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텃세
    2025-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치과의사
    2025-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삼성
    2025-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1
  • 裵洵勳 정통부장관 사표수리 배경

    ◎정부 빅딜방침 배치 발언 ‘불씨’/“국정개혁 철저히” 내각에 경고 의미도 金大中 대통령이 18일 裵洵勳 정보통신부장관의 사표를 수리한 것은 ‘책임행정’의 발로로 볼 수 있다. 裵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지체없이 수리한데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출범초 한때 삐걱거렸던 내각이 이제 안정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시점에서 裵장관의 의견개진이 내각의 불협화로 비춰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취임이후 金대통령이 총력을 쏟아온,나아가 국민과 세계가 국정개혁의 ‘바로미터’로 여겨온 5대그룹의 빅딜에 대해 裵장관이 정부의 방침과 배치되는 입장을 표명한데 대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사표수리 형식이나 내용은 경질의 성격이 크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제출된 사표는 수리될 것”이라고 발표한 데서도 감지된다. ‘한번 맡기면 믿고 쓰는’,그리고 신중을 기하는 金대통령의 인사스타일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청와대 한 고위당국자도 “裵장관의 사표수리는 내각에 대한 ‘경고의미’도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裵장관의 후임으로는 옛 체신부 차관 출신인 申允植 하나로통신 사장과 金孝錫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총리에 전화로 사의 표명 ●裵장관은 이날 오후 전화로 金鍾泌 총리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업무를 정리하고 정보통신부 기자단과 서울 종로구 청진동 모 음식점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 식사 도중 ‘정보통신부 장관 전격경질’ 소식이 저녁 TV뉴스에 보도됐다고 전하자 裵장관은 “빠르네”라면서 “지난 16일 전경련서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5대그룹 빅딜에 대해 사견을 개진한 것이 언론에 강력 반대한 것으로 보도된 이후 마음을 정했다”고 말했다. 裵장관은 곧바로 전화를 받는다는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떠났다. 裵장관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외자유치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7개월째 표류하고,자신의 사견이 부정적으로 과장돼 보도되는 것 등에 대해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해 왔다. ○‘텃세’ 심한 관료들과 불화 ●청와대관계자는 裵장관의 사표수리 배경에 대해 “빅딜관련 발언에 대한 본인의 해명이 있었으나 불충분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정통부 주변에서는 그가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텃세가 심한 관료사회에 자신의 능력을 접목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 조기하차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裵장관이 취임이후 재계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관료사회에 접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그러나 변화를 거부하는 관료사회의 두터운 벽에 부딪치자 상심해왔다”고 말했다.
  • 외교통상부(계약직 공무원 실태:上)

    ◎박사급 12명 첫 채용 對美협상 투입/美 대표 “철저한 준비에 진땀” 실토 공직사회에도 계약직 바람이 거세다. 계약직은 경직된 공직사회에 전문가들을 즉각 수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곧바로 대처하는 안전판 역할이다. 하지만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한 공직사회의 이기주의와 텃세에 밀려 계약직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계약직의 현황과 개선책을 점검한다. 행정 사이드에서 민간 전문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분야를 꼽으려면 우선 외교통상 파트를 떠올리게 된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는 지난 6월 정부 부처로는 처음으로 박사급 민간 전문가 12명을 공개채용했다. 계약직 공무원 신분을 갖게 된 이들은 실무에 투입된지 아직 두달도 되지않았다. 하지만 성과는 만만찮다는 평가다. 최근 열렸던 한·미 투자협정 회담이 끝난 뒤 미국대표단은 이례적으로 협상 상대인 우리 측을 추켜세웠다. “한국대표들이 미국법과 다자간 규범,미국과 외국간의 회담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오는 바람에 협상 내내 진땀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미국 변호사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짜여진 우리 민간 전문가팀의 진가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특히 국회 통상 전문직 출신의 孫基允 박사(38)는 기존 공무원들을 제치고 ‘한·EU 합성필라멘트사(絲) 상계관세 사전회담’의 수석대표로 결정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법률·회계법인에 외주를 줘야했던 통상관련 질의서의 타당성 검토와 답변서 작성도 이제 민간 전문가들에 의해 자체 처리할 수 있게 됐다. 吳相式 통상교섭본부 법률팀장은 “국제통상이 다자관계로 복잡화되고 전문화되면서 이번에 전문가를 영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선진국의 이해에 따라 만들어진 틀에 끌려다니기만 했지만 이제는 우리도 민간 전문가들을 활용해 능동적으로 국제규범을 만드는데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민간 전문가들의 약점도 노출되고 있다. 서열위주의 공무원 사회에서 처신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관계부처 협조나 공문 기안 등의 행정능력에 있어서 기존 공무원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수 있는 성격이라는 게 통상교섭본부의 설명이다. 일단 성공작으로 평가 받은 통상교섭본부의 민간 전문가 채용은 고시라는 구태의연한 방식에만 사로잡혀 있는 우리 공무원 수급구조에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 계약직 공무원 채용 부진/기대이상 성과 불구 각 부처 미온적

    ◎구조조정 진행속 공직사회 텃세 작용/10개 직위 말로만 개방… 외부영입 미뤄 행정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계약직 공무원 제도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강도높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계약직의 대규모 신규 채용이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공직사회의 폐쇄성도 한몫을 해 당분간 이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7일 국무총리실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올해 계약직 공무원은 기획예산위 13명,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12명,공정거래위 1명,감사원 1명 등 모두 17명이 채용됐다. 기존의 산림청 95명과 국방부 58명,문화관광부 29명,행자부 21명,건설교통부 12명을 합쳐도 계약직의 총수는 267명에 불과하다. 계약직은 기관장의 재량 아래 정원의 범위안에서 행자부와 협의를 거쳐 충원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신규 채용을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계약직은 공보실이 10명,재정경제부가 3명,철도청이 3명 등 모두 16명 뿐이다. 이들도 정책을 담당할 민간전문가라기 보다는 방송요원 등 부처내부 업무를 위한실무인력에 가깝다. 더구나 정부가 개방형 전문직위로 지정한 10개 직위에도 각 부처는 외부 전문가를 임명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계약직의 신규 채용이 부진한 데 대해 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공무원들도 잉여인력으로 공직을 떠나는 마당에 계약직을 늘리는데 대한 직원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관장인들 그동안 얼굴을 맞대온 기존 인력을 직권면직 대상인 무보직 상태로 만들어 놓고 민간전문가를 새로 채용할 수 있겠느냐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국장이나 과장을 외부 전문가로 충원한다면 어려운 시험을 뚫고 공무원이 될 까닭이 없지않느냐는 사람도 있다”고 말해 외부인력의 고위직 채용이라는 제도 자체를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도 적지않음을 시사했다.
  • ‘외교 장관’의 비외교적 언동/具本永 정치팀 차장급(오늘의 눈)

    탈냉전 이후에도 지구촌에서는 저마다 국익을 앞세운 외교전이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 외교관 맞추방 사태로 비화된 우리와 러시아간 외교갈등도 그 연장선상에 있음은 물론이다. 사건의 배경에 러시아측의 국제 외교전략이 개재되어 있을 법하다. 나아가 탈냉전으로 초강대국의 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러시아의 자존심과 빗나간 대국주의도 한 원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태의 발단이나 전개과정에서 우리측의 대응도 미숙했음을 누구도 부인키 어려울 것이다. 이는 金大中 대통령이 朴定洙 전 장관을 경질하고 모든 언론들이 외교통상부·안기부 등 부처간 혼선을 질타한 데서도 드러난다. 국내정치에서든 국제정치에서든 벌어진 사태의 원인은 복합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런 맥락에서 서울신문도 이 사태를 악화시킨 한 원인으로 관료집단의 배타주의를 지적한 바 있다. 7일자에서 직업 외교관들의 정치인출신 장관에 대한 비협조를 비판했던 것이다. 본지의 보도에 대해 반향도 컸다. 핵심 경제부처 출신으로 과거 외무부로 ‘스카웃’ 됐다가 물러난 한인사는 “(글을 읽고)속이 다 시원했다”는 반응이었다. 또 외무부 파견경력이 있는 공무원들은 “공관에 근무하던 중 일부 커리어 외교관들의 텃세에 적지않은 속앓이를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교통상부의 수장인 洪淳瑛 장관으로부터 뜻밖의 반응이 나왔다. 그는 보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한­러관게 수습방안을 설명하다 갑자기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흥분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공개석상임에도 “3류소설 같은 기사로 직업외교관들을 모욕했다”며 막말을 서슴치 않았다. 일거수일투족을 절제해야할 외교관으로선 극히 ‘비외교적 언사’였다. 물론 주무부서 수장으로서 품안의 관료들의 사기를 위해 ‘변호’가 필요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역시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국력과 외교력이 정비례하는 ‘외교정글’에서 나름대로 ‘헌신’해왔다는 항변도 있음직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보여준 ‘비외교적 언사’가 외교일선에서 또 다른 에러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민정부 시절 金泳三 전 대통령은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고 흥분한 바 있다. 하지만 그 한마디로 한일 외교를 수렁으로 몰아넣었을 뿐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한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 외교관 믿어줘야 외교가 산다/鄭達鎬 駐오스트리아 공사 기고

