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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 2004] K리그 3일 킥오프

    프로축구 K-리그가 3일 ‘서울시대’의 문을 활짝 열면서 겨울잠에서 깨어난다. 올시즌은 FA(자유계약선수)의 대이동과 새로운 외국선수의 대거 영입으로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고,정규리그가 전·후기로 나뉘어 플레이오프전이 열리기 때문에 개막전부터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너,딱 걸렸어! 올해 초 축구계를 들썩거리게 한 서울 연고지 이전 문제로 장외전쟁을 치른 FC 서울과 부산 아이콘스가 상암벌 첫 경기에서 ‘덜컥’ 맞닥뜨렸다. 지난해에는 1승2무1패로 호각세.그러나 일단 서울의 우세가 점쳐진다.올시즌 서울의 화력은 13개 구단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거액을 들여 ‘샤프’ 김은중과 ‘후반전의 사나이’ 이원식을 영입했다.또 지난해 브라질 1부리그 파라냐(리그 9위)에서 뛰면서 32골(2위)을 터뜨린 헤나우도를 수혈,김은중과 함께 투톱을 맡겼다. 반면 부산은 두팀간 통산전적에서 38승35무35패로 약간 앞선다.공격진보다는 미드필더에 관심이 가는 편.프리미어리그 출신의 백전노장 크리스 마스덴을 중심으로 노정윤 임관식 등이 중원에서부터 서울을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천 ‘K-리그 상륙작전’ 분데스리가 출신의 맹장 베르너 로란트 감독이 겨우내 스파르타식 훈련을 통해 ‘외인부대’ 인천을 강팀으로 조련해냈다.그 결과 지난달 1일 J-리그 감바 오사카와의 초청경기에서 4-0으로 대승을 거두며 돌풍을 예고했다. 이에 맞서는 지난해 FA컵 우승팀 전북도 지난달 수퍼컵에서 지난시즌 챔프 성남을 2-0으로 격파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번 대결에서는 에드밀손(전북)과 알파이 외잘란(인천)의 만남이 주목된다.지난해 최전방과 중원을 오가며 도움왕(14개)과 득점 5위(17골)에 오른 에드밀손은 올시즌에도 삼바태풍의 핵심이다. 반면 터키 국가대표 출신 외잘란은 유럽파를 대변한다.188㎝·82㎏의 당당한 체격에 강력한 태클을 앞세운 대인방어에 능하다. 한편 ‘히딩크 사단’ 출신 정해성 신임 감독이 이끄는 부천은 울산을 상대로 1992년 이후 개막전 무승(3무9패)의 불명예를 씻을지 주목된다.또 일화(현 성남)의 1차 전성기를 이끈 박종환 대구 감독과 이장수 전남 감독간의 ‘사제 대결’도 볼거리다. 홍지민기자˝
  • 李부총리 ‘탄핵 부적절 발언’ 논란

    ‘경제파탄’ 등을 이유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시킨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은 헌법재판소 결정과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특정 정당 후보로 출마한 전임 경제부총리를 옹호한 것도 의도의 순수성을 떠나 ‘정치중립 의무’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이 부총리는 ‘경제실정을 이유로 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어떻게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약한 질문”이라며 짐짓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기다렸다는 듯 말을 쏟아냈다.그는 “외환위기때 환란과 관련해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정치적 요구가 강했으나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면서 탄핵의 부당성을 지적했다.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이었지만,사전에 교감이 이뤄진 질의응답이었음이 확인됐다. 이 부총리는 ‘산불과 강풍론’이라는 비유화법까지 동원해 가며 경제파탄이 노무현 대통령과 김진표 전 경제 부총리(열린우리당 수원영통 후보)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한양대 나성린 교수는 “헌재 심리가 진행중인 탄핵소추안에 대해 현직 부총리가 언급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나 교수는 “지난해 산불과 강풍이 겹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경제정책의 무원칙성과 리더십 부재가 경제위기를 심화시켰다.”면서 “(이 부총리의)주관적인 평가야 자유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이런 발언을 한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경제실정 등을 이유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는데. -참여정부가 출범했을 때에는 이미 SK글로벌 사태,카드채,가계대출,신용불량자 문제 등 산불이 광범위하게 번져 있었다.여기에 북핵 위기,이라크전쟁,사스,태풍 매미,광우병,조류독감 등 강풍마저 몰아쳐 진화가 쉽지 않았다.이같은 상황에서 노 대통령과 김 전 부총리팀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며 덕분에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지금 새싹이 돋고 있다. 5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벤처기업들의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가 5조원이 넘는데. -이미 도산한 기업 등을 제외하면 실제 만기도래액은 557개 기업,1조 4000억여원이다.만기를 연장하지 않고 일반보증 형태로 전환시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이 과정에서 2000억원가량의 재원이 모자라지만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자체 회계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 때문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일은 없다. 환율이 급락세인데. -시장에서 결정될 문제다.수입 원자재가격이 오른다거나 유가가 불안하다고 해서 가격상승분을 흡수하기 위해 정부가 환율을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총선결과에 따라 경제정책이 바뀌나. -일각에서 총선이 끝나면 분배쪽으로 경제정책의 중심이 다시 옮겨갈지 모른다고 관측하고 있으나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안미현기자 hyun@˝
  • “국제특송·택배시장 집중 공략”구영보 우정사업본부장

    구영보(54) 우정사업본부장은 지난 해 처음으로 우편물량이 5%나 줄었다고 걱정했다.올해도 줄고 있어 마음의 부담이 큰 듯했다. “경기침체와 e메일 등 의사소통 수단의 발달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용카드 부실로 지난해 우편 고지서가 3000만통이나 줄었습니다.” 그는 곧바로 대체 수익원 개발쪽으로 말머리를 돌렸다.“소포(택배)와 국제특급우편(EMS) 시장은 확장 가능성이 큽니다.특히 EMS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어 대체 수익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봅니다.” 그는 두 분야에서 올해 580억원의 매출을 추가한다는 복안이다.지난해 총 매출액은 3000억원이었다. EMS는 중국·홍콩 등 태평양연안 6개국과의 공조체제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올 중반기부터 전산시스템을 공유하기로 했고,아프리카 등지와는 TNT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국내 택배시장 공략도 강도를 높일 방침이다.시장 점유율은 대한통운 등 4대 메이저 업체와 비슷한 수준이다.우정본부의 택배시장 강화는 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태풍의 눈’이다.벌써부터 여기저기서 견제가 심하다고 전했다. 구 본부장은 우편 금융으로 화제가 바뀌자 “예대마진이 박해졌다.”고 엄살을 떨었다.“3%대였던 마진율이 저금리 추세로 0.9%까지 떨어졌습니다.”지난해 11월에 금융상품 취급 수수료를 올린 것도 이같은 피치못할 여건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구 본부장은 직원들에게 “세상이 바뀌었다.”는 말을 자주 한다.직접 관리하지 않는 700여개의 별정우체국도 경영성과가 없으면 폐국하겠다고 밝혔다.‘앉아서 하는 서비스’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정기홍기자˝
  • 우체국, 금융·택배시장 ‘태풍의 눈’

