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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중심 행정’ 돋보이네

    ‘고객중심 행정’ 돋보이네

    융통성과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공무원들이 민간 전문가들과 손잡고 ‘열린 행정, 소통 행정’을 추구하고 있다. 유명 인사 중심의 홍보대사 위촉 등 기관 이미지 제고에 비중을 둔 기존의 ‘공급자 중심’ 참여 행정에서 행정 수요자와 함께하는 실질적인 ‘고객 중심 행정’으로의 변신이어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업체 인사 및 노무 경력자, 공인노무사 등 노무 분야 민간 전문가들이 25일부터 전국 지방 노동청 소속 근로감독관들과 함께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을 상대로 상담 및 조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른바 고용노동부의 근로자 체불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체불제로 서비스팀’이다. 모두 150명이 활동하게 된다. 그동안 체불임금 관련 민원 해결은 공무원인 근로감독관의 몫이었다. 해당 민원을 조사해 임금 지급을 독촉하고, 사업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법처리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민간 전문가들이 먼저 전화 상담이나 면담을 통해 사건을 신속히 해결하게 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근로감독관이 체불임금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업주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한 뒤 미출석 시 다시 출석을 요구하는 등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서 “경험 많고 전문성 있는 민간 전문가들이 일하게 돼 근로자는 임금을 빨리 받을 수 있고 사업주도 기관에 출석해 조사받는 등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수, 연구원, 시민단체 임원과 회원 등 법률 분야 전문가들은 ‘국민법제관’ 신분으로 법령 제정에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게 된다. 법제처가 행정·경제·사회문화 분야 등 3개 분야 26개 영역에서 위촉할 사람들이다. 이 중 교통 분야 국민법제관은 지난달 31일 출범했다. 교통공학과 교수, 손해보험협회 임원 등의 전문가 외에 녹색어머니회 회원, 모범 운전자회 회원 등 31명으로 구성됐다. 나머지 25개 영역의 국민법제관은 다음 달 2일부터 활동한다. 이들은 정부가 법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공무원에게 부족한 현장 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완해 실생활에 적합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법을 만드는 한편, 현행 법령 중 개정이 필요한 법령은 신고받아 개정할 방침이다. 교통 국민법제관으로 위촉된 모범 택시기사 정병문(69)씨는 “33년 동안 택시를 운행하며 택시나 버스의 난폭 운전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왔다.”면서 “운전하면서 느껴 왔던 불편한 점이나 고쳐 나가야 할 점들을 적극적으로 지적해 안전 교통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아동 및 장애인 진술조사 전문가 19명은 여성가족부 일을 하게 된다. 지난달 28일 여가부 산하 여성·아동폭력 피해 중앙지원단의 전문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이다. 여가부는 이 전문 인력을 아동·장애인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 초기단계부터 투입, 피해 아동 및 장애인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수사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조사과정에 배석해 진술을 돕게 할 방침이다. 이 밖에 전국 1만여명의 주부들은 ‘생활공감 정책 주부 모니터단’으로서 생활 속 불편한 각종 행정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모두 2만 4532건의 정책을 행정안전부에 제안, ‘이륜차 매연검사 정기화’ 등 289건의 제도개선을 이끌어 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영화프리뷰] ‘언노운’

    [영화프리뷰] ‘언노운’

    학회 참석을 위해 아내(재뉴어리 존스)와 함께 독일 베를린에 온 식물학자 마틴 해리스(리암 니슨) 박사는 호텔에 도착하고 나서야 공항에 여권이 든 서류가방을 놓고 온 사실을 알아챈다. 서둘러 공항으로 돌아가던 길. 그가 탄 택시는 의문의 교통사고로 강물에 처박힌다. 택시기사(다이앤 크루거)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그는 72시간 만에 의식을 되찾아 호텔로 찾아간다. 하지만 웬걸, 사랑하던 아내는 그를 모르는 사람 취급한다. 설상가상 아내의 곁에는 처음 보는 남자(에이든 퀸)가 남편 행세를 하고 있다. 주변에서는 슬슬 그를 미친 사람으로 내몬다. 극도로 혼란스러운 순간, 괴한들이 그의 목숨을 노린다. 영화 ‘언노운’(Unknown)은 이름과 직업은 물론, 아내에게까지 존재를 부정당한 남자가 벌이는 사투를 담고 있다. 샌드라 불럭의 ‘네트’(1995)를 비롯해 할리우드가 ‘골백번’은 우려먹은 설정이지만 이 영화가 차별성을 갖는 지점이 두 가지 있다. 우선 ‘테이큰’(2008)으로 늦깎이 액션 본능을 뿜어낸 영국의 연기파 배우 리암 니슨 덕에 비슷한 소재의 영화와는 다른 재미를 가진다. 니슨은 ‘테이큰’에서 인신매매단에 납치된 딸을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전직 CIA 요원을 맡았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특수효과에 기대지 않은 맨몸 액션을 뽐냈다. 두들겨 맞기도 하지만, 여전히 몇명 정도는 거뜬하게 제압한다. 마치 20~30살쯤 더 먹은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환갑을 앞둔 니슨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돋보이는 역할들은 20세기 초반 영국에 맞선 아일랜드의 영웅 콜린스(‘마이클 콜린스’)나 2차대전 당시 1000여명의 유대인을 구해낸 오스카 쉰들러(‘쉰들러 리스트’)처럼 선 굵은 역사적 인물이다. 하지만 ‘스타워즈 에피소드 2-클론의 습격’ 같은 블록버스터나 ‘러브액추얼리’ 등 멜로까지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다. ‘언노운’의 또 다른 매력은 요즘 할리우드에서 보기 드문 억지스럽지 않은 반전이다. 워너브러더스 측은 스포일러 유출을 막기 위해 전 세계 주요 국가의 동시개봉을 결정했다. 물론 액션만 놓고 보면 ‘테이큰’에 못 미친다. 하지만 정체를 뒤늦게 깨달은 니슨은 짧지만 굵직한 맨몸 액션의 정석을 보여준다. ‘오펀:천사의 비밀’로 가능성을 보인 하우메 콜레트 세라 감독의 연출 솜씨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17일 개봉. 113분. 15세 관람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택시 탑승한 中 미모의 여성 분신자살 장면

    택시 탑승한 中 미모의 여성 분신자살 장면

    중국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미모의 여성이 분신 자살, 시민들이 황급히 불을 끄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언론매체인 난팡왕(南方网)은 9일 지난 7일 오후 3시30분쯤 선전시 푸톈(福田)구의 거리에서 미모의 20대 여성이 택시에 탑승,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20여분간 다투다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했다고 보도했다. 택시기사는 급히 탈출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뒷자석에 여성이 있다.”고 고함을 지른 뒤 시민들과 화재 진압에 나섰다. 불길은 몇분만에 잡았지만 여성 승객은 숨진 상태였다.  피해자의 정확한 신원과 자살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휘발유는 인근 주유소에서 구입해 작은 물통에 담아 택시에 탑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석선장 회복 네티즌 관심 김태우·아이유 맞선 호응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석선장 회복 네티즌 관심 김태우·아이유 맞선 호응

