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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함평에선] 함평 ‘나비효과’

    [지금 함평에선] 함평 ‘나비효과’

    ‘비닐하우스에서 세계로’ 1999년 하우스 200평에서 시작된 나비축제는 2008년 22만평에서 세계나비곤충엑스포(박람회)를 여는 신화를 만들었다. 10년 전 천막 속의 나비 날갯짓이 함평천지를 넘어 전국으로, 세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함평은 나비축제에서 보여준 뚝심으로 2008년 함평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 지역발전의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다. 지난 19일 엑스포의 중심에 설 함평천에서는 생태하천 복원 기공식이 열렸다. 엑스포는 국가예산이 뒷받침되는 공인박람회로,2008년 4월18일부터 6월1일까지 45일 동안 이어진다. 주제는 ‘미래를 만드는 작은 세계’다. ●나비도, 곤충도 찍어낸다 서울지역 초등학생들에게 ‘나비가 어떻게 태어나느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아 나비요, 함평 나비공장에서 마구 찍어내요.”라고 답한다.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이 공장이 바로 군 농업기술센터에 있는 곤충연구소다.‘나비박사’인 정헌천 곤충연구소장 주도로 이곳에서 해마다 20종 12만여마리 나비를 부화시킨다. 정 소장은 “나비는 알에서 30∼35일만에 부화하는 데 온도 조절에 따라 10일가량 부화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비 애벌레는 누에처럼 다섯번 허물을 벗고 번데기가 된 뒤 화려한 나비로 변신한다. 곤충연구소는 2000년 8월 휴전선에서 채집한 남북한 나비를 교접해 통일 호랑나비를 만들어 날려 보냈다. 이제 곤충연구소의 부화·사육 기술은 일반농가에 접목됐다. 나비나 애벌레는 학습관찰용으로 팔려 쏠쏠한 소득원이다. ●엑스포는 지역경제 효자 엑스포를 준비하는 함평(인구 4만여명)에서는 기반시설과 전시관 신축 등으로 갈 길이 바쁘다. 사업비 353억원 가운데 국비 71억원은 사실상 확보했다. 이와 별도로 함평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에 올부터 3년 동안 국비 368억원이 지원된다. 행사 이후 2014년까지 이 하천 복원용으로 국비 500억원이 더 내려온다. 함평읍내 조그만 하천정비에 함평군 일년 예산의 절반인 868억원이라는 뭉칫돈이 쏟아지는 셈이다. 문제는 돈이 부족한 전남도와 함평군의 지방비 확보에 있다. 그래서 이석형 군수는 “사실 엑스포 성공 여부는 건설교통부 손에 달려 있다.”고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나비야·곤충아 놀자 지난 6월 나비축제 주무대인 함평읍 내교리와 수호리 일대(27만㎡)가 재정경제부의 나비특구로 확정됐다. 이곳에 엑스포 주제관과 전시장, 야외시설이 들어선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엑스포장은 나비가 날아가는 꼴(조감도)이다. 나비곤충생태관에는 나라 안팎에서 나비 27종 18만여마리, 곤충 54종 2만여마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외국 나비와 곤충은 번데기 상태로 수입해 현장에서 부화시킨다. 주행사장에 전시영상관, 친환경농업관, 야외전시공간(곤충학교) 등이 꾸며진다. 부행사장인 화양근린공원에는 한국 곤충생태체험마을을 세워 곤충 관찰과 궁금증을 풀어낸다. 환경부의 멸종위기 동물 제1호인 황금박쥐(대동면 폐금광내) 주제관과 곤충화석전시관이 설치된다. 행사를 마치면 나비곤충생태관은 곤충생태연구센터로, 전시영상관은 문화예술관으로, 주제광장과 상징조형물은 엑스포기념물로 바뀐다. 임시 건물은 모두 뜯어낸다. 함평은 엑스포 행사장과 주변 생태관광지를 묶어 머무는 종합관광지를 꿈꾼다. 함평천과 주변 유채·자운영 꽃밭, 용천사 꽃무릇단지,50여만평 자연생태공원, 함평만 갯벌, 황금박쥐 서식동굴, 예덕리 고분군(150기) 등이다. 이석형 군수는 “나비축제로 각인된 함평군의 친환경 이미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옛모습 함평천 엑스포의 심장은 함평천이다. 하천 둑의 가파른 비탈면에 박힌 콘크리트블록을 모두 들어낸다. 이곳에 비스듬하게 흙을 깔아 걸어서 쉽게 하천으로 가도록 만든다. 하천 중앙에 설치된 콘크리트로 된 보(堡)도 돌보로 바꾼다. 권오현 군 복구지원계장은 “하천 3.1㎞ 바닥에는 항상 물이 고이는 저류 습지형으로 만들어 수생생물과 곤충이 살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천이 커다란 생태탐방로가 된다. 내년 7월에 공사가 시작된다. 이 군수는 11월27일 호주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함평군의 나비축제와 지역개발 사례를 발표하고 엑스포를 알린다. 호주 총리와 지방정부 단체장 등 600여명이 모인다. 한편 재단법인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조직위원회’는 예산 확보와 홍보 등에 나섰다. 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친환경 나비상품 ‘나르다’ 223종 상품개발 70억 벌어 ‘나비곤충 마을을 아세요.’ 올해 치러진 제 8회 나비축제에서 함평군 해보면 광암리 나비곤충 마을은 나비와 장수풍뎅이 애벌레 등을 팔아 1억 5200만원을 벌었다. 군에서 개발한 나비상표인 ‘나르다’를 응용해 만든 상품과 디자인 개발(223종)로 지금껏 70억원도 더 벌었다. 이처럼 함평에 ‘나비부자’가 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가공업체는 표정관리 중이다.2004년과 2005년 매출액으로 보면 함평복분자영농조합이 20억원에서 26억원, 감나루는 8억원에서 14억여원, 나비랑버섯영농조합이 13억원에서 24억여원, 함평호박사랑작목반이 3억원에서 13억여원으로 뛰었다. 또 나비쌀은 친환경 이미지와 품질로 전국에서 평생고객만 1만 3000여명이다. 지난해 군청 공무원 등이 24억원어치를 팔았다. 또 ‘함평천지 한우’ 상표 덕분에 1717개 농가는 매출 535억원을 기록했다. 함평군이 지난해와 올해 나비곤충 집적화사업에 들인 돈은 국비 등 61억여원. 지금 군이 전문가 집단과 손잡고 하는 공동연구 분야는 곤충 호르몬과 천적, 기능성 음료 산업화 등이다. 또 나비·곤충 관련 모바일 게임과 문화콘텐츠 산업에도 강한 의욕을 보인다. 함평군은 이번 나비곤충 엑스포 관람객을 290만명, 입장료로 300억원을 잡았다. 나비곤충 상품판매 등 직접수입 163억원에 농산물 홍보 등 간접소득 58억원으로 추산했다. 올 나비축제에서 입장료 수입은 6억 8723만원이었다. 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블루오션 새장… 생태관광 메카 “세계로” “함평은 나비곤충엑스포를 통해 살아 있는 자연의 모습, 생태관광의 모든 것을 보여줄 겁니다.” 이석형 함평군수는 “‘2008년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는 함평군 유사 이래 치르는 가장 큰 행사”라고 의미를 뒀다. 더욱이 2008년은 함평군이 생긴 지 600년 되는 뜻깊은 해이다. 함평이 세계로 나아가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군수는 “엑스포를 발판으로 함평은 나비곤충산업의 중심지이자 사계절 생태관광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엑스포는 함평이란 친환경 브랜드에 날개를 달아주고 21세기 함평을 반석 위에 올려 놓을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평이 나비축제에서 터득한 지혜와 자신감을 엑스포에 쏟아부어 한 차원 다른 생태관광지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이미 함평 공무원들은 중국과 일본에 파견돼 엑스포를 알리고 관광객을 끌어오는 활동에 들어갔다. 엑스포 운영비는 브랜드 임대사업, 휘장사업, 재경부로부터 허가받은 후원업체(스폰서) 등으로 충당한다. 이 군수는 “글로벌엑스포에 걸맞게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폴크스바겐 등을 후원사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비축제 기획에서부터 나비곤충엑스포 확정까지 힘든 일도 많았지만 열매를 맺었을 때 군수로서 보람과 긍지, 용기를 얻었다.”고 털어놨다. 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지금 함평에선] 함평 ‘나비효과’

    [지금 함평에선] 함평 ‘나비효과’

