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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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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피해 강원·경남 르포 / 절망의 섬마을 거제 내도·가조도

    “눈물도 안납니더.나라에서 낙도 사람들 사정은 아는가 모르겠네예.” 수해 복구작업이 한창인 곳도 있지만 누구보다 큰 피해를 입고도 복구를 엄두조차 못내는 섬마을 주민들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중장비와 인력의 접근이 불가능해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막막함이 1주일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폐허로 변한 내도 경남 거제시 일운면 내도.10가구 16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섬마을에 태풍은 감당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왔다.주택과 마을회관 등 8채의 건물이 밀집해 있던 마을 어귀는 ‘폭격을 맞은 듯’ 폐허로 변했다. 해저 상수관로 2.3㎞가 유실돼 식수공급이 끊겼고 전기와 전화마저 6일째 불통이다.하지만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방파제와 부두가 파괴돼 소형 어선이 아니면 섬에 접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복구를 위해 육중한 콘크리트와 돌더미를 정리하는 일이 급선무인 주민들로선 난감하기만 하다. 무너진 집터에서 가재도구를 챙기던 최원호(51)씨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다.”고 망연자실해했다.그는“고조부 때부터 100여년 지켜온 집과 족보,사진 등이 모조리 쓸려갔다.”면서 “삶의 뿌리가 송두리째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박덕순(77·여)씨는 “사라 때도 끄덕없던 마을이었다.”면서 “50년 섬 생활을 접고 뭍에 있는 아들 집으로 옮겨야 할 것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거제시측은 상수관로가 복구되기까지는 짧아야 2개월,접안시설 복구까지는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최씨는 “문제는 섬 안에 생활할 공간이 없다는 점”이라면서 “컨테이너라도 들어오면 시간이 걸려도 우리 힘으로 마을을 일으킬텐데…”라며 발을 굴렸다. ●바깥 세상과 단절된 가조도 비슷한 시각 경남 거제시 사등면 가조도 신교부락.구부정한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하며 반모연(77·여)씨는 갯물에 쓸려간 가재도구를 찾고 있었다.자원봉사자나 군 부대의 지원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단 1척의 배편이 바깥 세상과 연결되는 수단이다. 집채만한 해일이 덮치던 지난 12일 밤.반씨는 정신 장애를 앓는 아들(50)의 손을 잡고 야트막한 산쪽으로 급히 몸을 피했다.물이빠진 뒤 남은 것은 한되 정도의 쌀과 물에 불어 쓸모 없어진 이불뿐이었다.다른 150여가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전체 가옥의 반 이상이 파손됐고 600여㏊의 피조개어장은 온데간데 없었다. 전기와 전화는 물론 식수까지 끊겨 주민들은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인근 굴룡포구 앞엔 5㎞ 떨어진 신현읍 장평리 조선소에서 떠내려온 높이 110m의 국내 최대 규모 해상크레인과 20만t급 LNG 수송선이 버티고 있었다.산더미 같은 배들이 양식어장 위로 떠밀려 오면서 미더덕 등을 생산하던 어장은 쑥대밭으로 변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일부 부두가 쓸려나가는 바람에 지원을 하려고 해도 배를 댈 수가 없다.”면서 “힘들게 지원 선박이 도착해도 해안도로의 유실이 심해 포크레인 등 복구장비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거제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태풍피해 강원·경남 르포 / 빈사상태 빠진 어민들

    태풍 ‘매미’가 남해안 어업생산 기반을 송두리째 삼켰다.강풍에 휩쓸린 가두리양식장은 흔적만 남았고,수하(垂下)식 양식장도 양식줄이 뒤엉켜 못쓰게 됐다.방파제도 파도에 무너지고,어선은 침몰하거나 파손됐다. 얼마 전까지 적조와 씨름하던 어민들은 망연자실 희망을 잃었지만 쥐꼬리 같은 정부의 지원도 ‘선 복구 후 지원’이어서 실의에 빠져있다. ●붕괴된 어업생산 기반 17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인한 수산피해는 이날 현재 3600여억원.가두리 등 양식장이 2544억원의 피해를 입었고,각종 어선 2000여척이 침몰 또는 파손됐으며,어항시설 등 관련 시설 230곳이 파손됐다. 특히 피해가 심한 가두리양식장의 경우 허가된 169건 중 137건이 피해를 입어 양식어류 1억 1500여만마리가 달아났거나 폐사했다. 양식시설이 밀집한 경남 통영시 산양읍일대 해역은 태풍 매미의 날갯짓에 초토화됐다.중화어촌계 정경림(76)씨는 “5㏊에 이르는 양식장 80% 이상이 파손됐다.”면서 “그물이 찢어지는 바람에 물고기는 대부분 유실됐고,남아있는 고기도 지느러미 등이 손상돼 곧 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어촌계는 내년 5월쯤 출하할 참돔 5만여마리를 잃었다. 해수어류 양식수협은 이번 태풍으로 통영연안의 가두리양식장 9600조(1조(組)는 가로·세로 5m) 가운데 80%인 7700여조가 파손됐고,양식장에서 키우던 어류 1억 1000여만마리 가운데 8000만마리가 유실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굴·우렁쉥이·미더덕 등 수하식양식장도 쑥대밭으로 변해 648억여원의 피해를 입었다.굴양식업계는 어장 2만 8600여대(1대는 양식줄 100m) 중 50%가,멍게는 8680대 중 60%가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권이(52) 통영시 어업생산과장은 “2∼3년 전부터 어려움을 겪어오던 수산업계가 이번 태풍으로 빈사상태에 빠졌다.”며 “정상으로 회복하려면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전남지역도 1503억원의 수산피해를 입었다.어선 110척이 침몰되거나 파손됐고,증·양식시설 8500여개가 강풍에 날아갔다.전남 여수시 화정면 김현철(30) 어촌계장은 “마을 전체 50가구에서 기르던 가두리양식장이 모두 망가져 자식처럼 길렀던 우럭이나 돔 등이 모두 죽거나 사라져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눈덩이 피해에 지원은 쥐꼬리 자연재해대책법은 시설복구비의 경우 중·소규모 양식장은 국비 40∼25%,지방비 10%,융자 30∼55%이고 나머지는 자부담이다. 대규모는 국비와 지방비 지원은 없고,70% 융자가 고작이다.어류에 대한 지원은 더 형편없다. 보상차원이 아니고 생계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취지로 치어 입식비 정도만 지원한다.어종과 크기에 따라 마리당 400∼4200원씩 지원된다.남해안의 주 양식어종인 우럭의 경우 크기가 7㎝ 미만은 마리당 600원이고,큰 고기는 1760원이다.출하시 가격이 ㎏당 7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지원액이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이마저도 지급시기는 복구계획 수립 후 1개월이 지나야 되고 ‘선 복구 후 지원’이다.자력으로 복구해야 지원토록 규정돼 있어 어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이에 따라 경남도는 보조금의 70%를 선급금으로 지원하고,이를 180일간 활용토록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통영 이정규·여수 남기창기자 jeong@
  • 크레인 설치 “부산 먼저” “광양 먼저”/태풍피해 복구 해양부 눈치밥

