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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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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새 지사가 할 일/이정규 사회교육부 부장급

    7일 오전 제32대 경남지사로 취임한 김태호(金台鎬) 지사는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민생현장을 찾았다.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빠른 변화다.취임식 자체는 전임 지사들의 경우와 다르지 않았지만 식후 다과회 등이 모두 생략됐다. 그는 마산 어시장에 들러 상인들과 점심을 함께하면서 지난해 태풍 ‘매미’에 찢어진 상처를 달랬다.이어 오후에는 장애인 시설도 둘러봤다.저녁에는 창원시내에서 근로자와 택시기사,장애인 등 서민들과 설렁탕으로 저녁을 때웠다.그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민생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민들을 만나고 돌아설 때였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이제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할일을 찾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잇따른 선거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묶는 일이다.선거과정에서의 대립과 갈등을 털어내고,도민들이 일상생활로 되돌아 가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특히 반대편에 서서 자신의 허물을 들추고,약점을 지적했던 이들에게도 아량을 보이기 바란다.대선이 끝난 지 1년6개월이 됐지만 아직까지 ‘친노와 반노’로 갈라진 채 반목하면서 국력을 낭비하는 것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들떠있는 공직사회의 분위기도 차분하게 가라앉혀야 한다.총선에 이은 재·보선으로 공무원들의 기강이 풀어진 것은 사실이다.이를 다잡아야 하지만 물리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공정한 인사만이 공직사회에 신바람을 불어넣는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지금 공직사회에는 선거결과에 따른 논공행상식 하마평이 무성하다.선거에 이겼으니 논공행상이 없을 수 없겠지만 지나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마치 점령군들이 전리품을 챙기듯 공직을 차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도민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겠다던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이정규 사회교육부 부장급 jeong@seoul.co.kr˝
  • [CEO 칼럼] 전문경영인 시대를 열자/서두칠 이스텔시스템즈㈜ 대표이사 사장

    경영에 별 어려움없이 회사가 잘 되고 있을 때는 그 기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의 경영 스타일은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반대로 위기가 닥치면 어쩔 수 없이 경영책임자의 본색이 드러난다. 지난 97년 말 이후 불어 닥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태풍은 이 땅의 기업 경영인들이 고용 경영인인지,전문 경영인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같은 것이었다. 물론 어떤 성향의 경영인인가를 막론하고 그 전대미문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 모두 최선을 다했다.그런데 그것이 누구를 위한 최선이었느냐를 짚어나가면 문제가 달라진다. 우선 고용 경영인은 노사문제나 채권단에 대한 대처,주주에 대한 인식 등 모든 부문에서 지배 주주인 창업자나 1대 주주가 의도한 바에 충실하려고 최선을 다했다. 인원 감축과 사업 양도,재산 처분,보유 주식 매각을 통해 ‘굶더라도 살을 빼서 울타리 빠져나가기’에 급급했다.일견 현명한 방식과 같다.그러나 기업이란 우리가 ‘오너’라고 부르는 창업주나 1대 주주의 쌈지만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어려움에 처했다면 이해 당사자 모두 공평하게 어려워야 하고,경영 실적이 좋다면 모두에게 고르게 돌아가야 한다.고통과 이윤의 분배가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얘기다.근로자들에게는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일을 더 하고 임금을 덜 받는 조건으로 고용보장을 약속하고,주주에게는 당장 배당은 못하지만 이러 저러한 노력을 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줘야 한다. 고객에게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는 이윤창출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앞으로 더 많은 세금을 내겠다는 무언의 약속을 해야 한다.말하자면 기업과,그 기업이 맺고 있는 모든 조직이 함께 살아남을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전문 경영인이라면 당연히 이랬어야 한다. 경영 전반에 걸쳐 CEO(최고경영자)에게 독자적인 책임과 권한,의무가 온전하게 주어지지 않은 풍토에서는 전문 경영인이 설 자리가 없다. 나는 우리 기업들의 경영 형태의 흐름을 ‘창업자 시대-고용 경영인 시대-전문 경영인 시대’로 분류한다.그동안 기업 경영상의 이러저러한 불합리와 비효율은 창업자와 그가 고용한 월급사장(고용 경영인)간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발생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현재의 단계를 고용 경영인이 아직 주류인 가운데 전문 경영인 시대의 문이 열리고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내가 2001년 7월 브라운관 유리제조회사 사장직을 사임한 후 고맙게도 여러 회사로부터 사장 영입의 제의가 왔었다.당시 아직 건강상태도 좋고 활동력도 남아 있어 다시 회사경영을 맡기로 결심했었다. 그러나 고용 경영인이 되기를 거부하고 회사를 떠난 마당에 다른 회사를 고르는 기준이 남달라야 했었다.즉 그 회사의 규모나 업종,연봉 수준,장래성같은 것보다는 전문 경영인으로 활동이 가능한 그런 조건을 갖췄느냐의 여부였다. 지금 내가 맡고 있는 통신장비업체 ‘이스텔시스템즈㈜’는 1대 주주가 동원그룹이다.김재철 회장으로부터 “일절 경영 간섭을 하지 않을 테니 열린 경영과 윤리 경영으로 어려워진 회사를 위해 재량껏 노력해 달라.”는 제의가 와서 받아들인 것이다. 전문 경영인들이 경영일선 도처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대를 앞당기는 것,필자가 꿈꾸는 기업경영 모델이다. 서두칠 이스텔시스템즈㈜ 대표이사 사장˝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5)김시습과 일본의 차문화(下)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5)김시습과 일본의 차문화(下)

