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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좌파 ‘미완의 혁명’?

    |파리 이종수특파원|극좌파의 정치 실험은 ‘미완의 혁명’? 22일(현지시간) 치른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 출마한 극좌파 후보는 모두 6명. 영구혁명을 주장한 트로츠키의 정치적 입장을 계승한 올리비에 브장스노, 아를레트 라기에, 제라르 쉬바르리 등 3명의 트로츠키주의자와 공산당 마리 조르주 뷔페, 녹색당 도미니크 브아네, 반세계화의 기수인 농민운동가 조제 보제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5%를 밑도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또 득표율을 합쳐도 10.57%에 그친다.2002년에 견줘 11%나 줄었다. 이들의 좌절은 현실 정치의 문턱이 여전히 높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극좌파의 정치적 지향점이 ‘전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들 역시 당선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철학을 주장하는 데 주력하는 인상을 주었다. 극좌파 진영은 ‘반자유주의 연대’를 결성하는 데는 공감했으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함으로써 전력이 더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최연소 후보인 브장스노(32)가 4.08%의 득표율로 극좌파 후보 가운데 1위를 차지하면서 현상유지를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후보들은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최초의 여성 출마자이자 7번째 출마로 최대 기록을 갖고 있는 아를레트 라귀에는 2002년 5.72%에서 1.33%로 득표율이 크게 떨어졌다. 녹색당의 부진도 두드러진다. 환경장관을 역임한 도미니크 브아네 녹색당 당수는 1.57%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2002년 대선 당시 녹색당의 라 메르 노엘의 5.25%에 견줘 크게 하락했다. 사정은 정통 좌파인 공산당도 마찬가지다. 마리 조르주 뷔페 후보는 1.93%의 지지율에 그쳤다.2002년의 절반 수준이다.vielee@seoul.co.kr
  •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부근 「상라파엘」지방재판소에서 일어난 재판중의 범인에 의한 재판관 납치 탈출 사건은 비교적 조용했던 미국의 여름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새로운 인종분규의 불씨를 지핀 이 사건은 그처럼 큰 피해를 내지 않고도 수습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과, 법정마저 흑인들에게 차별대우를 한다는 불만의 폭발이라는 여론이 들끓어 지금 미국에서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흑인청년이 총나눠 판사인질로 총격전 이처럼 시끄러운 말썽을 일으키게 된 문제의 재판은 수년전의 강도사건으로 5년이상 무기의 부정기 징역선고를 받고 흉악범수용소로 유명한 「산쿠엔틴」형무소에 복역중 작년 간수를 칼로 찔러 부상시킨 흑인「매클레인」을 심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건 경위는 재판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한 사람의 흑인청년이 「트렁크」를 들고 뛰어들어 피고쪽 증인에게 권총을 한 자루씩 던져줌과 동시에 자기는 「카빈」총으로 수위들을 위협, 손을 들게 했다. 「매클레인」피고는 권총을 「헤일리」판사(65)의 머리에 들이대고 「토마스」부검사를 시켜 피고와 2명의 피고쪽 증인의 수갑을 풀게 했다. 이어 흑인청년 피고, 2명의 피고 증인등 4명은 판사와 2명의 부인 배심원등 모두 3명을 「피아노」줄로 묶어 인질로 데리고 법정앞에 세워놓았던 「스테이션·왜건」을 타고 도망했다. 그러나 급히 달려온 경찰, 「산쿠엔티엔」형무소 형무관들은 차의 진로를 막고 차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으며 범인 일당도 이에 응전 총격전이 벌어졌다. 목격자의 말로는 4인조의 한사람은 총격전이 벌어지기 직전 판사의 목덜미에 권총을 들이대고 사살했다고 전했으며, 사건이 있은뒤 경찰은 이 자동차 속에서 목덜미에 총을 맞고 턱이 달아나 버린 「헤일리」판사의 시체를 발견했고 「다이너마이트」도 8개나 찾아냈다, 이 사건으로 담당판사외에도 3명이 죽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피고인 「맥클레인」(38), 피고증인 「크리스머」(27·흑인)와 침입한 흑인 청년(성명 미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중경상자는 「토마스」지방부검사 또 한명의 피고쪽 증인, 부인 배심원 2명, 법정서기 1명이다. 법정서 실력행사로 피고 빼내가긴 처음 「상라파엘」시는 인구 4만,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끼고 11km북쪽에 있으며 조용한 교외주택지다. 미국의 교도소안에서는 가끔 폭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번처럼 법정에서 실력으로 피고인을 뺏어 가려고 한 사건은 처음이었다. 이 사건이 전국에 알려지자 미국인들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데 인종문제와 관련, 벌써부터 큰 말썽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범인들의 배후는 이미 무시무시한 폭력행패로 미국사회에 충격을 준바있는 「블랙·팬더즈」(흑표범)단이라는 징조가 보이고 있어 큰 말썽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흑인들이 과격단체 「블랙·팬더즈」의 「멤버」 인지 아닌지 그 배경이나 조직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질을 연행할 때 『돼지새끼들아,(경관을 멸시해서 부르는 말) 꺼져라』고 소리쳤고 달려온 신문사 사진기자에게 『우리는 혁명주의자다.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라』 고 외친 것을 보면 백인권력에 반감을 가진 「그룹」 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권총을 들이대고 부검사에게 수갑들 풀게 했을 때 피고 「매클레인」 은 배심원을 향해 『우리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외쳤다. 같은 죄를 범해도 백인에 비해 차별적으로 무거운 형벌을 받아온 불만, 재판에의 불신이 이 사나이의 마음속 깊이 뿌리박혀 있었던 것 같다. 흑인에게 가혹했던 재한에 불만 들끓어 「예일」대학의 「블루스타」총장은 앞서 일방적인 「블랙·팬더즈」재판을 비판, 『미국의 흑인들이 공평한 재판을 받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하여 「애그뉴」부통령등 보수파의 총공격을 받았다. 흑백 결혼금지를 강행하기 위해 「캔서스」주 의회가 백인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흑인청년에게는 「성기절단」(性器切斷)의 형을 과한데 반해 흑인 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백인 청년에게는 「5년이하의 징역」을 결정한 것은 불과 반년전의 일이다. 이 차별적인 전통은 지금도 뿌리깊게 남아있다. 작년 「시카고」경찰은 「블랙·팬더즈」본부를 밤중에 습격했을때 살상당한 9명의 흑인지도자는 명백히 수면중이었거나 무저항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쪽의 책임을 추궁했다는 얘기는 그뒤 들리지 않았다. 1960년부터 64년까지 사이에 「플로리다」주에선 백인 여성에게 폭행한 흑인청년의 54%가 사형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흑인여성에 폭행한 백인청년중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1930년부터 66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3천8백53명이 사형을 받았다. 그중 흑인은 54%, 백인은 45%, 기타 유색인종이 1%였다. 미국인구중 흑인은 11%정도인데 사형수는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문제 깔려진 채 흉악범죄 더욱 늘 듯 전미(全美)흑인변호사협회의 「번즈」회장은, 『법률을 만들고 재판하는 것은 인간이다. 따라서 흑인이나 빈자에 대한 백인의 적의가 없어지지 않는한 흑인에 대한 부당한 재판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미국사회 밑바닥에 있는 모순의 근절을 외치고 있다. 흑인들은 「닉슨」정권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중간층」의 지지를 굳히기 위해 흑인등 소수족을 버리는 「남부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반항하는 흑인을 경찰권력의 강화와 보수적인 대법원에 의한 「법과 질서」체제에 의해 탄압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 탓은 아니겠지만 「닉슨」정권이 발족한 이래 조직적인 흑인폭동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그만큼 흑인의 불만이나 반감이 쌓여 산발적인 흉악범죄는 반대로 늘어나고 있다. 진보파인사들은 범죄의 밑바닥엔 빈곤 실업 인종문제등 복잡한 사회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발직전의 차별에 대한 불만과 총기가 쉽게 결합된 수 있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현실인 이상 이번 사건과 같은 흉악범죄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23일호 제3권 34호 통권 제 99호]
  • 고창 청보리밭 페스티벌

