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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문건우(농협 인천가좌지점장)씨 부친상 박형우(인천시 계양구청장)씨 장인상 9일 인천 적십자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32)817-1024 ●박형락(한국서부발전 서인천발전본부장)이락(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결제정책팀장)씨 부친상 윤행길(대흥치과재료 사장)씨 장인상 8일 대전 둔산동 을지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 011-9492-8168 ●고제철(송원그룹 회장)씨 부인상 경주(금광기업 사장)혁주(SY·SP 탱크터미널 사장)경숙 경미(송원대 교수)씨 모친상 정대훈(송원리조트 사장)노도영(광주과학기술원 교수)박석인(광주미르치과 원장)씨 장모상 8일 광주 조선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62)231-8902 ●장주연 미연(가야바코리아 대표)씨 모친상 이승구(전 국민은행 지점장)박흥규(제일종합통상 대표)씨 장모상 이정훈(GS건설 과장)씨 외조모상 9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1일 오전 6시 (031)787-1501 ●안익철(대우조선해양 홍보팀 차장)씨 모친상 유재구(사업)이종일(대림산업 부장)씨 장모상 9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7시 (02)2258-5953 ●오창록(자영업)승록(〃)씨 모친상 고영종(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장)씨 장모상 9일 전북 전주 대한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9시 (063)227-4444 ●변창헌(전 성남고 교장)씨 별세 석원(나눔건설 전무이사)씨 부친상 김재완(한솔병원 마취과장)씨 시부상 송해길(GM대우 차장)씨 장인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263 ●김우식(대전전장 대표)병식(포항선린재활요양병원 원장)한식(교보생명 FP)씨 모친상 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3010-2295 ●박정근(전 부산CBS 기자)씨 별세 9일 서울 보라매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30분 (02)870-2977 ●성창연(사업)창호(회사원)희숙 희자씨 부친상 조원진(한나라당 국회의원)씨 빙부상 9일 이대 목동병원, 발인 12일 오전 (02)2650-2743
  • 경북 안동포 마을

    경북 안동포 마을

    경북 안동은 뜨겁습니다. 여름철 무덥기로 치자면 어느 지역에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뜨거운 곳이지요. 이 뜨거운 여름, 안동의 아낙들은 안동포를 만듭니다. 아주 오래전엔 나라 안에서 가장 유명한 옷감 소재 중 하나였지요. 그런데 왜 하필 가장 뜨거운 시기를 골라 안동포를 만드는 걸까요. 만드는 과정에서도 불을 이용해야 하는데 말이지요. 공교롭게도 안동포의 원료가 되는 대마(大麻)를 수확하는 시기가 이맘때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안동포전시관에 가면 한겨울에도 베틀에서 삼베를 뽑아내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마를 베고, 그것을 삶아 안동포를 만드는 실제 장면은 이때 아니면 볼 수가 없습니다. 답사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시원한 계곡과 바다를 제쳐두고 안동으로 모여드는 것도 바로 이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입니다. 필경 사라져 가는 것들을 추억하고 싶은 것이겠지요. 세상이 빛의 속도로 변해가는 와중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잊은 채 살아가고 있을까요. 또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얼마나 많은 것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을까요. 어쩌면 이 세대 이후 사라질 수도 있는 것들을 눈에 담을 수 있다면 불볕더위라도 능히 견딜 수 있겠습니다. 임하면 금소리 안동포마을에 들어서면 시간이 연속성을 잃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세월의 자취 오롯한 옛집이며, 시간이 더께로 쌓여 있는 묵직한 돌담 등이 방문객의 시계를 오래전 한때로 고정시켜 버린다. 어느 것에서도 처음 지을 때 외에는 인위가 보태진 흔적이 없다. 옛집 사이사이 현대적인 집들이 섞여 있는 것은 눈엣가시. 안동포마을에서는 여느 시골 동네와는 다른, 매캐한 냄새가 난다. 안동포의 재료인 대마를 삶는 냄새다. 간혹 일부 연예인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대마초 사건으로 신문지면에 오르내리곤 하는, 바로 그 식물이다. 이곳에서 ‘안동포 짜는 집’을 물으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다. 집집마다 안동포를 짜기 때문이다. 아무 집에나 들어가도 ‘안동포 짜는 집’이다. 안동포를 만드는 과정은 여름보다 뜨겁고, 막노동보다 고되다. 우선 대마는 기르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안동포짜기 무형문화재 우복인(80) 할머니 말에 따르면 잎이 떨어지거나, 옮겨 심을 경우 딱 그 상태에서 성장을 멈춘다고 한다. “예전에 한 개구쟁이(대마 피우려고 밭을 망치는 사람을 일컫는 말)가 대마를 훔쳐가다 경찰에 걸렸어. 곧바로 그 자리에 다시 심었는데 죽어 버렸어. 비오는 날이면 개구쟁이들이 대마밭에서 미친듯이 뛰어다니기도 해. 그러면 그해 대마 농사는 끝장나.” 대마는 보통 3월 말이나 4월 중순에 파종한다. 80~90일이 지난 6월 말이나 7월 초가 되면 2m 이상 자라는데, 이때 수확해 가마에 넣어 삶는다. 이 과정을 ‘삼굿’이라고 한다. 예전엔 돌을 달궈 그 위에 대마를 얹고 삶았으나, 요즘엔 철제 화덕 위에 물을 넣고 대마를 얹은 뒤 수증기로 삶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가 하필 장마철이란 것. 대마가 젖은 채 있으면 썩기 때문에 삶자마자 말려야 하는데, 비가 오면 걷고, 날이 궂으면 선풍기로 말려야 하는 등 손이 여간 많이 가지 않는다. 원래 흰색이었던 대마는 이 과정을 거치며 점차 붉은 빛깔을 띠게 된다. 1주일가량 말리기가 끝난 대마는 작업하기 하루 전 물에 담근다. 벗기기 편할 정도로 껍질이 흐물흐물해지면 삼톱으로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 과정은 ‘바래기’라 불린다. 바래기가 끝나면 껍질을 가늘게 찢어 한 올 한 올 뽑는다. ‘삼째기’다. 자장면 면 뽑듯, 손톱을 이용해 대마 껍질을 절반씩 분리해 나가는데, 어찌나 빠르고 정교한지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다. 당연히 손끝은 말할 수 없이 아리고, 손톱은 자랄 틈이 없다. 이렇게 갈라진 삼베 가닥 80개를 ‘세’라고 부른다. 가장 촘촘한 것은 15세. 길이 55㎝, 폭 35㎝ 1자가 1200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길이 22m짜리 15세 1필(40자)은 무려 1000만원이 넘는단다. 다음은 ‘삼 삼기’다. 삼베 가닥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실 꼴 때는 침을 발라. 맨허벅지에 대고 문질러 꼬는데 입술은 다 갈라지고, 허벅지는 껍질 벗겨져 화끈거려. 안동포는 그래서 기계로 못 짜.” 우 할머니의 설명이다. 삼베 가닥이 22m로 연결되고 나면 ‘베매기’를 해준다. 가닥 양 끝을 고정시킨 뒤 좁쌀로 만든 풀에 된장을 섞어 바른다. 그래야 실에 끈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때 실에 열을 가해주는 것도 필수적이다. 참숯 위에 재를 얹어 은은하게 불을 쐬어 준다. 이렇게 지난한 과정을 거친 삼베를 베틀에 올려 짜내면 시원하기 이를 데 없는 옷감, 안동포가 된다. 워낙 바람이 잘 통해 ‘마포(麻布)바지 방귀 새듯’ 한다던가. 보통은 7~8세, 10세 이상은 아주 고운 베로 친다. 가격도 세 숫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안동포마을 주민들은 그러나 안동포가 수의(壽衣)로만 알려진 것이 못내 불만이다. 우복인 할머니는 “신라시대에는 화랑도의 옷감을, 조선시대에는 궁중 진상품을 만드는 등 1000년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을 주민들도 안동포에 치자 염색을 해 다양한 빛깔의 옷감을 만드는 등 이미지 변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마을 위쪽 개울가엔 지하수가 나오는 파이프가 설치돼 있다. 시원한 물로 더운 목을 축여도 좋겠다. 물맛이 좋은 데다 상온에 오래둬도 변질되지 않아 먼 타지역에서 물 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곧잘 눈에 띈다. 나스페스티벌(www.nasfestival.com)은 ‘사라져 가는 것들, 잊혀져 가는 것들’의 저자 이호준과 함께하는 ‘사라져 가는 것들 답사여행’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우수 여행상품으로 추천인증을 받은 상품이다. ‘사라져 가는 것들’은 서울신문 기자이자 아마추어 사진작가인 저자가 전국을 발로 뛰며 옛 문화유산들을 기록한 책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추천 올해의 교양도서에 선정되는 등 감성 에세이로 주목을 받고 있다. 나스페스티벌은 안동포마을 답사여행에 이어 30일 강원도 영월을 찾아간다. 동강축제 첫날인 이날 동강 둥글바위 변 둔치에서 1년 중 한번만 이뤄지는 뗏목 제작 과정과 무사고를 기원하는 고사, 그리고 뗏목을 물에 띄우는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8월 강원 정선 백전리 물레방아, 9월 충남 서천 한산 모시길쌈, 10월 경북 예천 외나무다리와 삼강주막, 11월 강원 정선 등의 섶다리, 12월 돌담·사립문·당산나무 등 전통 문화 유산들을 연이어 찾아갈 예정이다. 어른 4만원, 어린이 3만 5000원. (02)336-7722. 글 사진 안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서안동 나들목→35번 국도 영덕방향 우회전→안동대학교→길안 방향→금소교 좌회전→안동포마을. andongpo.invil.org, 822-1112. 시내버스는 안동역 옆에서 28번 버스를 타면 된다. →잘 곳:하회마을과 병산서원 부근에 민박집이 몰려 있다. 강변민박(853-2566), 식당과 민박을 함께하는 하회식당(853-3786), 병산민속식당(853-2589) 등이 그중 알려져 있다. 3만원선. 고택 체험으로는 수애당(822-6661)과 농암종택(843-1202) 등이 유명하다. 4만~6만원 부터. →맛집:‘원조’ 안동찜닭을 맛보려면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의 목성교 구시장을 찾아야 한다. 중앙통닭(855-7272) 등 닭찜집들이 몰려 있다. 2만원선. 안동댐 월영교 부근에는 까치구멍집(821-1056) 등 헛제삿밥집이 몰려 있다. 6000~1만원.
  • ‘不信검문’

