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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문재인, 국민성장이란 단어 쓰면서 경제민주화를 슬쩍 빼버렸다”

    김종인 “문재인, 국민성장이란 단어 쓰면서 경제민주화를 슬쩍 빼버렸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8일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 “싱크탱크를 만들면서 국민성장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비슷하게 창조경제를 말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슬쩍 빼버린 그런 스타일로 넘어가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7일 시사IN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에 대해 “그분 영입은 아주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끝까지 함께 가면서 다음 대선에도 힘을 모으길 바랐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당이라는 것은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민주당이 패권정당이라고 비판을 받던 때에 살려달라고 해서 내가 올해 1월에 왔는데 내가 무슨 특별한 이야기를 했다고 거기에 대해서 걱정을 한다고 오늘 신문에서 처음 봤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민주화라는 것이 원래 새누리당 정강정책에 들어가 있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이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앞서 강조했지만 나와 갈등하다가 당선된 뒤 경제민주화를 없애고 들고 나온 말이 창조경제”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를 국민과 약속한 대로 제대로 실행했다면 (박 대통령이) 재벌하고 손도 안 잡았을 것”이라면서 “최순실을 넣어서 오늘날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혁보수신당이 민주당과 주장하는 게 비슷하기 때문에 임시국회를 열면 함께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정책을 끌고 가는 과정에서 (개혁보수신당과) 협력은 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개헌이 필요하고 대통령 임기 단축도 가능하다고 밝힌 데 대해 “임기 단축이라는 말은 개헌을 했을 때의 이야기”라면서 “임기 단축을 전제로 개헌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2016 히트상품] LG전자 퓨리케어 정수기, ‘깊은 계곡에서 떠왔나?’… 물맛이 다르다

    [2016 히트상품] LG전자 퓨리케어 정수기, ‘깊은 계곡에서 떠왔나?’… 물맛이 다르다

    ‘퓨리케어 정수기’는 2009년부터 키워온 정수기 사업 역량과 냉장고의 핵심부품 기술인 인버터 컴프레서, 냉각 기술 등을 결합한 정수기다. 냉장고를 비롯한 다양한 주방가전 사업을 통해 고객 연구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LG전자가 가족들을 위해 내놓은 맞춤형 정수기다. LG 퓨리케어 슬림 정수기는 정수와 냉수는 물론 온수에도 직수(直水)타입을 적용했다. 물탱크(저수조)가 없는 직수타입은 이물질이 생길 우려가 없기 때문에 더 위생적이다. 퓨리케어 정수기는 ‘세븐 트랩 필터 플러스 시스템’을 적용해 물속 세균은 물론 수은, 납, 6가크롬, 비소, 셀레늄, 철, 동, 알루미늄 등 8가지 중금속을 제거하며 이 성능에 대해 국가통합인증마크인 KC(Korea Certification mark) 인증을 받았다. 또 주요 부품인 물이 흐르는 길에 스테인리스 재질을 적용해 더욱 위생적이다. LG전자는 독자 개발한 초절전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저수조가 있는 기존 제품 대비 에너지 소비효율을 35% 이상 높여 한 달 사용 전기료 부담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또한 기존 정수기 사용 고객들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세심한 배려도 담았다. 먼저 인버터 컴프레서와 업계 최초로 IH(Induction Heating) 기술을 활용한 ‘순간온수 플러스’ 기능은 물탱크가 없어도 원하는 온도의 온수를 바로 제공한다. ▲아기의 분유를 위한 40℃ ▲차를 마시기 좋은 75℃ ▲커피를 위한 85℃ 등 가족들을 위한 3단계 맞춤형 온수를 업계 최초로 제공해 뜨거운 물을 받은 후 온도를 맞추기 위해 냉수를 섞을 필요가 없다. LG전자는 고객들의 다양한 설치환경을 고려해 제품의 폭을 동급 제품 중 가장 얇은 17㎝로 줄여 업계 최초로 퓨리케어 정수기를 가로 또는 세로 형태로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출수구와 받침대가 180도 회전할 수 있어 어떤 위치에서도, 어떤 용기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량인 120㎖, 500㎖, 1ℓ 등 용량별 정량 출수 기능은 기본으로 갖췄다. 퓨리케어 정수기는 메탈 느낌을 강조한 실버 색상을 적용해 고급 주방 가전들과 잘 어울린다. 제품 상단의 터치 디스플레이를 사용자 방향으로 7.5도가량 세워 조작이 편리하다. LG 스마트홈 서비스인 ‘스마트 씽큐(SmartThinQ)’와 연동해 필터 교체 주기, 유지관리 서비스 일정 등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는 정기적으로 방문해 필터를 교체하고 정수기 내에 물이 통과하는 부위를 친환경 이온 살균수로 99.9% 살균하는 LG만의 차별화된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 서울 특사경, 경유 대신 덤프트럭 등에 등유를 불법판매한 업자 적발

    비용을 아끼려 경유 대신 등유를 섞어 주유한 덤프트럭 차주와 부적합 연료를 판매한 업자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6∼12월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석유제품 불법유통 행위를 단속한 결과 석유사업법 등 위반 혐의로 A(36)씨 19명을 형사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이 석유제품을 불법유통해 챙긴 수익금은 65억 9700만원(431여만ℓ)다. 특사경에 따르면 A씨는 B(56)씨의 25t 덤프트럭에 경유 대신 등유를 170ℓ 주유하는 등 자동차 연료로 부적합한 제품을 판매한 혐의로 적발됐다. B씨는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주유소에서 미리 경유 5만원어치를 주유한 뒤 A씨로부터 등유를 공급받았다. 특사경 관계자는 “가짜석유제 등을 불법으로 유통·사용하면 국가 세수에 엄청난 손실을 끼친다”고 말했다. 경유에 붙는 세금은 ℓ당 528원인 반면 등유는 72원에 불과해 가격 차이가 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경유와 등유를 섞어 넣으면 도로에서 고속 주행 중 차가 갑자기 멈출 수 있고 폭발했던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사경은 이들 외에도 5∼10㎘ 탱크로리를 이용해 대형 건설공사현장에 찾아다니며 이동판매를 한 업자, 시·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석유를 판매한 업자 등을 적발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비용 아끼려 경유 대신 등유 주유…유통업자 65억 챙겨

    비용을 아끼려 경유 대신 등유를 섞어 주유한 덤프트럭 차주와 부적합 연료를 판매한 업자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6∼12월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석유제품 불법유통 행위를 단속한 결과 석유사업법 등 위반 혐의로 A(36)씨 19명을 형사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이 석유제품을 불법유통해 챙긴 수익금은 65억 9700만원(431여만ℓ)다. 특사경에 따르면 A씨는 B(56)씨의 25t 덤프트럭에 경유 대신 등유를 170ℓ 주유하는 등 자동차 연료로 부적합한 제품을 판매한 혐의로 적발됐다. B씨는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주유소에서 미리 경유 5만원어치를 주유한 뒤 A씨로부터 등유를 공급받았다. 특사경 관계자는 “가짜석유제 등을 불법으로 유통·사용하면 국가 세수에 엄청난 손실을 끼친다”고 말했다. 경유에 붙는 세금은 ℓ당 528원인 반면 등유는 72원에 불과해 가격 차이가 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경유와 등유를 섞어 넣으면 도로에서 고속 주행 중 차가 갑자기 멈출 수 있고 폭발했던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사경은 이들 외에도 5∼10㎘ 탱크로리를 이용해 대형 건설공사현장에 찾아다니며 이동판매를 한 업자, 시·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석유를 판매한 업자 등을 적발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뭇매 맞는 트럼프 ‘트위트 핵외교’ 깅리치는 맞다는데…

