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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운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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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벼운 교통사고 ‘꾀병환자’ 거액 보상금 요구 인정못해

    가벼운 교통사고를 빌미로 거액을 뜯어내려 한 꾀병환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법원이 기각했다.서울지법 민사3단독정진경(鄭鎭京) 판사는 29일 “교통 사고로 3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피해를 봤다.”며 택시운전사 이모(43)씨가 가해자 김모(34·여)씨를 상대로 낸 1985만원의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차량을 우회전하다 도로변에 있던 원고의 차 뒷부분을 들이받은 것은 사실이지만피고의 차량 속도가 시속 10㎞인데다 원고 차량의 피해 정도도 페인트가 살짝 묻는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이 정도 사고 때문에 원고가 83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개인택시면허 웃돈 ‘껑충’

    월드컵 기간을 전후해 국내외 관광객이나 일반 승객들은개인택시의 바가지 요금과 과속·난폭운전을 조심해야 한다.월드컵 특수를 노려 비싼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개인택시 면허를 구입한 운전자들이 불법 운행을 일삼고 있기때문이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한 지 5년이 지났거나 1년 이상의 장기 질병,해외 이주 등으로 운전이 불가능한 경우 면허를 양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웃돈 거래가 기승을 부리면서 질병진단서나 해외취업증명서를 허위로 꾸며 불법거래를 일삼는 사례도 늘고 있다. 21일 전국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등에 따르면 5000만원안팎에 거래되던 개인택시 면허가 최근 지역별로 8000만∼1억원에 팔리고 있다.조합측은 지난 1∼3월 전국에서 거래된 개인택시 면허는 1800여건,웃돈 총액은 15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했다.월드컵 경기가 열리거나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다. 웃돈을 주고 개인택시 면허를 사고 파는 행위는 IMF 이후 퇴직자들이 택시업으로 몰리면서크게 늘었지만,올 들어서는 월드컵 특수까지 겹쳐 웃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비싼 웃돈을 지불한 운전자는 단시일내에 투자비용과수익금을 뽑기 위해 과속·합승 등 불법운행을 일삼고 있다. 지난달 8000만원을 주고 서울지역 개인택시 면허를 넘겨받은 김모(36)씨는 “월드컵을 앞두고 프리미엄이 종전보다 3000만원 정도 올랐다.”면서 “본전을 뽑으려면 월드컵 기간을 전후해 한몫을 챙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울산지역 택시운전사 이모(42)씨는 “프리미엄이 1억원까지 치솟으면서 허위 건강진단서를전문으로 발급해주는 의료기관도 있다.”고 귀띔했다.서울 D자동차판매상사 대표 김모(41)씨는 “면허 양도 자격이없는 운전사를 대상으로 해외취업증명서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브로커들도 생겨났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래가 음성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단속이 쉽지 않다.”면서 “개인택시 면허 양도·양수 조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최근 건설교통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건교부관계자는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기 위해 실상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멕시코 한국인 2명 피살

    [멕시코시티 연합] 멕시코 교민 2명이 심야에 현지인들로 추정되는 떼강도에게 참혹하게 살해됐다.지난 3일 새벽 2시쯤(현지시간) 멕시코시티 남동쪽 40㎞ 지점 푸에블라주방면 고속도로변에 강성수(48·의류상·멕시코 푸에블라주 거주)·이준화(38·잡화상·과나화토주 거주)씨 등 교민2명이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방치돼 있는 것을 현지경찰이 발견했다. 교민들에 따르면 강씨와 이씨는 전날 저녁 멕시코시티의한 한인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친 뒤 이날 새벽 1시쯤 강씨가 거주하는 멕시코시티 외곽 치콩콱 지역으로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강도로 돌변한 택시운전사가 사건 장소에서 미리 대기하던 다른 공범들에게 강씨 일행을 넘겨준 것으로알려졌다. 그러나 공수특전단 출신으로 무술유단자인 이씨가 반항하자 현지인 강도들은 흉기로 이씨의 머리를 때려 현장에서숨지게 한 뒤 이미 허벅지를 흉기에 찔려 신음 중인 강씨마저 머리를 내려친 뒤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4일 두 교민의 시체를 확인한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두교민의 시체가 교통사고로 보기어려울 정도로 참혹했다. ”며 “택시운전사와 짠 현지인 강도단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만큼 멕시코 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에듀토피아/ “수학이 이렇게 재미있을수가”