    경찰이 최근 불심검문을 강화하면서 ‘적법한 절차’를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과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 강희락 경찰청장이 5일 ‘성과주의’에 따라 훼손 우려가 제기된 ‘주민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공언했으나 불심검문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주민 만족도 향상은 구호에 그칠 뿐이라는 지적이 높다. 경찰 안팎에서는 실적경쟁 과정에서 불심검문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많다. 서울경찰청 지휘부를 비판하고 나선 채수창 전 강북서장은 최근 “조현오 서울청장이 수시로 일제 검문검색을 지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의 이 같은 불심검문이 증가하면서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제기된 진정 건수 역시 늘어났다. 인권침해 진정이 최근 3년 사이 5배 이상 폭증했다. 대전에 사는 허모(33)씨는 지난 5월31일 서울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불심검문을 받는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적절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대신 “불심검문이 강화돼서 그렇다.”는 말만 일방적으로 들어야 했다. ‘경찰관직무집행법’(경직법)은 불심검문시 ▲경찰관 신분·소속·성명·검문 목적을 밝혀야 하고 ▲임의동행을 거부할 수 있으며 ▲영장 없이 차량을 수색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인권침해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은 경직법 개정안에 거부권 보장 문구를 추가했다. 하지만 불심검문 집행 현장에선 제대로 이런 규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의정부시 경전철공사 일시중단 요청

    경기도 의정부시가 경전철 재검토를 위해 사업시행자 측에 공사 중단을 공식 요청했다. 안병용 시장은 5일 “의정부경전철㈜에 경전철 일부 구간에 대한 공사를 일시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문은 ‘경전철은 국가와 대기업이 투자한 친환경사업으로 의정부의 효자 교통사업이라고 전제하고 노선과 수요예측 등에 몇 가지 문제점이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 시장은 취임 전부터 경민대역 신설, 지하철7호선 환승, 도심 구간 지하화 등 노선 조정과 수요예측 재조사를 위해 공사를 당분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밝혀 왔다. 이에 따라 시는 이번주 중 경전철 실시협약에 대한 재협상을 위해 법률자문단, 협상전문가, 실무담당자 등이 포함된 전담반을 구성할 계획이다. 5841억원이 투입되는 의정부경전철은 내년 8월 개통을 목표로 장암동~시청~의정부경찰서~버스터미널~경기도 제2청~송산동~고산동까지 11.1㎞를 연결하며 현재 공정률은 70%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사설] 학교석면 안전관리 입법 서둘러라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교 건물 열 곳 중 여덟 곳 이상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 받아 어제 공개한 학교 석면실태 조사결과이다. 사상 처음 실행된 전수조사 결과 전국 학교 1만 9815곳 중 85.7%인 1만 6982곳에서 석면이 건축자재로 쓰인 사실이 드러났다. 다행히 검출 학교의 대부분인 82%는 위험도가 낮은 3등급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1등급을 받은 22개교와 2등급을 받은 697개교이다. 등급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명에 관련된 일인 만큼 1, 2등급 판정학교에 대한 즉각적인 시설 개·보수는 발등의 불이다. 지난해 들어서야 사용이 금지된 석면은 개발연대부터 2000년 이전까지 거의 모든 건물의 천장재나 마감재에 무차별적으로 쓰였다. 학교와 구청 등 공공건물은 물론 지하철, 터미널 등 다중이용시설 등에도 어김없이 사용됐다. 늦었지만, 정부도 일정 규모 이상 건축물에 대해서는 석면조사를 하고 석면 지도를 작성토록 하는 등 석면안전관리법의 연내 제정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뉴타운사업장 등 철거현장의 석면 해체 일정이나 공사장 주변의 대기 중 석면 농도 등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진일보한 석면정보관리시스템을 공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가 석면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다. 그러나 교과부는 예산 타령만 늘어놓으면서 석면 탓에 훼손이 심한 학교의 출입금지,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에서 이뤄진 석면폐기물 해체 및 철거 작업 때 안전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관련 시민단체에 의해 제기됐지만 무시했다. 미국은 1986년에 학교 석면을 다루는 법을 제정했다. 캐나다도 학교관리자 매뉴얼을 만들어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석면은 ‘침묵의 살인자’이다. 석면 해체 및 철거 때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 2차 피해를 줄이려면 해당 학교에 석면담당자를 지정하고 교직원이나 학생들에게 정례 석면안전교육을 하는 게 중요하다. 석면안전관리법에 학교 석면관리 조항을 따로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 ‘화학적 거세법’ 후속 심야회의 마치고…송진섭부장검사 택시치여 숨져