    금융·택배시장에 ‘우정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네트워크망을 자랑하는 우정사업본부가 민간기업 경영방식을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공격경영에 나서면서 금융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국가기관이면서도 독립채산제를 도입,금융지주회사의 등장과 대형 시중은행의 출현으로 몸 추스르기에 바쁜 금융권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국내 최대의 금융 관련 점포망과 정부기관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2000년 7월 출범한 우정사업본부의 지난 3년간 경영성적표는 ‘합격점’이다.잘 다져진 인프라 덕분이긴 하지만 5년 연속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잃지 않고 있다. ●53조원이 움직인다 우정사업본부는 금융분야에서만 한 해에 53조원을 움직이는 거대 ‘항공모함’이다.우체국 예금이 33조원,우체국 보험은 20조원에 이른다.지난해 전체 예금시장 규모가 557조원,보험이 148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무시못할 액수이다. 이런 우정본부의 금융분야가 최근 움직이기 시작했다.‘종합금융기업’을 표방,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나선 것.그동안 정부기관으로서 리스크를 줄이는 등 보수적 운용을 해왔다.단연 시중 금융업계는 긴장하면서도 견제가 많아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우정사업본부가 법인세(한해 400억∼500억원 수준)를 내지 않아 자금운용과 경영수지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정사업본부는 생각이 다르다.시중은행과는 달리 우체국금융은 대출기능이 없어 수익률을 높일 수 없다.또 해마다 법인세의 3배 정도를 국가의 일반회계(공공자금관리기금)에다 남은 자금을 의무적으로 예탁하고 있다고 반박한다.이 돈은 사회간접시설 등에 투자하는 것이다.지난해에는 2조 6374억원 규모였고,2002년까지 예탁 잔액은 11조 6685억원이었다.공적자금 상환기금에도 해마다 출연한다.예금·보험 평균 잔액의 0.1%인 400억∼500억원 정도이다. 천창필 금융사업단장은 “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지난해까지 6600여억원을 냈다.”고 말했다.또 그동안 주식과 채권을 은행 등을 통해 간접투자해 수수료를 꼬박꼬박 물어 손해를 봤다고 항변했다. ‘우정 금융’은 7월부터 1조원대의 주식투자를 직접 할 수 있게 됐다.‘돈 운용’이 다양해진다는 데 의의가 있다.또 지난 11월 도입,서민들의 주택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한 ‘비과세 주택마련 저축상품’ 수신고가 4개월 만에 4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이 상품은 일반은행에서 운용 중이지만 첫 시도치고는 상당한 성공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여기에는 공공기업으로서의 신뢰성,안전성이 먹혀 들었다.또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한 마케팅도 한몫했다. 소매금융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1만원권 단위만 가능했던 출금을 1000원대까지 출금이 가능토록 해 ‘고객밀착형’ 서비스에 시동을 걸었다.예전의 우체국과는 비교가 안되는 변신인 셈이다.올해는 미래고객인 인터넷 이용자의 특성에 맞는 예금·보험 신상품을 보급할 계획이다.수혜범위가 한정된 건강보험제도를 보완할 수 있는 ‘우체국 의료보험’도 내년에 출시된다. 무인자동화창구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편리성과 효율성을 위한 것이다.내년까지 지동화창구 비율을 전체의 24% 수준까지 확대한다.천 단장은 “필요하면 모든 분야에서 시중은행과 전략적 제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택배시장 지각변동?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택배시장 진출 프로젝트를 짰다.‘종합물류서비스업’으로의 변신을 꾀하겠다는 것이다.현대·한진택배,대한통운 등 국내 메이저 업체와 한판 승부를 건다는 내용이지만 국제 물류기업의 사업확장도 영향을 줬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 전국 22개의 우편집중국과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택배시장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대형 택배업체들은 벌써부터 사업 프로젝트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택배(소포 포함)시장은 최근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급속한 성장으로 배송량이 늘어나며 우정본부로선 선택사항이 아니다.2조 5000억원대가 넘는 택배시장은 향후 20%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우정본부가 2500억원대(점유율 10.3%)다. 국제특급우편(EMS)도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국내시장은 4000억원대.우정본부가 이 중 30%를 차지해 경쟁력을 갖춘 상태다.인천국제공항에 국제우편물류센터를 2006년까지 건설해 동북아 우편물류허브로 만들 작정이다.시장 점유율 1위가 목표다. 박재규 우편사업단장은 “구조조정의 때를 놓친 영국은 조직을 40%로 줄였지만 독일 우정국은 세계적 물류 회사인 DHL을 인수해 성공적 도약을 하고 있다.”면서 “우정사업에도 물류 자회사를 설립해 서울을 동북아 물류센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우리나라가 세계 2위의 컨테이너 물류국가란 점을 예로 들었다. 최신 우편운송망 시설도 강점이다.우편집중국에 ‘출입차량 통합관리시스템’을 설치,IT를 접목시켜 일반기업보다 편리성을 더했다.기업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해부터 기업 우편물 접수도 확대했다.박 단장은 “우체국 택배사업은 우정본부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인터넷쇼핑몰과 인터넷우체국 사업도 전략사업으로 꼽고 있다.‘e비즈니스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이다.인터넷 쇼핑몰 전체시장은 4조원이 넘지만 고작 280억원 정도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근대 기상관측 100년] “이웃집 딸 야외결혼 한다며 맑은 날 알려달랬을때 당황”

    근대 기상 100주년을 맞아 안명환(59) 기상청장은 “2004년을 기상관측 향후 100년의 새로운 원년으로 삼고 고객 중심의 기상예보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근대 기상관측 100년의 의미는. -역사를 되돌아 봄으로써 선현들의 기상 기술을 이어받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하자는 취지다.이를 위해 기상시스템의 혁신사업을 병행할 것이다. 태풍 루사와 지난 4일 쏟아진 폭설 등으로 예보 및 재난관리체계 허점이 노출됐는데. -우리나라의 기상예보 정확도는 85%로 예보 선진국인 미국 88%,일본 86%에 뒤지지 않는다.하지만 한반도의 3면을 둘러싼 바다와 높은 산의 영향으로 날씨 변화가 심해 예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이같은 지역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 단위로 예보체계를 구성하고 국지예보구역 한 곳에 기상대 하나씩을 설치할 예정이다.또한 중앙재해대책본부 등과 연계해 방재기상 업무를 전담하는 기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기상청에 몸담은 34년 동안 기억나는 일화는. -이웃집 딸이 야외결혼식을 한다고 비가 오지 않는 날을 알려달라고 부탁을 해 무척 당혹스러웠다.또 염전사업이 호황을 이룰 때 여름철에 비가 오지 않는 날을 예측해 동업을 하자는 제안을 받은 적도 있다. 중점을 둘 기상 사업은. -우선 슈퍼컴퓨터 2호를 최대한 빨리 도입,집중호우와 태풍예보 정확도를 높여 기상재해를 최소화하도록 하겠다.또 예보브리핑 자료를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태풍·황사 전문 예보관제 시행 등 고객위주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위기의 수협] (상)맞보증으로 마을전체가 빚더미-무너지는 수협 : 양식어민 5억~7억 빚더미

    국내 최대 어류 양식어가가 밀집한 전남 완도군 신지면 송곡리.마을입구에 들어서자 앞바다에 빼곡히 들어선 해상 가두리 양식장이 한눈에 들어온다.일부 시설물은 지난해 태풍 ‘매미’로 부숴진 뒤 지금껏 방치되고 있다. 몇년전만해도 ‘잘나가던’ 양식업자들이 요즘은 신용불량자로 몰려 야반 도주하거나 위장 이혼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곳 39개 어가는 10여년 전부터 정부의 ‘기르는 어업’ 정책에 힘입어 양식업에 손을 댔다.초기 투자비는 대부분 정부 정책자금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중국산 활어 수입증가,태풍·비브리오 발생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양식어가들은 빚더미 속으로 빠져들었다.이미 3개 어가가 파산하고 이곳을 떠났으며,일부는 이혼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10년째 이곳에서 양식업을 하고 있는 김장백(41)씨는 “수협 등에서 초기시설자금 4억여원을 대출받아 양식업에 뛰어 들었으나 지금은 빚만 6억여원에 이른다.”며 “당장 그만 두고 싶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한숨을 토해 냈다. 장모(45)씨는 “대출자금을 못갚아 집이 경매에 부쳐졌다.”며 “10여년 동안 이 사업을 했지만 지금처럼 힘든 때는 없었고,더 큰 문제는 희망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털어 놨다. 초기 투자비 및 시설 운영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어류 양식 어가들의 파산과 자금압박은 수협 부실의 최대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 마을 문승민(37)씨는 지난 1996년 자신의 재산 8000만원과 형제들에게 빌린 6000만원 등 모두 1억 4000만원을 들여 앞바다에 7조(7x7m,30칸)의 가두리 양식장을 설치했다.이곳에 우럭 20만 마리를 새로 입식했다. 그러나 10개월쯤 기른 시점에서 사료가격이 오르고 운영자금이 바닥났다.농·수협과 일반 은행,친지들을 통해 수천만원씩 빚을 끌어들였다.이 과정에서 2주 동안이나 먹이를 주지 못해 80% 가량이 폐사해 버렸다.하루 아침에 4억여원을 날려 버린 셈.해마다 닥치는 태풍과 적조,비브리오 등도 그의 재기 의지를 꺾었다. 그는 “활어(우럭)가격이 ㎏당 1만 5000원이라야 겨우 생산비를 건지는 데,장기간 1만원을 밑돌고 있어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며 ““해마다 빚내서 투자하고,원금 이자갚기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을 전체 주민이 맞보증으로 신용불량자가 됐거나 더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없다.”며 “양식어가 당 평균 5억∼7억여원의 부채를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상당수 어가들이 태풍 등으로 파손된 양식시설을 복구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으며,해상가두리 양식장의 절반 정도가 빈 껍데기로 남아 있다. 완도 최치봉 남기창기자 cbchoi@ ˝
  • [총선 D-23] 본지 선거자문위원이 본 권역별 민심-호남지역 (끝)

