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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여자농구 신한은행 우승 일군 이영주 감독

    [스포츠 라운지] 여자농구 신한은행 우승 일군 이영주 감독

    뽀얀 피부에 사람 좋아 보이는 웃음,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조곤조곤한 말투 등 아무리 뜯어 봐도 ‘승부사’의 기질을 찾아볼 수 없다. 식사때 선수들에게 눈웃음 치며 농담을 던지고 더 먹이려고 챙기는 모습은 영락없는 여고 선생님. 이런 이 남자가 코트에만 서면 전혀 딴 사람으로 돌변한다. 겨울리그 꼴찌 신한은행을 창단 1년 만에 우승으로 이끌며 29년 농구인생을 활짝 꽃피운 이영주(39) 감독이다. ●지긋지긋한 불운 군산중 2학년때 그의 키는 158㎝. 또래 선수들은 170㎝ 이상이었다. 키도 작은 데다 비쩍 마른 ‘땅꼬마 가드’는 강한 패스를 받으면 공과 함께 밀리기 일쑤였다. 선배들은 왜 그리 때리는지,1주일에 5일은 몽둥이찜질을 피해 도망다녔다.‘차라리 절에 들어가는 편이 낫겠다.’ 싶었던 그는 지리산으로 가출했다. 이틀을 버틴 뒤 돌아갔지만, 학교에선 퇴학이 얘기됐다. 학교로 쫓아와 눈물로 사정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본 이영주는 그때부터 죽기살기로 농구에 덤벼들었다. 고교 1학년때 결핵으로 한 해를 꼬박 쉰 뒤 키가 쑥쑥 자랐지만 몸은 여전히 약했다. 대학에 가서야 힘이 붙으면서 농구의 묘미도 알았다.89년 최강 현대에 입단해 박수교(현 전자랜드 단장)의 공백을 메우며 실력을 인정받은 이영주는 이후 93년까지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하지만 프로 출범을 앞두고 원치 않는 은퇴로 또다시 인생이 소용돌이쳤다. 선배의 사업 제안에 솔깃해 신선우(현 LG 감독) 감독에게 무릎부상을 핑계로 은퇴의사를 밝힌 것. 뒤늦게 정신 차린 뒤 신 감독에게 ‘이실직고’했지만, 이미 미운털이 박혔다. 구단에서 사실상 은퇴를 종용했고, 눈물을 뿌리며 코트를 떠났다. ●끔찍한 IMF 유랑생활 97년 은퇴와 함께 단대부고 코치로 간 이영주는 그 해 종별대회 준우승 등 성공적인 지도자 데뷔를 했다.10개월 뒤 용인대 감독 제의를 받고 덜컥 수락했다. 현대에서의 황당한 은퇴 뒤 두 번째 실수였다. 한달 만에 팀은 해체됐고, 외환위기의 찬바람이 몰아치던 때 ‘백수’가 됐다. 수입이 끊겨 서울 상일동 아파트를 팔고, 남양주로 이사도 갔다.2000년 박수교 기아 감독의 권유로 뒤늦게 프로에 뛰어들었지만, 평균 6분에 1.5득점하는 후보였던 그는 박 감독한테 짐이 되는 것 같아 두 번째 은퇴를 했다. 2001년 현대 여자농구단 코치로 두 번째 지도자 인생을 시작하며 운명의 전환점을 맞았다. 하지만 지긋지긋한 ‘불운의 그림자’를 떨치지 못했다.2002여름리그에서 박종천 감독을 보필해 우승했지만 모기업이 경영난에 시달렸다. 곧 박 감독은 떠났고, 연봉 5000만원짜리 감독대행은 지갑을 털어가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설상가상으로 KCC-현대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자 KCC측은 2003년 말까지 숙소와 체육관을 비우라고 통보했다. 당시 남자팀 코치 제의를 받았지만 선수들을 버리고 혼자만 떠날 수는 없었다. 지난해 봄 현대는 짐을 택배회사의 컨테이너에 넣고 ‘유랑 서커스단’ 신세가 됐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다행히 지난해 9월 신한은행이 팀을 인수하며 떠돌이 생활을 청산했다. 첫 출전한 겨울리그에서 꼴찌를 했지만, 어린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여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편애는 감독의 죄악이며 기회를 골고루 준다. 단 때가 왔을 때 제몫을 못 찾아 먹는 선수는 쓰지 않는다.”는 이영주식 용병술이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마침내 올 여름리그에서 우승을 일궜다. ‘남탕(남자프로농구)으로 가고 싶진 않냐.’고 묻자 “아직 밑천이 없어요. 내 분수를 알아야죠.”라며 손사래를 쳤다. 다만 “신한은행을 최고 명문으로 세운 다음이라면 모르죠.”라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신대 특수체육학과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대학 강단에 서는 꿈을 키우고 있는 이 감독에게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배포와 자신감이 한껏 묻어났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이영주 감독은 ▲출생 1966년 5월19일 군산 ▲가족관계 부인 고선경(34)씨와 2남 ▲신체조건 183㎝ 75㎏ ▲종교 기독교 ▲연봉 1억원 ▲주량 기분 좋으면 소주 2병 ▲스트레스 해소법 묻지마 드라이브 ▲출신학교 군산 중앙초-군산중·고-홍익대-한신대 대학원(3학기 재학중) ▲경력 실업 현대(선수·89∼97년)-단대부고 코치(97년)-용인대 감독(98년)-프로 기아(선수·99∼01년)-현대여자팀 코치 및 감독대행(01년)-신한은행 감독(04년∼) ▲수상 대통령 체육포장(92년) 여자프로농구 최우수지도자상(05년)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형제간 분쟁에 휩싸이는 등 재계 일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친족간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잡음없는 형제경영은 박인천 창업주 회장이 생전에 그룹경영 원칙을 세우고,2세들이 이를 충실히 따른데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2세들의 지분 분배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관여하면 분란이 생기기 쉬우므로 남자들에게만 상속하고 ▲4자(5남 가운데 4남 종구씨를 제외한 성용·정구·삼구·찬구씨)합의 경영 형태로 형제간 합의아래 회장을 선임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4자 합의가 최우선이지만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 원칙에 따르고 그래도 결정나지 않으면 가장 손윗사람이 결정권을 갖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동생에게 물려주겠다” 1984년 그룹 총수에 취임한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며 형제경영 실천의지를 보였다. 박 명예회장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실제로 65세가 되던 1996년 그룹창사 50주년을 맞아 동생 정구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줬다. 이후 정구 회장이 65세이던 2002년 폐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자 3남인 삼구 현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결국 그룹의 두 형제는 65세에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우연히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61세인 삼구 회장이 65세가 되는 2009년에 회장직을 4남인 찬구(58)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에게 넘겨줄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룹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동생 찬구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양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10대 기업으로 키워내 성용 명예회장은 박인천 창업회장의 49재를 지낸 1984년 8월3일 제2대 그룹 회장으로 조용히 취임했다. 선친이 타계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성격대로 요란한 취임행사나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경영전략 발표도 일절 갖지 않았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했던 박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경영을 자문해 왔다. 그러다가 1973년 10월 부친의 ‘명령’에 따라 교단을 떠나 금호실업 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시작했다. 이후 1979년 10월 그룹 부회장을 거쳐 10년만에 그룹 총수를 맡게 된 것이다. 성용 회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경영이론에 밝은 ‘총수’였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당시 3회 이상 논문 게재시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던 세계적인 논문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믹 리뷰’에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이 실리는 등 미국에서 계량경제학자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박정희 대통령 당시 해외 고급두뇌 유치정책에 따라 1968년 귀국행 보따리를 쌌다. 성용 회장은 부친의 권유로 정부에 몸담게 된다. 창업주 회장이 버스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요금인상 문제로 당시 알고 지내던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학렬 경제수석을 만나 성용 회장을 소개했고 그 자리에서 비서관으로 채용케 했다. 그는 대통령 경제비서관, 부총리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다 1971년 평소 원해 왔던 학계로 다시 옮겼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리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등과 함께 경제학계의 탄탄한 학맥인 ‘서강학파’를 형성했다. 이 때 교단에서 만난 제자들을 회사에 입사시키기도 했다. 박상환 금호생명 부사장 등이 박 명예회장의 ‘애제자’들이다. 이러한 박 명예회장의 독특한 경력은 당시 재계의 2세 경영인 중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이 오히려 그룹을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 광범위한 인맥들을 형성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이 취임한 1984년 그룹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1980년 초 일어난 삼양타이어 분리파동과 때마침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는 경제이론의 대가로서 현실 경영인으로서는 결심하기 힘든 단안을 내린다. 한보철강의 전신인 극동철강과 금호섬유를 매각하고, 삼양타이어와 금호실업을 통합해 상호를 ㈜금호로 바꿨다. 흑자기업인 광주고속은 금호건설을 합병했고, 금호화학과 한국합성고무를 합쳐 금호석유화학으로 재탄생시켰다. 취임 당시 9개사인 계열사를 4개로 줄이고, 비주력부문을 과감히 매각하는 등 경영내실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석유화학분야를 그룹 주력 업종으로 성장시켰다. 당시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 대신 ‘합리화’라는 표현을 썼다. 박 명예회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한국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구조조정의 선구자인 셈이다. 박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면서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금호아시아나를 국내 10대 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두 세발 먼저 앞서간 이상적인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현실에 치우치기보다는 이상적인 경영관을 실현하려고 애썼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집앞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회사의 성공을 예견했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는 “명예회장님이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보내놓고 답신 시간을 일일이 확인하셨다.”면서 “어떤 전자서류는 새벽 2,3시에도 결재하셨다.”고 회고했다. 박 명예회장의 이상적인 경영스타일은 음악, 미술 등 문화사업으로 이어졌다.1990년 금호 현악4중주단을 창단하고, 고가의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사들여 한국을 빛낼 가능성이 높은 연주자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비수익사업에 힘을 쏟는 박 명예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우리 기업도 미국의 카네기재단이나 일본의 소니그룹처럼 사회문화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당장은 돈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룹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명예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1998년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2002년 통영 국제음악제 이사장을 맡는 등 문화·예술 사업에 전념했다. 199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2002년에는 기업메세나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의 예술사랑 덕분에 지난 5월 장례식에서는 예술인들이 그의 죽음을 누구보다 더 애통해 했다. 박 명예회장의 친구인 이승윤 전 부총리는 “박 회장은 단순히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세 기업인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지닌 뛰어난 전문경영인이었다.”고 회고했다. ●발로 뛰는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동생 고 박정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미국 CEO들은 환갑만 지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며 동생에게 총수직을 맡아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형의 요구를 고사하던 정구 회장은 1996년 그룹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 박 명예회장이 “65세에 회장직을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자 회장직에 올랐다. 순조로운 경영권 이양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는지는 몰라도 정구 회장의 형에 대한 예우는 남달랐다. 성용 명예회장은 그룹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문화·예술 사업 등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곧잘 제기했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철저히 따르는 동생 정구 회장으로선 형의 제안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시죠.”라며 무조건 따랐다. 그러나 정구 회장은 형과는 사뭇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경제 이론을 중요시했던 형과 달리 본능적인 감각과 불도저식 추진력을 발휘하는 현장중심의 경영방식을 택했다. 이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자마자 22세에 광주여객 영업과장으로 회사에 몸 담으며 철저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아주생명을 인수, 금호생명으로 변경해 보험업에 진출했다. 