안 미처 부각하지 못했거나 외면했던 대표적인 이슈 3가지를 간추려 돌아본다. ■ 1. 파키스탄 대지진 지난 10월8일 발생한 파키스탄 지진 소식이 서울신문 지면에서 사라진 것은 참사 2주째를 하루 앞둔 21일이었다. 구호단체들의 호소는 판에 박힌 것으로 치부되고 지지부진한 구조 작업은 새 뉴스를 전해야 하는 강박감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지난해 말 지진해일(쓰나미)로 인한 동남아시아 5개국의 참상과 겹쳐 보인 점,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의 치부가 드러난 것과 같은 사회적 의미가 미미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파키스탄의 참상은 으레 되풀이되는 재난쯤으로 여겨졌다. 우리의 관심이 멀어진 사이 희생자는 참사 직후 추산됐던 4만명의 갑절에 가까운 7만 5000명으로 늘어났다. 인도령 카슈미르의 1400명이 포함된 숫자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8만 70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7일 웨스트 프런티어주 만세라의 난민 텐트에서 화재가 발생,4명의 어린이 등 7명이 몰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를 보도한 국내 신문은 찾기 힘들었다. 특히 인도와 국경 지대인 카슈미르에 12월 평균 1.5m, 내년 1월 2.4m의 눈이 쌓일 것으로 추정되고 예년보다 훨씬 낮은 섭씨 영하 20도의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거듭된 ‘제2의 재앙’ 경고도 국내 언론의 눈과 귀를 붙들어매지는 못했다. 더욱이 이 지역의 눈은 4월은 돼야 녹는다. 지난달 28일 첫 눈이 내린 뒤 8명이 얼어죽고 700명 이상이 감기와 폐렴, 저체온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에 더해 동상, 피부병, 전염병 등으로 인한 어린이 희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행히 WHO 등이 어린이 40만명에게 예방접종을 마쳐 이같은 우려를 조금은 덜었다. 그러나 40곳의 난민 캠프에 의탁하고 있는 350만명의 이재민들은 쏟아지는 눈을 피할 만한 변변한 텐트 하나 없이 겨울을 맞았다. WHO는 지금까지 제공된 구호물품은 텐트 2만개와 담요 32만장으로 집계했지만, 이들 텐트의 90% 이상이 한파를 견뎌낼 수 없는 것으로 파악돼 구호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식량 공수도 문제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450만명 가량이 구호단체가 제공하는 식량으로 갸날픈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각종 자선기구가 내놓겠다고 약속한 금액은 62억달러로 당초 구호기구가 호소한 금액을 훨씬 넘어섰지만, 문제는 내년 1월 이후 쓸 재원이 바닥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헬리콥터를 띄워 오지의 이재민들에게 식량을 공수하려면 7000만달러의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구호 관계자들은 호소한다. 파키스탄의 재난구호를 총괄하고 있는 파루크 아마드 대장은 지난 18일 테드 터너 CNN 창립자 등에게 겨울을 견뎌내려면 200만개의 담요가 더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해가 바뀌더라도 파키스탄의 참상에 눈귀를 기울여볼 일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2. 요르단강 서안 장벽 지난 8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유대인 정착촌을 철거하는 이스라엘 불도저들의 굉음에 파묻힌 것은 정착민들의 절규만은 아니었다. 정착촌 철거가 두 민족의 분규를 끝내기 위한 아리엘 샤론 총리의 ‘역사적 결단’으로 여겨지는 사이 이스라엘은 2002년부터 요르단강 서안에 쌓고 있는 보안장벽 건설을 밀어붙였다. 지난해 6월 국제사법재판소의 ‘국제법 위반’ 판결도 한낱 휴지조각이 되고 말았다. 서구 언론의 시각을 그대로 좇은 국내 언론은 이스라엘의 ‘반칙’을 제대로 부각시키지도, 이슈화하지도 못했다. 지난 14일 사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서안지구 정착촌에 290여 가구가 이주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는 미국이 지원하는 중동평화 로드맵에 엄연히 규정된 신규 이주 동결 원칙을 어긴 것이다. 반칙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의 잠입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샤론 정부는 2002년 6월부터 장벽을 건설하기 시작, 지난 9월까지 총 연장 670㎞의 절반 가까이를 완성했다. 높이 5m의 콘크리트벽 한쪽에는 철조망이, 다른 쪽에는 깊이 2m의 도랑이 파여졌다. 전자 감응장치와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는 흔적 탐지로가 설치됐다. 약 8.5㎞ 구간은 무려 8m 높이의 콘크리트 담으로 둘러쳐진다.1㎞를 건설하는 데 200만달러(2억여원)가 든다. 더욱 큰 문제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가르는 국경인 ‘그린 라인’을 무시했다는 데 있다. 일부에서 요르단강 서안 쪽으로 깊이 파고 들어가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고립화시켰다. 지난 2월 샤론 내각이 노선을 약간 변경하긴 했지만 여전히 팔레스타인 땅 6∼8%를 잠식한 것으로 보인다. 존 더가드 유엔인권판무관은 2003년 9월 제출한 보고서에서 “장벽과 이스라엘 사이에 거주하는 21만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공공서비스, 학교, 작업장에서 격리되기 때문에 난민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일방주의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뜨뜻미지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이 장벽은 어디까지나 보안상으로만 기능해야 하며 영구적인 분리를 의미하는 것이어선 안된다. 테러에 가담하지 않는 팔레스타인인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보안상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지만 구두선에 그쳤다. 팔레스타인은 또다른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일방주의는 팔레스타인의 고립감을 부추겨 원치 않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당장 내년 1월25일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마무드 아바스 총리가 이끄는 파타당이 무장세력 하마스에게 권좌를 내줄 경우, 중동평화는 험한 도전에 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하마스는 지난 15일 서안지역 지방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전조를 드러낸 바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3. 유럽연합 통합 |파리 함혜리특파원|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강력한 정치·경제력을 갖춘 ‘유럽합중국’의 등장은 그 자체가 관심거리였다. 하지만 지난 5·6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유럽연합(EU) 헌법이 부결되면서 지금껏 중단 없이 달려온 통합기관차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후 EU 통합 관련 기사는 ‘푸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정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인도 등에 밀린 측면도 있지만,EU 통합 자체가 너무 오랫동안 지루하게 진행돼오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U 정상들은 지난 6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EU헌법조약의 비준이 부결된 뒤 비준일정을 연기한 채 ‘숙고기간’을 갖기로 합의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회 헌법위원회는 ‘사망선고’를 받은 유럽헌법을 회생시키기 위해 지난 9월 첫 협의를 갖고 다양한 회생방안을 제시했다. 자유당 그룹의 앤드루 더프(영국) 의원은 숙고기간 중 기존 헌법조약을 일부 수정, 새로운 EU헌법조약 초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녹색당의 보겐후버(오스트리아) 의원은 2009년까지 새로운 EU헌법조약 초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민당 그룹의 알렉산더 스터브(핀란드) 의원은 주요국의 선거 일정이 마무리되는 2007년 헌법조약의 수정을 위한 준비작업을 거쳐 2008년 헌법조약 수정,2009년 비준절차를 취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협의해 나가자고 말했다. 