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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위비·뒷담화로 나뉜 나토… 中엔 “공동의 적” 한목소리

    방위비·뒷담화로 나뉜 나토… 中엔 “공동의 적” 한목소리

    불참국엔 무역전쟁 연계 가능성까지 시사 뒷담화 알려지자 “트뤼도, 위선자” 발끈 中, 공동선언문에 “일방주의가 더 큰 위협” 창설 70주년을 맞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군사동맹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4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중국의 도전을 처음 명시한 선언문을 채택하며 마무리됐지만, 정상회의 이틀 동안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박과 정상 간 설전 등으로 점철되며 마지막까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정상회의 이틀 내내 ‘방위비 증액 청구서’를 내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예 이 문제를 무역과 연계할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이날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2% 수준에 맞춘 국가들과 따로 오찬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동료 국가들이 (GDP 2%를 방위비로 부담하는) 우리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며 “그들이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무역으로 걸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국가들과는 고관세 부과 등 무역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회원국들에는 또 다른 압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정상회의 내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은 정상 간 기싸움과 설전이었다. 첫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나토 뇌사’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못된 발언”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했고, 두 정상의 신경전은 실제 회동에서도 이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터키의 쿠르드 민병대 공격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도 직접 불만을 나타냈다. 이 같은 갈등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뒷담화하는 25초짜리 영상이 공개되면서 최고조에 다다랐다. 이 짧은 영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한 일정에 늦은 이유에 대해 “‘그’가 40분 동안 즉석 회견을 하는 바람에…”라고 트뤼도 총리가 대신 설명하는 장면이 포착됐고, 대화에서 언급된 ‘그’는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트뤼도 총리는 “심지어 그의 수행원들도 입을 떡 벌리고 있는(jaws drop to the floor) 모습을 봤다”며 턱이 바닥에 떨어지는 듯한 손짓을 하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발끈했다. 트뤼도 총리를 향해 “위선자”라며 불쾌감을 드러냈고, 당초 예정됐던 기자회견까지 취소한 뒤 워싱턴으로 떠났다. 또한 “그는 2%를 부담하고 있지 않다. 캐나다는 돈이 있다”면서 방위비 문제를 재차 꺼내기도 했다. 가디언은 “터키의 동맹 관계 등에 대한 첨예한 의견 불일치와 지도자들의 선동적인 언어로 얼룩진 정상회의 막판에 세계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농담하는 장면이 나왔다”고 전했다. 나토는 중국의 부상에 공동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처음 포함시키는 등 9개항을 담은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마무리됐다. 선언문에는 “우리는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과 국제 정책이 기회이자 동맹으로서 함께 대처할 필요가 있는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명시됐다. 이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나라가 크다고 반드시 위협이 되는 게 아니며, 중국 힘의 성장은 평화적인 것”이라면서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일방주의와 따돌림”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팔로어만 수백만 스타 반려묘 ‘릴 법’ 여덟 살에 세상 마감

    팔로어만 수백만 스타 반려묘 ‘릴 법’ 여덟 살에 세상 마감

    소셜미디어 팔로어만 수백만명에 이르는 스타 반려묘 ‘릴 법’이 여덟 세에 세상을 마쳤다. 주인 마이크 브리다프스키는 2일(이하 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릴 법의 죽음을 알렸다고 영국 BBC가 3일 전했다. 릴 법은 죽기 전에 이미 뼈감염 증세로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스타그램에 업데이트하기도 했던 주인은 릴 법이 지난 1일 아침 잠든 채로 숨졌다고 밝혔다. 여러 장애를 갖고 태어난 데다 왜소증을 갖고 있어 평생 새끼 덩치로 지냈으며 볼록한 눈동자, 혀를 쑥 내미는 등 흔치 않은 외모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발가락도 하나가 더 있었고, 턱이 채 발달하지 않고 이도 없어 늘 입을 헤 벌리고 있었다. 인디애나주의 헛간에서 친구가 발견한 것을 2011년 6월 브리다프스키가 입양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이 반려묘가 “자연이 빚은 가장 행복한 사고 가운데 하나”로 여러 건강 문제가 있었지만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을 살았다고 주장했다. 동물보호단체 등의 자선기금 모금에 자주 등장해 70만 달러 이상을 모으는 데 큰 힘이 되기도 했다고 브리다프스키는 말했다. 그는 팔로어만 240만명에 이르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법은 동물 복지계와 전 세계 수백만명의 살을 크게 변화시켰다“고 추모했다.2011년 텀블러에 블로그 사이트를 만들었고 레딧 닷컴의 토론 사이트 앞면에 사진이 실리며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미국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초대됐고 상품 광고에 출연한 대가로 배당금 계약을 맺기도 했으며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튜브 쇼와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얻기도 했다. 영화 ‘릴 법과 프렌즈’도 만들어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플랜코리아, 일성건설(주) 및 협력업체와 경기 군포시 그룹홈 봉사활동 진행

    플랜코리아, 일성건설(주) 및 협력업체와 경기 군포시 그룹홈 봉사활동 진행

    국제구호개발 NGO 플랜코리아와 종합건설회사 일성건설(주), 협력업체들이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그룹홈에서 환경개선사업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일성건설(주)과 협력업체들은 ‘상생협력 간담회’에서 사회공헌활동에 함께하는데 뜻을 모았고, 지난 9월 플랜코리아에 그룹홈 환경개선사업 후원금 전달식을 가진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일성건설(주)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 11월 15일, 플랜코리아와 일성건설(주), 36개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전달한 후원금으로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그룹홈에서 환경개선사업 봉사활동이 이뤄졌다.봉사단이 찾은 그룹홈은 전면적인 화장실 개선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세면대 배수관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세면대 사용 시 바닥으로 물이 새어 나오고, 변기 고장도 잦은 상태였다. 또한 화장실 문틈 사이로 물이 새어나와 나무 문턱이 썩어 있고, 곰팡이와 균열도 있었다. 이에 세면대 배수관 연결, 변기 및 문 교체와 문턱 보수 등이 이뤄졌다. 여름철 냉방을 위해 설치한 에어컨 배관도 문제였다. 그룹홈 밖으로 이어지는 배관 때문에 베란다 창문이 닫히지 않아 빗물, 벌레가 쉽게 들어오는 상태라 아이들의 생활에 큰 불편이 있었다. 봉사단은 노후화된 그룹홈 내 문을 전체적으로 교체하고, 에어컨 배관도 다시 설치 했다. 이 밖에 장판과 벽지, 조명 공사를 통해 그룹홈 내 공간을 훨씬 따뜻하고 아동친화적인 공간으로 변화 시켰다. 플랜코리아 관계자는 “일성건설(주)은 지역아동센터 지원사업 ‘푸른꿈 자람터’를 통해 플랜코리아와 함께 전국의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에도 꾸준한 후원과 임직원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협력업체까지 힘을 보태 준 이번 봉사활동이 그룹홈 아이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봉사활동에는 ▲참다운건설㈜ ▲㈜대흥토건 ▲경은건설㈜ ▲은산토건㈜ ▲㈜삼마토건 ▲지성건설산업㈜ ▲㈜장원조경 ▲㈜다원녹화건설 ▲㈜호남기업 ▲㈜성호에스씨 ▲일감실내건축㈜ ▲우림아이앤씨㈜ ▲㈜회성 ▲엠에스테브㈜ ▲㈜은민에스앤디 ▲㈜제이에스홈데코 ▲㈜알토지앤엠 ▲한판유리㈜ ▲미대건설㈜ ▲㈜동진피앤아이 ▲㈜벨라스톤코리아 ▲다남전기㈜ ▲㈜계명 ▲㈜금영제너럴 ▲㈜캐스트윈 ▲해윰이엔지㈜ ▲㈜지에스엔지니어링 ▲㈜이엔디엔지니어링 ▲㈜광우엔지니어링 ▲금문철강㈜ ▲서주엔터프라이즈㈜ ▲유진기업㈜ ▲삼목에스폼㈜ ▲㈜넥스시스템즈 ▲㈜매트프라자 ▲중앙알엔티㈜ 등이 참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아파트 3곳 중 1곳 9억 넘는다… 서초·강남은 92%

