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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와의 차 한잔] 장편 정치역사 소설 ‘1987’낸 하창수

    [저자와의 차 한잔] 장편 정치역사 소설 ‘1987’낸 하창수

    1987년은 실로 많은 사건이 발생한 해이다. 1월 14일, 서울대 학생인 박종철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받다가 질식해 세상을 떠났다. 6월 10일, 수많은 사람이 서울 도심을 행진했다. 연세대 학생인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고 사경을 헤맸다. 이어 6·29 선언이 나왔다. 8월 29일, 국내 한 종교집단에서 32명이 집단으로 자살한 변사체가 발견됐다. 8월 31일, 정당 대표들이 모여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자는데 합의했다. 10월 12일, 국회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의 6공화국 헌법을 통과시켰다. 11월 29일, 대한항공 858편 보잉 707여객기가 미얀마 근해인 안다만 상공에서 공중 폭파돼 탑승객 115명이 전원 사망했다. 12월 26일, 새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치러졌다. 그리고 또…. “시간은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시간의 멱살을 잡고 늘어지고 분탕질을 치고 욕설을 뱉을 수는 있지만 멈추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예전에 일어났던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고 또 전혀 새로운 일들이 터질 수도 있습니다. 1987년은 그 멈추지 않는 시간의 한때였고, 그 이전의 미래였고, 그 이후의 과거였습니다.” 장편 소설 ‘1987’은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저자 하창수(53)씨의 10번째 장편 소설로 원고지 3000매라는 방대한 분량이다. 이 속에는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한마디로 말하면 1987년을 중심으로 이전 10년과 이후 10년을 주축으로 하면서 3대에 걸친 가족사와 현대사를 다룬 정치역사 소설이다. 이러한 시공간적 배경을 바탕에 깔면서 ‘누가 적이고, 누가 동지인가’라는 물음표를 들고 ‘나는 누구인가’를 향해 끊임없이 달려간다는 것이 이 소설의 중심 축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표면적 주제는 적론(敵論)이다. ‘도대체 적은 누구란 말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소설적 답변이 647페이지를 관통한다. ‘누가 적인지 알 수 없다’는 작중 인물의 고통스러운 외침은 처절하다. 이 작품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6·29 선언, 3당 합당 등을 먼 배경으로 삼아 정치적 공기를 깔고 시작된다. 하지만, 작가는 암시만 줄 뿐 시대적 사건을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소설 속 인물들은 주요 사건에 연루돼 있지만, 소설은 철저히 개인사를 통해 시대를 바라본다. 소설을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은 소설가 윤완, 테러리스트 선우활 등 2명이다. 윤완은 소설가의 감각으로 선우활의 개인사에 대해 강렬한 작가적 흥미를 느낀다. 그가 주목한 것은 권력층이 정치적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비밀리에 운용하는 조직이다. 여기에는 정보기관 등 권력자들이 관여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조직과 대척점에 있는 반정부 조직이 운영하는 비밀 테러단체의 존재다. 폭력적 방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이들은 평범한 시민으로 위장한 채 각계각층에 잠복해 있다. 이 두 개의 조직은 상생의 관계에 놓여 있다. 적이자 동지이다. 이런 것들을 지켜본 윤완은 소설로 쓰려 하지만 시대가 허용하지 않는다. 현대 정치의 흑막과 미스터리한 상황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만들어내면서 추리적 긴장감으로 소설 전체를 지배한다.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문민정부가 들어선 뒤였습니다. 3당합당의 막전막후에 대해 다시 알게 되면서 충격에 빠졌습니다. 문민정부가 과연 민(民)이 세운 정부인지. 군부독재의 연장선상인지 궁금해서 공부를 하다 보니 결국 1980년대, 70년대, 60년대, 한국전쟁,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더군요. 아버지의 아버지 시대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고 펜을 들기 시작했습니다. 완성하기까지 13년 걸렸네요.” 책 속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인간의 세계는 비밀로 지탱된다. 비밀을 영원히 깊디깊은 암흑 속에 가두려는 자와 어떻게든 그것을 까발리려 공개하려는 자 사이의 긴장, 이 정치적 관계가 결국 인간 사회를 유지하게 하였다고 하면 억측일까.’ 이 소설이 주는 궁극적인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인의 정체성 찾기”라고 대답한다. 저자는 1987년 계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당선작 ‘청산유감’으로 등단했다. 1991년 작가의 군대체험을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 ‘돌아서지 않는 사람들’로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았다. 조선시대 이단 화가들의 장대한 파노라마를 그린 ‘그들의 나라’, 정신병적 기제를 집요하게 파고든 ‘함정’ 등 25년 동안 10편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알카에다, 서방인사 11명 살생부 공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자체 운영하는 온라인 영문잡지를 통해 서방 인사 11명의 살생부를 공개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는 지난달 28일 공개한 온라인 영문잡지 ‘인스파이어’ 최신호에서 서방 인사 11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생포하거나 사살하라”고 촉구했다. 