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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선/일본어 배우기(한국속의 일본,일본속의 한국:24·끝)

    ◎“지일 지름길” 일어자격지 연1만명 응시/PC에 원어연극에… 학습방법 다양/공학·패션·디자인전공은 「필수」처럼 공부/교재 3백종… “껄끄러운 나라말” 인식 변화 인천 신포동에 사는 주부 송영우(35)씨는 지난 20일부터 일본어 회화를 함께 공부할 회원을 수소문하고 있다.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애써 익힌 일본어를 잊지 않기 위해 틈틈이 일본어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기 위한 것이다. ○전사원 위탁교육 송씨는 지난 88∼89년 일본 도쿄의 시부야일본어학교와 한 미용전문학교를 수료한 뒤 귀국,인천에서 미용업에 종사하고 있다.일때문에 종종 일본을 드나들고 있기도 하다. 『일본어 특유의 존대법이나 여성스러운 표현 등을 정확히 구사하며 품위있게 이야기하려면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송씨에게서 우리사회 구석구석까지 퍼지고 있는 일본어 학습열기의 단면을 볼 수 있다.직장인이나 대학생들 사이에서 일본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이제는 학습방법도 영어의 그것 못지 않게 고도화된 단계에 접어 들었다. 지난 24일 상오 11시 서울역 부근의 일본어전문 S학원 5층 강의실에서는 6주동안 강도높은 일본어교육을 마친 삼성자동차 신입사원들의 최종평가 시험이 치러졌다.이른바 「롤 플레이 테스트」이다.5인1조의 팀별로 직접 각본을 짠 10여분 길이의 촌극을 공연하면서 그동안 배운 일어실력을 자랑하는 자리이다.첫번째로 무대에 오른 윤종대(31)씨등 5명은 유창한 일본어로 「한국인 김상민씨가 일본에 가서 거래업체의 사토상을 만나 상담하기까지의 과정과 에피소드」를 연출했다.연기에 몰두한 이들의 표정에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일본인의 말과 문화를 알아야 그들의 기술과 정보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게 이들이 일어공부에 열을 올리게 된 공통된 동기였다.삼성자동차는 일본 닛산자동차와 기술제휴를 하고 있는 만큼 모든 신입사원에게 위탁교육을 통해 일어공부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강좌 개설 기업은 물론 각 대학에서도 일본어 특강이 일년내내 끊이지 않는다.일어일문학과가 설치되지 않은서울대에서도 부설 어학연구소 주관으로 해마다 6개의 일본어강좌를 개설하고 있다.이번 여름방학에도 2백여명의 학생이 무더위 속에서 강의를 들었다고 한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일본정부의 후원을 받아 국제교류기금이 실시하는 「일본어자격시험」에 대한 관심도 부쩍 커졌다.영어의 토플이나 토익시험에 해당하는 이 시험을 치르면 일본어 실력을 공인받을 수 있는 데다 일본에 유학하려면 반드시 그 점수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승진을 앞둔 사원들에게 일정 등급이상의 판정을 받도록 요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한해 1차례씩 치러지는 이 시험의 지난 해 응시자는 등급별로 1급 5천6백여명,2급 4천여명,3급 2천4백여명,4급 9백여명에 달한다.93년에 비해 무려 5천여명이나 늘어난 숫자이다. 일본어 학습교재도 수요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느라 백가쟁명의 시대를 맞고 있다.3백여종이 시중에 나와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올라 있다.호황을 틈타 올해만도 10여개의 출판사가 일본어 교재에 새로 손을 댔다. 첨단 정보통신매체인 PC통신의 세계에서도 일본어 배우기가 한창이다. 일본어에 관심있는 직장인 및 대학생들이 PC통신 「천리안」의 일본어동호회(JPN),「하이텔」의 일본어동호회(JBBS),「나우누리」의 일본어연구회(JLS)등 동호회를 만들어 정보를 나누고 있다.JPN의 경우 일본인 30여명을 포함,2천4백41명의 회원을 자랑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0%는 유학이나 관광을 통해 일본을 체험한 이들이다.회원들은 일본어 지식 및 일본 체험을 교환하는 것은 물론 해마다 두차례씩 일본의 동호인들과 한·일 공동모임도 갖는다.이 모임을 이끄는 최원규(31)씨는 『전공인 전자공학 분야에 대한 최신정보를 빨리 입수하는데 일본어만큼 도움되는 게 없다』고 가입 이유를 설명했다. 공학을 비롯해 상품정보,연구개발,경영전략,패션,디자인 등 상당한 분야에서 일본어가 영어보다 오히려 필수적인 언어로 평가받고 있다.바로 이 점이 많은 사람들을 일본어 학습붐으로 몰아 넣는 원인이다. 여기에 세계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 만큼이나 국제사회에서 일본어의 지위도 높아져 유럽을 여행하면서도 일본어를 알면 불편함을 크게 덜 수 있는 정도가 됐다.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 거리에서 여행객들을 상대로 초상화를 그려주는 무명화가들마저 동양인이 지나가면 천연덕스럽게 일본어로 호객행위를 하더라는 경험담도 들린다. ○“영어 일색 지양을” 한국외국어대 일본어과 학과장 한미경 교수는 『미국·유럽·호주 등 서구사회에서도 일본어 학습자가 크게 늘고 있고 국내 학계에서도 일본어의 실용성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최근 세계화의 물결을 타고 너도나도 외국어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지나치게 영어 일색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S일어학원 강사 조자왕(41)씨도 『세계화가 곧 서구화나 영어화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는 말로 일본어를 평가한다.일본을 단지 우리와 껄끄러운 과거를 지닌 이웃국가로만 보는 단계를 넘어 국제사회의 한 주체로 바라봐야 하는 오늘,「세계화의 관점에서 일본어를 바라보자」는 그의 말을 상업적인 발로라고만 여길 수는 없을 것 같다.
  • 「공연예술의 메카」나윤도특파원 현장리포트(브로드웨이“새바람”:4)