사회당의 카를로스 카르네로(스페인) 의원은 숙고기간 중 논의된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007년 말 유럽의회가 각국 의회와 공동으로 회의를 개최하고, 헌법조약 개정방향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묻는 EU 전체 차원의 국민투표를 2009년 6월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의 이같은 논의가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다수 유럽의회 의원들이 2009년을 EU헌법조약 완료시한으로 상정한 점,EU헌법조약을 수정하자는 의견이 개진된 점으로 미뤄 향후 EU 내 헌법조약 처리에 대한 논의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헌법에 대한 논의는 독일이 순번제 의장국을 맡는 내년 상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와 관련, 취임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브뤼셀을 방문해 EU집행위 및 유럽의회 지도자들과 만난 뒤 “유럽은 헌법을 필요로 한다. 헌법을 포기해선 안된다.”며 헌법비준의 부활을 시도할 것임을 강력 시사했다. 메르켈 총리는 국제사회 ‘데뷔무대’였던 EU정상회의에서 2007∼2013년 EU 예산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영국과 프랑스, 신·구 회원국들간을 설득, 타결을 이끌어냄으로써 균형잡힌 ‘중재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세를 몰아 유럽헌법 문제도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otus@seoul.co.kr
  • “조기철군은 이라크 적들에 넘기는 것”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이라크 전쟁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조기 철군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성급하게 미군을 철수할 경우 전세계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세상을 과거보다 훨씬 더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라크에서 조기 철군할 경우 “적들에게 이라크를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청률이 가장 높은 오후 8시 전국에 생중계된 연설에서 그는 이라크에서의 승리를 위해 내년에도 더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영국의 BBC 인터넷판은 부시 대통령의 이날 연설이 과거 어느 때보다 반성하는 듯한 어조였으며 잘못을 받아들이고 비판론에 귀를 기울이려는 자세를 보였다고 짚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미 NSA 영장없이 무차별 도청” 9·11이후 미국내 외국인등 상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01년 9·11테러 이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승인 아래 테러의 증거를 찾기 위해 영장없이 미국인이나 미국 내에 있는 외국인들을 도청해왔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10여명의 전·현직 관계자들을 인용,“NSA는 2002년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에 따라 지금까지 수백, 수천건의 국제전화와 이메일, 국내전화 등을 도청했다.”면서 “이는 알 카에다 관련자들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NSA는 법원의 승인을 받아 미국 내 외국공관이나 필요한 기관에 대한 도청을 하도록 제한을 받았다.그러나 이 대통령령이 제정된 이후에는 영장없이 국내외에서 도청을 했으며 미국 내에서는 500명, 외국에서는 5000∼7000명을 동시에 도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이같은 광범위한 도청 덕분에 지난 2003년 알 카에다와 연계해 오하이오의 브루클린 다리를 폭파하려다 유죄 판결을 받은 이만 파리스 등 다수 테러리스트들의 기도를 파헤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합 워싱턴 법률사무소의 캐럴라인 프레드릭슨 소장은 “광범위한 도청이 법원의 승인없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며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9·11조사위 “美 테러대책 낙제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대 테러 준비 태세가 41개 분야에서 5개의 F평점을 받는 등 대부분 부실한 것으로 평가됐다. 미 정부의 9·11테러조사위원회에서 일했던 위원 10명은 5일(현지시간) 지난해 조사위가 정부에 권고했던 사항들의 이행 현황을 점검한 뒤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조사위가 해체된 뒤 ‘9·11공론프로젝트’라는 민간기구를 구성, 조사활동을 해왔다. 조사위원들이 발표한 ‘9·11위원회 권고안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41개 분야 이행 상황 점검 결과, 테러리스트 금융 차단책 하나만 A-를 받았고 ▲생체 검색 시스템 설치 등 B평점 12개 ▲통합된 사고 사령부 설치 미비 등 C평점 9개 ▲국경 및 문서 안전에 대한 국제협력 등 D평점 12개 ▲테러리스트 억류에 대한 협력기준 마련 등 F평점 5개를 받았다.2개 분야에서는 판단이 보류됐다. 토머스 킨 전 9·11조사위원장은 “또 다른 9·11을 예방하기 위해 정말 해야 할 많은 일들을 대통령과 의회가 미루고 있다.”며 “일부 분야에서는 다소 진전이 있었으나 다른 많은 주요 문제들은 여전히 낙제점”이라고 지적했다.dawn@seoul.co.kr
  • 2005 뜬별 & 진별

    2005 뜬별 & 진별

    2005년도 저물어간다. 언제나 그렇지만, 욱일승천의 기세로 올 한해를 자신의 해로 만든 부류는 누구인가. 반대로 급전직하의 참담함을 맛본 부류는 또 누구일까. 서울신문은 연말 특집으로 정치, 경제, 문화 분야에서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인 이른바 승자(Winner)와 패자(Loser)를 선정했다. ■ 존 매케인 vs 칼 로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올해 ‘세계의 정치 수도’인 워싱턴에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같은 확실한 승리자와 패배자를 탄생시키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공화당 내에서는 존 매케인을 비롯한 중도적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상했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권력 기반인 ‘텍사스 사단’은 눈에 띄게 힘을 잃었다. 매케인 의원은 이라크 전과 같은 안보 이슈에서는 철저하게 부시 대통령을 옹호하고 지원하며 보수성을 과시해왔다. 매케인 의원은 그러나 최근 테러리스트로 지목돼 억류된 포로에 대한 고문을 반대하는 입법을 주도하는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중도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민주당측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올 한해 매케인 의원이 직접 제출한 법안과 결의안만도 80건에 이른다. 또 미 상원 의원들은 법안을 제출할 때 정치적 영향력이 큰 매케인 의원이 함께 서명해주기를 원해 그의 서명이 들어간 법안 수는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같은 노력이 인정을 받아선지 지난 10월말 퓨 리서치 센터가 공화·민주당원 및 무소속 유권자를 상대로 조사한 2008년 대선 후보 여론조사 결과, 매케인 의원은 공화당 후보 가운데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공화당에서 2위를 기록한 루돌프 줄리아니 역시 중도적 성향의 정치인이다. 반면 부시 대통령의 텍사스 사단 가운데서도 중심 인물이었던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유출한 ‘리크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부시 대통령의 신임도 떨어졌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로브의 힘이 빠지면서 한때 탄력을 받았던 ‘보수세력 장기집권론’도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역시 텍사스 출신으로 부시 대통령이 주지사 시절부터 법률 자문을 해온 해리엇 마이어스 백악관 법률고문도 2005년이 오욕으로 점철된 해였다. 마이어스는 부시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으로 지명됐지만, 부족한 경력과 불투명한 성향 때문에 논란이 빚어지자 스스로 물러났다. 