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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범 암살배후 같이 밝히실분”

    “백범 암살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미국에 동행하실 분을 찾습니다.” 백범 김구의 암살 배후를 추적해온 권중희(사진·67)씨가 네티즌들의 후원으로 이달 말쯤 미국에 갈 예정이다.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에 있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방문한다.권씨는 이곳에 보관된 미 육군 정보문서철 가운데 백범의 암살배후와 관련된 자료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권씨는 “백범의 암살에 미국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짙어 물증을 확인하려는 것”이라면서 “지나간 일이라고 덮는 것은 후세들 보기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권씨는 지난 92년 방미 계획을 세웠으나 체류비 등 비용 때문에 일이 그동안 진행되지 못했다. 한국 관련 문서가 워낙 방대해 1만여 상자에 담긴 서류를 훑어보는 데만 최소 두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그러나 서울 이대부고 교사 박도(57)씨가 우연히 이같은 사실을 알고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사연을 올리면서 권씨의 고민이 풀렸다.네티즌이 한두푼씩 모아 권씨의 방미길을 위한 성금 3600여만원을 모았다. 10년 남짓 만에뜻을 이루게 된 권씨는 역사의식이 투철하고 영문에 능통하며 역사나 도서관학 관련 지식이 풍부한 동행자를 오는 8일까지 모집 중이다.체류비는 권씨가 낸다.권씨는 “만일 비밀문서가 없다면 성금을 낭비하는 꼴이라 많은 부담을 느낀다.”면서 “체중이 4㎏이나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 85년 개인사업을 그만둔 권씨는 백범 암살의 배후를 밝히는 데 전념해 왔다.87년에는 ‘백범 암살범 안두희’를,93년에는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는 책을 펴냈다. 특히 지난 81년 백범 암살범인 안두희씨의 이민을 막기 위해 법무부와 미 대사관에 항의,출국금지 조치를 이끌어 냈다. 또 90년에는 안씨가 미국 정보기관(OSS)의 요원이었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안씨는 지난 96년 10월23일 한 택시기사에 의해 살해됐다. 이유종기자 bell@
  • “코믹배우 변신 기대하세요”영화 ‘라이어’ 주연 주진모

    스크린에 비친 배우 주진모의 이미지는 항상 조금은 어둡고 뭔가에 짓눌린 ‘주변인’같은 것이었다.‘해피엔드’‘무사’‘와니와 준하’….영화마다 그의 이미지에는 거침없이 자유로운 영혼이 실리지 못했었다. 새해면 만 서른.그는 “이젠 남자다!”라고 선언적 다짐부터 해보인다.“아직은 어리다는 생각에 어설픈 고집대로만 살아왔다.”는 고백도 한다.‘달라지겠다.’는,아주 완곡한 표현이다. 이달 말부터 새 영화 ‘라이어’(제작 선우엔터테인먼트·감독 김경형)를 찍는다.장담대로 180도 딴판의 모습을 보여줄 작품이다.새 영화에서 그는 사기꾼과 로맨티스트의 중간쯤에 선 ‘웃기는’ 인간이다.시골 고향동네에서 친구 여동생을 꼬드겨 조강지처를 만들어놓고,서울에서 택시기사를 하다 눈맞은 돈많은 젊은 여자와 감쪽같이 딴살림을 차리는 이중적 캐릭터. “극중에선 여자들을 마음만 먹으면 유혹할 수 있는 ‘얼짱’입니다.지금까지 해온 역할이 단선적이었다면 이번엔 좀 복잡해지겠지요.연극이 원작인데,실없이 웃기기만 하는 코미디는 아닐 거예요.” “연기의 ‘연’자도 몰랐다.”는 그는 원래 체육교사가 꿈이었다.그런데 한 장의 사진이 운명을 바꿔놓았다.친척 아저씨의 전시회 출품사진속 모델이 된 게 인연.그 사진 덕에 CF(박카스)를 찍으며 얼렁뚱땅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이전에 대학로 극단을 잠시 기웃대다 연극무대 단역으로 한 번 섰던 것이 연기이력의 전부였다. “운이 좋았다.”며 데뷔시절을 떠올린다.“스스로 준비가 덜 된 탓에 지금까지의 영화들은 정신적·육체적으로 무척 힘들었던 기억만 있다.”고 슬쩍 자아비판(?)도 해본다.“‘야,밥 차려라!’‘야,발 좀 씻어줘!’ 아내한테 이런 막말을 해대는 캐릭터라니….저도 아직 실감이 안 나요.” “새 영화로 주진모가 진짜 연기자가 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웃는 모습에서 묘한 여유가 느껴진다. 황수정기자
  • 폭행 호소에 “바지 까봐”/피해자를 사기꾼 몰고 반말·욕설 ‘민중의 지팡이’

    택시기사 강모(28)씨는 요즘 울화통이 터져 밤잠이 안올 지경이다.피해자로서 경찰서에 갔지만 사기꾼으로 몰렸다.답답한 나머지 인터넷 신문고의 문을 두드렸지만 열흘이 넘도록 감감 무소식이다.목격자를 불러 재조사한다던 경찰은 연락조차 없다. ●피해자 VS 경찰관의 진실게임 강씨가 서울 동대문경찰서 형사계를 찾은 것은 지난달 23일.며칠 전 택시에 탔던 취객에게 난데없이 얻어맞은 뒤 종로서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사건이 동대문서로 넘어가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강씨는 재출두 통보에 하던 일도 접고 부랴부랴 경찰서로 달려갔다. 강씨는 담당 이모(37) 경장이 대뜸 “어디 맞았어?”라고 반말로 물어왔다고 주장했다.강씨가 “낭심을 걷어차였습니다.”고 답하자 “바지 까봐.확인해 보게.”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순간 강씨는 흥분했다.왜 바지를 벗어야 하냐고,아저씨가 의사냐는 고함도 튀어나왔다.그랬더니 경찰관은 “젊은 놈의 XX가 맞지도 않고 맞았다고 사기치고 있어.”라고 비아냥거렸다.강씨는 “취객에게 얻어맞고,욕설을 들었을 때보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의 한 마디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분개했다. 그러나 이 경장은 “강씨 주장처럼 인격을 비하하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면서 “강씨가 감정이 북받쳐 순간적으로 흥분,오해한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강씨는 “억울한 피해자를 사기꾼으로 몰아놓고 그런 적 없다고 잡아떼는 경찰에 질렸다.”면서 “힘 없는 서민이 아무리 항의해 봤자 해당 경찰서와 상급기관이 무시해 버리면 진상조사도 이뤄지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또 “사건이 어떻게 결론지어졌는지,해당 경찰관은 징계를 받았는지 속시원히 공개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피해자 존중하는 경찰 제도돼야 인권단체인 ‘인권실천시민연대’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비슷한 사례가 올라 있다.‘이재성’이라는 네티즌은 지난달 경기 남양주경찰서에서 겪은 일을 적었다.이 네티즌은 “경찰관은 나이 어린 청년에게 반말을 해도 되느냐.”면서 “시종일관 말을 놓는 경찰관에게 왜 반말을 하냐고 항의했더니 나이 지긋한 경찰관이 ‘너는 애비 에미도 없느냐.’고 윽박질렀다.”고 주장했다.남양주서 청문감사실의 관계자는 “일부러 경찰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철저하게 조사한 뒤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관의 인격모독 등 인권침해는 실제로 곳곳에서 눈에 띈다.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1월부터 지난 10월말까지 접수된 인권침해 관련 진정사건은 모두 5422건이다.이중 경찰을 대상으로 한 것은 전체의 26.8%인 1449건이다.구금시설에 대한 진정건수 2554건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서울 도봉경찰서 정모 순경 등에 대해 특별인권교육을 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인권위는 “정 순경이 술에 취한 폭력 피의자에게 다섯 차례나 폭언을 퍼붓는 등 국민에 대한 친절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같이 경찰관에 대해 일과성으로 교육을 하거나 징계하는 등의 방식은 경찰의 인권침해를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경찰관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데 급급하지 말고,서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실제로 누가 잘못했는가도 중요하지만 현 경찰체제에서는 언제라도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피해자에게 경찰서로 나오라고 하는 것 자체를 인권침해로 보는 영국의 수준까지는 못가더라도 피해자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쪽으로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경찰관이 반말을 내뱉는 것을 대단한 수사기법으로 여기고,피해자의 인권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면서도 “경찰과 시민 모두를 위해 경찰서에 녹음·녹화장치를 마련해 오해의 소지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연기자 anne02@
  • [발언대] 기나 긴 파출소의 하룻밤