    ‘비닐하우스에서 세계로’ 1999년 하우스 200평에서 시작된 나비축제는 2008년 22만평에서 세계나비곤충엑스포(박람회)를 여는 신화를 만들었다. 10년 전 천막 속의 나비 날갯짓이 함평천지를 넘어 전국으로, 세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함평은 나비축제에서 보여준 뚝심으로 2008년 함평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개최, 지역발전의 성장엔진으로 삼고 있다. 지난 19일 엑스포의 중심에 설 함평천에서는 생태하천 복원 기공식이 열렸다. 엑스포는 국가예산이 뒷받침되는 공인박람회로,2008년 4월18일부터 6월1일까지 45일 동안 이어진다. 주제는 ‘미래를 만드는 작은 세계’다. ●나비도, 곤충도 찍어낸다 서울지역 초등학생들에게 ‘나비가 어떻게 태어나느냐.’고 물으면 서슴없이 “아 나비요, 함평 나비공장에서 마구 찍어내요.”라고 답한다. 사실 틀린 말이 아니다. 이 공장이 바로 군 농업기술센터에 있는 곤충연구소다.‘나비박사’인 정헌천 곤충연구소장 주도로 이곳에서 해마다 20종 12만여마리 나비를 부화시킨다. 정 소장은 “나비는 알에서 30∼35일만에 부화하는 데 온도 조절에 따라 10일가량 부화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비 애벌레는 누에처럼 다섯번 허물을 벗고 번데기가 된 뒤 화려한 나비로 변신한다. 곤충연구소는 2000년 8월 휴전선에서 채집한 남북한 나비를 교접해 통일 호랑나비를 만들어 날려 보냈다. 이제 곤충연구소의 부화·사육 기술은 일반농가에 접목됐다. 나비나 애벌레는 학습관찰용으로 팔려 쏠쏠한 소득원이다. ●엑스포는 지역경제 효자 엑스포를 준비하는 함평(인구 4만여명)에서는 기반시설과 전시관 신축 등으로 갈 길이 바쁘다. 사업비 353억원 가운데 국비 71억원은 사실상 확보했다. 이와 별도로 함평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에 올부터 3년 동안 국비 368억원이 지원된다. 행사 이후 2014년까지 이 하천 복원용으로 국비 500억원이 더 내려온다. 함평읍내 조그만 하천정비에 함평군 일년 예산의 절반인 868억원이라는 뭉칫돈이 쏟아지는 셈이다. 문제는 돈이 부족한 전남도와 함평군의 지방비 확보에 있다. 그래서 이석형 군수는 “사실 엑스포 성공 여부는 건설교통부 손에 달려 있다.”고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나비야·곤충아 놀자 지난 6월 나비축제 주무대인 함평읍 내교리와 수호리 일대(27만㎡)가 재정경제부의 나비특구로 확정됐다. 이곳에 엑스포 주제관과 전시장, 야외시설이 들어선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엑스포장은 나비가 날아가는 꼴이다. 나비곤충생태관에는 나라 안팎에서 나비 27종 18만여마리, 곤충 54종 2만여마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외국 나비와 곤충은 번데기 상태로 수입해 현장에서 부화시킨다. 주행사장에 전시영상관, 친환경농업관, 야외전시공간(곤충학교) 등이 꾸며진다. 부행사장인 화양근린공원에는 한국 곤충생태체험마을을 세워 곤충 관찰과 궁금증을 풀어낸다. 환경부의 멸종위기 동물 제1호인 황금박쥐(대동면 폐금광내) 주제관과 곤충화석전시관이 설치된다. 행사를 마치면 나비곤충생태관은 곤충생태연구센터로, 전시영상관은 문화예술관으로, 주제광장과 상징조형물은 엑스포기념물로 바뀐다. 임시 건물은 모두 뜯어낸다. 함평은 엑스포 행사장과 주변 생태관광지를 묶어 머무는 종합관광지를 꿈꾼다. 함평천과 주변 유채·자운영 꽃밭, 용천사 꽃무릇단지,50여만평 자연생태공원, 함평만 갯벌, 황금박쥐 서식동굴, 예덕리 고분군(150기) 등이다. 이석형 군수는 “나비축제로 각인된 함평군의 친환경 이미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옛모습 함평천 엑스포의 심장은 함평천이다. 하천 둑의 가파른 비탈면에 박힌 콘크리트블록을 모두 들어낸다. 이곳에 비스듬하게 흙을 깔아 걸어서 쉽게 하천으로 가도록 만든다. 하천 중앙에 설치된 콘크리트로 된 보(堡)도 돌보로 바꾼다. 권오현 군 복구지원계장은 “하천 3.1㎞ 바닥에는 항상 물이 고이는 저류 습지형으로 만들어 수생생물과 곤충이 살 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천이 커다란 생태탐방로가 된다. 내년 7월에 공사가 시작된다. 이 군수는 11월27일 호주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함평군의 나비축제와 지역개발 사례를 발표하고 엑스포를 알린다. 호주 총리와 지방정부 단체장 등 600여명이 모인다. 한편 재단법인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조직위원회’는 예산 확보와 홍보 등에 나섰다. 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함평군 광암리 나비곤충 마을을 아세요 ‘나비곤충 마을을 아세요.’ 올해 치러진 제 8회 나비축제에서 함평군 해보면 광암리 나비곤충 마을은 나비와 장수풍뎅이 애벌레 등을 팔아 1억 5200만원을 벌었다. 군에서 개발한 나비상표인 ‘나르다’를 응용해 만든 상품과 디자인 개발(223종)로 지금껏 70억원도 더 벌었다. 이처럼 함평에 ‘나비부자’가 늘고 있다. 친환경농산물 가공업체는 표정관리 중이다.2004년과 2005년 매출액으로 보면 함평복분자영농조합이 20억원에서 26억원, 감나루는 8억원에서 14억여원, 나비랑버섯영농조합이 13억원에서 24억여원, 함평호박사랑작목반이 3억원에서 13억여원으로 뛰었다. 또 나비쌀은 친환경 이미지와 품질로 전국에서 평생고객만 1만 3000여명이다. 지난해 군청 공무원 등이 24억원어치를 팔았다. 또 ‘함평천지 한우’ 상표 덕분에 1717개 농가는 매출 535억원을 기록했다. 함평군이 지난해와 올해 나비곤충 집적화사업에 들인 돈은 국비 등 61억여원. 지금 군이 전문가 집단과 손잡고 하는 공동연구 분야는 곤충 호르몬과 천적, 기능성 음료 산업화 등이다. 또 나비·곤충 관련 모바일 게임과 문화콘텐츠 산업에도 강한 의욕을 보인다. 함평군은 이번 나비곤충 엑스포 관람객을 290만명, 입장료로 300억원을 잡았다. 나비곤충 상품판매 등 직접수입 163억원에 농산물 홍보 등 간접소득 58억원으로 추산했다. 올 나비축제에서 입장료 수입은 6억 8723만원이었다. 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블루오션 새장… 생태관광 메카 “세계로” “함평은 나비곤충엑스포를 통해 살아 있는 자연의 모습, 생태관광의 모든 것을 보여줄 겁니다.” 이석형 함평군수는 “‘2008년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는 함평군 유사 이래 치르는 가장 큰 행사”라고 의미를 뒀다. 더욱이 2008년은 함평군이 생긴 지 600년 되는 뜻깊은 해이다. 함평이 세계로 나아가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군수는 “엑스포를 발판으로 함평은 나비곤충산업의 중심지이자 사계절 생태관광의 중심지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엑스포는 함평이란 친환경 브랜드에 날개를 달아주고 21세기 함평을 반석 위에 올려 놓을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평이 나비축제에서 터득한 지혜와 자신감을 엑스포에 쏟아부어 한 차원 다른 생태관광지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이미 함평 공무원들은 중국과 일본에 파견돼 엑스포를 알리고 관광객을 끌어오는 활동에 들어갔다. 엑스포 운영비는 브랜드 임대사업, 휘장사업, 재경부로부터 허가받은 후원업체(스폰서) 등으로 충당한다. 이 군수는 “글로벌엑스포에 걸맞게 일본 도요타와 독일 폴크바겐 등을 후원사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비축제 기획에서부터 나비곤충엑스포 확정까지 힘든 일도 많았지만 열매를 맺었을 때 군수로서 보람과 긍지, 용기를 얻었다.”고 털어놨다. 함평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도시민들에게 고향은 늘 먼 곳에 있다. 이웃의 정이 끊긴 도시에 정을 붙이기는 어렵다. 때문에 도시는 ‘살기 편한’지역은 될 수 있을 지언정 ‘살기 좋은’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똘똘 뭉쳐 갈등과 반목을 접고, 공동체의식을 싹틔우는 곳이 있다. 도심 속 고향이 되기를 꿈꾸고 있는 울산 남구 무거1동 굴화두레마을과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을 찾았다. ●시골 인심 부럽잖은 굴화두레마을 울산 굴화두레마을은 12개동 1046가구 3700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다.1997년 입주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식 명칭은 ‘굴화주공1단지아파트’였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이웃간 정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2001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우리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전통인 두레를 마을 이름에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낡은 아파트의 값을 올려보겠다고 새로운 건설회사 브랜드를 내거는 ‘억지 개명 바람’과는 차이가 있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우리 마을도 처음에는 여느 아파트단지처럼 위탁관리업체와 주민대표의 유착 등 관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주민간 반목도 심했다.”면서 “내 고향은 아니지만, 내 아이들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을을 바꿔나가자는 취지가 주민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와 여성회는 물론, 아파트단지의 갖가지 자생단체·모임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회의’를 결성했다. 주민들과 관련된 모든 사안은 단체회의에서 협의해 결정하고 있다. 특히 소속감을 높이고자 마을축제를 철마다 개최하고 있다. 예컨대 정월 대보름에는 ‘민속놀이한마당’, 봄에는 ‘벚꽃축제’, 가을에는 ‘그림전’이나 ‘사생대회’ 등이 열리고 있다. 윤삼희 아파트관리사무소장은 “행사 준비와 진행, 자원봉사단 구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면서 “행사 비용도 분리수거나 어린이집 임대료 등 관리외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민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단지에 연못을 만드는 등 도심 속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비오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 스스로 단지 내 생태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입주민 중 상당수는 주변 공단 근로자로, 생애 처음 마련한 주택이라 애착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마을은 살면서 정이 드는 것이지, 정을 붙일 수 있는 사람만 이사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싹트고 있는 공동체의식이 단지를 애워싸고 있는 담장을 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웃에는 900여가구의 굴화주공2단지아파트와 1000여가구의 강변그린빌아파트 등이 있지만, 소통은 단절된 상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소통을 이끌어낼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은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차이를 통해 같음을 찾는 부산 반송동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경계를 허물어 나가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부산 반송2동에서 찾을 수 있다. 