    “트럼프여, 우리는 핵으로 죽고 싶지 않습니다. 무분별한 ‘트위터 외교’ 그만두세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와 관련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 핵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 미국인이 25일(현지시간) 트럼프 트위터에 이렇게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핵폭탄 투하로 인한 참상 사진과 함께 “트럼프 당신은 우리 모두를 죽게 하려는 것이냐”며 “이것은 (러시아와의) 게임이 아니다. 우리는 더 많은 핵무기가 필요 없다. 당신은 문자 그대로 역사책을 한 번도 열어 읽어 본 적이 없는가”라고 반문했다. 다른 네티즌은 “트럼프가 전쟁을 시작하려고 하고 우리 문명에 위협이 되고 있는데 의회는 어디에 있는가”라며 의회의 역할을 촉구했다. 트럼프가 트위터를 남발하면서 워싱턴 전문가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싱크탱크 전문가는 “트럼프가 도대체 외교를 알고나 올리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하면 측근들이 그의 트위터 사용을 막아야 한다.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정책을 트위터에 올리는 짧은 글로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일부 측근은 그의 핵능력 강화 정책과 트위터 외교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다음 대통령이 ‘체계적으로 우리(미국)의 핵능력을 재건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는 이제 러시아에 ‘당신들이 위협적인 연설을 하지만 진짜 위협적인 연설이 뭔지 우리가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전한 것”이라며 “러시아가 자신들의 핵무기 능력을 확충해 왔다는 점이야말로 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점점 약해지는 동안 중국은 그들의 핵 능력을 확충했고 북한은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미사일을 만들려 애쓰고 있으며 이란도 핵무기 제조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이 핵개발을 지속하니 미국도 핵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맞다는 논리를 펼친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 정부가 견지해 온 핵 확산 금지 정책에 위배될 뿐 아니라, 핵개발 경쟁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깅리치는 이어 트럼프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외교 구상을 밝히는 것에 대해 “영리하든 멍청하든 그것이 그가 일하는 방식이고 우리는 그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매우 빠르게, 반복적으로, 의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리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안보고문인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이날 CNBC에서 “지난 8년간 우리 핵무기 능력이 저하됐기 때문에 트럼프가 맞다고 생각한다”며 “핵무기 현대화는 필요한 일인데 오바마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獨, 트럼프 리스크에 ‘핵 억지력’ 공론화… 英·佛 “핵 협력 싫다”

    獨, 트럼프 리스크에 ‘핵 억지력’ 공론화… 英·佛 “핵 협력 싫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수십년 동안 유럽의 안보는 미국의 핵무기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역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유럽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22일 핵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나토에서 방어 핵심인 미국의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을 철수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더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같은 날 “핵무기 부대의 잠재력 강화”를 지시했던 터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 철수는 일종의 금기(禁忌)로, 그동안 입에 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했다. EU 관계자는 “이 문제를 꺼내는 것은 너무 민감해 거대한 눈사태와 같다”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나토라는 구조물은 허물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독일을 중심으로 EU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을 대체할 대안을 놓고 조심스러운 논의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불확실성 증대 속 핵심은 ‘핵 억지력’ EU가 수십년간 잠재적인 위협을 가하는 러시아에 맞설 수 있는 마지막 방어 수단은 바로 미국이 제공하는 핵 억지력이었다. 하지만 최근 EU 회원국은 미국이 더이상 유럽을 방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대외 정책을 펼지 분명하지 않다. 다만 트럼프는 불확실성의 최대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얻는 기업가적인 마인드를 국가 경영에도 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 얘기는 결국 EU가 안보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트럼프가 미국 대외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60여년간 독일은 안보를 나토와 미국에 의존해 왔다. 사실 나토 회원국은 미국의 핵 억지력을 제외하면 러시아와 같은 가상적국의 위협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EU 관계자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EU에 의한 핵 억지력이 가능한지를 신중하게 고민해 왔다. 물론 EU 스스로 핵 억지력을 갖추는 것은 군사적, 정치적, 국제법적 장애물이 많다. 그럼에도 EU의 외교관은 진지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프랑스와 영국이 독일과 같은 나라에 핵 억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메리칸 아카데미의 얀 테카우 홀브룩포럼 연구원은 “미국의 핵 억지력이 사라진다면 미래에 누가 우리를 지켜 줄 것인지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미래 EU의 핵 억지력 문제는 유럽의 안보에 있어 누구나 아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포린어페어스 11월호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핵 억지력을 유럽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고민한다면 독일은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에 기초해 유럽의 핵 억지력을 세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싱크탱크 “유럽 스스로 방어 필요” 2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기억하는 독일은 핵 문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것을 되도록이면 피하고 있다. 볼프강 이싱거 뮌헨안보회의 의장은 “독일은 미국의 핵 정책 변경에 따른 논의를 가장 나중에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어쩌면 안보를 위해 핵무기를 원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주변에 불러일으킨다면 이는 반(反)독일 진영에 불을 지르는 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조금씩 이 문제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로데리히 키제베터 기독교민주당(CDP) 외교담당 의원은 지난 11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은 EU에 필수적”이라며 “미국이 핵 억지력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유럽은 스스로의 방어를 위해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비서실장인 페터 알트마이어도 “EU에 핵 억지력을 제공하는 것은 안보 정책에 있어 매우 큰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라며 “EU 회원국 중 2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키제베터는 안보 문제와 관련해 EU는 이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일군 대령 출신인 그는 독일은 물론 프랑스와 영국의 정부 관계자와 만나 핵 억지력에 대한 논의를 해 왔다. 문제는 독일 국민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90% 이상의 독일인이 자국의 핵무장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안보 측면에서 핵무장 필요성이 있을지 몰라도 도덕적 측면에서 독일 번영의 기반은 미국의 핵 억지력으로 인해 이뤄진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독일을 제외한 다른 EU 회원국은 독일의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나토 회원국의 한 관계자는 “핵무장과 같은 민감한 논의가 독일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런 논의는 결국 미국은 물론 러시아에도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일이 주목하는 것은 트럼프가 지난 대선 기간에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이다. 미국의 안보 비용 축소를 위해 유럽에서도 독일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EU가 자신만의 핵무기를 바탕으로 핵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EU를 탈퇴하려는 영국은 과연 이 문제에 동의할까. 프랑스가 독일에 대가도 없이 핵 억지력을 제공할까. 영국과 프랑스는 나토에서 시작된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연 영국과 프랑스가 협력한다고 해도 핵 억지력으로 충분하게 작용할 수 있을까. 일단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무기의 숫자만을 놓고 본다면 가능할 것 같다. 양국이 보유한 핵무기는 미국의 10%에 불과하지만 선제공격이 아닌 보복 공격을 가해 전쟁을 막기에는 충분한 분량이다. 미국이 나토에 제공하는 핵 억지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과 공중폭격기 등 전략무기를 꼽을 수 있다. 핵잠수함 한 대에만 여러 곳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트라이던트Ⅱ 미사일 20발이 탑재돼 있다. 이 외에도 미국은 나토 5개 회원국의 공군기지 6곳에 항공기 발사 핵미사일 180발을 배치했다. ●英·佛은 유럽을 방어할 수 있을까 프랑스는 4~6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전략미사일 16기를 탑재한 잠수함 4척을 운용 중이다. 또 미라주 2000과 라팔 전투기에 각각 50발의 핵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크루즈미사일을 운영 중이다. 영국 역시 4척의 뱅가드급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 잠수함에 모두 160발의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트라이던트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전문가들은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를 모두 합치면 EU를 방어하는 데 군사적으로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정치적 측면이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핵무기를 국가 자산으로 간주해 왔다. 나토라는 테두리 안에서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일은 그동안 프랑스의 핵 억지력 확대를 희망했다. 콘라트 아데나워 서독 총리와 프란츠 요제프 슈트라우스 국방장관은 프랑스와의 핵 협력을 원했지만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이 같은 프랑스와 독일의 움직임은 올해 초 공개된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간의 대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미테랑 대통령은 프랑스의 핵 억지력은 작은 영토에만 적용되고 이를 확장하면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독일을 보호하고자 러시아와 맞대결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핵무장을 검토하는 것은 국제법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당장 독일이 핵무기를 생산한다면 1975년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며, 독일 통일 당시인 1990년 체결한 ‘2+4 조약’ 위반이기도 하다. 당시 조약에서 통일 독일은 핵무기 생산이나 소유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독일이 영원히 핵무기를 생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NPT 가입 당시 승인 문서에는 “유럽 통합에 맞춰 적절한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NPT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일부 독일 정치인은 이 문구를 근거로 핵무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中 랴오닝함 어디까지 가나… “美 앞바다까지 진출할 수도”

    中 랴오닝함 어디까지 가나… “美 앞바다까지 진출할 수도”

