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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블로그] 세종시법 처리 동상이몽

    여야가 ‘세종특별자치시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을 놓고 8월에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3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여야 간사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이다. 당 대표나 원내대표 차원의 지도부간 조율은 물론 간사 회의도 수시로 갖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 3당간 셈법은 서로 다르다. 세종시법은 지난 22일 미디어법 처리 직후 행안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당시 민주당은 미디어법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일정으로 소위에 참석하지 못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 법안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법안을 다시 논의하지 않으면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처리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민주당 불참 속에 법안소위를 통과한 세종시법은 충북 청원군 부용·강내면 등 2개면을 세종시에 편입시키고 내년 7월1일부터 법을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청원군 2개면을 세종시에 편입시킬지를 여론조사 등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결정하고 시행시기를 2011년 10월로 해야 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현 상태에서 세종시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참여정부 시절 세종시법을 처음 입안하고도 심사 과정에서 빠진 민주당이 충청권에 생색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논의를 최대한 늦춰 실속을 차리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3당 합의로 세종시법을 처리하자며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나라당 간사인 권경석 의원은 “협상해서 접점을 찾지 못할 법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자유선진당의 한 의원은 “내년 7월부터 법을 시행하면 시행 한달 전에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자유선진당이 세종시장 등 충청권 자치단체장을 차지할 가능성이 많다. 한나라당이 이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자유선진당으로서는 텃밭 충남의 최대 현안인 세종시법을 조속히 처리해야 지방선거에서 상승 분위기를 탈 수 있다. 이회창 총재를 비롯해 당 지도부가 이날 연기군민회관에서 세종시법 제정촉구 궐기대회를 갖고 “민주당이 발목을 잡고 한나라당이 뒤통수를 치는 바람에 세종시법의 6월 국회 통과가 무산됐다.”며 양당을 싸잡아 비난한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헌재 본격심리… 미디어법 법리논쟁 가열

    헌재 본격심리… 미디어법 법리논쟁 가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미디어법을 둘러싼 법리 논쟁에 들어갔다. 미디어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권한쟁의 심판을 접수한 헌법재판소도 30일 본격 심리를 시작했다. 양당은 이번 사안이 지난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이래 가장 논쟁적이며 정치적인 사안으로 증폭됐다는 판단에 따라 그간의 대치와는 다른 차원의 법률 공방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한승헌 전 감사원장과 박재승 전 대한변협회장,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225명이 참여한 매머드급 공동 변호인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헌재는 신속히 언론악법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중심으로 꾸려진 ‘언론악법 원천무효 법리투쟁을 위한 공동변호인단’도 가동됐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앞서 고위정책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한 ‘역(逆)대리투표’ 등 투표방해 의혹에 대해 “당시 표결 결과 반대가 한 표도 나오지 않았던 것은 민주당의 대리투표가 실제로는 없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 차원의 법률단을 구성한 데 이어 민주당 추미애·천정배·김성곤 의원 등을 투표 방해 혐의로 고발하는 등 맞불을 놓았다. 법률단 관계자는 “민감하고 중대한 문제인 만큼 민주당의 움직임을 보면서 구체적 대응 방식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는 특히 대리투표 문제를 놓고 ‘일방 책임론’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유·무효 논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리투표 행위가 입증되면 그 투표 상황은 무효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과정상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든, 표결은 결과가 중요하다.”고 맞섰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윤성 부의장,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국회 문방위 고흥길 위원장, 나경원 간사 등을 ‘언론 5적’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지역구에서 홍보전을 펼치기로 했다. 31일에는 김 의장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서 규탄대회를 연다. 다음달 2일에는 미디어법 막판 대치과정에서 강행 처리에 찬성한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해 그의 텃밭인 대구로 간다. 이에 김양수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보도자료에서 “실정법에 위반되고, (국회의장에 대해) 정치 도의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모든 권한을 동원해 엄중 대응하고,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도 “민주당의 홍보전이 사전선거 운동이 될 수 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회 사무처는 미디어법 처리 당시 국회 본청에 진입,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며 최상재 위원장을 비롯해 전국언론노조 관계자들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김 의장은 민주당이 본청 폐쇄회로(CC)TV 화면 자료의 제출을 요구한 것과 관련, “양당이 대리투표 등으로 고소·고발을 했기 때문에 사법당국에서 요구하면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홍성규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시동걸린 10월 재·보선… 친노 부활 할까 거물들 어디로…

    시동걸린 10월 재·보선… 친노 부활 할까 거물들 어디로…

    3차 입법전을 마친 여야 정치권의 시선이 10·28 재·보선으로 쏠리고 있다. 미디어법 표결 유·무효 논쟁을 벌이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민생행보’와 ‘국민소통’을 화두로 ‘장외 달구기’에 나선 이면에는 재·보선에 대비한 민심 선점의 의미도 담겨 있다. 29일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곳은 경기 안산 상록을, 경남 양산, 강원 강릉 등 세 곳이다. 서울 은평을, 경기 수원 장안도 예상지역으로 분류된다. 여야는 이번 재·보선을 통해 정치 거물들을 복귀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여당내 계파 갈등의 중심에 선 친박(親朴) 무소속 바람이 재연될지, 친노(親) 진영의 정치 복귀가 현실화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안산 상록을 재·보선이 확정된 세 곳 가운데 유일한 수도권 지역이다. 때문에 승패를 가를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한나라당에선 이진동 전 당협위원장이 지난 27일 출판기념회를 갖고 출마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에선 김재목 지역위원장이 준비 중이다. 두 사람은 각각 조선일보, 문화일보 기자 출신이다. 다만 여야의 전략공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권에선 김덕룡 청와대 국민통합특보가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친노 핵심인 안희정 최고위원이 유력하다. 임종인 전 열린우리당 의원도 최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경남 양산 ‘여 대 여’, ‘한나라당 대 친노’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박희태 대표의 출마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양수 국회의장 비서실장, 친박계인 유재명 전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 오근섭 양산시장이 출마를 바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박 대표의 출마에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이다. 공천 과정에서부터 신경전이 치열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친노와의 연합 전선을 구상하고 있다.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 송인배 전 청와대 시민사회조정비서관이 공천 의지를 밝히고 있어 야권 내 교통정리에 관심이 모인다. ●강원 강릉 무소속 최욱철 의원의 낙마로 무주공산이 된 강릉에서는 ‘한나라당이 텃밭 탈환에 성공하느냐.’가 관심거리다. 김해수 청와대 정무비서관, 권성동 청와대 법무비서관, 한나라당 심재엽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민주당에선 지역위원장인 홍준일 전 청와대 행정관이 물망에 오른다. ●그외 지역 서울 은평을과 경기 수원 장안을 바라보는 정가의 시선도 예사롭지 않다. 2심까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한나라당 수원 장안 출신 박종희 의원과 창조한국당 서울 은평을 출신 문국현 대표에 대한 대법원 재판 결과에 따라 거물들의 복귀 시기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 장안에서는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각각 확실한 후보로 거론된다. 은평을에서는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옛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도 가세해 3파전이 예상된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깨몽이가 최고야/신기옥