    해양수산부가 부산항의 조기복구를 서두르면서 광양시의 눈치를 보고 있다. 부산항의 무너진 크레인을 조기에 복구하기 위해서는 광양항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태풍 ‘매미’로 부산항 신감만부두는 컨테이너 크레인 7개 가운데 6기가 완파됐으며 자성대 부두는 2기가 완파되고 3기가 구도를 이탈,모두 11기가 피해를 입었다.이는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크레인 53기의 20%에 해당된다.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량의 약 90%를 처리하는 부산항의 하역능력이 20%가량 위축됐다는 얘기다.따라서 부산항의 조기 복구는 해양부의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그러나 새 컨테이너 크레인을 만들어 설치하는 데는 최소한 14개월에서 최장 18개월이 걸린다.궤도를 이탈한 무게 900t의 컨테이너 크레인을 수리해 사용하는 데도 최소한 1∼2개월이 필요하다. 해양부는 이를 위해 광양항에 설치하기 위해 한진중공업에서 제작중인 3기를 부산항에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그동안 물량확보 등을 놓고 부산항과 광양항이 사사건건 대립해 온 점에서 광양시의 동의를 구하는 문제가 쉽지 않다. 해양부 최낙정 장관 내정자가 16일 광양항을 방문,광양항 활성화 대책 5개항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광양항 활성화 대책은 ▲임대료를 고정사용료 형태로 전환 ▲외국적 선사에 부산∼광양항 환적화물 수송 허용 ▲전년 대비 30% 이상 광양항 환적화물 처리선박에 하역료 5∼50% 감면 ▲부산항 기항선사의 광양항 유도 ▲부산에 있는 컨테이너부두공단의 광양 이전 등이다. 해양부 관계자는 “우선 광양항에 설치할 3기가 아닌 국내외 중고 또는 여유제작 컨테이너 크레인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그러나 여유 있는 컨테이너 크레인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광양항에 쓸 컨테이너 크레인 3기의 부산항 설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양부는 광양항에 예정된 3기를 부산항에 설치하고,궤도 이탈한 3기를 수리할 경우 연말쯤이면 부산항이 상당부분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열린세상] 미국에서 본 9·11 2주년