    길고 달콤한 설 연휴가 끼어 있었던 2월 첫째주엔 박지성, 기성용, 구자철 등 스포츠 스타 관련 검색어가 상위권에 다수 올랐다. 1위는 ‘아덴만 여명작전’ 중 해적에게 총격을 당한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 관련 소식이 차지했다. 현재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석 선장은 지난 3일 오전 의식을 회복했으나 18시간만에 호흡 곤란으로 인공호흡기를 다시 부착했다. 석 선장은 치료가 예상보다 길어져 완치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숙정의원·탤런트 전태수 폭행 충격 지난달 31일 국가대표팀 은퇴 선언을 한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위에 올랐다. 2000년 4월 아시안컵 1차 예선 라오스전에서 처음 국가대표로 나선 지 11년 만이다. 그는 ‘한국인의 정신’을 가장 큰 교훈으로 삼고 국가대표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2일 SBS 설특집 프로그램 ‘스타맞선’(왼쪽)에 출연한 아이유와 김태우는 3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홍대 거리에서 강추위 속에서도 나란히 방한모자를 쓰고 손을 잡고 데이트를 즐기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으며, 듀엣곡으로 호흡을 맞춰 호응을 얻었다. 1일 주민센터 여직원을 폭행한 민노당 이숙정 성남시 의원이 검색어 4위에 올랐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주민센터 여직원이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는 이유로 폭언과 폭행을 가한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지난달 29일 폭행 혐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영화배우 하지원의 동생인 탤런트 전태수가 검색어 5위에 올랐다. 당시 만취 상태로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전태수는 기사와 시비가 붙자 욕설과 폭언을 하며 택시기사를 발로 걷어차고 경찰에게까지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전태수는 출연 중인 MBC 일일시트콤 ‘몽땅 내사랑’에서 자진 하차하고 자숙하겠다고 밝혔다. ●기성용 친누나 미모 화제 축구 국가대표팀 기성용 선수의 친누나가 6위를 차지했다. 기 선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친누나와 함께 찍은 사진(오른쪽)을 공개했다. 기성용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 속 친누나는 뛰어난 미모로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대졸 실업자 관련 뉴스가 7위에 올랐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실업자는 34만 6000명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2000년 23만명이었던 대졸 실업자수는 불과 10년 만에 11만 6000명이나 늘어났다. 지난 3일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불구속 입건된 개그맨 황현희가 검색어 8위를 차지했다. 당시 황현희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2%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현재 출연 중인 KBS ‘개그콘서트’의 ‘굿모닝, 한글’ 하차가 확정됐다. 독일 분데스리가에 입성하는 축구선수 구자철(22)이 검색어 9위에 올랐다. 구 선수는 2008~200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다고 전해져 화제다. 계약기간은 3년 6개월로 연봉은 50만 달러(약 5억 6000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개그맨 이수근의 8.5등신 사진이 검색어 10위에 올랐다. 이 사진은 이수근이 쇼핑몰 오픈 당시 촬영한 사진으로 포토샵을 활용해 얼굴 크기는 줄이고 키는 늘려 164㎝ 키의 이수근이 8.5등신으로 둔갑해 화제를 모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여야 잠룡 설 연휴 ‘내실 다지기’

    여야 잠룡들은 최장 9일간의 설 연휴를 정국 구상 등의 내실 다지기에 할애할 계획이다. 본격 대권 경쟁까지 1년 이상 남기도 했지만, 사상 최악의 구제역 피해와 물가 상승 등 경기 불안 상황이 잠룡들의 행보를 움츠러들게 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설 연휴 첫날인 2일 59번째 생일을 맞는다. 하지만 특별한 축하 이벤트 없이 삼성동 자택에서 동생 지만씨 부부 등과 조용히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친박근혜계 의원들 대부분이 설을 맞아 지역구 활동으로 바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가까운 지인들에게는 최근 오색 가래떡을 설 선물로 보내 인사를 대신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4일 설날 자택 개방 행사를 갖는다. 세배객들에게 떡국을 대접하고 덕담을 나누며 음력 새해 첫날을 맞을 예정이다. 다만 나머지 휴일에는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정몽준 전 대표도 연휴 기간 내내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연휴 동안 구제역 발생 지역을 위로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도리어 축산농가에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일정을 취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1일과 3일 각각 예정돼 있는 독거 노인 돌봄 서비스와 남산 한옥마을 문화 체험 행사 참석 외에는 가족·친지와 함께 설 연휴를 보낼 예정이다. 반면 김문수 경기지사는 복지, 안보, 민생 등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계획하고 있다. 1일에는 지적장애인 공동체인 용인 한울공동체에서 1박 2일간 봉사 활동을 하고, 이튿날에는 수원에서 택시기사로 변신해 민심 탐방에 나선다. 또 4일에는 최북단 대성동마을에서 1박 2일 동안 안보 정책을 구상한 뒤 5일에는 안산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떡국을 나눠 먹기로 했다. 야권 잠룡들도 설 연휴를 장외투쟁으로 소진한 기력 회복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자택에서 정국 구상을 하며 조용히 보낼 계획이다. 구제역 축산농가에서의 봉사 활동을 준비했지만 지역 사정을 고려해 잠정 보류했다. 대신 고아원 등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을 할 예정이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며 정치 행보를 정리할 생각이다. 지역구인 전북 무주·진안·장수·임실에 구제역이 번질까 봐 귀향 활동은 취소하기로 했다. 반면 정동영 최고위원은 지역구인 전북 전주에서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지역 어르신 및 아동 복지시설에서 2~3일간 봉사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지난 연말부터 시작한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란 책 집필에 주력할 예정이다. 차기 당 대표가 유력한 유 원장은 오는 3월 전당대회 전까지 집필 활동과 정국 구상을 마무리하느라 나름대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장세훈·강주리기자 cool@seoul.co.kr
  • 경찰·택시기사 폭행 전태수 입건

    경찰·택시기사 폭행 전태수 입건

    서울 마포경찰서는 만취한 상태에서 택시기사와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른 탤런트 전태수(27)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전씨는 29일 0시 35분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거리에서 송모(44)씨가 운전하던 택시를 타고 가다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다리를 올리고 이를 제지하는 송씨의 어깨를 발로 걷어찬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송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마포서 서강지구대 소속 최모(36) 경위와 김모(31) 순경에게 욕설을 하고 다리를 발로 찬 혐의도 받고 있다. 배우 하지원씨의 친동생인 전씨는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KBS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 출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기고] 한파에 고통 받는 서민/전병성 기상청장