    교실 밖에 어둠이 깔린지 오래지만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학생들은 색종이를 오리고 접느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다.정육면체를 만들고 그안에 삼각뿔 세개를 집어 넣어 보며 신기한 듯 이리저리 돌려보며 눈을 반짝인다.초등학교 미술시간이 아니다. 수학교사 50여명이 직접 학생의 입장이 되어 종이접기를 실습해 보며 다면체의 원리를 익히고 부피를 계산해보는 시간. 전국 수학교사 모임 ‘수학사랑’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인하대에서 개최한 ‘제4회 매쓰 페스티벌’의 한 워크숍풍경이다.진주 대아중학교 김권수 교사는 “직접 만들어 봐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게 가르칠 수있다.”며 혹시라도 잊어버릴까봐 몇번씩이나 접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공식을 달달 외우고 문제를 푸는 수업 방식을 바꿔 보려는교사들의 아이디어는 톡톡 튄다. 예를 들어 정답에 대한 보기를 숫자가 아니라 글자로 준다. 여러 문제의 답을 죽 쓰면 하나의 문장이 된다.정답을 맞춰야만 문장이 완성되기 때문에 푸는 즉시 맞았는지 틀렸는지알 수 있다.보통 시구(詩句)나 격언을 제시하기 때문에 문장 교육도 함께 할 수 있다. 네모 안에 여러 식을 나열해 놓고 2X,5X 등 동류항을 찾아색칠하면 하트 모양의 그림이 완성되기도 한다.자신이 푼 정답과 같으면 예스(YES),다르면 노(NO) 방향으로 가면서 미로의 끝을 찾아가는 방식,바둑판 모양을 그려 문제의 답을 다쓴 뒤 빙고 게임으로 정답을 맞추는 문제풀이도 있다.제시된 숫자를 좌표 위에 그리면 완성되는 별자리 등 숫자만 보면‘머리가 아픈’ 학생이라도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 실제로 체험할 수 없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속도와 농도문제는 러닝머신의 원리와 소금·물알갱이 그림으로 해결했다.오차의 한계와 유효숫자는 ‘움직이는 저울의 숫자를 믿을 수 있나 없나.’라는 질문으로 원리를 이해시킨다. 이 행사에 처음 참가했다는 인천 광교여중 김은희 교사는“이렇게 재미있게 수학을 가르칠 수 있는지 몰랐다.”면서“다음 학기부터 적용해보고 싶어 벌써부터 들뜬다.”고 말했다. 4개의 전시방에서는 닮은꼴을 그리는 도구,원뿔 제작기 등다양한 교구들이 눈길을 끈다.5개의 끈으로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으로 구성된 공을 직접 만들어보며 축구공의 원리를 이해하는 ‘세팍타크로 공 만들기’는 교사들에게 최고 인기다.학생들과 만든 수학신문,학교 주변의 시설물을 조사해 통계를 활용해보는 실습 보고서 등 교사들의 고민이 녹아든 현장의 교육자료도 전시됐다. ‘수학사랑’은 94년 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만든 모임이다.현재 전국에 회원이 3500여명에이른다.매주 한차례 이상 세미나에 참여하는 회원도 25개팀에 150명이나 된다. 매년 여름방학 때는 학생들을 위한 ‘체험수학전’을 연다. 겨울방학에는 1년간 연구한 재미있고 다양한 수학 교수법을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한다.이번 행사에서는 발표회만 60여개,워크숍은 21개가 열렸고 전국 각지에서 교사 400여명이 참가했다. 최수일 수학사랑 부대표(용산고 교사)는 “답을 찍는 훈련이 학생들을 수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면서 “원리를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수학 교육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영화로 배우는 수학. 수학공부가 지긋지긋한 학생이라면 영화를 통해 수학에 흥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큐브]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작은 큐브(정육면체)들로 이루어진 커다란 정육면체 퍼즐 ‘루빅스 큐브’에 갇힌 여섯사람의 이야기.큐브는 외벽,순환을 하는 내부,내부와 외벽을 연결해주는 방으로 나눠진다.방의 개수는 26³=17576이고,외벽의 개수는 방 한 개를 더해 27³이다.각 공간에 다리 역할을 하는 방을 더하면 총 방의 개수는 17576+3.수학의 문외한이 보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되지만 소수,테카르트 좌표 등을 이용,함정을 뚫는 스릴을 통해 수학의 매력에 흠뻑빠져들 수 있다. [다이하드3] 주인공은 악당이 제시한 퍼즐을 풀어야만 도시에 설치된 폭탄을 막을 수 있다.직접 문제를 풀어보자.‘이가방에는 폭탄이 설치돼 있다.주변에는 5ℓ와 3ℓ의 물통이하나씩 놓여 있고 이를 이용해 정확하게 4ℓ의 물을 가방 위에 올려 놓아야만 폭탄이 터지지 않는다.’[제5원소] 입체도형 가운데모든 면이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진 정다면체는 5개뿐이다.플라톤은 정사면체,정육면체,정팔면체,정이십면체,정십이면체에 불,흙,공기,물,우주공간이 각각 대응된다고 보았다.영화는 이 5가지 원소를 이용해 외계인의 공격으로 멸망할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한다. ■“프랑스·한국 교육방식 천양지차”. “프랑스에서 두 아이가 교육받는 것을 지켜보았더니 정말한국과 비교되더군요.” 지난 16일 굴곡 많은 인생 여정 끝에 먼 타향 땅을 떠나 영구 귀국한 홍세화씨(55). ‘남민전’ 사건으로 망명 길에 오른지 23년만이다.그는 지난 95년 자전적 고백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하기도 했다. 귀국 하루만이라 피곤할텐데도 ‘현장에 있는 교사들과 교육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싶어’ 17일 수학사랑 행사를 찾았다.원래 말주변이 없다며 소년처럼 수줍게 말문을 열었지만교육문제 얘기로 들어가자 날카로운 비판들을 쏟아냈다. “프랑스는 ‘끌어올리기’ 교육인 반면 한국은 ‘추려내기’교육입니다.” 그는 원인을 역사적인 데서 찾았다.공화주의를 위해피를 흘린 경험이 있는 프랑스에서 교육은 신분적 질서를 깨뜨리는 의미를 갖는다.하지만 한국은 일제와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면서 질서와 위계를 재생산하기 위해 교육이 이용되었다는 것. “물론 프랑스에서도 교육을 통해 계층이 재생산됩니다.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점에서한국과 다르죠.” 공교육비 지원에 인색한 현실도 꼬집었다.“제 아이들은 중·고등학교 때는 신학기마다 학용품비로 30만원을,대학 때는 매년 250만원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진보와 보수는이 학용품비를 가정형편에 따라 차등 지급할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싸운다.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인문계,자연계 할 것 없이 수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틴어,철학 등의 성적은 부모와 집안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수학은 개인의 능력이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단 2%에 불과하지만 엘리트 코스인 그랑제꼴의 입학시험에서도 수학의 비중이 가장 크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들의 고3 성적표를 보여줬다.경제사회반임에도 수학 과목이가장 위에 있었고 철학,역사,사회경제등의 순이었다.본인의 점수,최고점,평균점,최하점과 과목마다 교사의 의견이 적혀 있었다.석차는 없었다. “수학을 통해 소수의 엘리트를 거르지만 철학을 통해 비판적 안목을 키워 균형있는 인재를 키우게 되는거죠.” 학창시절 공부를 잘해 ‘얼결에’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그는 여전히 엘리트에게 책임과 역사의식을 가르치지 않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아쉬워했다. 김소연기자
  • 아르헨 생활고 극심

    페소화 평가절하 조치와 예금동결로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전에 없던 궁핍을 체험하고 있다.다음은 외신들이 전하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달라진 생활상이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택시운전사 다니엘은 제약회사들의행태가 가장 못마땅하다.가격인상을 노리고 인슐린을 비롯,의약품들을 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그는 “예금동결로현금이 없는 사람들은 택시를 타지 않아 수입까지 줄었다”고 이중고를 호소하며 “절박한 건 경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빵에서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건값이 일제히 뛰어 예전처럼 바구니 가득 물건을 사는 모습은 희귀한 풍경이 됐다. 사람들도 최소한의 생필품,할인상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며 부족한 현금을 대신해 주로 신용카드로 지불한다.그러나 페소화 속락을 걱정해 신용카드나 수표를 받지 않는 상점들이 늘고 있어 또 다른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컴퓨터사업을 하고 있는 가스톤(30)은 컴퓨터는 여전히 달러로만거래돼 구매가 뚝 끊겼다며 울상이다.친구에게서 빌린 3,000달러를 어떻게 페소로 갚을지가 제일 막막하다.그는 여느 젊은이들처럼 미래를 찾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이탈리아 영사관측은 비자·시민권 신청이 2주새 3배나 늘었다고 밝혔다. 회계사인 클라우디오 저먼(36)은 지난해 8월 해고된 이후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3,000달러의 저축은 예금동결로 무용지물.집세,공과금 등 들어가는 돈은 많은데 한달에 고작 300달러의 실업급여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이처럼 전문인력의 50%가 일자리를 잃었고 직업이 있어도 평가절하로 월급이 40% 줄어 근로의욕은 바닥이다. 연금생활자들은 “가장 보호를 필요로 할 시기에 무방비로 내쳐졌다”며 절망한다.페소화로 지급되자 연금이 턱없이 줄었기 때문이다. 돈은 묶여 있고 의료보험지원마저 끊긴 지 오래여서 몸이아파도 사설의료시설의 치료는 꿈도 꿀 수 없게 됐다. 박상숙기자 alex@
  • NGO/ 서울환경운동연합 ‘도보 환경탐험’