    초겨울 추위가 제법 살을 파고들던 며칠전 저녁,순찰지구대(파출소)안에는 가벼운 발걸음과 함께 박순경이 “오늘 저녁에도 꽤나 시끄럽겠구먼.”이라고 혼잣말하는 소리가 들려온다.출동장비를 챙겨 교대를 한 뒤 순찰차를 타고 어둠이 깔린 도시의 주택가로 출동한다. 우리가 맡은 구역의 골목골목을 돌며 대문 열린 집,불 꺼진 사무실,범죄우범지역을 부단히 순찰하고 있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112신고가 들어온다.‘학교 옆 공원에서 패싸움이 벌어졌다.’는 112지령센터 근무자의 다급한 무전이었다.급히 출동하니 현장에는 앳된 얼굴의 10대 여러명이 단지 “쳐다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시비가 벌어져 한바탕 치고받은 상태였다.양쪽 모두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상대를 잡아먹을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싸움을 말리고 연행하려 하자 “내가 피해자인데 너희들 똑바로 처리해.”라며 행패를 부렸다.간신히 연행하여 사무실에서 조사하는 동안에도 그들은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주먹다짐을 하려고 했다.또 경찰관이 말린다는 이유로 사무실 탁자·의자를 걷어차고 던지거나,경찰관 멱살을 잡고 “민중의 지팡이가 사람을 친다.”는 둥 난동을 부렸다. ‘이러한 행위를 하는 자들을 방치한다면 과연 질서를 잡을 수 있겠는가.공권력이 바로 서야 국민이 편한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꾹 참고 이들을 경찰서로 이송했다.그 후에도 사건은 계속 들어왔다.새벽 2시 만취한 행인이 차도 중앙에서 지나가는 택시를 가로막아 택시기사와 멱살을 잡고 싸운 사건,남편이 아내를 폭행한 가정폭력 사건 등등을 처리했다. 길고 긴 하룻밤을 지내며 잠시 피곤함을 달래고자 사무실 밖으로 나오니 날이 이미 훤하게 밝아온다.도심의 새벽을 여는 청소부 아저씨,신문·우유배달원,새벽에 출근하는 아파트 경비아저씨들과 반갑게 인사한다.지난 밤에 있었던 쓰린 기억은 어느새 잊고,새벽에 만나는 정겨운 사람들에게서 다시 오늘 하루의 희망을 본다. 인천 중부경찰서 남부지구대 고승기 경사
  • 꿈꾸듯 애절한 삼각관계/ 오늘 개봉 ‘사랑의 시간’

    이란의 거장감독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남녀간 사랑을 정면으로 다루면 어떤 맛이 날까.‘사랑의 시간’은 마흐말바프 감독이 실험을 해본 듯 구성이 아주 독특한 사랑영화다. 검은머리 택시기사 남편을 둔 고잘은 금발의 구두닦이 청년과 비밀스러운 사랑에 빠진다.이를 알게 된 남편은 청년을 죽이고 사형을 선고받는다.3류 불륜영화 같은 결말에 감독이 만족할 리가 없다.영화는 도덕의 잣대를 들이댈 여지를 관객에게 한치도 주지 않고 별난 발상을 한다.세 남녀의 입장을 바꿔놓는다면? 금발의 남자가 남편인 새로운 상황에서 여자는 주스판매원인 검은머리 남자와 밀회를 나눈다.이를 목격한 금발남자는 아내의 애인을 죽이고 처형되길 스스로 원한다. 정해진 운명을 부정하려는 남녀가 초현실적 삼각관계를 빚는 과정을 지켜보며 관객은 점점 꿈을 꾸듯 몽롱함에 빠져든다.심리치료의 역할바꾸기 게임처럼 팬터지 상황을 연거푸 만드는 극의 구도는 때로 낯설기도 하다.그러나 이루지 못한 사랑과 운명을 온화한 시선으로 일관되게 동정하는 화면이 관객의 감정을 애절하게 자극한다. 황수정기자 sjh@
  • 택시요금 카드결제 승객·기사 다 외면