강원 설악과 전남 화순, 경남 충무, 제주 남원에 잇달아 콘도를 개장, 미래의 유망분야인 관광·레저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정구 회장이 재임때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중국 진출이었다. 항공·타이어·고속버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정구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은 1997년 이후 IMF 위기에서도 발휘됐다. 계열사간 합병·지분매각·청산 등을 통해 한계사업과 비주력사업부문을 과감히 접었다.1997년 당시 32개였던 계열사를 2001년 15개로 축소했다. 자본유치, 부동산 및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97년 말 966%에 달했던 그룹 부채비율을 2001년 말 360%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대부분의 그룹 임직원들은 3대 정구 회장이 풍부한 경험과 의리를 앞세우며 선 굵은 경영을 펼쳤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폭탄주’를 즐기던 정구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IMF 파고를 넘었지만 2002년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셋째아들 정구 회장에 이어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5남3녀중에서도 아버지 박인천 회장을 가장 닮은 아들로 꼽힌다. 수리에 밝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나이에 비해 생각하는 것이 젊어 ‘영원한 39(삼구)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높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한번 결정하면 물러서지 않는 원칙론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성격은 그룹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는 업적을 이뤄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약관 22세의 나이에 한국합성고무를 차릴 정도로 경영인으로서의 ‘끼’를 발휘했다. 그룹 총수이면서도 재무·관리·세무회계 등에 정통해 그룹의 세세한 재무상태까지도 훤히 꿰고 있다. 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문은 “회장님이 업무면에서는 섬세하고 치밀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지만 형님들을 모시거나 동생들을 보살피는 데는 넓은 포용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형들을 생각하는 박 회장의 정성은 극진했다.2004년 박성용 명예회장이 세계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독일의 몽블랑 문화재단으로부터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자 밤 11시에 형에게 달려가 깜짝 축하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웬만한 주요 행사에는 바로 아래 동생인 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을 반드시 동행토록 해 사소한 의사결정때도 동생의 의견을 듣는다. 삼구 회장은 잔정이 많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998년 당시 아시아나 사장이던 삼구 회장은 IMF를 맞아 전년도 입사자들이 1년간 무급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행사장에서 5분간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사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룹 제2의 중흥기 맞아 2002년 9월2일에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IMF 이후 2004년까지 4조 9961억원의 구조조정 실적을 이뤄내는 자구노력으로 기업을 회생시켰다. 이 구조조정 기간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직원 감축없이 그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04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8조 5447억원, 경상이익 8140억원을 달성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항공·고속 등 운수분야와 타이어, 석유화학 계열, 관광·레저, 금융 등의 기존 사업분야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물류·레저사업을 상호 연계,2010년까지 재계 5위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는 4남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를 졸업해 수치에 밝고 경제의 맥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시 형인 삼구 회장에게 누가될까봐 뒤에서 묵묵히 돕고 있다. 전공을 살려 회사내의 재무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서 왔다. 찬구 부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비전경영실의 사장을 겸직하며 그룹에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 사안들을 일일이 챙겼다. 그는 유연한 조직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해 금호석유화학을 합성고무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세계 4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문 CEO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2001년 1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해 대규모 흑자 전환, 세계 최대의 항공제휴망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금호타이어 오세철(58) 사장은 1974년 금호타이어 입사 후 연구·생산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다.‘현장중시’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신훈(60) 사장은 지난 2002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2004년 상장사 중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이뤄냈다.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이원태(60) 사장은 그룹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1993년부터 금호아시아나의 중국사업 전진기지인 북경대표처에서 근무하며 타이어, 항공, 고속 등 그룹의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금호석유화학 김흥기(59) 사장은 1973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한 뒤 재무담당임원을 두루 거친 그룹내 재무전문가다. 금호피앤비화학 류명렬(59) 사장은 비상경영을 통한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흑자로 전환시켰다. 금호폴리켐 기옥(56) 사장은 재무통으로 금호타이어 경리부에서 출발해 회장부속실 근무중 아시아나항공 설립과 함께 직원 1호로 발탁되기도 했다. 금호미쓰이화학 김성기(61) 사장은 오랜 기간 미국 법인과 금호 미국 현지법인에서 수출·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미국 전문가다. 금호렌터카 김성산(59) 사장은 1960년 광주고속에 입사하여 40년간 장기근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산증인이다. 금호페이퍼텍 이삼섭(55) 사장은 종합무역상사인 금호실업에 입사, 금호건설을 거친 후 비전경영실부사장을 지냈다. 타이어, 항공, 고속, 건설, 화학 등 그룹 전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IDT 박근식(59) 사장은 IT출신이 아니지만 2003년부터 그룹 IT전문회사인 아시아나IDT대표를 맡고 있다. 사이버대학 IT관련 학과에 다니는 노력 끝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복합물류 김종호(57) 사장은 외국어에 능통해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등 타이어 해외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인천공항에너지 류병률(59)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서울지점장과 여객담당 임원 등 영업에서만 10년이상 근무한 영업통이다. 금호생명 박병욱(58) 사장은 한양대에서 ‘회사 시책이 보험설계사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이론과 실무에 능한 수재형 CEO다. 금호종금 이기수(56) 사장은 30여년간 경리·자금분야에서 실무와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시아나CC 김창규(52) 대표이사 상무는 금호산업 레저사업부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전략경영본부 오남수(57) 사장은 현재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의 실무 총괄 책임자다.1997년 시작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줄곧 몸담아 왔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애호가 및 전문가로 최근에는 ‘어너더 와인, 어너더 테이스트(Another Wine,Another Taste)’란 제목의 와인 가이드 포켓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jrlee@seoul.co.kr ■ 재벌 혼맥의 허브… 삼성·LG등 사돈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와 2세인 5남3녀는 자식들의 혼사에 각별히 신경써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家)는 2,3세들의 혼인을 통해 삼성,LG, 대우, 대상그룹과 사돈을 맺는 등 ‘재벌가 혼맥의 허브’로 부상했다. 박 창업주 회장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아들 재영(35)씨를 구자훈 LG화재 회장 3녀인 문정(30)씨와 결혼시켰다. 재영씨의 장인인 구자훈(58)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손밑 동생 철회(75년 작고)씨의 3남이다. 박 명예회장과 구 회장이 자식들의 혼사로 인해 ‘사돈’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가의 장손인 재영씨의 처고모부인 박용훈(63)씨는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산그룹과도 혼맥으로 연결돼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박 부회장은 박우병 전 두산산업 사장의 장남이다. 2남 정구 회장의 장녀 은형(35)씨도 김우중 전 회장의 차남 김선협(36·포천아도니스CC 사장)씨와 혼인해 일가를 이뤘다. 금호아시아나가의 혼맥은 뭐니뭐니해도 3녀 현주(52)씨를 통해 빛을 발한다. 현주씨는 임창욱(56) 대상그룹 명예회장에게 시집갔다. 또 큰 딸인 임세령(28)씨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와 결혼시켰다. 세령씨와 이재용 상무간의 결혼은 호남 집안인 금호아시아나가와 대상그룹, 영남집안인 삼성가가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화제가 됐다. 또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그룹이 혼맥으로 합쳐졌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세령씨는 시어머니인 홍라희(60) 여사가 보광그룹의 장녀여서 홍석현(52)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석규(49) 보광그룹 회장을 시외삼촌으로 모시고 있다. 특히 박현주씨는 금호아시아나가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 봉쇄됐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박씨는 대상그룹 계열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어 9월13일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될 예정이다. 옥중에 있는 남편 대신 시댁의 회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jrlee@seoul.co.kr ■ 3대째 이어지는 원칙금호아시아나그룹의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달리 창업 2세 가구별로 똑같은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등 금호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공교롭게도 아들을 1명씩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4일 고 박 명예회장이 보유해온 계열사 지분 전량을 장남인 재영(35)씨가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성용-정구-삼구-찬구로 이어져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 체제가 3세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분구조는 특이하다.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기준으로 창업 2∼3세들의 지분구조가 9.24%로 똑같다.2세 경영인 중 회사 경영과 무관한 5남 종구(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씨를 빼고는 4명의 형제가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다. 2세들이 작고하면 이 지분은 고스란히 3세 경영인들에게 상속돼 지분구조를 둘러싼 분란이 생길 틈이 없다. 재영씨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보통주 136만 2512주와 우선주 8만 3251주, 금호산업의 보통주 35만 5000주, 금호종합금융의 보통주 3만 9070주, 금호페이퍼텍의 보통주 2585주와 우선주 4만 1087주를 받았다. 이로써 재영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24%를 소유하게 됐다.2002년 작고한 정구 회장의 장남 철완(27)씨도 부친 지분 9.24%를 그대로 상속받았다. 이로써 사촌지간인 재영씨와 철완씨는 나란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주주로 떠올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주주는 자사주 19.8%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고 재영, 철완씨는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이들은 금호산업과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지분은 42.49%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 최대 주주로 있으며 재영, 철완씨가 1.87%씩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1%씩 보유했다. 이처럼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형제경영을 하는 것처럼 3세도 이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에서다. 금호아시아나가(家) 3세들의 경영참여 시점도 관심거리다. 재영씨는 미국 LA에서 경영과는 동떨어진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 철완씨는 국내에 있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재영씨와 철완씨가 지분 승계로 대주주가 됐지만 당분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이색일터 엿보기] 국제물류 특수서비스 매니저