    고창 청보리밭 페스티벌

    마냥 푸르기만 한 보리밭에 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린 시절 동무들과 아지랑이를 좇아 한없이 달리고 뒹굴던 청보리밭을요. 밭이랑 사이에서 쉬던 종달새가 발자국 소리에 놀라 푸드덕거리며 파란 하늘로 날아오르고, 풀벌레들은 따다닥∼날갯짓을 하며 보리잎 사이로 몸을 숨기느라 정신없는 모습이었지요. 배 고프면 보리를 구워 먹기도 하고, 주변에 널린 자운영이며 클로버 꽃 등을 꺾어 꽃반지·꽃시계를 만들어 차기도 했고요. 이제 어른이 된 마당에 새삼 무슨 보리밭 타령이냐고요? 아직도 광활하게 펼쳐진 보리밭이 남아 있냐고요? 아이들 손잡고 전북 고창군의 학원관광농원으로 가보세요. 아마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끝 간데 없이 펼쳐진 청보리밭을 볼 수 있지요. 꽃보다 청산이라던가요. 꽃 구경, 사람 구경에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이제 초록의 품에 안겨보는 건 어떨까요. # 푸름의 고장, 고창 고창의 옛 지명인 모양현(牟陽縣)의 모는 보리, 양은 태양을 뜻한다. 문자 그대로 보리가 잘 자라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청보리는 보리 이삭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누렇게 여물어가는 ‘보리누름’ 전까지의 파란색 보리를 말한다. 미풍에 살랑살랑 물결치는 모습이 싱그러워 특별히 청보리라 부른다. 학원농장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봄철 보리밭의 푸른 모습이 사진작가들의 각광을 받으면서부터. 지금은 연간 30만명가량이 다녀갈 만큼 고창 지역의 손꼽히는 관광명소가 됐다. 여전히 관람료는 받지 않고 있다. 농장주 진영호(56)씨는 국무총리를 지낸 진의종(작고)씨의 장남이다. 대기업의 이사까지 지내다 낙향해 보리밭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다. 규모는 12만평 정도. 아름다운 농장 풍경을 인정받아 경관농업특구로 지정되면서, 인근 주민들도 보리를 심어 지금은 30만평 정도로 확장됐다. 보리밭길을 따라 산책을 하다 보면 새삼 그 규모에 감탄사가 나온다. 그저 손바닥 만 한 밭뙈기쯤으로만 생각했던 이들에겐 초록빛 바다로 여겨질 정도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결을 따라 보릿대가 일렁일 때면 영락없이 바다 한가운데 빠진 듯하다. 빛고을 광주에서 온 김미희(27)씨 등 세 처녀는 그래서 감동했나 보다. “늘상 회색 건물만 보다가 ‘쫘악∼’ 펼쳐진 청보리밭을 보니 마음도 ‘확∼’펴지는 것 같아요.” 지루한 일상에서 해방된 세 처녀는 보리대롱을 꺾어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었다. 처음 해보는 일이니 잘될 턱이 없다. 연신 콧방귀 소리만 나온다. “까르르∼” 세 처녀들의 웃음소리는 그대로 초록이 되고 희망의 울림이 된다. 세 처녀의 시선을 따라 보리를 들여다보았다. 다소 차가운 봄바람 속에 가볍게 몸을 떨며 꿋꿋하게 서있다.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 온 강인함과 끈질김은 우리가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닐까. 오는 14일∼5월13일까지 학원농장(www.borinara.co.kr) 일대에서 제4회 청보리밭 축제가 열린다. 행사장내에 시골 장터가 개설되고 창작 무용극 공연과 보리밥, 보리개떡 먹기와 봄나물 캐기, 보리 그슬려 먹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학원농장 (063)564-9897, 청보리밭 축제위원회 562-9895,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560-2457∼8. 글 사진 고창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뛰어난 건축미, 고창읍성 모양성(牟陽城)이라고도 한다. 백제 때 모양부리라 불렸던 것에서 유래된 듯하다. 언제쯤 세워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나주진관의 입암산성과 연계해 호남 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했다. 여자들이 머리에 돌을 이고 성곽을 따라 한 바퀴 돌면 다리 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한다는 속설이 전해져 온다. 머리에 돌을 이는 이유는 해빙기에 이탈된 성곽을 밟아줌으로써 성곽을 다지는 효과가 있고, 성을 돈 다음 한 곳에 돌을 모아 전쟁 등 유사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조상의 슬기가 엿보인다. 고창군에서는 매년 중양절(음력 9월9일)에 전래 답성놀이를 재현하는 행사를 연다. 성 안에는 동헌, 객사, 작청, 등양루와 같은 조선시대 건축물(1976년 복원)과 맹종죽(孟宗竹), 아름드리 노송군락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성곽을 따라 30∼40분 정도 가볍게 산책을 즐기며 자녀들과 역사공부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자연석을 빼곡히 쌓아 1684m를 돌아나간 성곽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기도 수원의 화성에 견줄 만큼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요즘 성곽을 따라 벚꽃이 한창이다. 화사한 벚꽃과 고색창연한 성벽이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한다. 오후 7시 이후에는 야간조명 불빛으로 인해 더욱 화려하게 변신한다. 여고생 두어명이 자그마한 돌을 머리에 이고 성벽을 걸어가며 까르르∼ 웃는 모습이 꼭 벚꽃을 닮았다. 언덕을 따라 여인네의 허리춤을 연상케 하는 성벽 위에 선 남자들의 얼굴색은 늦은 오후의 햇살처럼 붉게 물들어 있다. 성벽 아래로는 정겨운 고창 읍내의 초봄 풍경이 펼쳐진다. 아마 수백년 전 조선의 여인들도 이렇게 돌을 이고 성벽을 거닐었을 게다. 고창읍성 관리사무소 (063)560-2313. ●선운산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린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선운사를 중심으로 천혜의 자연경관과 기암괴석이 산재해 있다. 선운사를 둘러싼 동백숲은 이미 붉은 꽃을 피웠고 공원입구 산벚나무 군락은 수채화를 연상케 할 만큼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063)563-3450. ●지석묘군 청동기 시대의 유적 지석묘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다양한 형태의 고인돌 2000여기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특히 화시산 끝자락 성틀봉 주변의 죽림리와 상갑리 일대에 밀집된 고인돌 447기와 23곳의 상석채취장이 세인들의 이목을 끈다. ●미당 생가마을 고창은 미당 서정주를 낳고 길러낸 곳이다. 부안면 미안리 미당 생가마을에서는 그의 시집 ‘질마재 신화’의 추억을 오롯이 되새겨 볼 수 있다. 선운리 폐교를 개축한 미당문학관도 들러볼 만한 명소다. ▶먹거리 고창의 대표적 먹거리는 풍천장어와 복분자주. 흔히 ‘풍천’을 지명으로 알지만, 바닷 바람이 부는 강 하구를 뜻 하는 일반명사다. 서해 곰소만과 인접한 인천강의 옛이름이 풍천이라는 설도 있다. 선운사 입구 주변에 장어집들이 많다. 신덕식당(063-562-1533), 연기식당(562-1537) 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고창읍내 조양관(508-8381)은 60년 전통의 한정식집이다. 풍천장어와 찰떡궁합이 복분자주. 남자는 출입을 금지시키고 여자들만 모여 술을 빚었다고 한다. 선운산 특산주 흥진(063-561-0209), 고창 명산품 복분자주(561-2031), 고창 고인돌복분자주(562-2008,6007). ●여행수첩 ▶가는 길 자동차 서해안고속도로→고창 나들목→15번 지방도→무장면→796번 지방도→공음면 학원농장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 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정읍 나들목→22번 국도→고창읍→학원농장 청보리밭 축제를 앞두고 도로 곳곳에 이정표가 잘 마련되어 있다. 버 스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에서 고창까지 고속버스를 탄 다음, 군내 버스로 무장까지 간다. 무장에서 학원농장까지는 택시로 6000원 정도. 기 차 서울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정읍까지 간 다음, 고창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4) 터너증후군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24) 터너증후군

    유전자 이상으로 여아에게만 나타나는 희귀한 질병이 있다. 터너증후군(Turner Syndrome)이다. 두개가 정상인 성염색체가 하나밖에 없는 경우이다. 이 질환을 가진 환자는 특이하게도 키가 작고, 사춘기가 되어도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포천중문의대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차동현 교수는 “치료를 받아도 최종 신장이 평균 150㎝ 정도밖에 자라지 않지만 이 정도만 되어도 조기치료가 성공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얼마든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터너증후군은 유전성 질환으로, 두 개가 쌍을 이룬 여자의 X 성염색체 가운데 한 개가 없거나, 한 쪽에 결함이 있어 발생한다.“쌍을 이루는 두 개의 성염색체 중 하나에 약간의 결함만 있어도 신체는 정상과 다른 모습을 띠게 됩니다. 간혹 ‘X’나 ‘Y’가 태아에게 전달되지 못해 ‘XX’나 ‘XY’여야 할 곳에 하나의 ‘X’만 존재하게 되며, 따라서 총 염색체 수는 정상에서 1개가 모자란 45개가 되지요. 이런 경우를 ‘45X’라고 하는데,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성세포 감수분열 과정의 이상 정도로만 추정할 뿐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국내에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외국의 통계에 따르면 발생 빈도는 신생 여아 2500∼5000명당 1명 꼴이다.“그렇지만 실제 환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 질환을 가진 태아의 80% 정도가 임신 중 자연유산되기 때문입니다. 자연유산된 태아의 염색체를 검사한 결과 전체의 10%가량이 이 질환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질환자가 보이는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저신장이다. 태어날 때는 평균 신장이 47㎝ 정도로 정상인의 50∼51㎝보다 약간 작다고 느끼는 정도이며, 이후 2∼3세까지는 정상인과 비숫한 성장 추세를 보이나 세살이 넘어가면서 확연히 성장속도가 더뎌진다.“흔히 ‘좀 늦되나보다.’라고 기다리다가 사춘기를 맞지만 유방 등의 2차 성징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피하지방은 늘어 성인 환자 중에 비만자가 많은 것도 특징적인 현상이고요.” 난소가 없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은 사춘기가 지나도 유방이 생기지 않으며, 무월경과 불임증, 성기 발육부전이 심하다.“환자들의 신체적 특징도 두드러집니다. 출생시 손·발등이 포동포동하고, 가슴이 넓으며, 양쪽 유방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또 유난히 짧은 목 부위에 주름이 많은가 하면 턱이 작고, 입 천장은 좁고 높게 굴곡이 져있어 발음이 부정확한 경우도 흔합니다. 팔꿈치가 몸통에서 떨어져 있으며,4·5번째 손가락이 짧은 것도 그렇고요.” 가장 정확한 진단은 혈액을 이용해 성염색체의 수와 형태를 확인하는 것이다.“왜소증이나 성기능 발달장애 등 이상 징후가 있을 때 혈액을 채취해 성염색체의 수와 형태를 관찰하는데 결과가 애매할 때는 따로 피부조직을 떼어내 배양한 뒤 염색체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걸로 진단이 끝난 게 아니다. 진단 후에는 심장, 장기와 호르몬검사 등을 통해 초기평가를 한 뒤에 적절한 치료법을 찾게 된다. 따라서 흉부 X선 검사, 심전도와 심장 및 복부 초음파검사, 성장평가, 골 연령 측정, 빈혈·백혈구·소변·혈당검사는 물론 간·신장기능검사까지 거치는 게 일반적인 경로이다. 일반인들이 터너증후군임을 알 수 있는 특이점도 많다. 물론 모든 환자가 갖는 증상은 아니지만 일반인과는 확실히 다른 특징들이다. 우선, 터너증후군 환자는 에스트로겐이 부족해 골절이 잦고 요로감염이 잘 생긴다. 또 심장의 대동맥이 좁거나 기질적인 고혈압을 갖고 있는가 하면 류머티즘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갑상선 기능이상도 흔하다. 감염질환인 중이염과 사시, 안검하수가 잘 생기는 것도 손꼽히는 특징이다. 치료는 크게 성장호르몬 투여와 에스트로겐 투여로 나뉜다.“터너증후군에서 성장장애가 초래되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체내에서 성장호르몬에 대한 저항성이 형성돼 성장이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을 주사해 성장을 촉진시키는 치료가 효과적인데, 나이가 어릴수록 투여 효과가 좋습니다.” 환자의 키가 일정 수준이 되면 이때부터는 에스트로겐을 투여, 자궁 내막을 증식시키고 유방 발달을 유도한다. “에스트로겐은 12세 전후부터 투여를 시작하며, 처음에는 저용량으로 시작해 2∼3년에 걸쳐 점차 성인 용량에 이르게 합니다. 에스트로겐 투여량이 성인의 절반 정도가 될 시점에서 생식주기에 영향을 주는 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을 추가하면 월경이 나타나는데, 이로써 환자는 비로소 성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최근에는 불임 치료가 발달해 꾸준한 여성호르몬 치료로 자궁이 발달된 환자의 경우 체외수정을 통한 임신은 물론 출산도 가능하다. 단, 난자는 생성이 안 되므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증여를 받아야 한다. “흔히 터너증후군 환자를 일반인과 구별하려는 경향이 있으나 평균 지능이 일반인과 별로 다르지 않으며, 언어영역에서는 평균 이상인 경우도 많습니다. 단, 공간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수학이나 방향감, 기술적 능력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것도 결코 정신지체 수준은 아닙니다. 따라서 환아가 정상아동과 같은 학습능력을 보이는 것도 당연하고요.” 차 교수는 환자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외모가 주변인과 다소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신감을 잃거나 열등감에 빠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주변의 배려가 절실합니다. 환자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치료지요.” 그는 이어 환아가 정상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이를 위해서는 유전자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폭을 넓힐 필요가 있으며, 보호자들도 의지만 가지면 환아가 얼마든지 성숙한 생활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 주기를 바랍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씨줄날줄] 오토다케의 도전/황성기 논설위원

