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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위해 젊은층 먼저”… 인도네시아, 백신 접종 역발상

    “경제 위해 젊은층 먼저”… 인도네시아, 백신 접종 역발상

    13일(현지시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인도네시아가 고령층이 아닌 젊은층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선정하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생산활동 인구를 먼저 접종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으로, 앞서 고령층부터 먼저 접종한 국가들과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BBC는 “인도네시아가 18~59세 근로자를 대상으로 중국 시노백사의 백신을 1차 접종하기 시작했다”며 “다른 국가들과 현저하게 다른 접근 방식”이라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전 국민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백신을 맞는 장면을 TV에 생중계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각국의 백신 접종은 의료진과 요양원 거주자, 고령층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삼았다. 감염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부터 접종을 시작한 것으로, 20~40대의 젊은 직장인들은 사실상 가장 마지막 순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도네시아는 거꾸로 의료진과 더불어 젊은층을 1차 접종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이 국가 경제를 책임지고 있고, 고령층에 비해 활동 반경이 넓어 바이러스를 퍼트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정부 자문위원은 BBC에 “집 밖에 나가서 밤늦게까지 여기저기 활동하는 근로자를 먼저 접종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이는 집단면역을 가능한 한 빨리 형성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도 “택시기사, 경찰 등 접촉이 많은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제만을 위한 게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접종 순위 결정은 다른 국가에서도 고민이 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중순 최우선 순위 다음 접종 대상을 결정하며 ‘필수 근로자냐, 특정 연령 이상 중장년층이냐’를 놓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에서 격론을 벌인 바 있다. 결국 자문위는 식료품점 직원과 교사, 75세 이상 노인 등을 접종 대상으로 정해 CDC에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이번 결정이 시노백 백신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1620명을 대상으로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해 65.3%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지만, 시험 대상 규모가 너무 적었던 데다 고령층은 시험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시노백 백신은 임상 결과가 국가마다 들쑥날쑥 다르게 나오며 효능 논란이 적지 않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인니 백신, 젊은층부터 맞는 이유는

    인니 백신, 젊은층부터 맞는 이유는

    13일(현지시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인도네시아가 고령층이 아닌 젊은층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선정하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생산활동 인구를 먼저 접종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으로, 앞서 고령층부터 먼저 접종한 국가들과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BBC는 “인도네시아가 18~59세 근로자를 대상으로 중국 시노백사의 백신을 1차 접종하기 시작했다”며 “다른 국가들과 현저하게 다른 접근 방식”이라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국민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백신을 맞는 장면을 TV에 생중계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각 국의 백신 접종은 의료진과 요양원 거주자, 고령층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삼았다. 감염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부터 접종을 시작한 것으로, 20~40대의 젊은 직장인들은 사실상 가장 마지막 순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도네시아는 거꾸로 의료진과 더불어 젊은층을 1차 접종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이 국가 경제를 책임지고 있고, 고령층에 비해 활동반경이 넓어 바이러스를 퍼트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정부 자문위원은 BBC에 “집밖에 나가서 밤늦게까지 여기저기 활동하는 근로자를 먼저 접종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이는 집단면역을 가능한 한 빨리 형성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부디 구나디 사디킨 보건부 장관도 “택시기사, 경찰 등 접촉이 많은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제만을 위한 게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접종 순위 결정은 다른 국가에서도 고민이 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중순 최우선 순위 다음 접종 대상을 결정하며 ‘필수 근로자냐, 특정 연령 이상 중장년층이냐’를 놓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에서 격론을 벌인 바 있다. 결국 자문위는 식료품점 직원과 교사, 75세 이상 노인 등을 접종 대상으로 정해 CDC에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이번 결정이 시노백 백신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1620명을 대상으로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해 65.3%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지만, 시험 대상 규모가 너무 적었던데다 고령층은 시험에 포함시키지도 않았다. 시노백 백신은 임상결과가 국가마다 들쑥날쑥 다르게 나오며 효능 논란이 적지 않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직원 5명 이상 식당은 망해도 되나”… 3차 재난지원금 제외 업주들 거센 반발

    ‘직원이 5명 이상인 우리 가게는 망해도 된다는 이야기냐. 우리도 세금 내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종업원 5명 이상인 식당과 상점 등이 3차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이들 식당 업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매달 1000만원의 임대료와 직원 급여 등으로 지난해 수억원의 손해를 보고 있지만, 정부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청주 상당구의 한식당을 운영하는 A(59)씨는 13일 “3차 대유행 이후 저녁 손님이 한 테이블도 없는 날이 부지기수”라며 “현실을 외면한 채 상시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지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80% 줄었지만, 상시근로자가 5인으로 등록돼 2차에 이어 3차도 재난지원금을 못 받기 때문이다. 이날 충북도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이란 이름으로 지난 11일부터 지급되는 3차 재난지원금은 유흥주점을 포함한 집합금지업종은 300만원, 식당과 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업종은 200만원이다. 단 중소기업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는 소상공인 기준에 따라 상시근로자가 5인 미만이어야 한다. 또 사업장이 여러 곳이면 한 곳만 받을 수 있다. 이런 조건 탓에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업소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경기 성남 분당구의 대형 고깃집을 운영하는 B(47)씨는 “연 매출이 20억원에서 6억원으로 급락했다”면서 “매장이 클수록 손실이 더 큰데,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울먹였다. 수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56)씨는 “수십억원 손해에 비해 정부의 300만원 지원은 별것 아니다”라면서 “우리의 손해를 아랑곳하지 않는 정부의 탁상행정, 무심행정에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법인 택시기사들도 울분을 토하고 있다. 정부가 개인택시 기사는 사업자라는 이유로 100만원을 주고, 법인택시 기사는 고용안정자금 명목으로 50만원을 지급해서다. 청주의 한 법인택시 기사는 “하루 사납금 15만원을 못 채우는 날이 많아 한 달 월급이 20만원인 기사도 있다”며 “재난지원금을 받으면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 그대로 회사에 입금해야 할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성남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우리는 죽으라는 소리냐”, 재난지원금 기준 부글부글