    ◎‘직업관료 텃세로 前 외통장관 경질’은 오해 본지 7일자 23면 한·러 외교관추방 사건으로 朴定洙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물러난 데 대한 ‘궁지 몰린 장관 아무도 안도왔다’는 기사와 관련,鄭達鎬 주오스트리아 공사가 기고문을 보내왔다. 다음은 ‘외교관 믿어줘야 외교에도 힘 실린다’는 제목의 기고문 내용이다. 서울신문 기사는 직업관료와 비직업관료 출신장관 사이의 허물 수 없는 벽이 전격경질 사태를 가져온 원인이라고 몇가지 사례를 왜곡하거나 부정적으로 부각시켰다. 직업외교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트려 궁극적으로는 우리 외교에 대한 국민의 지지기반을 훼손하고 있다. 지엽적인 사항을 확대해 보도하면 국민을 오도할 뿐 아니라 문제의 본질마저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러 외교관 상호추방 사태에서도 우리 언론이 우리측 내부사정을 미주알 고주알 캐내 턱없이 증폭시킨 측면이 있다. 외교가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는 이번 사태의 전과정을 단 2회 간략히 보도했을 뿐이다.외교사안에 대해 정부가 잘못한 점이 있을 경우 언론이 이를 즉시 질책하고 냉철하게 평가하는 것은 건전하고 유용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진행중인 사안의 경우는 비록 잘못하는 점이 있더라도 정부나 관련 공무원을 지나치게 몰아세우게 되면 이는 우리의 교섭력을 악화시키고 상대방의 입지를 강화시킨다. 결국은 국가의 대외 이익 추구라는 외교목표에 역행하는 일이 될 것이다. 더욱이 이번 기사는 본질적인 사안에 대한 평가도 아니고 정부에 대한 질책도 아니다. 다만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소위 ‘공무원 불신풍조’에 편승해 직업관료와 정치인 출신 장관간에는 항상 불화가 있는 것으로 전제해 놓고,마치 직업외교관들이 정치인 장관에게 협조를 하지 않아서 장관이 물러난 것처럼 썼다.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면 우리 정부 내부를 이간하고 관료사회 내지 직업외교관을 비하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써놓은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기사 부제로 ‘박정수 전 외통장관 전격경질에 텃세론 제기’라 해놓고 누가 이를 제기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있다. 이는 기자가 평소 가지고 있던 판에 박힌 스테레오 타이프로서의 텃세론을 제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마저 주는 것이다. 우리 직업외교관은 국가간의 관계에서 우리 국익을 지키고 신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이런 목적 아래 외교에 임하는 집단이다. 장관이 누가 됐든 일단 임명된 뒤에는 장관을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우리 외교의 사령탑으로 일사불란하게 외교를 수행하는 인격체이다. 정치인 장관과 직업관료간에는 시각이 다를 수 있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이는 직업외교관 출신장관과 부하 관료 사이에서도 흔히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시각의 차이나 이견이 곧 갈등이나 불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지식인으로서의 상식이다. 우리 직업외교관들은 정당한 비판은 달게 받을 것이나 근거없는 보도로 직업외교관을 비하시키는 것은 우리의 집단적 인격에 대한 모독으로 보고 이에 당당하게 대응할 것이다.
  • 朴定洙 前 외통장관 전격 경질에 텃세론 제기

    ◎“정치인 출신 외통장관 어려움 난 모르오”/궁지 몰린 장관 아무도 안도왔다 직업관료와 비직업관료 출신 장관들 사이의 벽은 허물 수 없는 것인가. 朴定洙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전격경질을 두고 관가에서는 외통부 커리어들의 ‘비협조’가 장관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았다는 해석을 제기하고 있어 관심이다. 안기부 직원인 趙成禹 참사관의 추방이 계기가 된 이번 사건은 처음부터 외통부의 고유업무라기보다는 안기부의 대리전이었다. 거기다 외통부 간부들이 책임있게 사태를 수습했더라면 장관 경질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었는데도 간부들이 이를 방치했다는 것. 문민정부 때부터 이야기됐던 영입장관과 커리어들간의 갈등이 이번 사태를 확대시키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2차 한·러 외무회담을 앞둔 지난달 28일,마닐라 대표단간에는 1차회담이 결렬된 이후 2차회담이 재개되는 경위를 기자단에게 설명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 제기됐다. ‘목에 걸린’ 아브람킨 러 참사관의 재입국문제를 명확히 하지 않고는 2차회담도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1차회담결렬로 장관 위상이 추락한 상황에서 이를 덮어두면 더 위험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그러나 담당국장 등 간부진들은 이를 외면했다. 이들은 사전설명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2차회담 후 프리마코프 러 외무장관이 “아브람킨은 한국에 재입국한다”고 이면합의를 발설했음에도 끝까지 나몰라로 일관했다. 이들은 입을 다물고,사태가 확산되자 이틀 뒤 朴장관과 宣晙英 차관이 공식 확인하는 방향으로 사태는 악화됐다. 담당 간부들의 ‘오불관언(吾不關焉)이 결국 장관의 거짓말,무능력을 부각시키게 됐다는 것이다. 관리들이 외부에서 영입된 장·차관에 대해 몸을 던지지 않는 것은 우리 관가의 묵은 관행이다. 문민정부 초기 비커리어 출신들의 대거 장관기용은 이에 맞선 관료들의 복지부동과 맞물려 문민정부 전체의 행정능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었다. 당시 외무부 韓昇洲 장관 경우 대북문제와 관련해 커리어들이 사사건건 진로방해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문제와 관련한 북미고위급회담 관련 정보는 韓장관이 아닌 다른 채널로 보고돼 장관이 무력화됐다. 장관에서 물러난지 얼마되지 않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경제회의에 참석했던 韓장관은 공항에 대사관 직원들이 나오지 않아 직접 짐을 찾는 곤욕을 겪기도 했다. 장관이나 차관은 대단한 자리다. 그러나 비관료출신 장·차관의 경우 부하들이 협조하지 않거나,이들을 장악하지 못할 경우 ‘울고 싶은 자리’일 뿐이다. 문민정부 시대 차관을 지낸 한 인사의 외교통상장관 경질에 대한 관전평(評)이다.
  • 여야 충북지사 후보 비교

    ◎자민련 李元鐘 후보/풍부한 행정경험 장점/탄탄한 조직력이 무기 자민련 李元鐘 후보는 자민련의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구도,여권의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자신한다. 최근 朱炳德 후보의 신문광고에 대해 정책대결을 외면한 비열한 인신공격으로 규정,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하고 있다. 李후보는 친화력을 바탕으로 부드럽고 깔끔한 이미지를 앞세워 전 연령층에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행정고시 출신으로 충북지사·서울시장을 거치면서 쌓아온 풍부한 행정경험과 경륜을 강조한다. 칡뿌리를 캐던 시골소년이 공중전화 수금원에서 출발해 서울시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출세의 과정에서 ‘알차고 야무지다’는 뜻의 ‘알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희망 98,선택 이원종­충북이 바뀝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충북무역투자공사 설립,도민감사청구제 및 도민과의 정례 TV토론 등 지역경제활성화와 열린 도정 추진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선 직후 한나라당을 탈당,당적을 옮긴 후 공천과정에서 홍역을 치렀고 아직도 당 내부와 지역 국민회의측 당원들의 반발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향 제천 등 북부권의 압도적 지지와 함께 대세를 결정할 청주·청원지역은 물론 남부의 보은·옥천·영동 및 朱후보의 고향인 음성까지 전 시·군에서 모두 승리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후보 스스로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등 적극적인 선거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朱炳德 후보/“뚝심행정 평가 받을 것”/북부권 집중 공략 총력 한나라당 朱炳德 후보는 선거전 초기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자민련 李元鐘 후보의 우세 분위기가 종반들어 역전됐다고 주장한다. 95년 선거때도 불리하다는 예상을 깨고 당선된 전례와 두 차례 충북지사 재임기간에 보여준 추진력과 뚝심이 긍정 평가될 것으로 기대한다. ‘힘있는 충북 건설’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추진해온 ‘충북도 명예연구소’ 지정 등 농정시책과 65살 이상 노인들에 대한 보건소 무료진료 사업등이 저변표를 끌어모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또 오송 보건의료과학단지조성과 청주공항 개항을 주요 치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충북선 전철화에서 산간 계곡수 보호,노인요양시설과 치매병원 건립까지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사 재임중 마음에 들지 않는 공무원에게 가차없는 질책과 불호령을 내리는 등 지나친 엄격함 때문에 함께 일한 공무원들로부터 후한 점수를얻지 못하는 흠집도 있다.측근들은 이를 ‘솔직함’이라고 옹호한다. 지난 90년 관선 충북지사로 취임한지 6개월만에 단양지역 수재민들에게 “수해가 인재(人災)임을 인정한다”는 각서를 써주고 해임된 전력도 약점이다. 청주중·고 출신으로 청주권 학연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고향 음성을 포함한 북부권을 집중 파고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 1일엔 李元鐘 후보의 충북도지사 및 서울시장 재직시 우암상가아파트와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비방성 신문광고를 냈다가 고발당했다. 구여권의 남은 조직을 최대한 고수,예상되는 자민련의 텃세와 바람을 뚝심으로 이긴다는 각오로 막판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여야 충북지사 후보 비교 ◇李元鐘 ·나이:56 ·출생지:충북 제천 ·학력:성균간대 행정학과 ·주요경력:행시 4회(66년)·서울시 기획담당관(75년)·서울시 내무국장(80년)·청와대 내무행정비서관(91년)·충북지사(92년)·서울시장(93년)·청주 서원대 총장(96년) ·가족:부인 金辛子(58)씨와 4녀 ·별명:알쫑이 ·재산:11억4,300만원 ·병역:면제(폐결핵) ◇朱炳德 ·나이:62 ·출생지:충북 음성 ·학력:단국대 정외과 ·주요경력:순경 임용(60년)·해양경찰청장(87년)·감사원 감사위원(89년)·충북지사(90년)·경찰위원회 상임위원(93년)·충북지사(95년) ·가족:부인 金鍾君(56)씨와 2남1녀 ·별명:황소 ·재산:9억5,900만원 ·병역:육군 상병 제대
  • 경제불균형 극복(통독7년 그 이후:하)