    [이색일터 엿보기] 국제물류 특수서비스 매니저

    정부의 물류산업 육성의지로 ‘물류’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인식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물류회사를 ‘자동차 몇 대로 운영되는 회사’로 오해하는 시선들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물류하면 운송만을 생각하지만, 물류는 포장, 보관, 하역, 적재, 수송, 배달 및 정보 수집 등의 여러 영역을 모두 포괄한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최적화된 물류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15∼20% 정도의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경우, 물류비의 적정범위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기업들의 물류비를 절감시키는 것 또한 물류회사의 역할 중 한 부분이며, 특수물류 서비스 매니저의 담당업무이다. 기존의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고객의 요구에 맞게 적용해 물류비를 최대한 절감할 수 있도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운송, 보관하는 물품 및 재고의 실시간 통제가 가능해져 재고절감과 물품수송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이 외에도 한 건씩 의뢰가 들어오는 개별 특송 물품을 비슷한 지역으로 일괄 운송, 통관하도록 스케줄을 조정하거나 항공 및 해상 수출입 업무를 기획하고, 배송시간 보장 서비스 등을 개발하는 것도 특수물류 서비스 매니저의 몫. 선진화된 보안시스템을 맞춤 적용하면 고객의 만족도는 배가 된다. 이동순 과장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선박회사, 택배회사를 거쳐 항공특송물류사인 TNT에 들어와 14년째 ‘물류’라는 외길을 걷고 있다. 그 동안 물류에 관한 노하우를 쌓으면서, 지엽적인 물류지식이 아닌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도록 노력했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인들을 통해 업계 정보를 교환하고 수집하는 것은 전문가가 되기 위한 선결 조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 실력 또한 필수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도 가져야 한다. 이 과장은 “열정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물류전문가의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한다. 이동순 TNT코리아 과장
  • 괌참사 1000억 상속 교수 사기혐의 피소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로 처가 일가족이 사망,1000억원대의 유산을 물려받은 한양대 K(42)교수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고소당했다. K 교수가 대주주였던 에이스상호저축은행과 2003년 주식 매수계약을 했던 중견 택배회사 ㈜트라넷은 1일 “K 교수가 외삼촌으로 알려진 이 은행 전 회장과 함께 주식매도대금 30억원을 편취했다.”면서 동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트라넷 관계자는 “30억원을 주고 전체 주식의 12%에 해당하는 30여만주를 받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K 교수 등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다른 회사에 주식 전체를 매각했다.”고 주장했다. K 교수는 물려받은 재산 때문에 장인의 형제들과 법정싸움에 휘말렸으며, 지난 5월 납치도 당할 뻔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 새주소 쉽게 확 바꾼다

    서울 새주소 쉽게 확 바꾼다

    연꽃길, 명륜길, 솔샘길…. 도로와 골목마다 붙어 있는 팻말을 본 기억은 있지만 정작 자신의 새 주소를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올해 안으로 전체의 18.3%인 3685개의 도로명을 바꾸는 등 새주소 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새주소 사업은 1997년 모든 거리와 건물에 번호를 부여해서 길찾기의 불편함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행정자치부 주도로 시작됐다. 그러나 도로명이 낯설고 어려워 시민들의 인지도·활용도가 저조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새주소 올해 안에 뜯어고친다 서울시는 6월 중으로 외우기 어려운 도로명에 새로운 이름을 부여해 올해 안에 도로명판·건물 번호판 설치를 끝낼 방침이라고 31일 밝혔다. 교체 대상은 부르기 어려운 도로명 3685개(18.3%)와 도로명 글자수가 6자 이상인 3834개(19%) 등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 전체를 224구획으로 설정한 뒤 도로망을 다시 구축해 ‘하나의 도로는 하나의 도로구간’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당초 접근성을 위주로 하는 바람에 도로 구간이 잘게 나뉘었지만 이번에는 연속성을 위주로 하게 된다. 또 자치구마다 제각각인 건물 번호판과 도로 명판을 통일된 디자인으로 개발하고 도로 명판 설치 기준에 대한 지침도 명확하게 제시하기로 했다. ●외우기 어려운 도로 이름 서울시 자체 보고서에 따르면 부르기 쉽고 의미있는 도로명은 전체의 50.3%(1만 154개)였다. 부르기 쉽지만 의미가 없거나 어려운 도로명은 31.4%(6318개), 부르기 어렵고 의미있는 이름은 6.1%(1223개), 부르기 어렵고 의미도 없거나 어려운 이름은 12.2%(2462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명의 글자가 6개 이상인 곳도 전체의 19%인 3834개나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명은 ‘자치구 지명위원회’에서 심의해야 하지만 동장·구의원·주민대표 등 10명으로 구성된 ‘동 도로명 협의체’에서 선정한 이름이 대부분 도로명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외우기 어려운 도로명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하나의 도로인데도 구간마다 다른 이름이 붙어서 헷갈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새주소 사업이란 지난 4월말 기준으로 새주소 사업이 끝난 곳은 전국 234개 시·군·구 가운데 92개로 사업 완료율이 39%에 불과하다. 전국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지만 주소 사업의 특성상 아직은 인프라가 미비한 실정인 셈이다. 새주소 사업은 1996년 청와대 소속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기획단이 1997년 해체되면서 예산문제에 부딪혔다. 사업 진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새주소는 주민등록번호나 퀵서비스 등에도 표기되지 않고 무용지물이 됐다. 서울시는 2002년 2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새주소 사업을 끝냈지만 아직은 지방세 납세 고지서에 새주소를 병기하는 수준에서 홍보하고 있다. 서울시는 도로명판 관리비, 전산 구축비용 등으로 매년 8억원 안팎을 쓰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변미리 박사는 “새주소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보통신부, 건설교통부 등 관련 부처와 긴밀한 협의가 이뤄지고 택배회사 등 민간에서도 새주소를 사용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새주소의 법정 주소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깔깔깔]

    ●택배는 어려워 택배회사 다닐 때 이야기다. 주로 노인들이 택배를 받으실 때 일이 많이 생긴다. 어느 할머니와의 통화. “할머니∼, 물건 갖다드리려고 그러는데요, 거기 위치가 어디쯤 되죠?” “안받아(뚝.).” 어느 할아버지와의 통화. “할아버지∼, 물건 갖다드리려고 그러는데요, 거기 위치가 어디쯤 되죠?” “응, 나무 지나서 아주 큰 돌이 있는데 그 옆집이여∼.” 전화 끊고 그 동네 가보니까 집마다 주변에 엄청 큰 돌이 아주 많이 있었다. 어느 동네에 생선배달을 갔는데 그 집에 사람이 없어서 동네 이장님한테 마을 방송을 부탁했다. 이장님은 조건을 제시했다. “바쁜데 거시기 그럼 논일 좀 같이 하지. 그럼 방송해 줄랑게.” 그 물건이 생선이라 빨리 배달을 해야 했다. 결국 논일을 1시간인가 거들고서야 이장님이 방송을 해주셨다.
  • 홈쇼핑 회원200만명 정보샜다

    국내 유명 홈쇼핑업체인 CJ홈쇼핑 회원 200만명의 개인정보가 택배를 담당하는 CJ그룹 계열사를 통해 텔레마케팅 업체에 넘겨진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8일 택배회사로부터 CJ홈쇼핑 회원 200만명의 개인 정보를 빼내 영업에 이용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텔레마케팅업체인 C홈쇼핑 대표 박모(42)씨를 구속했다. 또 택배 배송 독점 조건으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박씨에게 넘긴 혐의로 CJ그룹 계열사인 CJ GLS 모 영업소 소장 이모(38)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K홍삼음료의 택배 배송을 이씨가 독점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대가로 지난해 6월15일부터 12월 말까지 10차례에 걸쳐 이씨로부터 CJ홈쇼핑 회원 200만명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넘겨 받은 혐의다. CJ GLS 영업소장인 이씨는 박씨에게 개인정보를 넘겨준 대가로 지난해 5월24일부터 올 1월27일까지 K홍삼음료 택배 4만 700여건을 처리해 주고 택배 운임료 1억 2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CJ GLS 영업소장 이씨는 통합택배시스템 전산망에 자신의 아이디로 접속, 수차례에 걸쳐 CJ홈쇼핑 회원들의 정보를 다운로드한 뒤 이 정보를 CD에 담아 박씨에게 넘겨 준 것으로 밝혀졌다. CJ홈쇼핑의 택배를 담당하는 CJ GLS의 전국 각 영업소 소장들은 자신의 아이디로 통합택배시스템에 접속하면 홈쇼핑 회원들의 정보를 열람·복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CJ 홈쇼핑측은 “택배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만 택배업체에 제공될 뿐 주민번호 등 회원들에게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는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독자의 소리] 위험물 오토바이택배 안된다/최창옥