당초 이곳은 부산 동쪽 끝자락의 한적한 마을이었다.1965∼1975년 부산항 일대 도심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저소득층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1995년에는 택지개발로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섰다. 지금은 원주민 3000명, 정책이주민 1만 3000명, 아파트 주민 2만명 등 1만 2000여가구 3만 6000여명이 더불어 사는 작지 않은 동네가 됐다. 정상윤 반송2동장은 “80년대 화장장,90년대 쓰레기매립장 건립 문제가 주민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후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해 이질감을 갖고 있던 주민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반송동 주민들은 5년전 ‘반송지구발전협의회’를 만들어 지역공동체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나눔반’, 마을을 제대로 알고 홍보하기 위한 ‘학습동아리’, 맞벌이 부모의 자녀를 위한 ‘푸른하늘 공부방’ 등이 자발적으로 생겨났다. 또 여성 중심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아버지 모임’도 등장했다. 지금은 이런저런 동아리와 모임이 30여개에 이르고, 참여하는 사람은 1500명이 넘는다. 주민들과 지역단체, 학교, 기업 등을 하나로 묶는 각종 지역사업도 추진되고 있다.2004년에는 공원과 하천 등 공공시설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공시설물관리 주민자율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형편은 어렵지만 재능있는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꿈나무 물주기’, 교육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희망의 사다리’ 운동 등도 지난해부터 펼쳐나가고 있다. 최낙용 반송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역발전은 주민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송발전 100대 실천사업’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돈을 벌어 떠나기에 앞서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음속 담장 허물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마을을 가로지르는 반송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고, 취업 등 고민을 덜어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과 주민들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반송동·무거동 男주민 본보기 지역 단위로 이뤄지는 사회참여활동은 대부분 여성이 중심이다. 때문에 지역단체는 으레 부녀회 같은 여성단체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여성 위주의 지역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등 특정 계층만 지역활동에 참여할 경우 이익단체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고,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공동체의식 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은 개인으로서 참여하지만, 남성은 가족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향을 갖는다.”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할수록 공동체 중심의 사회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과 울산 남구 무거동 굴화두레마을의 경우 지역활동에 남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반송동 지역시민단체인 ‘희망세상’의 소모임 ‘좋은 아버지 모임’은 남성들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 모임은 직장에만 파묻혀 지역이나 육아 문제에 무관심한 아버지의 모습을 180도 바꿔놨다. 공원 청소와 방범 활동은 물론, 동네 아이들의 고민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혜정 희망세상 사무국장은 “반송동 지역모임 참여자의 40%가량은 남성”이라면서 “여성들에게는 어렵고 힘에 부치는 일을 남성들이 앞장서서 주도하다 보면 활력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굴화두레마을도 마찬가지. 이 마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각 동의 대표는 주민들이 투표로 선출한다. 보통 아파트 동 대표를 여성이 맡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마을은 12개 동 대표 가운데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남성들은 직장이나 사회 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아파트 관리와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노조 문화가 활성화된 울산의 경우 노사 관계처럼 주민간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도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저출산시대,‘부모노릇’의 재음미/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얼마 전 집 근처 절에서 열린 불교경전 판화 전시회에 간 적이 있다. 다양한 시기에 간행된 경전들을 구경하다가 ‘부모은중경’이라는 낯익은 제목 앞에 발길이 머물렀다. 부모의 소중한 은혜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록했다는 이 책에서는 부모의 은혜 10가지를 글과 그림으로 깨우쳐 주고 있다. 자녀를 잉태하면서부터 시작되는 부모의 수고와 은혜 중 9번째 은혜는, 자식을 위해 나쁜 일(악업)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다소 의외의 가르침이다. 악업의 구체적 사례가 적시되지 않아 옛날 어머니들이 어떤 악업을 행했는지 알 길이 없지만, 혹시 이를 표피적으로 받아들인 모성문화가 오늘날 도를 넘는 교육열로 이어진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필자도 20년 넘게 부모노릇을 해 오면서 많은 것을 참고 견뎌야 하는 부모됨을 도 닦는 일에 비교하곤 한다. 그러나 자식을 핑계로 한 악업까지도 부모노릇에 포함된다고 여긴 적은 없다. 내가 특별히 도덕적이어서가 아니라 악업이 자녀에게 진정한 이익을 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얼마 전 언론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 신용불량자 10명 중 1명은 자녀의 사교육비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다면서 부모를 신용불량자로 만드는 교육을 문제 삼았다. 우리 교육에 문제가 없지 않지만, 신용불량자가 된 부모들을 변명하기 위해 교육을 끌어들이는 것은 곤란하다고 본다. 교육이란 자녀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자라서 올바른 판단을 하며 제대로 살아가도록 이끄는 과정이다. 그런데 자녀의 성적을 올리자고 빚을 지고 가정이 파산하게 된다면 자녀가 어떻게 건전한 경제관을 갖고 자기 앞날을 엮어 갈 수 있을 것인가. 과외 덕분에 조금 더 나은 대학에 들어간다 한들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며 집안을 다시 일으켜야 할 짐을 진 자녀의 미래는 암울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분별없는 교육 투자를 부모됨의 악업으로 포장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부모 악업의 또 다른 버전은 자녀의 과외비를 벌기 위해 유흥업소 도우미로 나가는 경우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했으니 생계를 위해 노래방 도우미가 되는 것을 흉볼 수는 없지만, 자녀의 과외비 마련을 위해서라면 문제가 다르다. 미성년 자녀에게 부모의 상습적인 늦은 귀가, 특히 술에 전 부모의 자기희생 타령이 좋은 작용을 할 리 없다. 일을 하는 동기나 목적이 부모 자신의 이익과는 관계없이 오직 자녀를 위한 억지 희생일 뿐이라면 이는 자녀가 되갚아야 할 굴레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영국에 머물 때 자녀교육에서 부모의 적절한 관여가 중요하며, 특히 아버지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는 광경을 목격했다. 지난해 30대 후반의 여성 경제전문가가 교육부장관으로 임명되자 남편은 어린 네 자녀를 돌보고자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한다. 자녀의 행복과 교육적 성공을 위해 돈보다 부모와 자녀의 유대를 더 중시한 것이다. 따라서 젊은 전문직사회에서는 어린 자녀를 돌보기 위해 부부가 함께 파트타임으로 고용계약을 바꾸는 일도 드물지 않다. 정규직은 풀타임이라는 우리의 고정관념과는 달리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위해 정규직 파트타임제가 다양한 형태로 작동하고 있었다. 고용 환경이 가족친화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출산기피로 이어져 사회적 존립이 위태로워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는 부모의 정성어린 보살핌보다 돈이 자녀교육의 선결조건으로 여겨지면서 세계 최악의 저출산 사태를 낳고 있다. 자녀교육에 돈도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성장기 자녀에게 최고의 선물은 부모가 함께해 주는 것이다. 자녀교육을 핑계로 한 악업, 서로에게 짐이 돈벌이를 부모의 본분인 양 포장하는 것은 곤란하다. 강영혜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 삼성 ‘KS 연장 불패’

