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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비무장지대’ 설치 추진

    시리아 민간인 희생자가 2만 5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서방국가들이 시리아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에 착수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2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 전역에 반군에 “무기를 내놓거나 죽음을 택하라.”고 압박하는 전단지 수천장을 헬기로 살포하며 심리전을 폈다. 27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국제사회 파트너들과 터키가 제안한 비무장지대 설치 계획에 착수했으며, 그 어느 때보다 시리아에 대한 공식적인 개입 단계에 가까이 접근했다.”고 밝혔다. 터키가 제안하는 비무장지대는 민간인들의 피난처가 될 뿐 아니라 양국의 국경지대를 따라 활동하는 시리아 반군을 위한 은신처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비무장지대의 치안을 누가 맡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터키나 아랍 국가들이 치안 유지를 통솔하는 방안이 유력하고, 서방국가의 병력은 배치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국제사회의 시리아 내 비무장지대 설치 논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터키는 급속도로 유입되는 시리아 난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910㎞에 걸쳐 있는 터키 국경지대에 등록된 시리아 난민만 8만명에 이른다. 최근 터키 정부는 10만명 이상은 수용할 수 없다며 시리아 북부 지역에 민간인을 보호할 안전지대를 마련할 것을 제안해 왔다. 최근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의 교전으로 이달에만 4000여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피해가 악화되면서 국제사회가 더 강경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30일 시리아 사태를 논의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각료 회의를 주관할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난민 숫자가 급증하면 비행금지구역(NFZ) 설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올랑드 대통령이 촉구한 시리아 야권 주도의 과도정부 구성에 대해 미국은 시기상조라며 입장 차를 보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반군에 과도정부를 구성하라고 주문하며, 과도정부가 출범하는 즉시 합법성을 인정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발언은 국제사회 지도자로서는 처음이다. 하지만 미국은 “분열된 야권에 임시정부를 구성하라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야권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 압델바셋 세이다 위원장은 과도정부 발표를 위해 진지하게 준비, 자문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한편 이란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기 위해 이란 혁명수비대 지휘관과 수백명의 정예병 및 민병대원들을 시리아에 파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이집트 “시리아 4자회담 열자”

    ‘중동판 4자회담’이 성공할까. 이집트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이란 등과 함께 중동지역 ‘4자회담’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므르 로시디 이집트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무함마드 카멜 아므르 외무장관이 4자회담 개최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며 “터키, 사우디, 이란 등과 이미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다. 로시디 대변인은 그러나 회담 개최 일정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야세르 알리 이집트 대통령실 대변인은 4자회담을 통해 시리아 사태에 “진짜 영향력을 가진” 나라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이란을 “문제가 아닌 해법의 일부”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와 이란은 이집트 정부의 4자회담 제안을 환영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4자회담 국가들 중 수니파가 우세한 이집트와 사우디, 터키 등 3개국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아시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는 반면 같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은 오히려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등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실제로 이란 외무부는 4자회담을 비롯해 어떤 논의 석상에서든 시리아 사태에 대한 이란의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30일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비동맹운동(NAM)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집트 대통령으로는 33년 만에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이집트와 이란 사이에 대화의 장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란과 이집트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발발로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한 이후 관계가 단절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열다섯 교포 리디아 Ko! LPGA 최연소 우승 Ok!

    아마추어 골퍼들이 천하를 호령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 이어 미국 여자그린까지 접수했다. 주인공들은 모두 한국인. 어릴 때부터 골프채를 잡은 ‘얼리 버드’들이다. “예외는 흔치 않다. 일찍 접하면 잘 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뉴질랜드 시민권을 갖고 있는 리디아 고(15). 한국 이름은 고보경이다. 아마추어 세계 랭킹 1위다. 27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밴쿠버골프장(파72·6427야드)에서 끝난 CN캐나디안여자오픈에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사에 최연소 우승을 새겼다. 4라운드에서 5타를 더 줄인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내 박인비(24)를 3타 차로 따돌렸다. 1997년 4월 24일생으로 우승한 27일이 15세 4개월 2일째였던 고보경은 지난해 9월 나비스타클래식에서 16세로 정상에 오른 알렉시스 톰프슨(미국)의 LPGA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LPGA 투어 사상 다섯 번째, 1969년 조앤 카너(버딘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43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 기록도 썼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는 박인비가 받았다. 고보경의 최연소 기록은 두 번째다. 지난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APGA) 투어 뉴사우스웨일스오픈에서 우승해 세계 프로투어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 14세 9개월로 일본 남자골프의 자존심 이시카와 료의 15세 8개월 기록을 깼다. 이쯤 되면 누구랑 닮았다. 올해 4월과 6월 각각 한국과 일본 프로무대에서 숱한 언니들을 제치고 우승한 김효주(17·대원외고)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개막전인 롯데마트오픈에서 우승한 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오픈에서 그곳 언니들까지 제치고 우승했다. 1995년 7월 14일생이니 16세 332일로 미야자토 아이(18세 101일)의 J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상금 2억 5000만원은 2위 사이키 미키 몫이었다. 둘은 이제 막 골프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더 높은 목표를 일궈낸 뒤에 프로로 전향하겠다는 뜻도 닮은꼴이다. 고보경은 “학업을 병행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고 김효주 역시 “당초 예정대로 9월 말 세계선수권 뒤 프로 무대에 들 것”이라며 조기 전향 논란을 잠재웠다. 사실 둘은 한 차례 함께 라운드한 적이 있다. 지난 13일 끝난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64강전에서 만났다. 당시 세계 랭킹 62위였던 김효주는 떨어지고 185위였던 고보경은 우승했다. 흥미로운 건 새달 터키 세계선수권에서 두 번째로 만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김효주와 고보경 어느 쪽을 응원해야 할까.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월요 인포 그래픽] 찬란한 중동의 古都, 전쟁의 불꽃 앞에 스러지다