    ◎“동독 재건” 생산성 2배로/도시지역 갈등 불씨 임금격차 거의 해소/동·서독출신 통합 경영시스템 연구 활발 베를린에 진출해 있는 컬러 TV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삼성전관 책임자 김인상무는 동·서독 출신 근로자 사이의 갈등을 묻자 지난 93년 공장 인수당시에 있었던 한 사례를 공개했다.『생산1부 부장에 서독출신 전문가를 고용했는데,본인이 힘들어 하고 동독출신 근로자들의 텃세를 배겨내지 못해 결국 동독출신 근로자로 교체했습니다』. 인수후 4년이 지난 지금은 서독인 출신보다 통독전에 과장급에 불과하던 메인 케라는 동독출신을 발탁,부사장으로 승진시킨뒤 전권을 주고 있다고 했다.이제 서독출신 간부는 전문분야인 경리·자금담당 부장등 1∼2명이 전부라고 한다. 이렇게 된 데에는 통독후 동·서독 근로자간의 임금격차 등 독일사회 전반에 걸친 동·서독출신간의 갈등 때문이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요즈음은 베를린시 등 대도시 근로자의 경우 임금격차가 거의 해소돼 갈등이 크게 완화됐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다만 높은 실업률과 지방도시의 경우 동독출신 근로자들의 임금수준이 여전히 서독출신의 70∼80%에 불과해 불만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16일 동베를린 지역은 건설노동자들의 집단 시위로 도시가 하루 종일 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베를린시청 경제부 볼프강 홈멜국장은 이에 대해 『건설공사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과 임금인상,그리고 고용보장을 요구한 시위』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독전 동독인의 노동생산성은 서독인의 30% 수준에 불과했으나 올해 평균 60%로 상승한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기술수준과 노동생산성에 비해 임금이 높은게 문제』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도 생활은 서독인과 똑같기를 원해 통일후 동독지역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금 가운데 25%만이 산업재건에 투자되고,나머지 75%는 소비재 생산에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동독기업의 민영화를 담당하던 신탁관리청의 후신인 자본분배 경영회사(BMGM) 한스 주르겐 알베르트씨는 『동·서간 갈등해소를 위해 새로운 경영모델을 창출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한다.즉 판매와 영업부문은 경험이 풍부한 서독인에게 맡기고 동독인들도 최고경영에 일부 참여하게 하며,동·서독의 젊은이들을 대거 채용,기업의 미래를 이들에게 맡기는 경영시스템을 개발중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은 곳곳에서 감지됐다.작센주 경제진흥공사 투자상담역인 켄스만씨는 『60명의 직원 가운데 서독출신은 5∼6명에 이른다』며 『이 지역이 고향인 동독출신들이 애향정신과 자존심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 서울신물 박정현 특파원 파리 OECD 본부를 가다

    ◎연구팀만 200여개 “세계경제 산실”/26개 분야별 소위서 국제경기흐름 조율/모든회의 비공개… 서류마다 「비」자 일색/지하커피숍엔 각국외교관 등 「정보사냥꾼」 북적 파리시내 서쪽 앙드레 파스칼거리 2번지.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색창연한 본부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이 거리를 사이에 두고 샤토 뮈에트(뮈에트성)이라고 불리는 구관과 비교적 신식인 별관건물이 맞이한다. 구관 건물부터 찾아들었다.방문객 접수창구에서 신분증을 내고 임시방문증을 받는다.OECD 대표부 직원이 아니면 회의에 참석하는 정부대표단도 매번 방문증을 받아야 한다.그만큼 2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한 OECD의 문턱은 높게 느껴진다. 건물입구에는 OECD라는 간판도 금방 눈에 띄지 않는다.주변에 주차된 외교관 번호판의 승용차들이 OECD 건물임을 말해준다.신분증을 받아 구관을 들어서면 넓은 뜰이 나오고 건물 입구를 쳐다보니 가로 1.5m,세로 1m 크기의 태극기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본부입구 태극기 펄럭 지난달 12일 이시영 주프랑스한국대사가 프랑스 외무성에가입서를 기탁하자마자 게양된 태극기다.한국이 OECD 회원국임을 대외에 알리는 가장 큰 상징이다.나머지 28개 회원국의 국기가 태극기와 함께 나부낀다.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실감케 했다. 샤토 뮈에트는 왕과 귀족들이 가까운 불로뉴숲에서 사냥을 하다 쉬던 「휴식처」.우여곡절을 겪은뒤 1차대전 직후 유태인 출신의 작가 로드 차일드가 인수한다.현관과 회의실 등에 진열된 그림 등 소장품들은 그가 진열한 거의 그대로이다. 차일드는 2차대전이 일어나자 나치에 빼앗기지 않으려고 이 성을 프랑스 정부에 헌납했다고 한다.전쟁이 끝나고 돌려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고 프랑스 정부는 지난 49년 유럽경제협력기구(OEEC)가 설립되면서 공짜나 다름없는 가격에 OEEC에 이 성을 넘겨줬다. OEEC의 손에 들어간뒤 61년 명의가 OECD로 개편되었으며 그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건물 1층에 있는 회의실은 4개.A∼D까지의 회의실이 있고 이 가운데 C회의실이 바로 매년 5월 각료들이 모여 각료이사회가 열리는 유명한 곳이다. 입구 왼쪽의 계단을따라 올라가자 도널드 존스턴 사무총장의 집무실과 사무국 직원들의 사무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구관을 나와 다시 앙드레 파스칼 거리를 건너 신관에 들어섰다.신관의 지하1층에 위치한 회의실은 9개.나머지는 모두 사무국의 사무실이다. ○사무국 직원 1천900명 구관의 회의실을 합해 모두 11개 회의실이 있지만 매일 열리는 7∼8개의 회의때문에 항상 북적댄다.지하의 커피숍은 회의 막간을 이용해 외교관이나 정부대표단이 정보를 교환하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다른 선진국 경제정책의 흐름을 파악하려는 각국 외교관과 정부관리들의 눈초리는 커피숍에서도 느껴진다. OECD는 부자들의 모임이라고들 한다.하지만 실제로 OECD를 방문해보면 OECD가 결코 부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회의실이 부족해 파리시내 프랑스정부 소유의 건물로 자리를 옮겨 「더부살이」 회의를 여는 경우도 많다. OECD는 본부를 이전한다는 방침아래 대상지를 물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영등포구 정도의 크기에다 건물 증개축이 엄격한 파리시내에서 넓은 부지에 번듯한 사무실을 찾기란 쉽지 않다.지난해 여름 한국이 가입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OECD 사무국 직원들은 한국이 하루라도 빨리 회원국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국이 가입하면 예산이 늘어 에어컨을 설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OECD예산은 약 2억6천만달러.이 가운데 1천900여명의 사무국직원들 인건비가 85%를 차지하고 있어 예산은 턱없이 모자란다.때문에 지난해 존스턴체제 출범이후 사무국 기구 축소와 기능정비 검토에 들어갔다.여느 국제기구와 마찬가지로 인력감축바람이 서서히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물 비좁아 이전 모색 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유럽국가들이 22개국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이는 OECD자체가 2차대전후 잿더미의 유럽의 재건을 위한 기구라는 뿌리에서 비롯된다.미국은 마셜플랜이라는 대규모 유럽원조를 했고 유럽 16개국이 원조자금의 배분 등을 논의했던 기구가 OEEC이다. OEEC는 유럽의 경제복구가 어느정도 달성되자 지난 61년 미국과 캐나다 등을 포함한 OECD로 확대 개편됐다.이제는 선진7개국(G7)정상회담의 사무국 역할과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막후조정을 할 정도로 국제경제질서를 주무르는 최고의 국제경제기구로 떠올랐다.이런 기구에 가입해 회의에 참석한 우리 정부 관리들은 OECD가입이 백번 잘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본부가 파리에 소재하고 있어서인지,회원국이 유럽지역에 편중돼 있는 탓인지 유럽 텃세가 심하기로도 유명하다.한국의 가입협상때 아시아국가들은 지원사격을 많이 해준데 비해 유럽국가들은 꼬치꼬치 트집을 잡기도 했다.때문에 백인 기독교사회가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회원국이 되려는 한국을 골탕먹이려 한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최고기구 각료이사회 OECD의 회의 특징은 회원국간 비밀을 중시하고 웬만한 서류에는 「컨피덴셜(비밀)」이라고 찍혀 있다.지난 연말 투자보장협정(MAI)회의에 참석중 OECD건물에서 만난 한국의 한 외교관은 『한국이 정식 회원국이 아닐때 한 위원회의 회의에서 하루에 3번씩이나 쫓겨나는 설움을 겪기도 했다』며 『회원국의 가장 큰 장점은 쫓겨나는 설움이 없이비밀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점』이라고 전했다.그만큼 비회원국에 대해서는 철저히 배타적이라는 얘기다.회의의 또다른 특징은 「동료간 압력(Peer Pressure)」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회의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회의에 참석한 외교관들의 말을 빌려 종합해보면 이렇다.A국의 경제정책이 잘못돼 B국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치자.B국의 대표는 어느날 회의에서 『A국의 정책은 국제경제규범에 어긋난다』고 간접적으로 지적하면서 수정을 요구한다.그러고 나면 회원국들은 A국과 함께 토의를 거듭하면서 서로의 정책 조화를 도출해 나가는 점잖은 진행방식이다.이 과정에서 선진국들의 최신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 OECD의 최고 의사 결정기구는 이런 각료이사회와 함께 상주대표들이 참석하는 일반이사회가 있다.사무총장을 의장으로 하는 일반이사회가 열리는 매달 두번째및 네번째 목요일은 OECD가 붐비는 날이다.그리고 특별사안이 있으면 한차례 이사회가 더 열려 한달에 2∼3번씩 열리는 셈이 된다.이 자리에서 신규 회원국 가입문제와 위원회별 심사및 검토결과에 대한 최종 승인이 내려진다. 이사회 산하에는 26개의 분야별 위원회가 있고 200여개의 작업반이 구성돼 있다.이들 작업반에서는 문제점으로 지적된 경제정책에 대한 해결방안 등에 대한 연구가 모색된다.이외에 국제에너지기구(IEA),원자력기구(NEA),교육연구혁신기구(CERI) 및 개발센터(DC) 등의 반독립적 부속기관들이 설치돼 있다.
  • 「코린도」와 승은호 회장:1(테마가 있는 경제기행:39)