    지난달 말부터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립대학에 객원교수로 와 있다.선선한 초가을 날씨에다 푸른 잔디에 둘러싸인 아늑한 연구실에서 모처럼 독서와 사색에 푹빠져 지내고 있다.추석 연휴기간 태풍 매미가 몰고 온 엄청난 피해 속에 시름에 잠겨 있을 우리 국민을 생각하면 미안할 뿐이다.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국은 1주일전 9·11 2주년을 맞았다.이날 미국 공영 텔레비전 방송들은 알링턴 국립묘지,상원과 하원,뉴욕시와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 거행된 추모행사와 9·11관련 다큐멘터리들을 종일토록 방영하면서 그 날의 슬픔을 되새기고 9·11 이후 새롭게 조성된 애국심을 한껏 고양시켰다.그 경건함과 상징성,그리고 세련됨으로 해서 한층 깊은 인상을 주었다. 9·11 이후 미국은 그 이전과 확연히 구분된다.가장 큰 변화는 대외정책에서 나타났다.이미 아프가니스탄전쟁과 이라크전쟁을 통해 탈레반 정권과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미국의 군사력은 세계 유일최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전선도 없고 실체도 파악키 어려운 대테러전쟁을 최첨단 장비를 동원하여 신속한 승리로 마감함으로써 21세기도 미국의 시대임을 입증하였다.적과 동지를 구분하고,예방전쟁과 선제공격을 내용으로 한 신안보전략 수립과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를 위해 초법적 또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창출하려는 시도 역시 9·11이 가져온 미국 대외정책의 변화된 모습이다. 9·11은 미국 사회 내부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20세기 2차례 세계대전을 비롯하여 수많은 국제 분쟁에 군사적으로 참전하였던 미국이지만 9·11은 진주만 피습을 능가하는 큰 충격이었다.냉전과 탈냉전시대 미국민이 피부로 느꼈던 안보위협은 바다 건너 멀리서 날아오는 핵미사일이었다.미국내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 뉴욕과 워싱턴 등 본토 깊숙이 주요 시설에 대해 자살 공격을 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고 한다. 9·11 이후 본토 안전이 최우선시되고 이를 위해 새로운 기구의 창설과 각종 대비책들이 속속 마련되었지만 미국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결코 안전한 무풍지대에 살고 있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 더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테러전쟁 수행과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를 위해 엄청난 인적,물적 비용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으나 테러집단은 소멸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위협을 가하고 있다.이 과정에서 미국의 일방주의가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뿐만 아니라 동맹국 내에서도 적지 않은 저항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중국,러시아,일본 등 강대국들은 대테러전쟁을 명분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북한 핵문제를 계기로 동북아에서 중국의 정치외교적 비중과 역할이 급속히 신장되고 있다. 대내적으로 9·11 이후 미국에 거주하거나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한 감시와 경계가 크게 강화되었다.9·11 테러범들이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지만 그로 인해 수십,수백만의 외국인 유학생과 방문객들은 미국행 비자 수속부터 입국심사대에 서기까지 복잡한 수속과 절차를 거쳐야 하고,미국내 체류시에도 이전보다 훨씬 까다롭고 자존심 상하는 일들을 겪고 있다.그물처럼 엮인 거대한 정보망 속에 낱낱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80년대 유학시절의 ‘낭만적’ 미국생활상은 기억 저편에만 아득히 남아있다. 9·11 2주년을 맞아 미국에서도 자신의 변화된 모습에 대한 진지한 자성과 비판적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90%를 넘던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절반 정도로 하락했고 내년 대선에 출마할 민주당 후보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9·11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폭력이며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비극적 사건이지만 이로 인해 미국과 미국인들이 자유와 풍요를 갈구하는 모든 인류와 더불어 보다 살기좋은 사회를 건설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 유 호 열 고려대교수 비교정치학
  • [이경형 칼럼] 파병 YES, NO ‘결단’에 달렸다

    태풍 매미가 할퀸 상처로 전국이 신음하는 가운데 미국은 여단급 규모의 전투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해왔다.취임 7개월을 맞는 노무현 대통령 정부는 이라크 추가 파병 문제로 중대한 정책 선택의 기로에 섰다.노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지도력과 경륜을 새삼 시험받게 되었다. 그동안 경기 침체,고학력 실업자의 속출,노사 갈등으로 경제가 계속 추락했고,한국은행은 올 성장률이 2%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정치적으로는 여당인 민주당의 분열과 신당 창당 초읽기,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기 국회의 파장 현상 등 정치권도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여론 소통이 이뤄진 추석 이후 민심은 노 대통령의 치적에 대해 ‘쓴 소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왜 그럴까.노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거나,아직까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국가 경영에 있어 진정한 리더십의 발휘는 지도자의 용기있는 결단과 국민 설득을 통해 그 결단에 국력을모을 때 비로소 평가되는 것이다. 지도자의 하루하루는 끝없는 정책의 선택,결단의 연속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특정 쟁점에 대한 어떠한 선택도 100% 완벽한 것은 없는 법이다. 최선,차선의 선택을 찾는 과정에서 여론을 수렴하고,토론과 논쟁을 통해 문제점을 부각하고 걸러내기도 한다.하지만 결국은 지도자의 결단에 의해 ‘예스(Yes)’와 ‘노(No)’가 선택되는 것이 대통령제의 의사결정 메커니즘이다. 혹자는 지도자의 결단이란 과거 독재·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산물이지,지금처럼 민주화·수평화를 지향하는 ‘참여 정부’ 아래서는 통할 수 없다고 할는지 모른다.그러나 국가 경영에는 여론이 50 대 50으로 양분되거나,설령 55 대 45로 다소 기울더라도 지도자는 ‘45%’를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한 경우가 있게 마련이다. 지금 파병 문제를 싸고 찬·반 여론이 비등하다.정부 내에서도 찬성론을 펴는 측은 파병이 한·미동맹관계 공고화는 물론 북핵의 평화적 해결과 이라크 재건사업,주한미군재배치 문제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반면 반대론은 북핵과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막연한 추론에 불과하고,미군 재배치는 파병과 별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진보적 시민단체들은 명분 없는 침략전쟁의 뒤처리에 전투병력을 보낼 수 없다면서 강경한 연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보수 단체들은 한·미동맹간의 공조와 국익을 위해 파병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파병문제를 싸고 우리 사회는 또 한바탕 보혁 갈등을 겪을 것이 불 보듯하다. 여론조사(중앙일보)를 보면 파병 반대가 56%,찬성은 35.5%로 나타났다.그러나 유엔 결의에 의해 유엔군의 일원으로 파병한다면 찬성(58.6%)이 반대(40%)보다 더 많은 역전 현상을 보였다.찬·반 의견이 팽팽할 뿐 아니라,파병 조건에 따라 찬·반이 민감하게 엇갈린다는 얘기다. 앞으로 많은 진통이 따르겠지만 결국은 노 대통령이 고독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만약 대통령이 파병하기로 결단을 내린다면 국회를 설득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정부가 파병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도 은근히 국회가 부결시켜 주기를 기대한다면 이는 결코 떳떳한 태도가 아닐 것이다. 노 대통령은 미국의 파병 요청을 과감하게 수용할 수도,당당하게 거부할 수도 있다.그 선택은 국익의 치밀한 저울질,고도의 국제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하여,대통령의 국정 비전과 역사적 안목에 의해 결정된다고 본다.노 대통령이 이번 파병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그의 리더십은 새롭게 평가될 것이다. 본사 이사 khlee@
  • 태풍 피해액 ‘뻥튀기’ 보고