    세조실록의 일본 승려 준초 등에 관한 기록은 1464년 2월 17일의 일이다.여기서 ‘전년(前年)’이라면 1463년이 된다. 그렇다면 일본 기록에서 1463년 7월 14일 준초 등이 조선을 방문했다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만약 이 두 기록의 내용이 동일한 사건을 적은 것이라면 문제는 보다 쉽게 풀려질 수 있다.즉 일본 사신 준초 등 승려 일행은 1463년 7월 14일에 조선의 세조임금과 대신들을 만났다.며칠 뒤 이들은 세조 임금께 하직 인사를 올리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영등포 나루에서 배를 기다렸는데,마침 계절이 여름인데다 태풍이 불어서 출국이 늦어지게 되었다. ●태풍 때문에 못 떠나게 된 日승려들 이 무렵 일본 외교 사신들이 조선으로 올 때 타는 배는 돛배였다.돛배는 폭풍우나 태풍에는 매우 위험하여 항해가 불가능하다.또한 일본에서 조선으로 오는 뱃길인 현해탄은 평소에도 파도가 거칠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항해는 위험했다.돛배에는 비바람이나 추위를 제대로 막아줄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없어서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늦은 봄 사이에 현해탄을 건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객관적 사정을 참고해 보면 1463년 여름이 끝나기 전 어느날 일본 사신들은 귀국길에 나섰지만 태풍으로 잠시 머물렀다.그런데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아 하루 이틀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가을철로 접어 들었고,바다는 이미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항해는 매우 위험했다.그럴 경우 대개는 다음해 늦은 봄까지 조선에 머무는 게 통상적인 일이었다.그렇게 겨울을 조선에서 보낸 그들에게 세조 임금이 위로의 인사를 보낸 것이 1464년 2월 17일이었다.그동안 그들은 어디서 머물렀을까? ●일본사람 많던 웅천왜관서 머물러 일본은 조선의 세 항구에다 왜관(倭館)을 열었다.부산,웅천,울산 등 이른바 삼포(三浦)였다.당시 일본의 외교관 대부분은 승려들이었다.승려들이 무사들을 제치고 외교관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문자를 아는 계층들이었기 때문이다.삼포에 왜관이 설치된 1423년 무렵부터 삼포왜관으로 인해 왜관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던 1560년까지 약 137년 동안 일본 승려들이 외교관 신분으로 조선을 방문한 횟수는 140여 차례에 달한다.그들은 10여 명일 때도 있었지만 많을 때는 40여 명이 넘기도 했다. 137년 동안 조선을 방문한 승려들은 약 2500여 명이었는데,그들 대부분은 주로 웅천왜관을 이용하여 드나들거나 머물렀다.웅천에는 여러 대를 이어서 사는 일본인들도 있었고,조선 여자와 결혼하거나 조선에서 무역상을 하거나,돈놀이를 하기도 하고,조선 사기장들을 고용하여 조선 흙으로 그릇을 구워 일본으로 실어가는 자도 많았다.조선말과 풍속에 능통하여 조선옷을 입고 상투를 틀고는 조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조선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염탐하여 일본에 알려주거나 조선의 우수한 문물을 배워 일본에 전파하는 자들이 매우 많았다.준초 일행이 1463년 가을부터 1464년 늦봄까지 머문 것도 웅천이었다.웅천에는 조선말에 능통한 일본인이 많아서 일본 외교관이나 무역상들은 조선말 잘하는 일본인을 데리고 다니면서 활발하게 행동했다. ●1460년대 일본엔 사치스러운 차문화 유행 1460년 무렵의 일본사회는 사치와 호화스러운 차문화가 커다란 병폐로 자라나 일본을 위기로 몰아 넣고 있었다.가마쿠라 시대부터 시작된 중국 송나라의 차문화인 서원차(書院茶)가 무분별하게 유행하면서 일본 사회의 지도자들과 상업자본가들은 거대한 차실을 금으로 칠해 놓고 일년 내내 호화스러운 차회(茶會)로 시간과 재산을 탕진했다. 금각사라는 건물이 그 당시에 지어진 대표적인 것이다.무로마치 시대는 더욱 더 사치에 몰입했다.사치와 부패는 무사들을 타락시켰고,협잡과 음모로 일본사회는 극도의 분열에 시달렸다.차문화에서 시작된 깊은 병폐를 고치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문화가 필요했다. 여전히 일본 사회에서 글자를 아는 유식한 계층인 승려들은 위기에 빠진 일본을 건져내기 위해 규모가 웅장하고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서원차를 대신할 수 있는 차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더 이상 중국에서는 배울 것이 없었다.그리하여 관심을 돌린 것이 조선이었다.그 때 조선을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은 승려들뿐이었다. ●머리 잘린 삼륜대불상에 할 말 잃고… 일본의 불교 지도자들은 조선에 파견되는 승려들에게 비밀 지령을 내렸다.조선의 자연 경관,취락 구조,지식인들의 생활 문화,불교 수행자들의 생활과 철학,특히 서민들이 사는 모습을 눈여겨 보거나 그림으로 그려 올 것을 지시했다.이같은 정세 아래서 조선으로 파견된 준초 등에 대한 일본 기록은 매우 구체적이다. 필자는 삼층석탑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야 하는 삼륜대불상(三輪臺佛像)으로 자리를 옮겼다.이 불상은 원형3층탑 위에 불상을 모신 것이다.삼국유사에서는 이 불상을 미륵불이라 했는데,이것과 비슷한 형식과 구성을 보이는 것이 화순 운주사에도 있다. 정오 가까운 시간이 되자 맞은편 계곡에서 종 치는 소리와 함께 목탁 소리도 들린다.어느 절에선가 사시예불을 올리는 모양이다.원형 3층탑 위의 불상은 목 부분이 잘린 채 머리가 없이 몸체 부분만 남아서 세상을 향하고 있다.조선시대 유생들의 불교 탄압의 가혹한 증거로 보인다.경주 남산 곳곳에는 유생들에 의하여 목이 잘리거나 얼굴에 금이 가고 전신이 파괴괸 불상들이 널려 있다가,경주 박물관 뜨락이나 전시실로 옮겨져 유생들의 종교탄압이 얼마나 잔혹했던지를 침묵으로 증언하고 있기도 하다. ●日 승려들 겨울 나는 동안 김시습 찾았을 것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 앞에서 김시습과 일본 차문화의 관계를 재구성해 보기 위하여 다시 생각에 잠겼다.일본 기록에는 일본 국왕사인 승려 준초,범고 등이 조선에 파견되었는데,그들은 천룡선사(天龍禪寺) 승려들로서 수륙대재(水陸大齋)를 열어 죽은자들의 영혼을 천도하는데 필요한 의식 절차를 묻고,천룡선사 법당을 짓는데 드는 건축 자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되어 있다.그들은 방문 목적을 다 이룬 뒤 태풍에 막혀 조선에서 겨울을 나는 동안 조선 여러 곳을 여행했으며,이듬해 봄에는 당시 조선사회에서 가장 무성한 소문을 낳고 있는 김시습이란 인물을 만나 보기 위해 통역을 데리고 용장사를 찾아왔던 모양이다. 김시습은 산중까지 그를 찾아온 일본 승려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특유의 질문과 해학으로 마치 오랜 친구 사이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일본 승려들은 이 날의 만남을 계기로 그 후 여러 차례 용장사를 방문하게 되었던 듯하다. 김시습이 쓴 소설 ‘금오신화’ 목판본이 1653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되었는데,이것을 다시 간행한 것이 우리나라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을 뿐임을 보면,그의 소설 원본이 일본 승려들에 의하여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보여진다. ●소박한 초암차는 오늘날 일본의 초석 일본 승려들은 김시습의 차생활과 집의 구조,경주 남산의 자연풍광에 깊은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일본 다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 방바닥을 파 내고 묻는 화로는 김시습의 방 안에 있던 그 지로(地爐)와 흡사하다. 서원차 문화를 혁파하기 위해 고안해 낸 초암차(草庵茶)는 조선 농민들이 사는 작고 소박한 초가집을 모체로 한 것인데,초암차 문화의 핵심 내용들과 김시습의 차시(茶詩)들은 매우 닮았다.소박함,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으려는 초암차의 특징은 서원차가 지닌 병폐를 말끔하게 치유시켜 오늘날 저 일본의 초석이 되어 왔다. 기이한 인물로만 아는 김시습의 천재성과 열린 정신에서 일본의 위기를 극복하는 구체적 대안을 발견해 간 일본 승려들의 지혜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이다.돌아서는 내 눈에 다시 목이 잘려나간 불상이 들어온다.우리는 기껏 불상의 목이나 잘랐을 뿐인가….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5)김시습과 일본의 차문화(下)