    민주화 이후 역대 선거에서 호남지역은 민주당에 대해 압도적 지지를 보내왔다.그러나 지난 12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서 호남권에서도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탄핵소추안 의결을 주도한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는 반면,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는 급상승하고 있다. 물론 탄핵안 의결 이전에도 호남권 유권자들이 열린우리당을 전혀 지지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비록 전체적으로는 민주당 지지도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이미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결구도가 형성되어 있었다.특히 광주·전남과 달리 전북지역의 경우 소위 ‘정동영 효과’로 열린우리당 바람이 예고되고 있었다.이번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은 호남지역에서 일기 시작한 이러한 열린우리당 바람을 ‘태풍’으로 바꾸어버렸다. ●호남민심 변화 곳곳 감지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호남 민심의 변화는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많은 사람들이 탄핵안 가결에 분노하면서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밝힌다. 탄핵 문제를 이야기하다 “사실 지역구 투표는 민주당 후보를,정당투표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하기로 하였는데 열린우리당에 표를 모아 주기로 생각을 바꾸었다.”는 이야기가 많은 것에서 이러한 민심 변화를 잘 읽을 수 있다.또 어떤 이는 “민주당이 왜 한나라당과 함께 탄핵안을 내놓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탄핵안 의결 이후 호남 민심의 동요와 열린우리당의 지지도 급상승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잘 나타난다.전북지역뿐만 아니라 광주·전남지역에서도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가 민주당을 압도하고 있다.현 상황대로라면 전북지역뿐만 아니라 광주·전남지역에서도 민주당이 몰락할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호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급상승한 것은 탄핵안 의결 이후 많은 부동층이 열린우리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사실 호남지역 부동층의 상당수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분당된 후 전통적 지지정당인 민주당을 지지해야 할 것인가,아니면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했던 유권자로서 열린우리당을 지지해야 할 것인가라는 갈림길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탄핵안 의결로 현 정치구도를 소위 “개혁과 반개혁”의 갈등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지지정당을 열린우리당으로 선택한 것이다. ●우리당 광주·전남·전북 모두 우세 이와 달리 탄핵 이전 민주당을 지지했던 유권자 가운데 일부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하기로 마음을 바꾸기도 했지만,상당수는 부동층으로 돌아섰다.즉,일부 민주당 지지층은 현 정국을 ‘민주주의의 위기’로 간주하고 ‘민주주의의 복원’을 위해 열린우리당을 선택한 것이다. 반면 또다른 상당수는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하고 “반개혁적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한 양비론적 항의의 표시로,혹은 비등하는 탄핵반대 여론 속에서 지지정당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탄핵소추안 의결로 형성된 호남지역의 열린우리당 강세와 민주당의 약세가 17대 총선 결과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일부에서는 벌써 민주당의 몰락을 예견하는가 하면,일부에서는 좀 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까지 탄핵정국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전자의 가능성을 높여준다.또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사이에 지지도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졌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이를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도 민주당의 어려움을 표현해주고 있다.그러나 변수는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등장하게 될지도 모르는 지역주의가 첫번째 변수이다.아직까지 민주당의 ‘열린우리당 배신론’이 크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포기할지 미지수다.게다가 전통적 지지정당인 민주당에 대한 동정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총선까지 변수는 많아 향후 선거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또다른 중요한 변수는 후보자이다.민주당의 호남독점 구도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당이 투표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약화되어 있다.선거일이 가까워올수록 점차 지역적 이슈와 후보자의 개인적 도덕성이나 자질 등은 지지후보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부각될 전망이다. 한편 호남지역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기반답게 민주당 조직이 강건하다.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선거를 ‘민주당의 조직력’과 ‘열린우리당의 바람몰이’의 대결로 간주한다. 물론 탄핵소추 의결 이전부터 민주당 조직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탄핵의결 이후 전남지사를 포함한 많은 자치단체장들과 시·도의원들이 민주당을 탈당했다.민주당의 조직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그럼에도 열린우리당 지지층은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민주당의 조직력은 이번 총선에서 여전히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이다.이처럼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에서마저 민주당이 몰락하게 될지,혹은 앞으로 남은 20여일 동안 민주당이 지지세를 회복할 것인지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대표집필 김영태 목포대 교수 ■ 서울신문 총선 자문위원단 ●총괄 어수영 이화여대 교수(한국선거학회 회장),이남영 숙명여대 교수(KSDC 소장),이영란 숙명여대 교수,김형준 명지대 객원교수 ●수도권 박명호 동국대 교수,장원호 서울시립대 교수,이명진 국민대 교수 ●충청권 김욱 배재대 교수,김도태 충북대 교수 ●호남권 김영태 목포대 교수,김광수 전남대 교수 ●영남권 전용헌 계명대 교수,황아란 부산대 교수˝
  • [‘물의 날’ 특별기고] 이제는 물 사랑으로/곽결호 환경부장관

    고향마을을 흐르던 실개천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넉넉히 담고 있다.가난한 동심(童心)에게는 뗄 수 없는 생활의 일부이기도 했다.환경과 자연과 인간의 삶이 동격이었던 그 시절,이른 봄이면 개천가에 휘늘어진 갯버들 가지에서 솜처럼 피어난 버들강아지를 따기도 했고,여름철에는 냇가의 돌을 뒤져 뒷걸음치는 가재를 잡기도 했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환경체험학습의 프로그램처럼 여겨질 이 풍경은 놀다 지친 어린아이의 한가로운 일상이 아니라 빈곤했던 시절의 절박한 생활상이었다.먹을 것이 흔치 않던 때,통통한 버들강아지는 한입 가득 넣어 껌 삼아 씹던 좋은 군것질거리였고,가재는 별스러운 도시락 반찬이 되었으니 말이다. 문 밖을 나서면 깨끗한 자연환경이 아이를 감싸안았다.그 시절엔 지천의 물이 모두 우리 집 수도였다.즉석에서 길어 올린 우물물로 갈증을 달래고 밥을 지었으며,날이 가물어 우물이 바닥을 드러내면 계곡 물을 길어서 식수로 사용했다.그래도 건강에는 아무 탈이 없었다.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물의 위생을 걱정해야만 했다.한여름에 장마가 져서 말랐던 우물에 빗물이 가득 차면,정부에서 나누어 준 ‘클로르칼크’라는 소독약으로 우물을 소독해 써야 했으니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물은 수질과 수량의 두 가지 측면이 모두 충족될 때 최고의 가치를 발한다.둘 다 나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최악의 경우이고,물은 넉넉한데 수질이 나쁜 것도,또 깨끗한 물은 있으되 양이 넉넉하지 못한 것도 고통스럽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정부는 좋은 수질의 물을 넉넉하게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물질적 풍요를 가져다 주고 있는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전될수록 물을 오염시키는 물질은 그만큼 많이 배출되고 있다.게다가 강수량이 한 여름 장마철에 집중되고 하천의 경사가 급해 물 관리에 어려움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공급할 수 있는 수량이 매우 제한적이다. 물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물이 우리 모두의 공동 재산이라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확산되어야 한다.내가 마음껏 쓰고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면 다른 사람에게 돌아가는 양이 그만큼 줄어들 뿐 아니라 아름다운 물길이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오늘은 제12회 ‘세계 물의 날’이다.모든 생명의 근원인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잘 보전하자는 뜻에서 유엔이 정한 기념일이다.올해는 기상이변 등으로 빈번해지는 재해로부터 대처방법을 찾고자 ‘물과 재해’라는 주제를 정했다.요 근래 몇 년 동안 미국이나 인도,뉴질랜드,독일 등 지구촌 곳곳에서 홍수나 태풍과 같은 물 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우리도 지난 2년간 ‘루사’와 ‘매미’를 통해 물의 무서운 힘을 실감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는 수질과 수량,모두 안심할 위치에 놓여 있지 않다.그렇다고 해법의 고리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그동안은 생존의 필수조건이며 산업의 기본요소인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기 때문에 공급 위주의 정책을 펼쳐왔지만,이제는 물을 아끼고 재이용하는 등의 ‘물 수요관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매듭을 풀어 나가야 한다. 다행히 물은 본질적으로 같은 양이면서 순환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굽이굽이 돌아 언젠가는 제자리로 오는 것이 물이다.이제는 물 사랑의 마음자세로 현명하게 물을 관리할 때다.우리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한정된 물도 무한하게 쓸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곽결호 환경부장관˝
  • 동백의 천국 거제 지심도