마이어스의 상원 인준을 앞두고 ▲판사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앨 고어 등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기부했던 적이 있고 ▲낙태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입장이 불분명하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보수층으로부터 사실상 외면당했다. dawn@seoul.co.kr ■ 도요타 vs GM 도요타자동차는 내년 3월 결산에서 일본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매출액이 20조엔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도 3년 연속 1조엔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세계 자동차업계 1위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판매부진과 경영악화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급기야 릭 왜고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내년부터 북미지역 공장 9곳을 폐쇄하고 2008년까지 종업원 3만명을 줄이겠다는 처방을 내놓았다.11월 주가는 한때 18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부도설까지 나돌았다. 올 한해 도요타와 GM의 엇갈린 성적표다. 그래서 ‘빠르면 2006년 도요타가 GM을 넘어선다.’는 예상도 나온다.2008년이었던 도요타의 목표보다 2년 빠른 것이다. 도요타는 내년 예상 판매대수를 900만대로 잡고 있고 공장을 폐쇄해야 하는 GM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일시적이기는 하나 도요타가 북미시장 점유율에서 GM을 추월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이제 ‘기업’ 이상의 위치를 차지했다. 일본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도요타 배우기’ 열풍이 분 지 오래다. 순이익 1조엔은 이른바 빅3라는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순이익을 전부 합친 것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일본 언론은 “도요타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주고 있다.”며 ‘일본경제 부활의 구세주’로 묘사하고 있다. 도요타의 힘은 낭비요소를 없앤 생산방식에서 비롯된다. 세계적 부품업체들과의 유기적 협조,50년간 노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노사관계, 철저한 품질 및 인적관리 시스템도 승승장구의 비결이다. 조 후지오 도요타 부회장은 “글로벌시대에는 국가별로 현지 문화 및 고객 기호에 부합하는 고품질 저가격 제품 생산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성공 비결을 역설했다. 반면 GM의 추락은 미국 제조업의 쇠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이던 GM의 신용등급은 ‘정크 본드’ 수준으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여기에다 아성으로 여겨졌던 북미시장마저 일본 경쟁업체들로부터 위협받자 왜고너 회장이 직접 북미시장을 챙기기에 나섰다.‘직원용 할인가격’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적용하는 ‘제살깎기식’ 무한경쟁에 나섰지만 추세를 돌려놓기엔 역부족이었다. GM 추락의 주요 원인으로 우선 낮은 소비자 만족도를 들 수 있다. 과다한 직원 복지후생 부담도 발목을 잡고 있다.GM은 차를 한대 만들 때마다 1500달러씩의 후생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이래서는 도저히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오프라 윈프리 vs 마이클 잭슨 “그녀가 출마한다면 미국 정치의 심장과 얼굴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다.” 지난주 미주리주에서 ‘오프라를 대통령으로’란 문구가 새겨진 물품만을 파는 가게를 낸 패트릭 크로의 말이다. 물론 윈프리는 출마를 거부했지만, 여성이 미국을 움직이는 것은 보고 싶다고 말했다. 통큰 선행으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후보로까지 거론되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이미 전세계 여성들의 친구이자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다.21년 동안 전세계 121개국 이상의 여성들이 그녀의 토크쇼를 보며 울고, 웃고, 열광하고 있다. 윈프리는 가난한 사생아로 태어나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실은 17살때 미인 선발대회 왕관을 썼고 3살도 안돼 책을 읽었다. 지난해 토크쇼 방청객 전원에게 자동차를 나눠주는 깜짝쇼를 연출한 데 이어 올해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재앙이 닥치자 연방 정부보다 재빨리 구호활동에 나섰다. 루이지애나주 슈퍼돔으로 달려가 이재민들을 안고 위로했으며 100만달러를 기부했다. 특히 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나중에 토크쇼에 초청, 다이아몬드가 박힌 시계 등 210만달러 어치의 선물을 안겨줬다. 하지만 같은 흑인으로 팝의 제왕이었던 마이클 잭슨에게 올해는 최악의 한해였다. 아동 성추행 소송사건에 휘말리면서 전세계 매스컴의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법정 출두를 미루다가 체포 영장을 발부하겠다는 판사의 경고에 잠옷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나타난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제이 레노, 매컬리 컬킨 등 유명 인사들의 대량 증언과 고액 변호사를 앞세워 결국 소송에서는 승리했지만 자택인 네버랜드를 팔아야 할 정도로 경제적 곤궁에 처했다. 변호사 비용만 500만달러를 썼으며, 빚은 4억달러가 넘는다. 잭슨은 미성년 아동과 같은 침대에서 잔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적 접촉은 부인했다. 비록 재판관은 그가 무죄라고 선언했지만, 잭슨이 결백하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전세계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잭슨은 아동 성추행 재판으로 팝의 제왕에서 언론의 웃음거리로 단숨에 추락했다. 팬들은 그가 음악활동을 재개할 것을 바라고 있지만, 대중은 이제 잦은 성형수술로 무너질 위기에 처한 그의 코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CIA 항공기 英 ‘무사통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테러 용의자 수송을 위해 영국군 비행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으며 그간 약 20개 비행장을 적어도 210차례 이상 이용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런던 북서부 로열공군기지로부터 입수한 비행목록을 검토한 결과 많은 항공기들이 착륙권한은 부여받았으나 탑승자를 기록하지 않은 이유가 없는 것을 볼 때 CIA의 비밀작전에 정부 고위층이 연루됐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신문에는 미국 국적이 선명한 항공기들이 지난해와 올해 3차례에 걸쳐 스코틀랜드 3개 비행장에 계류중인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실렸다. 아마추어들이 촬영한 이 사진들 속에 나타난 한 대의 비행기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비행장에서도 촬영된 적이 있고, 인권운동가들로부터 테러 용의자 신문을 위해 이용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또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날 발간된 최신호에서 CIA 항공기가 최소한 437차례에 걸쳐 독일 공항에 착륙했거나 영공을 지났다는 기록을 독일정부가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독일 방문을 하루 앞두고 발간된 슈피겔지는 “독일 영공을 이용한 CIA항공기들이 테러리스트 용의자를 비밀수용소로 수송했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두 대의 CIA 항공기가 2002년에는 137차례,2003년에는 146차례 독일 영공을 통과하거나 착륙했으며, 주로 프랑크푸르트나 베를린 또는 람스테인에 위치한 미국기지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이번 CIA항공기 비행기록은 독일 좌파연합이 항공안전국에 요구해 건네받은 것이다. 이지운기자 외신종합 jj@seoul.co.kr