    “우리는 죽으라는 소리냐”, 재난지원금 기준 부글부글

    청주 상당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59)씨는 재난지원금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오른다. 상시근로자가 5인으로 등록돼 2차에 이어 3차도 재난지원금을 못받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80% 줄었지만 그에게 재난지원금은 ‘그림의 떡’이다. A씨는 “3차대유행 이후 저녁 손님이 한테이블도 없는 날이 부지기수”라며 “현실을 외면한 채 상시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지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비난했다. 정부의 3차 재난지원금 지원기준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상에서 빠진 자영업자들은 “우리는 죽으라는 소리”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3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 버팀목자금’이란 이름으로 지난 11일부터 지급되는 3차 재난지원금은 유흥주점을 포함한 집합금지업종은 300만원, 식당과 카페 등 영업시간 제한업종은 200만원이다. 문방구 등 영업제한을 받지 않은 업종은 연매출 4억원 이하에 전년보다 매출이 감소한 경우 100만원이다. 단 중소기업기본법이 규정하고 있는 소상공인 기준에 따라 상시근로자가 5인미만 이어야 한다. 지난해 11월30일 이후 창업한 곳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사업장이 여러 곳이면 한곳만 받을 수 있다. 이런 조건 탓에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업소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성남 분당구에서 대형고기집을 운영하는 B(47)씨는 “연 매출이 20억원쯤 됐는데 코로나로 6억원도 안될 것 같다”며 “매장이 클수록 손실이 더 큰데,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울먹였다. 문을 열어도 울고, 문을 닫아도 울 수 밖에 없는 심정이라는 B씨는 “연이은 폭설에 배달마저 안돼 그나마 몇 있던 포장 주문도 뚝 끊겼다”며 “공무원들도 이런 사정을 다 알 것 아니냐, 세금은 꼬박꼬박 받으며 정작 어려울 때 외면해 배신감마저 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또 “당국의 불공정한 탁상행정을 보면 과태료를 물면서도 영업을 강행하는 일부 업소들 사정이 이해가 된다”고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분당구지부 관계자는 “회원들이 소형식당 업주는 국민이고 대형식당 업주는 외국인이냐는 말까지 한다”며 “우는 아이 젖 한 번 더준다고 헬스장 같이 우리도 힘을 모아 목소리를 내자는 회원도 있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C(56)씨는 “고생하는 종업원이 안쓰러워 일을 분담하라고 5명을 고용했는데 기준보다 1명이 많다는 이유로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청주 흥덕구에서 커피숍과 원두제조공장 등을 운영중인 D(41)씨는 “세금은 다 받아가면서 지원은 왜 한곳만 하냐”며 “2곳에서 매달 적자가 쌓여가 살길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법인 택시기사들도 울분을 토하고 있다. 정부가 개인택시 기사는 사업자라는 이유로 100만원을 주고, 법인택시 기사는 고용안정자금 명목으로 50만원을 지급해서다. 청주의 한 법인 택시기사는 “하루 사납금 15만원을 못채우는 날이 많아 한달 월급이 20만원인 기사도 있다”며 “재난지원금을 받으면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 그대로 회사에 입금해야 할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325만명 가운데 276만명이 지원을 받는다”며 “재원 부족으로 선별적 지원을 할수밖에 없고, 대형 식당 등은 긴급경영자금으로 연 1%의 저리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성남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이광호 서울시의원 “서울시도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지원 대책 마련해야”

    이광호 서울시의원 “서울시도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지원 대책 마련해야”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이광호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코로나19로 인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법인택시 기사들에 대해 서울시 차원의 추가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맞춤형 지원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11일부터 소공상인 버팀목자금,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등 ‘3차 재난지원금’을 각 신청 기준에 따라 지원하고 있다. 택시의 경우 개인택시 기사는 소공상인에 포함되어 100만 원의 소공상인 버팀목자금을 받을 수 있으며, 법인택시는 ‘제2차 법인택시기사 긴급고용안정지원 사업’을 통해 신청을 하면 50만 원의 소득안정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제2차 법인택시기사 긴급고용안정지원 사업’을 통해 법인택시 255개사 2만 2340명을 대상으로 1인당 5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며 해당 예산 약 111억 원은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그러나 해당 지원금은 개인택시 경우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쳐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법인택시 기사에 대한 추가지원 논의가 각 지자체 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최근 부산시 및 진주시는 법인택시 기사들에게 추가로 50만 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없이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인택시 기사들은 회사를 떠나고 있다. 2019년도 법인택시 운전자수는 3만 527명이었지만 본격적인 코로나 사태를 겪은 2020년도에는 약 6020명이 그만두면서 2만 4507명으로 19.7%나 급감하였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법인택시 등 택시업계가 줄도산 위기에 처해 있고 법인택시 기사들의 경우 생계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 정책에 따른 지원과 별개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서울시도 분담을 하는 전향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향후 법인택시 기사들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을 서울시가 마련하고 법인택시 살리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경찰개혁 ‘임계점’, 정인이의 비극/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경찰개혁 ‘임계점’, 정인이의 비극/박홍환 논설위원

