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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봄날은 간다/김종회 경희대 교수·문학평론가

    [시론] 봄날은 간다/김종회 경희대 교수·문학평론가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春來不似春)’는 말은, 흉노족을 회유하기 위해 호(胡)나라로 시집을 갔던 중국 전한(前漢)의 미인 왕소군의 시 한 구절이다. 그 앞 절은 ‘호나라 땅에는 화초가 없으니(胡地無花草)’로 되어 있다. 꽃다운 18세에 궁녀로 선발되었다가 공주라 속이고 인신 공출을 당했는데, 꽃도 풀도 없는 삭막한 땅에 이르렀으니 봄을 운위할 형편이 아니었을 것이다. 봄이 봄 같지 않은 것은, 이처럼 자연의 경물이나 풍광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더 비중이 크다. 아닌게 아니라 올해의 우리 국민들은 꼭 그와 같이 황량한 봄의 끝머리를 지나가고 있다. 상상도 못했던 천안함의 참사가 아직도 결말의 향방을 가늠하지 못한 채 숱한 통곡과 통한을 끌어안고 있는가 하면, 한숨 돌렸던 구제역이 다시 일어 가족 같은 가축들을 살처분해야 하는, 억장이 무너지는 봄이다. 꽃샘추위는 기상 역사에 남을 만큼 맹위를 떨쳐 과수와 채소 농사를 망치고, 이에 뒤질세라 때때로 황사가 온 하늘을 뒤덮는다. 이렇게 생각하면 참으로 암울하고 희망 없는 봄이다. 봄을 노래하는 그 많은 화사한 음률들이 숨죽인 마당에, 소리 내어 불러도 될 만한 노래 하나가 있으니 곧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이다. 슬픔과 절망에 묻힌 추억의 노래, 미처 언술로 다 풀어내지 못한 한 맺힌 정조를 품은 노래이기에, 얼마 전 어느 문예 계간지에서 조사한 ‘시인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에서 1위를 했다. 그런데 이 노래를 부른 백설희는 지난 5월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영화배우 황해의 부인이었고 가수 전영록의 어머니이며 신세대 가수 티아라 전보람의 할머니이니, 한국에서 내로라할 만한 대중문화의 명가이다. 대중가요처럼 세속적 삶의 아픔과 슬픔을 잘 담아내는 예술 장르가 없다는 사실은, 그 가요 노랫말의 상황에 당착해 본 사람마다 이를 실감으로 증언하는 터이다. 그런 점에서 ‘봄날은 간다’ 외에도 ‘목장 아가씨’ 등 많은 히트송을 남긴 백설희는 우리 사회의 깊은 조의를 받을 만하다. 시인들만 ‘봄날은 간다’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이 노래가 함축하고 있는 애절하고 구성지며 때로는 퇴폐적이기도 한 노랫말은 신분과 권세를 가진 사람을 겸허한 자리로, 비천과 낙백(魄)에 처한 사람을 위로의 자리로 이끄는 강력한 중화작용을 지녔다. 어느 봄노래가 천안함 순국 장병들의 영정 앞에 두어서 어색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 노래만은 어쩐지 그래도 될 것 같은 훈훈함이 느껴지고, 모진 슬픔의 틈새를 헤집고 어설픈 소망이 고개 내미는 그 기약을 닮았다. 후배 이문재 시인이 다른 사람이 부른 이 노래에 눈물겨움이 없다고 화를 낸 적이 있다. 한데 아무도 그 화를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언젠가 인사동 포장마차에서 거리의 악사가 이 노래를 ‘연분홍 치마’라 부르며 엇비슷한 연주를 들려주고 감상료를 요구했다. 이 노래였기에 두말없이 지갑을 열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격언이 있으나, 한편으로는 인생이 짧은데 항차 예술이 길 턱이 있겠는가 싶다. 진진한 삶의 바닥에 밀착한 이 노래를 들을 때에 일어나는 상념이다. 모두가 마음에 기쁨을, 얼굴에 웃음을, 입술에 노래를 잃어버리고 지나가는 이 탄식의 계절에 그 슬픔의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살펴보고, 누구와 더불어 어떻게 이 아픔을 치유할 것이며, 눈앞의 질곡을 넘어 새롭게 떨치고 일어설 것인가를 성찰하는 자리! 거기서 부를 노래가 ‘봄날은 간다’이면 꼭 알맞겠다. 언어의 길이 막히면 마음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言語道斷 心行處), 인륜도 규범도 통하지 않고 성실도 정성도 돌보지 않는 이 봄날의 잔혹한 현실 앞에 효력 있는 정신적 탈출구를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노래가 어찌 그냥 노래이겠는가. 노랫말 가운데 잠복해 있는 위안과 재생의 메시지가 새롭게 섭생하는 그 인간사의 문법을 말하는 것이다.
  • 영구치 날때 시술… 예쁜치열 만들어요

    영구치 날때 시술… 예쁜치열 만들어요

    성장기 아동의 치과 교정치료 시기는 의사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조기에 교정할수록 유리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교정치료의 목적은 바른 치열을 갖게 하고, 얼굴 및 턱뼈의 바른 성장을 유도해 정상적인 기능과 외관을 갖도록 하는 데 있다. 이런 치료목적에 가장 적합한 성장기 아동의 교정치료 시기는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날 무렵이다. 성장이 왕성한 이 시기에 교정치료를 시작하면 턱뼈의 바른 성장을 유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구치열로 교환이 끝나면 가지런하고 예쁜 치열을 얻을 수 있어서다. 성장기 아동의 교정치료 시기는 크게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새로 나는 혼합치열기(평균 6∼10세)와 ▲영구치로의 전환이 끝난 영구치열기(평균 11∼12세)로 구분할 수 있다. ●혼합치열기=혼합치열기에 교정치료가 필요한 아동은 턱뼈의 성장·발육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아래턱이 크고 앞으로 돌출돼 있거나, 위턱이 작고 뒤쪽에 있어 앞니가 거꾸로 물리는 주걱턱, 위턱이 앞으로 돌출돼 있고 아래턱이 뒤에 있는 무턱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경우 조기 치료가 필요한데, 특히 턱뼈의 부조화가 심할수록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즉 성장이 왕성한 시기에 턱뼈의 성장을 조절하여 턱뼈 간의 부조화를 해소하거나 성장 방향을 바꿔줘야 하며, 치열 정리 등의 문제는 영구치가 나온 후 2단계 치료로 해결하면 된다. 턱뼈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아랫니가 윗니보다 앞에 있는 반대교합도 조기에 치료하면 간단한 교정치료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흔한 구강악습관도 이른 교정이 필요하다. 흔한 구강악습관으로는 손가락 빨기·혀 내밀기·입술이나 손톱 깨물기 등을 들 수 있다. 손가락을 빨거나 혀를 내미는 습관은 윗니를 튀어나오게 하거나 위아랫니가 서로 맞물리지 않고 사이가 뜨는 현상을 초래하며, 방치하면 부정교합의 원인이 된다. ●영구치열기=이와 달리 영구치열기에 교정치료가 필요한 어린이도 있다. 턱뼈의 성장·발육에는 문제가 없지만 치아가 가지런하지 않고 덧니가 났거나, 앞니 사이가 벌어진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턱뼈의 성장조절 치료를 받은 어린이들도 이 시기에 2차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시기에는 교정장치를 부착하여 치아를 가지런히 하거나 위아랫니가 잘 물리도록 하는 게 일반적인 치료다. 물론 이런 경우라도 부정교합 상태에 따라 적절한 교정치료 시기에 차이가 있으므로 진단 결과에 따라 적정 치료시기를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예방교정=예방교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유치가 충치나 외상으로 너무 일찍 빠진 경우 공간을 유지해주지 않으면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없어져 치열이 비뚤어지기 쉽다. 이런 경우에는 스스로 탈착이 가능한 가철식 교정장치나 간단한 공간 유지장치로 영구치의 바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선천적으로 영구치가 결손된 경우나 영구치가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나오는 경우, 유치가 자연 탈락되지 않는 유치유착도 교정치료가 필요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경희의료원 치대병원 교정과 윤현주 교수
  • 미소금융 대출 문턱 낮아진다