  • 부시 “내년부터 이라크 점진 철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갈수록 높아가는 이라크 철수 여론에 맞서 30일 향후의 이라크 정책을 담은 35쪽짜리 ‘이라크에서의 승리를 위한 국가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새로운 이라크 전략 보고서를 통해 “16만명에 이르는 이라크 주둔군은 내년에 이라크 정세와 이라크 보안군의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어떤 전쟁도 일정표에 따라 승리한 적이 없다.”고 민주당 일부에서 제기되는 즉각적인 철수론에 반박하고 “일정표가 없다는 것이 계속 머무르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군의 철수를 앞당길 수 있도록 이라크 군과 경찰을 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내년에 ▲이라크군 훈련 ▲이라크군 장비 구입 ▲이라크군 유니폼 교체 ▲이라크 경찰서 건설을 위해 39억 달러(약 4조원)의 예산을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 의회는 이라크 보안군 육성을 위한 107억 달러의 예산을 이미 승인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해군사관학교 연설을 통해 이라크 전략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설명하고 “이라크에서의 정치적 목표는 민주적 개혁을 반대하는 세력을 소외시키고 가능한 많은 이라크인을 정치 과정에 합류시켜 안정적인 국가기관을 건설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군이 줄어들어도 강력한 전력을 갖게될 것이며 어디에서든 테러리스트들과 맞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에서 실패할 경우 ▲이라크가 테러리스트의 보금자리가 될 것이며 ▲중동의 개혁주의자들이 미국을 믿지 못하게 되고 ▲이라크가 종교적, 지역적으로 갈라진 혼란에 빠지게 되면 결국 미국의 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우리의 임무는 이라크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면서 “임무가 완성되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정책 보고서를 내놓은 것은 이라크에서의 미군 사망자가 2100명을 넘어서면서도 이라크 정세가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라크전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즉각 철수론’까지 제기됐다. 또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에서의 병력 감축을 검토하게 된 것은 16만명에 이르는 현 주둔군을 유지하기 위해 매달 60억 달러(약 6조원)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최근 몇년간 사상최대의 재정 및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전쟁비용을 계속 감당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dawn@seoul.co.kr
  • 미국 ‘미운털’ 이란과 손잡나

    TEXT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이라크를 안정시키기 위해 적대국 이란과도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잘메이 칼릴자드 주 이라크 미국대사가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이라크 주둔 미군의 단계적 감축을 위한 사전 조치의 일환으로 이란과 직접 외교 교섭을 갖고 협력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칼릴자드 대사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정부의 전반적인 이라크 전략이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란측과의) 회담이 열릴 것이며 이는 (기존 정책의) 조정”이라고 말했다. 칼릴자드 대사가 이란측과 교섭을 시작하면,1979년 미국과 이란간 외교관계 단절 이래 공식적으로는 최고위급 접촉이다. 그러나 워싱턴의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라크전 개전에 앞서서도 이란과 물밑협상을 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적대국이지만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 및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와하비파(수니파의 분파) 원리주의자들이 주축이 된 알 카에다를 공통의 적으로 갖고 있었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를 놓고 협상한다면 이란과 가까운 시아파 정권이 이라크에 들어서는 것을 미국이 양해하고, 이란은 이라크 내에서 알 카에다의 활동을 억제하는 데 협력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인들에게 치안을 이양하면서 미군을 점진적으로 철수시키는 현실적인 방안을 실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뉴스위크는 내년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은 현재의 15만에서 8∼10만 수준으로 감축되고,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피해 바그다드 등 도시 중심에서 교외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30일 해군사관학교에서 이라크 병력 감축과 관련한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백악관의 스콧 매클렐런 대변인은 26일 민주당의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이 지난주 공개했던 이라크 철군 청사진이 “백악관의 안과 유사하다.”고 밝혀 백악관도 이라크 철군안을 마련해 놓고 있음을 시사했다.바이든 의원은 이라크 주둔 미군이 내년에 대규모로 철수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면서 내년말까지 병력 5만여명을 이라크 밖으로 철수시키고 10만명 가운데 상당수는 그 이후에 철군시킬 것을 주장했다.바이든 의원은 또 필요할 경우 이라크 저항세력의 집결지에 대한 타격을 가하기 위해 소수 병력만 이라크나 이라크 국경밖에 남겨둘 것을 주장했다.dawn@seoul.co.kr
  • ‘진실 게임’ 英일간지 “부시 알 자지라 공습기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아랍의 대표적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본사를 폭파시킬 계획을 세웠다는 영국 언론의 폭로가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알 자지라는 성명을 내고 “백악관과 다우닝가(영국 총리 관저)가 데일리 미러 보도에 대응해 줄 것을 진지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21일(현지시간) ‘1급 비밀’이라고 쓰인 5쪽짜리 영국 정부의 비망록 사본을 입수했다고 주장하면서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4월16일 워싱턴을 방문한 블레어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자지라 방송국 본사를 공습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카타르는 미국의 동맹국이다. 비망록에 따르면 블레어 총리가 부시 대통령의 공습 계획을 말린 것으로 나타나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알 자지라는 성명에서 “다우닝가가 가능한 이른 시일 안에 진위 여부를 확인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전세계 언론기관에도 충격적이고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알 자지라는 그동안 미군측으로부터 “테러리스트를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니콜 월리스 백악관 통신국장은 이날 MSNBC TV에 출연,“정상들끼리 오간 사적인 대화까지 언급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자유언론의 종주국인 미국 대통령이 그런 종류의 심각한 사고를 갖고 있다는 생각은 공상”이라고 일축했다. 미군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당시 카불의 알 자지라 사무실을 폭격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 1999년 코소보 내전에 참전했을 때 유고슬라비아의 국영 TV를 공습했다. dawn@seoul.co.kr
  • [월드이슈] 이주자 급증…흔들리는 유럽

    [월드이슈] 이주자 급증…흔들리는 유럽