    꿈속에서 그리던 님이 오신다는 소식이라도 들었나 보다.오솔길 바닥엔 마치 누군가 새벽 바람에 나와 뿌려놓은 듯 이슬도 채 마르지 않은 동백 꽃송이들이 촘촘하다. 지심도(只心島).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심(心)자를 닮았다는 거제의 작은 섬이다.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에 자리잡은 이 섬을 사람들은 동백섬이라고 부른다.10만평 남짓한 섬을 동백숲이 가득 덮고 있기 때문이다.거제의 섬하면 대부분의 외지인들은 화려하게 가꾼 외도를 가장 먼저 꼽지만,정작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섬 지심도를 아는 이는 드물다.폭풍주의보가 떨어져 하룻밤을 기다린 끝에 어렵게 지심도행 배에 올랐다. “동백이 좋다고 해 왔어요.지난해 태풍 때문에 숲이 많이 망가졌다고 하는데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대전에 살고 있다는 최민자(38)씨는 자연 그대로의 섬이란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했다.50여명 정원의 배에 탄 손님은 총 5명.이중 2명의 남자는 바다낚시를 하러 온 듯 낚싯대를 메고 있다.지심도는 바다낚시 명소로 알려져 있다. 20여분 만에 닿은 지심도 선착장에선 태풍으로 훼손된 시설 보수가 한창이다.선착장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길 양쪽엔 동백숲이 가득 들어차 있다.발에 차이는 게 동백꽃이다. 지심도 동백은 12월부터 피기 시작해 4월 말에 모두 진다.언제라도 꽃을 볼 수 있지만 가장 아름다운 자태는 이맘때,3월에 볼 수 있다.한겨울엔 꽃망울을 잘 터뜨리지 않는데,이는 꽃이 얼어버리면 열매를 맺을 수 없음을 동백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 섬 일주에 나섰다.마을이라고 해야 총 12가구뿐이다.그나마 선착장 입구에 대여섯가구,나머지는 섬 동쪽인 세끝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동백숲이 이어지는 오솔길은 컴컴하다.팔뚝만한 것부터 아름드리까지 수십년에서 수백년 나이의 동백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기 때문이다.중간중간 숲이 끊어지며 파란 하늘이 드러나면 봄기운을 머금은 바닷바람이 온몸에 스며든다. 동백숲이 없는 편평한 곳엔 유자나무가 많다.섬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가꾸는 과수원이다.하지만 지난해 열매가 열렸다가 미처 자라기도 전에 얼어버린 것이 꼭 말라버린 탱자 같다. 지심도엔 동백뿐만 아니라 후박나무,소나무,팔손이풍란 등 37종에 이르는 수목이 어우러져 산다.그중 70%는 동백숲이 차지하고 있다.또 드문드문 울창한 대숲이 자라고 있어 산책길이 한층 호젓하다. 섬 가장자리는 깎아지른 절벽이 둘러싸고 있다.오솔길 중간중간 절벽으로 이어지는 길이 몇 군데 나오는데,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절벽은 마치 병풍처럼 섬을 두르고 있다.아찔한 벼랑 아래로 파도가 철썩거리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풍광이 장관이다.한겨울 동안 검은 빛을 내던 물색이 이젠 연한 청색의 완연한 봄빛깔을 띤다. 갯바위에선 태공 두명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가까이 가보니 조금전 배에서 보았던 이들이다.아직 한 마리도 못 잡은 모양이다. “쉬러 왔습니다.물고기는 그냥 덤이고요.경치가 좋아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가슴이 시원해요.” 경기 일산 신도시에서 안경점을 운영한다는 이민성씨는 물고기엔 관심 없다는 듯 평평한 갯바위에 비스듬히 누워 장난만 친다.바위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고적하면서도 멋진 바다풍경에 취해 일어나기가 싫다. 지심도는 벼랑 아래 모든 곳이 낚시 포인트로 알려질 정도로 고기가 잘 낚인다고 한다.이날은 파도가 세 입질이 영 시원치 않은 것 같다.요즘 잘 잡히는 물고기는 망상어와 도다리.그러고 보니 아까 선착장에서 몇몇 낚시꾼이 그 자리에서 잡은 도다리로 회를 쳐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던 것이 기억난다. 섬을 돌다보니 일제 강점기때 일본군이 사용했던 콘크리트 시설들이 눈에 띈다.포를 설치했던 진지,탄약고,서치라이트 터 등이 비교적 손상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일본군은 1935년 섬에 살고 있던 10여가구를 강제로 쫓아내고 군대를 주둔시켰다고 한다. 지심도는 거제도 남해 동남쪽 끝 섬으로,대마도 12마일 서쪽 공해상에 위치해 있다.따라서 선박들이 오가는 것을 훤히 볼 수 있어 예전부터 전략상 중요한 섬이었다고 한다.지금의 주민들은 광복 후 일본군이 철수하면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섬을 거의 한바퀴 돌아 세끝마을 가까이 오니 매화나무가 꽃을 활짝 피운 채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밑동이 꽤 굵은 것이 수령이 50년은 족히 넘을 것 같다.대여섯 그루밖에 안 되지만 워낙 나무가 크다 보니 꽃의 화려함이 웬만한 매화밭 못지않다. 지심도는 해안 둘레가 4㎞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작다.일주도로를 따라 천천히 산책을 하고,중간중간 해안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가 비경을 구경하면서 돌아도 2∼3시간이면 충분하다.하지만 비단폭처럼 예쁜 절벽 아래 앉게 되면 이같은 시간은 무의미하다.섬 안엔 변변한 식당도 없으니 웬만하면 소풍가는 기분으로 먹을거리를 챙겨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꼭 맛보세요 장승포항 주변에 해물탕과 해물뚝배기집이 많다.해물뚝배기 하면 제주가 유명하지만,이곳 역시 맛과 푸짐함에서 뒤지지 않는다. 여객선터미널 앞에 늘어선 식당중 ‘혜원식당’(055-681-5021)이 찾을 만하다.큼지막한 뚝배기에 해물을 가득 담아 끓여내 온다. 꽃게와 딱새우,홍합,맛조개,바지락 등 10여가지가 들어간다.내용물 하나하나가 큼직큼직해 하나씩 까먹는 맛이 쏠쏠하다.나물과 파전 등 밑반찬도 전라도 지방 못지않게 푸짐하고 맛깔스럽다.해물뚝배기 1인분 1만원,해물탕과 꽃게탕은 냄비 크기에 따라 2만∼3만원. 지심도에서 나올 때 배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선착장 앞에서 싱싱한 해삼,멍게 맛도 보자.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의 아저씨가 썰어주는 해삼맛이 그만이다.1만원짜리 1접시면 소수 1병 곁들여 둘이서 먹을 만하다. 거제에 가려면 반드시 통영을 지나게 마련.통영 시내에 들르면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우선 통영관광호텔 앞에 멸치요리 전문점인 ‘멸치마을’(645-6729)이 있다.멸치 회무침,멸치밥을 주메뉴로 내놓는다.회무침은 갓 잡은 멸치 살을 발라내 미나리 등 몇가지 야채와 초고추장으로 버무린 요리.매콤새콤한 맛과 입에서 살살 녹는 멸치살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요리의 포인트는 멸치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는 것.이 식당에선 잘 삭힌 사과식초에 고추장과 몇가지 첨가물을 넣어 만든 초장으로 비린내를 말끔히 없앴다.1접시(1만 5000원)면 3∼4인이 먹을 만하다. 멸치밥은 솥에 쌀과 멸치를 넣고 짓는다.밥이 다 되면 잘 저어 대접에 담아 양념간장을 쳐서 비벼먹는다.신기하게도 멸치 비린내 대신 고소한 맛이 나고,멸치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1인분 7000원.통영시내엔 이밖에도 굴밥 전문집으로 ‘향토집’(645-4808),‘호동식당’(645-3133)이 유명하다.또 충무김밥을 내는 곳이 많은데,그중 ‘한일김밥’(645-2647)의 김밥 맛이 좋다. ●가는 길 서울에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및 대전∼진주 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를 차례로 갈아타고 사천IC에서 빠져야 한다.여기까지만 4시간 정도 걸린다.나들목에서 빠지면 우회전해 3번 국도를 타고 10분쯤 가다가 33번,14번 도로로 차례로 갈아타고 통영·거제 방면으로 계속 가야 한다.현재 4차선으로 도로확장 공사가 진행중인데,상당 부분 공사가 끝나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사천IC에서 장승포항까지는 2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서울 남부터미널(02-521-8550)에서 장승포 시외버스터미널까지 하루 6회 버스가 출발한다.6시간 소요.부산 사상터미널,대전 동부터미널에서도 버스가 있다.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타면 지심도행 배가 떠나는 선착장까지 기본요금에 갈 수 있다.배는 아침 8시,낮 12시30분,오후 4시, 3차례 운행된다.손님이 많으면 증편되기도 한다.배편 문의 017-577-1555. ●숙박 지심도 내 12가구에서 민박이 가능하다.문의 (055)682-2233.거제시내 에드미럴관광호텔(687-3761),거제관광호텔(632-7002),거제유스호스텔(632-7977) 등이 묵을 만하다.온천욕과 찜질을 하고 싶다면 거제시 신현읍 양정리의 거제해수온천(638-3000)을 찾아보자.지하 800m 에서 용출되는 약알칼리성 온천수를 이용한 실내온천과 노천온천 풀장,찜질방 등을 갖추고 있다. ●가볼 만한 곳 외도와 해금강,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등에도 들러보자.지심도가 사람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섬이라면 외도는 사람 손에 의해 잘 가꾸어진 섬이다.고 이창호씨와 부인이 1976년부터 조성한 해상농원으로,산책을 겸해 다양한 아열대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장승포항이나 구조라 선착장에서 외도~해금강 코스 유람선을 탈 수 있다. 해금강은 ‘바다의 금강산’이란 이름처럼 다양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사자바위,부처바위,촛대바위 등 기이한 암석들과,동서남북으로 통하는 해로로 연결된 십자동굴,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일월봉 등이 볼 만하다.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한국전쟁 당시 17만명의 인민군,중공군 포로를 수용했던 곳에 조성돼 있다.포로 설득관,디오라마관,탱크 전시관 등이 있으며,실감나는 음향과 조형물,홀로그램 등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재현해 놓았다. 글 지심도(거제) 임창용기자 sdragon@˝
  • [탄핵정국] ‘총선·재신임 연계’ 발언 野, 탄핵사유 추가 논란