    요즘 길을 다니다 보면 택배회사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택배 자동차로 물건을 배달하는 회사가 많았는데 교통이 혼잡해서인지 오토바이로 물건을 배달하는 회사가 많이 생긴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위험한 물건의 택배에까지 오토바이를 이용한다는 데 있다. 며칠 전에도 오토바이를 탄 택배회사 유니폼을 입은 남성을 보았는데 그가 들고 있는 상자 겉면에 위험물 표시가 씌어 있어 너무나 놀란 적이 있다. 오토바이는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서 사고가 나기 쉽고 특히 교통신호를 무시한 채 인도로 달리는 경우도 많아 정말 위험하다. 위험물 택배에 오토바이는 이용하지 말고 안전하게 만든 특수차량을 이용해 주었으면 한다. 최창옥
  • [노인들은 일하고 싶다] 겨울철 공공일자리도 ‘개점휴업’

    15평 남짓한 연립주택에서 부인과 단 둘이 살고 있는 김형표(85·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할아버지. 아침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김 노인은 모 택배회사에서 배달원으로 3년 6개월째 일하고 있다. 이 회사는 100여명의 배달원 모두가 60세 이상 노인들이다. 20일 새벽 출근길에 만난 김 할아버지는 여든을 넘겼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다. 편안히 쉴 나이에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죽으면 썩을 몸인데 아껴서 뭐하냐.”면서 “움직이니까 용돈도 벌고 건강도 챙기니 얼마나 좋으냐.”고 반문했다. 김 할아버지에게는 1남1녀의 자녀가 있지만 자식들에게 의존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큰 돈벌이는 아니지만 손수 벌어서 손자·손녀들에게 용돈을 주는 재미도 있고 일터에서 동료들과 세상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다 보면 새로운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한달 수입은 일정치 않다. 배달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택배 건당 3·7제로 나눈다.3은 회사 몫이고 나머지가 수입금인 셈이다. 많이 받을 때는 100만원 이상도 벌지만 사정이 안좋을 때는 고작 30만∼40만원에 머무르기도 한다. 그는 일본에서 대학을 나와 30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고, 은퇴 후에는 남대문시장주식회사에서 관리자로 일해왔다. ●일자리 대부분 봉사성격 차원 노인들의 일자리는 대부분 봉사성격 차원으로 마련되는 게 대부분이다. 인력지원센터 등 공공기관에서 마련한 일자리도 겨울철에는 개점휴업 상태인 경우가 많다. 경찰공무원으로 10년전 정년퇴임한 정문환(66·서울 노원구 월계동)씨. 종로노인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숲생태 해설사로 2000년부터 일하고 있다. 종로노인센터에는 59명의 노인들이 숲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겨울철에는 숲이 사라지는 데다 학생들도 방학에 들어가기 때문에 일감이 없다. 정씨가 활동하는 기간은 4월15일부터 11월15일까지 7개월이다. 처음에는 해설사들이 몇 안돼 활동량도 많고 수입도 괜찮았지만 갈수록 활동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평소 일주일에 2∼3번 강의하고 한번에 2만원씩 수고비를 받는다. 한달에 30만원 정도밖에 안 된다. 많은 인력들이 배출되다 보니 신통치 않아 요즘엔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털어놓았다. 서울 영등포구 H아파트 관리사무소장 김모씨는 “지난달 말 아파트 경비원 결원이 생겨 한명을 채용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지금까지도 문의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온다.”면서 “청년실업자도 많지만 일하고 싶은 노인들도 많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취업,‘하늘의 별따기’ 택배사를 운영하고 있는 배기근(55) 사장은 “일을 하고 싶다며 하루에도 여러 명의 어르신들이 찾아온다.”면서 “결원이 생기면 불러달라며 이력서를 접수시킨 인원도 100명 이상”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일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이 많지만 모두 받아들일 수 없어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라면서 “정부가 좀 더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많은 노인들에게 일할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고령자(55세 이상)로 분류되는 인구는 800만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350만명은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력이지만 실질적으로 일다운 일을 하는 사람은 43.9%인 153만 6000여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41) 결론은 콘텐츠다

    [차이나 리포트 2004] (41) 결론은 콘텐츠다

    한류(韓流)는 지속될 것인가?아니면 한 때 유행으로 그칠 것인가? 칭화대(淸華大) 박사과정 신혜선(40)씨가 2001년 10월 중국 청소년 203명을 대상으로 한류에 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롭다. 힙합, 댄스 등 한국 대중음악을 즐겨듣는 중국 청소년일수록 미국의 팝 음악도 좋아한다는 것이다. 중국 청소년들이 열광하는 한국 대중음악의 원류가 미국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에서도 지난 80∼90년대에는 홍콩스타의 인기가 돌풍처럼 일었듯이 중국에서 한류 역시 본류를 찾아가는 과도기적 흐름으로 그칠 수 있다. 한류가 한 때의 유행으로 머물지 않으려면 댄스음악과 드라마에 국한된 한류 콘텐츠의 확장이 불가피하다. 그런 의미에서 둥팡(東方)CJ홈쇼핑의 성공과 LG전자 CCTV 방영 프로그램 ‘진핑궈(金果·골든애플)’의 인기는 한국 대중문화 텍스트의 힘을 보여준다. 우리의 대중문화가 한류의 연장선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현장을 찾았다. |상하이 이효연특파원|‘유통(流通)의 한류는 둥팡(東方)CJ 홈쇼핑이 이어간다.’한국 대중문화 콘텐츠가 중국 젊은이들을 매료시켰다면 둥팡CJ홈쇼핑의 방송 콘텐츠는 중국 중산층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상하이(上海)에 위치한 둥팡CJ홈쇼핑 스튜디오.PD의 큐 사인이 떨어지자 쇼호스트 리지아(李嘉·24)가 힘차게 인사를 건넨 뒤 이날의 상품 아이리버 MP3플레이어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모니터에 자료화면이 뜨자 그는 MP3플레이어의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다시 카메라는 리지아를 비추고 그는 제품을 직접 들어 보이며 사용방법을 설명한다. 미리 준비된 대본은 없다. 방송 전에 제조업체로부터 받은 자료와 인터넷으로 검색한 경쟁 업체들의 제품 정보를 토대로 MP3플레이어의 장·단점을 비교한 뒤 현장 분위기에 맞춰 제품정보를 쏟아냈다. 서글서글한 외모와 수려한 말솜씨로 여성팬들에게 인기가 높은 중국 쇼호스트 1호 리지아는 1시간가량 진행된 녹화를 마치고 밝게 웃으며 스튜디오를 나왔다. CJ홈쇼핑은 중국 민영 방송국 상하이미디어그룹 SMG(Shanghai Media Group)와 자본금 2000만달러를 합자, 둥팡CJ홈쇼핑을 설립하고 지난 4월1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 첫 날 소개된 올림푸스 디지털 카메라의 인기는 선풍적이었다. 상하이, 장쑤성(江蘇省)등 주요 도시 580만 가구를 대상으로 한류 스타 전지현의 광고를 적극 활용한 디지털 카메라는 1시간 만에 120대가 팔렸다. 중국 대졸자 초봉과 맞먹는 3800위안(55만원)짜리 카메라가 1분에 두 대꼴로 팔린 셈이다. 한 대 5000위안(73만원)짜리 JVC캠코더 역시 1시간에 250대가 팔렸다. 방송 첫날 1억 5000만원어치의 상품을 판 둥팡CJ는 월평균 매출액 2000만위안(약 30억원)을 기록하는 순항을 계속하고 있다. 자체 방송인력 50여명이 만들어내는 둥팡CJ홈쇼핑은 둥팡TV 경극채널에서 매일 저녁 8시∼새벽 1시까지 5시간 동안 방영된다. 방송과 동시에 제품 판매가 이뤄지는 홈쇼핑의 특성상 둥팡CJ의 방송은 정보와 재미, 제품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TV프로그램 형식으로 접근한다. 한 중국 홈쇼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쇼호스트를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이뤘다. 지난해 10월 현지 선발한 쇼호스트 6명은 중국의 주요 방송국에서 아나운서와 DJ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프로들이다. 한국에서 쇼호스트의 말하는 법과 무대 매너 등을 집중 훈련받은 이들은 소비자와 제조업체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매개인이자 정보 전달자로서 한몫하고 있다. 이러한 홈쇼핑 형식은 한국에서는 보편적이지만 중국에서는 둥팡CJ가 처음 시도한 것이다. 지난 95년 중국에 TV홈쇼핑이 첫 선을 보인 이후 3년만에 홈쇼핑업체수가 무려 600여개로 급증했다. 이후 99년을 기점으로 홈쇼핑업체의 성장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의 홈쇼핑은 주로 30초∼1분 동안 제품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주문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인포머셜(infomercial)형태다. 정보(information)와 광고(commercial)가 결합된 유사홈쇼핑이 대부분이었던 중국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둥팡CJ의 본격 홈쇼핑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둥팡CJ 김흥수(45) 대표는 “한국에서 이미 성공을 거둔 홈쇼핑 콘텐츠를 그대로 중국 시장에 적용시킨 것이 둥팡의 성공비결”이라고 설명한다. 대신 녹화방송 위주의 방송 여건과 대금 결제방식 등 한국과 다른 부분들은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했다.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충동하는 쇼호스트의 멘트나 화면 구성을 자제하고 철저히 제품 정보 중심으로 꾸민 것은 생방송이 불가능한 중국 상황을 반대로 활용한 것이다. 한국에서처럼 방송 중에 제품의 주문·판매·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제품이 얼마나 팔렸고, 재고가 얼마나 남았느냐.’보다는 ‘어떤 제품인가.’에 더 비중을 둔다. 또한 중국에는 신용카드가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에 물품대금은 배달현장에서 일시불 현찰로 결제한다. 간헐적으로 우리나라의 직불카드 형식으로 배송 현장에서 현금카드로 결제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둥팡CJ는 택배회사 상하이대중 시가와사와 계약을 맺고 물품배송 직원이 현장에서 대금 수금까지 책임지도록 했다. 고가의 컴퓨터나 캠코더가 방송된 날에는 택배회사 직원들이 돈세는 기계를 들고 배달 현장에서 수천위안의 돈다발을 세는 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김 대표는 “중산층을 타깃으로 금고를 상품으로 내놓고 팔아보고 싶을 정도로 고가의 제품을 방송해도 현찰 일시불 결제에 무리가 없다.”면서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방송 콘텐츠를 현지에 적절히 적용시킨 것이 결국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belle@seoul.co.kr ■ 손진방 LG전자 중국지주회사 사장 |베이징 이효연특파원|“중국판 도전 골든벨 ‘진핑궈’(金果) 덕에 젊은 기업 LG 이미지를 심었죠.” 얼마 전 베이징 징우(京物)빌딩에서 만난 LG전자 중국지주회사 손진방(58) 사장은 한국 문화 콘텐츠의 위력을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손 사장은 “LG전자가 후원하는 CCTV의 ‘LG이동전화 진핑궈’ 덕분에 중국 젊은층에 ‘디지털 기업 LG’의 이미지를 쉽고 빠르게 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금사과라는 뜻의 ‘진핑궈’는 매주 토요일 오후 1시40분부터 1시간 동안 중국 CCTV에서 방영되는 대학생 참여 퀴즈 프로그램이다. LG전자가 2년째 후원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형식은 KBS-1TV의 ‘도전 골든벨’을 그대로 따오고 참여 대상만 중국 대학생으로 바꾸었다. 손 사장은 “2002년 하반기 LG전자의 이동전화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백색가전 중심의 LG 이미지를 벗고 ‘디지털 기업 LG’ 이미지를 심어야했는데 그 해답이 한국방송 프로그램에 있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중국에서 TV 프로그램에 기업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CCTV측에 후원을 조건으로 새로운 프로그램 제작을 제안했다. 도전하는 젊은 기업 이미지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한국방송의 ‘도전 골든벨’과 ‘출발 드림팀’을 적절히 배합해 구성하기로 CCTV측과 합의했다. 프로그램 이름은 ‘LG이동전화 진핑궈’로 정했다. 진핑궈는 매주 중국의 대학 캠퍼스를 찾아가 젊은이들이 체력과 지력을 겨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칭화대(淸華大), 베이징대(北京大) 등 지금까지 방영된 대학만 70여곳.50문제를 푼 사람에게 주어지는 금사과의 영예를 얻기 위해 학생들은 먼저 암벽타기·외줄 타고 장애물 건너기 등의 체력 테스트 관문을 넘어야 한다. 이를 통과한 50명은 ‘도전 골든벨’처럼 서바이벌 형식으로 퀴즈를 풀며 생존을 위한 지력 대결을 펼친다. 패기넘치는 중국 젊은이들이 정정당당하게 게임에 임하는 ‘LG이동전화 진핑궈’의 인기는 곧 LG전자의 이미지 제고로 이어졌다.‘도전 골든벨’은 지금도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듯 중국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진핑궈’는 방영 2주 만에 CCTV에서 방송되는 400여 프로그램 중 시청률 15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손 사장은 “‘진핑궈’의 인기가 대단해 이를 유치하려는 대학들이 줄서 있을 정도”라면서 “이러한 방송 콘텐츠도 일종의 한류로 볼 수 있으며 한류가 중국 내에서 좋은 기업 이미지를 심는데 한몫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 SK도 LG와 마찬가지로 장학퀴즈 등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었던 TV프로그램들을 본뜬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젊은 층을 파고들고 있다. belle@seoul.co.kr
  • 노인취업 경기침체 ‘직격탄’

