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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원 “음악이 있었기에 죽을 수 없었다”

    김태원 “음악이 있었기에 죽을 수 없었다”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미치는 것만큼 위대한 것은 없습니다. 제겐 바로 음악이 그런 존재였습니다. 하고 싶은 음악이 계속 떠오르는데 어떻게 죽겠습니까. 어떤 일이든지 간에 집중하고 미쳐 있다면 우울증이나 이런 것들은 끼어들 틈이 없을 겁니다.” ‘국민 멘토’ 김태원(46)은 우울증과 폐소공포증, 마약 중독 등 인생의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이렇게 밝혔다. 21일 자전 에세이 ‘우연에서 기적으로’를 낸 그는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12장의 앨범을 낼 때보다 첫 번째 책을 낼 때의 설렘이 더 컸다.”면서 “내가 오랜 시간에 걸쳐 알아낸 것들을 (독자 여러분은) 이 책을 통해 한순간에 알아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책에는 유년 시절 ‘왕따’였고 데뷔 후 대인기피증을 앓았던 인간 김태원과 록그룹 ‘부활’ 리더로서의 김태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신이 살아온 매 순간을 삶의 자산으로 생각한다는 김태원은 모든 기적은 우연으로 가장돼 있다는 뜻에서 책 제목을 붙였다고 했다. 그가 인생에서 꼽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1988년 그룹 ‘부활’이 해체됐을 때. “그때 이승철은 성공 가도를 걷고 있었고, 저는 ‘부활’ 리더로서 모든 것을 잃었던 상황에서 몸도 정신도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마약에 심취해 음악으로 복수를 하고자 했지만, 어떤 작품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이승철이 제 곁을 떠난 것은 20대 후반의 음악적 고집과 독선, 히스테리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TV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등에 출연하면서 솔직한 입담과 자상한 조언으로 ‘국민 할매’, ‘포용형 멘토’라는 별명을 얻으며 다시 인기를 누렸다. “제가 결코 다른 사람보다 포용력이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러 번 죽을 뻔하다가 살아났기 때문에 모든 것을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경향이 있어요.” 그는 ‘멘토’ 열풍에 대해 “1980년대까지는 가요계에도 어떤 메신저나 선생이 있었지만 1990년대부터 그런 것들이 없어졌다.”면서 “그 부작용이 이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하든 치료하든 그런 사람이 필요해졌고, 이제는 지성보다 감성이 더 필요한 시대”라고 진단했다. 가족을 자신 삶의 전부라고 강조하는 김태원은 책 인세 수입을 모두 요한수도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기부금은 장애인 복지 시설을 짓는 데 쓰인다고 한다. “제 둘째 아이가 장애(자폐증)를 앓고 있는 것을 발견한 뒤로 우리 부부는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 그런 아이가 태어나면 어떨지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음악을 시작했다는 그는 여전히 공상과학(SF) 영화를 찍는 꿈을 꾸고 있다. 2013년에는 ‘부활’ 보컬이었던 고(故) 김재기를 기리는 가요제도 기획하고 있다. “중학교 때 명작 영화를 좋아하면서 음악에 빠져들었고 영화를 만들 꿈을 꾸었습니다. 특히 사람을 놀라게 하는 유일한 시나리오인 SF 쪽에 관심이 많아 우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즐겨 봅니다. 그동안 말한 대로 된 경우가 많아 지금부터 말을 하고 다니면 그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신조는 나이에 비례하지 않고 순수함을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나잇값 못한다고 욕한다고요? 그러라고 하세요. 하하.”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강변 ~ 건대입구역 2호선 지하화를”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강변 ~ 건대입구역 2호선 지하화를”

    광진구가 지하철 2호선 강변·구의·건대입구역 지하화를 들고 나섰다. 김기동 구청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운 신도림~잠실역 구간 복층화보다 이 문제가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우리 지역 2호선 구간 3.8㎞ 5만 5795가구가 다른 곳에 비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거주지와 인접해 교통·치안·소음·분진 등의 문제로 늘 들끓는 데다 흉물스러운 고가 구조물을 30여년째 머리에 이고 있는 꼴이라 도시 품격과 지역발전 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또 “강남북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도 역사 지하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2호선이 착공된 1978년에는 터널을 뚫는 공사가 매우 어려워 교량을 설치해 한강이나 하천을 통과해야 했다. 중랑천 및 한강과 인접한 지역 여건과 기술적 한계, 건설비용 감축 등 재정적 문제를 감안한 결과 결국 지상에 만들었다. 이에 따라 구는 다른 자치구에 걸친 것까지 넣어 9개 역사 지하화의 타당성 검토와 비용효과 분석을 실시했다. 올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억원을 들여 왕십리역~잠실역(8.93㎞)에 대한 용역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 줬다. 그 결과 왕십리~잠실역 지하화에 드는 비용은 2조 2672억원으로 나타났다. 관내 3개 역사 지하화 비용은 7525억원이다. 지난달 열린 연구용역 최종보고회에선 서울 동북권의 균형발전과 주민불편 개선에 지하화가 절실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일본·미국 등 선진국 사례와 최근 개통된 노선 사례를 검토해 기술적 문제가 없고, 지하 쇼핑몰 및 주변상권을 개발하면 경제적 타당성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 중장기 계획에 맞춰 입체적이고 다각적인 도시로 디자인하는 한편 상업·업무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서초 “朴시장 우면산터널 방문을”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서초 “朴시장 우면산터널 방문을”

    “시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도 우면산 서초터널 공사구역은 현장 점검을 해야 합니다.” 지난 7월 폭우에 비극적인 우면산 산사태를 겪었던 서초구는 재해·재난 예방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진익철 구청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시안전 분야에 큰 무게를 둬 내년 예산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히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와 관련, 진 구청장은 14일 박 시장의 우면산 서초터널 현장 방문이 시급하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시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우면산에 조성 중인 서초터널은 총 2.73㎞ 편도 3차로 구간 중 현재 2.1㎞를 뚫은 상태다. 이 과정에서 수차례 다이너마이트 폭파를 벌였다. 이 점을 들어 형촌마을 등의 일부 산사태 피해 주민들은 “터널 공사 때문에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가 났다.”고 여기고 있다. 진 구청장은 “이런 주장은 산사태 직후부터 나왔고 합동조사단 발표 때 영향이 없다고 결론을 냈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귀띔했다. 당시 조사단은 우면산 산사태 현장을 점검하면서 터널 공사 현장엔 한번도 찾아가지 않았다. 대신 시공사 측에서 제공한 자료를 검토한 뒤 영향 관계가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다 보니 일부 피해 주민들이 여전히 그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재해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박 시장이 현장을 둘러보고, 또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서초구는 바라고 있다.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설치도 재해 예방을 위한 서초구 숙원 사업이다. 인근 자치구에 비해 지대가 낮아 집중호우 시 대로가 ‘물바다’가 되는 경우가 잦아서다. 이에 강남대로와 동작대로 아래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이 설치될 경우 상습 침수가 해결될 것으로 서초구는 보고 있다. 진 구청장은 “재해·재난 문제에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행정 공백이 생기고 결국 시민 불편으로 이어진다.”며 “구와 시가 잘 협력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첫 솔로 앨범 ‘열꽃’ 낸 타블로