    오토다케 히로타다를 만난 것은 2003년 9월 도쿄 번화가의 어느 찻집에서였다. 필자와의 인터뷰 장소로 그가 지정한 곳은 5층이었다. 왜 전동휠체어를 타는 사람이 손님들로 붐비는 이곳을 택했을까. 뒤따라 도착한 그가 곧 궁금증을 풀어줬다. 주차장과 연결돼 있고, 휠체어가 다니도록 턱이 없는 편리함 때문이라고 했다. 와세다대학 3학년 때인 1998년 ‘오체불만족’을 펴낸 그는 2000년부터 스포츠 기사를 쓰는 프리랜서 기자로 변신했다. 팔다리가 없는 선천성 사지절단 장애와 현장을 발로 뛰어야 하는 스포츠 기자. 조합이 어려운 일로 여겨졌지만 도전했고, 성공했다. 한·일 월드컵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당시 그는 홍명보, 이동국, 박지성, 안정환 등 축구스타를 만나 취재해 일본의 스포츠 전문지 ‘넘버’에 기고를 하고 있었다. 깊이 있는 그의 인물기사는 정평이 나있다. 스포츠 기자 도전에 대해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오체불만족’이 500만부 팔린 뒤 언론에서 뜨거운 관심을 가졌다. 이곳저곳에서 영화로 만들자거나 입사하라는 제의가 빗발쳤다고 한다.“그냥 그렇게 흘러가 버리면 언젠가는 세상사람들이 질리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날이 왔을 때 내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몸에 익혀두지 않으면 나만 혼날 거라고 판단했다.”그는 제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 운전면허도 따고, 결혼에도 도전했다. 그런 오토다케가 선생님이 된다.2년의 과정을 거쳐 교원면허를 딴 그는 도쿄의 초등학교에 채용돼 4월부터 교단에 선다. 어린시절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쓴 그림책 ‘프레젠트’, 평화를 모티브로 한 그림책 ‘꽃’등을 출판했었다. 어린이 사랑이 일찍부터 있었던 셈이다. 세계의 학교를 취재한 TV프로그램 ‘오토다케의 세계에서 가장 즐거운 학교’를 진행하면서 교육에 관한 흥미를 키웠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그의 천진난만하면서도 진지한 얼굴. 그의 교사 도전은 31세가 된 자신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커다란 꿈과 희망을 주게 될 것 같다. 오토다케는 그의 홈페이지에 교사면허증을 자랑스럽게 든 사진과 함께 이렇게 썼다.“여기가 종점이 아니라, 여기부터가 시작이다.”라고.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뷰티 Up 스타일 Up] 얼짱은 V라인

    여자의 굴곡있는 몸매를 말하는 S라인은 여심에 설득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승승장구 아이템으로 꼽힌다. 전체적인 실루엣을 부각시키는 여러 가지 알파벳 신체 라인은 여성의 목표가 되기도 한다. 요즘 동안(童顔)의 인기와 맞물려 얼굴선에 초점을 맞추면서 ‘브이(V)라인’이 세간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모 음료와 화장품 광고에서는 S라인 몸매와 V라인 얼굴형을 내세우면서 갸름한 얼굴선의 여성을 상품화하기도 했다. V라인의 기본 조건은 첫째 길지 않은 턱이다. 무엇보다 얼굴의 황금 비율이 (1:1:0.8) 잘 맞아야 미인으로 불릴 수 있다. 특히 날렵하고 갸름하며 길지 않은 턱선이 V라인을 완성시키는 조건이다. 얼굴 황금비율은 이마와 콧대, 턱길이를 나눈 가장 이상적인 비율이지만 의외로 턱길이가 길어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다. 긴 턱인 주걱턱은 아래턱이 위턱보다 크고 앞으로 튀어나온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인종적 특성상 주걱턱 경향이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실제 사회에서 선호하는 인상은 턱의 윤곽이 크지 않은 부드러운 인상이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다. 실제로도 주걱턱 교정술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시행되고 있는 악교정 수술이다. 둘째 조건은 턱이 늘어지지 않아야 한다. 턱에서 목으로 흘러내려오는 부분의 관리 또한 매력적인 V라인을 만들어내는 기본 관건이다. 흔히 나잇살이라고 불리는 늘어진 턱살로 고민하는 이들이 많지만 평소 홈케어만으로도 관리를 할 수 있다. 바쁜 일상에 쫓기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피부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운동 부족, 굳은 얼굴 표정 등으로 피부가 늘어지고 탄력을 잃게 되며, 이는 얼굴선의 변형과 이중턱을 만드는 큰 원인이다. 탱탱하고 깨끗한 피부와 턱관리야말로 여성미를 완성시키는 아름다운 V라인의 기본 조건이다. 목과 턱선을 위한 평소 생활 방법 1. 얼굴의 부기를 제거하라. 물이나 수건으로 번갈아 하는 냉온 마사지는 얼굴 피부 리프팅과 부기 제거에 효과가 크다. 2. 목주름 관리를 하라. 목 부분에 로션이나 영양 크림 등의을 바르고 목 아래서 위로 마사지 해준다. 리프팅과 주름개선에 효과적이다. 3.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사용한다. 4. 언제나 바른 자세를 유지하라. 턱을 자신 쪽으로 가볍게 당기고 가슴을 편다. 아랫배에 긴장감을 주고 시선은 정면에 두도록 한다. 이진수 페이스라인 성형외과 원장 (02)541-0082
  • 여권 통합경쟁 ‘점화’

    22일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선언으로 범여권내 정치세력들의 통합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열린우리당과 탈당파는 회의와 브리핑을 통해 노 대통령의 탈당이 여권 정계개편 구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핵심은 대통합과 제3세력 영입과정의 주도권이다. 열린우리당은 대체적으로 노 대통령의 탈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재성 대변인은 “추가탈당을 막고 노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정치적 오해를 정리, 대통합을 위한 출발선에 섰다.”고 평가했다. 일단 23일 전체 의원 워크숍을 계기로 통합수임기구 구성과 역할 등 대통합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문희상 의원이 수임기구 수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3세력 영입에 대해서는 ‘상대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 당장 우선순위가 될 것 같지는 않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탈당은 여당 지위를 버리는 과정인데 또 다른 살을 붙이는 게 타당한가.”라며 “통합을 위해 당력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동전의 양면’과 같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신당의 주도권 문제는 ‘어느 세력이 한나라당과 이념적으로 절실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탈당파들은 좀더 속내가 복잡하다. 통합신당 추진동력을 끌어모아야 할 상황인데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전략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한길 의원 주도의 ‘통합신당모임’측은 통합대상과 대권후보 진영의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통령의 탈당으로 열린우리당의 추가탈당을 위한 명분이 사라지면서 우리당내 통합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웅래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통합의 본류가 될 경우 민주당도 당내 기득권 세력이 주도권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대통합은 한계를 노정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열린우리당 해체와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탈당을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천정배 의원 주도의 ‘민생정치모임’은 “대통령이 초당적 국정운영 차원에서 조속히 탈당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표명했다.‘개혁’ 정체성을 중심축에 놓고 독자적인 움직임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관계자는 “현안에 대한 진보개혁적 입장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탈당으로 외부세력의 진입 문턱이 넓어지면서 이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권의 대선 잠룡으로 거론되는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에게 재수, 삼수하라는 것은 가혹하다.”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과 박원순 변호사, 문국현 유한킴벌리 대표 등도 여전히 손사래를 치며 ‘관망’하는 상황이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제2사옥 아트펜스

    [거리 미술관 속으로]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제2사옥 아트펜스

    “서울 광화문에 대형 미술관이 생기나요.”“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까 외국 거리 같아요.”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금호아시아나 제2사옥 건축 현장. 오가는 시민들이 공사현장 가림막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가림막을 흘끔거린다. 회색빛 도시를 화려한 색채로 덮은 독특한 매력 때문이다. 73m짜리 작품은 작가 4명의 7개 작품이 이어져 제작됐다. 우제길 작가의 ‘88-12A’‘판화’‘하늘’, 이성자 작가의 ‘은빛 강 2B’‘타피스트리’, 이영희 작가의 ‘근원’, 하인두 작가의 ‘구성’ 등이다. 이들 작품이 어떻게 한 자리에 모였을까. 바로 이정규 홍익대 교수의 솜씨다.2005년 6월 이 교수는 “문화가 숨쉬는 공사 가림막을 제작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는 의뢰 기업의 이미지에 어울리도록 ‘새의 날갯짓’을 디자인했다. 바탕색은 아시아나 항공기의 따뜻한 회색으로 정했다. 날개를 채울 작품은 도심의 지루함을 날려보낼 자극적인 것으로 찾았다. 그는 금호문화재단이 소장한 작품 500점을 슬라이드로 일일이 살펴보고 7개 작품을 선택했다. 우연히 우제길 작가의 작품이 3개나 됐다. 선택된 작가들은 공사 가림막에 작품을 사용해도 좋다고 기꺼이 허락했다. 이 교수는 작품 7개를 12조각으로 나누어 엇갈리게 연출했다. 디지털 사회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이 교수는 “점이 모여 면을 이루고, 다양성이 모여 통일성을 이루는 우리 사회의 특성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했다. 작품명도 ‘디지털모자이크 C-SUM’이다.C는 문화(Culture)·도시(City)·소통(Commuication)·공동체(Community)를 아우르는 약어이다. 붉고 푸른 물결이 끊어지듯 이어지기에 작품은 어느 계절과도 잘 어울린다.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에는 푸른빛이 시원함을 선사하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에는 붉은빛이 춤추는 듯하다. 눈이 쌓이면 하늘도, 땅도, 작품도 회색빛으로 뒤덮인다. 작품이 가장 아름다워 보일 때는 언제일까. 바로 별빛이 쏟아지는 밤이다. 금빛 조명 24개가 작품을 은은히 비춰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말 그대로 길거리 미술관이다.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작품 바닥에 나무턱이 놓여 있어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하기 좋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달콤한 첫 키스의 추억을 남길 수도 있지 않을까.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특별하區 ★나區] 중구청은 대출은행 ?

    “아무리 은행 문턱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돈 빌리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저희는 신용으로도 가능합니다. 한번 찾아주십시오.”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대부업체 영업맨의 ‘손님 유혹’이 아니다. 중구청의 중소기업 융자 서비스다. 중구청은 자금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위해 목돈을 준비해 놓고 있다. 지난해까지 모은 중소기업 육성기금은 모두 168억원.25개 자치구 평균 금액(80억원)보다 2배나 많다. 덕분에 596개 업체가 그동안 536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렇다고 담보가 있어야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담보능력이 부족하지만 사업성이 유망한 업체가 특별 신용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특별 신용보증 추천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05년에는 서울신용보증재단에 특별보증 지원을 받기 위해 4억원을 출연했다. 이렇게 하면 출연금의 5배인 20억원까지 특별 신용보증으로 추천할 수 있다. 대출 이자도 싸다. 중구는 대출금리를 계속 인하해 중소기업들이 부담없이 융자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서울시는 대출금리가 4.5∼5.5%, 다른 자치구는 평균 4%대, 하지만 중구는 지난해부터 3.8%를 유지하고 있다. 상환 기간도 2005년부터 1년 거치 3년에서 1년 거치 4년으로 완화했다. 그래서 융자받은 업체 수도 대폭 늘었다.2004년 40개에 불과했지만 2005년 53개, 지난해는 66개 업체로 증가했다. 중구는 올해 70억원을 지원한다. 이 가운데 32억원을 1·4분기에 푼다. 신청 대상은 ▲중구에 공장을 등록한 제조업자 또는 중구에 사무소를 두고 서울에 공장을 등록한 업체 ▲제조업 관련 지식서비스 운영자 ▲도시형 공장 운영자 ▲제조업 관련 벤처기업 및 창업기업자 등이다. 업체당 2억원 이내에서 빌려준다. 상환 조건은 연 3.8%,1년 거치 4년 균등분할 상환이다. “지금 (돈 때문에)힘들다고요? 오는 23일까지 신청서와 사업계획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증명원(세무사 확인분), 사업장 임차계약서를 갖고 중구청 지역경제과를 찾는다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 [공무원 시험제도 대수술] 필기시험도 장기적으론 ‘통합형 논술’로