    꼭 1년 전이다. 형사소송법 196조 1항 ‘검사의 경찰 수사지휘’ 조항을 삭제한 개정안이 지난해 1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동안의 형사사법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검경 수사권 조정, 아니 경찰의 수사권 독립이다. 유예기간을 거쳐 올 1월 1일부터 경찰은 독자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고, 수사종결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30년 숙원이 풀렸으니 경찰은 잔칫집처럼 들썩였고, 경찰들은 “이젠 ‘영감’들에게 자존심 구길 일 없을 것”이라며 독립의 꿈에 부풀었다. 조직을 국가경찰, 수사경찰(국가수사본부), 자치경찰로 나누는 등 ‘공룡경찰’의 우려를 불식하려고 내놓은 권한 분산의 모양새도 얼핏 그럴싸해 보였다. 그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이런 희망과 기대를 가득 담아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4일 국가수사본부 현판식에서 “형사사법체계 개혁에 담긴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남용하지 않겠다”며 “공정성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수사로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이틀 후 김 청장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자처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깊숙이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경찰의 ‘정인이 사건’ 부실 수사가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김 청장은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경찰의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잔칫상’ 음식이 급히 식어 버려 ‘제삿상’으로 바뀐 격이다. 일 년. 생각하기에 따라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시간이었다. 그동안 경찰은 도대체 무엇을 했을까. 개혁의 진통은 싫었고, 독립의 부푼 꿈만 꿨던 것은 아닐까.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해 11월 법무부 실세 실장을 지내는 등 정권과 밀착된 ‘이용구 변호사’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얼버무리다 결국 ‘없었던 일’로 처리했다. ‘이 변호사’는 검증을 거쳐 한 달 뒤 법무부 차관이 됐다. ‘이 변호사’와 사건 담당 경찰 간의 대화 내용은 아직까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 양천경찰서는 정인이를 진찰한 소아과 의사의 학대 의심 신고를 앞선 두 차례의 신고와 마찬가지로 ‘없었던 일’로 처리했다. 정작 신고한 의사에게는 처리 결과를 알리지도 않았다. 한달 후 만 두 살이 채 되지 않은 정인이는 양부모의 학대와 폭행으로 온몸의 뼈가 부러지고 내장이 파열된 채 생후 16개월 만에 숨을 거뒀다. 수사권을 쥐게 된 경찰의 부작용을 여실히 드러낸 두 사건이다. 특히 정인이 사건에서 드러났듯 미완의 경찰개혁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오고 있다. 꼭 1년 전 이런 내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형사사법체계는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매우 중대한 문제다. 그런 만큼 이제부터 준비를 철저히 해 조기 정착이 가능하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독자적인 수사권을 갖게 된 경찰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많은 국민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찬성했지만 상당수 국민이 경찰 수사를 불신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화성 8차 사건’, ‘삼례 나라슈퍼 사건’ 등 경찰의 강압수사 흑역사가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버닝썬 유착 의혹’ 등 부패 경찰의 존재도 경찰 수사의 불신을 초래하곤 했다. 과거의 악습을 답습한다면 국민들은 언제고 또다시 경찰의 수사권을 뺏으라고 요구할지도 모른다.’ 경찰개혁은 검찰개혁과 불가분의 관계다. 검찰을 개혁하면 필연적으로 검찰의 권한 중 일부가 검찰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데 경찰은 과연 믿을 만한가. 이것이 경찰개혁의 출발점이어야 했다. 허송세월한 탓에 경찰은 결국 정인이 사건을 자초했다. 경찰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여전히 경찰청장 1인을 중심으로 강력히 중앙집권화했고, 계급제를 기반으로 한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가 팽배하다. 여기에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낮다. 게다가 시민을 상대로 한 엄청난 물리력을 가졌지만, 경찰 지휘부의 인권감수성은 여전히 낮다. 미완인 경찰개혁으로는 언제고 제2, 제3의 정인이와 ‘백남기 농민’ 같은 피해자가 나타날지 모를 일이다. 국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검찰개혁의 임계점이자 출발점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탈법적·월권적 수사였다면 경찰개혁의 임계점은 정인이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경찰의 무능하고도 무책임한 수사다. 지금 온 국민은 올바르고도 확실한 경찰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stinger@seoul.co.kr
  • 檢, 이용구 택시기사 폭행 블랙박스 확보

    檢, 이용구 택시기사 폭행 블랙박스 확보

    검찰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운전기사 폭행’ 의혹 당시 상황이 녹화됐던 택시 차량 블랙박스 SD카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사건 당시 이 차관이 탑승했던 택시의 블랙박스 SD카드를 입수해 영상 복구를 시도 중이다. 다만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난 시점이라 영상 복구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술에 취한 채 택시 기사의 멱살을 잡아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사건 당시 출동한 경찰은 블랙박스 전용 뷰어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아 SD카드에서 녹화 영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사흘 뒤 택시 기사에게 제출받은 블랙박스와 SD카드에서도 영상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입수한 SD카드 복구에 주력할 방침이다. 영상 복구를 통해 사건 당시 택시의 정차 위치와 주행 여부 등이 확인되면 특가법 혐의 적용 여부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택시는 통상적으로 블랙박스를 상시 녹화 모드로 설정해 주기적으로 영상이 삭제되고 새로운 영상이 덧씌워지기 때문에 당시 영상 복구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검찰, 이용구 ‘택시기사 폭행’ 차량 블랙박스 SD카드 확보

    검찰, 이용구 ‘택시기사 폭행’ 차량 블랙박스 SD카드 확보

    검찰이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 운전기사 폭행’ 의혹 사건을 재수사 중인 가운데, 사건 당시 상황을 녹화했던 택시 차량의 블랙박스 SD카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이동언 부장검사)는 이 차관이 탑승했던 택시에 설치된 블랙박스의 SD카드를 최근 입수해 사건 당일 영상 복구를 시도 중이다. 검찰은 해당 SD카드가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핵심 증거로 보고 있다. 다만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 정도 지난 상황이라 실제로 유의미한 영상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택시는 교통사고나 승객과의 시비 등에 대비해 통상 블랙박스를 상시 녹화 모드로 설정해둔다.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영상이 삭제됐다가 새로운 영상이 덧씌워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우려던 택시 기사를 폭행했지만 입건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당시 폭행은 차 안에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택시 기사가 운전석에 앉은 채 몸을 뒤로 돌려 이 차관을 깨우려 하자 이 차관이 택시 기사의 멱살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택시 기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인근 파출소로 이동해 블랙박스를 확인했지만, 녹화 영상을 발견하지 못했다. 택시 기사는 사흘 뒤인 11월 9일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다시 블랙박스와 SD카드를 제출했지만 이때도 영상을 발견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택시 기사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고, 경찰은 반의사불벌죄인 형법상 폭행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이에 일부 시민단체가 이 차관을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의 재수사가 진행 중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부산시, 법인택시기사에 재난지원금 50만원 지원..정부지원 별도

