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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 간호사 5년간 10만명 확충

    신규 간호사 5년간 10만명 확충

    인권침해 의료인 면허정지 추진 간호사 지원금 사용처 철저 감독 간호대 정원·유휴인력 취업 확대 5년 내 의료기관에 6만명 증원 내년부터 야간수당… 3교대 개선정부가 간호대 정원과 유휴 인력 재취업 규모를 늘려 2022년까지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를 6만 2000명 확충하기로 했다. 또 열악한 간호사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내년에 ‘야간수당’을 신설하고, 인권침해 행위를 저지른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인은 면허정지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2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 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중환자실 간호사의 97%가 신체·정신적 소진(번아웃)을 경험<서울신문 2월 27일자 10면>하고 교육을 빙자한 괴롬힘인 ‘태움’이 빈번해지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신규 간호사의 1년 내 이직률은 33.9%로 이웃 나라인 일본(7.5%)의 4배가 넘는다. 의료기관 활동인원은 지난해 기준 18만 6000명으로 전체 간호사의 49.6%에 불과하다. 또 인구 1000명당 간호사 수는 서울이 4.5명, 충남은 2.4명으로 지역별 편차가 크고 지방 의료기관의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다음달부터 간호서비스에 대한 보상인 ‘간호관리료’ 지급 방식을 바꿔 지방병원에 더 많은 보상금을 주도록 개편한다. 또 늘어나는 수입의 70% 이상을 간호사 처우 개선에 사용하도록 분기별로 점검할 방침이다. 불가피한 밤 근무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내년부터 야간수당 개념인 ‘야간간호관리료’를 도입하기로 했다. 야간수당으로 ‘야간전담 간호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전체 간호사의 30%를 야간전담 간호사로 채용하면 야간근무 없이 2교대도 가능하다는 것이 복지부 설명이다. 병원의 인력난을 완화하고 간호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간호대 정원은 지방대 중심으로 계속 확대한다. 유휴인력 재취업 규모도 2017년 1만 2000명에서 2022년 2만 2000명으로 늘린다. 이에 따라 지난 5년간 8만명에 그쳤던 신규 간호사 규모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10만 3000명으로 늘어난다. 처우 개선과 인력 배출 확대 영향으로 간호사 의료기관 활동률은 2022년 54.6%로 높아질 전망이다. 의료기관 활동 간호사는 2022년까지 6만 2000명이 늘어난다. 이 밖에 의사, 간호사의 태움 등 인권침해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면허정지 등 처분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의료법을 개정한다. 올해 대한간호협회에 ‘간호사 인권센터’를 두고 정기 실태조사도 진행한다. 아울러 ‘신규 간호사 교육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병원이 ‘교육전담 간호사’를 두도록 유도한다. 복지부에는 ‘간호간병통합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간호정책 전반을 관리하도록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이성계 때 고려 강역도 계승…‘철령~공험진’까지 엄연한 조선 땅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이성계 때 고려 강역도 계승…‘철령~공험진’까지 엄연한 조선 땅

    조선왕조실록·세종실록 살펴보니 세종 압록강~두만강 확장은 가짜 4군6진 설치 일부 신도시 세운 것 현 국정·검인정교과서 ‘기재 오류’국정·검인정을 막론하고 현행 국사 교과서가 일본인 식민사학자들이 조작한 역사, 즉 ‘가짜 역사’를 추종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조선의 북방강역도 마찬가지다. 현행 교과서는 모두 세종 때 최윤덕과 김종서가 4군 6진을 개척해서 조선의 북방강역이 압록강~두만강까지 확장되었다고 쓰고 있다. 세종 전까지 조선의 국경선은 압록강~두만강까지도 아니었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권 때 만든 중학교 국정교과서는 “세종 때 최윤덕과 김종서에게 4군6진을 설치하게 하고 충청·전라·경상도의 주민을 이주시켜 압록강과 두만강까지 영토를 개척하였다”라고 쓰고 있다. 현행 검인정교과서도 다르지 않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삼화출판사)는 “세종 때에는 4군과 6진을 설치하여 압록강과 두만강을 경계로 오늘날과 같은 국경선을 확정하였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출판사만이 아니라 모든 검인정 교과서가 마찬가지다. 교과서 편찬 기준이 이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조선의 북방강역에 대한 1차 사료는 ‘조선왕조실록’이다. 실록은 조선의 북방강역에 대해 어떻게 서술하고 있을까. ‘태조실록’은 태조 4년(1395) 12월 14일자에서 “의주(義州)에서 여연(閭延)에 이르기까지의 연강(沿江) 천 리에 고을을 설치하고 수령을 두어서 압록강을 경계로 삼았다.…공주(孔州)에서 북쪽으로 갑산(甲山)에 이르기까지 읍(邑)을 설치하고 진(鎭)을 두어…두만강을 경계로 삼았다”라고 쓰고 있다. 태조 이성계 때 이미 압록강~두만강 연안에 읍과 진을 두어 다스렸다는 뜻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세종 때 압록강~두만강까지 국경을 확장했다는 현재의 교과서 내용에 대해 ‘가짜 역사’라고 수없이 말하고 있다. 세종 때 최윤덕이 개척한 4군의 끝이 여연(閭延)이고 김종서가 확장한 6진의 끝이 경원(鏡源)이다. 그러니 현행 교과서의 논리대로라면 최윤덕, 김종서의 북방 개척 이전까지 여연과 경원은 조선의 강역이 아니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인용한 ‘태조실록’ 4년 12월조는 여연이 이미 태조 이성계 때 조선 강역이었다고 쓰고 있고 같은 ‘태조실록’ 재위 7년(1398) 2월 3일자도 ‘경원부는 부사(府使) 1명을 두고 영사(令史) 10명, 사령 20명 등을 둔다’고 기록하고 있다. 경원은 태조 이성계 때부터 이미 부사를 파견해 다스리던 조선 강역이었다. ‘태조실록’ 7년(1398) 2월 16일자는 동북면도선무사 정도전이 경원부에 성을 쌓았다고 기록하는 등 태조 때 이미 조선 강역이라고 거듭 말하고 있다.●태종과 영락제의 국경조약 더 중요한 것은 조선의 북방 경계가 압록강~두만강도 아니라는 점이다. 태조 이성계는 재위 1년(1392) 7월 28일 즉위 조서에서 “국호는 그전대로 고려라 하고 의장(儀章)과 법제(法制)는 한결같이 고려의 고사(故事)에 의거한다”고 말했다. 고려의 의장과 법제를 계승했다는 말은 고려의 강역도 계승했다는 뜻이다. 태조 이성계를 비롯해서 정종·태종·세종 등은 모두 고려의 북방 강역이 현재의 요령(遼寧)성 심양(瀋陽) 남쪽 철령(鐵嶺)과 흑룡강(黑龍江)성 목단강(牧丹江)시 남쪽 공험진까지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특히 태종은 이 국경선을 명나라 영락제로부터 다시 확인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태종은 재위 4년(1404) 5월 19일 예문관 제학(藝文館提學) 김첨(金瞻)과 왕가인(王可仁)을 명나라 수도 남경에 보내 두 나라 사이의 공식적인 국경선 획정을 다시 요구했다. “밝게 살피건대(照得), 본국의 동북 지방은 공험진부터 공주(孔州)·길주(吉州)·단주(端州)·영주(英州)·웅주(雄州)·함주(咸州) 등의 주(州)인데, 모두 본국의 땅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태종은 명나라 영락제에게 공험진 남쪽 땅에 대해서 설명했다. 고려 고종 45년(1258) 12월 고려의 반역자 조휘와 탁청 등이 압록강 북쪽~두만강 북쪽 땅을 들어 원나라에 항복하자 원나라에서 그곳에 쌍성총관부를 설치했지만 공민왕이 재위 5년(1356) “공험진 이남을 본국(本國·고려)에 다시 소속시키고 관리를 정하여 다스렸다”는 것이다. 이후 명나라가 심양 남쪽 지금의 진상둔진(陳相屯鎭)에 철령위를 설치하려 하자 고려 우왕이 재위 14년(1388) 밀직제학 박의중(朴宜中)을 명 태조 주원장에게 보내 “공험진 이북은 요동에 다시 속하게 하고 공험진부터 철령까지는 본국(고려)에 다시 속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명 태조 주원장이 “철령 때문에 왕국(고려)에서 말이 있다”면서 철령~공험진까지를 그대로 고려 강역으로 인정했다는 설명이었다. 태종은 김첨에게 압록강 북쪽 철령과 두만강 북쪽 공험진이 본국(本國·고려 및 조선) 강역이라는 시말을 자세히 적은 국서와 지도까지 첨부해서 영락제에게 보냈다. ●여진족들의 귀속권 문제는 압록강 북쪽~두만강 북쪽에 사는 여진족들의 귀속 문제였다. 여진족들이 세운 금(金)나라가 원나라에 붕괴된 이후 국가가 없었으므로 명나라에서 여진족들도 사는 이 지역을 자국령이라고 주장할 수 있었다. 이 지역에는 삼산(參散) 천호(千戶) 이역리불화(李亦里不花) 등 여진족 10처 인원(十處人員)이 살고 있었다. 처(處)란 여진족들로 구성된 집단 거주지역을 뜻한다. 이역리불화는 이화영(李和英)이란 조선 이름도 갖고 있었는데 조선 개국 1등 공신이자 이성계의 의형제였던 이지란(李之蘭)의 아들이었다. 태종은 이 여진족들은 조선에서 벼슬도 하고 부역도 바치는 조선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삼산 천호 이역리불화 등 10처 인원은 비록 여진 인민의 핏줄이지만 본국 땅에 와서 산 연대가 오래고…또 본국 인민과 서로 혼인하여 자손을 낳아서 부역(賦役)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그곳에 살고 있는 여진의 남은 인민들을 전처럼 본국(本國·조선)에서 관할하게 하시면 일국이 크게 다행입니다.” 국서와 지도를 가지고 명나라에 갔던 김첨이 돌아온 것은 다섯 달 정도 후인 태종 4년(1404) 10월 1일이었다. 김첨은 영락제의 칙서를 받아 돌아왔다. “상주(上奏)하여 말한 삼산 천호 이역리불화 등 10처 인원을 살펴보고 청하는 것을 윤허한다. 그래서 칙유한다.” 삼산 천호 이역리불화 등 10처 인원이 사는 요동땅이 조선 강역임을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이로써 조선과 명나라의 국경선도 철령과 공험진이라는 사실이 영락제에 의해 재차 확인되었다. 태종은 조선과 명의 국경선이 심양 남쪽 철령부터 두만강 북쪽 공험진까지로 확정된 사실을 크게 기뻐하고 계품사 김첨에게 전지(田地) 15결을 하사했다. 세종도 마찬가지였다. 세종은 재위 8년(1426) 4월 근정전에서 회시(會試)에 응시하는 유생들에게 내린 책문(策問·논술형 과거)에서 “공험진 이남은 나라의 강역이니 마땅히 군민을 두어서 강역을 지켜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 서술하라고 명령했다. 세종 때에야 조선의 국경선이 압록강~두만강까지 확장되었다는 현행 국정·검인정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이라면 100% 낙방했을 것이다. ‘세종실록’ 21년(1439) 3월 6일자에 명 태조 주원장이 “공험진 이남 철령까지는 본국(조선)에 소속된다”고 했다고 기록한 것처럼 조선의 국경은 압록강 북쪽 철령부터 두만강 북쪽 700리 공험진까지였다. 최윤덕, 김종서 등은 조선 강역 내에 일부 신도시를 세운 것이지 강역을 확장한 것이 아니다. 아직도 이케우치 히로시가 조작한 고려, 조선의 북방강역을 교과서로 가르치는 나라, 역사학자가 아니라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으로서도 크게 부끄러워하고 분노해야 할 일이다. 국사편찬위원회와 교육부 등 당국자들의 책임은 말할 것도 없다.
  • [메디컬 인사이드] 스마트폰 못 놓는 당신…‘디지털 치매’는 나이 안 가립니다