    미소금융의 대출 문턱이 낮아진다. 금융위원회는 17일부터 2000만원 이하 소액 대출에 한해 자기자본비율 요건을 50%에서 30%로 완화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전까지 미소금융지점에서 2000만원을 대출받으려면 자기 돈 1000만원이 있어야 했지만, 앞으로는 600만원만 있으면 된다. 운영자금과 시설개선자금을 지원받을 때 적용되는 영업기간 요건도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2년 이상 영업을 하고 있어야 대출할 수 있었지만 1년 이상만 영업 중이면 자격을 얻는다. 또 사업자금 명목으로 500만원 이상을 빌리려면 무조건 3번 이상 컨설팅을 받아야 하는 요건도 컨설팅 기관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횟수를 조절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일정 수준 이하의 재산(수도권은 1억 3500만원 이하), 대출 금리(연 4.5%) 등 다른 요건은 종전처럼 유지된다. 한편 38개 미소금융지점은 지난 4개월간 약 1000명에게 71억원을 빌려줬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야간 재판/이순녀 논설위원

    경기도 안산시가 시청 인근에 추가로 건립 중인 새 청사의 명칭은 ‘25시 시청’(Night City Hall)이다. 지난해 11월11일부터 청사 민원실을 야간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25시 시청’사무실로 운영해 안산 시민은 물론 서울, 인천, 수원 등 수도권 민원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안산시가 이를 확대 개편하기 위해 아예 별도의 야간 청사를 계획한 것이다. 내년 3월까지 총 75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완공될 이 청사는 편의점처럼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국내 첫 야간 시청이 될 전망이다. 오후 6시면 칼같이 업무를 끝내고, 주말·휴일은 예외 없이 굳게 문을 잠그던 콧대 높은 행정 관서는 옛말이 됐다. 안산시처럼 24시간 모든 민원 업무를 제공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자치단체마다 실정에 맞게 야간 민원 서비스를 점차 늘리는 추세다. 경기도는 지난 3월 야간 여권 발급, 자격증 발급 등을 처리하는 ‘언제나 민원실’을 열었다. 강원 태백시와 경남 거창군은 올해부터 매주 화·목요일에 야간 여권예약접수제를, 울산시는 지난해부터 매주 월·화요일에 여권 발급 야간 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다. 근무시간에 짬을 내기 어려운 민원인을 위해 행정업무 시간을 늘리고, 휴일 빈 청사 공간을 지역민의 휴식처로 제공하는 지자체들의 변신은 대민 서비스에 대한 공직사회의 달라진 인식을 보여준다. 직장에 매여 있거나 생업에 쫓겨 낮시간을 낼 수 없는 서민을 배려한 섬김의 행정이다. 관공서 중에서도 유독 문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돼온 법원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휴일·야간 개정 제도가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지난 14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야간 재판이 열렸다. 야간 개정 제도는 1990년 1월 소액사건심판제도 개정 당시 제7조 2항에 ‘판사는 필요한 경우 근무시간 외 또는 공휴일에도 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실시되지 않았다. 소액사건심판법이 소송가액 2000만원 이하의 민사사건으로 서민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됐음에도 20년간 야간 재판을 외면함으로써 서민의 불편을 가중시킨 법원이 뒤늦게나마 대민 서비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대법원은 안산지원의 야간 재판 사례를 다른 법원으로 확산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잠들지 않는 도시에서 정의의 수레바퀴는 계속 돌아간다.‘는 뉴욕시 형사간이법원의 모토가 새롭게 다가온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연극리뷰]‘잠 못 드는 밤은 없다’

    [연극리뷰]‘잠 못 드는 밤은 없다’

    다음달 6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박근형 연출) 무대에 오르는 연극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는 극 후반부 무대에 비스듬히 들이치는 붉은 조명이 유난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태양빛이 수직으로 내리쬐어 자신의 그림자마저 흡수해 버리는 ‘초인(超人)의 시간’ 정오가 아니다. 그렇다고 술과 춤에 젖어든 ‘디오니소스의 시간’ 자정도 아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시간, 석양이 잦아드는 늦은 오후. 그 자체가 연극의 주제다. 세상만물을 흐릿하게 지워버리는 ‘개와 늑대의 시간’ 말이다. 연극은 말레이시아 리조트에 은퇴 이민을 온 일본인들 얘기를 다룬다. 풍요로운 노후를 꿈꿨으나, 꿈은 꿈일 뿐. 끼리끼리만 모여서 놀고, 심심하면 일본 위성TV를 보고, 영화나 만화책도 구해다 보고, 일본 음식도 해먹고. 그래도 부족한 게 있으면 리조트를 드나드는 일본인 심부름꾼에게 부탁해서 구하면 된다. 이런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말레이에 갓 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글 호랑이를 입에 올리지만, 이들은 이국적 야생성을 뜻하는 정글 호랑이에 눈곱만치도 관심이 없다. 극 초반 이쿠코(예수정) 얘기가 상징적이다. 해몽을 잘한다 해서 말레이 원주민 세노이족에게 일본 유명 엔카 가수가 나오는 꿈 얘기를 했더니, 엔카 가수를 알 턱이 없는 말레이 통역자는 유명한 아이돌 그룹 이름으로 대충 물어보면 안 되겠느냐고 했단다. 근원적인 통약(通約) 불가능성. 말레이에 있되 일본처럼 살고, 일본처럼 하되 말레이에 산다는 것은 그런 거다. 저마다 사연도 있다. 겐이치(정재진)는 지병을 숨기고, 아키라(최용민)는 알코올중독자처럼 술을 마셔대고, 지즈코(서이숙)는 남편 바람기에 가슴앓이한다. 그렇다고 이런 얘기들이 무슨 대단한 사건인 양 떠벌려지는 것도 아니다. 노을빛이 퍼지듯, 잔잔하게 일렁일 뿐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일본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잠 못 드는 밤은 없다’라는 단호한 선언투의 제목은 혹시 혼란스러운 세계에 압도되지 않고 의연히 버티기 위해 지상의 운명을 그대로 긍정하는 운명애(amor fati)를 말하는 것일까. 관록있는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극 내내 신경증에 시달리는 지즈코를 낮고도 그윽하게 소화해내는 서이숙의 연기가 인상깊다. 한·중·일 삼국의 연극을 비교해 보자는 취지로 두산아트센터가 기획한 ‘인인인(人人人) 시리즈’ 가운데 하나로 일본 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작품이다. 히라타는 18일 공연 뒤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진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7) 장흥 제암산 철쭉평원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7) 장흥 제암산 철쭉평원