    ‘괌~인도네시아’ 전선 확대 전망대만 전투기 긴급 출격… ‘초긴장’ 서태평양까지 나아가 실전 훈련을 한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이 향후 작전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은 랴오닝함이 동부해역을 지나자 F16 전투기 2대를 긴급 출격시키는 등 주변 해역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중국 관영 언론들이 공개한 랴오닝호의 항모전단은 보하이(渤海·발해)만을 출발해 서해, 동중국해, 서태평양으로 해역을 넓혀 가면서 체계적인 훈련을 벌였다. 중국 언론은 이를 두고 “중국의 항모전단이 처음으로 제1도련선(島?線)을 돌파했다”며 흥분했다. 제1도련선은 중국이 1982년에 설정한 해상 방어선으로, 일본 사세보~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선이다. 중국이 ‘핵심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남중국해 등 근해를 포괄하는 선인데, 이 선을 넘어선다는 것은 미국의 태평양 제해권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랴오닝함 전단이 제1도련선을 돌파하자 중국에서는 제2도련선으로 전선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2도련선은 일본 혼슈~괌~카잔 열도~사이판~파푸아뉴기니~인도네시아를 잇는 선이다. 미국 항모가 남중국해를 맘대로 항행하듯이 중국 항모도 미국의 앞바다인 동태평양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6일 사설에서 장기적으로는 항모를 미국 근해인 동태평양까지 진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함대가 미국 근해에 진출할 능력을 갖춘다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중국의 안보 이익을 침해하며 압박하는 분위기에 분명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에는 현재 항모가 1대밖에 없지만 원양을 항해하는 능력과 용기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면서 “2도련선도 넘어서 중국 함대가 순항해 본 적이 없는 해역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중남미 지역에 해군 보급기지를 건설하는 계획도 진지하게 검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랴오닝호를 태평양까지 진출시킨 첫 번째 요인은 항모전단을 완벽하게 운영할 수 있는 군사력을 이미 갖췄기 때문이다. 이번 훈련에는 보급함 1척, 구축함 3척, 호위함 3척, 함재기 13대, 함재 헬기 수대가 동원됐다. 특히 함재기인 젠(殲)15 전투기 9대에는 공중 급유장치인 ‘캐빈’이 설치돼 있었다. 활주로가 짧은 랴오닝함의 특성상 젠15기는 미사일과 연료를 동시에 가득 채우고서는 이륙이 어렵다. 이 때문에 연료를 반만 채우고 이륙한 뒤 공중급유를 받아야 장기 전투가 가능하다. 일부 젠15기에 연료 탱크인 ‘캐빈’이 설치됐다는 것은 연료를 가득 채운 젠15기가 무기를 가득 탑재했으나 연료가 부족한 다른 젠15기에 공중에서 연료를 공급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도발’에 중국이 힘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점점 더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내년 19대 당대회를 앞둔 중국의 기본 외교 노선은 ‘안정’이지만 ‘핵심 이익’을 위협하는 트럼프에게 더이상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특히 미국의 재정 상황으로 볼 때 트럼프의 감세 정책과 군사력 확장이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의 태평양 전략 강화 ‘허풍’에 겁먹지 않고 그동안 비축한 군비를 바탕으로 ‘행동’으로 기선을 잡겠다는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특전사 출신인 저보고 종북… 그런 사람들이 진짜 종북”

    “특전사 출신인 저보고 종북… 그런 사람들이 진짜 종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얼굴) 전 대표가 26일 “오늘부로 종북 의미를 새로 규정한다”며 “군대 피하는 사람들, 방산비리 사범들, 국민 편 갈라 분열시키는 가짜보수 세력, 특전사 출신인 저보고 종북이라는 사람들이 진짜 종북“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싱크탱크 ‘국민성장 정책공간’ 포럼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을 추종하는 정신 나간 사람들은 한 줌도 안 되는데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자기 편이 아니면 종북으로 몰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가안전보장회의 멤버 상당수가 군 면제를 하는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고위공직자 본인과 아들의 현역 입영률은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고, 군에 가도 우병우 아들처럼 꽃 보직”이라며 “안보에서의 금수저·흙수저는 안보에 구멍 내는 이적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와 북핵 초전대응 능력인 킬 체인을 앞당기고, 자주 국방력을 강화해 전시 작전통제권을 조기 환수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어디라도 가고 누구라도 만나겠다. 모든 과정은 우방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북한에 먼저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사상검증이 되는 슬픈 현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미국 먼저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정봉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전국구’에 출연, “구시대 적폐에 대한 확실한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자는 게 민심인데, 바꾸고자 하는 절박함 같은 게 있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브렉시트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브렉시트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국에 휩싸인 2016년의 대한민국.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국내 상황 못지 않게 올 한해는 유난히 굵직한 국제 이슈가 많았다. 세계 정치·경제계를 뒤흔들었던 국제 이슈를 돌아봤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 지난 6월 영국에서 진행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찬성 51.89%, 반대 48.11%로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의 일부 보수 세력은 EU에서 영국에 부과하는 거액의 재정 분담금, 금융·안전에 관한 EU의 각종 규제, 이민자 및 난민 유입 등에 불만을 품고 EU탈퇴를 주장해왔었다. 이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5년 총선에 앞서 수년 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브렉시트 찬성파 유권자의 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총선에 압승한 뒤 캐머런은 EU잔류로 노선을 변경했고, 브렉시트 논의가 다시 부상하자 영국의 EU 잔류를 위한 요구조건을 EU 상임의장에 전달했다. 영국이 건넨 요구는 금융규제나 이민자 문제 등 영국내 브렉시트 EU에 가지는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EU는 이들 대부분을 수용했으나 브렉시트 투표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요구는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공약대로 진행된 투표는 잔류 측이 우세하리란 여러 예상을 뒤집고 탈퇴 쪽으로 기울었다. EU잔류에 노력하던 캐머런 총리는 이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새로 임명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2년에 걸쳐 EU측과 탈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탈퇴 이후 영국이 EU시장과 거래하기 위해선 기존과 달리 신규 무역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영국의 EU시장 접근성이 이렇듯 약화됨에 따라 EU출신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감소 또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영국 외 EU가입국들의 탈퇴여론이 형성돼 EU의 안정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재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다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 정계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숱한 도덕적·정치적 논란거리를 낳았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는 이를 뒤엎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부동산 재벌이자 사업가인 도널드 트럼프는 경선기간 내내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무지, 여성비하, 외국인 차별, 막말 등 무수한 스캔들로 비난을 받았으며 대중국 보호무역, 난민 추방 등 국제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강경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에도 이러한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으며, 대선 결과 발표 이후 각지에서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당선 무효화 시위가 펼쳐지기도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대선 이후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내거나 아예 무효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소수자 차별을 조장하는 듯했던 태도 또한 철회하고 사과하고 있다. 그러나 핵무장 강화, TPP 폐기 등 다른 문제적 사안들에 있어서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파나마 페이퍼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에 위치한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 & Company)의 기밀 문건을 공개한 폭로 프로젝트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uddeutscheZeitung)은 익명 제보자로부터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자료를 입수한 분석을 위해 이를 ICIJ측에 건넸고, 한국 뉴스타파, 프랑스 르몽드,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세계 80여 국가의 107개 언론사가 함께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난 2016년 4월 3일(미국시간) 문서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파나마 및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지에 설립한 역외 회사 및 주주 리스트가 공개돼있으며 여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 세계 각국 지도자를 포함해 정치인, 스포츠·연예계 유명인사, 무기상, 기업가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계적인 충격파를 일으켰다. 역외회사 설립 자체가 항상 불법인 것은 아니며, ICIJ 측 역시 문서에 포함된 인물이 모두 절세나 탈세 등 비윤리적 행동에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등 일부 인사의 경우 명백한 자금 세탁의 정황이 포착됐으며 아이슬란드 귄뢰이그손 총리도 역외회사를 통해 은행채권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한편 해당 문서에서 ‘Korea’를 키워드로 검색된 파일은 총 1만 5000여 건이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 19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터키 쿠데타 미수 7월 15일(현지시간) 밤 터키군 일부 세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반발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약 6시간 시간 만에 실패한 사건. 터키 군부는 역사적으로 세속주의(정교 분리)를 중시해 정부가 이슬람주의 회귀 조짐을 보일 때마다 이를 막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켰던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쿠테타 또한 군부 내 세속주의 세력인 전(前)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육군 3군 사령관 등이 에르도안의 친 이슬람 정책에 반발해 일으킨 것이다. 7월 15일 밤 쿠데타군은 탱크와 헬기 등을 동원해 이스탄불 국제공항과 앙카라의 방송국을 장악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쿠데타군에 대항해줄 것을 요청했고 수적으로 열세인 쿠데타군은 결국 정권 장악에 실패했다. 실패한 쿠데타 시도로 총 265명이 사망, 14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가담 군인 2839명이 체포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가 세속주의 옹호와는 관련이 없으며 터키 정치인 펫훌라흐 귈렌의 배후 조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학자이자 종교 지도자인 귈렌은 본래 에르도안의 동료였으나 에르도안과 대립 끝에 1999년 미국으로 망명한 정치인이다. 쿠데타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4만5000여 명의 법조인, 교육계 인사, 공무원, 경찰들에게 반란군 누명을 씌워 투옥 및 해고시키는 등 무차별적 반대파 숙청에 나서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프랑스 노동법 시위 프랑스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위가 올해 초부터 약 6개월 넘게 진행됐다. 지난 3월 경 중도 좌파인 프랑스 사회당 정부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기업의 해고 요건 완화 및 근무시간 35시간 근무제도를 주된 골자로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3월부터 프랑스 노동자 조합과 학생단체들은 전국적으로 반발 시위에 나섰으며 공무원들도 파업을 벌였다. 4월부터 폭력 시위가 발생하면서 국민과 경찰이 물리적으로 대치했으며, 최루탄·물대포 등 강도 높은 진압 수단이 사용됐고 경찰과 시위대 양쪽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국적인 반대 시위에 더불어, 프랑스 하원의 야당의원들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 또한 개정에 반대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자,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는 헌법 제 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발동, 노동법 개정안을 하원 표결 없이 상원에 넘기기에 이른다. 프랑스 헌법 제 49조 3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의회 투표 없이 총리가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후 상원은 법안을 수정해 하원에 내려 보냈으나 하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프랑스 정부는 상하원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7월에 다시 한 번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노동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가결시켰다.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에 프랑스 국민들은 9월까지 시위를 이어나갔으나 결국 노동법 개정을 철회시키지는 못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김승연 한화 회장, 트럼프 취임식에 초대장 받았다