    서울 아파트 3곳 중 1곳 9억 넘는다… 서초·강남은 92%

    용산구 82%·송파구 72%·광진구 56% 강북구 등 5곳은 0%대 ‘부익부 빈익빈’ 고가주택 기준도 논란… 상향엔 신중론 “양도세 일시 완화 등 거래 활성화부터”서울 아파트 (시세 기준) 3곳 중 1곳은 9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서초구와 강남구의 경우 9억원 이상 아파트를 보유한 가구가 9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상 거의 모든 집이 9억원 이상이라는 얘기다. 광진구, 송파구, 용산구 등도 두 집당 한 집이 고가 아파트 기준인 9억원을 넘겼다. 이는 부동산114가 지난 15일 기준 시세 조사대상 서울 125만 2840가구 아파트를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다. 시세 9억원 이상 가구 수 비중(아파트 기준)이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92.3%)와 강남구(92.1%), 용산구(82.4%), 송파구(71.9%), 광진구(55.5%), 성동구(49.7%) 순이었다. 이어 마포구(46.5%), 강동구(45.5%), 중구(45.2%), 양천구(45.1%), 동작구(38.8%), 종로구(38.3%) 등이었다. 부동산114 조사대상인 125만 2840가구 가운데 아파트값이 9억원을 넘는 가구는 44만 2323가구로 무려 35.3%에 달한다. 3곳 중 1곳이라는 의미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체 25개 자치구 중 9억원을 넘긴 가구가 40%를 넘는 지역은 10개구(서초·강남·용산·송파·광진·성동·마포·강동·중·양천)나 된다. 반면 9억원 넘는 아파트 비중이 0%대인 곳도 강북구(0.00%), 관악구(0.7%), 금천구(0.5%), 노원구(0.4%), 도봉구(0.3%) 5곳이나 된다. 같은 서울권 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이 더 두드러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동시에 서울 집값 평균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젊은 수요층이 서울에 내 집 한 칸 마련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집값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고가주택의 기준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지난 10월 기준으로 8억 7000만원에 달한다. 9억원 기준이 ‘고가주택’이 아니라 ‘평균주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정부가 최근 고령화 대책의 하나로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한 주택가격의 상한을 현재 시가 9억원에서 공시가 9억원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가주택 기준 상향에 대해 신중론을 펼친다. 규제가 완화되는 역효과 탓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 팀장은 “고가 아파트 기준을 상향하면 9억원으로 잡혀 있는 분양가 중도금 대출 제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에 규제 턱이 낮아져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면서 “고가주택보다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풀 수 있도록 일시적 양도소득세 완화 등 거래 활성화 방안에 대한 보완책이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NH투자증권,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액티브 헤지펀드

    NH투자증권,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액티브 헤지펀드

    국내 사모 헤지펀드 운용사의 대표 펀드에 분산 투자해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NH-아문디 액티브 헤지펀드 크리에이터 펀드’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소액으로 우수한 사모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다. 21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사모 헤지펀드는 투자자들의 수요와 맞아떨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만 최소 가입 금액이 1억~5억원 수준으로 매우 높아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것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2017년 사모투자 재간접 펀드 제도 도입 이후 문턱이 낮아졌다. 사모투자 재간접 펀드는 사모펀드에 50% 이상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말한다. 게다가 최근 500만원 이상이었던 최소 가입 금액 기준까지 폐지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소액으로 사모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5만원, 10만원 등 소액으로도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지난 7월 출시한 액티브 헤지펀드 크리에이터 펀드는 개인 투자자들이 소액으로도 우수한 사모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성과가 우수한 헤지펀드에 집중 투자하는 동시에 투자 대상 펀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실사로 위험성을 낮춘다. 아울러 주기적인 모니터링으로 시장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을 수행한다.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하락에 대한 위험을 방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상품은 연금저축 계좌를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전국 영업점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가입하면 된다. 전달래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이 상품은 국내 주식 관련 전략의 헤지펀드에 투자함으로써 시장의 흐름과 무관하게 절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펀드”라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아진 사모투자 재간접 펀드에 소액으로 투자해 다양한 헤지펀드에 분산 투자를 하고자 하는 개인 고객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1.5㎞ ‘휠체어 동행’… 배려를 배우다

    1.5㎞ ‘휠체어 동행’… 배려를 배우다

    “전동 휠체어를 처음 타 봤는데 길을 나서기도 전에 장애물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이 엄습하더군요. 매번 변화무쌍한 보도를 이동해야 하는 장애인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오늘 체험을 바탕 삼아 보도블록 하나를 깔아도 약자들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도시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지난 15일 오전 구청 광장에 전동 휠체어를 타고 등장했다. 기온이 뚝 떨어지고 비까지 내리긋는 궂은 날씨였지만 휠체어 탑승을 강행한 이유가 있다. 하반기 두 번째 ‘찾아가는 민생 현장 탐방’으로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일상을 체험하며 이들이 어떻게 하면 공공시설을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구청에서부터 전동 휠체어를 타고 광장으로 나온 유 구청장 옆에는 장애로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회사원 김수진(36)씨가 함께 했다. 마포구청에서 마포중앙도서관까지 1.5㎞ 구간을 이동, 도서관 시설을 이용해 보며 불편한 점, 개선점 등을 세밀히 짚어 보기 위한 동행이었다. 구청 앞 광장을 지나 차도 하나를 건너자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보도가 펼쳐졌다.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이용하는 사람이 성별, 나이, 장애, 언어 등과 관계없이 제약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다. 평소 장애인 인권과 삶의 질 향상에 주력해 온 유 구청장은 지난해 11월 ‘서울시 마포구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를 제정하면서 신축, 증축, 개축하는 지역의 모든 공공시설은 이를 도입하도록 했다. 그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실질적인 목표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불편함 없이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오늘 휠체어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도로를 지나가 보니 흔들림이 적어 몸에 무리가 덜 가고 점자 보도블록, 금연구역 표시 등으로 안전과 편의를 높인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동행한 김씨도 “과거엔 도로에 중간중간 턱이 있고 울퉁불퉁해 속도를 내야 할 때마다 불편했는데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도로는 순조로운 이동이 체감된다”고 했다. 구는 내년 리모델링하는 마포아트센터를 포함해 어린이집, 경로당 등 377곳을 전수조사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는 데 7억 6000만원을 투입한다. 36억 5000만원을 들여 월드컵로, 독막로 등 지역 곳곳의 보행 환경도 개선한다. 유 구청장은 “오늘 현장 탐방에서 나온 제안은 모두 구정에 반영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구민들이 공감하고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빚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국어 지문 짧아졌지만 변별력 높여… 중위권은 희비교차