    5월이 오면 빼먹지 않고 찾는 곳이 있다. 산 좋고 바다 맑은 전남 장흥의 제암산(帝岩山, 778.5m)이다. 5월의 시작과 함께 축포처럼 피는 철쭉이 반갑고, 산행 후 수문항에서 키조개 안주에 술 한 잔 기울이는 맛도 즐겁다. 제암산은 옆 고을 보성 일림산과 더불어 국내 최고의 철쭉 명산으로 유명하다. 일림산이 부드럽다면, 제암산은 웅장하다. 5월에 제암산을 찾는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1㎞가량 환상적인 철쭉밭이 펼쳐지는 곰재산 능선이다. 여기에 임금바위라 불리는 帝(제)자 형상의 정상 암봉을 넣어 코스를 잡으면 제암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거의 둘러볼 수 있겠다. 산행 코스는 금산리 신기 마을을 들머리로 간재에서 철쭉평원을 거쳐 임금바위까지 올랐다가 곰재로 내려오는 길이다. 특히 간재~곰재의 철쭉평원은 초등학생도 깔깔거리며 소풍 가는 순하고 좋은 길이다. 철쭉의 개화 시기는 작년에는 5월5일쯤 만개했지만, 올해는 꽃샘추위로 일주일가량 늦어져 5월12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행 들머리는 장흥 시내에서 10여분 떨어진 금산리 신기 마을. 버스 종점에서 500m쯤 걸으면 장흥 공설 공원묘지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비포장 임도를 따라 산행이 시작된다. 10분쯤 휘파람을 불며 걷다 보면 갈림길. 왼쪽으로 곰재로 가는 산길이 보이는데, 그곳으로 하산하게 된다. 다시 임도를 따르면 기다렸다는 듯 약수터가 나온다. 여기서 목을 축이면서 물통을 가득 채운다. 약수터를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간재 방향으로 들어선다. 이제 길은 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가다가 은근슬쩍 간재에 올라붙는다. 간재는 사자산(666m)과 제암산 사이의 고갯마루다. 간재에서 왼쪽이 곰재산 능선인데, 소나무 사이로 듬성듬성 보이는 철쭉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곰재산을 넘어 곰재까지 1㎞ 구간에 50여년생 철쭉나무가 10여만그루 자생한다. 철쭉은 산철쭉과 철쭉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보는 빨갛고 흰 꽃이 산철쭉이고, 나무가 크게 자라며 연분홍색 큰 꽃을 피우는 것이 철쭉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두 종류 모두 그냥 철쭉이라고 부른다. 제암산의 꽃은 산철쭉으로 흰 꽃이 없고 오직 붉은색만 있어 더욱 화려하다. 철쭉은 기다림의 미덕을 간직한 꽃이다. 봄이 왔다고 성급하게 피지도 않고, 진달래가 피고 지기를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봄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철쭉밭 사이로 뻗은 완만한 오르막을 따르면 점점 철쭉이 많아지고 빛깔도 한층 붉어진다. 길은 평지에 가까워지면서 곰재산 정상 일대는 철쭉의 물결로 일렁거린다. 철쭉평원으로 알려진 이곳에서 매년 철쭉제가 열린다. 곰재산을 넘어서면 철쭉은 더욱 많아지고, 그 뒤로 제암산 정상의 임금바위가 우뚝하다. 능선 왼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10m 높이의 암봉이 보인다. 사람들은 뭐가 바쁜지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이곳에 올라 보자. 능선에서 얼마 높지 않지만, 철쭉평원 일대와 그 너머로 보성의 들녘이 어울린 멋진 조망을 선사한다. 널찍한 암반에 앉아 쉬기도 좋다. 암봉에서 내려와 좀더 걸으면 곰재에 닿으면서 철쭉 군락지는 끝이 난다. 이제는 제암산 정상인 임금바위에 오를 차례다. 곰재에서 가파른 숲길을 20분쯤 오르면 형제바위 삼거리다. 삼거리 앞에서 넓은 초원 뒤로 웅장하게 버티고 선 임금바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형제바위 삼거리에서 둔덕을 넘어 억새밭을 지나면 드디어 임금바위 앞이다. 임금바위는 거대한 바위절벽으로, 오르기가 만만치 않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그 앞에서 만족하는 것이 좋겠다. 천천히 바위벽을 살펴보면 잡고 디딜 만한 턱이 눈에 띈다. 그곳을 잡아 조심조심 올라서면 드넓은 너럭바위가 펼쳐지고, 시원한 바람과 함께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진다. 동쪽의 풍요로운 웅치 들판은 호남정맥 산줄기로 둘러싸여 아늑하고, 남쪽 장흥 들판은 남해 너른 바다를 품고 있다. 하산은 다시 곰재까지 내려와 공원묘지로 향하는 것이 좋다. 형제바위 삼거리에서도 공원묘지로 내려올 수 있지만, 급경사 길이라 좋지 않다. 곰재로 내려오면 철쭉평원이 오후 햇살을 받아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글 사진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 산길 가이드 신기 마을 공원묘지를 들머리로 간재~곰재산 철쭉평원~곰재~임금바위 정상~곰재~공원묘지 원점회귀 코스는 약 9㎞, 5시간쯤 걸린다. 곰재에서 임금바위까지가 좀 힘들고, 나머지 구간은 쉽다. 가족 산행이거나 체력이 떨어졌으면 곰재에서 하산하는 것이 좋겠다. ■ 가는길&맛집 서울에서 장흥행 버스는 센트럴터미널에서 08:50, 15:40, 16:50에 있다. 광주에서 장흥행은 05:35~21:05까지 30분~1시간 간격으로 있다. 장흥에서 신기 마을 가는 버스는 공용터미널에서 1일 6회(07:20, 09:00, 10:50, 13:30, 16:00, 18:35) 운행한다. 신기에서 장흥행 막차는 18:50. 장흥교통 061-863-0636. 철쭉이 만개할 때는 수문항에서 키조개가 절정이다. 바다하우스(061-862-1021), 정남진회타운(061-862-6700) 등에서 키조개 구이·무침·탕 등을 먹을 수 있다.
  • 이태곤, “무명시절, CF촬영에 신체포기각서 작성”