    [메디컬 인사이드] 스마트폰 못 놓는 당신…‘디지털 치매’는 나이 안 가립니다

    10명 중 7명 스마트폰 의존 심각 두뇌 인지기능 저하 부작용 10~30대·남성 발생률 높아 자기각성 통해 SNS 의존 줄여야우리가 하루 중 가장 오랜 시간 갖고 다니는 물건을 꼽아 보면 아마 첫 번째가 ‘스마트폰’일 겁니다.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운 경조사 일정, 지인과의 약속, 각종 메모, 친구와의 실시간 문자 대화, 동영상 보기, 게임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우리 일상생활을 돕거나 즐거움을 줍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것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19일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3세 이상 69세 이하 2만 9712명을 조사한 결과 65.5%가 스마트폰 과의존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해 생기는 인지기능 저하를 ‘디지털 치매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2012년 뇌과학자인 독일 의사 만프레드 슈피처가 ‘디지털 치매’라는 책을 내면서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습니다. ●스마트폰 의지하면 뇌 발달 억제 권겸일 순천향대 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디지털 기기에 너무 의존하면 뇌의 사고능력, 즉 인지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며 “특히 집중력, 계산력,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직 정확한 유병률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하루에 7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0대 청소년의 18.4%가 자신의 집 전화번호 같은 단순한 정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 치매는 디지털 기기를 많이 사용하는 10~30대 젊은층과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 디지털 기기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한국의 청소년과 젊은이들은 디지털 치매 증상 발생 위험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치매는 왜 생길까요. 의학적으로 명확히 규정된 용어는 아니어서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몇 가지 가설로 원인을 설명합니다. 우선 책을 읽거나 직접 만지고 두들겨 보는 등 정보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이고 깊이 사고하는 과정을 통해 학습능력이 향상되는데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학습은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피상적으로 사고하게 합니다.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면 굳이 정보를 부호화해서 뇌의 해마라는 기관에 저장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해마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점점 가족의 전화번호를 외우지 못하고 물건을 살 때 간단한 암산도 어려워합니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를 때 가사를 외우지 못해 화면을 봐야 하거나 좀 전에 봤거나 검색하려고 했던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너무 높아져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우울감, 무기력증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문제의 자각이 해결 시작점 그렇다면 일반적인 ‘건망증’과 구분할 수 있을까요. 권 교수는 “건망증은 기억의 일부분이 생각나지 않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어제 놀이공원에 갔는데 어떤 놀이기구를 탔고 점심은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가만히 되돌려보면 다시 기억이 떠오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치매는 어제 놀이공원에 간 사건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나 불안조차 생기지 않는 증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2017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 결과 10대 청소년의 30.3%, 성인의 17.4%, 60대도 12.9%가 과의존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이 비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이용하면 학업이나 업무 성과가 크게 낮아집니다. 평소 하루 성취도를 100%로 봤을 때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청소년 학업 성취도는 62.0%, 성인의 업무 성과는 68.5%에 그쳤습니다. 스마트폰 과의존을 줄이려면 본인의 자각이 가장 중요합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하지 않으면 사회적 관계, 새로운 경험을 놓쳐버릴 것 같다는 과도한 불안감에서 스스로를 해방시켜야 합니다. 권 교수는 “그만 사용하도록 주변에서 윽박지르는 대신 본인과 부모가 디지털 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기기를 통한 관계나 경험은 허구이고 인간관계의 친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기도의회, ‘기지촌 성매매 여성 지원’ 조례 재추진