    [공무원 시험제도 대수술] 필기시험도 장기적으론 ‘통합형 논술’로

    수십년간 지속돼 온 공무원 채용제도가 대폭 바뀐다. 아직 확실한 밑그림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중앙인사위가 12일 현재의 일괄 공채 방식을 ‘예비시험’ 방식으로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르면 2011년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공무원 준비생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체 준비생들에게 엄청난 충격파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주요 내용과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중앙인사위가 12일 밝힌 새 공무원 임용 방식은 한마디로 ‘많이 뽑아 필요할 때 골라 쓰겠다.’는 말로 압축된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합격인원이 많아져 문턱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합격되더라도 임용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던져진 셈이다. ●“많이 뽑아 골라 쓰겠다” 현재는 임용계획에 따라 중앙인사위가 연 1회 임용시험을 치러 각 부처로 일괄 배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앙인사위가 필기시험 합격자로 구성된 인재풀을 만들면 각 부처가 필요할 때 수시로 면접을 통해 채용하게 된다. 필기합격자는 매년 임용계획 인원보다 최소 115%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위에서 해왔던 일괄 면접은 없어짐에 따라 각 부처는 입맛에 따라 원하는 인재를 골라 쓸 수 있다. 면접기회는 여러 번 주어질 수 있지만 임용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임용자격의 유효기간은 3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임용이 되지 않으면 자격은 자동적으로 박탈된다. 하지만 유효기간 동안 다른 민간기업에 취직할 수 있고 그렇더라도 임용자격은 유지된다. 중앙인사위는 중앙행정기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원할 경우 인재풀 내에서 면접만으로 공무원을 선발할 수 있도록 인재풀을 제공할 예정이다. ●문제유형도 확 달라진다 시험의 문제유형도 장기적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인사위는 현재의 암기 위주 필기시험에서 직무수행 과정에 필요한 변화대응 능력이나 종합적 사고력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제도로 개편하기로 했다. 5급의 경우 현행 공직적격성평가(PSAT)는 그대로 유지하되 과목별 지식을 측정하는 2차 필기시험은 개선된다. 예를 들어 현재 경제학·재정학·통계학 등 과목별 지식을 측정하는 단답형·단술논술형은 폐지된다는 것. 단기적으로는 사례형 위주로 바꿔 나가고 중·장기적으로는 관련 과목을 통합해 주어진 자료를 토대로 다양한 쟁점을 도출하고 논술하는 ‘학제 통합사례형’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7·9급 시험은 단순 암기력보다는 문제해결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응용문제의 비중이 확대된다. 당초 7급으로 확대할 방침이던 PSAT 적용 문제는 올해 말 연구용역이 끝나 봐야 적용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구체화 되려면 중앙인사위가 전면 개편을 추진중인 공무원 채용방식제도가 구체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너무나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중앙인사위조차 스케줄을 밝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사위 관계자는 “시험제도가 바뀌면 대학교육 자체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서 “워낙 다양한 이야기가 제기되는 데다, 민감한 사안이어서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사위는 일단 상반기 중에 공청회를 열고 그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개편안을 마련해 내년에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시안을 확정한 뒤 구체적인 시행 시기는 다시 논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는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날 브리핑에서도 수험생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도 없이 발표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이 지적이 제기됐다. 인사위는 아직 논의돼야 할 과정이 많은데 벌써 시행 시기를 못박는 것 자체가 더 무책임하다고 해명했다. 인사위는 이전에 5급 행정고시를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전환하면서 몇 년의 유예기간을 둔 것처럼 이번 제도 개편도 충분한 유예기간을 둬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 준비를 하더라도 차기 정부에서 또 다른 걸림돌로 떠오를 수 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등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인수위 등에서 각종 개혁과제를 로드맵으로 정해 집권기 동안 추진하는데 이때 반영되느냐, 그렇지 않으냐가 중요한 변수가 되는 셈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문제점은 없나 수십년 간 지속돼온 공무원 채용시험이 ‘예비시험’방식으로 바뀌게 됨에 따라 공직 및 민간에서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용방식 변경에 따라 국민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을 앓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중앙인사위 관계자는 “이미 일본에서 시행하고 있으며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우리도 다소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극복해야만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공무원이 인기지만 공무원 시험에 탈락해도 연연하지 않으며, 시험 출제자가 시험 전 거리를 활보할 정도로 문화적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이 별 후유증이 없다고 해서 우리나라도 문제점이 없을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란 지적도 나온다. 일본과는 문화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여러가지 후유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수십년 동안 ‘합격=탄탄대로’란 등식이 성립돼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등고시에 합격하고도 임용을 기다리는 ‘3년 백수’들이 출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엔 고시를 합격하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아까운 세월을 낭비했다. 합격만 하면 순탄한 앞날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팽배해온 것이다. 인사위가 개편을 하려던 것도 이 같은 관행을 없애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때문에 새 제도가 바뀌면 합격을 해도 임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형성되는 게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동안 후유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처럼 도중에 포기하거나, 탈락해서 공직에 들어가지 못해도 ‘아무렇지도’ 않은 분위기가 필요한 셈이다. 이 같은 전제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현재와 같이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오랜 세월을 낭비하고, 합격한 뒤엔 임용을 위해 ‘재도전’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기존엔 고시합격을 위한 ‘백수’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합격한 백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직도 지연·학연 등이 중요시되고 있는 우리 여건에서 자칫 부처별 발탁이 ‘배경’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우려의 대상이다. 현행처럼 ‘일괄적’으로 면접을 보면 청탁의 시간이 없지만 순차적으로 수시로 면접을 하게 되면 충분한 로비의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수험생·학원가 반응 중앙인사위가 공무원채용제도 개편안에 대해 수험생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신림동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상목(27)씨는 “공무원 시험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안정성 때문인데 시험에 합격해도 임용이 안 된다면 더이상 몇 년씩 공무원 시험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분야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박모(26)씨는 “사법시험은 평생 자격증이라도 되지만 행정고시는 똑같이 고생해서 3년 안에 취직이 안 되면 말짱 꽝 아니냐.”고 말했다. 이 수험생은 “남자의 경우 빨리 준비한다고 해도 2∼3년 공부하면 서른살쯤 합격하는데 그때 가서 준비도 없이 어떻게 일반 기업에 취직하느냐.”면서 “근본적으로 안될 것 같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학원가에서는 임용의 턱은 낮아졌지만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학원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커트라인을 넘기는 게 목표였지만 이제는 상위권으로 합격해야 할 것”이라면서 “면접에 대한 부담감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문화마당] 조정자/김지우 소설가

    교수·의사·작가·기자·경찰·주태백이 시민 둘, 도합 동물 일곱마리 우화(寓話) 한 토막. 장소 하여 그 옛날 말로 파출소, 요즈음 말로 지구대, 술 먹고 개 되는 시각.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이 땅의 대한민국 국민 두분이 사는 게 고달프더란다. 그래 한잔 걸쳤겠다, 눈앞에 외제차가 있기에 그놈 엉덩이를 한대 걷어찼단다. 그런데 하필 운전석에 앉아 있던 차 주인에게 딱 걸렸고 여지없이 사과와 배상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이미 술에 영혼을 팔아버린 악당들은 무조건 그런 적 없다며 딱 잡아떼었단다. 뿐만 아니라 여차하면 폭력도 행사할 것처럼 거칠게 굴었단다. 격분한 차 주인은 즉각 112에 신고했고 가해자 피해자 모두 싹 쓸어 졸지에 지구대까지 납시게 되었다. 지구대에 도착한 차 주인은 일절 대화를 거부하며 강경하게 나오더란다. 사과도 배상도 필요 없으니 무조건 고소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 고소장을 작성하더란다. 원활한 사과나 배상을 받기 위한 제스처나 압력이 아닌 듯했단다. 경찰이 중재를 시도했으나 막무가내였단다. 오로지 처벌만을 원한다며 서슬 퍼래 날뛰더란다. 차 주인과 동행이었던 교수와 작가와 기자가 지구대로 달려갔을 땐 막 고소장이 접수되고 있었다. 작가가 경찰 손에 넘겨진 고소장을 빼앗다시피 넘겨받았다. 교수가 차 주인인 의사를 떼밀고 나가고 기자도 악당 둘을 떼밀고 나갔다. 담배 한대씩을 물려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차근한 설득과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1시간여를 설득해도 화해와 조정은 번번이 결렬됐다. 사과는 대충 옆구리로 삐딱이 해치우려 하고, 받는 쪽은 양반절로 곱다시 받으려 하니 될 턱이 없었다. 보다 못한 작가 한마디.“사과는 진정성을 담아 정중히 하는 겁니다.” 기자도 한마디.“대충 사과 모양 갖췄으면 못 이기는 체 받아들이는 게 현실이요.” 경찰도 한마디 “싸울 줄이나 알지 조정할 줄을 알아야 말이지.” 세계 갈등의 조정자가 되겠다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말고 나라안 갈등을 조정하는 조정자는 없단 말인가. 100년 정당을 외치며 창당한 열린 우리당이 불과 3년 만에 대나무 쪼개지듯 쪼개졌다. 대통령이 인기가 없고 정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잽싸게 자기 살 길 찾아 나간 것으로 그다지 곱게 보아지지 않는다. 마치 비바람 몰아치고 홍수 날 것 같으니 앞동질 쳐 피난가는 개미떼를 보는 듯했다. 적대적인 분위기를 해소시키기는커녕 분쟁과 갈등, 대립과 암투 속에서 충돌과 마찰만을 조장하더니 해체의 단계로 나섰다. 분쟁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조정자로서의 위기관리 능력을 자생자득하지 못하면 그들이 꿈꾸는 합체란 한낱 요원한 꿈에 불과할 것이다. 정부와 대통령이 사회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거나, 정부와 대통령이 갈등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에 과연 누가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국회와 시민단체와 언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정자 역할에 있어 그 역할을 가장 잘못하고 있는 동네가 바로 수구보수 언론계이다. 언론이란 모름지기 객관적 시각과 냉철한 판단으로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치유하며 통합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회갈등을 조장하고 불협화음과 불균형을 초래하며 이념대결을 선동하고 있으니, 정작 복잡한 사회의 조정자가 되어야 함에도 현실은 세치의 혀를 가진 종이권력에 불과하다. 앞의 에피소드에서 보았듯이 인생도 조정자가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간하는 사람보다 중재하고 조정하는 조정자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김지우 소설가
  • 올 봄 헤어스타일 단발머리