이 명단에는 이슬람 모독 논란이 일었던 소설 ‘악마의 시’를 쓴 인도 출신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를 비롯해 2011년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소각해 무슬림들의 분노를 샀던 미국의 테리 존스 목사, 거침없는 반(反)이슬람 언행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극우 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 당수, 2006년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를 개로 풍자하는 만평을 스웨덴 신문에 게재해 무슬림들의 비난을 받았던 만평가 라르스 빌크스 등이 포함됐다. 잡지는 또 ‘오픈 소스 지하드’(이슬람 성전)라는 코너에서 ‘사람들이 많은 지역에서 폐쇄회로(CC)TV를 피하라’, ‘자동차에 불을 지를 때는 석유가 몸에 묻지 않도록 해라’, ‘도로 급커브 지점에 기름을 부어 차량 충돌 사고를 유도하라’ 등의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비롯해 폭탄 제조법, 총기 사용법 등을 자세히 기술했다. 이어 사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 개입한 미국을 거론하면서 현재 말리에서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군의 철수를 촉구했다. 인스파이어 최신호는 사미르 칸 전 편집장이 미국 정부의 드론(무인기) 공습으로 2011년 9월 사망해 휴간한 지 9개월 만에 나왔다. 2010년 6월 창간호를 발행한 인스파이어는 1년에 4번 발행되며 이번 호가 열 번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빈 라덴 사망 2년 만에 유엔 제재명단서 삭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지 2년 만에 유엔의 제재 명단에서 이름이 삭제됐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테러단체에 대한 제재 조치를 감시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원회는 지난 21일 테러리스트 제재 명단에서 빈라덴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는 2001년 1월 빈 라덴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그의 자산을 동결하는 한편 여행금지, 무기금수 조치 등의 제재조치를 취했다. 9·11 테러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빈 라덴은 2011년 5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에 의해 사살됐다.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는 “죽은 사람이 테러단체의 지도자일 수 없다는 기술적 문제”에 따라 이름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빈 라덴의 자산동결 해제를 요청하는 회원국은 동결 해제된 자산이 유엔의 제재 명단에 오른 개인이나 조직에 제공되지 않을 것임을 보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유엔의 알카에다 제재 명단에는 233명의 개인과 63개의 단체 및 기업이 등록돼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설] 中 동북아 안정 바란다면 北제재 적극 나서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의 핵실험 직후 전체회의를 소집해 대북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신속하고 강도 높은 제재가 불가피하다는 데 회원국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만큼 제재의 틀은 머지않아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금융 제재 대상을 늘리고, 경제 지원을 금지하는 등 북한의 경제 고립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이와 별개로 미국이 김정은의 해외 통치자금 봉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군사 제재일 것이다. 경제 고립이 가속화되면 북은 부족한 외화를 벌충하기 위해 핵 기술과 부품을 불량국가나 테러단체에 팔아넘기려 들 것이고, 이를 여하히 차단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결국 해상 봉쇄 가능성을 터놓는 문제가 제재 논의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란 뜻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재의 실효성이며, 이를 담보할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북한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유엔 제재의 실효성과 북핵의 향배, 그리고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의 안정 여부가 달린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한반도의 현실이다. 2011년 기준으로 북한의 전체 무역규모 가운데 89.1%를 차지하는 중국이 대북 무역통제에 나서는 순간 북은 즉각 심각한 경제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중국이 먼 산 바라보며 뒷짐을 지는 한 유엔 제재가 어떠하든 북은 홀로 살아갈 목줄을 쥐게 된다. 한데 안타깝게도 중국은 이번 북의 3차 핵실험 앞에서도 ‘냉정한 대응’을 되뇌고 있다. 중국 주재 북한 대사를 연거푸 초치해 가며 핵실험 저지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막상 핵실험이 자행되자 예의 상투적 행보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이다. 중국의 소극적 행태가 그들의 동북아 전략에 바탕을 두고 있음을 모르지 않는다. 아시아 패권을 놓고 미국과 정면으로 맞설 힘을 갖출 때까지 혈맹인 북한을 현 상태로 온존시키고 한반도의 분단을 유지해야 한다는 계산이 이런 행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계산과 행보가 지난 20년간 이어져 온 국제사회의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무산 위기에 처하도록 한 주된 요인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제 동북아 정세는 달라졌다. 북의 핵무장에 맞서 한반도를 향한 미·일 군사동맹의 전력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우경화한 일본은 미사일방어체제(MD)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등 군비 증강을 서두를 것이고, 심지어 핵무장 유혹에 빠져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센카쿠열도를 중심으로 중·일 영토 분쟁은 한층 첨예해질 것이고, 동북아를 넘어 동·남중국해의 안보 긴장도 고조될 것이다. 어느 길을 택할 것인가. 중국은 한반도 현상유지 전략의 손익계산을 다시 해야 한다. 북핵 저지가 비용이 덜 드는 길임을 중국은 깨달아야 한다.
  • 알제리軍, 가스전에 발포… 인질·무장세력 수십명 사망