    ◎맨해튼을 거닐며/트라이베카선 드니로 등 명우쉽게 만나/역사의 인물 헤일·그릴리·프랭클린동상 우뚝/구정때면 차이나타운에 용춤 행렬 장관/프랭클린가엔 테디 시어터 등 소극장 많아 『태양은 모든 것을 향해 밝게 빛난다(The Sun it shines for all)』 브로드웨이 280번지,챔버 스트리트와 교차 지점에 있는 시청 부속건물의 외벽 모퉁이에서 브로드웨이 쪽으로 돌출해 있는 작은 시계 「선 클록」(Sun Clock)에 새겨진 이 글귀는 브로드웨이의 성격을 단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한면이 50㎝ 정도에 불과한 정육면체의 청동주조물에 8각의 로마숫자판으로 된 이 시계는 스스로 태양이고 싶은 뉴요커들의 심정을 은연중에 대변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원래 이 글귀는 19세기 중반 창간돼 1917년에 이 건물로 옮겨왔던 신문 선(The Sun)의 모토였다.뉴욕시청 바로 뒤에 떡 버티고 서서 격동기 미국 현대사의 감시자 역을 맡았던 선은 뉴욕 최초의 페니 페이퍼(한 부 값을 1센트 정도로 정해 누구나 쉽게 사 볼 수 있게 한 신문)로 모든 뉴요커들에게 따뜻한태양 역할을 자청했던 신문이다. 그후 1952년 이 신문이 폐간되고 한동안 선 클록도 멈춰 있었으나 이 시계를 사랑했던 부근의 시청 직원들과 각회사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하여 보수해 놓았다.결국 선은 없어졌어도 선 클록은 뉴요커들의 희망의 목소리로 그자리에 남아 있다. ○남북 6개블럭 연결 남쪽으로 세인트 폴 교회가 있는 풀턴 스트리트로부터 북쪽으로 챔버 스트리트까지 여섯 블록에 이어지는 브로드웨이의 맞은편은 시빅 센터(Civic Center)라 불리는 곳으로 넓은 시티 홀 파크 공원을 중심으로 시청과 각종 부속건물,시경,각급 법원 및 연방사무소 등 뉴욕의 모든 관공서들이 모여있어 뉴욕의 심장부를 형성하고 있다.1870년 최초로 이 공원을 따라 머레이 스트리트에서 워렌 스트리트간 약1백m에 뉴욕의 첫 지하철이 튜브식 공법으로 시험 건설되었다. 이 지역의 브로드웨이는 2백여년 동안 수많은 영웅들을 위한 환영의 거리,축제의 거리이자 데모의 거리,상업의 거리로 발전해왔으며 자연적으로 미국 자유언론의 전통을 탄생시킨 신문의 거리를형성해 왔다. 특히 1811년 완공된 시티홀 앞 광장은 식민지 시절 뉴욕을 방문하는 영국왕을 위한 환영퍼레이드를 벌이던 전통에서 최근에는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한 홈팀 선수들의 환영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축제가 벌어져 왔다.그뿐만 아니라 1865년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후 이틀 동안 시신이 안치됐을 때는 6만여 뉴요커들이 조문을 위해 장사진을 치기도 했던 곳이다. 오늘날 이 거리의 역사는 세사람의 동상이 대변해주고 있다.워싱턴 장군의 부하였던 네이선 헤일(1755∼76)과 언론인 호러스 그릴리(1811∼72),그리고 벤저민 프랭클린(1706∼90)이 그들이다. ○19개 신문가 옮겨가 시청 서쪽의 헤일 대위는 예일대 출신 교사로 독립전쟁이 벌어지자 워싱턴 장군의 군대에 합류,맹활약하다 1776년 9월 영국군에 잡혀 바로 다음날 교수형을 당했다.그가 죽기 전 『내가 유감으로 생각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나의 목숨이 오직 하나뿐이라는 사실이다』 하고 남긴 말이 영원히 기념되고 있다. 동쪽 브루클린 다리를 향해 서있는 뉴욕 트리뷴창간자 그릴리는 남북전쟁 시대의 개혁가로 노예제도를 공격하고 여성의 참정권 허용, 노동조합 장려 등을 강력히 주장했다.그는 특히 서부 공략을 주장한 『서부로 가라,젊은이들이여(Go West,Young men)』라는 글이 유명하다. 공원 옆 페이스 대학 앞에 있는 미국 정치가의 대부이자 언론인,과학자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새정부 수립시 펜실베이니아 대표로 참석,각 주간 이해 대립 조정자로서 두드러진 역할을 했으며 자신이 창간한 신문 펜실베이니아 거제트를 한손에 들고 서있다.그 동상 옆에는 헝가리 태생의 조셉 퓰리처가 신문왕국의 발판으로 삼았던 뉴욕 월드 옛사옥이 있다. 이렇듯 시티 홀 파크를 사이에 두고 브로드웨이와 파크로 거리 일대에는 19세기 말 19개의 신문사가 밀집해 있을 정도로 번성한 신문의 거리를 이뤘다.이들은 이 지역에서 1733년 뉴욕 위클리 저널을 창간,영국의 식민통치에 과감히 투쟁하던 존 피터 젱거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유언론의 전통을 세워나갔다.그러나 오늘날 상당수는 없어지거나 더 북쪽으로 이전해 신문의 거리는역사적 이름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이 거리에는 또 근대 상업의 발상지인 브로드웨이 233번지에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있는 울워스(Wool worth)빌딩이 있다.1879년 이 지역에 새로운 형태의 소매점포를 차린 세일즈맨 프랭크 울워스는 5센트·10센트 균일점이라는 다양한 물품을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순수한 소매업만으로 엄청난 재산을 모은 울워스는 1913년 당시 높이 2백40m,60층의 사옥을 완공시켜 세계 최고의 높이뿐 아니라 정교한 아름다움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더욱이 그는 공사비 1천5백만달러를 은행빚 하나없이 현금으로 지불해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이 건물은 17년간 세계최고의 기록을 보유했으며 아직도 울워스사의 본부로 쓰이고 있다. 이 지역을 지나 챔버 스트리트 북쪽으로 올라가면 브로드웨이의 스카이라인은 마천루 숲을 이루던 남쪽과는 큰 대비를 이룬다.5∼6층 정도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여기저기 중국어 간판이 눈에 들어오면서 브로드웨이는 북쪽의 커낼 스트리트까지 차이나타운의 한부분을 이룬다. 브로드웨이를 서쪽 끝으로 하여 이스트 리버의 맨해튼 브리지까지 넓게 펼쳐진 차이나타운은 구정을 맞아 연일 각종 민속행사가 한창이다.부리부리한 눈에 형형각색의 꽃술이 달린 커다란 두마리의 용이 가게마다 찾아다니며 폭죽을 터뜨리며 1년 동안의 복을 비는 신비한 중국인들의 민속행사들도 브로드웨이의 한부분이 돼 있다. 그러나 브로드웨이의 가장 큰 매력은 역사와의 만남보다도 민속과의 만남보다도 예술과의 만남에 있다.동쪽으로 시빅 센터와 차이나타운을 이끌어온 브로드웨이의 서쪽 일대를 차지하고 있는 트라이베커는 사실상 브로드웨이 예술기행의 출발점이다. ○예술의 감칠맛 더해 「운하 아래 삼각형 모양의 땅」이라는 뜻의 이곳은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백화점들의 창고지역으로 얼핏 보기에는 삭막하기 그지없는 곳이지만 차분히 들여다보면 광맥을 찾듯 빨려들어가게 하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내놓고 보여주기보다는 더듬고 들여다보고 찾아야 가까스로 조금 보여주는 절제된 아름다움은 브로드웨이 예술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요소가되기도 한다. 브로드웨이 예술의 또하나의 매력은 화제 인물의 체취를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다.러시아 출신의 작곡가 어빙 벌린이 성장한 맨해튼 로어 이스트사이드에서 듣는 노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다르듯이 트라이베커에서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를 만나는 것은 뉴욕에 대한 새로운 입문이 된다. 영화 「택시 드라이버」에서 염세주의적인 월남전 공훈 택시 운전사로 만난 니로와 「뉴욕,뉴욕」에서 사랑에 성공한 색소폰 연주자로서의 니로와 이곳 그리니치 스트리트 375번지 트라이베커 필름센터에서 만나는 니로는 사람도 다르고 뉴욕도 다른 뉴욕이다. 이곳에서 두 블록 떨어진 허드슨 스트리트 110번지의 아파트에 살고 있어 트라이베커의 터줏대감인 니로는 옛 커피창고를 개조해 만든 이 필름센터를 스티븐 스필버그,론 하워드,퀸시 존스 등과 함께 사무실겸 작업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밑에는 트라이베커 그릴이라는 찻집도 공동운영,영화예술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화이트 스트리트 38번지에는 네온 미술가 루디 스턴의작업장이자 갤러리인 「네온이 있게 하라」(Let there be Neon)가 있고 웨스트 브로드웨이와 프랭클린 스트리트가 만나는 곳에는 자유의 여신상 크라운을 쓰고 있는 테디 시어터,원 드림 시어터 소극장 등 구석구석 창조의 공간들로 채워져 있다. 『자유여,상큼한 자유여(Oh,Liberty,Sweet Liberty)』 프랭클린 스트리트의 한벽면을 장식한 이 글은 브로드웨이의 영원한 모토이기도 하다.
  • 일 메지로대 윤학준 교수의 「나의 양반문화 탐방기」 1·2권

