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텃세
    2025-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최진
    2025-08-06
    검색기록 지우기
  • 설현
    2025-08-06
    검색기록 지우기
  • 택시기사
    2025-08-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1
  • 中에 밀리고 러 텃세에 치여… 기능올림픽 3위

    中에 밀리고 러 텃세에 치여… 기능올림픽 3위

    우리나라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기술굴기’에 밀리고 러시아의 ‘텃세’에 치인 탓이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위 수성을 당연하게 여기던 ‘제조대국’의 명성이 점차 퇴색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 총 15개(금메달 7개·은메달 6개·동메달 2개)를 획득해 중국(35개)·러시아(22개)에 이어 총 메달점수 3위에 올랐다. 최근 중국이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직전 대회인 2017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올림픽에 이어 올해도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한국을 넘어서고자 많은 관심을 쏟으며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다. 2011년 처음 대회에 참가한 중국은 지속적으로 참가 규모를 넓혔다. 이번 대회에는 56개 전 직종에 참가자를 출전시켰다. 금메달 16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5개를 따내는 원동력이 됐다. 러시아는 개최국의 이점을 십분 살렸다. 현지 텃세가 심해 대회 준비에 매진하기 어려웠다는 게 우리 선수단의 전언이다. 기계·장비 관련 직종에서는 어떤 장비를 쓰는지에 따라 메달이 좌우되기도 하는데, 기종을 너무 늦게 공개하거나 아예 대회 당일 알려주기도 했단다. 선수들이 새 기계에 적응하지 못해 정밀도가 떨어지고 속도를 내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기계 관련 직종에서 금메달을 얻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기능올림픽 한국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은 홍제용 한국산업인력공단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원장은 “러시아가 개최국 이점을 잘 활용했고 그것을 최대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강자’였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종합 3위는 48년 만에 가장 낮은 성적이다. 우리나라는 1967년 처음 출전한 뒤 지금껏 19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제조업 강국으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예상 외의 성적표를 받아들자 아쉬움을 나타내는 이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는 철골구조물과 정보기술(IT)네트워크시스템, 웹디자인, 배관, 동력제어, 제과, 냉동기술 등 7개 직종에서 금메달을 땄다. 현대중공업은 직원 3명이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올림픽 출전 19회 연속 금메달 기록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노인들 왜 쉼터 대신 ‘공캉스’ 즐기나

    노인들 왜 쉼터 대신 ‘공캉스’ 즐기나

    무더위 쉼터 취약층 접근성과 ‘거리’ 무료 공연 등 노인들 흡수 가능하게 기존시설을 새 휴식처로 전환 필요더위가 다시 시작된 지난 20일, 김포공항 4층 대형TV 앞 의자 24개 중 20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식당이나 상점이 없고, 출국 수속을 밟는 곳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와야 하는 이곳은 탑승객들의 발걸음이 뜸한 곳이다. 이른바 ‘공캉스’(공항+바캉스)를 즐기러 온 노인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노인네들은 혼자 있으면 전기요금 아까워서 에어컨 못 틀어요.” TV가 잘 보이는 명당에 자리잡은 신모(76) 할머니는 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지하철을 이용해 공항으로 왔다. 신 할머니는 “동네 경로당에는 이미 다른 노인들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도 관공서 직원들이 눈치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공항만큼 편하지 않다”며 “커피 마실 것도 아닌데 카페에 갈 수도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은 33도로 습한 더위가 이어졌지만, 공항의 실내온도는 26도로 유지됐다. 공항 등을 찾은 노인들의 가장 큰 목적은 더위를 식히는 것이다. 에어컨은 있지만 전기요금 걱정에 마음껏 틀지 못하거나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나야 하기 때문이다. 폭염특보가 내려졌던 지난 13일 김포공항에서 만난 강재구(72) 할아버지는 “에어컨이 고장 났지만 수리비가 걱정돼 지금껏 버티고 있다”며 “공항은 사람 구경도 하고 더위도 피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무더위 쉼터는 4만 7910개에 달한다. 하지만 무더위 쉼터가 취약계층의 접근성, 실질적인 활용성보다는 숫자 늘리기에 치중돼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공항, 시청, 구청,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상가 등이 무더위를 피하는 명소가 된 이유기도 하다. 서울 시민청을 찾은 서창식(66) 할아버지도 “동네에 있는 무더위 쉼터에서는 고스톱이나 치면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텃세도 심해서 가고 싶지 않다”며 “이곳은 더위를 피할 수 있는데다 볼거리도 많아서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공항을 찾은 노인들은 대부분 조용히 TV나 휴대전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의자에 누워 잠을 청했다. 최근에는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삼삼오오 무리지어 나들이를 오는 경우도 있다. 친구 세 명과 함께 올해 처음으로 공항을 찾았다는 정경자(85) 할머니는 “지하철 타고 나들이 삼아 왔다”며 “이만한 피서지가 또 있을까 싶다”고 했다. 노인들은 오후 5시쯤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진모(74) 할머니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고 지하철이 붐비는 퇴근시간 전에 집으로 간다”고 전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자리다툼이나 소음 등 노인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무더위 대책이라는 단편적인 접근이 아니라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며 “무료 공연이나 문화 프로그램으로 탑골공원에 있던 노인들을 흡수한 서울노인복지센터처럼 기존 시설을 새로운 휴식시설로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 우정부터 ♥까지 “남녀불문 만능 케미”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 우정부터 ♥까지 “남녀불문 만능 케미”

    ‘신입사관 구해령’을 이끄는 신세경이 자타공인 케미 요정으로 거듭났다.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수성한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의 주역 신세경이 주요 인물들과 만능 케미를 선보이며 더 강력한 재미를 불어넣고 있다. 이는 신세경만의 탄탄한 연기력과 대체할 수 없는 매력이 덧대여져 드라마를 즐겁게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킬링 포인트로 등극했다. 극 중 신세경은 조선의 유일무이한 여사(女史) 구해령 역으로 열연 중이다. 구해령은 당시 시대가 요구한 보편적인 가치를 좇기보다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주어진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진취적인 인물. 당찬 기개를 품은 해령과 100% 이상의 싱크로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그가 선보이는 황홀한 케미의 향연은 보는 이들의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 웃음 유발! 꿀잼 지수 높인 구家네 티격태격 케미 해령(신세경 분)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준 설금(양조아 분)과 유쾌한 케미를 그려내고 있다. 특히 설금은 해령이 여사 별시를 응시할 수 있게 도와준 일등 공신으로 꼽히기도. 마치 친자매를 연상케 하는 두 사람은 때로는 아웅다웅하며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고, 때로는 서로를 위하는 진심 어린 마음을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코 끝까지 찡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해령과 설금 사이에 흐르는 각양각색의 케미스트리는 드라마의 꿀잼 지수를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한다. ◆ 안방극장에 훈풍 불게 한 끈끈한 동료 케미 이후 조선 최초의 여사가 된 해령의 궁궐 생존기는 만만치 않았다. 선배 사관들의 짓궂은 텃세를 견뎌내야 했고, 내명부 궁녀들의 이유 없는 신고식까지 치르는 등 혹독한 앞날을 예상케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해령은 좌절하지 않고, 동료 여사들과 머리를 맞대며 난관을 헤쳐나갔다. 선배들과 함께 한 면신례 자리에서 힘들어하는 사희(박지현 분) 대신 술대작을 펼치는가 하면, 녹봉을 받지 못해 우울한 은임(이예림 분)을 따스하게 위로해주는 등 듬직한 면모까지 선보였다. 권지들과 특급 우정을 보여주고 있는 해령. 과연 그들 앞에 어떤 사건들이 닥칠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 한여름의 꿈처럼 달콤한 로맨스 케미 본격적으로 입궐한 해령이 입시를 시작한 곳은 바로 베일에 가려진 도원대군 이림(차은우 분)이 머무는 녹서당이다. 과거 불꽃 튀는 논쟁을 벌인 염정 소설 작가가 대군인 것을 확인한 해령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이내 사관과 대군으로 마주하며 두 사람 사이에 오간 스파크를 잠시 잠재웠다. 이후 미담 취재를 나간 해령과 이림은 순라군의 눈을 피하기 위해 기습 포옹을 하는가 하면,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다는 이림에게 붓을 쥐어주는 등 두근두근 가슴 뛰는 설렘을 유발했다. 안방극장을 핑크빛으로 가득 채운 해령과 이림.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진전될지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경은 남녀를 불문하고 환상적인 케미를 형성하며 작품에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케미 요정’으로서 활약하고 있는 그의 또 다른 모습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세경 주연 MBC ‘신입사관 구해령’ 17-18회는 오늘 밤 8시 55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 활 든 모습 포착..실력 보니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 활 든 모습 포착..실력 보니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이 드라마 속에서 붓 대신 활을 잡는다. 차은우와 박기웅 앞에서 예리한 눈빛으로 과녁을 정조준하고 있는 그의 모습이 공개돼 관심을 집중시킨다. 31일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측은 방송에 앞서 활시위를 당기는 신세경(구해령)의 모습을 공개했다. 신세경, 차은우, 박기웅(이진)이 출연하는 ‘신입사관 구해령’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사(女史) 구해령과 반전 모태솔로 왕자 차은우(이림)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이지훈, 박지현 등 청춘 배우들과 김여진, 김민상, 최덕문, 성지루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신입사관 구해령’ 8회에서는 여사가 된 신세경이 본격 사관 업무에 돌입했다. 선배 사관들과 궁녀들의 텃세를 온몸으로 받아내며 녹록지 않은 신고식을 치른 신세경이 왕자와 왕세자의 활터 나들이에 동행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 활쏘기에 한창인 차은우와 박기웅의 모습이 여심을 저격한다. 신세경은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차은우와 용맹한 눈빛을 뿜어내고 있는 박기웅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활을 든 신세경의 모습이 포착돼 시선을 강탈한다. 신세경은 화살을 얹고 활시위를 팽팽하게 잡아당기고 있어 과연 그가 과녁을 맞힐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신입사관 구해령’ 측은 “해령, 이림, 이진의 때아닌 활쏘기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해령이 이림, 이진의 대결에 참여하게 됐는지 그리고 세 사람 중 과녁을 명중한 이는 누구일지 본 방송을 통해 확인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MBC ‘신입사관 구해령’은 31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귀농·귀어 꿈꾸는 청년들 “전남에 살어리랏다”