    북아프리카 알제리 정부군의 공격으로 17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가 억류한 외국인 인질과 무장세력 수십명이 사망했다. 알제리군이 이날 헬기를 동원해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알제리 동남부 인아메나스 가스 생산시설 단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인질 34명과 무장세력 15명이 사망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숨진 인질들의 국적은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프랑스 인포 라디오는 “다른 인질 26명은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알제리군은 무장세력이 인질을 데리고 가스전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고 할 때 공격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외국인 피랍을 주도한 이슬람 무장단체 ‘복면 여단’의 대변인은 “알제리 정부군의 헬기 공격으로 지도자 아부 엘 바라아도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프랑스24 TV는 무장단체가 일부 인질의 몸에 폭발물을 벨트로 묶었다고 보도했다. 알제리 정부는 앞서 군 병력과 헬기를 동원해 가스전을 포위한 채 20여명의 무장세력과 대치했다.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한 이 무장단체는 지난 16일 가스전을 점령해 미국인 7명과 영국인, 일본인, 프랑스인, 노르웨이인 등 총 41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알제리가 말리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프랑스에 영공을 개방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다호 울드 카블리아 알제리 내무장관은 이 과정에서 영국인 1명, 알제리인 1명이 사망했으며 6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무장단체는 인질 가운데 한국인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으나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을 통해 알제리 외교 당국에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한국인 인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만에 하나 가능성에 대비해 계속 확인 작업 중이며 현지 교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무장단체는 앞서 알제리군이 철수하면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해 알제리 정부에 협상 의사를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은 말리에 구금 중인 이슬람 대원 100명과 외국인 인질의 맞교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알제리 정부는 “무장세력과 절대 협상하지 않겠다”면서 인질 석방을 위한 다국적군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다. 알제리 정부는 아직 이 사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의 배후는 아프리카 사하라 일대에서 가장 악명 높은 이슬람 전사 모크타르 벨모크타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알제리 출신의 벨모크타르는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의 전신이자 강경 무장 분파인 살라피스트 선교전투그룹(GSPC)의 공동 창립자로, 20여년간 여러 건의 외국인 납치 사건에 관여해 온 범죄 조직의 거물로 알려져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쿠르드 여성활동가 3명 ‘처형’ 방식으로 피살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쿠르드 여성 3명의 암살 사건으로 터키와 쿠르드 반군 간 평화협상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게 됐다. 10일 새벽 2시(현지시간) 파리 북역 인근 쿠르드연구소에서 쿠르드 분리주의 활동가인 여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내무장관은 희생자 모두 머리에 총격을 받은 것으로 보아 ‘처형’ 방식으로 살해됐다고 밝혔다. 희생자 가운데는 쿠르드연구소에서 근무해 온 20대 여성 2명 외에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창립 멤버인 사키네 칸시즈도 포함돼 있어 파문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PKK는 1984년부터 터키 남동부에서 전개한 무장 독립운동으로 4만 5000명의 희생자를 낳았으며, 터키 등 국제사회에서 테러단체로 분류돼 있다. 50대로 알려진 칸시즈는 반군 전사였다가 유럽에서 PKK의 민사 업무를 맡아 온 인물이다. 1995년에 찍힌 사진에서 PKK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의 옆에 서 있을 정도로 쿠르드 분리주의 세력 내 핵심 인사다. 오잘란은 1999년부터 터키 이스탄불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쿠르드족들은 터키 정부가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반면, 터키 당국자들은 이번 사건이 반군 간의 내분으로 인한 결과이거나 터키 정부와 PKK 간 평화협상을 좌절시키려는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도 범죄 현장인 건물 안에 진입하려면 비밀번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쿠르드 반군 간 갈등으로 인한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사건이 터키 정부가 오잘란과 평화협상 로드맵에 합의했다고 발표한 다음 날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에 반발한 PKK 내 강경파의 소행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휴전 조건과 요구사항 등을 둘러싸고 내부 갈등이 고조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렘지 카르탈 쿠르드국민회의(KNC) 지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정치적 범죄다. 오잘란과 터키 정부가 착수한 평화협상을 방해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비난했다. 과거에 쿠르드 활동가들을 살해한 터키 국수주의 세력의 범행일 가능성도 있다. 이날 파리·스트라스부르 등에서는 수백명의 쿠르드인들이 “더러운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고 성토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알아사드 “반군은 테러집단… 대화 않겠다”