    ◎「한국인 양반의식·문화」 재미있게 풀이/영남대가집 종손 참봉직 세습 이유/조총련내서도 양반·상놈 왜 따지나/학문적 분석보다 에피소드 위주로 엮어 양반제도가 사라진지 오래지만 「양반의식」은 아직 우리 사고방식과 생활 전반에 뿌리깊게 도사려 있다.우리의 양반의식을 유려한 글로 분석한 에세이 「나의 양반문화 탐방기」1∼2권이 최근 나왔다(길안사 펴냄). 지은이 윤학준씨(63·도쿄 메지로대학 객원교수)는 40여년째 일본에서 살고 있는 교포 국문학자.파평윤씨(파평윤씨)인 그는 「양반문화의 메카」라는 고향 경북 안동에서 자란 경험을 바탕으로 양반,양반의식,양반문화를 때로 해학 넘치게,때론 심각하게 풀어놓았다. 그는 「영남 벼슬 중에 종손 벼슬이 최고」라는 그 지방 말에서 양반의 실체를 끄집어낸다.대가집 종손은 고향을 지켜야 하므로 벼슬길에 나가지 않는 것이 전통.다만 최하위 관직인 종9품 참봉직을 세습적으로 받을 뿐이다.그런데도 정2품인 지방장관이 집안 종손 앞에서 쩔쩔매는 까닭은 그만큼 종손으로 대표되는 가문의권위(곧 양반층의 질서)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윤교수는 이같은 양반의식이 자신의 고향에 국한된 것이 아니고 한국사람 모두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고 강조한다.그 예로 일본생활에서 체험한 조총련 간부들사이의 갈등을 들었다. 조총련의 실력자 K는 스스로 김해김씨 양반이라고 자랑하곤 했다.그런 그가 어느 날 부턴가 부하간부인 C를 원수처럼 미워했다.K의 형이 C의 집안에서 머슴살이를 했다는 사실이 우연히 밝혀졌기 때문이다. 윤교수는 『출신성분을 무엇보다 중시한다는 조총련 공산주의자들마저도 모두 양반임을 내세우지 상민이라고 밝히는 사람은 못보았다』고 쓴웃음을 짓는다. 이 책들은 1권 「온돌야화」,2권 「역사에 얼룩진 한국」두편으로 짜여졌다.원래 윤교수가 일본인을 대상으로 83년과 93년 일본에서 각각 출간해 스테디셀러가 된 것을 이번에 우리말로 옮기면서 내용을 대폭 수정했다. 한국의 양반을 학문적으로 분석했다기 보다 에피소드 위주로 엮어 상당히 재미있게 읽힌다. 윤교수는 「6·25」 끝무렵인 53년 4월 일본으로 밀항해 조총련에서 좌익활동,반한운동을 벌여 그동안 귀국이 불가능했다.그후 이념적인 갈등과 조총련 간부와의 불화로 전향해 82년 3월부터 5차례 한국에 다녀갔다.
  • 「세계화」의 수준/이중한 서울신문 논설위원(시론)

    갤브레이스의 「불확실성의 시대」,콤브리치의 「서양미술사」,조지프 캠벨의 「신화의 힘」,퀀틴 스키너의 「인문과학에서의 거대이론의 복귀」,브라이언 매기의 「위대한 철학자들」.이 책들은 한국어판으로 번역됐다.「불확실성의 시대」는 베스트셀러목록에 올랐고,「서양미술사」는 미술학도의 필독서로 스테디셀러가 되어 있다. 그러나 「신화의 힘」은 이 분야 대학강좌 하나 없는 형편이라 판매에 완패했다.「거대이론의 복귀」는 한 대학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대학내에서만 나누어 보았다.그런가 하면 「위대한 철학자들」은 번역하기도 어려워 최근에야 겨우 간행됐다.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말하는 책이 아니라 왜 영어권에서 철학은 정신적 자산의 일부가 되지 못하는가를 반성하는 이 시대 철학자들의 분석적 대담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들은 서로 성격이 다르고 특히 우리 수용양태는 각각 현저한 차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이 책들은 모두 영국 BBC방송프로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70년대부터 80년대 사이 저술로 씌어진 책이 아니라 방송프로로 진행되고 그 뒤 약간의 보완을 해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그러니까 TV·라디오의 일반시청자에게 평이하게 전달하려는 의도를 아주 세심히 강구한 내용들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새로운 목표가 된 「세계화」가 만약 세계차원에서 세계인과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면 이 책목록만으로도 갈길은 먼 것이다. 우리 방송은 아직도 외국서 사다가 트는 가뭄에 콩 나듯하는 다큐멘터리 몇편 이외에는 모두 히히덕거리는 코미디나 잡담형 드라마에 매몰돼 있다.시청률이 문제라고는 하나 프로가 재미없다고 하는 현상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나 있는 것이다.실제 문제는 그 재미없다고 하는 내용의 수준이다.앞에 든 책들의 방송프로는 방영시 모두 인기 프로였고,그래서 책으로까지 간행된 것이다. 「세계화」라는 명제가 제시된 후 세계화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다라는 해석이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등장했다.어순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말을 배웠다고 의사가 소통되는 것은 아니다.같은 수준으로 화제에 끼여들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따질 것도 없이 말은 총체적 문화다.그들의 말은 그들의 문화를 대변하고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도 우리의 문화일뿐이다.이 사이의 연결은 문화의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 하는 관점일 뿐이다.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세계적 보편성으로 서로에게 어떻게 인지시키느냐 하는 지적·감성적 능력이 더 중요한 것이다. 장삿속으로도 마찬가지다.우리가 들고 나간 상품은 아마도 그동안 싸다는 것으로 팔았을 것이다.그러나 이제는 싼것도 견고하고 안전해야 하며,싸구려도 아름다울뿐 아니라 개성적이어야 하는 시대에 왔다.더 나아가 그동안 비싸던 상품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어떻게 더 싸게 팔 수 있느냐에 접근하고 있다.창고비를 없애고 판촉과정을 개혁하면 더 싸게 줄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그러니까 이제 우리가 팔 수 있는 방법은 한국의 문화를,그 이미지를 얹어야만 하게 되어 있다.이렇게 파는 데 어젯저녁 술마시던 이야기나 해야 하는 단순한 말의 능력으로서는 까마득한 것이다. 이번 정부조직개편은 명백한 하나의혁명이었다.그러나 혁명은 국내적 정황이다.세계차원에서는 이제 한국도 변화의 흐름에 쫓아오는구나 하는 느낌일 것이다.그렇다 해도 한국도 단숨에 변화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 효과는 얻을 것이다.이것만해도 크게 번 것이다. 한 나라의 실질적 기술자산은 미래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국민의 능력이라고 한다.이 능력은 오늘과 어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축적된 경험에 의존한다.우리는 그동안 민주화라는 경험을 했다.하지만 이는 정치적 민주화에 제한돼 있었다.이나마 아직 완결되지 않았다.경험의 내용을 확대해가야 할 과제도 따로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세계는 전지구적 통찰력속에 새로운 파트너십을 찾고 있다.이시대 가장 활력있는 산업은 변화를 헤쳐나가는 컨설팅회사다.이들중 대표적인 미국 매킨지사에는 문제해결자·문제인식자·전략중개자라는 직책의 사람만 2천5백명이 넘는다.아서 핸더슨사는 정보기술만 파는 전문가를 전세계에 4만6천명 거느리고 있는데 이중 미국인은 1만8천명일뿐이다. 혁명적 결단을 통해서만 정부조직을 개편할 수 있는 우리 모두의 경직성·정체성·지체성을 신속히 벗어나야만 「세계화」의 길은 열릴 수 있다.그러고도 여전히 수준의 문제는 남아 있다.
  • 성인용 교양만화 잘팔린다/올들어 50여종출간…10여종 베스트셀러에