    첫 솔로 앨범 ‘열꽃’ 낸 타블로

    “제 딸이 심한 감기에 걸려서 나흘을 앓다가 얼굴에 열꽃이 핀 적이 있었어요. 심각하게 걱정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아내(영화배우 강혜정)가 열꽃이 피면 감기가 거의 다 끝난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때 깨달았죠. 아픔이 극에 달하고 열꽃이 피면 거의 끝나간다는 신호인데,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포기한다는 것을요.” ‘학력 위조 논란’의 지난한 터널을 지나 1년 6개월 만에 첫 솔로 앨범 ‘열꽃’을 낸 타블로(31·본명 이선웅). 그는 분명 이전과 달라져 있었다. 차분한 말투, 성숙해진 눈빛. 이러한 변화는 그간의 심경을 담은 듯한 앨범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처음으로 어떤 의도를 갖지 않고 만든 앨범입니다. 특별하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요. 단지 제 주변만 봐도 저보다 더 힘들고 아프고 쓸쓸한 사람들이 많은데, 제 음악이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저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언젠가 가슴 아픈 일을 겪게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순간이 오면 제 음악이 위로가 됐으면 좋겠어요.” 지난해 6월 말부터 한두 달 동안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는 타블로. 더 이상 음악을 하고 싶지 않다는 절망과 안 하면 미칠 것 같다는 생각을 반복하던 그를 잡아준 것은 아내였다. 강혜정은 남편과 자신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사장과 만남의 자리를 주선했고, 그 계기로 그는 YG에서 솔로 앨범을 내고 다시 음악을 하게 됐다. “이번 앨범은 정신적으로 보면 (아내) 혜정이와 같이 만든 것이기도 해요. 가사를 너무 길고 복잡하게 쓰곤 했는데, 그때마다 혜정이가 많이 정리해줬어요.” 그동안 주로 집에서 칩거했다는 그는 봇물 터지듯 쏟아진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내 불행의 반을 떼어가길 바래서 너의 반쪽이 된 건 아닌데’(‘밑바닥에서), ‘더 이상 듣지 않는 음악이 될까봐/텅 빈 극장에 영화처럼 버려질까 봐/두려워’(‘유통기한’) 등의 가사에서 저간의 심경이 전해져온다. 그가 작사, 작곡, 편곡까지 도맡은 앨범에는 이소라, 나얼, 빅뱅의 태양 등 동료 가수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유통기한’은 저뿐만 아니라 누구나 한순간 쓸모없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하면서 살아가는 현실을 그린 곡입니다. 제 가사가 힘이 있다기보다는 공감을 끌어내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에서는 피처링의 비중을 늘렸습니다. 제가 드라마의 각본, 연출을 하고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 역할로 출연한 셈이죠. 주로 혼자 있다 보니 외로워서 많은 분들과 작업한 부분도 있고요(웃음).” 앨범이 국내는 물론 미국과 캐나다 아이튠즈의 힙합 앨범차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데 대해서는 “예전에는 뭘 해도 반겨주는 팬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예측을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냥 경이롭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는 이제 과거의 상처에서 완전히 치유된 것일까. “치유가 완전히 그 일 이전 상태로 돌아간 것이라면, 그건 아니에요. 저의 일부분은 영영 사라진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게 꼭 나쁜 것 같지는 않아요. 천천히 걸어가다 보니 이젠 미움도 분노도 없어지고, 결국엔 고마워하는 마음만 남아요. 이제는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도 내가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제 자신보다 중요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딸아이가 웃고 있는 것만 봐도 좋고, 이 아이를 계속 웃게 해줄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울릉 일주도로 공사 10년만에 재개

    울릉 일주도로 공사 10년만에 재개

    울릉도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에 대한 공사가 10년 만에 재개된다. 경북도는 오는 18일 울릉도 도동항 소공원에서 일주도로 총 44.2㎞ 중 미개통 구간 4.75㎞(지도·울릉읍 저동리 내수전~북면 천부리 섬목) 공사를 위한 기공식을 갖는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1963년 일주도로 공사를 시작해 2001년까지 39.45㎞ 구간의 공사를 마친 데 이어 10년 만에 공사를 재개하게 된다. 이는 그동안 일주도로의 국가지원지방도 승격과 1000억원이 넘는 공사비 전액에 대한 국비 확보 노력을 펼쳐 성사시킨 데 따른 것이다. 시행사인 대림산업컨소시엄은 2016년까지 5년간 일주도로 미개통 구간에 천부터널(1.9㎞), 저동터널(1.5㎞), 관선2터널(77m) 등 터널 3곳 등을 뚫어 공사를 완공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국비 1311억원 등 총 1328억원이 투입된다. 공사가 시작된 지 53년 만에 대역사를 마무리하는 셈이다. 미개통 구간이 이어지면 연간 30여만명이 찾는 울릉도 필수 관광코스로서의 역할과 함께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덜어 주게 될 전망이다. 현재는 일주도로의 미개통으로 하루 평균 100여대의 관광버스와 택시가 불과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2시간여에 걸쳐 돌아가야 하고 주민들도 태풍과 호우 등 기상이 악화되면 수시로 고립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최대진 경북도 과장은 “신비의 섬 울릉도에 친환경적인 도로를 건설할 것”이라면서 “더 많은 관광객들이 울릉도를 찾으면 독도 영유권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그리스 국민투표 ‘충격파’… 글로벌 금융불안 재점화

    그리스 국민투표 ‘충격파’… 글로벌 금융불안 재점화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드는 듯하더니 어느새 유럽의 재정위기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그리스가 유럽연합(EU)의 제2차 구제금융안을 투표에 부치겠다고 했고 미국의 선물중개회사 MF글로벌의 파산신청으로 금융권의 탐욕에 대한 우려가 재판되고 있다. 지난해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소되는 듯 했던 세계 경기 둔화 추세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이 미봉책만 난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국제공조보다 자국이기주의에 빠져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EU정상회담에서 결정된 유로존 해법은 세계경제를 안정국면으로 접어들게 했다. 그리스 국채에 대해 은행 등 민간투자자가 자발적으로 50%를 상각하고 유럽 70개 은행에 2012년 6월까지 1065억 유로의 자본을 확충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책은 그리스 재정의 근본해결이 전제되지 않는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다. 그래서 불씨가 되살아나곤 하는 것이다. 민간투자자가 그리스 국채 상각에 나서지 않을 때 처벌 조항이 없고, 은행 자본확충 역시 내년에 예상되는 경기침체를 가정하지 않아 채권이 추가로 부실화되는 경우에 대한 안전망이 없다. 중국의 국채 매입이 절실하지만 중국의 세력이 커지는 것에 대해 미국의 반대가 거세다. 세계 경제를 부양하는데 기본 조건인 유럽과 미국의 양적완화정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 금리인하의 장애물은 3%대의 고물가다. 1~2일(현지시간)에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3차 양적완화정책(QE3) 언급에 눈길이 쏠리고 있지만 벤 버냉키 의장은 고용문제를 통화정책으로만 풀수 없다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2.5%가 나오면서 잠시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전문가들은 4분기부터 경기둔화의 긴 터널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리스의 디폴트는 내부보다 외부가 더 걱정하고 있는 이상한 상태여서 유로존 정상화는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 역시 경기 부진이 계속 되는데 힘을 못 쓰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이 1~2%대 저성장하는 일본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면서 “선진국 경제는 향후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국제적인 공조의 부재가 근본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3~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회원국 간 갈등이 오히려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의 불씨를 안고 있고, 일본은 엔고 현상을 완화시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가계부채와 고물가로 경기부양 능력이 약한 가운데 세계적으로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성장이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꺽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그리스 총리가 디폴트나 유로존 탈퇴보다 정치적 이슈로 국민투표를 택한 것으로 보여 ‘질서 없는 디폴트’라는 최악의 경우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GTX, 2013년 착공 ‘청신호’