    ‘총선 재신임 연계는 추가 탄핵사유’ vs ‘추가시 국회 재의결 거쳐야’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으로 여야의 ‘벼랑끝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탄핵사유 추가 문제가 정국의 새로운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야권은 16일 “지난 11일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과 재신임 여부를 연계하겠다.’고 밝힌 게 탄핵의 새로운 요건이 된다.”고 새롭게 제기했다. 포문은 한나라당이 열었다.탄핵소추위원인 김기춘 국회 법사위원장은 이날 “이미 포함된 탄핵 사유와 밀접히 연관되거나 기본적 사실이 동일하든지,구성요건에 공통성이 있으면 탄핵사유 추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헌법재판소에서의 탄핵 심판은 형사소송법을 따라야 하는 만큼,검사에 해당하는 소추위원은 공소장 격인 탄핵소추안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국회 법사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용균 의원도 “탄핵심판 과정에 선거법 위반의 골격을 설명하면서 위반 사례로 추가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이어 노 대통령의 노사·시위 정책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성실한 국정수행 의무를 명시한 헌법 69조에 어긋나는 구체적인 예”라고 강조했다.지난 12일 국회에서 의결된 탄핵소추안에는 ▲선거법 위반 ▲권력형 부정부패 ▲국민경제와 국정 파탄 등 세 가지가 탄핵사유로 명시돼 있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총선 재신임 연계발언에 대해 일단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뒤,선거법 위반결정이 나오면 추가 소추하기로 해 한나라당보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이러한 야권의 움직임에 대해 “탄핵사유를 추가할 경우 국회 재의결을 거쳐야 하며,이미 강행·의결한 탄핵소추의 근거가 약하다는 것을 야당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법사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용규 의원은 “총선 재신임 연계 발언은 탄핵 사유도 안 된다.”며 “대통령의 모든 말을 탄핵 사유로 간주하면 정치인으로서의 대통령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여당의 비난이 일자 김용균 의원도 “탄핵사유 추가는 탄핵소추의 ‘사실’이 아닌 ‘정상(情狀)’으로 더해지는 것”이라며 한발짝 물러섰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강원 산불’ 그후 4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산불 발생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산불은 한 번 발생하면 피해면적이 넓고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4년전 대형 산불이 일어난 강원도 화천,고성의 산들은 아직도 잿빛이다.이 일대는 2000년 4월7일 산불이 나,9일 동안 여의도 면적 78배에 이르는 2만 3258㏊의 숲을 태웠다.숲이 사라진 탓에 이 일대는 여름마다 수해를 겪고 있다.산불철을 맞아 강릉·고성 일대를 돌아봤다. ●헐벗은 숲 산사태 불러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노동리 일대는 2002년 태풍 ‘루사’때 입은 막바지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2000년 산불로 숲을 잃어 버려 ‘속살’을 드러낸 산은 태풍이 몰고 온 폭우에 속수무책이었고,결국 산사태가 나고 말았다.산사태가 난 곳에는 사방댐과 사방공사가 진행되고 있다.이곳에 있는 부모의 묘를 찾은 김성우(52)씨는 “묘가 쓸려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서 “강릉 시립묘지의 묘들은 다 쓸려가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노동면 일대도 겉으로는 민둥산이지만 그 안에는 새로운 생명이 움트고 있다.산등성이마다 30㎝ 높이의 어린 소나무들이 2m 간격으로 심어져 있고,검게 그슬려 쓰러진 소나무의 가지에서 봄을 맞아 푸른 잎이 싹트고 있다.강원대 산림생태학과 한상섭(58)교수는 “일단 산불이 나면 나무에 유익한 세균이 생활할 수 있는 낙엽층이 불 타 척박한 토양이 된다.”면서 “또한 어린 소나무들이 벌써 피해 지역에 뿌리를 내린 적응력 강한 아카시아·칡 등의 콩과식물들과 생존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도 숲이 되려면 20년이 필요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는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속담처럼 96년 산불이 나서 4년 동안 숲을 가꿨지만 2000년 동해안 산불로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고성군청 함형기 산림계장은 “그나마 새로 심은 어린 나무들이 자리를 잡으려고 하는데 다시 일어난 산불로 모두 죽고 말았다.”며 당시 상황을 말했다.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송지호 일대.이곳은 96년 고성 산불로 새롭게 조림한 지역으로 동해안 산불의 화마를 용케 피한 곳이다.97년에 심은 5년생 소나무들이 이제는 2∼3m에 이를 정도로 제법 크게 자라났다.하지만 늦겨울을 보내고 있는 이 일대에는 새나 곤충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척박하기만 하다.그나마 소나무를 심은 곳은 푸른 기운이라도 남아 있지만 새로 심은 자작나무의 경우 잎을 모두 떨어뜨린 채 하얀 나무 줄기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함 계장은 “자작나무가 그나마 여름철엔 잎도 많아 볼 만한데 겨울만 되면 저렇게 잎을 모두 떨구고 휑한 모습이라 산주인들도 자작나무보다는 소나무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숲이 황폐해지자 숲에서 살아가는 생물들도 변했다.지난 1월에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야생동물 생태관리학 연구실이 2000년 동해안 산불 이후 삼척시 일원을 조사한 결과 산불이 나지 않은 지역에서는 22종 157개체의 조류가 발견된 반면 산불 피해를 입은 곳에서는 12∼19종 58∼68개체만이 발견됐다. 조사를 맡았던 서울대 산림자원학과 이우신 교수는 “산불로 인해 울창하던 숲이 사라지면서 울창한 숲에서 살던 흰눈썹 황금새 등이 사라지고 개활지에서 사는 멧새 등이 나타났다.”면서 “궁극적으로 살아가는 종이 바뀌면서 먹이사슬도 변해 생태계 전반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식조류 줄고 먹이사슬도 변화 특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 수년째 방치된 피해지역의 죽은 나무 밑동에서는 싹(맹아·萌芽)들이 돋아 왕성한 자연 복원력을 보여주고 있다.주종을 이루던 소나무는 거의 사라졌지만 졸참나무,굴참나무,물푸레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삼포리 야산에서는 동해안이 내려다 보인다.2000년 동해안 산불 이후에 심은 10년생 소나무들의 키는 4∼5m에 이르고 굵기도 6∼7㎝ 정도가 된다.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강릉·고성 김효섭기자 newworld@˝
  • [기고]고속철 알고타면 더 재미있다/신승호 철도청 홍보담당관