    [엄마와 읽는 동화] 깨몽이가 최고야/신기옥

    강아지 보모 구함 기간 : 7월1일 ~ 8월31일 보육비 : 400,000원 4동 1804호 “안 돼! 강아지는 무슨!” 전단지를 들여다보던 엄마가 뜨악한 표정을 지었어요. “딱 두 달이잖아요. 강아지가 있으면 외할머니가 덜 심심하실 거예요.” 난 두 달이란 말에 힘주어 말했어요. “그야 그렇지만.” 엄마가 생각에 잠겼어요. 분명 개에게 물렸던 끔직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을 거예요. 우리 외할머니가 말을 잃어버린 지는 두 달째예요. 시골에서 함께 살던 막내 외삼촌의 죽음이 외할머니 말문을 닫아버렸어요. 휠체어를 타고 살았던 외삼촌이어서 가슴이 더 아프셨나 봐요. 우리 집으로 오신 외할머니는 하루 종일 낯선 사람처럼 밖을 내다보기만 했어요. 아주 가끔씩 밖에 나가기도 했지만 그건 순 엄마 등쌀 때문이었어요. 한 번은 어떤 할머니가 우리 외할머니를 벙어리냐고 물었어요. 귀밑이 후끈 달아올랐어요. 멀쩡한 우리 외할머니가 벙어리로 보인다는 게 화가 났어요. 그때부터 난 고민에 빠졌어요. 우리 외할머니가 어떻게 하면 말을 다시 하게 될까 하고 말이에요. “좋아. 좋아. 굿 아이디어야!” 웬일인지 엄마가 환하게 웃으며 결정을 내렸어요. 개 이야기라면 말도 못 꺼내게 하던 엄마가 강아질 기르겠다니! 7월1일, 강아지 주인이 찾아왔어요. 구레나룻을 멋지게 기른 아저씨였어요. 호주에 다녀올 일이 있어 강아지를 맡기는 거래요. 아저씨는 깨몽이가 들어있는 가방을 거실에 내려놓았어요. 깨몽이를 돌보는 방법이 적힌 종이와 사료·장난감도 가지고 왔어요. “정말 예쁜 강아지네요! 잘 돌볼 테니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엄마는 마음에도 없는 인사말을 했어요. 강아지는 정말 귀여웠어요. 축 처진 커다란 귀와 왕방울 눈이 겁보처럼 보이는 흰색 강아지였어요. “외할머니, 얘 이름이 뭔 줄 아세요? 깨몽이래요, 깨몽이.” 나는 외할머니 품에 깨몽이를 덥석 안겨주었어요. 놀란 깨몽이가 외할머니 품에서 쏙 빠져나와 엄마에게로 쪼르르 달려갔어요. “어머머. 저리 가!” 엄마가 깨몽이를 발로 훅 밀쳐냈어요. 깨몽이는 놀랐는지 눈치를 살피다 외할머니 무릎에 슬쩍 턱을 괴었어요. “그래. 넌 앞으로 할머니랑만 놀아야 돼. 형안 공부해야 하고, 난 개 종류는 다 싫어하거든.” 엄마는 깨몽이 돌보는 방법을 외할머니에게 자세히 일러주었어요. 그리곤 외할머니에게 다짐을 하듯 말했지요. 깨몽인 외할머니가 꼭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고요. 깨몽이가 온 뒤로 집안 분위기가 산만해졌어요. 없던 개구쟁이 동생 하나가 생긴 것만 같았어요. 잠깐 사이 양말 한 짝이 없어지고, 잠깐 사이 신문지가 갈가리 찢겨졌어요. 외할머니는 깨몽이를 따라다니며 걸레질도 하고, 엉뚱한 일을 저지르지 않나 늘 감시해야 했어요. 아기를 돌보듯 한눈 팔 수가 없었죠. 한 달은 금세 지나갔어요. 그동안 외할머니와 깨몽이는 많이 친해졌어요. 깨몽이는 언제나 외할머니 뒤를 졸졸 따라다녔고, 아무 곳에서나 오줌을 누던 버릇도, 눈치를 보던 버릇도 없어졌어요. 외할머니는 생각보다 깨몽일 잘 돌보았어요. 목욕시키는 일도, 밥 주는 일도 빠짐없이 잘 했어요. 평생 외삼촌을 돌보며 살았던 외할머니여서 그런가 봐요. “외할머니, 깨몽이 짖는 거 못 봤죠?” 하루는 문득 깨몽이가 짖질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외할머니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어?” 깜짝 놀랐어요. 외할머니가 달라지긴 했지만 누군가에게 눈길을 주긴 처음이었으니까요. 난 일부러 태연한 척했어요. “외할머니, 빨리 가요. 엄마가 병원에서 기다린댔어요.” 내 재촉에 외할머니는 바쁘게 나갈 채비를 끝냈어요. 외할머니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어요. “괜찮아요. 친구네는 만날 강아지가 혼자서 집 보는데요, 뭘.” 외할머니는 따라나서는 깨몽이에게 뭔가 말을 하듯 입을 우물거렸어요. “걱정마세요. 깨몽인 혼자서도 잘 있을 거예요. 그렇지? 깨몽아.” 깨몽이가 꼬리를 흔들었어요. 나는 깨몽이가 나오지 못하게 얼른 현관문을 닫아버렸어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엄마에게 외할머니 이야기부터 했어요. 엄마는 “그래?”하며 놀란 표정을 짓더니 “내 그럴 줄 알았어. 이제 어머니가 말씀만 하면 되는데….” 라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어요. 난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지만 엄마 대답을 듣진 못 했어요. 간호사 누나가 곧바로 할머니 이름을 불렀거던요. 병원에 있는 동안, 외할머니 마음은 온통 집에 가 있는 듯했어요. 의사 선생님 질문에도 건성건성 고개만 끄덕이고, 검사 차례를 기다리면서도 내내 창밖만 보았어요. 예상보다 늦게 진료가 끝났어요. 우리는 서둘러 집으로 왔어요. 현관문을 열자 깨몽이가 후다닥 밖으로 뛰어나왔어요. 몇 달이나 떨어져 있다 만난 것처럼 할머니 뺨을 핥고 응석을 부렸어요. “어머! 이게 다 뭐야?” 집안으로 들어서던 엄마가 비명을 지르며 한 발짝 물러섰어요. 그야말로 집안은 난장판이 되어 있었어요. 온 집안이 쓰레기장이었어요. 쓰레기통들은 거실에 나뒹굴고, 휴지는 집안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어요.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여기저기 오줌을 지리고 식탁 아래엔 똥도 싸 놓았어요. 엄마는 거의 울상이 되었어요. “깨몽이 너, 이리 와!” 엄마는 달아나는 깨몽일 쫓아가 사정없이 몇 대 쥐어박았어요. “그만 해라.” 외할머니였어요! 외할머니는 휴지를 주워 똥오줌을 치우기 시작했어요. 엄마와 나는 너무 놀라 멀뚱히 외할머니를 보고만 있었고요. 엄마 눈에 눈물이 그렁 맺혔어요. 몇 달 동안 말 한 마디 하지 않던 외할머니가 말문을 연 거예요. 엄마는 외할머니를 등 뒤에서 꽉 부둥켜안고 훌쩍이며 말했어요. “어머니, 정말 말문 여신 거 맞죠? 다시 뭐라고 한 말씀만 해 보세요.” 외할머니도 언뜻 눈시울을 붉혔어요. “그래. 그동안 내 딸 애 많이 썼다. 우리 손자도, 깨몽이도.” 할머니는 돌아앉아 손등으로 엄마 눈물을 닦아 주었어요. 엄마가 물끄러미 깨몽일 보다 손을 내밀었어요. “이리 와.“ 깨몽이가 겁먹은 얼굴로 나를 보았어요. “어서 가 봐.” 깨몽이 등을 떠밀었어요. 안 가겠다고 뒷발로 뻗대던 깨몽이가 할 수 없이 엄마에게 다가갔어요. “고마워, 깨몽아. 너가 최고야.” 엄마가 깨몽이 머리를 쓸어주었어요. 영문을 모르는 깨몽이는 눈을 끔벅이며 엄마 무릎에 가만히 엎드려 있었어요. 아저씨가 깨몽일 찾으러 온 것은 약속한 날보다 열흘이 지난 뒤였어요. 아저씨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미안해했어요. “아저씨, 깨몽이 보러 가도 돼요?” “그럼. 와도 되지. 그런데 어쩌나? 다음달에 우리 가족이 이민을 가서….” 난 나도 모르게 깨몽일 꼭 끌어안았어요. 외할머니도 놀라셨는지 슬그머니 돌아앉았어요. “이 돈 도로 가져 가슈.” 외할머니가 돈 봉투를 불쑥 내밀었어요. 깨몽이 보육료로 아저씨가 준 돈이에요. 아저씨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어요. “이 돈 보태서 깨몽이 목 수술이나 도로 해 주구랴.” “네? 아!” 아저씨가 갑자기 큰소리로 웃었어요. 아저씨 말에 따르면 깨몽이는 개 중에서도 잘 짖지 않는 개라나요. 성대 수술은 시킨 적도 없고, 아저씨도 깨몽이 짖는 소리는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대요. 깨몽이가 없는 집은 텅 빈 집 같았어요. 외할머니도 심심한지 하릴없이 집안을 왔다 갔다 했어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원.” 할머니는 깨몽이가 많이 보고 싶은 모양이었어요. 그러던 어느날이었어요. 뜻밖에도 아저씨가 깨몽일 안고 우리 집엘 찾아왔어요. 깨몽이가 질병검사에는 통과가 되었지만 데려갈 수는 없게 되었다고요. 깨몽이는 한 달 동안 한국에서 더 지내야 하는데 출국 날짜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아저씨는 우리가 깨몽일 맡아주길 원했어요. 그렇게만 해 주면 너무 고맙겠다고요. 순간 외할머니 얼굴이 접시꽃처럼 환해졌어요. 물론 나도, 엄마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어요. 아저씨가 웃으며 말했어요. “한국에 나오면 깨몽이 보러 와도 되겠지요?”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한꺼번에 대답했어요. “그럼요.” “당근이죠!” “캉캉!” ●작가의 말 살아가면서, 누구나 마음의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살아간다. 난 그런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주변에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태풍이 지나간 후, 늘 함께 하던 바람과 햇볕만이 쓰러진 꽃대의 꽃을 다시 피어나게 할 수 있는 것처럼. ●약력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동화 등단.‘염소배내기’ 외 몇 권의 동화책 발간. 아이들과 뒹굴며 책읽기, 글쓰기를 하다 현재는 양수리에서 텃밭농사 짓는 재미에 빠져 있다.
  • [특파원 칼럼] 한국·프랑스 관계 더욱 발전해야/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국·프랑스 관계 더욱 발전해야/이종수 파리특파원