    국어 지문 짧아졌지만 변별력 높여… 중위권은 희비교차

    국어 독서영역 경제 지문 고난도 출제 이해·분석 능력 요구… 체감 난도 상승 수학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 중간 난도 비중 커 중·상위권에 변수로 영어 신유형 없어 1등급 6% 넘어설 것올해 수능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19학년도 수능에 비해 쉽거나 비슷했지만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상당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렸을 것으로 보인다. 국어영역은 지난해 ‘국어 31번’ 문항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해 난도가 다소 낮아졌으나 독서영역에서의 고난도 지문과 문제가 수험생들의 진땀을 뺐다. 수학은 지난해와 비슷하나 중위권 학생들이 고전했을 것으로 평가됐다. 영어는 대체로 평이한 지문과 문제유형이 출제됐다.국어영역에서는 초고난도 문항이 배제되고 지문의 전반적인 난도도 낮아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의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대부분의 지문이 EBS와 연계 출제됐으며 연계되지 않은 지문도 지나치게 길지 않았고 배경지식이 없어도 이해가 어렵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예년 수능에서는 독서영역의 인문과 과학 지문 분량이 2200~2300자가량이었지만 이번 수능에서는 1500~1600자로 대폭 짧아졌다. 문학영역에서는 신계영의 ‘월선헌십육경가’와 권근의 ‘어촌기’를 묶은 고전시가·수필 복합지문(21~25번)이 다소 어려웠지만 ‘월선헌십육경가’는 EBS에서 다뤄진 작품인 데다 EBS 연계 지문이 아닌 권근의 ‘어촌기’도 현대수필에 가까웠다. 독서영역에서 장기 이식과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를 다룬 과학 지문(26~29번)도 레트로바이러스가 EBS 교재에서 다뤄진 개념이었으며 문과 학생들에게도 문턱이 낮은 지문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독서영역에서 BIS 자기자본비율과 바젤협약을 다룬 경제 관련 지문(37~42번)은 ‘킬러 지문’이라 할 만했다. 김 교사는 “지문의 분량이 길지만 지문 안에서 주요 개념들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면서도 “BIS의 개념이 바젤협약 Ⅰ, Ⅱ, Ⅲ을 거치면서 변화하는데 각각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 풀이에 활용했는지 여부에서 변별력이 확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계영의 ‘월선헌십육경가’는 EBS 교재에 제시되지 않은 부분이 일부 포함됐으며 작품에 대한 해설을 바탕으로 감상하는 22번 문항이 고난도로 꼽힌다. 진수환 강릉명륜고 교사는 “‘월선헌십육경가’의 해석 여부에 따라 문학의 체감 난이도가 달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입시업계에서는 국어영역에 대해 “2019학년도 수능보다 쉬웠지만 변별력은 있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초고난도 문항은 없어 지난해 수능 대비 다소 쉽다고 볼 수 있지만 까다로운 문제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평가됐다. 계산이나 공식을 단순히 적용하는 문항은 지양하고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해 충실히 이해한 뒤 종합적인 사고력을 거쳐야 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수학영역에서도 초고난도 문제는 지양하는 대신 중간 난도의 문제 비중이 커져 상위권보다 중위권에서 변별력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교사들은 내다봤다. 오수석 소명여고 교사는 “고난도 문항은 줄고 중간 난도 문항은 늘어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최상위권 수험생은 매년 ‘킬러 문항’으로 출제되는 30번 문항을 푸는 게 예년보다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진 금촌고 교사는 “중위권에서도 계산 위주의 문제 풀이를 주로 연습한 수험생은 어렵게 느꼈을 것이고, 개념에 대한 명확한 정리를 병행한 학생은 충분히 실력을 발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수학 가형보다 수학 나형이 지난해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중위권 수험생들에게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 팀장은 “중위권 수험생들에게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다수 출제돼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영역도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유성호 숭덕여고 교사는 “신유형의 문제가 없었고 지문은 EBS를 중심으로 학습한 수험생들은 쉽게 접근했을 것”이라면서 “일부 지문은 문장이 어려워 중위권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절대평가가 적용되는 영어영역은 원점수가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면 1등급이다. 교사단은 지난해 수능에서 5.3%, 9월 모의평가에서 5.9%였던 1등급 학생 비율이 이번 수능에서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영역별로 난이도가 널뛰지 않은 점도 이번 수능의 주요 특징으로 꼽힌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전체적으로 영역에 따른 유불리는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시업체들은 국어영역에서 원점수 91~92점, 수학 가형에서 92점, 나형에서 84점(오후 8시 기준)이 1등급 ‘커트라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문과에서는 국어와 수학이, 이과에서는 국어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깡통 DLF’ 막는다… 고난도 금융상품 은행 판매 제한

    ‘깡통 DLF’ 막는다… 고난도 금융상품 은행 판매 제한

    앞으로 은행과 보험사는 최대 원금 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파생결합증권(DLS)을 비롯한 고위험 사모펀드와 신탁상품을 팔지 못한다.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일반투자자 최소 투자액은 현행 1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문턱이 높아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4일 이런 내용의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대규모 원금 손실 피해로 논란이 커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이다. 금융 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금융사의 고난도 투자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동시에 금융사가 일반투자자에게 고위험 상품을 팔 때 일정 기간 안에 계약 취소가 가능한 숙려제도를 적용하고 녹취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금융사의 책임도 강화된다.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불완전판매 사례에 대해 수입의 최대 50%의 징벌적 과징금과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를 매긴다. 금융사에 내부통제 기준을 만들게 한 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을 제재할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관련 제도 개선은 내년 1분기를 목표로 추진하고, 그 이전에도 적극 감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판 해외금리 연계 DLF 7950억원어치 중 지난달까지 2080억원이 만기 상환 또는 중도 환매됐고, 1095억원(손실률 52.7%)의 원금 손실 피해가 생겼다. 나머지 5870억원 중 782억원(13.3%)도 원금 손실이 예상돼 소비자 피해 규모는 총 1877억원(23.6%)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다음달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피해자 배상 비율을 결정한다. 우리·하나은행 경영진 등에 대한 제재는 법리 검토와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전세 보증금 지키려는 세입자, 집주인 눈치에 수수료도 부담

    전세 보증금 지키려는 세입자, 집주인 눈치에 수수료도 부담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이사를 위해 전세 계약을 하다가 집주인과 실랑이를 벌였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때문이었다. A씨는 전셋값 하락으로 계약 기간이 끝난 뒤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걱정에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을 원했다. 하지만 집주인은 “그런 걸 왜 하냐”는 반응이었다. 고민 끝에 반환보증 가입을 포기한 A씨는 “알아보니 집주인 동의 없이 가능하다곤 하지만 가입한 뒤 집주인에게 통보가 되기 때문에 결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더라”면서 “나중에 무사히 전세금을 돌려받아야 하는데 관계가 나빠질까 걱정돼 가입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집값이 전세보증금보다 더 떨어지는 ‘깡통 전세’나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할 때 ‘집주인 눈치보기’는 여전하다. 게다가 단독·다가구 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절차가 까다롭고 보증료도 비싸 가입이 더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금 때문에 불안해하는 세입자를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의무화 등 개선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실적은 총 13만 100건, 보증금액은 25조 5523억원으로 집계됐다. HUG에서 2013년 9월 출시한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은 2015년 3941건(7221억원), 2016년 2만 4460건(5조 1716억원), 2017년 4만 3918건(9조 4931억원), 지난해 8만 9351건(19조 367억원)으로 매년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 전세금 반환보증은 계약 기간 이후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보증 기관인 HUG가 집주인 대신 전세금을 세입자에게 지급하고 차후 집주인에게 구상권 등을 통해 받아내는 제도다. 정부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했다. 전셋값 하락으로 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해 이사를 가지 못할 경우가 걱정되는 세입자,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 보증금을 못 받을까 우려되는 경우, 보증금 회수를 위한 법적 조치를 스스로 하는 것이 걱정될 때 가입하면 좋은 상품이다. 민간 보증기관인 서울보증보험에서도 같은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서울보증보험에서 공급한 전세금 반환보증 실적도 2015년 1만 4156건(1조 9459억원), 2016년 1만 5705건(2조 6354억원), 2017년 1만 7987건(3조 472억원), 지난해 2만 5115건(4조 3475억원), 올 상반기 1만 4295건(2조 5224억원)으로 점점 늘고 있다. 전세금 반환보증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대표 상품이지만 집주인의 눈치를 보느라 가입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HUG는 지난해 2월부터 집주인 동의 절차를 폐지해 세입자들이 더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에는 상품 가입을 위해 집주인의 확인 절차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집주인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세입자가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 문제는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하고 나면 집주인에게 내용증명 등의 형태로 통지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세 계약에서 ‘을’의 입장인 세입자가 집주인이 반대할 경우 자유롭게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금 반환보증 자체가 집주인이 돈을 못 갚게 되는 경우를 대비한 상품이기 때문에 기분 나빠하는 집주인들이 많다”면서 “세입자가 가입하겠다고 나서면 대부분의 집주인들이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HUG와 서울보증보험은 사고가 났을 때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집주인 통지를 생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HUG 관계자는 “사고가 났을 때 보증기관이 대신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준 이후 집주인이 보증기관에 돈을 돌려줘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기 위해 통지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도 “채권 양도는 민법에 따라 채무자에게 통지하도록 돼 있어 집주인에게 통지를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단독·다가구 주택 세입자에게도 가입 문턱이 높긴 마찬가지다. 구분 등기가 돼 있지 않은 단독·다가구 주택의 세입자들이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려면 아파트나 주거용 오피스텔과 달리 추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가 확인한 ‘타 전세계약 체결 내역 확인서’를 내야 하는데 이 확인서에는 해당 주택 다른 세입자의 전세 계약 기간과 전세보증금 등을 쓰고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의 확인 서명도 기재해야 한다. 사실상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다. 게다가 단독·다가구 주택은 보증료율도 연 0.154%로 아파트(연 0.128%)보다 높다. 아파트보다 보증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평가돼 보증금액이 같아도 단독·다가구 주택 세입자들이 더 많은 보증수수료를 내야 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1억 5000만원이라면, 세입자가 2년 동안 38만 4000원을 보증료로 내면 전세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 반면 단독·다가구 주택의 경우 똑같이 전세보증금이 1억 5000만원이라 하더라도 2년 동안 46만 2000원을 내야 해 아파트보다 7만 8000원 더 비싸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단독·다가구 주택의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비율은 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HUG의 주택 유형별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 건수 비율은 아파트(62.1%), 다세대주택(17.1%), 오피스텔(11.1%), 다가구주택(5.6%), 단독주택(2.4%), 연립주택(1.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단독·다가구 주택 세입자들이 제대로 전세금을 보호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HUG는 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HUG 관계자는 “단독·다가구 주택 등 구분 등기가 돼 있지 않은 유형에 대해 전세금 반환보증 상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고 연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기존에 단독·다가구 주택은 선순위 채권 금액을 확인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추가 서류 요건을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세입자들이 전세금 반환보증에 가입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서민들의 전세금 불안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아예 의무 가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집주인들은 임대차 시장을 투명화하는 것을 꺼리고 세입자들은 수수료 부담이 있어 전세금 반환보증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반환보증 가입을 의무화하면서 저소득층의 경우 국가에서 수수료를 지원해 주는 방안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집주인에게 떼이는 전세금 규모가 점점 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HUG로부터 받은 ‘전세금 반환보증 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HUG가 집주인 대신 전세금을 지급한 금액은 1681억원으로, 2016년(34억원)의 50배에 달했다. 이는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대신 지급한 ‘보증 사고’ 규모를 말한다. 보증 사고 액수는 2015년 1억원, 2016년 34억원, 2017년 75억원, 지난해 792억원 등으로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보증 사고 건수도 2015년 1건, 2016년 27건, 2017년 33건, 지난해 372건, 올 7월까지 760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정 의원은 “정부가 세입자들의 전세금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 주택임대사업을 하는 사업자에게는 보증금을 변제할 자본금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의무화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금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를 위한 조건 등을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은 전셋값이 오르고 있지만 지방은 깡통 전세 우려가 여전하고 서울도 언제든지 다시 전셋값 하락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전세금 반환보증 가입을 의무화하려면 비용 분담 문제를 먼저 논의해야 할 것”이라면서 “집주인에게 수수료를 물리면 세입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서동주 전신성형설 해명 “17년 동안 맨손체조로 몸매 관리”