    노년층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한 ‘하이서울 실버취업박람회’가 21∼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 1층 태평양홀에서 열린다. 서울시가 서울상공회의소와 공동주최하는 이번 박람회에는 서울 의대,월드번역통역,삼성화재,LG화재,간병인 파견회사 메디엔젤,택배회사 실버퀵 등 250∼300여개 업체가 참여한다. 모집인원은 모의환자,번역사,보험설계사,간병인,택배사원 등 모두 3400여명이다.노인 광고모델 5명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주정차 단속 교통서포터스와 서울지하철 지킴이,시설관리공단 지하상가 경비인력,SH공사(옛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공동주택 경비·청소인력 등 공공부문 일자리만 해도 1700여개에 이른다.각 자치구에서도 공공부문의 노인일자리 약 2000개를 확보해놓고 주인을 기다린다.특히 중랑구의 망우공원 가꾸기 사업,강서구의 실버수호천사단,양천구의 환경지킴이 중구의 노인 학교순찰대 등도 눈에 띈다. 교통서포터스는 55세 이상 60세 이하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315명을 채용하며,교육과정을 거쳐 내년초 불법주정차 단속 보조원에 배치된다. 지하철역에서 부정 무임승차자를 적발하고 질서유지를 맡는 지하철 지킴이는 60세 이상 노인 204명을 뽑는다.하루 4시간씩 격일제로 근무한다. 이밖에 25개 자치구에서도 환경지킴이,공원지킴이,공원가꾸기 등 자치구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형 일자리 1000여개를 제공할 예정이다. 취업을 희망하는 55세 이상 장노년층은 행사 기간 오전 10시∼오후 5시 주민등록증과 이력서,사진을 지참해 박람회장으로 나오면 된다. 실버취업박람회를 통해 지난해 상반기 2860명,하반기 3737명,올 상반기 4532명의 노인이 일자리를 얻었다.그러나 전반적인 경기불황 때문에,시는 이번에 4000명선으로 목표를 낮춰잡았다.참여 업체도 상반기 394개에서 이번에는 마감일인 20일까지 300개를 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김홍기 노인복지과장은 “경제난 속에서도 지금까지 공공부문 참여 확대로 버텨왔다.”면서 “하지만 한계에 부딛힌 데다 민간분야에서까지 상반기 채용인력조차 소화하지 못한 곳이 더러 있어 상황이 어렵다.”고 말했다. 문의는 홈페이지(www.seoul.go.kr)나 고령자취업알선센터(www.noinjob.or.kr),전화 (02)979-6817∼9.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한지붕 두동네] “행정구역·생활권 달라 웰빙 안돼요”

    [한지붕 두동네] “행정구역·생활권 달라 웰빙 안돼요”

    같은 생활권에 살면서 행정구역이 달라 불편을 겪는 지역은 전국적으로 110곳에 이른다.시·군·구 사이의 조정이 필요한 지역이 28곳,읍·면·동 사이의 조정이 필요한 지역이 82곳이다.대규모 택지개발이나 도로 개설 등으로 생활권이 분리되거나,행정구역이 잘못 짜여졌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주민의견을 모아 11월까지 건의해 오면 내년 상반기에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있는 시·군·구 사이의 행정구역 조정은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부산의 사례를 통해 잘못 짜여진 행정구역이 얼마나 주민에게 불편을 주는지 살펴본다. ●택배회사 배달 착오… 수신자 큰 불편 부산 양정·거제 유림아파트는 ‘한 지붕 두 동네’ 마을이다.부산시 부산진구 양정동과 연제구 거제동에 걸쳐 있는 1330가구의 이 아파트 단지는 14개동 가운데 892가구 9개동은 연제구,438가구 5개동은 부산진구에 속해 있다. 당연히 주민들이 겪는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주부 정경숙(45)씨가 사는 106동 501호는 부산진구 양정1동이다.그는 입주 직후 황당한 일을 겪었다.서울에 사는 친척이 보낸 물건이 택배회사에서 유림아파트를 연제구로 분류하는 바람에 연제구 담당자에게 간 것.아파트 단지까지 왔던 택배회사 직원은 자신의 관할이 아니라며 되가져간 뒤 부산진구 담당자에게 넘겨줬다고 한다.정씨는 결국 이틀 뒤 부산진구 담당이 다시 찾아와 물건을 건네줬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씨는 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도 연제구에 속한 아파트 주민보다 비싼 쓰레기 봉투를 사용하는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불만스러워했다.연제구 쓰레기 봉투는 50ℓ짜리 10장 묶음에 2040원이지만 부산진구는 2240원으로 200원이나 더 비싸다.쓰레기를 수거하는 날도 달라 처음 이사온 주민들은 혼란스러워한다. 부산의 대표적 오지마을로 꼽히는 안창마을은 951가구 가운데 동구 범일6동이 527가구,진구 범천2동에 424가구가 살고 있다.마을 중앙을 흐르는 하천을 중심으로 동네가 갈라져 있는 이 마을은 최근 숙원이던 지역개발 계획이 확정됐는데도 행정구역이 갈라져 있는 바람에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행정구역이 2개구로 나뉘어져 있는 ‘한 지붕 두 동네’ 주민들은 각종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야 한다.주민들의 구역 조정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해당 지자체는 인구 및 세수감소 등의 이유로 나몰라라 하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처럼 경계가 불합리한 지역이 생긴 것은 택지개발과 도로개설 등으로 행정구역이 나눠졌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에서 경계조정이 필요하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지역은 9개구 8곳이다.아파트 단지가 2곳,공공시설 및 지역개발 지역이 3곳,하천 유수변경 지역이 3곳이다.행자부가 일제정비 대상으로 올려놓은 7곳보다는 1곳이 많다. 이 가운데 사하구 감천1동 동일아파트 건립 지역 등 5개구 4개 지역은 조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그러나 유림아파트와 안창마을 등 4개지역은 지자체 사이의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합리한 행정구역은 주민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에서도 경계조정이 필요하다.그러나 편입되는 지역의 기초자치단체 및 의회는 인구 및 세수 감소를 우려해 행정 조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나아가 민선구청장 사이의 ‘표’를 의식하여 내심 경계구역 조정을 원치 않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년간 민원 아직도 안풀려 안창마을 통장 박순식(59)씨는 “20여년 전부터 경계구역을 조정해야 한다는 민원이 제기됐는데도 아직까지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며 “선거 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면서도 조정되지 않는 것은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곳 주민 서모(53)씨는 “학군문제 등 생활불편뿐 아니라 도심의 오지인 안창마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느쪽으로 편입되든 반드시 행정구역이 조정되어야 한다.”며 “양쪽 지자체와 의회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부산시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해당 지역과 이해관계가 없는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칭 ‘시단위의 행정구역 경계조정위원회’를 구성키로하는 등 본격적으로 경계구역 조정에 나섰다.행정구역을 이양하는 구에는 교부금 등 세수보전 차원에서 재정을 지원하거나 동일생활권 토지의 상호 교환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가 명칭 또는 구역을 변경할 때는 관계 지자체 의회의 의견을 듣거나,주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부산시도 해당 지자체들이 합의점을 찾도록 이해와 협조를 구할 뿐 별다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동의대 의회정책연구실 김성복 교수는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행정구역 조정은 지역이기주의나 재정수입,지역주민 사이의 이견 등 복합적인 문제로 어려움이 크다.”면서 “광역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카드막기 분유도둑