    제14호 태풍 ‘매미’의 재산피해액이 하룻밤 새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 16일 오후 4시 현재 중앙재해대책본부가 발표한 재산피해액은 1조 8540억원.그러나 이날 밤 11시쯤 2조 7123억원으로 9000억원 가까이 늘었다.피해액은 다음날인 17일 오전 6시 3조 4601원으로 불었고 이날 오후 6시 현재 4조 169억원으로 4조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행정자치부는 이에 대해 수해 발생후 긴급복구에 매달리던 공무원들이 뒤늦게 피해집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는 실정이다. 재해대책본부가 15일의 경우 2∼6시간 간격으로 하루 8차례,16일은 8시간 간격으로 3차례씩 방재속보를 통해 피해액을 속속 추계해 발표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지적이다.또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시점이 정부가 특별재해지역을 전국으로 확대 선포키로 한 지난 15일 이후라는 점도 수상쩍다는 것이다. 총 15개 분야 20만 250건 피해에 재산피해액을 5957억원으로 잠정집계한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을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피해액을 부풀린 지자체가 더러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히고 “부산시도 보상에서 제외되는 생선횟집과 아파트 유리창 파손 등의 피해액을 피해현황에 일부 포함시켰다.”고 시인했다. 전남의 경우 태풍이 지나간 이튿날인 13일 이후 태풍 피해액은 14일 159억원,15일 457억원,16일 1200억원,17일 1503억여원으로 불어났다. 조사인원이 부족하고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부풀리기식 피해집계가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여수시는 현장조사 등을 통해 17일까지 피해액이 1514억여원이라고 집계했다.하지만 전남도에 보고한 액수는 993억여원이었다.무려 521억여원의 차이가 났다.시 관계자는 “전산입력을 각 실·과에서 하다보니 맞지 않았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경남의 경우 지난 15일 피해액이 5600억원이었다가 불어나기 시작해 16일 오전 6시 현재 1조 3012억원,같은 날 오후 6시에는 1조 56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17일 오전 6시 현재 1조 9569억원으로 늘었다. 도 관계자는 “초기 거제지역 정전으로 사태파악이 안됐고,통영·사천지역 도서지역의 통신불량으로 피해조사가 안됐다.”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행자부의 정밀조사 때 깎이기 마련이므로 각급 자치단체는 미리 피해액을 부풀려 보고하는 것이 통례”라고 털어 놓았다. 경북도 재해본부는 “조사가 진행되면서 피해액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피해지역 대부분이 재해지역으로 선포된다고 해도 보상금을 더 주지 않는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부풀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행자부 방기성 방재관은 “피해집계가 하루 만에 대폭 증가한 것은 긴급복구에 매달리던 공무원들이 피해액 집계에 본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면서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낮에는 피해지역 실사조사에 나서고 밤을 이용해 컴퓨터 입력 작업을 하다보니 액수가 한꺼번에 급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행자부는 또 지난해의 ‘루사’ 등 재해사례를 감안할 때 앞으로 2∼3일 정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다가 차츰 소폭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 김정한 대구 한찬규 광주 남기창 장세훈기자 shjang@
  • 태풍피해 강원·경남 르포 / ‘두번째 水魔’ 강릉 옥계면 산계리