    올 봄 헤어스타일 단발머리

    단발 열풍은 계속된다. 지난해에는 부드러우면서 여성스럽고, 섹시함을 강조한 단발이었다면 올봄 유행하는 단발은 길이가 더 짧아지고 선은 더 강해진 느낌이다. KBS 드라마 ‘달자의 봄’의 이혜영(사진 왼쪽)의 헤어 스타일이 대표적. 일반적인 보브형 단발보다 더 짧아졌으며 선이 날카로워졌다. 이러한 머리 모양은 작년 유행했던 김혜수(영화 ‘타짜’에서)식 보브형 단발의 변형으로 훨씬 도도하고 차가운 느낌을 준다. 계란형이나 역삼각형의 얼굴에 잘 어울리며 각이 심하거나 얼굴이 큰 사람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최근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에서 김혜수(사진 가운데)의 헤어 스타일은 조금 바뀌었다. 뱅스타일의 앞머리에 레이어가 가미된 일명 ‘머쉬룸(바가지형) 단발’로 변신했다. 머쉬룸 단발은 이목구비가 뚜렷하거나 역삼각형 혹은 마름모형 얼굴에 잘 어울리며 턱이 넓은 얼굴 형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머쉬룸 단발에 살짝 웨이브를 가미하면 좀더 여성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층을 많이 낸 바가지형 단발 웨이브는 한국 여성들에게 무난하게 어울리나 웨이브를 잘못하면 자칫 아줌마스러울 수 있으므로 스타일링과 퍼머에 신경을 써야 한다. MBC 드라마 ‘나쁜 여자 착한 여자’의 성현아(사진 오른쪽)의 커트는 앞머리와 뒷머리를 어떻게 스타일링 하느냐에 따라서 여러가지 연출이 가능한 헤어 스타일이다.20∼30대 여성들이 편하게 손질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로 정장이나 캐주얼 모두 무난하게 어울릴 만하다. 남성들의 경우, 메트로 섹슈얼이니 크로스 섹슈얼이니하는 말처럼 중성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장발 열풍이 불 것으로 보여진다. 드라마 ‘궁’에 출연했던 주지훈, 드라마 ‘주몽’의 송일국, 현재 군 복무 중인 소지섭 등은 모두 거의 어깨에 닿을 듯한 장발이다. 하지만 이준기 식의 여성스러운 장발이 아니라 거칠면서도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게 나는 장발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도움말:유신 원장(니케인뷰티), 임영심 원장(The house of beauty), 신동금 (김선영 by 보스코).
  • 마테라치 또 입이 화근?

    ‘마테라치, 또 박치기에….” 지난해 독일월드컵축구 결승에서 지네딘 지단(프랑스·은퇴)에게 박치기로 가슴을 맞았던 이탈리아 대표팀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34·인터밀란)가 또 박치기를 당했다. 마테라치는 29일 스타디오 루이기 페라리스에서 열린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경기 도중 삼프도리아 미드필더 제나로 델 베키오(29)에게 한 방 맞았다. 이번에는 가슴이 아니라 턱이었다. ‘박치기 사건 속편’ 전개과정은 본편과 비슷했다. 전반 7분 델 베키오가 인터밀란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에게 위협적으로 달려들자, 마테라치가 끼어들면서 시비가 붙었다. 마테라치는 델 베키오에게 험담을 퍼부었고, 두 사람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한 단신 델 베키오(174㎝)가 장신의 마테라치(193㎝) 아래턱을 들이받았다. 마테라치는 뒤로 넘어졌다. 니콜라 리촐리 주심은 즉각 레드카드를 꺼내들었고, 델 베키오는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마테라치 작전(?)’이 성공한 덕에 수적으로 앞선 인터밀란은 28분 스웨덴 출신 골게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선취골,9분 뒤 브라질 출신 윙백 시세나도 마이콘의 연속골로 삼프도리아를 2-0으로 눌렀다. 이로써 인터밀란은 지난해 10월28일 리보르노와의 시즌 8차전을 시작으로 14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18승3무(승점 57)로 2위 AS로마(승점 46)를 멀찌감치 따돌렸다.‘박치기 사건’ 속편에서도 주연을 맡은 마테라치는 독일월드컵 결승에이어 이번에도 박치기 한 방을 얻어맞고 팀 승리를 불러왔다.삼프도리아 왈테르 노벨리노 감독은 “프로가 해서는 안될 일이다. 델 베키오를 옹호하지 않겠다.”고 비난했다.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OUR STORY] 방학 걷이 도서관 나들이