    세조실록의 일본 승려 준초 등에 관한 기록은 1464년 2월 17일의 일이다.여기서 ‘전년(前年)’이라면 1463년이 된다. 그렇다면 일본 기록에서 1463년 7월 14일 준초 등이 조선을 방문했다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만약 이 두 기록의 내용이 동일한 사건을 적은 것이라면 문제는 보다 쉽게 풀려질 수 있다.즉 일본 사신 준초 등 승려 일행은 1463년 7월 14일에 조선의 세조임금과 대신들을 만났다.며칠 뒤 이들은 세조 임금께 하직 인사를 올리고 일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영등포 나루에서 배를 기다렸는데,마침 계절이 여름인데다 태풍이 불어서 출국이 늦어지게 되었다. ●태풍 때문에 못 떠나게 된 日승려들 이 무렵 일본 외교 사신들이 조선으로 올 때 타는 배는 돛배였다.돛배는 폭풍우나 태풍에는 매우 위험하여 항해가 불가능하다.또한 일본에서 조선으로 오는 뱃길인 현해탄은 평소에도 파도가 거칠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항해는 위험했다.돛배에는 비바람이나 추위를 제대로 막아줄 수 있는 별도의 시설이 없어서 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 늦은 봄 사이에 현해탄을 건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객관적 사정을 참고해 보면 1463년 여름이 끝나기 전 어느날 일본 사신들은 귀국길에 나섰지만 태풍으로 잠시 머물렀다.그런데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아 하루 이틀 기다리다 보니 어느새 가을철로 접어 들었고,바다는 이미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항해는 매우 위험했다.그럴 경우 대개는 다음해 늦은 봄까지 조선에 머무는 게 통상적인 일이었다.그렇게 겨울을 조선에서 보낸 그들에게 세조 임금이 위로의 인사를 보낸 것이 1464년 2월 17일이었다.그동안 그들은 어디서 머물렀을까? ●일본사람 많던 웅천왜관서 머물러 일본은 조선의 세 항구에다 왜관(倭館)을 열었다.부산,웅천,울산 등 이른바 삼포(三浦)였다.당시 일본의 외교관 대부분은 승려들이었다.승려들이 무사들을 제치고 외교관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문자를 아는 계층들이었기 때문이다.삼포에 왜관이 설치된 1423년 무렵부터 삼포왜관으로 인해 왜관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던 1560년까지 약 137년 동안 일본 승려들이 외교관 신분으로 조선을 방문한 횟수는 140여 차례에 달한다.그들은 10여 명일 때도 있었지만 많을 때는 40여 명이 넘기도 했다. 137년 동안 조선을 방문한 승려들은 약 2500여 명이었는데,그들 대부분은 주로 웅천왜관을 이용하여 드나들거나 머물렀다.웅천에는 여러 대를 이어서 사는 일본인들도 있었고,조선 여자와 결혼하거나 조선에서 무역상을 하거나,돈놀이를 하기도 하고,조선 사기장들을 고용하여 조선 흙으로 그릇을 구워 일본으로 실어가는 자도 많았다.조선말과 풍속에 능통하여 조선옷을 입고 상투를 틀고는 조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조선의 비밀스러운 것들을 염탐하여 일본에 알려주거나 조선의 우수한 문물을 배워 일본에 전파하는 자들이 매우 많았다.준초 일행이 1463년 가을부터 1464년 늦봄까지 머문 것도 웅천이었다.웅천에는 조선말에 능통한 일본인이 많아서 일본 외교관이나 무역상들은 조선말 잘하는 일본인을 데리고 다니면서 활발하게 행동했다. ●1460년대 일본엔 사치스러운 차문화 유행 1460년 무렵의 일본사회는 사치와 호화스러운 차문화가 커다란 병폐로 자라나 일본을 위기로 몰아 넣고 있었다.가마쿠라 시대부터 시작된 중국 송나라의 차문화인 서원차(書院茶)가 무분별하게 유행하면서 일본 사회의 지도자들과 상업자본가들은 거대한 차실을 금으로 칠해 놓고 일년 내내 호화스러운 차회(茶會)로 시간과 재산을 탕진했다. 금각사라는 건물이 그 당시에 지어진 대표적인 것이다.무로마치 시대는 더욱 더 사치에 몰입했다.사치와 부패는 무사들을 타락시켰고,협잡과 음모로 일본사회는 극도의 분열에 시달렸다.차문화에서 시작된 깊은 병폐를 고치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문화가 필요했다. 여전히 일본 사회에서 글자를 아는 유식한 계층인 승려들은 위기에 빠진 일본을 건져내기 위해 규모가 웅장하고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수용하는 서원차를 대신할 수 있는 차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더 이상 중국에서는 배울 것이 없었다.그리하여 관심을 돌린 것이 조선이었다.그 때 조선을 비교적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은 승려들뿐이었다. ●머리 잘린 삼륜대불상에 할 말 잃고… 일본의 불교 지도자들은 조선에 파견되는 승려들에게 비밀 지령을 내렸다.조선의 자연 경관,취락 구조,지식인들의 생활 문화,불교 수행자들의 생활과 철학,특히 서민들이 사는 모습을 눈여겨 보거나 그림으로 그려 올 것을 지시했다.이같은 정세 아래서 조선으로 파견된 준초 등에 대한 일본 기록은 매우 구체적이다. 필자는 삼층석탑에서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가야 하는 삼륜대불상(三輪臺佛像)으로 자리를 옮겼다.이 불상은 원형3층탑 위에 불상을 모신 것이다.삼국유사에서는 이 불상을 미륵불이라 했는데,이것과 비슷한 형식과 구성을 보이는 것이 화순 운주사에도 있다. 정오 가까운 시간이 되자 맞은편 계곡에서 종 치는 소리와 함께 목탁 소리도 들린다.어느 절에선가 사시예불을 올리는 모양이다.원형 3층탑 위의 불상은 목 부분이 잘린 채 머리가 없이 몸체 부분만 남아서 세상을 향하고 있다.조선시대 유생들의 불교 탄압의 가혹한 증거로 보인다.경주 남산 곳곳에는 유생들에 의하여 목이 잘리거나 얼굴에 금이 가고 전신이 파괴괸 불상들이 널려 있다가,경주 박물관 뜨락이나 전시실로 옮겨져 유생들의 종교탄압이 얼마나 잔혹했던지를 침묵으로 증언하고 있기도 하다. ●日 승려들 겨울 나는 동안 김시습 찾았을 것 머리가 잘려나간 불상 앞에서 김시습과 일본 차문화의 관계를 재구성해 보기 위하여 다시 생각에 잠겼다.일본 기록에는 일본 국왕사인 승려 준초,범고 등이 조선에 파견되었는데,그들은 천룡선사(天龍禪寺) 승려들로서 수륙대재(水陸大齋)를 열어 죽은자들의 영혼을 천도하는데 필요한 의식 절차를 묻고,천룡선사 법당을 짓는데 드는 건축 자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되어 있다.그들은 방문 목적을 다 이룬 뒤 태풍에 막혀 조선에서 겨울을 나는 동안 조선 여러 곳을 여행했으며,이듬해 봄에는 당시 조선사회에서 가장 무성한 소문을 낳고 있는 김시습이란 인물을 만나 보기 위해 통역을 데리고 용장사를 찾아왔던 모양이다. 김시습은 산중까지 그를 찾아온 일본 승려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특유의 질문과 해학으로 마치 오랜 친구 사이처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일본 승려들은 이 날의 만남을 계기로 그 후 여러 차례 용장사를 방문하게 되었던 듯하다. 김시습이 쓴 소설 ‘금오신화’ 목판본이 1653년 일본에서 처음 간행되었는데,이것을 다시 간행한 것이 우리나라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을 뿐임을 보면,그의 소설 원본이 일본 승려들에 의하여 일본으로 흘러나간 것으로 보여진다. ●소박한 초암차는 오늘날 일본의 초석 일본 승려들은 김시습의 차생활과 집의 구조,경주 남산의 자연풍광에 깊은 영향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일본 다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인 방바닥을 파 내고 묻는 화로는 김시습의 방 안에 있던 그 지로(地爐)와 흡사하다. 서원차 문화를 혁파하기 위해 고안해 낸 초암차(草庵茶)는 조선 농민들이 사는 작고 소박한 초가집을 모체로 한 것인데,초암차 문화의 핵심 내용들과 김시습의 차시(茶詩)들은 매우 닮았다.소박함,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으려는 초암차의 특징은 서원차가 지닌 병폐를 말끔하게 치유시켜 오늘날 저 일본의 초석이 되어 왔다. 기이한 인물로만 아는 김시습의 천재성과 열린 정신에서 일본의 위기를 극복하는 구체적 대안을 발견해 간 일본 승려들의 지혜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충격이다.돌아서는 내 눈에 다시 목이 잘려나간 불상이 들어온다.우리는 기껏 불상의 목이나 잘랐을 뿐인가….˝
  • 추억의 ‘대한뉴스’ 인터넷서 본다