    삼성 ‘KS 연장 불패’

    유리할 것도,불리할 것도 없는 잠실 중립경기를 앞두고 서로의 생각은 달랐다.전날 피말리는 혈투 끝에 한발 앞서간 삼성은 3승의 가벼운 마음으로 서울행 버스에 오르고 싶었다.반면 한화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새출발을 원했다.그만큼 승부는 팽팽했다.삼성 선동열 감독은 경기 전 “이동 전날 경기를 일찍 끝내야한다.”면서 빠른 승부를 원했다.그러나 승리를 위한 양 팀의 줄다리기는 기어코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승부가 갈렸다. 삼성이 다시 한화를 잡고 정상등극에 1승 만을 남겨놓게 됐다.삼성은 26일 대전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연장 10회 터진 ‘걸사마’ 김재걸의 짜릿한 2타점 적시타로 4-2,승리를 거뒀다.한국시리즈 두 경기 연속 연장승부는 역대 처음.종합전적 3승1패로 앞선 삼성은 남은 세 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게 됐다.반면 홈에서 2연패를 당한 한화는 벼랑 끝에 몰리면서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겨야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5∼7차전은 28일부터 중립지역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2-2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2·3루의 찬스에서 김재걸은 상대 두 번째 투수 문동환을 상대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폭발시키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전날 10명의 투수 가운데 8명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던 삼성은 이날도 6명을 투입하는 ‘인해전술’로 귀중한 승리를 낚았다. 한화는 특급 소방수 구대성의 존재가 아쉬웠다.구대성은 전날 4이닝동안 63개의 공을 던져 이날 투입이 불가능했다.선발 류현진에 이어 6회 2사부터 등판한 문동환은 위태위태하게 마운드를 끌고 갔지만 결국 연장전에서 무너지고 말았다.정규리그 다승왕(18승) 류현진은 5와 3분의2이닝동안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문동환 혼자 뒷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망가면 추격하고,달아나면 쫓아가는 접전이 이어졌다.선취점을 올린 것은 삼성.2회 진갑용이 상대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뽑아내면 기선을 잡았다.그러나 한화는 3회 클리어의 1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4회에는 한상훈의 1점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반격에 나선 삼성은 7회 1사 만루에서 조동찬의 내야땅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양팀은 2-2로 맞선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똑같이 득점기회를 맞았지만 모두 득점에 실패,결국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대전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사자 연장서 또 웃다

    유리할 것도, 불리할 것도 없는 잠실 중립경기를 앞두고 서로의 생각은 달랐다. 전날 피말리는 혈투 끝에 한발 앞서간 삼성은 3승의 가벼운 마음으로 서울행 버스에 오르고 싶었다. 반면 한화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새출발을 원했다. 그만큼 승부는 팽팽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경기 전 “이동 전날 경기를 일찍 끝내야 한다.”면서 빠른 승부를 원했다. 그러나 승리를 위한 양 팀의 줄다리기는 기어코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승부가 갈렸다. 삼성이 다시 한화를 잡고 정상등극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삼성은 26일 대전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연장 10회 터진 ‘걸사마’ 김재걸의 짜릿한 2타점 적시타로 4-2, 승리를 거뒀다. 한국시리즈 두 경기 연속 연장승부는 역대 처음. 종합전적 3승1패로 앞선 삼성은 남은 세 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게 됐다. 반면 홈에서 2연패를 당한 한화는 벼랑 끝에 몰리면서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5∼7차전은 28일부터 중립지역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2-2로 맞선 연장 10회초 2사 2·3루의 찬스에서 김재걸은 상대 두 번째 투수 문동환을 상대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폭발시키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날 10명의 투수 가운데 8명을 투입하며 총력전을 펼쳤던 삼성은 이날도 6명을 투입하는 ‘인해전술’로 귀중한 승리를 낚았다. 한화는 특급 소방수 구대성의 존재가 아쉬웠다. 구대성은 전날 4이닝 동안 63개의 공을 던져 이날 투입이 불가능했다. 선발 류현진에 이어 6회 2사부터 등판한 문동환은 위태위태하게 마운드를 끌고 갔지만 결국 연장전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정규리그 다승왕(18승) 류현진은 5와3분의2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문동환 혼자 뒷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망가면 추격하고, 달아나면 쫓아가는 접전이 이어졌다. 선취점을 올린 것은 삼성.2회 진갑용이 상대 선발 류현진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뽑아내며 기선을 잡았다. 그러나 한화는 3회 클리어의 1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4회에는 한상훈의 1점 홈런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반격에 나선 삼성은 7회 1사 만루에서 조동찬의 내야땅볼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양팀은 2-2로 맞선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똑같이 득점기회를 맞았지만 모두 득점에 실패, 결국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승장 선동열 삼성 감독 이틀 연속 연장승부를 하다 보니 힘들다. 전병호를 3∼4이닝만 던지게 한 뒤 배영수를 일찍 투입하려고 교체 시점을 몇 번이나 생각했었는데 결과적으로 후반에 투입한 게 좋았다. 배영수를 최대한 아끼겠다는 생각에 오승환으로 바꿨고 우리 팀의 마무리 투수이기에 밀어붙였다. 남들은 어떻게 봤을지 모르나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는 오승환에게 자신있게 던지라고 주문했다.5차전에서 끝낸다는 생각으로 총력전을 펼치겠다. 선발로는 브라운이 나가고 배영수는 승기를 잡을 경우 중간으로 투입하겠다. 점수 차가 어떻게 되든 마무리는 오승환에게 맡길 것이다. 오승환이 한국시리즈 직전 감기 몸살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끝까지 그를 믿겠다. ●패장 김인식 한화 감독 결국 불펜 숫자가 부족한 게 이틀 연속 연장전에서 진 패인이다. 삼성처럼 좌우 투수가 많다면 괜찮을 텐데 오늘 지면 벼랑에 몰린다는 생각에서 그동안 믿어왔던 투수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해줬다. 다만 스트라이크, 볼 판정을 비롯해 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였다. 어제, 오늘 모두 홈런 한 방으로 끝나는 야구가 안 됐다. 역부족이다.5차전에서는 정민철을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대전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돌아온 태화강’ 시민 휴식처로 각광

    ‘돌아온 태화강’ 시민 휴식처로 각광

    ‘강물에는 고기들이 펄떡이고 강변에서는 시민들이 뛰고….’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울산 도심 한복판을 흐르는 태화강으로 물고기에 이어 시민들도 돌아왔다. ●물 맑아지자 시민 몸·마음도 건강해져 5∼10년 전만 해도 악취가 풍겨 찾는 시민이 거의 없었던 태화강이 시민들의 웰빙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오·폐수를 차단하고 준설로 강바닥을 청소해 상시 2급수 수준의 깨끗한 수질을 유지하며 대숲공원을 비롯해 다양한 생태환경을 조성하자 고기뿐 아니라 시민들도 강을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특히 강남쪽 중구 강변 대숲을 따라 태화동∼다운동 사이에 조성해 놓은 5.5㎞에 이르는 너비 4∼6m의 강변도로는 울산에서 가장 인기있는 산책·조깅 코스가 됐다. 삼호교에서 끝났던 길을 올들어 다운동 척과천 하류까지 1.4㎞를 연장해 개설하고, 뛰거나 걸을 때 무릎 등 관절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길 전체를 우레탄으로 포장했다. 40m 간격으로 놓여 있는 가로등이 밤을 환하게 밝혀 이 강변 길은 퇴근 무렵부터 밤 늦게까지 가족·이웃끼리 어울려 걷거나 뛰는 사람으로 붐빈다. 오가는 사람끼리 부딪치지 않도록 길 가운데 중앙선을 표시해 달라는 건의도 있다. 뛰면 1시간, 걸으면 2시간쯤이면 왕복 할 수 있다. 시민들은 물고기가 펄떡펄떡 뛰는 강물과 푸른 대숲을 보며 강변길을 걷거나 달리면 마음이 상쾌해져 스트레스가 풀리고 지루한 줄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조기수 울산시 환경국장은 “태화강이 맑은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덕분에 시민들의 몸과 마음도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쪽 시민들 위해 부교설치 시는 2만 7000여평에 이르는 태화강변 대숲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지난 2004년 말 개장했다. 대숲 공원옆 콘크리트로 된 강둑 1.4㎞를 걷어내고 각종 수생식물·꽃·수풀 등이 우거진 생태둑으로 바꾸었다. 둑 위로는 조깅도로를 만들었다. 태화강 남쪽 주민들도 강 건너편 대숲공원과 조깅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강 양편 중·남구를 잇는 보행전용 부교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대숲 주변 13만여평의 태화들(현재 각종 농작물 재배)을 국·시비 852억원을 들여 편입한 뒤 강변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계획이 완성되면 태화강 대숲과 산책길을 찾는 시민들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태화강 생태 하천 및 공원 조성 등의 성공사례는 환경정책의 교과서가 돼 전국 자치단체·의회·환경관련단체 등의 견학이 줄을 잇고 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사설] 건교부, 차번호판으로 국민 우롱하나