    특파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서 이런저런 환송 모임이 잦다. 모임은 주로 포도주 몇 잔 기울이면서 이야기하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자연스레 어지러운 한국 정치, 프랑스의 이슈 등 두 나라 상황과 양국 관계가 화제에 오른다. 양국 관계에 대해 기자가 가끔 하는 말이 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한국과 프랑스 모두 국제무대에서 그다지 센 나라도 아니면서 서로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관점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기자로서는 연수 2년, 특파원 3년의 기간 동안 파리에 머물면서 실감한 것이다. 이 상황은 두 나라의 지정학적 특수성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지구촌 유일의 분단 국가인 한국으로서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 중심의 외교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 외교 다변화를 포함,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한국은 아직 다양성을 다급하게 원하지는 않고 있어 보인다. 사정은 프랑스도 엇비슷하다. 주요 관심은 유럽과 아프리카·중동 지역이다. 눈을 아시아로 돌릴 경우 여전히 일본과 중국의 비중이 크다. 인도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유럽통합이라는 대의를 주창했고 그 과정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서 프랑스에 유럽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또 식민지 지배의 영향으로 갖게 된 아프리카에서의 무역·군사적 이해관계도 놓치기가 아쉽다. 석유가 풍부한 중동도 관심을 늦출 수 없는 곳이다. 최근 변화라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두 나라가 서로 관심을 가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사정은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국제 정세를 보노라면 한국이 프랑스를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활용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북한과 미국 관계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두 나라 관계가 냉각될수록 기존의 6자회담 틀에서 접점을 찾기가 어렵지 않을까? 대안으로 미국·북한 모두와 관계가 껄끄럽지 않은 제3의 국가의 중재를 생각할 수 있다. 프랑스는 물론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나라다. 그러나 유네스코에 북한 대표부가 있는 데다 프랑스가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러시아와 유지해온 관계를 고려하면 북한이 거부감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쿠바 특사설의 주인공 자크 랑 전 문화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그 가능성에 동의했다. 한국이 프랑스를 활용해야 할 근거는 또 있다. 프랑스가 지배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아프리카와 중동은 한국의 자원 외교의 텃밭이다. 평소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한국이 이 지역에 가서 직접 자원 외교를 펼치는 것보다 프랑스를 징검다리로 삼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특히 정유업계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토탈사가 프랑스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효과는 더 커진다. 민감 지역의 교민 안전 문제도 프랑스가 필요한 대목이다. 2008년 아프리카 차드에서 내전이 발생했을 때 한국 교민이 억류된 바 있다. 당시 우리 외교통상부도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실제 교민들을 안전하게 철수시킨 것은 차드에 파병된 프랑스 장갑차였고 인근 가봉에 주둔하던 프랑스 군용기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프랑스의 위상이 커지고 있다. 유럽의 정치적 통합을 가속하는 과정을 주도하고 지중해연합 구상을 통해 아프리카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한국이 4강 외교의 울타리에 갇힐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굳이 프랑스가 아니어도 무방할 것이다. 국제사회에 존재하는 5강 혹은 6강 국가를 활용하자는 취지다. 그게 참된 실용주의 아닐까? 이종수 파리특파원 vielee@seoul.co.kr
  • 송파 ‘도심속 환경탐사·체험’ 인기

    송파 ‘도심속 환경탐사·체험’ 인기

    서울 송파구는 여름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심 속 환경 탐사·체험 교실’을 운영키로 해 청소년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김영순 구청장은 21일 “이번 환경 탐사·체험 교실은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심어주고, 기후변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며 “유치원생부터 고교생에 이르기까지 각자 수준에 맞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환경 교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생태탐사체험이다. 탐사활동은 자연생태하천인 성내천·장지천과 녹지, 습지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된다.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한 ‘꿈나무 환경교실’과 중·고생들이 참여하는 ‘내 고장 알기 청소년 환경탐사단’은 생태탐사체험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성내천과 천마어린이공원 등을 오가며 각종 식생 탐사와 기후변화 대응교육으로 꾸며진다. ●어린이들에 물의 소중함 일깨워줘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될 꿈나무 환경교실의 백미는 광암아리수정수센터 견학이다. 세계적인 물 부족 시대를 살아갈 어린이들에게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수돗물 생산과정을 보여줌으로써 하천의 수질 보호와 물 절약 의식을 길러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달 3일부터 12일간 진행되는 환경탐사단에서는 확대경과 식물도감 등을 활용한 수생식물 관찰, 수질 측정 키트를 이용하는 하천의 pH(수소이온농도지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DO(용존 산소량) 측정 등 전문적인 체험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번 탐사교육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탐사활동뿐 아니라 정화활동까지 하기 때문에 자원봉사 확인증을 덤으로 얻게 된다. 참가신청은 인터넷(www.songpa.go.kr)이나 전화(02-2147-3250)로 하면 된다. 또 오금공원에서는 다음달 31일까지 유아들을 위한 놀이 위주의 ‘유아생태교실’과 초등학생을 위한 ‘곤충교실’, ‘야생화 교실’, ‘나무교실’이 펼쳐진다. 유아들은 숲에서 보물찾기 등의 놀이를 하며 자연을 접하게 된다. 초등학생들은 숲에서 만날 수 있는 각종 식물과 곤충 등을 직접 채집하고 관찰하며 환경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배운다. 요일별로 각기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매회 선착순 30명을 대상으로 한다. ●유아·초등학생 대상 맞춤형 생태 교실 이와 함께 친환경 농장인 오금동 솔이텃밭에서는 다음달 8일까지 ‘어린이 텃밭교실’이 진행된다. 연세대 학생들로 구성된 ‘SIFE Bridge’팀과 서울그린트러스트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환경교육, 특히 친환경 먹을거리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한다. 텃밭교실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여러가지 흥미로운 퀴즈와 놀이형식의 실습으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도 구민회관에서는 다음달 5·6일 이틀간 ‘환경영화제’가 열리며, 친환경 리더 양성을 위해 관내 초등학생 74명을 기후변환대응 홍보대사로 선발해 이론과 실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세계 석학에 듣는다] “한국의 태양광 등 인프라 기술 阿 빈국에 도움될 것”

    [세계 석학에 듣는다] “한국의 태양광 등 인프라 기술 阿 빈국에 도움될 것”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세계적 경제석학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방학 때면 더욱 바빠진다. 빼곡히 잡혀 있는 외국 방문 일정으로 해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베이징에서 돌아오자마자 아이티를 방문, 대통령과 총리를 만나 경제회생대책에 대해 자문한 뒤 주말 뉴욕으로 돌아온 삭스 교수를 20일(현지시간) 오전 어렵게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대외원조의 바람직한 방향과 세계 및 한국경제 전망,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 세계정상회의 전망과 ‘그린 성장’ 등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잠비아 출신인 담비사 모요의 ‘죽은 원조’라는 책이 한국에서도 대외원조 방법론을 놓고 논란을 촉발시켰다. 기존 방식의 아프리카 원조는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만 높인다며 5년내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모요의 책은 허위로 가득 차 있다. 대외원조의 부정적인 면들이 과장됐다. 바람직한 원조는 효과적이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 모요는 모든 원조를 비판하고 있다. 성공과 실패를 인정하고 성공사례를 강조하는 균형잡힌 지적을 했어야 한다. 왜냐하면 모요의 주장에는 맞지 않는 상당히 성공적인 원조사례들이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2015년까지 대외원조를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대외원조가 성공하려면. -대외원조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고 성공하려면 5개 주요 부문에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 첫째가 농업이고, 둘째 건강, 셋째 교육, 넷째 인프라(도로, 전력, 철도, 항만, 공항 등), 마지막으로 사업 모델이다. 한국은 태양광 에너지 분야에서 기술이 매우 앞서 있다. 한국은 바로 이처럼 앞선 기술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밀레니엄 빌리지 프로젝트는 이같은 접근법의 성공사례이다. 한국은 대외원조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대외원조 증가에 대한 평가는. -중국의 공격적 행보는 기존의 전통적 공여국들, 특히 유럽 국가들로부터 질시를 받고 있다. 그간 유럽은 아프리카를 자기들 텃밭으로 생각하고 ‘우리를 따라하라.’는 식으로 대해 왔다. 하지만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교역을 늘리고,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현지에서 자원들을 확보하고 있다. 물론 중국의 방식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중국이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인력을 모두 외부에서 데려와 현지 국가들의 불만이 크다.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곳곳에서 환영받고 있고, 현지 진출 및 투자정책을 조율 내지 적응해 나가고 있다. 중국과 한국처럼 세계 경제의 주요국들이 잊혀졌던 대륙인 아프리카와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추세다. →대외원조와 관련, 한국 정부에 해줄 조언이 있다면. -대외원조는 단선적 정책이나 접근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포트폴리오를 짜서 다원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첫째, 다자적 접근이다. 국제원조를 주관하는 국제기관이나 기금에 적극적으로 참여, 이사회 일원이 되도록 노력해 정책을 입안, 시행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은 이를 통해 대외원조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 등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둘째, 밀레니엄 빌리지 프로젝트처럼 실질적인 국제원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민간 부문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 기술력을 갖춘 삼성이나 LG 같은 한국 기업들에 사업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셋째, 1~2개 국가들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수십개 국가들에 나눠 지원하는 것보다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산업과 인프라, 지역개발 등을 통해 해당 지역의 성장 중심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중국의 전략이기도 하다. →어떤 나라들을 꼽을 수 있나. -한국의 경우 인도양 연안에 위치한 탄자니아나 모잠비크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정치상황이나 정부가 안정돼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크며, 광업과 농업 등 자원이 풍부해 한국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 →2015년까지 세계 빈곤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밀레니엄 약속은 여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보나. -많은 국가들이 국제원조를 늘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위기를 맞았다. 대외원조가 줄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힘을 합하고 있고 빈곤국들의 식량 생산량이 수년내 배증할 가능성이 있다. 나는 절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미국경제의 각종 지표들이 호전되면서 낙관적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 정부가 나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고 있는데. -아시아가 유럽이나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는 회복 중이며, 인도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도 3개월전보다 전망이 호전됐다. 반면 미국 경제는 매우 복합적이며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가계부채가 여전히 많고, 폭락한 부동산 가격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재정적자 급증과 실업률 상승 등을 감안할 때 빠른 시일내에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한국 등은 앞으로 2~3년간 대미 수출의존도를 줄이고 대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 →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재정적자가 급증추세에 있어 재정적으로 솔직히 여유가 거의 없다. 2차 경기부양책을 논의하기보다 1차 경기부양자금이 실제로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도록 이행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미국도 앞으로는 수출비중을 늘리는 정책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한 달러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지만 양자를 병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유로화와 비교할 때 달러화의 가치가 절하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후변화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월 코펜하겐에서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와 관련, 의미있는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까. -일반적·포괄적인 원칙에만 합의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단기적인 목표들을 제시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개발도상국으로의 기술이전 논의도 진전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 코펜하겐 회의는 끝이 아니라 의미있는 합의를 도출, 이행하기 위한 단계적 과정의 시작이다.이후 6개월 또는 1년마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합의사항과 이행계획을 보다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미국·한국 등 세계 각국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그린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린 성장은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데 신기술의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아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기 쉽지 않다. -그린 성장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함께 나아갈 때만 경제적으로 가능하다. 그린 성장과 관련된 신기술은 아직까지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따라서 민간 부문이 장기간에 걸친 막대한 투자를 감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공공부문이 나서 조달과 기술기준 등 일련의 정책들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kmkim@seoul.co.kr
  • 대법 “땅 주인 바뀌어도 점유취득시효는 진행”

