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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탈레반 직접 협상 착수] 탈레반의 ‘카드’는

    아프가니스탄의 반군인 탈레반이 지금 만지작거리는 ‘다음 카드’는 뭘까. 한국인 인질 사태 16일째인 3일 탈레반이 그동안의 강경 일변도의 벼랑끝 전술에서 벗어나 잇단 유화 제스처를 보이고 있는 등 미묘한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탈레반이 쓸 수 있는 카드는 대략 세 가지로 예상할 수 있다.첫번째 카드는 한국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통한 돌파구 마련. 탈레반이 한국정부와 직접 협상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2일 “한국 정부로부터 직접 대화를 원한다는 연락이 왔다.”며 “우리도 한국정부와 직접 협상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의 이 같은 자세 변화는 탈레반과는 절대 거래를 하지 않겠다며 수감자 석방에 고개를 젖고 있는 아프간 정부와는 협상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탈레반의 두번째 카드는 미국을 이번 사태에 계속 끌어들이는 것. 사태 초기부터 테러리스트와는 타협불가란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이 친미정권인 하미드 카르자이 정권을 움직이지 않으면 ‘탈레반 수감자 석방’이란 자기들의 요구를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의 세번째 카드는 지연 전술. 최근 보여준 탈레반의 유화적 태도는 아프간 정부군과 나토군의 군사작전을 피하기 위한 전술 변화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여간 탈레반의 향후 행보를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지도자 위원회가 인질 처리를 두고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는 단계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韓·탈레반 직접 협상 착수] 가족들,적극행동으로 타개 희망

    [韓·탈레반 직접 협상 착수] 가족들,적극행동으로 타개 희망

    피랍자 가족들은 3일 21명의 피랍자 석방을 해외 언론에 호소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방문하기로 하고 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파키스탄 방문을 추진하는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정부의 석방 교섭에서 ‘가족들의 적극적인 행동과 눈물’이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가 잇따라 피살되자 정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면서 가족 스스로 상황을 타개해 보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가족들은 미국과 아프간 방문을 추진했으나 아프간은 치안 문제를 담보할 수 없어 힘들고, 미국을 압박할 경우 군사작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취소했다. 피랍자들에게 자문을 한 고려대 국제관계학과의 한 교수는 “미국은 법적으로 테러리스트와 거래를 안 하기 때문에 아무리 압박하더라도 돌아설리 만무하고, 압박하면 할수록 군사작전 가능성만 높아진다.”며 가족들의 미국행을 만류했다. 이로 인해 피랍자 가족들은 파키스탄 방문으로 선회, 이슬람 문화권에 가서 해외 언론과 탈레반에게 피랍자 석방을 호소해 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가족들의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사태 장기화에 따른 초조함과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가족들이 대한민국과 자신을 동일시하던 초기 시각에서 벗어나 가족들만 당사자이고, 정부와 국민들을 관망자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사람들이 병원에서 불치병 진단을 받았을 때 의사를 믿고 받아들이는 대신 민간요법 등 다른 대안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유범희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역시 “결론이 같게 나더라도 적극적으로 행동을 취했다면 가족들이 느끼게 되는 죄책감의 강도는 훨씬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동 및 국제정치학 전문가들은 가족들의 파키스탄행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클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파키스탄 전문가인 외국어대 이란어과 신규섭 교수는 “탈레반이 지배하고 있는 남아프간의 경우 파슈툰족이 많은 파키스탄이 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다민족 국가로 내부적인 상황이 복잡한 파키스탄이 아프간 탈레반에 특정 행동을 요구한다면 다른 민족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탈레반이 많고 치안이 좋지 않은 만큼 제2의 피랍 사태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면서 “200여명 규모인 한인회와 공조하는 것이 민간의 위치에서 눈물에 호소한다는 가족들의 전략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병옥 중동문제연구소장 역시 “파키스탄이 사태를 해결할 영향력을 가졌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가족들이 누구를 접촉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면서 “정치적인 집단인 탈레반의 특성을 고려해 그들의 도덕성 문제를 부각시키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美, 나서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인질 석방과 관련해 이전보다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 주목된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우리의 최대 관심은 한국 인질 개개인의 안전한 석방과 건강”이라며 “그들에게 아무런 위해가 가해지지 않는 선에서 사태가 원만히 마무리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맞교환 불가만을 강조하던 태도에서 진전된 발언이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또 6일로 예정된 조지 부시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간의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한국인 인질 문제가 우리의 최대 관심사들 중 하나며 부시 대통령이 한국 인질의 안전한 석방에 관심을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정부는 그동안의 공식적인 ‘개입불가’ 원칙에서 벗어나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역할’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최근 한국 내에서 ‘미국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올해에 2002년과 같은 반미감정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케이시 대변인은 그러나 “테러리스트들에게 양보를 하면 궁극적으로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인질범이나 테러리스트들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의 일관된 정책”이라면서 “우리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군사작전과 유사한 것이 진행되고 있다는 어떠한 정보도 없다.”며 군사작전을 통한 구출도 일단 배제했다. 따라서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미국의 역할은 한국 내에서 요구하는 수감자와 인질의 교환 협상이나 군사작전이 아니라 다른 방식일 가능성이 크다.dawn@seoul.co.kr
  • [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탈레반, ‘자폭요원’ 배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14일째인 1일 탈레반이 제시한 협상 시한인 오후 4시30분을 넘기면서 인질들이 억류된 가즈니주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현지 주민과 교민들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앞서 아프간 정부군이 이날 헬기를 동원해 한국인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 일원에 군사작전을 경고하는 전단을 살포했다는 AP 등 외신 보도가 이어져 군사작전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이와 함께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인질 구출작전설이 전해진 뒤 이날 한국 통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구출작전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작전을 개시하면 인질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협박해 교민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탈레반이 이에 앞서 수감자 석방 요구를 거부하면 인질 4명을 추가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한때 알려지면서 교민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또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절대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밝힌 상태에서 미국 국무부도 정례 브리핑에서 테러리스트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어 교민들의 안타까움은 극에 달했다. 