    법무부 송진섭(45) 범죄예방기획과장(부장검사)이 1일 오전 1시20분쯤 서울 서초동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2번 출구 앞 도로를 건너다 택시에 치여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송 과장은 횡단보도 근처에서 택시에 치였으며, 택시기사 박모(50)씨는 사고 당시 술을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 과장은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화학적 거세 법안관련 후속대책 회의에 늦게까지 참석 후 귀가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소통·섬김·일자리 등 화두… ‘풀뿌리 자치’ 새 출발

    소통·섬김·일자리 등 화두… ‘풀뿌리 자치’ 새 출발

    섬김·청렴·소통·민생·일자리 마련…. 1일 취임한 민선5기 단체장들의 한결같은 약속이다. 이들이 약속만 지킨다면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빠른 시일 안에 자리를 잡게 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시민 여러분은 표를 통해 제게 많은 이야기를 던져 줬다.”면서 “각계 각층의 시민들과 현장에서 직접 만나 대화와 타협을 이끌어내는 소통의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우선으로 따지는 통합의 시장, 광·디자인·디지털콘텐츠·컨벤션·연구개발(R&D), 금융 등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릴 신성장 동력 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의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정책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고 적극 반영하는 등 시정의 제1 원칙을 시민과의 공감에 두겠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 시정을 물 흐르듯 이끌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취임 첫날부터 섬김을 실천했다. 의정부 전철 가능역에서 주민들을 섬기겠다는 뜻을 전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김 지사는 “365일 24시간 무한 섬김으로 도민 여러분을 모시겠다.”면서 “31개 시·군의 전철역과 버스터미널, 재래시장 등 도민이 계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심각한 지경에 빠진 지역경기를 살리기 위해 일자리 창출을 화두로 꺼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내일의 ‘먹고살 거리’를 확보하고 시민 삶의 질과 도시 품격을 드높일 때 부산은 진정으로 ‘크고 강한 부산’으로 굳건히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부산권 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뤄 ‘한강의 기적’을 능가하는 ‘낙동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면서 “한다면 하는 부산 사람의 화끈한 힘을 부산의 미래를 성취하는 데 모아가야 한다.”며 화합을 역설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민생을 부르짖었다. 김 지사는 “번영 1번지는 경제·환경·문화·복지 등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를 위해 현장행정을 맨앞에 세우고 민생현장에서 도민을 만나는 열린 도정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낮은 출산율과 높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면서 “4대강이 아니라 복지·교육·일자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소통과 화합을 이루기 위해 시민이 시정에 직접 참여하는 ‘민·관 협치시대’를 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 시장은 “소외된 사람과 소외된 지역이 없이 고루 잘 살고, 화합을 해치는 편가르기, 전시행정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초단체장들도 굳은 의지를 다졌다.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구내식당에서 환경미화원들과 점심식사를,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하월곡동 숭인초등학교로 달려가 급식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섬김을 실천에 옮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국종합·송한수·강동삼기자 onekor@seoul.co.kr
  • 버스탑재형 주차 단속

    버스탑재형 불법 주·정차 무인 단속기가 다음달 제주에도 도입된다. 제주시 자치경찰대는 다음달 초 ‘버스탑재형 불법 주·정차 무인단속 시스템’ 시범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버스탑재형 무인단속 시스템은 시내버스에 촬영용 고성능 카메라를 설치, 같은 노선을 운행하는 버스가 1차 촬영하고 다음에 따라오는 버스가 2차 촬영해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 방식이다. 자치경찰대는 도심을 관통하는 100번 버스 13대에 단속기 설치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고, 무인단속상황실도 마련했다. 100번 버스 운행 코스는 한라대~대림아파트~제원아파트~신제주로터리~공항~터미널~시민회관~중앙로사거리~동문로터리~제주여상~인화동~천수동~화북~삼양1동 구간이다. 100번 버스의 평균 배차간격은 9분으로 9분 이상 불법 주·정차 시에는 단속된다. 현재 대전과 대구, 서울 등에서는 이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으며, 인천·광주·부산 등에서는 도입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자치경찰대 관계자는 “시범 운영을 통해 실제 단속시기 등을 결정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현장 행정] ‘광나루 낭만의 거리’ 걸어보세요