    “희망을 보려했지만 자꾸 절망이 앞서 나타났습니다.서울이정말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지난 8일 오후 4시쯤 서울 강서구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 공터로 남자 4명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들어왔다.검게 그을린 얼굴에는 구레나룻가 덥수룩하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있었다.때가 찌든 옷차림만으로 보면 영락없는 노숙자 모습이다. 이들은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사무실 속의 환경운동’을 탈피하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서울 300리 도보 환경탐험’에 뛰어든 탐험대원들.지난 4일 시작된 120km 강행군을 마치고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이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박웅준(朴雄俊·38) 조사팀장과 이철재(李喆宰·31)간사,택시운전사 출신인 이석호(李錫鎬·66)씨와 중앙부처 공무원을 퇴직한 박종학(朴鍾鶴·63)씨가 주인공이다.6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도 이씨와 박씨는 두 젊은 활동가와 함께 4박5일간의 ‘노숙’ 생활을 견뎌냈다. 박 팀장은 “이번 탐험은 수도 서울의 대기,수질,소음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하면서 소외된 이웃들의 삶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소개했다.또 “젊은 우리를 항상 앞질러 간 두분의 체력과 의지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도보체험은 지난 4일 ‘물고기 떼죽음’이 자주 발견되는 노원구 월릉교 밑 중랑천에서 시작됐다.이들은 이어 성북구청→세검정 홍제천→구기터널→난지도→효창공원→남산 3호터널→금호동→한강→양재 시민의 숲→신림동→화곡동→우장산역으로 S자형 코스를 그리며 강남북을 걸어서 답사했다. 첫날은 ‘장애인 체험의 날’로 정했다.참가자들은 저마다 목발과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계단을 오르내리며 장애인들의고통을 실감했다.안대를 착용하고 위험천만한 지하철 타기도 시도했다. 박종학씨는 “휠체어를 접어 버스에 올려주고,손수 안아서 차를 태워주는 버스운전사를 보고 아직 살만한 세상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튿날은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에서 ‘깜짝 시위’를 벌였다. 차가운 늦가을 비를 흠뻑 맞으며 난지도 골프장 건설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3일째 되던날 이들은 방독면을 쓰고 남산 3호터널을 통과했다. 악몽같은 30분을 생각하기도 싫다는 이 간사는 “자동차들이 내뿜는 매연이 방독면을 뚫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물의 날’로 정했던 나흘째 되던 날에는 보트를 타고 한강에 나가 수질검사를 했다.‘쓰레기의 날’이었던 마지막 날은 새벽 바람을 맞으며 환경미화원들과 도로 청소를 했고,가양하수처리장을 방문해 하수와 음식물쓰레기의 처리 과정을 살펴보았다. 탐사 기간 동안 간이측정기에 나타난 서울의 오염 수치는 환경운동가조차도 놀랄 수준이었다.중랑천·정릉천·난지도 2매립지 앞 개천의 물은 질소 함량이 높아 농업 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4급수’이하였다. 차량 통행과 보행자가 많은 곳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남산 3호터널 내부는 96dB(데시벨)을 웃돌았고 예술의 전당 앞 도로 역시 85dB를 넘었다.정릉동의 한 아파트 앞은 무려 94dB를 기록했다.법정기준치(70dB) 이하인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이들이 조사한 결과를 정밀 분석해 오는 20일쯤 발표할 예정이다. “5일 동안 걸었는데 다리보다는 목과 눈이 더 아픕니다.이런서울에서 우리 손주들이 뛰놀고 있답니다.”이석호씨의 얼굴에패인 주름살에는 시커먼 그을음이 쌓여 있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阿 관련책 동시 펴낸 안순구박사·장강환씨

    아프리카를 다룬 두 권의 책이 동시에 나왔다.31년 동안 의료봉사로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안순구(64)박사의 ‘검은 대륙 의사·추장님’(문학사상사)과 장강환(40)씨가 쓴 ‘트럭운전사 짱 아저씨의 아프리카 종단여행기’(북하우스).유명과무명,60대와 40대,붙박이와 떠돌이,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등많은 차이를 지닌 두 사람이지만 남이 가지 않은 길을 택한 ‘별난 고집’에서 나오는 ‘검은 대륙’사랑은 닮았다. 5일 오전 11시 경기 고양시 일산의 안 박사 집.비록 첫 만남이지만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어갔다.평범을 거부한외곬 인생을 서로 알아보기라도 하듯.안 박사는 장씨에게 남부에서 동부와 중부,서부로 이어진 여행일정을 물은 뒤 “아프리카를 제대로 여행했구먼”이라고 말했다.코트디부아르 부족들과 31년을 산 자기의 아프리카 삶이 ‘한쪽’이라는 의미.두 사람의 대화와 책 내용을 주제별로 간추려 본다. ◆아프리카로 간 이유. ▲안순구=어머님의 죽음을 본 뒤 의사가 되려고 결심했는데 의대 동기가 준 슈바이처의 책을보고 감명받았다.기회를 보고 있는데 아프리카 의료봉사 지원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는 앞뒤안가리고 지원했다. ▲장강환=남이 많이 가는 곳은 가기 싫어하는 성미라 ‘오지’인 아프리카를 선택한 것이다. ◆아프리카를 보는 시각. ▲안=전통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본받야 할 것이다.추장에게 치외법권에 가까운 힘을 허용하는 것도 고유의 풍속을 지키려는 ‘싸움’으로 보인다.‘개발의 눈’으로 보면 안된다.비록 흙속에 살지만 행복하고 ‘건드리지 말라’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장=일정상 훑기식으로 봐서 그런지 몰라도 못 살고 개발이 안된 곳이라는 선입관은 깨졌지만 그 곳 역시 과거가 훼손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책을 낸 동기. ▲안=‘제2의 고향’에 담긴 추억을 정리하고 빚만 남긴 세 딸에게 아비의 삶을 들려주고 싶었다. ▲장=여행도중 만난 유럽인들이 글을 써보라 권했고 여행을 준비하면서 너무 정보가 미흡하다는 안쓰러움이 작용했다. ◆두 책은 어떤 내용. ‘검은 대륙…’은 31세의 젊은 나이에 코트디부아르의 디보도립병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원주민들을 위한 의료봉사에 바쳐온 삶을 담고 있다.81년 아베족,93년 바우레족이 ‘명예추장’으로 추대한 “전무후무”한 사건이 웅변하는 헌신적인 ‘사랑의 실천’을 원주민의 이색적인 풍속과 함께 읽을 수 있다.아버지의 임종을 못지켰고 세 딸을 제대로 키우지 못한 ‘무책임’등 인간적인 번민도 곁들여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8,000원. ‘트럭운전사…’는 트럭·택시운전사,막노동꾼,가스배달부 등 안해본 일이 거의 없는 장씨가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에서이집트의 카이로까지 340일동안 대륙을 종단하면서 몸으로 배운 이야기들을 담았다.여러나라의 외양과 풍속을 자세히 묘사해아프리카 여행가이드로는 제격이다.이번 여행에 하루 15달러로버텼다고 한다.1만3,000원. 비록 아프리카를 읽는 독법이 31년간 한 나라라는 ‘정독’(안박사)과 1년동안 여러 나라의 ‘다독’(장씨)으로 다르지만 두사람의 의견은 같았다.“사람 사는 방식은 고만고만하다”고. 이종수기자 vielee@
  • 美 테러전쟁/ ‘라덴 찾기’ 첨단장비 총동원