    김승연 한화 회장, 트럼프 취임식에 초대장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다음달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화에 따르면 김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초대받았다. 김 회장은 미국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추천으로 내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식 참석 초청장을 받을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 측이 먼저 참석 의사를 타진했다. 김 회장이 가겠다는 의향을 밝혀 곧 정식 초청장이 송부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재계 인사 중 드물게 트럼프 당선인 측 초청을 받은 김 회장이 향후 양국 기업 간 교류 등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김 회장을 트럼프 취임식에 초청하도록 추천한 인사는 미 정계의 오랜 지인인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리티지재단 총재에서 물러나 아시아연구센터 이사장으로 있는 퓰너는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선임고문으로 대선 캠프에서 외교안보 분야 자문을 맡았다. 김 회장은 지난 10월 방한한 퓰너 이사장을 만나 한미관계와 동북아 문제 등에 대해 환담하는 등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했다. 김 회장과 퓰너 전 총재는 민간외교 차원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등 수십 년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오바마, 이스라엘 정착촌 놓고도 정면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이스라엘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이집트는 22일(현지시간) 당초 이날 오후 3시에 진행 예정이던 안보리의 결의안 표결을 돌연 연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성명과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유엔 결의안은 거부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이후 나온 조치다.  미국 CNN 방송은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CNN에 “오바마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느낀 뒤 트럼프 당선자와 접촉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면서 “우리는 당선자과 접촉했고, 그가 (이 사안에) 관여한 데 깊이 감사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퇴임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편에 서서 결의안을 무산시킬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보다 친(親) 이스라엘 성향인 트럼프 당선인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바마는 이번 결의안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대신 기권할 예정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표결에 기권하게 되면 이번 결의안은 채택 가능성이 크다. 이는 그동안 정착촌 확대는 비판하면서도 이스라엘 반대편에 서는 데에는 신중했던 미국 정부의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취임 전인 트럼프의 개입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인 윌슨센터의 애런 데이비드 밀러 부회장은 “당선자가 공개적으로 정부가 결의안을 거부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것은 물론, 취임하기 전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젊어진 ‘박카스’처럼 젊은 동아제약 만들 것”

    “젊어진 ‘박카스’처럼 젊은 동아제약 만들 것”

    청년과 호흡… 아이디어 얻어 실무자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제거 ‘광고맨→홍보맨→사장.’ 최호진(50) 동아제약 사장은 대우전자의 ‘탱크주의’, 삼성생명의 ‘브라보 유어 라이프’ 등을 만든 잘나가는 ‘광고맨’이었다. 서강대 경영학과를 거쳐 한국투자신탁에서 2년 근무한 기간을 빼고는 코래드, 제일기획 등 18년을 광고업계에서만 일했다. 그러다 2010년 광고업계를 떠나 동아제약 광고팀장(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 사장은 “당시만 해도 광고대행사가 훨씬 연봉도 높고 평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박카스’ 참신한 광고로 제2전성기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모험을 택한 만큼 주변의 만류도 컸다. 하지만 그는 생소한 제약업계에서 더 큰 대박을 터뜨렸다. ‘풀려라 5000만, 풀려라 피로’라는 광고를 만들어 박카스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 냈다. 출시된 지 50년이 넘은 박카스는 이 광고 이후 매출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해 단일 제품으로 연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광고맨·홍보맨으로 일하다 CEO로 입사 4년 만인 2014년 커뮤니케이션실장(홍보실장·상무)으로 승진했고, 2년 뒤인 지난달 17일 전무와 부사장을 건너뛰고 곧바로 사장으로 전격 승진해 ‘홍보맨’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최 사장은 55살 박카스를 젊은 이미지로 바꿔 놓은 것처럼 요즘엔 84년 된 동아제약을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큰 폭의 내부 인사도 준비하고 있다. 연말까지 인사를 끝내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젊은 동아제약’ 만들기에 속도를 낼 생각이다. 그는 입사한 이후 매년 박카스 국토대장정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최 사장은 “박카스도 매년 청년들과 호흡하면서 많이 젊어지고 여러 아이디어도 얻었다”면서 “이들 브랜드 외에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는 여러 브랜드가 나오는 게 동아제약의 성장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내년 ‘아이봉’ ‘베나치오’ 집중 육성 최 사장은 “동아제약이 현재 전체적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동아 DNA’의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능력 위주 평가를 통해 불필요한 부분은 과감히 없애고 무엇보다 실무자들의 얘기를 많이 듣겠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올 3월 출시한 눈 세정제 ‘아이봉’과 액상소화제 ‘베나치오’ 등을 집중 육성하고, 치과 전담 조직을 구성해 구강 관련 시장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반총장 대권 도전 美정계 관심 쏠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사실상 ‘대권 도전’에 미국 내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뉴욕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반 총장의 마지막 기자회견 참석 전후로 만난 다양한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반 총장의 대권 도전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한 유엔 관계자는 “대선 출마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많다”며 “사무총장 퇴임 후 공직을 맡지 않도록 한 유엔총회 결의는 권고 사항인 데다 대통령과 같은 선출직이 아니라 외무장관 등 임명직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관계자는 “유엔을 둘러싼 외교가에서 반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호기심 어린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며 “최근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반 총장의 퇴임 후 행보가 연결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워싱턴에서 21일 만난 아시아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쏟아냈다.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반 총장이 미국과 긴밀하게 일했으니 미국 입장에서는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호의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잘 아는 반 총장이 되면 한·미 관계가 더욱 안정적이고 발전하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반 총장이 임기 중 방북이 무산됐으나 대통령이 돼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한국이 주도적으로 북핵·인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그러나 다른 싱크탱크 관계자는 “외교관 출신의 전형적 관료 스타일인 반 총장이 한국 대선판의 ‘진흙탕 싸움’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가 링에 오른 뒤 쏟아질 모든 비판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치컨설팅사의 한 아시아 전문가는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다른 후보는 국가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비전과 공약을 밝혀 성향을 이해할 수 있는데 반 총장은 국가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건지 비전과 정책을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 이후 한국민은 정치에서 ‘새 바람’을 원하고 있는데 반 총장의 리더십이 이를 충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미국민이 많은 단점에도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도 변화를 갈망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평가는 달라도 이들은 반 총장의 유엔 10년 경험이 새 바람이 될 것인지, 아니면 주류 이미지에 갇힐 것인지 곧 판가름 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빗물박사 물맹탈출 프로젝트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빗물박사 물맹탈출 프로젝트