    카드 값을 메우기 위해 분유를 훔친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1일 유제품 대리점에서 분유 수백통을 훔쳐 달아난 김모(33·광주 광산구 도산동)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달 23일 오전 4시쯤 광주 광산구 월곡동 모유업 호남대리점에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분유 462개를 훔쳐 승합차에 싣고 달아났다.최근까지 택배회사에서 일한 김씨는 옛 거래처인 이 대리점의 구조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분유훔치기’는 어렵지 않았다.문제는 400여개,시가 1000만원이 넘는 분유를 현금화하는 것.한 두개씩 소매점에 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량으로 대형마트에 넘기는 것은 더더욱 위험했다. 훔친 분유를 시중에 판매할 수 없게 되자 김씨는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이용했다.하지만 이미 이곳에는 경찰 수사망이 뻗쳐 있었고,결국 김씨는 검거됐다.경찰조사에서 김씨는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가는 카드 빚 7000만원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고개를 떨궜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CEO들 ‘미래수익원 발굴’ 팔 걷었다

    CEO들 ‘미래수익원 발굴’ 팔 걷었다

    기업들이 불황속에서도 ‘미래수익원(캐시카우)’ 찾기에 한창이다. 새 수익원을 개발해 놓아야만 향후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업계의 생리 때문이다.고위 임원들이 캐시카우 개발업무를 맡지만 사장이 직접 나서는 기업도 적지 않다. 30일 관련기업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입수·합병(M&A) 매물로 나온 범양상선의 입질에 나섰다.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고속 등을 보유한 운송전문 그룹이지만 해운회사가 없는 상태다. 금호아시아나는 택배회사 설립도 검토 중이다.90년대 중반에 택배업을 하던 금호특송을 팔았으나 최근 들어 운송전문기업으로서 택배업 진출의 필요성을 절감해 왔다는 분석이다.박삼구 회장은 운송전문그룹로으서의 ‘풀라인 업’을 구축하기 위해 범양상선 인수와 택배업 진출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도 2001년 유동성 위기로 출자전환을 통해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이후 3년여만에 독자 회생의 기반을 닦았다.하지만 최근 들어 새로운 캐시카우 발굴에 골몰하고 있다.이 사업은 이지송 사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관계자는 “해외건설 분야에서 매년 15억달러가량의 공사를 수주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닦았지만 5∼10년후의 경쟁력 있는 사업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해외건설 분야에 치중하되 기존 방식과는 달리 기본설계 분야의 기술습득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또 국내에서는 서산 간척지 활용방안 등도 강구 중이다.이 사장의 구상은 주로 이종수 경영지원본부장이 맡아 체계화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그동안 유동성 위기로 새 사업에 대한 투자여력이 없었으나 이제는 해외 물류사업 진출 등 종합물류 기업으로서의 변신을 계획하고 있다.노정익 사장의 지휘하에 기획실에서 맡고 있다. 할인점 이마트를 통해 경쟁력을 쌓은 신세계는 중국시장에서 미래의 캐시카우를 찾고 있다.중국을 궁극적으로 회사의 최대 수익처로 보고 있다.구학서 사장이 직접 챙기면서 할인점 출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이마트는 97년 개점한 이후 이듬해부터 매년 20억∼30억원씩 수익을 올리고 있다.상하이 이마트 1호점은 연평균 420억∼440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상하이 이마트 2호점도 하루 평균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국 이마트는 매출액은 한국의 3분의1 정도이지만 개점비용이 국내의 40%인 150억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따라서 투자대비 수익률은 중국 이마트가 한국보다 높다.특히 중국에 10개 이상 점포를 낼 경우 현지에서 싸게 상품을 대량 구매할 수 있어 일부를 국내에 들여와 이마트에서 팔면 수익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성곤 윤창수기자 sunggone@seoul.co.kr
  • 불황 비웃는 200만원 과외

    불황 비웃는 200만원 과외

    지난달 13일 새벽 1시.서울 양천구 목5동 오피스텔 건물 밀집지역에 있는 J보습학원에 서울 강서교육청 학원지도단속반이 들이닥쳤다.불법 고액과외를 한다는 제보를 받아 추적한 지 두 달.학원 안 작은 강의실에서 1대1 과외교습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학생을 돌려보낸 단속팀은 학원장 오모씨에게 불법 사실을 캐물었다.강하게 반발하던 오씨는 단속반이 그동안 학생과 학부모 등을 상대로 수집한 학원 정보를 들이밀며 추궁하자 그제서야 불법을 시인했다.오씨는 개인과외교습 신고를 하지 않고 H고 3학년 김모(19)군에게 3시간씩 매주 두 차례에 걸쳐 수학을 가르치고 월 100만원을 받고 있었다. ●200만원 받으며 신고액은 30만원 고3생과 재수생들을 대상으로 한 달에 100만∼200만원씩 받고 불법 고액과외를 해온 학원 강사와 개인과외 교습자가 무더기로 적발됐다.서울시교육청은 3일 올해 2단계 불법 고액과외 특별단속 결과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100만원이 넘는 고액 수강료를 받고 개인지도를 해온 학원 강사와 과외 교습자 9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르면 서울 강서지역 일부 학원과 개인과외 교습자들은 월 교습료로 100만∼200만원씩 받으면서 5만 8000∼30만원만 받고 있는 것처럼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목동의 S영어보습학원은 M고 김모(19)군에게 매주 2시간씩 3차례에 걸쳐 영어를 가르치고 100만원을 받아오다 적발됐다.신고한 교습료는 5만 8000원에 불과했다.개인과외 교습자 정모(여)씨와 김모(여)씨는 재수생 한모(20·여)양에게 매달 수학과 영어 개인과외를 해주는 대가로 각 200만원과 100만원을 받았다.신고액은 30만∼40만원이었다.O과학전문학원 강사 안모씨와 이모씨도 고3생을 대상으로 각 한 달에 200만원과 100만원을 받고 물리와 화학을 가르쳐 오다 적발됐다. 목동 파리공원 일대는 오피스텔형 과외 밀집지역으로 알려져 있다.강서교육청 김영춘(54) 평생교육체육과장은 “목동 일대에만 H타워를 비롯해 20층 이상 건물 등에 600∼700곳의 오피스텔형 과외방이 성업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번에 적발된 8건을 포함,신고 없이 학원을 운영하거나 실제보다 교습료를 적게 신고한 92건을 적발해 경고와 교습정지 등의 행정처분과 함께 모두 70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국세청에 세무자료를 통보했다.또 고액과외를 신고한 시민 6명에게 모두 9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강서교육청 김명규(39) 지도담당은 “불법과외를 받은 학생들의 부모는 대부분 개인사업자나 중견기업 간부,부동산을 갖고 있는 부유한 지도층이었다.”면서 “학부모들의 불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불황 속에서도 거액을 들여 고액 불법과외를 시키는 것을 보면 씁쓸할 뿐”이라고 말했다. ●‘학파라치’ 등장 조짐 이번 단속에는 거액의 포상금을 노린 시민들의 제보가 주효했다. 시교육청은 불법과외 제보 한 건당 50만원을 주던 포상금을 지난 4월부터 크게 올려 불법과외 과목당 액수만큼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예를 들어 한 과목의 한 달 교습료가 300만원이면 제보자는 300만원을 포상금으로 받게 된다.이에 따라 이번 단속에서 결정적인 제보를 한 정모씨가 3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 등 모두 6명에게 모두 900만원의 포상금이 돌아갔다.포상금 액수가 크게 오르면서 이른바 포상금을 노린 ‘학파라치’도 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목동 일대 학원에서 상담업무를 담당했던 김모(45)씨는 중·고생 학부모와 상담을 하면서 정보를 입수,이번 단속기간 동안 모두 25건을 제보했다.김씨는 조만간 강남지역으로 이사해 본격적인 학파라치로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전’ 이상의 정보수집 이번 단속에서는 ‘첩보전’ 수준의 정보수집이 이뤄졌다.은밀하게 이뤄지는 개인과외의 특성상 과외현장을 적발했다 하더라도 학부모와 강사가 사전에 입을 맞춰 교습료를 속일 경우 불법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때문에 추가정보를 수집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데만 평균 한두 달이 걸렸다고 한다. ‘변장’과 ‘잠입’ 등 경찰 수사를 능가하는 방법도 동원됐다.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교습시간에 맞춰 꽃배달 아르바이트생이나 택배회사 직원으로 위장,현장을 확인했다.시민 제보를 접수한 뒤에는 매일 학원 주위에서 드나드는 학생들을 체크,학부모를 설득해 수강료 액수를 확인했다. 단속반의 ‘막내’인 김모(29·여)씨는 운동화에 캐주얼 복장,학생용 배낭까지 메고 여고생으로 변장해 학원에 잠입해 현장 분위기를 조사했다. 김재천 이효연기자 patrick@seoul.co.kr
  • [독자의 소리] ‘위험물’ 오토바이수송 지양해야/최재훈(학원강사·서울 은평구 대조동)