    이태곤, “무명시절, CF촬영에 신체포기각서 작성”

    배우 이태곤이 CF촬영을 위해 자신의 몸을 포기(?)해야 했던 사연을 공개했다. 이태곤은 지난 4일 SBS ‘강심장’에 출연해 무명시절 자동차 광고를 찍으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CF촬영 전 ‘촬영도중 사고가 나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경험담을 공개했다. 이날 이태곤은 “광고의 내용이 영화‘올드보이’의 배우 유지태가 선보였던 요가장면을 재연하는 것이었다.”며 촬영 전 CF감독이 “다칠 수도 있다.”고 거듭 경고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허리를 삐끗하면 하반신 마비가 올 수 도 있고 목을 다치면 전신마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계약서에 사인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밝혔다. 첫 메인으로 설 수 있는 CF였기에 욕심을 부렸다는 게 이태곤의 설명이다. 이태곤은 “턱에 모든 몸무게가 실려 나중에는 턱이 퉁퉁 부었었다.”라며 “와이어로 몸이 들려져서 90도로 꺾였을 때 내 몸을 포기했다. 뼈가 드드득 맞춰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전해 출연진들을 식겁하게 만들었다. 이태곤의 사연을 접한 개그맨 김찬우는 “무슨 광고를 신체포기각서를 쓰고 찍냐.”고 재치있게 대꾸하기도 했다. 현재 이태곤은 MBC 일일드라마 ‘황금물고기’에서 출생에 얽힌 비밀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을 버리고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하는 이태영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사진 = SBS ‘강심장’ 4일 방송분 캡처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 기자 legend@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역희망금융’ 저신용자 대출 더 쉽게

    새마을금고가 저신용(신용등급 6~10등급) 자영업자를 위해 도입한 ‘지역희망금융사업’이 보다 활성화된다. 행정안전부는 다음달 1일부터 새마을금고의 저신용 자영업자 대출에 걸리는 기간을 최대 7일에서 5일로 줄이고, 대출한도도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이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거리 홍보 등 지역 밀착형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역희망금융사업은 신용등급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를 상대로 최장 3년까지 연 4%로 대출해 주는 무담보 소액신용대출이다. 행안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약을 맺고 전국 1500개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을 취급한다. 3월17일부터 시작돼 지난 26일까지 40일 동안 2351건, 70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신청건수 3883건에 비해 승인비율이 60.5%로 ‘문턱이 높다’고 평가받은 미소금융과 비교해 처리 실적이 우수한 편이다. 지역희망금융사업은 사업자 등록증이 없는 무등록 자영업자라도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영업한 실적이 증명되면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지역 새마을금고와 금융거래 실적, 거주지 통·반장 등의 확인서 등이 있으면 사업자등록증이 없어도 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대출금은 병원비, 상가보증금 등 예기치 않던 긴급 자금에 주로 쓰였다. 300만원을 3년 약정으로 대출받았다면 다달이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는 평균 9만원가량이다. 500만원을 대출받는다면 월평균 15만원을 내야 한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전업주부·군복무자도 국민연금 가입

    국민연금 임의가입자의 최저 보험료가 인하돼 가입 문턱이 크게 낮아진다. 이 조치가 노후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복지부는 기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가입 의무가 없지만 자발적으로 가입하는 임의가입자의 기준소득을 낮추는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 달 17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임의가입제도는 국민연금 가입 의무가 없는 전업주부와 27세 이하 학생, 군 복무자 등도 본인이 원하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정안은 임의가입자의 기준소득을 가입자 전체의 중간 소득인 140만원에서 지역가입자 중간 소득인 99만원으로 낮추고 최저보험료도 월 12만 6000원에서 8만 9000원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 임의가입자는 2007년 2만 7000명에서 지난해 3만 6000명으로 크게 늘고 있으며,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입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복지부는 예상하고 있다. 또 개정안은 60세 이상의 근로자가 국민연금에 계속 가입하면 본인이 원하는 만큼 보험료를 더 내고 나중에 연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60세 이상부터는 본인이 보험료를 전액 내기 때문에 소득을 상향 신고해도 사업주의 추가적인 부담은 없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경기 고양 원당 e편한세상 첫 ‘장애없는 아파트’ 인증

    경기 고양 원당 e편한세상 첫 ‘장애없는 아파트’ 인증

    대림산업은 26일 경기 고양 원당 e편한세상이 공동주택으로는 처음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내주는 ‘장애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취득했다. 고양 원당 e편한세상은 대림산업이 자체 개발한 ‘Think U’ 디자인을 처음 적용한 곳으로, 단지 출입구에서부터 주거동·주민공동시설·놀이터 등 어느 곳을 가더라도 문턱이나 단차(段差)가 없는 수평보행로로 연결돼 있다. 횡단보도와 주차장 출입구 앞의 과속방지턱은 보도와 높이를 맞췄기 때문에 보행자가 쉽게 길을 건널 수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거제 망산 산길 가이드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거제 망산 산길 가이드