    서동주 전신성형설 해명 “17년 동안 맨손체조로 몸매 관리”

    서동주가 전신성형설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서는 서정희, 서동주 모녀와 지주연, 장진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서동주는 “너무 소문이 많았다”며 자신을 둘러싼 전신성형설에 대해 해명하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동주는 “고등학교 때 쌍커풀 수술을 했었다. 그 때 했던 게 풀려서, 엄마에게 한번만 더 하게 해달라 해서 하게 됐다. 그런 다음 한달이 지나고 보니 내 얼굴이 너무 예쁜 거다. 그러면서 욕심이 생겼다. 한 군데만 더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턱을 길게 하는 성형이 유행이어서 결국 또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동주는 이어 “하지만 이후 거울을 봤는데 턱이 생각보다 많이 자라 있었다. 그래서 한 달을 울면서 보낸 뒤 결국 턱 부분에 넣었던 것을 다시 빼달라고 했다. 그 이후로 엄마가 제게 ‘더 이상 성형 할 자격이 없다’고 말씀하셔서 그만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이며 전신성형설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MC 김숙이 “그럼 전신성형설이 왜 나온 것 같냐”고 묻자, 서동주는 “제가 조금 (몸매에) 굴곡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서동주는 “시간이 바쁘니까 헬스장은 못 가고 맨손 체조를 꾸준히 매일매일 했다. 자기 전에 30분 스트레칭 하고 윗몸 일으키키 50개도 했다. 화장실 가면 스쾃 10개를 했고, 점심 시간 이후 양치질할 때 히프업 운동을 했다. 그렇게 17년을 해 왔다. 그러니까 그게 쌓여서 몸매 유지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담배막을 아십니까?

    [이호준 시간여행] 담배막을 아십니까?

    경상북도 어디쯤이었을 것이다. 오지에 관한 글을 쓸 일이 있어 산골 마을을 지나는데, 동승했던 친구가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저 이상한 건물이 뭐야?” 도시에서만 산 까닭에 시골에 가면 궁금한 게 많은 친구였다. 손가락 끝을 따라가 보니 담배막 한 채가 웅크리고 있었다. 담배막이라고 말해 줘도 쉽사리 알아듣는 기색이 아니었다. 담배막은 담뱃잎을 말리는 시설을 말한다. 담배건조실이란 이름으로 더 많이 불렸다. 밭에서 거둔 담뱃잎을 새끼줄로 엮어 그 안에 매단 뒤 불을 지펴 말린다. 황초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담배 농사를 일러 옛날에는 ‘뼛골 빼는 농사’라고 했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다. 그 어떤 작물보다 농사짓는 기간이 길고 손도 많이 간다. 하지만 자식만큼은 ‘펜대를 굴리며’ 살기를 원하는 우리네 할아버지, 아버지들은 뼛골 빠지는 줄도 모르고 담배 농사를 지었다. 담배 농사는 이른 봄 경칩을 전후해서부터 시작한다. 비닐하우스에 씨앗을 파종해서 떡잎이 나오면 밭에 이식한다. 이랑을 만들고 그 이랑 위에 비닐을 덮은 다음 비닐에 구멍을 뚫고 한 포기씩 심는다. 자주 물을 주고 살충제를 뿌려 줘야 하며 순도 따 줘야 한다. 보통은 사람 키 이상으로 자라는데 잎이 노란 빛깔을 띠기 시작하면 맨 아래부터 차례로 따서 말린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불볕더위에 담뱃잎을 따려면 숨이 턱턱 막힌다. 더 큰 고역은 담뱃잎에서 나오는 진액이다. 하얀 색깔의 이 액은 피부에 묻으면 벌겋게 부풀어 오르며 쓰리다. 밭에서 담배막으로 옮긴 담뱃잎은 새끼에 엮어 건조대에 달아매고 불을 지펴서 말린다. 다 마르면 새끼줄에서 하나씩 빼서 창고에 쌓아 둔다. 건조실에 불을 지필 땐 밤을 꼬박 새울 수밖에 없다. 불길을 조절하는 데 실패하면 색깔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수매에서 하등품 판정을 받으면 뜨거운 여름의 수고는 허공으로 날아가고 눈물만 남는다. 담배막을 높게 지은 것은 통풍성을 감안해서일 것이다. 또 습기를 잘 빨아들이는 흙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재료다. 이렇게 담배를 따서 옮기고 말리는 과정은 여름 내내 계속된다. 다 말렸다고 담배 농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가을걷이를 마치고 나면 창고에 쌓아 두었던 마른 잎을 꺼내어 색깔별로 분류하고 다발로 묶어야 한다. 이 작업도 만만치 않아서 밤을 낮 삼아 일했다. 된서리가 내리는 상강(霜降) 무렵이 되면 잎담배 수매를 시작했다. 잎담배가 제값을 받던 시절에는 담배 수매가 시작되기 전부터 지역 전체가 들먹거렸다. 수매에서 좋은 등급을 받으면 목돈을 쥐게 된다. 농민들은 그 걸로 빚도 갚고 아이들 등록금도 마련했다. 하지만 그중 일부는 술집에 틀어박히거나, 외지에서 온 노름꾼의 꼬임에 넘어가 ‘1년 농사’를 날리기도 했다. 요즘은 담배 농사를 짓는 농가가 거의 없다. 값싼 수입 담배의 영향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뿐더러 1년 내내 담배 농사에 매달릴 노동력도 없기 때문이다. 오지에 담배 농가가 소수 남아 있지만, 언제 폐농할지 모른다. 이렇게 담배 농가가 줄어들고 건조 기술이 발달하면서 담배막은 쓸모없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산골에서 만난 어느 농부는 “뜯어버리기 뭐해서 창고로 쓴다”고 말했다. 그 어려운 시절을 같이했으니 정도 들었을 것이다. 흙집이 생각보다 오래간다고는 하지만 수명이 영구할 턱이 없다. 그러니 어느 곳은 옆구리가 뻥 뚫려 바람이 드나들고 어느 곳은 지지대로 연명하고 있었다. 그렇게 무너져 가는 담배막을 볼 때마다 가슴이 쓰리다. 한숨이 깊어진 늙은 농부들의 허전한 가슴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 수도권 누르니 지방 집값이 뛴다