    [기고] 한파에 고통 받는 서민/전병성 기상청장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는 하지(夏至)가 지나도록 비가 오지 않으면 왕은 비가 오기를 하늘에 비는 기우제를 지냈다. 기우제 효과가 있든 없든 흉년으로 피폐해진 민심을 다독거리기 위해서라도 왕은 기우제를 지내며 백성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농경사회의 핵심은 농업이었고, 농업은 날씨, 특히 일조량과 비에 전적으로 의존했으니 가뭄은 오늘날로 치면 경제파탄이나 다름없었다. 산업이 복잡해지고 다양화한 오늘날도 날씨의 영향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욱 막강해졌다. 비뿐만 아니라 눈, 기온, 바람, 황사, 지진 등 대부분의 날씨 현상이 거의 모든 분야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 겨울 한반도 전체가 꽁꽁 얼어붙었다. 서울에서는 최저기온이 영하 17.8도까지 떨어져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부산은 영하 12.8도로 96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였다. 수도관·계량기 동파사고가 속출했고, 한파에 시동이 걸리지 않은 차들도 부지기수였다. 폭설까지 겹쳐 서해안과 제주도 등에서는 도로 곳곳이 통제됐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서민과 사회적 약자가 폭우나 폭설, 한파나 폭염과 같은 재해기상에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손님의 발길이 뚝 끊어진 재래시장 상인이나 노점상들, 폭설로 비닐하우스가 주저앉아 얼어붙은 채소를 보며 망연자실하는 농민들, 잦은 강풍과 눈보라로 배를 띄우지 못해 애태우는 어민들, 손님이 없어 사납금도 맞추기 힘든 택시기사들…. 이러한 연유로 기상청의 예보정확도가 높아졌다는 일각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재해기상을 예보하는 예보관의 마음은 불편한 것 같다.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던 서민들의 얼굴들이 쉬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하루 빨리 평온한 날씨로 돌아와 서민 활에 불편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하지만, 폭설과 한파는 겨울의 일부분이다. 겨울에 춥고 눈이 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느 한곳에 혹한이 몰아치면 다른 한편에서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지구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혹한, 폭염, 집중호우, 대설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앞으로도 더욱 잦고, 그 원인이 지구 온난화를 초래한 인간에게 있다는 점이다. 기상이변과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에게 있고, 그 피해도 고스란히 인간에게 되돌아 온다는 것은 명백하다. 당연히 해결책도 인간이 찾아야 한다. 기우제를 지내는 지극한 정성은 물려받되, 방법은 미신이나 주술이 아닌 ‘과학’에서 찾아야 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장기 기후변화 추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현재의 대기상태를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미래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과학적으로 생산하여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찾는 것, 바로 ‘기후변화과학’이 기상청이 추구하는 가치이다. 지구가 따뜻해지고 있다. 그런데 한반도를 포함한 북반구는 한파와 폭설로 시달리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자연의 조정 현상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재해기상이나 기후변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비닐하우스 붕괴, 수도관 동파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시설 기준을 강화하고 기상재해에 대한 보험제도의 도입 등 다양한 대응책이 필요할 때다.
  • 23층서 투신女, 택시 위 떨어져 구사일생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기적 같은 일이 두 번 일어났다. 고층 호텔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한 여성이 기적처럼 생명을 건졌다. 하마터면 밑에 깔릴 뻔 한 택시기사도 몇 초 앞서 우연히(?) 차에서 내려 목숨을 건졌다. 사건은 부에노스 아이레스 한복판 오벨리스크 주변에 있는 크라운호텔에서 24일 오전(현지시간) 발생했다. 23세 여성이 이 호텔 23층에서 뛰어 내려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하지만 젊은 생명이 아까워서였을까. 하늘은 여자의 죽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여자는 호텔 정문 앞에 서 있던 택시 위로 떨어지면서 생명을 건졌다. 여자는 긴급출동한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병원 관계자는 “타박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면서 “안정을 취하면 곧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호 기적의 주인공은 여자를 살려준 택시를 몰던 기사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여자가 택시 위로 떨어지기 직전까지 기사는 운전석에 앉아있었다. 그런 그가 운전석을 박차고 나온 건 위험을 느낀 본능 덕분이다. 기사는 “우연히 주변에 있는 경찰을 봤는데 하얀 얼굴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면서 “갑자기 위험을 느껴 하늘을 보니 사람이 떨어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사가 허겁지겁 문을 열고 내리자마자 쿵 하면서 여자는 택시 위로 떨어졌다. 자동차 운전석 주변은 완전히 내려앉았다. 현지 언론은 “여자가 살아난 것이나 여자가 목숨을 건진 것이나 기적”이라며 사건을 보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뾰족한 연필 위에 계란 세우기 가능할까?

    밑 부분을 깨고 탁자에 계란을 세운 콜럼버스의 시도를 무색케 하는 이색도전이 중국서 펼쳐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후난성 일간지인 샤오샹천바오의 18일자 보도에 따르면, 창샤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추이(崔)는 얼마 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연필 한 자루와 계란으로 독특한 도전을 했다. 뾰족하게 깎은 연필을 거꾸로 세운 뒤 그 위에 계란을 세우는 이색 시도는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심호흡을 한 뒤 계란을 연필 위에 올린 그는 조심스럽게 손을 뗐다. 이후 놀랍게도 계란은 지름이 1㎜도 채 되지 않은 연필 끝에 가만히 세워져 있었다. 오래 전부터 이 ‘기술’을 연마해 왔다는 추이씨는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던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다.”며 “익히지 않은 날계란과 찐 계란, 반숙계란 등 다양한 계란으로 연습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셀 수 없이 많은 계란을 깨뜨려야 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며 “연필의 끝이 뾰족해질수록 꼭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뾰족한 연필 위에 계란을 세우려면 일단 매우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절대 계란에서 급하게 손을 떼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도전이 성공으로 끝난 뒤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가장 뾰족한 곳에 계란 세우기’ 기네스 등재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 택시 카드수수료 인하

    서울시는 18일 택시기사가 요금의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사례를 줄이기 위해 카드 결제 수수료를 0.3%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롯데·하나SK·수협·현대카드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해당 카드사의 결제 수수료는 다음 달 1일부터 현재 결제 금액의 2.4%에서 2.1%로 낮아진다. 서울시는 이번 4개 카드사의 수수료 인하로 택시사업자의 수입이 연간 3억 5000만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또 BC카드, 외환카드, 신한카드 등 8개 카드사와도 수수료 인하를 위한 협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현재 카드단말기를 장착한 시내 택시는 전체 7만 2359대의 96% 수준인 6만 9487대이며, 요금 카드결제 비율은 38.9%로 나타났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깔깔깔]

    ●질문의 차이 두 자매가 싸웠다. 언니:네가 내 우유 먹었지? 동생:아냐, 난 안 먹었어. 동생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확신한 언니가 작전을 바꿔 다시 물었다. 언니:우유 맛있었지? 동생:응. ●건망증 한 할아버지가 택시를 탔다. 뒷좌석에 탄 할아버지가 기사에게 물었다. “기사양반, 내가 어디 가자고 했지요?” 택시기사가 뒤를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깜짝이야. 그런데 손님! 언제 타셨나요?” ●무관심한 아버지 사오정과 아들이 돌고래쇼를 보러 갔다. 난생 처음 돌고래를 보고 신기함을 감출 수 없었던 아들이 물었다. “아빠, 저거 뭐야?” 그러자 사오정이 귀찮아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응, 생선.”
  • [싱글 라이프] 여행지에서 생긴 일