    경기도 역점 사업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건설 계획이 정부의 예비 타당성조사 대상에 선정돼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道 이르면 2018년 개통 가능” 2일 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GTX 3개 노선(일산~수서·동탄, 송도~청량리, 의정부~금정)과 여주~원주 복선전철사업을 2011년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최종 선정했다. 이 가운데 GTX 3개 노선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용역과 시설사업기본계획 고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실시계획 인가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2013년 9월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TX는 지하 40~50m에 건설된 터널 속을 최고 시속 200㎞, 평균 시속 100㎞로 달리는 철도를 가리킨다. KDI 분석 결과 비용편익비(BC)가 기준치 1을 웃돌거나 정책적 타당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면 국토해양부의 국책사업으로 최종 선정된다. GTX 사업은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11~2020년) 전반기 착수사업에 반영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GTX 3개 노선이 이미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됐기 때문에 이번 예비 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은 GTX 착공을 위한 절차로 볼 수 있다.”면서 “이르면 2013년 착공해 2018년 개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일산~수서·동탄(46.2㎞·예산 4조 6031억원), 송도~청량리(48.7㎞·4조 6337억원), 의정부~금정(45.8㎞·3조 8270억원) 등 GTX 3개 노선 구간을 합쳐 140.7㎞에 모두 13조 63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GTX와 함께 이번 예비 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된 여주~서원주 구간(21.9㎞)에는 6329억원이 투입된다. ●여주 ~ 원주 복선철도 타당성 조사 선정 여주~원주 복선전철이 완공될 경우 수도권에서 원주까지 이동시간이 30분 단축될 뿐 아니라 중부내륙 지역이 하나로 연결돼 지역 발전을 촉진시키는 일대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경기도는 기대하고 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서울 문정동 폐철도부지 공원으로

    1983년 철도부지 지정 뒤 방치됐던 서울 송파구 문정동 폐철도부지가 28년 만에 녹색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14억원을 들여 문정역에서 제일은행 앞까지 200m 구간, 5696㎡에 공원조성 공사를 벌여 내년 2월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1993년 철도부지 지정계획이 취소된 지역으로, 2004년부터 공원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200m 구간이 완공되면 폭 30m, 길이 1.7㎞, 면적 4만 9972㎡의 문정공원 조성공사가 모두 끝난다. 마지막 구간 200m에는 분수, 잔디마당, 소나무숲 등이 조성돼 지역 주민은 문정역까지 울창한 숲길을 걸어 출퇴근할 수 있게 된다. 송파대로와 인접한 지하철 8호선 문정역 앞 진입광장은 수경 및 휴게시설 등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꾸민다. 진입광장에는 약속장소나 지역 상징물이 될 분수대와 소통의 장소인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소나무와 배롱나무, 은행나무 등이 터널을 이루는 그린웨이가 뚫린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거금대교 12월 개통한다

    거금대교 12월 개통한다

    우리나라에서 열번째로 큰 섬인 전남 고흥군 거금도가 마침내 육지와 연결된다. 현대건설은 30일 전남 고흥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거금도 연도교(거금대교)를 오는 12월 중순 개통한다고 밝혔다. 2002년 12월 착공한 지 9년 만이다. 거금대교는 2009년 개통한 소록대교와 함께 육지인 녹동항으로 연결된다. 공사비 2646억원이 투입돼 2.028㎞ 길이의 해상 교량을 중심으로 육상 도로와 터널을 합해 총 6.67㎞에 이른다. 사장교(斜張橋)인 이 다리는 한복판에 167.5m 높이의 황금빛 주탑 2개가 우뚝 서서 각각 좌우의 케이블 다발로 바다 위 교량 상판을 팽팽하게 잡아당겨 떠받치는 구조다. 차도 양쪽 바깥으로 케이블을 설치한 다른 교량과 달리 차도 중앙에 케이블을 배치해 다리를 건너면서 바다 쪽으로 탁 트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차도 아래에 자전거·보행자용 도로를 따로 만든 국내 첫 복층 구조의 해상 교량이다. 초속 40m의 강풍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고, 케이블에는 충격 완화장치를, 교각과 상판 사이에는 지진 격리용 고감쇠 고무받침을 각각 설치해 안정성을 높였다. 고흥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박원순 새 서울시장에 바란다… 구청장 25인의 당부

    박원순 새 서울시장에 바란다… 구청장 25인의 당부

    범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된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에게 기초단체장들은 여야를 떠나 “시민들이 기대한 대로 민생(民生)을 부지런히 챙기는 한편, 세대와 계층에 치우침 없이 1000만 시민을 아우르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더욱 열악해지고 있는 재정 압박을 해소하는 데 힘써줄 것과 박 시장이 협치(거버넌스)를 유달리 강조했던 터여서 공약과 약속을 잘 지키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김영종 종로구청장 시민이 구민이고, 구민이 시민이다. 구와 시를 하나로 보고 같이 나아가면 좋겠다. ‘구가 알아서 해라.’는 식의 방관자적 입장이 아니라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구청의 입장을 배려하는 시정을 펼치길 희망한다. ●최창식 중구청장 강남 위주의 정책 때문에 강북지역은 처져 있다. 예산을 많이 배정해 균형발전의 토대를 닦아주면 한다. 중구는 거주인구보다 유동인구가 많은데 행정수요 산정에 반영해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해 주면 고맙겠다. ●성장현 용산구청장 시민 모두가 통합과 변화의 새 시대를 열었다. ‘시민의 꿈을 이루는 서울시’ ‘사람과 복지 중심의 시정’ 구현은 시민 모두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진정 시민을 위한 시민의 시장, 소통하는 시장이 되실 것이라 믿는다. ●고재득 성동구청장 위대한 시민의 부름을 받은 만큼 따뜻한 시정으로 시민을 끌어안았으면 한다. 임기 중반에 취임해 시정 연결이 어렵겠지만 순리로 시정을 펼친다면 성과가 있을 것이다. 촘촘하게 시민을 보듬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김기동 광진구청장 시장과 구청장의 역할 구분을 명확히 하면서도 끊임없는 소통으로 진정한 파트너십을 갖고 시정을 운영했으면 한다. 재정 운영에서도 시와 구 사업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우선순위를 정해 효율을 꾀하길 바란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서울에 살고 있는 사람 모두를 챙기고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실적보다는 보이지 않아도 시민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들을 꾸려 나가는 성공하는 시장이 되길 기원한다. ●문병권 중랑구청장 시민들이 서울에 사는 것을 행복하게 느끼도록 풍요로운 삶을 사는 서울을 만들어주길 바란다.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먼 미래를 보는 시정, 합리적인 시정을 기대한다. 시민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시민이 참여하는 새 서울을 만들어 달라. ‘토건 서울’이 아닌 ‘사람 서울’을 갈망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표가 쏟아졌다고 본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사람 서울’을 실현해주길 바란다. 귀가 큰 시장, 귀가 열린 시장이 되길 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 서민을 보듬는 사회를 염원하는 마음이 반영된 선거였다. 초심을 잃지 말고 시민에게 봉사하기 바란다.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자치구 실정을 살펴 지원하는 깊은 배려를 바란다. 건전재정과 봉사행정 두 토끼를 잡아달라는 얘기다. ●이동진 도봉구청장 재정자치 없는 지방자치는 허울에 불과하다. 세입은 그대로인데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 따른 의무적 분담률은 늘고 있다. 내년도 예산편성 자체가 어려운 처지다. 교부금 상향조정 등 자치구 재정위기 극복을 위한 결단을 기대한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1% 특권사회에서 다수 시민이 주인이 되는 선거였던 만큼 25개 자치구 어디에 살든 시민의 기본권이 잘 지켜지고 균형발전을 시켜주는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늘어나는 복지부담으로 자치구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도와줬으면 한다. ●김우영 은평구청장 지역 특색사업인 두꺼비하우징을 공약으로 받아준 만큼, 도시재생부문을 공급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희망제작소의 1000개 일자리 프로젝트를 시정에 접목시켜 줄 것도 기대하고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도시와 마을에 대해 평소 갖고 있던 아이디어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 특히 자치구가 생각하는 보편적 복지에 동행해주길 원한다. 뉴타운 문제는 피할 수 없는 현안인 만큼 정체된 뉴타운 지역을 해제하는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박홍섭 마포구청장 이웃끼리 정(情)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사람 중심의 시정을 이끌어주었으면 한다. 사회 양극화와 청년실업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 시책을 펼쳐 시민 삶의 질을 높여주기 바란다. 구의 현안에 대해서 진정성 그득한 관심으로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 ●추재엽 양천구청장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사람과 복지 중심으로 참된 정책을 펼쳐 1000만 시민이 모두 행복한 도시를 만들고, 서울 시민들의 삶을 바꾸는 첫 번째 시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노현송 강서구청장 선거 내내 범야권의 단합됐던 모습 속에서 앞으로 시정은 시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 의회와 원만한 해결점을 찾아갈 것으로 생각된다. 시민 눈높이에 맞춰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초심이 시정 곳곳에 스며들기를 희망한다. ●이성 구로구청장 시민들 힘으로 시장이 된 만큼 서민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헤아리는 시장, 보통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시장이 되길 바란다. 자치구와 서울시 간 상생협력도 활성화돼 서울시의 모든 공간이 시민들에게 행복한 곳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차성수 금천구청장 큰 짐을 짊어졌다. 그 짐을 시민과 나누며 함께 걸어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희망을 주는 시정을 펼쳐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금천 가산디지털단지 교통문제 해소, 주거환경·의료서비스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주길 희망한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자치구 간 교육 불균형이 해소되도록 재정지원에 애쓰길 바란다. 특히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서민경제 활성화와 노숙자·쪽방촌 생활자 등 어려운 주민에 대한 자립기반 조성과, 녹지가 부족한 영등포에 공원 등 녹지공간 확충에 힘써 달라. ●문충실 동작구청장 기계적으로 직원들을 대하지 말고 인간다운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훈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사람 냄새가 나는 행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특히 각 자치구의 형편에 맞도록 조정교부금을 균등하게 할애해 주는 것이 급선무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선거 때 공약한 것처럼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시정을 펴주길 바란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자치구들을 살펴 불균형을 해소해 주길 원한다. 서민들이 많이 사는 곳에는 특별지원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 ●진익철 서초구청장 기후변화에 따른 하수시스템이 미비해 폭우 때마다 속수무책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광화문광장 대심도 배수터널을 강남대로와 동작대로 밑에도 만들어 지대가 낮은 강남지역 시민들이 상습 침수의 악몽에서 벗어나도록 돕기를 희망한다. ●신연희 강남구청장 1000만 시민 모두의 칭송을 받는 걸출한 시장이 되길 기원한다. 강남구 현안인 5만여 가구의 노후아파트 재건축과 구룡마을, 재건마을 등 무허가촌 정비, 4만여평 한전부지 복합개발과 수서KTX역사 주변 개발문제에 관심을 가져 달라. ●박춘희 송파구청장 문정지구, 위례신도시 등 송파구 면적 3분의1에서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인데 조속히,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관심을 쏟아주길 바란다. 세계 26개국 77개 도시가 참가하는 ‘2011 리브컴어워즈 송파 국제대회’ 시상식(31일)에도 꼭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셨으면 좋겠다. ●이해식 강동구청장 서울시장을 뽑는다기보다 정치 흐름에 대한 메시지를 준 선거였다.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크게 뭉쳐 개혁해야 한다는 표심이 반영됐다고 믿는다. 시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만큼 공약도 잘 지키고, 시민운동을 하던 마음으로 시정을 펼쳐주길 바란다. 정리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저성장 터널 본격 진입