    귀농·귀어 꿈꾸는 청년들 “전남에 살어리랏다”

    귀농어촌 체험 ‘농촌형’에 230명 신청 한달 살며 재능 찾는 ‘청년형’도 인기전남도가 인구유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전남에서 먼저 살아보기’가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귀농어를 꿈꾸는 사람들과 남도 지역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하는 청년들에게 체험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도는 농어촌에 일정 기간 체류해 귀농어촌을 체험하는 ‘농촌형’과 도시 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재충전하고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찾게 하는 ‘청년형’으로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상반기에는 오는 15일부터 7월 14일까지 3개월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5일에서 최장 60일간 농어촌에서 머물며 숙박 및 농어촌 체험교육에 참가한다. 비용은 무료다. 도는 예산 10억원을 책정했다. 농촌형 희망자는 홈페이지(live.jeonnam.go.kr)에서 마을과 숙박할 객실, 기간을 정해 신청하면 된다. 총비용 5억원 한도 내에서 접수한다. 현재 230명이 신청했다. 이 중 10일 이상이 51%인 120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귀농어를 결심하고 사전준비를 위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형은 외지 청년들에게 거주공간과 지역정착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총 2기수 170명을 모집한다. 기수당 한 달 동안 거주하며 지역에서 재능에 맞는 일을 찾는다. 청년형은 이달부터 참가자를 모집한다. 다음달까지 공간 조성을 완료해 6월부터 1기를 운영한다. 청년형은 순천시에서 2곳, 고흥·화순·무안·영광군 등 5개 시군에서 6개 사업이 선정됐다. 박병호 행정부지사는 “도시민이 농어촌으로 이주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도록 주민 만남 등 주민들의 텃세 예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마을과 농가, 지역 청년단체들이 협력해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LPGA 직행 신데렐라 ‘호수의 여인’ 되다

    LPGA 직행 신데렐라 ‘호수의 여인’ 되다

    한국 선수론 이 대회 다섯 번째 챔피언 작년 신인왕·상금 랭킹 10위 성적 꾸준 올 시즌 6개 대회서 5차례나 ‘3위 이내’ 美 매체 “다음 주간 세계 랭킹 1위 예약”고진영(24)은 2017년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 ‘지옥의 문’이라던 퀄리파잉스쿨 등 고단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미국 무대로 곧바로 ‘무혈입성’할 자격을 얻었다. 당시 고진영은 갈지 말지를 두고 고민에 휩싸였다. 말도 통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텃세가 횡행하는 곳에서 성공을 장담하기가 쉽지 않았고, L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KPGA) 투어가 공동 주관한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10번째 우승을 달성한 국내 무대 형편도 LPGA 투어 못지않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LPGA 투어에서는 상위 성적을 유지하지 못하면 국내 투어의 수십 배에 달하는 이동 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렵다. 우승 부상으로 미국 직행 티켓을 받아들고 고민을 거듭한 아홉 번째 ‘신데렐라’ 고진영은 “성공의 종류는 여러 가지다. 후회 없는 결정을 해라”라는 소속팀 선배이자 LPGA 투어를 먼저 경험한 서희경(33)의 조언을 듣고 ‘가성비’가 불확실했던 미국행을 결심했다. 그리고 3개월 뒤, 걱정은 기우였다. 고진영은 처음으로 치른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 LPGA 투어 역사 67년 만에 처음으로 데뷔전에서 우승한 신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신인왕 수상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보다 앞서 유리구두를 신은 8명의 신데렐라는 대부분 쓴맛을 봤지만 고진영은 그 구두에 날개를 단 듯했다. 호주여자오픈 이후 우승은 없었지만 상금 랭킹 10위로 시즌을 마칠 만큼 성적은 꾸준했다. 25개 대회에 출전해 딱 한 번 컷 통과를 놓쳤다. 평균타수 69.81타로 2위와 3위 한 차례씩을 포함해 ‘톱10’ 성적도 반 타작 이상 수확했다. 무엇보다 한 해 116만 달러(약 13억 2700만원)를 벌었으니 걱정했던 ‘가성비’는 문제도 아니었다. 열에 여덟은 슬럼프를 겪는다는 ‘2년차’에 유리구두는 더 가벼워졌다. 올 시즌 5개 대회를 치르면서 우승 한 차례에 (공동)2위 2번, 3위 한 번으로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던 고진영은 마침내 8일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해 투어 통산 네 번째, 한국 선수로는 다섯 번째 챔피언이 됐다. 1998년 박세리(42)가 US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 정상을 밟은 이후 한국 선수 통산 15번째 메이저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는 ‘포피스 펀드’에 몸을 던지는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미국)와 함께 물속에 뛰어들었다. 브루커는 이 대회에 16차례나 참여, 미션힐스 그린의 잔주름까지 꿰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는 2004년 세 번째 한국인 챔피언 박지은과 우승을 합작했고, 오초아의 투어 27승 가운데 21승을 도왔다. 챔피언 조 동반자 김인경(31)으로부터 챔피언 퍼트 기회를 양보받아 18번홀 5m 남짓한 먼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한동안 얼굴을 감싼 채 울먹이던 고진영은 “당초 미국에 올 때부터 코스에서 행복한 골퍼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이제 그 꿈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고진영이 새로 발표되는 주간 세계 랭킹에서 1위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눈이 부시게’ 남주혁은 왜 노인홍보관에 있나