    1905년 1월1일 증기기관차가 시속 26.5㎞의 속도로 서울∼부산간을 17시간만에 달렸다.하지만 10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최고 300㎞의 속도로 서울∼부산간을 2시간40분만에 주파하는 고속철이 탄생한다.개통 당시 한번 다녀올 시간으로 이제는 여섯 번을 다녀오고도 남는다. 시속 300㎞는 초당 83m를 갈 수 있는 속도이다.지난해 맹위를 떨쳤던 태풍 ‘매미’의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60m이었으니 정말 바람보다 빠른 셈이다.이러한 고속철의 놀라운 속도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고속철은 2만 5000V의 고압전원을 동력원으로 하며 동력차량은 1만 3560㎾의 견인동력을 사용한다.이는 가정에서 40W짜리 전구 33만 9000개를 켤 수 있는 전력량이며,1만 8200마리의 말이 끄는 힘이다. 속도의 비밀은 선로에도 있다.고속철 선로는 1개의 레일 길이가 최대 67.5㎞에 이른다.이는 길이 25m의 레일을 공장에서 300m까지 용접한 후 현장으로 옮겨 다시 하나의 레일로 용접해 이은 것이다. 또한 선로를 최대한 직선으로 하기 위해 전체 구간의 44%를 터널과 교량으로 건설했다.황학터널은 9975m,풍세교는 6844m에 이른다.차량도 고속주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차량의 외부 형상을 유선형 구조로 설계했고,차체 크기도 기존의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보다 작게 하면서 일반실 의자도 고정식을 채택해 차량의 경량화를 이뤘다. 이제 10여일 후면 경부선과 호남선에 고속철이 개통된다.그러나 이는 고속철 1단계가 개통되는 것으로 기존선 활용 비율이 경부선 45%,호남선 67%나 된다.기존 선로를 활용한다는 것은 고속철이 본래에 설계된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고속철 선로에서는 최고 시속 300㎞를 내지만 기존선 구간에서는 최고 시속 150㎞밖에 달릴 수 없다.이를 평균으로 보면 서울∼부산은 시속 154㎞,서울∼목포는 시속 139㎞이다.고속철이 2010년 완전개통되면 일본이나 유럽 등에 결코 뒤지지 않는 평균 시속 213㎞의 속도로 서울∼부산간을 1시간56분만에 주파하게 된다. 우리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고속철을 개통한다.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고속철을 기존선에 운행하기 위해서는 기존선의 전철화 등 개량공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또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기존 열차를 운행하면서 공사를 추진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철도인들은 국민들의 따뜻한 격려 한마디 한마디를 보람으로 생각한다.세계 어디에서도 한국의 철도를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우리는 또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신승호 철도청 홍보담당관˝
  • 77개 시·군·구 특별재해지역 선포

    충남북과 대전,경북,서울 등 폭설로 피해를 입은 전국 일원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됐다. 정부는 10일 재해대책위원회를 열어 지난 4·5일 내린 폭설로 피해가 발생한 전국 일원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심의,의결했다.노무현 대통령은 재해대책위의 건의를 받아들여 곧바로 피해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했다.특별재해지역에는 충남북과 대전을 비롯,경북,전남북,서울,경기,인천,강원 등 폭설피해를 입은 10개 시·도,77개 시·군·구 지역이 모두 해당된다. 재해대책위원장인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규정상 선정기준은 태풍·호우의 공공시설 피해 위주로 책정돼 있어 기준 충족은 사실상 어려우나,피해의 대부분이 사유재산인 출하기에 있던 농작물과 원예시설 등이어서 ‘필요할 경우 할 수 있다.’는 별도 조항을 들어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재해지역 선포는 피해 발생 5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2002년 태풍 루사(17일),2003년 태풍 매미(10일)때보다 훨씬 빠르다. 정부는 이날 오후 1시 현재 전국에 걸쳐 5720억원의 재산피해와 4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폭설피해 대부분이 농업관련 사유재산으로 비닐하우스 2429㏊,축사 6223동,인삼재배시설 등 7534개소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조덕현기자 hyoun@˝
  • [임영숙 칼럼] 폭설의 추억

    충돌할 듯 마주 보고 질주하는 열차 같은 여야 정치권과 폭설로 마비된 국가 시스템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국가란 무엇이며 정치는 무엇인가. 눈발이 흩날리는 아침이었다.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인 두 아이가 학교에 간지 1시간쯤 지나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폭설예보가 내려져 하굣길이 위험해질 것 같아 수업을 중단하니 학교에 와서 아이들을 데려가라는 것이다.걸어서 5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학교에 가보니 벌써 많은 학부모들이 모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먼 곳에 집이 있는 학생들의 부모에게 먼저 연락이 간 모양이다.함박눈을 맞으며 강아지처럼 신나게 내달리는 아이들과 집으로 돌아오며 국가 시스템과 삶의 질을 생각했다.10여년 전 뉴욕에서 연수 중에 겪은 일이다. 지난 주말 내린 폭설로 고속도로 등에 갇혀 추위와 굶주림과 공포에 떨며 밤을 지새웠거나 무릎까지 파묻히는 눈 속을 10㎞나 걸어 음식물을 구해야 했던 사람들에게 이 나라는 나라가 아니었다.국가의 대동맥인 고속도로가 무려 30여시간 동안 마비된 사태의 전말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다.기상청은 고속도로 마비사태가 이미 시작된 다음에야 대설경보를 발령했고,도로공사는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 다음에야 차량 진입을 차단하기 시작했다.폭설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는 눈이 멈추고 사태가 종료된 다음날 오전에야 열렸다.한마디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정부가 실종된 상태였던 것이다. 기상이변으로 인해 발생한,기상관측사상 최대인 100년만의 이번 폭설에 완벽한 대처는 불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그러나 기존의 재난대비 지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또 기상이변이라든가 기상관측사상 최대라는 상황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도 직시해야 한다.2001년에도 20년만의 폭설이 내렸고,2002년에는 사상최대의 비를 쏟은 태풍 루사가,2003년에는 사상최고의 순간최대 풍속을 기록한 태풍 매미가 휩쓸고 지나갔다. 루사와 매미의 피해지역은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됐고 이번 폭설에도 특별재해지역이 선포돼 3년 연속 특별재해지역이 선포되고 있다. 제대로 된 나라라면 이같은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것이다.그러나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지금의 탄핵정국에서 이 나라가 제대로 작동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잘못인지도 모른다.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괴롭히는 존재가 된 우리 정치인들에게 지난 주말의 폭설은 정치적 쇼의 대상일 뿐이었으니 말이다.오로지 총선에서의 승리만을 위해 국가혼란은 아랑곳하지 않고,충돌할 듯 마주 보고 질주하는 열차 같은 여야 정치권과 폭설로 마비된 국가 시스템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국가란 무엇이며 정치는 무엇인가. 지난 가을 독일의 한 방송사가 시청자 설문조사와 토론을 통해 선정한 ‘우리의 최고’ 인물 10명 중 1위를 한 사람은 정치인 아데나워였다.역시 정치인인 비스마르크와 브란트도 각각 3·4위로 선정됐다.바흐(2위) 아인슈타인(5위) 괴테(6위) 구텐베르크(7위) 루터(8위) 마르크스(9위) 숄 남매(10위,나치 저항 희생자) 등과 함께. 브란트 총리가 바르샤바 유태인 기념비 앞에서 무릎 꿇고 나치의 유태인 학살을 사죄했을 때 독일 작가 호르스트 크뤼거는 이렇게 말했다.“그렇다.이것은 우리들의 국가다.그렇다.이것은 나의 국가다.” 우리 정치인이 이처럼 국민을 감동시킬 수는 없을까.아니 감동까지 시키지 않아도 된다.속수무책으로 폭설에 갇힌 끔찍한 기억을 잊게 하고 최소한 국민이 마음 놓고 숨쉬고 살 수 있는 울타리 역할을 이 나라가 해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정치를 보고 싶다. 다행히 한달 여 지나면 총선이다.우리 정치에 질린 사람일수록 꼭 투표장을 찾아야 할 것이다. 임영숙 주필 ysi@˝
  • 특별재해지역 선포 안팎