    경남 밀양에 사는 손모(76)씨는 1961년부터 자신의 토지와 인접한 땅 54㎡를 텃밭으로 사용해 왔다. 손씨가 40년이 넘도록 텃밭으로 사용하던 사이 땅의 법적 소유자는 원래 주인 A씨에게서 1982년 B씨, 1988년 3월 C씨를 거쳐 1988년 9월 김모(48)씨까지 모두 4번 바뀌었다. 그동안 손씨에게 땅을 돌려달라는 사람은 없었다.2005년, 땅의 마지막 법적 소유자인 김씨는 손씨를 상대로 자신의 땅을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다면서 땅 반환과 함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손씨는 반대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점유로 땅주인은 김씨가 아닌 자신이란 취지였다. 손씨는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의사를 갖고 20년간 점유한 뒤 등기하면 소유권을 인정하도록 한 민법 제245조를 근거로 들었다. 1차 취득시효는 1981년 완성됐으며 1982년 처음으로 소유권을 넘겨받은 B씨가 등기를 한 1982년 2월부터 다시 시효를 계산해도 2002년이면 20년이 지나 취득시효가 완성된다는 것이다.손씨는 또 취득시효의 일반적인 계산 방식은 20년간 소유자가 변경되었더라도 계속 점유상태를 유지했다면 원래 소유자에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점이 1차 취득시효가 완료된 이후 다시 시작되는 2차 취득시효에도 같이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B씨가 땅을 산 후에 C씨를 거쳐 자신이 넘겨받은 1988년부터 20년이 지나지 않아 소송을 제기한 만큼 손씨가 취득시효를 완성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19일 김씨가 손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취득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등기부상 명의자가 변경됐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기존 점유상태가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최초 점유일로부터 20년이 경과해 취득시효가 완성됐는데 점유자가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는 사이 땅이 또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면 이때부터 제2차 취득시효가 진행되고 이후 명의자가 또 바뀌더라도 기존의 점유 상태가 지속되면 20년 후 취득시효가 완성된다.”고 판단했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광주 ‘도심 주말농장’ 주민 쉼터로

    광주 ‘도심 주말농장’ 주민 쉼터로

    “토마토가 어른 주먹만 한 크기로 자라나는 것을 보면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지난 주말 광주 서구 풍암동 풍암제와 이웃한 중앙공원 빈 터에서 채소류를 돌보고 있던 이모(66)씨는 “요즘 화초와 채소류를 돌보는 데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자연을 접하기 어려운 손자들을 데리고 틈나는 대로 텃밭을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는 지난 5월 빈 땅으로 방치된 이곳 일대 7000㎡를 10㎡ 단위로 쪼개 주민들에게 무료로 임대했다. 모두 360개 텃밭이 생겼고, 주민들이 고추·상추·토마토·화훼류 등을 가꾸기 시작한 지 3개여월 만에 ‘도심 속의 농촌’으로 변했다. 주민들은 주말마다 가족 단위로 텃밭에 나와 밭을 일구고 채소류에 물을 주는 등 체험과 여가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모(56·여)씨는 “텃밭에 심어진 화초를 가꾸다 보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며 “이를 오래도록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구가 이 주말농장 임대사업을 시작한 것은 잡초가 우거진 빈 터에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막고 주민들에게 친환경 유기농사법을 보급하기 위해서였다. 주변에 80m 깊이의 관정을 파고, 모터 펌프를 설치하는 등 급수 시설을 마련했다. 공모를 통해 주민을 선발하고 농사를 짓도록 했다. 농약 사용을 금지하고 비닐 피복 등은 설치하지 못 하도록 했다. 또 희망근로사업과 연계해 무단경작과 쓰레기 불법투기 등을 막았다. 구는 당초 이 농장을 추수기인 10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주민의 반응이 너무 좋아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 일대는 불법 투기한 쓰레기와 무허가 건축물이 철거되는 등 ‘웰빙테마파크‘로 변신하고 있다. 1956년 농업용으로 축조된 저수지는 면적 24만여㎡에 총 저수량 43만t에 달한다. 주변엔 풍암·금호지구 등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다. 서구는 이에 따라 2007년 중앙공원, 금당산과 연계한 생태공원화 사업에 착수했다. 주말농장 주변의 무허가 음식촌 등을 정비하고 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 2600여그루의 나무와 꽃들을 심었다. 벽천분수, 한식정자, 생태습지, 목교, 1300㎡ 규모의 튤립동산 등 수변과 어우러진 자연친화 시설물을 설치했다. 황톳길, 자연 쇄석길 등 1.7㎞의 웰빙순환산책로와 경관조명 공사도 조만간 마무리한다. 전주언 서구청장은 “풍암호수 일대를 생태체험이 가능한 가족 쉼터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해마다 하수 역류… 15년째 이 고생”

    이번 장맛비의 특징은 많은 비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국지성 호우’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비 피해가 예년보다 클 것으로 예측했다. 주택가 비 피해의 대부분이 제대로 된 배수로가 만들어지지 않아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습 침수지역이나 저지대 거주민, 빈곤층 등 호우취약계층은 해마다 이맘때면 고달픈 여름나기를 걱정한다. 이들은 현장을 찾은 기자에게 “올해도 연례행사처럼 물난리를 치르는 것 아니냐.”며 하나같이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 지역의 대표적인 저지대로 여름철 집중 호우 때마다 물난리를 겪는 공항동 일대. 지난 7일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H아파트 주민 이모(43)씨는 15일 “현재 개발 중인 마곡지구 때문에 구청에서 좀처럼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 2012년 마곡지구가 개발되면 나아진다지만 그 때까지 물난리를 고스란히 겪어야 하는 건가.”라며 가슴을 쳤다. 배수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하수구 밑바닥을 긁어내는 등 특별한 배수작업이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어 하수가 역류하는 등 매년 물난리를 치른다는 것이다. 같은 시간 공항동 근처 내발산동의 한 빌라촌도 사정은 마찬가지. 전날 쏟아진 호우로 상당수 주택의 지하실이 물에 잠겨 쌓아놓은 물건들을 고스란히 버려야 할 처지였다. 강서구에서 15년을 살았다는 주민 박모(68)씨는 “폭우로 물이 들어온 데다 낙후된 배수펌프 연결파이프가 고장 나는 바람에 물이 어른 무릎 높이까지 가득 찼다.”며 울상을 지었다. 산동네나 판자촌에 사는 빈곤층도 ‘호우취약계층’이긴 마찬가지다. 전날 191㎜의 비가 내린 개포동 구룡마을. 개천이 범람 직전까지 차오른 가운데 남성 주민들이 모래 자루를 나르느라 땀을 흘리고 있었다. 여성과 아이들, 노인들은 집을 떠나 마을의 주민자치회에 모여 불안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마을 주민 김모(56)씨는 “텃밭이 물에 잠기고, 방에 물이 들어차는 등 주민 여러 명이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김씨의 경우 설치해 놓은 펌프가 고장 나 집에 물이 들어가려는 찰나 강남소방서에서 출동해 방재작업을 도와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주민들은 하지만 “비온 뒤가 더 문제”라며 말했다. 구룡마을은 대모산 아래 있는 고지대이지만 배수시설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데다 건물이 낡고 허술해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호우취약계층을 위해 정부는 지난해 4월 풍수해보험을 만들었다. 풍수해보험은 태풍, 홍수 등으로 인한 주택, 축사 등의 재난 피해에 대해 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지원해주는 정책성 보험으로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험료의 약 60%를 지원해주고 있다. 특히 국민기초생활수급자는 94%, 차상위계층은 80.5%의 보험료를 지원해준다. 하지만 가입자는 총 41만 8417가구로 저조하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원은 올해부터 시작된 탓에 아직 구체적인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김치달인들 광주서 천년의 맛 담근다