    |파리 함혜리특파원|‘소요, 범죄…공화국의 적들.’프랑스의 대도시 외곽 저소득층 집단거주지역에서 발생한 소요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파리의 곳곳에는 자극적인 붉은 글씨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포스터가 나붙기 시작했다.‘공화국 수호연합’이란 극우단체가 제작한 포스터는 이민자들을 배척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프랑스 소요사태를 계기로 극우단체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단적인 사례다. 이들은 과거 사회당 정권은 물론 현 중도우파 정부의 정책이 모두 실패했음을 강조하며 공화국의 가치를 수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업과 경기침체로 고전하는 독일에서는 신자유주의 노선에 반대하는 좌파연합이 지난 9월 치러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러시아에서는 국수주의를 고취하는 극우파들이 외국 혐오증과 반유대주의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안정과 평화’의 상징이던 유럽사회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이민자 문제, 가속화되는 세계화 등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극단주의가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목소리 높이는 극우세력 이민자들의 차별과 소외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프랑스 소요사태를 계기로 극우세력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장마리 르펜 당수는 14일 저녁 파리도심 팔레롸얄에서 대중 집회를 갖고 “지난 30년간 좌·우파 정부를 막론하고 추진한 이민자 정책이 실패했음이 이번 소요사태로 입증됐다.”면서 “외국인들에 대한 모든 사회보장 혜택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뉴스전문채널 LCI의 토론프로그램에서도 “경찰에 돌을 던지고 학교를 불태우는 극단적인 폭력행위로 사회 신고식을 치르는 이민 2·3세들은 장차 테러리스트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들이 바로 시라크가 공들여 키운 자녀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자동적으로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지만 자신들이 프랑스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심지어 프랑스를 적으로 여긴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프랑스인으로 대우받아서는 안된다.”고 유화책을 비판했다. 역시 이민자 수용에 반대하는 다른 국수주의 우파정당인 ‘프랑스운동’(MPF)의 필립 드 빌리에 당수도 사태 초반부터 “20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통금령을 실시하고 파리 교외 지역에 군대를 투입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었다.FN과 MPF는 지난 5월말 프랑스의 유럽헌법 국민투표 당시 프랑스를 보호하기 위해서 EU헌법이 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투표결과가 부결로 나타나면서 힘을 얻은데다 이번 소요사태로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정치분석가들 사이에 이번 소요사태로 시라크 대통령과 정부 입지가 약화된 틈을 타 극우정당이 다시 세를 얻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유권자들은 지난 200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후보 대신 르펜 당수를 선택, 르펜이 2차 결선투표에서 자크 시라크 후보와 맞붙는 이변이 발생했었다. ●뿌리내리는 유럽의 신좌파 한편 여야 정당간 뚜렷한 승자없이 끝난 지난 9월18일의 독일 총선에서 최대의 돌풍을 일으킨 정당은 좌파연합이었다. 좌파연합은 구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PDS)과 사민당의 우경화에 반발해 분리해 나온 사민당 좌파와 노조 지도자들이 만든 ‘선거대안’이 통합한 정당이다. 좌우 이념대립이 극심했던 지난 60년대 중반∼70년대 초반 이후 독일에서는 각 주 단위로 반급진주의 조례를 채택, 정치적인 극단주의를 지양해 왔다. 따라서 지금까지 극우·극좌파는 의회내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5% 이상의 지지를 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총선결과 좌파연합은 총 54석을 확보하면서 8.7%의 지지를 받으며 의회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했다. 독일의 한 언론인은 “좌파연합의 정책들은 대부분 재정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한 것들이다. 실현가능성과 현실성이 거의 없지만 경제가 어렵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달콤한 약속’에 이끌리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럽정치 지형에서 신좌파를 표방하는 정치운동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개혁이냐 사망이냐.’의 문제로 고민해 왔던 유럽공산주의가 그동안 우파 정책노선을 포용하는 개혁을 추구해 왔으나 영국의 노동당과 독일의 사민당이 우파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생긴 커다란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신좌파 운동이 새로이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특히 반전운동과 반세계화운동, 반 신자유주의의 토양에서 독일의 좌파연합과 같은 신좌파 성향의 정당이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의 네오-코뮤니스트들과 신좌파들이 모여 지난해 조직한 유럽좌파정당(ELP)은 지난 달 29·30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첫 총회를 갖고 신자유주의가 야기한 유럽의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의 가치를 재정립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lotus@seoul.co.kr ■ 양극을 이끄는 대표적 인물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장마리 르펜과 독일의 오스카 라퐁텐은 극우·극좌 양 극단으로 치닫는 유럽정치상황을 상징한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그들의 목소리가 곧 유럽 정치상황의 변화 방향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 신자유주의 맹비난…신좌파 상징 오스카 라퐁텐 독일의 좌파연합을 이끌고 있는 오스카 라퐁텐(62)은 유럽에서 태동하고 있는 신좌파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 꼽힌다. 골수 좌파인 그는 신자유주의가 유럽 위기를 불러왔다며 비판한다. 대학생 때인 1966년 사민당에 가입하고 1976년 32세에 프랑스 접경 산업도시 자르브뤼켄의 최연소 시장이 된 그는 68세대 스타급 정치인으로 한때 게르하르트 슈뢰더, 루돌프 샤르핑(94년 사민당 총리후보)과 함께 독일 사민당 3두체제를 이루면서 당내 좌파를 이끌었다. 그는 우파에 가까운 중도좌파 성향의 슈뢰더와 정책적인 대립으로 1999년 3월 모든 정치적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슈뢰더 총리의 노선에 실망한 당원들과 노동계를 규합한 뒤 옛 동독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까지 끌어들여 좌파연합을 결성했으며 지난 9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 노골적 인종주의…극우파 수장 장 마리 르펜 극우파 정치인으로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장마리 르펜(77) 당수.1972년 이후 FN당수를 맡고 있는 그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프랑스 정치사상 처음으로 극우파가 대통령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벌인 정치 파란을 일으켜 프랑스와 세계를 함께 놀라게 했다. 노골적인 인종주의와 국수주의를 기초로 한 극우파의 부상은 평등·박애·자유를 이념으로 하는 프랑스 민주주의의 위기론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르펜은 최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파리 교외 폭동이 시작된 이래 당으로 지지 e메일과 당원으로 가입하겠다는 요청이 넘치고 있으며 자신의 ‘제로 이민’ 정책에 대한 지지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2007년 대선에도 출마할 것이라고 밝힌 그가 또 다시 극우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사다. lotus@seoul.co.kr ■ ’배우자 이민’도 언어시험 통과해야 유럽에서 무슬림들의 이민은 복지 제도의 부담 가중, 기독교 문화와의 충돌 등으로 오래전부터 논쟁거리였으나 이제는 사회안정을 위협하는 문제거리가 되고 있다. 7·7 런던 테러와 프랑스 소요 사태 및 무슬림 청년의 네덜란드 반 고흐 영화감독 살인사건 등으로 무슬림은 유럽에서 위협적인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서유럽 국가들은 1960년대 이후 경제 활황으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북아프리카나 가난한 인접 이슬람 국가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경제가 침체하자 본국으로 돌아갈줄 알았던 이민자들은 도심 밖에서 그들만의 거주지나 ‘접시 도시’를 형성하면서 냉대와 차별의 대상이 됐다. 