    비행기 테러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주범으로 떠오른 오사마 빈 라덴의 소재와 테러범들의 행적을 찾는데 미국을 포함,전 세계 정보기관이 달려들고 있다. ◆첨단기술과 인적정보망의 결합=아프가니스탄내 빈 라덴의 소재지를 찾아내기 위해 미국은 첩보위성과 정찰기 등첨단기술을,파키스탄은 정보당국을 포함해 인적 정보망을동원하는 등 다각도의 추적이 전개되고 있다. BBC방송은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빈 라덴을 잡기위해 첩보위성들을 아프가니스탄에 집중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미국이 주로 쓰는 첩보위성은 휴대폰 등 무선통신감청은 물론 수백㎞ 상공에서 초정밀카메라로 사진을 찍는KH-11,12 등이다. 이들 첩보위성은 어떤 지형도 1m 안팎의정확도로 촬영해내는 고해상도를 자랑한다. 여기에 U-2·RC-135 정찰기,무인정찰기(UAV),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등 각종 첨단 정찰기가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오는 21일발사될 ‘오비미지4’와 다음달 발사될 ‘퀵버드’ 등 2개민간 영상위성도 사용될 전망이다. 오비미지4는 지상에 설치된 위장막을 뚫고 촬영하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첨단장비가 제공한 정보들을 확인·보완하기 위해서는 인적 정보가 필수적이다.이와 관련,미국은 파키스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국이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앙정보국(CIA)이 1990년대 이후이슬람 국가의 사무소를 잇따라 폐쇄, 이곳에 대해 깊이있는 정보가 없다고 보도했다.아프간의 군대배치나 이동경로등에 있어서는 파키스탄 정보당국인 ISS의 도움이 절대적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CIA가 ISS에 얼마만큼의 정보를 넘길 것이냐다.지난 1998년 미국의 크루즈미사일 공격정보를 흘려 빈 라덴을 대피시킨 것이 ISS인 것으로 알려졌다.미 정보당국은최근 ISS와의 협조관계가 강화돼 별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적인 압박 수사=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17일 테러범들이 아직 미국 내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이들을 포함,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들을 추적하기 위해연방수사국(FBI)은 사상 최대 수사인원을 동원하고 있다. 로버트 멀러 FBI국장은 본부 수사요원 500명이 24시간 미전역을 포함, 각국 수사망과 공조를 취하고 있으며 전세계30여개 FBI사무소도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관련, 피의자 4명이 뉴욕으로 압송됐고 200여명이 수배를받고있다. 세계적 수사망도 활기를 띠고 있다.17일 벨기에 프랑스네델란드 독일 등 서유럽 4개 검경 당국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보를 교환하고 수사공조를 논의했다.벨기에 경찰에따르면 지난 13일 벨기에에서 2명, 네덜란드에서 4명이 체포됐다.이들은 파키스탄에서 훈련을 받았고 가택에서 유럽내 미국 거점에 대한 테러공격을 암시하는 문서가 발견됐다. ◆수사 진척상황=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18일 외르크 제버린 함부르크-하르부르크 공대 총장이 미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이 대학에서 공부했던 13명의 용의자 명단을 통보받았음을 확인했다면서 이에 따라독일 당국이 이들이 살던 아파트등 연고지를 조사중이라고밝혔다. 빈 라덴과의 연결고리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뉴욕타임스는 18일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은 비행기 두대에 나눠탔던두 명의 용의자가 미국인과이스라엘인들이 묵은 호텔 폭파 혐의로 요르단에서 감옥살이를 했고 미 보스턴에서 택시운전사로 일한 사람과 관련돼 있다고 보도했다.이 택시운전사는 빈 라덴의 조직원으로 알려져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중국 공산당 창당 80돌] (4) 부정·부패와의 전쟁

    창립 80돌을 맞는 중국 공산당의 최대 고민은 부정부패 만연을 뿌리뽑는 것. 1978년 개혁·개방 이후 시장경제체제로이행하는 과정에서 소득격차가 커지고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 열악한 수준의 월급으로 생활하는 권력층이 부패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내 이름이 역사책에 오르겠지요.1949년 중화인민공화국건설 이후 탐관오리로 사형당하는 최고급 간부이니까요”후장칭(胡長淸) 전 장시(江西)성 부성장이 지난해 3월8일사형 집행을 앞두고 침통한 목소리로 남긴 마지막 말이다. 후는 552만위안(8억8,320만원)의 뇌물수수와 정체불명의 재산 161만위안(2억5,760만원)을 모은 혐의로 기소돼 사형당했다. 그러나 후의 ‘최고위’ 기록은 곧바로 청커제(成克杰) 전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부위원장(국회부의장격)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로 사형을 당해 깨진다.소수민족 장족(壯族)출신인 청은 국유지를 헐값에 넘기는 검은 돈거래 등을 통해 모은 4,109만위안(65억7,440만원)을 20년 연하의여성과 사랑놀음 등에 탕진하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두 사례는 단지 최고급 당 간부가 연루돼 드러난 것일 뿐공산당 부정부패사건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위안화그룹이 무려 530억위안(8조4,800억원) 상당의 석유·자동차·담배 등을 밀수하는 과정에서 당·정 간부들에게 거액의뇌물과 성상납을 일삼아 건국 이후 최대의 밀수사건으로 불리는 푸젠(福建)성 샤먼(厦門) 위안화(遠華)사건에서는 샤먼시 전 부시장 등 고급간부 14명이 사형선고를 받았고 12명은 무기징역,58명은 유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에 따르면 97년 이후 적발된 부정부패사건만도 10만건을 넘어선다.택시운전사 우무커(伍摸科·37)씨는 “고급 간부들의 자녀 대부분이 외국에 유학하고 있다”며 “부패하지 않고서는 어떻게 5,000위안(80만원)도 안되는 월급으로 유학을 보내겠느냐”고 반문한다. 중국 대륙에 부정부패가 극성을 부리는 것은 고도성장에따른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돈이면 최고’라는 물질만능주의가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고 있는 탓이다.특히 부정부패의 만연은 사회안정을 해치는 사회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중국 공산당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웨이젠싱(尉健行)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팀장으로 하는 부정부패 조사 4개팀을 편성,부정부패 다발지역에 급파하는 한편,고급 관리들의 부인에게 ‘청렴내조’의 사상재교육을 시키는 등 부패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특히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10발의 총알이주어진다면, 9발은 부패 관리들에게 쏘고 나머지 1발로 자살하겠다”고까지 말할 정도로 부패 척결의 의지를 다지고있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중국공산당 창당 80돌] (2)마오쩌둥 추모 열풍