    김치달인들 광주서 천년의 맛 담근다

    올해 16회째인 ‘2009광주김치문화축제’(10월23일~11월1일)의 밑그림이 나타났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축제추진위(위원장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는 최근 5개 분야 45개 프로그램 등의 실행 계획을 확정했다. 축제는 ‘김치 천년의 맛’이란 주제로 광주월드컵경기장과 염주종합체육관 일대에서 열린다. 비전은 ‘김치의 전국화·세계화·산업화 실현’으로 결정했다. 주요 전시프로그램으로는 인도 랜틸콩, 그리스 요구르트, 일본 낫또, 스페인 올리브유와 함께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김치의 우수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세계웰빙발효식품관을 운영한다. 세계음식문화관과 양념 향신료관, 팔도김치 문화관도 마련된다. 코덱스(CODEX·세계식품규격위원회)와 농림수산식품부, 세계적인 김치 관련 연구자 등이 참여하는 국제 콘퍼런스와 김치사랑나눔메세나 행사도 펼쳐진다. 음식축제에서 유일하게 대통령상이 수여되는 광주김치문화축제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김치경연방식도 대폭 개선된다. 김치 생태 디오라마(실물모형 전시)와 유기농 생명텃밭 등 체험 교육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김치산업화를 위해 해외 유명식당 대표와 바이어를 초청하는 ‘마케팅 비즈투어’를 운영하고 유럽상공회의소가 개최하는 행사에 남도김치장터, 감칠배기 홍보관 등도 운영한다. 영화 ‘식객’의 후속작인 ‘식객2-김치전쟁’의 제작지원을 위해 영화사와 협약도 체결했다. 허영만 원작만화에 영화배우 김정은, 진구 주연의 ‘식객2-김치전쟁’을 통해 ‘광주 오미(五味)’, 명소, 축제현장을 노출시켜 광주의 도시브랜드를 높이고 광주김치를 홍보할 계획이다. 추진위원회는 이번에 처음으로 부정기 뉴스레터를 발행해 축제 소식을 알리고 ‘김치를 말하다’(Say Kimchi)란 콘셉트로 친근하게 웃는 얼굴의 캐릭터도 상표 등록했다. 김성훈 추진위원장은 “김치가 세계적 발효 건강식품으로 인정된 만큼 축제를 통해 전 지구인들이 즐기는 음식으로 만들겠다.”며 “김치의 역사와 문화, 맛을 느낄 수 있는 체험과 참여형 행사를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울플러스]

    마을버스 민원 11% 감소 서초구(구청장 박성중) 안전하고 쾌적한 마을버스의 운행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주부모니터제를 도입해 시행한 결과, 마을버스 이용관련 민원이 평균 11% 감소했다. 난폭운전이 8건에서 6건으로 25%가량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 불친절 사례가 20%, 무정차 통과사례가 13%, 배차시간 미준수가 9% 각각 줄었다. 교통운수과 2155-7174. 야외생태 놀이교육 실시 송파구(구청장 김영순) 9일 오전 10시 성내천에서 어린이집 원아 40여명을 대상으로 야외생태 놀이교육을 실시한다. 야외생태놀이 프로그램은 ‘친환경 어린이집’ 운영의 일환으로 5개 어린이집에서 3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야외생태놀이와 텃밭가꾸기를 통해 원아들의 자연 관찰과 정서 함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계절별로 성내천과 올림픽공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환경과 2147-3250. 정보화도서관서 북 세미나 개최 동대문구(구청장 대행 방태원) 10일 오후 7시 정보화도서관(www.14d.or.kr)에서 제24회 북 세미나를 연다. 세미나에서는 ‘남의 손에 아이 맡기기’ 저자인 육아잡지 맘&앙팡의 장세희 편집장이 초청 특강을 맡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육아정보를 소개한다. 세미나가 진행되는 동안 탁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강료는 무료, 선착순 80명까지 참여한다. 정보화도서관 960-1959. 아동 대상 불소도포 서비스 관악구(구청장 대행 박용래) 어린이들의 건강한 구강관리 습관 형성을 위해 불소도포, 치아 홈 메우기, 구강보건교육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불소도포 서비스는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제공되며, 평일뿐 아니라, 매월 1·3째 토요일에도 시행되고 있다. 치아우식증이 발생한 아이들에게는 영구치 교합면의 홈을 메워주는 홈메우기 사업도 펼치고 있다. 의약과 881-5606.
  • “제2창당 수준의 통합·혁신 추진”

    “제2창당 수준의 통합·혁신 추진”

    “제2 창당에 버금가는 통합과 혁신을 추진하겠다.” 5일로 취임 한 돌을 맞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던진 화두다. 정 대표는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후반기 체제부터는) 민주개혁진영의 연합에 시동을 걸어야 한다.”면서 “세력통합을 위해 기득권을 포기하고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를 위해 영남과 호남 지역에서의 변화를 예고했다. 지지세가 취약한 영남에서는 “광역단체별로 적어도 한 석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고, 텃밭인 호남에서는 “자기 사람 심기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풀뿌리 민주주의 엘리트를 영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개혁진영 연합을 언급하며 특히 친노(親) 그룹에 대해서는 “대동단결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오는 10일)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언급해 이르면 오는 10월 재·보선이 첫 무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 대표는 또 “서민에게 희망이 되는 민주당”을 강조했다. 그는 “부자 감세를 추진하면서 서민 증세를 결과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서민중도행보와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현 정권을 비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다시 거시담론이 필요하다/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다시 거시담론이 필요하다/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미국발 금융위기가 온 세상을 뒤흔들어 놓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돈이 풀려 경기가 회복되기도 전에 일부에서는 인플레이션 걱정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일자리 걱정까지 겹쳐 온 세상이 엉망진창이 되어 버렸다. 상황이 이 정도라면 지금쯤은 대안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활성화되어 있거나 아니면 최소한 시작은 되어야 할 터다. 현재의 금융 및 경제시스템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수용해야 하는 불가침의 성역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 간 세상을 지배한 신자유주의 논리에 익숙해진 사람들이나 그 신봉자들은 원칙적으로는 금융자본도 자본이기 때문에 자본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행위를 정당하다고 보고, 지엽적이거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수정만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과학은 그래서는 안 된다. 사회과학의 존재 의미는 현 시스템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개인과 집단, 그리고 국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후 구성원들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하며 대안이 무엇인가를 찾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대안을 생각하고 논의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개념이 있어야 한다. 민주화가 필요하던 시기에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시스템을 설명하고 분석하기 위한 개념을 찾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일부는 성공하기도 했다. 그 후에 한국 사회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변화된 정치적·경제적 현실은 전과는 다른 틀로 설명하는 것이 타당할 터다. 그런데 시대적 상황을 잘 반영한 설득력 있는 개념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이로써 이게 뭐야? 이거 왜 이래? 라는 의문에 대답을 찾지 못해 먹먹한 가슴을 부여안고 속병을 앓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왜 이런 상황에까지 오게 되었을까? 많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그 핵심은 사회적으로 널리 수용되는 거시담론이 없어서다. 구 동구권 변화 이후 거시담론은 더 이상 세상을 설명할 수 없는 무용지물로 치부되었고, 사회가 포스트포디즘이라는 유연화된 구조로 전환되었다는 것을 근거로 사회과학의 주류는 작고 부분적인 담론에 몰입해 들어갔다. 정치, 제도, 체제 같은 거시담론에 치중하느라 일상의 이웃과 생각을 나누는 데 소홀했다는 비판에서 출발해 담론의 방향이 미시 쪽으로 바뀐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을 비롯한 온 세상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제사회적인 변화는 학계에도 거시담론 부활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 세상을 하나로 묶은 금융 및 경제시스템이 몰고 온 세계 공통의 경제적·정치적 대혼돈보다 더 기름진 텃밭은 없을 터다. 그래도 거시담론이 아니라 미시담론만이 작금의 현상을 잘 설명하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다만, 작금의 현실을 유발했고 동일하게 반복할 경우 동일한 상황이 재연될 수밖에 없는 논리나 개념을 제외하고,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개념으로 말이다. 그리고 굳이 과거의 개념으로 현실을 해석하고프면 그렇게라도 해주었으면 한다. 최소한 한때는 사회의 지적 수준을 높이던 개념들이 세대가 바뀌면서 사회가 전반적으로 어리석어지는 것을 막을 수는 있을 듯해서다. ‘거시에서 미시로, 미시에서 다시 거시로’라는 거시와 미시의 나선형 발전이 사회과학의 좋은 방법론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일상이라는 미시영역에서 경험하고 연구한 사회의 작동메커니즘을 거시담론과 연계할 경우 거시담론은 일상의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도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거나 제도 수준의 개혁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될 터다. 미시담론으로 풍부해진 거시담론이 한국 사회가 작금의 사회경제적인 혼란을 극복하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해 본다. 황기돈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
  • [엄마와 읽는 동화] 늦둥이/김옥애