    “2년 연속 물난리를 겪어 울부짖을 힘도 없지만,그래도 모진 게 목숨이라고 살아 남아야지.” 17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산계 3리 황지미골 주민 윤종성(65)씨는 헬기를 통해 긴급 공수된 소형발전기를 집 앞 돌더미에 내려놓고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루사로 컨테이너 생활하던 할머니가 매미로 목숨 잃어 태풍 ‘매미’로 마을이 전쟁터처럼 파괴된 데다 친누나처럼 따르던 이웃 김정운(88) 할머니가 13일 새벽 컨테이너에서 잠을 자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탓이다.김 할머니는 지난해 태풍 루사 때 집이 떠내려 가자 컨테이너에서 살던 중이었다. 윤씨는 지난해 간신히 집을 건졌으나 2년째 수백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집 앞 300여평의 텃밭에 심었던 고추들이 모조리 물살에 떠내려 갔고 500여평의 콩과 들깨밭은 절반 이상 진흙에 파묻혔다.윤씨는 “그래도 고향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오늘 밤엔 오랜만에 전기라도 들어와 한결 낫다.”며 한국전력 직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발전기를 설치했다. ●농작물 흔적없이 쓸려가 빚더미 생활이 곳은 마을을 관통하는 산계천이 지난해에 이어 범람하는 통에 8.8㎞의 마을 도로 대부분이 유실됐다.전기와 전화도 끊겼다.심지어 상하수도 시설도 사라져 식수도 부족하다. 수해는 해발 872m인 자경산의 골짜기에 자리잡은 산계 3리에 집중됐다. 80여가구 가운데 20여가구가 침수됐고,농지 2만평 가운데 5000여평이 물에 잠겼다. 특히 지난해 수해로 집을 잃은 주민들이 임시로 지내던 컨테이너 박스 6개가 거센 물살에 흔적도 없이 떠내려갔다. 주민만 물난리를 겪은 것이 아니다.추석 명절과 겹치는 바람에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들도 공포에 떨어야 했다.김길자(67·여)씨는 “서울·부산 등지에 사는 다섯 아들 가족이 고립되는 바람에 몰고 온 차는 그냥 둔 채 야산을 따라 밧줄을 잡고 동네를 겨우 빠져나갔다.”고 몸서리쳤다. ●피해 복구 나선 주민들 하지만 주민들은 “마냥 낙담할 수만은 없다.”며 강한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지난해 유례없는 피해를 경험한 탓인지 복구를 위한 손길도 빨랐다.남아 있는 밭의 작물을 돌보고,부서진 집이나 마을 시설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산계 3리 유병용(53) 이장은 “주민들이 수해에는 이골이 났는지 재기를 위한 움직임도 빠르다.”고 말했다. 마을 근처 시멘트공장 근로자들의 자원봉사도 이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새벽부터 매일 40여명씩 마을에 나와 밤늦게까지 도로 복구,진흙 제거 작업 등을 돕고 있다.강원도에서는 미처 지원하지 못하는 포크레인·굴착기 등 중장비도 10여대나 동원됐다. L시멘트공장 권오철(36) 과장은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사회를 가만히 볼 수 없어서 나왔다.”면서 “임시 도로가 개통될 이번 주말까지는 마을 복구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토사를 연신 삽으로 걷어냈다. 강릉 이두걸기자 douzirl@
  • [사설] 행자부 장관 교체가 남긴 것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의 사표 제출에 이어 후임 장관이 내정됐다.청와대와 한나라당의 힘겨루기로 시작된 해임건의 파문이 매듭지어진 것은 본질이 어떻든 간에 정치적 갈등 요소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잘된 일이다.노무현 대통령의 장관 교체는 사실상 새 정부 들어 처음이다.먼저 김영진 전 농림부 장관이 교체됐지만 스스로 물러났기 때문에 이번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또 업무의 인수인계를 위해 후임 장관의 임명을 늦춘 것도 이례적이다. 우리는 한나라당의 행자부 장관 해임건의는 명분이 약했지만 기왕 국회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서는 노 대통령이 받아들이라고 권고했다.경제 및 민생불안 등 시급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의 대치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더욱이 부안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건설과 관련한 갈등이나 태풍피해 복구도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국정 현안이다.그런 점에서 노 대통령의 장관 교체는 명분을 따지기 전에 실리적인 판단이라고 본다.또 노 대통령이 국회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장관 교체를 망설인 것이나,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새 장관 임명을 늦춘 것은 책임행정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김 장관 교체를 계기로 정부와 한나라당은 앙금을 씻고 국정운영의 동반자라는 책임 의식을 새롭게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소모적인 힘겨루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정치적 갈등이 생길 때마다 장관을 바꾼다면 책임있는 행정을 펼치기 어렵다.수를 앞세워 국정을 흔드는 정당의 행태는 마땅히 자제되어야 한다.정부도 대화와 설득을 통해 정치권의 협조를 얻는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사설] 재난·재해기금 운용 개선해야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연재해와 재난에 대비해 적립하도록 돼 있는 재해대책기금과 재난관리기금을 부실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각 시·도별 기금 관리실태를 보면 재해대책기금의 적립률은 87%이며 재난관리기금은 지난 6년동안 전국적으로 109억여원밖에 집행되지 않는 등 자치단체의 재해·재난 예방활동이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 때문에 주민 안전교육과 시설물 보강,안전진단 등 예방활동을 강화해 왔다면 태풍으로 인한 피해도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치단체는 재해예방의 일차적 책임을 지고 있다.재해예방활동을 소홀히 한 것은 주민들을 안전하게 돌봐야 하는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또 관련법상 반드시 적립하도록 돼 있는 재해·재난 기금의 적립률이 낮고 사용실적마저 저조하다는 사실이 매년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파행적 운용을 사실상 방치해 온 정부의 책임 또한 작지 않다. 재해·재난 기금의 적립 및 사용이 저조한 것은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자신들의 임기중 생색이 나지 않는다는이유로 기금의 적립과 사용에 소극적으로 임해왔기 때문이다.평소에는 지방자치 확대를 주장하면서도 재해가 발생하면 중앙 정부가 도와 주거나 국민성금이 답지할 것이라는 의타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자치단체가 제대로 기금을 적립,사용하도록 강제조치근거를 마련하고,이를 따르지 않는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불이익 조치를 취하는 등 자치단체의 안전불감증을 적극 시정해 나가야 한다.또 재해대책기금,재난관리기금,재해구호기금 등으로 나눠진 유사 성격의 기금을 통합하거나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통합적인 재해관리가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자치단체는 기금을 활용,주민 비상대피 훈련,피난체계 구축,피해 조사기법 개발,안전체험관 건립 등 재해예방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정비,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기고 / 태풍 ‘매미’와 지도자 역할