    서울 종로의 뒷골목을 연상케 하는 베이징 둥청취(東城區)둥스(東四) 베이다제(北大街).베이징에서는 매우 드물게 창훙(長虹) 영화관·둥스 인민문화궁·밍싱(明星) 영화관 등의 극장이 20∼30m의 거리를 두고 사이좋게 몰려 있는 소극장 거리이다. 이곳의 극장들은 지금 한결같이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을 미화한 영화 ‘1925년의 마오쩌둥’,‘마오쩌둥과 에드가 스노우’ 등을 상영하고 있다.친구들과 함께 ‘1925년의마오쩌둥’을 봤다는 여대생 리리(李莉·21)는 “마오 전주석이 고향인 사오산(韶山)에 돌아가 고난 속에서도 야학에 열중하며 혁명 근거지를 개척하는 모습은 존경스러웠다”며 “하지만 영화 자체로는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고 귀띔한다. 중국 대륙에 ‘마오쩌둥 열풍’이 불고 있다.극장가를 점령한지는 이미 오래고 방송 등도 연일 그의 ‘화려한 업적’들을 다룬 기획 특집물들을 쏟아내고 있다.중국 중앙방송(CC-TV) 등 주요 방송들은 마오 전 주석과 관련된 ‘개국영수(領袖) 마오쩌둥’과 ‘대장정(大長征)’,기록영화인‘사명’ 등을 내보내고 있다.대장정의 시청률은 23일 6.7%를 기록,중국 TV의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이 덕분에 마오로 분(扮)한 탕궈창(唐國强)은 한국에 소개된 52부작 ‘삼국연의(三國演義)’에서 제갈량(諸葛亮)을 연기,인기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마오의 열풍’이 부는 데는 작위적 요소가 많다. 경제발전은 이뤘으나 부정부패 만연·빈부격차 확대로 흔들리는 공산당의 입지 강화를 노린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지적이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공산당이 정통성을 확보하고21세기에도 중국을 이끌기 위해서는,대륙을 통일한 마오를등에 업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탓에 중국 당국이 마오의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얘기다.중국인들의 반응은 대체로심드렁하다. 택시운전사인 양하이보(楊海波·37)는 마오에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하이커이(還可以·괜찮다는 뜻)”라며 “개혁·개방을 통해 13억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덩샤오핑(鄧小平) 만큼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는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마오의 부각이 2002년말 물러날 예정인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하며 ‘수렴청정’하겠다는 의도를 시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장 주석은 지난 5월 중국 최고의 명산인 황산(黃山·1,860m)에 올라 ‘등황산우감(登黃山偶感)’이라는 시를 읊었다.이 시는 황산에 오른 뒤 느낀 감정을 읊은 것이지만,몸무게가 100㎏이넘고 74살의 고령인 장 주석이 황산에 올랐다는 것은 건강에 이상이 없어 앞으로도 국정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도 있다. 마오도 대약진운동 등의 실패로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난 뒤73세의 나이로 창장(長江·양쯔강) 15㎞를 단숨에 헤엄쳐건너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2차례 이상 수영을 한것으로 유명하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폭설대처’수원 등 6개시·군 낙제점

    경기도가 최근 쏟아진 폭설에 얼마나 잘 대처했는지를 시·군별로평가해 15일 공개했다. 평가 결과 의정부 과천 군포 이천 김포 광주 등 6개 시·군은 합격점을 받은 반면 수원 고양 하남 안성 여주 연천 등 6개 시·군은 낙제점을 받았다.나머지 15개 시·군은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가는 ▲시장,군수를 비롯한 간부 공무원의 현장 지휘 여부 ▲설해관련 민원발생 건수 ▲주민과 택시운전사 등을 상대로 한 전화설문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매겼다. 의정부 등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6개 시·군은 시장,군수가 직접 현장에서 제설작업을 독려하고 인터넷과 유선방송을 통해 대중교통 이용을 홍보하는 등 주민피해를 줄이기 위해 애쓴 점이 평가됐다.이에반해 수원 등 6개 시·군은 공무원의 비상근무태세가 소홀하고 폭설에 따른 민원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점 등이 지적됐다. 경기도는 재해대처에 앞장 선 공무원을 선정해 표창키로 하는 한편문제점이 드러난 시·군에는 주의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도 관계자는 “이번 평가가 처음이란 점을 감안해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선에서 그쳤지만 앞으로는 사업비 차등지원 등의 인센티브와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 “세기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테크노피아’ 기대감에 박수치며 호들갑스레 맞았던 새천년.그때의즈문둥이들이 훌쩍 자라 어느새 돌바기가 되었다.흥분이 가라앉고 보니,아뿔싸,우리는 얼마나 경솔했던가.지구촌 이쪽저쪽에서 요란스레울려댄 세기말 경보음들을 들뜬 마음에 파묻어버린 탓에 지난 한해유례없는 자연재해와 빈곤,질병의 천형 등을 댓가로 치러야 했다. ‘보거를 찾아 떠난 7일간의 특별한 여행’(질베르 시누에 지음,홍세화 옮김,예담 펴냄)은 일단 용감하다.다들 시들해질 만할 때(원서는지난해 5월 프랑스에서 출간) 세기말 문명 병폐를 정면으로 꺼내들었다.하물며 요령있기까지 하다.한 아버지가 빼빼마른 중국인에게서 산 마법의 양탄자에 아들을 함께 태워 문명이 피폐화시킨 지구촌 곳곳을 일주일간 가상여행한다는 얼개.토픽만보고 발길을 돌릴 독자들도한번쯤 멈춰세울만한 포장이다.공부잘하라,성공하라,독려하기보다 아이가 살아갈 지구공동체의 환부를 함께 아파하고 짊어지려는 아버지의 사랑은 한차원 윗길임이 틀림없다. 부자가 가는 곳마다 지구촌은 신음중.중앙아시아 아랄해는 개발의 삽질로 물고갈·생태계 파괴가 기승이며,프랑스 방데해변에선 유조선침몰로 온통 기름 뒤집어쓴 가마우지를 차마 눈뜨고 봐줄수 없다.산업국들의 이기주의가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는 한켠에선 해마다 3,000만명이 굶어죽고,아프리카 소년 보거가 절대빈곤 속에 에이즈에 허덕일 때,미국 콜롬바인 고등학교에선 인생이 무료한 백인소년들이 총기를 난사,급우들을 잡아죽인다. 아버지의 독특한 ‘화술’이라면 신문에서 어제 본 따끈한 사건들을인류학적,때로는 신화적 상상력과 어긋매낀다는 점이다.인류의 공통조상 ‘루시’가 이디오피아에서 발굴된 것은 아직도 기승을 부리는인종차별,인종청소 광풍을 무색케 할 노릇.15억년된 우주에 크로마뇽인이 출현한지 고작 3만4,000년.그러나 유전자조작식품들은 이 오랜진화의 산물인 유전자를 순식간에 휙휙 바꿔치며 생태계 질서를 헝클어놨다. 충격적인 수치와 통계를 인용해 환경파괴,아프리카 빈곤,독점자본의만행 등을 고발하는 책의 약점은,제시하고 고발할뿐 해결의 가닥잡기는 등한시하는 듯하다는 것.그래서 때론 유엔 보고서 같다.번역도팍팍한 편이라 주독자층으로 상정된 청소년들이 읽기엔 부담스러울지 모르겠다.차라리 부모들이 먼저 새김질해 아이들에게 들려주자.마법양탄자는 프랑스에만 있는건 아닐터.지은이는 프랑스 현대작가이며,옮긴이는 ‘파리의 택시운전사’ 그 홍세화다. 손정숙기자 jssohn@
  • 獨 외무장관 피셔 인생기 ‘나는 달린다’