    추억의 영상물 ‘대한늬우스’가 인터넷으로 돌아왔다. 국립방송 KTV는 새달 1일부터 대한뉴스와 문화기록영화,대통령 기록영상 등을 인터넷 홈페이지(www.ktv.go.kr)와 국가기록영상관(film.ktv.go.kr)을 통해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대한뉴스와 문화영화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주요 국정활동과 사회변천을 기록한 영상물.TV가 보급되기 전까지 국내 유일의 영상뉴스의 역할을 해 중요한 현대사 자료다. 특히 전국 극장에서 영화 시작에 앞서 상영된 ‘종합 뉴스’성격의 대한뉴스는 지난 1953년부터 1994년 말까지 21년간 2040편이 제작됐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6·25전쟁 중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위문공연과 전차가 다니던 서울 모습,제1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사라호의 피해 모습 등 희귀 자료를 볼 수 있다. 또 60년대 클리프 리처드 등 세계적 연예인의 방한 모습과 월남 파병,70년대 미니스커트·장발의 유행과 대연각 호텔 화재 등 주요 사건들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80∼90년대 교복 자율화와 야간 통행금지 해제,KBS의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과 서울올림픽,남북 동시 UN 가입 등 대한민국의 발전상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KTV는 지난해 5월부터 이 사업을 추진해 대한뉴스 2만분을 비롯해 문화기록영화 4만분,역대 대통령 기록영상 1만분 등 모두 10만분이 넘는 음성 및 동영상 자료를 디지털로 전환해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경제플러스] 태풍피해 마산 대우백화점 재개장

    지난해 9월 태풍 ‘매미’의 피해로 영업이 중단된 경남 마산시의 대우백화점이 28일 재개장했다.수해가 심했던 지하 매장은 지하 1층 웰빙형 ‘신선식품관’과 지하2층 ‘가구전문관’으로 구성됐다.특히 가구전문관은 엔틱 가구 등 다양한 제품의 가구를 판매하는 500평 규모의 대형 가구매장으로 꾸며졌다.대우백화점은 지하5층 지상 20층의 마산지역 최대 규모다.
  • [레저+α]

    ●백두산 야생화 트레킹 상품 판매 세일여행사는 한국의 최고봉인 백두산 야생화 트레킹 상품(4박5일)을 판매한다.중국 연길을 거쳐 서백두 야생화 군락지를 돌아본후 청석봉,백운봉,소천지,북백두로 이어지는 종주코스다.백두산 자연사박물관,두만강 발원지,용정,양강도도 돌아본다. 조선족인 유연산 작가와 장백산보호국 생태팀의 야생화전문가가 가이드로 나선다.백두산에는 6월 중순부터 3개월간 노란만병초,백두산 철쭉,금매화,큰원추리 등 야생화들이 꽃밭을 이룬다.23,30일,7월7일,14일 4차례 출발하며,차수당 인원은 30명.선착순 마감한다.참가비는 89만원.(02)737-3031. ●630여개 초·중고 동아리 한마당 과천 서울랜드는 서울시 교육청과 함께 27일부터 5일동안 ‘2004 봄 서울학생 동아리 한마당 축제’를 연다.서울시내 630여개 초·중·고 동아리가 서울랜드내 6개 공연무대와 전시관에서 공연 및 놀이마당,연극마당을 통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과 끼를 마음껏 발산한다.관람객들을 위해 풍물놀이 및 민속놀이,은점토공예,천연염색 등 15가지 체험마당도 마련했다.(02)504-0011. ●아인스 월드 새달부터 요금할인 세계 유명 건축물 테마파크인 부천 아인스월드는 6월부터 야간 및 주중 요금을 대폭 할인한다.6시 이후 입장자는 기존의 1만 4500원에서 8500원으로,주중요금은 1만 2500원으로 각각 요금을 내린다.6월 한 달간 매주 일요일엔 어린이들이 직접 제작한 악기로 연주하는 동요 합주 및 율동을,인천 YWCA 어린이 요들단이 감미로운 요들송을 들려준다. ●홋카이도 골프 패키지 운영 ㈜다락레져센타는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남서쪽에 위치한 루스츠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는 3박4일 패키지를 운영한다.루스츠리조트엔 72홀 규모의 골프장과 호텔,온천대욕탕,실내외 파도풀장 등이 갖춰져 있다.삼복더위에도 섭씨 20도 정도로 날씨가 서늘하고 장마와 태풍도 거의 없어 골프를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항공료와 호텔 숙박,54홀 라운딩,식사,전동카트비를 포함해 109만원.7월 이후 성수기엔 30% 요금이 오른다.(02)7575-075.˝
  • [데스크 시각] 눈여겨볼 고이즈미식 訪北/황성기 사회교육 부장

    북한과 일본의 22일 평양 정상회담은 누가 뭐라든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뉴욕타임스가 비꼬았지만 도시락을 싸들고 평양에 갔건,회담시간을 다 못 채웠건 그렇다.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납치피해자 자녀 5명을 데리고 귀국했다.일본인이지만 북한사람으로 살아온 자녀들이 일본정부 전세기에 오르려 석양을 받으며 순안공항에 얼굴을 드러낸 순간,잘 적응해 살기를 바랐다. 납치는 북한이나,일본이나 빨리 손에서 내려놓고 싶은 뜨거운 감자다.일본에 귀환한 피랍자 두 부부의 열여섯에서 스물두살된 가족들이 일본땅을 밟고,부모들과 1년 7개월만에 재회함으로써 30년 묵은 북·일 납치문제는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총리는 국교수립을 위한 회담재개에도 합의했다.납치문제를 매듭짓고 비정상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맺고자 하는 바람은 북한이나 일본이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위성으로 생중계되는 NHK를 지켜보면서 보통 우리가 봐왔던 정상회담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납치 가족 몇명의 송환을 위해 정상이 국교도 없는 나라의 수도에 들어가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핵·미사일과 관련한 의제가 회담에서 논의되긴 했어도 사실 송환이 회담의 ‘모든 것’이었다.직접 가서 김 위원장을 만나,납치 피해자의 염원이자 많은 일본인이 바라던 가족을 데리고 온 것은 잘한 일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후 미군 탈영병 출신으로 피랍자와 결혼한 젠킨스씨,그의 두 딸과도 1시간가량 만났다.그들의 귀국의사를 확인했으나 동행을 거부했다.기자회견에서 총리는 젠킨스 가족과 나눈 얘기를 소상히 전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들 한다.자신도 걸린 ‘국민연금미납 태풍’을 비켜가기 위한 퍼포먼스라거나,여름의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려는 전략이라거나,나아가 납치문제를 해결하고 북·일 수교를 이뤄낸 지도자로서 역사에 기록되고자 하는 명예욕이 배경에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하지만 아무런 죄도 없이 납치돼 젊음을 북에 파묻고,자식들마저 두고온 이산(離散)의 고통은 정권을 책임지고 있는 정치가로서 핵·미사일만큼이나 시급히 풀어야 할 문제였다.그것을 풀러 갔다. 2002년 9월17일 평양 회담이 일본 외무성이 ‘한상 바쳐올린’ 것이었다면 22일 회담은 고이즈미 총리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다.주변에서 “상당한 정치적 위험을 동반한다.”고 말렸다고 한다. 다녀오자 두번째의 평양행을 놓고 평가가 엇갈린다.미흡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쪽이 있는가 하면,행방불명자 10명의 가족들은 “최악의 결과”라고 절규한다.잘해보자고 했던 일이 그를 자칫 위태롭게 할 수도 있어 보인다.그럼에도 일단 5명이라도 귀국함으로써 북과 일본이 다음 단계로 옮겨갈 발판은 생겼다.두 나라 사이에 놓인 암초 중 가장 큰 덩어리 하나를 두 정상이 들어냈다. 이제부터다.북핵해결과 맞물려 있긴 해도 북·일 수교는 조속히 실현되어야 한다.양국관계가 진전되면 한반도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일본에서 주장하는 실종자 10명의 재조사에 북측은 성실히 응해야 한다.일본 조야도 지난 1년10개월간의 모진 ‘북한 때리기’를 접고,대승적 차원에서 북·일관계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얘기는 다르지만 우리의 피랍자가 마음에 걸린다.방식이야 다를 수 있겠으나,숙제 하나를 풀러 평양을 오간 ‘고이즈미식’은 눈여겨 볼 만하다. 황성기 사회교육 부장 marry04@˝
  • 경주 남산 새단장 한다 탐방로 13㎞등 신설키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경주 남산(慶州 南山)에 대한 종합정비사업이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23일 경주시에 따르면 올해 4억원을 들여 4개 노선 13㎞의 남산 탐방로와 문화재 위치 및 탐방로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 35곳을 정비 또는 신설키로 했다. 또 관광객이 많이 찾는 삼릉∼상선암 탐방로에 얇은돌 깔기를 비롯해 계곡내 징검다리 설치 등을 완료할 계획이다.이밖에 지난해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남산 기슭의 삼릉숲 보호를 위해 950m에 달하는 인도를 조성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남산 정비사업으로 이미 차량 300대를 동시에 주차하는 서남산 주차장과 화장실 등을 조성 중이다.”며 “앞으로 남산에 흩어진 폐탑과 불상을 복원하고,남산 전시관 건립과 유적관리 모니터링 사업 등을 지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
  • 대선자금 수사결과 정치권·靑·재계 반응