    수도권 누르니 지방 집값이 뛴다

    수도권 규제·저금리 여파 자금 유입 지방 아파트값 2년 2개월 만에 상승 울산, 전년동기 대비 거래량 186% 폭증 세종시發 풍선효과 대전 청약률 148대1 지난 23일 1순위 청약으로 끝난 대전 중구 목동 더샵 리슈빌아파트는 148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전 구도심에서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향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 부지부장은 “구도심에 오랫동안 신규 아파트 분양이 없어서”라며 “신·구도심 따지지 않고 아파트 분양만 시작되면 전 시민이 달려드는 것처럼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묻지마 청약’이 판치는 등 투기마저 우려된다. 30일 서구 구도심 이편한세상포레나에 청약 접수한 이모(51·회사원)씨는 “분양가가 얼마인지도 모르고 돈이 될까 해서 무작정 질렀다”고 했다. 올해 분양된 도안신도시 아파트 분양권과 둔산 일부 기존 아파트에 4억원 안팎의 ‘웃돈’이 붙었기 때문이다. 장기간 잠자던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들썩이며 울산과 대전은 원정 투자자들까지 몰리고 있다. 수도권과 세종시 등이 각종 규제로 묶이고 저금리로 갈 길 잃은 돈이 저평가된 지방 아파트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1일 기준) 지방 아파트값은 0.01% 올라 지난주(-0.01%)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2017년 8월 21일(0.01%)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대전과 울산은 0.39%와 0.13% 올랐다.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유동자금 유입에다 서울, 수도권의 청약 문턱이 높아진 게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7,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했다. 울산은 지난달 아파트 165건이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 58건보다 186.5% 폭증했다.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진 아파트를 노리고 외지 자금이 몰렸다. 올해 1~8월 거래 주택 중 114건을 서울 사람이 사 지난해 같은 기간 85건보다 34% 늘어났다. 석 달간 16건 거래에 그쳤던 울산 남구 문수로2차 아이파크는 8월 11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값도 101㎡형이 지난 1월 6억 5000만원에서 7억 2500만원으로 뛰었다. 남구 A부동산중개소 대표는 “매물을 잡기 위해 서울, 대구, 세종 등에서 돈부터 먼저 보내는 투자자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 불황에 신음하던 울산 동구 지역도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등 조짐을 보인다. 대전은 세종시가 2017년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대체 투자지로 급부상했다. 대전 아파트는 세종시로 시민들이 빠져나간 10년간 신규 분양과 가격 변동이 거의 없었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는 ‘규제가 거의 없다. 주택 가격이 저평가됐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건설과 재건축 등 호재가 많다’고 분석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서울 전셋값 상승… 물량 부족·청약 대기·집값 급등 탓

    서울 전셋값 상승… 물량 부족·청약 대기·집값 급등 탓

    3년간 공급 전국 55% 늘고 서울 10%↑ 시세보다 싼 분양 노려… 전세 수요 증가 집값 너무 올라 전세→내집 마련 어려워 저금리로 세입자 전세금 인상 용인 쉬워 부동산 이상 과열로 집주인 임대료 올려 서울의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주간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14주 연속 올랐다. 정부가 지난 1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보완 방안을 발표하며 “(상한제에 따른) 전세시장 불안 가능성은 작다”고 밝힌 것과는 다르다. 시장은 이번 대책으로 전셋값 상승세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평생 전세 살겠다”는 사람은 주변에 없는데 왜 서울 전셋값은 계속 오를까. 22일 부동산 전문가들을 통해 그 이유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①부족한 입주물량: 서울에 ‘살 집이 부족하다’는 게 근본적인 이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7~2016년 10년간 전국 아파트 연평균 입주물량(분양, 임대)은 27만 가구다. 이후 2017년부터 3년간 42만 가구로 55%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연평균 입주 물량은 2007~2016년 3만 3000가구에서 2017~2019년 3만 6000가구로 10% 증가했다. 즉 전국적인 아파트 공급량에 견줘 봤을 때 서울엔 아직도 집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②청약 대기: 규제지역 내 1주택 이상은 1순위에서 벗어나는 등 무주택자가 아닌 이들에게 청약 문턱이 최근 높아졌다. 이에 따라 청약 당첨을 염두에 두고 가점 자격을 유지하고자 전세에 머무르는 수요가 많아졌다. 특히 상한제로 시세보다 싼 분양을 노리는 이들이 ‘대기’하며 기다리는 여파도 크다. 상한제가 시행되면 공급이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분양이 아닌 인근 신축 아파트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③집값 급등: 집값이 단기간 너무 올라 집 살 여력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전세가율(주택 매매가 대비 전세금 비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2015년 71%였는데, 올해 53%로 낮아졌다”면서 “예전에는 전세금에 조금만 돈을 보태면 집을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 차이가 너무 벌어져 전세에서 자가로 넘어가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④저금리 대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추면서 전셋값을 부추길 가능성도 나온다. 금리가 떨어지면 집주인은 이자나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는 만큼 전세보증금을 올릴 수 있는데,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이 줄어든 세입자가 이를 용인하기 쉬워진다. ⑤부동산 이상 과열: 통상 전월세 가격을 ‘매매가격의 선행지수’라고 한다. 즉 전세나 월세나 올라가면 수익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투자가 쏠려 집값이 따라 오른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는 반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확 오르다 보니 임대료를 높여 손실을 보전하느라 전월세가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등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평당 1억원씩 집값이 뛰는 부동산 이상 과열 현상이 전세가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내년 입주 물량이 하나도 없는 서울 중구와 성동구, 도봉구, 관악구, 강북구 등에서 전세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시론] 금융회사에 전문가다움을 요구한다/류혁선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초빙교수

    [시론] 금융회사에 전문가다움을 요구한다/류혁선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초빙교수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가 심화되는 우리나라에서 고단한 삶을 통해 축적한 가계자산을 잘 보호하고 키우는 것은 복지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그래서 합리적인 투자 문화를 정착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금융회사가 짊어져야 할 큰 책무다. 그런데 파생금융상품 키코(KIKO)와 파워인컴펀드, 최근의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등 은행 고객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여느 선진국 대비 가계 금융자산의 은행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은행마저 신뢰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된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으며, 당연히 투자는 자기책임의 원칙하에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자기책임의 원칙은 정보비대칭이 없는 상황하에서의 투자계약을 전제로 한다. 정보비대칭이 없는 판매 프로세스 구축을 위해 금융회사들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더라도 안 고치는 것보다는 낫다. 첫째, 상품을 개발하는 부서는 영업 실적으로 성과를 측정하는 부서와 독립 운용돼야 한다. 그래야 판매수수료가 높은 상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유익한 상품을 선정할 수 있다. 많은 운용사들이 자신들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판매사, 특히 은행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데 상품개발 부서가 일종의 ‘게이트 키퍼’(gate keeper) 역할을 잘 수행해 줘야 한다. 전문가의 의미로 은행과 금융투자업(증권) 등의 간판을 내걸었다면 그에 걸맞게 전문가의 안목으로 고객을 대신해 투자에 적합한 상품을 선정할 책임이 있다. 둘째, 은행이 모든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적절한지 내부 성찰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가계 금융자산이 은행에 있고, 은행만을 신뢰하는 고객들도 있기에 법률로 은행의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것은 자칫 고객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이미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해 그 산하에 은행과 증권사 등을 함께 갖추고 있기에 금융상품의 특성에 따라 판매 채널을 구분하는 전략도 고객 보호 관점에서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주요 은행, 예를 들어 체이스은행은 예금 고객이 위험성 있는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길 원하다고 하면 동일 점포 내 다른 공간에 상주하는 계열 투자은행인 JP모건의 직원에게 고객을 넘겨 투자 권유를 받도록 한다. 이때 은행 직원은 투자 권유 과정에 함께 동석할 수 없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고객은 해당 상품의 위험에 대한 인지는 물론 보다 전문적 지식이 있는 투자 권유자로부터 충실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미국의 사례를 참조하고 은행 고객의 안정적 경향을 고려할 때, 은행은 적어도 초고위험 상품의 경우 계열 증권사로 판매 이첩하는 방안을 고려해 봄직하다. 이는 은행의 평판 위험 관리에도 분명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셋째,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은 금융회사의 본질적 책임이다. 금융회사 직원은 금융상품의 구조와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한 후 투자 권유를 해야 한다. 이른바 투자설명서의 내용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은 그의 역할이 아니다. 해당 상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투자를 권유하는 행위, 그 자체만으로 자본시장법상 적합성 원칙 위반이 된다. 규정을 형식적 차원에서 준수하기 위해 직원들로 하여금 자격증(파생상품투자권유자문인력)을 보유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복잡하고 고도화되는 파생상품이 내재된 금융투자상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을 담보하지 못한다. 자격증 취득은 투자 권유자가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에 불과하다. 지속적인 교육에 인색해서는 금융상품 판매 사고를 예방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고객 계좌 관리에 자산 배분의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 상품 단위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관행은 전문 자산관리자의 역할이 아니다. 금융투자상품은 근본적으로 시황에 따라 손익이 변동할 수 있는 상품이기에 시황을 정확히 맞추는 게임을 하는 방식은 지속적인 성공 투자의 길이 아니다. 자산 배분을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자산 관리자라면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고객의 투자 목적에 적합한 투자 상품을 권유할 수 있는 전문가다움을 갖추어야 한다. 고객의 소중한 금융자산을 키워 고객의 평안한 노후에 기여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금융회사와 직원들이 가져 주기를 기대한다.
  • “노동자 수 쪼개기로 가짜 영세사업장 만들어… 근로계약서 안 쓰는 사업주 고발할 것”