    ◎발판굳힌 현지경영/맨손으로 일군 「인니 재벌」 신화/화교·일 기업 텃세속 60년대말 원목사업 시작/선박·증권 등 계열사 26개… 종업원 2만5천명 테마경제기행은 우리재계의 거대한 조류가 되고 있는 「해외경영」에 도움을 주기위해 인도네시아의 한 한국 기업인을 집중 조명키로 했다.일찍이 현지화,국제화에 성공한 코린도(KORINDO)그룹이 그 대상이다.코린도 그룹의 성장배경과 노력을 살펴 봄으로써 일천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너도나도 국제화,세계화에 내 몰리고 있는 국내기업들에게 작은 이정표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코린도는 인도네시아라는 판이한 정치 사회 문화 종교 속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한국인 투자기업이다. 인도네시아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재벌과 일찍부터 이 나라에 진출한 일본기업들의 견제를 뚫고 인도네시아에서 30대 재벌의 반열에 올라있다.통계가 정확하지 않은 이 나라에서는 10위쯤 된다는 평가도 있다.코린도는 국내보다 인도네시아에 더 알려져 있다. 코린도그룹은 원목개발사업에서부터 합판,신발,컨테이너,신문용지,건설,선박,증권 등에 이르기 까지 26개의 계열기업을 거느리고 있다.종업원만 2만5천명으로 사원가족을 합치면 10만 대가족이다. 코린도는 승은호 회장 일가가 인도네시아에서 맨손으로 일군 현지재벌이다.국내에서 종자돈조차 갖고 나가지 않고 신용으로 일궜다는 점도 흥미를 끄는 대목이다. 코린도는 코리아와 인도네시아의 머리글자를 따 만든 합성어다.태생은 한국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한국기업도,인도네시아 기업도 아니다.요즘 표현으로 세계화·현지화된 기업이다. 코린도의 「역사」는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60년대 말 목재사업을 하던 동화기업이 현지생산의 필요성을 느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것이 계기가 됐다.당시 국내에는 삼성을 빼고는 이렇다할 재벌그룹이 없던 때.동화기업은 승은호 회장(54)의 부친(승상배씨)이 경영했던 회사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에서 원목을 사오다가 당시 칼리만탄(보르네오섬) 지역에 12만㏊의 채벌권을 확보,인니동화라는 현지법인을 세운 게 효시였다.그러나 동화기업은 이제 코린도그룹의 작은 계열사일뿐이다. 코린도에 관한 자료는 국내에 없다.전경련이 매년 발간하는 한국재계인사록에도 승은호 회장의 이름은 없다.다만 그의 부친인 승상배씨(그룹 총회장)의 이력만이 유일한 승씨 가의 인사로 등재돼 있다.승총회장은 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며 승은호 회장이 10년째 그룹회장을 맡고 있다. 코린도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홍보부재와 승회장 특유의 언론기피 탓도 있다.국내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유전(마두라)개발을 했던 남방개발의 코데코가 더 잘알려져 있다.코린도는 코데코보다 5년쯤 늦게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그러나 코데코 그룹이 요즘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코린도는 내실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승회장은 언론에 나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그래서 이번 기행취재도 그의 서울고 동기인 김영수 문화체육부장관의 「보증」과 「압력」으로 성사됐다. 승회장은 만주태생으로 매동·장충국민학교를 거쳐 서울중·고(12회)를 나왔다.연세대 행정학과를 거쳐 67년부터 경영에 뛰어든다.그의 이력(67년 동화기업 상무­68년 동화기업 LA지사장­82년 동화기업사장­87년 코린도그룹회장)에서 보듯 모기업인 동화기업과 코린도의 경력이 전부다. 그는 자카르타에 상주한다.인도네시아의 정계와 군부,관계의 실세인사들과도 교분이 두텁다.「인도네시아에서 사업하려면 승회장과 손을 잡아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승회장은 포철 신호그룹 동양화학 등 국내 업체들과 합작사업을 추진 중이다. 승회장은 국내에도 가끔 온다.정계 관계 문화계 등 다방면의 국내인사들과도 접촉이 많아 알만한 사람은 아는 「마당발」이다.물론 사업무대는 자카르타다. 김영수 장관,김유성 서울법대 교수,김효일 해동화재 부회장,김성기 한성자동차 사장이 그와 서울고 동기동창이다.이건춘 국세청 국제조세실장과는 대학동기다. 코린도의 연 매출은 6억달러.인도네시아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의 10분의 1(94년 기준 8백57달러)이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굴지의 현지재벌이다. 일찍이 현지경영과 세계화에 성공한 코린도.코린도는 어떻게 해서 낯설고 물설은 인도네시아에서 재를일궜을 까.궁금증을 안은 채 지난달 말 자카르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 연극인 박정자(인물탐구:102)