    ‘눈이 부시게’ 남주혁은 왜 노인홍보관에 있나

    ‘눈이 부시게’ 김혜자의 흥미진진한 홍보관 적응기가 업그레이드된 웃음과 공감을 선사한다.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제작 드라마하우스) 측이 5회 방송을 앞둔 25일, 범상치 않은 노인 홍보관에 등장한 혜자(김혜자 분)의 다이내믹한 하루가 포착됐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재회한 낯선 모습의 준하(남주혁 분)도 궁금증을 더한다. ‘눈이 부시게’는 스물다섯 청춘이었지만 갑자기 늙어버린 70대 혜자(김혜자/ 한지민 분)의 눈부신 ‘오늘’을 그리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평 속에 순항 중이다. 계단 다섯 개만 올라도 숨이 차고, 달리기는 아예 불가, 친구들과의 음주 가무도 졸려서 못할 지경이 됐지만 현실을 받아들인 혜자. 따뜻하게 곁을 지켜주는 가족, 친구들과 혜자가 만들어내는 일상은 유쾌한 웃음 사이에 무심히 흘려보낸 시간과 삶을 반추하며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렸다.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며 설레는 감정을 나눴던 혜자와 준하(남주혁 분)가 이전과 다른 시간을 살게 되면서 애틋함을 자아낸 가운데, 홍보관에 등장한 준하의 충격적인 엔딩은 궁금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준하의 달라진 모습에 당황도 잠시, 홍보관에 금세 녹아든 혜자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흥미를 유발한다. 말끔한 슈트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준하. 기자를 꿈꾸던 그가 왜 노인 홍보관에 나타난 것인지, 준하를 바라보는 혜자의 시선에는 의문이 한가득이다. 하지만 낯선 홍보관 분위기에 쭈뼛대던 혜자는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능청스럽게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폭발시킨다. 이어진 사진 속 집요하게 추파를 던지는 홍보관 ‘금사빠’ 우현(우현 분)의 직진 본능에 정색하는 혜자의 표정도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 까칠하고 도도한 샤넬 할머니(정영숙 분)의 텃세까지 더해지며 순탄치 않은 홍보관 적응기를 예고한다. 주어진 현실에 적응해가는 혜자에게도 노인들의 유치원이라 불리는 ‘노치원’, 홍보관 적응기는 쉽지 않다.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희원(김희원 분)을 따라나선 혜자가 왠지 수상하고 흥겨운 홍보관에 녹아들며 혜자의 70대에 신세계가 열린다. 특히, 준하가 홍보관에 있는 사연을 파헤치기 위한 혜자의 열혈 탐정 모드도 발동할 전망. ‘노(老)벤저스’의 비범한 활약도 시작된다.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될 우현, 정영숙과의 시너지는 어떤 참신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할지, 홍보관을 배경으로 한 혜자의 거침없는 활약상에 귀추가 주목된다. ‘눈이 부시게’ 제작진은 “오늘(25일) 방송되는 5회에서는 혜자가 본격적으로 70대들의 삶에 뛰어든다. 김혜자가 우현, 정영숙과 만들어가는 시너지는 더 유쾌하고 가슴 찡한 웃음을 자극한다”고 전하며 “준하에게 어떤 비밀이 있을지도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한편 ‘눈이 부시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간을 잃어버리고 한순간에 늙어 버린 스물다섯 청춘 ‘혜자’를 통해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과 당연하게 누렸던 순간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눈이 부시게’ 5회는 오늘(25일) 밤 9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눈이 부시게’ 김혜자, 홍보관 적응기..노벤저스 활약 예고

    ‘눈이 부시게’ 김혜자, 홍보관 적응기..노벤저스 활약 예고

    ‘눈이 부시게’ 김혜자의 흥미진진한 홍보관 적응기가 펼쳐진다. 25일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측은 5회 방송을 앞두고 범상치 않은 노인 홍보관에 등장한 혜자(김혜자 분)의 하루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재회한 낯선 모습의 준하(남주혁) 역시 궁금증을 자극한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준하의 달라진 모습에 당황도 잠시, 홍보관에 금세 녹아든 혜자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흥미를 유발한다. 말끔한 슈트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준하. 기자를 꿈꾸던 그가 왜 노인 홍보관에 나타난 것인지, 준하를 바라보는 혜자의 시선에는 의문이 한가득이다. 하지만 낯선 홍보관 분위기에 쭈뼛대던 혜자는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능청스럽게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폭발시킨다. 이어진 사진 속 집요하게 추파를 던지는 홍보관 금사빠 우현(우현)의 직진 본능에 정색하는 혜자의 표정도 웃음을 유발한다. 여기에 까칠하고 도도한 샤넬 할머니(정영숙)의 텃세까지 더해지며 순탄치 않은 홍보관 적응기를 예고한다. 주어진 현실에 적응해가는 혜자에게도 노인들의 유치원이라 불리는 노치원, 홍보관 적응기는 쉽지 않다.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희원(김희원)을 따라나선 혜자가 왠지 수상하고 흥겨운 홍보관에 녹아들며 혜자의 70대에 신세계가 열린다. 특히 준하가 홍보관에 있는 사연을 파헤치기 위한 혜자의 열혈 탐정 모드도 발동할 전망이다. 더불어 노(老)벤저스의 비범한 활약도 시작된다.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될 우현, 정영숙과의 시너지는 어떤 참신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할지, 홍보관을 배경으로 한 혜자의 거침없는 활약상에 귀추가 주목된다. 제작진은 “25일 방송되는 5회에서는 혜자가 본격적으로 70대들의 삶에 뛰어든다. 김혜자가 우현, 정영숙과 만들어가는 시너지는 더 유쾌하고 가슴 찡한 웃음을 자극한다”며 “준하에게 어떤 비밀이 있을지도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눈이 부시게’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된다. 사진 = 드라마하우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와우! 과학] 콧속 미생물 알고보니 세균 감염과 독감 예방

    [와우! 과학] 콧속 미생물 알고보니 세균 감염과 독감 예방

    누구도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이 이야기는 철학이 아니라 과학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분명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우리 몸에는 인간 세포보다 더 많은 공생 미생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에서는 이 미생물들이 그냥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살아가는 세균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숙주인 인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은 장내 미생물로 음식물의 소화를 돕는 것은 물론 비만, 당뇨, 고혈압 같은 여러 가지 질환의 발생과 예방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장 이외에 다른 장소에 사는 미생물 역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의 베치 폭스만이 이끄는 연구팀은 코와 목에 있는 미생물이 세균 감염은 물론 독감도 예방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이전 연구에서 호흡기 미생물이 외부 세균의 침입을 막아 호흡기 감염을 예방한다는 사실은 알려졌으나 바이러스 감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었다. 연구팀은 2012년에서 2014년 사이 니콰라과에서 진행된 니콰라과 가구 질병 전파 연구(Nicaraguan Household Transmission Study)에 참가한 717명의 지원자 중 독감에 걸리지 않은 537명의 코와 목에서 미생물을 채취했다. 연구팀은 채취한 미생물군의 전체 DNA를 추출해 세균을 동정하고 그 종류에 따라 다섯 그룹으로 나눴다. 그리고 독감 발생율을 추적 관찰한 결과 'community state type'(CST) 4라고 명명한 그룹에서 독감 발생율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그룹의 미생물은 푸조박테리움 1 균주, 나이세리아 1 균주, 그리고 연쇄상구균 1 균주 (Fusobacterium 1, Neisseria 1, Streptococcus 1) 같은 특정 미생물의 비중이 높았다. 이는 코와 목의 호흡기에 있는 특정 미생물이 독감 예방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연관성만 확인했으며 정확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외부에서 침입해서 인체에 감염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돌파해야 한다. 그중 하나는 본래 그 장소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로 당연히 외부 침입자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이들이 부리는 ‘텃세’는 숙주인 인간에게 면역력을 제공한다. 숙주가 건강해야 공생 미생물도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음을 생각하면 사실 당연한 결과다. 과학자들은 이 고마운 동반자들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 통해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양반·평민 나뉘어 기호·서북파 대립… 내분 중심엔 이승만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임정, 양반·평민 나뉘어 기호·서북파 대립… 내분 중심엔 이승만