접시 도시란 이슬람 커뮤니티에서 아랍 위성방송을 보기 위해 접시 모양 안테나를 집집마다 달아 붙여진 이름이다. 해마다 유럽연합으로 가는 합법 이민자는 130만명쯤이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700만명 가량이 불법이민을 시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모로코나 튀니지 등에서는 매년 수천명이 스페인 카나리 제도나 이탈리아 람페투사 섬 등으로 밀입국을 시도한다. 때문에 유럽연합에서는 이들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공동경비정을 띄우는 지중해 해상 작전을 계획 중이다. 유럽의 이민은 망명, 가족의 재결합, 결혼이란 크게 세가지 법적 형태로 이뤄진다. 망명 조건은 까다로워져 해마다 탈락자가 증가추세다. 가족 결합이나 결혼도 네덜란드에서는 언어 시험을 통과해야 가능하도록 하는 등 점점 관문이 좁아지고 있다. 친척이나 배우자를 데려오기 위한 나이와 연봉 조건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은 유럽연합 시민이 아니거나 기술이 없을 경우 자국에 정착하는 길을 막는 이민 법안을 추진 중이다. 오직 투자자나 기술이 있을 경우에만 영국 시민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도 시민권을 따기 위한 시험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시민권을 받게 되면 미국처럼 국가를 연주하는 의식도 마련할 예정이다. 높아지고 있는 유럽의 ‘이민 장벽’은 미국 등 다른나라에까지 영향을 주면서 세계적인 추세로 확산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英 엘리자베스 여왕 알카에다 “테러” 경고

    영국 왕실이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으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7·7 런던테러를 정당화할 목적으로 만든 비디오 메시지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이슬람 최악의 적 가운데 한 명”이라고 규정하며 위협했다고 영국 선데이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27분 분량의 이 비디오 메시지의 일부는 지난 9월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를 통해 방송됐고, 영국 국내정보국(MI5)은 무삭제본을 입수해 여왕 경호팀에 전달했다.이 비디오는 테러리스트들을 모집하고 자극하기 위해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의 사이트에서 유포됐다. 비디오에서 오사마 빈 라덴에 이은 알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여왕이 영국의 ‘십자군 법률’에 책임이 있는 만큼 무슬림의 적이라고 비난했다. 비디오에는 또 7·7 런던테러의 주모자였던 모하마드 시디크 칸(30)이 영국내 온건파 무슬림 학자들을 비난하며 영국 무슬림들에게 성전에 동참하라고 촉구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칸은 “오늘날 이슬람 학자라는 자들은 도요타 자동차와 단독 주택에 만족해 영국 사회와의 통합을 원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CIA 비밀수용소 운영”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알카에다 조직의 몇몇 핵심 인물 등 테러 용의자를 수감하는 ‘해외 비밀수용소’를 운용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신문은 “해외 수용소에서는 물고문 등 ‘고도의 신문기법’이 허용돼 있다.”고 밝혀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포로 학대 사건에 이어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전·현직 정보원과 외교관, 정부 고위관리 등의 전언을 통해 문제의 수용소는 태국과 아프가니스탄, 동유럽 등 8개국에 분산돼 있으며 동유럽 지역은 옛 소련 기지 등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태국과 관타나모에 있는 문제의 수용소는 각각 2003년과 2004년 폐쇄됐다. 이 수용소의 존재나 위치는 백악관이나 CIA 등에서 주요 기밀로 분류돼 미국에서도 몇몇 인사들만 알고 있으며, 해당국에도 대통령과 고위직 정보관계자에게만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고위 공직자들의 요청으로 동유럽 국가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국가 이름을 공개할 경우 해당 국가들이 보복 테러를 당할 수 있고, 테러소탕 노력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수용소 대부분은 의회가 승인한 기금으로 지어졌거나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은 상·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제외하고는 브리핑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수용소에는 100명이 넘는 테러리스트들이 수감돼 있고 이 중 30명은 주요 용의자로 외부와 철저하게 격리돼 어둠속에, 때로는 지하공간에 갇혀 있다.CIA가 해외 수용소를 운용하는 이유는 미국 내에서는 피감자를 비밀 수용소에 이같은 방식으로 격리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법률 전문가와 정보 기관원들은 수용소를 유치하고 있는 국가들의 자체 법률로도 CIA의 억류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된다고 말했다. 한편 AP 통신은 오사마 빈 라덴의 최측근 참모로 활동하다 지난 2002년 인도네시아 당국에 체포돼 그동안 미군이 운영하는 아프간의 바그람 수용소에 수감됐던 오마르 알 파루크가 지난 7월 수용소를 몰래 빠져나간 사실을 미 국방부가 1일 저녁 뒤늦게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알 파루크는 수감 중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해 미군을 상대로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가자지구 평화 다시 흔들

    평화가 감돌던 가자지구가 다시 총성과 화염으로 휩싸였다. 싹터오르던 중동평화 희망이 흔들리며 7개월째 이어져온 휴전도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이스라엘 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은 24·25일 이틀 동안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38년 만에 완전 철수한 뒤 2주도 채 못되어서다. 이스라엘 군은 이날 가자시티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타고 가던 차량 2대를 향해 헬기에서 미사일을 쏘아 하마스 대원 등 최소 4명이 사망하고 9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새벽엔 하마스의 무기제조 장소로 추정되는 가자북부 자발리야 난민촌에도 헬기 공습을 가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25일 “테러리스트와 테러조직을 응징하는 수단에는 제한이 없다.”