    다음 달부터 거리에는 네 종류의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어지럽게 돌아다닐 것 같다. 건설교통부는 자가용의 경우 11월부터 기존 번호판보다 길고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된 유럽형을 신규등록 차량에 부착한다고 밝혔다. 새 번호판 규격은 가로 52㎝, 세로 11㎝다. 기존보다 가로는 20㎝ 더 길고 세로는 5㎝ 짧아 옆으로 기다란 모양이다. 앞뒤 범퍼부분에 새 번호판 부착 규격을 미처 갖추지 못하고 생산 중인 차량은 가로 33.5㎝, 세로 15.5㎝짜리 유럽형 번호판을 단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지역표시 번호판과 시·도 구분을 없앤 번호판을 포함해서 네 종류가 한꺼번에 사용되는 셈이다. 세계에서 이렇게 다양한 번호판을 붙이는 나라는 아마 한국이 유일할 정도다. 거리를 차 번호판 전시장으로 만들 요량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이 벌어진 데는 2004년 1월 이후 번호판을 세 차례나 바꾼 건교부의 엉터리 행정 탓이다. 번호판을 변경하려면 디자인은 물론이고 범퍼설계 변경을 위해 자동차 회사와도 긴밀한 협조를 거쳤어야 했다. 새 번호판 부착 가능 차량이 세 종류뿐이라는 점은 자동차 회사와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는 얘기 아닌가. 번호판 문제는 지난해 대표적 행정실패 사례로 정부 안팎에서 호된 질책을 받았다. 그런데도 정책 착오가 또 일어났다. 이는 실무자들이 나태하거나 세심하지 못하다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심하게 표현하자면 국민생활에 불편을 가중시키거나 우롱하려고 작심한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번호판은 거리 미관상이나 차량범죄수사 등을 위해 규격과 색상의 통일이 바람직하다. 이런 중요한 정책에 대해 혼란을 거듭 야기한 실무자에 대해서는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이다.
  •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알찬 플랜 낸 마을에 보너스 ‘듬뿍’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알찬 플랜 낸 마을에 보너스 ‘듬뿍’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시범지역 선정이 가시권으로 접어들면서 지원방식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행정자치부가 시범지역 30곳에 지급할 재정인센티브 20억원씩은 전체 지원규모를 감안하면 ‘종자돈’에 불과할 수 있다.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중앙정부가 모든 대상지역에 ‘알아서’ 나눠주는 일괄 지원 방식이 아니라, 대상지역이 ‘원하는’ 정책·예산 등을 지원하는 맞춤 방식이다. 예를 들어 생태형 마을로 선정될 경우 지역실정을 감안한 계획서에서 친환경 자전거도로망 구축(행정자치부), 걷고싶은마을 만들기(건설교통부), 생활속 산림생태공간 조성(농림부), 자연생태하천 복원(환경부), 지역문화서비스센터 건립(문화관광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 관련부처가 협의를 거쳐 ‘몰아주기’식 지원이 이뤄진다. 시범지역을 ‘맨투맨’ 방식으로 관리할 주관부처도 지정된다.9개 기본모델 가운데 문화형·관광형은 문화부, 산업형은 산업자원부, 교육형은 교육인적자원부, 정보형은 행자부, 생태형은 환경부, 전통형은 문화재청, 건강형은 보건복지부, 가족형은 여성가족부가 주관부처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가족형으로 선정되면 주관부처인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지방건강지원센터 건립 ▲모·부자시설 지원 ▲국·공립보육시설 확충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운영 ▲가족친화적 사회환경 조성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미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이같은 ‘정책패키지’ 방식으로 지원이 가능한 8개 부처의 120개 정책을 확정했다. 총 예산 규모만 연간 1조원이 넘는다. 내년에는 우선 6개 부처,23개 정책,3500억원 정도를 지원한다. 단순한 계산으로도 30개 시범지역 하나하나에 100억원 이상씩 지원이 가능한 규모이다. 박재영 행자부 지역균형발전지원본부장은 “지역만들기에 필요한 정책, 사업, 예산, 제도 등을 스스로 발굴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중앙정부에 ‘손 벌리기’식 예산타령만 해서는 안되며, 자체재원 확보나 민간자본 유치와 같은 자구노력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행자부는 지역개발을 위한 설계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선정지역별로 3년동안 재정인센티브 2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방침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孝가 자산이죠”

    “孝가 자산이죠”

    “주민을 고객으로 여기고, 이들의 만족을 위해 업무환경과 풍토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습니다.” 11일 산업자원부 주최 ‘국가생산성혁신대회’에서 종합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한 황일봉 광주시 남구청장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목표를 두고 조직의 역량개발과 가치창조 등 꾸준한 혁신활동을 추진하다 보니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됐다.”며 공로를 주민과 직원에게 돌렸다. 남구의 대상 수상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이다. 황 구청장은 “앞으로 조직원들의 높은 역량을 주민복지·환경·도시개발 등 현안사업의 추동력으로 연결짓는 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남구는 실제로 구청장 1일 동장제와 휴무 토요일 민원상황실 운영 등 행정서비스 개선에 앞장서 왔다. 또 처리결과를 민원인에게 알려주는 휴대전화 문자알림 서비스를 시행하고 쓰레기주문 청소 등을 통해 주민 만족도를 68%에서 80%까지 높였다. 꽃도시 가꾸기 사업, 생태문화탐방로, 생태하천, 테마거리, 아트벽화 조성 등으로 친환경 도심공간을 30%나 확대하는 한편 진월·봉선지구 택지개발 및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활발히 펼쳐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었다. 특히 ‘효사랑운동’은 각계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황 구청장은 “밝고 따뜻한 사회공동체 형성이 지방자치의 근본”이라며 “어르신들이 편안하고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남구는 효사랑부름이센터, 효사랑기능봉사대, 효사랑연결고리맺기 운동, 효사랑실천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 유비쿼터스 평생학습도시 조성과 청소년 인성함양을 위한 ‘팸피아’ 교육시스템 구축, 어르신 공경 풍토를 사이버상에서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황 구청장은 “앞으로도 구정혁신을 지속적으로 펼쳐 주민 모두가 만족하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청계천 복원 1주년 3000만명의 쉼터 278종 동식물 새터

    청계천 복원 1주년 3000만명의 쉼터 278종 동식물 새터

    다음달 1일 복원 1주년을 맞는 청계천에 무려 3100만여명이 다녀가는 등 명실공히 서울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센터에 따르면 25일 현재 청계천을 찾은 사람은 모두 3141만명으로 장소별로는 청계광장∼세운교 일대에 가장 많은 1880여만명이 다녀갔다. 공식적인 요청에 의한 청계천 투어만도 223건,1만 3500명에 이른다. 청계천은 또 1년만에 140건의 드라마와 영화,CF 등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등 촬영명소로도 인정을 받았다. 민속행사와 거리공연 등 문화행사도 225차례나 열렸다. 1년 사이 청계천에 새로 둥지를 튼 어류, 조류, 식물 등도 278종이나 돼 생태하천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하천 수질 기준도 1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태계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면서 새들이 주로 서식하는 하류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28차례,41일 동안 청계천의 출입이 통제됐지만 주변 주택이나 천변 시설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 한편 청계천 복원 1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마련됐다. 서울시는 29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휴일인 다음달 1일 밤까지 청계광장과 산책로, 교량 등에서 공연과 전시, 영화상영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2006년 청계천 축제’를 열 계획이다. 서울역사박물관은 30일부터 11월12일까지 청계천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823일의 여정과 미래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청계천 복원사업 착공에서 준공까지의 과정을 주제로 한 관련자료 70여점이 선보인다. 청계천 산책로에는 다음달 1일까지 ‘내가 꿈꾸는 서울 어린이 그림그리기대회’ 수상작 112점이 전시된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열린세상] 한탕주의식 정계개편은 독(毒)이다/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서 정계개편 논의가 백가쟁명(百家爭鳴)식으로 분출되고 있다. 정권 재창출에 대한 위기감이 짙게 배어 있는 범여권이 정계개편론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최근 “수구보수대연합에 대응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 등 개혁진보세력이 민주개혁세력 대연합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전 총리는 기존 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연말에 정치권 구조조정이 가시화되면 중도실용개혁세력의 통합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정계개편론에 불을 지폈다. 한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역감정 해소와 국민통합을 위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합쳐질 수 있다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는 “내년초 다른 보수세력과 연대한 뒤 3,4월쯤 한나라당과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정치권과 연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실시된 한국 대선에서는 국민들의 상식을 뛰어 넘는 깜짝 놀랄 만한 역발상의 정계개편을 주도한 세력에 선거 승리라는 달콤한 열매를 안겨 주었다.92년 대선에서는 정통 야당의 한 축이었던 김영삼 후보(PK)가 군부독재세력의 뿌리라고 할 공화당의 김종필(충청)과 민정당의 노태우(TK)와 함께 정계개편을 통해 반DJ(김대중), 반호남 연대를 지향하는 3당 합당을 이끌어 냄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97년 대선에서는 유신저항세력이었던 김대중 후보(호남)가 유신 본류세력인 김종필(충청)과 내각제를 매개로 반한나라당, 반영남 연대를 구축함으로써 승리했다.2002년 대선에서는 재벌개혁 세력인 노무현 후보가 재벌본류인 정몽준과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룩함으로써 승리했다. 하지만, 이와 같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선거 승리를 위해 철학과 뿌리가 다른 이질적인 정치세력간에 추진된 인위적인 정계개편의 최대 비극은 이것이 통치 실패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90년 3당 합당이나 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는 결과적으로 개혁 세력과 개혁 대상이 뒤범벅되어 함께 국정운영에 참여함으로써 한국 정치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정의를 실종시켜 버렸다. 개혁은 용두사미식으로 변질되었으며, 대통령의 지지도는 끝없이 추락하는 비극을 초래했다. 그렇다면 87년 민주화 이후 한국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고,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건 투쟁으로 한때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민주화운동 출신 대통령들이 통치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근본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해서가 아니라 대선 과정에서 정도정치를 벗어나 독(毒)이 든 정계개편의 열매를 두려움 없이 따 먹었기 때문이다. 정권창출을 준비하는 세력과 유력 대권후보들은 이러한 통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현 시점에서 여야 정치권이 앞장서서 취할 행보는 정계개편 논의가 아니라 자기 성찰과 반성이다. 민생을 챙기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철학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민생 파탄에 대한 자신들의 무능과 오만에 대해 진솔하게 참회해야 한다. 정권재창출의 위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대처해 나가는 비장함과 용기도 필요하다. 한나라당도 보수대연합을 운운하기 전에 차떼기 부패정당, 기회주의적 잡탕 정당, 기득권 옹호 수구꼴통 정당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제대로 된 개혁 논쟁을 전개해서 한나라당판 과거사 정리를 한번쯤은 실시해야 한다. 철학과 정체성이 없는 정당들이 추진하는 한탕주의식 정계개편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라는 것이 입증되었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권의 현란함에 현혹되지 말고 눈을 크게 뜨고 누가 독이 든 정계개편의 칼춤을 또 다시 추려고 하는지 정확하게 선별해서 제대로 심판해야 한다.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 ‘팔당 1급수화’ 1조5000억 투입