    경기도의회, ‘기지촌 성매매 여성 지원’ 조례 재추진

    서울고법이 최근 주한미군 기지촌 성매매와 관련한 국가의 방조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린 가운데 경기도의회가 기지촌 여성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에 다시 나섰다.도의회는 19일 박옥분(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이 낸 ‘경기도 미군 위안부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조례안은 도지사가 미군 기지촌에서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에 종사한 여성(미군 위안부)의 명예회복과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또 미군 위안부의 실태조사와 지원을 위해 ‘경기도 미군 위안부 지원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지원 대상은 미군 위안부 가운데 경기도에 주민등록을 두고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나 경기도 미군 위안부 지원위원회에서 심사를 거쳐 결정된 사람으로 했다. 지원 내용은 임대보증금 지불·임대주택 우선 공급, 생활안정지원금·의료비·장례비 지원, 명예훼손·손해배상 등 법률상담과 소송대리 등이다. 박 의원은 “서울고법의 판결을 계기로 조례 제정을 재추진하기로 했다”며 “주한미군 기지촌의 절반 이상이 경기도에 있었고 현재 도내에 거주하는 기지촌 여성 대부분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고법은 지난달 8일 기지촌에서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 11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정부는 43명에게 각각 300만원씩, 74명에게 각각 7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부는 기지촌 내 성매매 방조·묵인을 넘어 적극적으로 조장·정당화했다”며 “청구인들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나아가 성으로 표상되는 이들의 인격 자체를 국가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고 판시했다. 앞서 2014년 2월 ‘기지촌 여성 지원 조례안’이 도의회에 발의됐으나 경기도가 “기지촌 여성은 일제강점기 군위안부 피해자와 상황이 다르다. 상당한 예산이 수반되는 지원사업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지 의문”이라며 반대하면서 논란 끝에 같은 해 6월 8대 도의원 임기가 끝나며 자동폐기됐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1> 불평등이 낳은 혐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세계인권선언의 제1조 조문 중 일부다.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선포(1948년 12월 10일)한지도 햇수로만 70년이 흘렀다. 그동안 세계 각국, 적어도 유엔 회원국 중 상당수는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인류의 보편적인 기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하지만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중국동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범죄소굴로 묘사한 영화가 개봉됐다. 지역 주민들의 인권 보호·증진을 목표로 하는 조례가 ‘성소수자 차별 금지 규정을 포함한다’는 이유로 폐지하자는 안건이 지방의회에서 가결됐다. 최근에는 성별·지위에 따른 불평등한 권력관계 안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에 힘입어 어렵게 용기를 내고 있지만, 가해자들에겐 너그럽고 피해자들에겐 가혹한 시선을 보내는 현실은 여전하다. 우리나라 인권의 현주소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저한테 깔깔 웃으면서 묻더라고요. ‘몰래 연애하다가 부모한테 맞아서 목발 짚게 됐지?’라고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연애 해봤냐’, ‘결혼은 했냐’, ‘섹스는 했냐’라고···. 처음 봤는데 그런 소리를 해요.” (청각·지체장애인 A씨) “어떤 사람이 저한테 늘 정해진 시간에 카톡으로 ‘따봉’ 이모티콘을 계속 보내더라고요. 그러다 외모 평가를 당하고 나서는 제가 ‘제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그 쪽에서 ‘나랑 차 한 잔만 하자’고 보내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카톡이 왔어요.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요. ‘내가 널 본 적이 있다. 네가 집에서 잠옷을 입은 상태로 안경을 끼고 부스스한 얼굴로 나오는 게 마음에 든다’라고.” (여성 B씨) 위 사례들은 일상에서 피해자들이 당하는 성적 언동 사례들이다. 이렇게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모욕감, 두려움을 주는 말과 행동은 주로 사회적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여성,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민, 성소수자 등 다른 소수자 집단도 표적이 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어디서 왔느냐’, ‘종교는 뭐냐’고 묻고는, ‘아내가 몇 명이냐’ 이런 말을 불쑥 던지고 ‘밤 생활은 어떠냐’고 계속 묻기도 하죠.” (이주민 C씨) “군대 신체검사장에서 ‘호르몬 투여 중’이라고 밝히면 보통 호르몬 투여 증빙 서류하고 CT 결과 그 정도만 보는데요. 신체 일부를 대놓고 보여 달라고 한 의사가 있었어요.” (트랜스젠더 D씨의 목격 사례)상대가 ‘마이너리티’에 속한다는 이유로 그를 모욕하고 멸시하거나, 배제하고 차별하면서 그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행위를 ‘혐오’라고 부른다. 그것이 말과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혐오표현’이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혐오는 단순히 개인의 기호 또는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기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장애인(87.5%)과 여성(78.4%)의 혐오표현 경험 정도도 높았다. 이주민 집단의 경우 63.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주민은 이주민 밀집 지역에 거주하거나 이주민이 많이 일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이주민 공동체 내에서 주로 인간관계를 맺는 등 한국인과의 접촉면이 넓지 않고 한국어 이해 능력에 따라 혐오표현을 경험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집단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비율은 매우 높았다. 성소수자 응답자의 98.0%, 장애인 응답자의 95.0%, 여성 응답자의 90.4%가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이주민 응답자의 온라인 혐오표현 경험 비율은 50.0%로 다른 집단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오프라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표현이 쏟아지고 있는 원인으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사회·경제적 불안’을 꼽았다. 특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경쟁이 심화되면서 혐오표현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불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약자에게 표출하는 것이 혐오표현”이라면서 “강자와 기득권에 맞서 싸울 여력이 없으니 약자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즉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차별이 없어야 하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위협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혐오표현의 발화 형태는 다양하다. 성적 언동 외에도 폭력과 차별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학교 때는 ‘장애인 새끼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빗자루로도 맞아보고 대걸레로도 맞아봤어요. 고등학교 때는 수학여행에 갔는데 애들이 저만 혼자 방에 들어가라고 한 다음에 ‘너 여기서 혼자 자, 우리는 다 같이 라면 끓여먹고 잘게’하고.” (발달장애인 E씨) “식당에서 일을 할 때 저하고 한국인 아줌마 다섯 명이 근무했어요. 남자 관리자가 있는데, 월급이 나올 때 그 사람이 저한테 그래요. 통장에 월급이 들어갈 텐데 월급에서 현금 5만원을 빼서 자기한테 주라고. 저는 한국사람이 아니니까 말을 못하고 일을 잘 못하고, 이 아줌마들 너무 수고하니까 (그 돈으로) 음료수 사야 한다고. 어이가 없죠. 그래도 어떻게 해요. 저는 외국인인데.” (이주민 F씨)폭력을 암시하거나, 근거 없는 편견을 조장하는 행위도 혐오표현에 해당한다. “친구가 겪은 일인데,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을 즈음인데 직장에서 동료들이 뉴스를 보고 성소수자가 화제에 오른 거예요. 그때 동료들이 ‘만약 내 옆에 ‘저런 것들’이 있으면 다 때려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요.” (게이 G씨) 상대방을 단지 보호의 대상으로, 호의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도 당사자들에게는 혐오로 다가온다. “언젠가 사진을 대놓고 찰칵하면서 찍는 사람이 있어서 왜 찍느냐고 저지하니까 ‘낫게 해주려고 한다. 기도하면 나을 수 있으니까 사진을 찍어놓고 보면서 기도해주려고 한다’고 하는 거죠.” (지체장애인 H씨)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는 ‘모럴 패닉’(moral panic)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기존에 익숙한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흔들릴 때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익숙하지 않은 소수 집단이 사회 전체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여긴다. 지난달 벌어진 EBS ‘까칠남녀’ 사태가 바로 그런 경우다. 프로그램 ‘까칠남녀’는 국내 최초 젠더 토크쇼를 표방하며 다양한 성 담론을 다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성소수자 특집편을 방영한 후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교육방송에 성소수자들이 출연하면 청소년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는 논리였다. 결국 프로그램은 논란에 휩싸여 조기 종영됐다. 최근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서면 통상 다문화 사회로 분류한다. 현재 국내 외국인 주민은 17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지난 1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인종이 다양해진 것일 뿐 한국 사회의 포용성이 확대된 것은 아니다.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GRI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25일까지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를 대한민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응답이 61.1%에 이르렀다. 2013년 같은 조사 때의 응답률 57.5%보다 3.6% 높아졌다. 외국인 노동자도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6%포인트 낮아진 38.9%에 그쳤다. 이는 캐나다와 대조적이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성’을 중시한다. 2016년 캐나다 통계청 인구조사 결과 국민 5명 중 1명이 이민자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자신과 다른 삶의 방식도 편견없이 포용한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캐나다군이 트위터를 통해 “모든 성적 취향과 성 정체성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커지면 사회 구성원 사이의 대화가 실종된다”면서 “구성원들의 소통과 토론이 사라지면 결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명지전문대 ‘안마방 교수’는 사실… 5명 파면 등 중징계”