    전국 도시지역 택시에 설치된 신용카드 결제기가 운전기사와 승객들의 외면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카드 결제시 1∼2분 정도 걸려 교통혼잡을 가중시키는 데다 운전기사들도 세원(稅源) 노출로 기피하기 때문이다.운임요금도 대부분 1만원 이하여서 카드결제를 꺼리게 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서울,부산,대구,인천 등 월드컵 개최 10대 도시를 중심으로 도입한 택시 신용카드 결제기는 승객에 대한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경기지역의 경우 수원,성남,부천,안산 등 12개 시지역 택시 1만 9205대 가운데 90%에 달하는 1만 7000여대에 신용카드결제기가 설치됐다. 안산 등 일부 자치단체는 신용카드 요금결제를 거부하는 택시기사에 대해서는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관내 개인 및 법인 택시 1만 8000여대 모두 설치했다.법인택시는 회사에서,개인택시는 자부담으로 설치하는 택시카드결제기는 대당 16만∼20만원의 적지않은 돈이 들어가지만 이용률은 극히 낮다. 회사원 윤석호(43·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통동)씨는 “얼마전 택시를 타고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싶었으나 액수가 적어 그냥 현금으로 냈다.”며 “1만원 이하의 요금은 눈치가 보여 신용카드 결제를 못하겠다.”고 말했다.택시기사 김모(40·경기 안산시 본오동)씨는 “교통이 혼잡한 도시지역에서 누가 불편을 감수하면서 몇푼 안되는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겠느냐.”며 “유명무실한 신용카드 결제기를 왜 설치하도록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서울시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현재 대형택시와 모범택시는 법상으로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어 대형택시 220대와 모범택시 4000대에 설치돼 있다.그러나 중형 택시 등 일반택시의 경우는 권장사항이어서 현재 얼마나 장착돼 있는지 현황파악조차 안되고 있다. 모범택시기사 구모(50)씨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수수료 부담도 많아 가급적 카드결제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승객들도 50명 가운데 2명 정도 카드결제를 하는 등 이용이 저조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이재성 대중교통담당은 “카드결제기 설치는 건설교통부 훈령에 따른 것으로,승객들에게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세원이 노출되고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관계로 부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등 일부 자치단체들은 택시의 카드 결제율을 높이기 위해 택시회사나 개인 기사가 부담하는 수수료를 지원해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병철 조덕현기자 kbchul@
  • “일하지 않으면 먹지 말라는 가르침대로”11년째 택시 몰며 포교/ 부산 보광정사 지홍 스님

    ‘하루 일하지 않거든 하루 먹지 말라(一日不作 一日不食).’ 부산 금정구 금사동 보광정사 주지인지홍(51) 스님의 좌우명이다. 그에게는 택시 운전기사라는 또 다른 직업이 하나 있다.만 11년째 강산이 변한다는 적지 않은 세월을 애마(개인택시)와 함께 해왔다.한때 하루 4∼5시간씩 핸들을 잡았으나 최근에는 여기저기 오라는 데가 많아 하루 2∼3시간 정도 운전을 한다. 흔히 머리깎고 속세를 등진 대부분의 스님이 그러하듯 그에게도 절밥(?)을 먹기까지에는 남다른 아픈 사연이 있다. 울산 언양이 고향으로 6남매중 둘째였던 지홍 스님은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 때문에 열네살 때 절에 들어왔다. “당시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중학교 진학은 엄두도 낼수 없었을 뿐 아니라 절에 가면 밥도 먹고 학교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아버지 친구의 권유로 입산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어머니께서 옷이 떨어지면 기워 입으라고 대나무 꼬챙이에다 흰실과 검은실을 감아준 게 유산의 전부”였다고 말한 그는 어릴 때의 슬픈 기억을 지우기라도 하듯 단숨에앞에 놓인 녹차를 훌쩍 마셨다. 지홍 스님이 택시 운전을 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사찰 운영경비 마련과 포교 활동 등을 위해 핸들을 잡게 됐다고 한다. 20여년 전 대학을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망자의 염을 해 모은 약간의 돈과 은행에서 융자를 받아 현재의 사찰 부지에 터전을 마련했다. 현재 절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16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부모의 이혼 등 이런저런 이유로 이곳에 오게 된 아이들이다. 절이 문을 연 지 얼마 안됐을 때 부모가 이혼해 조카를 돌보고 있던 한 신도가 형편이 어려우니 절에서 맡아 달라고 부탁한 게 시초였다.이후 소문이 퍼지면서 점차 인원이 늘어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들에게 들어가는 학비 등 경비가 수월찮았다. 그러던 차에 택시기사를 하면 아이들 학비도 벌고 포교 활동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즉시 택시회사 문을 두드렸다. 신도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택시회사에 취직을 했으나 이마저 얼마 안돼 그만두었다.사납금을 맞추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핸들을 잡아야하고 일하는 동안에는 절 살림을 돌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결국 개인시간을 내기가 수월한 개인화물(용달차) 면허를 사 운행한 뒤에야 비로소 개인택시 면허를 취득하게 됐다. 어린 나이 때부터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 온 지홍 스님은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좌우명도 ‘일하지 않으면 먹지 말라.’는 것이다. “승려 노릇 제대로 해야 합니다.마냥 신도들에게만 의존해서는 안됩니다.승려가 되기 위해 수행할 때 하루라도 일하지 않으면 먹지 말라는 옛 큰스님의 가르침을 따를 뿐입니다.” 그는 승려가 된 후 뒤늦게 독학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서른둘의 나이에 동방불교대학을 졸업했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말한 그는 속세로 지천명(知天命)인 오십이 넘었는데도 동국대 문화대학원 장례과에 다니는 등 만학도의 길을 계속 걷고 있다.스님은 장례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지난 8월에는 사찰 경내에 장례예식장과 장례문화연구소를 설립,제례 방법 및 절차 등 장례문화에 대해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누가 내 밥상을 차려주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낸 지홍 스님이 속세인에게 마지막으로 던진 잠언 역시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이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운수업종사자 연봉 1848만원 근로자 평균 연봉의 79%수준

    운수업 종사자들의 급여 수준이 전체 근로자 평균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세버스와 법인택시 운전기사의 월급은 80만원이 채 안됐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02년 운수업 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시기사,대리기사,정비사 등 운수업체에 고용된 종사자들의 1인당 연봉은 1848만원으로 전년보다 6.2%(108만원) 증가했다.개인택시나 개별화물,개별용달업체 종사자는 제외됐다.이는 전체 근로자(5인 이상 상용근로자 기준)의 지난해 평균 연봉 2337만원의 79.1%에 불과하다. 연봉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항공운송업이 4416만원으로 가장 많고,외항화물 등 수상운송업이 3060만원,여행사 등 운송 관련 서비스업이 194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시내·시외버스 등 육상운송업은 168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안미현기자 hyun@
  • 미군2명 불구속 입건/ 파병요구 비난 캐나다인 폭행

    서울 마포경찰서는 20일 미국의 파병 요구를 비난하던 캐나다인을 폭행한 미2사단 소속 L(19)이병 등 미군 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뒤 미 헌병측에 신병을 넘겼다. 이들은 지난 19일 새벽 4시10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 S의류점 앞에서 길을 가던 캐나다인 S(26·학원강사)씨와 한국인 아내에게 “무슨 관계냐.”고 시비를 걸다가 S씨가 “미국은 무슨 근거로 한국에 파병요청을 하느냐.”고 따지자 S씨의 머리와 손목 등을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S씨가 택시를 잡아타자 택시 유리창을 깬 뒤 항의하는 택시기사 오모(44)씨도 가지고 있던 지팡이로 폭행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일나간 택시기사 7일째 행불