    [OUR STORY] 방학 걷이 도서관 나들이

    방학 때면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 헤맨다. 초등학생들의 긴 겨울방학도 2주가 채 남지 않은 요즘, 남은 방학기간을 더욱 알차게 보내기 위해 어린이 도서관을 찾아보면 어떨까. 도서관 하면 당연히 책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도서관에는 책만 있는 게 아니다. 독서 외에도 도서관별로 다양한 특별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립 어린이도서관이 유일했지만, 이젠 동네마다 어린이도서관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규모는 작아도, 동네 가까이에서 독서와 학습공간, 그리고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엄숙한 대형도서관과는 달리, 이웃집 사랑방 같은 ‘작은 도서관’들을 소개한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도서관’은 아이들의 작은 도서관이며 놀이터이자, 엄마들의 이야기방인 곳. 엄마와 함께하는 겨울방학 도서관 여행의 출발지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아이들과 문화가 있는 곳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도서관(www.littlelibro.org)’의 모든 프로그램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이야기방’. 책읽기를 위한 기본 능력인 ‘리터러시(literacy)’, 즉 읽고 쓰고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학습과정 중 아이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 참새방앗간과 같은 곳이에요. 요즘 같은 방학 때는 거의 매일 이곳을 찾아요. 집에서 읽어주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어요. 읽을 것도 많고 읽는 양도 많아요. 읽기, 쓰기 등의 진도도 빠르고요.” 주부 장호정(39)씨가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다. 장씨는 또 “초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해요. 집에서 해주기 힘든 놀이들도 할 수 있고요. 도서관뿐 아니라 놀이터도 되는 셈이죠.”라며 자랑이 대단하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왜 아이에게 좋을까. 김소희(40) 관장은 “일생동안 책에 대한 기억이 글자나 스토리가 아닌 운율로 남게 됩니다. 또 책을 엄마처럼 따뜻하게 느끼기도 하는 등 정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죠. 이런 분위기에서 성장하며 자연스레 말하고 쓰는 학습을 하게 되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6∼7세만 되면 애들 스스로 읽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나이에도 엄마가 읽어주는 것이 좋아요.”라고 당부했다. 아이들의 독서량을 늘리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은 ‘책읽는 통장’. 읽은 책의 내용 중 재미 있었던 부분을 일기처럼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이곳에 올 때마다 ‘알-올챙이-뒷다리-앞다리-개구리’ 순서로 도장을 찍어주기도 한다. 개구리 5마리를 모으면 도서교환권을 선물로 준다.(02)2297-5935 # 크고 작은 공동체를 경험하는 자리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다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이웃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뜻일 게다. 어린이도서관에는 늘 엄마들이 있다. 도서관이 이웃이 되고, 친근해질수록 엄마들은 자꾸 서로를 ‘도와주려’ 한다. 자체 모임도 늘어난다. 그런 엄마들이 마련한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뚱딴지’. “우리 고유의 전통인 ‘품앗이’로 하는 일종의 ‘방과 후 교실’입니다.‘놀토’가 생기면서 엄마 혼자 토요일마다 아이와 이벤트를 벌이는 것이 쉽지 않죠. 방학 때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엄마들이 아이들의 현장학습을 함께 하기로 한 거죠.” 장호정씨의 설명이다. 엄마들이 번갈아가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길라잡이가 되어주겠다는 것. 처음엔 엄마와 아이들만의 일이었지만, 요즘엔 아빠들의 참석률도 높아졌다. # 아이와 함께 엄마도 성장한다 엄마들간 소모임이 자연스레 활성화되기도 한다.‘크레파스’는 이 도서관에서 가장 오래된 엄마들 모임. 셋맘(아이 셋 둔 엄마)이 많은 이 모임 회원들이 ‘영상 그림책’을 만들기로 했다. 엄마와 아이들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책을 고른 다음, 대본으로 각색해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것. ‘크레파스’회원 엄마들은 아이들이 도서관을 ‘전쟁터’처럼 만들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던 책들 중에서 특별한 두 권을 고르고, 내용을 각색했다. 배역도 나누었다. 스튜디오 가는 날. 엄마들은 머리에 헤드폰을 쓴 채 녹음실에 들어가,‘성우’가 됐다.‘감독’을 맡은 엄마들은 화면을 재구성해 동영상으로 만들고, 배경음악도 넣었다. 드디어 ‘크레파스’회원들이 만든 영상그림책이 도서관과 지역 이웃들이 어울리는 문화행사 ‘나랑 같이 놀자’에서 상영됐다. 한 컷 한 컷 바뀌는 장면들 속에 난장판 같았던 도서관의 모습들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회원 중 한 명인 정수정(38)씨는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산만하고 버거운 시간 속에서 해냈다는 생각이 들어 회원 모두가 콧날이 시큰해지는 것 같았어요.” ‘크레파스’ 엄마들이 만든 작품이 벌써 7편.‘손 큰 할머니 만두 만들기’,‘여우누이’ 등 해를 더할수록 작품은 정교해졌다. 김 관장의 말이다.“엄마에게도 꿈이 필요합니다. 주저앉은 엄마들에게 아이를 통해 만난 그림책이 새 날개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소희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도서관’ 관장 “도서관은 단순한 하루의 이벤트가 아닌 생활 속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도서관은 학교와 집을 오가는 사이의 ‘길거리’에 있어야겠죠. 스스로 찾아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린이 도서관은 ‘작고 낮게, 그리고 느리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도서관’ 김소희(40) 관장의 ‘작은 도서관 ’론이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의 부인.10년 정도 기자생활을 하는 등 직장생활을 하다, 돌연 동화책을 만들겠다며 2001년 4월 성동구 행당동에 어린이 도서관을 설립했다. “아이들은 작습니다. 그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의 규모는 작아도 좋겠습니다. 대신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 혼자 힘으로도 찾아갈 수 있는 거리, 엄마에게도 큰 맘 먹고 하루를 고스란히 바치는 이벤트가 되지 않을 만큼의 거리에 있어야 합니다. 시내나 외곽 등의 특정한 곳에 커다란 도서관을 짓는다면, 아이들은 혼자 힘으로 찾아가지 못하겠지요. 또 애들을 안거나 업어야 하는 엄마들에겐 움직이는 것 자체가 전쟁입니다. 그런 엄마나 아이들에게 도서관 가는 것은 ‘생활’이 아닌 ‘일’일 겁니다.” 그가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곳은 성동구 행당동의 주택가. 한때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곳이다. 요즘은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외형적으로는 제법 화려해졌지만, 문화적으로는 여전히 부실하다. “19세기의 도서관은 개인교습을 받을 수 없거나, 개인서재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학교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학교와 마찬가지로 지위상승을 위해 이용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약한 사람에게 더욱 문턱이 높다는 것도 비슷하고요. 가난할수록 현실에 밀접해지고 도서관과는 멀어지게 되죠. 따라서 아이들이나 사회적 약자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채,‘거리’에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반드시 규모가 클 필요도 없고요.” ■ 서울지역 여기가 좋아요 ●은평구 대조동 꿈나무 도서실 파출소로 사용됐던 주택가 2층짜리 빈 건물을 개조해 문을 열었다.1층은 주로 유아를 위한 공간,2층은 초등학생들에게 맞는 공간으로 꾸몄다. 책 수집, 정리 등 도서실 운영을 주민들이 직접 담당하고 있다. 방학 때는 책읽기 프로그램과 책읽어주는 엄마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이들이 보다 알찬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놀토’에는 영화상영을 하기도 한다. 지하철 6호선 구산역 2번출구에서 대조초등학교 방향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7시. 토·일요일과 공휴일 휴관.(02)382-3959. ●노원 어린이도서관(www.nowonilib.seoul.kr) 노원구청이 설립하고, 서울여자대학교가 위탁 운영하는 21세기 디지털 어린이 전용 도서관. 지하 1층은 DVD,E-Book 열람 등을 할 수 있는 디지털자료실,1층은 유아열람실과 전시실,2층은 아동 도서실로 꾸며졌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 4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6시(주말엔 5시). 매주 화요일 정기휴관.(02)933-7145. ●서초 어린이도서관(www.seocholib.co.kr) 영·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찾기 좋은 곳.2만 3000여권의 장서 대부분 아이들이 물거나 빨아도 별 탈이 없는 것들이다. 책을 읽다 잠든 아이들을 위해 수면실도 마련해 놓았다. 외국인 선교사가 영어동화를 들려주는 ‘영어동화 스토리텔링’은 월 1만원, 동화 그림 그리기, 독후감 쓰기 등 ‘어린이 독서교실’은 월 2만원의 수강료를 받는다. 매달 초 수강신청을 받는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3번 출구에서 우성1차 아파트 방향 도보 10분. 오전 10시∼오후 6시(일요일은 오후 4시). 매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02)3471-1337. ●이진아 기념 도서관(www.sdmljalib.or.kr) 취학 전 유아 대상 프로그램이 돋보이는 곳. 여성의류업체 ‘현진어패럴’의 이상철 대표가 지난 2003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딸 이진아씨를 기리기 위해 서울시에 50억원을 기부해 지어졌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유아부터 입학 전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모자열람실´과 영어동화 읽기와 어린이 논술 등 문화강좌가 진행되는 ‘문화창작실’ 등이 갖춰져 있다. 무료 영화도 상영된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에서 영천사 방향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6시(주말엔 오후 5시). 월요일은 휴관.(02)360-8600. ●서울시립 어린이도서관(www.childrenlib.or.kr) 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최대 어린이 도서관.20여만권의 책과 1만 4000여점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분야별·수준별로 책들을 구분해 놓은 본관과 ‘문화교실’,‘이야기실’ 등이 마련된 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우미 선생님이 좋은 책과 독서방법을 추천해주는 ‘독서상담실’, 가족영화 무료 상영회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았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사직공원 방향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6시(주말엔 오후 5시). 매달 첫째·셋째 월요일은 휴관.(02)722-1379. ●구로 꿈나무도서관 3만여권의 책과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갖춘 복합 도서관. 일반 ‘도서관’기능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3500여점의 장난감을 무료로 빌려주는 ‘꿈나무 장난감 나라’다. 연회비 1만원만 내면 서울시민 누구나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마음껏 빌릴 수 있다.1주일에 한 점씩만 가능하다.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6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주말엔 오후 5시까지만 연다. 화요일은 휴관.(02)860-2383. ●가양 인표 어린이도서관(www.inpyolib.or.kr) 개인별 독서지도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에 등록한 어린이들은 책을 읽은 다음, 사서와 함께 줄거리나 느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도서관은 이 내용을 개인별 독서카드에 기재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취학 전 어린이들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로 구성되는 독서동아리도 있다. 지하철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에서 125번 버스 타고 가양7단지 하차. 오전 9시∼오후 6시. 일요일은 휴관.(02)2668-9814. ■ 경기지역 이곳으로 오세요 # 인천 맑은샘 어린이도서관(www.childlib.pe.kr) 1층은 책을 읽는 공간, 지하 1층과 2층은 문화체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도자기 교실’,‘동시 따먹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는 지하 1층과 2층이 사실상 이 도서관의 중심이다. 지하철 1호선 백운북부역 출구에서 567번 버스 타고 영아다방 사거리 하차. 오전 11시∼오후 5시. 일요일 휴관.(032)507-1933. # 일산 웃는 책 도서관(www.gigglingbook.net) 그림책 마주이야기(7세 이하), 그림책 창작여행(1·2학년), 동화 깊이 읽기(3·4학년), 꼬마작가(5·6학년) 등 연령별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각각의 과정이 끝난 다음, 개인 문집도 발간한다. 지하철 3호선 대화역 장성중학교 방향 출구에서 성저공원 방향 도보 20분. 정오∼오후 7시.‘놀토’에는 오전 10시∼오후 6시. 토·일요일 휴관.(031)914-9279. # 부천 동화기차 어린이도서관(children.bcf.or.kr) 기차 모양의 서가로 유명한 곳. 기차 안에서 아이들끼리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엄마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줄 수도 있다. 보라색 망토를 걸친 마녀와 아이들이 함께 독후활동을 하는 ‘마녀가 들려주는 그림책 이야기’는 매주 화요일 오후 열린다. 지하철 1호선 송내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032)320-6366. # 광명 청개구리도서실(www.froglib.or.kr) 매주 수요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책 읽어주는 도서실’이 눈에 띄는 프로그램. ‘독서 릴레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프로그램은 광명시 명사들이 참석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하철 7호선 철산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오전 10시∼오후 6시(주말엔 오후 5시). 월요일 휴관.(02)2619-6148. # 부천 도란도란 어린이도서관(www.gogang.or.kr) 부천시립도서관의 분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요일별, 학년별로 진행되는 독서활동 모임이 자랑. 방학동안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아이를 골라 상을 주는 ‘독서왕 선발대회’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부천북부역 출구에서 8번 버스 타고 새보미아파트 하차. 오전 9시∼오후 6시(토요일은 오후 1시). 일요일 휴관.(032)677-9090. # 인천 청개구리 어린이도서관(frogkid.org) 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기도 한다. 지하철 1호선 백운역 3번 출구에서 553번 마을버스를 타고 유진슈퍼 앞 하차. 오전 10시∼오후 4시(일요일 오후 2시). 월요일 휴관.(032)521-2040. # 도토리 미디어 사랑방(dotori.co.tv) 일산의 ‘웃는 책 어린이도서관‘ 지하에 있는 미디어 전문 도서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 대상의 ‘웹 배낭여행’, 고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이미지 요리사’ 등의 프로그램이 열린다. 엄마들을 위해 ‘우리 동네 뉴스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았다. 정오∼7시(토요일은 5시). 일요일 휴관.(031)914-1394. # 수원시 어린이도서관 3인방 슬기샘·바른샘·지혜샘 각각 지상 3층 규모의 도서관 내부에 저마다 특화 분야로 내세우고 있는 천문우주, 멀티미디어, 환경에너지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최첨단 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모두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 슬기샘(skid.suwonlib.go.kr) 지하철 1호선 화서역 1번 출구에서 92번 버스 경기도체육회관 하차.(031)228-4794. 바른샘(jkid.suwonlib.go.kr) 지하철 1호선 수원역에서 7번 버스 수원순복음교회 하차.(031)228-4764. 지혜샘(bkid.suwonlib.go.kr) 지하철 1호선 수원역에서 2-1번 버스 산남중학교 하차.(031)228-4764.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전시회·관광도 있어요 # 와!사이언스 과학마을체험전 과학의 원리를 실험을 통해 익히는 체험형 전시회.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빛소리마을 등 5개관으로 구성된 전시실에서 실험과 놀이를 통해 과학의 원리를 익힌 다음, 콘서트 장으로 이동해 로켓 발사, 수면 위의 불꽃쇼 등 과학쇼를 감상하며 종합적인 과학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형 전시회다. 다음달 20일까지. 어린이 1만 5000원, 어른 1만 2000원.(02)784-6652. # 만지고 쌓고 배우는 올록블록 놀이터 ‘블록의 모든 것’이라 할 만한 전시회.2500만여개의 블록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끼워서 만드는 블록은 물론, 물로 붙이고 자석으로 연결하는 블록 등 모든 종류의 블록들을 모았다.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블록 놀이터’.10종류의 다양한 블록들로 관람객들이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오후 1∼4시에는 ‘레고 높이쌓기’ 등 ‘블록놀이터 올림픽’ 행사도 열린다. ‘블록으로 만든 성(城)’,‘레고기차마을’ 등 볼거리도 많다.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다음달 25일까지 열린다.(02)780-7856. # 서울 4대문안 도보관광 서울시는 학생들이 뜻깊은 방학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겨울방학맞이 가족·친구와 함께하는 4대문안 도보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궁궐, 문화재 등을 전문 해설가의 설명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관광 희망일 3일전까지 ‘dobo.visitseoul.net’에 신청하면 된다. 오전 10시, 오후 2시 등 하루 2회. 궁궐 등 입장료만 본인부담.(02)2171-5452.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석의 갯바위 통신] 거문도 대물 감성돔 낚시

    [김석의 갯바위 통신] 거문도 대물 감성돔 낚시

    요즘은 대물 감성돔을 낚을 수 있는 ‘꿈의 계절’. 지금부터 마릿수는 크게 떨어지는 대신, 낚여 올라오는 감성돔의 씨알은 연중 최고를 기록한다는 뜻이다. 유망 낚시터는 역시 ‘원도권 빅3’로 불리는 추자도, 거문도, 가거도. 그중 교통의 편리함이나, 포인트의 진입시간 등을 따져보면 거문도만한 곳이 없다. 특히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서 출발하는 낚시 전용선을 이용하면 불과 한시간 반만에 거문도 갯바위 포인트까지 진입할 수 있다. 지금처럼 차디찬 겨울철에, 대물 감성돔은 어떤 곳에 은신해 있고, 그 감성돔의 입질을 어떻게 이끌어내야 할까. 우선 수온이 안정된 곳이 최우선 포인트가 된다. 시즌 초반에는 10m 이상의 깊은 수심을 보이는 곳으로 햇볕이 잘 드는 홈통지형이나 수중턱이 발달된 직벽 지형, 갯바위에서 멀리 떨어진 수중 여밭 지형 등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곳은 수온변화가 적은 데다, 먹잇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낮은 수온으로 인해 먹이가 코앞에 있어도 입질을 하지 않을 만큼 감성돔의 활성도가 위축되어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채비를 감성돔이 은신하고 있는 곳에 최대한 바짝 붙여주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따라서 1호 이상의 무거운 찌를 사용해야 한다. 실제 수심보다 찌밑 수심을 더 깊게 주고, 바늘이 바닥층에서 떠오르지 않도록 바늘 가까이에 좁쌀봉돌을 물려 철저하게 바닥층을 훑어주어야 한다. 잡어의 성화를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서는 크릴새우 외에 깐새우, 생새우, 게 등과 같은 미끼를 따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거문도의 대물 감성돔 시즌 초반 명당자리로는 황금돼지해인 올해 새롭게 뜨고 있는 서도의 코바위를 비롯해 300냥 똥섬앞 본섬자리, 남쪽의 배치바위와 북쪽의 신추, 용댕이 등을 꼽을 수 있다. 거문도 진입방법은 두 가지. 여수 여객선 터미널(061-663-0116)에서 하루 두세번 왕복 운항하는 쾌속 여객선을 이용, 거문도에 도착한 다음, 거문도 현지에서 포인트로 움직이는 낚시종선들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과 여수 국동항에서 출발하는 거문도 전용 낚시가이드 배를 이용해 포인트로 직접가는 방법이 있다. 문의는 여수 전국낚시 박형주(011-608-6131).
  • [외환위기 딛고 일어선 근로자·기업들] 샘솔정보기술 양태준 사장