    [월요 인포 그래픽] 찬란한 중동의 古都, 전쟁의 불꽃 앞에 스러지다

    혈안이 된 권력 다툼 앞에 세계인의 유산이 덧없이 무너지고 있다. ‘북아프리카의 작은 로마’(팔미라) ‘향기로운 도시’(다마스쿠스) ‘지중해의 하얀 신부’(트리폴리)…. 별칭만큼이나 찬란한 문명을 품은 중동의 고도(古都)들이 역사책에서 자취를 감출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봄부터 중동·북아프리카를 뒤흔든 내전과 소요 사태가 인류 최초의 문명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싹튼 수천년 역사의 유적들을 앗아가고 있다. 18개월째 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만 6곳에 이르는 중동의 박물관이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시리아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의 심장부로 바빌로니아인, 페르시아인, 그리스인 등 수많은 민족들이 서로 이 땅을 차지하겠다고 전투를 벌였다. 이 때문에 이슬람교, 기독교 등 온갖 종교와 인종을 공유하며 인류 역사에서 가장 소중한 유산을 일궜다.”고 말했다. 특히 5000년 역사의 도시 다마스쿠스, 알레포는 도시 자체가 유적이다. 이런 도시를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군사 기지, 무기 저장고로 전락시키며 잔혹하게 파괴하고 있다. 도심 깊숙이 파고들어 시가전을 벌이고 유적을 은신처나 방패막이로 삼으면서 수천년간 난공불락이었던 성(城)과 요새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십자군 전쟁 때도 함락된 적 없는 알레포성의 철문은 정부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부서져 나갔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유명한 영국군 장교 TE 로렌스가 “세계에서 가장 경이롭고 완벽하게 보존된 성”이라고 감탄했던 십자군 요새 ‘크라크 데 슈발리에’도 정부군의 폭격을 맞아 내부 교회 등이 파손됐다. 지중해 연안에서 가장 굳건했던 12세기 요새 ‘알마디크성’은 지난 1월 심한 폭격으로 성벽에 구멍이 뚫리는 수모를 당했다.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 중동에서 가장 화려한 로마 시대 문화를 꽃피웠던 팔미라도 정부군의 제물이 됐다. 유적지에 탱크 등 군용차량을 대놓는 것은 물론이고 지하에는 참호까지 판 것으로 알려졌다. 정교한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아파메아의 로마 시대 모자이크화 12점은 전쟁통에 도둑맞았다. 도굴꾼들이 불도저를 끌고 와 모자이크가 박힌 신전 벽과 바닥을 무참히 떼어 갔다. 인터폴까지 수색에 나선 상태다. 정부군 탱크는 1850m에 걸쳐 있는 로마 시대의 도로에 늘어선 기둥까지 공격했다. 혼란 속에 도굴꾼들만 신이 났다. 요르단, 터키 등 인접국 미술시장에서는 시리아에서 유출된 유물들이 넘쳐난다는 증언이 잇따른다. 25개에 이르는 지역 박물관들은 약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마랏 알누만의 모자이크 미술관에서는 북부 고대 도시에서 출토된 작품 다수를 도난당했다. 전 국토의 문화유산들이 비상사태에 놓이자 지난 5월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모든 분쟁 당사자들은 시리아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인터폴도 시리아 문화유산이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이는 시리아만의 재앙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반정부 시위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독재를 종식시킨 이집트는 소요 기간 동안 유물 1000여점을 도난당하는 상처를 입었다. 이집트 역사를 축약한 12만 점의 유물을 보관한 카이로 이집트박물관은 지난해 1월 도굴꾼들에게 유물 18점을 빼앗기고 70여점을 훼손당했다. 아시아까지 세력을 떨쳤던 아크나톤 왕의 석회 석상과 투탕카멘 왕 금박 목재 석상 2개 등이 사라졌다. 같은 달 고대유적지 다흐슈르의 보관소도 파괴됐다. 이집트 고·중왕국 시기 왕족과 귀족들의 묘지로 굴절 피라미드와 붉은 피라미드가 유명한 곳이다. 지난해 8개월간의 리비아 내전은 북아프리카 최고의 로마 유적, 렙티스 마그나를 위험으로 몰아넣었다. 무아마르 카다피군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공습을 피하려고 로켓, 탱크 등 무기와 군수품을 숨기며 렙티스마그나를 ‘방패’로 내세웠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일부 언론은 이에 나토군이 렙티스마그나와 페니키아인들의 무역항 사브라타를 폭격했다고 전했다. 1만 4000년 전 작품인 세계문화유산 아카쿠스산 암각화도 파손됐다. 도굴꾼들은 실크에 특수 화학물을 묻혀 벽화를 옷감에 찍어 가는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적으로 전쟁 중의 문화재 파괴는 민간인 학살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두 이슈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에마 컨리프 영국 던햄대 교수는 “사람이나 유물의 희생 어느 한쪽만 봐서는 안 된다. 인류의 기반이자 후대의 자산인 문화재의 재앙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 후세인 전미외교협회 중동 선임 연구위원은 “국민을 대량 학살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아버지도 모스크를 폭격했다. 국민들을 쉽게 죽이는 정부는 문화유산을 보호하지도 못한다.”고 비난했다. 국제사회는 2차 세계 대전의 상흔을 반성하며 1954년 전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헤이그 협약을 맺었다. 현재 126개국이 가입돼 있다. 하지만 군사 행위 시 문화재 보호 의무와 처벌 조건을 강화한 제2의정서 가입국은 63개국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구속력은 없다. 심우찬 국방부 군법무관은 “제2의정서에 가입하면 군부대가 유적지 근처를 통과하거나 인접 지역을 숙소, 식량 배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것마저도 처벌을 받게 돼 군사작전에 크게 제한을 받는다.”고 말했다. 주요국들이 가입을 미루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역사의 비극은 되풀이되고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세계 최대 불상인 바미얀 석불 폭파, 2003년 이라크전 때 자행됐던 이라크 유적 파괴, 약탈이 대표적인 예다. 한마디로 문화유산은 ‘파괴되면 그만’인 게 현실이다. 이 교수는 “문명국가임을 자인하는 미국조차 이라크전 때 문화재를 파괴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면서 “이런 마당에 민주사회에 도달하지 않은 국가들에까지 이를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인 만큼 인류의 문화유산을 고의로 약탈, 파괴하면 전범처럼 엄정하게 단죄하는 국제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기동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정권이나 종파 등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켜 정당성을 훼손하거나 무역을 제재하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무엇보다 각국 정부와 비정부기구(NGO) 등 민간이 평소에 문화재 보호 의식을 키우고 전시 대비 문화재 보호 전략을 마련하는 등 예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서구에 의한 유럽중세사 왜곡의 증거들