    ◎출연작마다 대히트… 한국 연극의 자존심/타고난 목소리·정열적 연기로 「천의 얼굴」 창조/무대인생 34년… 침묵만으로도 관객을 숨죽여 83년 8월 실험극장이 여름무대에 올렸던 연극 「신의 아그네스」를 관람한 연극배우 박정자는 닥터 리빙스턴 역할에 은근히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매춘부이자 알코올중독자인 아그네스와 종교적 기적으로 그녀를 구원하려는 수녀원장, 종교의 무지와 어리석음속에서 아그네스를 구해내려는 정신과 의사 리빙스턴 등 세 역할중에서 냉철한 이성의 소유자인 리빙스턴은 장렬한 휴머니티를 발산할 수 있는 색다른 연기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무렵 KBS와 MBC에서 이 연극을 라디오드라마로 만들면서 그에게 출연요청을 해왔을때 양쪽 책임자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근엄한 「미리엄 수녀원장」을 그에게 맡겼다. 4년전 실험극장이 「신의 아그네스」를 리바이벌하면서 그에게 출연을 제의해오자 그는 『나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 것인가』를 물었고 연출을 맡은 윤호진은 당연히 「수녀원장」이라고 대답했다. ○「위기의…」서 완벽 변신 그는 연출자에게 『나는 왜 수녀만 해야하느냐, 내가 하고싶은건 닥터』라고 건의해보았다. 그러자 윤호진은 『그렇다면 수녀원장은 누가 하겠는가, 닥터 리빙스턴은 누구나 할수 있지만 미리엄은 아무나 할수 없다』고 받아넘겼다. 이처럼 박정자의 이미지는 재치있고 이지적이며 흐트러짐이 없는 요조숙녀와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고집불통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불굴의 의지와 강인한 인간상」이 그의 연기패턴으로 굳어져 버린지 오래다. 그러기전 그는 극단 산울림이 소극장 개관 1주년 기념으로 막올린 「위기의 여자」에서 「모범적인 주부」「헌신적인 아내」「희생적인 엄마」라는 미명하에 남편을 「한낱 월급장이」로 몰아붙이는 이기적이고 히스테리컬한 여성의 속성을 유감없이 창조해낸적이 있었다. 시몬느드 보봐르 원작의 이 연극은 86년 8월, 뜨거운 한여름에 시작됐으나 장사진을 이루는 관객들로 극장은 즐거운 비명을 올렸고 한달공연에서 1주일 연장, 다시 연장을 되풀이 한끝에 5개월간의 장기공연으로그는 새로운 연기의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극단 자유의 대표 이병복씨는 분장실로 찾아와서 『정말 잘했다』고 그를 격려해 주었고 자유에서 크고 자란 배우를 객원출연으로 변신시킨 임영웅씨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잊지않았다. 물론 이 역할도 우연히 얻어진 것은 아니다. 임영웅씨는 인생에서의 성공을 사랑과 결혼으로 저울질하려는 한 평범한 가정주부가 그의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생겼다는데서 비롯한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과 배신의 파장을 그린듯이 누벼 나갈 이모셔널한 연기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그때 이제까지의 딱딱하고 강한 이미지를 벗고 복합적이고도 미묘한 여성적 연기에 도전하고 싶었던 박정자는 『나는 위기의 여자가 될수없겠느냐』고 임영웅씨에게 물었다. 연출자는 처음에는 『박정자라는 배우는 여성의 위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박정자의 다양한 연기의 가능성은 어쩌면 여성의 변덕스러운 갈등변환을 절묘하게 끌어낼 수 있을것 같은 예감』에 그에게 주역인 모니크역을 내주었고 그대신 그의 「오만과 정열을저온으로 낮출것」을 부탁해 마지않았다. 연기에 몰입하면 「극과 극을 넘나드는 자유분방과 야생마처럼 분출하는 에너지」가 불처럼 폭발해 버릴 것을 우려해서다. 막이 오르자 매스컴은 그의 신선한 변신을 다투어 조명했다. 그는 과연 「불같기도 소슬바람같기도한 섬세하게 계산된 연기」로 주변의 노파심을 잠재워버렸다. 그가 무대에서 우뚝 솟아 눈부신 빛을 발하는 이유는 작품에 대한 엄밀한 이해와 준엄한 탐구정신, 그리고 극예술이 지닌 무한한 깊이에 철저하게 빠져들어 「사실주의와 부조리극을 폭넓게 넘나들고 항상 새로움과 창조성」을 찾아내는데 있다. 「위기의 여자」를 본 한수산이 이렇게 말한 것이 기억된다. 『그의 장점은 한치도 소홀함이 없는 완벽한 대사의 전달, 유려하고도 감동적인 연기의 호소력, 빗겨가는 조명을 받고 서있을때의 긴 침묵속에서도 관객의 숨소리를 죽게하는 힘』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확실한 캐릭터를 지니면서도 역할에 따라 묵직한 울부짖음으로 관객의 가슴에 녹슨 못을 박는가하면 호수의 수면같은 속삭임으로 듣는 이의 정감에 물비늘이 일게 하는 마력같은 묘미를 지니고 있다. 이른바 「세상을 알만큼 알고 인생을 살만큼 산 배우가 시간의 체에 걸러서 보여주는 원숙함」일 것이다. 박정자는 인천에서 사업을 하던 집안의 1남 4녀중 막내로 태어났다. 3살되던해 아버지를 여의고 여장부같은 어머니 김진옥 여사 밑에서 자라면서 극단 신협의 단원이던 오빠(박상호)를 따라 극장출입을 한것이 어릴때부터 배우의 길을 예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상대방을 압도하는 장중한 목소리와 자신도 모르게 역할의 내면에 파고드는 집착은 지령을 내리는 북조선 고위 여간부, 타협을 모르는 형무소 여간수, 신들린 무당, 악녀, 마녀, 촌부, 과부, 변덕스럽고 수다스러운 백작부인에서 파란과 고초를 이겨낸 지사의 현처등을 종횡무진으로 연기해내었고 그의 연기가 무대에서 현란하게 교직되는 순간은 「연기는 두뇌가 아닌 가슴으로 한다」는 미국의 명배우 줄리아 말로의 말을 그대로 실감시킨다. 「신의 아그네스」를 장기공연한 적이 있는 손숙은 『저 불같은 열정으로 어느날 무대에서 활활타서 산화하지나 않을까. 그와 함께 공연을 하면 느슨하게 풀린 신경이 팽팽하게 조여지고 긴장감이 생긴다』고 말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흐트러지기 쉬운 장기공연때도 그는 빈무대에 나와 한치도 연습에 소홀함이 없이 관객들에게 「언제나 첫 장면, 언제나 새 얼굴을 보여야한다」는 각오를 철저히 지킨다. 나이들수록 당당하고 아름다웠던 배우 캐서린 헵번처럼 「영원한 무대의 영혼」으로 남기위해 그는 「좋은 작품 좋은 연출 좋은 상대역 그리고 반드시 좋은 관객이 있어야만 그 배우의 무대가 빛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릴때부터 극장 출입 그는 평소 차분하고 점잖은 편이다. 또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이세상에서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쟤고 이를 관리하는 성의가 대단하다. 자신을 따르는 팬을 위해 연말에는 5천장이 넘는 카드를 직접 써서 우송하는가 하면 박정자를 후원하는 모임인 「꽃봉지회」를 만들고 89년에는 「아직은 마흔네살」이라는 음반을 출반하여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되돌리는 것등이 그렇다. 72년에 결혼한 CF감독 이지송씨(50)와의 사이엔 남매가 있다. 「위기의 여자」에서 그가 맡았던 모니크의 대사중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람은 결국 옳건 그르건 자기방식대로 살게 마련이니까요.나는 아직 마흔 네살이고 저 굳게 닫힌 문뒤에는 어떤 형태일지 모르지만 내 미래가 있다는 걸 나는 굳게 믿고 있어요』 미래의 문이란 두말할 것도 없이 그의 삶이자 숙명인 연극이며 한결같이 늠름하고 든든한 대형배우의 모습을 보이는 그를 보면 이병복씨의 지적대로 「박정자는 우리 연극의 텃세이자 자존심에 틀림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연보 ▲1942년 인천 소래 출생 ▲61년 진명여고 졸업, 이대 신문학과 입학, 대학극 「페드라」 출연 ▲63년 동아방송 1기 성우 입사, 극단 실험극장 「팔려가는 골동품」으로 데뷔, 「악령」「담배내기」 출연 ▲66년 극단 자유창단멤버 「따라지의 향연」 출연 ▲79∼현재 「국군의 방송 5분 실화극」 출연이후 5천회이상 방송중 ▲89년 「아직은 마흔네살」 출반▲92∼현재 한국배우협회 부회장 ▲94년 10월부터 실험극장 「오늘의 명배우」시리즈 「11월의 왈츠」 장기공연 및 뉴욕 LA공연 ▲97년 1월 일본 스바루극단 초청 도쿄서 1인극 공연 예정 「대머리 여가수」(69년) 「그 여자 사람잡네」(78년) 「위기의 여자」(86년) 모노드라마 「웬일이세요, 당신」(88년) 「굿나잇 마더」(90년) 「무녀도」 「그 자매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91년) 「신의 아그네스」(92년) 「햄릿」 「내사랑 히로시마」(93년) 2백50회에서 3백50회 공연기록외 1백여편과 영화 출연 수필집 「사람아, 그건 운명이야」(예음·93년) 동아연극상(70·71·85년) 백상예술대상(70·81·85년) 서울신문문화대상(71년) 서울극평가그룹상(85년) 한국연극예술상 대종상 여우조연상(75·84년) 영희연극상(79년) 이해랑연극상(96년)외 다수
  • 작가 김주영씨 역사소설 「야정」 5권 펴내

    ◎19세기말 만주 이민 풍속사 재현/텃세·이민족간의 갈등 등 애절한 정착 과정/8차례 현지답사… 민중의 삶 현장 꼼꼼히 묘사 중견작가 김주영씨의 또다른 역사소설 「야정」 전5권이 문학과 지성사에서 발간됐다.「객주」「화척」 등 이전의 대하소설을 통해 각각 조선조말 보부상의 발흥과 고려 무신정권시대 민중의 삶을 고증했던 작가가 이번엔 구한말 만주로 무대를 옮겼다. 강계땅 부농 홍씨의 노비 성률은 자신의 아내를 임신시킨뒤 후환을 없애려는 주인에게 쫓겨 만주로 월강한다.세도가의 늑탈에 맞서다 발붙일 곳 없게 된 창만,우덕,맹보 등도 식솔들을 이끌고 동행한다.이들이 남의 땅 만주에서 원주민 텃세와 이민족들간 힘겨루기,비적떼의 발호 등 갖은 고초를 겪어가며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 유장한 호흡으로 그려지고 있다. 작가는 1872년 평안북도 한 군수의 명에 의해 작성된 월강 범죄자 동태보고서인 「강북일기」에서 작품의 발상을 얻었다.신문에 작품을 연재하던 4년여 동안 그는 정확한 현장고증을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 상·하류를 각각두번씩 답사하는 등 8차례나 중국을 다녀오기도 했다.상상력만으론 메울수 없는 역사소설 특유의 사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재해서 받는 고료를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자료조사와 현지답사에 매달렸다고 한다. 일주일에 5일간 집필하고 나머지 이틀을 생생한 현장언어 수집을 위해 지방 장터로 떠돌았다는 서울신문 연재소설 「객주」때처럼,개성을 그리면서 현지에 가보지도 않는 것은 거짓이라며 절필을 선언했던 「화척」때처럼 이번에도 그는 구두 뒤축에 바람실린 떠돌이 기질을 한껏 발휘,작품의 무대를 파고들었다.때문에 작품은 19세기 말 만주이민 1세대의 풍속사로 손색이 없을 만큼 당시 민중살이의 세목들을 시시콜콜하고도 풍요롭게 되살려내고 있다. 이 작품도 그렇지만 김씨는 무수한 인간들이 얽히고 설키는 삶의 현장에서 한 시대의 새롭고도 거대한 징후를 드러내는 보기드문 능력을 지니고 있다.이는 개인의 운명을 집중 파고드는 실존적 관심과는 물론 다르며 군웅이 할거하는 거대서사시 같은 것도 아니다.「들판의 장정(야정)」이라는 제목 그대로 당시 아무데서고 찾아볼 수 있었을 별 볼일없는 인물들의 원한과 설움,생존 본능 등이 아무 미화도 없이 날것으로 펼쳐진다.하지만 이처럼 거칠고도 검질긴 성정의 필부필부들은 황폐한 이국땅에 살아남아 근대사의 또다른 줄기를 발원시켰다.이 작품은 걸쭉하고 해학적인 토속어로 활기넘치는 민중들의 삶을 꼼꼼하게 재현,역사의 원동력이었으되 묻혀졌던 민중들을 무대 전면으로 끄집어냈다.〈손정숙 기자〉
  • 깊어가는 지역주의의 골/박찬구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득표율이 발걸음수에 비례한다』 4·11총선에 출마한 신한국당 충북지역 후보가 내뱉은 말이다.그는 지역유지를 중심으로 인사치레와 성의표시를 하던 종전 여당의 선거운동 패턴으로는 이번 총선을 제대로 치를 수 없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같은 당 경기지역의 현역의원도 22일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사람 한사람 악수하며 발로 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특별한 이슈가 없는 데다 과거 이념이나 색깔에 의한 여야 개념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변화된 표밭기류는 야권에서도 감지된다.경기지역의 한 정치신인은 초반전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자금난으로 불평을 털어놓던 참모 몇몇이 다른 당으로 옮겼기 때문이다.한때 당혹스러웠던 그는 그러나 『깨끗한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상승세의 여론조사 결과를 내보였다. 그것이 「새정치」로 표현되든 「희망정치」,「개혁 정치」로 불리든 금권과 관권에 길들었던 바닥 표심이 의식 전환의 싹을 틔우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그럼에도 이번 총선 결과에서 드러날 정치 선진화의 징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찮다.흑색선전과 근거없는 인신공격성 비난,시정잡배식 폭로전,교묘한 탈법행위는 오히려 더욱 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특히 국민통합의 발목을 잡아온 지역주의의 골은 도무지 메워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전문가들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지역분할 구도가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불모지」에서 필승결의대회를 치른 여당이 야당측 텃세로 당초 계획한 행사장을 잡지 못해 진땀을 뺐다는 뒷얘기에서 기우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상대방 후보의 선전을 인정하면서도 『막판 총재가 한차례 다녀가면 문제없다』는 수도권 한 야당 참모의 태연스러운 표정은 서글픈 정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후3김시대,1인보스정치로 대변되는 지역할거주의가 21세기 국회까지 이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푸념속에서도 유권자를 정략과 득표의 볼모로 삼겠다는 발상은 여전한 현실이다. 결국 지역주의의 낡은 유령을 몰아내는 선택은 유권자의 몫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한표 한표의 향배가 정치수준의 거울로 비춰질 이번 총선이다.
  • 여성표 공략나선 정희경 선대위의장(정가초점)