    23개월째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이례적으로 내전 상황에 대해 공개 연설을 했지만 해결책은커녕 반군을 ‘테러집단’으로 맹비난하며 대화 거부 의사를 밝혀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CNN 등에 따르면 알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 오페라하우스에서 낮 12시부터 50여분간 진행한 국영TV 생중계 연설에서 “반군들은 테러단체이자 정권 전복을 위해 싸우는 범죄자들”이라며 “이들은 국민의 적들이자 신의 적들이다. 신의 적들은 지옥에 가게 될 것”이라며 반대 세력을 거세게 비난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대중 연설을 한 것은 지난해 6월 의회 연설 이후 처음이며, 지난해 11월 러시아 TV와의 인터뷰 이후 두 달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그는 또 “우리는 전시 상황의 혼란스러운 땅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반군을 상대로 한 “범국가적 총동원”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리아 사태를 종식할 정치적 해결을 위한 대화 상대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서방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와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가 요구해 온 그의 퇴진 등 정권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반군을 비난하는 공개 연설을 한 것은 내전에 따른 사망자가 6만명을 넘어섰을 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최근 터키의 시리아 접경 지역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알아사드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알려지자 반군과 서방 국가들은 비판과 우려를 쏟아냈다. 시리아의 반정부·야권 연합체 ‘시리아국가연합’의 왈리드 알 분니 대변인은 “알아사드는 자신이 선택한 상대와 대화하기만을 원한다”며 “어떠한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알아사드의 연설은 위선적이며 무의미한 약속들로 가득 찼다”고 비난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팔 휴전 중재… 이집트 ‘피스메이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교전 8일 만인 21일(현지시간) 국제사회의 중재로 가까스로 휴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휴전 발표 직후 각각 자신들이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는 주민들이 거리로 나와 축포를 쏘면서 ‘승리’를 자축했다. 앞서 휴전 협상을 중재한 이집트의 무함마드 카멜 아무르 외무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카이로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휴전 합의는 오후 9시(한국시간 22일 오전 4시)를 기해 발효된다.”며 휴전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휴전 합의서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각각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적대 행위를 중단한다.”고 돼 있다. 특히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모든 팔레스타인 분파들이 로켓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교전에서 최후의 승자는 이스라엘도 하마스도 아닌 이들의 휴전을 이뤄낸 이집트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르시 대통령은 그동안 중동 내 최대 이슬람단체인 무슬림형제단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서방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려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정전 협상에서 ‘균형 있는 리더십’으로 중동의 안정을 이끌어내며 ‘피스메이커’(분쟁 중재자)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중동에 직접 날아가 협상 타결의 촉매제가 됐지만 “무르시 대통령이 하마스와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한 미국 정부가 절대 도출해 낼 수 없는 성과”라고 타임 등 외신들은 평가했다. 미국이 선호해 온 팔레스타인 지도자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제 역할을 못 하자 미 정부는 결국 이집트에 매달렸다. 무슬림형제단이 하마스와 이어 온 정치적 유대와 이집트 정보국이 이스라엘 정보국과 장기간 구축해 온 협력 관계, 다시 말해 하마스, 이스라엘 양쪽 모두와 연결된 이집트의 ‘강점’을 정전 협상에 활용해 주길 원했던 것이다. 실제로 하마스와의 연대 과시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이스라엘의 신뢰까지 얻는 성과를 이뤘다. 이스라엘 집권 리쿠드당의 요하난 플레즈너 의원은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진실의 순간과 맞닥뜨렸을 때 이집트 지도부는 책임감 있게 행동했고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CNN은 이번 전쟁의 승자와 패자가 이미 중동 내 정치적 동맹을 재편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번 협상 중재로 중동과 미국 양쪽에서 모두 중요 인물로 부상했다. 이스라엘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제한적인 승리’를 거뒀다. 내년 1월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최고 사령관을 암살하는 공(?)을 세운 데 이어 미사일 요격 시스템 ‘아이언 돔’을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양측을 오가며 휴전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함으로써 지도력을 과시하게 됐다. 하마스도 이번 교전을 통해 이스라엘에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장악력을 공고히 하고 합법성을 더 인정받게 됐다는 점에서 승자로 꼽힌다. 반면 이번 교전에서 입지가 대폭 약화된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과 그가 이끄는 파타당은 이번 사태의 최대 패자로 분류될 만하다. 이란도 하마스에 제공한 자국산 미사일이 아이언돔에 무력화되면서 ‘약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번 교전이 중동 지역에 복잡한 셈법을 남긴 가운데 국제사회는 일단 양측의 휴전을 환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서로가 휴전 합의를 어긴다면 더욱 강력하게 응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중동의 화약고’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美 대선 D-11] 벵가지 영사관 피습 백악관, 2시간만에 무장단체 소행 인지