    저성장 터널 본격 진입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2분기에 이어 연속 3%대에 머무르며 약 2년 만에 최저 수준을 지속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4.3%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은이 내놓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3분기 중 실질 GDP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분기와 동일한 수치로 지난 2009년 3분기 1.0%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지속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한 포럼에서 “(GDP가) 예상보다는 좀 낮았다.”면서 “설비투자가 늘지 않은 게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김 총재는 “8월 초에 미국의 신용도가 하락하고 자본시장이 불안정해지니 환율이 크게 상승했다.”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서 수입이나 수출이 다 불안정해지고 이런저런 상황 때문에 우리 경제의 핵심이던 설비 투자 자체가 상당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도 한국경제와 관련해서는 “대외여건 악화로 내년 중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애초 전망치인 170억 달러보다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성장률은 내년에도 4%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예전처럼 5~6% 수준으로 경제성장을 하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큰 변동성 없이 3% 후반에서 횡보하는 수준이 당분간 진행될 것”이라면서 “잠재성장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7%로 추정한 바 있다. 삼성·LG경제연구소 등 민간연구소들도 3.6%로 보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데다 내수도 큰 폭으로 늘긴 어렵기 때문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수원~광명 고속道 환경파괴 우려”

    “수원~광명 고속道 환경파괴 우려”

    경기 수원~광명 간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수리산관통고속도로반대범시민대책위원회는 24일 군포시 산본신도시 중심상가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원∼광명 간 고속도로가 수리산을 관통하도록 설계돼 생태계 파괴 등이 우려된다.”며 공사중지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수리산 터널 공사가 진행되면 3만 그루의 나무가 잘리고 발파 과정에서 심각한 자연환경 파괴가 우려된다.”며 “행정의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국회의 내년 예산 심의과정에서 부지매입비를 삭감시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방문해 예산삭감 요구서와 시민 2만여명의 서명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지난 20일부터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확정한 고속도로 토지매입비 예산 111억원 중 절반 가까운 50억원을 삭감했던 국회가 내년 예산안에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지 주목된다. 토지매입비가 2년 연속 삭감되면 이와 연계되는 공사도 늦춰지는 게 불가피해서다. 정부가 지원해야 할 토지매입비는 3149억원에 이른다. 수원~광명 고속도로 사업시행자인 고려개발은 2016년까지 1조 2000억원을 들여 화성시 봉담읍~광명 간 27.4㎞에 걸쳐 왕복 4~6차로의 고속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 5월 군포시 둔대동 현장사무소 건립공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현장사무소 허가취소를 요구하는 대책위 회원 4명이 군포시 공무원에게 폭행당했다며 13명을 검찰에 고소하는 등 충돌을 빚기도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산림청의 정보시스템에 수리산이 산사태 위험 1등급 지역으로 나뉘었다.”며 “예산삭감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회원 모두 온몸을 던져 공사를 막겠다.”고 말했다 .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부동산 침체속 아파트 분양성공 비결 살펴보니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 것일까. 아니면 뛰어난 판촉전략의 결과인가. 부동산 경기가 침체의 터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분양에 나선 새 아파트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에 성공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분양 성공의 이유는 가지가지다. 실수요가 살아난 측면도 있지만, 주택업체의 뛰어난 판촉전략도 한몫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청약 시 분양 성공의 배경을 잘 파악한 뒤 청약을 할 필요가 있다. 자칫 실속보다는 거품이 낀 아파트에 청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분양 성공에는 판촉전략도 작용을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다.”면서 “청약 전에 인기 요인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수요를 선점했다 대우건설은 세종시에서 공무원 대상 특별분양에서부터 일반분양까지 무려 2592가구를 한꺼번에 분양했다. 세종시 아파트 수요가 한정된 점을 감안해 조기에 분양, 수요를 선점하자는 전략이었다. 전략은 그대로 맞아떨어졌고, 모든 가구 분양에 대성공을 거뒀다. ●이슈를 활용했다 동부건설은 지난달 말 인천 계양구에서 ‘계양 센트레빌2차’ 709가구를 분양했다. 결과는 평균 1.13대1의 경쟁률로 수도권 분양치고는 괜찮은 성적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부 큰 평형은 미달이 났지만 85㎡형 352가구에는 427명이 신청해 1.2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자들이 경인운하 개통 이후의 미래가치를 상당 부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브랜드로 승부했다 현대건설은 이달 초 창원 감계지구에서 감계힐스테이트 1082가구를 분양한 결과 1순위에서 2.53대1의 경쟁률로 분양을 마쳤다. 지난 주말 계약을 받자마자 계약률이 70%를 넘어섰다. 성공 비결은 브랜드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창원 일대에서는 3~4년간 유명 브랜드 아파트분양이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분양가가 3.3㎡당 817만원으로 녹록지 않았음에도 수요자들의 마음을 잡는 데 성공했다. ●안 되는 곳은 분양가를 낮추거나 미뤘다 그동안 미분양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주택업체들은 서둘러 분양하기보다는 될 곳을 먼저 분양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경기도 시흥 죽율동에 11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분양을 미룬 상태다. 현대건설도 충남 당진 송악지구 800여 가구 분양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GS건설도 경기 용인 신봉지구에 400여 가구의 물량이 있지만 분양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 분양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분양성이 좋지 않은 수도권에서는 분양가로 승부하기도 한다. 대우건설은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에서 ‘서수원푸르지오’ 1366가구의 분양가를 3.3㎡당 평균 820만원대로 잡았다. 인근 시세(3.3㎡당 900만원 안팎)보다 80만원쯤 낮았다. 다른 아파트 분양가와 비교하면 최대 3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새만금 ~ 전주 고속道 2014년 첫 삽