반면 아프간에 파견된 한국정부 대표단이 이날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보도해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다. 한편 탈레반은 아프간과 나토군의 무력 진압에 대비, 인질들을 분산 구금해 놓고 구출작전에 대비해 폭탄 조끼를 입은 자폭요원들을 인질 주변에 배치해 놓았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전해 교민들이 낭패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탈레반의 잔혹한 인질 살해 행위를 비난하고 인질을 조속히 석방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고, 탈레반도 벼랑끝 전술에서 일부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보여 교민들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미국 CBS 방송은 31일 인질의 납치와 억류에 직접 관여한 고위 탈레반 지휘관의 말을 인용, 전략 변화에 따라 인질 살해를 잠시 중단할 수 있으며 여성 인질들의 우선 석방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해 탈레반의 전술 변화를 시사했다. 또 탈레반이 지난 18개월간 ‘지하드’(성전)를 이끌고 있는 알 카에다로부터 납치와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전술을 도입, 알카에다의 아프간 지부가 되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이날 보도해 우려를 더욱 키웠다. 가즈니주 탈레반 지도자 물라 사비르 나시르는 31일 CBS와의 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동료 수감자 석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기들을 기만했기 때문에 인질 2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해 교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무력해결등 대안 결정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탈레반들에 의해 발생한 한국인 피랍사태에 대한 대응과 협상은 어떤 상황, 어떤 단계에 와 있나.31일 미국의 심리 컨설팅 업체인 사이크의 진단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초기 대응과 협상은 낙제점으로 나타났다. 사이크는 인질석방 협상의 구조를 ▲상황평가 ▲접근 ▲협상전개 ▲석방으로 나눠 분석했다. ●상황평가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에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형규 목사에 이어 31일 심성민씨까지 살해됨에 따라 일단 초기 단계 대응은 실패했다. 두번째 단계는 납치범과의 대화 통로를 여는 것. 아프간 정부도 탈레반과의 간접적인 대화 통로를 열고 있다. 세번째 단계는 인질을 납치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접근 상황평가가 끝나면 납치범들과의 접촉을 시작하는 ‘접근’ 단계에 들어간다. 그래야 납치범들과의 대화나 협상에서 인질들에 대한 정보도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협상자가 ‘권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아프간에서는 탈레반과의 직접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못해 초반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협상 전개 초기단계를 거치면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주고받는 본격 협상 단계가 시작된다. 납치범들의 요구사항 가운데 탈레반 수감자 석방 등 한국정부가 들어줄 수 없는 사안들도 포함돼 있다.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사안들이 절대로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라면 협상팀은 ‘대안’(무력해결 등)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이 점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석방 테러범들은 ‘자비로운’ 집단이라고 과시하고 싶어 이따금씩 어린이, 노인 등을 먼저 석방하는 조치를 취한다. 아프간에서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은 대부분 여성이고 그 가운데 다수가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우선 석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탈레반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단계로 납치범들과의 본격적인 ‘주고받기’가 이뤄질 수 있다. 무력 구출작전을 시도하면 인질 가운데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전체적인 희생을 최소화하는 해결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dawn@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13일째인 31일. 탈레반은 8월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으로 협상 시한을 다시 설정하면서 한국과 아프간 정부를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동료 수감자의 석방 요구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추가 살해할 것이란 위협도 빼놓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날 새벽에 한국인 가운데 두 번째로 심성민씨를 살해하며 그동안의 ‘추가 살해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탈레반의 일관된 요구인 ‘동료 수감자 석방’요구를 손에 쥐기 위해 협상 고비 때마다 ‘인질 살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1일 협상 시한까지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이 어려워 보여 희생자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여성 인질 안전도 위험속에 특히 대규모 인질 살해도 불사하겠다는 탈레반들의 태도는 탈레반 최고지도자를 거론하는 상황에서도 감지돼 불안감을 더했다. “새로 제시된 협상시한은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최고 지도부가 내린 것”이란 30일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의 발언은 ‘결연한’ 탈레반측의 입장을 보여줘 모골을 송연하게 한다. 인질 일부를 추가 살해하더라도 탈레반 수감자들에 대한 석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수감자 석방을 끝내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탈레반 지도부가 한국인 인질들의 희생을 통해 동료 수감자들을 잊지 않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점에서 한국인 인질의 추가 희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재집권과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국가 건설이 목표인 탈레반이 목적 관철을 위해 ‘작은 희생’은 아무렇지 않게 여길 가능성까지 높아 남성은 물론 여성 인질들의 안전까지도 위험속에 들어간 상황으로 판단된다. 실제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정부가 협상에 진지한 태도로 임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 살해했다.”면서 “남성 인질들은 차례로 살해하고 여성 인질이 다음이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 한국인 인질을 몇 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살해할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대량 살해도 개의치 않을 듯 반면 인질 사태 해결의 직접적인 열쇠를 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반대 입장임을 감안할 때, 백종천 대통령 특사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2차 면담에서도 포로 교환문제가 진전을 보지 못하면 탈레반은 인질 추가 살해라는 ‘극약 처방’에 나설 확률이 높다. 탈레반은 동시에 친(親)탈레반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알 자지라 방송 등을 통해 한국인 인질들의 육성과 동영상을 계속 공개하는 등 심리전도 강화하며 아프간 및 한국 정부를 더 압박할 전망이다. ‘테러리스트와 타협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아프간과 미국의 입장이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한국인 인질들의 생명은 강한 바람앞의 등불인 상태다. 인질 사태를 장기화 국면으로 끌며 인질들을 하나씩 살해하면서라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탈레반의 벼랑끝 전술과 잇따른 초강수에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 위기는 더욱 심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씨줄날줄] 쓰레기통/함혜리 논설위원