    ◎대형서점 한곳서 하루 70∼80권 판매/지식습득 손쉬워 선호수요 계속 늘듯 성인을 위한 교양만화가 새로운 베스트셀러 품목으로 자리를 굳혔다. 올해 들어서만해도 경제·역사·철학·처세등을 주제로 한 성인만화가 50여종 나왔고 이 가운데 10여종은 대형서점의 부문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서점에서는 교양만화 판매코너를 따로 설치하는 등 독서애호가들의 기호에 따르고 있다.종로서적의 경우 지난 여름 4층 인문관에 「교양만화 특설전시대」를 마련,성인만화 80여종을 전시·판매하고 있는데 요즘에도 하루 70∼80권 가량이 팔리자 9월의 판매분을 집계,최근 베스트10을 공개했다. 최근 많이 팔리는 교양만화로는 이원복 덕성여대교수의 ▲「국제화시대의 세계경제」(동아출판사 간) ▲한국·한국인·한국경제」(〃) ▲「먼나라 이웃나라」시리즈(고려원미디어) ▲「현대문명 진단」(조선일보사)을 비롯,▲「만화로 보는 주역」(최영진·이기동,동아출판사) ▲「만화 18사략」(고우영·〃)등이 우선 꼽힌다. 또 대만작가 채지충씨의 「논어」등 고전만화시리즈(호산문화 간)와 ▲「쥐」(아트 슈피겔만·아름드리) ▲「만화로 읽는 철학여행」(리처드 오스본·천지서관)등 외국작품도 인기가 높다. 이 가운데 지난 1월 나온 「만화로 보는 주역」은 성균관대 교수 2명이 주역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쉽게 풀이한 것을 만화로 옮긴 작품.그동안 6만여부가 팔렸으며 지금도 을지서적과 신촌문고의 인문부문 6위에 올라 있다. 송병락교수(서울대 경제학과)의 글을 이원복교수가 만화로 그린 「경제만화 시리즈」도 스테디셀러다.「만화로 보는 자본주의·공산주의」(89년 동아출판사 간)와 「한국·한국인·한국경제」(93년 간)가 꾸준히 나가는데다 지난달 완결편으로 낸 「국제화시대의 세계경제」도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 순위에 성큼 올라섰다. 이밖에 체코에 살던 유태인이 아우슈비츠수용소에 끌려가 생존투쟁을 벌인 실화를 그린 「쥐」는 국내에 소개된지 한달도 안돼 2만여부가 나가는 인기를 모았다.이 작품은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아 만화로는 처음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사실이 국내 독자들에게도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성인만화는 20여년전부터 간간이 선보였으나 오락물이 대부분인데다 「만화방 대여」방식을 벗어나지 못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그러다 지난 87년「먼나라 이웃나라」가 나와 폭발적 인기를 모은데 이어 채지충씨의 작품이 소개되면서 교양만화를 중심으로 단행본 출판이 활발해졌다. 동아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30∼40대가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라서 만화라는 장르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깊이있는 독서보다는 쉽고 빠른 지식습득을 선호하는 독서풍토 때문에 교양만화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독자의 요구수준에 걸맞는 작품을 그릴만한 작가가 현재로는 이원복교수·고우영씨등 몇몇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신인작가 발굴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소설컴퓨터 키스도스」 발간/이기성 동국대교수

    ◎“PC는 즐기면서 배워야 쉽게 정복”/“어려운 구조는 몰라도 다룰줄만 알면 된다” 『컴퓨터는 두려운 기계가 결코 아닙니다.아무리 초보자라도 조금만 관심을 쏟으면 얼마든지 능숙하게 다룰수 있습니다』 「컴퓨터는 깡통이다」시리즈 저자로 유명한 「뚱보강사」이기성교수(동국대 정보산업대학원)가 최근 컴퓨터 운용체계(DOS)를 이해하기 쉽게 쓴 「소설컴퓨터 키스도스」(성암당간)란 책을 펴냈다. 그가 92년 1월에 출간한 2권짜리 「컴퓨터는 깡통이다」시리즈는 그동안 30여만부가 팔려 컴퓨터 전문책으로는 보기 드물게 2년간 스테디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4개 중앙 및 지방일간지와 MBC·sbs·교통방송 등에서 컴퓨터칼럼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이 책에서 구수하고 간결한 문체로 독자들에게 컴퓨터 공포증을 말끔히 씻어 주었다. 그는 『자동차를 운전하듯이 컴퓨터도 어려운 구조를 알려고 할 것이 아니라 다룰줄만 알면 된다』면서 우선 컴퓨터를 통해 게임이나 오락을 즐기고 친해지면 문서작성·PC통신·DB활용 등으로 단계를 높여 가는 것이 컴퓨터 정복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이번에 펴낸 「키스도스」는 그의 소설 컴퓨터시리즈 제1권인 「소설로 배우는 컴퓨터통신」,제2권 「소설로 배우는 아래아한글」에 이은 제3권.그는 이 책에서 컴퓨터의 기초인 디렉터리와 PC메모리 구성,배치파일과 시스템파일 구성을 쉽게 하는 비결을 소설처럼 편하게 읽고 지나가도록 꾸몄다.또 이름만 들어도 어려운 생각이 드는 MS­DOS 6.0과 5.0을 기본으로 한 명령어들을 쉽게 설명했다. 『컴퓨터를 배우는데는 어른이나 아이가 구분이 없습니다.30∼40대들은 학교시절 컴퓨터에 대한 기초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배우는 어린아이나 마찬가지이지요』 그는 『생각이 단순한 어린아이가 오히려 어른 보다 빨리 컴퓨터에 익숙해질 수 있다』며『어른들도 자존심만 내세워 두껍고 어려운 책을 볼것이 아니라 쉽고 기초적인 컴퓨터책을 통해 기능을 익혀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독일병정」답게 원리원칙에 충실(유세진 귀국리포트:1)