    새만금 ~ 전주 고속道 2014년 첫 삽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새만금개발청이 신설되는 등 새만금 관련 투자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새달 3~4일 해당지역 주민설명회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이르면 2014년 첫 삽을 뜬다. 새만금 신항만~김제~전주~완주 간 총연장 74.1㎞ 가운데 김제 진봉~전주~완주 간 54.3㎞의 고속도로를 개설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1조 6458억원. 내년에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는 설계비 22억원이 반영된 상태다. 최근 환경성 검토 연구용역이 완료돼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전주, 완주, 김제지역 9개 읍·면·동사무소에서 주민공람을 시작했다.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은 전주시 삼천3·서서학동, 김제시 진봉·성덕·백산·용지·금구면, 완주군 구이·상관면이다. 이 고속도로는 농경지가 많은 평야부를 관통하는 구간이 많아 성토를 하기보다는 교량형식이 많고, 완주군 상관면 구간은 산에 터널을 뚫어 익산~장수 간 고속도로에 연결하는 노선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해양부는 다음 달 3~4일 해당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전환경성검토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새만금지구 물동량 증가에 대비하고 동서 간 교통체계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와 함께 새만금 신항만과 연계되는 새만금 동서2축 도로망 구축사업이 병행 추진되도록 국토부에 적극 요청했다.”며 “현재 22억원만 반영된 설계비도 100억원으로 증액되도록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새만금~경북 포항을 연결하는 동서고속도로는 무주~대구 간 86㎞만 남겨두게 된다. ●새만금 개발청 2013년 신설 검토 전북의 숙원인 새만금 특별회계 설치와 새만금개발청 신설도 조만간 이루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새만금 사업 재원 확보와 통합관리를 위해 ‘새만금 종합사업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용역을 최근 발주했다. 이 용역은 한국재정학회가 맡아 이달부터 올 연말까지 실시된다. 특히 오는 2020년까지 13조 2000억원, 이후 9조원 등 총 22조 2000억원을 투자하는 새만금종합개발계획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어서 특별회계와 개발청을 설치하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번 용역을 통해 연도·사업·주체별 재원 규모와 수입·지출규모를 파악하고 재원조달 적정성을 분석할 계획이다. 기관별 재원조달 가능성과 적정성 등에 대한 전망, 각종 용지의 분양가, 임대료, 물부담금 등 수익금 규모도 파악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개발사례 조사를 병행한다. 사업개요, 특별회계 설치 유무, 운영방식, 개발이익 환수 방식, 제도적 근거 등을 조사해 앞으로 실정에 맞는 제도를 도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 함께 2013년쯤 새만금 개발청을 신설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이 신설되면 국토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6개 부처별로 나뉘어 추진되던 새만금 내부개발사업이 단일 기구로 통합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세계 최초 바다에 떠다니는 ‘골프섬’ 생긴다

    세계 최초 바다에 떠다니는 ‘골프섬’ 생긴다

    천혜의 경관으로 유명한 휴양지 몰디브에 세계 최초로 바다에 떠다니는 ‘골프 섬’이 등장할 것으로 전해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네덜란드 건설사 워터스튜디오(Waterstudio)는 최근 “여행객들이 바다를 구경하며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인공 섬 2개를 몰디브 해역에 띄울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용객들은 인공 섬을 연결하는 해저터널로 이동해 색다른 체험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몰디브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영토가 계속 줄어드는 곳. 건설사는 이러한 환경적 요인을 극복하고자 골프코스를 둔 인공 섬들을 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한화 5723억원 규모의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완공되는 인공 섬은 공항에서 단 5분 거리에 들어서기 때문에 골프 여행객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건설사는 밝혔다. 인공섬은 친환경적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태양열을 이용해 에너지를 소비할 뿐 아니라 무탄소 공간을 표방하겠다는 것. 이미 사업계획을 접한 세계적 골프리조트들은 계약을 한 상태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20·끝) 럭비인생 1막을 내리며

    [나는 국가대표다-조은지 기자의 훈련기] (20·끝) 럭비인생 1막을 내리며

    꿈이 끝나고 현실이 시작됐다. 온몸에 들었던 멍도 희미해졌고, 새까맣던 피부도 급속히 하얘지고 있다. 일어나자마자 사우나 뜨거운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이제는 가뿐히 잘 걷는다. 요즘 나는 다른 기자들처럼 스포츠 경기를 취재하고 기사를 쓴다. 쭉 그래 왔던 것처럼, 럭비를 했던 시간이 ‘한여름 밤의 꿈’인 것처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지난 150일의 국가대표 생활이 일단락됐다. 기자일과 운동을 병행하느라 시간에 쫓겨 종종거렸지만 후회는 없다. 대한민국 여자럭비 사상 첫 승을 거뒀고, 가족 같은 감독·코치와 동료들이 생겼다. ‘KOREA’가 박힌 트레이닝복이 옷장을 가득 채웠다. 단순히 ‘추억’이라고 부르기에는 무거운 시간이었다. 대표선수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배에는 어렴풋이 식스팩이 생겼고, 허벅지는 단단한 꿀벅지가 됐다. (동료들이 놀리는) ‘슈퍼파워 숄더’도 장착했다.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다. 매 순간 포기를 떠올렸지만 꾸역꾸역 잘 견뎌냈다. 힘든 터널을 통과하자 근성과 오기, 인내, 팀워크를 배울 수 있었다. 럭비를 하면 용감해진다더니 실제로 그렇다. 겁나는 것도, 무서운 것도 없다. 기자로서도 부쩍 성장했다. 앞으로 어떤 기자가 태극마크를 단 ‘선수’ 신분으로 해외 원정경기를 갈 수 있을까. 기자 명함을 갖고 있을 땐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는 보인다. 잘하는 팀을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다리가 후들거린다는 걸, 비행기를 타고 원정경기 가는 게 별로 달갑지 않다는 걸, 게으름을 부리고 싶을 때도 꽤 많다는 걸 말이다. 벤치멤버를 보면 나도 모르게 동병상련을 느낀다. 나도 두 경기 스타팅으로 나갔던 걸 빼면 거의 교체로 출전했다. 훈련도 열심히 했고 뛸 준비도 돼 있는데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하면 섭섭한 마음이 든다. 벤치에서 팀원들을 목이 터져라 응원하면서도 ‘나도 잘할 수 있는데….’ 하는 마음이 생긴다. 어쩔 수 없다. 그동안 취재를 다니면서 얘깃거리가 되는 선수-골을 넣은 선수나 주장 등-에만 집중했다. 묵묵히 땀을 흘리면서 승리를 위해 일조한 선수들은 관심 밖이었다. 하지만 ‘여자대표팀 조커(!)’였던 나는 이제 비주류 선수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낼 준비가 돼 있다. 그들은 ‘또 다른 나’다. 18일, 여자럭비팀은 김황식 국무총리와 오찬을 함께했다. 인도 아시아7인제대회를 마치고 해산한 지 꼭 2주 만이었다. 김 총리는 “늘 승리하는 것도 좋지만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고 소중하다. 어떤 일이든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한다면 실패하거나 지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은 우리팀이 공식 경기에서 패배를 거듭한다는 얘기를 듣고 격려 차원에서 초청했는데 그 사이 ‘1승’을 해버렸다고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선수 12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여자럭비의 현재와 미래를 꼼꼼하게 묻고 들었다. “패배를 통해서도 희망을 주고 있는 팀”이라는 찬사에는 절로 어깨가 무거워지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이제 내 ‘럭비인생 1막’이 내렸다. 다시 2막이 열릴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동안 따뜻한 응원의 눈길을 보내준 주변 사람들, 특히 ‘민폐 막내’에게 한없이 관대했던 체육부원들에게 감사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 zone4@seoul.co.kr
  • “공유지 사용료 부과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냐”