    올 상반기 모든 대학 실태조사 대학 내 편집실에서 학생들에게 안마를 하도록 했다는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남성 교수들의 학생 성추행 의혹이 교육부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연극영상학과 남자 교수 전원과 조교 등 5명에게 최고 파면 등 중징계를 요구하고 조만간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이 지난 5~7일 현장을 방문해 실시한 명지전문대 ‘미투’ 관련 실태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학과 학과장이었던 박중현 교수는 학생들을 수차례 편집실로 불러 안마를 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교수가 학생들에게 안마를 받았던 편집실은 칸막이 등으로 가린 뒤 매트가 깔려 있어 학생들 사이에 ‘안마방’으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안마를 받으면서 학생들의 몸을 만지고 “허벅지에 살이 너무 많다”는 등의 성추행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우인 이 학과의 최용민 교수는 2004년 택시 안에서 술에 취한 척하며 극단 동료 단원에게 몸을 기대고 끌어안으며 키스를 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영택 교수는 회식 자리에 늦게 온 여학생을 포옹하고 신체 부위를 손으로 톡톡 친 사실이 밝혀졌다. 시간강사인 안모씨와 조교 추모씨는 안마를 하라는 박 교수의 지시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거나 강요한 것으로 교육부는 보고 있다. 명지전문대는 성추문 의혹이 제기된 뒤 이들을 모두 직위해제한 상태다. 교육부는 박 교수의 경우 성추행의 정도가 위중하다고 보고 학교 측에 파면을 요구했으며 나머지 교수와 조교 등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내릴 것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이들에게 학생을 상대로 한 추가 성범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검찰에 수사의뢰를 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명지전문대에 2차 피해발생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교육부 교육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은 올 상반기 중 전체 대학교를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발생 및 예방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추진단 단장을 맡은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교육분야 모든 성범죄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고, 성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즉시 가해자의 중징계 요구 및 수사의뢰를 하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내륙 위치한 남원, 곳곳에 왜구가 할퀸 상흔 … 황산엔 승전의 역사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내륙 위치한 남원, 곳곳에 왜구가 할퀸 상흔 … 황산엔 승전의 역사

    전북 남원 시내에서 순창으로 방향을 잡아 시내를 막 벗어나면 오른쪽으로 널찍한 절터가 나타난다. 만복사가 있던 자리다. ‘춘향가’의 몇몇 고전소설 판본에는 이몽룡이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관아로 행차하기에 앞서 만복사를 찾아 노승들이 춘향을 위해 재를 올리는 모습을 구경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 장면은 김연수제 판소리 ‘춘향가’에도 있다. 춘향을 월매가 만복사에 시주하고 불공을 드린 공덕으로 낳은 자식으로 그리고 있다.잘 알려진 대로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은 ‘금오신화’의 한 편으로 ‘만복사저포기’를 남겼다. 저포(樗浦)는 윷놀이다. 양생(梁生)은 부처님과 내기를 해서 이긴 다음 아름다운 처자를 만나 이승의 3년에 해당하는 꿈같은 사흘을 지내고는 헤어진다. 이 처자는 왜구에 죽은 혼령으로, 이후 양생도 장가들지 않고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살았다는 줄거리다.소설 속 여주인공이 부처님에게 바친 축원문에는 당시 사정이 담겨 있다. ‘지난번 변방의 방어가 무너져 왜구가 쳐들어오자, 싸움이 눈앞에 가득 벌어지고 봉화가 여러 해나 계속되었습니다. 왜적이 집을 불살라 없애고 노략하였으므로, 사람들이 동서로 달아나고 좌우로 도망쳤습니다.…그런데 날이 가고 달이 가니 이제는 혼백마저 흩어졌습니다.’지금 만복사에 가면 텅 빈 마당에서 높이 1.6m의 당당한 석제 불좌(佛座)를 만날 수 있다. 소설에서도 양생이 불좌 뒤에 숨어 아름다운 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대목이 나온다. 아마도 이 불좌가 아닐까 싶다. 매월당과 시대를 초월해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최척전’을 지은 현곡 조위한(1567∼1649)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덕령 휘하에서 종군한 인물이다. 이 소설은 최척과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는 여성 옥영의 사랑이야기를 뼈대로 정유재란 당시 남원이 왜군에 함락됨에 따라 가족이 붙들려 가거나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과 기적적인 재회를 그렸다. 소설 속에서 최척은 만복사에서 가까운 동네에 산다. ‘춘향전’이 조선 후기 남원의 사회상을 드러내고 있다면 ‘만복사저포기’와 ‘최척전’은 각각 조선 초기와 중기 왜적의 침입에 따른 살육과 파괴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남원은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지리산 기슭이다. 왜구의 세력은 단순한 해적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만복사저포기’가 묘사한 대로 왜구는 고려말, 조선초에 가장 극성을 부렸다. 특히 14세기 후반기 피해가 가장 커서 고려 멸망의 중요한 원인의 하나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역사학계는 고려시대 왜구의 발생을 크게 두 시기로 나누고 있다. 1223년 현재의 김해인 금주에 나타난 것을 시작으로 1265년까지 10차례 이상 침입했는데, 대부분 선박 2~3척 규모였다. 왜구는 1350년부터 연안뿐 아니라 내륙에도 출몰한다. 해안 조창에서 걷은 세곡을 수도로 나르는 조운선이 공격 목표가 되자, 고려가 세곡 운송의 상당 부분을 육운(陸運)으로 전환한 것이 이유의 하나가 됐다. 대형 선단을 이룬 왜구는 개경이 지척인 강화 교동도에도 출몰했고, 조정은 천도를 고민하는 단계에 이른다. 조선 건국 이후에도 왜구는 태조가 즉위한 뒤 5년 동안에만 53차례나 침입했다. 황산대첩비는 고려시대 왜구의 남원 침입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런 대목이 보인다. ‘신우(辛禑) 6년(1380) 경신 8월, 왜적의 배 500척이 진포에 배를 매고 하삼도에 들어와 연해 주군(州郡)을 도륙하고 불살라서 거의 없어지고, 인민을 죽이고 사로잡은 것도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조선은 우왕을 신돈의 자식이라 하여 ‘신우’라 했다. 왜구가 충청·전라·경상도를 휩쓴 참상은 ‘만복사저포기’와 매우 닮아 있다. 당시 고려는 금강 하구 진포에 정박한 왜구의 선단을 최무선 장군의 화포로 모두 불사르는 큰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자 퇴로를 잃은 왜구는 지금의 충북 옥천과 경북 상주, 경남 함양을 떠돌며 살인, 약탈, 방화를 자행한다. 이어 남원으로 몰려들어 운봉 인월역 황산에 진을 친 왜구를 당시 양광·전라·경상 삼도도순찰사 이성계가 섬멸한 것이 황산대첩이다. 황산대첩비는 1577년(선조 10) 이 싸움의 현장에 세운 것이다. 만복사는 남원 시내 서쪽에 자리잡고 있지만, 황산대첩비를 찾으려면 자동차를 타고 시내에서 동쪽으로 20분쯤 달려야 한다. 이성계가 어린 두목 아지발도(阿只拔都)가 이끈 왜구를 무찌른 현장이다. 당시 지명 인월(印月)은 이후 인월(引月)로 바뀌었다. 부처의 교화가 세상 곳곳에 비친다는 월인천강(月印千江)에서 따온 듯한 불교적 이름이 황산대첩 당시 피아를 구분할 수 없는 어두운 밤 보름달을 끌어올려 왜구를 물리쳤다는 설화 속 의미로 대체됐다. 황산대첩비는 일제강점기 수난을 겪는다. 조선총독부는 ‘학술상 사료로 보존의 필요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존재가 현 시국의 국민사상 통일에 지장이 있는 만큼 철거함은 부득이한 일’이라면서 ‘서울로 가져오기엔 수송의 곤란이 적지 않고, 그 처분을 경찰 당국에 일임하는 바’라고 했다. 결국 1945년 1월 폭파됐고, 지금의 비석은 1957년 복원한 것이다. 그러니 대첩비는 받침돌과 지붕돌만 옛것이다. 하지만 파비각(破碑閣)에 비석 조각이 남아 있으니 역사적 의미는 훨씬 커졌다. 100m 남짓 떨어진 곳에는 어휘각(御諱閣)이 있다. 이성계는 대첩 이듬해 함께 싸운 원수와 종사관들의 이름을 이곳 바위에 새겼다. 일제는 이 글씨도 정으로 쪼아내 지금은 알아볼 수가 없다. 황산에 승전의 역사가 있다면 남원 시내에는 패전의 역사가 곳곳에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곡창 호남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를 패전의 원인으로 지목한 왜군은 정유재란을 벌이면서 전라도를 먼저 점령하고 북진하는 계획을 세웠다. 우희다수가(宇喜多秀家)가 이끈 왜군 5만 6000명은 1597년 8월 13일 남원을 공격했다. 남원성은 전라 병사 이복남과 명나라 부총병 양원의 3000명 군사가 지키고 있었다. 남원 백성들까지 모두 1만명이 합심해 싸웠지만 모두 순절하고 말았다. 왜란이 끝난 뒤 시신을 합장하고 1612년(광해군 4) 사당을 세웠다. 지금의 만인의총은 옛 남원역 근처에 있던 것을 1964년 옮긴 것이다.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을 남원성의 흔적은 시내에서 만인의총으로 가는 중간에 일부가 남아 있다. 옛 남원읍성의 서북쪽 모서리에 해당한다. 시내 남문로 골목 안에 있는 관왕묘도 왜란의 흔적이다. 남원싸움 이듬해 명나라 장수 유정은 대군을 이끌고 왔는데, 1599년 자신들의 수호신인 관우의 사당을 지었다. 성 동문 밖에 있던 것을 1741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고 한다. 관왕묘는 문이 굳게 잠겨 있어 담 너머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글 사진 dcsuh@seoul.co.kr
  • “예술의 탈을 쓴 폭력”...가려졌던 여배우들의 ‘미투’