    [현장 행정] ‘광나루 낭만의 거리’ 걸어보세요

    한강의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다운 광진구 ‘광나루 낭만의 거리’가 활짝 열린다. 광진구는 지난해 11월부터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낭만의 거리 준공식을 25일 갖는다. 조병준 도로과장은 24일 “옛 광나루터였던 광장동 한강호텔~광진정보도서관 400m 구간에 한강의 전경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는 폭 3m의 목재 데크로드와 조망데크 등을 설치하고 낡은 보도블록을 깨끗하게 정비해 걷고, 머물고, 즐기는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거리 중간에는 옛 나루터의 돛단배를 형상화한 조망데크를 설치, 한강변으로 산책 나온 시민들이 형형색색의 야간조명으로 아름답게 물든 한강과 광진교의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데크 양 옆에는 물결 모양의 그늘막과 탁자, 벤치를 배치해 전망을 즐기며 얘기도 나눌 수 있다. 광나루는 원래 도선장인데 강폭이 넓은 곳에 나루가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너른나루라고도 부른다. 예부터 강원, 충청, 경기 등지의 곡류, 목재 등이 한양으로 들어가는 운송로로 사람들 왕래가 빈번한 교통 요충지였다. 한양에는 사람과 물화(物貨)가 집중되면서 광나루를 오가는 행인도 늘어 호황을 누렸으나 1936년 광진교가 들어서면서 나루터의 기능을 잃었다. 강남·북의 교통에 숨통 노릇을 했던 광진교 역시 세월의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1994년 해체 수순을 밟았고 2003년 환골탈태해 다시 위용을 드러냈다. 새 광진교에는 한강 다리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자전거 전용도로와 한강 전경을 마음껏 볼 수 있는 발코니형 돌출 전망대, 벤치, 화장실도 마련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전망쉼터 완공과 함께 문을 연 신개념 전시·공연공간인 ‘리버뷰 8번가’는 필수 코스가 됐다. 드라마 ‘아이리스’에 등장해 더욱 유명해진 이곳에는 아기자기한 생활예술품 전시장과 공연공간이 마련돼 있다. 투명한 강화유리로 만든 마룻바닥을 통해 발밑으로 투명에 가까운 한강의 블루를 만끽할 수 있다. 서울시는 한강을 찾는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고 가깝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동서울터미널 인근 구의빗물펌프장 앞에 구의나들목 조성도 완료해 30일 개방한다. 폭 4m 연장 55m로 둔치 쪽에 휴식·놀이공간 쌈지공원도 조성했다. 설계단계부터 전문 디자이너가 참여해 환경친화적인 자재를 이용한 전망 데크와 조명·운동 시설을 갖췄다. 현재 한강공원에는 구의를 비롯해 양평, 신자양, 마포, 압구정 등 5개 나들목 신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각 구간의 특성과 이용 패턴을 고려해 디자인과 주변시설 공사를 올 9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새달 부산에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 2척이 다음달 부산항에 기항한다. 24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가 새로 건조한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 2척을 다음달 부산신항 부산신항만(PNC)㈜ 터미널에 입항시킬 예정이다. 이들 컨테이너 선박은 약 6m짜리 컨테이너를 1만 3798개까지 실을 수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으로 현재 운항 중인 컨테이너 선박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다음달 6일에는 베티나(15만 1559t)호가 부산신항에 입항한다. 일주일 후엔 같은 규모인 이레나호도 같은 곳에 입항한다. MSC는 이들 선박의 건조작업이 끝나자마자 첫 기항지로 부산항을 선택했다. 이들 선박은 아시아∼유럽 노선을 운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는 약 6m짜리 컨테이너 9000개를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 선박이 이 노선을 운항해 왔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의 기항이 예고되자 BPA와 PNC는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부산신항과 부산신항만 컨테이너터미널이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이 입출항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는 기반시설을 갖췄다는 것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BPA 관계자는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박 입항은 부산신항이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선박이 기항하는 데 충분한 인프라를 갖췄고 물동량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라며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계속 부산항에 기항하도록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얕은 수심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현재 MSC는 부산신항의 수심이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입출항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MSC는 지난해 2월 당시 세계 최대 규모였던 다니엘라호의 건조를 마친 뒤 첫 기항지로 부산항 북항 대한통운 감만부두를 계획했으나 낮은 수심을 문제삼아 입항 계획을 취소했었다. 현재 부산신항 항로 수심은 -15m 안팎으로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안심하고 입출항하기엔 얕다는 것이 외국 선사들의 판단이다. 이로 인해 입출항 때마다 만조가 될 때까지 5∼6시간을 대기하는 일도 자주 발생해 ‘-17m 정도의 안정수심’을 확보해 줄 것을 외국 선사들은 요구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경기도 환승센터 조성 ‘거북이걸음’

    경기도가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2019년까지 38개의 환승센터를 조성하기로한 한 계획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다. 23일 도에 따르면 2019년까지 서울을 중심으로 ▲의정부축 ▲구리·남양주축 ▲하남·광주축 ▲성남·용인축 ▲수원·평택축 ▲시흥·안산축 ▲부천축 ▲김포축 ▲고양·파주축 등 9개 축으로 나눠 대중교통 환승객이 많은 38곳에 환승센터를 조성하겠다고 올해 초 발표했다. 이 가운데 의정부 장암역, 오산 세마역, 파주 운정역, 시흥 정왕역, 고양 백마역 환승센터는 운영 중이다. 도는 올해 하남 산곡2교, 오산 오산대, 고양종합터미널, 용인 죽전, 화성 병점에 환승센터 또는 환승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용인 죽전과 화성 병점, 하남 산곡2교는 지자체 또는 공공기관이, 오산대와 고양종합터미널은 민간기업에서 조성을 담당하도록 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지자체 및 공공기관 시행 3개 환승시설 가운데 용인 죽전 환승센터는 지금까지 국토해양부의 사업계획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이고, 화성 병점 환승주차장도 토지보상이 늦어지고 있다. 도는 죽전 환승센터는 내년 말, 병점 환승주차장은 내년 상반기에나 문을 열 것으로 예상했다. 지자체 산곡2교 환승센터는 현재 실시계획을 수립중으로, 올해말 완공될 수 있을 것으로 도는 전망하고 있다. 민간기업이 담당하고 있는 2개의 환승시설도 부지만 확보했거나 정상추진되지 않고 있다. 도는 당초 내년에도 회룡역, 도농역, 진위역, 구리역, 송내역 등 모두 16곳에 환승시설을 조성할 방침이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대상지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까지 38개의 환승센터를 모두 설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도 관계자는 “행정절차 이행, 해당 지자체의 예산 부족, 사업 예정지내 토지 보상 지연, 민간기업체의 경영난 등으로 환승센터 조성사업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소백산 철쭉능선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소백산 철쭉능선