    쓰레기통을 프랑스어로 푸벨(poubelle)이라고 한다.19세기 말 센(Seine) 지역의 도지사였던 위젠 푸벨(Eugene Poubelle·1831∼1907)의 성에서 따온 것이다. 푸벨은 1883년 센 도지사에 임명된 뒤 파리시를 유럽에서 가장 아름답고 청결한 도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1884년 ‘푸벨법’을 공표했다. 각 건물의 주인은 건물 거주자의 숫자에 맞게 배출 쓰레기량을 산출해 그에 적절한 규격 쓰레기통을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울러 쓰레기통은 썩기 쉬운 것, 종이나 헝겊을 담는 것, 유리 등을 담는 것 등 세가지로 구분하도록 했다. 이런 규정들은 건물주들의 불만과 비난을 받았지만 거리는 놀라울 만큼 깨끗해졌다. 푸벨 도지사의 아이디어는 다른 지방으로 급속히 전파됐다. 사람들은 쓰레기통을 ‘푸벨’이라고 불렀다.‘19세기 백과사전’ 편찬위는 1890년 개정판을 내면서 일반 명사화된 푸벨을 공식 등재했다. 쓰레기통이 1990년대 후반 골칫거리가 됐다. 테러리스트들이 도심이나 지하철 정거장의 철제 쓰레기통에 사제폭탄을 설치한 탓이었다. 내용물이 보이지 않는 쓰레기통은 투명한 초록색 비닐 봉투로 된 쓰레기통으로 대체됐다. 파리시내에는 총 3만개의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던 파리 시민들의 습관도 저절로 고쳐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요즘 쓰레기통 구경하기가 무척 힘들다. 쓰레기통 부족은 시민들을 무단 투기꾼으로 만들고 있다. 쓰레기종량제 실시 이후 지자체들이 쓰레기통 철거에 나서면서 공공 쓰레기통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인구 1000만을 자랑하는 서울의 경우 공공 쓰레기통이 4000개에 불과하다. 쓰레기통 한개를 2500명이 이용하는 셈이다. 사람들은 쓰레기통을 찾다가 그냥 버리기 일쑤다. 산에도 쓰레기가 부쩍 늘었다. 시민편의는 뒷전인 채 “각자의 쓰레기는 자신이 처리한다.”는 원칙만 내세운 행정편의적 발상 탓이다. 베를린 시내에 설치된 쓰레기통은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다. 인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온전한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것도 시민들의 권리다. 실용성과 디자인 감각을 갖춘 쓰레기통이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아프간 협상 중대국면] “남부 총사령관이 납치한 듯”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인질 사태가 9일째로 접어들면서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 한국 협상 대표단과 최종 시한을 넘겨 협상을 계속 하는 것으로 교민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이 탈레반 거점에 대한 대규모 공습 등 공세를 강화하고 이에 맞서 탈레반도 저항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어 교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특히 인질사태 해결의 핵심 열쇠를 쥔 미국이 테러리스트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의회에선 탈레반을 소탕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일본도 아프간 전역에 있는 자국민들에 대해 대피 권고를 내려 인질 사태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관계자들은 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하지만 아프간 현지에 우리 정부의 최고위급이 파견돼 있고 노무현 대통령 특사도 급파돼 탈레반과 접촉 내지 협상 채널을 다각도로 가동하고 있어 현지 교민들은 인질 사태 해결의 꿈을 되살렸다. 더욱이 프랑스의 경우처럼 우리 정부가 아프간 정부에 ‘조기 철군카드’로 압박할 것으로 알려져 교민들은 상황이 희망쪽으로 반전되기를 기대했다. 협상과 관련, 아프간 문제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랭튼은 한국 통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 인질 납치범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탈레반 남부지역 총사령관 만수르 다둘라일 가능성이 있다.”며 “그는 강경파로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혀 인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AP 통신 등 외신은 아프간 헬만드주 게레시크 지방의 행정책임자 압둘 마나프 칸의 말을 인용, 헬만드주 쿰바라크 마을에서 26일 오후 탈레반과 아프간 정규군 및 미군 주도의 연합군 사이에 치열한 교전이 발생, 공중 폭격으로 탈레반 50명과 민간인 2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해 인질협상에 악영향이 미칠까 하는 우려가 커졌었다. 일본 정부는 25일 카불과 잘랄라바드를 포함하여 아프간 전 지역을 대상으로 자국민에 대한 ‘대피 권고’를 내렸다. 그동안 ‘입국 연기’ 수준에 머물렀던 카불에 대해 가장 높은 위험 단계인 ‘대피 권고’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납치사건을 취재 중인 아프간 언론사 기자는 익명을 전제로 27일 한국 통신사와의 통화에서 “탈레반이 수감자 교환이 유일한 요구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돈을 바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탈레반이 이미 몸값을 받아놓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는 “한국인 인질이 억류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은 강경한 정통 탈레반이 아니라 비교적 온건한 세력이 장악한 지역”이라며 “이들은 그동안 대부분 납치를 한 뒤 돈을 받고 인질을 풀어줬다. 따라서 이번에도 돈이 이들의 궁극적인 요구사항으로 보인다.”고 말해 관계자들을 조금은 안심시켰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인질석방과 미국의 역할/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미국은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 있을까? 워싱턴의 고위 안보소식통은 한국과 미국의 외교·국방·정보 기관들이 납치 사건 발생 직후부터 줄곧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직속기구인 대테러센터(NCTC)는 탈레반의 조직 구조와 조직원, 납치 및 협상 행태, 현지 정황 등과 관련해 그동안 축적해온 정보들을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러나 인질이 살해되는 상황까지 발생한 이번 사태와 관련한 한·미 정부의 ‘절박감’에는 온도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대로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인질들이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납치범 등 테러리스트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한국을 지원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를 두는 것 같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테러 전문가인 매튜 드플렘 교수는 “아프간 납치 사태와 관련한 한국과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다르다.”면서 미국의 역할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드플렘 교수는 “미국 정부는 한국이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알 카에다와 맞서 싸워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적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번 인질 사태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한국 정부는 미군 및 연합군과 협력해 군사적 구출작전의 타당성이 있는가를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모시 키팅 미 태평양군 사령관도 지난 24일 “한국 정부가 미국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해 지시가 내려온다면 우리는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점으로 미뤄볼 때 미국 정부가 협상보다는 군사작전을 선호할 수도 있다고 짐작하게 된다. 이번 인질사건이 아니더라도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다시 정황이 혼미해져 가는 아프가니스탄에 대규모 미군을 투입, 탈레반 세력을 소탕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힘을 모으기 시작하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 정부가 탈레반과의 인질 석방 협상을 앞장서 돕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 석방이 해결돼야 하며, 그러려면 미국이 아프간 정부에 압력을 넣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23명은 미국인은 아니지만 아프간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며 미국이 희망하는 아프간의 ‘안정화’에 작은 힘이나마 보탠 사람들이다. 또 미 정부가 한국 인질의 석방을 돕는다고 해서 대테러전의 원칙을 크게 훼손하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미국도 협상을 통해 인질 문제를 해결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이 발생한 이후 현지에서 납치된 미국인은 모두 22명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6명이 살해되고,11명은 생사가 불명확하지만,5명은 석방됐다고 한다. 석방된 5명 가운데 한 명은 스스로 탈출했고, 또 한 명은 군사 작전에 의해 구출됐다. 나머지 3명은 납치범들이 풀어줬다고 한다. 납치범들과 미 정부 사이에 협상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이번 인질사태는 미국이 아프간 정부에 압력을 넣어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간단한 구조가 결코 아니다.”고 문제의 복잡성을 강조했다. 아프간 상황은 복잡하고 미국 정부도 힘든 상황이지만, 한국은 더욱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그런 시점에서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해줄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지구촌 식량대란 오나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지구촌 식량대란 오나