    푸줏간집 아들로 태어나 가출 끝에 고등학교 중퇴,택시운전사를 거쳐일국의 부총리에까지 이른 사람. 요쉬카 피셔 독일 연방공화국 부총리 겸 외무부장관의 일대기는 굴곡진 인생역정만으로도 책으로 묶이기에 충분하다.하지만 피셔 장관의 책쓰기는 안이하게 그점을 부각시키려들진 않았다.단지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고,그 달리기를 통해 터득한 생의 진리를 귀띔해주는 책이 ‘나는 달린다’(궁리)이다. 원제가 ‘나 자신을 찾기 위한 장거리 달리기’인 책에서 피셔 장관은 “돈,명예,지위 등의 획일화된 행복이 아니라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행복을 위해 생활의 우선순위를 재배치하라!”고 결론을 제시한다.물론 행복한 생활의 전제로 그가 첫손에 꼽는 것은 건강이고,운동이다. 4년전 여름 키 181㎝인 그의 몸무게는 112㎏.그로부터 딱 1년만에 40㎏을 줄인 과정은 단순히 ‘성공한 다이어트’가 아니라 눈물나는 자기와의 싸움이었으며 자아를 찾아가는 여행이었다.달리기를 위해 생활습관을 혁신하고 마침내는 정신 개조에까지 성공한 독일 현직장관의 기록은 평범한 일상속에서 자잘한 진리를 찾아내는 기쁨을 나눠준다.독일 출간 당시 2주만에 7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선주성 옮김.7,500원. 황수정기자
  • 리뷰/KBS ‘인생극장’ 조선족 출신 진싱 편

    조선족 출신의 중국 최고의 현대무용가,성전환한 무용수.진싱(金星)을 가리키는 수식어들이다. 진싱은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장위엔 감독의 영화 ‘진싱 파일’을통해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됐다.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KBS ‘인간극장’(월∼금 오후8시45분)에서 만난 진싱은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그리고 감동적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성전환을 했다는 사실을 숨기거나 창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진싱은 중국에서 공개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첫번째 사람.그의 수술장면은영상자료로 남아 있을 정도다. 이 기록을 보면 진싱은 수술대에 누워 환하게웃는다.“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기쁨 때문이다. “호텔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한 택시운전사가 날보고 ‘어,성전환한무용가다’라고 했다.같이 있던 친구는 창피해서 고개를 숙였다.난 그 운전사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그랬더니 그가 ‘와 예쁘다.우리 마누라보다 예쁘다’ 그러더라.그러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쳐줬다”고 회상할 정도로 그녀는 스스로에게 당당하다. 사실 KBS가성전환자를 다룬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모험이었다.이번 촬영으로 진싱을 보름동안 밀착 취재한 제3비전의 장강복 PD는 “한 사람의 인생을처음부터 끝까지 깊이있게 다루는 ‘인간극장’ 특성상 성전환보다는 진싱의 삶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인생의 어려움에 처한사람에게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획했다”고 밝혔다. 아마도 진싱은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조선족일 것이다.무용계에서 명성을얻기 시작하자 주위에서는 그녀에게 조선족임을 숨기라 권유했다.그녀는 웃어넘겼고 고국인 한국에 자신이 소개된다는 점에서 ‘개인 사생활이 침해되는’ 촬영에 응했다.장PD는 “그녀의 일에 대한 추진력을 보면 한국인이고느긋하고 화끈한 면에서는 중국인,보수적 관점을 철저히 깨는 면에서는 서양인이었다”고 말했다. 진싱의 이야기가 방송된 뒤 ‘인간극장’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남의 눈을의식하지 않은 자기만의 삶, 너무 멋있는 여자’ ‘당당하고 솔직해서 아름다웠다’는 등의 이야기가 쏟아졌다.11일 방송될 마지막회는 진싱에게 한국이 갖는 의미가 소개된다. 전경하기자 lark3@
  • ‘꽁초 투기’ 586건 신고 2,325만원 포상 받는다

    울산시 남구 삼산동 시외버스터미널앞 택시승강장에서 몰래 담배꽁초를 버리는 장면을 촬영,울산 남구청에 고발한 김모씨(28)가 2,300여만원의 포상금을 받게 됐다. 울산 남구청은 3일 김씨가 지난 6월14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삼산동 시외버스터미널앞 택시승강장에서 주로 택시운전사들이 몰래 담배꽁초를 버리는 장면 285건을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최근 소포로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씨가 보내온 소포에는 돈을 받을 수 있는 은행계좌번호를 적었고 개인신상에 대해서는 비밀을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 남구청은 “지난 6월9일 이후 쓰레기 불법투기 포상금이 1건에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오른 상태여서 이번 고발로 김씨에게 줘야할 포상금은 1,425만원에달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에 앞서 지난 6월5일부터 5일간 같은 장소에서 택시운전사 얼굴,차량번호와 함께 담배꽁초를 투기하는 장면 301건을 촬영,남구청에 고발해 900여만원의 포상금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새세기를새롭게 비전’한국21’](18)남도 좀 생각합시다