    터키 이스탄불은 흔히 ‘문명의 교차로’라 불린다. 330년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서 오스만제국을 거쳐 1923년 터키 공화국 수립으로 앙카라에 수도의 지위를 빼앗길 때까지 1600년 동안 세계 문명과 역사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종 이 고대도시가 서양 중·근세사의 주무대였다는 사실이 간과되곤 한다. 우리가 배웠던 세계사가 서구의 학자들에 의해 서유럽 중심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이스탄불의 황제들’(곽영완 지음, 애플미디어 펴냄)은 로마사와 서양 중·근세사가 왜곡돼 있다는 판단 위에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서술하려는 책이다. 고대도시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역사 왜곡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실제 유럽 중·근세사의 주역은 누구였는지를 증명해 나간다. 저자는 “서구의 학자들이 근거가 불분명한 ‘비잔틴 제국’을 만들어 동로마 제국의 영광을 지우려 하거나 ‘신성로마제국’이란 허망한 나라를 만든 뒤 고대 로마 제국의 계보를 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도들이 결국은 서유럽 중심으로 서양사를 전개하려는 불순한 의도라는 것이다. 기독교 주류와 관련된 왜곡도 빈번하다. 중세 유럽에서 기독교계의 수장으로 인정받은 건 콘스탄티노플 대주교였다. 로마 가톨릭의 수장은 11세기 이전엔 동로마 황제 아래 있는 여러 대주교 중 한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395년 동·서로마 분리 이후 로마 대주교는 스스로를 교황이라 칭하며 종전 기독교 주류와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십자군 원정 등을 거치면서 영향력을 키워 갔다. 저자는 이에 대해 “동로마가 멸망할 때까지도 교황의 권위는 콘스탄티노플 대주교의 권위를 넘어서지는 못했다.”며 “이처럼 로마가 기독교 제국으로 성장하는 데 기반이 됐던 건 콘스탄티노플이었지만 되레 로마 가톨릭에서 콘스탄티노플의 동방 정교가 분파된 것처럼 왜곡돼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저자가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는 수단으로 삼은 게 바로 황제들이다. 이스탄불을 세계 문명의 수도로 끌어올린 통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동서양 문명의 확산 경위를 정확히 밝히겠다는 것이다. 책은 로마 황제 중 최초로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1세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어 서유럽을 장악한 마지막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 로마의 첫 여제(女帝)였던 이레네, 십자군 원정의 원인 제공자였던 알렉시우스 1세,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켜 새로운 시대를 연 메메트 2세를 지나 오스만 제국의 시대를 끝내고 터키의 초대 대통령이 된 아타튀르크에서 마무리된다. 1만 1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스탄불-경주 엑스포 적금 8일간 126억원 판매 인기

    내년 9월 터키에서 열리는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2013’(이하 엑스포) 행사 붐 조성을 위한 적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관광+금융 하이브리드’ 상품으로 최고의 금리를 제공한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는 24일 이 상품이 지난 16일 출시된 이후 23일까지 8일간 126억 30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고 밝혔다. 이 적금은 엑스포를 1년여 앞두고 행사 홍보와 관람 붐 조성을 위해 우대 금리를 적용, 판매하는 복합 금융상품이다. 농협의 적금은 월 5만~2000만원 자유적립 상품으로 1년 기준 금리가 3.42%이다. 다음 달 20일까지 가입하면 0.3%의 추가 금리를 얹어 준다. 또 사은품(여행용품)과 경품(500명)을 지급하고 NH여행을 통해 터키에 가면 최대 5%를 할인해 준다. 월 24만원의 대구은행 적금은 엑스포를 관람하면 금리가 연 3.9%다. 관람하지 않아도 3.5%이다. 터키 여행상품은 최고 7% 깎아준다. 10월까지 가입하면 추첨해 푸짐한 경품도 준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日여기자, 시리아 취재 중 총격 사망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에서 일본인 여기자가 사망하는 등 종군 기자들이 목숨을 잃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AP·AFP 등에 따르면 재팬 프레스사의 베테랑 종군 특파원인 야마모토 미카(45) 기자가 시리아 반군의 본거지인 북서부 도시 알레포에서 취재 도중 총격으로 숨졌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영국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도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하고 있는 알레포 동쪽 술레이만 알 할라 비에서 일본 여기자 1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여기자의 시신은 일본 영사 담당 관리들이 있는 터키로 옮겨졌다.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는 일본 여기자의 시신을 담았다고 주장하는 반군의 동영상이 공개됐다. 동영상 속 여성 시신의 오른팔에는 큰 상처가 보였고, 동료로 보이는 아시아계 남성이 의료진의 도움을 청하는 장면도 있었다. 야마모토 기자와 일했던 AP 기자는 동영상을 본 뒤 이 여성이 야마모토 기자임을 확인했다. 동영상에서 반군 관계자는 친정부 민병대가 여기자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자의 죽음이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진하기를 희망한다.”며 시리아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미주통신] ‘죽은 아들의 심장소리’ 듣고 싶은 애달픈 모정

    미국 미시시피 주에 사는 에플 비버 여사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불행히도 그녀의 16살 난 아들 갈렙을 잃고 말았다. 선천성 순환기 이상으로 갑자기 뇌졸중이 발생해 젊은 나이에 장기 기증이라는 아름다움을 남기고 아들이 먼저 엄마 곁을 떠나고 말았다. 8개월이 지난 후 비버 여사는 하나님께 “소원이 있다면, 아들 갈렙의 심장 소리라도 가까이서 듣고 싶다.”며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놀랍게도 그 다음 날 수 천마일 떨어진 미 켄터키 주에 사는 정신과 의사 셀턴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그녀에게 아들의 심장을 장기 기증해 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셀턴 가족은 감사의 표시로 비버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지난 17일(현지시각) 비버가 사는 미시시피 주 걸포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만난 두 가족은 포옹도 잠시 이내 셀턴은 청진기를 자신의 가슴에 대고 비버의 귀에 갖다 되어 주었다. “맞아요, 갈렙이에요. 갈렙의 심장 소리여요.”라며 이내 비버는 흐느꼈고 셀턴은 “네, 강하게 뛰고 있어요. 전 3, 4년 전보다 엄청나게 좋아졌어요.”라며 “형언할 수 없는 선물입니다.”라고 말하자 비버는 “그것이 갈렙이 원하던 바였다.”고 화답해 주변을 눈물바다로 만들고 말았다. 16세에 일찍 생을 달리한 갈렙은 고등학교 밴드에서 베이스 기타 연주자로서 의사의 꿈을 키워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사 셀턴 또한 젊은 시절 베이스 기타 연주자로 의사의 꿈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묘한 인연을 낳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다니엘 김 미국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ONLINE SURVEY-“여름휴가, 어디로 결정하셨어요?”