    모범택시 운전사가 연락이 끊긴 채 택시만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0일 경기도 부천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전 9시30분쯤 한모(49·택시운전사·부천시 오정구)씨가 자신의 아카디아 모범택시를 몰고 ‘일하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한씨의 아내는 남편이 이틀째 연락 없이 귀가하지 않자 지난 16일 경찰에 가출인 신고했으며,한씨의 택시는 1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공설운동장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택시의 운전석 유리창은 완전히 깨져 있었고,택시 내부는 물론 외부까지 누군가 깨끗이 닦아낸 듯 지문이 한 점도 채취되지 않았다. 경찰은 한씨의 택시가 파손되고 누군가 지문을 지운 듯한 흔적이 있는 점 등으로 미뤄 택시강도범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전담반을 편성,수사 중이다. 부천 김학준기자 kimhj@
  • 서울도심 우체국도 털렸다

    대낮 서울 도심 우체국과 은행에 연쇄 강도가 들어 돈을 털었다. 17일 오후 3시50분쯤 서울 동작구 대방동 대방새마을금고 분소에 택시기사 김모(26)씨가 장난감 권총을 들고 침입,1000만원을 털어 달아나려다 붙잡혔다.김씨는 문방구에서 구입한 장난감 권총을 수건으로 감싼 뒤 창구 여직원에게 들이대고 “종이가방에 현금 1000만원을 담으라.”고 지시했다.김씨는 “비상벨을 누르면 죽인다.”,“빨리 돈을 담지 않으면 총으로 쏘겠다.”고 위협하다 비상벨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김씨는 최근 회사규정을 어겨 20일 동안 근신 처분을 받던 중이었다.그는 “카드빚 200여만원을 갚고 생활비로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낮 12시25분쯤 서울 도봉구 도봉2동 우체국에 마스크를 쓴 청년이 들어가 현금 400여만원을 털어 달아났다.각목을 들고 침입한 범인은 이모(40·여)씨 등 여직원 2명에게 “총이 있으니 쇼핑백에 돈을 넣으라.”고 협박했다.경찰은 감색 트레이닝 상의와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은 키 170㎝ 정도의 20대초반 남성을 쫓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
  • 껌에 사랑 붙었다/택시기사들 ‘사랑의 껌통’ 운영 노인·장애인·불우청소년 도와

    ‘택시는 사랑을 싣고….’ 김기남(48·양천구 신월2동)씨와 양천·강서지역 개인택시 운전기사 70여명이 ‘사랑의 껌통’을 택시안에 비치하기로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 1999년.홀로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는 개인택시 운전기사들의 모임 ‘한빛봉사회’는 그렇게 태동했다. 봉사회는 껌을 팔아 벌어들이는 수익금을 모아 매년 홀로노인과 장애인을 비롯한 불우이웃을 도왔다.지난해 9월에는 양천구와 협력,개인택시 40대를 동원해 홀로노인 40명을 모시고 경기도의 한 유원지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올해 상반기엔 생활형편이 어려운 15명의 학생들에게 300만원의 장학금도 전달했다.매년 600여만원의 성금을 이웃돕기에 쓰고 있다. 발품도 팔았다.이틀 영업한 뒤 하루를 쉬는 ‘3부제’의 일정을 쥐어짜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했다.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으로 이송하는 일도 도맡았다. 한빛봉사회는 노인의 날인 지난 2일 그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서울시장상을 받았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시상식에서 “생활속의 나눔을 실천하는 한빛봉사회와 같은 자원봉사자를 꾸준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봉사회의 김기남 회장은 “이번 수상도 기념할 겸 오는 15일쯤 휠체어 장애인 30명을 초청,함께 동물원을 관람할 계획”이라며 기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
  • 대우차 4년만에 주야2교대 작업/해고자 416명 2년만에 복직

    “2년 5개월의 해고기간 동안 가정도 엉망이었는데 이제 새롭게 출발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이철용·43·샤시부) “이제야 긴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입니다.”(권순열·41·조립1부) “그동안 가족들이 했던 고생을 조금이나마 덜게 돼 너무 기쁩니다.”(강융형·35·엔진부) 18일 대우인천차 부평공장이 해외시장 수출호조로 99년 워크아웃 이후 4년만에 주야 2교대 작업을 시작했다.이에 따라 지난 2001년 정리해고된 1725명의 직원 중 복직된 416명은 이처럼 한결같이 복직의 기쁨을 표시했다. 이씨는 “회사에서 쫓겨난 뒤 국회의원 사무실,상공회의소,청와대 비서관 등을 찾아다니며 복직 투쟁을 벌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해고된 동료들은 택시기사,족발집 오토바이 배달원 등으로 힘들게 생계를 꾸렸다.”면서 “아직 복직을 기다리는 600여명의 동료들에게는 미안할 따름”이라고 복직의 기쁨을 잠시 뒤로 했다. 해고 당시 13년차이던 이씨가 시간외 근무수당 등을 합해 받았던 연봉은 3000만원 정도였다.현대자동차 직원들에 비하면절반 수준.이씨와 함께 복직한 권씨는 “현대차 직원들은 그만큼 일하니까 돈을 받는 것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 “2교대 근무를 하게 되면 몸은 고달퍼도 급여 수준은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칼로스를 생산하는 부평 1공장에 이어 매그너스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도 대형세단,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개발 및 생산과 맞물려 2005년쯤 안에 2교대 가동을 하게 될 전망이다.GM대우차는 대형 세단은 호주 홀덴사의 ‘칼라이즈’나 ‘스테이즈맨’을,SUV는 새턴 ‘뷰’ 등을 기본 모델로 2005년쯤 출시할 계획이다. 김석환 대우인천차 사장은 부평 2공장에서 대형 세단 등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김 사장은 “2교대 가동으로 GM의 대우인천차 인수시기도 앞당겨져 이르면 2005년이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우인천차는 현재 GM대우와 6년간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상태로 주야 2교대 공장가동,연 4%생산성 향상,GM품질기준 충족,노사평화 유지 등 4가지 조건을 만족하면 GM대우에 통합된다.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GM연례회의에도 불구하고 부평공장 방문을 희망할 정도로 2교대 가동 시작에 매우 고무됐다고 GM대우측은 전했다. 김 사장은 “GM의 인수 이전 매월 500억원의 영업 적자가 발생했는데 올해 적자 폭이 급속도로 줄고 있다.”면서 “GM의 인수는 조건이 만족되면 반드시 해야하는 것으로 부평 2공장도 2교대에 들어가면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 주인찾아 200리/ 실종 애완견 2년만에 상봉