    “노동자 수 쪼개기로 가짜 영세사업장 만들어… 근로계약서 안 쓰는 사업주 고발할 것”

    “교도소에서 수감자들의 얘기를 듣다가 소외된 영세업체 노동자를 위한 노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조합원이 100만명에 달하는 민주노총의 위원장으로 3년 가까이 일했던 한상균(57)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감옥에서 사색한 끝에 ‘권유하다’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권유하다’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권리 찾기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인데 한씨가 대표를 맡았다. 그는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2년 6개월간 투옥됐었다. 노동운동의 최일선에 섰던 그가 동료 수감자들에게서 들은 노조에 대한 평가는 좋지만은 않았다. 한 대표는 “노조가 차별 철폐, 해고 반대 등 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면 고맙기도 했지만 남의 일로만 느껴지고 심지어 적대감이 생겼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수감자들이 경험한 무노조 영세 사업장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전해 듣고는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그는 “정말 부끄러웠고 노동 운동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우리 스스로 만들어 놓은 또 다른 계급이 있다면 이 벽은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노조에 속한 노동자와 노조 없이 일해 온 노동자가 연대하는 문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노조 조직은 사회에서 점점 고립될 것이라고 봤다. 한 대표는 감옥에서 마련한 종잣돈으로 ‘권유하다’를 설립했다. 그가 수감돼 있는 동안 시민들이 십시일반 보내준 영치금을 모은 것이다. 한 대표는 애초 이렇게 모은 1870만원을 아내에게 건네려고 했다. 시간제 노동을 하며 아이들을 키운 아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에 빚을 갚고 싶었다. 하지만 아내는 “이 돈이 어떤 돈인데 사사롭게 쓸 수 있느냐. 한국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노동자들을 위해 쓰면 좋겠다”고 권했다. 한 대표는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보편적 권리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끼리 처지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내년 1월 공식 오픈할 계획이다. 노동자들이 이 공간에서 자신이 겪은 부조리를 얘기하면 이 이야기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킨 뒤 직접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우선 모든 노동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운동을 하고 이어 서류상으로만 5인 미만인 사업장을 고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의무조차 피하기 위해 고용 노동자 수를 쪼개 가짜 영세 사업장을 만드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내년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이자 총선이 있는 해”라면서 “한국 사회에서 근로기준법이 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지 등을 의제화하고 인터넷이 아닌 광장에서 직접행동에 나서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2016~2017년 ‘촛불 혁명’ 이후의 노동 현실을 보면서 권력교체만으로는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굳혔다. 세상은 많이 달라졌지만 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겪는 문제는 여전하고 자신을 고용한 업주가 누군지 모르고 일해야 하는 플랫폼 노동 등 열악한 일자리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이 사회를 지탱하는 낡은 룰을 바꿔야 한다”면서 “권력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어렵지만 ‘권유하다’로 그 힘을 모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맞서 붉은색 머리띠를 동여매고 투쟁의 선봉에 섰던 그가 민트색 조끼를 입고 시민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내용은 무엇일까. 그는 “노조 문턱이 높아서 그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시민들에게 ‘권유하다’는 체념을 깰 수 있는 비장의 무기”라면서 “내 삶을 바꾸는 ‘권유하다’를 무권리 노동자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분들이 함께해 달라”고 제안했다. 기민도 기자 ey5088@seoul.co.kr
  • 편리·안전 똘똘한 QM6 캠핑, 카~~~

    편리·안전 똘똘한 QM6 캠핑, 카~~~

    ‘캠핑 성수기’인 가을로 깊숙이 접어들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장착된 다양한 ‘캠핑 기능’과 함께 ‘안전 기능’에 운전자의 관심이 쏠린다. 르노삼성자동차 중형 SUV QM6에 적용된 ‘매직 테일 게이트’는 차량 뒤범퍼 아래에서 발을 움직였을 때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리게 하는 기능이다. 두 손에 물건을 들고 있어도 트렁크를 쉽게 열 수 있어 편리하다. QM6의 트렁크는 바닥에 턱이 없이 평평하게 설계된 ‘풀 플랫 플로어’ 구조로 돼 있어 짐을 싣고 내리는 데 걸림이 없어 편하다. ‘운전자 피로도 경보 시스템’(UTA)은 운전자의 핸들 조작 패턴과 조작 빈도를 분석해 졸음운전을 한다 싶으면 계기판에 경고 메시지를 띄우고 경보음을 울려 준다.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은 운전자의 부주의로 앞차와 충돌할 것 같을 때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차량을 멈춰 세운다.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충돌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으면 시스템이 개입해 차량을 정지시킨다. 사각지대 경고장치(BSW), 차선 이탈 경고 장치(LDW) 등도 가을철 운전자의 안전을 지켜 주는 첨단 기능들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기술의 숙련은 성별과 상관없죠, 해봐야 잘할 수 있어요