    ■ 유럽-바이오 연료 확대…곡물값 최대 25% 오를 듯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 맑음, 아프리카 흐림’ 유엔 농업식량기구(FAO) 분석에 따르면 올해 유럽 곡물 생산량은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아프리카 특히 북부 아프리카는 생산량이 급감해 식량 위기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의 올해 곡물 생산량은 4억 2230만t으로 지난해보다 4.3% 늘어날 전망이다. 재배면적이 2% 늘어났고 재배 조건이 점차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옥수수값 2배나 ‘껑충´ 그러나 변수도 있다. 예상대로 생산량이 증가하려면 북부·중부 유럽에서는 강수량이 더 필요하다. 지난 4월 한달여 계속된 고온으로 강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역내 주요 곡물 생산국가인 프랑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가뭄이 적었고 밀 재배면적이 소폭 늘어나 생산량이 늘어났다. 최근 2년 동안 가뭄으로 수확량이 줄었던 이탈리아의 경우도 저수 시설 개발과 경작지 비옥도 개선으로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부 유럽권도 가뭄이 심했던 헝가리·불가리아를 제외하면 평균 수확량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생산량이 소폭 늘어도 곡물 가격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에너지원 가운데 바이오 에너지 비율을 점차 늘린다는 EU방침 때문이다.EU는 2010년까지 수송연료의 5.75%를 에탄올 등 바이오연료로 대체하고 2030년에는 2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4일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유채, 피마자 등 각종 식물의 씨앗을 연료로 하는 바이오디젤 생산이 향후 10년 동안 1000만t에서 2100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유럽 농가들도 생산 곡물을 대량 바이오 에너지로 전용하고 있어서 가격 상승이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영국 등 EU회원국 곡물가격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바이오 에너지용 원료로 각광받는 옥수수의 경우 지난해 2배나 인상됐다. 이밖에 우유(60%), 버터(40%), 돼지고기(20%), 밀(11%) 등의 가격도 상승했다. ●아프리카 생산량 급감 예상 반면 아프리카는 식량 수급상황이 전반적으로 심각해 곡물가격 상승이 겹칠 경우 ‘식량 대란’이 우려된다. 북부 아프리카의 경우 주요 생산지역의 가뭄과 홍수로 밀·보리·옥수수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밀의 경우 올해 예상 생산량이 1450만t인데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것이다. 보리도 320만t으로 2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모로코의 경우 밀 수확량이 50% 정도 감소할 전망으로 5년내 최소치다. 수확량 감소에 일부 지역은 내전이 겹쳐 식량위기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FAO가 진단한 원조 필요 국가 33개국 가운데 아프리카는 25개국이다. 수요 급증에다 바이오 에너지 개발 열기가 겹치면서 최근 곡물가격은 대폭 상승했다. 이런 추세가 향후 10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게 FAO·OECD의 분석 결과다. 이에 따르면 바이오 에너지원 개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곡식과 종자 등 곡물가격은 10년간 20∼25%까지 오를 전망이다. vielee@seoul.co.kr ■ 미국-내년부터 곡물수확량 30% 에탄올 생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세계 1위의 경제대국, 군사대국일 뿐만 아니라 농업·식량대국이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 단순한 식량 부족은 없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바이오 에너지 생산 증가와 기상악화로 인한 식량 생산 감소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식품의 안전성 ▲식품을 통한 테러 가능성 등이 식량과 관련한 현안이 되고 있다. ●식탁의 옥수수, 연료 공장으로 미국에서는 몇년전부터 농산물을 식용이 아니라 연료용으로 재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른바 바이오 에너지 열풍으로 옥수수와 콩, 사탕수수 등이 가솔린과 디젤에 첨가되는 바이오 연료로 가공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이런 흐름은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은 내년부터 곡물 수확량 중 30%가량을 에탄올 생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식량 생산은 줄어들고 식품 가격은 오르고 있다. 미국의 식료품 물가는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에 6.7%나 올랐다. 지난해(2.1%)에 비해 상승폭이 세 배 이상 커졌다. 또 미국의 옥수수 생산지인 아이오와 주의 땅값이 지난해 35%나 오르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미국의 식량 생산 감소에 대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유엔환경프로그램(UNEP) 등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UNEP의 아킴 스타이너 행정책임자는 4일 기자회견에서 “식량 생산과 바이오에너지 생산이 경쟁하는 체제가 되면 매우 중대한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는 기상악화로 농산물 생산량이 감소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올해 미 동남부 지역은 100여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농작물 수확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을 맞고 있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내 옥수수 재배면적의 88%, 콩의 85%, 목화의 74%가 발육이 부진한 상태로 파악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식품을 통한 테러’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인의 식수원인 저수지나 농장, 식품가공 공장 등에 테러리스트들이 대량의 독극물을 투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는 이에 대비하기 위한 범정부적인 대책팀을 만들고 웹사이트(www.foodsaftey.gov)까지 설치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dawn@seoul.co.kr ■ 파벨 바브라 OECD 농무국관 “연료용 곡물 신중한 접근 필요” |파리 이종수특파원|“올해는 물론 당분간 곡물 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생산량과 곡물 비축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옥수수·사탕수수 같은 곡물이 바이오 에너지에 이용되는 것도 큰 이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4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함께 2007∼2017년 세계 농산물 가격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의 한 축을 맡은 OECD 농무국 무역 및 정책담당관 파벨 바브라(38)를 지난달 29일 파리 16구 농무국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곡물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바이오 에너지 개발의 ‘빛과 그림자’를 강조했다.“바이오 에너지용 농작물 사용 확대는 화석 연료를 대체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반면 국제 곡물값 인상이라는 역기능도 낳고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는 한 예로 최근 1년 동안 국제 곡물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이 60% 오른 것을 들었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현재 OECD나 FAO, 유럽연합(EU) 등은 당분간 바이오 에너지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그는 바이오 에너지용 곡물의 집중 재배에 따른 문제점을 연구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브라 담당관은 이어 국제 곡물가격의 상승 원인으로 바이오에너지 개발 열기 외에도 ▲곡물 재고량 감소 ▲오스트레일리아의 지난해 가뭄 ▲신흥 경제개발국의 식량 수요 급증 ▲달러화 약세 등을 꼽았다. 구체적 수치를 묻자 보고서 발표 예정인 4일 이후 보도를 전제로 “특히 브라질과 미국·중국의 바이오연료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인데 브라질은 10년 뒤 440억ℓ를 생산할 예정으로 현재보다 2배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흥 경제개발국의 식량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곡물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중국·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은 물론 EU 회원국이 된 폴란드·헝가리 등은 빠른 경제발전으로 식량 수요가 늘어나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다.” 여기에 인구가 많은 중국·인도 두 나라의 인구 증가율이 급증해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적지 않은 요인으로 들었다.