    부산지역 법인택시기사에게 재난지원금 50만원이 지원된다. 부산시는 택시업종 간 재난지원금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법인택시 기사에게 부산형 재난지원금 50만원을 지급한다고 11일 밝혔다. 정부는 개인택시 기사는 소상공인으로 분류해 재난지원금 100만원을,법인택시 기사는 재난지원금 50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혀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따라 시는 법인택시 기사에게 정부 지원금과 별개로 부산형 재난지원금 5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해 5월에도 소상공인과 특수형태 고용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지원 사각지대에 놓인 법인택시 기사에게 1인당 50만원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다. 대상자는 2021년 1월 8일 이전 입사해 공고일인 2021년 1월 15일까지 계속 근무 중인 법인택시 기사로 신청 기간은 15일부터 22일까지다. 신청은 법인택시 회사에 하면 된다.지원금은 내달 10일 일괄 지급될 예정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 ‘긴급사태’ 발령에도 인파 혼잡 여전한 일본…작년보다 40% 많아

    ‘긴급사태’ 발령에도 인파 혼잡 여전한 일본…작년보다 40% 많아

    지난 8일 0시를 기해 일본 수도권에 ‘긴급사태’가 발령됐지만, 가장 중요한 외출·이동의 감소세는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일본 정부가 ‘뒷북대응’으로 일관하다 시민들의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0일 “도쿄도와 가나가와·사이타마·지바현 등 수도권 1도 3현에 2번째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후 첫 주말 3연휴의 첫날인 9일 일부 관광지가 많은 사람들로 혼잡을 빚었다”며 “이번 긴급사태 발령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 분석 결과, 긴급사태 발령 첫날인 8일 도쿄도의 야간 유동인구는 지난해 긴급사태 첫날인 4월 7일에 비해 40%나 더 많았다. 금요일 기준으로는 지난해 긴급사태 기간 중인 5월 22일 이후 가장 낮았지만, 지난해 선언 후 1주일 만에 인파가 증가세로 돌아선 만큼 이번에도 조만간 다시 과거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지바현 우라야스시 도쿄디즈니랜드는 오전 9시 개장 전부터 가족과 연인 등 인파의 행렬이 이어졌다. 가나가와현 즈시시에 사는 여고생(17)은 “벼르고 별렀는데 이번에 디즈니랜드에 안되면 다음에 언제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고마치도리도 인파로 북적였다. 아내와 이곳을 찾은 회사원은 “평소 주말과 비교할 때 차이가 없는 수준이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4월 긴급사태 선언 때에는 문을 닫은 상점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상점들이 문을 열고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택시기사(70)는 “긴급사태를 어설프게 발령해 질질 끄느니 유동인구를 확실히 줄일 방법을 강구해야 사태의 조기수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이런 가운데 오사카부와 효고현, 교토부 등 간사이 3개 지역 광역단체장은 9일 정부에 긴급사태 발령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NHK에 출연해 “필요하면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도권 1도 3현에만 발령돼 있는 긴급사태가 간사이 지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죽으면 책임진다”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동부구치소서 확진

    “죽으면 책임진다”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동부구치소서 확진

    청송교도소로 이감돼 항소심 공판 연기 접촉 사고 처리가 우선이라며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의 이송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법은 서울 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택시기사 최모(32)씨가 지난달 말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이감됐다고 9일 밝혔다. 앞서 법무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동부구치소 수용자 중 경증·무증상 환자를 개별 수용이 가능한 경북북부제2교도소로 옮겼다. 이에 따라 최씨의 항소심 첫 공판은 오는 15일에서 다음달 24일로 연기됐다. 최씨는 지난해 6월 8일 서울 강동구 고덕역 인근에서 사설구급차를 가로막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에 불복한 최씨는 항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최씨는 당장 사고를 책임지라며 구급차를 막았다. 환자의 가족 등은 “우선 병원에 모셔드리자”고 했지만, 최씨는 “죽으면 내가 책임질테니 이거 처리하고 가라”며 막아섰다. 환자는 이송 몇 시간 뒤 끝내 사망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코로나19로 위기 처한 법인 택시기사에 ‘1인당 50만원’ 지원

    코로나19로 위기 처한 법인 택시기사에 ‘1인당 50만원’ 지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용객이 적어 어려움을 겪는 법인택시 기사에게 정부가 1인당 50만원씩 지급하는 사업이 시작된다. 고용노동부는 7일 “17개 광역자치단체와 함께 내일(8일)부터 2차 택시기사 긴급 고용안정지원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코로나19 3차 확산 대응 맞춤형 지원 대책’에 따른 것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감소한 택시회사 소속 운전기사 약 8만 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지급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도 법인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한 1차 긴급 고용안정지원사업을 시행한 바 있다. 그 후속으로 시행되는 이번 지원사업 대상자는 지난해 10월 1일 이전 택시회사에 입사해 이달 8일 기준으로 계속 근무 중인 운전기사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액이 감소한 회사 소속이거나 본인 소득 자체가 감소한 경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앞서 1차 지원사업 당시 매출액이나 소득 감소가 확인된 사람에 대해서는 계속 근무 여부 등만 확인하고 지원금을 지급한다. 2차 지원사업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17개 광역자치단체를 통해 진행된다. 자치단체별로 8일 공고를 내고 지원금 신청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본 고용 취약계층에 대해 소득 안정 자금을 지급한다는 사업 취지를 고려해 지원 대상자 확정과 지원금 지급을 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정인이·이용구·박원순까지 경찰 잇단 ‘헛발수사’...檢 “우려가 현실로”

    정인이·이용구·박원순까지 경찰 잇단 ‘헛발수사’...檢 “우려가 현실로”