    중국 5경의 하나로 ‘尙書’라고도 불리는 서경(書經)을 보면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는 말이 나온다.이 말은 과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쓰면서 유명해졌다.그러나 대부분 ‘철저히 준비하면 잘못된 결과를 줄일 수 있다.’는 정도로 의미를 알고 있으나 이 말은 전혀 다른 뜻을 담고 있다. 서경은 ‘유비무환(有備無患)’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나라가 잘 다스려지는 것이나 어지러워지는 것은 오로지 관리들에게 달려 있다.벼슬은 사적인 관계가 아닌 능력에 따라 주어야 하며,악행을 저지르지 않은 현명한 사람에게 주어야 한다.…스스로의 능력만을 뽐내다가는 오히려 그 공을 잃게 될 것이다.오로지 자신의 업무에 사심 없이 임하면 매사에 늘 철저히 대비하게 될 것이고,대비가 되어 있으면(有備) 우환도 없다(無患).” 태풍 매미가 남긴 상처가 너무 크다.짧은 시간 머물렀으면서도 많은 피해를 주었다.태풍의 강도가 워낙 센 탓이기도 하지만 인재의 측면도 강하다.도처에서 무사안일과 태만의 흔적이 드러나고 있다.감사원의 사전 지적에도 그대로 방치하다가 19명의 인적피해와 1900여억원의 재산 손실을 낸 마산에서는 해일이 닥쳐오는데도 아무런 경고도 없었다.낙동강 도진제 같은 지천둑의 붕괴나 김해시 한림면의 강물 범람에 의한 배수펌프장 정전 등의 사고도 이미 지적돼왔다고 한다.지난해 태풍 루사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던 강릉시 시사천 공원묘역 지역에서는 또다시 인명피해가 재발됐다. 이번 태풍의 직접 피해를 입은 일본에서는 사망자가 한 명뿐이라는데 우리는 사망과 실종인원이 100여명을 넘어섰고 재산피해도 수조원에 이른다니 정말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이는 ‘능력을 제대로 갖추고 사심 없이 매사에 임함으로써 늘 철저히 자신의 맡은 바 책무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적어 비롯된 인재인 것이다.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우리는 책임을 따지고 성토한다.물론 일차적인 책임은 그런 문제점을 간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담당 공무원들에게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 공무원들을 지휘하고 통제했던 고위 관리들과 그런 공무원들을 감독하고 지도하라고 뽑아준 정치가들에게서 우리는 책임의 원천을 찾아야 한다.그리고 그런 단체장이나 지도자,정치가들을 뽑은 국민들 모두가 궁극적인 책임을 나눠져야 할 것이다. 서경의 유비무환 구절이 있는 대목은 당시의 명재상이었던 열명(說命)이 당시의 왕이며 재상에 대한 임명권자였던 고종에게 자신의 인사관리의 기준을 보고하던 내용이다.지금은 어떤가? 누가 최종적인 임명권자인가? 바로 우리들 유권자이다.그런 단체장과 정치인들을 선택한 우리가 바로 사태의 책임자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끔찍한 일들을 많이 겪으면서도 쉽게 잊는다.그러고는 막상 선거를 할 때는 사적인 인연이나 지역적 연고에 의해 표를 던진다.그리고 그렇게 뽑힌,무능하고 게으르며,사적 이익에만 몰두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며 뽐내는 사람들에 의해 같은 사고가 반복된다. 인재를 막고 안전하며 건실한 사회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드러난 과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그래서 분명한 기준으로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붕어가 좁은 어항 속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 수 있는것은 방금 본 것도 잊어 버려 몸을 돌릴 때마다 새로운 풍경에 감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우리도 그들의 무능과 부패와 게으름과 권력의 전횡을 잊으면 어항 속의 붕어처럼 깔보임을 당해,어떤 큰 재난을 겪게 될지 모른다. 유관웅 SMI 드림빌더 대표 자문위원
  • “송전선로 단선이라서 피해컸다”/한전상대 300억 집단손배소 무료변론 나선 김한주 변호사

    “닷새 동안 전기가 끊겨 엄청난 고통을 받았습니다.” 경남 거제시 신현읍의 향토변호사인 김한주(사진·37) 변호사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최고 300억원에 이르는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그는 “가구당 하루 피해액을 10만원으로 산정할 것”이라면서 “피해자들이 소송 인지대를 내야겠지만,변론은 무료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 토박이인 김 변호사는 지난 12일 이웃들과 함께 악몽의 시간을 보냈다.태풍 ‘매미’가 15만4000V급 송전철탑 두개를 무너뜨리면서 섬은 일순간 암흑으로 변했다.거제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송전선로가 환상망이 아니라 단선이기에 피해가 더욱 컸다. 통영에서 거제를 잇는 송전탑 2기를 임시복구한 16일 오후까지 6만6000여가구 18만5000여명 대부분이 전기가 끊겨 고통을 겪었다. 올해초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새내기 변호사이지만,김 변호사는 실의에 빠진 이웃들을 돕고 싶었다.2001년 시험에 합격한 뒤 고향에 자리를 잡고,민변과 시민단체 등에서 활동해왔다. 최근 시민단체들이 시민원고단을 구성,집단소송을 낸다고 발표하자 김 변호사는 발벗고 나섰다.그는 “피해자들이 피해증거자료 등을 접수하면 다음주말에 소송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한전에 대해 송전선로를 환상망으로 설치하지 않은 책임과 송전탑을 허술하게 세워 태풍에 쓰러지게 한 책임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김 변호사는 “관련 자료를 충분히 준비한 뒤 전력소비자에 대한 채무불이행 책임과 과실로 인한 손배책임을 함께 묻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길섶에서] 절망과 희망