    ONLINE SURVEY-“여름휴가, 어디로 결정하셨어요?”

    더위가 최고조에 이르는 8월. 여유로운 휴가 시즌이라 해외여행도 고려하기 마련인데, 남들은 어떤 나라로 떠나길 원할까? 설문조사를 통해 여행자들의 속마음을 알아봤다. 에디터 김명상 기자 자료제공 여행신문 www.traveltimes.co.kr 제11회 여행신문 온라인 설문조사 본 기사는 트래비의 자매지 <여행신문>이 실시한 ‘소비자가 원하는 해외여행’ 설문조사 결과에서 일부를 추린 것입니다. 2012년 6월11~28일 사이에 실시된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046명이 참여했으며 남성은 907명(44.3%), 여성은 1,139명(55.7%)이었습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여행신문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www.traveltimes.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 ‘과거의 영광을’ 해외여행을 떠날 때 ‘가장 방문하고 싶은 희망국가’는 아시아 지역 4곳, 유럽 3곳, 미주 2곳, 오세아니아 1곳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1위는 일본(13.7%)이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일본은 홋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각기 다른 매력이 살아 숨쉬고 있어 다른 나라와 성격이 달라 대체가 불가능한 지역으로 꼽힌다. 문제는 지난해 3월 동북부 대지진 이후 방문객이 무척 줄어들었다는 것. 아직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진과 원전 사고 등의 감점요소가 희석돼 선호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본토와 하와이 ‘대세’ 희망 여행지 2위는 미국 본토(5.5%)였다. 미국은 아직도 거리나 비용 등의 문제로 쉽게 가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시행에 따라 여행객들은 90일간 비자 없이 미국에 갈 수 있게 됐는데 문이 넓어진 만큼 호기심도 커져 미국여행에 대한 관심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미국에서도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와이가 전체 응답자 중 3.8%의 지지를 받아 전체 순위 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한편 상대적으로 가까운 미국령 괌의 선호도는 1.2%, 사이판은 0.4%로 나타났는데 하와이와는 온도차가 확연했다. ■아시아 ‘일본·태국’이 상위권에 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지를 얻어 여행하고 싶은 나라 4위를 차지했다. 국내외 저비용항공편의 운항이 이어지면서 항공편 공급이 많고, 그만큼 가격도 저렴하지만 만족도가 높은 것이 인기의 주요인이다. 특히 여름이 되면서 선호도가 더욱 올라갔다. 중국의 경우 3.5%의 선호율로 11위에 올랐다.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비롯해 장자지에, 황산은 중장년층에게 인기며, 물빛이 고운 구채구, 민족영산 백두산 등이 인기를 이끄는 관광지다. 다른 국가를 보면 고급 허니문 목적지 몰디브가 4.3%의 응답을 얻어 전체 순위 5위를, 쇼핑과 미식으로 유명한 홍콩은 3.8%로 8위를 기록했다. ■스포츠도 인기의 비결? 프랑스는 전체 여행객 중 4.8%의 선호를 얻어 올해 희망 여행지 3위를 기록했다. 재미있는 것은 스포츠와 여행지의 상관관계다.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영국은 4.2%로 전체 6위를, 유로2012 우승국 스페인은 3.4%를, 준우승국 이탈리아는 3.1%의 선호도를 기록해 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는 1.7%에 그쳐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였다. 미주 지역에서는 캐나다가 2%로 16위를 기록해 미국과는 차이가 컸으며, 2014년 월드컵 개최지 브라질은 0.7%의 선호를 얻어 아직은 인기가 높지 않았다.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호주가 3.6%로 10위를, 뉴질랜드는 0.9%로 28위를 기록했다. ■남녀의 반응이 엇갈리는 국가는? 남자와 여자가 좋아하는 국가도 차이가 있음이 발견됐다. 선호도 차이가 1% 이상으로 뚜렷한 곳은 일본(남자 응답률 14.6%, 여자 응답률 13.1%), 태국(남자 3.6%, 여자 5.4%), 싱가포르(남자 1.1%, 여자 2.5%), 이탈리아(남자 2.4%, 여자 3.7%), 스위스(남자 4.6%, 여자 3.6%), 호주(남자 3.0%, 여자 4.0%) 등이었다. ■현실적 방문지는 ‘아시아권’ 여행 희망 국가가 아닌 시간이나 예산 등을 모두 고려한 ‘현실적인 방문 예상 국가’는 동북아 및 동남아 국가들이 상위권을 거의 휩쓸었다. 희망 여행지와는 사뭇 다른 결과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제약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 여행지 1위는 희망 여행 국가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23.9%의 응답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2위는 태국(10.1%), 3위 홍콩(8.9%), 4위 중국(7.7%), 5위 필리핀(6.1%) 등 상위권은 모두 근거리 지역이었다. 당장 예산과 휴가 기간 등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가까운 지역이 제일 나은 선택이 되는 셈이다. ■친구와는 홍콩, 연인과는 하와이 여행지별 함께 갈 동반자 역시 국가마다 차이가 있었다. 동반자별 선호 국가를 보면 친구와 함께 가는 경우 홍콩(35.9%), 영국(34.9%), 터키(33.3%)였고, 연인과 함께라면 하와이(39.0%), 필리핀(37.3%), 이탈리아(35.9%) 순이었다. 혼자 가는 경우 스페인(18.6%), 터키(17.6%), 이탈리아(12.5%)가 높은 선호를 받았고, 부부가 갈 경우 필리핀(23.5%), 하와이(19.5%), 호주(17.8%) 등이 선택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urvey Plus Q. 어떤 형태의 여행을 원하시나요? 희망여행형태는 ‘에어텔’을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호텔과 항공편을 결합한 에어텔은 자유여행객이 선호하는 것으로 원하지 않는 일정을 따라야 하는 패키지보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Q. 예상 여행비용은 얼마인가요? 여행비용은 90~109(17.5%)만원을 생각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쇼핑이나 선물 구매 비용을 제외한 순수 여행경비를 뜻한다. 뒤를 이어 70~89만원(14.2%), 110~139만원(12.6%), 140~159만원(11.6%) 등으로 비교적 예상비용이 높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시리아 내전, 중동 전역 종파분쟁으로

