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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초 옛 정보사 땅, 미술관·비즈니스 허브 탈바꿈

    서초 옛 정보사 땅, 미술관·비즈니스 허브 탈바꿈

    ‘보존이냐 개발이냐’를 두고 40여년간 의견 충돌이 있던 서울 서초구 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에 문화예술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서초구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서리풀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안)’이 수정가결됐다고 25일 밝혔다. 서리풀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은 정보사 부지 전체 16만㎡ 중 공원을 제외한 9만 7000㎡에 대한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안)이다. 서리풀공원 주변의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주거용도는 불허하고 남측부지에는 블록체인·빅데이터 등 관련 기업의 입주를 유도해 4차 산업혁명 클러스트를 구축한다. 또 북측 부지에 애초 입안 시 검토됐던 관광숙박시설이 글로벌 비즈니스타운(업무시설)과 공공용지로 변경됐다. 서초구는 이곳을 친환경 첨단 비즈니스 허브로 조성할 예정이다. 또 공공기여를 통해 구를 대표하는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 부지는 보존과 개발에 대한 기관 간의 의견 충돌로 40여년간 한 발짝도 떼지 못했다. 국방부는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고, 서울시와 주민들은 숲을 보전한 문화 공간 확충을 요구해서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터널공사와 부지 활용 방안을 분리하는 ‘투 트랙’ 추진으로 지난해 서리풀터널이 개통하는 등 물꼬를 틀 수 있었다. 이 사업은 내년에 착공해 2025년 준공할 예정이며 모두 2조 3000억원이 투입된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이번 세부개발계획 수립으로 주민 숙원 사업인 ‘서리풀 복합문화공간 조성’과 ‘문화삼각벨트 육성’을 위한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난해 9월 확정된 내방역 지구단위계획과 현재 절차를 밟는 서초로 지구단위계획과 더불어 서초의 동서축과 반포대로 문화육성축을 연결하는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전국 도심 ‘안전속도 5030’ 다음달 17일부터 전면 시행

    전국 도심 ‘안전속도 5030’ 다음달 17일부터 전면 시행

    다음 달 17일부터 전국 도심지역의 차량 속도가 시속 50㎞로 제한된다.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는 차량은 시속 30㎞ 이하로 달려야 한다. 음주·무면허·뺑소니 사고 운전자에게는 보험금 전액을 구상하고, 12대 중과실 사고는 차량 수리비 청구를 제한한다. 비보호 횡단보도에서 운전자는 의무적으로 일시정지해야 한다. 정부는 25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을 확정했다. 대책에 따르면 ‘안전속도 5030’이 전면 시행된다. 일부 지역에서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도심부 제한속도 50㎞/h가 전국 모든 도심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도심 제한속도 50㎞/h를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에서는 교통사고사망이 8~24%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어린이보호구역의 모든 도로는 제한속도를 30㎞/h로 제한하고, 불법 주정차 과태료·벌칙금은 일반도로의 3배로 높인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을 고쳐 음주·무면허·뺑소니 사고는 보험금 전액을 구상하고, 마약·약물운전도 사고부담금 대상에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음주운전 사고 구상은 대인 1000만원, 대물 500만원으로 한정됐고 뺑소니 사고도 대인 300만원, 대물 100만원 안에서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무면허·음주운전·중앙선침범 등 12대 중과실 사고는 차 수리비(대물) 청구도 제한할 계획이다. 교통법규 위반 횟수에 따라 과태료를 가중 부과토록 처벌을 강화한다.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에도 운전자는 반드시 일시정지해야 한다. 현재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에만 운전자에 일시정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보·차도 미분리 도로에서는 보행자에 통행 우선권을 준다. 횡단보도·어린이 보호구역 사고는 보험료를 할증한다. 버스·택시 음주운전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화물 운전차 적정 휴게시간을 기존 4시간 운전·30분 휴식에서 2시간 운전·15분 휴식으로 개선한다. 운행기록장치(DTG)는 기록기능 외에 통신기능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기준을 강화해 사고원인을 밝히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이륜차 사고를 줄이도록 신고·정비·검사·폐차 등 종합관리체계를 마련하고, 번호판 체계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륜차 배송업에 소화물 배송대행사업 인증제와 표준계약서를 도입한다. 사고를 줄이기 위한 시설개선도 이뤄진다. 사고가 잦은 곳, 급커브 구간 도로 개선사업을 펼치고, 졸음 쉼터 17곳도 추가 설치한다. 500m 이상의 3등급 터널에 제연설비·진입차단설비 등 방재 설비를 보강하고, 고속도로 안전띠 미착용 단속 장비도 시범 구축·운영할 계획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추승우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2020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선정

    추승우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2020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 선정

    서울시의회 추승우 의원(더불어민주당·서초4)이 수도권일보와 시사뉴스가 공동으로 선정한 ‘2020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수도권일보와 시사뉴스는 매년 행정사무감사 기간 의원들의 감사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시민생활에 대한 심도 있는 질의와 정책 대안 제시, 시민의 알권리 충족과 현안 해결 기여 등을 고려해 우수의원을 선정하여 시상해오고 있다. 추 의원은 도시교통실 소관 부서 행정사무감사에서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를 3,300억원을 징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혼잡도 개선 효과가 저조한 점을 지적하고, 혼잡통행료 부과지역의 지정 및 해제 기준 마련 필요성을 강력히 주문하는 등 시민들의 삶과 밀접한 민생문제를 시정·건의해왔다. 추 의원은 교통위원회 위원뿐 아니라 운영위원회 위원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금번 수상을 계기로 다양한 지역현안에 대한 정책감사를 통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시정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게 되었다. 추 의원은 “서초 주민들께서 주신 소중한 의견을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펼친 결과 뜻깊은 상을 받게 됐다”며 “2021년에도 주민 여러분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늘 소통하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숨통 탁 트이는 비대면 명소들… “경북, 어디까지 가봤십니꺼”