    정희경 국민회의 선대위 공동의장은 김대중 총재의 총선 「승부수」로 통한다.김총재는 여야를 통틀어 선거 총사령관이라는 선대위의장에 유일하게 여성인사를 앉히는 「모험」을 시도했다.1백석 확보라는 당의 절대목표를 위해 『여성표를 모아오라』는 특명을 내린 셈이다. 그래선지 8일 선대위의장으로 첫 회의를 주재한 정의장은 결연한 의지가 역력했다.『기도하는 마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위한 터전을 마련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하오 2시엔 부여로,4시엔 공주로 내려가 지구당 창당대회에 참석,『이번 총선은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여성지도자들을 국회로 진출시키는 중대한 선거』라며 여성표 공략을 시작했다. 정의장은 서울대 교육학과를 나와 이화여고·현대고 교장을 거쳐 남북적십자회담 대표로 유명세를 탔다.김대중총재의 부인 이희호씨의 고교·대학 후배로 초창기 기독교 여성운동을 한 동료이기도 하다.이런 인연으로 국민회의에 참여한 정의장은 『6개월간 김총재를 지켜보면서 여성의 정치참여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여성의 정치력 결집을 다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전국구 진출이 확실한 정의장은 본격적인 유세전이 시작되면 뛰어난 대중연설을 무기로 지역구를 누빌 전망이다.어느 분야보다도 남성의 텃세가 심하다는 선거판에서 김총재의 「여심잡기」란 특명을 어느 정도 수행할 지 주목된다.
  • 「한국의 대약진」을 보는 현지반응·평가

    ◎한국상품/“질 만족값 만족” 호평/전자제품·자동차 등 빠른 속도로 시장잠식/EU 긴장… 고액 관세·덤핑제소 견제 늘어 삼성전자 파리지사장인 박상진이사는 얼마전 파리시내에서 「감동적인 경험」을 했다.그는 사소한 일로 교통경찰에 잡혔으나 운전면허증과 신분증을 본 그 경찰은 삼성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프랑스인 특유의 수다를 떨면서 한국제품 칭찬을 마구 늘어놓는 것이 아닌가. 교통경찰은 『주변에 삼성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싸다.그러나 프랑스제품은 값이 비싸고 질은 좋지 않다』며 한국제품의 우수성을 칭찬했다.그는 그러면서 범칙금은 커녕 경례까지 하며 잘가라고 인사까지 했다. 박이사는 그 프랑스경찰이 한국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흐뭇한 감동을 받았다.한국제품의 뛰어남은 프랑스 경찰 뿐 아니라 독일등 유럽의 많은 사람도 느끼고 있다. ○「미슐렝 타이어신화」흔들 폭설이 내린 지난 12월초 베를린 시내 대형백화점인 마르크스슈타트.대우자동차 소개전이 열린 건물 옥상에는 매서운 추위에도 고객들에게 제품을 설명하려는 딜러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올해들어 대우자동차 현지 딜러로 일하기 시작해 40대의 자동차를 팔았다는 비르슈타인씨는 『가격과 품질·서비스에서 모두 좋고 특히 에어백·ABS장치등이 잘돼 있어 고객들이 좋아한다』며 한국자동차 딜러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한국제품의 유럽시장 잠식력은 뛰어나다.진출했다하면 몇년만에 10%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다.미슐렝타이어가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 시피해온 프랑스에서 한국 때문에 「미슐렝 신화」가 깨지고 있을 정도다.남프랑스의 그러노블에 위치한 카탈라노운수회사의 카탈라노사장은 몇년전까지 미슐렝타이어만을 사용해왔으나 이제는 완전히 한국타이어로 바꿨다. 미슐렝에서 한국제품을 따돌리기 위한 특별대책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한국제품은 유럽시장의 잠재적 위협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기업의 진출을 유치하기 위해 유럽각국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공장부지를 공짜로 주고 공장건립비의 40∼60%를 각국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지원해 주는 것은 각국의 공통이다. 지난 12월7일 벨기에 안트워프에서 열린 현대중공업 공장준공식에는 이지방 정부의 총리가 직접 참여해 화제를 모았고 룩셈부르크의 앙리왕자도 11월 투자유치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베를린에서 3번째 큰 규모의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전관은 베를린시의 공식행사 때마다 빠짐없이 초청받는 「거물」로 대접받고 있다.유럽국가들이 한국기업의 투자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유럽에 전염병처럼 번져 가장 큰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실업을 구제해주기 때문이다. ○언론선 “싸구려” 은근히 부각 한국기업이 유럽에서 성공을 거두다 보니 시기하는 측도 적지 않다.한국제품의 특징은 고품질·저가로 요약된다.바로 이점을 언론들은 지적하면서 싸구려라는 점을 은근히 부각시키고 있다. 유럽연합(EU)집행위는 특히 회원국이 투자유치에 적극적인데 비해 한국등 외국기업의 투자에는 냉담한 반응이다.투자가 산발적으로 국제규범도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이런 텃세도 문제지만 한국기업이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한국과 한국기업의 이미지가 유럽에는 거의 심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지의 약세는 시장침투에도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한다.한국제품은 유럽시장에서 가격경쟁면에서 어정쩡한 수준에 있다.좋은 제품이면서도 일본제품에 비해 가격이 쌀 수 밖에 없고 인건비가 싼 동남아등의 값싼 제품에는 가격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이같은 과제를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는 대우의 「입술광고」.TV화면에 붉은 여성 입술이 나와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뒤 대우의 독일식 발음인 「대유」를 발음한다.선전광고에서 독일 최고의 여가수인 제니퍼 로스가 노래를 불렀고 광고를 단 1주일밖에 하지 않았지만 광고효과는 대단했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유럽진출 붐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EU는 한국제품에 덤핑제소를 하고 관세를 많이 부과하는 등 보이지 않는 장벽들이 많다고 EU소식통들은 지적한다. 소식통들은 80년대 중반 유럽에 대거 진출했던 일본기업들은 이제 철수단계에 왔다고 말한다.투자의 「단물」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적기 때문이다.한국의 한기업도 몇년전 영국에서 철수했다. 실제로 정부는 투자에는 열을 올리지만 수입규제는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다른 기업의 관계자는 『유럽에서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기술격차는 더욱 심해져 장기적으로 승산이 없다』며 경쟁정신을 강조한다. 유럽의 수준높은 소비자들은 제품의 하자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꺼리지않는다.딜러들도 소비자들이 지적한 문제점들을 본사에 얘기해 미처 느끼지 못했던 문제점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유럽진출은 한국제품의 품질향상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인터뷰/호게 불전자제품 유통체인 FNAC 구매담당이사/“고품질 걸맞는 한국 이미지 심어줘야/생산회사 인상이 소비자 구매로 직결 프랑스의 대형 전자제품 유통체안인 FNAC의 구매담당이사 호게시는 한국제품의 품질에 대해 좋은 평가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명확하게 지적했다.파리근교의 신흥 부자촌인 르발르와의 FNAC지점의 구매담당 이사인 호게씨는 『품질은좋으나 한국과 한국기업의 미미지는 제로』라고까지 심하게 표현했다. ­한국의 어떤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제품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삼성·LG·대우등의 TV·비디오·PC등 전자제품을 판매하고 있다.이들 제품이 한해에 얼마나 팔리는 지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20년전 일본이 프랑스에 진출했지만 한국은 5년만에 매우 이상적인 시장침투를 하고 있다. ­한국제품들이 앞으로 유럽시장에서 성공할 전망은.도 한국제품들이 유럽에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제품의 유럽진출은 매우 발전적이다. 특히 한국기업들은 최고기업들이고 능력이 있다. 하지만 유럽기업들을 위협한다고는 볼 수는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한국기업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한국기업들은 유럽에서 국가에 대한 이미지가 없다. 물론 20여년전 일본제품도 미국시장에서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구매로 바로 이어지는데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제로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 ▲스캔들은 어느 나라에고 있게 마련이다. 프랑스나 일본 등 모든 나라가 스캔들을 안고 있다. 한국에는 2년전 개인적인 일로 간적이 있다. 사회나 개인이 조직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지만 한국은 일본에 비해 복잡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제·사회·정치가 복잡하다고 생각했다.
  • 전통의 「아박춤」(연변 조선족 1백년:2)