    대한매일은 ‘남도 좀 생각합시다’라는 주제를 끝으로 ‘새 세기를 새롭게’시리즈를 끝냅니다.날로 개별화되고 이기적인 사람이 늘어나는 21세기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무엇이냐를 살펴보는 것이이번 시리즈의 기획의도였습니다.때문에 이웃을 생각하고 공동체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합니다.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함으로써 사회의 일체감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북한까지를 포함,따뜻한 민족공동체를 추구하고 지구촌 가족으로서 역할을 해야한다는게 역사적 책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그와 관련한 사회 현실과 개선책,그리고 시민단체 움직임 등을 살펴봅니다. 1년 동안 미국 UCLA 대학에서 연수를 마치고 최근 귀국한 회사원 이모씨(35·여). 그는 서울에 도착,김포공항을 나서는 순간부터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몰려드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짐가방을 귀찮아 하는 택시운전사.도심의 교통체증을 가중시키는 끼어들기,신호위반,난폭운전…. 가족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간 강남의 한 식당에서는 어린애들이 식탁 사이를 뛰면서 누비고 장난을 쳐 분위기를 망쳤다. 이씨는 집으로 돌아와 TV뉴스를 보면서 다시한번 허탈감을 느꼈다.국가 현안을 도외시한 채 권력 쟁탈전만 벌이는 정치인,겉으로 개혁을 외치면서도여전히 뇌물을 챙기는 공무원,주주들이 모아준 자금으로 부동산이나 주식투자에 몰두하는 사이비 벤처기업인,휴일만 되면 전국의 산과 강을 쓰레기장으로 만들어버리는 행락객들. 이런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 현상은 대부분 이씨가 연수를 떠나기 전 일상적으로 체험했던 것이다.그러나 1년 해외체류를 계기로 이씨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제멋대로’ 돌아가고 있는가를 절실하게 깨닫게 됐고 ‘이래서는 안된다’는 자기반성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도 ‘남도 좀 생각하자’는 자성(自省)의 소리가 커져가고 있다.단순히 남을 배려하는 윤리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생존적’ 차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사회학자들은 최근 우리사회에 기승하는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의 원인을 대체로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첫째,자원이 없는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몰려 사는데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경쟁과 편가르기 양상. 둘째,1가구 1자녀 가정이 늘어나면서 이완된 가정 교육. 셋째,동료 대신 컴퓨터와 일하는 정보화시대의 근무환경. 넷째,사회적 신뢰가 무너지면서 생긴 타인에 대한 막연한 피해의식. 다섯째,공정한 경쟁을 유도하는 사회시스템의 부족과 경쟁에서 낙오한 사람을 위한 사회보호망 미비 등이다. 이들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두가지를 제시한다. 하나는 개인에 대한 도덕교육의 강화이고,다른 하나는 사회의 제도와 구조,정책의 개선이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김상균(金尙均) 교수는 “우리사회에서 부정적인 이기주의가 부각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의 룰을 제대로 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경쟁에서 이긴 자는 너무 많은 보상을 받고,진 쪽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 우리사회의 현상”이라고 진단했다.김 교수는 “정치·경제·사회각 분야의 경쟁에서 예측가능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투명성이 중요하며,경쟁에서 진 사람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보장체제 구축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시대를 맞아 정부가 서민층을 위한 ‘정보분배’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도운기자 dawn@. *시민사회운동 현황.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드는 첨병으로 단연 시민사회단체가 꼽힌다. 지난해 시민의 신문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는 4,000여개에 이른다.각 단체의 지역지부까지 합하면 2만개가 넘는다. 지난 83년 창립된 공동체의식개혁국민운동협의회는 가정윤리에서부터 경제살리기,예산감시까지 하면서 ‘나누는 삶’을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도 빼놓을 수 없다.자칫 물질문명의 노예로 전락하기쉬운 현대인들을 대상으로 가치관 확립을 위한 세미나,열린가족 만들기 운동,윤리총서 발간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이 단체 구영주(具英珠·35) 간사는 “굶주리는 사람이 없어지고 생명질서가 파괴되지 않는 공동선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기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1년 창립돼 7만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이웃사랑회는 매년40억원 이상의 성금을 모금해 국내외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98년에는 북한남포에 젖소 200마리를 지원했다.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활동도 돋보인다.매달 회비를 내는 2만여명의 회원과 동전 모으기 등의 사업으로 매년 60억원의 기금을 마련,이 중 75%를 제3세계 어린이 지원사업에 쓰고 있다. 생활속에서 자원봉사를 실천하는 단체도 많다.6,500명의 회원이 참가하는사랑실은 교통봉사대는 14년 역사를 자랑한다.외출이 힘든 장애인과 노인들을 병원까지 무료로 태워주는 것이 이 단체의 주된 활동이다. 이 단체 봉사대장 손삼호(孫三鎬·62)씨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에 나서면 더불어 사는 사회는 성큼 다가올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대표적 인권단체인 인권운동사랑방은 매일 ‘인권하루소식’을 발행하며 인권침해 사례를 고발하고 있다.성남 외국인 노동자의 집 등 외국인을 위한 노동자센터들은 각 공단에서 폭행이나 임금체불로 고통받는 외국인 노동자의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 *당면과제 무엇. 최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에서 벌어진 해프닝 하나. “00일에 다시 회담하자”는 북측 대표단의 제안에 우리측이 다른 날짜를제시했는데 북측이 선뜻 “그렇게 합시다”라고 해 자리에서 일어섰다고 한다.그런데 확인과정에서 북측의 말뜻이 ‘자신들의 뜻대로 하자’는 말을 강하게 권유한 표현이었던 것으로 판명돼 양 대표단이 부랴부랴 다시 자리에앉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 사회내에서 ‘공동체의식’을 키우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남북공동체’에 대한 준비다.이제는 북한도 ‘남’이 아닌 것이다.북한 주민들과어울려 공동번영을 추구하려면 가장 먼저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언어 이질화’가 꼽힌다. 북한 주민과 만나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상대방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못해 난처한 표정을 지은 경우가 있다고 한다.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남북간에는 일부 어휘상의 차이만 있을 뿐 문법 차이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큰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왕래(往來)를 북한이 ‘래왕(來往)’으로발음하고,이해(理解)를 ‘요해(了解)’로 말하는 식이다. 그러나 외래어가 봇물처럼 들어오면서 어휘상의 이질화는 갈수록 심화될 공산이 크다.지난해말 국립국어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모르는 남한의 외래어는 8,284개에 달한다.‘모델’‘뮤지컬’‘콘돔’ 등 남측 주민들이 순우리말이나 다름없게 사용하는 단어를 북한 주민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화 시대를 맞아 이같은 언어 이질화가 폭발적으로 가속화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컴퓨터 언어는 둘째치고,당장 컴퓨터 자판과 코드 등 기본적인 기준이 일치되지 않으면 통일후 매우 심각한 정보 호환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전문가들은 정치적 색채를 일체 배제한 상태에서 남북 상호간 통일맞춤법 제정 및 음운구조 공동연구는 물론,정보화 부문에서 컴퓨터 언어및 자판 통일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 *공동체 의식개혁 국민운동協 徐聖喆 사무총장. “사회가 급변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상생(相生)의 정신이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 만들기에 앞장 서고 있는 ‘공동체의식개혁 국민운동협의회(공개협)’ 서성철(徐聖喆·43)사무총장은 28일 “청소년 범죄가 늘어나고 질서의식이 흐려지는 등 사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는 인성발달에 관심을 두기보다 경쟁력만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나’만 챙기는 개인주의나 이기주의가 극복되지 않고는 평화통일이나 환경살리기 등 국가적인 난제를 해결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으며 가족-이웃-나라사랑으로 이어지는 ‘작은 실천’이 바탕을 이뤄야 가능하다”고말했다. 극단적인 이기주의는 사회의 각종 문제에 대해 ‘나몰라라’하는 방관주의와 직결된다고 덧붙였다.그는 “의식개혁을 짧은 기간 안에 이룩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가정은 물론 사회의 각 단체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백년대계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개협은 이를 위해다음달 초 전국 109개 지부를 통해 초·중·고교와 대학교별 의식개혁 실천 프로그램을 개발해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YMCA와 YWCA를 포함,1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범국민적인 캠페인도 벌일 예정이다. 의식개혁 실천 프로그램은 가족·이웃간 인사 잘하기,교통질서 지키기 등의실천항목을 담게 된다. 공개협은 학계와 종교계 및 시민단체 대표자들을 총망라해 지난 93년 순수민간단체로 발족됐다.자아확립,사회,경제,민족부문에서 100대 공동체 의식실천과제를 선정해 국민운동을 펼치고 있다.한·일간 독도 영유권 마찰 등현안으로 떠오른 사회문제에 대해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도 힘쓰고있다. 공개협 임원으로 강영훈(姜永勳) 전 국무총리와 강원룡(姜元龍) 목사,전택부(全澤鳧) YMCA 명예총무,홍일식(洪一植) 전 고려대 총장 등 각계 인사들이활동하고 있다송한수기자 onekor@
  • 張元씨 ‘성추행’ 시민·네티즌 반응

    총선연대의 대변인을 맡아 4·13총선에서 선명성과 도덕성을 무기로 새바람을 일으켰던 시민운동가 장원(張元·43)씨가 여대생 자원봉사자를 성추행한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지 하루가 지난 28일에도 시민들의 끓어오르는 분노는 식을 줄 몰랐다. 시민들은 ‘386세대 민주당 소속 당선자들의 5·17 음주 파문’에 이어 장씨의 성추행 사건이 터지자 “새천년을 맞아 신선한 충격처럼 와닿았던 젊은 세대와 시민단체의 새바람이 모두 거짓이었단 말이냐”며 허탈해 했다.그러면서도 “장씨 때문에 모든 시민운동이 매도돼선 안된다”고 경계하면서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뼈를 깎는 자성을 촉구했다. 주부 이정원(李正媛·31)씨는 “시민단체의 도덕성이 혼탁과 위선으로 얼룩진 정치판을 정화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뜻밖에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고분통을 터뜨렸다. 택시운전사 문성주(文成朱·57)씨도 “세상을 바꾸겠다는 사람이 이 모양이니”라고 개탄했다. 하이텔 이용자 김도현씨(칠산칠리)는 “장씨의 성추행 사건이 순수하게 시민운동을 해온 사람들에게상처를 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민운동 관계자들이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한단계 성숙해지도록 당부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주부 이춘지(李春枝·56)씨는 “장씨의 부도덕한 행동을 감쌀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제 막 자리잡아가는 시민단체의 활동에 제약이 가해져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의사 양병호(梁丙號·32)씨는 “시민단체는 도덕성이 생명인 만큼 앞으로대표인물을 선정할 때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민단체 회원 최현진(崔賢眞·26·문화연대)씨도 “시민단체 스스로 회원들의 도덕성을 검증할 때”라고 제안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외언내언] ‘난민 1호’