    [싱글 라이프] 여행지에서 생긴 일

    저절로 어깨가 움츠러들고 종일 방 안에만 머물고 싶은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이면 남국의 따뜻한 휴양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절로 간절해진다. 일과 공부에 치여 당장은 훌쩍 떠나지 못해도 지난해 여름 즐거웠던 휴가,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떠났던 당일치기 여행의 추억에서 힘을 얻는 것이 소시민들의 일상이다. 그런 만큼 모처럼의 여행지에서 겪은 싱글들만의 에피소드 또한 아름다운 추억이 아닐 수 없다. ●행복한 추억만 가득  직장인 최동혁(26)씨는 군 입대 직전 경주로 친구들과 함께 간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씨의 입대 4일 전, 육군 현역으로 복무하던 두 친구가 병장 휴가와 상병 휴가를 맞춰 나왔다. 입대를 앞두고 심란해했던 최씨는 친구들의 제의로 경주 여행을 가기로 했다.  경주 불국사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아침 일찍 토함산에 올라 일출을 맞는 등 2박 3일간 입대 전 마지막 자유를 만끽했다. 친구들은 훈련소까지 최씨를 배웅해주며 경주에서 같이 찍은 사진을 그의 손에 꼭 쥐여 주었다. 최씨는 “입대 전 심란한 마음을 친구들이 잡아 줘서 담담하게 입대할 수 있었다.”면서 “황금 같은 휴가를 날 위해 써 준 친구들에 대해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찬명(27)씨는 대학생 시절 강릉 경포대에서 보낸 꿈같은 하루를 잊지 못한다. 최씨와 친구들이 동해를 찾은 목적은 이른바 ‘바닷가 헌팅’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바닷가 헌팅을 했던 최씨 일행은 여자들에게 제대로 말을 걸기도 어려웠고 몇 차례 퇴짜를 맞았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새벽이 되고 짝이 맞은 남녀들이 신나게 게임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면서 여름 바닷가의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었다. 최씨가 친구와 신세를 한탄하며 새우깡을 안주 삼아 소주를 마시던 중 여자 3명이 눈에 띄었다. 그는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며 큰 기대 없이 말을 걸었는데, 여자들이 흔쾌히 응해 3대3으로 술자리 게임을 하며 재밌게 놀았다. 최씨는 “지나간 추억이지만 짜릿하게 바닷가 헌팅에 성공했던 기억만큼은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내 생에 최악의 여행  대학생 이진희(25·여)씨는 2008년 겨울에 떠난 그리스 아테네 여행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이씨가 아테네에 있을 때 한 소년이 경찰의 총을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스트리아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다 모처럼 4박 5일 일정으로 떠난 그리스 여행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끔찍해요. 평온했던 도시는 거리마다 성난 군중이 가득 메웠고, 곳곳에는 불길이 치솟았어요.”  이씨가 가고 싶었던 그리스 국립박물관, 아크로폴리스 광장 등은 폭동의 여파로 폐쇄됐다. 하릴없이 거리를 다니다 시위대 모습을 기록하려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꺼내 들자 한 청년이 ‘찍지 마!’라고 소리를 질렀다. 속수무책으로 당한 이씨는 바로 아테네를 떠났다. 이씨가 떠난 다음 날 아테네 공항이 폐쇄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루라도 늦었다면 아테네에 발이 묶일 뻔했던 것. 이씨는 “교환학생으로 있는 동안 많은 지역을 여행했지만 아테네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그날의 공포를 조심스레 꺼냈다.  즐거운 여행길에 몸이 아픈 것만큼 속상한 일이 있을까. 서울 서초동에 사는 회사원 정모(26·여)씨는 여행을 갈 때마다 배에 탈이 나는 징크스가 있다. 진로에 대한 걱정을 잊기 위해 홀로 떠났던 전남 담양으로의 여행길에서도 이 징크스는 어김없이 다가왔다. 서울에서 광주로 향하는 버스 안, 정씨의 배 속에서 “꾸루루룩.”하는 신호가 계속 울렸다. 광주터미널에 도착한 뒤 정씨는 화장실로 직행했다. 앞으로의 여행이 ‘화장실 여행’으로 변하는 전주곡이었다.  영화 촬영지로 유명한 메타세쿼이아 자전거길을 찾은 이씨는 더 이상 아픈 몸을 이끌고 걸을 수 없었다. 정씨는 그때 길 한구석에 있는 오두막을 발견했다. 오두막에 들어가서는 점퍼에 달린 모자를 얼굴 끝까지 덮어 쓰고 누워서 잠을 청했다. 자전거길에는 연인과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창피한 줄도 모르고 어떻게 오두막에서 잠을 잘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신기해요. 오두막에서 쉰 덕분에 여행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중소 건설회사에 다니는 이정훈(28)씨는 3년 전 여름 제주도 여행만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 대학교 3학년 때 혼자 호기롭게 제주도에 1주일 동안 머물면서 한라산 등반은 물론 산굼부리 같은 유명 관광지도 가 볼 생각이었다. 문제는 여행 경비였다. 빠르지만 비싼 비행기 대신 느리고 저렴한 배를 타고 가기로 결심했다. “학생이었으니까 사치는 금물이었죠. 배를 타고 가면 뭔가 운치 있을 것 같기도 했어요.”  인천에서 오후 7시에 타서 다음 날 아침 9시에 도착하는 제주도행 여객선을 탄 이씨는 3등실의 넓은 방에 앉아 배멀미를 견뎌내고 있었다. 40대 중반쯤 되는 아저씨가 넉살 좋게 다가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야기를 나누다 이내 잠이 들었다. 한창 꿈나라에 빠져 들었을 때 누군가의 손이 자신을 더듬고 있는 게 느껴졌다. 이씨는 옆에 누운 그 아저씨가 잠결에 손을 뻗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잠을 청했다. 그런데 또 아저씨의 손이 자신의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뿌리쳤지만 소용없었다. 그렇게 밤을 지새우고 아침 6시쯤 이씨가 일어나 화장실을 간 사이 그 아저씨는 사라지고 없었다. 이씨는 “혼자 떠난 여행이라 큰 기대도 했는데 그런 일을 겪고 유쾌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주도를 갔다.”면서 “제주도는 좋았지만 제주도 생각하면 그 일부터 떠오르니 소름이 돋는다.”고 말하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외국어 때문에  대학원생 권영승(28)씨는 이집트에서 보낸 3개월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한 권씨는 2007년 12월 학과 동기들과 이집트 카이로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권씨가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경험은 택시기사와 한판 말싸움을 벌인 일이다. 시내의 한 시장에 물건을 사러 갔던 권씨는 이날 처음으로 혼자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기사는 권씨가 외국인인 것을 알고는 가까운 길을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를 눈치챈 권씨는 택시기사에게 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그동안 배운 아랍어 실력을 발휘해 보고도 싶었다. 