    거제도 지도를 보면 가장 남쪽으로 거대한 혹처럼 붙은 땅덩어리가 보인다. 저구리만과 다대만의 쪽빛 바다가 깊이 파고든 까닭이다. 병목처럼 좁아 들었다가 다시 옹골찬 땅이 펼쳐지는데, 그곳에 망산(望山·375m)이 버티고 있다. 거제 망산은 노자산이나 해금강의 명성에 가려져 있었으나, 최근 거제지맥을 타는 산꾼들의 입을 통해 그 아름다움이 알려지게 되었다. ●혁파수도의 중심 망산 남해안 일대에는 망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많다. 말 그대로 바다 조망이 좋은 산이기에 예로부터 봉수대가 자리 잡기도 했다. 망산 중에서도 거제 망산은 ‘천하일경’이란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최상급 조망과 아기자기한 능선을 타는 재미가 좋은 산이다. 거제도 사람들은 거제 남단의 절경을 ‘붉을 혁’자를 써 ‘혁파(赫波)수도’ 혹은 ‘적파(赤波)수도’라 부른다. 노을이 질 때 멋진 풍광을 강조한 것인데, 한산도 인근에서 전남 여수시 앞바다에 이르는 한려수도만큼 거제 남단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망산 산행 들머리는 명사 마을 입구가 많이 이용되지만, 좀더 길이 수월한 홍포(紅浦) 무지개 마을로 잡았다. 여기서 망산을 오른 후에 능선을 따라 내봉산(359m)을 넘어 저구고개로 내려오는 코스다. 홍포 무지개 마을은 거제에서 떠나는 버스의 종점이자, 최근 드라이브 코스로 주목받는 여차~홍포 해안도로의 종착점이다. 버스에서 내리면 그저 평범한 해안 마을이라 좀 실망스럽다. 하지만 무지개같이 아름다운 해안은 망산에 올라야 제대로 보인다. 도로를 따라 무지개 편의점을 지나면 산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보인다. 망산을 알리는 비석 옆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10분쯤 오르면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숲을 지나며 길이 가팔라진다. 뒤늦게 피었다 뚝뚝 떨어진 동백을 감상하며 좀더 오르면 능선 안부인 해미장골등에 올라붙는다. 시원한 바람이 지나는 길목으로, 망산 정상과 315봉 사이의 안부다. 안부에서 왼쪽으로 15분쯤 오르니 시야가 툭 터지면서 망산 정상에 올라선다. ●널찍한 암반 펼쳐진 망산 정상 망산은 남쪽이 깎아지른 절벽인 암봉으로 정상부가 널찍한 암반이라 사방으로 조망이 빼어나다. 우선 남쪽으로 홍포 무지개 해안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를 향해 길게 튀어나온 167m봉 왼쪽부터 길게 반원을 그리며 무지개 마을까지 이어진 해안은 이름처럼 동화적이다. 풍광은 167m봉 오른쪽 해안이 한 수 위다. 아담한 근포 마을 뒤로 길쭉한 장사도, 비진도, 욕지도 등 한려수도의 무수한 섬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다. 고개를 북쪽으로 돌리면 에메랄드빛 저구리만 뒤로 가라산, 노자산 등이 첩첩이 산줄기를 이룬다. 과연 정상 조망은 비석에 새겨진 ‘천하일경’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이제부터는 능선을 타며 변화무쌍하게 펼쳐진 해안 풍경을 만끽하게 된다. 다시 해미장골등으로 내려와 315m봉을 넘으면 짙은 숲 그늘 길이다. 바다 풍경은 끝인가 싶지만, 중간중간 어김없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큰 소나무 앞에서는 저절로 발길이 멈춰진다. 그늘이 좋고 그 뒤로 소병대도, 대병대도, 매물도 등의 절경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소나무를 떠나 20분쯤 걸으면 내봉산 밑의 절벽지대에 다다른다. 딛거나 잡기 좋은 턱이 많아 침착하기만 하면 별로 어렵지않게 오를 수 있다. ●내봉산에서 본 여차 몽돌해안과 해금강 내봉산의 조망 또한 망산의 빼어남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북동쪽 여차 몽돌해안과 삿갓모양의 천장산(275.8m), 거기에 부딪히는 흰 파도가 어울린 풍치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천장산 뒤로 보이는 해금강은 햇빛을 받아 온통 은빛으로 넘실거린다. 내봉산에서 내려와 완만한 능선을 따르다 만나는 여차등은 숲이 짙어 쉬었다 가기 좋은 곳이다. 여기서 여차 마을까지 불과 500m 거리다. 저구고개 방향으로 완만한 오르막은 온통 단풍나무 숲이다. 이곳 단풍나무는 다른 산보다 유난히 희고 몸통은 울퉁불퉁하다. 언덕에 올라서면 이번에는 저구리만과 그 너머 웅장한 가라산이 드러난다. 이제는 저구고개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길은 오른쪽 다대만 조망을 펼쳐 놓는다. 호수처럼 잔잔한 쪽빛 다대만은 그 뒤 해금강과 어울려 더욱 아름답다. 다대만 조망을 끝으로 저구고개로 닿으면서 산행은 끝이 난다. 망산처럼 눈이 호강하고 속이 시원한 산행도 드물다. 글 사진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가는 길과 맛집 서울남부터미널에서 거제 고현행 버스가 06:20~24:00 약 40분 간격으로 있다. 고현에서 홍포까지 버스는 하루 3회 07:45, 13:55, 17:35 운행한다. 세일교통 055-635-5100. 홍포에서 명사 마을을 거쳐 고현 나오는 버스는 12:55, 16:00, 19:35. 거제 포로수용소 근처 멍게비빔밥집(055-638-3300)과 맥반석집(055-637-6660)은 물메기탕을 곁들인 멍게비빔밥이 유명하다. ■산길 가이드 망산 들머리는 명사 마을과 무지개 마을이 대표적이다. 어디를 들머리로 하든 망산과 내봉산을 거쳐 저구고개까지 약 6㎞, 넉넉하게 3시간30분쯤 걸린다. 내봉산으로 오르는 절벽이 약간 위험하므로 고소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우회로를 따르는 게 안전하다. 산행이 끝나는 저구고개에서 왼쪽으로 15분쯤 가면 버스가 다니는 명사 마을 입구다.
  • [Weekly Health Issue] 수면무호흡증