    시리아 내전, 중동 전역 종파분쟁으로

    ‘납치엔 납치로 맞선다.’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인 알메크다드파가 소속 대원이 시리아 반군에 피랍된 데 대한 보복으로 반군 세력과 연계된 시리아인 23명을 15일(현지시간) 납치했다. ‘레바논의 도발’에 놀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내 수니파 4개국은 자국 국민들에게 레바논에서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시리아발 종파분쟁의 불씨가 중동 전역으로 번지고 있음을 가장 분명히 보여주는 신호탄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알메크다드파는 지난 13일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가족의 일원이 시리아 반군에 피랍된 데 대한 보복이라며 레바논에 거주하는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국민도 납치하겠다고 협박했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이번에 억류된 인질 가운데도 자유시리아군(FSA)의 대령뿐 아니라 터키 기업인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남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반군은 전날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의 멤버이자 저격수인 하산 알메크다드를 납치했다고 밝혔다. 반군은 그가 이달 초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러 시리아에 파견된 헤즈볼라 전사 1500명 가운데 1명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알메크다드파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헤즈볼라도 전날 성명을 통해 이를 부인했다. 알메크다드파는 소속 대원 대부분이 시아파 출신으로 레바논 최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시아파)의 지원을 받고 있다. 주요 거점도 헤즈볼라가 장악하고 있는 동부 베카 계곡과 베이루트 인근 남부 교외 지역이다. 수니파가 대부분인 시리아 반군은 그간 헤즈볼라가 시아파 분파인 알라위파로 이뤄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한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레바논 무장단체의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전략에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으로 이어지는 ‘시아파 초승달 연대’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쿠웨이트 등을 주축으로 하는 ‘수니파 그룹’ 간의 종파 갈등이 통제 불능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아파 단체의 추가 납치 등을 우려한 수니파 국가들은 발빠르게 자국민 단속에 나섰다. 카타르 정부는 레바논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즉시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도 자국민에게 레바논 여행을 피하라는 경보를 내렸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시론] 오늘날 축구 경기장에선/정윤수 스포츠 칼럼니스트

    [시론] 오늘날 축구 경기장에선/정윤수 스포츠 칼럼니스트

    오늘날 축구장은 장외의 모든 분노와 증오가 폭발하는 화약고로 차츰 바뀌고 있다. 지역 라이벌전이나 역사적으로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 간 경기에는 반드시 경찰과 안전요원이 배치되고 있다. 야외에서 펼쳐지는 대형 오페라 공연에는 친절한 미소를 띤 진행요원으로 충분하지만, 국가 간 축구 경기는 진압장비까지 갖춘 경찰력이 없으면 진행하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축구장이란 이름의 화약고는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손꼽힌다. 카탈루냐 독립운동의 상징인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자신들을 억압했던 카스티야 왕조의 레알 마드리드를 맞이하여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는 구호를 경기장 안팎에 써놓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항만노동자 계급을 대변하는 보카주니어스와 부자들의 클럽 리버플레이트가 계급 투쟁을 치른다. 터키에서도 유럽에 속하며 중산층을 대변하는 갈라타사라이와 아시아에 속하며 노동자의 클럽인 페네르바체가 오랜 전쟁을 치러왔다. 평화로워 보이는 네덜란드도 부자 도시 암스테르담의 아약스와 노동자 세력이 주축인 로테르담의 페예노르트가 맞붙을 때에는 수천명의 경찰이 기차역에서 경기장까지 두 팀의 팬들을 원천적으로 격리시킨다. 이러한 상징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2월 이집트 리그에서는 70여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경기 결과에 흥분한 팬들의 난동이 아니라, 민주화에 반대하는 수구세력이 경찰의 묵인 아래 조직적으로 축구장에 난입해 저지른 폭력 사태였다. 유럽의 축구장도 이상한 열병에 사로잡히고 있다. 지금 유럽은 위기 상황이다. 유로화는 균형을 잃었다. 경제 위기에 따라 비유럽계 이민자를 향한 악감정도 늘고 있다. 서유럽보다 사회 안전망이 부실하고 문화 격차가 큰 동유럽에서는 극우 패권주의가 발호하고 있다. 내부의 문제를 인종차별이란 예민한 감정을 이용하여 외부를 향해 폭력적으로 발산하려는 의도가 늘고 있다.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불평등을 양산하여 대규모의 불안정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불만의 감정을 응집시키는 이데올로기가 바로 민족주의다. 홉스봄은 ‘세계화, 국가 정체성, 외국인 혐오증’이란 세 가지 상극 관계가 민족주의를 발판 삼아 축구 경기에서 폭력적으로 표출된다고 분석한다. 2010년 12월,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 스파르타크의 팬이 카프카스계 청년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일이 있었다. 곧 러시아 극우민족주의자와 무슬림 소수민족 카프카스계의 거센 충돌로 번졌다. 신나치파와 인종주의 단체들이 축구팬과 연계하거나 일부 팬들마저 패권적 열병에 사로잡혀 발생한 사태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장에서 정치적 슬로건을 금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세계적인 혼돈은 격렬한 시위로 나타나고 이는 경찰력의 강화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사회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대규모 야외 공간으로 축구장만 남는다. 그 축구장에서 정치, 인종, 지역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 곧장 경기장은 폭력의 장이 되고 만다. 박종우 선수는 이런 경우와 전혀 다르다. 승리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독도는 우리 땅’이란 ‘당연한 사실’을 표현한 게 무슨 잘못이냐는 주장도 들려온다. 물론 그렇기는 하다. 그러나 FIFA의 생각은 다르다. 그들은 독도가 어느 나라 땅인지 아무런 관심이 없다. 아무리 보편타당한 것이라 해도 주장과 신념을 표출한 것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다. 축구의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국가 간 경기가 숱하게 열린다. 일본이나 유럽으로 진출하는 선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세계 곳곳의 축구장에서 뛰게 될 우리 선수들은 축구장이 어떤 진공 영역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과 격렬한 이념이 표출되는 공간임을 새삼 깨달을 필요가 있다.
  • 국민 울리고 웃긴 태극전사 말·말·말