    ◎어릴때부터 규제에 싸여 생활… 공동체의식 함양 독일 아우토반에선 시속 1백20∼1백30㎞ 정도로만 속도가 떨어져도 뒤따르던 차들이 참지 못하고 휙휙 추월해 간다.시속 2백㎞ 이상 달리는 차들을 심심찮게 볼수 있고 보통이라 해도 1백50㎞는 달린다.고속도로와 시내 교통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에 비할 때 서울 아침의 출퇴근길은 해결책을 찾기 힘들 만큼 심한 정체를 빚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독일에서도 베를린·뮌헨 같은 대도시에선 출퇴근시 교통정체가 문제가 된다.인구 30만이 채 못되는 조그만 본에서조차 출퇴근시엔 체증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그러나 체증에 대한 독일국민들의 반응은 『이미 생긴 체증을 어쩌겠느냐』는 식이다.짜증을 낸다든지 조금이라도 빨리 가려고 차선을 바꿔 끼어든다든지 하는 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같은 자세는 흔히 「독일병정」이라 불리는 독일인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독일인들은 생활 곳곳에서 그들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는 각종 법규와 제도에 둘러싸여 산다.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이를 생활의 당연한 한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자라난 독일인들은 이같은 규제로부터 벗어나려는 생각을 「감히」 하지 못한다.이런 것들이 원리원칙적이라는 이미지의 「독일병정」이란 말을 만들었다.또 독일인들이 원리원칙에 충실함은 어느정도 사실이다. 그런데 독일인들은 진짜로 「독일병정」이란 이미지처럼 철저한 준법정신으로 무장돼 있는가? 짧은 독일생활에서 얻은 느낌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그들 역시 조그만 틈만 보이면 그 틈새로 비집고 들어가려 애쓴다.독일국민들에게 가장 꾸준히 읽히는 책들 가운데 어떻게 하면 세금을 적게 내는가를 가르치는 각종 세금관련 서적들이 끼여있다.이런 책들이 스테디셀러 자리에서 밀려나지 않는 것은 조그만 틈새로 빠져나가려는 독일인들의 집요한 노력을 반영하는 것이다. 독일에 처음 도착해 신신당부처럼 여러번 들은 충고가 『무엇이든 서명을 함부로 하지 말고 반드시 그 내용을 확인한 후 서명하라』는 것이었다.말과 실제는 얼마든지 달라진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첫 계약인 집 임차계약에서부터 계약서내용을 면밀히 읽어보지않고 함부로 한 서명때문에 피해를 입게됐다.계약기간이 얘기할 때(3년)와는 달리 1년으로 돼있었고 3개월 이전에 계약해지 의사를 통보하지 않는 한 계약은 1년씩 자동연장된다는게 설명과는 다른 계약서 내용이었다.집주인은 계약기간이 끝나기 정확히 3개월전 임대료 인상 문제를 들고나와 충고의 의미가 실감나게 해주었다.독일말과 사정에 익숙지 못한 외국인들이 겪는 가장 흔한 고충의 한 예다. 서구인들이 전반적으로 그렇긴 하지만 독일인들 역시 자기자신의 이익추구에는 철두철미하다.이같은 철저한 이익추구가 상충될 때 생길 마찰을 미리 막자는 의도에서 독일의 각종 규제는 삶의 불편을 초래할 만큼 지나치게 많다.그래도 독일인들은 이같은 불편을 삶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산다.「독일병정」이란 말이 나타내는 독일인들의 원리원칙 준수는 싫더라도 법은 지켜져야 하며 그것이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공동체의식을 어렸을 때부터 계속 반복·강요한 결과라고 할수 있다.
  • 대형서점/특별코너 설치 고객 눈길 끌어

    ◎종로서적/3·1절기념 한일관계 32종 모아/교보문고/대학신입생 교양도서 집중전시 각급학교가 새 학기를 시작하는 3월에는 각 서점들이 학습서를 찾는 학생들로 크게 붐비는 대신 일반인들의 발길은 오히려 뜸해지게 마련이다.이같은 현상을 극복하려는 듯 서울시내 대형서점들은 3월에 어울리는 주제를 내건 각종 특별코너를 설치해 독서애호가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돋보이는 코너가 종로서적의「한일관계 도서모음」코너와 교보문고의「대학 신입생을 위한 교양도서」코너이다.3·1절 75주년을 기념해 지난 26일 개설한「한일관계 도서모음」코너는 역사·경제·교양·문학 4개 부문의 책 42종을 모아 놓았다. 우선 역사부문에서는 반민족문제연구소·역사문제연구소·역사학연구소등의 진보 역사연구단체와 개인이 일제강점기 친일파들의 행각을 연구해 폭로한 책들이 눈에 띈다.「친일파 99인」「친일파 죄상기」「실록 친일파」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일제시대 사회·경제 현실을 다룬「일제하 농민조합운동 연구」등의 연구서 ▲고대한일관계사를 왜곡한 대표적인 사서이면서 한국고대사 연구에도 필수사료인「일본서기」 ▲일본인이 엮은 자료집「종군위안부」등도 포함돼 있다. 또 경제부문 도서로는 일본경제의 하와 실을 지적하고 그 대응방안을 제시한 국내외 저자들의 책이 전시됐다.이밖에 일본인의 역사의식·민족성·문화적 속성등을 해부한 교양서적과,일본인의 만행을 고발한 소설류가 코너를 차지했다. 종로서적측은『지난해부터 일본을 주제로 한 책들이 쏟아져나왔다』면서 이에 따라「일본서기」「마루타」등 일부 스테디셀러를 제외하곤 지난해와 올해 나온 책들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1일 개설되는 교보문고의「대학 신입생을 위한 교양도서」코너는 대학신입생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고할만한 교양서적들을 집중 소개한다. 교보문고측은 소설,비소설,인문,경제·정치·사회,교양과학,예술·취미·스포츠등 6개 부문 1백16종의 책을 전시할 예정이다. 소설부문은 대하시대물인「임거정」「태백산맥」을 비롯,50년대이후 국내작가가 쓴 문제작과 외국의 고전·현대물을 고루 배치했다. 비소설부문에서는 장준하의「돌베개」,님 웨일즈의「아리랑」등 한국 근현대사를 살아간 인물들의 삶을 그린 저서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교보문고는「대학 신입생」특별코너 설치를 계기로 앞으로 매달 주제를 정해 관련도서 특별전을 열기로 하고 다음달 주제로「학년별 어린이 권장도서」와「주거환경 인테리어서적」을 준비하고 있다.
  • 역사 이야기/유시민 지음(화제의 책)