    [Weekly Health Issue] 수면무호흡증

    많은 사람들이 수면 중 코를 고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너무 흔해서다. 코골이는 수면 중에 생기는 일종의 호흡 잡음이다. 호흡할 때 들이마시거나 내쉬는 공기가 좁아진 기도를 지나면서 다양한 소리를 만든다. 문제는 이런 코골이 때문에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끊기는 수면무호흡증이 생긴다는 사실이다. 수면 중 코를 고는 사람이 갑자기 숨이 막힌 듯 꺽꺽거리거나 한동안 숨을 쉬지 않다가 큰 숨을 몰아쉬는 유형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와 달라 심하면 저산소증으로 인한 심폐혈관계 합병증은 물론 치매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알려져 있다.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김영인·손영민 교수로부터 듣는다. ●수면무호흡증이란 무엇인가? 수면 중 코골기는 흔한 현상이다. 하지만 코골기가 심하면 다양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것이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 중 코에서 성대에 이르는 상기도가 막히면 숨을 쉴 수 없게 되고, 결국 체내 산소가 모자라 다양한 증상을 만든다. 낮 동안의 심한 졸음증·고혈압·부정맥·발기부전·야뇨증 등이 그것이다. 또 일터에서의 안전사고나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규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하다. 그 결과, 수면 중 10초 이상 숨쉬기를 멈추는 무호흡이 매시간 5회 이상 관찰되고, 무호흡 때문에 산소 농도가 정상보다 4% 이상 줄면서 낮에 심한 졸음증이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수면무호흡은 상기도 중 특정 부위가 부분 또는 완전히 막혀서 생기는데, 큰 편도나 큰 혀, 비만인 사람의 경우 기도에 연부조직이 너무 많은 것이 원인이다. 수면 중에는 기도를 이루는 근육들이 이완되고 이 조직들이 기도를 막게 되는데, 이를 ‘폐쇄성 수면무호흡’, 호흡을 조절하는 뇌간이 뇌졸중·감염 등으로 손상돼 생기는 경우를 ‘중추성 수면무호흡’이라고 한다. ●수면무호흡증의 위험성을 설명해 달라. 수면 중 기도가 막히면 체내 산소가 모자라 깊은 잠을 못 이루며, 모자란 수면량을 채우기 위해 낮에 졸리고,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은 일터에서의 안전사고와 교통사고의 매우 중요한 위험인자다. 또 드물게는 수면무호흡이 고혈압·심혈관계질환·뇌졸중·부정맥 등 치명적인 질환을 초래하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의 유병률과 특징적인 추이는? 한 조사 결과, 중년 남성 9%, 중년 여성 4%가 수면무호흡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술은 상기도 근육을 선택적으로 이완시켜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키며, 흡연도 중요한 유발 요인이다. 수면무호흡증은 보통 40∼65세에 잘 나타나며, 가족력도 작용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비만이 전체 원인의 70%가량을 차지하며, 인후부의 구조적 이상인 아데노이드 비후, 턱이 작거나 뒤로 치우친 안면 형태, 비중격 이상으로 인한 비강협착 등도 흔한 원인이다. 심근경색이나 천식·고혈압 환자에게도 흔하고, 수면제나 진정제를 장기 복용하는 환자에게서도 빈발한다. 기도 폐쇄는 코(휘어진 비중격, 알레르기로 부어오른 비강), 상부인두(아데노이드 증식, 긴 연구개, 큰 목젖과 편도선), 하부인두(커다란 혀, 짧은 턱, 짧고 넓은 목) 등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고, 기도가 막히는 위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수면 중 호흡이 끊기면 체내 산소 공급량이 줄어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우선 잠에서 깨는 각성반응이 일어나고, 잠을 자기 어려워 자주 두통이 오고 피로감을 느낀다. 증상이 심하면 낮 동안 계속 졸리거나 발작적으로 잠에 떨어지기도 한다. 또 직장에서 작업 능률이 떨어지거나 작업 또는 운전 중에 잠에 빠지기도 하며, 학생의 경우 수업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수면 및 산소부족은 심폐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고혈압·부정맥·폐동맥 고혈압을 유발해 심한 경우 급사나 심부전을 일으키는가 하면 성격이 변하거나 발기부전을 겪기도 한다. ●검사 및 진단방법을 소개해 달라. 심한 코골기와 낮에 심하게 졸려 일상생활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경우 우선 신체검사로 상기도를 막는 질환이 없는지를 확인한 다음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진하게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정확한 진단만 내려지면 치료는 별 문제가 안 된다. 첫째는 환자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체중 감량과 수면위생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숙면을 방해하는 흡연·음주를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둘째는 호흡 보조장치로, 가장 효과적인 것이 지속적 양압호흡(CPAP) 장치를 이용한 치료다. 마지막으로 수술법이 있다. 목젖을 제거하거나 레이저를 이용한 구개 성형, 코의 구조적 이상을 교정하는 시술 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증상이 아주 심하면 악안면성형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 방법별 예후는 어떤가? 일반적으로 CPAP을 이용한 치료가 수술에 비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고, 특히 수술 합병증이 없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레이저 코골이수술 환자의 80∼90%에서 증상이 재발하거나 효과가 없었다는 국내 보고가 있었던 만큼 무리한 수술치료에 대해서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텐데…. 비인두강에 구조적 이상이 있는 경우 앞서 말했듯 이비인후과적 시술이 효과적인 사례가 있지만 대개는 CPAP등의 호흡 보조장치만으로도 높은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아주 심한 고도비만이나 악안면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인 경우 제한적으로 악안면성형술을 적용하기도 한다. ●각 치료법에 따른 부작용은 무엇인가? 체중 감량, 수면위생 및 호흡 보조장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별 부작용이 없으나, 수술 후에는 식사 중 음식이 코로 들어가거나 음성 변화, 감염, 혀의 감각 이상, 출혈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하므로 신중해야 한다. 특히 일부에서는 이런 수술 부작용이 개선이 되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턱에 야구공이?”…희귀병 가진 남자

    턱이 야구공처럼 불룩하게 변한 중국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외신에 소개됐다. 오스트리안 타임스에 따르면 허난성 뤄양에 사는 창 두(47)의 턱은 5년 전부터 변하기 시작해 이제는 입을 다물 수 조차 없다. 두는 “턱이 손톱 크기로 부풀어 병원에 다녔는데 몇 달 만에 야구공처럼 불룩하게 부풀었다.”면서 “얼굴이 변하자 창피해서 밖에 나갈 수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두는 얼굴 피부에 종양이 생기는 희귀질환을 앓고 있으며 당장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난한 두에게 수술비 5만 위안(800만원)은 너무 큰 돈이다. 그는 “얼굴이 이렇게 변한 뒤로는 계속 집에서만 시간을 보냈다.”면서도 “하루빨리 수술을 받기 위해서라도 돈이 되는 건 뭐든지 하겠다.”고 절박함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달 안면기형 장애로 코가 부풀었던 일명 ‘아바타 걸’의 사연이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중국의 우 샤오옌(22)이란 여성은 최근 병원의 도움으로 종양제거 수술을 받아 종양의 90%가 제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제주십경 ‘고수목마’ 즐기러 오세요

    제주십경 ‘고수목마’ 즐기러 오세요

    ‘조랑말이 초원을 마음껏 뛰노는 풍경을 감상하세요.’ 제주도축산진흥원은 추위를 피해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여 동안 진흥원의 목장과 마사에서 기르던 천연기념물 제347호 제주마(종랑말) 140마리(암컷 138마리, 수컷 2마리)를 20일부터 해발 700m인 516도로변의 견월악 방목지로 옮겨 방목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들 제주마는 91㏊의 너른 초원에서 11월까지 마음껏 풀을 뜯고, 새끼를 낳아 기르며 제주 십경의 하나인 고수목마(한라산 중턱이나 초원에서 말이 떼를 지어 한가로이 풀을 뜯어 먹는 목가적인 풍경)를 연출한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도봉구, 장애인 이동권에 팔걷다

    “여기는 점자블록이 깨져 시각장애인들에게 아주 위험한 곳입니다.” “이 건물은 출입구 턱이 높아 휠체어로 도저히 들어갈 수 없습니다.” 장애인 복지 행정의 첫걸음인 이동권 확보를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도봉구 장애인 편의시설 모니터링 사업단 앞에서는 ‘칼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5일 도봉구에 따르면 오는 11월까지 장애인의 이동권 확보와 이동편의를 위해 편의시설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모니터링단에는 지역 등록장애인 5명과 구청 직원 1명이 참여한다. 이들이 지하철과 보도, 횡단보도, 건축물 등을 돌아다니며 꼼꼼히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 총 1100여곳을 대상으로 ▲보도 등 교통시설 ▲국가·지자체 청사 등 공공시설의 편의시설 설치 ▲출입구 높이차이 제거 ▲장애인 주차구역 마련 ▲점자블록 설치 여부 등을 점검한다. 부적합 시설에 대해서는 재조사 및 시정명령을 내린다. 구는 지난해 처음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 교통시설(518건), 공공시설(69건) 등 모두 587건의 지적사항을 발견, 113건을 시정·개선했다. 나머지 474건에 대해서는 시정·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황창오 사회복지과장은 “이번 사업은 장애인의 눈높이에서 사회 시설물들을 점검하는 계기”라면서 “앞으로 구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편리하고 살기좋은 웰빙도봉을 구현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깔깔깔]