    [외환위기 딛고 일어선 근로자·기업들] 샘솔정보기술 양태준 사장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의 한 사무실. 샘솔정보기술 양태준(40)사장의 출근길은 활기차다. 그에게 구조조정 대상자라는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10년 전 외환위기 한파 속에 정든 직장을 떠나야 했던 그는 오늘날 우수 중소기업인으로 성장했다. 1988년 현대전자에 입사한 양 사장은 94년 현대정보기술로 자리를 옮긴 뒤 영상기기와 네트워크 영업을 해왔다.97년 말 외환위기가 몰아닥치자 현대정보기술은 그가 몸담았던 영상팀을 해체했다. 하루아침에 10여년을 몸담았던 직장에서 쫓겨난 그는 막막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 옛 직장에서 동고동락하던 동료 5명과 퇴직금을 모은 1억원으로 빔 프로젝터를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렇다 할 아이템이나 기술도 없이 의지만으로 출발했던 그들에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결국 2년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탈출구는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었다.“믿을 만한 것은 몸뿐이고 열심히 뛰는 것”이라는 양 사장은 실패에 좌절할 틈도 없이 방방곡곡을 누볐다. 그는 종합상황 관제시스템 분야에 도전하기로 했다. 국내산 장비가 없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따라서 일본기업의 신뢰를 얻는 일이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일본기업의 불신의 벽은 높기만 했다. 지인이었던 일본 전문가와 일본기업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다녔다. 양 사장과 샘솔정보기술이 도입한 관제시스템은 방재센터, 재난센터에 50·70인치 대형스크린 6개를 기본세트로하는 대형스크린디스플레이(LSD)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었다. 2002년 본격적으로 관제시스템 시장에 뛰어든 샘솔정보기술은 선발주자들을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106억원.5명이었던 직원들은 40명으로 늘어났다. 그가 내세운 경영원칙은 신뢰, 책임, 권한이다. 양 사장은 “자신이 잘하는 일만 하고 나머지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스스로를 “내 회사가 아닌 우리의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직원의 한 사람”이라고 겸손해했다. 양 사장은 10년 전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를 지탱해준 것은 가족들의 믿음이었다. 양 사장의 아내는 “언젠가 그만둘 일이 오히려 잘됐다.”며 해고당한 남편에게 용기를 줬다. 그는 “멀지않아 수입국인 일본에 역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가자! 겨울 건강 방학속으로…

    가자! 겨울 건강 방학속으로…

    겨울방학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건강방학’으로도 유용한 기간이다. 기간이 길고, 야외활동이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방학을 이용해 자녀들의 건강을 점검하고, 바른 건강습관을 가르치는 건 어떨까. # 이비인후과 목안과 코 뒷부분에서 세균의 침입을 막는 편도선과 아데노이드는 5세 전후까지 점점 커지다가 그 이후부터 작아져 제 모습을 갖춘다. 편도선은 코와 입을 통해 들어오는 세균을 방어하지만, 이 세균으로 자체 감염될 수 있으며, 이 경우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기도 한다. 급성 편도선염은 침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목이 아프고, 열이 나며, 오한, 두통과 함께 뼈 마디가 쑤시는 통증이 온다. 간혹 귀의 통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급성이 반복되는 만성은 목에 뭔가 걸린 듯한 이물감과 함께 악취가 나는 노란 가래 덩어리가 생긴다. 충치 등 다른 이유없이 입에서 냄새가 나면 편도선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이들은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비대하면 코가 막혀 항상 입을 벌리고 숨을 쉬고, 목감기가 자주 오며, 잘 때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무호흡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경우 성장호르몬 분비가 잘 안돼 발육이 저하되거나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급성 편도염은 보통 소염제나 항생제로 치료되나, 편도가 비대해 중이염이나 축농증 등의 합병증이 자주 생기는 경우, 편도 때문에 치열에 이상이 있거나 잦은 편도선염으로 성장에 지장이 더딘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만3∼4세 이후에 하는 것이 좋으며 완치까지 3∼4주 정도 소요된다. # 소아과 요즘 어린이들의 대표 질환인 비만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가 하면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조기에 치료해 줘야 한다. 전문의들은 “소아 비만의 원인은 70% 이상이 너무 많이 먹고, 덜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지난해에 비해 체중이 급격히 증가했다면 비만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아 비만을 예방하려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하며, 지방이 많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무조건 육류 섭취를 제한하면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지방을 제거한 살코기나 생선, 우유, 콩과 두부 등을 많이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탕과 소금 섭취량도 줄여야 한다. 어릴 때 형성된 입맛은 평생을 가므로 설탕과 소금, 조미료 등은 가능한 줄여 사용해야 한다. 가능한 텔레비전 시청이나 컴퓨터 사용은 하루 1∼2시간으로 제한하며, 뚱뚱한 어린이라도 자존감을 갖고 자신의 문제를 돌이켜보도록 도와줘야 한다. 운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주일에 3∼5회 정도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아동의 5∼10%가 소아변비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변비는 밖에서 놀이에 몰두하거나 학교 화장실 사용을 꺼려 배변을 참는 어린이들에게 많다. 이런 심인성 변비는 식이섬유가 많은 과일이나 야채 섭취를 늘리고 하루 한번 일정시간에 배변을 보는 습관을 갖도록 지도한다. # 치과 초등학교 저학년은 적당한 시기에 젖니를 없애지 않으면 뻐드렁니가 나 치아가 서로 물리거나 턱이 나와 자칫 외모에 자신감을 잃을 수 있으며, 외모에 자신감을 잃으면 다른 사람과의 대화를 꺼리거나 대인기피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작은 충치는 치과에서 치아의 홈을 메워주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가정에서는 식사 후와 취침 전에 반드시 칫솔질을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한다. 과자류와 사탕, 초콜릿 등 설탕이 든 음식은 치아 건강에 해롭지만 전혀 못 먹게 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단 음식은 먹는 횟수를 줄이거나 먹은 뒤 양치질을 하게 하며, 과일과 채소류로 바꿔 먹이는 것도 좋은 충치예방법이다. ■ 도움말:박문규 선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김수정 선병원 소아과 전문의. 김민수 선치과병원 소아치과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13) 다운증후군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13) 다운증후군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프랑스 영화 ‘제8요일’에서 다운증후군을 앓던 주인공 조르주는 마침내 날개를 달고 뛰어내려 ‘천사의 죽음’을 택한다. 그임죽음이 자신의 의지였기에 더욱 안타까운 장면으로 기억된다. 정신박약의 일종인 다운증후군은 우리나라에도 흔한 질병이다. 실눈의 눈꼬리가 위로 치켜지고, 코는 납작하며, 입이 작고 혀가 입 밖으로 비죽이 밀려나오는 특징을 보인다. 또 머리가 납작하고, 눈과 눈 사이가 멀며, 짧은 손가락은 안으로 자꾸 말린다. 경희의료원 성형외과 양원용(대한성형외과학회 차기회장) 교수는 지능장애 때문에 흔히 백치로도 불리는 이런 다운증후군의 증상을 이렇게 설명한다.“평균 지능지수가 50 안팎으로, 침착성이 없고, 호기심이 강하며, 아무나 잘 따릅니다. 또 엉뚱한 흉내와 농담으로 주위의 시선을 끌기도 합니다. 선천성 심장판막증과 발육장애 등 매우 특이한 용모와 증상을 가진 질환입니다.” 정확한 국내 통계는 없으나 일반적인 유병률은 신생아 600∼700명당 한 명꼴로 태어난다. 주로 고령(35세 이상)의 초산부에게서 태어날 확률이 높다. 서양에서는 이 병을 가진 아이의 눈꼬리가 몽골인과 닮았다고 해서 ‘몽고증’이라고도 부른다. 양 교수는 최근의 고령임신 경향으로 다운증후군 유병률이 높아질 것을 경계한다.“신생아 700명당 1명꼴로 태어나므로 정상인이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산모가 고령일수록 이런 아기를 가질 확률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며, 남성의 나이가 50을 넘어서 아이를 가질 경우에도 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진 젊은 임신부가 늘고 있어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원인은 염색체 이상이다. 다운증후군 환자는 정상인보다 1개가 많은 47개의 염색체를 갖고 있다. 유전질환으로, 어머니가 관련 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15%, 아버지가 가진 경우에는 4% 확률로 나타나며 특히 어머니의 21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으면 아이는 100%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나게 된다. “아이가 47개의 염색체를 가졌다면 그 다음 아기도 1%의 확률로 이 병을 갖게 되며, 염색체 수는 정상이나 위치가 바뀐 전위의 경우에는 그 가능성이 8%로 높아집니다.” 따라서 임신부는 적극적으로 태아 염색체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염색체 전위라면 부부가 지체없이 염색체 검사를 받아야 한다.“모든 임신부가 다운증후군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진단은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혈청검사, 초음파검사와 융모막검사로 임신 12주 이내에 얼마든지 진단이 가능합니다.” 양 교수는 다운증후군이 다른 선천성 기형에 비해 발생 빈도가 높은데도 이들에 대한 교육 및 재활시설이 태부족한 현실을 개탄했다.“그뿐이 아닙니다. 사회적 인식과 이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이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겪는 불편과 고통과 클 수밖에 없지요.” 선천성 질환이어서 치료는 환자가 갖고 태어난 신체적 증상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안면 성형이나 혀 절제술 등이 그것이다. 제한적이지만 이런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적극적인 사회 복귀와 정상적인 생활을 돕는다. 큰 혀를 항상 내밀고 생활하는 경우에는 혀의 일부를 절제함으로써 여기에서 비롯되는 문제를 해결한다. 혀를 내민 환자는 대부분 공명장애 때문에 발음이 어눌하며, 편도선과 아데노이드 염증질환이 잦고, 심하게 코를 골기도 한다. 또 충치가 심하고 턱이 불균형성장을 하게 되는데,3∼4세 무렵에 혀 절제술을 시향하면 이런 문제를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다. 안면 성형은 다양하게 이뤄진다. 발육 부진으로 코가 납작한 환자는 양 눈 사이가 더 멀어보이고 눈 안쪽에 주름이 잡히기도 한다. 이런 문제는 코뿌리를 높여 해결한다. 또 눈썹이 안쪽으로 나 각막을 찌르거나 발육 부진으로 광대뼈가 평평한 경우, 목에 지나치게 많은 지방이 축적된 경우, 변형된 귀와 힘없이 처진 아랫입술도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물론 이전 특성을 가졌다고 다 수술을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전해 흉터 등의 부담이 없을뿐더러 환자의 용모나 인상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 이상으로 큽니다. 그러나 지능이 너무 낮아 다른 사람과 어울릴 수 없는 환자라면 수술을 받아도 실제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더러는 수술이 무의미할 정도로 지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없지 않고요.” 수술 시기는 일반적으로 취학 전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혀 절제술은 다른 부작용이 나타나기 전인 3∼4세 무렵에 해주는 게 좋다.“적기에 수술을 하면 환자가 자신의 용모나 신체 기능에 자신을 가져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이 연령대를 지나친 환자의 수술 치료가 어렵다는 뜻은 아닙니다. 언제든 환자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수술치료가 가능하지요.” 아직 정책적 지원이 흡족한 수준은 아니다. 얼마 전 혀 절제술이 보험 대상이라는 판례가 나왔다. 이에 따라 혀 절제술 환자는 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심장재단에서도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의 수술치료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양 교수는 이런 당부로 말을 맺었다.“전 세계에서 이스라엘 다운증후군 아동들의 사회 적응력이 가장 높습니다. 이스라엘 부모들이 자식들에 대해 가장 적극적이고 헌신적이기 때문입니다. 다운증후군 아동들도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떳떳이 자립하고,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을 보는 우리의 시선이 더 따뜻해야 하고, 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을 껴안아야 합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9)뮤코다당체 침착증