    수도권 2300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상수원 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리기 위해 오는 2010년까지 모두 1조 5624억원이 투입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팔당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자연형 하천 정화사업 등 5대 중점과제 16개 시책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추진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됐던 경안천 준설사업은 대책에서 제외됐다. 도는 우선 팔당호 오염의 주범인 경안천(10.8㎞)을 살리기 위해 733억원을 들여 인공습지와 어도 등을 설치,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 또 오염된 물이 팔당호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오는 2010년까지 양평, 가평, 광주 등 팔당특별대책지역 7개 시군에 모두 1조 1218억원을 투입, 하수종말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 119개를 신설하고 17개를 증설한다.김 지사는 “음식점, 숙박업소 등 오염물질 배출업소 3037곳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는 환경공영제를 2010년까지 5000곳으로 확대 적용해, 오수처리시설 비용 지원을 통해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환경기초시설 방류수 재활용사업도 1∼2곳을 선정, 시범운영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질오염에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는 팔당호 주변 2300여 영세축사의 폐수처리를 위해 축산분뇨를 분리수거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또 팔당호 주변에 수질오염행위 감시용 CCTV를 확대 설치하고 팔당주변 폐수배출업소 1015곳을 대상으로 자율적으로 환경을 관리할 수 있도록 친환경기업제, 자율환경관리제 등도 도입한다. 김 지사는 “1998년 한강수계 특별종합대책이 마련된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4조 8000억원을 투자하고 강력한 규제정책을 펴왔지만 ‘팔당호 1급수’라는 목표수질은 달성하지 못했고 오히려 각종 규제로 지역주민들의 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이같은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대전 3川에 자연이 돌아온다

    대전 3川에 자연이 돌아온다

    대전천과 갑천, 유등천 등 대전의 3대 하천이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한다. 대전시는 25일 ‘3대 하천 생태복원조성사업 종합보고회’를 갖고 오는 2020년까지 모두 1392억원을 들여 생태하천으로 복원키로 했다. 먼저 대전천을 덮어 지은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 등 건물을 철거한다. 현재 건물주와 매입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또한 대전천 상류인 동구 가오동에서 유등천을 거쳐 갑천과 합류하는 서구 둔산동까지 13.9㎞ 길이로 건설된 하상도로도 폐지된다. 고속화도로 건설 이 대체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하상도로가 통과하던 고수부지에는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등이 만들어진다. 느티나무, 감나무, 소나무, 진달래, 앵두나무를 심어 ‘도심숲’으로 꾸민다. 또 꽃나무가 어우러진 잔디밭도 여기저기 조성되고 시민들이 옷을 걸어놓고 쉴 수 있도록 횃대도 설치된다. 현재 시멘트로 만든 하천 둑과 바닥을 뜯어내고 돌로 쌓아 예전의 ‘여울’처럼 만들 계획이다. 하천 곳곳에 어도를 만들고 돌무더기를 쌓아 물고기가 편하게 서식할 수 있도록 한다. 하천 여러곳에 징검다리를 만들어 시민들이 옛 추억과 정취를 느끼며 천을 건너갈 수 있는 여유도 제공한다. 시는 올해 74억여원을 투입해 산책로를 설치하고 하천호안을 정비하는 등 연차적으로 이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전도심을 가로지르고 있는 3대 하천은 모두 77.5㎞ 길이로 철새들과 각종 토종어류가 서식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송파구 자족도시로 체질개선 박차

    송파구 자족도시로 체질개선 박차

    서울 송파구(구청장 김영순)가 2010년까지 업무·상업시설을 확충,‘자족도시’로서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 인구 62만명이 넘는 송파구는 면적이 25개 자치구 중 다섯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크지만 일반상업지역이 전체 면적의 1.89%에 불과하다. 2010년 인구가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송파구의 업무·상업시설 확충은 주거개선·복지·환경문제와 더불어 구민들의 숙원사업이자 김영순 구청장의 핵심 공약이다. 김 구청장은 “그동안 송파구가 아파트 등 주거기능 위주의 기형적인 개발로 인해 사실상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면서 “앞으로 부족한 업무·상업 시설 확충을 통해 자족기능을 갖춘 ‘뉴 송파’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구는 우선 서울시가 추진 중인 문정지구(37만 8000평) 개발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업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문정지구에는 2010년까지 3조 500억원이 투자되는 미래형 최첨단 산업단지(14만 7000평)와 동남권 물류유통단지(15만 5000평), 법조단지(3만 2000평) 등이 단계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미래형 최첨단 산업단지에는 IT(정보기술),BT(생명공학),ET(환경공학) 등을 유치하고, 동남권 물류 유통단지에는 화물터미널과 집배송센터, 대규모 점포 등이 들어선다. 법조 단지에는 동부지방법원ㆍ검찰청, 등기소ㆍ구치소, 기동대 등 6개 법조관련 시설이 입주한다. 송파대로 주변에는 초고속 통신망 등 기업 기반시설을 구축해 ‘비즈니스 거리’를 만들 생각이다. 송파대로를 따라 제 2롯데월드와 문정지구, 장지지구, 거여ㆍ마천 뉴타운, 송파신도시 등이 예정돼 있어 유입인구와 유동인구가 크게 늘어나게 돼 대규모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거여·마천 고품격 주거단지 추진과 잠실저밀도 재건축사업, 생태하천 복원 사업 등도 박차를 가해 나갈 방침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Happy Korea] 전남 “전국 첫 ‘행복마을과’ 신설”

    [Happy Korea] 전남 “전국 첫 ‘행복마을과’ 신설”

    “중앙정부가 부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함께 손을 잡고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할 때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사업도 성공할 것입니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정부 각 부처별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 지원사업을 통합해 종합적인 지원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행정자치부, 지방행정연구원, 서울신문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의 충청·호남권 순회설명회가 8일 전남 담양군 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참석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대한 지역의 기대와 염원을 다투어 전했다. 한 전북지역 공무원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생활환경 개선사업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히 절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자치단체의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중앙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없이는 추진이 쉽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중앙정부의 지역 지원사업은 행자부의 친환경 자전거 도로망 구축사업과 환경부의 자연·생태하천 복원사업 등 8개 부처 96개 사업이 있다. 연간 예산 규모만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사업별로, 지역별로 ‘나눠 먹기’식 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효과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분산지원되고 있는 각 부처별 사업예산을 한데 묶어 특정 지역을 ‘업그레이드’시키자는 취지라는 설명에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충남지역 공무원도 “대부분의 농·산·어촌이 초고령화된 만큼 의료지원시설 확충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면서 “지역별 특성과 장점을 살리려는 노력과 더불어 특정 지역의 단점을 없애나가는 노력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이달부터 16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행복마을과’를 신설해 농·산·어촌의 빈집 정비계획 수립에 나서는 등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임태영 전남도 행복마을과장은 “음식이나 옷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집은 콘크리트 문화의 폐해 속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경제·문화·복지가 함께 어우러진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원도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행복마을과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문영훈 행자부 살기좋은지역기획팀장은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10년,20년 뒤 전국의 농·산·어촌 지역 3만여개 마을 가운데 몇 개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사업으로 이런 마을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지만, 다양한 지역사업을 발굴하는 것은 지역의 몫”이라고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담양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Local] 태화강 10년만에 바지락 채취