    [2부] 통합과 갈등:상하이 시기 ② 해체위기 몰린 임시정부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생겨난 세 개의 임시정부는 9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 통합 임정은 행정력과 외교력을 갖춰 독립운동의 중추 구실을 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초심을 잃고 내부 갈등과 분열에 휩싸였다. 한줌도 안 되는 임정 권력을 두고 지역과 이념으로 갈라서 싸웠다. 몇몇은 갑오개혁(1894~1895) 때 사라진 양반·상민까지 거론하며 전근대적 계급의식을 보여줬다. 이 시기 임정은 ‘난파선’ 그 자체였다. ●통합정부 초기 비행대 운영 등 역량 총 동원 지난달 중순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년’ 취재를 위해 찾아간 상하이 번화가 화이하이중루. 과거 프랑스 조계(외국인 자치구역)답게 아담하고 고풍스러운 서양식 건물이 남아 있어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 일대는 재개발이 마무리돼 도로나 건물이 정비됐지만 여전히 100여년 전 모습을 간직한 골목 하나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바로 우리 역사학계에서 ‘푸칭리(보경리) 청사’로 부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다. 임정이 상하이를 떠나기 전인 1926~1932년 사용하던 곳으로 상하이 임정 전시관이 자리잡고 있다. 기자와 동행한 이원규(72) 작가는 “보경리 청사가 있는 저 구역은 상하이 안에서도 지가가 비싸기로 유명하지만 중국 정부가 임정 청사 보전을 위해 개발을 막고 있다”며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두고 양국 관계가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이들이 여기를 지키는 것은 항일투쟁의 역사를 공유하는 우리나라를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노령정부와 중국 상하이정부, 서울의 한성정부가 모인 ‘통합 임정’은 설립 초기부터 독립운동 주도권을 쥐고자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국내 곳곳에 지하 행정조직을 갖추기 위해 연통제를 실시하고 비밀 통신망을 확보하려고 교통국도 운영했다. 이들 조직을 활용해 국민들에게 공문을 전달하고 독립전쟁 인력과 자금도 모았다. 파리강화회의(1919~1920)에 외교력을 집중해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알렸고, 1920년을 ‘독립전쟁의 해’로 선포해 무장투쟁을 독려했다. 기관지 독립신문(1919~1925)을 발간하고 한인교육기관인 인성학교(1917~1975)도 육성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비행사 양성소를 설치해 비행대를 운영했다.김희곤(65)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장은 “이 정도면 초기 통합 임정이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했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국가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다른 나라에 임정을 세워 외교 활동을 펼친 것은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승만, 행정부·의회 떨어져 미국서 혼자 활동 하지만 일제가 임정의 국내 연결망을 차단하면서 만주와 연해주, 한반도 본토와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내분도 시작됐다. 가장 큰 문제는 리더 이승만(1875~1965)에게 있었다. 원래 상하이정부는 국무총리제였고, 통합 임정의 법통이 된 한성정부 역시 집정관과 국무총리가 중심인 집단지도체제였다. 이들은 정치권력이 한 사람에게 모이면 조선의 왕처럼 국가를 사유화할 수 있다고 여겨 대통령제에 부정적이었다. 그럼에도 이승만은 자신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임정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대미 외교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려고 미국인에게 친근한 표현을 쓴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판 세력은 “늘 1인자이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성격상 자신이 최고지도자라는 점을 알리고 싶어 의도적으로 오역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승만의 거처도 논란이 됐다. 그는 “대미외교에 주력하겠다”며 임정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미국에 머물렀다. 그는 3·1운동이 일어난 뒤인 1919년 8월 25일 한성정부 집정관총재 자격으로 워싱턴DC에 대미외교단체인 구미위원부를 세워 그곳에 기거했다. 행정부와 의회가 중국에 있는데 대통령이 혼자 미국에서 활동해 제대로 소통이 될 리 없었다. 임정은 각료 인선이나 주요 정책 시행 때마다 대통령 부재로 어려움이 컸다.이승만은 미국 교민에게서 독립운동 자금을 모았다. 1919년 12월~1921년 8월 지출액은 8만 9321달러였는데, 이 가운데 상하이 임정에 보낸 돈은 1만 6732달러로 전체 지출의 20%도 되지 않았다. 나머지 대부분은 구미위원부 운영비와 이승만 자신의 활동비로 썼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었다. 임정은 구미위원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그가 강하게 반발해 무산됐다. 국무총리 이동휘(1873~1935)는 그를 “독립정신이 불철저한 썩은 대가리”로, 내무총장 안창호(1878~1938)는 “정신병자”라고 비난했다.●이르쿠츠크파, 러 적군 부추겨 상하이파 독립군 학살 임정은 기호파(경기·충청·호남)와 서북파(평안·함경)로 양분돼 있었다. 기호파는 양반계급 출신이 주를 이뤘고 이승만을 지지했다. 서북파는 평민 출신이 많았고 안창호를 밀었다. 이들은 사사건건 대립했다. 기호파는 ‘변방 상놈들에게 임정 주도권을 내 줄 수 없다’고 생각했고, 서북파 역시 ‘한양 양반네’들의 텃세에 지역주의 논리로 맞섰다.임시정부의 핵심 전략인 외교독립론도 성과가 없었다. 임정은 국제사회에서 정식 국가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나마 임정에 우호적인 곳이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이 이끄는 러시아 소비에트 정부와 쑨원(1866~1925)이 세운 중국 광둥성 호법정부였다. 하지만 이들도 임정의 내분이 심해지자 더 이상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 1919년 임정 통합 작업을 주도한 러시아 출신 문창범(1870~1938)은 상하이정부와의 갈등으로 통합 임정에 합류하지 않고 연해주로 돌아갔다. 그는 같은 러시아 출신임에도 새 임정에 합류한 이동휘를 비난하며 갈라섰다. 이때부터 문창범 세력은 ‘이르쿠츠크파’, 이동휘 계열은 ‘상하이파’라고 불렸다.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1921년 6월 28일, 이르쿠츠크파는 러시아 적군을 부추겨 연해주 알렉셰프스크(자유시)에 머물던 상하이파 한인 독립군 부대를 대거 학살했다. 일본과 맞서기 위해 모인 고려인들이 의견 차이를 참지 못하고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다. 이것이 한국 독립운동사상 최악의 비극으로 평가되는 ‘자유시 참변’이다. 이후 독립군은 연해주 일대에서 자취를 감췄다.●재정난·파벌싸움으로 재중동포 기반 상실 독립운동사 거두인 고 조동걸(1932~2017) 국민대 명예교수는 “이때라도 임정이 군무부를 만주로 옮기고 교통국(비밀통신망)을 다시 설치해 재만동포를 추스르고 조직 정비에도 나섰어야 했다. 하지만 재정난과 내부 파벌싸움 등으로 기회를 놓쳐 국민적 지지 기반을 잃었다”고 비판했다.임정은 이승만이 대미외교를 위해 워싱턴회의에 참석하려다가 개최국인 미국으로부터 문전박대당한 1922년 4월부터 ‘식물 정부’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은 1925년 3월 이승만이 대통령에서 탄핵될 때까지 이어졌다. 임정 지사들은 자신들이 표방한 민주공화정의 참뜻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남자들을 모성으로 품고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이가 있었다. 바로 ‘임시정부의 어머니’로 불리는 정정화(1900~1991)다. 임정이 27년간이나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헌신 덕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11살이던 1910년 김가진(1846~1922)의 3남 의한(1900~1964)과 혼인했다. 일제로부터 남작 작위를 받았던 김가진은 아들을 데리고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합류했다. 이듬해 정정화도 “연로하신 시아버지와 남편을 챙기겠다”며 상하이로 따라갔다. 그는 여성이어서 상대적으로 감시가 소홀하다는 점을 십분 활용해 중국과 국내를 오가며 10여년간 독립운동 자금을 운반했다. 이 과정에서 일제에 검거돼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다. 김구는 그를 가리켜 ‘한국의 잔다르크’라고 칭송했다.●임정 가재도구마다 손때… 요인들 임종 다 지켜 정정화는 상하이에 온 뒤부터 1946년 귀국할 때까지 거의 대부분 시간을 임정 요인과 가족을 돌보며 보냈다. 임정 인사 가운데 그가 지어준 밥을 먹지 않은 이가 없었고, 임정 가재도구 가운데 그의 손때가 묻지 않은 것이 없었다고 한다. 임정 독립운동가들의 임종도 다 지켰다. 그가 26년간의 임정 생활을 구술한 ‘장강일기’는 당시 독립운동 진영의 사정을 가장 잘 알려주는 사료로 평가된다. 그의 일대기는 연극 등으로도 만들어져 공연되고 있다. 안타깝게도 귀국 뒤 그의 인생 행로는 순탄치 않았다. 남편 김의한은 한국전쟁 중 안재홍(1891~1965), 조소앙(1887~1958) 등과 함께 납북됐다. 남한에 남은 정정화는 부역죄로 투옥돼 고초를 치렀다. 이때 ‘옥중소감’이란 시로 자신의 안타까운 심정을 남겼다. 나라를 되찾고도 여전히 남과 북으로 갈라져 싸움질만 하던 남자들에 대한 힐난이었으리라. “혁명 위해 살아온 반평생 길인데/오늘날 이 굴욕이 과연 그 보답인가/국토는 두 쪽 나고 사상은 갈렸으니/옥과 돌이 서로 섞여 제가 옳다 나서는구나.” 상하이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공무원 대나무숲] “임기제 공무원, 소신껏 일할 수 있게 임기 보장해야”