    “공유지 사용료 부과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냐”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김권영(58) 서울 동작구 행정관리국장은 16일 “지방자치단체의 공유지 사용료 부과는 정당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 3년간의 기나긴 소송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는 환희도 잠시, 정부가 ‘도시재정비 및 주거환경정비법’(가칭) 제정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고 “조합이 공유지를 독점적으로 사용해도 한 푼의 사용료도 부과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김 국장은 서초구 건설교통국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1월 재건축 공사를 하고 있는 반포주공 2·3단지가 구청 소유의 도로와 공원을 점거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차단한 채 공사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전국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공유지 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부과했다. 이어 조합에 ‘공유지 사용료’를 부과했다. 이 역시 전국 최초였다. 조합 측은 반대 소송을 제기했고 그는 소송을 사실상 혼자 진행했다. 조합원들의 항의는 물론이고 구청 내부에서도 “담당 업무도 아니면서 왜 나서느냐.” “조합원들의 불만만 키울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김 국장은 “법의 허술한 점을 조합이 스스로 유리하게 해석해 당연히 납부해야 할 사용료를 면제받으려고 했다.”면서 “주변의 냉랭한 시선 속에 외롭게 법정싸움을 이어 갔다.”고 회고했다. 김 국장은 올해 초 동작구로 옮겼다.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은 것일 수도 있지만, 동작구로 옮겨와서도 그는 소송을 중단하지 않았다. 마침내 공유지 사용료를 부과한 것이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고, 그의 노력으로 서초구는 260억원의 재정수입을 확보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헬프’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헬프’

    확실히 예전보다 여자 배우가 중심에 선 영화가 많이 줄었다. 요즘에도 ‘웬디와 루시’(2008)처럼 중요한 여성 영화들이 만들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대중영화의 영역에서 여배우들이 주목할 만한 역할을 창조해낸 작품을 만나기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프레셔스’(2009)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2011)과 ‘헬프’가 차지하는 의미는 적지 않다. 대중영화의 흐름을 바꾸었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각기 특색을 지닌 세 영화는 여성 영화의 모범적인 예를 남겼다. 대중적인 여성 영화에 대한 희망을 접기엔 아직 이른 것이다. ‘헬프’는 2009년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동명 원작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원작을 쓴 캐서린 스토킷과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낸 테이트 테일러가 연출을 맡았으며, 연기력을 인정받는 신·구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쟁쟁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포진한 여름 시즌에 여성 드라마 ‘헬프’는 대중과의 접점을 창출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스타가 없고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됐음에도 ‘헬프’는 북미 박스오피스 수위를 수주간 지켜내며 올여름 가장 성공한 영화 가운데 한 편으로 남았다. 1963년 미국 미시시피주의 잭슨. 갓 대학을 졸업한 스키터(엠마 스톤)는 작가를 꿈꾼다. 경험을 쌓고서 오라는 출판사 편집장의 충고에 따라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지역 신문사의 가사 칼럼을 맡게 됐으나 집안일에 서툰 그녀는 베테랑 가정부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오른쪽)에게 도움을 청한다. 에이블린과 대화하다 흑인 가정부의 현실에 눈뜬 스키터는 책을 쓰겠다며 인터뷰를 제안한다. 시민운동이 벌어지던 당시에도 잭슨은 견고한 룰이 버티고 섰던 곳이다. ‘짐 크로 법’으로 불리던 흑백분리 정책이 여전히 흑인들의 삶을 옭아매던 때, 백인의 무관심 탓에 아들을 잃은 에이빌린은 위험한 요청을 받아들인다. ‘헬프’는 20세기 중반 미국 남부에서 벌어졌음직한 소극이다. 괄괄한 성격 탓에 사건의 중심에 선 미니,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인 걸 모르는 인종차별주의자 힐리, 폐쇄적인 백인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다 미니의 도움으로 새 인생을 시작하는 셀리아 등의 인물이 어우러져 눈물과 웃음을 번갈아 빚는다. 영화의 일등공신은 여러 인물의 앙상블이다. 연륜을 더하면서 보석으로 자리 잡은 중견배우들과 야무진 신성의 조화가 기막히며, 더불어 허투루 버려지는 인물은 한 명도 없다. ‘헬프’는 교훈적이고 계몽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배움의 가치와 자신을 바르게 표현하는 것의 소중함을 깨우치며, 진실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궁금한 건 왜 작금의 미국인들이 20세기 중반이 배경인 교훈극을 사랑하게 됐느냐다. ‘헬프’의 성공은 잃어버린 선을 되찾기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마음을 반영한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길을 더듬던 그들은 그 안에 빛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모던한 작품을 선호하는 관객은 ‘헬프’를 순진하고 안전하며 고리타분한 작품으로 여길 게다. 그런 사람은 극 중 사용된 밥 딜런의 노래를 새겨들을 일이다. 딜런은 ‘두 번 생각하지 마, 괜찮거든’이라고 일러둔다. 그러니까 옳은 말씀 앞에서 굳이 배배 꼬인 마음을 품을 이유는 없다. 11월 3일 개봉. 영화평론가
  • 태국 치앙라이-시간은 그들의 규칙대로 흐른다