    100년만의 ‘3월 폭설’ 피해에 대한 정부의 특별재해지역 선포는 초특급으로 신속하게 이뤄졌다.이번 폭설피해를 계기로 태풍피해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특별재해지역 선포기준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작물피해도 지원금 2배로 특별재해지역 선포 작업은 1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재해대책위원회가 이날 오전 11시 심의를 시작했고 대통령 건의과정을 거쳐 낮 12시쯤 선포됐다. 폭설 늑장대처에 대한 국민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총선을 한달여 앞둔 정치상황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정부 관계자는 “태풍 때와 달리 피해지역이 넓지 않아 피해상황 파악이 빨라져 선포시기가 단축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별재해지역 선포에 따라 폭설 피해자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크게 늘어났다.우선 이재민에 대한 특별위로금이 대폭 상향조정됐다.많게는 120%에서 적게는 25%가 더 지급된다.예를 들어 집이 전파됐을 경우 위로금 500만원,복구비 3600만원을 받을 수 있다.일반재해의 경우 각각 380만원,3000만원이다. 농작물 피해에 대해서도 일반작물·엽채류는 ㏊당 157만원에서 314만원으로 지원금이 두 배 늘어난다.과채류도 ㏊당 280만원에서 514만원으로 지원금이 84% 증액된다.지원금은 피해조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19일 이후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폭설피해자가 읍·면·동사무소 등에 피해내역을 신고하면 확인작업을 거쳐 피해자 통장에 지원금이 입금된다. ●선포기준 세분화해야 폭설피해를 계기로 특별재해지역 선포 기준이 세분화·정밀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행정자치부 관계자는 “현행 기준은 2002년 태풍 ‘루사’ 때 급조된 것이어서 풍수해 피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이런 탓에 피해 양상이나 규모가 다른 폭설이나 지진 등 기타 재난 상황에는 적합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도 “풍수해를 기준으로 하다보니 도로·제방 등 공공시설 피해액 75%,사유재산 피해액 25% 정도를 감안한 것이 현재 피해액 기준”이라면서 “공공시설 피해가 거의 없는 이번 폭설의 경우 적용이 난감하다.”고 털어놨다.폭설피해 규모가 선포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자 ‘재해대책위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는 별도조항을 적용하는 편법이 동원되기도 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대변혁의 금융가](상)은행 경영진 혁명적 변화

    황영기(52) 전 삼성증권 사장이 우리금융그룹의 CEO(최고경영자)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은행권에 거대한 변혁의 태풍이 몰아칠 조짐이다.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은행권의 대변신 용틀임이 탈(脫) 관료·탈 보수·탈 연공서열 및 외국자본의 본격 국내진출 등과 맞물리면서 더욱 강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보수의 틀에 갇혀있던 은행들이 혁신의 선봉으로 변모할지 주목된다. ●사람이 바뀌어야 조직이 바뀐다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는 7일 우리금융 회장 단독후보로 황 전 사장을 만장일치로 선출,이사회에 추천했다.특히 황 전 사장은 본인의 강력한 희망에 따라 우리금융 전체 자산의 80%를 차지하는 우리은행 행장도 겸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황 전 사장의 선임을 금융사에 남을 일대 사건으로 보고 있다.정부가 전체 지분의 87%를 갖고 있는 사실상의 정부산하기관장에 순수 민간인을 숱한 엘리트 관료 출신들을 제치고 낙점했다는 것은 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은행권 안팎의 여건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저금리 추세로 전통적인 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모델이 퇴조하면서 새 수익원 개발이 시급한 상황에서 선진기법과 거대자산을 앞세운 씨티그룹 등 외국자본의 공격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영화(정부지분 매각)라는 숙제까지 안고 있는 우리금융 사령탑에 황 전 사장을 선임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이다. 50대 초반의 젊은 나이가 주는 개혁성과 은행·보험·투신·증권을 두루 거친 시장친화적 이미지가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30년 삼성맨’으로서 관료 출신의 낙하산 임명관행을 확실하게 끊는다는 상징성도 컸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최측근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그를 뽑은 것은 강력한 ‘황영기 효과’가 약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추천위원회 관계자는 말했다.명분보다는 실리에 더 무게를 둔 셈이다.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 등 선진금융의 국내 영업확대에 대한 두려움도 크게 작용했다. ●자산을 굴릴 줄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다양한 금융부문을 섭렵한 황 전 사장의 선임은 ‘유니버설 뱅킹’을 통한 생존노력과 맥이 닿아 있다. 현재 은행들은 씨티그룹,HSBC(영국),UBS(스위스) 등 굴지의 금융그룹처럼 은행·보험·증권·투신 등 금융업종을 하나의 우산아래 묶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동시에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 애쓰고 있다.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에 대해 국내은행들이 두려움을 갖는 것이나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한투증권이나 대투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CEO가 아니더라도 전체 경영진 선임에서 출신과 나이를 불문하고 전문성에 집중하는 인사개혁 바람은 뚜렷하다.조흥은행은 지난 5일 뱅커스트러스트,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을 두루 거친 최인준(50) HSBC증권 부대표를 종합금융본부장(부행장)으로 영입했다.은행측은 “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가 결정적인 자극제였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날 국민은행도 지난해 기강문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전략기획담당 부행장에서 경질했던 최범수(48)씨를 한투증권·대투증권 인수작업을 추진할 투자신탁증권 인수사무국의 사무국장으로 재기용했다.사정이야 어찌됐든 한때 국내 최대은행의 전략 사령관을 맡았던 능력을 인정한 셈이다.올 1월 이증락(46) 전략기획팀장을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으로 수직 상승시킨 것도 김정태 행장이 보여주는 능력위주 인사의 전형이다. 지난해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도 올들어 로버트 팰런(컬럼비아대 교수)과 리처드 웨커(GE 부사장) 등 세계금융의 거물들을 각각 행장과 수석부행장에 임명한 바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최공필 선임연구위원은 “우리금융 회장에 민간인사가 선임된 것은 보수적인 은행 인사·영업 관행의 혁신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이런 바람 속에 50대 이상의 퇴출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은행권 내부에 팽배해 가고 있다.그러나 ‘생존’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맞닥뜨린 은행권에 이런 부분이 큰 고려요인이 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별로 없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
  • 대전시민들 ‘악몽의 3일’