    [엄마와 읽는 동화] 늦둥이/김옥애

    등을 구부린 할아버지는 사과나무 밑동을 다독거렸다. ‘너는 올해도 꽃을 피우지 않는구나. 그래도 언젠가는 피겠지.’ 엄마가 뱃속에 들어 있는 자기 아이를 기다리듯 할아버지는 사과 꽃 피기를 기다렸다. 삼 년 전 봄에 할아버지는 마을 사람들과 충청도 여행을 떠났다. 속리산과 충주댐을 둘러본 후 휴게실에서 잠시 쉬었다. 그때 계단에서 묘목을 늘어놓고 있던 젊은 남자가 할아버지를 불렀다. “할아버지” “나 불렀는가?” 대머리 할아버지가 묻자 젊은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옆에 서 계신 눈이 크고 얼굴이 새까만 할아버지요.” 무슨 일이냐며 할아버지가 다가가자 젊은 남자는 어린 나무 한 그루를 집었다. “이거 가져다 심으세요.” “그게 무슨 나문데?” “사과나무요. 그냥 가져가세요.” 할아버지는 공짜라는 말에 머뭇머뭇했다. “나한테만 왜 줘?” “삼 년 후면 열매가 열릴 거네요.” 젊은 남자는 어린 나무의 뿌리를 물기 묻은 거적으로 감쌌다. 그러고는 당당하게 할아버지 앞으로 내밀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자기 아버지와 얼굴이 꼭 닮아 묘목을 한 그루 드리고 싶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나무를 받아 든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자라는 손녀의 모습을 떠 올렸다. 하얀 피부에 웃으면 보조개가 팬 손녀가 늘 보고 싶었다. 여섯 살이지만 요즘은 뭐가 그리 바쁜지 전화 목소리 듣기도 힘들다. 할아버지는 그런 손녀를 생각하며 입을 헤헤 벌렸다. 벌써 빨간 사과 알들이 또르르 손녀 손으로 굴러갔다. 새콤하고 단 맛이 나는 빨간 사과를 베어 먹으며 손녀가 흠뻑 웃는다. 잠시 손녀의 생각에 잠긴 할아버지는 기분이 좋아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다음 날 할아버지는 텃밭으로 나갔다. ‘삼 년 후면 열매가 열릴 거네요.’라고 했던 젊은 남자의 말을 곱씹으며 흙구덩이를 팠다. 구덩이 안에 거름과 흙을 섞어 뿌렸다. 뿌리를 얕게 심은 후 흙을 다독다독 밟았다. 맨 나중엔 지주대도 세워 줬다. 4월은 아지랑이처럼 소리 없이 지나갔다. 텃밭은 고추와 상추와 무 같은 푸성귀들로 가득 채워졌다. 며칠만 게으름 피우면 푸성귀들을 제치고 풀들이 쑥쑥 자랐다. 할머니를 먼저 보낸 할아버지는 낡은 기와집에서 그 텃밭을 가꾸며 혼자 살았다. 가끔 마을회관 옆에 사는 대머리 할아버지가 드나들긴 했다. 그 날도 대머리 친구가 찾아왔다. 텃밭에서 풀을 뽑던 할아버지는 잠시 일손을 놓았다. “석주야, 풀 없애는 약을 뿌리면 될걸. 고생을 사서하는구나.” “고생은 무슨.” 대머리 친구가 할아버지 옆으로 와서 무릎을 세우고 앉았다. “저 사과나무는 올해도 꽃이 안 피었네.” “응, 난 필 줄 알았거든.” 대머리 친구가 할아버지를 놀려댔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 난 처음부터 엉터리 나무라 생각했었다.” “설마? 사람을 믿고 살아야지.” 대머리 친구는 킥킥 웃었다. 차라리 나무를 뽑아 버리고 믿는 곳에서 새로 구해 심으란 말까지 했다. 그러더니 마을에서 생긴 소식을 하나 전해 줬다. “야, 우리 마을에 앞으로 요양 병원이 들어선다고 하더라.” “병원이 생기면 좋겠지.” 머지않아 할아버지도 그 병원에 들어갈 것만 같아 담담하게 대답했다. “너는 찬성이냐, 반대냐? 병원이 못 들어오게 막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 “양쪽 다 이유가 있겠지.” “대답이 그게 뭐냐? 나 그만 갈란다.” 이 집 저 집 할 일 없이 돌아다니는 아줌마처럼 대머리 친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 정신 좀 봐. 우리 집 개한테 아침 밥 주는 걸 잊었네.” 대머리 친구는 엉덩이를 털었다. 할아버지는 친구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한참을 더 앉아 있었다. 날씨가 무더웠다. 햇볕이 뜨거워진 8월에도 할아버지는 텃밭에 나갔다. 얼굴에 선 크림을 바르고 붉게 익은 고추를 따냈다. 할아버지는 고추를 한바구니씩 따 와 마당 평상 위에 부었다. 빈 바구니를 들고 다시 밭 가운데를 지나치던 할아버지가 걸음을 멈추었다. 사과나무 앞에서 입을 떡 벌리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머슬머슬 사과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초록의 긴 꽃자루에 하얀 꽃잎들이 달려 있었다. 처음에 할아버지는 반가움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나 곧 걱정이 앞섰다. 꽃이 피는 것은 열매를 만들기 위함이 아닌가. “이일을 어찌한담. 내가 늦둥이를 어떻게 키워?” 할아버지는 안타까움에 속이 타 들었다. “이 녀석아, 남들은 벌써 굵직한 사과를 달았는데….”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익은 사과가 거리에 쏟아질 것이다. 할아버지는 그 일을 생각하니 사과나무의 꽃이 반가우면서도 안쓰러워졌다. 할아버지는 늦둥이 사과나무를 찬찬히 살폈다. 잎 뒤에 누런 벌레들이 닥지닥지 붙어 있었다. 벌레가 아삭아삭 잎을 갈아먹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귓속에서 벌레의 움직임이 삭삭거렸다. “이런 고약한 것들! 언제부터 이 나무에 붙어 있었던 거야?” 할아버지는 사과나무 잎사귀들을 하나씩 들추며 벌레들을 없앴다. 벌레가 있는 걸 미리 알지 못해 사과 꽃이 늦게 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양분을 죄다 빼앗기고도 늦게 꽃을 피운 사과나무를 할아버지는 칭찬했다. “너는 훌륭해! 대단한 나무야.” 할아버지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자세이지.” 할아버지는 담배를 뽑아 물었다. 앞으로는 사과를 잘 길러야 할 엄마의 입장이 된 것 같았다. 사과나무는 하얀 꽃잎을 떨구고 마침내 콩알만 한 열매들을 달았다. 콩알만 하던 열매는 날마다 쑥쑥 자라 풋감만 하게 커졌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싸늘해졌다. 할아버지는 자나깨나 사과나무 걱정에 잠겼다. 추워지면 땅 속 뿌리가 물을 빨아올리기 힘들 거였다. “너를 잘 키워야 하는데, 어쩔거나?” 이파리들을 쓰다듬으며 할아버지는 나무에게 물었다. 사과나무는 대답이 없다. 할아버지도 방법을 못 찾았다. 할아버지는 하늘을 보며 부탁을 했다. 해야, 해야, 뜨거운 빛을 보름동안만이라도 더 쏟아 주렴. 그때 할아버지의 바지 주머니에서 손 전화 신호 음악이 울려왔다. 랄 라라 랄 라라. “여보세요.” “나야, 대머리.” “무슨 일인데?” “지금 마을 회관 쪽으로 빨리 와 줄래?” “왜?” “우리 초등학교 친구를 오십 년 만에 만났다. 네가 보고 싶대.” 대머리 친구는 점심을 함께하자며 할아버지를 불렀다. “와! 그 친구가? 알았다. 곧 갈게.” 할아버지는 간단히 몸을 씻은 후 나갈 때에 입을 옷을 골랐다. 벽에 걸려 있는 회색 바지와 윗도리 황토 옷을 집어 들었다. ‘에 헴’ 기침소리를 낸 후 할아버지는 텃밭의 사과나무에게 나들이를 알렸다. “얼른 다녀오마.” 할아버지는 골목을 빠져나와 사거리의 꽃가게 앞을 지났다. ‘무지개 꽃가게’란 간판만 붙었지 꽃보다는 비어 있는 화분들이 더 눈에 띄었다. 그동안 마을회관을 들락거릴 때 눈으로 스쳐만 다니던 가게였다. 바쁘게 걷던 할아버지가 그 꽃가게를 향해 다시 몸을 돌렸다 ‘옳지! 바로 그것이야. 내가 진즉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할아버지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손뼉을 ‘탁’ 쳤다. 가게 유리창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저기 저 큰 화분 얼마요?” 할아버지가 가리킨 갈 색 화분은 곡식을 빻는 절구통만 했다. 손녀의 키만큼 높아 사과나무가 편안하게 자랄 수 있어 보였다. 가게 아줌마가 놀라는 눈치였다. “저렇게 큰 화분을 어디다 쓰시려고요?” “아니, 그런 건 묻지 말고 얼마냐고요?” “그 화분 새 것 아닌데요. 옛날에 우리 집에서 쓰던 걸 놓아 뒀어요.” “그래도 가격을 알아야지요.” “필요하시면 할아버지가 그냥 가져가세요.” “그냥?” 이상하다. 사과나무를 준 젊은 남자처럼 꽃가게 아줌마도 ‘그냥 가져가세요.’라는 말을 했다. “허허허. 그것 참. ” “제가 마을 어르신한테 왜 거짓말하겠어요. 크기에 비해 무겁지 않아 할아버지가 들고 가실 수 있을 걸요.” 눈가에 주름을 만들며 아줌마는 화분을 끄집어냈다.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화분 밑바닥엔 붉은 흙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깨끗한 옷에 흙 묻겠어요.” “그런 것 염려할 것 없소. 옷이야 다시 빨면 되니까.” 할아버지는 화분을 들고 집으로 다시 왔다. 그러고는 텃밭의 사과나무 앞에 그 화분을 내려놓았다. “이제 됐다. 추워지기 전에 너를 보호해 줄 수 있게 됐다니까.” 잽싸게 일할 때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할아버지는 화분 맨 밑바닥의 구멍을 막았다. 그 위에 비료 흙을 절반이 넘게 채워뒀다. 그러고는 사과나무 지주 대를 떼어냈다. 할아버지는 나무의 뿌리가 다치지 않게 가만가만 삽질을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흙을 떠 낸 할아버지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천천히 사과나무 뿌리가 드러났다. 할아버지는 사과나무를 화분으로 옮겨 넣었다. 할아버지 바지 주머니에서 손 전화가 울렸다. 흙 묻은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왜 늦느냐.’는 대머리 친구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할아버지는 친구에게 한마디 들은 뒤끝을 바투 마무리했다. “나 지금 못 간다. 아주 소중한 일이 생겼어. 그러니까 그 친구 데리고 네가 이리로 오너라.” 할아버지는 사과나무가 심어진 화분에 흙을 뿌렸다. 친구들을 부른 후엔 손 움직임이 느려지고 꼼꼼해졌다. 그들이 오면 함께 따뜻한 방으로 화분을 옮길 참이다. 이제 사과나무는 남쪽 창가에서 햇볕을 받으며 잘 지낼 것이다. 할아버지는 겨울에 주렁주렁 달린 빨간 사과를 손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사과나무야, 너를 늦둥이로 만들어 미안하다.”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사과나무에게 소곤소곤 속삭였다. ●작가의 말 늦게 난 자식을 늦둥이라 부릅니다. 부모들은 그 늦둥이를 키우며 각별한 사랑을 퍼붓지요. 내가 아는 50대 초반의 어떤 아저씨는 틈만 나면 자기 배 위에서 아이를 키우더라고요. 늦둥이 아이처럼 늦둥이 과일나무를 나는 보았어요. 사람이든 식물이든 기르고 가꾸는 엄마의 마음은 똑같은가 봐요. 그런데 나무의 엄마인 할아버지는 몇 점 엄마가 될 것 같나요? ●약력 전남 강진에서 출생했다.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우물가를 맴도는 아이들’과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너는 어디로 갔니?’가 당선됐다. 전남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화집 ‘이상한 안경’ ‘너는 어디로 갔니?’ ‘별이 된 도깨비누나’외 다수를 펴냈다.
  • [현장 행정] 강동구 발로 뛴 행정 아이 밥상 지켰다