    우리나라가 92년 세계난민협약에 가입한 지 8년만에 처음으로 카메룬 국적의 반체제인사 타크위씨(33)가 난민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난민 1호’를기록하게 된 타크위씨는 카메룬의 야당 사회주의민주전선당의 홍보·재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여섯차례 체포된 경력이 있으며 반정부 시위 주도와 관련,지명수배를 받고 있는 가운데 98년 2월 카메룬을 탈출해서 99년 3월 국내에들어왔다고 한다. 난민제도는 정치적으로 박해를 받고 있는 사람이 본국으로 송환돼 다시 박해를 받지 않도록 보호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인도주의적 장치다.현재 세계난민협약에 가입한 나라는 138개국.지금까지 우리 정부에 난민신청을 낸 사람은 12개국 75명으로 이 가운데 41명은 불허 판정을 받았고 10명은 신청을취하했으며 현재 3명이 심사를 기다리는 중이다.최근 미얀마 반체제인사 샤린이 강제퇴거 명령을 받아 본국으로 송환될 뻔했다가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져 난민 문제가 새롭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당국의 박해를 피해 해외로 탈출해서 몇년씩이나 ‘난민’으로 지낸 한국인들도 몇 있다.‘광주 5·18 마지막 수배자’로 미국으로 탈출해서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윤한봉씨와 ‘파리의택시운전사’로 널리 알려진 ‘남민전’ 관련 진보적 지식인 홍세화씨 등이그들이다. 난민 문제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과거 우리 민주화운동은 외국 양심세력의 격려와 지원에 큰 빚을 지고 있다.그럼에도 우리는 외국의 민주화운동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데 인색했던 게 사실이다.세계난민협약에 가입하고도 무려 8년이 흘러서야 ‘난민 1호’가 나왔다는 사실이 그것을 말해준다 하겠다. 국민의 정부에 와서야 난민을 처음 인정한 것은 인권국가를 지향하는 이 정부의 의지를 대내외에 명시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이해된다.그동안 민주화와인권존중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해왔던 우리는 정부의 이번 조처를 당연히 높게 평가한다. 또한 우리는 정부에 대해 몇가지 당부할 말이 있다.외국인의 인권도 존중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천명한 이상 내국인의 인권존중에 가시적인 후속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인권위 설치와 국가보안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최근 광주항쟁 관련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하려던 독일 뮌스터대 송두율 교수가 ‘준법서약서’ 시비로 귀국을 포기했다.아직도 준법서약서 타령인가. 장윤환 논설고문
  • “아직도 돈주고 지구당대회 동원”

    “더이상 금품,향응선거를 일삼는 정치권에 표를 던질 수 없습니다”학생,주부,직장인 등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치권의 금권 선거,향응 선거를 비판하고 나섰다. 시민들은 총선연대 시민고발센터가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H은행 앞에마련한 ‘낙선대상자 선별을 위한 시민고발센터 스티커 부착식’에서 한결같이 “정치권의 고질적인 타락선거가 되풀이되고 있으며 이는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성토했다. 택시운전사 장장용(張長龍·46)씨는 “본격적인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으로부터 금품·향응제공을 미끼로 선거운동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승객을 자주 만난다”면서 “그런 시민들에게 고발센터의 존재를 알려줘불법선거 운동을 퇴치하는 데 참여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고발센터 스티커부착’운동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씨에 따르면 시민들은 주로 ‘현금을 줄 테니 지구당 개편대회에 나와라’,‘어느 당의 경우 개편대회에 나가기만 해도 점심을 제공한다’ 등의 유혹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부 이미자(李美子·39·경기 광명시)씨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주부들은 점심 등을 미끼로 지구당 개편대회 숫자 채우기용으로 동원되는 일이많다”면서 “많은 주부들이 정치권으로부터 전화나 방문을 통해 이같은 요청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같은 부정선거의 결과는 곧 사회와 가정의 해악으로 되돌아올것”이라며 “주부들의 냉철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영우(李榮雨·한양대 화학공학과 3년)씨는 “젊은 유권자들의 경우 후보자들이 정당활동을 핑계로 같은 대학 출신임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로 당원행세를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면서 “청년유권자들이 이번에는 냉소주의를 떨치고 선거 감시자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연대는 이날 ‘유권자의 손으로 낙선운동을 전개하자’는 내용의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시민들이 앞장 서서 불법선거 행태와 이를 조장하는 정치인을 고발,신고하자”고 호소했다. 이랑기자 rangrang@
  • 고발센터 제보 봇물 유권자는 살아있다

    총선연대가 지난 1월27일 설치한 ‘낙선 대상자 선별을 위한 시민고발센터’에 17일까지 254건의 제보가 접수됐다. 시민고발센터는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국에서 활동중인 66개 고발센터에 254건의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선거법 위반 관련 제보 3건에 대해서는 이미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며,2건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유형별로는 후보자의 경력과 개인 비리에 관한 제보가 108건으로 가장 많았다. 시민고발센터는 이에 대해 “개인의 이해 관계에 따른 음해성 제보나 사생활의 문란함을 지적하는 제보 등은 절반 이상이 근거가 불충분하거나 확인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선거법 위반 관련 제보는 55건으로 집계됐다.의정 보고와 지구당 개편대회를 빙자한 금품·향응 제공,명함 배포 등이 가장 많았다. 공천 비리 관련 제보도 31건이나 됐다.이 가운데 자신의 신원을 밝힌 당원들의 제보 3건은 공천 무효 확인 소송과 연계시킬 방침이다. 이밖에 지역감정 조장 발언 제보 21건,언론 보도의 비공정성 제보 7건,정치 개혁을 제안하거나 총선연대의 활동방식을 비판하는 제안 32건이었다. 광주광역시,경북 구미시,울산광역시에서 올라온 제보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에서는 지난 7일 한 택시운전사가 광주 시민고발센터에 “광주 남구의모정당 후보자에게서 금품을 제공받았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구미 시민고발센터는 지난 14일 모정당 지구당 개편대회에 50명의 대학생들이 돈을 받고 참석한 것을 적발했다.경찰은 이미 참여 학생 10여명으로부터자백을 받았다. 울산의 한 유권자는 현직 시장이 기자회견에서 특정의원을 지칭하면서 ‘지역구 사업에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공개적으로 칭찬했다고 제보해 울산 시민고발센터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민고발센터 관계자는 “나머지 제보에 대해서도 보완 조사를 거친 후 다음달 초에 발표될 낙선대상자 명단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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