    임기제 공무원은 공직의 다양성과 국정 또는 지방행정의 전문성을 높이는 장점이 많은 제도다. 실제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이들이 입직 후 공직에 새바람을 일으킨다는 현장의 평가가 많다. 전문성을 갖춘 임기제 공무원의 소신 있는 업무 자세와 헌신적 노력은 공직 사회의 긍정적 평가로 이어져 임기제 공무원의 지속적 운영을 가져왔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9000여명의 임기제 공무원이 전문 분야와 특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규정된 임기 5년… 최장 10년까지 근무 가능 단점도 존재한다. 민간과 다른 공직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거나 ‘텃세’에 밀려 자신이 가진 재능과 경륜을 끌어올리지 못할 때가 있다. 공직의 특수성을 무시한 마이웨이식 업무 처리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제도상의 문제라기보다 공무원의 업무 자세를 망각하거나 친화력이 부족한 개인의 문제라고 봐야 할 것이다. 문제는 임기제 공무원의 장점을 살려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임기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무원 임용령에는 ‘임기제 공무원의 근무기간은 5년의 범위에서 해당 사업을 수행한다’고 규정돼 있다. 여기에 ‘근무 실적이 우수하거나 계속 근무하게 할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총근무기간이 5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근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최장 10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규정된 임기(5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쪼개기 계약 관행, 전문성·연속성 가로막아 임기제 공무원은 통상 임용 당시 2년 계약, 이후 연장 계약(2년 후 1년 또는 1년 후 2년)으로 ‘쪼개기 계약’이 관행화돼 있다. 5년을 바라보고 공직에 입직했지만 2년 또는 1년마다 돌아오는 계약만료 시한은 임기제 공무원의 업무 전문성과 연속성을 가로막는다. 신분 불안만 키우는 셈이다. 전문성과 경륜을 펼쳐 공직 사회를 업그레이드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 발전에 기여한다는 제도적 취지를 살리지 못하면서 계약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사권자의 눈치를 살피고 맹목적으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비효율을 낳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 임기는 권력과 부당한 지시 등에 영향받지 않고 국민을 위해 소신껏 일하라고 주어진 기간이다. 임기제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밖에서 쌓아 온 전문성과 경륜을 공직 사회에서 발휘하고 본인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임기제 공무원의 쪼개기 계약 관행을 철폐하고 법령이 규정한 대로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 소신껏 일하는 공무원이 많기를 바라는 공무원
  •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개와 세 번째 이별을 앞두고

    [김유민의 노견일기] 늙은 개와 세 번째 이별을 앞두고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제일 먼저 기른 녀석은 몇 년도에 왔는지도 가물가물해졌습니다. 지금은 사십이 다 된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친구에게서 선물처럼 받아온 녀석이었습니다. 흰 바탕에 검고 누런 점이 박힌, 아주 똘똘해 똘순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바둑이. 외출하면 담벼락 위에 올라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는 바람에 동네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새끼도 낳고 그렇게 16년을 살다가 심정지로 몇 번 쓰러져 놀라게 하더니 먼 길을 떠났습니다. 늦은 밤, 침대를 오르지 못하고 마냥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다 아침에 물 한 모금을 마시더니 딸 아이 품에서 갔습니다. 군대 간 아들한테 제일 먼저 알리고 눈물을 주체할 수 없게 흘렸습니다. 정을 떼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생명이지만 가족이었기에 우울한 일상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은 피부병이 심해 몇 달이 지나도 입양을 가지 못했다는 슈나우저 한 마리를 안고 왔습니다. 꼬불꼬불 까만 털에 눈썹은 하얀 녀석은 사람을 보자마자 온 마음을 내어줍니다. 얼굴을 핥으며 난리를 피는데 웃음이 나옵니다. 까미는 얼마나 굶었던 건지 쓰레기통을 뒤지는 나쁜 버릇이 생겼습니다. 식탐이 심해 시아버지 제사상에 쓸 두부며 베란다에 내놓은 음식까지 입을 댔습니다. 외출해서 돌아오면 휴지는 흩어져있고 쓰레기통은 쓰러져 있었고, 신발도 물어뜯었습니다. 혼자 있는 상태가 몹시 불안했던 모양입니다. 천둥번개가 치는 날이면 똘순이는 짖기 바빴었는데 까미는 침대 밑에 숨어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얼뜨기였습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산책을 했습니다. 함께 걷는 날들만큼 까미는 점점 의젓하고 침착해져 갔습니다. 또 하나의 생명과 인연을 이어가는 일. 똘순이를 잃은 슬픔을 서서히 치유할 수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까미와 산책을 하는데 개 두 마리가 건축더미 속으로 사라지는 걸 보았습니다. 건축자재, 컨테이너박스, 쓰레기가 쌓인 곳에 요크셔테리어 두 마리가 보였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개들은 그곳에 있었습니다. 밭을 일구던 사람이 주인이겠지 했는데 누군가 내다버린 녀석들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도시에 살던 사람이 차에 반려견을 데려와 공터에 유기했고, 두 녀석은 두 달이 넘게 돌아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유기견센터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녀석들은 손에 망을 든 직원을 보고 어딘가로 숨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한 마리가 슬금슬금 나와 제 앞에 배를 보이며 벌러덩 누웠습니다. 저한테 해를 끼치지 않으리라 믿는 녀석의 몸짓을 외면할 수 없어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목욕을 시키고, 진드기 벌레약도 바르고, 눈을 덮어버린 털도 다듬어주고, 밥그릇도 하나 더 준비했습니다. 까미가 텃세를 부리니 입을 삐죽거리며 언저리를 빙빙 돌았습니다. 남아있던 한 녀석도 우리 집까지 어떻게 알고 찾아왔기에 녀석도 씻기고 다듬어 농사짓는 좋은 집으로 입양을 보냈습니다.까미와 예삐. 두 녀석의 틈바구니에 외손자도 함께 자랐습니다. 양쪽에 끈을 매 산책시키는 일도 버거웠지만 그렇게 삶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까미는 만으로 십년을 살다가 마지막 삼일을 제 옆에 꼭 붙어서 그렇게 떠났습니다. 잘 가렴. 나의 듬직한 보디가드 까미. 녀석의 까맣고 야드르르한 털이 삼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납니다. 두 번째 이별의 슬픔은 첫 번째 이별 덕에 많이 슬퍼하지 않고 순순히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이제 유기견이었던 예삐와 세 번째 이별을 앞두고 있습니다. 내게 온 지 13년, 성견으로 왔으니 얼마나 더 나이가 먹었는지 알 수 없지만 쓰러질 듯 겨우 목숨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뼈가 다 드러난 등에 다리는 절고 밥도 못 먹고 비척이며 걷는 모습이 안쓰러워 안고 다닙니다. 며칠 전엔 다 죽는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일어나 움직입니다. 아침마다 나가자고 보채서 그나마 운동하게 만들던 녀석, 지금의 건강이 저 녀석 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세 마리 다 암컷이었고, 녀석들을 키우며 개띠였던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암으로 육십도 못 되어 세상을 버린 어머니를 생각하며 짐승이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 보살폈습니다. 하늘로 간 두 녀석이 어머니에게 안부를 전해주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작고 힘없는 생명과 사랑하며 사는 것, 그렇기에 만남도 이별도 모두 큰 의미입니다. - 똘순, 까미, 예삐 엄마 신현임씨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생각나눔] 원주민과 화합하라고 주는 ‘귀농인 집들이 비용’ 논란