    [현장 행정] 강동구 발로 뛴 행정 아이 밥상 지켰다

    지난 10일 오후 강동구 강일동의 친환경체험농장. 5620㎡ 규모의 텃밭 곳곳에선 호박과 상추, 오이, 딸기, 토마토 등 먹음직스러운 작물들이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이날 농장을 찾은 선사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농작물을 관찰하며 재미있어 했다. 강혜정(13·명일동) 양은 “식탁에서만 보던 야채와 과일을 직접 밭에서 만나니 신기하다.”며 활짝 웃었다. 강동구가 친환경농산물 보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아토피 등 환경오염에 따른 질병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일찌감치 ‘친환경’을 구정의 키워드로 삼은 것이다. ●2012년엔 모든 초중고로 확대 11일 강동구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사업은 2010년 16개 초등학교, 2011년 24개 학교로 확대된다. 2012년 이후에는 지역 어린이집과 중·고교로 ‘식탁위 녹색혁명’이 번질 전망이다. 강동구는 지난해 11월 ‘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 따라 고일·명원·천호·성일·위례 등 5개 초등학교가 친환경 학교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구는 학교당 1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단순히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전남 순천과 나주 등을 돌며 깨끗한 농산물 재배지를 탐방했다. 농축산물 공급업체 10곳을 지정, 안전하고 위생적인 공급을 약속받았다. ●지역 농가와 연계 도·농 윈윈 지난달부터는 지역 24개 전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친환경 농업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농약에 찌든 농산물과 친환경 농산물의 차이를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도록 강일동 가래여울마을 인근에 대규모 친환경농산물 체험농장도 조성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자원봉사자와 함께 친환경농산물의 장점, 자연 퇴비의 역할, 친환경 농업과 생태계 유기관계 등에 대해 배운다. 식용유와 계란 노른자를 섞은 친환경 농약을 직접 뿌려 보기도 하고, 작물을 재배하기도 한다. 올 연말까지 이곳을 거쳐갈 초등학생은 10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강동구는 아울러 강일·상일·고덕·암사지역의 300여 농가를 친환경 인증 농가로 지정해 학교급식 직영농장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올해 5억원인 관련예산은 내년 16억원, 이듬해 26억원 등으로 점차 늘어난다. 친환경 급식은 지난 5일 취임 첫 돌을 맞은 이해식 구청장의 공약이었다. 지난해 6월 미국산 수입쇠고기가 사회적 문제를 불렀을 때 주민과 한 약속이다.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이 구청장은 취임 직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서울시에 유기농 급식학교 운영을 위한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급식 지원을 위한 심의위원회가 꾸려졌고, 직영농장 운영을 위한 유관기관 연석회의도 열렸다. 성과는 올 2월 지역 5개 초등학교에 대한 친환경 학교급식 협약서로 드러났다. 농산물 공급 자매도시와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생산농가와 학교를 직접 이어 주는 시스템도 만들어졌다. 현재 5개 학교에서 친환경 식탁의 혜택을 받는 아이들은 6062명에 이른다. 이 구청장은 “미래의 성장동력은 청소년의 교육과 건강을 지키는데 있다.”면서 “올 9월부터는 친환경급식 직영농장에서 재배된 지역 농산물이 아이들 식탁에 오르게 되며 취임 후 참 잘 했다고 여기는 일이 친환경 급식사업”이라고 힘줘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동네 텃밭’ 서울을 바꾼다

    ‘동네 텃밭’ 서울을 바꾼다

    아직 6월 초순인 데도 서울 잠실 아파트촌 아스팔트엔 아지랑이가 피어 오른다. 하지만 길 건너 100m 남짓 떨어진 ‘솔이 텃밭’에는 시원한 산들바람이 분다. 무성하게 자란 상추와 고추, 호박 사이로 흰 나비가 팔랑팔랑 날아 다닌다. 텃밭이 있고 없고의 차이밖에 없지만 도시의 초여름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하늘과 땅 차이다. 이곳은 지난 4월 송파구와 환경단체인 ‘서울 그린트러스트’가 손잡고 오금동에 만든 ‘솔이 텃밭’이다. 서울에서 최초로 민관이 함께 손을 잡고 만든 동네 텃밭이다. 서울 한남동 등 일부 주택가를 중심으로 개인이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도시 텃밭은 새로운 환경 트렌드로 떠오르는 도시 농업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도시 농업은 도시 내부의 소규모 농지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그동안 우리나라의 도시 농업은 주말농장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거리가 멀어 자주 돌볼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최근에는 동네 자투리땅에 텃밭을 일구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다. 그린벨트로 지정된 4628.12㎡(약 1400평)땅을 한 가족당 15㎡(약 5평)씩 나눠 원하는 취향대로 갖가지 채소를 기른다. 1년에 5만원만 구청에 내면 가족 밥상에 유기농 채소가 올라온다. 이날 솔이 텃밭에서 잡초를 정성스레 뽑고 있던 한 60대 할머니는 “가족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준다는 욕심에 힘든 줄 모르겠다.”고 자랑했다. 할머니 옆에서 흙을 열심히 파고 있던 손녀 김민지(5)양도 “유치원보다 여기가 훨씬 좋아요.”라며 활짝 웃는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베란다나 화단에서 채소를 길러 먹기도 한다. 도시 농업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온 서울이 내 텃밭이 되는 셈이다. 이지현 서울환경연합 처장은 “최근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도시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안전한 먹을거리도 확보하고, 아이들 교육에도 좋고, 지구온난화도 줄이니 일석삼조”라고 소개했다. 동네 텃밭보다 한층 진화한 형태가 ‘상자 텃밭’이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널찍한 플라스틱 화분에 모종을 심어 가꾸는 것이다. 서울시는 4월부터 2만여개의 상자 텃밭을 시민들에게 나눠 줬다. 인터넷 카페인 ‘서울 가드닝센타(http://cafe.naver.com/urbangreening)’를 통해 모니터링도 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서울환경운동연합도 이 작업에 동참했다. 이날 고추 종자를 분양받은 주부 최은영(32)씨도 “직접 키운 채소가 자라는 걸 확인한 뒤 먹으니 정신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 여섯살짜리 아들도 풀과 채소를 어렴풋이나마 구분할 줄 안다며 최씨는 좋아했다. 일본에서는 도시농업이 ‘푸드닝(Food+Gardening)’이라는 신조어로 불리면서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시에서는 기차역의 자투리 땅이나 동네의 빈 텃밭에 채소를 심어 나눠먹는 ‘커뮤니티 가든(Community Garden)’이 활성화돼 있다.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개성회담,北 요구 일방통보 가능성 노 전대통령의 마지막 걸음 걸음…CCTV 공개 ’정부가 간섭 안 하느냐’ 질문에… 되레 괴로운 국가유공자들 센스있는 며느리-현명한 시어머니 ‘상생의 길’ ‘쌉쌀 달콤’ 고진감래주 아세요
  • 수원, 도심 텃밭 가꾸기 교육 확대