    실종된 애완견이 1년 9개월 만에 옛 주인집으로 되돌아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5년생 암컷 콜리종인 ‘보리’는 전남 담양군 창평면 용수리 장승태(47·순천대 교수)씨의 애완견으로 지난 2001년 11월쯤 교배를 하기 위해 장씨의 친구 김모(47)씨와 함께 70여㎞ 가량 떨어진 전남 영광으로 향했다.그러나 영광에 도착한 보리는 주인 장씨 가족의 품이 그리웠는지 느슨한 감시를 틈타 집을 나와 무작정 달렸다.이들은 행방을 수소문하며 1년 넘게 기다렸으나 소식이 없자 최근 보리와의 재회를 포기하고,순천으로 이사를 했다. 그런데 21개월 만인 지난 5일 장씨 집으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담양군 창평에 살았을 때 가깝게 지내던 택시기사의 “보리가 경일(장씨 둘째 아들)이가 다녔던 창평초등학교 앞에 힘없이 앉아 있어 집으로 데려왔다.”는 전화였다. 장씨는 단숨에 창평으로 달려갔고,1년 9개월 만에 주인의 품에 안긴 보리는 그동안의 지친 행보도 잊고 연방 꼬리를 흔들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
  • 7시간 운전 택시기사 사망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 産災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노동당국이 과로로 사망한 택시운전사를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에 의한 산재로 인정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7일 보도했다.사망 운전사는 2000년 7월 6일 자정쯤 회사로부터 무선으로 배차연락을 받고 오사카 시내의 술집에 손님을 부르러 갔으나 계단에서 내려오는 도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 3일 뒤 숨졌다.사인은 폐의 혈관이 막히는 폐경색으로 진단됐다. 유족의 산재신청에 따라 노동당국이 조사한 결과 운전사는 쓰러지기 전날 해질녘부터 7시간20분간 거의 쉬지 않고 앉은 채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노동당국이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에 의한 산재로 인정했다.혈액이 굳기 쉬운 병에 걸렸거나 다리 등에 별다른 상처가 없는 상태에서 혈전(血栓)을 만드는 요인이 계속 앉아 있는 상태밖에 없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란 장시간 앉아 있을 경우 다리의 정맥에 혈전이 생기고 이 혈전이 혈류를 타고 폐의 혈관 등을 막아 호흡곤란이나 심폐정지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marry01@
  • ‘밝은세상 의료봉사단’ 구미서 활동

    밝은세상 의료봉사단(단장 허성우)이 경북 구미시에서 대규모 의료봉사를 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7월 30일 시작해 오는 3일까지 구미시 고아읍 현일고등학교에서 계속되는 의료봉사에는 동국대학 한의대 침구학회와 민족의학연구소 등에 소속된 한의사와 구미지역 개인택시기사 등 20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지병을 앓으면서도 평소 병원에 갈 엄두를 못냈던 농민과 근로자들이 첫날부터 몰려들었다.신경통,중풍,초기 치매 등 증상에 대해 침술과 뜸으로 진료하며,약도 무료로 주고 있다. 구미 한찬규기자 cghan@
  • [수평사회를 만들자]제3 경찰과 시민 (3)””나는 억울하다””

    경찰은 여전히 시민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을 억울한 죄인으로 만드는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경찰과 시민 사이의 거리는 멀어진다.특히 ‘힘없고 기댈 곳 없는’ 서민들은 경찰조사 과정에서 소외되기 일쑤다.억울함을 호소해도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민생치안의 현실이다. ●“경찰을 믿을 수 없습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사람 가운데 검찰·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풀려난 사람이 2000년 1만 6345명,2001년 1만 6410명,지난해 1만 3429명이었다.해마다 1만여명이 경찰의 무리한 수사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서울 서초동에서 경락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는 김미양(42·여)씨는 지난 2월 같은 건물에 있는 한 남성 피부관리실에서 불법 증기탕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그러나 김씨는 관할 파출소 직원으로부터 “가보니 아무 것도 없는데 왜 허위 신고를 하느냐.신고 경위를 밝혀라.”는 전화를 받았다.김씨는 파출소에서 진술서를 작성했고,허위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즉결처분을 받았다. 김씨는 업소 여직원과 손님에게 확인한 비밀문과 여직원 대기실 등 윤락의 증거를 경찰에 알려줬지만 경찰은 “그런 것은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경찰의 수사결과는 즉심재판에서 뒤집혔다.판사가 김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재수사 지시를 내린 것.이에 김씨는 관할 경찰서에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와 청문감사실은 지난 3월6일 “윤락행위 당사자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고를 하면 허위 신고”라며 김씨에게 다시 진술서를 쓰도록 했다.결국 김씨는 지난 4월14일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를 안 서울경찰청에서는 지난 5월20일 정밀한 사실 확인도 하지않고 ‘허위 신고 사실이 어느 정도 인정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청와대에 보냈다.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검이 9일 뒤 김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려 경찰은 할 말이 없게 됐다.김씨는 “평생 경찰을 믿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울분을 토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시민이 억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는 교통사고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서모(51)씨는 지난 5월3일 서울 도심의 한 대로변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달려오는 승용차에 부딪혔다.당시 횡단보도에는 신호등 대신 운전자의 주의운전을 당부하는 알림판만 설치돼 있었다.서씨는 승용차 바퀴에 발등이 깔리고 백미러에 팔꿈치를 부딪히는 등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경찰은 신고한 지 3시간 뒤에 병원에 나타났다.게다가 피해자의 진술보다 가해자의 말에 의존해 불공정하게 조서를 작성했다고 서씨는 주장했다. ‘그래도 설마’하던 서씨 가족은 두 달 뒤 보험회사로부터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보험회사로부터 ‘사고사실 확인원’을 발급받아 보니 경찰이 ‘가해자가 피해자를 못본 상태에서 발생한 경미한 접촉사고로,서씨가 팔꿈치에만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는 일방적인 내용으로 조서를 꾸민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기 때문이다. 서씨 가족은 관할 경찰서에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서씨 가족은 청와대와 경찰청 등에 민원을 제기하며 억울함을 해결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넘쳐나는 억울한 사연들 경찰청 홈페이지와인터넷 신문고 등에는 경찰의 수사를 받고 난 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연이 한 달에도 수십건씩 올라온다. 인터넷 신문고에 글을 올린 이모(22·여)씨는 “함께 사는 친오빠가 갑자기 행방불명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곧 돌아올 것이라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결국 오빠는 길거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택시기사 이모(36)씨는 “손님 2명에게 평소 가던 길이 아니라는 이유로 20분 남짓 구타를 당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지만 경찰에서 오히려 가해자로 몰렸다.마침 옆을 지나가던 다른 택기기사의 목격자 진술로 겨우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인터넷뿐 아니라 각 경찰서에도 결백을 주장하는 민원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경찰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기 위한 피의자의 변명’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실제 무죄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2001년 기소돼 재판이 이뤄진 20만 501건 가운데 1심에서 0.66%인 1323건,2심에서 0.35%인 711건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피의자100명 가운데 1명 이상은 1·2심에서 죄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논란이 됐던 ‘관악산 다람쥐 사건’ 용의자 김모(48)씨의 자살 사건,전북 익산시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 논란 등도 경찰이 피의자의 호소를 충분히 수사에 반영하지 않아 빚어진 결과였다. ●억울한 피해를 구제 받으려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억울한 판정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우선 수사 이의신청을 해야 한다. 민원인이 청와대 민원실,경찰청 민원실,각 지방청 수사 이의반 등에 억울한 사연과 함께 서류를 접수하면 사안과 지역을 감안해 지방경찰청 수사과나 일선 경찰서에 사건이 배당되고 재조사가 이뤄진다.경찰은 더욱 정확하게 수사이의 사건을 재조사할 수 있도록 검찰 송치 전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송치 전 수사이의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검찰로 송치된 뒤에는 검사에게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항변해야 한다.독자적인 수사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찰의 조서는 재판과정에서 증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석연 사무처장은 “감독권을 가진 검찰쪽에 경찰에 대한 탄원이나 진정을 할 수는 있지만 비슷한 권력집단이기 때문에 잘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자치경찰제가 정착돼 주민이 일선 경찰서장을 선출하게 된다면 ‘국민소환제’를 통해 억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영표 나길회기자 tomcat@
  • “결혼생활 꼬일땐 툭 털어놓자”