    최근 시내에는 택배회사 오토바이가 많이 다닌다. 문제는 이들이 위험한 물건까지도 오토바이를 이용해 운반한다는 데에 있다. 며칠전 택배회사 유니폼을 입은 남자가 오토바이를 몰고 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가 든 상자 겉면에 ‘에탄올’과 ‘황산’이라고 써 있어 너무나 놀랐다. 아다시피 오토바이로 수송하면 물건이 외부에 노출돼 사소한 일로도 사고가 나기 쉽고,특히 오토바이들은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심지어는 인도로 달리기 때문에 정말 위험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위험물 택배에는 오토바이를 이용하지 말고 안전하게 만든 특수차량을 이용하기를 바란다. 최재훈(학원강사·서울 은평구 대조동)˝
  • 수원 고시원 새벽 화재… 8명 사상/대피후에야 울린 경보

    숙박시설로 변질되며 ‘화재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돼온 고시원에서 8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가 발생했다. 12일 오전 2시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2가 상가건물 3층 ‘마이룸 고시원’ 314호에서 불이나 내부 50여평을 태우고 1시간20여분 만에 꺼졌다.제때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다. 이 불로 옆방에 있던 최모(36)·김모(54)·우모(22·여)·지모(21·여)씨 등 4명이 질식해 숨지고,손모(31)씨 등 4명이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불은 314호 마모(30·택배회사 종업원)씨의 방에서 마씨가 담배연기를 없애기 위해 향 촛불을 켜놓고 잠들었다가 촛불이 책상에 붙으며 고시원 전체로 옮겨붙은 것으로 밝혀졌다. ●안타까운 희생자들 숨진 우씨는 이날 새로 얻은 직장의 첫 출근을 앞두고 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처음 불이 난 314호 바로 옆 315호에 있었던 우씨는 한달여 전 수원 S전자 생산직 채용시험에 합격,다니고 있던 직장 기숙사를 나와 이 고시원에 입주했다. 우씨는 숨지기 직전 인근 PC방에서일하고 있던 남자친구에게 전화해 “불이 났는데 나갈 수가 없다.”며 구조를 요청했으나 순식간에 번지는 불길을 피하지 못했다. 326호에 있다가 숨진 김모(노동)씨는 사업부도로 지난해 봄부터 고시원에 머물면서 공사현장 콘크리트 타설작업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무늬만 고시원 불이 난 ‘마이룸 고시원’은 고시생 없는 무늬만 고시원이었다.상가건물 3층 90평 공간에 사무실을 포함,1∼2평짜리 44개의 방이 중앙복도를 중심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으며 취사도구를 갖춘 부엌과 샤워실 등도 설치됐다. 40여명의 투숙객들 가운데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대부분 건설현장과 공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들로 밝혀졌다.사상자 8명 가운데 종업원 조모(22·여)씨를 제외한 5명이 근로자였으며,신원이 파악되지 않는 나머지 2명도 고시 준비생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고시원은 지난해 12월23일 수원중부소방서로부터 화재감지 및 경보불량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상 임대업 IMF 시절인 지난 97년부터 수도권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는 신종 고시원은 다가구 주거시설로 사용됨에도 불구,처음에는 근린생활시설로 허가 및 사용승인을 받은 후 나중에 간단한 칸막이 등을 사용,각각 5∼10㎡ 이하 크기의 수십개 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 고시원도 이런 식으로 쪽방을 만들어 1인실의 경우 한달에 15만∼22만원,2인실은 1인당 14만∼15만원을 받고 운영해 왔다.고시원을 가장한 숙박시설인 셈이다. 이 때문에 고시원은 입주자들의 사소한 실수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화약고나 다름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럼에도 고시원이 건축법 등에 아무런 규제조항이 없어 방치돼 왔다.지난 2002년 10월 소방법 시행규칙에 고시원을 신종다중이용업으로 포함시켜 각 실마다 소화기와 휴대용 조명등을 설치토록 하는 등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 ●처벌규정 없어 고시원은 특히 여관과 달리 법으로 규정된 숙박업소가 아니어서 입주시 신분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월 사용료만 내면 누구나 입주가 가능하기 때문에 공부하는 사람들 외에도 유흥업 종사자나 가출청소년,범죄자들의 거처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고시원은 현재 서울시내 1507곳,경기도 524곳 등 전국에서 2500여곳이 운영중인 것으로 행정자치부 소방국은 추산하고 있다.특히 경기도 안산 원곡본동의 100여개 고시원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몰려들어 싼값에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신종 자유업인 고시원은 독서실과 달리 영세 근로자들의 거처로 이용되고 있어 교육시설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며 “법을 정비해 고시원 영업을 규제해야만 안전관리가 제대로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
  • 성남시 “몰래 놓고간 뇌물 반환합니다”

    공무원들이 근무중 받은 뇌물을 돌려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는 최근 시의회에 제출한 행정감사자료를 통해 올해 감사담당관실에서 운영하고 있는 ‘청백리방’에 신고한 뇌물 반환건수는 모두 6건에 달한다고 5일 밝혔다. 액수로는 현금 400여만원과 양주 3병이지만 돌려주려고 해도 방법이 없어 고민끝에 시에 반환을 부탁한 것들이다. 접수 내용을 보면 지난 3월10일 노점상 단속중 단속차량에 놓고간 1만원권 10장,그린벨트 위법사항에 대한 원상복구 확인차 방문한 공직자에게 억지로 넣고간 현금 100만원 등이 등재돼 있다. 또 카센터 단속을 봐달라며 직원 몰래 책상에 넣고 간 현금 50만원과 동사무소 사회복지직원이 자리를 비운 동안 책상에 두고간 현금 150만원,장애인 편의시설 건축물 사용승인을 부당하게 요구하며 직원차량에 몰래 놓고간 현금 30여만원과 택배회사 유상운송 단속과 관련해 담당공무원 부재중 택배로 보내온 양주 3병도 포함돼 있다. 이가운데 시는 현금 210만원과 양주 3병은 제공자를 추적해 돌려주었으나 나머지는제공자를 찾지 못해 1년이 지난 후 유실물법에 따라 시 세입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시는 지난 2002년 청백리방을 처음 설치하면서 이들 뇌물 반환 공무원들에게는 10만원권 상품권과 시장표창을 하기로 했지만 해당 공무원들이 대부분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당연한 일을 하고 표창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들이다. 시는 공무원들의 청백리방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아예 성남시 인터넷 홈페이지(www.cans21.net)에 별도의 신고사이트를 개설해 퇴근후 밤에 뇌물을 받을 경우 아침까지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이 사이트에 신고할 수 있도록 해 활성화할 방침이다. 박종창 성남시 감사담당관은 “청백리방 이용자수가 기대 이상으로 늘어 호응을 얻고 있다.”며 “공무원들이 이같은 행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귀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
  • 서울속 연탄마을 /(하)빈곤의 ‘개미지옥’ 실태