    숨통 탁 트이는 비대면 명소들… “경북, 어디까지 가봤십니꺼”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푸른 동해와 길게 뻗은 백두대간, 울릉도와 독도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한 경북이 ‘언택트(비대면) 관광 1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비대면 힐링 관광 최적지로 손꼽힌다. 특히 자연의 숨결을 한결 느끼기 좋은 봄을 맞아 더욱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19로 곳곳의 봄꽃 축제는 취소됐지만, 아름다운 풍경과 꽃은 그대로 즐길 수 있다. 여행하기 좋은 때를 맞춰 경북도가 추천한 가족·연인과 함께 건강하고 안전하게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는 주요 비대면 관광지를 23일 알아봤다. 지금까지 전국구 관광지에 가려져 비교적 덜 알려진 명소도 여럿 포함됐다. 너른 풍경과 맑은 공기는 덤으로 누린다.코로나19 장기화로 숨 가쁜 일상, 어디서도 만족하기 어렵다면 경북으로 떠나 보자. 주요 추천 관광지는 먼저 젊은 연인들의 핫플레이스인 안동의 낙강(洛江·낙동강)물길공원이다. 본래 이름보다 안동 ‘비밀의 숲’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입구부터 우람한 은행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특히 창포와 수련, 옥잠화로 초록빛을 띠는 인공연못 위로 드리워진 붉은 단풍나무 색의 대비가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그래서 한국의 프랑스 화가 모네의 정원인 ‘지베르니 정원’으로도 불린다. 인근 안동댐·월영공원까지 이어지는 산책로와 수변데크는 산책길로도 그만이다. 안동 시가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인 안동루 역시 놓치면 섭섭하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언택트 100곳에 선정했다.포항 이가리닻전망대는 청하면 바닷가 이가리에 배의 닻 모양을 형상화해 설치한 전망대이다. 지난해 5월 높이 10m, 길이 102m 규모로 준공됐다. 전망대에 서면 주위의 해송 군락과 탁 트인 동해를 한눈에 즐길 수 있다. 북쪽 해안으로는 월포해수욕장, 방어리, 조사리가 잔잔한 곡선으로 멀어진다. 전망대는 독도를 향하고 있다. 이곳에서 독도까지는 직선거리로 251㎞. 최근 들어 드라마 ‘런 온’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SBS와 한국신문협회가 공동기획한 ‘배낭 메고 인생네컷’ 포항 편에 소개되기도 했다. 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은 축구장 42개 크기인 30.6㏊의 면적을 차지한다. 30년 가까이 살아온 20m 크기의 자작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줄기 굵기는 60㎝ 정도다. 남부 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산림청 국유림 명품숲으로 선정돼 산림휴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산마을 삼거리에 주차하면 숲까지 3㎞ 남짓 걷게 된다. 1시간 정도의 삼림욕이다. 중간중간 걸음을 멈춘 채 두 팔을 벌려 심호흡도 하고 자작나무 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여유가 생긴다. 숲 인근 약 4㎞의 계곡은 사람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다.울릉도 행남해안둘레길·성인봉(해발 986.4m) 원시림은 전국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행남해안길은 울릉도의 최대 번화가인 도동방파제에서 저동 촛대바위까지 총 2.6㎞ 구간에 걸쳐 있다. 울창한 숲과 함께 절벽에서 푸른 바다를 감상할 수 있어 산책로의 백미로 꼽힌다. 미국 CNN 방송은 한국에 가면 꼭 가 봐야 할 관광지로 추천했다. 성인봉은 우리나라 섬의 산 가운데 제주도 한라산 다음으로 높다. 우리 땅 동쪽 끝, 원시림이 빼곡한 봉우리까지 오르며 끝없이 펼쳐진 동해를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진다. 천연기념물인 섬백리향과 울릉국화 등 40여종의 특종식물이 길손을 반긴다.김천의 사명대사공원은 백두대간 황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과 인근 직지사 등 문화·역사 자원을 연계한 문화·생태·체험형 관광지이다. 대표적 상징물은 5층 목탑(높이 41.2m) 형태로 지어진 ‘평화의 탑’이다. 신라 황룡사 9층 목탑을 본떠 만들어졌다. 1층 전시공간에선 탑을 짓는 영상 자료와 사명대사 관련 전시물을 볼 수 있다. 1층에선 꼭대기인 5층에서 조망하는 주변 전경을 담은 영상도 보여 준다. 이 탑은 밤에는 외부 설치 조명을 받아 빛나는 신비스런 모습을 연출한다. 평화의 탑 아래 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인문학 강의, 예술단 공연, 우리차 시음회 등 각종 문화예술 행사가 열린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텐트나 차량을 이용한 캠핑이 비대면 여행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날이 풀리면서 ‘방콕’하던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덜한 캠핑장과 자연관광지를 즐겨 찾고 있다. 경북도는 ‘클린 캠핑’을 테마로 도내 캠핑 여행지를 선정해 추천했다. 우선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는 경주 토함산 풍력발전 단지이다. 산 능선을 따라 7기의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있으며 바람길 산책로, 피크닉 테이블 조성 등으로 신흥 차박(차에서 묵기) 여행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일몰과 은하수 풍경이 매력적이어서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에게 출사지 명소로 잘 알려진 곳이다. 영덕 고래불국민야영장은 동해 고래불해수욕장 내에 동물형 카라반 25개, 숲속야영장과 오토캠핑장 123동, 조형전망대, 해안산책로, 편의시설 등을 갖췄다. 샤워장 및 취사장, 바닥 분수, 유아풀장, 어린이놀이터 등을 구비해 남녀노소 누구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6개 해안마을을 배경으로 장장 20리나 펼쳐진 명품 해수욕장이다. 상주보 오토캠핑장은 드넓은 낙동강에서 수상레포츠와 캠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주변에 국립 낙동강생물자원관과 경천대가 있어 아이와 함께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4만여㎡ 터에 오토캠핑 60면, 일반캠핑 20면, 방갈로 6동을 비롯해 샤워실, 어린이놀이터, 파고라, 농구장, 족구장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포항 도구해수욕장은 포스코와 구룡포 해수욕장의 중간지점인 포항시 동해면 도구리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백사장이 4만여㎡에 길이 800m, 폭 50m 규모로 주변의 이국적인 야자수 그늘 아래가 차박 캠핑장소로 유명하다. 고대 설화인 연오랑과 세오녀의 전설이 서려 있는 곳이다.경주 나아해변은 차박 관광지로 각광받는다. 작은 자갈이 깔린 몽돌해변으로 한적하고 조용해서 가족들과 연인이 함께할 수 있는 차박, ‘비박’ 캠핑지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별에서 출발한 여행, 영양 맹동산풍력단지와 수비별빛캠핑장 ▲일몰이 예쁜 바람의 언덕 풍차, 군위 화산산성 캠핑장 ▲배우 공유가 머무른 곳, 올모스크 홈스테이 청송 등이 있다.경북도는 또 벚꽃 시즌을 맞아 경주 여행을 권했다. 경주는 이달 말부터 다음달 첫째 주까지 도시 전체가 벚꽃 물결로 뒤덮인다. 보문단지와 대릉원, 반월성과 안압지, 계림숲, 첨성대 등 동부사적지 일대, 불국사, 무장산 입구 등 경주의 주요 사적지에 벚꽃이 지천이다. 특히 김유신 장군 묘 벚꽃은 꽃터널로 유명하고 보문단지는 말할 것도 없이 ‘꽃 대궐’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우리 도는 코로나19로 변화된 관광 수요에 맞는 개별관광 중심의 안전여행에 적합한 관광 상품을 개발·운영하고 있다”면서 “지금 코로나 청정 관광지인 경북을 방문하면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추억까지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32분 길을 8분 만에… 터널 뚫고 ‘일거양득’ 양천