    10년간의 노력으로 죽음의 강에서 생태하천으로 부활한 태화강에서 바지락 채취가 추진된다. 울산시는 29일 태화강 하구 명촌다리 아래에서부터 현대자동차 전용부두가 있는 울산만 구간 사이에 서식하고 있는 바지락에 대해 식용 안전성 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시험어선을 이용해 강 하구 6곳에서 바지락을 한번에 모두 5㎏씩 오는 11월까지 10여차례 채취한 뒤 납·수은·카드뮴 등 중금속 안전성 검사를 벌이게 된다. 앞서 지난 2월 시범적으로 실시했던 시험검사에서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결과 안전성이 확인되면 내년에 용역을 맡겨 내수면 어장개발을 위한 바지락 자원조사를 할 예정이다. 용역을 통해 바지락 서식실태·적정 채취량·보존방안 등을 조사해 어장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면 내수면 어업허가를 해 2008년 말부터 태화강 바지락 성패 및 종패가 전국에 합법적으로 공급되도록 할 계획이다. 태화강 바지락 종패 및 성패는 과거 전국에 널리 공급되다가 태화강 수질이 오염되는 바람에 건설교통부와 경남도가 바지락 채취 금지조치를 해 1987년부터 채취가 전면 금지됐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메뚜기 뛰노는 청계천

    메뚜기 뛰노는 청계천

    ‘청계천에 메뚜기가 뛰논다.’ 서울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 하류에는 요즘 잠자리채를 든 채 곤충을 채집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특히 이달 들어 출현한 메뚜기를 관찰하는 어른들의 발길이 이채롭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서 메뚜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어 마치 시골 들녘을 걷는 착각에 빠진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강수학 생태부장은 24일 “청계천 하류 고산자교와 두물다리, 황학교, 중랑천 합수부 등지에서 8월초부터 메뚜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1일 복원된 청계천이 1년도 안돼 생태하천으로 돌와왔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서울여대 배연재 생명공학부 교수는 “청계천에 나타난 메뚜기는 풀무치로 메뚜기과의 한 종류”라면서 “이 곤충은 서울 도심부에선 거의 볼 수 없고 산이나 농약을 뿌리지 않는 하천 습지에 가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청계천 하류에 나타난 건 단지 메뚜기뿐만이 아니다. 꽃가루를 먹는 꽃등애와 네발나비, 대추신나비, 곤충을 먹는 파리매도 출현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3) 인격적 정신주의의 철학적 문제점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3) 인격적 정신주의의 철학적 문제점

    세상의 근본진리가 인격적이라고 보는 철학과 자연적이라고 보는 철학이 각각 있다. 전자는 세상의 근본진리가 신과 인간의 정신에 의하여 현재적으로 늘 창조되는 것으로 여기는 정신주의와 상통하고, 후자는 세상의 근본진리가 자연적 필연성의 법칙으로 생기하고 소멸하는 세상의 여여한 사실과 다르지 않다는 사실주의를 천명한다. 진리의 인격성을 주장하는 정신주의 철학은 세상의 근본적 진리를 창조하는 인격적 저자가 있고, 그 저자의 의도에 의하여 진리가 세상에 나타나게 된다고 본다. 신은 정신이고 정신은 인격이며, 인간의 정신도 인격이고 그 정신적 인격은 인간의 영혼을 통하여 신의 인격과 접목된다고 주장한다. 정신주의에서 이 세상을 보면 이 세상은 인격적 정신이 쓰고 있는 책과 같다. 세상은 인격적 정신이 쓰고 있는 책과 같아서 이 책의 줄거리가 역사의 전개내용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18~19세기 독일의 헤겔은 신과 같은 절대정신이 자기 스스로 구체적인 역사의 시대정신으로 각각 구현했다가 종국적으로 자기의 절대정신으로 자각되어 되돌아오는 과정을 역사로 보았다. 이 헤겔의 정신주의는 능동적으로 말하는 절대정신과 각 역사시대를 통하여 수동적으로 말하여진 시대정신과의 통사적 일치를 겨냥하고 있다. 헤겔이 본 세상은 신과 같은 절대정신이 저자로서 자기 스스로 쓴 자기 역사책과 다르지 않다. 인격적 정신주의 철학에서 등장하는 정신과 영혼과 의식의 관계를 잠시 설명한다. 정신은 보다 신학적 개념이고, 영혼은 정신이 인간학적 의미로 하강한 것이고, 의식은 영혼이란 종교적 의미를 철학적 사고의 주체로 변용한 것이다. 정신, 영혼, 의식의 개념을 중시하는 철학을 나는 인격적 정신주의라고 부르겠다. 인격적 정신주의와 다른 자연적 사실주의를 다음주에 언급하겠다. 정신주의의 철학전통은 서구에서 오래되었다. 독일의 하이데거가 그의 ‘휴머니즘에 관한 편지’에서 지적했듯이, 정신주의 전통은 고대 그리스에서 자연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소크라테스부터 휴머니즘의 전통이 생기면서 흥기하기 시작했다. 기독교 이전의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공통적으로 영혼과 이성의 위대함을 아주 높인 정신주의 철학을 펼쳤다.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지고의 진리로 여겼던 플라톤은 그의 대화편인 ‘파이드로스’에서 스승 소크라테스가 씌어진 문자와 같은 기록을 죽은 정신 또는 소피스트처럼 여러 사람들에게 판매하려는 지식으로 경멸하고, 오직 살아 있는 영혼의 숨결이 담긴 말의 대화를 진실한 정신으로 여기고 있다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문자기록은 밖에서 들어온 정보를 기록하는 매체이기에 영혼의 내면적 자각이 없는 죽은 지식임에 반하여, 우리 영혼의 내면적 목소리인 말이야말로 진정한 학문의 얼이 살아 있다고 플라톤은 스승의 입을 빌려 말한다. 이런 말 중시의 정신주의가 기독교의 ‘말씀’(logos)의 신학과 결부되어 말의 진리는 서양 정신주의 철학의 인격성을 더욱 더 두드러지게 했다. 이 말의 진리는 다시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과 결부되었다. 정신주의 철학이 도덕을 말할 때에 신의 말을 대변하는 내면적 영혼의 말로서 양심의 소리를 인격의 중심으로 등장시켰고, 또 정신주의 철학이 지식을 설파할 때에 그것은 이성의 논리를 지고의 기준으로 삼아 세상을 이성의 법칙으로 재편하려고 했다. 정신주의 철학에서 신은 곧 이성이기 때문이다. 영혼과 이성이 인격적 정신주의 신학의 생명이었다. 프랑스의 해체 철학자 데리다는 이 정신주의를 말씀중심주의(logocentrism), 소리중심주의(phonocentrism)라고 그의 저서 ‘표지와 차이’에서 비판적으로 기술했다. 정신주의는 나의 인격과 신의 인격이 내면의 성역인 영혼에서 만나서 신의 말씀을 내가 듣고 거기에 순종하는 내면적 일치의 형이상학이므로, 그런 인격적 정신주의는 ‘스스로 말하는 것을 듣기’(hearing oneself speak)의 철학에 다름 아니라고 데리다는 지적했다. 신의 말씀이 나의 영혼의 말과 동일하고 내가 그 말을 듣는 것이다. 이 ‘스스로 말하는 것을 듣기’의 철학이 강한 ‘자가애정’(auto-affection)의 사상을 잉태하면서 자기와 다른 것을 배척하는 심리를 낳았다는 것이다. 데리다는 독일의 20세기 현상학의 창시자인 후설을 공부하면서 철학을 출발시켰다. 그런 그가 후설이 절대적 진리의 명증성을 내면적 의식의 자기동일성인 ‘생각하는 의식’(noesis)과 ‘생각되는 의식’(noema)과의 현존적(현재적으로 존재하는) 일치에서 발견하여 보려고 시도했으나, 완전히 실패했다고 그의 저서인 ‘목소리와 현상’에서 논파했다. 그래서 그는 후설을 떠났다. 의식의 자기동일성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생생한 현재의 시각에서 신과 영혼과의 합일처럼 또는 헤겔이 겨냥한 절대정신과 역사와의 합일처럼 명징하게 입증되어야 하는데, 후설은 그런 현재적 시각에서 ‘스스로 말하는 것을 듣기’와 같은 자기일치의 명증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예감했다고 데리다는 생각했다. 자의식의 자기동일성이 정신주의 철학의 환상이라는 것이 데리다의 소견이다. 후설도 이 환상을 극복하기 위해 신과 인간이 만나듯 ‘생각하는 의식’과 ‘생각되는 의식’이 순수하게 일치된 의식의 근원을 찾아보려고 애썼으나 헛수고했다는 것이다. 후설이 찾고자 한 의식의 자기동일성은 순수지금이라는 생생한 영혼의 현재적 시각에서 일어나야 하는데, 그 순수지금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구고, 지금이라는 시각은 사실상 시간적으로 조금 전의 내 생각과 조금 뒤의 내 생각과의 사이에 낀 간격과 차이에서 생기는 쉼표와 같은 빈 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데리다의 소론이다. 말하자면 순수 현재적 시각이라는 것은 하나의 환상인 셈이다. 순수 현재의 한 점으로서의 지금 이 시각인 ‘딱’하는 순간도 내가 의식하는 순간에 그것은 이미 조금 흘러간 과거에 해당한다. 기독교 신학과 후설의 현상학이 귀중하게 여기는 영원하고 절대적인 진리는 순수 현존적 시각으로 존재하는 것인데, 그 시각은 실존하는 시각이 아니라 의식이 근접과거로부터 다시 당기는 기억(retention)과 근접미래로부터 미리 당기는 예상(protention)과의 사이에 있는 차이와 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자기동일성의 절대적 근원을 찾기 위한 순수지금이 정신과 영혼과 의식의 자기동일성을 보장해주기는커녕, 오히려 의식의 자기동일성이라는 것은 무수한 차이들과 간격들의 연속에 불과한 셈이다. 데리다가 지적한 후설의 자기동일성 착각은 불교의 유식학이 말하는 바처럼 폭류처럼 빨리, 거세게 물이 흐를 때에 기실 앞 물과 뒷 물이 다른 물인 줄 모르고 동일한 물의 흐름처럼 착각하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물의 흐름이나 의식의 흐름도 순간적으로 표변하고 달라지는데, 마치 영화필름처럼 각각 다른 장면들을 빨리 돌리면 연속으로 동일한 것이 흐른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하겠다. 데리다가 분석한 것은 의식이 동일하게 지속하기는커녕 찰나찰나 무상하게 변한다는 것이다. 물도 같은 물이 흐르지 않고 새 인연을 찰나적으로 만나면서 앞 물과 단절되지만 워낙 빠르게 흐르니까 연속적인 것처럼 보인다. 자기동일적 정신주의의 근거를 찾기 위한 후설의 현상학적 모색이 결국 그 근거를 부정하는 결과에 이르게 되었다고 데리다가 진단했다. 그러나 정신주의는 후설의 실패로 막을 내리지 않았다. 정신의 인간학적 샘터인 인격과 영혼의 자기동일성을 사랑하는 낭만주의 철학이 서구사회에서 워낙 강하게 남아 있어서 하루아침에 정신과 인격의 동일성 근거가 무너졌다는 것을 인정하기가 어렵겠다. 그러나 지금 해체주의의 등장으로 인격적 정신주의의 철학이 서구에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즉 불변적 인격정신과 그 정신의 인간학적 현상인 영혼이라는 인격적 존재자(存在者)가 있다는 믿음이 서서히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인격적 정신주의는 자기 영혼과 이성이 자기 안에서 정신적으로 분비한 자기의 목소리 듣기처럼 강력한 인격적 자가애정의 자부심을 금과옥조로 여겨왔다. 영혼의 내면적 말은 나의 자의적인 말이 아니라, 정신으로서의 신의 말과 같고 그것이 논리적 이성의 법칙에 타당한 소리이기에 정신과 영혼의 이성적 말과 소리는 보편적 의식의 자기동일성을 현재에서 줄곧 창조하고 표현하는 있다고 주장한다. 보편적 의식의 자기동일성이 곧 절대진리가 된다. 데리다는 인격적 정신주의는 서구의 역사에서 늘 절대진리의 추구에 모든 노력을 경주해온 역사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서구 역사와 서구 지성이 굳세게 견지하고 있는 배타적 자가애정의 원천이 되는 ‘백색신화’(white mythology)의 뿌리이다. 정신주의가 귀하게 여겨온 영혼의 말과 소리는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표현하지 못한다. 지금 내가 ‘밖에 비가 온다.’라고 말하면, 내 말은 참과 거짓 중에 하나가 된다. 즉 내가 참을 말했든지, 아니면 거짓을 말했든지 둘 중의 하나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처럼 양면을 다 고려하는 이중성의 생각이 스며들 여지가 없다. 즉 인격적 정신주의가 이끄는 철학은 이성주의가 언표하는 양자택일적 판단의 양식과 다르지 않다. 인격의 정신은 선하든지 악하든지, 참이든지 거짓이든지 둘 중의 하나로 귀착되지 않으면 안 된다. 절대주의적 진리를 신봉하는 인격적 정신주의의 철학사상이 여기서도 하나의 역설을 만난다. 왜냐하면 절대주의는 자기와 상대가 되는 어떤 가치나 실재를 인정하지 못한다. 그런데 절대주의를 따르는 말과 소리의 현상이 의외로 절대적이지 않는 양자택일적 현실 앞에 늘 서 있다. 즉 참이든지 거짓이든지, 선이든지 악이든지 양자택일적 판단의 기로에 의식이 늘 놓여 있다. 이것이 절대주의적 진리의 역설이다. 현실적으로 세상은 양자택일의 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정신주의는 절대진리의 이름으로 세상을 절대진리에 맞도록 판단하고 구성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절대주의, 정신주의는 늘 세상이 인격적 절대진리와 합치할 때까지 투쟁적 긴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 절대적 정신주의는 인간에게 거짓과 악과 투쟁할 것을 소리 높여 외친다. 여기서 인격적 정신주의와 다른 자연적 사실주의의 모습이 새로 떠오른다. 이것은 다음주에 음미될 것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데스크시각] 청계천의 첫 여름 ‘상상+’ /박선화 지방자치부장