    과학문명은 자연을 정복했다고 자만하곤 한다.그러나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쌓은 문명의 탑은 얼마나 무력한가.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부산항 부두의 거대한 크레인이 맥없이 무너졌다.해일이 덮친 마산 해안지역은 폐허가 됐다.집들이 흔적조차 없어지기도 했다.어촌의 피해도 엄청나다.황금물결이 출렁이어야 할 들판은 모래와 흙으로 뒤덮였다.농부와 어민의 얼굴엔 절망의 주름이 더 늘어났다. 태풍의 피해가 너무 커 많은 사람들이 절망의 늪에 빠져 있다.그러나 지금의 상황이 절망적이라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절망의 끝은 희망이다.세르반테스도 그의 명작 ‘돈키호테’에서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라고 말했다.희망을 갖게되면 거기에는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이 존재한다. 희망은 결코 가진자만의 것이 아니다.어려움을 겪는 사람일수록 희망은 더 소중하고 필요하다.희망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희망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의 원천이다.인간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만들어내는 위대한 힘을 갖고 있다. 이창순 논설위원
  • 태풍피해 복구 동참호소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태풍 ‘매미’피해와 관련해 16일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수재민들을 위로하고 피해복구를 위한 동참을 촉구했다. 법장 스님은 “조계종단은 물심양면으로 이재민들에 대한 지원활동을 벌이겠다.”며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수해복구 행렬에 동참하고 정부는 신속한 수해복구 조치를 취해줄 것”을 호소했다. 법장 스님은 한국방송공사를 방문해 1억원의 성금을 기탁했으며 17일에는 부산·마산 수해지역을 방문,수재민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 삼성그룹 수재의연금 100억

    삼성은 16일 태풍 ‘매미’로 인한 이재민을 돕기 위해 성금 10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또 재해지역 복구 지원을 위해 임직원 1000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과 의료진을 투입하는 등 그룹 차원의 재해복구 지원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은 “이재민들이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복구 지원활동에 동참하자.”는 이건희(사진) 회장의 당부에 따라 이날 삼성사회봉사단 이수빈 회장,삼성생명 배정충 사장,삼성전자 최도석 사장,구조조정본부 이순동 부사장 등 사장단이 전국재해구호협회를 방문,100억원을 기탁했다. 한진그룹도 이날 조양호 회장과 전 임직원이 모은 수재의연금 1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 “태풍 감전사 한전도 연대 배상” 판결

    서울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 임종윤)는 16일 전선 위에 걸쳐진 낙뢰방지 동선(銅線)을 치우다 감전돼 숨진 김모씨 유족 5명이 한국전력과 KT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4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전은 전선을 낮게 설치,전선보다 높게 설치됐던 동선이 전선에 닿아 감전사를 유발시켰다.”면서 “KT 역시 동선을 튼튼하게 설치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안전의무를 다하지 않은 김씨의 책임도 50%로 인정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불붙은 ‘2차 추경편성’

    태풍 ‘매미’로 인해 정부 안팎에서 추가경정예산의 편성을 놓고 논쟁이 일고 있다. 1차 추경 때와는 달리 2차추경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추경 편성에 적극성을 보여 정부가 ‘결단’만 하면 어렵지 않아 보인다.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국회에서 “2차 추경 편성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이같은 가능성을 높였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소비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태풍 등으로 인해 물가가 오를 경우,실질소득을 감소시켜 소비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불안해 금리인하는 어렵고,대안은 추경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경제연구소측은 오래 전부터 2조∼3조원의 2차 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추경 편성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부정적인 쪽은 “경기회복의 최대 걸림돌인 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을 추경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재정 형편도 여의치 않다.경기 침체로 인한 법인세 감소와 각종 세제감면 조치로 세수 확보에 이미 비상이 걸렸다.2차 추경을 편성하면 적자재정의 골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기획예산처가 “추경 편성을 검토하겠다.”면서도 우선순위에서 밀쳐놓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안미현기자 hyun@
  • 오늘 올림픽축구대표팀 한일전/ “오쿠보, 맘대로 안될걸”

    지난 7월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 결과는 1-1.분명 일본도 1골을 기록했지만 일본선수가 넣은 골이 아니다.한국 수비의 핵이자 주장인 조병국(22·수원)의 자책골이었다. 최태욱(22·안양)이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경기 내내 일본을 압도하고도 막판 어이없는 실수로 무승부를 이룬 한국으로선 아쉬움이 남는 한판이었다.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는 17일 오후 7시 상암동 서울월드컵구장에서 열리는 리턴매치.56일만에 찾아온 명예회복의 기회를 앞두고 조병국의 피가 끓지 않을 수 없다.물론 그는 골을 넣는 공격수가 아니라 골을 막는 수비수다.단 한골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수비를 펼치면 승리의 필요조건은 갖추는 셈.명예회복의 관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7월 경기에서 골을 못 넣었을 뿐 일본에도 능력있는 공격수는 많다.가장 돋보이는 선수가 바로 오쿠보 요시토(21·오사카).168㎝의 단신이지만 폭발적인 스피드와 돌파력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어가는 전형적인 킬러다.1차전에서도 한국 문전을 가장 많이 위협했고,15일 입국한 뒤 곧바로 가진 연습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매서운 슈팅을 여러차례 날려 경기장을 찾은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어차피 한국의 수비를 책임질 조병국으로선 표적감이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는 입장이다.1차전 무승부의 빌미를 내준 자괴감과 최근의 슬럼프를 동시에 털어내려면 쉬운 상대보다는 강한 상대가 더 적격이기 때문. 사실 조병국은 7월 일본전에서의 실수 이후 국내 프로무대에서도 거듭 자책골을 기록하며 주변의 우려를 사왔다.홍명보(LA 갤럭시)의 뒤를 이을 대형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아온 그로서는 믿기지 않는 실수의 연속이었다.이 때문에 플레이가 위축돼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이제는 악몽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해야 할 그로서는 그 빌미가 된 일본과의 리턴매치를 통해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김호곤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조병국은 주장이다.누구든 실수를 통해 성장해가는 것이며 반드시 명예회복의 기회는 오게 마련”이라며 강한 신뢰를 표시했다. 곽영완기자 kwyoung@ ●김호곤 한국팀 감독 지난7월 도쿄전 때보다 부담이 많다.조재진과 새로 발탁한 남궁도를 투톱으로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일본은 이번에 공격수 2명을 새로 발탁하는 등 공격력 강화에 힘쓴 것으로 보인다.물론 경계할 선수는 단연 오쿠보 요시토다.홈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태풍으로 시름에 빠진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겠다. ●야마모토 마사쿠니 일본팀 감독 한국과 다시 경기를 갖게 돼 기쁘다.지난 7월 경기에서는 한국의 매서운 공격에 많이 시달렸다.한국은 스피드와 개인기가 우수한 팀이다.이번 경기도 쉽지 않은 일전이 되겠지만 반드시 승리해서 돌아가겠다.
  • 특별재해지역 24일께 선포