    악몽의 3일을 보낸 대전시민들은 대전이 더 이상 재해무풍지대가 아님을 확인했다. 분지형 도시인 대전은 그동안 태풍·폭우 등 수해와 강원도의 설해를 TV 등에서나 볼 수 있는 ‘먼나라 얘기’로 여겼다. 하지만 49㎝라는 기록적인 3월 폭설로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정지되자,안부전화를 서로 주고받는 등 당황해하고 있다. ●세미나 취소사태… 호텔음식 쓰레기로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대전은 계룡산·식장산·계족산 등에 둘러싸인 분지형 도시로 눈과 비가 비교적 안정되게 내리는 도시였다.”며 “이같은 적설량은 개청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지난 1991년 1월7일 내린 25.2㎝의 눈이 개청(1968년) 이래 최고기록이었으며 3월에 많이 내려야 대설주의보 수준인 10㎝ 안팎이었다. 난생 처음 겪는 폭설에 시민들은 대부분 집에서 한발짝도 나오지 않았다. 주부 문모(42·중구 문화동)씨는 “차를 가지고 나가기가 겁이 나 3일 내내 집에 있다.”고 말했다. 대덕구 중리동 최생귀(38·자영업)씨는 “외지에 사는 가족과 친척들로부터 안부전화가 빗발쳤다.”며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말이면 붐비던 롯데백화점과 타임월드,할인매장 등은 고객이 10분의1로 격감해 휴업상태나 마찬가지였다.백화점과 할인매장으로 통하는 도로가 눈으로 막혀 진입이 봉쇄됐고 시민들도 나들이를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다. 유성호텔 등 각 호텔에는 각종 세미나 등 예약을 취소하는 전화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당일 제공될 예정이었던 음식들이 한 순간 쓰레기로 변했다. 레전드호텔 관계자는 “세미나가 5건 정도 취소된 상태이고 예약이 취소되면서 남겨진 150∼250명분의 음식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지었다. ●재해 무방비에 시민들 불만고조 유성구 세동·금탄동 등 외곽지역은 시내버스가 3일째 끊겨 행정기관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들끓었다.시내 지역도 계룡로 등 간선도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로가 제설작업이 제대로 안돼 시민들이 분통을 터트렸다.박기영(48·사업)씨는 “도시가 아수라장으로 변할 때까지 시에서 한 일이 무엇이냐.”며 시의 늑장대응과 무대책을 질타했다. 공무원들도 “그대로 넋놓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고백했다. 유성구청의 Y(48)씨는 “제설차량이라고 해봤자 각 구청에 덤프차량(15톤) 한대밖에 없다.”면서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민간장비 동원도 도로 사정상 여의치 않았다.그레이더를 이용해 눈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싶어도 맨홀뚜껑에 톱날이 망가져 여의치 않았다.때문에 염화칼슘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눈이 어느정도 치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염화칼슘을 뿌려봤자 별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염화칼슘이 있는데도 다 사용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시내 도로는 눈덩이가 중앙분리대를 만들었고 차들이 엉금엉긍 기어갔다.쌓인 눈더미가 치워지지 않아 도로변을 채우면서 4∼6차선 도로가 2∼3차선으로 좁아져 심한 정체가 이어졌다. ID를 임승현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서구 내동쪽은 차들이 올라가지 못해 기어가는 상태인데 제설작업은커녕 보고만 있는 건가요.해도해도 너무 하네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한 네티즌은 ‘시 공무원을 갑천에 쓸어넣어 버리자.’고 흥분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사설] 구멍뚫린 폭설대응 책임 물어야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이 이토록 한심할 수 있단 말인가.이틀간 내린 폭설에 시민 1만여명이 발이 묶인 채 고속도로에 24시간 이상이나 갇혀 있었다니 이러고도 어찌 정상적인 국가라고 할 수 있겠는가.재난 때마다 불거지던 ‘늑장 대처’‘우왕좌왕’‘주먹구구식’ 등 후진국형 용어들이 이번에도 똑같이 반복됐다.100년 만의 폭설이라며 천재지변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정부와 유관기관의 안일한 상황 판단과 대처가 분통을 터뜨리게 한다. 지난해의 대구지하철 참사,태풍 ‘매미’,그리고 그 전의 태풍 ‘루사’ 등에서도 지적됐던 초기 대응 미숙과 판단기능 마비,늑장 대처 등 과거의 실패 사례가 예외없이 되풀이됐다.경부고속도로가 차량들로 뒤엉켜 꼼짝달싹 할 수 없게 된 지 7시간 후에야 진입로 출입이 통제되기 시작했는가 하면,회차를 위한 중앙분리대 제거나 제설작업도 모두 늑장대처로 일관했다.한마디로 일선기관의 보고 체계는 말할 것도 없고 중앙 단위의 지휘체계도 모두 마비돼 있었다는 뜻이다.고건 국무총리는 6일 관계장관회의에서 3차례나 대응책을 독려했음에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다고 질타했다.지금의 내각은 총리의 영조차도 통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기름이 바닥날까 두려워 시동을 끈 채 불안감에 떨며 정부를 원망했을 시민들을 생각한다면 이번만은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기상청 예보부터 고속도로 마비,구호 및 제설작업 돌입에 이르기까지 시간대별로 상황보고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됐는지,도로공사나 재해관련 부처에서는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그 시간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말로는 더 이상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 거듭된 재난에도 아직 외양간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지나고 나면 잊어버리는 ‘냄비 행정’ 탓이다.선진국의 완벽한 재난 대응을 마냥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대비책을 서둘러야 한다.재난을 이기는 길은 철저한 준비밖에 없다.˝
  • 조달청 “철근 어디 없나요”

    고철·철근 파동으로 조달청이 수해복구용 철근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수해복구작업이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올 여름 태풍과 장마 등에 따른 피해 재발이 우려된다. 5일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해 태풍 ‘매미’ 등에 따른 수해복구에 필요한 철근은 약 10만t.그러나 현재까지 조달청이 확보한 물량은 2만여t에 불과하다. 최근 2차례 구매 입찰 공고를 냈으나 응찰 업체가 없자 구매방법을 계약 즉시 결제가 가능한 비축 구매로 전환하고 입찰도 수의계약으로 변경,지난 4일 재입찰을 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까닭에 조달청은 각 업체들을 대상으로 개별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최선용 원자재수급계획관은 “지난해 t당 40만원선이던 철근 가격이 최근 70만원선까지 크게 올랐지만 더 큰 문제는 시중에 물량이 없다는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조달청의 철근 공급이 중단되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급자재를 사용,예산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강릉 등 강원도내 9개 시·군의 경우 수해복구에 필요한 철근 4만 2000여t 가운데 10.1%인 4275t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또 경남 하동군은 사급자재 사용에 따라 2억여원의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해졌다.하동군 관계자는 “수해복구 공사에 철근을 우선 공급하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승기기자˝
  • [일요영화]

    ●어댑테이션(MBC 밤 12시30분) 2002년 미국 개봉 당시 혁신적인 스튜디오 영화라는 찬사와 함께 평단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2003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으며,크리스 쿠퍼와 메릴 스트립이 남녀 최우수 조연상을 석권했다.니컬러스 케이지는 주인공과 쌍둥이의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모험심이 강한 존 라로시는 한때 잘 나가던 난초 전문가였지만,사고와 태풍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 희귀 난초만 찾아 헤매는 난초 밀렵꾼으로 살아간다.마흔 살이 넘은 뉴요커 잡지의 기자 수전 올리언은 오지를 탐험하며 야생초들을 찾아 다닌다.그러던 중 수전은 존을 취재하면서 그의 특이한 일상과 일에 대한 열정에 빠져든다. 수전은 존과 ‘난초도둑’이란 책을 출간한다.어느날 쌍둥이 형 찰리는 영화사에서 ‘난초도둑’을 시나리오로 각색해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하지만 난초 이야기로만 가득찬 책을 시나리오로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이에 형제는 저자인 수전을 직접 찾아가기로 결정한다.그러나 번번이 만남을 피하는 수전.형제는 난초 밀렵꾼 존 라로시와 수전이 야생 난초에서 추출한 최음제를 복용하고 격정적인 섹스를 벌이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는데…. ●글리머 맨(SBS 오후 11시45분) 스티븐 시걸이 잔혹한 연쇄 살인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형사로 활약하는 액션물이다.과거의 경력을 묻어둔 채 뉴욕 강력계 형사로 살고 있는 잭 콜은 한 때 소리소문 없이 목표를 암살하는 특수 임무만을 수행해 ‘글리머 맨’으로 불렸다.어느날 로스앤젤레스에서 광신적인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경찰국은 잭 콜에게 도움을 요청한다.하지만 파트너 짐 캠벨은 사사건건 콜과 충돌한다. 이 둘은 살인사건의 범인이 가톨릭 신자 부부만을 죽인다는 사실을 통해 범인의 윤곽에 접근해 간다. ●13번째 전사(KBS1 오후 11시25분)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턴과 일류급 액션 감독 존 맥티어난이 공동 연출하고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한 대작 액션 시대극.바그다드 출신인 시인 아메드는 불륜죄로 쫓겨나 북유럽으로 온다.낯선 곳에 도착한 아메드는 그 지역에 괴물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살해했던 것을 알게 된다.무녀는 13명의 전사가 출전해야 한다는 점괘를 내놓는다.이 지역 사람이 아닌 사람이 포함돼야 한다는 점괘에 따라 아메드는 왕의 후계자 등 용맹한 용사들과 함께 이웃나라로 향한다. 이영표기자 tom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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