    한무영(60) 교수를 만난 것은 이번 겨울 최강의 한파가 몰아친 지난 16일 아침이었다. 그는 건설환경공학부가 자리한 서울대 관악캠퍼스 35동 옥상 위의 정원과 농장으로 안내했다. “겨울이어서 다들 얼어붙고 분위기도 좀 살풍경인데, 내년 봄이나 여름에 꼭 한번 다시 오세요. 빗물로 움직이는 자연 생태계를 눈으로 바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너를 보면 늘 안타까워. 그만 한 능력이면 SCI급 논문(다른 학자들에게 많이 인용되는 수준 높은 연구성과)을 얼마든지 쓸 텐데, 왜 빗물에 꽂혀서 그러는지 난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원래 가던 길로 돌아갈 순 없겠니?” 오랜만에 본 친구가 소주 몇 잔에 속엣말을 풀어놓는다. 미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친구다. 나는 그저 웃기만 할 뿐이다. 어차피 한두 번 들어온 얘기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 나는 학계나 교수사회에서 ‘괴짜’로 통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는 주류를 스스로 박차고 나온 별종이다. 나를 아끼는 친구들과 달리 등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험담을 하는 사람도 있다. “서울대 교수씩이나 돼 가지고 고작 빗물 전도사냐.” “수준 높은 사람들을 만나야지 왜 저런 사람들과 교류하나.”, “교수가 SCI급 논문은 내팽개치고 변기 따위나 만드나.” 대략 이런 것들이다. 화를 내지도, 그들을 비난하지도 않지만 가끔 이런 말을 할 때는 있다. “나는 이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당신은 그게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면 그걸로 족한 겁니다. 그렇게 각자의 길을 걸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나와 빗물의 인연은 2000년에 시작됐다. 그해 봄 우리나라는 가뭄이 심했다. 서울대에 부임하고 2년째였던 나는 국제적으로 꽤 이름난 ‘수(水) 처리’ 분야 전문가였다. ‘더러운 물을 먹는물로 바꾸는 것’이 전공이었다. 물속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침전시켜 정화하는 나의 ‘응집(凝集) 이론’은 세계환경공학과학교수협의회로부터 ‘최우수 논문상’을 받았을 만큼 학문적 성취를 인정받고 있었다. 나의 박사학위 논문을 그대로 전재한 미국 대학 교과서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이론은 똥물이 됐든 빗물이 됐든, 물이 있을 때의 얘기였다. “아무리 수 처리 기술이 탁월하다 한들, 전국의 산과 들이 메말라 있으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럴 때 나를 사로잡은 것이 있었다. -일본에서 나온 ‘빗물과 당신’이라는 책이었다. 30여년간 빗물 활용을 연구한 무라세 마코토 박사가 지은 것이었는데, 당시 그는 대학교수도 아닌 도쿄 스미다구청의 계장이었다. 스미다구는 도쿄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스미다강으로 인해 만성적인 홍수에 시달리고 있었다. 무라세 박사는 새로 짓는 스모 경기장에 대형 ‘빗물 탱크’를 설치하고 건물 홈통마다 ‘빗물 저금통’을 만들었다. 스모 경기장은 물 자원을 확충하고 홍수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나는 여기에서 착안해 우리나라 빗물을 받아 성분 분석을 했다. 빗물은 예상했던 것보다 아주 깨끗했다.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분석을 해 보니 특별히 나쁜 물질이 없었다. 고민이 시작됐다. 기존에 해 왔던 ‘수 처리 연구’와 새롭게 만난 ‘빗물 연구’ 중 어떤 게 더 값어치 있는 것일까. 나는 20대부터 청춘을 고스란히 바쳤던 이전의 수 처리 연구와 이별을 했다. 이듬해인 2001년 나는 서울대 안에 빗물연구센터를 설립했다. -1961년 만 5세에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생업에 바쁘셨던 부모님은 육아에 어려움이 커지자 나를 제 나이보다 2년이나 일찍 학교에 보내셨다. 학창 시절 난 존재감이란 게 없었다. 나이도 어리고 몸집도 작고 해서 또래들에 잘 녹아들지를 못했다. 탈출구는 공부였다. 나중에 커서 뭘 할지에 대한 구상도 없이 그냥 수학문제를 풀고 영어단어를 외웠다. 또래들이 고2가 되던 1973년, 나는 대학생이 되었다. 성적에 맞춰 선택한 서울대 토목공학과. 실은 뭐하는 학과인지도 제대로 모르고 입학을 했다. 졸업하면 건설회사 같은 데 취직이 잘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뿐. 그런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자 ‘어떻게 하면 우리가 사는 도시를 멋지게 꾸미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도전의식 같은 게 자라났다. 1979년 3월 대학원을 마치고 광화문에 있는 현대건설 본사(지금의 현대화재해상 사옥)로 출근을 했다. 내 안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어이, 한무영, 이거 복사 좀 해 와라.” “이것들 전부 다 그려 놔.” 실망은 기대에 비례한다고 했나. 나같은 서울대 석사 출신에게 복사나 단순 제도 작업을 시키다니. 중요한 일이 주어지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은 지각이나 조퇴 같은 근태 불량으로 이어졌다. “한무영, 오후 내내 어디에 있었지?” “오늘 중으로 마치라고 하신 일이 일찍 끝나서 밖에 좀 다녀왔습니다.” 차차 상급자들 눈 밖에 나기 시작했고, 결국 대리 진급에서 물을 먹고 말았다. 난생처음 맛본 실패였다. -얼마 후인 1981년 3월, 나는 중동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라크 항구도시 바스라의 하수도 건설현장 설계 책임자로 발령났다. 내가 원한 것이었다. 대리 승진 탈락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물리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현장수당, 위험수당 등 이라크에서 받는 월급이 한국의 5배나 되는 것도 이유였다. 문제는 당시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란 거였는데, 둘째를 임신 중인 아내에게도 부모님에게도 전쟁 얘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바스라는 이란과 이라크의 최전방 전선에 있었다. 바스라에 도착한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앞이 캄캄해졌다. 유서 깊은 도시이긴 했지만 하수도 시설이 없다 보니 사방이 생활폐수로 인한 물웅덩이였다. 거기에서 나오는 악취는 코를 찔렀다. 1년을 전쟁과 함께 살았다. 매일 아침 이란군은 우리 쪽을 향해 포격을 해댔다. 재미있는 것은 ‘10’의 규칙성이었다. 아침에 열 발을 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포격을 중지했다가 다음날 아침 그 시간에 정확히 열 발을 다시 쐈다. 1부터 10까지 숫자를 세고 나면 아무런 걱정 없이 공사현장으로 나가 작업을 했다. 하지만 매번 그런 것은 아니어서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시신이나 잘려 나간 신체 부위들을 눈으로 봐야 했다. -“벽돌 하나의 옆면 길이가 20㎝인데 굳이 벽을 50㎝ 두께로 쌓으라는 이유가 뭡니까. 그냥 60㎝로 하면 간단한 것을 왜 이렇게 일을 번거롭게 만드시나요.” 현장에서 나온 불만의 목소리를 듣고보니 정말 그 말이 맞았다. 나는 무심결에 50㎝로 설계도를 만들었지만, 현장에서는 그것 때문에 벽돌 하나를 일일이 반으로 잘라야 했다. ‘20㎝+20㎝+10㎝=50㎝’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내가 60㎝로 설계했으면 벽돌을 쪼개지 않고 그냥 3개를 나란히 붙여 해결됐을 텐데, 명색이 엔지니어라면서 내가 얼마나 현장을 모르고 있었던 것인가. 나 하나 때문에 저 많은 사람이 쓸데없는 고생을 해 왔구나.’ 서울대 출신이라는 자부심에 그동안 낮춰 봤던 현장 작업자들과 동고동락을 하면서 이 세상에는 나보다 훌륭한 사람이 많다는 걸 깨닫게 됐다. -중동에서 돌아오니 1년 동안 번 돈으로 집을 하나 장만할 수 있었다. 이 집은 내가 보장된 길을 버리고 미국 유학을 결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84년 8월 나는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미국 텍사스로 유학길에 올랐고, 1989년 돌아올 때까지 줄곧 수 처리 연구에 전념했다. -나의 빗물 연구가 집약된 건물은 2006년 완공된 서울 광진구의 ‘스타시티’다. 2003년 건물 설계 때부터 참여했는데 원래는 지하 3층으로 돼 있던 것을 1개 층을 더해 지하 4층으로 만들었다. 지하 4층에 칸막이를 하고 ‘홍수방지용’, ‘물 절약용’, ‘비상용’의 3개 빗물 탱크를 설치했다. 빗물탱크에 저장된 물로 스프링클러, 실개천 분수, 공용화장실 등을 운용했다. 빗물탱크 제작 등에 4억 5000만원이 들었는데, 3년 만에 그만큼을 뽑아낼 수 있었다. 스타시티 입주자들은 공용 수도요금을 월 200원밖에 내지 않는다. 이곳은 2008년 국제물학회지 커버스토리에 ‘세계적인 미래형 물 관리 모델’로 소개됐다. -빗물은 맛이 좋다. 지금까지 30회 정도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는데 매번 실험 참가자의 60% 이상이 수돗물, 생수가 아닌 빗물이 가장 맛있다고 응답했다. 빗물에서는 약간 단맛이 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빗물은 깨끗하다. 유통 과정을 생각해 보면 빗물이 최고일 수밖에 없다. 물의 원산지는 모두 바다나 강이다. 지하수는 그게 땅속 어느 곳으로 흘렀는지 알 수 없다. 수돗물도 더러워진 물을 화학적으로 정화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반면에 빗물은 유통 경로가 단순하다. 정화된 수증기들이 모인 구름에서 땅으로 바로 내려온 것이다. 온갖 물질에 오염됐던 강물을 정화한 것은 그냥 먹으면서 하늘에서 떨어진 비는 산성이니, 미세먼지니 하며 먹지 않으려 한다. 머리 빠진다며 맞으려 하지도 않는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이 ‘물맹(盲)’이라고 생각한다. 물이 많은 나라라면 모르겠는데 물이 부족한 나라에서 물맹이라는 건 슬픈 일이다. 통장 잔고도 모르면서 흥청망청 쓰는 가난뱅이 같은 게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을 물맹에서 탈출시키고 싶다. 나는 공식행사에서 두 가지 메시지를 구호로 만들어 함께 외치자고 한다. 하나는 ‘2020, 200’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물 소비량이 280ℓ인데 이걸 2020년까지 200ℓ로 줄이자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비돈비돈, 비돈돈’이다. 빗물은 정말로 돈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원하는 만큼 물을 쓸 수 있는데, 왜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부르느냐고. 하지만 이건 사람만을 기준으로 생각하니까 그런 것이다. 가뭄이 들면 사람들은 식수를 나르고 물병을 주지만, 산과 들에 있는 동식물들은 어떡할 건가. 그 대책은 없다. 지하수도 마구잡이로 퍼 쓰면 미래 세대는 어떡할 것인가.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의 물자원의 미래를 밝지 않다. 현 세대에 국가재정을 펑펑 쓰면 후대에 빚만 물려줄 것이라고들 걱정하는데 물도 마찬가지다. 우리 자손들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처럼 마구 퍼 쓰는 건 다 같이 죽자는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수 처리 전문가에서 빗물, 즉 환경 전문가로 변신한 이유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물자원이나 물관리 등의 문제를 빗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자칭 타칭 ‘빗물박사’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로 교내 빗물연구센터 소장을 겸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이라크 현장을 포함해 건설회사에서 6년을 근무하고 거기서 번 돈으로 가족과 함께 미국 유학을 떠났다. 그의 빗물 활용 연구는 2006년 완공된 서울 광진구의 주상복합건물 ‘스타시티’에 가장 잘 구현돼 있다. ▲1956년 충남 아산(온양) 출생 ▲서울대 토목공학과 학사·석사,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환경공학 박사 ▲ 현대건설 직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경희대 토목공학과 교수,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국제물협회 빗물분과위원장, 한국빗물모으기운동본부 공동의장, 빗물모아지구사랑 공동대표 ▲ 저서 ‘한무영 교수가 들려주는 빗물의 비밀’, ‘빗물 탐구생활’, ‘빗물과 당신’, ‘환경 프로젝트 우리들의 빗물 이야기’, ‘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 ‘빗물 이용기술 핸드북’ ▲수상 ‘대한민국 국가녹색기술대상’, ‘국제물학회 창의프로젝트상’, ‘세계환경공학과학교수협의회 최우수 논문상’, ‘대한상하수도학회 공로상’
  • [2016 공직열전] 노동국서 승격 거듭… 일자리 정책·직업 훈련 총괄