이내 권씨는 택시기사에게 아랍어로 항의하기 시작했다. “너, 사기, 이거, 하지 마, 경찰, 신고!” 아랍어가 유창하지 않았던 권씨가 할 수 있었던 말은 몇 가지 단어를 나열하는 것뿐이었다. 그래도 권씨는 최선을 다해 택시기사에게 항의했다.  권씨의 목청이 컸던 건지 목적지에 이르러 기사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권씨에게 적정 요금을 받겠다고 하는 한편 “외국인이 수고가 많다. 열심히 공부하라.”는 덕담까지 했다. 택시기사와 한판 말다툼을 벌인 뒤 아랍어 실력에 자신감이 생긴 것은 권씨의 소중한 수확이었다.  ‘다른 나라에 있으면 저절로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회사원 이현지(24)씨는 중국 여행길에서 확실히 느꼈다. 이씨는 2007년 7월 친구와 함께 중국 여행을 떠났다. 중국어를 전공한 이씨였기에 중국 여행 기간은 중국어 실력을 실컷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씨를 만난 중국인들은 “중국어 잘한다.”라며 감탄했다.  이씨는 베이징 시내 한 공원 입구에서 만난 생수 파는 상인을 잊지 못한다. 이씨가 서울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하자 상인의 표정에 거만한 미소가 가득했다. “지금은 서울을 중국어로 ‘셔우얼’(首尔)이라 부르지만 예전에는 ‘한청’(汉城)이었어. 아무리 너희들이 셔우얼이라고 해도 우리한테는 한청이야. 한청의 한(汉)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 바로 한족(汉族)이야. 그러니까 한국인은 한족의 일부,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는 뜻이라고.”  이씨는 화가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인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이씨는 “옛날엔 우리 조상들이 중국에서 한자도 배워 오고 서예도 배워 왔지만 지금 중국인들은 다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상인은 지지 않고 “너희 전통문화는 다 중국에서 시작된 거야. 너희들은 우리의 속국이란다.”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중국어가 부족한 이씨는 대꾸할 수 없었다. 이씨는 “지금 생각하면 그까짓 말장난에 왜 그렇게 흥분했나 싶다.”면서 “이후 말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중국어를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중한 인연  교사 전예은(31)씨는 2009년 여름에 떠난 제주도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행에서 절친한 친구를 얻었기 때문. 전씨는 여름 방학을 맞아 홀로 4박 5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학기 중에 받았던 스트레스를 한꺼번에 날릴 여행이 필요했어요. 혼자 떠나는 여행에 대한 동경도 있었고요.”  제주도에서는 오토바이를 빌려 몰고 다니며 푸른 자유를 만끽했다. 색다른 추억을 위해 머문 게스트하우스에서 전씨는 친구를 만났다. 서로 말이 잘 통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일정도 비슷했다. 둘은 제주도 섭지코지에서부터 우도까지 1박 2일을 함께하고 같이 서울 김포공항으로 돌아왔다. 전씨는 “여행지에서 만났기 때문인지 요즘 만나도 제주도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어른이 돼서 만난 친구지만 오래된 친구 못지않게 마음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정철(27)씨는 방학이 되면 국내 곳곳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게 취미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김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충북 옥천이다. 지난해 여름, 김씨는 개강을 일주일 남겨둔 채 친한 친구 한명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자 김씨는 시골 마을 한가운데서 칼국수집을 발견했다. 테이블이 4개밖에 없는 허름한 식당에 온몸이 젖은 채로 들어가 칼국수와 만둣국을 하나씩 시켰다. 푸짐하게 나온 칼국수를 한 젓가락 먹으려는 찰나 50대 초반쯤 돼 보이는 부부가 말을 걸었다.  부부는 “왜 이렇게 젖었느냐.”면서 “무슨 일로 이런 시골까지 왔냐.”고 김씨 일행에게 물었다. 설명을 들은 부부는 여행하는 데 쓰라며 5만원 을 용돈으로 쥐여 줬다. 놀란 김씨는 극구 사양했지만 이렇게 홀딱 젖어서 여행하면 감기 걸린다고, 따뜻한 거 사 마시고 목욕도 하라며 오히려 김씨를 말렸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면부지의 우리를 이렇게 신경 써 주는 그런 마음씨가 너무 고마웠어요. 덕분에 감기 안 걸리고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었어요. 언젠가 꼭 찾아 뵙고 싶어요.” 정현용·백민경·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키스 요구하는 택시기사 혀 깨물은 20대女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봉변을 당할 뻔한 한 여성이 극도의 침착함을 발휘해 위기를 모면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중국 헤이룽장성 위성TV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20대 여성 팅팅은 하얼빈 시내에서 택시를 탔다가 유독 친절한 젊은 택시기사를 만나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며 목적지로 향했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뒤 돈을 지불하고 내리려는 팅팅에게 택시기사는 황당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손을 꽉 잡으며 “당신을 좋아한다.”고 말한 뒤 몸을 더듬는 등 성추행을 하기 시작한 것. 이에 팅팅이 강하게 거부하며 차에서 내리려 하자 기사는 문을 모두 잠그고 못나가게 한 뒤, “내리고 싶다면 입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강요했다. 성폭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순간에 그녀는 한 가지 방도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그에게 “요구에 따르겠다.”고 이야기 하고 입을 맞춘 뒤 그의 혀를 이로 꽉 물고 도리어 그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차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혀를 잘라버리겠다고 위협하는 그녀를 이기지 못한 기사는 결국 그녀를 풀어주고 달아나버렸다. 팅팅은 “‘급중생지’(急中生智·다급한 가운데 좋은 생각이 떠오르다)로 그를 물리칠 방도가 갑자기 떠올랐다.”면서 “끔찍한 순간이었지만 침착하게 생각한 덕분에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의 택시기사에 대해서는 어떤 정보도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네티즌들은 “호랑이굴에서도 침착하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유독 친절한 택시기사를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며 사건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화리뷰] ‘황해’