    ◎거친 율동… 한서린 삶 표현/궁중춤 「동동」서 유래… 직선­전투적 동작으로 변모 『교수님,내말 좀 들어보오.쪽박 차고 건너와 이제 겨우 살 듯하니 시어머니 셋이 되었소.시어머니 하나도 감당하기 벅찬데 셋을 모시자니 어찌 고달프지 않겠소』 『시어머니 셋이라니?』 『처음 시어머니는 우리가 스스로 모시기로 한 중국이고,둘째 시어머니는 해방이 되자 재빨리 우리에게 시어머니 노릇을 시작한 북한이고,지금은 한국까지 시어머니로 모시니까 세번째가 아니겠소?』 딴은 그렇다. 『그치만 한국을 시어머니로 보는 시각은 잘못이 아닌가요?』 『말도 마오.시어머니가 따로 있소? 모국이면 시어머니지』 『모국이면 어머니지,어찌 시어머니요』 ○쪽박차고 두만강 넘어 『이래도 저래도 눈치봐야 하니 어찌 어머니라 할 수 있겠소? 시어머니지』 옳다.한국을 가까이 하자니 북한의 눈치를 봐야 하고,북한을 가까이 하자니 한국을 의식해야 하고,현재는 중국국적이라서 중국인이긴 하나 조선족 소수민족이니 역시 눈치보며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조선족의 전설학자인 박창묵선생과의 일문일답이었다.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불편한 심기를 단적으로 대변한 말일게다.어디 중국조선민족뿐이겠는가.조국분단의 설움은 외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공통된 아픔일 것이다.남북이 통일만 되었다면 이러한 고민은 있을 리 없다.그러나 중국에 사는 조선민족의 고민은 일본이나 미국의 교포들과는 또 다르다.박창묵선생의 표현을 빌리자면 쪽박 차고 두만강을 넘은 조선족은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사선을 넘는 사투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당시 빈손의 이주민을 맞아준 것은 처절한 냉대뿐이었다.거의 중국인의 땅을 개간하는 소작인으로서 겨우 입에 풀칠을 하는 정도였고,중국인 관리들의 횡포는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였다.재물의 약탈,부녀자의 납치는 극에 달했다.본국에서 왜놈에게 위안부로 끌려가는 비운의 주인공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곳 만주벌의 텃세에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중국인 지주 착취극심 두번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당시의 비참한 경험은 지금은 설화로 구전되고 있다.악질지주로부터 착취당하는 민초의 고통을 담은 전설 「장생초」「백운봉」「신선봉」「와호봉」「방학대」등이 있으며 여자 겁탈을 담은 내용으로는 「봇나무와 만병초」「신선꽃사슴」「금붕어처녀」등이다.이들 이야기는 당시의 비참한 생활의 단면을 보여준다.「장생초」의 처음 발단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백두산 기슭의 외딴 산촌에 모자가 살고 있었다.부잣집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데 피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굶주림의 공포를 벗어날 길이 없었다.어느 해 여느 때보다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추수를 끝내고 미처 새 곡식으로 밥을 지어 먹기도 전에 땅주인이 와서 양식을 몽땅 가져가버렸다.정말이지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땅주인을 찾아가 호소했으나 만나주지조차 않았다.모자는 하는 수 없이 마을을 떠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고향에서는 왜놈들의 가혹한 탄압을 피해 다시 중국으로 이주했건만 맞아준 것은 실망뿐이었다.여기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오직 뭉치는 것뿐이었다.횡포와 텃세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조선족의 뭉침이었다.설상가상으로 일본의 침략근성이 만주벌까지 미치었으나 조선이주민들은 최후까지 저항으로 맞섰다.끝내 그들도 조선족의 뭉침을 흐트러뜨리지는 못했다. 전통춤을 연구하는 김정훈선생은 중국조선민족의 춤이 과거 가혹한 삶의 고통을 반영한다는 충격적인 말을 해주었다.이를테면 「아박춤」은 율동이 직선적이고 전투적이다.원래 이 춤은 학이 조용히 나래를 펴고 호수가에 앉으려는 듯 은은한 궁중춤이었다.우리가 익히 아는 「동동」이 바로 그 춤이다.그러나 삶의 위기에 봉착한 춤은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칠 수밖에 없었다.극적인 변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눈녹여 주린창자 채워 쪽박 차고 살 길을 찾아 중국으로 건너온 일단이 안도현 송강 송화의 두메산골에 닿은 것은 땅거미가 진 뒤였다.사나운 눈보라에 굶주림과 피곤이 겹친 일단은 더는 옴짝달싹도 못했다.모두 동사직전이었다.이때 50여세 되는 「복실어머니」가 도끼로 참나무를 쪼개어 두 손에 들고 절규했다. 『자 모두들 아박춤을 추시우다.춤을 추면 춥지 않아요.얼어죽지 않을 사람은 빨리 춤을 춥시다』 모두 놋대야에다 눈을 끓여 굶주린 창자를 달래며 일어나 춤을 추었다.짚신 구멍으로 삐죽삐죽 나온 언 발을 굴려가며 춤을 추었다.아박춤은 이렇게 해서 민간춤이 되었다.소도구도 상아뿔이 아니라 참나무를 쪼개어 썼고,점차 참대를 다듬어 썼으며 구멍을 뚫어 삼색끈을 끼워 쓰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기억조차 하기 싫은 중국조선민족의 괴로웠던 삶의 역사였다.광복을 맞고 이제 살맛이 날까 하는데 또 하나의 장애가 생겼다.하루속히 남북의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은 조국의 동포들보다도 더더욱 절실할 것이다.
  • 한국,종합 2위 확정/아시안게임 오늘 폐막/금5개 추가… 63개

    【히로시마=특별취재단】 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폐막을 하루 앞둔 15일 한국은 여자단식,여자복식,혼합복식 등 배드민턴에서만 금메달 3개를 따냈고 남자하키와 남자유도에서 금메달 1개씩을 보태 사실상 종합 2위를 확정지었다. 일본의 텃세에 밀려 2위 확보가 불안하던 한국은 금메달 62개로 일본에 6개 앞서 지난 86년 서울대회이후 3연속 종합2위를 지켰다.일본은 마지막 10개의 금메달이 걸린 16일 육상에서 기대대로 3개,남자배구에서 금메달을 건진다해도 한국에 1개 뒤진다. 42개국 7천2백여명의 선수단이 15일 동안 열전을 벌였던 이번대회는 16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셔틀콕의 여왕」 방수현은 단식결승에서 일본의 미즈이를 2­0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한국선수끼리 맞붙은 여자복식·혼합복식 결승에서는 심은정­장혜옥조와 유용성­정소영조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방수현 정소영 심은정 장혜옥 등 여자선수들은 단체전 우승에 이어 모두 2관왕의 영예를 누렸다. 한국은 남자하키 결승에서도 강호 인도를 꺾고 남녀 동반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 “「뜬구픔 정책」에 충격요법”/홍 부총리 「기획원 길들이기」 시동