    [생각나눔] 원주민과 화합하라고 주는 ‘귀농인 집들이 비용’ 논란

    연간 예산 600만~3000만원 소요 “일회성 끝나 주민 반응 미지근” 지적농촌지역 자치단체들이 귀농·귀촌인들에게 지원하는 ‘집들이 비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 일회성 행사에 예산 지원은 낭비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편에선 원주민과의 이질감이나 갈등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는 반응이다. 4일 전국 시·군 지자체들에 따르면 상당수 시·군이 2011년 이후 조례를 제정해 귀농·귀촌인에게 집들이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경북 상주·문경·영주·의성, 충남 부여·서천·홍성·서산, 충북 영동·보은·충주, 전북 순창·무주, 전남 장성·무안, 강원 홍성 등이다. 이들 시·군은 귀농인에게 떡, 다과, 음료 등 집들이에 필요한 물품 구입비용으로 가구당 30만~50만원을 지원한다, 연간 20~60가구 정도다. 시·군별 연간 예산이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에 이른다. 귀농인과 원주민 간의 융화(화합)를 도모하기 위한 차원이다. 귀농·귀촌인이 농촌 정착에 실패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원주민과의 이질감이나 갈등 때문이라고 시·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귀농인에 대한 집들이 비용 지원에 대해 소모성·선심성 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귀농인의 실질적인 정착을 돕기 위한 농가주택 건축비와 수리비, 정착금, 교육훈련비, 선도농가 실습비 지원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집들이가 일회성에 그치는 데다 원주민들 호응도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경북도 내 한 주민은 “낯선 귀농인들이 집들이 행사에 초대하지만 정작 관심을 보이는 주민들은 별로 없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시·군마다 집들이 비용을 지원받는 귀농인이 전체 가운데 일부로 특정 귀농인만 혜택을 받아 형평성 문제도 나온다. 상주시와 의성군의 경우 지난해 귀농 175가구, 177가구 가운데 집들이 비용 지원은 10~20% 정도인 40가구, 20가구에 그쳤다. 이런 탓에 상당수 시·군은 귀농인들에게 집들이 비용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들이 비용을 지원하는 시·군 관계자들은 “최근 경북 봉화의 귀농인과 원주민 간 갈등으로 엄청난 불행이 빚어진 만큼 집들이 관련 예산을 더욱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시·군 관계자들은 “귀농인들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낭비성 예산 지원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전국 귀농·귀촌인 정착실태 추적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37명(복수 응답) 가운데 29.7%가 ‘마을 사람과의 인간관계 문제’, 23.3%가 ‘마을의 관행’ 때문에 마찰을 빚어 생활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AG 종목 수는 개최국만 안다

    40개 중 줄곧 살아남은 종목 여섯 개뿐 부활한 드래곤보트 단일팀 金 정조준 1951년 인도 뉴델리 제1회 아시안게임부터 18회를 맞는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명맥을 죽 유지한 종목은 몇이나 될까? 오는 18일 막을 올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40개 종목에 걸린 465개의 금메달을 놓고 45개국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그중 18차례 대회 내내 살아남은 종목은 육상과 수영, 농구과 축구, 다이빙과 수구 등 여섯 종목뿐이다. 올림픽 정식 종목은 아시안게임에도 포함되어야 한다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규정을 좇아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28개 올림픽 핵심(core) 종목에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추가되는 다섯 종목 가운데 서핑을 제외하고 네 종목(야구·소프트볼, 스케이트보드-롤러스포츠 세부 종목으로 편입, 가라테, 스포츠클라이밍)이 추가된다. 여기에다 볼링, 브리지, 제트스키, 카바디, 무술, 스쿼시, 패러글라이딩, 롤러스포츠, 세팍타크로가 더해진다. 자국에 유리한 종목을 정식종목으로 채택시켜 메달 수를 늘리려는 개최국 텃세 때문이다. 2010년 광저우 대회는 역대 최다인 42개 종목이 치러졌다. 크리켓과 댄스스포츠, 카누 드래곤보트(용선), 롤러스포츠, 보드게임이 들어갔다. 바둑처럼 한때 ‘등단’했다가 곧바로 퇴출된 종목이 있는가 하면 카바디와 세팍타크로처럼 1990년 베이징 대회에 편입돼 단단히 뿌리를 내린 종목도 여럿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의 눈길을 한껏 끄는 종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바람의 힘을 이용해 비행하는 항공 스포츠인 패러글라이딩도 이번 대회부터 아시안게임에 선을 보인다. 반경 5m 내의 정밀 착륙 여부, 목표지점에 가장 빨리 도착하는 순서대로 순위가 정해진다. 2010년 광저우 대회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가 인천 대회에서 퇴출됐던 드래곤보트는 되살아나 남북 단일팀이 참여하게 됐다. 10명의 노를 젓는 노잡이와 앞에서 북을 치며 속도감을 조절하는 북재비, 뒤에서 방향을 조절하는 키잡이 등 12명으로 구성된다. 한국은 ‘최하 금메달’이란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현실남녀2’ 장도연 “짧은 치마, 덮어서 가릴거면 왜 입나”

    ‘현실남녀2’ 장도연 “짧은 치마, 덮어서 가릴거면 왜 입나”

    개그우먼 장도연이 거침없는 입담으로 스튜디오를 초토화 시켰다. 장도연은 오는 10일 첫 방송하는 MBN ‘남녀 현실 관찰 리얼리티쇼, 현실남녀 시즌2’(이하 ‘현실남녀2’)에서 남다른 입담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그녀는 ‘현실남녀2’에 새롭게 합류 했음에도 나머지 출연진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탁월한 예능감으로 스튜디오의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후문. 이날 장도연은 “오늘 입은 짧은 치마가 전혀 불편하지 않다. 덮어서 가릴 것이었으면 처음부터 입고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우월한 몸매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녀는 “내가 낯을 좀 많이 가리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데 내 앞에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라며 거침없는 입담을 이어나갔다. 또한 개인기 공개, 춤 등 ‘신입 신고식’ 요구가 이어지자 장도연은 “이렇게 텃세를 부려도 되는가? 여기 뭐야!”라는 반응을 보여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러한 장도연의 강렬한 반응에 이특은 “낯가림이 심해 많이 부끄러워하는 것 같다”라면서 “이 담요로 다리가 아닌 눈을 가려주겠다”라며 그녀의 얼굴을 덮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와 함께 ‘남녀의 음주’를 소재로 한 이번 방송에서 장도연은 홀로 대용량 캔 맥주 10캔을 클리어하고,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가게에서 끊임없이 마시는 등 남다른 주량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편 MBN 남녀 현실 관찰 리얼리티쇼 ‘현실남녀2’는 여러 남녀가 보편적인 현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반응하는지 살펴보는 리얼 관찰 프로그램으로, 남녀의 생각차이는 물론 서로의 심리구조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는 10일 금요일 밤 11시 시즌2 첫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와우! 과학] 살모넬라균을 억제하는 장내 미생물의 비결은?

    [와우! 과학] 살모넬라균을 억제하는 장내 미생물의 비결은?

    최근 미국에서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식품이 발견되어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 미 질병통제센터(CDC)는 6월 15일 켈로그사의 허니 스맥스(Kellogg’s Honey Smacks) 시리얼 일부가 살모넬라에 오염되어 31개 주에서 73명이 살모넬라 감염증을 보였으며 이 중 24명이 입원했으나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비록 심각한 상황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미국 같은 선진국조차 살모넬라 감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수많은 사람이 오염된 시리얼을 먹었지만, 실제로 식중독이나 장염 증상을 보인 사람은 몇 명 없었다는 사실이다. 살모넬라균에 동일하게 노출되도 누군가는 무증상으로 끝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입원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왜 그런지는 알지 못했다. 스탠퍼드 대학의 과학자들은 장내 미생물에 이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했다. 우리 몸에 사는 장내 미생물은 사실 숫자로 보면 우리 몸의 세포보다 많다. 이들은 단순히 많을 뿐 아니라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분해해 자신도 살고 숙주인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물질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이 공생 미생물은 다른 미생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텃세를 부려 전염성 질환을 막아준다. 따라서 살모넬라균 감염 역시 막아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세균이 어떻게 이를 막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흔한 장내 미생물인 박테로이데스(Bacteroides)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이들을 분리해 살모넬라균과 같이 배양했다. 그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예상대로 박테로이데스가 많은 경우 살모넬라균은 제대로 증식하지 못했다. 그 이유를 분석한 결과 이 장내 미생물이 만드는 짧은 사슬 지방산인 프로피온산(propionate)이 살모넬라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개념도 참조) 장내 미생물이 음식물을 분해해 여러 가지 영양소를 만든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려졌지만, 이것이 병원성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은 처음 밝혀진 것이다. 사람에 따른 반응의 차이는 살모넬라균을 억제하는 장내 미생물 균주의 차이에서 비롯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결과다. 장내 미생물은 숙주에 의존해 살아가지만, 반대로 숙주의 건강에 많은 도움을 주며 서로 공생한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 미생물이 우리의 건강에 생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연구는 살모넬라균 감염은 물론 다양한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WNBA 선수’ 박지수 이젠 마음껏 놀아라