    세차례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내사종결·혐의없음으로 ‘정인이 사건’을 묵살한 경찰의 수사와 관련 검찰 내부에선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반응이다. 앞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성추행 의혹 ‘부실 수사’와 택시기사를 폭행한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 대한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이어지면서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된 경찰의 공정성과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을 90일이내 검토해 한차례 재수사 요청하도록 한 보완장치를 적극 살려야 한단 목소리가 높다. 반면 “‘수사는 생물’인데 종결된 사건 기록만 갖고 문제될 소지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경찰이 정인이 사건을 내사종결 또는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을 두고 한 검사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우려해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검찰이 경찰의 불송치 사건 기록과 관련 증거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한 게 정말 다행”이라고 밝혔다. 1차 수사종결권이 생긴 경찰에서 부실 수사를 하더라도 검찰이 추후에 문제를 파악하고 지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측면에서다. 해당 검사는 또 “보육교사나 의사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동학대 관련 전문성이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의 검찰 고발이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정인이가 병원에 다녀간 직후 소아과 의사로부터 3차 학대 신고가 이뤄졌으나 묵살됐다. 경찰 112신고로 접수돼 공동 조사를 진행한 아보전은 경찰에, 경찰은 아보전에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다.개정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경찰이 수사를 종결한 사건이어도 고발인이 이의제기하면 검찰로 송치된다.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개혁위원회 위원 출신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송치되는 사건을 철처히 검토해 문제될 소지를 있다면 이잡듯 잡아내고, 불송치 사건 중에서도 재수사 요청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지적해야 한다”면서 “결국 검사들이 열심히 해 견제를 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종결된 사건의 기록과 관련 증거를 일선 검사가 일일이 훑어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한 검사는 “검찰이 수사종결 후 기록을 볼 수 있다고 해도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일 때 지휘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수사라는 건 살아있는 생물인데 경찰이 아예 덮으려고 하면 검사로서 알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검찰이 재수사 요청을 해도 권한이 거대해진 경찰에서 이전처럼 요청을 따를 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준비 안 된 무능 ‘공룡경찰’ 어떻게 믿겠나

    ‘정인이’가 지난해 10월 양부모의 무자비한 학대와 방임으로 생후 16개월 만에 극심한 고통 속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최소한 세 차례 이상 구할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소중한 시간을 흘려보낸 공권력은 다름 아닌 경찰이었다. 경찰은 지난해 5~9월 정인이의 몸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어린이집 교사, 차 안에 방치돼 있는 장면을 목격한 양모의 지인, 아이가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라는 소아과 원장 등의 신고를 접수하고도 사실상 나 몰라라 했다. “학대한 적 없다”는 양부모의 해명만 믿고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 결국 정인이는 3차 학대신고 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온몸의 뼈가 부러지고 내장까지 파열된 채 숨을 거뒀다. 이런 중에 경찰은 그제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현판식을 갖고 ‘공룡경찰’의 출범을 자축했다. 올해부터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로 경찰은 독자적으로 수사를 시작하고(수사개시권) 끝낼 수 있는 권한(수사종결권)을 갖는다. 3년 뒤에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대공수사권까지 넘겨받는다. 국가경찰, 수사경찰, 자치경찰로 경찰 사무가 나뉘지만 사실상 경찰청장이 모두 지휘한다는 점에서 경찰은 몸집을 공룡처럼 키웠다. 그러나 공룡이 누구인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지구상에서 사라진 존재 아닌가. ‘정인이 사건’에서 보여 준 무능한 경찰은 오롯이 국민의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 무엇보다 경찰의 준비 부족이 문제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국수본 출범은 이미 1년 전에 예고됐다. 경찰은 숱하게 자체 수사 역량 강화 등을 약속했지만 미진했다. 새해부터 여전히 많은 국민이 고소고발장을 들고 경찰관서가 아닌 검찰청사를 찾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은 본부장 공석 상태에서 ‘반쪽 출범’에 그쳤다. 경찰은 ‘책임수사 원년’을 선언하고 전국 3곳에 반부패수사대를 신설하는 등 권력비리 수사 의지까지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은 미덥지 않다. 벌써부터 일각에서는 이용구 법무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깔아뭉갠 경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권력형 부패비리를 수사하겠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지경이다. 경찰의 권한 확대는 검찰개혁의 반사이익 성격이 짙다. 수사종결권 등을 남용해 제2, 제3의 정인이 사건이 재발하거나 권력 눈치보기에만 급급해한다면 국민은 다음 정권에서 엄중하게 그 권한을 되돌려 놓으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런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경찰은 치열한 자기 혁신에 나서야 한다. 정치권도 공룡경찰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골목식당도 유명 맛집도 똑같이 200만원”… 상인들 뿔났다

    포장 판매 카페를 음식점과 같이 취급버스기사도 무급휴직 많은데 대상 제외전문가들 “저금리 융자 확대가 바람직” 서울 중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황모(41)씨는 코로나19 여파로 손님이 줄어 두 달째 가게 임대료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정부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시행하면서 매출이 60%나 감소해 고통이 커졌다. 정부에서 지급하는 3차 재난지원금으로 밀린 월세를 갚을 계획이다. 하지만 재난지원금 200만원으로는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황씨는 “똑같은 식당이라도 우리 가게처럼 골목식당은 피해가 크고, 목 좋고 유명한 음식점은 피해가 비교적 작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재난지원금을 똑같이 주겠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성토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영업이 중단·제한되거나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과 프리랜서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게 오는 11일부터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예 영업장 문을 열지 못한 집합금지 업종인 유흥시설, 노래방, 헬스장, 학원 등에는 300만원을 준다. 이용인원 수, 영업시간 등을 제한받은 집합제한 업종인 음식점, 카페, PC방, 미용실 등의 경우 200만원의 지원금이 나간다. 그러나 지원금 지급이 시행되기도 전에 상인들 사이에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상인들은 같은 업종이라도 지역·규모별 피해 정도가 다른 만큼 세부적인 지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서울 강남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30)씨는 “테이크아웃(포장판매)만 가능해 피해가 큰 카페에 비해 식당은 제한적으로나마 매장 내 이용이 가능해 버틸 여력이 있지 않냐”라며 “매출이나 상권, 업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빠진 운송업계는 정부가 일부 업종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자영업 성격을 가진 택시기사와 대리운전 기사는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 포함한 반면 시내·외 대중교통 버스기사 등은 제외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많은 버스기사가 무급휴직에 들어가고 운행도 감축하고 있어 사업주들도 힘들어한다”면서 “버스업계도 재난지원금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정부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했다. 집합금지 업종 종사자도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노래연습장을 운영한 지 25년째인 이모(59)씨는 “영업을 못한 지 70일이 넘었다. 생활이 빠듯해 이미 2000만원을 대출받은 상태”라면서 “재난지원금 300만원으로 한 달치 임대료·관리비를 내면 남는 것도 없다. 집합금지 조치라도 풀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치밀하지 못한 현금성 지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금성 복지는 정말 필요한 사람을 까다롭게 선별해 지급해야 하지만 상황이 급하다 보니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저금리 융자 정책을 확대해 지원이 시급한 사람들에게 현금을 주면서 재정건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마스크 거부’ 승객 태우고 경찰서로 직행한 캐나다 택시기사