    ●건망증 노부부가 TV 앞에 앉아 있었다. 아내가 일어나려고 하자 남편이 말했다. “당신, 주방에 가는 거면 오는 길에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크림과 우유를 갖다 주겠소? 까먹을지도 모르니까 종이에 적어서 가요.” 그러자 부인이 말했다. “당신은 내가 치매라도 걸린 줄 알아요? 걱정말아요.” 잠시 후 부인이 삶은 계란을 그릇에 담아 가지고 들어오자 남편이 말했다. “고맙소!! 그런데 소금은 왜 안 가져왔소?” ●재혼 한 여자가 남편과 사별한 지 몇 달도 안돼 재혼했다. 그런데 새 남편과 의견충돌이 잦아 자주 싸웠다. 그날도 심하게 싸우다가 새 남편이 그녀를 향해 비난조로 말했다. “당신은 정숙하질 못해. 정숙한 여자였다면 전 남편과 사별한 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아 재혼할 턱이 없지!” 그러자 여자도 지지 않고 되받아쳤다. “그래요, 그래서 이번에 과부가 되면 좀더 오래 기다리도록 하겠어요.”
  • [선택 2010 지방선거 D-79] 광주 북구 예산낭비 예방 사례

    [선택 2010 지방선거 D-79] 광주 북구 예산낭비 예방 사례

    광주 북구 중앙동사무소 농협 앞 횡단보도는 유독 턱이 높다. 빙판길이 되면 노인과 어린이가 자주 넘어진다. 구청은 올해 보도턱 낮추기사업을 한다. 주민 제안으로 예산 500만원을 편성한 덕분이다. 지붕이 없어 비 올 때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렸던 북구 양산 택지지구의 정류장 7곳에 올해 단계적으로 지붕이 설치된다. 역시 주민 제안으로 3000만원이 배정됐다. ●세입·세출내역 모두 공개 둘 다 주민에겐 ‘작지만 필요한 사업’이다. 이 같은 생활밀착형 예산집행이 가능한 이유는 참여예산제의 도입으로 주민이 직접 예산 편성에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참여예산제는 주민이 직접 지역 예산의 용도를 정하고, 집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에게 세입·세출 내역을 조목조목 공개해 투명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 광주 북구가 200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참여예산제를 도입했다. 3000억원에 이르는 본예산을 어떻게 쓸지 주민을 대표하는 시민위원회가 의견을 낸다. 구는 구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하기 전에 꼭 민·관협의회를 거쳐 관련 내용을 조정한다. 2010년도 예산 편성과정에서는 시민위원회가 25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 89건을 제안했고 이 가운데 54건, 5억원이 반영됐다. ●정류소 지붕·골목길 화단 등 반영 덕분에 올해 북구에는 주민등록증 진위확인 시스템이 설치되고, 학교급식에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우선 공급된다. 쓰레기 불법투기 상습구역인 골목길에는 화단이 설치되고, 초등학교 주변 인도에 주차를 할 수 없도록 울타리도 만든다. 2009년 12월 현재 전국 246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00여곳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해 참여예산제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납세자소송제도의 도입 필요성도 지적한다. 지자체 등이 위법한 재무행위로 손해를 보면 납세자인 주민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함께하는시민행동 정창수 예산감시전문위원은 14일 “주민소송제는 절차가 까다로워 실효성이 높지 않다. 납세자소송제를 도입해 납세주권을 보장하고, 예산낭비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친절한’ 미국 학교의 힘/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친절한’ 미국 학교의 힘/김균미 워싱턴특파원

    워싱턴에 있으면서 미국 학교나 교육에 대한 글을 쓰기는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다. 먼저 살고 있는 버지니아주의 패어팩스 카운티는 미국에서도 공립학교 수준과 시스템이 가장 우수한 지역이어서 이곳의 사례를 미국 전체로 일반화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더 큰 이유는 미국 교육에 대한 정보를 꿰뚫고 있는 한국 ‘엄마’들이 워낙 많아 뉴스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며칠동안 경험한 미국의 중학교는 학교와 학부모와의 관계, 미국 교육의 경쟁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중학교나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2~3월은 바쁜 시기다. 자녀가 새학년에 수강할 과목을 미리 결정해야 하고, 학교에서 주최하는 설명회가 이때 집중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와는 달리 능력에 맞춰 수강할 교과 과목을 학부모가 자녀와 함께 직접 고르고 교실을 옮겨다니며 수업을 듣는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더욱 그렇다. 딸 아이가 진학하게 될 중학교에서는 최근 1주일 새 2차례의 설명회가 있었다. 먼저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선택과목과 방과후 활동에 대한 설명회다. 다양한 선택과목에 대해 담당 교사와 그 과목을 수강했던 학생들이 나와 뭘 배우는지, 숙제는 어느 정도인지까지 설명해 준다. 방과후 활동, 이른바 특별활동반에 대한 설명도 겸한다. 두 번째는 학부모만을 대상으로 한 교과과정 설명회다. 부모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학교에서 열린다. 영어와 수학, 과학, 사회 등 주요 과목 책임 교사들이 파워포인트로 발표자료를 준비해 와 발표하고 질문을 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한 달 뒤에는 ‘커피 타임’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 차례 학교와 학부모 간의 면담 자리가 예정돼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교과과정 설명회였다. 과목별로 담당 선생님들이 나와 1년간 뭘 배우는지, 교육 목표는 뭔지 등을 자세히 설명했다. 수학의 경우 학생의 수준에 따라 여러 단계의 과목을 들을 수 있고, 과학도 실험 위주의 연구보고서 작성에 초점을 둔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어의 학습 목표는 비판적 읽기와 글쓰기, 말하기에 있으며, 특히 글쓰기 훈련을 정말 많이 한다고 했다. 학교 측 설명을 들으면서 중학교 과정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논리적·체계적으로 사고하고 생각한 것을 글로 표현하며 이를 발표할 줄 아는 능력을 어릴 때부터 반복해 가르치는 것을 보면서 미국 학생들의 경쟁력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중학교에 가려면 아직 반년이나 남았다. 그런데 벌써부터 학생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해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사전에 정보를 충분히 알려 주고 언제든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는 미국 학교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방과후에 매일 교사나 다른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숙제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경쟁만이 아니라 공존을 함께 가르치는 곳이 바로 학교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교과과정에 대한 설명보다 학습의 깊이와 지향점, 교사들의 열정, 학생과 학부모들과의 적극적인 교감을 중시하는 ‘친절한’ 학교를 보면서 부러웠다. 9월 새학년이 시작하면 또 한 차례 학부모들을 학교로 초청해 주요 과목 교사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그 뒤로는 수시로 사전 약속을 통해 교사와 상담을 할 수 있다. 학부모들에게 문턱이 낮은 것도 겪어 본 미국 학교의 장점이다. 한국과는 교육환경이 달라 직접 비교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개학을 앞두고 예비소집일에 학생들에게 교실 위치와 기본 숙지사항만 통지하는 것보다는 품이 들더라도 학부모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은 검토해 볼 만하다. 학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라는 3박자가 맞아야 제 소리가 난다. kmkim@seoul.co.kr
  • 뼈의 위치·길이·각도 등 교정 대상