    ‘WNBA 선수’ 박지수 이젠 마음껏 놀아라

    정선민 이후 15년 만의 한국 선수 정규 시즌 일단 교체 멤버로 나올 듯 장신·블록슛 강점… “부상 주의하라”박지수(20)는 한국 여자농구의 현재이자 미래다. 남다른 신체 조건과 운동 신경을 앞세워 고등학교 1학년 때 이미 최연소 성인 국가대표(15세 7개월)가 됐다. 2017~18시즌엔 정규 리그 5관왕에 올라 데뷔 2년 만에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또래 선수보다 좀 앞서는 게 아니라 국내에선 맞설 자가 없는 최고의 센터로 평가받는다. 이제 전장을 옮겨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박지수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2018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의 개막 엔트리 11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7순위로 지목된 박지수가 3주간 진행된 팀 훈련과 시범 경기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팀의 부름을 받은 것이다. 역대 한국 선수 중 WNBA 정규 리그에서 뛰는 것은 2003년 시애틀 스톰의 정선민(44) 신한은행 코치 이후 두 번째다. 김계령(39)과 고아라(30)는 시범 경기만 뛰었고 정규 시즌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한국에서 뛸 때와 같은 등번호 19번을 달게 된 박지수는 오는 21일 정규 리그 첫 경기인 코네티컷 선과의 원정에 나선다. 센터 포지션답게 신장(196㎝)이 팀 내 두 번째로 크고 비교적 몸놀림도 재빨라 쓰임새가 많다. 블록슛이나 리바운드, 수비에서 강점을 보인다. 미들슛도 다듬으면 WNBA에서 통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덕수 국민은행 감독은 “지수에게 전화로 ‘정말 대단하다. 미국에서도 열심히 하고 오면 두고두고 역사에 남을 선수가 될 것’이라고 힘을 불어넣었다. 처음 팀에 왔을 땐 정상에 오르려면 3~4년은 걸릴 줄 알았는데 2년 사이에 최고의 선수가 돼 놀랍다”며 “성격상 금방 적응할 것 같다. 한국에서 뛰다 긴 휴식 없이 미국에 갔으니 부상이나 컨디션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차례 시범 경기에서는 모두 20분 이상 뛰었지만 정규 시즌에서는 일단 교체 멤버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수도 “시즌을 치를수록 출전 시간을 조금씩 늘려 가겠다”고 목표를 잡았다. 같은 포지션에 올해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에이자 윌슨(22)이 버티고 있는데다 WNBA에서 4시즌을 뛰며 경험이 풍분한 켈시 본(27)도 만만찮은 경쟁자다. 붙박이 주전으로 뛰었던 한국과 달리 적은 출전시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시범 경기에서 모두 5반칙으로 물러났던 것을 고려하면 심판의 파울 콜에 대한 적응력도 키울 필요가 있다. 조성원 명지대 감독 겸 KBSN 해설위원은 “한국 리그에도 A급 용병 선수가 오는데 그들과 맞붙어 박지수가 밀리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 선수에 대한 텃세가 있을 수 있는데 실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첫해에 자리를 잘 잡는다면 나이가 어려 미국에서도 롱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집밖으로 나온 신개념 경로당 ‘강동 쌈지놀이터’

    집밖으로 나온 신개념 경로당 ‘강동 쌈지놀이터’

    노인들 자주 이용하는 공간에 정자·등받이 의자 등 시설 정비 복지관 연계 건강상담·여가활동 텃세 심해 갈 곳 없는 노인 ‘쉼터’로 “손을 위로 쭉쭉 뻗으세요.” 지난달 16일 서울 강동구 둔촌어린이공원에 조성된 ‘6호 쌈지놀이터’. 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에서 섭외한 한 체조강사가 동작과 함께 큰 목소리로 구령을 외치자 50여명의 노인들이 양손을 위로 쭉쭉 뻗었다. 이들은 이날 노래에 맞춰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기도 했고 손가락으로 숫자를 세는 손가락 체조도 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노인들 중에 경로당, 복지관을 안 가려고 하는 분들이 있다. 집과 거리가 멀고 기존에 있던 노인들의 텃세가 심하다는 이유”라면서 “쌈지놀이터는 갈 곳 없는 노인들과 마을 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다”고 설명했다. 강동구가 2년 만에 노인 행복공간 쌈지놀이터 6곳을 마련해 인기를 끌고 있다. 쌈지놀이터는 마을 내 노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에 정자, 등받이 의자 등 시설물을 정비하고 복지관의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연계해 노인들만의 새로운 여가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6년 천호3동에 1호 쌈지놀이터가 생겼고, 천호1동, 성내2동, 암사1동, 천호2동, 둔촌2동에 순차적으로 들어섰다. 강동구 관계자는 “천호동에 쌈지놀이터를 3곳이나 마련했는데 다세대 주택이 많고 노인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신규 조성지를 찾을 때 이런 요소들을 많이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쌈지놀이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월 두 번씩 열린다. 시립강동노인종합복지관 등 지역 7개 복지관이 건강·일자리상담, 노래교실, 전통놀이체험, 운동 동아리, 공예교실 등 노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여가·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근 구는 6호 쌈지놀이터를 새롭게 열면서 치매예방프로그램인 인지증진체조도 추가했다. 노인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2016~2017년 총 71회의 프로그램이 열리는 동안 2500여명의 노인들이 함께했다. 지역 내 노인의 숫자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에 구는 이에 발맞춰 쌈지놀이터를 확충할 예정이다. 우선 구는 다음달까지 쌈지놀이터 3곳을 상일동, 명일동 등에 확충할 예정이다. 실제 구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노인은 2014년 1월 4만 7975명에서 지난 1월 5만 2514명까지 늘어났다. 이 구청장은 “쌈지놀이터가 노인들이 언제나 와서 편안히 쉴 수 있는 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조성을 시작했다”면서 “앞으로도 필요한 공간에 쾌적한 쌈지놀이터를 조성하고 다양한 여가프로그램을 운영해 ‘효행도시 강동’ 만들기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해투3’ 아이언맨 윤성빈 “호랑이연고 발랐다가 쫒겨나” 텃세 고백