    [영화리뷰] ‘황해’

    심지어 안쓰럽기까지 했다. ‘추격자’(2008)가 어떤 영화였나. 흥행 성적(570만명)도 성적이지만, 한국산 스릴러에 대한 회의를 열풍으로 바꿔놨던 작품 아니던가. 그것도 이름 없는 신인감독 나홍진. 차기작에 대한 압박감이 얼마나 컸을지는 짐작이 간다. 강단 세기로 유명한 그조차 “‘추격자’보다 나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고 고백했을 정도니 말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영화 ‘황해’가 지난 22일 베일을 벗었다. #시놉시스 중국 옌볜(延邊) 택시기사 구남(하정우)의 삶은 처참하다. 빚더미에 올라 있는 데다 한국으로 돈 벌러 간 아내마저 6개월째 소식이 없다. 어느 날 살인청부업자 면가(김윤석)에게서 “한국 가서 사람 한명 죽이고 오라.”는 제안을 받는다. 절박한 현실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던 구남은 결국 황해를 건넌다. 비극의 시작. 청부 살인을 의뢰한 태원(조성하)은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구남을 없애려 하고, 옌볜에 있던 면가 또한 황해를 건너와 구남을 쫓는다. #나홍진다운 박진감 ‘추격자’의 장점은 ‘황해’에도 넘친다. 결코 지루할 수 없는 드라마와 등줄기를 오싹하게 만드는 박진감은 나홍진답다. ‘추격자’ 여파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한국산 스릴러들을 교통 정리하듯. ‘황해’는 일반 영화의 2배가 넘는 5000여컷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결코 조잡하거나 산만하지 않다. 디테일을 살리며 컷을 쪼개는 비범한 재주가 돋보인다. #동의하기 어려운 비현실성 이야기 얼개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나홍진의 리얼리즘이 정말 리얼한가’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가령, ‘추격자’에서 공권력에 대해 시원스러운 주먹 한방을 날렸던 나홍진은 이번엔 아예 공권력을 ‘개무시’한다. 한낱 택시 운전사인 구남은 부상당한 몸으로 경찰의 삼엄한 포위망을 비웃듯 뚫고 다닌다. 면가는 거의 ‘불사신’이다. 비현실적이라는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영화는 ‘지나치게 비열하고 비정하며 공권력마저 이를 통제할 수 없는 무력한 세계’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우리가 사는 세계가 그토록 침울한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물론 ‘추격자’의 세계도 밝지는 않았다. 비오는 밤거리가 장면의 절반 이상이었고 피와 살점이 난무했다. ‘추격자’는 사이코패스라는 극히 특화된 인물을 하드보일드(잔혹) 세계관의 통로로 사용한 반면, ‘황해’의 외연은 더 넓다. ‘추격자’의 연쇄살인범 지영민과 달리 구남은 비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조선족, 더 나아가 소외계층의 대표값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들의 삶이, 그들의 사회가, 그들의 세계가 그토록 끔찍하고 처참하며 잔인했던가. 리얼리즘의 잣대는 ‘추격자’보다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결론 이런 면에서 ‘황해’는 ‘추격자’보다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에 더 가까운 영화일 수도 있겠다. 단순히 잔인한 장면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어두운 세계에 대한 본질적 물음보다 절대악이 휘두르는 막강한 힘에 매몰돼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황해’의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해답은 결말에 제시되지만, 그 막강한 힘은 오히려 결말에 대한 호기심을 갉아 먹는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왜 서로 쫓고 쫓기는지 모르지만 그 이유가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다. 그나마 정체를 드러내는 해답은 허탈하기 그지없다. ‘악마’는 현실적이기보다 영화적이었기 때문에 이유 없는 잔혹성에 대해 가슴은 몰라도, 머리로는 이해가 가능했다. ‘황해’는 철저히 리얼리즘을 깔고 있다는 점에서 하드보일드의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악마’가 현실을 배제시켰다면 ‘황해’는 현실을 결여시켰다. 156분. 청소년 관람불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제도 개선하려면 이렇게 하세요

    지난 10월 20일 강원 춘천시에서 택시기사 정모(49)씨가 태운 10대 승객 2명이 갑자기 강도로 돌변했다. 흉기에 수차례 찔린 정씨는 휴대전화 단축번호 1번을 누르고 의식을 잃었다.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원터치 SOS 서비스를 통해 범행 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 범인을 검거하고 피해자의 생명을 구했다.”고 사건 당시를 떠올렸다. 행정안전부는 21일 올해의 창의·실용 제도개선 우수사례 24건 가운데 강원경찰청의 ‘원터치 SOS 서비스’ 등 6개의 우수사례를 대통령상으로 선정했다. 대전시의 ‘탑재형 이동식 불법 주정차 단속시스템’은 시내버스 전면과 우측면에 차량 번호판을 인식할 수 있는 카메라를 1대씩 달아 시내버스를 운행하면서 불법 주정차 차량을 단속하는 것으로 2008년 도입했다. 시스템을 개발한 전영춘(51) 사무관은 “버스를 이용한 주정차 단속으로 대전 시내버스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15㎞에서 시속 19.3㎞로 빨라졌다.”면서 “현재 20대의 버스에 카메라를 설치해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20대에 추가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ARS 지방세 납부’ 서비스를 도입해 약 337억원의 세금을 거뒀다. 광주시는 다문화 가정의 원어민을 공무원 외국어 학습동아리 강사로 활용했고, 울산시는 카드사의 고객발송용 문자메시지서비스(SMS) 잔여량을 활용한 시정 홍보로 각각 대통령상에 선정됐다. 몽골 등 최빈·개도국에 지식재산을 나눠 주고 있는 특허청도 대통령상에 뽑혔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흉기 협박·폭행 ‘조폭형 택시기사’

    야구방망이, 손도끼 등 흉기로 다른 택시기사들을 폭행·협박해 김포공항 내 영업을 10년간 독점해 온 택시기사 일당 18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서울 공항동 김포국제공항에서 택시 영업을 독점하는 조직을 만들고 폭력을 휘두른 이모(47)씨 등 7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1년 12월쯤 우두머리 격인 이씨의 이름을 딴 ‘○○○공항파’란 사조직을 만들어 50여명의 조직원을 가입시킨 뒤, 최근까지 김포공항에서 외부 택시의 영업을 막고 택시 단속원 등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 등은 2003년 7월 모범택시 기사 전모(62)씨가 협박 장면을 촬영하자 트렁크에 넣고 다니던 흉기를 꺼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택시기사 백모(58)씨가 호객 행위를 막았다는 이유로 백씨의 배를 차, 장파열로 전치 50일의 상해를 입히는 등 37명을 상대로 75회에 걸쳐 협박과 폭력을 휘둘렀다. 이들은 ‘장거리 손님을 빼앗기지 마라.’ ‘조직의 지시에 복종한다.’ ‘배신자는 끝까지 보복한다.’ 등 폭력 조직과 유사한 행동강령을 만들고 지시에 불응한 조직원을 곡괭이 등으로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 등은 미터기를 끄고 2만원 이상 정액을 받아 일반 기사 수입의 3∼4배에 이르는 월 600만~800만원을 챙겼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뮤지컬·영화·소설·… 3色 매력 ‘김종욱 찾기’

    뮤지컬·영화·소설·… 3色 매력 ‘김종욱 찾기’