    남편이 가정생활을 시시콜콜 털어놓는다는 것은 금기시됐던 일 가운데 하나다.‘수신제가(修身齊家)…’라 했던가.“제 가정 하나 제대로 못 다스리면서…”라는 말은 남편들에게 ‘복잡한’ 집안일을 선뜻 남에게 고백하는 것을 막아왔다. 그러나 이젠,문제가 생기면 상담소나 정신과를 찾는다.심지어 방송에 출연,전국을 향해 자신들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도 낯설지 않은 시대다.부부생활도 배워야 잘 한다는데…. ●상담소 찾는 남편들 “도대체 여자를 모르겠어요.나는 열심히 가족들 벌어먹였는데,나와는 더이상 못 살겠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내가 외도를 한 것도 아니고 폭력을 휘두른 것도 아니고…” 주위에서 성공한 직장인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는 강경식(가명·51)씨는 아내의 이혼요구에 ‘황당하다.’고 했다.“나는 바깥 일 열심히 했고,가정은 아내에게 맡겼는데 이제 아내는 나와 이야기도 하기 싫답니다.도대체 나와는 말이 안 통한다는 겁니다.내가 무슨 잘못을 했지요?” 강씨의 아내 김영진(가명·47)씨가 냉담해진 것은 2년 전.“이제와서 생각하니 ‘이야기 좀 하자.’는 아내의 말을 번번이 무시했던 것이 사실입니다.부부 사이에 무슨 이야기를 해요.제가 성실하고,한눈 팔지 않으면 됐지.그런데 연애하던 때도 아니고 도대체 부부 사이에 무슨 이야기할 게 그리 많답디까?” 한국가족상담교육연구소 김순옥(성균관대 교수)소장은 “2∼3년 전부터 남편들이 상담을 원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있고 길게 말하지 않는 남자들이 2∼3시간씩 속마음을 털어놓는다.”고 말했다.‘돈 벌어다주면 된다.’고만 생각했던 남편들이 ‘결혼의 위기’를 맞으면서 결혼생활의 문제점을 체크하고,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것이다.더욱이 20∼30대 부부의 경우,이혼의사는 일반적으로 여성이 더 높기 때문에 남성들은 ‘왜?’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 전문상담가를 찾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대부분 의사소통이 없었던 부부관계가 문제다.동기는 달라도 결국은 부부간의 대화 부재가 문제의 핵심임을 확인하곤 한다.많은 부부들이 대화하는 방법을 몰라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이 알아주기만을 바라고,‘이해해주지 않았다.’,‘무시했다.’고 마음의 문을 닫는다.”고 지적했다.서로 대화하는 방법을 몰라 “나는 이야기했다.당신이 못 알아들었을 뿐”이라고 말하거나,“화 안내면 그게 애정표현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정신과 병원 방문한 30대 여성 48평 아파트에 사는 전성자(가명·39·경기 고양시 일산구)씨는 아이들의 사교육비를 충당하기 위해 파출부 일을 하고 있다.맵짠 살림솜씨는 진작부터 소문났던 터라 입소문이 나면서 여느 사람보다 1만∼2만원씩 더 받으면서 일한다.‘파출부’라는 어감이 좀 싫긴 하지만 외국어 고교를 목표로 하는 큰아들(중3)과 피아니스트가 되겠다는 딸(중1)의 뒷바라지에 큰 도움이 된다.그런데 낮에는 남의 집일,밤에는 자신의 집일을 하느라 몸이 피곤할 대로 피곤하기 때문에 그는 가끔 남편에게 위로받고 싶었다.하지만 아내가 파출부일을 한다는 것에 자존심 상한 남편은 “당신이 좋아서 하는 일,내 탓은 하지 마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하곤 했다.결혼 16년동안 동창회는커녕 변변한 옷 한 벌없이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게 후회스럽다는 전씨는 “희생하고 살아온 내 인생이 허무하다.”고 한숨을 내리 쉬었다.우울증이 깊어간다고 했다. ●KBS ‘아침마당’생방송 스튜디오 한 부부가 공개적으로 상담을 받고 있다.아이 둘 딸린 연상녀와 결혼한 연하남 부부는 결혼 12년째.평소 아이들에게 자상하고,얌전한 남편 정의복(45·택시기사)씨는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15일씩 내리 ‘술독에 빠져' 지낸다.“나는 아버지로서 잘 해왔지만 요즘 보면 제 엄마와 이야기할 뿐,내가 집에 들어가면 모두 입을 닫는다.나는 외롭다.술마시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고 말한다.아내 이명자(47)씨는 “남편이 밥 한 끼 먹지 않고 술만 마시는 것을 보면 괜히 재혼했다는 생각이 들고 후회하게 된다.그동안 아이들에게 잘 해준 것은 알지만,회사에 들어갔다가도 한 달을 채우지 않고 나오는 술꾼 남편에게는 질렸다.”고 말했다. 상담을 담당한 정신과전문의 송수식 박사는 “혹시 ‘남의 아이만 키웠기 때문에 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냐?”고 물으며 남편의 속마음을 열어보였다.그리고 “나는 매일 술을 마시지않으니 알코올중독자가 아니다.”라고 항변하는 남편에게 알코올중독임을 진단,치료받을 것을 권했다. 생방송이 끝난 후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상담은 이어졌다.“당장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속마음을 털어놓으니 시원하다.”는 부부의 얼굴은 방송 시작 전보다 많이 펴져보였다. KBS TV의 ‘아침마당­부부탐구’는 시작한 지 11년째,지금도 매주 10건 정도 꾸준히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담당연출자 김정수PD는 “자신을 열어보이는 일은 용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렵게 출연을 결정하고도 마지막 순간에 ‘못 나오겠다’고 물러서는 사람들도 있다.하지만 출연자 중 70% 쯤은 방송에 출연한 뒤 좋은 쪽으로 해결되기 때문에 결혼생활을 원만한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 사람들 가운데 상담소나 정신과를 찾기 어려운 저소득층은 기꺼이 방송을 택한다.”고 말했다. ●왜 부부들은 상담을 원하는가 정의복-이명자 부부는 “앞으로 어떻게 사는 게 좋을지 몰라서 방송에 나왔다.”고 말했다.또 69세의 할아버지는 마음의 문을 닫아걸고 황혼이혼을 원하는 할머니(65)의 마음을 열기위해 “박사님에게 진단을 받아보자.”고 방송상담을 신청하기도 했다. 늘어나는 이혼.이제 더이상 이혼은 남의 일이 아니다.그래서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을 느낀 부부들이 ‘이혼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상담을 원한다는 것이다. ●부부문제,어긋난 대화에서 시작된다 송수식 박사는 ‘부부생활도 배워야 잘 한다.’는 책을 통해 부부 문제의 핵심을 밝힌다.“사람이란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그런데 그 방법이 너무 달라서 엉뚱하게 처음 의도하는 것과 달리 서로 감정을 상하게 된다.부부싸움은 어처구니없게도 이렇게 ‘어긋나는 대화’에서 비롯되기 일쑤다.” 여자는 문제가 생기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감정표현을 ‘말’로 전달하려고 한다.금방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을 하고 싶어하고,말을 들어줄 상대를 물색한다.대부분 남편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을 바라고 말을 꺼낸다.그런데 문제는 남편이 아내의 이야기를듣고싶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남자는 문제가 생기면 이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모색한다.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수원대 최규련 교수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부부대화법’이란 책에서 “아내들은 남편과의 관계에서 감정을 나누거나 이해받지 못해서 불만을 가진다.반면 남편들은 아내의 이야기를 들을 때 자신이 무엇인가 해줘야 하고 해결방법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그 결과 아내의 감정을 인정해주려고 하기보다 대응하는 반응을 보이게되고 아내들은 더욱더 과도한 감정적 반응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허남주기자 hhj@