고 말해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이스라엘 군의 공습이 있기 수시간 전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로켓 40발을 이스라엘 마을인 스데로트 쪽으로 발사, 이스라엘인 6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하마스는 자발리야 난민촌 집회장에서 발생한 23일의 폭발사고가 이스라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보복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어린이 3명 등 17명이 사망하고,140여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또 요르단강 서안에서 대대적인 팔레스타인 수배자 검거에 나서 하마스 지도자인 셰이크 하산 유수프를 비롯해 207명을 체포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무력 강경 대응은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와 샤론 총리 간의 권력싸움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스라엘 하레츠지의 설문조사 결과 예비선거를 조기 실시하자는 집권 리쿠드당 내 여론이 높아지자 샤론 총리가 네타냐후 지지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로 무력 대응을 택했다는 주장이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가자지구 철수를 샤론 총리의 ‘실수’로 몰아 세우면서 그를 몰아내기 위해 제안한 당내 예비선거 조기 실시안은 26일 당 위원 투표로 결정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4일 10만명 반전 시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반전단체들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 이후 최대 규모인 10만명이 참여하는 반전시위를 벌이기로 해 반전여론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시위는 ‘평화정의연대’와 ‘앤서 연합’이라는 두 반전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 신디 시핸과 지지자 30여명은 세 그룹으로 나눠 미 전국 도시를 순회한 뒤 21일 워싱턴에 도착했다. 지난 8월 시핸이 텍사스 크로퍼드목장 근처에서 1인시위를 벌이며 점화된 반전시위는 최근 이라크전 비용 때문에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대비와 복구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알려지면서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유에스에이투데이-CNN-갤럽이 합동으로 지난 18일 총 818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한 결과 55%가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을 조기에 철군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라크전에서 미국이 확실히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21%,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22%에 불과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시위에는 전국 각지에서 교사, 간호사, 주부 등 ‘초보 시위대’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전여론이 널리 퍼져있음을 지적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5일을 전몰 장병의 어머니들로 구성된 ‘골드 스타 어머니회’의 날로 지정하는 등 반전여론 무마에 나섰다.하지만 “미군이 철수하면 테러리스트들이 대담해져 세계가 더 위험해질 것”이라며 “(철군론의) 동기는 좋으나 그 입장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dawn@seoul.co.kr
  • 재앙소설 쏟아진다

    예고없이 찾아오는 재앙은 인간의 본질과 삶의 근원에 대한 의문부호를 남긴다. 인간 스스로 초래한 참사든, 자연의 무자비한 횡포든 그것은 인간 존엄성을 한순간에 짓밟고 유유히 사라진다. 재앙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엔 비명과 통곡만이 오래 울려퍼진다.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카트리나 사태가 전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9·11테러’ ‘지하철 테러’ ‘유독가스 유출’등 대형참사를 다룬 소설들이 잇따라 번역 출간돼 눈길을 끈다. 외부의 폭력에 속절없이 노출된 우리 사회의 허약한 구조를 폭로하는 동시에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 내면의 심리를 통찰력있게 묘사한 소설들이다. 프랑스 작가 프레데리크 베그베데의 살아있어 미안하다(원제 Windows on the world·한용택 옮김, 문학사상 펴냄)는 2001년 뉴욕에서 일어난 ‘9·11테러’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이다. 텍사스 출신의 부동산 중개업자인 카튜 요스톤은 그날 두 아들과 함께 세계무역센터 107층의 고급레스토랑 ‘세계의 창’에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오전 8시46분 아메리칸 에어라인11기가 북쪽 타워에 충돌하는 순간 평범한 부동산 중개업자이자 가장인 그의 삶은 송두리째 날아간다. 소설은 요스톤과 그의 아이들이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사투를 벌이는 2시간의 생생한 기록과 작가 자신이 파리의 최고층 빌딩인 몽파르나스타워 레스토랑에서 딸과 함께 식사를 하며 9·11테러의 비극을 곱씹는 이야기를 병치시킨다. 프랑스와 미국의 관계, 미국인들의 우월의식, 테러 이후 아무 일도 없는 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대한 냉소가 서늘하다. 베그베데는 이 소설로 2003년 공쿠르상에 버금가는 ‘앵테랄리예 문학상’을 수상했다.9500원. 극작가, 번역가, 배우로도 활동중인 프랑스 작가 피에르 샤라스의 19초(홍성영 옮김, 민음사 펴냄)는 1995년 파리에서 일어난 지하철 연쇄 폭탄 테러를 모티프로 삼았다. 파리 시민들은 그해 7월부터 11월까지 무려 아홉차례의 폭탄 테러로 엄청난 공포에 휩싸였다. 소설은 테러가 일어나기 전 19초 동안에 벌어진 상황들을 여러 인물의 시점에서 다각도로 재생하는 독특한 형식을 띤다. 20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이별을 앞둔 중년부부, 첫사랑을 만나기 위해 간발의 차로 전동차에 올라탄 열다섯살 소녀, 옛 애인을 그리워하는 동성애자 강사, 삶에 지친 중년 부인 등 테러로 희생된 사람들은 물론 조직을 위해 테러를 감행했지만 그 조직에 의해 목숨을 잃는 테러리스트의 이야기가 겹쳐진다. 카운트다운을 하듯 1초 단위로 진행되는 소설은 긴박감과 비극성을 배가시킨다.8000원.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탈리아계 미국 작가 돈 드릴로의 화이트 노이즈(강미숙 옮김, 창비 펴냄)는 테러 집단에 의한 참사를 다룬 앞의 두 작품과 달리 소비자본주의와 테크놀러지에 대한 인간의 맹신이 몰고올 자연 재앙을 경고하는 소설이다. 대학교수로 평화로운 삶을 살던 잭 글래니는 유독물질 유출로 도시가 검은 구름으로 뒤덮이자 피난 행렬에 합류한다. 간신히 목숨은 건지지만 오염물질에 노출된 잭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선고를 받는다. 테크놀러지를 통제하지 못하는 인간문명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폭로한 이 책은 후기산업사회의 병폐를 지적한 문명비판 소설이자 죽음에 이른 인간의 실존적 문제를 파헤친 작품이란 평을 얻고 있다.‘화이트 노이즈’는 대중매체 상업광고 등을 비롯한 무수한 잡음을 뜻한다.1만 20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카트리나 게이트’ 워싱턴 폭풍전야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아직 60%가 물에 잠겨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뉴올리언스에서 6일(현지시간) 인체에 치명적인 식중독균 E 콜리 박테리아가 검출되는 등 수해로 인한 간접 피해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또 이날 활동을 개시한 하반기 의회가 카트리나에 대한 인재(人災) 논란과 정부의 늑장대처, 인책론 등 파상 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미 정국이 카트리나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언론은 ‘카트리나 먹구름이 워싱턴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예보했다.●CNN “E 콜리 박테리아 검출” CNN은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실 소속 관리의 말을 인용,E 콜리 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이 박테리아는 인체 및 동물의 배설물에서 유래되며 통상 처리되지 않은 하수에서 검출된다. 이 박테리아에 오염된 물을 마시면 식중독을 일으키고 적절히 치료받지 못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수해 지역에는 또 배설물과 오폐수, 독성 화학물질이 뒤섞인 물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마이클 맥대니얼 루이지애나주 환경장관은 “배스 엔터프라이즈사에서 6만 8000배럴, 머피 오일사에서 1만배럴의 기름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또 정수처리 시설 500곳 이상이 파괴됐으며 벤젠 등 화학물질과 천연가스가 새는 곳도 170군데라고 CNN이 보도했다. CNN의 조사 결과 물 100㎖당 2만개의 배설물 대장균 군체가 발견됐는데 이는 통상 홍수물 수준의 100배에 해당된다. 