    [2016 공직열전] 노동국서 승격 거듭… 일자리 정책·직업 훈련 총괄

    고용노동부는 1948년 노정과, 직업과, 복리과, 조정과 등 4개 과를 둔 사회부 장관 소속 ‘노동국’에서 출발했다. 1963년 노동청, 1981년 노동부로 차례로 승격된 뒤 2010년 현재의 고용노동부라는 명칭을 얻게 됐다. 수십년 동안 유지한 ‘노동’이라는 명칭 앞에 ‘고용’을 추가함으로써 ‘일자리 정책’은 고용부의 핵심 기능이 됐다. 청년, 여성, 고령자, 장애인 등 분야별 고용정책과 직업훈련, 실업자 재취업, 취업포털 서비스까지 폭넓은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청년고용과 장년층 재취업 문제가 전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고용 정책의 중요도는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고영선(54·정무직 임용) 차관은 1993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초빙연구원으로 입사해 20년을 거시경제 연구에 매진한 경제통이다. 2013년 KDI에서 퇴사, 같은 해 국무조정실 2차장으로 처음 공직에 발을 들였다. 2014년 고용부 차관에 임명됐을 때 많은 이들이 ‘고용노동분야를 제대로 이해할까’라는 의문을 가졌지만, 소통형 리더십으로 단박에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다소 과묵하지만 업무파악력과 분석력이 뛰어나고, 한번 관심을 가진 업무는 집요하게 챙기기 때문에 직원이 진땀을 흘리기 일쑤다. 취임 50여일이 지난 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경제·사회여건 변화와 고용노동정책의 과제’라는 제목의 강의를 진행해 간부들조차 고 차관의 업무파악력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스스로 중요성을 인식해 연구한 내용을 토대로 고용노동행정이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 준다는 점에서 고용부의 ‘싱크탱크’로 불린다. 고용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문기섭(51·행시 32회) 고용정책실장은 노사관계, 근로기준, 국제, 산업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는 타입이며, 직원 사이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간부로 자주 언급된다. 스스로는 “개성이 없는 성격”이라고 낮춰 말하지만 ‘고용부의 신사’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직원에게 인기가 많다. 합리적인 성격으로 다른 사람의 주장을 스스럼없이 경청할 때가 많아 정책의 방향을 잘 잡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환위기 때부터 정부 지원 인턴제 등 청년취업정책 개발에 앞장서 고용정책에 큰 애착을 갖고 있다. 김경선(47·행시 35회) 노동시장정책관은 올해 뜨거운 이슈였던 ‘조선업 특별고용업종 지원대책’을 총괄하면서 부처 안팎으로 본인의 역량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 여성고용과장 때 ‘배우자 출산휴가제’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2008년에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노사관계법제과장을 맡아 복수노조, 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 도입 실무를 전담했다. 노동계에 밀리기는커녕 오히려 국제노동단체 간부들에게 “한국의 노동법을 조롱하지 말라”고 반박한 일화도 있다. 고용부의 ‘여걸’로 꼽히지만 늘 특유의 섬세함으로 후배들을 대해 신망이 높다. 장신철(52·행시 34회) 고용서비스정책관은 고용분야 전문가이면서 과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상임위원으로 근무할 당시 노무사들로부터 ‘명심판관’으로 불렸을 정도로 노사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한다. 최근까지 5권의 저서를 냈고 공인노무사 자격과 한국기술교육대(코리아텍)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고용부의 ‘학구파’로 통한다. 마라톤 풀코스를 10차례 완주하는 등 악착같은 근성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1995년 도입된 고용보험제도를 설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 노동법 감시활동을 11년 만에 종료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나영돈(53·행시 34회) 청년여성고용정책관은 정병석·이재갑 전 차관으로 이어지는 고용부의 ‘고용통’ 계보를 잇는 고용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뛰어난 추진력을 인정받아 일·학습 병행, 청년고용, 일·가정 양립 등 현안 과제들을 도맡아 처리하면서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젊은 사무관들 사이에서 ‘꼭 일을 배워 보고 싶은 국장’으로 알려져 있다. 고용전문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잘 구축했다는 평을 듣는다. 박성희(48·행시 35회) 고령사회인력정책관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대명사로 통한다. 고용 업무부터 홍보·국제 업무까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균형 잡힌 시각과 빠른 판단력으로 조직 안팎의 기대와 신망을 이어가고 있다. 업무뿐만 아니라 조직의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스타일이다. 김 정책관과 더불어 고용부 여풍(女風)의 선두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직원들의 롤모델로 꼽히기도 한다. 권기섭(47·행시 36회) 직업능력정책국장은 기획력과 판단력이 뛰어나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장관 정책비서관, 기획재정담당관 등을 거쳤다. 고용정책총괄과장으로 활동할 당시 ‘고용률 70% 로드맵’ 수립을 주도하는 등 고용·기획재정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최근에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확산, 일학습병행제 현장 안착,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직업훈련 개편 등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목표로 한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 지시받은 일을 끝까지 처리하는 우직한 책임감이 돋보인다는 평을 듣는다.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합리적으로 조직을 관리해 선후배 모두에게 두루 신임을 얻었다. 대인관계가 원만해 경제계, 학계, 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세종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해상 면세유 15억어치 빼돌려 농가·공장에 공급 37명 검거