    ‘마스크 거부’ 승객 태우고 경찰서로 직행한 캐나다 택시기사

    캐나다의 한 택시기사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승객에게 통쾌한 교훈을 날렸다.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오전 1시경, 브리티시컬럼비아의 한 택시기사는 새해 첫 날 첫 손님을 태웠다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의 승객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정부지침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택시기사는 승객에게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승객은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면 택시에서 내려달라는 기사의 요청까지도 거부했다. 결국 택시 기사는 911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거부하는 승객이 있다”고 신고했고, 그 길로 택시를 몰아 인근 경찰서로 향했다. 택시기사가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은 승객을 경찰서까지 직접 데리고 간 셈이다.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에도 문제의 승객은 택시에서 내리길 거부했고, 경찰 여러 명이 힘을 합친 끝에야 승객을 택시에서 꺼내 구금할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승객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이를 착용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응했으며, 택시에서 내려 달라는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등 총 3가지 항목에 대한 벌금형을 받았다. 그가 2021년 새해 첫 날 받은 벌금 고지서에는 690캐나다 달러, 한화로 약 59만원에 달했다. 현지 경찰은 “문제의 승객은 당시 술에 취해 있었다. 때문에 술이 깰 때까지 유치장에 구금돼 있어야 했다”고 밝혔지만, 그의 국적이나 거주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존스홉킨스대학 발표에 따르면 캐나다 현지시간으로 4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61만 740명, 사망자는 1만 5944명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택시기사가 주식 말할 때 위기 신호, 빚투 위험… 걱정 말란 말 믿지 마라

    택시기사가 주식 말할 때 위기 신호, 빚투 위험… 걱정 말란 말 믿지 마라

    “걱정 말라는 말을 믿지 마라. 제대로 아는 것만 투자하라. 올해 말이나 내년엔 최악의 위기가 올 수 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 로저스(79)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987년 블랙먼데이,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을 예측했던 그는 최근 파티장 같은 세계 주식시장에 경고성 발언을 계속한다. 위기론의 핵심은 부채다. “미국 등 각국 정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너무 많은 유동성(돈)을 시장에 풀어 주가에 거품이 끼어 있는데 푹 가라앉는 순간이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팔순을 앞둔 그는 “유동성이 질서 있게 회수되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식 시장이 위기임을 어떻게 감지하나. “한국 등 모든 곳에서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 투자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 투자가 쉬워 보이고 성공한 지인들도 보여서다. 새로운 사람이 장에 대거 들어오는 건 첫 번째 위기 신호다. 두 번째는 정치인(정부)들이 (시장에 유동성을 풀어) 시민들에게 돈을 계속 쓰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 주식은 계속 오르고, 채권은 역사상 가장 비싸다. 서울의 부동산도 계속 오르는데 영국 런던 등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금 빚이 모든 곳에 충격적으로 많다. 하루아침에 쌓인 수준의 버블(거품)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같은 위기 때 유동성 공급이나 확장적 재정 정책은 불가피한 것 아닌가. “일본은 1990년대 경제위기 당시 (양적완화 등으로) 모든 것을 떠받쳤다. 그 결과는 ‘잃어버린 30년’이다. 일본 주가는 30년 전 고점보다 30% 낮은 수준이다. 반면 1990년대 스칸디나비아 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만 정부는 파산 기업을 구제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당시 2~3년간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이후 다시 호황을 누렸다.” -거품이 낀 장임을 일상에서 어떻게 알아채나. “만약 당신이 치과에 갔는데 접수 담당자가 치아에 대해 얘기하기보다 ‘핫팁(족집게 조언) 좀 줄래요?’ 하면서 주식 얘기를 한다거나 택시 기사가 정치나 축구 얘기를 안 하고 주식 얘기를 한다면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위기가 가시화되는 시점은. “올해 말이나 내년이 될 것으로 짐작해 본다. 이미 세계 주식시장이 많이 올랐는데 많은 양의 돈이 시장에 풀려 있어서다. 덕분에 지금껏 모두가 좋은 시간을 보냈다. 미국의 새 정권도 당장 돈을 풀어 쓰려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계속 커지면 (거품임을 감지하던) 큰손들의 자금이 확 빠질 것이다. 사람들은 (이 거품이 빠지지 않게 하려고) 더 노력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2022년 대선 등)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모든 정당에서 ‘(유동성 확대를) 더 해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많은 주식 전문가들은 올해도 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는데. “엄청난 돈을 풀어 대니까 오를 것이다. 올해 말에도 여전히 높을 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다.” -금리가 낮아 많은 한국인들이 돈을 빌려 투자하고 있다. “자신이 투자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지인이나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도 투자처를 확신한다면 투자를 추천한다. 하지만 스스로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면 은행 이자라도 받는 게 훨씬 좋다. 이미 많이 오른 장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건 문제가 있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대거 주식시장에 들어와 돈을 버는 건 위기 발생 전 흔히 보이는 신호들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어떤 투자 전략을 짜야 할까. “위기 때는 우선 잘 아는 것에만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한다면 원자재처럼 싼 종목에 관심을 두는 게 좋다. 예컨대 현재 설탕은 과거 최고치의 80% 수준으로 떨어졌고 은도 50% 수준이다. 채권과 주식 등은 이미 너무 올랐다.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는 삼성전자는 좋은 회사이지만 싸지 않다. 성공적 투자의 핵심은 인내다. 재미없어도 참는 법을 알아 가야 한다.” -당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돼 있나. “엔터테인먼트, 관광업과 외식업, 교통·항공업 등의 주가가 떨어져 있기에 이곳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최근 돈이 새롭게 투입되는 농업, 원자재, 중국 와인, 러시아 선박 등에 투자하고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5인 모임 금지’ 확대에… 자영업자 “더는 버틸 힘 없다”