“중국 인구 증가로 돼지 수요가 늘어 지난해 가격이 20% 상승한 것이 한 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OECD 입장에서는 이런 곡물 가격 상승이 반드시 ‘부정적 현상’이 아니라고 귀띔했다. 지구촌 차원에서는 그늘이 드리우지만 OECD 입장에서는 곡물 가격이 낮은 경제개발 국가의 농가에 지원하던 보조금 부담이 덜어지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제개발국가 농가는 수출 가격 인상으로 혜택을 본다는 논리다. 체코 프라하대학을 졸업한 그는 미국 몬태나 주립대학원에서 응용경제학을 전공하고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딴 뒤 6년 전부터 OECD에서 일하고 있다. vielee@seoul.co.kr ■ 일본-식량자급률 73%→40%… 새 보조금정책 ‘개혁’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은 지난 4월부터 농업·농촌 구조개혁의 하나로 새로운 농업보조금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모든 농가에 일률적으로 지급하던 생산가격 보조정책을 바꿔 일정 규모 이상의 농사를 짓는 농업경영인을 대상으로 한 소득보조정책인 ‘품목별 횡단적 경영안정대책’이다. 농업에 시장원리를 도입, 농업경영의 안정·집중·중점을 꾀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집중과 선택이다. 개인 및 법인은 경영면적이 4㏊ 이상, 집단영농은 20㏊ 이상을 기본으로 ‘의욕적인 농업인’이라는 조건을 달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당시 “농업인들의 적잖은 반발에도 불구, 생산의 효율성과 함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식량의 안정적인 확보 차원에서 ‘식량 안보’라는 용어를 곧잘 사용한다. 식량수급이 세계의 인구 증가와 더불어 지구 온난화 등의 기후 변화에 따라 불안정하다는 판단에서다. 일본에서의 식량은 쌀·밀·옥수수와 같은 주식용 곡물과 함께 가축 등의 사료도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농촌의 체질 개선에 우선 일본의 종합식량자급률은 1965년 73%에서 현재는 40%로 떨어졌다. 주요선진국 중 최저 수준이다.8년째 40%에서 변함이 없는 상태다.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회원국 중 25위, 인구 1억명 이상의 국가 가운데 최하위다. 식생활 문화의 변화와 함께 농업의 경쟁력 약화 때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농산물 수입액은 지난해 5조 41억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식량자급률을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농업 구조는 취약하다. 농업인의 감소와 고령화, 유휴지 증가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령별 농업인은 1990년 61.0%를 차지했던 40∼65세가 2005년에는 37.6%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이 90년 26.8%에서 57.4%로 두배 이상 늘었다. 경작을 포기한 농지도 90년 22만㏊에서 2005년 39만㏊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물론 총경지면적 역시 90년 524만㏊에서 469만㏊로 55만㏊나 줄었다. 결국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2005년 쌀의 자급률은 95%, 생선은 57%, 쇠고기는 43%, 돼지고기는 50%, 채소는 79%, 콩은 5%, 과일은 41% 등이다. 때문에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11월 경제재정자문회의 산하에 ‘경제연대협정(EPA)·농업 실무단’을 설치,‘21세기 신농정’이라는 모토를 내걸고 농업의 체질 강화에 나섰다.99년 제정된 ‘식료·농업·농촌기본법’을 기초로 한 ▲식량의 안정적 공급 확보 ▲농업의 지속적 발전 ▲농촌의 진흥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개방과 보호, 두 마리 토끼 쫓는다 일본은 ‘품목별 횡단적 경영안정대책’ 이외에 내년부터 ‘농업재생기구’를 설립해 대규모 농지를 조성한 뒤 효율적인 농업 경영을 위해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법인기업 등이 농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도 완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EPA와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식량자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와 멕시코·말레이시아·필리핀·칠레·태국 등과는 EPA 또는 FTA를 체결했으며, 베트남·인도·호주·스위스 등과는 협의 단계에 있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식량 안보’ 차원에서는 개방을 통한 식량의 안정적 확보에 더 비중을 두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 중국-1인당 농지 958㎡ 불과… 세계곡물시장 위협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개혁·개방이후 지속적으로 식량 증산에 힘써오던 중국은 마침내 지난 1998년 역사상 농산물이 가장 풍부한 시기를 맞게 된다(표 참조). 공급이 수요보다 많게 되는 경험을 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다. 기쁨도 잠시,1999년 이후 생산량은 하락을 시작해 2003년에는 1990년대 초기 수준까지 떨어진다.2000년 이전 1억 1000만㏊ 이상 수준으로 안정돼 있던 식량 파종면적도 계속 줄어들어 2003년에는 1억㏊ 아래로 떨어졌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2004년부터 보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정책을 시행, 지난해 2003년보다 6676만t을 증산하는 성과를 거두며 자신감을 다소 회복하게 된다.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누가 중국을 먹여살릴 것인가.’라는 질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농경지 감소 등 몇 가지 요인들이 식량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줄어드는 농지, 더딘 증산속도 중국의 농경지는 1996년 1억 3000만㏊였던 것이 2003년에는 1억 2340㏊로 줄어들었다. 매년 평균 950만㏊씩 줄어든 셈이다. 과거 개간지를 다시 삼림 또는 초지로 환원하는 이른바 ‘생태 귀농’이 62%로 상당하긴 하지만 건설부지로 14%, 재해훼손으로 6%가 줄었다. 농업구조조정으로도 18%가 감소됐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전역의 1인당 평균 농경지는 958㎡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 평균의 45%에 불과하다. 더욱 큰 문제는 다른 용도로 전용된 농경지는 대부분 비옥한 것들인데, 보충된 농경지는 그렇지 않다는 데 있다. 변방지역이나 전혀 개간이 되지 않은 땅이 상당수다. 우량 농지의 전용 가속화가 중국의 실질적인 고민이다. 여기에 중국 농업은 식량 증산의 기술 능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뛰어난 식량증산 품종이 많지 않아 증산효과가 낮다. 중국은 농업기초시설이 빈약해 재해방지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중국의 식량 총수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2020년이면 전체 인구는 14억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민수입이 증가, 농촌과 도시를 막론하고 육류·수산물의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도시화가 소비구조를 변화시켜 식품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식량증산, 산 넘어 산 현재 중국은 식량안보의 평가기준을 ‘식량자급률 95% 이상’으로 잡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90% 이상이면 안전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1인당 3개월 평균 식량 보유량이 400㎏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는 자체 기준도 있다.350㎏ 미만이면 식량위기가 도래한다. 중국은 현재 두 가지 기준을 간신히 유지하는 선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의 식량 증산은 앞으로 많은 제약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식량을 많이 생산하는 지방 정부일수록 재정이 부족해 기초시설에 대한 투자가 부실한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식량 증산의 한계비용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인구가 많고 경작지가 부족해 식량의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위한 경제적 비용이 매우 높은 편이다. 2004년 중국 정부는 전년도보다 2400만t의 식량을 증산하긴 했지만, 농가에 대한 직접 보조와 품종개발 보조 등 2가지 항목으로만 우리나라 돈으로 2조원을 훨씬 넘는 돈을 썼다.1t의 식량 증산에 8만원이 넘는 돈이 든 셈이다. 중국의 식량 안보가 흔들리면 국제 곡물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식량사정은 안정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중국 식량 위협론’ 주장이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jj@seoul.co.kr