    태국 치앙라이-시간은 그들의 규칙대로 흐른다

    고산족인 아카족 마을의 어느 집 마당에서 조속조속 졸고 있는 빨래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HAILAND CHIANG RAI 시간은 그들의 규칙대로 흐른다 태국 북단의 치앙라이를 다녀왔다. 화사한 정원을 둘러보고 순백의 사원을 방문했으며 구수한 재래시장도 구경했다. 그리고 소수민족인 아카족의 마을에도 잠시 머물렀다. 한나절 잠시 머물렀을 뿐이지만 2박 3일의 일정 중에 그게 제일 좋았다. 지금도 그곳 사람들의 무구한 표정이 내 코끝에 걸려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치앙라이Chiang Rai 여정의 첫머리를 장식한 곳은 도이 퉁Doi Tung이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산인데, 산의 등줄기들이 중첩된 이곳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대목은 무성한 수목이 아니라 그 넉넉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마을의 감동적인 변천사였다. 여기에는 현 국왕의 작고한 어머니이자 태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리나가린드라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상전벽해의 마을과 순백의 사원 도이 퉁이 자리한 곳은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이기도 하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가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삼각형 모양으로 만나는 골든트라이앵글은 익히 알려진 대로 아편 생산 기지로 악명이 높았다. 사람들은 마약을 재배하고 하릴없이 마약에 중독돼 갔다. 사람과 마을과 자연이 모두 피폐해지는 상황을 가슴 아프게 여긴 스리나가린드라 여사는 이른바 ‘도이 퉁 프로젝트’를 공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녹화 사업, 아편 추방 운동, 주민 재활 사업 등을 맹렬하게 추진했다. 그녀는 마약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사람들에게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재배하는 법을 가르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 결과 마약이 지배하던 마을은 점차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오늘날 도이 퉁은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도이 퉁에는 커피와 마카다미아 농장이 있다. 1983년부터 태국 정부에 의해 아편의 온상 양귀비 밭이 불태워지자 대체 작물로 이들이 선택됐던 것이다. 특히 커피의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태국과 커피의 상관관계에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태국, 특히 북부 고산지대에 위치한 치앙라이와 치앙마이Chiang Mai는 커피 재배를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맛있는 커피 생산을 위한 기본 삼박자인 고도와 기후와 토양 등이 두루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이 퉁에서 경험한 커피의 향과 맛은 일품이었다. 맛이 복합적이면서도 각각의 맛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 채 균형을 잘 잡고 있었다. 보통의 커피와는 다른 상큼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도이 퉁에서 내려와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왓 롱쿤Wat Rong Khun을 찾았다. 왓 롱쿤은 화이트 템플, 말 그대로 백색 사원이었다. 사원은 두 가지 의미에서 눈부셨다. 건물의 장식미가 화려할 뿐만 아니라 외관이 온통 하얗게 칠해져 있어 파란 하늘과 강렬한 색의 대비를 이뤘다. 사원의 흰색은 부처님의 순결을, 사원에 쓰인 흰색의 유리는 우주를 밝게 비추는 부처의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어쨌든 세계를 유람하며 수도 없이 많은 불교 사원을 가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기한 모습임에는 틀림이 없다. 미증유의 사원을 창조해낸 인물은 찰럼차이Chalermchai라고 하는 지역의 ‘괴짜 예술가’다. 건축가이자 화가인 그는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1998년에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삽을 뜬 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왓 롱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방인의 눈에는 흠잡을 데 없는 ‘완성품’처럼 보이지만 창조자의 생각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예술가의 끝없는 창작욕인지 아니면 터무니없는 과욕인지 알 수 없지만 찰럼차이는 해마다 조금씩 왓 롱쿤의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그는 앞으로도 수십년의 공기工期를 더 들일 것이라고 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만일 풍문이 사실이라면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화이트 템플의 완성은 그의 사후에나 가능할 일일 것이다. 고산족 마을에서 보낸 한나절 숙소에서 땀으로 뒤범벅된 옷을 갈아입은 다음, 시내로 나가기 위해 자전거 택시에 올랐다. 지붕이 있는 승객용 삼륜 자전거는 노회한 운전사의 인도 아래 물 흐르듯 막힘없이 나아갔다. 지천명을 넘겼음 직한 사내의 종아리에 힘줄이 불끈 솟았다. ‘세 바퀴 택시’에서 내려 재래시장 탐방에 나섰다.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컬러풀한 열대의 과일들과 푸릇푸릇한 채소들과 다양한 종류의 길거리 음식들이었다. 그중에는 우리의 순대와 비슷해 보이는 먹을거리도 있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손님을 부르는 소리, 파는 자와 사는 자 사이의 흥정, 그리고 물건을 구입한 사람이 셈을 치르는 소리로 시장은 들끓었다. 치앙라이의 고산지대는 흔히 ‘살이 있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카렌족, 아카족, 리수족, 몽족 등의 소수민족이 촌락을 이루어 곳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아카족의 마을로 향했다. 마을이 산악 지대에 올라앉아 있는 탓에 중간에 사륜구동 차량으로 갈아타야 했다. 아카족은 중국 남부의 윈난성 등지에서 메콩 강을 따라 이주해 온 부족이다. 이들은 화전을 일구거나 야채나 콩을 재배하며 살아간다. 아카족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점은 물을 유난히 무서워하고, 전통적으로 일부다처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물의 영혼을 두려워한 나머지 잘 씻지 않는데, 물에서 말라리아나 박테리아가 나온다고 믿는단다. 일각에서는 이런 미신이 물이 부족한 아카족의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아카족의 남자는 15세, 여자는 13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 결혼식은 보통 여자가 임신을 한 연후에 이뤄지는데, 신부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남자 측에서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살펴본 아카족 마을은 짐작했던 대로 시간이 정지한 곳처럼 보였다.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허름한 풍경과 열악한 삶의 조건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인의 일방적인 시선과 편견에 가까운 기준을 마을 주민들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잔주름이 많은 할아버지는 대를 엮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으며, 마을 아낙들은 동전이 주렁주렁 달린 전통 모자를 쓴 채 그늘 밑에서 한담을 나누었다. 까맣게 그을린 사내는 내리꽂는 햇볕에 곡식을 말리고 있었으며, 아이들은 맨발로 동네를 뛰어다니며 들까불었다. 그들은 늘 그랬듯이 고유한 시간의 법칙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일상을 고수하고 있었다. 딱히 밝을 것도, 딱히 어두울 것도 없는 그들의 얼굴은 관광객의 순간으로 규정하거나 재단할 수 없는, 면면히 이어지는 일상의 표정이었다. 어느 가정집에서 점심 대접을 받았다. 달걀부침과 나물과 찐 호박이 상 위에 올랐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 다음에는 따끈한 엽차도 얻어 마셨다. 안주인의 손맛에 더해 마음 맛이 느껴지는 밥상이었다. 포만감을 느끼며 집 밖으로 나왔다. 주민들 모두가 점심을 먹고 낮잠이라도 자는 것처럼 마을 전체에 적막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목욕 후의 나른함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유난히 하늘이 높았던 청명한 날, 고산족 마을의 오후가 그렇게 느릿느릿 흘러가고 있었다. 치앙라이Chiang Rai 여정의 첫머리를 장식한 곳은 도이 퉁Doi Tung이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산인데, 산의 등줄기들이 중첩된 이곳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대목은 무성한 수목이 아니라 그 넉넉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마을의 감동적인 변천사였다. 여기에는 현 국왕의 작고한 어머니이자 태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리나가린드라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1 건물의 외관이 온통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는 일명 화이트 템플로 불리는 왓 롱쿤 2 아카족 마을의 여인들. 악령을 막아 준다는 전통 모자를 쓰고 있다 3 치앙라이 시내를 달리는 자전거 택시와 오토바이들 4 신나게 뛰어놀고 있는 아카족 마을의 아이들 5 도이 퉁 지역의 특산물 중 하나인 마카다미아 6 물 위에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왓 롱쿤 7 아카족 마을의 최고령 할아버지 8 치앙라이 재래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행상 9 먼 길 달려온 손님을 위해 아카족의 한 아주머니가 마련해준 점심상. 누구에게는 소박할 수도 있겠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푸짐한 상차림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상전벽해의 마을과 순백의 사원 도이 퉁이 자리한 곳은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이기도 하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가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삼각형 모양으로 만나는 골든트라이앵글은 익히 알려진 대로 아편 생산 기지로 악명이 높았다. 사람들은 마약을 재배하고 하릴없이 마약에 중독돼 갔다. 사람과 마을과 자연이 모두 피폐해지는 상황을 가슴 아프게 여긴 스리나가린드라 여사는 이른바 ‘도이 퉁 프로젝트’를 공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녹화 사업, 아편 추방 운동, 주민 재활 사업 등을 맹렬하게 추진했다. 