    미국 정부가 지난달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 피습 사건이 테러단체의 소행임을 사건 발생 2시간 만에 알았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공화당 측은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 대선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9월 11일 사건 발생 2시간 뒤 미 국무부 상황실이 현장 보고를 받고 백악관, 연방수사국(FBI) 등 각 정부기관에 보낸 이메일 사본을 CNN 등 미 언론들이 입수, 24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피습 초기 기획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며 사건의 성격 규정에 혼란을 보였던 오바마 정부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백악관은 9일 뒤에야 ‘기획 테러’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벵가지 영사관 피습 2시간 뒤인 12일 밤 0시 7분에 보낸 이메일에서 “안사르 알샤리아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주장했다.”고 알렸다. 안사르 알샤리아는 이슬람 원리주의자 세력인 살라피스트 계열로,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 등과 연계된 무장단체다. 오바마 정부가 이를 미리 인지했다는 것은 사건의 배후를 반(反)이슬람 영화에 분노한 시위대 무리로 판단했던 초기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 등 공화당 의원 3명은 오바마에게 서한을 보내 “(무장단체의 소행임을) 알았으면서도 왜 이 비극에 혼란스럽게 대응했냐.”고 질타했다. 하지만 백악관 관리들은 “문제의 이메일은 그날 우리가 받았던 여러 다른 내용의 보고 가운데 하나”라면서 “정보들을 평가해서 쓰여진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FBI 함정에 걸린 美연준 폭파기도범 오바마도 노렸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준) 건물에 폭탄 테러를 시도한 방글라데시 출신의 남성이 미 연방수사국(FBI)의 함정수사 덫에 걸려 체포됐다. FBI는 17일(현지시간) 1000파운드(약 454㎏)에 달하는 폭탄을 이용해 뉴욕 연준 건물을 폭파하려고 한 혐의로 콰지 무함마드 레즈와눌 아산 나피스(21)를 체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 건물은 2001년 9·11 테러 사건으로 폭파된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나피스는 이날 아침 폭탄을 차량에 싣고 뉴욕 연준 건물 주변에 주차한 뒤 근처 호텔에서 전화를 이용해 폭탄을 터뜨리려다 체포됐다. 그러나 사실 나피스가 운반한 폭탄은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위장한 FBI 요원이 그에게 폭발물이라고 속이고 제공한 가짜였다. FBI에 따르면 지난 1월 학생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나피스가 테러 작전에 동참할 조직원을 구하자 FBI는 소속 요원을 투입했다. 나피스는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목표 대상으로 검토했었다고 AP통신이 사법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
  • 테러단체 지원·납치 혐의 이슬람 성직자 미국 송환

    테러 지원 혐의로 미국의 수배를 받아 온 이슬람 급진주의 성직자 아부 함자 알마스리(54) 등 5명이 영국에서 수년간 송환 거부를 위한 법적 공방을 벌인 끝에 결국 미국으로 송환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한 아부 함자는 이날 뉴욕 맨해튼 법정에 출두했으며 자신의 변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눈 것을 제외하고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영국 대법원이 아부 함자를 포함한 테러 용의자 5명이 제기한 마지막 송환 중지 요청에 대해 “송환을 미뤄야 할 새롭고 합당한 이유가 없다.”며 기각함에 따라 이들 일행은 더 이상 미국 송환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아부 함자는 유럽인권법원에 퇴행성 뇌질환에 따른 건강상의 이유로 송환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항소를 냈지만 법원이 기각한 바 있다. 영국 핀스베리파크 이슬람 사원의 성직자였던 아부 함자는 1998년 예멘에서 발생한 서구 관광객 16명 납치 사건에 연루돼 있으며 미국 오리건주에 알카에다식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를 세운 혐의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폭력적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지원한 혐의 등으로 미국의 수배를 받아 왔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범이슬람 反美로 결집… 무장단체 세 확장 기회로

    이슬람을 모욕한 미국 영화로 촉발된 반미시위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나라와 종파에 따라 각기 다른 성향을 보였던 이슬람의 무장단체들이 한목소리를 내며 결집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언자 마호메트를 비하해 전 세계 무슬림들을 분노시켰던 1988년 영국 소설 ‘악마의 시’ 사건과 2006년 덴마크 풍자 만화 사태의 연장선으로 보는 종교적 시각이 있는가 하면, ‘아랍의 봄’으로 시작된 이슬람권의 민주화 분위기를 전복하려는 강경 이슬람 세력의 정치적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슬람 4대 무장단체 가운데 하나인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도자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는 17일(현지시간) 베이루트에서 열린 반미 시위현장에 이례적으로 등장해 “무슬림들이 마호메트에 대한 모욕 앞에 침묵하지 않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범이슬람의 대미 항전을 촉구했다. 나스랄라는 2006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충돌 이후 암살 우려 등으로 공개 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에서도 반이스라엘 무장 노선을 추구하는 수니파 무장정파인 하마스가 주도하는 반미 시위가 열려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테러단체 알카에다는 이번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습격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뒤 “이슬람 모독 영화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이슬람 국가들이 미국 외교관을 죽이고 대사관을 습격하라.”고 주장했다. 18일 오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선 ‘헤즈비 이슬라미 아프가니스탄’(HIA) 소속 여성 대원이 자살폭탄 테러를 자행해 차량에 타고 있던 외국인 9명 등 11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HIA는 탈레반에 이어 아프간 제2의 무장단체다. HIA 측은 이번 테러가 “반이슬람 영화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지난 15일 반이슬람 영화에 반발해 영국 해리 왕세자가 복무 중인 아프간 공군기지를 공격한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브루스 라이델 연구원은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겨냥한 미군의 공격으로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시키는 일이 증가하는 등 반미감정이 커지는 상황에서 반이슬람 영화 한편이 이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반면 미 후버연구소 코리 샤케 연구원은 “민주적으로 정권을 잡은 각국의 중도·온건 이슬람 세력이 경제 문제 때문에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과격주의자들이 반미시위를 세 확장의 기폭제로 삼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美, 지상군 시리아 투입 저울질