  • 美의회 파워의원 1위는 ‘조지프 리버맨’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은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이다.” 미국의 보수적인 잡지 뉴스맥스 매거진이 최신호에서 미 의회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파워 의원 25’를 선정하면서 무소속인 리버맨(코네티컷 주)의원을 1위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시사주간지 타임 등 다른 미디어들도 비슷한 취지의 논평을 게재하고 있다. 리버맨 의원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해리 리드 상원 다수당(민주당) 대표 등 의회 지도부와 힐러리 클린턴·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거물 정치인들을 물리치고 1위에 오른 것은 상원에서 다수당을 바꿀 수도 있는 그의 묘한 위치 때문이다. 현재 미 상원은 민주당 49석, 공화당 49석, 무소속 2석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것은 무소속 의원 2명이 민주당 편에 서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한 명이 리버맨 의원이고, 나머지 한 명은 버몬트 주 출신인 버니 샌더스 의원이다. 샌더스 의원은 사회주의자로서 의정활동에서 줄곧 민주당과 보조를 맞췄으며, 앞으로도 공화당 쪽에 기울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리버맨 의원은 사회적 이슈에는 민주당 편에 서있지만, 이라크 전 등 국가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공화당과도 손잡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리버맨 의원은 이란의 핵 개발 위험성을 강조하며 이란과의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리버맨 의원이 공화당 쪽으로 돌아서면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 된다. 의석은 50대 50 동수이지만 딕 체니 부통령이 당연직 하원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는 것이다. 리버맨 의원은 7일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대통령 선거와 관련, 민주당과 공화당의 후보가 결정되고 나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인물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뉴스맥스는 리버맨 의원의 지지는 미 대선의 승부처인 플로리다 및 오하이오 주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dawn@seoul.co.kr
  • 팔, 내부 갈등 악화일로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0일(이하 현지시간) 하마스와 일체의 대화 거부를 선언하고 나서 팔레스타인 내부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가 배제된 비상내각과 대화채널을 가동하기 시작, 팔레스타인 내부 분열을 활용하려는 움직임까지 감지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바스 수반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 자치정부 청사에서 주재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회의에서 하마스가 자신을 암살하려고 했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하마스 요원 6명이 250㎏의 폭발물에 관해 얘기하는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봤다.”면서 “이 폭탄이 ‘아부 마젠’(아바스의 별명)을 위한 것이라고 반복해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와 일체의 대화를 배제하겠다고 선언하며 “반란 가담자와 살인자, 테러리스트들과의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의 주된 목적은 요르단 강 서안에 퍼질 혼란을 방지하는 것”이라면서 “살람 파야드 총리 및 전문관료들이 이끄는 새 비상 내각이 명확한 해답”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3월 연립정부 출범으로 화해 무드를 탔던 팔레스타인의 내부갈등이 악화되는 양상이다. 아바스가 지난 14일 하마스와 공동으로 이끄는 연립정부를 해산하고 비상내각을 구성하면서 갈등은 본격화됐다. 하마스측은 비상내각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추종세력으로 불법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비상내각이 미국 등 외부세력의 힘을 빌려 권력 주도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비상내각과 15개월 만에 대화채널을 가동, 평화재청착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바스 수반 역시 빈사상태에 빠진 팔레스타인의 평화 재정착을 위한 국제회의 개최를 요구하고 나서 이스라엘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美·유럽, 알카에다 테러 공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자살특공대’가 북미와 유럽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져 해당지역 국가들이 테러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백악관 부근에서 수상한 차량이 발견돼 기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 abc방송은 18일(현지시간) 새로 훈련받은 대규모 탈레반(아프가니스탄의 급진 이슬람 세력) 폭탄 테러 요원들이 미국과 유럽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단독 입수한 비디오 테이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테러 요원들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탈레반 훈련소를 퇴소했으며, 미국과 캐나다, 영국, 독일을 공격하도록 명령받았다고 abc는 전했다. 이 퇴소식에는 파키스탄의 한 언론인이 초청받아 비디오 촬영을 했다. 비디오에는 12세 소년까지 포함된 약 300명의 폭탄공격 요원들이 등장해 자살공격 임무 수행을 앞두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abc는 전했다. 탈레반 사령관인 만수르 다둘라가 여러 조의 공격대원들 앞에서 퇴소를 축하하는 모습도 이 비디오에 잡혔다. 다둘라의 동생은 지난해 미군에 의해 살해됐다. 다둘라는 비디오에서 “미국인들은 물론 캐나다, 영국, 독일인들이 이역만리 아프가니스탄까지 건너와 있는데 우리라고 그러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영국을 공격하기로 된 팀의 리더는 “동지들과 함께 영국을 공격하러 가는 이유는 우리의 무슬림 형제들이 매일 죽어나가고 있으며, 그들이 흘린 피 한방울이 우리의 피를 끓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 정보기관들은 이번 테이프에 담긴 위협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적이고 복잡다단한 홍보전의 또 다른 사례라고 일축했다고 abc는 전했다. 반면 abc뉴스 고문인 리처드 클라크 전 백악관 테러 담당 보좌관은 “실제 테러공격을 하려는 사람이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들은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미국과 영국으로 침입한 뒤 엄청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백악관의 경호를 맡고 있는 재무부 비밀검찰국은 이날 오후 백악관 부근에 자리잡은 임시 프레스센터의 기자 전원을 대피시켰다. 킴 브루스 비밀검찰국 대변인은 감시견이 주변의 한 차량에서 이상을 감지함에 따라 백악관 주변 보안구역을 1시간40분간 소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차량은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의 19일 회담과 관련한 이스라엘측의 행사용 차량이었다. 브루스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 내부에서는 대피가 없었고 대통령의 일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dawn@seoul.co.kr
  • 英 테러혐의자 구금 90일 연장 추진

    영국 정부는 테러 혐의자들의 구금기간을 기소 없이 최대 90일까지 연장하는 것은 골자로 한 새로운 법안에 대한 논의를 의회에 요청했다. abc방송은 8일 보도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최대 90일까지 기소 없이 구금연장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대테러 법안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블레어 총리는 테러 용의자들의 컴퓨터, 인터넷 활용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90일 정도의 구금기간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최초의 대테러 법안에는 의회의 반대에 막혀 기소 없이 구금 연장을 할 수 있는 기간이 28일로 한정됐었다. 존 레이드 내무부 장관은 7일 의회에서 “테러리즘은 국민들의 생명과 자유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밝히면서 금년 하반기 새로운 테러방지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차기 총리로 지명된 고든 브라운 총리 내정자도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우리는 도청이나 테러리스트로부터 빼앗은 정보들도 법정에서 인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경찰은 검문검색 강화 등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인 보수당은 이번 계획에 지지 입장을 보였으나 구금기간에 대해서는 이견을 나타냈다. 보수당의 데이비스 의원은 “미국을 포함한 대다수의 나라도 구금기간을 10일로 한정하고 있고 28일도 이미 충분히 가혹하다.”며 구금기간 연장에 난색을 표명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美 ‘뒷마당’서 테러 싹트나