  • ‘굿모닝시티’회장 검거 / 분양비리 - 정·관계로비 조사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굿모닝시티 분양비리와 관련,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굿모닝시티 회장 윤창열씨를 28일 저녁 7시20분쯤 검거,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일단 횡령 등 혐의로 30일 중으로 구속영장을 청구,윤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정관계 로비의혹 부분을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또 윤씨를 숨겨준 친·인척 등 4명도 함께 범인은닉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윤씨는 민주당 정대철 의원에게 정치자금 2억원을 제공하는 등 한나라당 S의원,민주당 K의원 등 정·관계 유력인사들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윤씨는 그동안 검찰 수사를 피해 교묘하게 숨어 지낸 것으로 드러났다.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대신 공중전화만 이용하고 그나마도 은신처에서 1㎞이상 떨어진 곳에서 사용했다.28일 검거 당시에도 윤씨는 수사관들을 따돌리기 위해 가양대교 부근 강변북로를 역주행한 뒤 수사관들과 격투 끝에 붙잡혔다.검찰은 윤씨의 역주행에도 불구하고 검거에 도움을 준 택시기사 이모씨(47)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고 용감한 시민상에도 추천할 방침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세계인 우리는 이렇게 산다 / 두달만에 벗어던진 ‘괴질 마스크’ ‘사스 해방구’ 北京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 전뉴(北京眞牛·베이징 대단하다)”,“베이징 성리(北京勝利·베이징 이겼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4일 오후 3시 베이징에 내려진 사스 감염지역과 여행 제한 조치를 해제한 뒤 베이징의 거리거리에 내걸린 현수막들이다.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거리에서는 시민들이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꺼내들고 폭죽을 터뜨리며 ‘전승사스(戰勝非典)’를 경축했다. 하오유(好友) 백화점 앞에서는 붉은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경축일에 사용되는 왕푸타이핑구(王府太平鼓)를 두드리며 흥분된 감정을 전달했다. 지난 4월20일 사스 전모가 공개되면서 거의 두 달간 공포에 시달렸던 베이징 시민들은 이날 각 지역마다 자발적으로 거리에 나와 태극권이나 부채춤 등을 선보이며 사스로부터 해방된 기쁨을 나눴다. ●번화가 다시 인파로 북적 베이징의 활기는 거리 곳곳에서 확인된다.신제커우(新街口)나 산위안차오(三元橋) 등 주요 길목들은 러시아워에는 ‘공동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로 교통량이 많아졌다. 택시기사주둥창(朱東强)은 “사스기간 중에는 하루에 손님 2∼3명이 고작이라 생활이 극도로 어려웠다.”며 “지금은 사납금 등을 빼고 하루 50위안(7500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어 그럭저럭 생활은 된다.”고 말했다. 사스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난 26일 오후 6시.베이징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은 사스 이전의 ‘전성기’를 완전히 회복한 느낌이다.그동안 외출을 자제했던 쇼핑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고 신둥안(新東安) 등 유명 백화점마다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자동차 통행이 금지된 200m가 넘는 왕푸징 대로 양편에는 간이 휴게소들과 각종 여름용품들을 파는 길거리 좌판들이 어우러져 혼란스러울 지경이다.불과 한달 전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텅비었던 거리가 이제 최대 번화가의 명성을 되찾은 것이다. 27일 저녁에는 ‘사스 해방 경축기념식’이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 열렸다.먹자거리로 유명한 구이제(鬼街),룽푸쓰(隆福寺) 등에서는 전통 사자춤(武獅) 놀이와 일종의 여성 집단무용인 양거(秧歌)를 선보여 모처럼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IT메카 중관춘 경기 살아나 시단(西單),옌사(燕莎),란다오(藍島) 등 다른 유명백화점들도 25일 전후로 ‘사스 해방 경축행사’라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세일에 돌입했다. 왕푸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단(西單) 상업거리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이 화려한 모델들을 동원,승용차 전시회를 열어 ‘사스 특수’를 이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창립 5주년 기념 세일을 했던 자금성 서남쪽의 좡성충광(庄勝崇光·SOGO) 백화점은 3일 동안 무려 21만여명이 몰려와 6000만위안(9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관리소측은 “4월 이후 고객이 지금처럼 많기는 처음”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베이징 서북부 하이뎬취(海淀區)에 있는 IT메카 중관춘(中關村)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중관춘다제(中關村大街)변에 위치한 최대 가전상가 하이룽다사(海龍大廈)의 경우 80%까지 떨어졌던 매출이 최근 ‘졸업수요’까지 겹쳐 신기록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관리소측은 “이달 초부터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섰다가 신규 환자가 사라진 중순부터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카페촌도 불야성 사스 감염지역 해제가 발표된 25일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도 카페촌 산리툰(三里屯)은 불야성을 이뤘다.26일 저녁에 시작된 사스 해방을 기념하는 맥주파티는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됐다. 아름드리 포플러 나무가 빼곡하게 늘어선 이 거리는 각종 희한한 조명장치들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사스 해방을 기념하는 “쥐베이(擧杯·잔을 들자)”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외국인회사에 다닌다는 류샤오량(劉小良·29)은 “사스 해방 뉴스를 듣고 친구들과 조촐한 축하모임을 만들었다.”며 “감옥 같은 생활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잔을 권했다. 베이징의 대학교들은 대부분 지난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돼 내주부터 사실상 방학에 들어간다.