    얼굴뼈 성형은 얼굴의 골격을 다듬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수술로, 뼈의 위치·각도·모양·길이 등을 모두 교정 대상으로 한다. 사각턱이나 광대뼈, 턱뼈의 문제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최근 들어 얼굴뼈 성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미용에 대한 관심 증가에다 수술 치료를 경험한 사람들을 통해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된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다 기능 회복과 미용상의 효과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점도 한 요인이라고 의료인들은 지적한다. 박상훈 원장은 “얼굴뼈 성형은 전신마취 후 뼈를 절제하므로 수술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회복에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최근 5년 동안 증가 폭이 가장 큰 성형수술인 것을 단순한 미용 트렌드로 설명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치료 효과”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성형수술과 달리 안면성형은 “단순히 예뻐지기 위해 필요한 수술만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물론 수술의 종류는 환자의 얼굴 모양이나 상태에 달라진다. 주걱턱·안면비대칭·돌출입 등은 위·아래턱의 위치나 모양이 비정상적이어서 대부분 양악수술을 통해 위·아래턱의 위치를 바로잡는다. 사각턱이나 광대뼈 수술은 기능보다는 미용효과를 기대하는 수술에 해당된다. 박 원장은 “주로 사각턱은 20대 여성, 광대뼈 수술은 30대를 넘긴 여성 환자가 많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7〉얼굴뼈 성형

    [Weekly Health Issue] <7〉얼굴뼈 성형

    아이디병원이 ‘얼굴뼈 성형 전문’을 표방하며 처음 개원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또 다른 성형외과가 한 곳 더 생긴 걸로 알았다. 그러나 일반적 성형과 달리 안면 골격을 전문으로 다룬다는 차별성이 부각되면서 사람들의 생각도 덩달아 바뀌었다. 이 병원에서는 단순한 미용의 필요성을 넘어 사고로 안면부 골격에 문제가 생겼거나 주걱턱 등 태생적 기형까지 치료하기 때문이다. 미용 성형에 익숙한 사람들조차도 생소하게 여기기 쉬운 ‘얼굴뼈 성형’에 대해 아이디병원 박상훈 원장에게서 듣는다. ●얼굴뼈 성형이란 어떤 치료인가 얼굴의 특정 뼈가 과잉 성장했거나 지나치게 왜소한 경우, 또 비뚤어진 경우 뼈 모양을 바로잡아 주거나 광대뼈·사각턱 등이 두드러져 생기는 외관상의 문제를 바로잡아 주는 성형술이다. 일반 성형처럼 단순히 크기나 모양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위치와 각도까지 바로잡아야 해 난이도가 높은 치료다. 대표적 얼굴뼈 성형술인 양악수술의 경우 주걱턱이나 돌출입을 개선하기 위한 수술법으로, 위아래 턱뼈를 절제하고 위치를 바로잡아 주는 수술이다. ●뼈 성형의 필요성을 설명해 달라 몇 년 전만 해도 코나 눈 등 부분적 요소만 성형을 하는 추세였으나 지금은 전체적 인상이나 이미지를 중시해 얼굴형과 윤곽에 대한 관심이 크게 커졌다. 여기에는 ‘동안 열풍’도 작용했다. ‘작은 얼굴’, ‘동안’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얼굴 크기를 줄이거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사각턱이나 광대뼈, 턱뼈의 위치를 바루는 등의 얼굴뼈 성형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했다. 실제로 주걱턱이나 무턱 등은 기능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턱뼈가 과잉 성장한 주걱턱은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해 소화기능은 물론 발음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고, 턱뼈가 제대로 자라지 못한 무턱은 턱관절 장애를 동반하기 쉽다. ●뼈 성형을 하는 일반적인 기준은 기능에 문제가 있는 주걱턱·돌출입·안면비대칭 등은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특히 아래턱이 앞으로 돌출된 주걱턱, 즉 하악전돌증은 아래턱이 인중 끝 선보다 1㎜ 이상 돌출해 있는 경우로, 이 중에서도 돌출 길이가 3㎜ 이상이어서 미용상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면 수술이 권장되며, 4∼5㎜에 이르면 수술로 바로잡아야 한다. ●어떤 경우 뼈 성형이 필요한가 미용·기능상의 불만 때문에 수술을 하지만 판단은 개인적·주관적이어서 특정 경우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보면 광대뼈가 튀어나와 인상이 강해 보이거나 남성적 이미지의 사각턱, 기능적 문제와 심리적 콤플렉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주걱턱·무턱, 아래턱이 튀어나왔거나 전체적으로 긴 얼굴도 최근 수술 사례가 많아지는 유형이다. ●적령기가 있나 일반인들은 간과하기 쉽지만 얼굴도 키처럼 ‘성장’을 한다. 얼굴은 부위에 따라 상·중·하로 나누는데, 이 중 아래턱은 키가 자라는 동안 계속 같이 자란다. 어렸을 때는 정상이었다가 성인이 된 뒤에 주걱턱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자칫 수술을 서두르다 나중에 다시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얼굴뼈 성형은 성장이 멈춘 후에 하는 것이 옳다. 보통 위턱은 10세 이전에 성장이 완료되지만 아래턱의 경우 남자는 17∼18세, 여자는 14∼16세까지 자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성장은 개인차가 있으므로 수술 전에 반드시 성장판검사를 먼저 할 것을 권한다. ●미용상 이유로 하는 수술은 미적 기준이 달라지면서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다. 실제 얼굴뼈 성형은 불과 5∼10년 전만 해도 심각한 상태가 아니면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현대인에게 미용은 중요한 가치기준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능보다 미용을 먼저 고려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외모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환자도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큰 만큼 얼굴뼈 성형이 마음의 병까지 치료한다는 말은 충분한 근거가 있다. ●기대효과와 예상되는 부작용은 가장 큰 효과는 인상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특히 주걱턱은 치아교합을 바로잡아 발음이 새는 문제나 음식을 씹는 저작기능도 해결해 준다. 이처럼 기능이나 외모 개선효과가 크지만, 당연히 부작용도 따를 수 있다. 특히 미에 대한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성형을 한 경우 결과를 두고 후회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수술 안전이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기 쉽다. 안전을 위해서는 정확한 검진, 마취과 전문의의 상주와 응급상황에 대비한 제세동기, 수혈팩 구비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중요하다. ●남용될 여지는 없는가 얼굴뼈 성형은 환자나 의료진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술이 아니다. 피부조직을 다루는 일반 성형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이 수술은 정확성이 중요해 오차 범위가 1㎜ 내외라야 기능에 문제가 안 생긴다. 이런 점 때문에 성형외과에서 점차 양악수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수술 대상자도 크게 늘었다. 실제로 지금은 주걱턱도 3㎜ 정도 돼야 수술을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1㎜ 정도도 수술을 하는 쪽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만큼 남용 기준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 일률적으로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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