    카리브해 연안과 중남미 국가들이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가 대두하면서 우려대상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은 전통적으로 테러리즘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근래 들어 미국 본토에까지 테러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법무부가 2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의 존F케네디(JFK)국제공항 폭파기도 혐의로 체포한 용의자 3명이 모두 남미계다. 가이아나 출신 미국 시민권자 러셀 데프레이타스와 가이아나인 압둘 카디르, 카렘 이브라힘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내 테러 주체가 중동지역 외국계 테러조직에서 남미 또는 국내 자생 테러조직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abc방송은 3일 미국의 뒷마당에서 테러의 싹이 트고 있다고 경계했다.FBI 존 밀러 공보담당 부실장은 “인터넷을 정밀조사하면 국내 출신 극단주의자들이 어디서나 튀어나올 수 있다.”면서 “특정 방향이 아닌 모든 방향에 시시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어야 한다.”고 국내 분위기를 전했다. 리치먼드대 칼 토비아스 법학과 교수도 “이번 사건이 미국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은 카리브해,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사건일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앞서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지난달 14일 국제테러조직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국내 자생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남미 각국에서 반미 분위기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런 우려와 무관치 않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선플 달기운동’ 확산을 기대한다

    ‘선플달기 국민운동본부’가 그제 출범했다. 선플은 착할 선(善)자와 리플이란 말을 합친 신조어로 악의적 댓글을 가리키는 악플의 반대 개념이다. 국민운동본부가 생길 만큼, 우리의 인터넷 문화는 양적인 성장과 비교해 질적인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댓글 문화의 저급함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월 악성댓글에 시달리던 가수 유니가 자살했을 때조차 악플이 여전히 올라 유족과 친지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애국지사인 윤봉길 의사에 대해서도 빈 라덴 같은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다는 내용을 비롯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악플들이 달렸다. 근거도 없는 악랄하고 증오에 찬 댓글들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인터넷상에서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 선플달기 운동은 악플에 대항하고 대체해 가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비난과 헐뜯기로 가득한 특정 뉴스에 선플이 달리면 댓글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지는 효과가 있다.‘전업주부 연봉은 2500만원’이란 기사에 달린 “집에서 놀기만 하는 여자들에게 무슨 연봉?”이라는 댓글에,“가사를 돌보는 일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나.”라는 선플을 이어 달자 건전한 토론으로 전환되었다고 한다. 사이버공간이라는 익명성 뒤에 숨어 악의적인 글을 올리는 네티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누구나 악플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오는 7월에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산하에 ‘사이버 명예훼손 분쟁조정부’도 출범한다. 선플달기 운동이 확산되어 악플을 인터넷상에서 몰아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아프간 탈레반 최고위 사령관 사망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최고위 사령관인 물라 다둘라가 남부 지역에서 다국적군과의 전투 중 사망했다고 BBC방송 등 외신들이 13일 전했다. 물라(Mullah)는 이슬람권에서 ‘신성한 법칙을 가르치는 자’로 ‘스승’을 뜻하는 호칭이다. 다둘라 사령관은 탈레반 지도자 10명 안에 드는 최고위이자 2001년 탈레반 정권 붕괴 후 숨진 반군 지도자로도 최고위급이다.BBC는 다둘라 사령관이 전투 중 숨졌으며 그의 시신이 아프간 칸다하르시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그는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미국이 수배중인 최고위 테러리스트 중 1명이다. 그에게는 지난 2월 다산부대 윤장호 병장이 숨진 미군 바그람 기지 폭탄테러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책꽂이]

    ●황송문 시전집(황송문 지음, 자유문고 펴냄) “하늘과 바다의 합궁을 본다/합죽선 펴드는 공작새 날개/사랑의 절정으로 입술을 빤다”(‘일출정경’ 전문) 선문대 교수를 지낸 시인의 시력 40년을 결산하는 시전집. 처녀시집 ‘조선소’부터 제10시집 ‘연변 백양나무’에 이르기까지, 시인이 발표한 대표작들이 모두 실렸다.3만 5000원. ●앙팡 테리블(장 콕토 지음, 오은하 옮김, 뿔 펴냄)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이라는 표현을 탄생시킨 프랑스 작가 장 콕토의 대표작. 시·소설·연극·영화·그림·조각·발레 등 다방면에 걸쳐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친 작가가 1929년 발표한 소설로 청소년들의 동성애, 근친상간, 권총자살 등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세계로만 침잠해 들어가는 인물들을 그린 점에서 카뮈의 ‘이방인’, 사르트르의 ‘구토’와 같은 ‘아웃사이더 문학’의 범주에 든다.1950년 장 피에르 멜빌 감독에 의해 영화화됐다.9500원.●알라무트(블라디미르 바르톨 지음, 이원희 옮김, 작가정신 펴냄) 이슬람의 ‘원조 테러리스트’로 전해 내려오는 하산 이븐 사바라는 독재자와 그가 만든 암살단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통해 처음 세상에 알려진 하산 이븐 사바의 이야기를 이슬람 종교사를 연구해온 슬로베니아 태생 작가가 상상력을 동원해 재구성했다.11세기경 이슬람교 시아파의 한 분파인 이스마일파 수장 하산 이븐 사바는 해발 2000m 바위산 꼭대기에 세워진 난공불락의 요새 알라무트 성을 장악한 뒤 가공할 만한 암살단을 조직한다.1만 5000원.●생명의 거미줄(이혜원 지음, 소명출판 펴냄) 현대시와 에코페미니즘에 대한 연구서. 근대의 기능주의적 삶은 인간우위, 남성중심의 가치관을 앞세워 자연과 여성을 억압해 왔다. 그러나 에코페미니즘은 모든 존재의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균형 잡힌 ‘생명의 거미줄’을 지향한다.‘곡신(谷神)의 시대, 여성의 시쓰기’‘백석 시의 동심지향성’‘욕망의 원리와 무위자연의 도’‘교감과 연민의 생명시학’ 등의 주제를 다뤘다.1만 8000원. ●김수영과 하이데거(김유중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모더니스트이자 현실참여 시인인 김수영의 문학사상과 하이데거 존재론의 상관관계를 고찰. 저자(한국항공대 교수)는 김수영 문학에 나타난 사유방식과 태도를 단순히 문학적 테두리 안에서만 바라봐서는 그 전체상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김수영 문학에 드러난 특징적인 양상을 하이데거 사상의 중심 개념인 죽음, 시간, 언어, 세계 및 대지, 일상성, 양심, 기술, 역사 등과 연관지어 살폈다.2만 5000원.
  • [한승원 토굴살이] 봄날,광기를 읽는다

    [한승원 토굴살이] 봄날,광기를 읽는다

    우주의 율동은 석가나 공자의 말처럼 자비로움도 어짊(仁)도 아니다. 우주는 문득 물방울 몇 개, 불 바람 몇 오라기로도 수만 명을 죽이는 광기를 발동하고, 다사로운 햇살로 만물을 키우곤 한다. 토굴 정원에 수많은 철쭉꽃송이들이 한꺼번에 피었다. 진홍색 선홍색 진달래색의 꽃들이 햇살 아래서 소리친다. 그 소리에서 광기를 느낀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한편으로 아름답고 자비롭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잔혹한 광기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작은 광기가 발동하면 사냥을 나가 짐승들을 죽이고, 큰 광기가 발동하면 전쟁을 일으켜 사람을 죽인다. 사냥은 귀족들이 답답함을 풀고 몸 단련을 위하여 살상을 하는 광기 즐기기이고, 전쟁은 정의를 위한다는 미명하에 사람들을 죽이고 승리를 즐기는 것이다. 여기에는 많이 잘 죽이는 영웅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골프장에서도 광기가 읽힌다. 광활한 산과 대지를 까 무너뜨려 잔디밭으로 만들고, 거기에서 골프공의 엉덩이를 두들겨 팬다. 야구, 축구, 럭비경기, 권투와 격투기, 씨름경기, 낚시질도 마찬가지이다. 로마 때부터 사람들은 스포츠를 통해 광기를 즐겼다. 앙드레 말로의 ‘인간조건’에서는 테러리스트가 모기장 속의 인물을 칼로 죽이며 손맛을 즐긴다. 추사 김정희가 유배되는 과정을 읽으면서 진저리친다. 정적을 국청에 끌어들여 죽이는 일은 우리의 광기 어린 역사의 한 단면이다. 안동 김씨는 임금이나 세자에게 가까워지려 하는 북학파인 김정희를 제거하기 위해 탄핵한다. 먼저 윤상도를 사주하여 김정희의 아버지 김노경을 탄핵하게 하는데, 그 상소문 가운데 순조 임금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내용이 들어 있다. 순조는,‘임금을 잘못 이끌었다.’는 부분을 짚으며 역모의 뜻이 들어 있다 생각하고, 이러한 말을 혼자서 할 수 있느냐, 안동 김씨가 뒤에서 사주 했으리라 한다. 발본색원하고 싶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말려들어 더 큰일이 일어날까 두려워 추자도로 유배 보내라고 명한다. 안동 김씨는 순조의 말에 밑이 저린 나머지, 자기들이 사주한 윤상도를 끌어다가 국청을 열었다. 윤상도에게 너를 사주한 자가 누구냐고 하니,‘허성’을 댔고, 허성을 문초하니 대사헌을 지낸 김양순(김좌근의 하수인)을 댔다. 김양순을 문초하면 안동 김씨의 우두머리인 ‘김조순’이 나올 것이므로, 장살시킬 목적으로 곤장을 혹독하게 치게 하며,“만일 김정희가 그 상소문을 써주었다.”고 불면 살려주겠다고 했다. 김양순은 “김정희가 그 상소문을 나에게 가지고 왔다.”고 불었지만 결국 장살되었다. 의금부는 김정희를 국청으로 끌어들이는, 소가 웃을 일을 저질렀다. 김정희는 “윤상도는 내 아버지를 탄핵하는 상소를 올렸는데, 아들인 내가 어떻게 내 아버지를 탄핵하는 상소문을 써주었다는 것이냐?”하고 따지고 들었다. 김정희의 벗인 권돈인(형조판서)이 “윤상도의 상소문을 가져다가 읽어보자.”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이에, 김정희의 또 다른 벗 조인영이 임금에게, 김정희를 제주도로 유배를 보내버리자고 간청했고, 김정희는 겨우 살아났다. 그 광기의 역사를 읽다가, 말을 잃게 하는 끔찍한, 한 젊은이의 광기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무기 재벌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자란 그가 누군가의 범죄를 모방하여 치밀하게 준비한 다음, 쌍권총 잡이처럼 사람들을 향해 난사하면서 손맛을 느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 중치가 막힌다. 사람을 사람다운 사람으로 교육하는 일에서 가장 힘들여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어려서 미국 유학 보내는 일도, 지식을 전수해주는 일도, 논문을 잘 쓰게 하는 일도, 돈 버는 기술 습득하게 하는 일도 아니고, 다사로운 사랑을 먹고 마시며 자라게 하는 일일 터인데…. 한승원 소설가