    지난 16일 동안 밤잠을 설치게 했던 태극전사들의 드라마가 13일 막을 내렸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환호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안타까운 패배로 눈물을 흘린 이들도 있다. 경기 내용만큼 눈과 귀를 즐겁게 한 것은 선수들의 입심 대결. 오심이나 판정 번복에 희생된 선수들은 절절한 멘트로 국민들을 울렸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당당히 겨뤄 영광을 안은 선수들은 재치 넘치는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현주의 끊임없는 노력이 기적을 일으킬 것이다” 지난달 30일 여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210-209로 꺾은 뒤 최현주가 공개한 좌우명. “나는 성적이 좋은 선수도 아니고 타이틀도 하나도 없다.”던 최현주는 좌우명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 양궁의 자존심을 지켰다. ●“기쁨의 눈물 맞아요” 여자 양궁 단체전에 이어 지난 2일 개인전에서도 슛오프 접전 끝에 금메달을 차지한 기보배가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보이며 비친 얘기. 기보배는 남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을 딴 오진혁과 연인 사이임을 밝히는 대담함(?)을 연출하기도 했다. ●“머리 자르고 싶어요” 지난 1일 여자 사격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김장미가 소감이라며 밝힌 엉뚱한 대답. 김장미는 새로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시상대에 서려고 했는데 예약 시간에 늦어 못 했다며 신세대다운 발랄함을 선보였다. ●“내 몸이 깃털처럼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체조 남자 도마에서 ‘양학선’이란 독보적인 기술로 한국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양학선이 6일 시상대에 오른 뒤 세계 최고가 된 소감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결승전이 가장 쉬웠어요” 11일 여자 태권도 67㎏급 결승에서 누르 타타르(터키)를 꺾고 한국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를 이룬 황경선이 “날아갈 것 같아요.”라고 입을 뗀 뒤 밝힌 자신감 넘치는 발언. 황경선은 오히려 루스 그바그비(코트디부아르)와의 16강전을 가장 어려운 순간으로 꼽았다. ●“1초가 그렇게 긴 줄 몰랐어요” 지난달 30일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희대의 오심으로 브리타 하이데만(독일)에게 패한 신아람이 경기 직후 눈물을 쏟아내며 밝힌 소감. 이후 국제펜싱연맹(FIE)은 신아람에게 특별상을 수여하겠다는 ‘병 주고 약 주는’ 대응을 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올림픽 메달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온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런던 정복에 나섰던 박태환이 지난달 30일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93으로 쑨양(중국)과 공동 은메달을 수상한 뒤 만족감을 표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해 아쉬울 법도 했지만 “세계적인 선수인 쑨양과 함께 시상대에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여 박수를 받았다.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습니다” 여자 역도의 전설 장미란이 10일 올림픽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귀국한 뒤 밝힌 소감. 부상을 딛고 4위를 기록한 장미란은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에서 2연패의 꿈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당당한 모습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이란 11분 간격 연쇄강진… 220여명 숨져

    이란 11분 간격 연쇄강진… 220여명 숨져

    두 차례의 강진이 이란 북서부를 강타해 227명이 사망하고 1380명이 부상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53분(현지시간)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고 11분 뒤 6.3의 강진이 덮쳤다. 이후에도 55차례의 여진이 이어져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첫 번째 진원지는 이란의 다섯 번째 대도시인 타브리즈에서 북동쪽으로 60㎞ 떨어진 곳의 깊이 9.9㎞ 지점이었다. 이어 타브리즈 북동쪽 49㎞ 지점, 바르지칸시 인근에서 다시 땅이 요동쳤다. 무스타파 무하마드 나자르 이란 내무장관은 현지 방송에서 “재난 지역 마을 600여곳 가운데 절반이 완전히 파괴되거나 일부 훼손됐다.”면서 “구조 및 수색 작업은 끝났고 이제 쉼터, 식량 등 생존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2003년 12월 남부 도시 밤에서 발생한 강진(6.6) 이후 최대 규모다. 당시 밤 전체 주민의 4분의1인 3만 1000여명이 사망했다. 이란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상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상자가 속출하는 데다 강진 발생 후 곧바로 밤이 돼 구조대의 접근이 어려워져 잔해 속에 매몰된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바스 팔라히 의원은 “마을 10~20곳에는 구조 요원이 투입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 주민 1만 6000여명은 임시 피난소에 대피해 있다. 일부 시민들은 전력공급 차단과 식수·식량 부족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싱가포르, 터키, 타이완 등 국제사회의 지원 제안이 쇄도했다. 하지만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으려는 서방국의 제재로 진통을 앓고 있는 이란 정부는 “스스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다.”며 이를 거절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이란은 아라비아판과 유라시아판 등이 맞닿은 주요 단층선에 걸쳐 있어 지진이 잦다. 1990년에도 북서부 길란주에서 규모 7.4의 대지진이 발생해 5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여자배구 랭킹 1위 미국에 막혀 첫 금메달 도전 다음 기회로