    소백산이 옷을 갈아입었다. 능선에 초록 양탄자를 깔아놓고, 군데군데 철쭉 군락으로 한껏 치장했다. 소백산에서 들리는 철쭉 소식은 초원 능선이 가장 아름다운 때라는 신호다. 유독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연둣빛에서 초록으로 바뀐 초원 능선은 눈부시게 빛나고, 여기에 연분홍빛 철쭉과 붉은병꽃나무 꽃이 화룡점정으로 찍힌다. 어느 산이 이처럼 찬란하고 아름다울까. ●초원 물들인 철쭉 치마 소백산은 철쭉 산행의 원조다. 지금이야 보성 일림산, 남원 바래봉, 산청 황매산, 남양주 축령산 등 전국적으로 철쭉 명산이 이름을 날리지만 예전에는 지리산 세석과 더불어 소백산 철쭉이 거의 전부였다. 소백산 철쭉은 개화 시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워낙 바람이 드센 고산지대에서 살아남으려는 생존 전략이다. 그래서 소백산에 여러 번 가도 철쭉 구경을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올해는 이상 저온으로 5월 말~6월 초에 간 사람은 대부분 허탕을 쳤다. 소백산 철쭉 군락지는 상월봉~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일대다. 주능선에 골고루 퍼져 있는 셈이다. 사람들은 대개 연화봉~비로봉 코스를 선호하는데, 상월봉~국망봉 일대가 호젓하고 빼어나다. 그래서 산행 코스를 단양 어의곡 새밭 벌바위골을 들머리로 상월봉~국망봉~비로봉까지 종주하고 천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제법 먼 길로 잡았다. 산행 들머리인 새밭은 최근 탐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곳이다. 두 개의 등산로 덕분에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하고, 오토캠핑장을 말끔하게 단장했기 때문이다. 주차장을 지나면 나오는 오른쪽 등산로는 비로봉 가는 길이고, 구멍가게 앞을 지나 10분쯤 더 가면 벌바위골 입구가 나온다. 계곡을 건너 숲길에 들어서면 훅~ 서늘한 공기가 밀려온다. 벌바위골은 손때가 묻지 않은 원시 계곡이다. 그 흔한 다리, 철계단 등 인공시설물이 아예 없다. 국립공원에 이런 계곡이 남아 있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인적 없는 원시 계곡은 고요하면서 물길은 거세다. 물가에는 함박꽃나무의 탐스러운 흰 꽃이 함빡 피었다. 꽃을 코에 대고 향기를 맡는다. 함박꽃에는 여름의 풍성함, 달콤함, 신비로움이 모두 들어 있다. 완만한 계곡길을 2시간쯤 꾸준히 오르다 보면 ‘늦은맥이재 500m‘ 이정표를 만난다. 이제부터는 야생화 꽃길이다. 귀한 연령초와 금강애기나리가 반갑고, 풀솜대·터리풀·광대수염 등이 무더기로 피었다. 이어 눈개승마 군락이 펼쳐지면서 드디어 주능선이자 백두대간 마루금인 늦은맥이재에 올라붙는다. 늦은맥이재에서 상월봉까지 이어진 능선 역시 원시림 꽃길이다. 군데군데 큰앵초가 군락으로 피어 있다. 상월봉부터는 연분홍 철쭉의 향연이다. 철쭉은 색이 다양하다. 꽃이 작은 산철쭉과 꽃이 크고 연분홍빛이 도는 철쭉으로 나뉘는데, 소백산에서는 사람 키보다 훨씬 큰 철쭉나무들이 터널을 이룬다. ●펑퍼짐하고 후덕한 비로봉의 품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초원지대에는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초록빛 초원, 연분홍 철쭉, 그리고 유독 시퍼런 하늘이 어울려 그야말로 천상의 세계가 따로 없다. 국망봉 바위에 올라서면 상월봉 일대의 부드러운 철쭉 고원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가야 할 비로봉이 거침없이 눈에 찬다. 국망봉에서 비로봉까지는 소백산에서 보기 힘든 바위들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길이다. 비로봉 삼거리부터 비로봉을 바라보며 걷는다. 우리나라 어느 능선이 이곳처럼 부드러울까. 펑퍼짐하고 후덕한 비로봉의 품에는 주목과 철쭉이 한바탕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딛다 보니 어느새 비로봉 정상. 눈부시게 맑은 빛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다. 정상 조망은 거칠 것이 없다. 도솔봉에서 흘러와 소백산 주능선을 거쳐 선달산으로 흘러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감동적이고, 남쪽으로 풍기와 영주의 시가지가 한눈에 잡힌다. 하산은 비로봉을 내려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천동계곡 방향이다. 아름드리 주목 군락지를 지나면 천동휴게소가 나오고, 쭉쭉 뻗은 낙엽송 숲길이 이어진다. 2시간쯤 팍팍한 돌길과 흙길을 번갈아 밟으면 천동계곡의 절경인 다리안 폭포를 만난다. 폭포 전망대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보람된 철쭉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길 가이드 어의곡리 새밭(율전) 벌바위골을 들머리로 늦은맥이재~상월봉~국망봉~비로봉~천동계곡 코스는 약 17㎞, 6시간30분쯤 걸린다. 벌바위골의 원시림, 상월봉~국망봉과 비로봉 철쭉 지대를 감상하는 제법 긴 코스다. 좀 짧게 타려면 국망봉을 지나 나오는 국망봉 삼거리에서 죽계계곡을 타고 초암사로 내려오면 된다. ●가는 길과 맛집 단양이 기점이다. 서울 동서울터미널→단양은 06:59~18:00 약 1시간 간격으로 있다. 단양→어의곡리는 06:30 08:55 11:00 13:10 15:25 17:40 19:25. 천동계곡→단양은 14:40 15:40 17:10 17:45 18:55 20:20에 있다. 단양 읍내의 장다리식당 마늘돌솥밥은 단양의 대표 별미 중 하나다. 돌솥에 마늘을 비롯해 흑미·기장·찹쌀·백미 네 가지의 곡식, 그리고 밤·대추·은행·콩 등을 함께 넣고 짓는다. 평강 마늘정식(1인분). 1만 2000원. (043)423-3960 글 사진 진우석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 현대상선 부산신항 터미널 개장

    현대상선 부산신항 터미널 개장

    현대상선이 부산신항 터미널을 개장, 8년 만에 국내에 ‘자영터미널’을 갖게 됐다. 올 1·4분기 116억원의 깜짝 영업이익을 낸 현대상선은 이번 터미널 개장으로 회복세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현대상선은 22일 부산신항 남컨테이너 터미널에 위치한 ‘현대상선 부산신항터미널’을 개장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개장식사에서 “1974년 부산에 첫 컨테이너 항만이 생긴 지 36년 만에 부산항이 세계 5대항만으로 거듭난 것처럼 현대상선 부산신항터미널도 동북아물류의 허브, 세계의 중심항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터미널 개장이 현대그룹에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현대상선은 2002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허치슨터미널에 부산 자성대·감만 터미널을 매각했다. 신항터미널은 현대상선이 8년 만에 다시 국내에 마련한 전진기지인 셈이다. 부산신항터미널은 신항 남컨테이너 터미널에 위치한 2-2단계 터미널이다. 2006년부터 2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안벽 길이 1.15㎞, 면적 55만㎡, 수심 17m로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박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발언대] IT기술 산행 조난방지 활용 기대/이상배 국립공원관리공단 행정처장

    [발언대] IT기술 산행 조난방지 활용 기대/이상배 국립공원관리공단 행정처장

    지난번 선거 투표율은 역대 지방선거에서 두 번째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손 안의 컴퓨터라고 불리는 스마트폰으로 투표를 독려한 것이 큰 요인으로 꼽혔다. 스마트폰은 국립공원을 탐방할 때도 유용하다. 흔히 산행을 하면서 초행길이라면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또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이럴 때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등산로 안내를 비롯, 주변의 관광정보까지 알려주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실제로 얼마 전 스마트폰의 유용성을 확인했다. 전북지역의 백두대간 복성이재 산행길에 있었던 일이다. 새벽 3시에 남원 고속버스 터미널에 도착해 막 산행에 나섰을 때 안개가 짙게 깔려 불과 1m 앞도 분간할 수 없었다. 산행을 시작해 20분쯤 지났을까? 키를 훌쩍 넘는 진달래 군락지를 지나는데, 문득 능선길이 아닌 골짜기로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많던 백두대간 리본조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분기점에서 안개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매던 중이었다. 다행히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파악한 뒤 길을 찾아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산행에 필요한 정보뿐만 아니라 길을 잃었을 때 위치를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다. 산악지형에서는 갑작스러운 기상변화로 조난하거나 무리한 산행으로 사고가 났을 때 정확한 위치파악과 신속한 연락은 생사와 직결된다. 따라서 국립공원공단은 첨단시대에 맞게 탐방객들의 안전한 산행을 위해 서비스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먼저 탐방객이 긴급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위치 안내표지판을 모든 탐방로에 설치해 놓았다. 또한 대피소 같은 피난시설의 위치가 표기된 스마트폰용 디지털지도를 제작 중이다. 스마트폰의 위성추적 길찾기 기능을 이용, 위험지역 출입시 신호음이 울리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올 연말까지 이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면 산악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청주공항 시설확충 ‘파란불’