    ◎사건풀이 통해 역사의미 조명 우리나라 역사상 전개된 사건들의 의미를 풀이하면서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나름대로 제시했다. 우선 「역사가는 시대의 제약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완전히 객관적일 수 없다」는 것을 삼국사기를 쓴 김부식의 경우에서 보여준다. 또 근대이전의 역사서술은 「신학의 시녀」나 「제왕의 학문」에 불과했으며 근대에 들어 비로소 과학으로서의 역사를 표방한 「실증사학」「역사주의」가 등장했지만,의미부여를 배제하는 바람에 도구로 전락했다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사가의 해석없이 스스로 의미를 지니는 역사적 사실이란 없다』고 단정하고 『의미해석이야 말로 사가 본연의 임무』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은이는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쓴 그 사람이다. 유시민 지음 한샘출판사 4천5백원.
  • 교보문고 「스테디셀러」 매주 발표/국내 첫시도

    ◎2년전 발간된 책중 20위까지 선정/“오랜기간 꾸준한 인기로 독자에 어필”/지난주 박경리작 「김약국…」 “1위” 차지 「나온지는 오래됐지만 꾸준히 잘 팔리는 책」을 뜻하는 스테디셀러는 발간후 몇달동안 집중적으로 팔리는 베스트셀러보다 양서라고 할 수 있다. 베스트셀러가 내용과는 상관없이 시류를 타고 반짝인기를 누릴 위험성이 있는 반면 스테디셀러는 그 질을 이미 독자들로 부터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책들이 스테디셀러인지를 밝히는 것은 독자들에게 좋은 책을 권하는 바람직한 독서정보라 할 만하다. 교보문고가 올들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1주일 단위로 스테디셀러를 뽑아 20위까지 그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교보문고측이 정한 스테디셀러의 기준은 발간된지 2년이 지난 책으로서 부문별 베스트셀러 10위권에 들지 못한 서적이다. 이에따라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의 판매량을 집계한 두째주의 스테디셀러 순위에는 60년대 나온 박경리작 「김약국의 딸들」과 78년 6월 출간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등 60·70년대 작품이 각각 1편,80년대 작품 9편,90년대 작품 9편이 올라갔다. 이들 스테디셀러를 분야별로 보면 ▲소설 8 ▲인문·시 각 3 ▲아동·경제경영 각 2 ▲비소설·교양과학 각 1등이다. 판매량은 1위인「김약국의 딸들」이 1백9부,20위인 북회귀선(헨리 밀러작)이 35부였다. 이에앞서 지난 7일 발표된 첫 스테디셀러 순위(93년12월23일∼94년 1월5일기준)에는 두째주 순위에 계속 오른 책외에 ▲권력이동(앨빈 토플러) ▲국화와 칼(루스 베네딕트) ▲토지 1(박경리) ▲여자의 남자 1(김한길) ▲사람의 아들(이문열) ▲장미의 이름 상(움베르토 에코) ▲아리랑(님 웨일즈)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전혜린) ▲우동 한 그릇(구리 료헤이)등 9편이 있었으나 1주일만에 순위에서 탈락했다. 현재 국내 대형서점들은 1주일 단위로 제각기 집계한 종합및 분야별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하고 있는데 교보문고의 경우 순위에 든 책은 많으면 3백∼5백부,적게는 10여부정도 나가고 있다. 교보문고측은 스테디셀러 집계를 새로 내게 된데 대해 『베스트셀러 순위가 독자들의 책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게 현실인데 그 대상이 새로 나온 책 위주인데다 상업적 출판물이 많이 포함돼 있기때문에 이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테디셀러 순위를 별도로 뽑았다』고 밝혔다.
  • 정 부총리­노동계대표 회동

    ◎“30개 생필품값 「자리」 걸고 5%내 안정”/정 부총리/“노조 제역할하게 정부 뒷바라지 절실”/박 노총위장 정▦석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이 8일 올들어 처음으로 박종근한국노총위원장등 노동계대표와 만났다.「제2의 개국」이 강조되는 시점에서 경제부총리가 노동계인사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경제를 설명하고 어려운 노동현실을 들은 것은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이날 낮12시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정부총리의 초청형식으로 열린 「노동계대표와의 간담회」의 주요내용을 간추려 본다. ▲박위원장=근로자는 물론 모든 국민에게 민감한 문제인 물가정책의 방향을 밝혀달라. ▲정부총리=정부의 기본원칙은 안정기조하의 경제활성화를 이뤄나간다는 것이다.그러나 과거처럼 경제성장률 몇%,물가 몇% 하는 식의 지표경제를 운용할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다만 물가문제는 올해가 어려운 게 사실이나 크게 걱정할 것 없다고 생각한다.생필품 30개 품목에 대해서는 「자리를 걸고」 5%이내를 유지해나갈 것이다.공산품의 경우 인상요인을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시대가 지난만큼 더더욱 신중을 기할 것이다.서비스가격이 덩달아 오르고 있으나 「고통분담」차원에서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 ▲박위원장=해마다 기획원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게 임금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는데 올해는 어떻게 되는가. ▲정부총리=일부 언론에서 정부가 9.9%의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으나 지난해와 같이 올해에도 정부가 임금문제에 이러쿵 저러쿵 할 의도는 없다.다만 올해는 노총과 경총이 가급적 빨리 연초에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으면 한다. ▲이주완노총사무총장=부총리는 성장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계신 것 같은데 성장과 분배라는 두마리 토끼를 어떻게 다 잡을 수 있는가. ▲정부총리=그래서 부총리시킨 것 아닌가(웃음).성장과 분배의 조화는 「역할분담론」이 강조되면 된다.기업들이 성장을 맡고 정부에서는 그 여건만 조성해주되 남는 여력으로 농어민·근로층·저소득층을 돕는 데 힘써나갈 계획이다.재분배의 기능은 정부에서 한다.나는 결코 「성장론자」가 아니다.오히려 「안정론자」다.「슬로 벗 스테디」(Slow But Steady)가 오랜 지론이듯이 건실한 성장을 중시한다. ▲박인상금속노련위원장=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임금격차가 40만∼50만원선이다.정부가 중소기업을 도와주지 못할 바에는 89∼90년 동결된 대기업 납품가를 풀어주도록 해달라. ▲정부총리=(옆자리에 앉은 김태연기획원차관보에게 당장 알아보라고 지시하면서) 잘 알았다.물가에 자신 있다니까 모두들 만족스러운 표정같다. ▲박위원장=부총리를 만나보기 전에는 걱정스러운 게 많았으나 일단 만나보니 많이 해소됐다.우리도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할 테니 정부에서도 노동조합이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해달라. ▲정부총리=여러분들의 건설적인 제안과 건의를 시책에 반영할 것을 약속한다.세계속의 한국경제를 위한 백년대계를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노사화합·노사협력체계다.그 기틀은 박위원장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만들어주시고 정부는 정부대로 「일하는 해」인 올해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 “UR 이기자”/첨단 영농서적 불티/대형서점 별도코너 설치 붐