    21일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청와대는 ‘자성’,여당은 ‘호평’을 한 반면,이회창 전 후보측은 ‘반발’하고 야당은 검찰을 맹비난했다.청와대는 “시대적 요구에 따른 공정한 수사”라고 평가하고 이번 수사를 계기로 불법정치자금과 비자금을 근절하는 개혁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靑 “시대요구 따른 공정한 수사” 열린우리당은 검찰 수사를 극찬했다.이평수 공보실장은 논평을 통해 “검찰이 여야를 불문하고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정경유착의 일단을 밝혀낸 것은 성과”라고 밝혔다. 반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측은 “비록 정치적 관행이었다고 하더라도 불법자금을 수수한 일은 잘못됐던 일”이라고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노 대통령측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정치적 저의가 있었던 수사”라고 반발했다.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 옥인동 자택에 머물며 측근들로부터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보고받고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은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면서도 “검찰이 노 대통령의 비리 관련성을 밝혀줄 것이라는 국민과 야당의 마지막 기대를 저버렸으며 노 대통령의 ‘10분의 1’ 지침에만 충실한 수사결과를 국민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검찰 선처에 감사” 한편 재계는 “이제야 태풍이 지나갔다.”며 “검찰의 선처에 감사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길승 SK 회장과 이중근 ㈜부영 회장,조양호 한진 회장,김준기 동부 회장 등을 제외하고는 삼성,LG,현대차,롯데,금호 등 주요 조사대상 그룹 총수들이 불기소됨에 따라 “불행중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김상연 류길상기자 hisam@˝
  • 李부총리 “한국경제 늪에 빠진듯”

    한국은행의 1분기 경제성장률 발표가 있던 21일 과천정부청사의 한 인근 음식점.이헌재(얼굴)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기자들과 둘러앉았다.마침 전날 취임 100일을 맞은 그에게 기자단 대표가 100일 기념으로 백세주를 권했다.이 부총리는 잔을 받으며 “(장관들이)얼마나 단명했으면 취임 100일까지 챙기겠느냐.”며 의미심장한 농담을 건넸다. 꼭 일주일전 이 부총리는 이런 말을 했다.“사공이 많아 배(경제)가 바다 한가운데서 꿈쩍도 않고 있다.게다가 풍속 30㎞의 태풍까지 불고 있다.” 그 사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 결정이 있었다.이후 배가 좀 나아가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부총리는 “아무래도 늪에 빠진 것 같다.”며 다시 농담으로 받아넘겼다.대통령의 직무 복귀 이후 더 가열되고 있는 ‘성장과 개혁’ 논쟁에 대한 우려가 섞여있는,뼈있는 농담이었다.배가 나아가려면 결국은 선장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데 아직도 경제부총리에게 확실하게 힘이 실리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아쉬움도 묻어났다. 그래서인지 이 부총리는 “성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말을 이 날도 몇번이고 되풀이했다.이유도 길게 설명했다.“물가상승은 국민 모두 고통을 분담할 수 있고,또 해야 하지만 저성장으로 인한 실업 등의 고통은 저소득층과 특정계층에게만 집중돼 소득불균형을 원천 확대시킨다.(소득분배를 위해서라도)당장은 성장이 최우선이다.” 때로는 부러 자신감을 더 내보이는 그이지만 이 날 만큼은 이례적으로 ‘자아반성’까지 곁들였다.“취임 이후 관련 경제부처 등과 힘을 모아 투자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애썼으나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안타깝다.”성장이 먼저니,개혁이 먼저니,소모적인 논쟁을 벌이고 있을 여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성장 우선론을 한창 설파하던 그는 불현듯 언론의 ‘성장-개혁 싸움붙이기’가 생각났던지 갑자기 “또 성장주의자라고 몰아붙일라….”하며 화제를 슬쩍 돌렸다. 그는 요즘 여성 정책보좌관을 찾고 있다.“경제를 보는 여성의 시각이 필요”해서다.내심 점찍어둔 후보도 있었다. 이 부총리는 “노동분야에는 이혜훈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교수,금융분야에는 이인실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모두 다른 데로 가버렸다.”며 아쉬워했다.이 교수는 17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서울 서초갑)에 당선됐고,이 위원은 얼마전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으로 옮겨갔다. 이 부총리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여성인력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점에서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와 금감위원회에 최초의 여성위원이 나온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역설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재계 ‘사회공헌기금’ 속앓이

    재계는 정부가 사회공헌기금 조성의 공론화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방침을 밝히자 이에 반발하면서도 뚜렷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과 20대 그룹 총수,경제단체장들간의 회동이 오는 25일로 예정돼 있어 드러내 놓고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못하고 있다.또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대기업 총수들이 대부분 불입건되는 등 ‘선처’를 받은 상태여서 정부 방침에 반박할 수도 없어 속앓이만 하고 있다. ●사면초가 빠진 재계 재계는 현대차 등 4개 완성차 노조에 이어 김대환 노동부 장관까지 나서 사회공헌기금의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하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노조 요구대로 순이익의 5%를 사회공헌기금으로 내놓을 경우 기업들의 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다.다음달 이후로 예상되는 하투에서 노동계의 입장을 강화,노사협상을 힘들게 할 것이라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들은 공식논평을 발표하는 등의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다.노사문제와 관련해 재계의 목소리를 내는 한국경영자총협회만 공식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경총은 “노동계의 사회공헌기금 조성 요구는 원칙적으로 교섭대상이 아닌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나서 완성차 4사 노조의 요구에 국한된 사회공헌기금 문제의 공론화를 언급하는 것은 전 산업계의 노사갈등을 유발하고 기업의욕을 감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경제단체의 고위 관계자는 “사회공헌기금 조성은 경영사항이어서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이런 입장을 내놓으면 기업으로서는 기금을 안 낼 수 없어 사실상 준조세를 신설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사회공헌기금으로 내야 할 순이익 5%에 대한 정확한 액수를 파악하는 등 대책수립에도 여념이 없다.이번에 사회기금조성을 처음으로 제기한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이 1조 4794억원이어서 5%인 874억원을 기부해야 한다.현대차는 지난해 ▲태풍 ‘매미’ 관련 수재의연금 50억원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 90억원 ▲대구지하철참사 지원금 20억원 ▲차량정비 10억원 등 총 170억원을 기부금으로 내놨다. 대기업 관계자는 “자발적 기부가 되어야 하는데 노조가 강압적으로 5%를 사회공헌기금으로 내놓으라고 하고 정부가 거드는 모습을 보면서 재계가 ‘무장해제’ 당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청와대 회동이 분수령 재계는 25일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과 그룹총수,경제단체장들간의 회동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대기업들은 회동에서 소비부진과 실업,고유가 등 서민생활 문제,투자활성화와 윤리경영,공정위 계좌추적권 등 경제현안에 대한 재계 입장도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비정규직과 사회공헌기금 문제가 불거져 나와 입장조율에 부심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검사장승진 사시21회 6~7명 될 듯