    “예술의 탈을 쓴 폭력”...가려졌던 여배우들의 ‘미투’

    ‘거장’,’명작’이라는 이름 아래 묵살된 여배우들의 고백이상아, 14살에 노출 강요받아...“돈 많으면 찍지 말고 가라”던 임권택 감독동의 없던 강간 장면 44년 만에 고백...“실제로 당한 것 같았다” 중견 여배우가 10대에 겪은 일이다. 유명 영화제에서 수상한 감독의 작품의 주인공을 맡았다. 마지막 촬영 날 감독이 다가와 “미리 말 안했는데 너 오늘 전라 노출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영화에서 ‘노출’, ‘성관계’ 또는 ‘강간’, ‘성폭력’을 다루는 장면이 불가피할 때, 고스란히 보여줄지 간접적으로 보여줄지를 정하는 건 감독의 몫이자 표현의 자유다. 그러나 직접 연기하는 배우와 노출 수위나 동선 등을 사전 협의하지 않고 촬영을 강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투’(나도 당했다) 운동이 전 사회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영화계 종사 여성 3명 가운데 2명이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467명)의 61.5%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직군별로는 작가(65.4%)에 이어 배우(61.0%)가 두 번째로 피해 경험이 많았다. 국내외 여배우들은 촬영 도중 입은 성적 피해를 용기 있게 고백하기도 했지만 번번이 ‘거장’, ‘명작’,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용인되고 묻혔다. 배우 이상아는 과거 한 예능 프로에 출연해 임권택 감독의 1985년작 ‘길소뜸’ 출연 당시를 회고하며 “대본이 미완성이라며 주지 않다가 줬더니 괄호뿐이었고 알고 보니 노출 장면이 있어서 안하려고 했다. 그랬더니 감독님이 자신이 일찍 결혼했으면 나만한 딸이 있을 거라며 그런 걸 시키겠냐고 믿고 따라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배우는 마지막 날 일절 상의 없었던 전라 노출 장면이 생겨 촬영을 거부했더니, 임 감독이 “너 돈 많니? 많으면 이때까지 찍은 필름 값 다 물어내고 가라”고 했다면서 14살 나이에 어쩔 수 없이 전라노출을 강요받았던 상황을 토로했다. 한국의 역사와 정서를 스크린에 가장 잘 담아낸다는 평을 받는 임권택 감독은 2002년 ‘취화선’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바 있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이탈리아·프랑스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버터’가 연관검색어로 뜬다. ‘버터’를 사용한 강간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여배우 모르게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과 남자 주인공 말론 브란도의 상의 후 촬영됐다.그러나 주연 여배우 마리아 슈나이더는 “합의되지 않은 장면이었다. 당시 나는 19살이었고 에이전트와 변호사를 불렀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 장면에서 실제로 강간당하는 것 같았다”고 폭로했다. 영화는 아카데미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으며 말론 브란도는 뉴욕·전미영화평론가협회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이런 사실은 감춰졌다가 44년 만에 여배우의 고백으로 ‘인디와이어’, ‘피플’을 통해 보도됐고, 감독은 “여배우로서의 연기가 아닌 여자로서 실제로 수치심을 느끼는 장면을 담고 싶었다”고 논란에 대해 항변했다. 마리아 슈나이더는 “죽을 때까지 감독을 용서하지 않겠다”면서 이 영화 이후 노출하는 영화를 찍지 않고 약물중독·자살시도를 하며 살아가다 고인이 됐다. ●사전 동의가 있으면 된다?...감독마다 다른 촬영 방식으로 용인되나‘가장 따뜻한 색 블루’, 레아 세이두 “촬영은 심리적 고문에 가까워”레즈비언의 사랑을 다룬 프랑스 영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10여 분이 넘는 리얼한 섹스신을 위해 서너 대의 카메라로 열흘 정도 촬영됐다. 이 롱테이크신을 위해 감독은 미리 짜여진 것 없이 여배우들에게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발휘해보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연 레아 세이두는 2013년 ‘데일리비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감독의 요구사항은 상식을 넘어섰으며 섹스 신 촬영은 비참한 체험이었다. 심리적 고문에 가까웠고 끔찍했다”고 말했다. 이후 함께 연인을 연기한 아델 엑사르코풀로스가 “발언이 왜곡돼 기사화됐다”고 했지만 레아 세이두는 굳이 해명하지 않았으며 2년 뒤 다른 매체에서 자신의 발언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는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나 레아 세이두는 “프랑스는 출연 계약을 하면 미국과 달리 감독이 전권을 가지고 있어서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고 덫에 걸린 것과 마찬가지”라고 계약상의 허점을 꼬집었다. ◆배우가 연기할 장면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이뤄져야박찬욱 감독 “신체 노출·강도 높은 정사 장면은 반드시 배우와 공유”베드신 촬영 때 스태프 전원 철수...무인 카메라만 남아 배우들 배려 영국아카데미시상식(BAFTA·바프타)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영화 ‘아가씨’는 주인공 ‘숙희’역을 연기할 신인 여배우를 모집하면서 “노출 최고 수위·노출에 대한 협의는 불가능하다”고 썼다. 노출을 감내할 수 없다면 지원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영화계에서 노출에 대한 고지를 오디션 공고문에 포함하는 일은 드문 일이라고 한다.박찬욱 감독은 당시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영화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이 다 계획되고 공유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노출이나 강도 높은 정사 장면은 반드시 어떤 내용이고 왜 찍는 지 등이 배우와 공유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현장에서의 인권문제라고 생각되며 내 상식으론 이 절차가 없는 것은 예술이란 이름으로 합리화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 ‘아가씨’의 베드신 촬영 당시 배우들에게 옷을 입고 리허설을 시켜 구도와 감정 연기를 살핀 뒤, 스태프를 철수하고 무인 카메라로 무선 촬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 중 히데코를 연기한 김민희는 “베드신 촬영 전에 감독님이 와인과 향초를 준비해주셨다. 배우로서 노출은 당연히 힘들지만 덕분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북미에서 흥행 수익 200만 달러를 돌파하고,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국내 428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영화 밖에서도 ‘노출신’으로 고통 받는 여배우들고생해서 찍은 성폭력 고발 장면 성적으로 소비돼위안부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영화 ‘귀향’에서 당시 일본에 끌려간 상황을 연기한 배우 강하나는는 2016년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촬영 당시를 회고하며 “일본군에게 강간당하는 연기가 힘들고 실제로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개봉 당시 이 영화는 위안부가 겪은 참상을 성적으로 풀어낸 것 아니냐는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고발한 영화 ‘한공주’의 여주인공 배우 천우희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집단 성폭행 당하는 신이 나의 첫 신이었다”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촬영했다”고 밝혔다. 감독의 의도와 여배우들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이런 장면들은 성적으로 소비되기도 한다. 영화 공유 사이트나 검색사이트에서는 ‘한공주’와 ‘귀향’의 성폭행 장면을 ‘엑기스’(진액의 잘못된 표현)라고 표현하는 게시물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귀향’의 조정래 감독은 “작품을 위한 최소한의 표현이었다. 실제 피해자 할머니가 보시고 자신이 당한것의 100분의 1도 표현되지 않았다고 하셨다”면서 “소녀의 ‘몸’이 아닌 ‘피해 사실’을 봐달라”고 밝힌 바 있다. ●VR로 한국 여성 노동자 살해사건 다룬 김진아 감독아동 성폭력을 고발하지만 성폭력 ‘장면’은 없다...영화 ‘스포트라이트’미군에게 살해당한 한국 여성 성 노동자 사건인 ‘윤금이 살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동두천’은 베니스 영화제 가상현실(VR) 베스트 스토리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국내 관객에게는 하정우가 출연한 영화 ‘두번째 사랑’으로 더 잘 알려진 김진아 감독은 지난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고통 받는 이야기를 다룰 때 이미지를 착취하거나 즐기는 대상으로 삼지 않고 이슈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재현의 윤리’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하면서 “폭력을 재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번번이 막혀 포기했으나 특정 사건이 벌어지거나 끔찍한 사체가 등장하지 않는 대신 VR을 통해 그 배경에 관객을 데려다 놓고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을 체화하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고발한 영화 ‘스포트라이트’도 이와 같은 경우다. 보스턴 글로브 내 ‘스포트라이트’팀이 이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에는 ‘아동 성폭력’ 장면은 단 한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기자들에게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을 고통스럽게 떠올리면서 토로하는 것만으로도 성폭력 장면을 전달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이 작품은 2015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현백 여가부 장관 ‘펜스룰’ 확산 막고, ‘서비스업 종사자’ 만난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 ‘펜스룰’ 확산 막고, ‘서비스업 종사자’ 만난다