  • 할리우드에 지친 당신에게…

    태평양을 건너온 낯익은 거미인간, 해적, 그리고 한국의 짠한 아버지들….5월 극장가는 이렇게 짜여진다. 미국 개봉일보다 3일 앞선 5월1일 국내에 상륙하는 ‘스파이더맨3’은 약 500개의 스크린을 잡아놨다. 뒤를 잇는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 또한 그에 못지않은 세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 오히려 작은 영화들이 빛을 발하기도 한다. 블록버스터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획일화된 멀티플렉스에 거리를 두는 관객들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나만의 취향’을 찾는 이들에게 서울 광화문과 종로에 포진해 있는 ‘시네큐브’ ‘스폰지 하우스’ ‘필름 포럼’ 등의 작은 극장들은 오아시스나 마찬가지이다. ●알렝 레네와 윈터바텀을 만나다 평소 영화제가 아니면 만나기 힘든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해온 스폰지의 ‘씨네휴 오케스트라(www.cinehue.co.kr)’가 새달 10일부터 23일까지 종로(10∼16일)·압구정(17∼23일)에 위치한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다. 소개되는 작품은 총 5편이다. 프랑스의 거장 알랭 레네의 최근작 ‘마음’이 상영목록에 올라 있다. 연극적인 요소를 영화에 접목시킨 작품으로 파리지엔 여섯명의 복잡한 마음이 어떻게 통하게 되는지를 묘사했다.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인디스월드’로 2002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마이클 윈터바텀의 ‘관타나모로 가는 길’도 첫선을 보인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던 세명의 아랍계 영국인들이 테러리스트로 몰린 실화를 찍은 작품이다. 윈터바텀은 이 영화로 ‘제2의 켄 로치’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밖에 프랑스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소립자’와 ‘리틀 미스 선샤인’을 연상시키는 영화로 선댄스 영화제를 놀라게 한 신인감독의 작품 ‘달콤한 열여섯’, 이혼과 결혼에 대한 의미를 묻는 ‘퍼펙트 커플’ 등도 소개된다. 관람료는 편당 7000원. ●심기일전하는 독립영화 축제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인디포럼 신작전’이 새달 10일부터 16일까지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그렇다면, 심기일전’이란 슬로건에서 보듯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2년 만에 재개됐다. 신작 59편과 초청작 2편 등 총 61편의 독립영화가 소개된다. 초청작 중 노동석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이번에 관객과 처음 만난다. 지난 2월 공모를 통해 접수된 498편 가운데 극영화 38편, 다큐멘터리 10편, 애니메이션 10편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개막작은 실험적 성격이 강한 극영화 ‘유령소나타’와 고국에 돌아온 트렌스젠더 해외 입양아의 정체성 고민을 담은 다큐멘터리 ‘Un/going home’이다. 이번에는 영화인으로서 자의식이 투영된 작품들이 많은데 폐막작 ‘아스라이’ 또한 그렇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실험영화 감독의 독백을 담았다. 관객과의 좀더 활발한 소통을 위해 후원회원도 모집한다. 홈페이지(www.indieforum.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회원에겐 자료집과 무료관람권, 독립영화 DVD세트 등을 제공한다. ●유머와 풍자의 거장 이리 멘젤 체코가 낳은 세계적 거장 이리 멘젤 감독. 그가 오는 26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아 한국을 방문한다. 영화제에서는 그의 특별전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굳이 전주에 내려가지 않아도 그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5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그의 대표작들이 줄줄이 상영된다.‘가까이서 본 기차(10일)’ ‘줄 위의 종달새(24일)’ ‘거지의 오페라(31일)’ 등 3편이다. 공산주의 치하의 체코를 떠나지 않고 꿋꿋하게 영화작업을 해온 그의 철학은 삶이 잔혹하고 슬프다고 영화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는 늘 유머와 풍자가 가득하고 눈물 대신 웃음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웃음 속에 통렬한 비판과 아픔을 담고 있어 시대의 비극을 더욱 극명하게 전달해 준다. 그가 28살 때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한 ‘가까이서 본 기차’가 대표적이다. 전쟁 중인데도 오로지 사랑에만 몰두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일 지배하에 있는 체코의 정치적 무능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내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일흔의 나이에도 영화 만들기 몰두하고 있는 그는 ‘나는 영국왕을 섬겼다’로 올해 베를린영화제 국제평론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관객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메가박스 다양한 영화 시리즈 ‘쉬즈 더 맨’ 다른 의미에서 작은 영화를 소개하려는 움직임은 또 있다. 메가박스에서 다양한 영화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5월부터 선보이는 ‘무비 온스타일’이 그것이다.2030 여성들을 겨냥, 사랑에 관한 로맨틱 코미디·멜로 영화들을 단독 수입·소개하는 브랜드다.‘무비 온스타일’의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은 ‘쉬즈더맨’.‘그녀는 남자’라는 제목처럼 축구 때문에 남자 행세를 하는 말괄량이 여고생 바이올라(아만다 바인즈)가 주인공인 청춘영화다.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딱 여성 취향이다. 바이올라는 학교에서 여자 축구팀을 해체하자 분개한다. 마침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이 런던 뮤직 페스티벌에 간답시고 학교를 무단결석한다. 바이올라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남장을 하고 세바스찬의 학교에 들어간다. 그녀가 세바스찬 행세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축구부에 들어가 자신의 학교 축구팀과 전 남자친구에게 앙갚음을 해주는 것. 세바스찬이 된 그녀는 룸메이트이자 같은 축구부원인 듀크(채닝 테이텀)에게 점점 끌린다. 그러나 남자의 모습으로 그를 사랑하기란 힘든 일. 게다가 그의 맘엔 오로지 ‘퀸카’ 올리비아(로라 램지)뿐이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다른 남자와 사뭇 다른 세바스찬 모습의 바이올라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가운데 진짜 세바스찬이 예고 없이 학교로 돌아오고 일은 점점 더 꼬이기 시작한다. 사실 이런 영화의 결말은 너무도 뻔하다. 바이올라가 축구는 물론 사랑에도 ‘골인’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것쯤은 안봐도 비디오다. 또 남자 기숙사에 들어간 남장 여학생은 닳고 닳은 소재.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유치하다고? 하지만 이 영화, 꽤 웃기고 재밌다. 남자와 여자 사이를 오가며 소동을 벌이는 아만다와 그런 그녀에게 헷갈리는 친구들, 박진감 넘치는 축구경기 등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신나는 음악에 버무려 상큼하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신이 남자 혹은 여자가 되어 짝사랑하는 상대의 곁에 있게 된다면, 그래서 그의 마음을 알 수만 있다면 하는 상상을 한번쯤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바이올라로부터 느낄 대리만족의 기쁨은 더욱 클 듯하다. 양성적 매력을 물씬 풍긴 바이올라 역의 아만다 바인즈는 ‘아만다쇼’라는 단독쇼가 있을 정도로 주가 급상승 중인 신세대 여배우다. 듀크 역의 채닝 테이텀은 국내에 댄스 영화 ‘스텝업’으로 낯익은 얼굴.‘석호필’ 웬트워스 밀러를 연상시키는 외모에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수줍음을 타는 귀여운 ‘터프 가이’로 나와 여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새달 3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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