    기술의 숙련은 성별과 상관없죠, 해봐야 잘할 수 있어요

    “기술과 그를 활용한 작업은 여전히 남성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일 속에서 주체성과 철학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 나가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기술’이 ‘모두의 기술’이 되길 바랍니다. 비단 여성뿐만이 아니라 기술이라는 영역에서 보이지 않는 ‘사람’과 ‘일’에 주목하며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자 합니다.” 여성 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과 여성들의 네트워킹을 주도하는 ‘여기공 협동조합’(이하 여기공)의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이 팀의 모토다. 지난해 8월 ‘여성기술자 네트워킹 플랫폼 여-기’라는 프로젝트 팀으로 활동을 시작한 여기공은 현재 협동조합 법인화 과정에 있다. 여기공의 ‘여기’는 ‘여성 기술자’의 줄임말이다. ‘공’은 물건을 만드는 공작의 공(工), ‘함께’를 뜻하는 공(共), 공공성의 공(公), 공간의 공(空)을 아우른다. ‘기술을 개발하고 사용하는 주체는 남자’라는 고정관념을 바꾸고 여성들이 기술에 좀더 가까이 다가가 기술을 생활 속에서 향유할 수 있는 다양한 ‘판’을 마련한다는 함축적인 의미가 담겼다.지난해부터 여기공이 기획한 워크숍의 면면을 보면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여기공이 그간 해 온 프로젝트는 헌옷을 이용해 타피스트리라는 직조 방식으로 직물을 만드는 ‘일상 속의 직조: 직조 속의 일상’ 워크숍을 비롯해 나무 장작을 연료로 사용하는 오븐을 직접 만드는 ‘화목 오븐 워크숍’, 용접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을 배우고 실습하는 ‘용접의 기술-시작하는 용기’, 드라이버, 전동드릴, 망치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도구의 사용법을 배우는 ‘공구 사용법 워크숍’ 등이다. 20대 후반 여성 5명으로 구성된 여기공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인다(이현숙·26)와 세모(민재희·29) 이사를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수평적인 관계 형성을 위해 외부에서 활동을 하거나 워크숍에서 만난 수강생, 외부 강사들과 대화할 때도 닉네임을 사용한다. 2017년 두 사람은 하자센터가 설립한 하자작업장학교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작업장’ 과정 중 만났다. 도시에서의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고민하는 이 학교에서 두 사람은 내 삶에서 필요한 것을 나 스스로 만드는 ‘적정기술’을 배웠다. 적정기술 장인들로부터 직조, 목공, 용접, 흙미장 등을 배운 두 사람은 손에 잡히지 않는 최첨단 기술이 아닌 일상의 구체적인 기술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여기공이 생각하는 ‘기술’은 무엇인가요. 인다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과정은 점점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의 일상과 많이 멀어지게 되죠. 자본주의 시대에서 회사가 기술을 독점하려 들거나 ‘발전주의’ 시각으로 기술을 대할 때 기술의 과정을 들여다보지 않고 결과만 중시하는 풍토에서 나오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희는 기술의 과정을 이해하고 일상의 문제를 ‘기술’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적정기술을 배우면서 그 철학에 많이 공감했습니다. 다만 저희가 생각하는 기술을 적정기술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저희의 기술에는 ‘젠더’에 대한 고민도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보다 기술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공은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나요. 세모 “기술을 접하면서 늘 궁금했어요. ‘어딘가에 여성 기술자들이 많을텐데 그 기술자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여성 기술자들이 모여서 한목소리를 낸다면 안전한 기술 터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재미있는 상상이 이뤄지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기술을 다루는 현장에 가면 50~60대 남성이 대부분이거든요. 그 분들을 만나면서 저희가 고민했던 건 ‘기술판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젠더 문제나 인권 감수성 이슈를 어떻게 풀어 갈 수 있을까’ 였어요.” 인다 “실제로 기술을 배우러 갔을 때 현장에서 ‘여자가 이런 걸 할 수 있나’, ‘여자 얼굴에 흠집 나면 어떡하려고’ 이런 말들을 종종 들어요. 이런 불편함이 없는 기술 워크숍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고 관련해서 공부를 했습니다. ‘기술 영역 내 젠더 갈등’이라는 소재는 여기공 내 연구 커뮤니티인 ‘여기LAB’에서 계속 연구할 예정입니다.” 두 사람이 여성 기술자를 양성하는 교육 활동에 나서게 된 건 본인들이 직접 기술을 배우면서 경험한 삶의 변화가 바탕이 됐다. 두 사람은 기술이 “생각보다 든든한 자립의 동반자이자 고민을 실체감 있게 풀 수 있는 도구”라고 입을 모았다. 삶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면 많은 것을 ‘소비하는 인간’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 두 사람은 주변에 있는 공구를 직접 손에 쥐어 보면 그 순간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거라고 자신했다. -기술을 직접 배우고 난 뒤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세모 “하자센터 청년작업장 과정을 마친 직후였던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간 경남 진주로 귀농을 했었어요. 생태적이고 자립적인 삶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때 저와 비슷한 고민과 목표를 지닌 청년 동료들과 농사도 하고 집을 짓기도 하고 작업복을 만들기도 했어요. 재미있게도 모두 의식주와 관련된 일이고, 무언가를 짓는 행위더라고요. 삶을 이루는 기본적인 것들이고 소비적 관점에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제가 직접 만들어 보니 먹는 것, 입는 것, 사는 공간이 입체적으로 보였어요. 도시에서는 모든 것을 소비할 때 항상 피로하고 불안했었거든요. 이제는 조금 달라졌어요. 짓는 행위가 실체감 없이 붕 떠 있었던 제 삶에 단단한 기반을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어디서든 굶어 죽진 않겠다는 근본적인 자신감, 예전보다 더 주체적이고 독립적이지만 더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인지하게 됐어요. 이런 무모한 일들을 가능하게 했던 건 드릴을 사용해 보는 아주 사소한 계기들이에요. 그동안 도시에서, 직장인으로, 여성으로 살아가는 동안 거의 한번도 주어지지 않은 경험이었죠. 처음 드릴을 잡았을 때, 용접을 해 봤을 때 정말 짜릿했어요. 사소한 기술 하나로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엄청 많아졌으니까요.”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인다 “용접 수업에 참여했던 한 친구가 인상적이었어요. 선천적으로 불을 두려워해서 불꽃놀이도 못 봤대요. 근데 막상 해 보니 저희보다 용접을 잘할 정도로 실력이 좋더라고요. 그 친구가 용접이라는 기술을 접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면 자신의 능력을 알 기회도 없었겠죠. 이런 분들을 만날 때 참 반가워요. 워크숍에 40~50대 여성도 한두 분씩 꼭 계시거든요. 한 50대 여성이 본인이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데 늘 마지막에 용접 부분만 남자에게 부탁하셔야 했대요. 어느날 자존심이 상해서 ‘그냥 내가 해야지’라고 마음을 먹었는데 정작 배울 기회가 없어서 저희 워크숍에 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세모 “해 볼 기회가 있어야 앞으로도 직접 할 수 있잖아요. 누가 ‘이거 고칠 수 있는 사람 있냐’고 질문했을 때 제일 많이 나서는 건 경험 있는 사람이잖아요. 그 사람은 조금 더 경험이 많은 남성일 확률이 높고요. 그런 의미에서 용접 워크숍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남성들도 배우지 않으면 쉽사리 하기 어려운, 문턱이 가장 높은 영역이니까요. 용접이라는 기술을 익히면 그 아래 단계에 있는 기술은 어렵지 않게 마음 내서 도전할 수 있거든요.”-워크숍을 할 때 여기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인다 “최근 공구 워크숍 때도 수강생들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워크숍 한 번으로 전문가가 되길 바라는 것보다 ‘나도 이걸 할 수 있다’는 한 번의 경험이 중요해요. 기술은 숙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번에 어떤 근육이 완성되기는 어렵지만 삶의 물꼬를 트는 용기를 내보는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워크숍 때 비중 있게 합니다.” 여기공은 기술 워크숍뿐 아니라 기술자들을 위한 젠더 감수성 교육을 중요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당장 건설 산업 현장만 보더라도 여성 노동자는 남성의 보조 역할에만 머무르거나 남성에 비해 기능이 떨어진다는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의 신체 조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근무 환경 역시 ‘기술 노동자’라는 범주 안에서 여성을 배제한 결과다. 두 사람은 “기능을 익히기 위한 숙련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기술을 다루는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성 기술자들이 일하는 환경은 얼마나 열악한가요. 인다 “저희가 최근에 기획한 ‘여기의 기술자들을 위한 젠더스쿨’이라는 강좌에서 강연자로 모셨던 김경신 타워크레인 기사가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건설 현장에 보조인력으로 투입된 사람들은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2년 정도 보조 기간을 거친대요. 이후 남자는 현장에서 기술을 전수받고 기능공으로 올라가지만 여성에게는 배움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고 안전관리 같은 보조적 업무만 하게 된다고요. ‘여성은 기능공을 잘할 수 없다’는 오래된 업계 내 성차별적 인식 때문이죠.” 세모 “최근까지만 해도 건설 현장에 여성을 위한 탈의실이나 샤워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었대요. 휴게실도 따로 없어서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여자 혼자 쉬어야 한다든지 현장에서 여자들이 옷을 갈아입을 여건이 되지 않으니까 아예 집에서 작업복을 입고 왔다가 그대로 퇴근을 하기도 하고요.” -사람들이 기술을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다면 기술자의 성평등에도 도움이 될까요. 인다 “건설 현장에서 여성 노동자가 남성과 임금을 동등하게 받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여자가 남자보다 기술에 대한 숙련도가 떨어진다는 성인식 때문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차별 없이 기술을 향유한다면 이런 인식은 바뀔 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민주노총 건설노조에서 매년 기술자 대회를 여는데 작년에 최초로 출전한 여성 목수가 2등을 하셨어요. 처음 출전한 것도 의미가 있는데 2등까지 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어요. 기술의 숙련은 성별과는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그 기술을 어떻게 숙련하고 이어 가는지가 더 중요하죠. 사람들이 일상에서 이런 장면을 더 많이 마주한다면, 그리고 스스로도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봐요.” 세모 “그런 점에서 저희는 우선 작업 현장의 기존 기술자들이 새로 진입하는 여성 기술자들과 어떻게 하면 소통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젠더 감수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 을 함께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인다 “올해 저희가 여성기술자 인터뷰 잡지 ‘그리고’를 제작하면서 여성 기술자 7명을 인터뷰했어요. 다양한 영역의 기술자들을 발굴하면서 이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어요. 여성 기술자들이 모일 수 있는 네트워킹 파티와 이들이 자신의 기술을 통해 다른 여성과 연대할 수 있는 협업 프로젝트를 만들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경북 의성으로 활동 공간을 확장할 예정이에요. 저희 팀이 서울시에서 하는 지역연계형 청년 창직·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넥스트 로컬’에 선정됐거든요. 내년 4월까지 의성에서 여성 기술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4월 이후에는 여성 친화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여성 기술자들의 거점 공간이자 도시 여성과 지역 여성이 만날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수혁 주미대사, 지소미아 국면서 “미국 독려하겠다”