    32분 길을 8분 만에… 터널 뚫고 ‘일거양득’ 양천

    “마무리 작업하는 과도기에 사고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써주세요.” 서울 양천구 경인고속도로 신월IC ‘신월여의지하도로(서울제물포터널)’ 공사현장을 지난 16일 방문한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터널 곳곳을 둘러보며 “공사를 마치고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과도기 때 잠깐 방심하는 사이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김 구청장은 “교통표지판 등 위험요소를 전반적으로 미리 검토, 점검해 구청에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한창 마무리 작업 중인 터널 내부에는 유사시에 대비해 곳곳에 차량이나 사람들이 대피할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 사람 피난 통로는 200m마다, 차량 우회 통로는 600m마다 설치돼 있었다. 소화전함이나 각종 방송장비 등도 일정한 간격으로 있었다. 공사 관계자는 “양천소방서에서 출동한 소방차가 출입구를 통해 진입하려면 20여분이 소요되지만, 터널 지상부에 있는 자체 소방차를 활용하면 5~7분 내에 화재 현장에 도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16일 0시에 개통을 앞둔 신월여의지하도로는 1968년 개통한 경인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이다. 우리나라 최초 고속도로로 인천 서구부터 서울 양평동까지 이어지며, 그동안 서울과 인천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고 서울~인천 간 광역도시권 형성에 일조했다. 하지만 경인고속도로는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도심을 단절하고 상습적인 교통 정체로 인해 고속도로의 기능이 저하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서울시는 2015년 10월 ‘서울제물포터널’이라는 이름으로 신월나들목에서 여의나루 나들목, 샛강 나들목까지 7.53㎞ 구간을 지하화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이 도로는 15인승 이하 소형차 전용도로로, 제한속도는 80㎞다. 스마트톨링이라는 시스템으로 무정차 통과가 가능해 신월여의지하차도를 이용할 경우 기존 도로로 32분 소요되던 시간은 8분으로 크게 단축된다. 기존의 국회대로는 지하 1층 지하도로와 지상층 도로로 분화될 예정이다. 지상구간은 2024년까지 공원과 같은 녹지로 조성된다. 구 관계자는 “지상교통량이 지하터널로 분산되며 지상의 교통량도 크게 감소해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질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는 지상공원화 사업과 연계해 보행자 중심의 걷기 좋은 거리로 만들고, 목동의 로데오거리를 활용한 상권 활성화 등의 연관 사업을 구상 중이다. 김 구청장은 “육교와 고가차도로만 이동이 가능해 양천과 강서 간 오랜 단절을 야기했던 지역이 자연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지며 활력 넘치는 거리로 변모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휴~스턴, 지긋지긋하던 20연패 탈출

    휴~스턴, 지긋지긋하던 20연패 탈출

    미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가 구단 최다 20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휴스턴은 23일(한국시간) 휴스턴 토요타 센터에서 열린 2020~21시즌 NBA 정규리그 토론토 랩터스와의 홈 경기에서 117-99로 이겼다. 지난달 7일 샌안토니오 스퍼스전 패배를 시작으로 연전 연패하며 구단 창단 최다 20연패에 허덕이던 휴스턴은 한 달 보름 만에 감격의 승리를 따냈다. 트리플더블(19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을 기록한 존 월을 비롯해 스털링 브라운(20점), 제이션 테이트(22점), 크리스천 우드(19점) 등 선발 5명 중 4명이 20점 안팎의 득점으로 고르게 활약했다. 휴스턴은 이번 시즌 개막 직전 러셀 웨스트브룩이 월과 맞교환되어 워싱턴 위저즈로 떠난 데 이어 지난 1월 제임스 하든이 브루클린 네츠로 이적하는 등 명예의 전당급 스타들을 거푸 잃어 위기를 맞았다. 하든이 떠난 이후 한 때 6연승을 달리며 힘을 내기도 했으나 곧바로 암흑의 터널이 찾아오며 수직 낙하했다. 지난달 27일 10연패를 할 때 상대였던 토론토와 전반에는 접전을 펼쳤으나 3쿼터부터 한때 13점 차로 앞서는 등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점수가 다시 좁혀져 88-86으로 2점 앞서 돌입한 4쿼터에 휴스턴은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며 승리를 따냈다. 4쿼터 중반 우드의 턴어라운드 점프슛과 테이트의 자유투가 거푸 림을 가르며 101-90으로 앞선 뒤에는 두자릿수 점수 차를 유지하며 경기를 마무리 했다. 우드는 경기 종료 4분여를 앞두고 덩크 2방을 터뜨리며 승리의 기분을 만끽하기도 했다. 휴스턴은 12승 30패로 서부 콘퍼런스 14위, 토론토는 17승 26패로 동부 11위를 달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빽빽한 도심 보물 같은 너, 거기 그대로 있어 좋구나