    ‘가족의 건강 ‘시티파머(city farmer)’가 책임진다.’경기 수원시가 도심속 텃밭을 가꾸는 시티파머 교육을 본격화하고 있다.시는 최근 불량 급식 파동과 중국산 식재료의 위협으로 웰빙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시민들의 여가선용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티파머 교육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수원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50여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데 이어 올해는 1600여명을 대상으로 시티파머를 육성하는 ‘전원농업대학’과 ‘실내식물 가꾸기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수원농업기술센터 관계자나 농업 전문가들을 초빙해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유기농채소 재배기술 등 이론교육과 현장 실습교육을 병행 실시하고 있다.작물 재배요령을 익힌 교육생들은 집 마당과 옥상, 베란다에 작은 텃밭을 만들거나 아예 나대지를 빌려 먹거리를 생산하기도 한다고 시는 밝혔다.수원시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교육을 실시한 결과 다양한 웰빙 채소를 길러 가족들의 건강도 지키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웃과 소통할수 있는 점 때문에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교육을 받은 유재원(66·수원시 조원동)씨는 “집근처 광교산에 825㎡(250평) 규모의 텃밭을 일구고 있다.”며 “4계절 내내 신선한 유기농 채소를 공급받을 수 있어 가족들의 건강도 챙기고 여가도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시티파머 육성 사업은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동시에 이웃과 나누는 공동체 재건 등 녹색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떠나는 학교서 돌아오는 학교로

    “학교 옆 텃밭에서 아이들이 상추와 토마토를 가꾸고 감자도 심습니다. 수확한 감자는 선생님이 간식용으로 아이들에게 쪄줍니다. 닭과 토끼도 기르는데 새끼를 낳으면 아이들이 집에 가서 키우죠.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 심성이 좋아요. 공부도 교과통합 주제통합적 방식으로 합니다. 논의 가로, 세로 길이를 재서 넓이도 구해 보고 생산량은 얼마나 되는지 따져 봅니다. 지난해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도 평균 80점 이상이 나올 정도로 높습니다.” 충남 아산시 거산초등학교 박장진 교장의 말이다. 이 학교는 1993년만 하더라도 전교생이 35명에 불과한 분교였다. 교육과학기술부 기준으로 하면 통폐합 대상 학교다. 하지만 학교와 지역사회의 학교살리기 열성으로 천안 등 인근 지역에서 2002년 한 해에만 96명의 학생들이 전학을 왔다. 이 덕분에 2005년 분교 가운데 전국 처음으로 본교로 승격했다. 현재는 전교생이 122명이다. “공교육이 획일적이고 중앙집권적이어서 지역특색을 못 살리는 만큼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해 지역에 어울리는 교육을 해보자고 한 게 주효한 것 같습니다.” 박 교장의 설명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일 거산초등학교와 같은 농산어촌의 작은학교 육성 성공사례를 토대로 농어촌 지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가운데 110곳을 ‘전원학교’로 선정, 3년간 총 1393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전원학교는 도농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학생들이 농촌에서 도시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막기 위한 학교 모델이다. 농어촌 지역의 특성을 살려 학교 안에 자연체험 학습장, 생태연못 등 자연 친화적인 시설들을 조성한다. 교실에는 전자칠판, 디지털 교과서, IPTV 등 첨단 이러닝(e-learning) 환경도 마련한다. 교과부는 전원학교로 선정된 모든 학교를 자율학교로 지정,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준별 영어학습, 체험중심 교육과정, 독서·인성교육, 학력증진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규·방과후학습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선정 대상은 면 지역에 소재한 학생 수 61명 이상 200명 이하의 초·중학교다. 다만 학생 수 증감 추이와 발전 가능성, 지역별 여건 등을 고려해 일부 학교는 예외적으로 학생 수가 60명 이하이거나 200명이 넘더라도 선정될 수 있게 했다. 전우홍 교육복지정책과장은 “교육여건이 악화된 소규모학교에 대한 통폐합 정책은 있었지만 이를 예방하고 육성하려는 정책은 미흡했다는 판단에 따라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용문객잔/김문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용문객잔/김문 문화부장

    #장면1 한 영화를 추억한다. 영원한 무협 클래식이다. 세월만큼이나 내공의 깊이가 간단치 않다. 환관과 협객 서소지가 주고 받는 대화 한토막. “서소지가 누구냐?(환관)” “나다.” “건방진 놈이군.” “너한테만.” “무술실력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좀 하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 “넌 내시같아 보이는군.” 무림의 고수끼리 맞짱뜨는 가시돋친 상황이지만 재치가 넘친다. 1965년 ‘대취협’으로 무협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호금전 감독이 만든 ‘용문객잔’(1967년)에 등장한다. 이 영화는 1450년대의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환관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임금의 충신들을 차례로 처단한 뒤 자손들을 용문 밖으로 귀양보낸다. 하지만 후환이 두려워 자객들을 ‘용문객잔’으로 보내고, 자손들을 구하려는 협객들이 몰려들면서 숨막히는 결투가 벌어진다. ‘용문객잔’은 사천성 장강삼협의 용문협 근처에 있는 여관식 주막이다. 영화는 황량한 들판과 흙담집인 ‘용문객잔’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얼핏 보면 촌스럽고 절제된 출연진의 동작으로 영화적 흥미감은 떨어진다. 그러나 결투장면에 깔린 경극음악을 이용해 고도의 시지인(時地人)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또 막강한 적 앞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충의(忠義)의 로망’을 담고 있다. 객잔에 모인 무림의 고수들, 각기 다르지만 충성과 의리를 연고로 심오한 설정을 해 놓은 것이 매력이다. 여기에 또 하나, 호금전 감독이 ‘후한서’의 내용을 알고 ‘용문객잔’을 만들었다는 상상을 하면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후한서’의 이응전(李膺傳)에 ‘등용문’이 나온다. ‘士有被其容接者 名爲登龍門’(선비로서 그의 용접을 받는 사람을 등용문이라고 한다)이라는 글과 함께 주해(註解)에 ‘황하 상류에 용문이라는 계곡이 있어 고기들이 많이 모여들었으나 빠른 폭포수 때문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만일 오르기만 한다면 용이 된다.’는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시공(時空)을 뛰어넘는 특유의 집중력으로 만든 작품이기에 지금도 무협영화의 고전으로 회자된다. #장면2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5월의 비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지천의 푸름이 더욱 짙어지니 말이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이기에 더욱 그랬다. 붉은 장미와 꽃그림 우산을 받쳐든 여인네의 뒷모습은 5월의 신부였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선배의 집은 천년의 전설을 간직한 용문사 은행나무와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선배는 몇해 전 이곳에 조그마한 텃밭이 있는 집을 하나 장만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여생을 농부로 살아가기 위해서다. 이곳에서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시문(詩文)과 흙을 사랑하는 10여명이 모였다. 그동안 벼르고 별렀던 ‘용문객잔’ 문패를 다는 날이다. 선배는 워낙 무협영화를 좋아해 1967년 당시 ‘용문객잔’ 포스터까지 어렵게 구해 벽에 붙여놓고 감상할 정도다. 문패가 걸리고 즉흥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참석자 중 한 사람이 나섰다. “오늘을 위해 칠언율시를 준비했습니다. 여운승우교정후(如雲勝友交情厚)=좋은벗들이 구름같이 모여 우정을 두터이하고, 성해현영의리숭(成海賢英義理崇)=바다를 이룬 어질고 뛰어난 인재들이 의리를 숭상하며…” ‘용문객잔’과 ‘칠언율시’를 안주로 올려놓고 하루종일 웃음꽃을 피웠다. 그 향기는 짜릿했다. 삶이란 이런 것이구나. 다들 ‘국영수’로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60을 넘거나 바라보는 나이에 ‘예체능’의 행복을 얘기한다. 문득 한 옛 시인이 읊은 시가 떠오른다. 得了愛情痛苦(득료애정통고)=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실료애정통고)=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지혜라는 단어가 찬란한 5월의 비와 함께 새삼 가슴속에 젖어든다. 김문 문화부장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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