    정부는 태풍 ‘매미’ 피해와 관련해 이르면 24일쯤 특별재해지역을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가 끝난 뒤 “23일이 돼야 피해에 대한 조사가 끝나기 때문에 이르면 24일이나 25일쯤 특별재해지역이 선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김두관 행자부 장관은 “18일부터 중앙정부가 합동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일부 국무위원들은 서울과 인천·경기는 피해가 거의 없는데 굳이 전국에 걸쳐 특별재해지역을 선포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관련,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은 “선포지역은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영세 생계형 점포의 피해에 대해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를 검토하라.”면서 “특별교부세를 신속하게 피해지역에 골고루 집행하고 해일로 마산의 피해가 많게 된 원인을 분석해 재해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행자부는 국무회의에서 “신속한 복구와 수습을 위해 특별교부세 100억원을 긴급배정해 오늘 부산과 경남 등 주요 피해 시·도에 지원하겠다.”고 보고했다. 곽태헌 장세훈기자 tiger@
  • 재계 총수 빅3 행보 ‘엇박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단 가운데 재계 빅3 총수들의 엇박자 행보가 장기화되고 있다.재계 ‘우산 역할' 을 해온 전경련의 역할과 관련해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1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정례 회장단 회의도 이같은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이건희 삼성 회장이 1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반면 LG 구본무 회장과 현대·기아자동차의 정몽구 회장은 불참했다.전경련이 그동안 특정 기업에 편향된 행보에 대한 불편한 분위기가 가시지 않은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 전경련내 ‘입김’ 강화 삼성 출신인 현명관 전경련 상근 부회장이 취임한 뒤 전경련은 공공연히 삼성 편들기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삼성전자의 반도체 수도권 공장 증설과 관련,현 부회장은 LG는 되고 삼성전자가 안된다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삼성 이 회장이 참여정부 출범 이후 재계 빅3 오너 가운데 유일하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함에 따라 전경련 내부 역학관계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현대 ‘냉랭’ LG와 전경련간에형성된 한랭전선도 여전하다.구 회장은 2000년 이후 한번도 정례 회장단 회의에 참석지 않고 있다.미국 현지의 LG 사업장을 방문한다며 지난 15일 출국했다.일각에서는 LG가 6개월치 전경련 회비(6000만원)를 납부함으로써 화해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지만 LG측은 “밀린 회비를 낸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는 설명이다. 현대·기아차 정 회장도 지난해 10월 이후 회장단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정 회장은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울산지역 협력업체 상황을 점검하는 데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정 회장은 급한 일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근로기준법보다 훨씬 앞선 주5일제를 노조와 합의했다가 재계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특히 전경련 일각에선 정 회장을 겨냥해 험한 애기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전경련과 오너회장간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대출 김경두기자 golders@
  • 한은 “올 3% 성장 어려울듯”/설비투자부진·태풍등 악재…2%대 하향조정 시사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올해 3%대 경제성장이 어려울 것임을 공식 시사했다.또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는 이날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도 채 안될 것으로 내다봤다.그동안 정부의 성장목표인 3%대 달성이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추가경정예산을 추가로 편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 박 총재는 이날 시중·국책은행장들과 가진 금융협의회에서 “당초 한은은 올해 성장률로 3.1%를 예상했으나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률이 더 내려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고 밝혔다.이어 “당초 3·4분기부터 경제가 나아지리라고 생각했으나 현재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한은 총재가 성장률 3%대 달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에따라 한은은 조만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이날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피치는 지정학적 긴장과 노사문제,금융시장 불안 등이 소비 및 투자 심리를 급격히 악화시킨 데다 가계 대출과 카드 부문 위축까지 겹쳐 우리나라 경제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침체기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인터넷 국정신문 ‘국정브리핑’과의 인터뷰에서 성장률 전망과 관련, “긍정적인 국내외 경제지표와 태풍 피해복구 대책의 조기집행을 통해 당초 성장 목표 3%대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성장률을 억지로 3%대로 유지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정부 공식 입장과 달리 3%대 달성이 물건너갔음을 시사했다. 주병철 김태균기자 bc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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