    위부터 핸드볼 김차연, 배구 김연경 다시 한·일전이다. 36년 만의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15위)이 11일 오후 7시 30분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5위)과 맞붙는다. 8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은 대표팀에게 하늘은 지독히도 무심했다. 그야말로 ‘죽음의 대진’이었다. 랭킹 1위 미국부터 2위 브라질, 3위 중국이 모두 한 조에 있었다. 그러나 한국엔 ‘월드스타’ 김연경(24)이 있었다. 8강전까지 185득점으로 이번 대회 1위에 오른 김연경을 앞세운 한국은 랭킹 4위 이탈리아마저 가볍게 꺾고 꿈의 준결승 무대에 섰다. 그러나 10일 런던 얼스 코트에서 끝난 미국과의 준결승에서 0-3(20-25 22-25 22-25)으로 무릎을 꿇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미국은 의심의 여지 없는 ‘우승후보 0순위’였다. 3번째 올림픽에 출전하는 베테랑 세터 린지 벅에 좌우쌍포 로건 톰과 데스티니 후커가 버티고 있었다. 레프트 로건 톰은 김연경과 함께 지난 시즌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뛰었고, 라이트 데스티니 후커는 2009~10시즌 V리그 GS칼텍스에서 맹활약했다. 여기에 이번 대회 블로킹 1위를 자랑하는 공격형 센터 폴루케 아킨라데오까지 그야말로 최상의 라인업이었다. 반면 한국은 김연경이 유일한 해결사였다. 그나마 대회 내내 매번 30점 안팎을 득점하느라 체력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무릎과 어깨도 좋지 않았다. 김형실 감독은 “김연경만으로는 안 된다.”고 했다. 레프트 한송이(28·GS칼텍스)와 라이트 김희진(21·IBK기업은행) 등이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는 것이 핵심 전략이었다. 그러나 초반부터 미국의 끈끈한 수비와 화끈한 공격력에 막혀 고전했다. 김연경 20득점, 한송이 13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후커(24득점)와 조단 라르손(14득점), 아킨라데오(12득점)의 두터운 공격층을 당해내지 못했다. 이번 한·일전은 36년 만의 ‘리턴매치’. 1976년 몬트리올 대회에서 대표팀이 구기종목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딸 때 일본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에 0-3으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일본을 이긴 뒤 무려 8년 동안 22연패를 당하다가 지난 5월 런던올림픽 예선전에서 일본을 극적으로 이긴 대표팀은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김연경은 “8강부터 기다렸던 팀이다. 한·일전을 하고 싶었다. 메달을 따서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파산 위기 그리스의 두 풍경] “너희 때문에”… 이민자 탄압 절정

    ‘너희(이민자) 때문에 우리가 이 지경이야!’ 경제 위기가 깊어질수록 그리스 정부의 이민자 탄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4일(현지시간)부터 72시간 동안 외국인 이민자 7000명을 잡아들이는 대규모 검거 작전을 폈다. 경찰 4500명이 아테네 도심은 물론 터키와 맞닿은 국경지대를 쥐 잡듯 뒤졌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작전명은 보호의 신으로 불리는 ‘제우스’였다. 대부분은 석방됐지만 아프리카, 아시아 출신 이민자 2000명은 여전히 구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체류자 센터로 이송된 이들은 곧 추방될 처지에 놓였다고 가디언이 7일 보도했다. 지난 5일 파키스탄 이주 노동자 88명이 경비대의 감시 아래 고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극우 정치인들이 경기 불황과 범죄의 책임을 이민자들에게 전가하면서 인종 증오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강경파인 니코스 덴디아스 아테네 공중질서 장관은 “그리스에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침공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 땅이 이민자들의 게토로 점령당하는 걸 용납하지 않겠다.”고 역설했다. 극단으로 치닫는 극우주의 움직임에 좌파인 시리자당은 “집단 학살이나 다름없다.”고 규탄했다. 현재 그리스 인구 1100만명 가운데 외국인 이민자 수는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중국에 지고도 여자배구 8강

    여자배구 대표팀이 강호 중국(세계랭킹 3위)에 아쉽게 졌지만 승점 1을 보태면서 8강에 합류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5일 런던 얼스 코트에서 열린 중국과의 조별리그 B조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2-3(26-28 25-22 19-25 25-22 10-15)으로 졌지만 2승3패(승점 8)로 8강행을 확정했다. 이번 대회는 국제배구연맹(FIVB)이 적용하는 규칙에 따라 승점 순으로 팀 순위가 결정된다. 세트스코어 3-0, 3-1로 이기는 팀은 승점 3을 고스란히 가져가지만 3-2로 이긴 팀은 승점 2를, 2-3으로 진 팀도 1을 얻는다. 중국은 쉽지 않았다. 대표팀은 공격수 김연경을 중심으로 중국을 리드하며 1세트 한때 19-9까지 앞서나갔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조직적인 콤비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했고 중국의 힘과 스피드에 1세트를 먼저 내줬다. 2세트에서도 24-19로 먼저 세트 포인트에 도달했지만 중국에 끌려가는 답답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국은 24-22까지 몰린 상황에서 중국의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힘겹게 세트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중국의 블로킹벽에 막혀 3세트를 내줘 위기에 몰린 대표팀은 4세트에서야 살아났다. 김연경의 스파이크가 연속으로 상대 중국 블로킹벽을 뚫은 데 이어 한송이, 김희진의 천금 같은 팀플레이가 힘을 합쳤다. 한국은 터키가 6일 오전 4시 시작하는 미국전에서 지면 조 3위, 이기면 조 4위가 된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녀 세계를 뒤집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그녀 세계를 뒤집다

    김지연(24·익산시청)이 1일(현지시간) 피스트 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 한국 기자들은 일제히 수군거렸다. “저 선수 누군지 알아?” 누구도 답을 시원하게 하지 못했다. 거의 무명이었던 김지연이 난생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남녀 통틀어 아시아 최초로 사브르 금메달이란 엄청난 역사를 썼다. 태권도와 육상을 했던 김지연은 부산 재송여중 1학년 때 교사의 권유로 펜싱을 시작했다. 태권도를 하고 싶었고 부모님도 반대했지만 “언니들과 노는 게 너무 좋아” 덜컥 접어든 길이었다. 어렸을 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부산디자인고 1학년 때 플뢰레에서 사브르로 바꿨다. 김지연은 “플뢰레를 못해서 감독님이 사브르로 바꿔 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찌르기만 하는 것보다) 마구 후려치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국가대표가 됐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도 탈락할 정도였다. 그때 태릉선수촌에 멍하게 앉아 있던 김지연을 눈여겨본 사람이 김용율 펜싱대표팀 감독. “지켜보니 플레이가 괜찮아 감독 추천으로 합류시켰다. 발이 빨라 잘 키우면 될 것 같은 느낌이 왔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그랑프리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김지연은 올해 프랑스 오를레앙 국제그랑프리 3위, 터키 안탈리아 국제월드컵 2위에 올랐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150위권 밖이었던 세계랭킹을 5위까지 끌어올렸다. 런던올림픽 4강, 잘해 봐야 동메달일 것으로 봤던 김 감독의 예상은 기분 좋게 빗나갔다. 김지연은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매리얼 재거니스(미국)에게 5-12까지 뒤지던 상황에서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뒤, 결승에서도 불 같은 공격으로 단숨에 금메달을 움켜쥐었다. 김지연은 “원래 힘들면 잘 포기하는 스타일인데 이번엔 달랐다. 정말로 지고 싶지 않았다.”면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생각보다 32강부터 눈앞의 상대만 이기자는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금메달을 만지작거리던 김지연은 “이러고 있어도 실감이 안 난다. 로또를 맞은 기분”이라며 웃더니 다음 날 코리아하우스 기자회견에서는 “폭포수에서 노를 젓는 꿈을 꿨다.”고 소개했다. 이어 “펜싱은 나의 전부”라면서 “칼을 휘두르는 게 너무 좋다. 훈련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계속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女배구 퍼펙트 쌍포… 9년 만에 삼바춤 잠재웠다