    해상 면세유 600만ℓ(시가 15억원 상당)를 빼돌려 비닐하우스 농가와 공장 등에 유통한 일당 3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업자 김모(5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탱크로리 차량 운전자 곽모(39)씨 등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외항선에 공급할 시가 15억원 상당의 해상 면세유인 벙커C유 600만ℓ를 빼돌려 국내 비닐하우스 농가와 공장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외항선이 주문한 벙커C유 중 일부를 급유선박에 남기는 수법으로 빼돌린 뒤 폐유를 운반하는 선박 등에 실어 부산대교 아래에서 탱크로리 차량으로 옮겼다. 이들은 해상 면세유를 정상적으로 유통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3곳의 폐유 정제공장을 이용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CJ헬로 “케이블TV 지역·공익성 강화”

    CJ헬로비전이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는 ‘사회공헌캠프’ 23곳을 출범시켰다고 20일 밝혔다. 본사가 주도하던 사회공헌활동을 지역별로 전개해 케이블TV의 지역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CJ헬로비전은 지난달 18일 경기 의정부를 사업권역으로 하는 ‘나라방송’을 시작으로 20일 서울 상암동 본사까지 총 23개 종합유선방송사업(SO) 권역에서 사회공헌캠프 발대식을 마쳤다. 각 캠프와 지역채널이 사회공헌활동의 지역별 베이스캠프가 돼 지역별로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을 개발, 케이블TV의 지역사회 참여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CJ그룹의 사회공헌활동의 지역 거점으로도 활동한다고 CJ헬로비전은 덧붙였다. CJ헬로비전은 사회공헌캠프의 첫 번째 행사로 연말 김장봉사활동을 역대 최대규모로 추진한다. CJ헬로비전은 미디어사업의 특성을 살린 지역형 사회공헌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TV시청환경을 개선한 ‘이어드림’과 독거노인의 안전을 확인하는 ‘헬로안부알리미’,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살리기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이들 사회공헌사업들을 지역사회 맞춤형으로 진행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언론, 대학 등과 함께 각 지역의 사회 문제를 발굴하는 등 각 사회공헌캠프를 지역별 사회공헌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는 “지역 현장에서 지역민과 공감대를 확산해 케이블TV의 지역성과 공익성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각 사회공헌캠프가 ‘사회공헌 씽크탱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다이빙 드론, 바닷새를 모방하다

    [고든 정의 TECH+] 다이빙 드론, 바닷새를 모방하다

    오늘날 우리 인간은 비행기, 선박, 자동차 등 여러 가지 문명의 이기를 바탕으로 지구 생태계의 정점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만든 모든 기계가 동물을 뛰어넘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새와 물고기를 연구해서 더 완벽한 항공기와 배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새는 좁은 공간에서 이착륙이 가능할 뿐 아니라 훨씬 에너지 효율적으로 대기의 흐름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인간이 만든 드론이 불가능한 수준의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습니다. 새의 놀라운 능력 가운데 하나는 아주 빠른 속도로 바다로 뛰어드는 것입니다. 바닷새들은 빠른 속도로 바다로 다이빙해 먹이를 잡습니다. 사실 바닷새의 다이빙은 서로 모순된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물고기가 피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 매우 빠른 속도의 다이빙이 필요하지만 이런 고속 다이빙은 엄청난 충격을 수반합니다. 그렇다고 몸을 튼튼하게 만들면 이제는 비행하기에 너무 무거워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닷새는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이빙 순간에 날개를 접고 부리-머리-목-몸통을 긴 창처럼 만들어 저항과 항력을 최소화시킵니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드론은 이렇게 모양을 크게 변형시키기 어려웠습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과학자들은 '아쿠아마브'(AquaMav)라는 다이빙 드론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바닷새를 모방해서 빠른 속도로 비행하다 바로 바다로 다이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드론을 개발한 것입니다. 아쿠아마브는 200g에 불과한 미니 드론으로 그 구조는 장난감 비행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단순합니다. 대신 날개를 쉽게 접어 마치 화살 같은 모양을 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습니다. 덕분에 시속 48km의 빠른 속도로 다이빙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공중 및 수중 드론이 개발되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다이빙하는 드론은 최초입니다. 하지만 바닷물 속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능력은 아직 바닷새를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특히 문제는 다시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일입니다. 바닷새처럼 날개를 이용해서 비행이 불가능하므로 아쿠아마브는 별도의 탱크에 고압 이산화탄소를 지니고 있다가 그 압력을 이용해서 물에서 뛰어오르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참고로 작은 드론이기 때문에 비행시간은 14분, 범위는 5km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상용화를 위해서는 크기와 성능을 더 높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구팀이 생각하는 아쿠아마브 드론의 활용은 오염된 바다에서 샘플을 채취하거나 혹은 과학적 연구 목적의 샘플을 채취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이 드론보다 성능이 좋은 대형 드론 개발이 가능하다면 연구 및 해양 감시, 그리고 군사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새처럼 움직이는 드론을 개발하진 못하지만, 자연의 창의성에서 영감을 얻은 드론 엔지니어들의 꿈은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환기 자주 해야 노약자 면역·호흡기 지켜요

    환기 자주 해야 노약자 면역·호흡기 지켜요

    추워진 날씨 탓에 창문을 꽁꽁 닫고 실내에서만 지내는 ‘실내족’이 늘고 있다. 창문만 열면 실내 기온이 급속히 떨어져 환기하기가 쉽지 않다. 창문을 오래 닫아 놓다 보면 오염된 먼지가 쌓이면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과 노인, 어린아이 등은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일쑤다. 사무실 복사기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은 기침이나 두통, 천식, 알레르기성 질환을 일으키고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은 기관지염을 유발하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이런 물질은 환기해도 잘 빠져나가지 않고, 공기보다 무거워 누워 있는 아기에게 더 위험하다. 그래서 음식을 할 때는 물론 조리를 마치고 나서도 바로 환기팬을 끄지 말고 5분 정도 가동시켜 유해물질이 실내에 머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LNG 또는 LPG 등 가스를 난방 및 취사 연료로 사용하는 국내 일부 주택의 실내 이산화질소 농도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취사기구가 놓인 부엌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거실보다 1.5배쯤 높다. 새 가구를 들였다면 환기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새 가구에서는 폼알데하이드가 방출될 수 있는데, 아주 적은 양이라도 이 물질이 공기에 섞이면 의욕저하, 불면증, 천식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가습기도 실내 공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습기를 틀어 적정 습도를 유지하면 코, 목,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으나 실내 습도가 너무 높으면 곰팡이나 집먼지진드기가 증식하고 이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초음파 가습기나 임펠러형 가습기는 물 저장 용기의 세균이나 곰팡이 등 각종 미생물과 수돗물에 포함된 각종 무기물질을 확산시킨다고 한다. 가습기를 잘 청소하지 않고 사용하면 가습기 표면에 하얀 먼지가 쌓이는데, 이것이 수돗물 속 무기물질이다. 이 가루와 실내 오염물질을 머금은 습기를 오래 흡입하면 폐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기화식과 스팀 증발식 가습기는 무기물질을 상대적으로 적게 발생시키지만, 미생물로부터는 안전하지 않다. 때문에 하얀 먼지를 최소화하려면 수돗물 대신 정수기 물을 가습하는 데 사용하거나 무기물질 제거용 카트리지나 필터를 쓰는 게 좋다. 가습기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적어도 사흘에 한 번씩 청소하고, 매일 물탱크를 완전히 비우고선 건조해 미생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겨울철 자주 찾는 찜질방도 잘못 이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찜질방에서 제공하는 베개나 매트 등은 여러 사람의 땀이 묻어 있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병원균에 감염될 수 있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 피부 방어 능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찜질방 공기에는 미세먼지와 부유세균이 많다.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2013년 4~12월 영업장 규모 2000㎡ 이상인 찜질방 11곳을 대상으로 비수기(5∼6월)와 성수기(11∼12월) 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찜질방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세균은 ㎥당 비성수기 때 117∼497CFU(세균 개체수), 성수기 때 227∼1038CFU로 나타났다. 일부 성수기 때는 병원이나 산후조리원 등에 적용되는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기준(800 CFU/㎥)보다 높은 수준이다. 찜질방(목욕탕)의 샤워기, 수도꼭지 등에선 감기와 유사한 질환을 일으키는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기도 한다. 찜질방 대여 의류를 입을 때는 피부가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속옷을 착용하고, 양말도 신는 것이 좋다. 날이 춥다 보니 휴일에 집에서 온종일 TV를 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TV의 전자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머리가 아프고 짜증도 쉽게 난다. 전자파는 거리가 멀수록 약해지기 때문에 2m 이상 떨어져 보는 게 좋다. 더 길어진 겨울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면 취침 전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뽑아야 한다. 숙면을 돕고 우리 몸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멜라토닌은 잠을 자는 동안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전기회로에서 나오는 전자기장은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No.1 참이슬 막아낸 지역 강자, 잎새주·한라산·좋은데이