    서울의 연탄마을은 빈곤의 ‘개미지옥’이다.탈출하려고 몸부림칠수록 더욱 깊이 빠져든다.1세대의 가난이 2세대에게 대물림되고 부모의 직업마저 자식에게 상속되는 곳.유일한 탈출수단인 ‘교육’은 빈궁한 가계 탓에 그 기회마저 봉쇄된다. 35년 동안 연탄을 때온 이길수(가명·61·영등포구 문래1동)씨는 일용직 건설노동자다.지난 70년 고향인 충북 충주 읍내의 다방 여종업원과 사귀다 함께 상경한 뒤 응암동과 홍제동,신대방동 산동네를 거쳐 4년 전 문래1동 ‘쪽방촌’까지 흘러들었다. ●가난과 직업마저 대물림 상경 전 충주에서 본처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었지만 소식이 끊긴 지 오래다.20여년 전 아들이 고등학교를 다니다 가출했고,딸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한 뒤 연락이 없다. 이씨는 “가진 것도,배운 것도 없는 녀석들이니 언젠가는 나처럼 ‘막장’으로 흘러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매일이 서울 서대문구 홍제3동,성북구 월곡3동,송파구 거여동,영등포구 문래동 등 4개 지역에서 연탄을 사용하는 20가구의 가계를 추적한 결과 1세대의가난이 2세대에게 고스란히 대물림되고 있음을 확인했다.20가구에 살고 있는 1세대 27명의 직업분포(무직자는 최근 5년 직업)는 공사장 인부가 7명,파출부 4명,주방보조 1명,경비원 1명 등 일용직 비율이 48.1%였다.나머지는 자영업자,공장근로자,택시운전사 등이었고,5년간 직업을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도 33.3%나 됐다. ●1세대 ‘중졸-일용직’,2세대 ‘고졸-무직’ 다수 2세대 40명 가운데 군 복무·재학중이거나 연락이 두절된 17명을 뺀 23명의 직업분포는 1세대보다 오히려 악화된 양상을 보여줬다.5년간 특별한 직업을 가지지 않은 무직자가 무려 47.8%였다. 교육수준은 1세대의 경우 중졸이 37.1%로 가장 많았다.초졸이 25.9%,고졸과 무학(無學)이 각각 18.5%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중졸 이하 저학력층이 60%가 넘었다.2세대 가운데 만 19세 이상의 성인 34명을 조사한 결과 고졸이 44.1%,중졸이 29.4%였고,전문대 재학 이상의 ‘상대적’ 고학력자는 14.7%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는 ‘저소득→저학력→저소득’으로 이어지는 빈곤세습의 구조를여실히 보여준다.홍제3동 주민 정옥선(가명·70·여)씨의 가계가 대표적인 사례다. ●가난 때문에 교육기회 놓쳐 정씨는 전북 익산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집안 일을 거들다 31살 때 결혼,공사장을 찾아 전국을 떠도는 남편을 따라나섰다.대전,충북 괴산,부산,경기 부천 등을 거쳐 남편과 사별한 83년 서울에 정착했다.파출부와 노점을 하며 10년만에 홍제동의 무허가 주택을 샀다.하지만 슬하의 2남2녀는 이미 교육기회를 놓친 뒤였다. 중학교만 마치고 살림을 거들어온 큰아들(37)은 택배회사에 다니다 허리를 다쳐 7개월째 집에서 쉬고 있다.둘째아들(33)은 검정고시로 고교과정을 마치고 용산전자상가에서 수리공으로 일한다. 중학교 졸업 후 부천의 섬유공장에 다니던 큰딸(28)은 동료와 결혼해 역시 부천의 산동네에 산다.막내딸(22)은 전문대까지 보냈지만 취직이 안 돼 미용기술 학원에 다닌다.정씨는 “남들만큼 가르치기만 했어도 자식들만은 지긋지긋한 산동네를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울먹였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지금까지교육은 빈곤층 자녀가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면서 “저소득층 자녀들이 학교교육만으로도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공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세영 이유종 기자 sylee@ ■24년 연탄제조 김두용씨 “15년 전만 해도 좋았죠.연탄을 실을 트럭이 공장 입구부터 100m는 쭉 늘어서 있었으니까요.”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삼천리연탄공장 연탄기계를 만지던 김두용(사진·54)씨는 “한참 잘 나갈 때에 비하면 20%도 못 찍어낸다.”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김씨가 이 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79년.그때만 해도 연탄공장은 최고의 직장이었다.월급을 ‘대기업 못지 않게’ 받을 정도였다. 연료로서 연탄의 최전성기는 86년부터 88년까지.지난해 문을 닫은 대성연탄과 함께 ‘연탄의 대명사’로 불리던 시절이었다.하루에만 200만장 넘게 찍어냈다.김씨는 “월동 기간인 9월 말부터 12월까지 280여명의 직원들이 매일 아침 6시부터 하루 15시간 꼬박 일해도 주문을 맞추기 힘들었다.”면서 “국민들의 겨울을책임진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일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89년 이후 수요가 급감했다.요즘은 하루 30만장도 못 찍는 날이 많다.그 바람에 직원이 이제는 22명밖에 남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공장의 경우 97년 IMF 위기 이후 연탄 수요가 더 이상 줄지 않는 것.기름값은 오르고 있지만 현재의 공장도가격 184원은 20년 전에 비해 두 배도 안 되는 등 가격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김씨는 “요즘 경제가 어려운 만큼 수입 기름보다 값싸고 품질 좋은 국산 연탄을 쓰는 게 어려운 경제를 위해서도 더 좋다.”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달동네' 어제와 오늘 “달과 가깝다고 달동네라고 불리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지 알어?” 산 모양이 반달을 닮았다는 월곡동(月谷洞).재개발을 앞둔 서울 성북구 월곡3동 산2번지에 사는 김명자(가명·68·여)씨는 30년 이상 연탄 때는 달동네에 살아온 심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이곳은 지난 1960년대 말∼70년대 농촌과 철거지역에서 이주민들이 몰려들기 전에는 주민들이 산비탈을 갈아엎어 밭을 일구는 한적한 마을이었다. 당시 청계천과 중랑천 주변 무허가건물에 살다 정부 시책에 따라 이주한 주민 대다수도 아직 이 곳에 남아 있다.지난해 6월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뒤에는 주민들이 이사갈 임대주택과 아파트를 알아보느라 분주하다. 서대문구 홍제3동의 ‘개미마을’도 60년대 이농열기를 타고 이주민이 몰려 들어 생겨난 곳이다.당시 인왕산 북쪽 7부 능선까지 빼곡히 들어찬 무허가 판잣집이 1000가구를 넘었다.하지만 70년대 초 남북적십자회담 당시 북한기자들이 동네 모습을 촬영해 보도하면서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대대적인 철거작업이 시작됐고 큰길에서 훤히 보이던 윗마을 판잣집은 대부분 철거되고 아래쪽에 있던 200∼300가구만 남았다.철거민들은 ‘광주대단지’라 불리던 지금의 성남으로 강제이주됐다.현재 ‘개미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은 대부분 10∼20년전 이사왔다.하지만 동네 모습은 60∼70년대 그대로다.간혹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한다.지금은 ‘아홉살 인생’이란 영화가 촬영되고 있다. 송파구 거여동 182번지에 흙벽돌에 슬레이트를 얹은 판자촌이 형성된 것은 용산역과 신설동,제기동 등지에 살던 무허가 주택의 주민들이 이주해온 1960년대 후반.서울시 재개발계획에 따른 것이다.지난 63년 서울특별시로 편입되기 직전까지만 해도 남한산 서쪽 산기슭에 800여명이 모여 사는 마을이었다.이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지금은 900가구를 넘어섰다.동사무소 직원 김영수(51)씨는 “잘 사는 사람들이 인정은 더 박하다.”면서 “3년 전에는 판사 아들이 부모를 여기다 내팽개치고 간 ‘신고려장’도 있었다.”며 혀를 찼다.송파구는 지난 78년부터 재개발을 추진했으나 이곳이 철거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세입자 1600여명은 막막하기만 하다. 영등포구 문래1동의 연탄마을 ‘쪽방촌’은 60년대 제조업 중심의 고속성장이 남겨놓은 유물이다.한국전쟁 직후 생겨난 이곳에는 전국 각지에서 피란민들이 모여들었고 경성방적과 방림방적이 들어섰다.여공들로 다락방까지 꽉 찬 70년대 중반이 쪽방촌의 ‘전성기’였다. 그러나 쪽방 대신 철재상이빼곡히 들어선 70년대 말부터 여공들은 하나둘씩 이곳을 떠났고 월세수입이 줄면서 집주인들도 이사를 갔다.거기다 ‘IMF 한파’까지 겹쳐 철재상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며 쪽방촌은 더욱 썰렁해 졌다. 지금은 세들어 사는 독거노인이 대부분이다.주민들은 5∼6년 전부터 소문으로 떠도는 ‘재개발 계획’에 솔깃해 있다.하지만 미래는 확실치 않다.영등포구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도로가 제대로 정비돼 있는 등 재개발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대기업 “추석선물 절대 사절”

    올들어 잇따라 윤리ㆍ정도경영을 선언했던 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선물안받기 운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깨끗한 기업’을 선언한 뒤 맞는 첫 명절이란 점 때문에 최고경영인이 직접 선물을 받지 말 것을 촉구하는 경고서한을 보내거나 ‘선물반송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윤리규범을 선포한 포스코는 이번 추석이 직원들의 윤리 실천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시험대라고 보고 서울·포항·광양 등 3곳에 선물반송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택배회사나 우편을 통해 배달되는 선물은 수취를 거부해 곧바로 되돌려 보내고 반송이 불가능한 품목은 양로원에 기증할 계획이다.이구택 회장은 “‘이 정도는 성의 표시인데 괜찮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도덕성과 윤리성은 결과적으로 상처를 입게 된다.”며 선물안받기 선언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14개 계열사와 관련회사 대표이사,임원들에게 보냈다. LG전자 구자홍 회장도 지난 20일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추석선물 안주고 안받기를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구 회장은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도 주는 사람 또는 받는 사람 어느 한 쪽이라도 부담을 느낀다면 건전한 파트너십이 훼손될 것”이라며 “추석에도 모두 금품이나 향응,특히 선물 안주고 안받기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택건설 보증기관인 대한주택보증도 22일 윤리경영 실천 결의대회를 갖고 다가오는 추석뿐 아니라 평소에도 고객들로부터 어떠한 선물이나 금품,향응을 받지 않기로 다짐했다.권오창 사장은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선 고객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보고 2000여 고객 모두에게 윤리경영 실천 협조를 부탁하는 서한을 보내고 있다.금호그룹도 지난해 윤리경영을 선포한 이후 모든 계열사와 협력업체가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류찬희 김경두기자 chan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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