    이수혁 주미대사, 지소미아 국면서 “미국 독려하겠다”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가 오는 24일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에 건설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소미아의 연장을 희망했다. 이수혁 대사는 17일 외교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11월 22일 밤 12시에 지소미아 효력이 종료되는데, 한일 간에 어떤 협상이 이뤄지든 간에 그 문제가 어떻게 귀결이 될지 관심이 많다”면서 “두 달 전 국회의원 자격으로 미 국무부 고위 관료와 대화를 했는데 ‘중재’는 어렵고 ‘긍정적인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8월 22일 지소미아를 연장하기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 심사 우대대상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등 한일 간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11월 당시 박근혜 정부가 서명해 발효한 지소미아는 지소미아를 통해 한일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와 북한 잠수함 기지 등의 위성사진, 고위급 탈북자나 북중 접경지역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한 정보 등 2급 이하 군사기밀을 공유해왔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미국 정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8월 22일(현지시간)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 “실망했다”면서 “한일 양국이 대화를 계속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논평을 통해 “미국은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이수혁 대사는 “미국에 건설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수혁 대사는 현재 한미동맹을 어떻게 보는지를 묻는 질문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을 만나봤다”면서 “한미동맹과 관련해 우려가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수혁 대사는 또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한국 외교의 좌표를 결정한다”면서 미·중 관계를 연구하는 조직을 만들고 양국 관계를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소강 상태에 접어든 것과 관련해서는 “협상 과정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스톡홀름 회의(실무협상)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분석들도 많은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북한에 과속방지턱이 필요한 정치적, 외교적 요인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기준금리 1.25% 사상 최저금리 시대…수익형 부동산으로

    기준금리 1.25% 사상 최저금리 시대…수익형 부동산으로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25%까지 내렸다. 3개월만에 0.25%P(1.50→1.25%)를 낮췄다.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금리로 인하하면서, 부동산시장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규제 문턱이 높은 주택시장보다 비교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 분양을 준비하는 상업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익형분양상품의 경우 권리금 등과 같은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데다 금융혜택까지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신생 상권으로 입주 후 미래가치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곳들이 많아 똑똑한 상업업무용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수요층들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일대 공급한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의 단지내 상업시설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3층, 2개동 총 58실로 구성된다. 1,745가구에 달하는 고덕 센트럴아이파크의 독점 배후수요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약 1만 5000여 가구에 달하는 고덕지구의 풍부한 배후수요도 갖추고 있어 향후 뛰어난 미래가치가 기대된다. 인근으로는 명일공원과 상일동산이 위치하여 쾌적한 쇼핑 환경도 갖추고 있다. 동원개발은 10월 중 경기도 동탄2신도시 C6블록에 들어서는 ‘동탄2신도시 3차 동원로얄듀크 비스타’ 단지 내 상가를 공급한다.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약 5,200㎡ 총 60실 규모다. 단지는 지역 내 중심상업지역인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 내에 위치해 있으며, 이 일대는 롯데백화점, CGV,스타벅스 등의 키테넌트 상업시설이 입점을 완료하거나 계획 중에 있어 상권형성이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 북측으로 첨단도시형공장 및 연구시설, 벤처 외투기업 등이 들어설 예정인 ‘동탄테크노밸리’가 맞붙어 있어 풍부한 배후수요를 갖췄다. SD파트너스(시행)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국제신도시 C6-1블록 일원에서 신개념 도시형 생활 오피스,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를 공급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5층, 2개동, 연면적 9만3,383㎡ 규모다. 전용면적 21~42㎡ 도시형 생활오피스 1,242실과 판매시설 270실로 구성된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국제업무지구역과 인접해 있으며 제2경인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등의 이용도 수월하다. 향후 GTX-B노선이 개통 예정으로 서울 생활권을 20분대로 누릴 수 있다. 인근으로 인천항만 및 아암물류2단지, MICE산업단지가 있어 종사자 및 관광사업 수요 등 풍부한 배후수요를 품었다. 한화건설은 내달 7일 전주에코시티 주상복합용지 1,2블록에서 ‘포레나 전주 에코시티’ 상업시설 청약을 받는다.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에 전용면적 12,614㎡ 규모로 조성된다. 상업시설은 그라운드 1층(G1)~지상 1층으로 구성되며, 약 170m 길이의 스트리트형으로 설계됐다. 에코시티 내 입주자 3만2천여명, 공원(세병공원, 세병호) 방문객 등의 고정수요뿐 아니라, 단지 옆에 에코시티 복합커뮤니티센터(2022년 예정)도 예정돼 유동 수요가 기대된다. 전주 제1,2일반산업단지, 완주테크노밸리 등의 산업단지도 20분내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양시, 단절없애 28만㎡ 규모 ‘평촌복합문화공원’ 조성

    안양시, 단절없애 28만㎡ 규모 ‘평촌복합문화공원’ 조성

    경기도 안양시가 시청사 일대 중앙, 평촌공원의 단절된 동선을 연결해 하나로 묶고 공간을 재배치하는 대규모 공사를 추진한다. 16일 최대호 안양시장은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만㎡ 규모의 ‘평촌복합문화형’ 공원(이하 복합문화공원) 조성 계획안을 발표했다. 복합문화공원 조성 계획안에 따르면 시민·평촌대로로 단절된 평촌공원(11만 9843㎡), 시청사 부지(6만 736㎡), 미관광장(1만 8495㎡), 중앙공원(11만 9843㎡) 등 4개 공간을 하나로 이어 이동동선을 확보하고 공간활용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기존 공원을 새롭게 꾸미는 복합문화공원 조성 사업은 2020년부터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총 면적은 가로 폭 400m×세로 폭 860m로 현재보다 4만 3000㎡가 더 늘어난다. 먼저 도로로 단절된 동선 연결을 위해 시청사와 전면 미관광장을 가르는 평촌대로에 차량의 주행속도를 줄이는 기능의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는 차량의 속도를 30km/h 이하로 제한하고 안전한 보행환경을 확보하기 위한 일종의 과속방지턱이다. 현 10차로의 횡단보도 턱을 10cm로 높이고, 폭도 20m로 넓힌다. 청사 뒤편 평촌대로는 200m 구간을 없애 평촌공원과 연결하는 이동동선을 확보한다. 특히 중앙공원으로부터 미관광장, 시청사, 평촌공원으로 이어지는 2.8km 산책로를 조성해 4개 공간을 하나로 묶는다.공원과 단절된 동선을 연결한 시청사 부지에는 청사 앞 잔디광장을 재정비해 1400㎡ 규모의 이음광장(1400㎡)을 조성한다. 이음광장은 시 승격 50주년과 미래의 50년·100년을 이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청사 동쪽 테니스장을 없애고 시청어린이집과 연계한 놀이시설과 녹지공간을 조성한다. 시의회 앞 잔디광장 주변 언덕도 없애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인다. 특히 민원실을 증축해 이곳으로 한계에 이른 ‘통합관제센터’를 이전할 계획이다. 청사 1층은 북카페를 상층부에는 전망대를 각각 조성해 시민에게 개방한다. 평촌공원에는 바닥분수 등 수경시설과 겨울철에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온실(530㎡)을 새로 갖출 계획이다. 문화광장으로 명칭이 바뀌는 미관광장 인라인스케이트장, 하키장, 농구장은 중앙공원 가장자리로 옮긴다. 이곳에는 잔디를 심어 6900㎡ 규모의 비움광장을 조성한다. 2023년 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하는 분수대도 설치한다. 또 잔디주변에는 청소년음악동아리를 위한 소규모 공연장과 파크카페를 설치한다. 중앙공원은 수변공간을 확대해 계류시설 등 수변공간을 확장하고 다목적운동장에는 인조잔디를 깐다. 현재 어린이놀이터는 체험형 놀이공간으로 새로 꾸미고, 공원 중심에는 쉼터 ‘한옥정자’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시청 주변 공간의 효율적 이용과 공동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복합문화형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시설을 갖추고 공간을 재배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공적인 조성사업을 위해서는 이곳으로 시민을 끌어모을 차별화된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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