초·중·고등학생들도 일정을 앞당겨 오는 30일부터 정상수업을 시작한다. ●매일 10만명씩 베이징 유입 6월 초부터 베이징의 명소 톈안먼(天安門) 광장에는 형형색색의 깃발을 든 국내 단체관광객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사스의 최대 피해자인 여행업체들은 WHO의 여행자제 권고 조치를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워했다. 소규모 여행사들은 사스 기간에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파산 직전까지 몰렸지만 이제는 기대감에 부풀어 관광객 맞이에 부산한 모습들이다. 중국 국제여행사측은 “그동안 여행 자제지역으로 묶여 외국 관광객들이 전혀 없었지만 24일 이후 문의,예약전화들이 늘고 있다.”며 “7월 중 10여팀이 예약됐고 8월 중에는 20여팀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중순까지 탈출 러시의 주요 출구였던 베이징역이나 베이징서역 등은 사스가 사라지면서 귀경(歸京) 인구들로 북적대고 있다. 지난 중순 이후 베이징 유입 인구는 매일 10만명에 달하고 있고 사스 감염지역에서 해제된 24일부터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사스 이전 300여만명에 달했던 임시거주 인구들이 다시 직업을 찾아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먹자거리에 사람들 발길 베이징 둥청취(東城區)의 유명한 먹자거리 구이제(鬼街)는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중국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사천요리,샤부샤부(火鍋·훠궈)와 마라샤오룽샤(麻辣小龍蝦·가재요리) 등 유명 요리들이 집결된 이곳은 사스 한파로 파리를 날리던 한달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다. 이곳에 들어서면 30명 정도가 들어가는 소규모 음식점 100여개가 모여 있다.26일 모처럼 내리는 빗속에서도 점심 손님들이 식당마다 가득했다.사천요리 전문점(同利園家常菜)의 한 종업원은 “요즘은 마라샤오룽샤를 먹는 철이라 새벽 2시까지 고객들이 찾아온다.”며 “점심 저녁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라고 자랑한다. 단골손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중년남자는 “쏸차이위(酸菜魚·생선요리) 맛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 자주 찾는다.”며 “사스에 더이상 신경을 안쓰게 돼 무엇보다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는다. oilman@ ■사스가 몰고온 사회변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사회적인 면에서 중국 대륙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사스 진원지로서 국제적 망신을 당했고 사스 은폐 의혹을 사면서 도덕성까지 의심을 받았지만 선진사회로 가는 데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도 많다. 우선 청결에무관심했던 중국인들의 위생 관념을 철저하게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중국인들도 수긍하는 대목이다.“중국 정부가 10년 동안 해도 안 되는 일을 사스가 두 달만에 해냈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다. 외국인들이 가장 혐오스러워하는 ‘침뱉기’도 사스기간 중에 상당히 줄어들었다.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50(7500)∼100위안(1만 5000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고,부녀회 등에서는 ‘침뱉는 봉투’를 거리에서 나눠주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도 동원하고 있다. 인터넷 사회로의 일보 전진도 사스가 가져온 순기능이다.외출을 삼가는 대신 인터넷 쇼핑몰이나 인터넷 게임 업체들이 호황을 이룰 정도였다.현재 6000만명 정도의 인터넷 인구는 연말까지 1억명 정도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것도 사스 여파로 생긴 재미있는 현상이다.사스 이전에는 골프장이나 연습장에 중국인들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평균적으로 30% 이상이 늘었다는 것이 관련업체들의 설명이다. 개혁·개방으로 양산된 중산·부유층들이 사스를계기로 눈치를 보지 않고 골프를 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모이는 대중교통을 피해 과감하게 ‘마이카’를 선택했다. 한국의 대표적 식품인 김치(파오차이·泡菜)가 사스의 ‘특효약’이란 소문이 중국인들 사이에 입으로 전달되면서 김치 인기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뜻하지 않은 결과였다. 중국 베이징의 대형 매장인 까르푸점에서 김치 판매량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김치 열풍은 아직도 ‘진행형’이다.‘하선정’ 등 한국 김치업체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을 노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중국 정부도 사스 퇴치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총서기 중심의 제4세대 지도부가 ‘민심’을 얻게 됐다.사스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애국심과 단결력을 이끌어낸 것도 커다란 수확일 것이다.그러나 투명 행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중국 정부에 새로운 숙제로 작용할 것이다. ■인민대회당 파격 이벤트 중국 인민대회당이 사스로 발길이 끊긴 관광객들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만찬을 대접하기로 했다.구샤오위안(顧曉園) 베이징시 관광국 부국장은 26일 다음달 4일부터 베이징을 방문하는 외국인 단체관광객 1500명에게 금요일마다 인민대회당에서 식사를 대접한다고 밝혔다. 구 부국장은 “이번 행사는 사스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을 되살리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관광산업을 키우고 사스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모든 대책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인민대회당 만찬 초청 대상은 선착순이며 타이완과 홍콩,마카오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에서 입국하는 관광객 500명,일본 300명,미국과 유럽 700명 등 지역별 할당제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음달 4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는 첫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에 대해서는 베이징시 정부 지도부가 직접 공항으로 영접을 나가 환영행사와 함께 감사의 선물을 준다.”고 말했다.구 부국장은 “베이징시 관광국은 중국 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관광 판촉 행사에 돌입한다.”면서 “특히 해외에 베이징 여행광고를 낼 경우 시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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