    다음주 단행될 것이 유력시되는 검사장급 이상 인사의 초점은 그 규모다.인사권자의 구상에 따라 또 한 차례 인사태풍이 불지,자리 메우기식의 안정적 인사가 이뤄질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 시기로는 27일쯤 단행돼 31일자로 배치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이를 감안,검찰인사위원회도 다음주 25일쯤 열릴 전망이다. 검사장급 가운데 빈 자리는 법무부 보호국장과 부산·대구·광주·대전고검 차장검사 등 5자리이다. 사실 이번 인사의 포인트는 서영제 서울지검장(사시 16회)과 안대희 대검 중앙수사부장(사시 17회)이 어느 자리로 옮기느냐와 그 자리에 누가 배치되느냐다.하지만 고검장급 중에서 용퇴자가 나오지 않는 한 서 검서장과 안 부장이 자리를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이런 이유 때문에 사시 14∼15회 고검장이나 검사장급 인사중 일부가 용퇴를 하지 않으면 한직으로 배치하는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또 한 번의 인사태풍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이런 구도속에서 서 검사장은 대검 차장이나 법무차관,안 부장은 서울지검장으로 전진배치되거나 법무차관,일선 고검장으로 승진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후임 서울지검장에는 사시 17회가 유력시 된다.사시 17회에는 안 부장을 비롯해 유성수 대검 감찰부장,정상명 법무부 차관,이종백 검찰국장,이기배 법무실장,임승관 창원지검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후임 중수부장은 사시 18∼19회 가운데 특수수사에 밝은 검사장이 발탁될 것으로 점쳐진다.하지만 향후 중수부의 직접 수사기능이 축소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로 기획통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도 있다. 승진 인사도 관심사다.인사폭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7∼8자리로 늘어나면 사시 21회 6∼7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하는 것을 포함해 종전 승진에서 누락됐던 사시 20회 중에서도 일부가 구제될 것으로 보인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항공·할인점 ‘흐림’… 애견·명품점 ‘맑음’

    국제 유가가 4일 연속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고유가’행진이 이어지고 있다.17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7센트 오른 41.55달러로 마감했다. 유가 급등세 여파로 미국의 휘발유가격도 갤런당 2달러를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미 에너지부는 17일 미국 전역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이 갤런당 2.017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일주일 새 7.6센트(3.9%),1년새 52센트(35%)나 올랐다. 고유가로 대부분의 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은 곳은 항공업계.세계 항공사들은 잇따라 항공료를 올리고 있다.홍콩을 경유하는 72개 항공사들이 지난 11일부터 수화물 초과요금을 3분의1가량 인상한데 이어 독일의 루프트한자도 화물요금을 올렸다. 영국항공(BA)과 호주 콴타스항공은 지난주부터 항공요금을 4∼10달러가량 인상했다.이달초 에어프랑스에 합병된 KLM항공은 19일부터 구간당 4유로씩 추가요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으며 싱가포르항공도 호주·뉴질랜드·영국 등 노선의 요금을 인상키로 했다. 자동차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등 자동차업체들은 한때 인기 최고였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연비가 낮다는 이유로 최근 판매가 급감했다.중대형 세단 역시 타격을 받을 조짐이다. 중산층 및 저소득계층이 주로 찾는 월마트와 타깃 등 대형 할인매장들도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리 스콧 월마트 CEO는 최근의 휘발유 가격 급등은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7달러 줄어드는 효과를 갖는다고 우려했다.이를 반영하듯 월마트의 4월 매출은 시장의 예상치인 4.5%를 밑도는 4.4% 증가에 그쳤다.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외식업체들과 영화상영관도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고소득층 등 여유계층이 주로 찾는 고가품 업체들은 이번 고유가 태풍권에서 안전한 것으로 업계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아동용품과 애완견 관련 업체들도 고유가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균미기자 kmkim@˝
  • ‘결식아동돕기’ 실천 레이크사이드CC 윤맹철 사장