    ‘5인 모임 금지’ 확대에… 자영업자 “더는 버틸 힘 없다”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막기 위해 방역을 강화하는 정부 상황도 이해되지만, 자영업자들은 더 버틸 힘이 없습니다.” 정부가 수도권에 국한됐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4일부터 2주간 전국으로 확대하자 자영업자들이 ‘아우성’이다. 코로나19로 손님이 급감한 데다 5인 이상의 사적 모임 금지로 아예 손님이 끊기게 생겼기 때문이다. 3일 오후 청주 상당구의 유명 맛집인 A칼국수집. 다른 식당에 비해 그럭저럭 손님이 있었지만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손님이 40% 급감해 빈자리가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매출 감소를 어떻게든 막기 위해 50만원을 들여 식탁에 투명 아크릴판까지 설치했지만, 헛심만 뺐다. 이런 와중에 사적 모임 금지까지 시행돼 업주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사장 김모(46)씨는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 직원들은 점심을 안에서 먹거나 배달 음식으로 해결할 것 아니냐”며 “그나마 간간이 찾는 직장인 때문에 버텼는데,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냐”며 울상을 지었다. 술 손님 위주로 장사를 했던 호프집 등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 술 한 잔 먹으러 오는 손님들 일행은 최소 4명 이상이 많은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는 장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는 것이다. 청주 흥덕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72)씨는 “매출 하락으로 직원 급여 600만원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한 달 전부터 문을 닫고 있는데 또 거리두기가 강화돼 언제 문을 열 수 있을지 까마득하다”면서 “새해 1월부터 먹고살 일을 걱정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광주시 번화가인 상무지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C(58)씨는 “거리두기만 강요하고 버티기만 하라고 하면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느냐”며 “정부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대책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시업계도 자포자기 상태다. 그동안은 오후 9시까지 술을 먹고 귀가하는 사람들이 있어 30분간 반짝 장사를 했지만 사적 모임 금지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택시기사는 “요즘 1시간 동안 한 명도 못 태우는 경우도 많다”면서 “매일 회사에 내는 사납금은 한 푼도 줄지 않고, 이리저리 못살고 힘없는 우리만 죽어 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용구가 쏘아올린 수사종결권 논란… 수사권 조정 불똥?