    충북도가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건의한 진출입로 개설과 활주로 연장 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1일 충북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2011년 예산에 청주공항 북측 진출입로 개설 관련 예산 150억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청원군 내수읍 입동리 입동교와 청주공항을 연결하는 900m 길이의 북측 진출입로가 마련되면 충북과 경북 북부, 강원 남부 지역 이용객들의 접근성이 10㎞ 가량 단축된다. 또 대형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활주로 연장(2.7㎞→3.6㎞)과 화물터미널 증축(2257㎡→2만㎡) 건에 대해선 국토부가 기본조사용역을 거쳐 내년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기획재정부에 의뢰하는 것으로 추진되고 있다. 도는 활주로 연장이 시급하다는 타당성 용역 결과를 지난 5월 정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다른 지역 공항들이 눈독을 들이는 항공정비단지(MRO)조성과 관련해서는 청주공항을 염두에 두고 올해 말까지 항공정비기술 R&D 로드맵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청주공항을 중부권 대형거점공항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다방면의 노력으로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청주공항의 장래는 매우 밝다.”면서 “청주공항의 성공적인 민영화를 위해 정부가 지원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계획들이 현실화될 경우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의 청주공항 민영화 반대 입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는 현재 정부의 시설투자 이후에 민영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도시와 길] 서울 서래로·연변거리

    [도시와 길] 서울 서래로·연변거리

    ‘프티 프랑스 인 서울’(서울 속 작은 프랑스). 사람들은 언제부터인지 서울 서초구 반포4동 서래마을을 그렇게 부른다. 한국에 거주하는 프랑스인의 절반가량이 모여 사는 동네이기 때문이다. 서래마을은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어우러진 시골 마을이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뒤편에서 이수교를 지나 한강으로 흐르는 지천에서 ‘소래소래’ 하는 개울소리가 난다고 해서 ‘서래’라는 마을이름이 생겨났다는 얘기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설도 있다. 여하튼 80년대 중반 강남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논과 밭은 사라지고 대형 빌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으로 탈바꿈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서래마을은 또 한번 변신한다. 1985년에 지은 프랑스학교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프랑스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지금은 한국 거주 프랑스인의 절반이 넘는 600여명이 이곳에 살고 있다. ‘프티 프랑스’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강남고속터미널 뒤편에서 방배중학교로 이어지는 서래로는 얼핏 지나치면 서울시내의 다른 골목과 다를 바 없지만 속살을 들여다 보면 프랑스를 찾지 않고도 프랑스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통로다. ●낡은 목욕탕·다방… 70년대와 현재가 공존 마을 곳곳을 찬찬히 둘러보면 ‘프티 프랑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Tour Du Vin’ ‘apres midi’ ‘gourmet de coffee’ ‘l’ecole douce’ 등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도 모를 프랑스어 간판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물론 한국 음식점과 중국음식점, 일식 주점 등도 거리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강남 개발이 본격화한 이후 사라졌을 거라고 생각했던 낡은 목욕탕과 동네 다방이 지금도 성업 중이다. 목 좋은 자리에 10평도 안돼 보이는 철물점과 잡화점도 보란 듯이 서 있다. 1970년대와 2010년이 공존하는 느낌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서래로가 프랑스풍의 와인과 커피, 스테이크와 빵을 손쉽게 맛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곳에서는 수백종의 와인을 백화점보다 10∼20%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어 구입할 수 없는 와인이 없을 정도다. 먼저 와인을 살 수도, 맛볼 수도 있는 ‘와인숍&바’로는 ‘투르드뱅’(Tour Du Vin, 02-533-1846)과 ‘비니위니’(Viniwini, 02-592-9035)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인 투르드뱅에서는 500여종의 와인을 소믈리에(Sommelier·와인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구입한 뒤 바에서 직접 시음할 수 있다. 비니위니는 300여종의 와인과 함께 100가지가 넘는 크라상과 델리 등을 갖추고 있어 출출함을 달래는 데 그만이다. 전문판매장인 ‘텐투텐’(Ten to Ten, 02-3477-0303)은 200여종의 와인과 40여종의 치즈, 냉동야채 등을 골고루 진열하고 있다. 단돈 몇 천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다양한 와인이 갖춰져 있다. 특히 이들 와인숍에서는 주문배달도 가능하다. 커피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 방문객이라면 대중적인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02-3482-8257)와 탐앤탐스(02-537-8780), 빈스빈스(02-596-9505), 카페베네(02-535-6231)를 찾으면 된다. 커피마니아라면 ‘데일리브라운’(02-536-6123)과 ‘압구정 볶는 커피’(02-537-0187)를 찾아가 보라. 스타벅스 맞은편의 ‘데일리브라운’과 얼마 전 문을 연 ‘압구정 볶는 커피’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볶아 추출해낸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핸드드립, 사이폰, 에스프레소 등 다양한 추출방식으로 50여종의 커피를 뽑아 고객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준다. 이 밖에도 우정빌딩에서 오른편으로 난 골목 안 쪽엔 오래된 ‘서래커피’(02-3478-0704)가 자리잡고 있다. 얼핏 다방을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곳이다. 커피값도 착하기 이를 데 없다. 테이크아웃 2000원, 핸드드립 3000원이다. 커피를 직접 내려서 마실 수 있는 각종 핸드드립 기구들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프랑스학교 옆에 있는 ‘거멧드커피’(02-596-9335)다. 이곳은 아이들의 하교를 기다리는 프랑스 엄마들로 북적인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진 해피아워로 커피가 1900원이다. ●와인·커피·스테이크… 프랑스문화가 곳곳에 프랑스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도 있다. 이곳 레스토랑들은 청담동의 대형 음식점들과 사뭇 다르다. 큰 매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주방장과의 거리도 가깝다. ‘라 트루바이’(02-534-0255)에서는 프랑스 사람들과 함께 브런치를 먹을 수 있고, ‘라 싸브어’(02-591-6713)에선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한국 음식점들도 다양하다. 서래로 입구에 자리잡은 한정식집 ‘서래본가’(02-3477-9192)는 유럽 왕궁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실내장식을 자랑한다. 가족 모임이나 회식에 안성맞춤이다. 서래로 안으로 들어서면 ‘담장 옆에 국화꽃’(02-517-1157)이라는 떡집이 있다. 파란 눈의 프랑스인들이 먹기 좋은 크기로 낱개 포장된 전통 떡을 먹는 모습도 서래마을에선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아무튼 서래로는 인사동 길이나 삼청동 길처럼 인파로 북적대지도 않고, 압구정 로데오길이나 홍대 앞 골목처럼 번화하지도 않다. 그다지 화려한 길은 아니지만 부촌의 품격과 프랑스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길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강릉 무인관광안내기 설치 주문진 터미널 등 10곳에

    한 해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강원 강릉시 주요 관광지에 무인관광 안내시스템이 설치된다. 강릉시는 20일 경포와 정동진, 대관령 등 동해안 주요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지금까지의 관광 안내전화와 안내소에 의존하는 관광 안내체계를 무인관광 안내시스템(Kiosk)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관광객이 관광안내를 받으려면 안내소에 전화문의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시내 곳곳에 설치된 무인관광 안내시스템에서 손쉽게 강릉관광에 관한 모든 정보와 안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무인관광 안내시스템은 시청 1층 로비와 주문진 시외버스터미널, 강릉항 유람선, 참소리축음기 에디슨 박물관, 단오문화관, 안보전시관, 선크루즈리조트, 옥계 여성수련원, 동해고속도로 옥계휴게소, 영동고속도로 강릉 하행선 휴게소 등 총 10개소에 설치된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저 보랏빛 군무… 그 달콤한 유혹