    No.1 참이슬 막아낸 지역 강자, 잎새주·한라산·좋은데이

    “‘참이슬’ 드릴까요? ‘처음처럼’ 드릴까요?” 음식점에서 소주를 시킬 때 종업원에게 듣는 이 말은 수도권 전용이다. 다른 도에 가면 그곳에서 생산하는 소주가 식탁에 오르곤 한다. 없어진 지 20여년이 넘는 ‘1도(道) 1사(社)’ 원칙의 위력이다. 하지만 이 소주 지역주의도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 ‘참이슬’이 1위로 올라섰고 저도주의 등장으로 부산에서 주요 소주업체들이 각축 중이다. 부산의 소주 지형구도가 어떻게 끝날지, 부산 지역 기업의 수도권 진출은 성공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1973년 지방 소주업체를 육성한다며 1도 1사 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 때문에 1970년까지만 해도 200여개였던 소주업체는 통폐합을 통해 10년 뒤 10여개로 대폭 줄었다. 1976년에는 주류 도매상들이 사들이는 소주의 50% 이상을 자기 지역 소주회사에서 사도록 하는 ‘자도주 의무구입제도’도 마련했다. 이 자도주 보호규정은 1996년 헌법재판소의 “자유경쟁원칙에 위배된다”는 위헌 결정에 따라 폐지됐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해당 지역 소주 제조업체의 지역 정서 호소 활동 등으로 각 지역에서 생산된 소주가 선호됐다. 소주의 제조와 판매 과정도 지역주의 고착화에 기여했다. 소주는 같은 원료(주정)를 같은 경로로 사서 각 회사마다 고유한 제조 기술로 제품을 생산한다. 곡물을 발효시켜 주정을 만드는 업체는 10개지만 모두 대한주정판매회사의 주정탱크를 통해 소주업체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품을 만들 때 쓰는 첨가물의 종류와 제조 방법에 따라 소주의 맛이 결정된다. 소주의 1차 유통은 주세 등의 문제로 주류 판매 허가를 가진 도매업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즉 제조업체의 판매사원이 대형마트나 음식점에 가서 영업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류판매 도매업자를 상대로 영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물론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마케팅을 펼치느냐도 판매에 주요 영향을 미친다. 이런 구도는 저도주가 나올 때마다 출렁거렸다. 1998년 하이트진로가 알코올 도수 23도의 ‘참이슬’을 출시하기 전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25도였다. 기존 도수보다 2도 낮춘 ‘참이슬’을 기반으로 하이트진로는 전국 시장점유율 50%대라는 안정적인 기반을 갖게 된다. 2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소주시장에서 업계 1위 지위를 단단하게 다졌다. 이에 두산은 2006년 알코올 도수 20도의 ‘처음처럼’으로 반격을 시도했다. 두산은 1993년 강원도 소주업체인 경월소주를 인수했다. 두산은 2009년 롯데주류에 인수됐다. ●1998년 23도→2006년 20도→2009년 16.8도 저도주 열풍 아슬아슬하게 지켜져 왔던 알코올 도수 20도는 하이트진로와 무학에 의해 무너졌다. 2006년 하이트진로는 알코올 도수 19.8도의 ‘참이슬fresh’를, 무학은 16.9도의 ‘좋은데이’를 각각 출시했다. 무학 측 관계자는 “출시 초기에는 미온적 평가를 받았지만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고 회고했다. 무학의 ‘좋은데이’는 무학이 부산 지역에 진출하는 데 일등공신이 된다. 원래 부산의 소주업체는 대선주조였다. 대선주조는 외환위기를 맞아 파산한 뒤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해 부산을 무학에 내줬다. 외환위기 또한 소주의 지역주의를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다. 알코올 도수 16.9도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에 따라 알코올 도수 17도 이상인 주류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TV광고를 할 수 없다. 이 법망을 피해서 무학의 ‘좋은데이’는 자유롭게 TV광고가 가능하다. 이에 부산 지역에만 한해 하이트진로도 2015년 16.9도의 ‘참이슬16.9’를 내놨다. 롯데주류는 다른 반격을 가했다. 주정을 탄 희석식 소주가 아니라 프리미엄 소주로 평가되는 증류식 소주 ‘대장부’(알코올 도수 21도)를 부산에 내놨다. 롯데주류는 최근 ‘대장부’의 서울 판매를 시작했다. 부산이 소주 제조업체의 격전장이 된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하이트진로다. 자도주 규제가 풀리면서 하이트진로는 강력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지방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강원, 충북, 대전·충남에서는 향토 소주 업체를 제치고 지역 1위 업체가 됐다. 대구·경북, 광주·전남, 제주에서는 2위 업체다. 전북 지역의 소주 업체인 보배소주를 2013년 계열사에서 합병했다. 롯데주류도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세를 늘리고 있다. 부산과 울산·경남의 2위 소주는 ‘처음처럼’이다. 롯데주류는 2011년에는 충북의 향토 소주업체인 충북소주를 인수했다. ●하이트진로 vs 롯데주류 vs 무학… ‘소주전쟁 축소판’ 부산 그동안 지방 소주업체의 수도권 도전은 종종 있어 왔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1996년 광주·전남 지역의 보해양조가 ‘김삿갓’이란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도권에 들어왔지만 외환위기로 고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경쟁사의 카피 제품으로 결국 실패했다. 2014년에는 알코올 도수 17.5도의 ‘아홉시반’을 내놨지만 결과가 신통지 않다. 울산·경남지역 소주업체인 무학은 저도주 열풍에 올라타 수도권 공략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과일맛 소주인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내놔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이마트의 일렉트로맨 캐릭터를 빌려와 ‘엔조이’(18.9도)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조직도 정비했다. 2014년 6월 수도권영업본부를 신설하고 2015년에는 경기도 용인과 일산에 물류센터까지 열었다. 이제는 지방 1위 소주업체이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에 이어 국내 3위 소주업체로 평가받는다. 물론 이 과정에서 비용도 많이 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학은 지난해 판매관리비에 684억원을 썼다. 지난해(551억원)보다 24%나 늘어난 금액이다. 신영증권의 김윤오 연구원은 “무학이 서울에서도 주류 도매상과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소매유통망을 가진 국내 대형 유통그룹(이마트)이 주류 사업을 확대하면서 무학의 서울 영업이 이전보다 수월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소주 인수한 이마트, 치열한 소주 전쟁 새 변수 소주업계에서 이마트의 행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6월 제주소주를 인수했다. 2009년 롯데주류가 두산주류를 인수한 데 이어 두 번째 유통업계의 주류업 진출이다. 주류는 회전이 잘 되고 이익이 높기 때문에 유통업계에 매력적이다. 제주소주는 제주 지역의 터줏대감인 한라산 소주에 맞서 2014년 소주 시장에 진출한 업체다. ‘산도롱’(20.1도), ‘곱들락’(18도) 제품이 있으나 낮은 인지도와 저조한 매출로 생산을 멈췄다. 이마트는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앞세워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가 진출한 국가에 수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가 속한 신세계그룹은 이미 신세계L&B를 통해 와인과 맥주 등을 유통 중이다. 이번 소주 인수로 종합 주류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변화를 가져온 저도주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저도주가 나오면서 여성이 소주 음용층으로 대거 합류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취향에 따라 소주 시장의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소주를 마시기 시작한 여성들이 소주 시장에 계속 남아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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