    ◎관료들 “재무부와 성격 다르다”… 텃세 극복여부 관심/취임식서 「쌀알론」으로 질타/차관보,예상 깨고 파격 인사/오찬서 폭탄주 돌려 단합 강조 전천후 축구선수인「리베로」라는 별명을 지닌 홍재형 경제부총리가 예상보다 빨리 경쾌한 몸놀림으로 볼 컨트롤에 나섰다. 지난 5일 취임 일성으로 경제기획원 관료를 『구름 위에서 노는 사람들』,『쌀알』로 표현해 「파문」을 일으킨 홍부총리는 6일 공석 중인 기획원 차관보에 예상을 깬 인사를 발탁,본격적인 「기획원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기획원 차관보는 우리나라 경제정책 수립 및 집행의 실무사령탑.연초 정재석 전 경제부총리의 기구축소에 따라 대외업무까지 총괄하는 막강한 자리이다.기획원 출신의 고참 1급인 이기호 총리실 제 2조정관이나 장승우 국회 예결위 전문위원이 수평 전보되리라는 예상을 깨고,2급인 안병우 정책조정국장을 막바로 승진,내정했다. 홍부총리는 취임 때 「신상필벌」의 원칙을 강조하며 뭔가 과거와 다른 인사스타일을 예고했다.종전처럼 서열과 관록 위주의 인사를 지양하고 파격적으로 기획원의 간판 격인 차관보에 국장을 승진,발탁한 것은 「쌀알처럼 흩어진」 기획원의 「뜬 구름식 정책」에 충격요법식 변화를 주려는 용병술로 보인다. 이번에 친정으로 복귀한 강봉균 차관도 『기획원의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홍부총리의 입장에 맞장구를 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지금 기획원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본질적으로 라이벌 관계인 재무부와의 시각 차이에서 빚어진 측면이 크다.홍부총리가 재무장관에서 곧바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홍부총리는 『쌀알처럼 흩어진 기획원에 비해 재무부는 끈끈한 조직력에 의존한다』며 재무부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또 『기획원은 이론 뿐 아니라 현실감을 갖춰야 조정통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뼈아픈 충고를 했다.7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석상에서 홍부총리는 「폭탄주」를 딱 한잔씩 만들어 좌중에 돌리는 호기를 보였다.폭탄주에 비합리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합을 과시하는 상징으로선 여전히 유용한 것 또한 사실이다.역대 어느 경제총수들로부터도 볼 수 없던 파격이다. 기획원 관료들은 홍부총리의 현실감각 강조에 아직 무덤덤하다.세제·금융 등 핵심 정책수단을 장악한 재무부가 보수적인 반면 기획원은 창의적·진취적일 수 밖에 없고,개인능력에 의존하는 기획원 스타일은 단점이자 장점일 수 밖에 없다는 반론이다. 새 정부 들어 한리헌 청와대 경제수석,강봉균기획원·이석채농림수산·김태연노동차관과 오세민공정거래위원장,김인호철도청장 등 차관급만 해도 7∼8명을 양산한 기획원의 저력이 바로 여기서 나왔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홍부총리의 「길들이기」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그는 재무부에서도 신참 국장을 청와대로 보내는가 하면 1급인 국세심판소장에 서열이 한참 뒤지는 인물을 발탁했었다.앞으로 기획원의 후속 국장급 인사에서도 예상을 깨는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홍부총리는 7일 과천청사를 방문한 클라우스 체코수상과의 간담회에서도 『안녕하십니까』라는 체코어를 미리 외어 인사하는 등 돌다리도 두들겨 가는 신중한 성품이다.약속대로 경제팀의 조화를 이루고,텃세 심한 경제부처,특히 「구름 위」의 기획원을 어떻게 장악할지,「리베로 홍」의 향후 운신이 벌써부터 관심을 모은다.
  • “선진경제 기반조성 앞장”/박재윤 재무장관(인터뷰)

    ◎재무분야 개혁·금융개발등 가속화 박재윤신임재무부장관은 지금까지 「신경제」의 이론적 토대와 청사진을 마련한 이른바 문민정부의 경제설계사였다. 그는 재무부장관 임명사실이 발표된뒤 청와대기자실에 들러 『김영삼대통령이 추구해온 변화와 개혁을 정책과 행정현장에서 몸으로 실천해야할 주요한 책임을 떠맡았다』고 말했다.「신경제」의 설계·감리사에서 건축가로 입장이 바뀐 소회인 셈이다. 그는 경제정책을 총괄해 온 경제수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정책은 업무보고를 받은뒤 밝히겠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박장관은 자신이 재무분야의 개혁을 가속화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우선 조세제도에 대해 『공평과세와 징수행정의 강화를 통해 신경제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금융분야에 대해서는 『금융산업을 진정한 사기업으로 발전시키고 동시에 금융개방을 보다 적극화하겠다』고 밝혔다.재무부장관으로서의 임무에 대해서는 『김대통령 재임기간중 우리경제가 선진경제로의 진입기반을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경남 울산에서 나 서울대 경제학과교수를 오래 지낸 그는 재무부와 낯설지 않은 인연을 갖고 있다.『20년전부터 재무부의 정책자문에 응해 인연이 깊고 아는 분도 많다』는게 그의 설명이다.그러면서 『모든 직원들과 손을 맞잡고 소관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나갈 것으로 믿고 있다』고 관료경험없이 텃세 센 재무부의 지휘관으로 가는데 대한 불안한 시선을 일축했다. 그는 이미 장관급 예우를 받는 금융통화운영위원을 지냈다.또한 재무부관리의 상당수가 그의 제자이고 보면 재무부가 그에게 낯선 곳은 아닐 것이다. 박장관은 문약해보이는 분위기를 가진게 사실이다.그러나 다음날 출근을 못해도 밤새워 폭탄주로 대작하는 호기와 하루종일 회의를 열어 부하직원들을 닦달하는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다.조직적인 두뇌도 가졌다. 임명사실이 발표된뒤 노모(79)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려고 집으로 몇차례 전화를 했으나 출타중이어서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김화자여사(51)와의 사이에 1남1녀. ◎“재벌 「선단식경영」은 곤란”/한이헌 청와대 경제수석 『산업의 경쟁력 제한요소는 물론 적을수록 좋습니다.그러나 지금과 같은 재벌의 선단식 경영은 곤란하며,독립경영 체제로 가면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4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발탁된 한이헌 전경제기획원 차관은 『경제를 살리는 길은 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특유의 굳은 표정으로 대재벌 정책의 방향을 밝혔다. 김영삼대통령의 후보시절 경제 가정교사를 맡았다가 다시 측근으로 돌아간 한수석은 「경제수석의 역할이 뭐냐」는 물음에 『대통령을 보좌하고 내각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간 역할이 아니냐』고 반문했다.홍재형 경제팀의 컬러에 대해 『정재석 전부총리가 인책이 아닌,건강 상의 이유로 물러난 만큼 기존의 신경제 계획을 충실히 따르겠다』며 억지로 문제를 발굴하지는 않겠다고 부연했다. 「실세수석」의 등장으로 경제팀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묻자 『지난 25년동안 기획원에서 경제를 다뤄왔다.경제부총리가 책임과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용히 처신할 뜻을 비췄다. 또 라이벌인 박재윤재무장관과의 역학관계에 대해선 다소 쑥스러운 표정으로 『그분은 후보시절부터 동지이며 갈등은 당치 않은 소리』라며 금융분야의 전문가가 재무장관이 된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했다.경기과열의 우려에는 『물가가 지난 달에는 내림세로 돌아섰으며 7∼8% 성장에 그 정도 물가라면 아직 과열을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답변했다. 과천청사에서 「장관급 실세」로 불린 그는 주어진 권한을 최대한 행사하며,착실히 「경제수석 수업」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문민정부 출범 후 공정거래위원장으로서 강도 높은 재벌정책을 추진해 재계로부터 강성인물로 주목을 받았다. 경제수석의 「중간 역할」 개념이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에는 『정책의 주체로서 나서지 않는 것』이라고 정리했으나,「강성 실세수석」으로 떠오른 그의 길이 결코 평범하지는 않을 것 같다.
  • 스포츠한국 당당히 과시하라(사설)

    「아시아인의 화합과 평화」를 주제로 내건 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한 우리선수단에게 격려를 보내며 정정당당한 승부와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2일 개막식에 이어 오는 16일까지 15일간 열리는 이번대회에는 42개국 7천3백여명의 임원·선수들이 참가,사상최대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북한이 정치적인 이유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불참했지만 구소련연방에서 독립한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등 중앙아시아 5개국이 첫선을 보이고 캄보디아가 74년이후 20년만에 선수단을 파견함으로써 90년 북경대회 때보다 5개국이 늘어났다. 히로시마대회는 아시아경기대회사상 처음으로 개최국의 수도가 아닌 지방도시에서 열린다는 점,또 이곳이 원폭투하의 비극을 겪었던 도시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대회와는 다른 감회를 안겨주기도 한다.이번대회의 최대관심은 86년 서울대회와 90년 북경대회에 이어 3회연속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과 홈그라운드에서 한국을 제치고 2위를 탈환하려 하고있는 일본과의 격돌에 있다.스포츠전문가들은 3백37개의 금메달중 중국이 1백80여개를 휩쓸고 한국과 일본이 각각 60∼65개를 따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국선수단은 일본보다 5개정도의 금메달을 더 따내 종합전적 2위를 지키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일본의 텃세,북한의 불참,중앙아시아 5개국의 전과등이 변수이긴 하지만 우리선수들이 최선을 다한다면 목표달성은 가능하리라고 믿는다.스포츠의 궁극적 목표가 승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에서 살고있는 재일동포들의 민족적 자긍심을 드높이기 위해서도 한국선수단은 일본을 제쳐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다. 한가지 반가운 소식은 재일동포3세들이 주축이 된 4천3백여명의 응원단이 한국선수들이 출전하는 각 경기장을 찾아다니며 펼칠 응원 계획이다.이 응원단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조총련계학생들도 많다고 한다.우리는 이념을 떠나 조국의 선수들을 함께 응원하는 이런 모습이야말로 「작은 통일」의 본보기이며 재일동포들의 민족의식을 고양하는 데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믿는다. 우리 선수들이 기대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어 최근 갖가지 사건으로 암울해진 국민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해주기 바란다.우리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올려줄 것은 물론 정정당당한 대결과 깨끗한 매너로 선수로서의 품위를 지켜줄 것도 아울러 당부한다. 국토와 인구면에서 우리는 중국에 크게 못미친다.그러나 경기에서 2위에 그치더라도 매너등 그밖의 모든 면에서는 중국과 일본을 능가할수 있다.그것이 1위가 아니겠는가.아시아에서는 역시 한국이 제일임을 마음껏 과시해 주었으면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