    ‘윤맹철은 골프장 사장이다.’‘아니다,농사꾼이다.’ 골프 마니아들은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하면 가장 라운딩을 하고 싶은 곳으로 우선 꼽는다.골프장 시설과 주변 경관이 으뜸이다.그린피가 비교적 싸다는 장점도 있다.따라서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사장님’ 하면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다.국내 최고의 회원권 가치를 자랑하는 54홀 규모의 골프장을 소유한 경영인이기 때문이다. ●매년 두차례 자선골프대회… 17억 기탁 ‘레이크사이드CC’의 윤맹철(尹孟喆·61)대표이사 사장은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또 부(富)의 사회환원을 위한 공익사업에도 열심이어서 ‘멋쟁이 사업가’로 통한다. 그는 매년 2차례 결식아동돕기 자선골프대회를 열어 지금까지 17억여원의 성금을 기탁했다.IMF체제때 용인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했다.이로 인해 결식아동이 급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본격적으로 나섰다.그는 “어린이들의 잘못은 무조건 어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각별한 어린이 사랑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가정형편이 어려운 주니어급 선수들에게 무료로 골프 라운딩의 기회를 열어주는 등 국위선양의 꿈나무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태풍 등으로 인한 수재민돕기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그는 평소 ‘수박밭에 서리하는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수박밭 주인이 가지는 것이 훨씬 많다.다 가지려 하지 말고 나누라.’는 선친의 말을 자주 되뇌이곤 한다.‘나눔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에 위치한 레이크사이드CC에서 윤 사장을 만났다.그의 집무실은 얼핏 보아 10평 안팎.국내 최대 규모의 골프장을 운영하는 ‘사장실’치고는 초라한 편이었다. 그는 첫마디부터 면박(?)이었다.자랑도 없고 내세울 것도 없기 때문에 언론에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그러면서 멀리까지 헛걸음만 했다며 웃었다.사실 그에 대한 관련 자료를 뒤져봐도 골프전문지에나 간접적으로 소개됐을 뿐 인터뷰를 제대로 한 적이 거의 없었다.몇년 전 SBS 골프채널에 한번 나가 얼굴에 분바르고 잠시 인터뷰한 것이 전부라는 게 남준진 영업부장의 귀띔이다. ●홀과 홀 사이 텃밭 일구는 ‘농사꾼’ 사장 헛걸음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하자 그는 “잔디 가꾸고 고추 심어 하늘을 바라보는 ‘농사꾼’인데 할 얘기가 뭐 있다고?”라는 즉답이 나왔다.그래서일까. 윤 사장의 첫인상은 예상과 달랐다.세련되지도 않았고 사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골프장 사장님’은 매일같이 라운딩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그는 “아니올시다.일주일에 두번 정도? 친구들이 찾아오면 즐겁게 해줘야 하니까.”라며 웃었다.대신 아침 일찍 코스답사는 매일이다시피 한다.일반 기업체 사장이 공장을 둘러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코스 답사 도중 들르는 곳이 있다.홀과 홀 사이에 텃밭처럼 가꾼 미니 농장이다.여기엔 싱싱한 무공해 채소들이 있다.저녁 밥상용으로 고추와 깻잎,상추 등을 직접 딴다.직원을 시키지 않고 자신이 직접 씨뿌려 가꾼 소중한 ‘생물’들이다.찾아오는 손님들이나,회원들에게 무공해 채소를 선물하는 것도 큰 보람이다.특히 가을에는 김장용 무도 캔다.그가 ‘농사꾼’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골프실력이 당연히 ‘싱글수준’이겠거니 했다.그는 고개를 흔들며 ‘보기플레이’라고 했다.친한 사람끼리 내기할 경우 일반 주말 골퍼들처럼 몇천원짜리 ‘스킨스 방식’을 애용한다.또 골프채는 국산이든 외제든 가리지 않는다.드라이버 비거리는 220야드 정도라고 했다. 요즘 같으면 여기저기에서 들어오는 부킹 청탁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지 않으냐고 하자 그는 “최대한 원활한 부킹이 되도록 하고 있다.만약 부킹이 안되면 그 이유를 성실하게 설명해주면 된다.”고 말했다.분위기를 바꿨다.연간 매출액 400억원,연간 내장객 27만명,지난해 홀인원 숫자만 70개,캐디를 제외한 정식 직원은 200명….경영철학이 궁금해졌다.이 물음에 주저없이 그는 “배운 게 골프장뿐이고 골프장과 24시간 함께 살고 있다.”고 했다.그는 또 “골프장은 날씨에 민감한 농사일이나 다름없다.”면서 “전 직원들이 호텔 같은 서비스 정신으로 잘 따라해 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윤 사장을 잘 아는 주위 사람들은 남다른 그의 ‘사명감’을 높이 평가한다.원활한 부킹과 깍듯한 서비스 정신이 간단치 않다는 것이다.또 주요 대회를 적극 유치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정신이 오늘의 ‘레이크사이드’를 있게 했다고 설명한다.아울러 회원 위주의 경영방침으로 ‘최고가 회원권’을 유지시키고 있다고 했다. ●“레이크사이드는 재일교포1세 선친의 작품” “선친께서는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셨습니다.대개 재일교포 1세대들이 그러했듯이 타국에서 많은 박해와 고생에 시달리다 보니 근검절약으로 살 수밖에 없었지요.” ‘레이크사이드CC’는 그의 부친에 의해 탄생됐다.진주에 살던 부친은 일찍 일본으로 건너갔다.여러 어려움을 이기며 사업수완을 발휘한 부친은 70년대 초 도쿄 인근에 18홀 골프장을 운영하게 됐다.이후 돈을 벌자 지인들의 권유로 하와이에 투자하려고 했다.그러나 솟아오르는 애국심을 억누르지 못했던지 고국행을 택했다. 결국 87년 12월 차규헌 교통부장관을 통해 대중골프장 36홀 사업 승인을 받기에 이르렀다.원래는 회원제 골프장을 원했으나 여건상 ‘퍼브릭’으로 한정됐다.골프장 부지는 ‘연일 정씨’와 ‘해주 오씨’ 등의 문중 산이었다.토지보상 등의 문제에도 별 어려움이 없어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됐다.내친김에 2년뒤에는 회원제 골프장 18홀(서코스) 사업승인을 받았다. 이렇게 해서 90년 7월 국내 최대의 대중골프장 36홀이 탄생됐고 97년 9월 회원제 골프장까지 개장하기에 이르렀다.그러나 부친은 안타깝게도 회원제 골프장 완공이 얼마 남지 않은 96년말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윤 사장은 43년 진주에서 3남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62년 진주고를 졸업한 그도 아버지를 닮아 일찍부터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그는 금강그라스 대표이사로 있던 96년 부친이 돌아가시자 ‘레이크사이드CC’의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LPGA이어 PGA도 개최할 것” 윤 사장은 선친의 함자를 딴 주니어골프대회인 ‘익성배’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선친의 뜻을 기리고 골프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다.뿐만 아니라 3년 전부터 국내 여자프로골프대회(LPGA)를 개최하고 있다.골프장에서 번 돈을 골프 발전을 위해 쓰자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처음에는 골프장 사장 명함을 내밀었더니 대부분 사치성 오락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더군요.그러나 지금의 우리 골프선수들이 외국에서 얼마나 많은 국위선양을 하고 있습니까.그 민간외교사절의 역할은 결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요.” 그는 LPGA뿐만 아니라 앞으로 남자대회(PGA)도 개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골프장 입구의 단독주택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슬하에 1남4녀를 두었다.골프와는 다들 거리가 멀다고 했다. ■ 그가 걸어온 길 ▲1943년 진주 출생 ▲1962년 진주고 졸업 ▲1984년 금강그라스 대표이사 ▲1996년 레이크사이드CC 대표이사 사장 취임 ▲1997년 회원제코스(18홀) 개장. ▲1997년∼현재 익성배 주니어오픈골프 대회 주최 ▲1997년 미국 US오픈 삼성월드챔피언십 개최 ▲1999년∼현재 결식아동 자선골프대회 주최 김문기자 km@seoul.co.kr˝
  • [녹색공간] 江은 江이요 늪은 늪이다/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신록이 완연한 늦봄이다.마침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비가 내려 삼라만상을 가득 채운 생명의 속삭임을 듣는다.최근 한 달간 영호남 일부 지역을 빼고는 적당한 비가 오셨다 하니,모내기 준비에 여념이 없는 농부들의 발걸음도 약간은 가벼워졌을 터이다.이렇듯 생명의 기운을 일으켜 북돋워 주는 비지만 언제나 반가운 손님인 것은 아니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태풍을 동반하는 장마철 큰비는 공포와 원망의 대상이었다. 조지 스튜어트는 ‘폭풍우’라는 소설에서 “건초 수확기의 뇌우는 내각을 갈아 치우고 기온이 약간만 변해도 왕좌가 흔들린다.”고 했다.우리나라에서도 수해는 오래 전부터 가뭄과 함께 국운을 좌우하는 천기의 변화로 받아들여졌다.재해가 왕의 부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근신하고자 했던 피정전(避正殿)이나 창고를 열어 굶주린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 주었던 진휼(賑恤)은 물을 잘 다스리는 일이 국가의 중대사였음을 보여준다. 첨단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오늘날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태풍 ‘매미’와 ‘루사’가 몰고 왔던 기습폭우로 수백 명의 인명 피해와 수조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던 것이 바로 작년과 재작년이다.따라서 수해 예방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추진돼야 할 정책의 하나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문제는 그 방향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에 있다.매년 재해복구비 7조원과 치수사업 예산 1조여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수해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홍수에 무기력하고 매년 더 큰 피해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홍수에 대한 이해가 근본부터 잘못돼 있기 때문이다.정부의 치수대책은 제방을 높이고 더 튼튼하게 쌓거나 강바닥을 긁어내어 낮추는 것이 전부다.하지만 이는 비가 새는 집에서 지붕을 고치기보다는 마룻바닥에 양동이를 대어 물을 받겠다는 것과 같다.홍수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강이 범람해 생명과 재산을 빼앗는 예외적인 사건이지만,사실은 우리가 굳은 몸을 풀기 위해 기지개를 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극히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현상이다. 아니나 다를까.작년과 재작년 수해가 극심했던 곳은 예외없이 인위적으로 물길이 바뀐 지역이었다.제방을 높이고 콘크리트 구조물을 붙여 물을 가두어둘 수 있다고 믿었지만,결국 불어난 강물이 제 물길을 찾아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최근 제방 사면에 콘크리트 호안블록을 붙여 논란을 빚고 있는 창녕 우포늪의 경우도 마찬가지다.침수로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던 지역은 원래는 늪이었으나 60년대 이후 농업진흥공사가 매립해 논이나 밭으로 개간한 곳이다. 제방을 튼튼히 쌓아 홍수피해를 막아보겠다는 시도는 단기적으로는 성공할지 몰라도 언젠가 더 큰 화를 부를 수밖에 없다.지속가능한 수해예방의 원칙은 강과 늪에 우리들이 빼앗았던 공간을 가능한 한 돌려주어 물을 담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탄핵 기각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단기적 경기 부양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잠재력을 튼실하게 할 수 있는 쪽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이러한 원칙이 수해 예방에도 적용되지 않아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인내심을 가지고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정책을 세우는 일은 무엇보다 치수대책에 요구되는 자세일 것이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탄핵기각] 정부 부처 움직임