그녀는 마약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사람들에게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재배하는 법을 가르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 결과 마약이 지배하던 마을은 점차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오늘날 도이 퉁은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도이 퉁에는 커피와 마카다미아 농장이 있다. 1983년부터 태국 정부에 의해 아편의 온상 양귀비 밭이 불태워지자 대체 작물로 이들이 선택됐던 것이다. 특히 커피의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태국과 커피의 상관관계에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태국, 특히 북부 고산지대에 위치한 치앙라이와 치앙마이Chiang Mai는 커피 재배를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맛있는 커피 생산을 위한 기본 삼박자인 고도와 기후와 토양 등이 두루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이 퉁에서 경험한 커피의 향과 맛은 일품이었다. 맛이 복합적이면서도 각각의 맛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 채 균형을 잘 잡고 있었다. 보통의 커피와는 다른 상큼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도이 퉁에서 내려와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왓 롱쿤Wat Rong Khun을 찾았다. 왓 롱쿤은 화이트 템플, 말 그대로 백색 사원이었다. 사원은 두 가지 의미에서 눈부셨다. 건물의 장식미가 화려할 뿐만 아니라 외관이 온통 하얗게 칠해져 있어 파란 하늘과 강렬한 색의 대비를 이뤘다. 사원의 흰색은 부처님의 순결을, 사원에 쓰인 흰색의 유리는 우주를 밝게 비추는 부처의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어쨌든 세계를 유람하며 수도 없이 많은 불교 사원을 가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기한 모습임에는 틀림이 없다. 미증유의 사원을 창조해낸 인물은 찰럼차이Chalermchai라고 하는 지역의 ‘괴짜 예술가’다. 건축가이자 화가인 그는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1998년에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삽을 뜬 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왓 롱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방인의 눈에는 흠잡을 데 없는 ‘완성품’처럼 보이지만 창조자의 생각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예술가의 끝없는 창작욕인지 아니면 터무니없는 과욕인지 알 수 없지만 찰럼차이는 해마다 조금씩 왓 롱쿤의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그는 앞으로도 수십년의 공기工期를 더 들일 것이라고 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만일 풍문이 사실이라면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화이트 템플의 완성은 그의 사후에나 가능할 일일 것이다. 고산족 마을에서 보낸 한나절 숙소에서 땀으로 뒤범벅된 옷을 갈아입은 다음, 시내로 나가기 위해 자전거 택시에 올랐다. 지붕이 있는 승객용 삼륜 자전거는 노회한 운전사의 인도 아래 물 흐르듯 막힘없이 나아갔다. 지천명을 넘겼음 직한 사내의 종아리에 힘줄이 불끈 솟았다. ‘세 바퀴 택시’에서 내려 재래시장 탐방에 나섰다.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컬러풀한 열대의 과일들과 푸릇푸릇한 채소들과 다양한 종류의 길거리 음식들이었다. 그중에는 우리의 순대와 비슷해 보이는 먹을거리도 있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손님을 부르는 소리, 파는 자와 사는 자 사이의 흥정, 그리고 물건을 구입한 사람이 셈을 치르는 소리로 시장은 들끓었다. 치앙라이의 고산지대는 흔히 ‘살이 있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카렌족, 아카족, 리수족, 몽족 등의 소수민족이 촌락을 이루어 곳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아카족의 마을로 향했다. 마을이 산악 지대에 올라앉아 있는 탓에 중간에 사륜구동 차량으로 갈아타야 했다. 아카족은 중국 남부의 윈난성 등지에서 메콩 강을 따라 이주해 온 부족이다. 이들은 화전을 일구거나 야채나 콩을 재배하며 살아간다. 아카족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점은 물을 유난히 무서워하고, 전통적으로 일부다처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물의 영혼을 두려워한 나머지 잘 씻지 않는데, 물에서 말라리아나 박테리아가 나온다고 믿는단다. 일각에서는 이런 미신이 물이 부족한 아카족의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아카족의 남자는 15세, 여자는 13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 결혼식은 보통 여자가 임신을 한 연후에 이뤄지는데, 신부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남자 측에서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살펴본 아카족 마을은 짐작했던 대로 시간이 정지한 곳처럼 보였다.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허름한 풍경과 열악한 삶의 조건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인의 일방적인 시선과 편견에 가까운 기준을 마을 주민들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잔주름이 많은 할아버지는 대를 엮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으며, 마을 아낙들은 동전이 주렁주렁 달린 전통 모자를 쓴 채 그늘 밑에서 한담을 나누었다. 까맣게 그을린 사내는 내리꽂는 햇볕에 곡식을 말리고 있었으며, 아이들은 맨발로 동네를 뛰어다니며 들까불었다. 그들은 늘 그랬듯이 고유한 시간의 법칙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일상을 고수하고 있었다. 딱히 밝을 것도, 딱히 어두울 것도 없는 그들의 얼굴은 관광객의 순간으로 규정하거나 재단할 수 없는, 면면히 이어지는 일상의 표정이었다. 어느 가정집에서 점심 대접을 받았다. 달걀부침과 나물과 찐 호박이 상 위에 올랐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 다음에는 따끈한 엽차도 얻어 마셨다. 안주인의 손맛에 더해 마음 맛이 느껴지는 밥상이었다. 포만감을 느끼며 집 밖으로 나왔다. 주민들 모두가 점심을 먹고 낮잠이라도 자는 것처럼 마을 전체에 적막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목욕 후의 나른함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유난히 하늘이 높았던 청명한 날, 고산족 마을의 오후가 그렇게 느릿느릿 흘러가고 있었다. 치앙라이Chiang Rai 여정의 첫머리를 장식한 곳은 도이 퉁Doi Tung이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산인데, 산의 등줄기들이 중첩된 이곳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대목은 무성한 수목이 아니라 그 넉넉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마을의 감동적인 변천사였다. 여기에는 현 국왕의 작고한 어머니이자 태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리나가린드라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Travel to Chiang Lai 1 치앙라이 시내의 불교 사원 2 수안팁 바나 리조트의 객실 내부. 침대 옆에 전통 복장을 한 목각 인형이 놓여 있다 ▶가는 방법 방콕 돈무앙 공항에서 타이항공의 국내선을 이용하면 치앙라이까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자동차로 치앙라이 공항에서 도이 퉁까지는 약 1시간이, 치앙라이 시내에서 아카족 마을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볼거리 왓 프라캐오Wat Phra Kaeo는 방콕의 왓 프라캐오에 있는 그 유명한 에메랄드 불상이 있었던 곳이다. 원래는 다른 이름이었으나 에메랄드 불상이 발견되면서 지금과 같은 이름을 갖게 됐다. 옥으로 만든 같은 모양의 불상이 본당에 모셔져 있다. 14세기 지어진 왓 프라싱Wat Phra Sing은 ‘신성한 사자의 사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역시 같은 이름의 사원이 치앙마이에도 존재하는데, 치앙라이에 있던 불상을 옮겨다 놓았다. 산악민족박물관Hilltribe Museum은 고산족의 민예품과 생활 도구 등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호텔 레전드 치앙라이 부티크 리버 리조트 & 스파(www.thelegend-chiangrai.com)는 치앙라이 시내를 적시고 지나가는 매콕 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차로 수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수페리어 스튜디오, 디럭스 스튜디오, 그랜드 디럭스, 풀 빌라 등으로 객실의 종류가 나뉜다. 울창한 열대림에 싸여 있는 수안팁 바나 리조트(www.suanthipresort.com)는 자연의 호젓한 기운이 충만한 곳이다. 널찍한 객실에는 개별 테라스가 딸려 있다. 아유르베딕 마사지를 받거나 쿠킹 클래스에 참가할 수 있다. 리조트 뒤편의 강에서 대나무로 만든 뗏목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부산 지하도로·고속간선망 구축키로

    부산을 가로지르는 지하 도로망과 고속간선망이 구축된다. 부산시는 도심을 횡단하는 지하도로망과 고속간선망을 구축하는 도시교통정비 기본계획(2012∼2031년)를 확정, 고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계획은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따라 20년 단위로 수립된다. 동-서 3개 축, 남-북 1개 축의 지하도로망이 생긴다. 남북 축은 북항~금정(16.4㎞), 동서 축은 초읍~해운대(12.2㎞)·대저~문현(14.7㎞)·엄궁~북항(7.4㎞) 노선이며 각각 4차로다. 부산시는 지하도로망이 건설되면 부산 횡단시간이 20분 내외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서(녹산~광안대교, 엄궁~북항, 가락~문현, 식만~해운대, 강서~제2만덕터널, 초정~기장)와 남-북(녹산~대저, 명지지구~대저, 명지지구~대동, 북항~금정,부산역~노포IC, 해운대~울산)으로 6개축별로 ‘6×6 고속간선망’이 놓인다. 기본계획에는 이 밖에도 복합환승센터 개발,해상택시·버스 등 신교통수단 도입,해륙종합터미널 조성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같은 도심교통 도로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45조 257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부산시 부담액은 21조 2933억원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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