    저 보랏빛 군무… 그 달콤한 유혹

    “어느 총각 꼬시려고, 꿀단지 열 개 스무 개 향긋한 그 내음 여기 저기 퍼뜨려 벌 나비 모두 불러 잔치 또 잔치 이른 봄 꽃 피어 잠시 꿈꾸다 여름이면 말라 죽는 夏枯草 (하고초) 신세” 시인 이종원이 지은 시 ‘꿀풀’의 한 대목입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한번쯤 맛보았을 꿀풀에 관한 헌사지요. 들로, 산으로 노닐다 꽃잎 따서 입에 물면 다디단 꿀물이 나오던, 바로 그 꽃입니다. 지금 경남 함양 하고초마을에는 꿀풀이 무리지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마을 뒷산의 다랑논마다 벼 대신 꿀풀들이 가득 차 보랏빛 융단이라도 깔아 놓은 듯합니다. 도깨비 방망이를 닮아 생김새는 어쭙잖은 것이 꽃 빛깔은 어찌 그리 고운지요.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보랏빛의 유혹이 제법 마음을 흔듭니다. 그뿐인가요. 함양은 ‘정자의 고향’이라 할 만큼 정자가 많습니다. ‘선비문화 탐방로’라 해서 함양의 대표적인 정자를 둘러볼 수 있는 트래킹 코스도 만들어 뒀습니다. ‘보라색 꿀단지’ 꿀풀로 눈을 즐겁게 하고, 화림동 계곡의 정자에 누워 달게 오수를 즐긴다면 금상(錦上)에 꽃을 꽂는 격이겠습니다. ●다랑논 가득 펼쳐진 보랏빛 향연 ‘주변 사람들을 배불리는 못 먹여도 배를 곯게 하지는 않는 산’이 지리산이라 했다. 벼농사를 짓건, 밭을 일구건, 지리산에 기댄 마을마다 요족하지는 않아도 ‘이밥에 고깃국’쯤은 먹고 산다는 뜻일 터다. ‘하고초마을’로 알려진 함양군 백전면 양천마을도 그 중 하나. 2003년 재배하기 시작한 꿀풀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부터 제법 쏠쏠한 수익을 내는 마을이 됐다. 예전이라면 특용작물 수준에 머물렀을 꿀풀이 요즘엔 관광자원으로 효자 노릇하는 셈이다 꿀풀은 꽃이 지는 여름이면 누렇게 말라 죽는다 해서 하고초(夏枯草)라고도 불린다. 마을 이름도 거기서 유래됐다. 꿀풀은 어디 하나 버릴 데가 없다. 밀원식물(蜜源植物)인 덕에 꽃은 꿀을 얻는 데 쓰고, 대궁은 말려 진액을 뽑거나 약재로 내다 판다. 요즘처럼 ‘하고초 축제’를 벌일 때면 꽃잎을 따 부침개, 산채비빔밥 등을 만드는 식재료로 쓴다. 하고초마을도 예전엔 다랑논에 벼농사를 짓던 평범한 마을이었다. 대부분 천수답이었던 논은 비가 오지 않으면 흉작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하늘만 바라보고 살던 주민들은 2003년 다랑논에 벼 대신 하고초를 심었다. 꽃이 필 무렵 축제도 벌였다. 하고초축제가 입소문을 타면서 주민 39명의 생활도 변했다. 지난해 이 산골마을에서 하고초로만 벌어들인 수입은 3억원 남짓. 정진상 전 작목반장은 “벼농사를 지을 때보다 3배가 늘었다.”고 했다. 하고초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예년같으면 벌써 꽃이 지기 시작했을 터. 그러나 올해 유독 심했던 불순한 일기 탓에 이제 겨우 만개하고 있다. 하고초마을 초입부터 보랏빛 군무(群舞)가 시작된다. 꿀벌들이 붕붕대며 바삐 날아 다닌다. 꿀풀이 1년에 한 번 베푸는 ‘화분(花粉)의 성찬’에 빠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화려한 장미며 수수한 감자꽃 등도 활짝 피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을 언덕엔 400년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거대한 가지를 뻗어 마을 주민과 여행자들에게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당산목이다. 느티나무 아래 앉아 있자면 스치는 바람이 청량함을 넘어 차가운 느낌마저 든다. 여기에 마을 주민들의 인심이 듬뿍 얹혀진 부침개와 하고초 꽃잎이 동동 떠다니는 농주 한 잔 곁들이면 여행의 피로쯤은 어느새 남의 일이 되고 만다. 이것저것 주문해도 만원을 넘지 않으니, 가격마저 참 착하다. ●24일까지 흥겨운 하고초축제 속으로 야트막한 마을 뒷산을 넘으면 꿀풀들의 향연은 절정에 달한다. 꿀풀 재배지역만 약 11만㎡(3만 3000평). 산자락 골골마다 다랑논이 빼곡한데, 개화가 늦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온통 보랏빛 일색이다. 화분을 먹은 벌들이 만드는 하고초꿀은 2.4㎏짜리 4000되 남짓. 올해는 5000되가 목표다. 하고초가 만들어내는 풍경 포인트는 대략 세 곳으로 압축된다. ‘아들 낳는 옹달샘’ 바로 위 고갯마루가 첫 번째, 여기서 고갯마루를 한 굽이 더 넘어 만나는 산길이 두 번째, 그리고 원두막이 세워진 마을 끝자락이 세 번째다. 하고초와 더불어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하고초축제는 24일까지 이어진다. 메기잡기 체험, 감자삶굿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특히 감자삶굿은 방문객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 불에 달궈진 돌 위에 감자를 얹고 삶는 동안 한바탕 춤판이 벌어진다. 감자를 찌면서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 간간이 물을 넣는데, 이때마다 ‘뻥뻥’ 소리가 터지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된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찐감자의 맛. 박종회 이장은 “감자를 삶는 과정이 다소 복잡하긴 해도 감자의 맛만큼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웠다. 감자삶굿은 주말에만 펼쳐진다. ●홍조 띤 얼굴은 화림동 계곡물로 식히고 ‘좌 안동, 우 함양’이라 했다. 내 나라 안에 대표적인 양반 고을이 두 곳 있는데, 나라님 보시기에 왼편은 안동, 오른편은 함양이란 뜻이다. 쉽게 말해 대쪽 같은, 혹은 꼬장꼬장한 양반들이 많이 살았던 고을이란 얘기다. 그 기질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변강쇠와 옹녀’ 설화의 주무대이면서도, 드러내놓고 관광상품화하지 못한다니 말이다. ‘남녀상열지사’에 대한 것을 함양 관광의 앞줄에 내세우기 낯뜨겁다는 뜻일 터.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심청전 등 고전이나 구전 설화의 주무대가 어디냐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에 견줘 참 이례적이다. 변강쇠와 옹녀가 세인의 눈을 피해 정착한 곳은 함양군 마천면과 휴천면의 경계인 오도재 부근이었다고 전해진다. 오도재 정상 아래 지리산조망공원에는 변강쇠와 옹녀를 주제로 테마공원도 만들어 뒀다. 어린 자녀와 함께 가면 살짝 얼굴을 붉힐 수도 있겠다. 변강쇠와 옹녀의 설화와 만난 뒤엔 함양 선비 문화의 진수를 둘러보는 게 순서다. ‘새끈한’ 이야기에 얼굴이 화끈거린다면 시원한 화림동 계곡물로 식힐 일이다. 함양은 ‘정자의 고향’답게 80여개에 달하는 정자와 누각이 군 내 경승지마다 빼곡히 차 있다. 특히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돌아가며 만든 안의면 화림동 계곡에 가장 아름다운 정자들이 밀집해 있다. 함양군은 거연정, 군자정 등 빼어난 자태의 정자를 둘러 볼 수 있는 ‘선비문화 탐방로’를 최근 일반에 개방했다. 황암사에서 출발해 남천정과 동호정 등을 지나 봉전교에서 끝난다. 길이는 5.8㎞. 계곡 트래킹을 겸하고 싶다면 농월정터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겠다. 짬짬이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며 걷는 맛이 각별하다. 원래 코스는 농월정터를 포함한 6.2㎞였으나, 약 400m 구간의 트래킹로가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 글 함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자가용으로 출발할 경우 경부(중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고속도로→함양 분기점→88고속도로→함양 나들목 순으로 간다. 고속버스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1회 운행. 첫차는 오전 8시20분. 어른 1만 6600원, 중고생 1만 3300원, 어린이 8300원. →주변 관광지 : 함양 주민들이 보물처럼 여기는 곳이 상림(上林)이다. 언제 가도 시원한 나무 그늘과 맑은 공기를 내준다. 최근 하림(下林)도 복원공사를 끝냈다. 아직은 빈약한 수준. 하지만 함양토속어류생태관 등 관람시설을 조성해 자녀들과 함께 둘러볼 만 하다. 지리산 칠선계곡 자락의 서암정사는 사찰 전체가 조각공원처럼 꾸며진 석굴법당이다.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960-5163. →잘 곳 : 산간마을에서 휴식을 원한다면 송전산촌생태마을휴양소(www.songjunri.com)가 좋겠다. 형제간 우애를 깨지 않기 위해 주웠던 황금을 다시 버렸다는 고려말 이억년·조년 형제의 전설이 서린 엄천강 주변에 있다. 6만~10만원. 식사는 직접 해결하거나, 휴양소에 딸린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정식 6000원, 토종 흑돼지 바비큐 1만원. 963-7949. 읍내에서는 하야트 모텔이 깨끗하다. 3만원. 962-9696. →맛집 : 옥연가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찾아 유명해진 집. 연잎으로 만든 백연밥상 등이 일품이다. 963-0107. 늘봄가든은 오곡밥 잘 짓기로 입소문 났다. 963-7722. 두 곳 모두 상림 인근에 있다.
  • 한강 새 거리응원 메카로… 탁트인 시야·더 넓은 공간·시원한 바람