    빽빽한 도심 보물 같은 너, 거기 그대로 있어 좋구나

    ●역사적·문화적 가치 있는 건축자산 지정해 관리 일상의 공간들은 시간의 더께가 앉으면서 추억이 되고 자산이 된다. 도시도 국가도 시간이 흘러가면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쌓여 역사가 된다. 역사와 함께했던 유무형의 자산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는 문화재의 영예를 얻어 살아남는다. 하지만 그런 영광을 누리는 자산들은 많지 않다. 현대화와 합리성을 핑계로 우리 역사를 지키던 소중한 많은 것들이 자취도 없이 사라져 가고 있다. 근현대 건축물들의 운명은 특히나 그렇다. 개발 논리에 휘둘려 부지불식간 헐리고 뜯겨서 종적을 감춘다. 그 자리를 대신 채우는 것은 괴물처럼 크고 높은 매머드 건축물들. 지나온 삶의 자취가 속절없이 스러진 도시는 앙상하고 삭막할 수밖에 없다.●1호 자산, 佛·英 벽돌 쌓기 혼재된 ‘체부동 성결교회’ 건축 자산이 무분별하게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울시는 역사적·경관적·예술적·사회문화적 가치가 있고 체계적으로 유지, 관리할 필요가 있거나 방치될 경우 가치가 멸실 또는 훼손될 위험이 있는 우수건축자산의 등록을 받고 적극 지원한다. 우수건축자산은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7년부터 소유자가 신청하거나 협의를 거쳐 등록할 수 있다. 지금까지 건축물 8곳, 공간환경 1곳, 기반시설 2곳 등 11곳이 등록됐다. 최초의 우수건축자산은 서울 체부동 성결교회이다. 1931년 일제강점기에 건축된 교회는 프랑스식 벽돌 쌓기로 지어졌으나 증축 과정에서 영국식 벽돌 쌓기 방식을 적용하는 등 시대적 변화를 잘 보여 준다. 현재 교회는 공공매입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생활문화센터로 재탄생했다.●영등포 대선제분 공장·북촌 한옥청도 역사 가치 2호인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은 1936년부터 단계적으로 구축된 건축물로 근대 산업건축물의 건축적 특성(형태 구조 재료)을 보유한 전형적인 산업유산. 4호로 등록된 북촌 한옥청은 대표적인 가회동 한옥 밀집지에 있는 도시형 한옥이다. 1930년대 이후 조성된 ‘ㄷ’ 자형 한옥의 배치와 소로수장(小修粧)집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공간환경 우수건축자산 제8호 돈화문로(敦化門路)는 조선시대 창덕궁과 함께 가로가 일체화된 대표적인 역사경관이자 역사가로이며 이면에 위치한 피맛길 등과 함께 도시 조직의 원형을 잘 보전하고 있다.●서울 최초 사직터널·창덕궁과 일체화 돈화문로 9호인 사직터널은 기반시설 우수건축자산으로 1967년 준공된 서울시내 최초의 터널이다. 이 터널은 도심과 신촌, 여의도로 연결되는 도로망의 확장 과정을 파악할 수 있고 터널 진출입부 입면이 잘 보존돼 있어 역사적·사회문화적 가치가 높다. 서울시는 우수건축자산 등록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방법을 내놓고 있다. 등록된 우수건축자산은 서울시 심의를 거쳐 관리에 소요되는 수리비 등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건물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 건축 관련 규제도 완화해준다. 또한 건축자산의 창의적 활용과 맞춤형 지원제도, 활용 우수사례 책자 발간, 시민공모전, 전문가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시민공감형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글 사진 김명국 기자 daunso@seoul.co.kr
  • 윤송이의 NC 북미법인 6년째 ‘적자의 늪’

    윤송이의 NC 북미법인 6년째 ‘적자의 늪’

    윤송이(46) 엔씨소프트 사장(CSO·최고전략책임자)이 이끄는 북미 법인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20여년간 도전하고 있는 북미 시장이 엔씨의 전체 매출 중 4%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해진 가운데 해당 기간 누적 손실은 2000억원을 훌쩍 넘기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18일 엔씨에 따르면 북미 지역 지주회사인 ‘엔씨 웨스트 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1376억원에 영업손실 437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 222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6년 연속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6년간 누적 적자는 2750억원에 달한다.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약 6년) 연속해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부의 매각을 검토중인데 엔씨 웨스트도 이에 못지 않을 정도로 오랜 경영난을 겪는 중이다.2000년에 미국 캘리포이나에 해외 지사를 설립하며 북미 시장에 발을 들인 엔씨는 2012년에 김택진(54) 엔씨 대표의 아내인 윤 사장이 엔씨 웨스트 대표로 취임하면서 재정비에 나섰다. 신통치 않았던 북미 성적은 윤 사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을 직접 챙기면서 갑자기 흑자로 돌아섰다. 그 해 출시한 ‘길드워2’가 북미 시장에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덕이었지만 그 열기를 이어갈만한 후속작이 나오지 않았다. 윤 사장은 능력을 인정받아 2015년초에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공교롭게 그해부터 긴 적자의 터널이 시작됐다. 엔씨는 대만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 시장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엔씨의 매출 2조 4161억원 중에서 국내 발생이 92%(2조 2258억원)에 달한다. 해외 비중은 8%에 불과하며, 미국과 캐나다 쪽의 실적은 4% 수준에 그친다. 엔씨는 대표 지적재산권(IP)인 ‘리니지’를 앞세워 매출을 내고 있는데 국내나 대만 이외 지역에서는 리니지의 흥행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다. 북미는 콘솔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PC나 모바일에서 즐기는 엔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고전하고 있다. 윤 사장은 엔씨 본사의 CSO를 맡고 있지만 북미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며 길드워2의 업데이트 등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 본사에서도 현재 ‘프로젝트TL’이란 이름으로 콘솔·PC 야심작을 개발중이다. 리니지 IP를 활용한 콘솔 게임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다시 한 번 흥행을 노려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 웨스트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런 적자가 이어지면 계속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밖에선 힘 못 쓰는 ‘엔씨’…북미법인 ‘6년 연속 적자·자본잠식’

    밖에선 힘 못 쓰는 ‘엔씨’…북미법인 ‘6년 연속 적자·자본잠식’