    정부가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롭게 떠오른 ‘펜스 룰’(Pence Rule) 현상이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한다. 15일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투 공감·소통을 위한 제2차 간담회’에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미투 운동의 반작용으로 직장에서 여성을 업무 등에서 배제하는 펜스 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여가부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다양한 캠페인과 더불어 성평등 교육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7일 문화예술계 성폭력을 주제로 열린 제1차 간담회에 이어 일터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 방지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간담회에는 노동조합 및 현장단체 관계자들과 성폭력 피해자 지원 전문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참석해 일터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 실태를 짚어보고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관련 정책 추진 경과 및 향후 보안돼야 할 사항을 논의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수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국장은 “톨게이트 수납원, 마트 노동자, 백화점 판매원, 요양보호사, 숙박시설 노동자 등 서비스 산업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중 정부 노력으로 즉각 실태조사가 가능한 업종을 선택해 집중 단속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가부 관계자는 서비스 업종이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에 공감하고 있으며 정 장관이 직접 해당 직업 종사자들과 별도의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 장관은 간담회에서 “사업장 규모, 업종별 특성 등에 따라 피해 양상이 조금씩 다를 수 있는만큼 이를 감암해 정부 정책을 보다 촘촘하게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오는 26일 교육계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주제로 제3차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주52시간 근무 ‘그림의 떡’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주52시간 근무 ‘그림의 떡’

    포괄임금 적용 사무직도 예외 특례업종 5개 점진적 폐지 필요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오는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주 52시간제가 시행된다. 과로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인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지만, 일반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전혀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주 52시간제가 적용되지 않거나 비켜간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 및 공공기관은 오는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50인 이상 299인 이하 기업은 2020년 1월 1일부터, 5인 이상 49인 이하 기업은 2021년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다만 5인 미만 기업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2016년 통계청 전국 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는 570만 5551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26.8%로 추정된다. 노동자 10명 중 3명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셈이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총근로시간은 월평균 184.7시간(정규직 기준)이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5인 미만이 185.8시간, 5~29인은 182.2시간, 300인 이상은 182.5시간이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의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라도 궁극적으로 근로시간과 관련해 적용 제외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적용이 제외되는 특례업종으로 남은 육상운송업(노선버스 제외), 수상운송업, 항공운송업, 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 보건업 등 5개 업종도 무제한 노동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26개였던 특례업종이 5개로 줄었지만, 112만명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주 52시간제를 적용받지 못한다. 오는 9월부터 11시간 연속 휴게시간 보장제가 시행되지만, 실질적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은 “특례업종을 완전히 폐지하도록 하되 현재 남아 있는 업종에서 무제한 노동으로 인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근로시간에 배제된 노동자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고정야근수당 등 초과근무 수당을 미리 산정해 월급에 포함해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를 적용받는 사무실 노동자들도 주 52시간제와는 동떨어져 있다. 포괄임금제는 영업이나 운송, 경비 등 외근이 많고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업종에서 시작됐지만 사무직 및 정보기술(IT) 등에서 무제한 노동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2016년 한국노동연구원의 ‘포괄임금제 개선방안’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사업장(1570곳)의 30.1%(472곳)가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성기 고용부 차관은 최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포괄임금제 지침을 마련하고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악의 고용 절벽 시대… 미취업 청년 33.6% 정신건강 위협