    [희귀 난치병 정복과 도전] (9)뮤코다당체 침착증

    “인체의 대사 과정에 작용하는 수많은 효소 중 한 가지라도 결핍되면 관련 대사작용이 모두 중단되는데, 이 때 부분적으로 분해된 이른바 ‘뮤코다당(多糖)’이 세포와 조직에 쌓여 병증으로 발전하는 질환이 뮤코다당체 침착증(이하 뮤코다당증)입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진동규 박사. 유전학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로, 국내 관련 환자 70∼80%를 치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결국 이런 현상이 세포 손상을 일으켜 가시적인 증상, 이를 테면 아이의 외모가 변하고 이어 몸의 기능과 발달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뮤코다당증을 설명했다. 뮤코다당증(MPS·Mucopolysaccharide)은 뮤코다당이 비정상적으로 체내에 축적되어 생기는 유전성 질환이다.“아이가 MPS를 가졌더라도 태어날 때는 정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생후 1년 가량이 지나면서 점차 다양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증상은 MPS의 종류와 환자의 연령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데, 치료가 필요한 증상의 시작은 보통 귀의 감염, 콧물, 감기 등입니다.” MPS는 유전성이면서 동시에 진행성 질환이다. 당연히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구체적이고 심각해진다.“병증을 가진 모든 아이는 조악한 얼굴 형태에다 정도는 다르지만 관절 등 골격계 변형으로 신체활동에 심각한 제한이 따르게 됩니다.”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장기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가 하면 시력장애를 유발하는 각막혼탁, 간과 비장의 비대와 이로 인한 심장과 혈관 압박, 성장 지체, 뇌수종 등이 나타난다. 또 피부가 두꺼워지고, 몸에 털이 많아지며, 만성 중이염에 나중에는 정신지체까지 오게 된다. 최근 이 병증이 부쩍 자주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런 병증과 무관하지 않다. 이 질환이 주는 고통은 상상 이상이다.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 독감에 잘 걸리고, 한 번 걸리면 병원 문턱이 닳도록 치료를 받아도 잘 낫지 않는다. 특히 대부분의 환자가 어린 아이여서 부모들이 겪는 심신의 고통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 치료받지 않는 중증 환자 대부분이 10∼20세에 죽음을 맞는다는 점도 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고통이다. 아직 정확한 국내 유병률도 파악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수백 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만 추산될 뿐이다. 환자의 90% 이상이 어린이나 청소년이며 18세를 넘긴 환자는 10% 안팎에 불과하다. 이 병의 원인이 체내 특정 효소의 결핍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최근의 일. 이후 전문적인 연구가 진행돼 지금은 환자에 따라 부족한 효소에 따라 같은 뮤코다당증이라도 1∼9형(5,8형은 사용하지 않음)으로 구분하고 있다. 헐러증후군으로도 불리는 1형은 상염색체 열성질환으로 서구에서 가장 흔한 유형이다. 헌터증후군으로 알려진 2형은 국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관절이 굳고, 성장이 더디며, 특징적으로 머리가 커져 육안으로도 쉽게 증상을 판별할 수 있다. 산 필리포증후군인 3형은 중추신경계 증상을,4형인 모르퀴오증후군은 저신장 등 특징적인 골격계 이상을 보인다. 마로토-라미증후군으로 명명된 6형은 심폐 합병증으로 20세를 넘기기가 어려우며,7형인 슬라이증후군은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으며,9형은 특징적으로 관절 부위의 연조직 종괴가 나타난다. 진 박사는 “이렇듯 종류가 많고, 유형에 따라 치료법과 증상이 제각각이어서 일률적인 패턴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질환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진단이 어렵지는 않다. 전문 소변검사와 효소검사를 거치면 대부분 확진이 가능하다. 치료제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1·2·6형은 리소소옴 효소제가 나와 활용되고 있으며, 진 박사팀도 산자부 지원으로 우리나라에 환자가 많은 2형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질환의 특성상 완치 개념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적용하는 치료도 주로 보존치료법이지요.”예컨대 보존치료란 관절에 문제가 드러나면 관절을 유연하게 해주고, 감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호흡기에 문제가 나타날 경우 기도를 확보하거나 산소공급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더러 심장이나 눈에 문제가 생기면 외과적인 수술을 하기도 한다.“엄밀하게 말하자면 현재의 치료법은 병 진행을 제어하는 단계라기보다 드러난 증상에 대해 대증적 치료법을 적용하는 단계라고 보는 게 옳다고 봐야죠. 희망적인 사실은 1·2·6형에 이어 3·4형 치료제도 임상연구 중이라 머잖아 치료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렇더라도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적절하게 의료기관의 관리를 받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삶의 질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본래적으로 질병을 갖고 삽니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잘 관리하고 치료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얼마든지 가능하듯 이 병도 전문적인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합니다. 완치가 아니라고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진 박사는 특히 조기진단과 조기치료를 강조했다.“제가 관리하는 환자들을 봐도 조기치료를 받는 환자와 성인 환자의 치료 예후가 확연하게 다릅니다. 당연히 조기치료를 받는 환자의 예후가 좋은데, 이런 경우 같은 환자라도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지지요. 또 지금은 산전진단을 통해 미리 문제의 소지를 파악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다면 반드시 산전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질환이 산정특례에 해당돼 치료비 중 80%는 건강보험에서 지원해 주며, 나머지도 각 지자체 등에서 지원해 환자들이 치료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아직도 일부에서는 이런 병증을 갖고 있으면서도 치료비 걱정 때문에 병원 찾기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진 박사는 “지금의 치료법으로도 얼마든지 증상을 완화, 개선시킬 수 있으므로 환자와 가족이 희망을 갖고 이 질환을 봐줬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11월의 창] 발상의 전환

    [11월의 창] 발상의 전환

    글 정종미 제너지한의원 원장 가로수에서 잎이 하나 둘씩 떨어진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니 센티멘털해진다. 가을이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가을이 결실의 계절이기 때문이리라. 내가 사는 곳은 시골 소도시이다. 나는 이곳에서 14년째 조그마한 한의원을 하고 있다. 나를 찾아오는 환자들을 수더분하고 이웃같이 대한다. 다들 정이 많아 환자들이 갖고 온 토마토, 배, 사과, 감자 같은 손수 농사 지은 것으로 나의 진료실은 항상 가득 찬다. 환자들이 많으니까 입구에는 언제나 신발이 가득하다. 오순도순 신발을 벗어놓은 시골 사랑방 같은 분위기가 나는 것은 좋지만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신을 신고 들어와 신발을 침대 밑에 두게 하였는데 한두 가지가 편리해진 것이 아니다. 가끔 신발을 벗고 접수대까지 들고 오셔서 신발을 어디에 두느냐고 묻는 분이 계시긴 하지만 신발이 없어지니 입구가 더 넓어졌고 깨끗해졌다. 조부와 부친이 한의원을 하셨으니 한약재를 쓸고 약을 봉지에 담아 드리고 아픈 곳을 침으로 치료하는 것을 어릴 적부터 보면서 자랐다. 옛날에는 아파도 병원에 가서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가 없었다. 병원의 수도 적었고 또 병원에 가면 큰돈이 들었다. 인구가 많아지고 경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많은 병원들이 생겨났다. 매년 배출되는 한의사의 수가 거의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의학 의료서비스는 전통적으로 이어온 한방의 개념을 서비스 개념으로 고쳐 부른 말이다. 환자의 병을 고치는 사람이 서비스하는 사람도 되어야 한다. 이런 시도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로 했다. 한의원을 국내외로 널리 뽐낼 수 있는 우리 전통 사상이 듬뿍 배어 있는 브랜드를. 자연치유능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이 한약이고 침술이다. 한의학은 몸의 어느 한 장기나 조직에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좋게 하여 많은 질병들에 대한 치료적 작용을 나타내는 것이다. 제너지는 Zen과 Energy의 합성어이다. 우리가 명상을 할 때 인체 내에 흐르는 에너지가 제너지다. 우리 몸에는 어느 약보다 우수한 자연치유능력이 내재되어 있다. 이런 치유능력을 증진시켜서 병을 낫게 하는 것이 전통 한의학이다. 이렇게 딱 맞는 제너지를 나의 브랜드로 했다. 이제 한 가지만 남았다. 한의학 의료서비스를 잘 시행하여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석과 같은 한약의서(漢藥醫書)들이 많은데, 한의학 의료서비스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책이 없다. 스스로 이것을 해야 한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의료서비스와 상품의 질로 고객을 끊임없이 만족시켜야 한다. 서비스 질을 개선시키기 위해 우리의 경쟁자를 고객이라고 설정하고 고객에게서 배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객에게 친절하게 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했다. 일반인들에게 한의원이라면 몸이 허할 때 보약이나 한재를 짓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다. 그러기에 잔병치레에는 한의원으로 발걸음이 옮겨지지 않고 젊은이들에게는 문턱이 높기만 했다. 지금까지의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젊고 생기 넘치는 한의원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스위치를 누르면 노래하며 춤추는 월드 싱깅돌 쇼(World Singing Dolls Show), 만져보며 운동을 시켜줄 수 있는 손 노리개 원앙새, 만질라치면 침을 세우는 고슴도치, 손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거북이와 가재. 춤추고 노래하는 분위기가 있는 한의원, 다시 찾고 싶은 한의원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한의원 내의 자연학습장은 그 답을 가져다주었다. 학교가 끝날 즈음이면 교복을 입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한의원에 3~4명 몰려온다. 그중 한 명이 치료를 받는 학생이고 나머지는 노래하는 인형과 새와 노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기다려 주는 친구들이다. 토요일이면 거북이도 키우고 가재도 키우자고 보채는 어린이들에게 꼭 사주겠다고 약속하느라 바쁜 젊은 부모의 모습을 보기도 어렵지 않다. 다양한 한방차를 준비하여 마치 찻집 같은 분위기로 환자를 맞는다. 한의원 복도에는 한의학박물관도 있는데 시비(是非)를 가리고 선악(善惡)을 판단하여 안다는 오래된 돌사자가 친근하게 사람들을 먼저 맞이한다. 한의원을 이렇게 바꾼 것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민감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현실의 입지에 안주하여 더 나은 미래를 보지 못한다. 남들이 가보지 않은 곳으로 몸을 내던지는 열정, 앞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즉각 실행에 옮기는 행동력,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지금부터 성장시키며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지금의 현실에 만족하기보다는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설정하고 나아간다면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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