    ‘죽음의 조’를 넘기도 불가능해 보였던 여자배구가 잇단 괴력으로 8강행 청신호를 켰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2일 영국 런던 얼스코트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김연경(흥국생명)-한송이(GS칼텍스) ‘쌍포’와 촘촘한 그물 수비로 세계 2위 브라질을, 그것도 3-0(25-23 25-21 25-21)으로 완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이 브라질을 꺾은 것은 지난 2003년 그랑프리대회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그동안 속절없이 이어져 온 13연패의 무겁고 긴 사슬도 끊었다. 한국은 브라질과의 역대 전적에서 17승 38패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미국에 져 불안하게 출발한 한국은 30일 난적 세르비아를 잡은 데 이어 이날 ‘대어’ 브라질마저 낚으면서 1패 뒤 2연승(조 2위)으로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8강행에도 파란등이 들어왔다. 1위는 3연승의 미국. ‘월드스타’ 김연경이 선봉에 선 한국 여자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동메달) 이후 36년 만에 메달을 다짐하며 런던행 비행기에 올랐다. 당시 팬들은 물론 배구 관계자들조차 냉소적이었다. 하지만 런던에서 잠재된 ‘괴력’을 한껏 발산하며 신화 재현에 한발씩 다가서고 있다. 이날 승부는 서브와 수비에서 갈렸다. 한국은 목적타 서브로 브라질의 리시브를 흔들었고 몸을 던지는 호수비로 상대의 파상 공세를 무력화시켰다. 한국은 1세트 14-13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황연주(현대건설)의 무회전 서브를 발판으로 단숨에 3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승리에 1점만을 남긴 24-20에서 저력의 브라질에 내리 3점을 허용하며 역전 위기에 몰렸다. 이때 한송이가 상대 블로커를 뚫는 스파이크를 폭발시켜 힘겹게 세트를 가져왔다. 자신감을 얻은 한국은 2세트에서도 브라질 특유의 고공 강타를 악착같은 수비로 살려낸 뒤 거포 김연경의 통렬한 백어택, 양효진(현대건설)의 속공으로 착실히 점수를 보태 승부의 추를 한국으로 기울였다. 한국은 3세트 22-19로 앞선 긴박한 상황에서 천금 같은 한송이의 쳐내기 득점과 정대영(GS칼텍스)의 중앙 속공이 이어지며 ‘파란’을 완성했다. 김연경은 21점을 터뜨렸고 한송이도 16점을 몰아 쳐 공격을 선도했다. 양효진이 중요한 순간 블로킹 3개로 상대의 공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등 한국은 가로막기에서 7-5로 앞섰다. 8강 진출에 희망을 부풀린 한국은 3일 밤 10시 45분(한국시간) 터키와 4차전을 치른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손도 못 써보고…” 코피 아난 시리아특사 사임

    시리아 사태가 17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시리아의 해결사’로 나섰던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AL) 공동 시리아 특사가 불명예 퇴진했다. 국제사회를 중재하던 컨트롤타워가 없어지면서 시리아 사태는 더 큰 혼란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깊은 유감”을 표시하며 아난 특사의 사퇴 사실을 알렸다. 아난 특사는 지난 2월 23일 반 총장으로부터 특사로 지명됐다. AP에 따르면 유엔 주재 외교관들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 요구와 시리아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이 빠진 유엔총회 시리아 결의안을 3일 표결할 예정이다. 하지만 2일 러시아는 외무부 논평을 통해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행을 예고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시리아 반군의 수도 다마스쿠스 폭탄 공격 이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1일 군 기관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정부군을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독려했다. 알아사드 대통령은 성명에서 반군을 ‘범죄 테러집단’이라고 지칭하며 “시리아 국민과 국가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운명은 반군과의 이번 전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며 정부군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정부군에 대한 신뢰와 격려가 담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정부 수반이자 군 최고통수권자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국제 사회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믿을 만한 곳이 정부군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이 시리아 반정부군을 지원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을 담은 비밀 문서에 서명했다고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AFP가 이날 보도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결정에 따라 미 정보기관들이 터키와 그 동맹국들이 운영하는 시리아 반군 지원 지휘소에서 함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시리아 반군에 대한 비(非)살상 자원인 암호화 통신 기술과 통신 장비 등을 지원하기 위해 2500만 달러(약 283억원), 인도적 지원을 위해 6400만 달러(약 724억원)를 배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는 시리아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을 대표해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리아지원단(SSG)이 시리아 반군 측을 위해 금융 거래를 하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정부는 여전히 시리아 반군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오늘의 올림픽]

    [오늘의 올림픽]

    3일 (금) (이하 한국시간) ■사격 남자 ●50m 소총 복사 예선 오후 5시 ●25m 속사 권총 예선 오후 6시 30분 ■유도 남자 100㎏ 이상 32강 오후 6시 12분 여자78㎏ 이상 16강 오후 7시 29분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예선 오후 6시 59분(박태환) ■핸드볼 여자 B조 예선 vs 프랑스 오후 7시 15분 ■펜싱 남자 단체 사브르 8강 오후 7시 30분 ■요트 남자 ●레이저 예선 오후 8시 ● 470 예선 오후 8시 5분 ■역도 여자 75㎏ 예선 오후 8시 30분 ■탁구 여자 단체 예선 오후 10시 30분 ■배구 여자 B조 예선 vs 터키 오후 10시 45분 4일 (토) ■사이클 여자 트랙 경륜 예선 0시 ■하키 남자 B조 예선 vs 벨기에 오전 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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