이런 물을 양수기로 무작정 퍼낼 경우 호수와 바다가 오염되는 또다른 환경재앙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경고했다.●뉴올리언스 강제 소개령 내긴 시장은 이날 “폭발 가능성이 있는 가스 누출이 있었다.”면서 “독소가 가득찬 물에 떠 있는 기름과 누출된 가스가 섞일 경우 큰 위험이 예상된다.”며 강제 소개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경찰은 주민들의 잔류 희망과 관계 없이 생존자들을 강제 대피시키기로 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금까지 이재민 중 5명이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려 숨졌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에 대피해 있는 이재민 가운데 결핵 사례도 보고됐다. 경제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카트리나로 인해 하반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0.5%에서 최대 1% 낮아지고 실업자가 40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카트리나 피해 복구 및 이재민 구호에 모두 1500억달러(약 150조원)가 소요돼 정부 재정 적자도 크게 악화될 전망이다.●언론 ‘카트리나 게이트’ 명명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의회 대표단을 만나 카트리나 조사에 합의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9·11 테러 때와 비슷한 독립 위원회를 구성해 사태를 미리 예방하지 못한 경위와 연방 및 주·지방정부의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하기로 했다. 의회가 요구한 4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복구자금 배정에도 동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신속한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는 “지금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구호 활동”이라며 거부했다. 앞서 민주당 바버라 미쿨스키 상원의원은 “마이클 브라운 연방재난관리청(FEMA)장이 경험이 부족하다.”며 해임을 요구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같은 당 로버트 웩슬러 하원 원내대표는 “브라운 청장이 복구 자금을 부당하게 할당한 혐의도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시각은 곱지 않다.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적이 없는 상황에서 재난대비 시스템이 이 정도라면 어떻게 테러리스트의 예고 없는 공격에 맞설 수 있겠느냐.”며 이번주 열릴 상원 청문회에서 강도 높은 추궁을 예고했다. 한편 열대성 폭풍우 오필리아가 플로리다주 동쪽 170㎞에 중심을 두고 시속 60㎞로 북상하고 있어 남부가 또다시 긴장하고 있다.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오필리아는 앞으로 며칠간 플로리다와 조지아주 등에 약 130∼200㎜의 비를 뿌릴 것으로 기상당국은 예보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테러범 있다” 한마디에…

    시아파 이라크인들의 연례 순례행진이 31일 순식간에 최악의 참사 현장으로 변했다. 이라크 전쟁 이후 테러공격이 ‘일상화’됐다고는 하지만 이번 대형 참사는 테러공격에 대한 이라크 보통사람들의 뿌리 깊은 공포를 여실히 드러냈다. 이번 참사가 단순 사고사든 그렇지 않든 최대의 피해자는 이라크 어린이와 노인, 여성들임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의 참사로 기록된 이번 압사·익사사고는 새 헌법안을 둘러싼 향후 이라크 정국에도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아수라장으로 변한 순례행진 전국에서 모여든 100만명의 시아파 순례객들은 31일 오전 11시30분쯤(현지시간) 시아파 성인으로 추앙받는 7대 이맘 무사 알 카딤을 추모하기 위해 바그다드 북동부에 있는 카디미야 이슬람 사원으로 행진하고 있었다. 얼마 전 카디미야 사원 근처에서 저항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여러 건의 박격포 공격이 발생, 한창 긴장한 채 사원으로 가기 위해 티그리스강 위의 알아이마 다리를 건너던 순례객들은 누군가 “순례행렬에 두 명의 자살폭탄 테러범이 끼어있다.”고 외치는 순간 순식간에 패닉상태에 빠졌다. 겁에 질린 순례객들은 서로 밀치다 일부는 넘어지면서 도망가려는 사람들에게 밟혀 압사하고, 일부는 30m 아래 티그리스강으로 무작정 뛰어내렸다. 사태가 악화돼 다리 난간이 무너지면서 강에 빠진 사람들이 늘었다. 힘 없는 노약자와 여성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사람들에기 밟혀 숨진 사람들보다 강물에 빠져 숨진 사람들이 훨씬 많다고 밝혔다. 순례객들이 빠져나간 뒤 다리 위에는 주인 잃은 신발 수천 켤레만 남아 있었다. 참사 현장 주변에는 졸지에 가족을 잃은 이라크인들이 목놓아 울고 있었다. 압둘 무탈리브 모하메드 알리 이라크 보건장관은 “박격포를 쏜 세력이나, 순례객들 틈에 끼여 (헛소문을 퍼뜨려) 사람들을 패닉상태에 빠뜨린 사름들은 모두 테러리스트”라고 격분했다. 인근 병원들에는 현장에서 긴급 후송된 부상자들로 복도까지 발디딜 틈이 없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사원으로 향하는 길이 워낙 좁은 데다 수십만명의 순례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어 구조요원들의 현장 접근이 어려워 사상자가 늘어났다. 한편 시아파 순례객들은 참사 직후 흥분을 가라앉힌 채 순례행진을 계속했다. ●‘독살설’까지 나돌아 민심 흉흉 이날 사망자 중에는 독극물에 중독돼 숨진 사람도 수십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르무크 병원은 최소 6명이 사원 주변에서 독극물이 든 음식과 주스를 받아 먹고 숨졌다고 밝혔고, 알 킨디 병원은 독극물에 중독된 시신 20구를 넘겨받았다고 전했다. 일부 소식통은 “순례객들이 시아파 사원으로 가던 중 수니파 사원 한 곳을 지날 때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시아파 이라크인들을 겨냥한 다양한 테러공격은 오는 10월15일 새 헌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저지하고 종파간 갈등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미군은 참사 현장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사람 수십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균미기자 외신종합 kmkim@seoul.co.kr
  • ‘테러공포증’ 바그다드 참사

    |바그다드 외신종합|이라크 바그다드의 시아파 성지에서 31일(현지시간) 자살폭탄테러 소문에 놀란 시아파 순례객들이 대피하다 최다 1000명이 숨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라크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라크 내무부 소속 자세브 나티프 알리 박사는 “1시간 전만 해도 사망자가 695명이었는데 10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어린이와 여성이라고 내무부 관리들은 밝혔다.AFP통신도 치안 관계자 말을 인용, 오후 6시 현재 사망자가 최소 816명, 부상자는 323명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이라크 전쟁 이후 테러공격을 포함해 이라크에서 발생한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이날 바그다드 북동부의 카디미야 이슬람 사원 근처에는 시아파 성인으로 추앙받는 7대 이맘 무사 알 카딤을 추모하기 위해 전국에서 시아파 신도 100만명이 몰려들었다. 순례객들이 사원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던 오전 11시30분쯤 인파 속에서 ‘자살폭탄 테러범이 있다.’는 비명이 들린 뒤 순식간에 혼란 상태에 빠져들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일부 신도들은 놀란 나머지 30m 아래 티그리스강으로 뛰어들었고, 우왕좌왕하는 인파에 깔리기도 했다. 특히 인파에 못 이겨 다리의 난간이 무너지면서 피해가 늘어났다. 이라크 내무장관과 두 명의 시아파 지도자들은 테러리스트가 자폭테러범이 순례객들 사이에 끼어있다는 루머를 퍼뜨려 대형 참사를 빚었다며 무장세력을 배후로 지목했다. 이보다 약 2시간 전 카디미야 사원 근처의 바그다드 시내 시아파 밀집지역에서 저항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여러 건의 박격포 공격이 발생,7명 이상이 숨지면서 순례객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브라힘 자파리 이라크 총리는 참사 직후 3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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