    ‘창작 뮤지컬의 신화’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낸 토종 히트 뮤지컬 ‘김종욱 찾기’. 2006년 초연된 이래 지금까지 평균 객석 점유율 93%, 누적 관객 36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첫사랑 김종욱을 찾기 위해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방문한 여자. 사무소장과 함께 첫사랑을 찾아 나서면서 생기는 에피소드와 성장기를 담았다. 이 뮤지컬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책으로도 나왔다. 젊은 작가 전아리가 같은 제목의 소설로 냈다. 히트 영화나 베스트셀러가 뮤지컬로 만들어진 사례는 많지만 국내 창작 뮤지컬이 영화나 소설로 역(逆)생산된 것은 처음이다. 9일 개봉하는 ‘김종욱 찾기’다. 뮤지컬의 성공 신화를 일궈냈던 장유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더 화제가 됐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와 영화 ‘김종욱 찾기’를 비교해 봤다.■뮤지컬은…창작작품 신화 ●누적 관객 36만명 대기록… 영화 데뷔 장유정감독 “또 하나의 전환점” 뮤지컬은 제한된 공간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에서 연극과 닮았다. 무대를 멀리서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표정과 감정은 좀 더 과장돼야 하고, 리듬감으로 축제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 반면 영화는 공간이 열려 있다. ‘클로즈업’(피사체에 가까이 접근해 찍는 기법)이 있기 때문에 굳이 과한 표정을 지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감정을 절제해야 제맛이다. 이런 면에서 영화와 뮤지컬은 대척점에 있다. 두 ‘김종욱’의 결정적 차이도 여기서 비롯된다. 작품의 내용과 주제는 똑같지만 시나리오는 사뭇 다르다. 뮤지컬에서는 시·공간적 한계로 생략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 감독의 상상력으로 살을 붙인 것. 영화는 뮤지컬과 달리 두 주인공 한기준(공유)과 서지우(임수정)의 표정과 시선처리 등에서 감정을 함축하기 위해 애쓴다. 뮤지컬에 비해 덜 직설적이다. 그렇다고 영화에 뮤지컬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기준은 이따금 다소 과장된 몸짓으로 자신의 ‘찌질함’을 보여주려 부단히 애쓰는데, 말하는 톤에서 뮤지컬 대사의 느낌이 묻어난다. 감독의 의도인지, 아니면 미처 신경쓰지 못한 문제인지 알 수 없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그다지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에서는 서지우가 뮤지컬을 하는 장면도 나온다. 뮤지컬 ‘김종욱’에 나오는 장면이 아니라 말 그대로 영화 속 뮤지컬이다. 여주인공은 뮤지컬 ‘김종욱’에서 신문기자였지만, 영화에서는 뮤지컬 배우 출신 무대 감독으로 나온다. 뮤지컬 ‘김종욱’은 화려하다기보다는 소박한 편인데, 영화에서는 이런 아쉬움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화려하다. ‘무대감독’ 임수정 코치는 실제 뮤지컬 감독 박칼린이 맡았다. ■영화는…유머코드 진화 ●맛깔나는 남녀 주인공 캐릭터… 영화 속 ‘김종욱’ 배꼽잡네 영화는 뮤지컬과 다른 방식으로 유머 코드를 다룬다. 뮤지컬 ‘김종욱’의 등장인물은 남자, 여자, 그리고 멀티맨 3명이 전부다. 멀티맨은 남자와 여자를 제외한 수십개 역할을 맡는다. 여자의 아버지, 남자의 애인, 스튜어디스, 택시기사, 맞선 남, 인도인 투어가이드…. 마치 개그콘서트를 보는 듯한, 기치와 위트가 빛나는 캐릭터다. 뮤지컬 ‘김종욱’의 매력은 상당부분 이 멀티맨 역할에 의지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이런 식의 유머 코드가 통할 리 없다. 관객들은 뮤지컬을 ‘쇼’로 생각하기 때문에 멀티맨 배역에 흥미를 느끼지만, 영화는 또 다른 ‘현실’인 까닭에 이런 식의 배역을 넣기가 어렵다. 영화 ‘김종욱 찾기’는 역설적이게도 원작의 핵심적 매력인 멀티맨을 빼야 하는 고민에 봉착한 것. 더욱이 내용도 첫사랑이란 진부한 소재니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영화는 비장의 유머 카드로 난관을 뚫었다. 뮤지컬과 달리 남자주인공 자체를 ‘독특한 캐릭터’로 바꿔 놓은 것이다. 주인공 한기준은 소심하고, 자기 원칙이 분명하다. 원칙이 어긋나면 불안 증세를 보인다. 결벽증도 있다. 여기서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허우대 큰 공유의 소심한 연기는 물론, 그가 맞닥뜨리는 상황 상황이 배꼽을 잡게 한다. 뮤지컬에는 없는 묘미다. ■소설은…‘전아리표’ 수작 ●뮤지컬이 영화·책으로 逆생산 서지우도 뮤지컬에서보다 더 털털한 사람으로 나온다. 소심한 남자와 털털한 여자와의 만남을 맛깔나게 그려낸 대목도 영화의 별미다. 남녀주인공의 캐릭터를 좀 더 명확히 함으로써 뮤지컬 속 멀티맨의 공백을 채워나가고 있는 셈. 결과는 일단 성공적으로 보인다. 장 감독은 뮤지컬계에서는 잔뼈가 굵었지만 영화판에서는 데뷔작이다. 캐릭터 대비 효과는 물론 카메오가 주는 영화적 웃음, 패러디 등의 효과를 잘 활용했다. 영화에는 김동욱, 신성록, 오만석, 김무열, 정성화, 엄기준 등 뮤지컬 ‘김종욱’의 배우들 13명이 대거 카메오로 출연했다. 영상도 깔끔하고 자연스럽다. 신인감독들의 경우 겉멋에 집착해 내용과는 동떨어진, 자연스럽지 못한 영상미를 보여주는 때가 종종 있는데 영화 ‘김종욱’은 그렇지 않았다. “또 하나의 전환점이다. 프로로서 안정감이 생기니 내 인생의 가장 열정적이었던 순간, 정말 순수하게 어떤 한곳에 몰두하고 매진했던 순간이 그리웠다. 좌충우돌하면서 살아도 다시 사는 느낌, 더 살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장 감독이 털어놓은 소감이다. 올 겨울, 영화·뮤지컬·소설 속 세 ‘김종욱’의 매력을 비교해 보는 것은 어떨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다시 뭉친 ‘추격자’ 삼총사