    윤송이(46) 엔씨소프트 사장(CSO·최고전략책임자)이 이끄는 북미 법인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20여년간 도전하고 있는 북미 시장이 엔씨의 전체 매출 중 4%에 불과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해진 가운데 해당 기간 누적 손실은 2000억원을 훌쩍 넘기며 자본잠식에 빠졌다. 18일 엔씨에 따르면 북미 지역 지주회사인 ‘엔씨 웨스트 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1376억원에 영업손실 437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 222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6년 연속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6년간 누적 적자는 2750억원에 달한다.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약 6년) 연속해 적자를 기록한 스마트폰 사업부의 매각을 검토중인데 엔씨 웨스트도 이에 못지 않을 정도로 오랜 경영난을 겪는 중이다.2000년에 미국 캘리포이나에 해외 지사를 설립하며 북미 시장에 발을 들인 엔씨는 2012년에 김택진(54) 엔씨 대표의 아내인 윤 사장이 엔씨 웨스트 대표로 취임하면서 재정비에 나섰다. 신통치 않았던 북미 성적은 윤 사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을 직접 챙기면서 갑자기 흑자로 돌아섰다. 그 해 출시한 ‘길드워2’가 북미 시장에서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덕이었지만 그 열기를 이어갈만한 후속작이 나오지 않았다. 윤 사장은 능력을 인정받아 2015년초에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공교롭게 그해부터 긴 적자의 터널이 시작됐다. 엔씨는 대만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외 시장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 엔씨의 매출 2조 4161억원 중에서 국내 발생이 92%(2조 2258억원)에 달한다. 해외 비중은 8%에 불과하며, 미국과 캐나다 쪽의 실적은 4% 수준에 그친다. 엔씨는 대표 지적재산권(IP)인 ‘리니지’를 앞세워 매출을 내고 있는데 국내나 대만 이외 지역에서는 리니지의 흥행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다. 북미는 콘솔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PC나 모바일에서 즐기는 엔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고전하고 있다.윤 사장은 엔씨 본사의 CSO를 맡고 있지만 북미에서도 많은 시간을 보내며 길드워2의 업데이트 등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 본사에서도 현재 ‘프로젝트TL’이란 이름으로 콘솔·PC 야심작을 개발중이다. 리니지 IP를 활용한 콘솔 게임을 통해 북미 시장에서 다시 한 번 흥행을 노려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 웨스트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런 적자가 이어지면 계속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재연장된 거리두기, 봄철 4차 대유행 반드시 예방해야

    정부가 12일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 단계)를 2주 더 연장키로 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와 수도권 다중시설의 영업시간 오후 10시까지 제한도 유지한다. 다만 6세 미만 영유아를 동반하는 경우나 직계 가족 모임, 상견례 등에서는 8명까지 모일 수 있도록 완화했다. 정부가 일부 영업이나 모임 제한을 완화하는 대신 거리두기 단계 등 기존 방역 수위의 틀을 유지한 것은 코로나19의 4차 유행을 막고 백신 접종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엄격한 방역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제3차 대유행’의 여파가 넉 달 가까이 가족·지인 모임, 사업장, 목욕탕 등에서 일상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발 등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있는 점도 점도 우려스럽다. 하루 확진자 400명대는 3차 대유행’의 정점이던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임에는 틀림없지만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고강도 조치가 장기간 지속됨에도 감염자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자칫 방역시스템에 조그마한 헛점이라도 생기면 언제든지 4차 대유행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코로나 터널’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거리두기로 피로감이 누적되고 상대적 경제 약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안타깝기 짝이 없지만 코로나19 와의 전쟁은 단시간 내에 끝날 성질이 아니다. 봄철을 맞아 여행이나 각종 소모임 등이 활발해지면서 4차 대유행에 대한 경고음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유럽의 선진국에 비하면 우리가 코로나19 사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된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이다. 국민 대다수가 오랜 기간 일상의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을 감내하며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온 덕택이다. 많은 국민이 지금까지 해 온 대로 한다면 코로나19를 능히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방역체계를 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시민정신이 살아있는 않는 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다소 경각심이 무뎌진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활개치는 봄철 시기라도 철저한 방역의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 [금요칼럼] 어두운 상점들의 도시/전민식 작가

    [금요칼럼] 어두운 상점들의 도시/전민식 작가

    얼마 전 좀 섬뜩한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출근 시간인 듯한데, 사람들은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모두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지나가는 사진이었다. 겨울인 데다 배경의 흑백 톤 때문인지 마스크를 쓴 사람들 풍경이 좀 기괴하고 낯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바뀐 세상의 풍경이 실감나지 않았다.  전업작가로 살고 있는 데다 전염병이 기승을 부려 집 밖엘 잘 나가지 않는 편인데 수년 만에 선배와 서울 한복판에서 약속이 잡혔다. 반가운 이였고 늘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이라 만나게 되었다. 막상 만나려고 생각하니 전에는 염두에 두지 않았던 제약들이 나를 따라붙었다. 5인 이상 집합금지, 9시 이후 영업금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땐 반드시 마스크 착용,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곤 항시 마스크 착용….  크게 불편한 일이 아니니 지키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선배와 만나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고 앞으로의 일들을 이야기한 후 우리는 어김없이 9시에 식당에서 나왔다. 오랜만에 만난 사이라 바로 헤어지기 아쉬웠지만 2차라는 건 생각해 볼 수도 없었다. 거리엔 술집이나 음식점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하나같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우리가 식당 앞에 서서 다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사람들이 썰물처럼 골목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죄다 마스크를 쓴 채, 별 말도 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몰려가는데 그 순간 섬뜩했던 사진이 떠올랐다. 마스크의 사람들이 무리지어 좀 어두운 골목을 지나는데 그들은 집으로 가지 않고 어떤 특별한 장소를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1997년 상영된 ‘가타카’(Gattaca)라는 영화의 한 장면, 동일한 유니폼을 입고 출근해서 똑같은 책상에 앉아 똑같은 장비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 때문이었다.  안전을 위해 갖추어야 하는 당연한 조치이지만 전 세계를 분란 속에 빠뜨린 전염병 하나가 사람들의 개성과 정체성을 앗아가 버렸다. 이후 전염병은 우리를 무기력의 세상으로 밀어넣고 말았다.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 때문에, 눈앞에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사람들의 멋이나 분위기를 느낄 수 없어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았다.  지난겨울 어느 날 장례식장을 다녀왔다. 결혼식은 뒤로 미룬다지만 장례식까지야 미룰 수 없어 상을 치른다. 문상객 없는 조용한 장례의 시간이었다. 떠들썩해야 할 자리에 손님은 사라지고 상주와 적막감만 맴돌았다. 이 시대의 역병은 소멸시켜야 하지만 웃음, 슬픔, 눈물, 행복, 불행 같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많은 것들까지 걷어가고 말았다.  어쩌다 서울 나들이 나가 출판사 사람들이나 작가들 만나는 일이 사라졌고, 한 작품을 놓고 신나게 떠들어대는 독서 모임 또한 사라졌다. 창작수업은 언제 다시 열릴지 알 수 없으며 반가운 사람들 만나 한 잔 더 걸칠 수 있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만 같다.  ‘어둠은 빛을 먹고 자라지.’  내가 쓴 어느 소설의 첫 번째 문장이다. 빛이 없으면 어둠은 무의미하다는 말이다. 우리는 지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소설을 통해 터널은 언젠가 끝난다는 말을 전달하고 싶었다. 터널 밖으로 나가면 환한 봄이 있고 얼굴을 드러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상가골목을 지나게 되었다. 한창 불야성이어야 할 골목이 어두웠고 지나가는 사람이 없어 스산했다. 어쩐 일인지 가로등도 꺼져선 쇠락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두의 노력으로 터널의 끝에 곧 도달할 것이다. 적막한 이 풍경들은 나의 세대에는 물론 다음 세대에도 두 번 다시 맞이하지 않기를 바란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잃어버린 풍경들을 빨리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 가평서 ‘두바퀴의 향연’…23∼26일 전국 사이클 대회