    ◎유기농법·개방대책 등 다룬 책 날개 돋친듯 팔려/「쌀 어떻게…【·「21세기 전략」 베스트셀러로 쌀시장 개방에 대비,다품종 고급화로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첨단영농법과 농산물시장 개방문제등을 다룬 전문서적들이 최근 전국의 출판계와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로 떠올라 눈길을 끌고있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는 한달에 고작해야 1∼2권정도 판매되던 첨단영농법 관련 서적들이 쌀시장 개방 논쟁이 일기 시작한 올해초부터 하루에 20여권씩 팔려나가자 별도의 판매대를 설치했다. 교보문고 전문서적과의 이경애씨는 『평소 관련분야 전문가들이나 한두명의 고객이 찾아오던 농업서적 코너가 요즘은 유기농업이나 무농약 영농법을 다룬 책들을 사려는 대학생들과 멀리 지방에서까지 올라온 농민들로 북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첨단영농관련 서적이 관심의 초점이 된데는 그동안 수입농산물의 농약오염 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값싼 수입쌀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농민들의 자구노력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유기농법은 화학비료나 농약을쓰지않고 퇴비와 자연가축의 분뇨·광석 분말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무공해 영농법이다.따라서 장기간 수송을 위해 어쩔수없이 많은 농약을 써야하는 수입쌀을 물리치는 비책으로 떠오른 것. 또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우루과이라운드의 세계 쌀시장 개방논의를 알기쉽게 설명하고 우리의 대처방안을 제시한 책들도 꾸준히 판매가 늘고있는 추세다.대표적인 것으로 한국농업의 장래를 연구하는 모임의 김성훈회장등이 쓴 「쌀 어떻게 지킬것인가」는 지난해 12월 발간한 초판 4천부가 며칠만에 동이나자 출판사가 현재 3판까지 찍어냈다.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이 입각하기 직전에 출간한 「한국농업의 21세기 전략」도 매달 1천부이상씩 꾸준히 팔려나가 서점가에서는 스테디셀러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농민신문사가 출판한 「세계의 농업문제와 농업정책」과 「농업과 환경」,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의 「누구나 알아야 할 농업문제 90문90답」등 딱딱한 소재를 다뤄 대형 서점들의 구석자리를 차지하던 책들도 점차 중앙 진열대로 자리를 바꿔잡고 있다.
  • 예루살렘 시장선거 여후보 완패/중동평화협상 타격 우려

    【예루살렘 AP 로이터 연합】 중동평화협정에 대한 국민투표의 성격이 짙은 이스라엘 지방자치단체장 1백58명을 뽑는 선거중 관심의 초점이 됐던 예루살렘시장 선거에서 28년째 재임중인 집권 노동당 후보가 리쿠드당 후보에게 완패함으로써 이츠하크 라빈 총리의 대팔레스타인 평화정책이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이스라엘 TV는 3일상오(한국시간)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보건장관 출신인 리쿠드당의 에후드 올메르트 후보(48)가 56%를 득표,7차연임에 도전했던 82세 고령의 테디 콜레크 현시장(41%)을 15%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 비류백제설:하(온가족이 함께 읽는 우리역사:18)

    ◎“가설”“무리없는 이론” 학계 양론/“김성호씨 주장입증 기록·유물 없다”/이기동교수/“연구 진전되면 사실로 인정 받을것”/박성수교수 재야사학자 김성호씨가 주장한 「비류백제설」은 한국 고대사 연구에 있어 시한폭탄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설이 인정받을 경우 「삼국시대사」와 고대 한일관계사를 전부 다시 써야할만큼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는 반면 기성 사학계가 그 폭탄의 뇌관(핵심이론)을 제거하려고 적극 나선 것도 아닌 상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류백제설」은 여전히 폭발 가능성을 지닌채 학계 한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다. 사학계가 그동안 김씨의 설에 침묵만 지키고 있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원로 사학자의 한 사람인 이기동 동국대교수는 『비류백제설을 인정하기에는 허점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4백여년동안 존재했다는 비류백제에 대한 기록이 사서에 전혀 기록되지 않은데다 관련유물도 없는등 그 실체를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사실을 가장 큰 약점으로 꼽았다. 이교수는 비류백제의 존재를 현재로선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비류백제설이 단편적인 기록들을 적당히 꿰맞춘 시나리오』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교수의 지적말고도 그의 이론이 갖고 있는 부분적인 약점들은 학계에서 여러차례 언급됐다. 우선 김성호씨가 「비류백제」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밝힌 ▲「구대(구이)」와 비류가 같은 사람이다 ▲광개토대왕비문에 「잔국」「백잔국」등 2개의 국가가 동시에 등장한다 ▲웅진에(온조)백제의 것으로 보기 힘든 대형 무덤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3가지 주요 근거에 대해 학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비류백제설」이 발표되기 전과 마찬가지로 학계에서는 구대를 비류라기 보다는 백제의 8대왕 「고이」라고 보며,광개토대왕비문에 「잔국」이 나오는 것은 「백잔국(백제)」을 약칭으로 표기한 것으로 해석한다. 웅진지역의 대형 무덤들에 대해서도 「비류백제」의 유물이라기보다 마한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학자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비해 몇몇 학자들은 적극적으로 김성호씨의설을 옹호하고 있다.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박성수교수같은 이는 『비류백제설이 비록 부분적인 문제점들을 안고는 있으나 큰틀에서는 정확한 이론이며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사실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비류백제」가 실제 존재했는지의 여부를 떠나 김성호씨가 한국 고대사 연구에 남긴 공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은 많다.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었던 백제사 연구에 활기를 불어 넣은 점,그동안 학계에서 불신받아온 삼국사기의 초기 기록을 적극 활용한 점들이 그것이다. 그의 저서 「비류백제와 일본의 국가기원」은 11년동안 17판을 거듭하면서 2만권이 넘게 팔렸다. 역사 개설서도 아니고 교양서적도 아닌 고도로 전문성을 띤 책으로서는 상당한 「스테디셀러」인 셈이다. 「비류백제설」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설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의 주장이 학문적으로 검증되는 과정을 거치기를 바라고 있다.
  • 나는 실천한다…(화제의 소설)

    ◎양귀자 「나는 소망…」 을 보완, 재구성 인기작가 양귀자의 스테디셀러 「나는 소망한다,내게 금지된 것을」을 신인작가 김융이 패러디한 장편소설. 『어떤 작품의 재창조를 통해 원작이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아니면 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을 깨우쳐 주는 것으로 패러디대상인 원작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다』는 패러디의 정의처럼 양귀자의 「나는 소망한다…」에서 지은이 나름대로 미흡하게 느낀 부분을 재구성했다.주인공 강민주를 여교사 선주로,납치한 영화배우 백승하를 포르노교주 성기환으로 바꿨다.그리고 결말도 다르다. 지은이는 광주과학고 2학년때 KAIST에 합격한 이학도로 소설쓰기를 위해 학교를 뛰쳐 나온 이색경력의 소유자이다.김융지음 서지원 5천원.
  • 「다시쓰는한국현대사」사회과학전문「돌베개」(책의해/우리가만든책:9)