    다시 뭉친 ‘추격자’ 삼총사

    “4D(오감체험) 영화는 아니지만 하정우와 김윤석이 나오는 장면을 보면 왠지 고린내가 날 것 같이 살아 있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김윤석) 2008년 데뷔작 ‘추격자’로 500만명을 동원하는 깜짝 대박을 터뜨렸던 나홍진 감독과 하정우, 김윤석이 다시 손을 잡았다. 스릴러 ‘황해’다. 중국 옌볜의 택시기사 구남이 빚을 갚기 위해 살인을 청부받고 한국에 들어왔으나, 일이 꼬이며 쫓기는 신세가 된다는 내용이다. 약 10개월 동안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170회가량 촬영 했다. 총제작비만 100억원 이상 들어간 블록버스터다. 새달 22일 개봉 예정이다.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황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세 명이 다시 뭉친 까닭에 대해 나 감독은 “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두 배우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정우와 김윤석은 감독과 상대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나 감독은 김윤석에 대해 “혀끝까지 연기하는 배우”, 하정우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캐릭터 자체가 돼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고 극찬했다. 이에 김윤석은 “나 감독과 함께 작업할 때마다 다시 살아나는 느낌”이라고 화답했다. 나 감독은 데뷔작의 대성공이 부담이 됐고, 이를 많이 의식했다고 털어놨다. 하정우는 “‘추격자’보다 이야기가 크고 깊어졌고, 인물들도 커졌다.”고 새 작품을 평가했다. 김윤석은 “‘추격자’가 바짝 들이대서 주인공의 맥박까지 느낄 정도의 영화였다면 ‘황해’는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더 풍성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촬영 내내 고생도 많았다. 하정우는 이를 군복무에 비유했다. 배역에 맞는 외모를 위해 1년 넘게 수염을 기르고 로션도 바른 적이 없다는 그는 “남자들은 가끔 재입대하는 악몽을 꾸는데, ‘황해’와 관련된 꿈을 꾸면 식은땀이 흘렀다.”고 말했다. 김윤석은 “대본의 지문이 구남 뛴다, 산을 넘는다, 정상이다, 춥다, 운다, 돌부리에 걸린다. 이렇더라. 이런 지문을 영상으로 옮기니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 맺힌 ‘손의 저주’

    한 맺힌 ‘손의 저주’

    “저게 뭐지? 사람 두개골 아냐?”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강일동의 한 야산. 산책로 공사를 하던 포클레인 기사가 암매장된 유골 하나를 발견했다. 수년이 지난 시체는 이미 심하게 훼손되고 부패된 상태였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두 손 만은 육안으로 지문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대로 남아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속 부검의조차도 “손 부분만 이렇게 썩지 않은 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라고 의아해했다. 지문 분석을 통해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졌다. 5년 6개월 전 실종된 김모(당시 49·여)씨였다.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던 수사가 온전히 남겨진 지문 덕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한 맺힌 손의 저주였을까. 살해된 김씨는 유일하게 남은 ‘손’으로 범인을 지목했다. 동거남 심모(42)씨였다. 경찰은 김씨가 집안에서 평소 입던 트레이닝복 차림인 점, 동거남과 쓰던 오리털 이불로 둘러싸인 점, 김씨의 딸과 함께 실종신고를 한 심씨의 당시 진술과 다른 점 등을 들어 심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피의자의 다른 동거녀를 통해 지난 16일 심씨를 경기도 포천에서 붙잡았다. 그는 상습도박 문제로 언쟁을 벌이다 동거녀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오리털 이불과 비닐로 싼 후 검정 케이블 선으로 묶어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털어놨다. 심씨는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김씨는 아동복 매장을 운영하다 부도가 난 뒤 2002년 택시기사인 남편과 이혼했다. 위자료 한 푼 없이 집을 나와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었다. 주변에는 마음 터놓을 친구 한명 없었다. 나이 때문에 취직조차 마땅치 않자 가족들 몰래 노래방 도우미 생활을 시작했다. 그곳에서 2003년 심씨를 만났다. 고독하고 외로운 생활 속에서 열두 살이나 어린 심씨의 적극적인 구애가 뿌리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둘은 2003년 12월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심씨의 본색이 드러났다. 보증금 1500만원에 월세 20만원인 김씨의 집에 얹혀 살며 보증금을 200만원, 300만원 곶감 빼가듯 챙겨 갔다. 병적인 도박습성 때문이었다. 뒤늦게 만난 심씨를 포기할 수 없었던 김씨는 화를 내기도 하고 다그치며 그를 말렸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끔찍한 공포와 죽음이었다. 태연하게 김씨의 딸과 함께 실종신고를 한 심씨는 곧 열두 살이 많은 다른 연상 여성을 찾아 3년간 동거 생활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 여성과의 통화기록을 추적해 경기 포천에서 주차관리와 식당 보조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 나가던 심씨를 검거했다. 서부석 강동서 강력3팀장은 “통상 시체가 3~4개월 만 돼도 다 부패되는데 얼마나 억울하고 한이 맺혔으면 손만은 썩지 않고 남아 사건 해결에 도움을 줬을까 생각한다.”면서 “아이스박스로 시신을 옮기는 것을 도운 공범을 추적해 피해자의 마지막 남은 원한까지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동행(KBS1 밤 12시) 25년 전 사고로 오른손을 잃은 병철씨는 택시기사다. 장애를 알고도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약속한 아내 은미씨를 만나 8남매의 아빠가 됐다. 한때는 공장도 운영하면서 부족함 없이 살았는데, 공장이 부도나면서 생활은 어려워져만 갔다. 하지만 짐을 나눠 함께 져 줄 가족이 있기에 병철씨는 오늘도 달린다. ●TV미술관(KBS2 밤 12시 35분) 20세기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고, 그것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화가 김보현의 뉴욕 왈드 앤드 김 갤러리를 찾아간다. 뉴욕 PD 특파원의 취재로 김 화백의 작품 세계와 관객들의 반응, 그리고 큐레이터의 작품 해설을 통해 자신을 여전히 ‘낙원을 꿈꾸는 청년’이라 말하는 열정적인 화가 김보현을 만난다. ●폭풍의 연인(MBC 오후 8시 15분) 필립의 친어머니가 태희라고 오해한 하라는 잘 키우지도 못할 자식은 낳는 게 아니라며 몰아세운다. 형철은 애리가 타고 돌아가는 비행기편까지 알아내 합석을 하며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애리도 그런 형철이 마냥 싫진 않다. 한편, 민 여사는 나림과 에릭이 함께 찍힌 사진을 들고 나림이 일하는 극단을 찾아간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 50분) 새벽 다섯시 반이면 어김없이 산속 고요함을 깨우는 소리. 산 아래 마을까지 전해지는 우렁찬 음성은 과연 무엇일까. 50년 넘게 지켜온 운동법으로 건강을 지키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난다. 10m 상공의 간판 안에 열흘 동안 갇혀있는 고양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고양이 구출 대작전. 과연 무사히 구조될 것인가. ●세계테마기행(EBS 오후 8시 50분) 고대 마야제국의 도시, 코판. 고고학자들은 코판을 ‘라틴아메리카의 파리’라 부른다. 그만큼 멕시코나 과테말라에 산재해 있는 다른 마야 유적들보다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것. 인간의 삶과 죽음을 독특한 의식으로 승화시킨 마야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볼 코트 등 코판 유적에서 마야인들의 숨결을 느껴본다.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OBS 오후 10시 5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파란 많던 격변의 세월 속에서도 고속성장을 이뤄왔고, 뼈아픈 역사를 이겨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했던 선각자들이 많았던 곳 대한민국. 우리 안의 자부심과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들이 가르쳐주는 이정표를 찾아 우리가 나아갈 미래의 길을 생각해 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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