    미국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붕괴에 대비해 지상군 파병안까지 비밀리에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할 경우를 가정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미국 관리와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란 시리아 정부가 보유한 생화학 무기가 이슬람 테러집단의 손에 들어갈 가능성이다. 일부 서방 정보 당국은 이란 국경수비대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시리아의 생화학 무기를 입수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으로 정부군이 해체되면 생화학 무기고가 약탈돼 우려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 2명은 “미국 관리들이 우려하는 최악의 사태가 현실화되면 최대 5만~6만명의 지상군이 파병될 수 있다.”면서 “지원 병력은 추가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6만명을 보낸다고 해도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하기에 부족하고 무기고를 지키는 임무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에 패배한 직후 화학무기를 개발해 온 시리아는 맹독성 신경가스 VX를 비롯해 사린, 타분, 겨자가스 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화학 무기는 시리아 전역에 걸쳐 수십 곳의 무기고에 감춰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기고를 공습하면 독성 가스가 외부로 노출돼 ‘2차 재앙’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지상군 투입 카드가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지상군 파병에 어떤 국가가 동참할지, 군사작전이 어떻게 짜여질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 백악관은 구체적인 비상계획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다만 토미 비터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화학무기가 시리아 정부의 수중에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지도층의 추가 이탈도 예고됐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조만간 시리아에서 고위층의 추가 망명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알아사드는 도살자”라고 비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리아 ‘내부 붕괴’ 결속용? 하마주민 220여명 또 학살

    지난 5월 민간인 100명 이상이 희생된 ‘훌라 학살’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받았던 시리아에서 또다시 학살극이 벌어졌다. 시리아 야권 운동가들은 12일(현시지간) 정부군이 반정부 시위 진원지인 중부 하마 지역의 트렘세 마을을 공격해 주민 220여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했다. 야권 운동가들은 주민들의 증언을 인용해 정부군이 무장헬리콥터와 탱크를 앞세워 마을로 들이닥쳤으며, 뒤이어 친정부 민병대가 들어가 즉결 처형하듯 주민들을 무차별 살해했다고 말했다. ‘하마 학살’의 희생자를 포함해 이날 하루에만 시리아 전역에서 287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 이후 ‘최악의 날’로 기록됐다고 CNN은 전했다. 야권 운동가들에 따르면 정부군은 이날 오전부터 마을을 포위하고 정오까지 수시간 동안 폭격을 가했으며, 이어 인근 알라와이트 마을에 있던 민병대가 이동해 주민들을 살해하고 가옥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정부군은 반군이 장악한 트렘세 마을을 탈환하기 위해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정부는 하마 지역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은 시인했지만 종전과 마찬가지로 무장 테러단체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국영 사나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담을 앞두고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무장테러단체가 학살을 자행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러시아와 서방이 각각 제시한 시리아 결의안 초안을 논의하기 위해 첫 회담을 가졌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러시아는 20일 종료되는 유엔 시리아 휴전감시단의 활동 기한을 90일 더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시리아 결의안을 제출했고, 미국 등은 이에 반대하며 시리아 정부가 휴전감시단 활동 종료 열흘 안에 무력 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경고를 포함한 새로운 결의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여전히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강경히 반대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당장 ‘장거리 핵’ 개발 가능…우파 “강한 일본 위해 필요”

    당장 ‘장거리 핵’ 개발 가능…우파 “강한 일본 위해 필요”