    개구쟁이들의 물장구 소리가 요란하다. 올젠버그의 작품 스프링의 설치공사에도 아랑곳없이 미니 청계천을 뛰노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총총하다. 때마침 아트페스티벌이 벌어져 여기저기서 추억을 담는 여인네의 셔터 소리가 흥겹다. 청계천의 여름은 그렇게 청계광장에서부터 길손을 맞는다. 계단을 내려선 모전교 아래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어릴 적 개울가만큼이나 왁자지껄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그 개울의 추억을 길어올리듯 첨벙첨벙 손발을 적시기 바쁘다. 단지 더운 탓만은 아니리라. 청계천의 첫 여름, 처음 맞는 풍경이 그리 낯설지 않다. 적잖은 시민의 돈 3900억원을 들여 지난해 10월1일 개장한 이래 가을과 겨울, 봄을 지나 한여름 사이로 청계수가 흐르고 있다. 조선시대 세종 시절에야 치수가 목적이었다지만 2006년 여름의 청계천은 그 면면한 역사의 개울을 넘어 시민의 품에 안겨 있다. 하루 5만명이 넘는 인파가 찾는다는 청계천에서 시민들은 성하의 선물을 즐기고 있다. 모전교에서 고산자교에 이르는 22개의 다리 밑은 모두가 도심 피서지의 명당으로 자리잡았다. 예의 돌계단마다엔 애틋한 연인과 자녀를 거느린 부모, 여유를 즐기는 중년, 백발의 지기들도 물장구에 고단함을 풀어 보낸다. 압권이야 역시 또래 아이들의 천연욕만 하랴. 허리춤 깊이의 물 속에선 아이들의 자맥질하는 모습이 절로 웃음을 짓게 한다.3대가 손잡고 내를 건너거나 벽안의 외국소녀들이 물장구치는 모습은 정겹기까지 하다. 간간이 버들치와 붕어, 피라미들이 놀라 쏜살같이 달아나는 모습을 살필라치면, 광교까지 진출한 잠자리가 콧등을 스치기도 한다. 수변 수양버들과 우거진 수풀 사이론 야생화와 잡초가 어우러져 물씬 시골정취를 풍긴다. 어느덧 이름모를 풀벌레가 눈에 띄고, 여치가 가을이 곁에 왔음을 알린다. 이처럼 청계천은 불과 1년새 시민 모두의 넉넉한 쉼터로 자리잡았다. 홍수에도 시공상 큰 하자가 발견되지 않았고, 시설물의 파손도 거의 없다. 특히 식물의 활착은 도심 생태하천의 복원 의미를 넘어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설 정도로 가까워졌다. 청계천을 걸을 때마다 세 가지 색깔을 더듬어보곤 한다. 청계수가 탁수가 되어 어둠에 갇혔다가 우리품에 돌아온 역사적 사연을 더듬다 보면, 열섬현상을 빚어내는 콘크리트 빌딩들이 그리 밉지만은 않게 된다. 청계천 복원이 누구의 치적이라기보다 당시의 치수(治水)처럼 오늘날 이수(利水)의 혜택을 시민들에게 가져다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계천변에는 여전히 고단한 삶이 존재한다. 수표교에 이르자 리어커에 기대 지쳐 보이는 한 상인이 눈에 띄었다. 단지 그뿐일까. 많은 상인들이 청계천에 밀려 아직도 생계의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서울시의 세심한 정책 배려가 아쉽다. 또한 동대문타운 개발에는 친환경적이면서도 개발수요를 조화시키는 방안이 강구됐으면 한다. 동대문운동장을 지하로 개발하는 대신 지상은 녹지공원으로 해 관광수요를 한껏 높이는 것이다. 세운상가지구는 층고를 최대한 높여 랜드마크화하되 그만큼 녹지를 늘리면 생산성과 환경보전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청계천의 끝에서 서울숲에 이르는 길에도 멋지고 다양한 운송수단을 갖춘다면 관광상품으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청계천의 참뜻은 물이 흐르고 싶은 대로 살려둔 데에 있다. 그 물이 흘러 자연을 되살리고, 그 자연이 벌써 도시생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서울시가 청계천과 한강을 시민에게 더욱 값지게 되돌려주려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할 참이다. 자연이 개발을 치유하는 지혜를 발휘해주길 기대한다. 박선화 지방자치부장 pshnoq@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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