    경기 가평군은 23∼26일 ‘대통령기 가평 투어 전국도로 사이클대회’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개회식과 퍼레이드를 생략하고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다.종합 시상식 대신 결승점에서 부별로 시상한다. 올해로 21회째인 이번 대회에는 전국 사이클 선수와 동호인 240여명이 참가해 4일간 은빛 레이스를 펼친다. 남녀 일반부와 고등부로 나뉘어 23∼24일 개인도로, 25일 힐 클라이밍, 26일 크리테리움 등 3종목이 진행된다. 개인도로는 가평읍 달전리 오륜비전 빌리지 갈래길에서 출발, 갈치고개정상-가평수덕원입구삼거리-금대리-남이섬입구-오륜비전 빌리지 갈래길로 이어진다. 힐클라이밍은 가평북중학교를 출발, 목동삼거리-성황당교-남종교-화악지암길-화악교-신촌교-충만교-화악6교-화악터널에서 열린다. 대회의 꽃인 크리테리움 경기는 가평팔경중 하나로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하는 호명호수에서 힘차 레이스가 펼쳐진다. 가평군은 독립 만세 운동 당시 일제의 만행에 대항하던 주민 3천여 명의 희생정신과 용기를 계승하고자 1999년부터 매년 사이클 대회를 열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땅속 60m까지 내려가 보고 듣고… 노원, GTX보다 빠른 현장 챙기기

    땅속 60m까지 내려가 보고 듣고… 노원, GTX보다 빠른 현장 챙기기

    내년 6월 C노선 착공 앞두고 현장 방문통근시간 단축·민원이 변수 등 설명 들어“관계기관 조율통해 요금 등 편익 높일 것”“윙~. 지하 60m 구간까지 내려갑니다. 지하에서는 180m 길이 본선 터널 굴착 현장을 보시겠습니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서울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민간투자사업 제5공구 현장. 터널 굴착 공사 현장으로 내려가는 간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땅속 60m까지 내려갔다. 공사 현장에는 발파한 흙더미를 나르는 덤프트럭이 지하에서 지상까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분주히 움직였다. 오승록 노원구청장과 구청 관계자들은 안전모와 전용 신발을 신고 본선 터널에 도착했다. 현장 관계자는 “이곳은 서울역 정거장으로 총 180m짜리 구간”이라면서 “이곳부터 열차는 가장 빠른 직선화 구간을 지나 용산구 후암동을 거쳐 남산 하얏트호텔까지 이어지며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 구청장은 “GTX 사업이 처음 시행되는 것인데 공사를 직접 맡아 긴장도 되시겠지만 보람도 있으시겠다”고 격려했다. 이날 오 구청장은 노원구를 관통하는 GTX C노선 진행 절차에 참고하기 위해 A노선 공사현장을 특별히 방문했다. GTX A노선 관계자에 따르면 A노선은 운정 신도시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총 82.123㎞ 구간(정거장 5곳, 차량기지 1곳)으로 2019년 6월 30일부터 착공해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개통되면 운정 신도시에서 서울역까지 20.25분, 서울역에서 강남 삼성역까지 26.25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통근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기 때문에 도심 외곽에서 중심부로 접근성이 확실히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오 구청장이 “공사 일정에 변수는 없나”라고 묻자 이 관계자는 “민원이 가장 큰 변수로, 강남구 청담동 민원 때문에 공사 일정이 11개월 지연됐다”고 전했다. 오 구청장은 이날 공사현장 방문을 계기로 양주 덕정과 수원을 잇는 GTX C노선 사업과 관련한 내용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GTX C노선은 수익형민자사업(BTO)으로 추진되며 10개 정거장으로 구성된다. 오는 5월까지 민간사업자 공모를 추진하고 이후 평가를 거쳐 6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사업비는 약 4조 3857억원으로 추산된다. GTX C노선이 개통되면 덕정∼삼성 구간은 82분에서 27분으로, 수원∼삼성 구간은 71분에서 26분으로 이동시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오 구청장은 “GTX C노선이 내년 6월 착공 예정인데 A노선 공사현장을 실제로 보니 실감이 난다”면서 “다만 요금이 일반 지하철 요금보다는 비쌀 것 같은데 관계기관과의 조율을 통해 주민들의 편익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 2년연속 취소

    하동 화개장터 벚꽃축제 2년연속 취소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 일원에서 해마다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열리는 화개장터 벚꽃 축제가 2년 연속 취소됐다. 하동군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300∼400명 수준으로 계속 이어져 지역 주민과 관광객 안전을 위해 올해 벚꽃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해마다 3월말~4월초에 열리는 화개장터 벚꽃 축제는 영호남이 만나는 화개장터와 섬진강 일대 관광지와 벚꽃단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하동군이 1993년 부터 시작했다.아름드리 벚나무가 우거져 있는 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화개 10리 벚꽃길은 꽃이 활짝 피면 벚꽃터널이 된다. 사랑하는 청춘남녀가 손을 잡고 10리 벚꽃 터널을 걸으면 백년해로한다고 해서 ‘혼례길’로도 불리며 해마다 많은 상춘객이 찾는다. 군은 올해 축제를 하지 않기로 했지만 십리 벚꽃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많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벚꽃 개화시기에 교통안내 요원을 배치해 운영하고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조치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하동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으로 축제를 할 수 없게 돼 안타깝다”며 “내년에는 마스크를 벗고 벚꽃 축제장에서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창원시도 진해구 일원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전국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창원시는 군항제 취소에 따라 관광객을 위한 주차장 등 편의시설을 제공하지 않고 불법 노점상에 대해서도 강력한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외지 관광객 진해 방문 자제를 당부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꽉 막힌 광화문광장… 차들은 엉금엉금… 공사장 울타리에 횡단보도 가려 ‘아찔’