    ◎출판사 자천도서 시리즈/해방 50년사 새 시각서 정리/북한사,민족사에 포함 젊은독자들에 인기 인문·사회과학전문출판사로 출판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돌베개(대표 임승남)가 펴낸 「다시쓰는 한국현대사1·2·3」(박세길지음)은 해방50년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정리한 스테디셀러이다. 88년 11월 1권 초판발행이후 제3권이 완간된 지난해 10월까지 이 분야서적들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판을 거듭하면서 25만부이상이 꾸준히 팔려나갔다.이 책이 호응을 얻은 것은 「해방전후사의 인식」(한길사),「한국민중사」(풀빛),「바로 보는 우리 역사」(거름),「한국현대사」(풀빛)등 일련의 현대사재조명작업에 의해 현대사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이 달라진데 힘입었다. 대학생독서실태조사에서 가장 감명깊게 읽은 독서토론회교재로 선정될만큼 젊은층을 사로 잡은 「다시쓰는…」은 이러한 시대흐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외세가 민족사에 미친 영향을 전면에 내세운 문제의식이 새로웠다.또 북한사를 민족사의 범위안으로 껴안으면서 동시대를 살아온 젊은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했다는 서평을 받았다. 한국현대사를 「해방에서 한국전쟁까지」「휴전에서 10·26까지」「19 80년에서 90년대초까지」로 크게 3분해 더듬어본 이 책은 시각의 전향성과 현대사에 대한 흡인력 강한 정보제공서란 측면에서 생명력을 인정받았다. 1·2권은 1945년 8월15일 해방에서부터 1979년 10·26사태에 이르기까지 우리 역사를 민중의 요구와 역할을 중심으로 외세와의 관계를 부각시키면서 남·북을 민족사의 공동주체로 설정하는데 서술의 주안을 두고 있다.3권은 우리들의 기억속에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야기다.80년 「서울의 봄」∼한중수교까지를 통사적으로 서술하면서 90년대의 진로를 전망했다.소련과 동유럽사회주의붕괴의 원인과 그 파장 그리고 세계경제의 블록화추세,일본의 군사대국화,핵사찰문제등 한반도와 한반도를 둘러싸고 발생한 역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의 큰흐름과 맥을 짚어 주고 있다. 한철희주간은 『이 책은 일반대중이 우리 현대사에서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가에대한 답을 들려 주고 있다』고 기획의도를 밝히면서 『특히 우리가 처한 현실상황을 국제정세와 한반도주변정세,국내상황,민중의 역량등을 민족주체적 입장에서 연계시켜 분석했다』고 말했다.
  • 책의 해(외언내언)

    우리에게서 책에 대한 관점은 지금 매우 산만하다.우선 양서의 개념이 없다.어떤 책도 내용의 질을 들어 거론하지 않는다.많이 팔리고 있는 책이면 그것으로 쉽게 좋은 책이 된다.그러나 베스트셀러란 한 사회의 흐름을 반영하는 증상으로 보는 것이지 어떤 책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간혹 베스트셀러들 중에서도 스테디 셀러로 변하면서 생명력이 길어지는 것도 있긴 있다.하지만 무척 드문 일이다. 고전과 명저들에 대한 관심도 크게 줄어들었다.60년대만 해도 우리 출판계를 먹여 살렸던 것은 교양 사상전집시리즈들이었다.현재엔 단 1종의 시리즈도 나오는 것이 없다.전에 나왔던 목록마저 조각조각나서 개별적으로 돌아다니다가 오늘의 경향에서 잘팔리는 책들속에 묻혀져 있다.서점가에서 보면 무관심품목에 들어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니까 취약한채로 조금씩 이루어지는 독서운동도 현재 반응이 있는 무성격한 수필집들이나 대중적 소설들을 권하는 단계로 바뀌었다.그런가하면 영상문화가 확대되고 있다.영상문화는 인쇄문화를 수용할 시간을 줄여갈뿐 아니라 읽기능력까지 변화시킨다.쉽고 가볍게 쓴 책이 점점더 잘 읽히는 이유도 사람들의 감각이 보다 영상적이 되고 있다는데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책의 문화란 수세기에 걸쳐서도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 저서들이 중추에 있는 문화를 말한다.그리고 이런 고전양서들을 또한 사회가 체계적으로 권장하고 공급해 주는 문화를 말한다.이 일을 담당하는 것이 기능적으로는 공공도서관이다.그리고 학교교육은 좀 읽기에 어렵고 성가셔도 읽을만한 책을 읽히게 하는 강요적 프로그램들을 책임진다. 이 어느 기능도 지금 우리에겐 없다.때문에 책의 문화는 선정적 소비문화의 한 부분이 되어 있다.1993년 「책의 해」가 시작된다.세계적으로도 드문 이 책의 이벤트는 지금 너무 위축돼 있는 우리사회의 교양과 양서의 기준이나마 바로잡는데 쓰여져야 할 것이다.
  • 요트대회/첨단기술 각축장으로

    ◎「아메리칸컵」서 탄소섬유 항체·야정돛 등장/배 방향·속도는 컴퓨터·해사위성 연결 측정 지난 19일 미국샌디에이고해안에서 막을 내린 아메리칸컵 요트대회는 스포츠경기라기보다 마치 첨단기술의 경연장과 같았다. 선수들은 배에 설치된 감지기를 통해 들어오는 자료를 분석,배의 방향·속도·돛의 형태를 측정한다. 이 대회에 참가하려면 1팀당 자그마치 6천만달러나 든다. 9년전 5백만달러와 비교할때 12배나 늘어나 마치 우주경쟁을 방불케 한다. 대회 참가 요트들에 설치된 마이크로카메라와 컴퓨터는 돛과 돛대의 형태를 분석해 외부의 풍향조건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해사위성과 연결된 컴퓨터는 경주로에 대한 조감도를 모니터상에 제공한다. 또 레이저총을 발사함으로써 상대방 요트가 화면상에 나타나고 컴퓨터가 되돌아온 레이저광선을 분석,상대방 요트와의 거리및 상대방요트의 속도등을 즉각 계산해 낸다. 대회에 참가한 요트들의 재료 또한 첨단신소재들의 집합장. 보통 선체는 매우 가벼운 초강력 탄소섬유로 만들어진다.탄소섬유는 섬유 유리보다 훨씬 강력하고 가벼우며 지난 83년 이대회에서 선보인 케블러섬유는 이제 평범한 것이 됐다. 이탈리아팀이 사용한 개량돛은 이탈리아의 화학공업회사인 몬테디슨사가 개발한 액정물질을 사용했다.플라스틱천과 같은 액정은 폭풍우속에서 돛을 더욱 강하게 하는 특성을 지녔을 뿐아니라 유연성도 갖춰 미국등 다른 나라팀들도 장치하기 시작한 첨단 신소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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