    이용구가 쏘아올린 수사종결권 논란… 수사권 조정 불똥?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논란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 서초경찰서와 상급 기관인 경찰청의 해명에도 석연찮은 구석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사건 해결의 키는 결국 검찰로 넘어갔고, 사건을 맡게 된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원점부터 다시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시점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1월부터 경찰은 검찰과 대등한 ‘협력 관계’로 격상됐고, 1차 수사종결권까지 갖게 됐다. 검찰 수사 결과 이 차관의 청탁이나 경찰의 봐주기 수사 정황이 드러나면 경찰은 국민 신뢰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첫해부터 삐걱거릴 처지에 놓인 것이다. 서울신문은 3일 이 차관의 사건을 정리해 봤다.●특가법이냐 폭행이냐… 아리송한 그날 지난해 11월 6일 오후 11시 30분쯤 택시기사 A씨가 “남자 택시 승객이 목을 잡았다”며 112에 신고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 술에 취해 잠든 승객을 깨우다 벌어진 일이다. 신고를 접수한 파출소 경찰관은 신고 장소인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으로 출동했다. 이 승객이 지난달 2일 법무부 차관에 임명되기 전 당시 변호사였던 이 차관이다. A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목적지에) ‘거의 다 왔을 무렵’ 목 부위를 잡혔다”고 말했다. 운행 중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이 차관이 갑자기 뒷문을 열었고, 이를 제지하자 이 차관이 욕설을 내뱉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그는 이 모습이 블랙박스에 모두 담겼다고 설명했지만 인근 파출소로 이동해 확인한 블랙박스에서는 사건 발생 당시 녹화된 영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담당 파출소는 이 사건을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하면 가중처벌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을 적용해 서초서로 넘겼다. 사흘 뒤 A씨의 진술은 달라졌다. 지난 11월 9일 오전 서초서에 출석한 A씨는 이 차관이 목 부위를 잡은 것이 아니라 멱살을 잡은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거의 다 왔을 무렵’이라고 진술한 사건 발생 시점도 목적지에 도착해 이미 차를 세우고 난 후라고 설명했다. 욕설 역시 이 차관이 혼잣말로 ‘에이, 씨’라고 중얼거려 신경쓰지 않았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A씨는 서초서에 다시 블랙박스와 SD카드를 제출했지만 경찰은 이날도 영상을 발견하지 못 했다. 그는 같은 날 이 차관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도 냈다. 서초서는 이 차관에 대해 특가법을 적용한 파출소와 달리 형법상 폭행죄를 적용해 11월 12일 사건을 내사종결했다. 특가법을 적용하면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하지만, 단순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경찰이 이 차관에게 특가법을 적용해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검찰에 사건을 송치해야 함에도 폭행죄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현장 상황, 피해자 진술, 관련 판례 등을 검토해 폭행죄로 판단했다”면서 “해당 사건은 정식 입건하기 전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확인돼 내사종결했다”고 해명했다.●하차 위해 일시 정차해도 ‘운행 중’ 포함 경찰의 판단을 두고 쟁점이 된 부분은 택시의 운행 여부다. 문제가 된 특가법 조항은 특가법 제5조 10항으로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사건 발생 시점을 ‘거의 다 왔을 무렵’이라고 밝힌 A씨의 최초 진술대로라면 택시는 운행 중이었을 가능성이 커진다. 택시가 이미 정차한 경우라도 마찬가지다. 2015년 개정된 특가법 제5조 10항에는 ‘운행 중’에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위해 사용되는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 운전자가 승객의 승·하차 등을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를 포함한다’고 명시돼 있다. 사건 발생 당시 A씨가 목적지 인근에 차를 세우고 이 차관을 깨우려 했다면 이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당시 택시의 시동이 커져 있었는지 파악해야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2008년 대법원 판례와 2015년 헌법재판소 결정례를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두 판례의 내용은 비슷하다.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에서 계속적인 운행의 의사 없이 자동차를 주·정차한 경우 ‘운행 중’에 해당하지 않아 특가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장소가 논란이 됐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아파트 단지 입구 경비실 앞’이다. 이곳은 아파트 단지와 단지 사이의 이면도로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사건 발생 장소가 ‘일반도로’라는 주장이 나왔다. 아파트 단지 안이 아니라 일반도로에서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에 공중의 교통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는 장소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단순히 아파트 단지 안과 밖만 따진 것이 아니라 사건 발생 시간대의 통행량·통행인 등을 고려해 교통안전과 질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장소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블랙박스와 같은 객관적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끼워 맞추기’식으로 사건을 종결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건을 수사했던 서초서에서 당시 변호사였던 이 차관이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냈다는 사실을 인지했는지도 쟁점이다. 경찰은 “사건 당시 이 차관이 변호사라는 사실만 알았을 뿐 구체적인 경력은 몰랐다”고 했지만 이 차관은 사건이 발생한 11월에도 초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처장으로 거론되던 인물이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인 지난 12월 2일 이 차관은 법무부 차관에 임명됐다. ●서초서, 李의 법무부 경력 인지여부도 쟁점 이 차관 사건 논란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불똥이 튀었다. 그동안 사건을 정식 입건한 경우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해야 했던 경찰은 올해 1월부터 수사종결권을 갖고 자체 판단하에 수사를 종결할 수 있다. 이 차관 사건은 사건을 입건하지 않고 내사종결한 경우지만, 앞으로는 정식 입건한 사건이라도 이와 비슷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지난해 1월 이 같은 내용의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부터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남용해 일부 사건을 부적절하게 무마하고 끝내 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차관 사건은 이러한 논란에 불을 지폈다. 경찰의 수사종결권에도 통제 장치는 있다. 경찰은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마무리한 모든 사건의 기록과 그 이유를 적은 서류, 증거물 등을 검찰에 송부해야 한다. 검찰은 이를 최장 90일 동안 검토한 후 불송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 고소인, 피해자 등 사건 관계인이 불송치 취지를 확인하고 경찰의 결정에 이의를 신청할 때도 경찰은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한다. 다만 통제 장치에도 허점은 있다. 이 차관 사건은 이러한 통제 장치의 사각지대에 해당한다. 피해자인 A씨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혀 경찰의 불송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리 없는 데다 사건을 받아 본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하더라도 경찰이 같은 판단을 반복해서 내놓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경찰이 법률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도 지적된다. 한상희(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이 차관 사건은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염려했던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경찰이 수사에는 전문성이 있을지 몰라도 수사 결과에 법을 적용하는 부분에서는 전문가가 아니다. 올해부터 경찰이 수사도 하고 법리 판단도 같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 논란이었는데, 그 논란이 기우가 아니었다는 걸 드러냈다”고 말했다. 사건은 이제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시민단체가 이 사건을 특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자 검찰이 경찰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 지휘를 하지 않고 직접 수사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고발인을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만약 검찰이 이 차관의 특가법 위반 혐의를 입증해 경찰과 다른 판단을 내릴 경우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저녁 장사는 하지 말라는 소리” 자영업자들 망연자실

    “저녁 장사는 하지 말라는 소리” 자영업자들 망연자실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위해 방역을 강화하는 정부 입장도 이해되지만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습니다” 정부가 수도권에 국한됐던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4일부터 2주간 전국으로 확대하자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로 손님이 급감했는데 사적모임 금지로 간간이 오던 손님까지 끊기게 생겼기 때문이다. 3일 오후 청주에서 꽤 이름난 한 칼국수집. 다른 식당에 비해 그럭저럭 손님이 있었지만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손님이 40% 급감해 빈 자리가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매출감소를 어떻게든 막기위해 50만원을 들여 식탁에 투명 아크릴판까지 설치했지만 헛심만 뺐다. 이런 와중에 사적모임 금지까지 시행돼 업주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업주 A(46)씨는 “구내식당이 있는 회사 직원들은 점심을 안에서 먹거나 배달음식으로 해결 할 것 아니냐”며 “주변에서 오던 직장인 손님이 뚝 끊기게 생겼다”고 울상을 지었다. 저녁시간 대 술 손님 위주로 장사를 했던 업소들은 상황이 더욱 안좋다. 술한잔 먹으러 오는 손님들 일행은 최소 4명 이상이 많은데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는 장사를 하지 말는 얘기라는 것이다. 청주에서 고기집을 운영하는 B(72)씨는 “매출하락으로 직원 급여 600만원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한달전부터 문을 닫고 있는데 방역이 또 강화돼 언제 문을 열수 있을 지 까마득하다”며 “새해 1월부터 먹고 살일을 걱정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광주 도심인 상무지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C(58)씨는 “거리두기만 강요하고 버티기만 하라고 하면 어떻게 견딜 수 있겠느냐”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대책을 더 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택시업계도 자포자기 상태다. 그동안은 오후 9시까지 술을 먹고 귀가하는 사람들이 있어 30분간 반짝 장사를 했는데 사적모임 금지로 퇴근 후 곧장 귀가하는 사람이 늘면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택시기사는 “요즘 1시간 동안 한명도 못태우는 경우도 있다”며 “밤손님이 사라지면 대부분의 택시들이 낮에 운행을 해 손님 태우기가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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