    ‘해투3’ 아이언맨 윤성빈 “호랑이연고 발랐다가 쫒겨나” 텃세 고백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아이언맨’ 윤성빈이 토크쇼에 첫 출연한다. ‘해피투게더3’에 출격해 금메달급 활약을 예고하고 있는 것.KBS 2TV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3’)의 19일 방송은 ‘해투동:썰매 어벤저스’와 ‘전설의 조동아리:내 노래를 불러줘-노래방 세대공감 2탄’으로 꾸며진다. 이 가운데 ‘해투동:썰매 어벤저스’에서는 지난 2018 평창올림픽에서 값진 메달을 수확하며 전국민을 열광케 했던 ‘스켈레톤’ 윤성빈과 ‘봅슬레이 4인승팀’ 원윤종-김동현-전정린-서영우가 출연할 예정으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윤성빈은 “지금도 전철 타고 다닌다. 사람들이 전혀 신경 안 쓴다”면서 유명세에 연연하지 않는 쿨한 매력을 뽐내 시작부터 눈길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이어 윤성빈은 ‘평창올림픽’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꺼내놔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먼저 그는 화제의 큰절 세리머니에 대해 “결선 당일이 설날이었고, 많은 관중 분들이 와주셔서 어떤 보답이 제일 좋을까 생각했다”고 밝혀 훈훈한 미소를 자아냈다. 봅슬레이 팀 역시 윤성빈의 금빛 경기에 대한 뒷이야기를 꺼내놨다. 특히 전정린은 “성빈이의 1차 시기 기록을 보고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김동현은 “당시 선수촌에서 벤치 프레스를 하고 있었는데 1차 시기 보고 나서 휴대폰 끄고 다시 벤치 프레스를 했다”며 동료들을 태평하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이었던 윤성빈의 경기력을 증언했다. 뿐만 아니라 원윤종은 “경기 끝나고 윤성빈 선수가 저한테 ‘이제 형 차례’라고 한마디 해주더라”고 전했고, 스포츠 영화보다 더 감동적인 사연에 현장의 모든 이들이 감탄을 터뜨렸다. ‘국민영웅 스토리’가 ‘해투’ 현장을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윤성빈은 넘치는(?) 인간미로 반전 웃음을 선사했다. 윤성빈이 “호랑이 연고가 워밍업 후에 체온 유지를 하는데 좋다”며 94년생이라는 나이가 무색한 ‘호랑이 연고’ 예찬론을 펼친 것. 이어 윤성빈은 “호랑이 연고 냄새 때문에 외국선수들한테 눈치를 많이 받았다. 대기실에서 쫓겨나기도 했다”며 텃세 경험을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도 잠시 윤성빈은 “제 성적이 잘 나오기 시작한 뒤로는 걔들이 그걸 바르고 있더라. 냄새는 심한데 좋다더라. 어이가 없었다”며 울분을 쏟아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그런가 하면 이날 윤성빈은 텃세 경험담뿐만 아니라, 썰매 불모지에서 ‘썰매 황태자’ 자리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드라마틱한 비화들을 털어놨다는 전언. 이에 윤성빈의 첫 토크쇼 나들이인 ‘해피투게더3’ 본 방송에 기대감이 수직 상승한다. KBS 2TV ‘해피투게더3’는 오는 19일 목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어촌이 늙어간다] 갈등의 바다… “텃세에 귀어 포기” vs “어촌계 장벽 당연”

    [어촌이 늙어간다] 갈등의 바다… “텃세에 귀어 포기” vs “어촌계 장벽 당연”

    수년 거주 등 어촌계 문턱 높아 가입비 1000만원대 웃돌기도 귀어인, 낚싯배 하다 ‘도시 유턴’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귀어(歸漁) 정책으로 도시 출신 귀어인이 늘면서 어촌 곳곳에서 기존 어민들과의 충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심각한 고령화에도 많은 어촌이 진입장벽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고, 그 장벽을 뚫고 어렵사리 어촌에 정착한 뒤에도 어민과의 마찰을 못 견디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귀어인도 적지 않다. 도시 출신 귀어인은 어민들이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텃세를 부린다고 비난하는 반면 어민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어촌에 기여한 몫은 무시한 채 귀어인과 똑같이 대접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항변한다. 9일 오후 3시쯤 충남 홍성군 남당리에서 만난 윤모(55·여)씨는 “인천에 살다가 2016년 7월 귀어자금 2억원을 정부로부터 융자받아 보령 오천항에 내려갔는데 어촌계 가입 장벽이 너무 높아 엄두도 못내고 낚싯배를 운영했다”며 “하지만 어민들과 자꾸 부딪히고, 벌이도 시원찮아 4개월 만에 배를 되팔고 여기로 와 낚시가게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배 경험이 없어 선장과 선원을 고용해 낚싯배를 부렸고 자신은 뭍에 낚시가게를 차렸다고 한다. 하지만 낚싯배 영업은 쉽지 않았다. 홍씨는 새벽 2~3시에 떠나는 낚싯배 손님들을 배웅하고 가게에 있었지만 배 고장이 자주 났다. 그는 “낚싯배를 몰다 어민이 쳐 놓은 그물이 배 밑 스크루에 걸리면 잠수부를 불러야 했는데 한 번에 200만원까지 줘야 했다. 넉달 새 두 번이나 불렀다”며 “가을까지 낚싯배를 해도 선장과 선원에게 인건비를 주면 남는 게 없었다”고 했다. 어민의 텃세도 꼬집었다. 윤씨는 “어민들이 텃세를 부릴 때마다 연방 ‘죄송하다’고 했고, 시비가 붙을까봐 항상 웃는 얼굴로 대했다”면서 “어민 행사가 열리면 기부금 조로 50만~100만을 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귀어인은 낚시 포인트를 몰라 두당 7만~10만원인 뱃삯을 절반가로 ‘덤핑’쳐 손님을 받기도 하는데, 그러면 경쟁하는 기존 어민들이 “그 가격으로는 기름값도 빠지지 않는다”며 출조를 포기하고 귀어인에게 불만을 쏟아냈다고 한다. 윤씨처럼 경험이 없는 귀어인들이 낚싯배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어민공동체인 어촌계의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웬만한 해안은 이미 기존 어촌계들이 빽빽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외지인은 어촌계 문턱을 낮추지 않으면 계원이 되고 싶어도 되기가 힘들다. 수년간의 거주기간과 많게는 천만원대를 웃도는 가입비 등 가입조건이 까다롭다. 반면 낚싯배는 개인 면허인데다 활동 구역인 바다가 넓어 텃세가 덜하다. 충남도가 2016년 도내 전체 167개 어촌계를 조사해 보니 가입비와 거주기간이 없는 곳은 24개에 그쳤다. 장벽 있는 143곳 중 137곳은 가입비(100만~500만원 93곳) 징수, 91곳은 거주기간(1~5년 63곳)에 제한을 뒀고 두 조건을 모두 적용하는 곳도 85곳에 달했다. 경기 평택에 사는 김모(51)씨는 4년 전 남당리에서 6.3t 어선으로 통발(철사와 그물로 만든 바구니 모양의 어구) 어업을 하다 포기했다. 그는 “당시에는 어촌계 가입비가 비싸 가입을 못하고 배를 사 운영했다”며 “처음에 배 운전을 못해 월급 선장을 고용했는데 그 사람이 밀물 때 고의로 배를 육지 쪽으로 깊숙이 올려놔 썰물 때 뻘에 걸리게 해 배가 못 나가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나중에 배를 직접 몰게 된 뒤에는 선원 부족이 문제였다. 김씨는 “5명이 필요한데 한두 명밖에 못 구했다”면서 “고용노동부에 외국인 노동자를 신청했지만 한 명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2년 만에 귀어의 삶을 포기하고 평택으로 ‘유턴’해 원래 하던 축산물 유통업을 하고 있다. 이들처럼 낚싯배나 어선어업은 고사하고 어촌계 가입마저 안 된 귀어인은 어려움이 더 크다. 서산시 팔봉면에서 만난 70대 귀어 부부는 “겨울에 바닷가에 자생하는 감태를 따 몇 푼 벌지만 바지락은 마을 양식장에 있어 캘 수 없다”며 “이 때문에 여기 온 지 3년이 됐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할 일이 없어 인근 양파, 마늘, 생강 농가에 가서 품팔이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어민들은 어촌계에 대한 비판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양식장 조성·관리는 물론 해산물 도둑을 막는 데도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충남 최서단 유인도인 보령시 외연도의 경우 어민들이 해삼·전복·홍합 양식장에서 24시간 순찰을 돈다고 한다. 관리선 구입에 어촌계 돈 1억원이 들었고, 매년 운영비로 1억원씩 쓴다. 진세민(64) 어촌계장은 “양식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와 레이더 탐지기까지 설치했다”고 말했다. 귀어인의 낚싯배 운행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남당어촌계 사무실에서 만난 김영달(60) 홍성군 선주연합회장은 “귀어인은 요트 등 동력수상레저기구 조종면허만 있으면 필기시험 하나 보고 소형선박 면허를 딴 뒤 낚싯배를 모니 사고를 자주 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옆에 있던 50대 어민 A씨는 “정부가 귀어를 시키려면 배 경험이라도 더 쌓게 한 뒤 보내라”고 언성을 높였다. A씨는 또 “귀어인이 옆은 아랑곳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서 우리 배하고 충돌할까봐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작업도 잠시 멈춘다”며 “아무 데서나 낚싯줄을 던지는 바람에 그물을 손질하다가 그물에 걸린 낚싯바늘에 손이 찢어진 적도 많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귀어인 창업어업 자금으로 3억원까지 주는데 어업을 물려받으려는 후계자금은 2억원밖에 융자해 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글 사진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