    꽉 막힌 광화문광장… 차들은 엉금엉금… 공사장 울타리에 횡단보도 가려 ‘아찔’

    광화문광장 교통체계가 바뀌고 첫 출근날을 맞이한 8일 시민들은 혼잡한 교통 상황에 큰 불편함을 호소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6일 0시부터 광화문광장 서측도로를 폐쇄하고 동측도로의 양방향 통행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7시쯤 출근 시간대에는 광화문 교차로 인근에 모범운전자 등을 배치해 혼잡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반토막 난 도로에 대한 운전자 불만까지 막기는 어려웠다. 직장인 김모(33)씨는 “경복궁역에서 서울시청 방향으로 우회전하는 차선이 2개에서 1개로 줄면서 정체가 이어졌다”며 “사직터널에서 직장까지 평소 10분이면 도착하는데 오늘은 정체 때문에 20분 이상 소요됐다”고 말했다. 버스 승객이나 보행자들도 불편함을 호소했다. 원래 세종문화회관 앞에 있었던 버스 정류장은 모두 광화문광장의 동쪽 측면으로 약 60~70m 자리를 옮겼다. 안전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택시기사 최모(59)씨는 “동측도로에서 새문안로 방향으로 우회전을 하려고 했는데 공사로 설치한 울타리가 횡단보도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보행자를 칠 뻔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일부 구간에서 혼잡이 있었지만 조정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강진동 서울시 교통운영과장은 “이날 도심 전체권 교통량은 적지 않았고, 광화문광장 일대 속도는 10% 정도 나빠졌다”면서 “다만 3월 첫 주 개학, 개강 등으로 도시 전체 통행 속도가 늦어진 것에 비하면 큰 상황은 아니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개선 대책을 세우면 개선될 수준”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교통 지체·정체가 발생되는 지점을 위주로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교통개선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신호 운영 조정을 진행할 방침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포토] 광화문광장 개편 첫 출근길… 정체된 주변도로

    [포토] 광화문광장 개편 첫 출근길… 정체된 주변도로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로 서쪽도로 통제 후 출근 첫날인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터널로 향하는 현저고가차도 일대가 정체되고 있다. 2021.3.8 연합뉴스
  • ‘안전’에 ‘친환경’까지… 볼보 하이브리드 SUV 2종 사전 판매

    ‘안전’에 ‘친환경’까지… 볼보 하이브리드 SUV 2종 사전 판매

    튼튼하기로 유명한 볼보가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한다. 판매 가격도 앞서 출시된 동종 모델보다 최대 440만원까지 파격적으로 내렸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최근 마일드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XC90 B6’(왼쪽)와 ‘XC60 B6’(오른쪽)에 대한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고객 인도는 4월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B6 엔진은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고성능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다. 제동 과정에서 생성된 전기에너지는 가솔린 엔진 출력을 높이는 데 힘을 보탠다.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42.8㎏·m에 달한다. 여기에 최첨단 사륜구동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스웨덴 부품사 할덱스의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 적용됐다. 날씨와 도로 지형에 따라 바퀴에 동력을 재분배해 사고 위험을 줄이고 연료 효율성은 한층 높이는 기술이다. ‘사람’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볼보답게 첨단 안전 기술을 집약한 ‘인텔리 세이프’ 기능과 실내에 유입되는 초미세먼지농도를 감지하고 정화하는 ‘공기 청정 시스템’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적용된 ‘바워스 앤드 윌킨스’의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도 선택할 수 있다. ‘XC90 B6 AWD 인스크립션’의 판매 가격은 기존 T6보다 260만원 저렴한 9290만원, ‘XC60 B6 AWD 인스크립션’은 440만원 저렴한 7100만원이다. 2종 저공해 자동차로 분류돼 공영주차장, 공항 주차장 요금 할인,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우리는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감독상 자오의 말 [김정화의 WWW]