    일본 정부가 21일 원자력규제위원회 설치법 부칙에 ‘안전보장 목적’을 추가한 것이 핵무장 가능성과는 관련이 없다며 서둘러 해명하고 나섰지만 우려를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규제에 관한 법률이지만 핵 기술 개발에 원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핵무장을 하는 건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핵무기 개발의 길을 열어 놓기 위한 의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현재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중국 등 5개 국가다. 하지만 핵 전문가들은 “일본의 기술력으로 봤을 때 플루토늄을 뽑아내 농축, 기폭시켜 핵무기 원료를 만들고 이를 발사체에 실어 핵미사일을 만드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핵 재처리’를 할 수 있는 세계 3위의 원전 대국이다. 1987년 11월 4일 미·일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일본은 30년간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일일이 미국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일본은 핵폭탄 제조에 들어가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을 지난해 기준으로 1200~1400㎏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를 운반할 발사체 기술도 뛰어나 마음만 먹으면 당장 장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플루토늄의 경우 지난해 일본 내각부의 발표에 따르면 30t가량 보유하고 있다. 이는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20㏏ 위력의 핵폭탄 5000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인접국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하다. 만약 일본이 중국에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핑계로 핵무장에 나선다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핵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전보장은 플루토늄 관리나 테러단체의 원전 탈취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도 이해되지만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이나 중국 등 주변국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빠르게 우경화하고 있는 최근 일본의 분위기가 더더욱 심상치 않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 가장 보수적인 인물로 꼽히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취임 이후 군사력 강화와 재무장 행보가 빨라지면서 경계심을 부추기고 있다. 이번 원자력규제위원회 관련법에 안전보장 문구를 추가한 것도 노다 총리가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법안을 자민당, 공명당과 연대해 추진하면서 다른 정책을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과정에서 자민당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일본 정부는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무기 수출 3원칙’을 완화해 외국과의 무기 공동 개발에 나섰고 의회는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활동을 ‘평화 목적’으로 한정한 규정을 삭제했다. 최근에는 자위대가 1970년 이후 처음으로 도쿄와 아오모리 시내에서 무장 훈련을 실시했다. 원자력기본법에 핵무장을 촉구하는 일본 우파들의 목소리도 우려할 수준이다. 차세대 정치 지도자로 꼽히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은 “강한 일본을 만들기 위해선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 왔다. 일본의 대표적 우익 원로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도 “보수신당에 참가한다면 핵무기 모의실험을 제창하는 것이 조건”이라고 말할 정도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알카에다, 속옷폭탄 테러 계획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연계조직이 미국행 민간항공기를 대상으로 속옷 폭탄테러를 감행하려다 미 중앙정보국(CIA)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알카에다 예멘 지부는 최근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1주년을 앞두고 미 항공기에 대한 보복 테러 계획을 세웠으나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CIA에 의해 무산됐다. 이번 음모는 2009년 크리스마스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발 디트로이트행 미 항공기에서 시도됐던 이른바 ‘성탄절 속옷 테러’를 모방한 것으로, 더 정교한 폭발물이 발견됐다. 예멘에 근거지를 둔 문제의 자살테러 미수범의 체포 당시 구체적인 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행 항공기표를 구매하기 전에 적발된 것으로 ABC뉴스 등이 전했다. 압수된 폭발물에 금속 물질이 들어 있지 않아 탑승을 시도했을 경우 공항의 금속탐지기를 통과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최근 도입된 새로운 전신검색대에서 적발됐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미 언론들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폭발물을 누가 제조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성탄절 속옷 테러 시도에 이용됐던 것과 비슷한 점으로 미뤄 알카에다의 폭탄전문가 이브라힘 하산 알나시리의 ‘작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항공기 테러 미수 사건과 관련한 정보를 일찌감치 입수했으나 민감한 정보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백악관 및 CIA의 보도 자제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軍 최고 수준 경계태세 돌입

    軍 최고 수준 경계태세 돌입

    군 당국이 오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일주일 앞둔 19일 최고 수준의 군사대비태세에 돌입했다. 이는 대회 기간에 있을지 모르는 북한과 테러단체의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김관진 국방장관 주재로 주요 지휘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우리 군이 수행하는 행사장별 취약지역 안전 확보, 국가 주요시설 방호 지원, 행사 관련 방공작전 및 항공통제, 우발상황 대비 계획 등을 중점 논의했다. 김 장관은 “전 국군 장병이 완벽한 대비태세와 경호경비 작전태세를 갖춰 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을 보장하는 데 혼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승조 합참의장은 이날 오후 정상회의가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행사장의 종합상황실과 경기 성남시 소재 공군 15비행단을 방문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육상경호경비사령부 출정식을 주관했다. 육상경호경비사령부는 특전 특공요원과 수색요원 장병 1만여명을 투입해 행사가 종료될 때까지 행사장과 공항 등 주요 지역을 철통같이 경비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각급 부대에서는 이미 테러 등에 대비한 훈련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경기도 연천에서는 육군 26사단 비호대대 장병들이 K200 장갑차를 활용한 탐색 격멸훈련을 했다. 지난 9일에는 수도방위사령부 특공부대 장병들이 서울 목동에서 거동 수상자 제압 훈련을 펼치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고 수준의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 공조를 통한 대북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적의 각종 도발과 테러에 대비한 경계작전 형태와 부대방호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핵안보정상회의 D-10] 롱고 전 美에너지부 군축국장 “이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강한 지지 끌어낼 것”

    [핵안보정상회의 D-10] 롱고 전 美에너지부 군축국장 “이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강한 지지 끌어낼 것”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참가국 정상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끌어낼 것이다.” 케네스 롱고 전 미국 에너지부 군축·비확산 국장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빌딩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세계안보협력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롱고 전 국장은 핵안보정상회의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전문가그룹 회의 참석차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핵안보회의가 서울에서 열리는 의미는. -한국은 주요 20개국(G20)과 G8의 교량역할을 하고 있고, 원전 주요 기술국이면서도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나라다. 여기에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등 지정학적 위상이 독특하다. →이번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정상회의 결과를 발표하는 코뮈니케(서울선언)에서 참가국들이 어떤 약속을 하느냐다. 2년 전 워싱턴 정상회의 결과와 다른지, 똑같은지를 봐야 한다. 둘째는 각국이 어떤 것을 들고 이번 회의에 임하느냐다.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국가별 공약, 이른바 ‘하우스 기프트’(house gift)가 얼마나 이행됐는지를 봐야 한다. 셋째는 서울 회의와 2년 뒤 네덜란드 정상회의 사이에 실질적이고 측정할 수 있는 핵 안보 개선이 이뤄지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서울 회의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까. -이번 회의에서 북한 문제는 주변적 이슈에 머물 뿐 중심 이슈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원래 핵안보정상회의는 비확산보다는 핵테러 방지를 목적으로 태동했다. →주변적 이슈라도 논의가 있을까. -이 대통령이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회담 복귀에 대해 참가국 정상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끌어낼 것으로 본다. 이란과 북한이 개발한 핵물질이 테러단체의 손에 넘어가는 걸 방지하는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로 핵 안전과 핵 안보의 접점을 찾는 문제도 논의될까. -논의는 되겠지만 그리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않을 것이다. 많은 나라들이 핵안보정상회의의 목적을 핵 테러 예방, 즉 핵 안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역사 왜곡한 새누리 후보 공천취소는 당연