    한강 새 거리응원 메카로… 탁트인 시야·더 넓은 공간·시원한 바람

    한강변이 월드컵 거리응원의 새로운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광장 등지보다 탁 트인 경관이 최대 장점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그리스와 본선 첫 경기가 열렸던 지난 12일 서울 반포지구 한강시민공원을 비롯한 뚝섬, 여의도 등 한강변 곳곳에서는 시원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반포 인공섬에 대형 스크린 설치 특히 반포지구에는 서울시 구조물인 플로팅아일랜드(인공섬)에 가설무대와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2만 7000여명의 시민들이 월드컵 열기와 함께 첫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오전부터 내내 비가 내렸지만 응원 참가자들은 웃음을 잃지 않은 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뚝섬에서도 3000여명이 모여 빗속에서 응원전을 펼쳤다. 상암동 노을공원에서는 2만여명이 캠핑과 함께하는 이색적인 응원을 즐겼다. 한강변 응원의 특징은 바로 편안한 분위기. 서울광장 등 도심 거리에서는 응원이 밀집된 인파 속에서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반면 한강변에서는 더 넓은 공간에서 가족끼리 여유롭게 응원을 즐길 수 있다. 반포 한강시민공원의 면적은 56만7600㎡, 길이는 7.2㎞에 달해 공간에 제약이 없다. 그리스전 당시 반포지구의 응원 현장에는 빗속에도 가족끼리 돗자리를 깔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산을 받쳐들고 도시락 등 먹을거리를 나눠 먹는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반포지구 응원전을 주최한 SK텔레콤 관계자는 “젊은층이 많은 서울광장에 견줘 나이 드신 부모님이나 어린 자녀들도 함께할 수 있는 응원 문화를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한강변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강과 반포대교의 야경은 보너스. 탁 트인 시야와 한강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더운 여름 날씨에 제격이다. 밤에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도 볼거리 중 하나다. ●아르헨전 오후 4시부터 ‘대~ 한민국’ 17일 치러지는 아르헨티나전에도 한강변 곳곳에서 응원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반포지구 플로팅아일랜드에서는 오후 4시부터 ‘다시 한번 대~한민국’ 응원전이 시작돼 오후 6시에는 브라운아이드걸스, 포미닛 등이 출연하는 라디오 공개방송도 진행된다. 경기 직전인 오후 7시30분부터 50분 동안 가수 김장훈과 싸이가 응원의 열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나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에는 날씨가 좋을 것이라고 예보돼 지난 응원 때보다 많은 5만~7만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대형 스크린도 2대를 추가해 모두 5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날 한강변 응원 장소는 주변에 주차가 통제되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8-1번 출구)에서 걸어서 약 15분 거리에 있고, 친절한 안내판도 설치된다. 뚝섬지구에서는 한국야쿠르트가 모집한 5000여명의 응원단이 모여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여의도 너른 들판에서도 ‘2010인분 대형비빔밥 만들기’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하는 응원전이 마련된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추자도 올레길 26일 개장

    낚시 천국 굴비의 섬 추자도에도 올레길이 생긴다. 제주올레와 제주시는 오는 26일 추자도에서 제주올레 18-1코스 개장 행사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추자도 올레 코스는 추자면사무소를 기점으로 상·하추자를 왕복하는 17.3㎞로 상·하추자 6개 마을의 명소와 바다 풍경 등을 즐길 수 있다. 이를 위해 제주여객선터미널을 출발하는 추자도행 여객선 2척이 임시로 투입된다. 1호 여객선은 이날 오전 6시30분 출발(상추자항 도착 오전7시40분), 2호는 오전 9시30분 출발(상추자항 오전 10시40분 도착)한다. 제주로 돌아오는 여객선은 상추자항에서 1호가 오후 3시 출발(제주 오후 4시10분 도착), 2호가 오후 6시 출발(제주 오후 7시10분 도착)한다. 여객선 왕복 승선료는 2만 1500원이며 12세 미만 어린이는 50% 할인해 준다. 추자면에서는 추자올레를 찾는 탐방객을 위해 추자 명품인 참굴비 시식회를 열 예정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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