    14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고건 국무총리는 탄핵정국 종료와 함께 ‘고난’도 벗어던졌다.그동안 고 총리는 ‘권한대행’을 스스로 ‘고난(苦難)대행’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고 총리는 지난 63일 동안 국정안정을 위해 피말리는 하루하루를 보냈다.국정 위기라는 중압감에 새벽에 수시로 잠에서 깰 정도였다.특별한 약속이 없는 날에는 집무실에서 혼자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정국 구상에 주력했다. 그러나 ‘행정의 달인’답게 치밀하고 노련하게 국정 안정에 최선을 다했다.탄핵안이 가결된 순간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안보를 챙겼고,국방부와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군과 경찰의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이어 해외신인도 하락을 우려,이헌재 경제부총리에게 경제정책 일관성을 유지토록 지시하기도 했다.특히 야당의 국회 시정연설 요구와 사면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등 정치적인 기로에 서기도 했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무난히 헤쳐 나갔다. 한편 ‘탄핵기각’ 결정으로 노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면서 그동안 탄력을 받지 못했던 정부의 인사 및 행정개혁과 지방분권 업무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당분간 관가의 화두는 ‘개혁’ 또는 ‘혁신’이 될 분위기다.일각에서는 군 장성급에서 촉발된 사정바람이 공직 전반에 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조만간 모든 중앙부처 국·실장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도 열 방침이다.부처별 자체 혁신작업도 훨씬 강도높게 이뤄질 전망이다.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날 “대통령이 복귀했으니까 앞으로 혁신업무에 속도를 붙여 추진하라.”고 간부회의를 통해 주문했다. 공무원들은 탄핵기각에 대해 대체로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앞으로 불어닥칠지 모를 인사태풍과 공직사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한편으론 “공무원이 책임지고 정책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노 대통령의 ‘복귀 일성’에 따라 각종 정책을 재점검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조덕현 조현석기자 hyoun@˝
  • 기내식 비행기 밖에서도 먹는다

    태풍 등으로 외국행 비행기 이륙이 늦어질 때,승객들은 식사 해결을 위해 적잖은 불편을 겪어 왔다.항공사들은 햄버거를 사다 나눠주거나 공항식당 이용권을 나눠주곤 했다.기내식을 내주면 될 텐데 왜 번거롭게 그랬을까.이유는 간단하다.같은 기내식도 비행기 안에서 먹으면 면세,비행기 밖에서 먹으면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이같이 불합리한 규정을 손질한 관세법 개정안을 11일 입법예고한다.악천후 등으로 비행기 출발이 지연될 경우,국제공항 출국장이나 환승장에서 대기하는 승객에게 제공하는 기내식에 대해서도 관세를 면제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는 이미 준비한 기내식을 대기중인 승객들에게 제공한 뒤 다시 기내식을 채우면 된다. 안미현기자 hyun@˝
  • 비리수사 全軍확대…軍도 개혁태풍

    우리 군 최고계급인 육군 대장이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창군 이래 초유의 사태가 발생,앞으로 군내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대장 구속,후폭풍 엄청날 듯 8일 밤 구속수감된 신일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 횡령’.군단장(중장)과 연합사 부사령관(대장) 재직시 부대 활동비와 복지기금,위문금 등 1억 5000여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신 부사령관에게 적용된 혐의가 군에서는 그동안 관행처럼 행해져온 점을 들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까지도 일선 군부대에서 위문금·복지기금 등은 지휘관이 ‘알아서’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돼온 게 사실.신 부사령관도 검찰 조사과정에서 일부 예산전용 사실을 시인하면서 “죄가 되는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군 고위층에까지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며,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도 역력해지고 있다.군 안팎에서 이번 사건을 사정의 신호탄으로 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일각에서는 사정당국이 이미 육·해·공군 소장급 이상 장성들에 대한 개인비리 파일을 보관 중이며,대통령 탄핵정국으로 한 달째 늦춰지고 있는 장성급 정기인사도 이 때문에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또 특정 군(軍)의 경우 중장급 이상 장성 대부분이 비리에 연루돼,중장 1명을 뺀 전원이 낙마할 것이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소문도 있다. ●구속 배경·절차 등 뒷말 무성 인사철을 앞두고 투서로 시작된 이번 육군 대장 구속사건에 대해 장성급 인사를 앞두고 특정지역 인맥을 겨냥한 파워게임의 산물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공교롭게도 신 부사령관은 현재 육·해·공군의 대장 8명 가운데 유일한 호남(광주) 출신이다.또 미군측과의 알력이 낙마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국방부 관계자는 9일 “신 부사령관의 독선적이고도 간단치 않은 성격 때문에 미군측이 우리측에 부사령관 교체를 수차 요구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육사인 웨스트 포인트 출신인 신 부사령관은 취임 직후 각종 시설을 한국군도 미군들과 똑같이 이용토록 하는 등 한·미 양국군 간에 있었던 차별대우 관행을 개선시켰다.그는 연합사에 근무하는 한국군도 외부인이 올 경우 미군기지 동행인원을 미군처럼 4명으로 바꾸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비리수사 全軍확대…軍도 개혁태풍

    우리 군 최고계급인 육군 대장이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창군 이래 초유의 사태가 발생,앞으로 군내에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대장 구속,후폭풍 엄청날 듯 8일 밤 구속수감된 신일순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 횡령’.군단장(중장)과 연합사 부사령관(대장) 재직시 부대 활동비와 복지기금,위문금 등 1억 5000여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신 부사령관에게 적용된 혐의가 군에서는 그동안 관행처럼 행해져온 점을 들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까지도 일선 군부대에서 위문금·복지기금 등은 지휘관이 ‘알아서’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돼온 게 사실.신 부사령관도 검찰 조사과정에서 일부 예산전용 사실을 시인하면서 “죄가 되는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군 고위층에까지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며,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도 역력해지고 있다.군 안팎에서 이번 사건을 사정의 신호탄으로 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일각에서는 사정당국이 이미 육·해·공군 소장급 이상 장성들에 대한 개인비리 파일을 보관 중이며,대통령 탄핵정국으로 한 달째 늦춰지고 있는 장성급 정기인사도 이 때문에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또 특정 군(軍)의 경우 중장급 이상 장성 대부분이 비리에 연루돼,중장 1명을 뺀 전원이 낙마할 것이라는 비교적 ‘구체적인’ 소문도 있다. ●구속 배경·절차 등 뒷말 무성 인사철을 앞두고 투서로 시작된 이번 육군 대장 구속사건에 대해 장성급 인사를 앞두고 특정지역 인맥을 겨냥한 파워게임의 산물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공교롭게도 신 부사령관은 현재 육·해·공군의 대장 8명 가운데 유일한 호남(광주) 출신이다.또 미군측과의 알력이 낙마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국방부 관계자는 9일 “신 부사령관의 독선적이고도 간단치 않은 성격 때문에 미군측이 우리측에 부사령관 교체를 수차 요구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육사인 웨스트 포인트 출신인 신 부사령관은 취임 직후 각종 시설을 한국군도 미군들과 똑같이 이용토록 하는 등 한·미 양국군 간에 있었던 차별대우 관행을 개선시켰다.그는 연합사에 근무하는 한국군도 외부인이 올 경우 미군기지 동행인원을 미군처럼 4명으로 바꾸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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