    “우리는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감독상 자오의 말 [김정화의 WWW]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한국인 이주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미나리’가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중국계 미국인 영화감독 클로이 자오(39·본명 자오팅)다. 자오의 ‘노매드랜드’(Nomadland)는 이날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받는 쾌거를 이뤘다. 골든글로브에서 여성이 감독상을 받은 건 1984년 영화 ‘엔틀’(Yentl)로 처음 수상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이후 37년 만이다. 아시아계 여성으로선 최초다. “조용한 인디 드라마 제작자에서 이제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감독”이라고 한 미 연예매체 벌처의 평가처럼 자오는 일약 스타가 됐지만, 갑자기 찾아온 행운 같은 건 아니다. 그간 차근차근 쌓아온 궤적이 막 빛을 보기 시작했을 뿐이다.중→영→미 떠돌이 삶…“내 영화는 미국인 정체성 관한 것” 자오의 세 번째 장편영화인 노매드랜드는 미 언론인 제시카 브루더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 아이오와주 네바다에서 공장과 기업들이 붕괴한 후, 남편을 잃은 여성 펀(Fern)이 홀로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안정감과 ‘뿌리 뽑기’ 사이, 집이 주는 환상적인 위안과 광활한 길의 위험한 유혹 사이의 긴장감이 이 영화의 중심에 있다”고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아시안 감독이 미국의 광활한 대자연을 담은 로드 무비를 만든 건 그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자오는 어린 시절 중국에서 자라다 10대 때 영국에서 기숙학교 생활을 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학업을 마쳤다.부모는 부유했지만 그를 자주 혼자 내버려뒀고, 자오는 일본 만화와 마이클 잭슨, 왕가위로 그들의 빈틈을 메워나갔다. 장국영과 양조위가 출연한 왕가위의 영화 ‘해피투게더’는 너무 좋아해 아직도 작업을 시작하기 전 매번 일종의 의식처럼 챙겨볼 정도다. 대학에선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금세 자신의 길이 아니란 걸 깨달았고, 졸업 후 2년 간 바텐더로 일하는 등 각종 일을 전전하다 결국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에 들어갔다. 자오가 현재 함께 사는 파트너이자 영화 감독인 조슈아 제임스 리차즈를 만난 것도 뉴욕대 시절이다. 리차즈는 자오에 대해 “지독하고 극단적이다. 내가 영화 학교에서 만나고 싶었던 협력자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함께 시간을 보내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앉아서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를 했다. 반면 자오는 실제 이를 실행한 사람”이라며 “그래서 나는 그 기차로 뛰어 올랐다”고 돌아봤다.어릴 때부터 이리저리 옮겨 다닌 유목민 같은 삶은 작품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5년 리차즈와 함께 만든 첫 장편 ‘내 형제가 가르쳐 준 노래’(Songs My Brothers Taught Me)와 2017년 ‘로데오 카우보이’(The Rider), 그리고 노매드랜드에 이르기까지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아이덴티티,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자오는 “베이징에서 자란 나는 항상 몽골에 가는 걸 좋아했다. 어린 시절은 대도시와 넓은 평원으로 가득했다”며 “20대 중반 뉴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조금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렇게 ‘젊은’ 나라에서는 미국인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며 “내가 온 5000년 역사의 중국에서보다 이곳에서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훨씬 활발하다”고 했다.“배우 아닌 현실 사람들에 애정” 실제 유목민과 생활하며 촬영 자오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영화 속 가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에 대한 깊은 애정이다. 현지 지역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자오는 사람들이 실제 사는 곳에서 그들을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며 “가능한 한 (전문 배우가 아닌) 현실 속 사람들을 영화에 쓰려고 한다”고 했다. 영화감독이지만 완전히 과장되거나 새로운 상상 속의 일을 창조하기보단 지금 현재,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자오는 자신을 “시간을 기록하는 일에 종사한다”고 표현하며 실제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하다”며 “(영화 제작은) 내 생각, 내 관점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매드랜드에서 그려지는 이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이 배우가 아닌 실제 유목민이다. 자오는 “그들이 하나의 이슈의 희생자로서 소비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며 “영화 속 등장인물이 품위를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자오와 펀 역을 맡은 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를 포함한 제작진은 실제 유목민과 같이 밴을 타고 생활했다. 수개월간 사막, 평원, 바다를 오갔고, 야영장과 트럭 정류장, 월마트 주차장, 작물 수확 농장을 전전했다.자오의 철학은 다른 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맥도먼드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아닌 한 사람의 삶을 기리는 것에 가까웠다”고 했다. 골든글로브에 앞서 지난해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는 등 각종 영화제에서 167관왕을 차지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것도 자오의 진정성이 세계인의 마음을 파고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오는 올해 개봉을 앞둔 마블의 히어로 영화 ‘이터널스’의 제작과 각본도 맡았다. 처음으로 성소수자 슈퍼히어로가 등장할 예정이다.코로나19 이후 중국인은 물론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혐오 발언이 커진 현재, 자오의 활약은 더욱 주목받는다. BBC는 “자오가 최초의 유색 인종 여성으로서 최고의 감독이 되는 역사를 만들면서 전 세계 아시아인이 ‘행복한 눈물’로 화답했다”고 했다. 언론인 디프 트란은 트위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여전히 이국적이고, ‘질병’으로 공격받는 시대에 클로이 자오와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건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자오의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존재한다, 우리는 미국인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클로이 자오는 누구 · Chloé Zhao(赵婷)1982 중국 베이징 출생2000 미국 LA로 이주, 지역 공립학교 졸업마운트 홀리요크 대학 정치학 전공2010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 단편 ‘딸들’(Daughters) 제작2015 장편 ‘내 형제가 가르쳐 준 노래’(Songs My Brothers Taught Me) 제작, 선댄스 영화제 초청2017 ‘로데오 카우보이’(The Rider) 제작, 칸 영화제 후보2020 ‘노매드랜드’(Nomadland) 제작,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2021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 수상   ‘이터널스’(Eternals) 제작
  • 정세균 “이번 추경은 민생치료제, 野 ”몰염치 추경“

    정세균 “이번 추경은 민생치료제, 野 ”몰염치 추경“

    올해 첫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온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가 “이번 추경은 민생치료제”라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야당은 “몰염치한 추경”이라며 칼날 심사를 예고했다. 5일 정 총리는 국회에서 진행된 시정연설에서 “이번 추경안은 절박한 피해계층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민생 치료제이자 양극화 심화를 예방하기 위한 민생 백신”이라며 “이제는 K-방역에 더해 K-회복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국민 생계가 무너지면 나라 재정도 무너진다”며 “재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재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네 차례 추경과 올해 확장 재정으로 여건이 어렵지만 지금 같은 초유의 위기 상황에선 민생이 최우선”이라며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도약의 길로 가려면 이웃과 함께 하는 포용의 힘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부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K-회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기업인들이 재산 기부를 약속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기부와 연대 문화가 더욱 확산되도록 정부도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고 사회연대기금 등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방역 참여, 백신, 치료제의 ‘3박자’가 모두 갖춰졌다”며 “어떤 경우에도 4차 유행이 발발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고, 올해 안에 일상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들을 향해선 “힘겨운 여러분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진다”며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 조금만 더 힘내시라”고 당부했다. 반면 국회 예결위 국민의힘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에게 증세 청구서를 내미는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추경안”이라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10조원 적자국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지 말고 기존 본예산 558조원에 대한 뼈를 깎는 세출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면서 “4월 보궐선거를 겨냥한 매표용 꼼수에만 급급해 피해 지원 원칙과 기준도 불분명한 주먹구구식”이라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또 “본예산 편성 일자리 예산 31조원도 집행이 제대로 안 됐는데, 추경안에 최대 6개월짜리 단기 알바성 일자리 예산이 2조1천억원이 편성됐다. 난치성 세금 중독”이라며 대규모 삭감 추진을 예고했다. 여권이 추경안 처리 시점을 오는 18∼19일로 제시한 데 대해서는 “그것은 여당의 시간표”라며 “국회는 청와대·정부의 하청 기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처리 시점이 4·7 재보선 이후로 밀릴 가능성을 두고는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며 “그 시점은 정부·여당 태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서울포토]해빙기 사고 발생 모의 훈련

    [서울포토]해빙기 사고 발생 모의 훈련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천 유역 분리터널 건설공사현장에서 해빙기 사고 발생 모의 훈련을 하고 있다. 모의훈련이 실시되는 반포천 유역분리터널 건설현장은 강남역 일대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물로, 해빙기에 접어들면 붕괴 위험이 커지는 흙막이 가시설이 설치된 공사장이다. 2021. 3. 4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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