    새누리당의 공천작업이 ‘역사 왜곡’의 덫에 걸렸다. 새누리당은 어제 서울 강남을과 강남갑의 이영조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와 박상일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의 후보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두 후보의 역사관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우리는 새누리당의 조치는 지극히 당연하다고 본다. 이 후보는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시절인 201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민중반란으로, 제주 4·3항쟁을 공산주의 세력이 주도한 폭동이라고 언급해 물의를 빚었다. 또 박 후보는 최근 펴낸 책에서 독립군을 “소규모 테러단체 수준”이라고 적는가 하면, 한·일병탄조약에 대해 “한국이 이의를 제기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고 써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역사를 보는 개인의 입장을 어찌할 도리는 없지만 이처럼 자의적 역사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들을 공직 후보로 내세운 것은 애초 국민의 정서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5·18은 1988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됐다. 이어 국가기념일로 제정돼 범국가적으로 기념하고 있다. 4·3항쟁 또한 1999년 특별법이 제정된 뒤 진상조사를 통해 당시 사망자들이 희생자로 자리매김됐다. ‘민중반란’ ‘폭동’으로 매도할 일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강조하며 당명을 바꾸고 정강정책도 뜯어 고쳤다. 새 인물이 필요하다며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그 결과가 고작 이 정도인가. 이 후보의 문제가 불거지자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지금껏 나온 사안에 대해서는 검토했다.”고 말했다. 너무 안이한 현실인식의 한 단면을 드러낸 것이 아닌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미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후보 공천 과정에서 역사 인식이라는 중대 사안에 대해 깊이 성찰하지 않고 당장 선거에 미칠 영향만 따진 것 자체가 국민을 너무 가볍게 본 것이다. 아직도 ‘강남 프리미엄’을 기대하며 누구를 공천하든 당선될 것이라는 오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역사의식이 없는 정당에 미래는 없다. 새누리당은 쇄신과 개혁의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 與 박상일·이영조 공천 전격 취소… 강남벨트 새판 짠다

    與 박상일·이영조 공천 전격 취소… 강남벨트 새판 짠다

    새누리당이 14일 서울 강남갑과 강남을에 각각 공천된 박상일·이영조 후보의 공천을 전격 취소했다. 총선을 불과 27일 앞두고 강남벨트에서도 상징적인 두 곳의 후보를 동시 교체하는 파격을 단행한 것이다. 새누리당 정홍원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 심사 과정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점이 언론 보도로 논란이 됐다.”면서 “공천위는 두 후보 공천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공천위는 깊이 있는 토의 결과 해석에 따라서는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할 부분이 있다는 판단에 이르러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두 분과 관련된 논란의 진위와 상관없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두 지역에 대해 “새 후보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중도 유권자 확보 급선무 판단 새누리당이 두 후보를 공천 5일 만에 전격 교체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중도진영 유권자 확보가 급선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편향적 역사관 논란을 빚고 있는 두 후보를 계속 끌어안고 가다 결국 서울의 다른 선거구를 넘어 전국적인 판세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하기보다는 초반에 ‘부실 공천’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화근을 잘라 내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텃밭인 강남벨트에서 새누리당이 헛발질을 함에 따라 쇄신 공천의 빛은 퇴색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의 극심한 인물난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도 기록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이영조 후보의 경우 당초 대구 달서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강남을로 ‘재배치’됐다는 점에서 공천위의 무원칙한 ‘돌려막기’가 빚은 결과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출신의 박 후보는 지난해 8월 펴낸 저서 ‘내가 산다는 것은’에서 독립군을 ‘소규모 테러단체 수준’으로 비하해 논란을 빚어 왔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인 이 후보는 2010년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시절 발표한 논문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 4·3사건을 각각 ‘민중봉기’(popular revolt), ‘공산주의자 주도 폭동’(communist-led rebellion)으로 표현, ‘공산주의자들이 주도한 폭동’처럼 규정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무원칙한 돌려막기” 비난도 두 후보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는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과 쇄신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들을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에는 김종인, 조현정, 이준석 비대위원 등이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자진사퇴 요구 성명’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들은 “새누리당의 정강정책이나 미래와 맞지 않는 공천”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박 후보는 공천 취소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책의 일부 내용만 발췌돼 저의 충정이 올바로 전달되지 못했다.”며 당의 결정을 수용했다. 한편 정홍원 공천위원장은 모 언론사 기자가 경북 경주에 공천된 손동진 전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대해서도 “(이 사안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해 추가 공천 취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재연·송수연·이성원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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