    최악의 고용 절벽 시대… 미취업 청년 33.6% 정신건강 위협

    ‘히키코모리’. 일본의 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는 말이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이제 장년층이 돼 그들의 부모인 노년층과 더불어 사회문제가 됐다. 우리나라에도 최악의 청년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 은둔형 외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이 문제가 더욱 확산되기 전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거세다. 청년들은 이미 스스로 빠져나오기 위해 애쓰고 있다.4년째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29세 이현수(가명)씨는 최근 집에서만 웅크리고 있는 일이 잦다. 집 밖을 나서기도 두렵고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입사 최종 문턱에서 수차례 낙방하니 이젠 ‘꿈’이란 단어도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다. 이씨는 “자취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는 하고 있지만 집에 돌아오면 모든 의욕이 사라지고 ‘나는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만 든다. 주변에선 정신과에 가 보거나 정부 지원 무료 상담을 받아 보라고 하지만 신뢰가 가지 않을뿐더러 스스로 정신질환을 갖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 같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정신질환 인정하는 것 같아 치료 기피 청년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갈수록 팍팍해지자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증, 정신장애 등을 호소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자리가 없는 청년의 정신건강엔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지난해 서울시청년활동지원센터가 청년수당을 받는 청년 477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과 구직 의욕 등을 알아보는 심리정서 진단을 진행한 결과 정신건강 위험군인 정서적 고위험군(‘조기정신증’ 혹은 ‘자살’ 위험을 가진 사람)과 잠재적 위험군이 전체의 10.8%로 나타났다. 심리상담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13.2%, 정서적 어려움이 구직 활동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9.6% 등 미취업 청년의 33.6%가 정서적 처치가 시급하거나 필요했다. 보건복지부의 ‘2016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정신장애를 앓은 적이 있다’는 문항에 18~29세의 11.9%가 ‘그렇다’고 응답해 30~39세(8.1%), 60~69세(6.3%), 40~49세(5.5%), 50~59세(5.4%), 70세 이상(5.2%)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취업 상태에 따른 지난 1년간 정신장애 유병 경험 비율의 차이가 컸다. 전일제 직업을 갖고 있을 경우 그 비율이 5.3%였으나 파트타임(7.7%), 미취업(10.5%) 상태일 경우 유병 경험률이 높았다. 서울연구원의 ‘2016 정신보건통계’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서울시민 중 20대 비율이 58.2%로 가장 높았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정신건강센터장은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센터를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중증을 호소할 경우 외부 병원과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청년들 수는 적다. 이유는 다양하다. 본인 스스로 정신과 상담이나 약물치료 등에 거부감이 있거나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시선 때문에 꺼리는 경우도 있다. 이씨는 “가까운 지인 중 정신과에서 처방한 약을 먹고서 하루 대부분을 자는 데 보내는 사람이 있었다”면서 “내 의지와 관계없이 무기력해지거나 오랜 시간 잠을 자는 게 싫어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수년간 우울증을 앓아 온 김민호(32·가명)씨는 “처음엔 ‘내가 스트레스가 많구나’ 하고 넘겼지만 어느 순간 내 자신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까지 이르렀다”면서 “그때조차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이 나 자신이나 이 세상에 ‘지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치료 용기 냈다가 냉담한 반응에 포기 치료를 위해 어렵게 용기를 냈지만 냉담한 반응으로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를 위해 정신과나 상담센터를 방문했지만 고민을 본인 잘못이나 의지 부족, 나약한 정신력으로 돌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박지원(26·가명)씨는 누나의 폭력적 행동 때문에 매일 밤잠을 제대로 못 잔다. 자신에게 물리력을 행사한 적은 없지만 술을 먹고 집에 들어와 행패를 부리거나 욕설을 하는 누나를 보며 부모와 자신 모두 방문을 잠그고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는 게 일상이 됐다. 박씨는 지역 소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가족상담을 무료 지원한다는 걸 알고 상담을 요청했으나 상담사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지금 상황에 비해 박씨가 느끼는 공포가 과도’하며 ‘누나를 상담센터에 데려와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뿐이었다. ●고민 상담 병원 수소문… 목록 작성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쉽게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방문해도 좋을 정신과나 상담센터 목록을 직접 만들고 있다. 일명 ‘퀴어 프렌들리 정신과 지도’다. ‘퀴어 프렌들리’란 성 소수자 등 퀴어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 있다는 뜻이다. 병원은 모두 35개(서울 22개, 영남 9개, 충청 3개, 호남 1개)다. 인터넷으로 쉽게 확인 가능하도록 공유되며 병원 후기와 비용 등도 함께 정리돼 있다. 제보를 통해 새로운 정보들이 수시로 갱신되고 있다. 상담치료를 고민하던 김씨도 해당 지도를 검색해 본인에게 알맞은 병원을 찾아 방문했다. 김씨는 “퀴어는 아니지만 해당 목록에 올라온 정신과나 상담센터는 요즘 젊은층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무 병원이나 가서 ‘아직 어려서 그런 거다’, ‘그게 왜 고민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말을 듣기보단 내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 줄 병원을 수소문하는 편이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국립춘천병원장인 박종익 강원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간에서 말하는 ‘명의’와 자신에게 맞는 의사는 다를 수 있으니 직접 대화를 나눠 보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청년층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마음먹는 과정 자체가 어려운데 치료를 보다 원활히 받을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한다는 것도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듯 정신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면 약물이나 상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보다 더 확산돼야 지금처럼 홀로 힘겨워하는 청년들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청년층을 비롯한 정신건강 상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지역 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전문인력을 1455명 확충할 계획이다. 또 정신의료기관·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시설 등에서 정신건강 전문의 등과 함께 정신건강 사례 관리와 상담, 재활·지역사회 복귀 등 정신건강 증진 사업을 담당하는 ‘정신건강 전문요원’의 역량 강화 보수교육을 다음달부터 실시한다. 앞으로 정신건강전문요원들은 자격을 취득한 다음해부터 매년 12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상담 전문요원도 年 12시간 보수교육 복지부는 청년들의 정신건강을 위해 올 하반기부터 ‘마음건강버스’를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시험운행한 뒤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마음건강버스는 노량진, 신촌 등 청년층 비율이 높은 곳을 거점으로 운행되며 정신과 전문의와 정신건강 전문요원이 탑승해 방문 청년들에게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전경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청년층의 경우 앞으로의 사회생활 등에 해가 될까 염려해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활동 반경 안에서 쉽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마음건강버스를 통해 정신과 치료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령 이아당심리상담센터 소장은 “칩거 청년들을 은둔형 외톨이로 볼 수 있는데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극한경쟁, 사회의 다양한 폭력과 억압, 그리고 무엇보다 청년실업 탓이 크다”면서 “그럼에도 이에 대한 정부나 사회의 관심은 여전히 부족해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심리상담 서비스는 기초 지원이고 여기서 나아가 치유공동체나 치유마을처럼 건강한 인간관계와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개포주공 8단지 청약 위장전입 꼼짝마!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 8단지(디에이치자이 개포) 청약 당첨자의 위장전입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실태조사가 실시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투기과열지구에서 민영주택 청약 가점을 높이기 위해 위장전입이 많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협조를 얻어 실태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청약 가점제가 전용면적 85㎡ 이하는 100%, 85㎡ 초과는 50%로 각각 적용됐다. 청약 가점제는 무주택기간(32점 만점), 부양가족수(35점 만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 만점)으로 점수(만점 84점)를 매겨 점수가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뽑는 방식이다.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조작하기 어렵지만 부양가족 수는 노부모 등의 주소만 옮겨놓으면 가점을 높일 수 있어 위장전입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특히 국토부는 현재 시장에서 주목받는 개포8단지 당첨자의 가점을 집중 분석할 방침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병원 자주 가고 입원 오래 하는 한국인

    병원 자주 가고 입원 오래 하는 한국인

    우리나라 국민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국민보다 병원에 자주 가고 입원도 오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의료기기와 병상 보급률도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았다.보건복지부는 13일 이런 내용의 ‘2011~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 보건의료 자원공급현황 및 이용행태’ 결과를 발표했다. 의료기관·병상규모·행정구역·진료권별 등으로 세분화해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13.0개로 OECD 평균 4.7개(2015년 기준)보다 2.8배 많다. 인구 1명당 일년 동안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14.6회)도 OECD(6.9회) 평균의 두 배 수준이다. 입원기간도 우리나라(14.5일)가 OECD 평균(8.1일)에 비해 일주일 정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병원의 증가 추세도 두드러졌다. 요양병원은 연평균 7.6%씩 증가했는데 특히 300병상 이상은 31.5%씩 늘어나 요양병원이 대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입원진료를 받는 비율(자체충족률)은 부산과 대구가 각 89.6%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전문 진료 질병군의 경우 서울의 자체충족률이 94.1%로 대구(83.1%), 부산(80.0%)과 큰 격차를 보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대량해고? 조사 결과 ‘없음’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 대량해고? 조사 결과 ‘없음’

    서울시내 아파트 4256단지 전수조사 결과, 일각에서 우려했던 바와 달리 올해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따른 경비원 대량해고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13일 서울시에 따르면 경비원 수는 지난해 8월 2만 4214명에서 올해 1월 2만 3909명으로 305명 감소했다. 단지당 감소인원은 0.09명으로 일각에서 우려했던 대량 해고는 없었다. 이는 사용자 측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해고보다는 근무시간 조정이나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사대상 공동주택단지의 67%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1인당 13만원)를 지원해주는 제도인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했다. 최저임금 인상 후 경비원의 월 평균임금은 지난해 161만 6000원에서 올해 175만 1000원으로 13만5000원 올랐다. 이는 정부의 일자리 안정자금 수준을 크게 웃돌지 않아 경비원 고용 안저에 일자리 안정자금이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경비원의 월 평균임금 상승률은 8.4%로 최저임금 인상률(16.4%)에 못 미쳤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의 일부는 임금 상승에 반영되고, 일부는 근무시간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 1월 22일부터 2월 20일까지 서울시내 공동주택 4256 단지를 대상으로 설문지를 통한 현장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울시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심층 사례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종합해 경비노동자의 근무시스템 개선을 위한 정책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어린 생명을 구하는 상자 인큐베이터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어린 생명을 구하는 상자 인큐베이터

    ‘인큐베이터’(incubator)는 ‘부화기’, ‘세균배양기’, ‘계획을 꾸미는 사람’ 등 다양한 뜻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쓰는 보육기를 뜻한다. 인큐베이터는 ’육면체‘(cube)와 ‘두다’(in)라는 단어를 조합해 만든 단어다. 실제 병원에서 쓰는 인큐베이터를 보면 네모난 모양의 플라스틱 통으로 만들어져 있다.최초 인큐베이터는 1880년 프랑스 산부인과 의사 에티엔 스테판 타르니에가 개발했다.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봤던 ‘닭 부화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따라서 실제 제작은 가금류 사육사인 오딜 마틴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최초 인큐베이터는 현재 쓰고 있는 인큐베이터와 다르게 위아래로 공간이 나뉘어져 있었다. 위쪽은 아기를 위한 공간, 아래에는 석유 램프로 가열한 물이 있어 위쪽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했다. 이후 인큐베이터는 진화를 거듭해 인간이 고안한 가장 복잡한 장비가 됐다. 이집트 고대 디자인에서 착안한 신기술이 매년 1400만명의 미숙아를 살리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인큐베이터 사용 대상은 40주를 채우지 못하고 세상으로 나온 미숙아나, 출생 시 면역체계나 호흡장애 등의 이상 증세를 보이는 신생아들이다. 아이가 충분히 성장하거나 면역체계를 갖출 때까지 인큐베이터 안에서 관리한다. 인큐베이터에는 미숙아를 위한 산소 공급장치와 기계호흡 장치 등 다양한 호흡 보조장치가 있다. 또 아이 체온, 호흡, 심전도, 산소 포화도, 뇌파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센서와 표시장치도 있다. 이 밖에 외부 환경과 감염으로부터 신생아를 보호할 수 있는 격리 장비와 관을 통해 영양과 약물을 투여하는 장치, 체액 전해질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장비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온도, 습도, 환기를 이상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기기 내 처치, 체위 변경, 체중·신장 측정도 가능하다.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인큐베이터 가격은 모델에 따라 1대당 1억원에 이를 정도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전국 97개 병원의 신생아 중환자실 안전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0년 이상 된 인큐베이터와 제조연도 미상 장비 비율이 전체 2253대 중 907대로 40.3%였다. 복지부는 “보육기 사용기한은 현재 법적으로 없는 상태지만 10년 이상 된 장비는 위생 관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노후 장비에 대한 관리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언론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 인큐베이터 10대 중 4대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식의 자극적 보도가 많이 나왔다. 하지만 슬프게도 의료는 그렇게 단순하게 평가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단순히 사용연한만으로 의료장비를 평가하는 것은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현재 인큐베이터 치료는 신생아 체중이 2.1㎏ 미만이거나 광선치료가 필요할 경우 7일간 본인부담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그 뒤에는 비급여로 하루 1만 9630원(종합병원 기준)을 부담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횟수 제한 없이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필수 의료를 제한 없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비싼 장비를 잘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우려가 앞선다. 부족한 인력과 한정된 자원으로 아이들 건강을 위해 밤을 새워 가며 근무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지치지 않도록 현실적인 관리기준을 제시하고 섬세하고 과감한 지원을 할 때다.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압록강 서북쪽 ‘철령’은 요동… 일제때 함경남도 안변이라 우겼다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압록강 서북쪽 ‘철령’은 요동… 일제때 함경남도 안변이라 우겼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자국사가 암기과목이 된 유일한 국가일 것이다. 국정·검인정을 막론하고 교과서에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많으니 따지지 말고 외우는 것이 점수 잘 맞는 유일한 방법이 됐다. 철령의 위치도 그중 하나다. 고려 우왕 14년(1388) 명나라에서 철령위(鐵嶺衛)를 설치한 것은 한국사의 줄기를 바꿔 놓았다. 이에 반발한 우왕과 최영이 요동정벌군을 북상시켰는데,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해 조선을 개창했기 때문이다. 조선 개창의 계기가 된 철령위에 대해서 현재 ‘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고려 후기 명나라가 안변(安邊), 곧 철령 이북의 땅에 설치하고자 했던 직할지”라고 설명하고 있고 국정·검인정 교과서도 이를 따르고 있다. 명나라가 철령위를 설치한 곳이 함경남도 안변이란 것이다. 철령위를 설치한 곳은 동쪽인 함경남도 안변인데, 정작 고려군사는 왜 동쪽이 아니라 북쪽인 요동으로 향했을까? 앞뒤가 안 맞으니 따지지 말고 외우는 수밖에 없다. ●철령 두고 다투는 주원장과 고려 우왕 철령은 명나라의 정사인 ‘명사’(明史)에 다수 나온다. ‘명사’ ‘조선열전’은 철령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보다 앞서 원나라 말기에 요심(遼瀋:요양과 심양)에서 병란(兵亂)이 일어나자 백성들이 난을 피해 고려로 이사했다. 황제(명 태조 주원장)가 고려의 말을 사는 기회에 수색령을 내리자 요심 백성 300여호가 돌아왔다.”(‘명사’ ‘조선열전’) 원나라 말기 요령성 일대에서 병란이 일어나자 백성들이 고려로 이주하면서 철령의 귀속 문제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시작부터 요령성에서 발생한 이야기지 함경남도에서 발생한 이야기가 아니다. 명 태조 주원장은 홍무(洪武) 20년(1387) 12월 우왕에게 국서를 보내 이렇게 통보했다. “철령 북쪽과 동서의 땅은 예부터 (원나라) 개원로(開元路)에 속해 있었으니 (명나라) 요동에서 다스리게 하고, 철령 남쪽은 예부터 고려에 속해 있었으니 본국(고려)에서 다스리라. 서로 국경을 확정해서 침범하지 말라.”(‘명사’ ‘조선열전’) 주원장이 철령의 동서북쪽은 명나라 땅이고, 남쪽은 고려 땅이라고 통보하자 우왕은 요동정벌군을 북상시키는 한편 재위 14년(1388) 4월 표문을 보내 “철령 땅은 실로 우리 조상 대대로 지켜왔으니 예전처럼 고려 땅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주원장은 “고려는 예전에 압록강(鴨綠江)을 경계로 삼았는데 지금은 철령이라고 꾸미니 거짓임이 분명하다”면서 불화의 단서를 만들지 말라고 받아쳤다. 압록강이 고려 경계라는 주원장의 말은 압록강 서북쪽이 명나라 땅이라는 주장이지 함경남도가 자국령이라는 주장이 아니다. 두 임금은 압록강 서북쪽을 가지고 다투는 것이지 함경남도는 관심 사항 자체가 아니다. 주원장은 철령을 개원로(開元路) 소속이라고 말했는데, 개원로는 원나라가 요동지역을 다스리기 위해 설치했던 관청이다. 그 치소(治所·다스리는 관청)를 중국에서는 지금의 길림(吉林)성 장춘(長春)시 북쪽 농안(農安)현으로 보고 있다. 주원장이 고려 국경선을 압록강이라고 주장하는 배경은 고려 고종 45년(1258)의 사건에 있다. 이해 고려의 반역자 조휘(趙暉)·탁청(卓靑) 등이 화주(和州) 이북의 땅을 들어서 항복하자 원나라는 여기에 쌍성총관부(雙城摠管府)를 설치하고 자국령으로 삼았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자국사가 암기과목이 된 유일한 국가일 것이다. 국정·검인정을 막론하고 교과서에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가 많으니 따지지 말고 외우는 것이 점수 잘 맞는 유일한 방법이 됐다. 철령의 위치도 그중 하나다. 고려 우왕 14년(1388) 명나라에서 철령위(鐵嶺衛)를 설치한 것은 한국사의 줄기를 바꿔 놓았다. 이에 반발한 우왕과 최영이 요동정벌군을 북상시켰는데,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해 조선을 개창했기 때문이다. 99년 후인 공민왕 5년(1356) 5월 공민왕은 이 땅을 되찾기 위해 평리(評理) 인당(印)을 서북면병마사(西北面兵馬使)로 삼아 “압강(鴨江:압록강) 서쪽 8참(站)을 공격”하게 하고, 밀직부사(密直副使) 유인우(柳仁雨)를 동북면병마사(東北面兵馬使)로 삼아 두만강을 건너게 했다. 이 구강수복전쟁으로 고려는 압록강~두만강 북쪽의 옛 강역을 수복했는데, 명 태조 주원장이 압록강 서북쪽에 철령위를 설치하자 우왕이 반발한 것이다.●중국 사료가 말하는 철령의 위치 ‘명사’ ‘지리지’에 따르면 철령위는 둘이 있다. 하나는 주원장이 홍무 21년(1388) 옛 철령성에 설치했던 ①철령위다. 또 하나는 고려의 반발에 밀려 홍무 26년(1393) 북쪽의 옛 은주(銀州)로 이전한 ②철령위다. ①·② 두 철령의 위치를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다. ‘명사’ ‘지리지’는 철령의 위치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철령 서쪽에는 요하(遼河)가 있고 남쪽에 범하(汎河)가 있다. 또 남쪽에 소청하(小河)가 있는데, 모두 요하로 흘러들어간다.” 철령이 함경남도 안변이면 그 서쪽이 랴오닝성 요하일 수는 없다. 또한 근처의 모든 강이 요하로 흘러갈 수도 없다. ‘명사’ ‘지리지’는 또 ①철령위에 대해서 “봉집현(奉集縣)이 있는데, 즉 옛 철령성으로서 고려와 경계를 접하고 있다. 홍무 초에 현을 설치했다가 곧 폐지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고려와 경계를 접했다는 봉집현이 명나라에서 ①철령위를 설치했다가 고려의 반발 때문에 폐지한 철령이라는 설명이다. 봉집현의 위치는 ‘요사’(遼史) ‘지리지’에 나온다. 거란족이 세운 요(遼:916~1125)나라 ‘집주(集州)·회중군(懷衆軍)’에 봉집현이 있었는데, 원래는 발해가 설치한 현이라는 것이다. 중국학계는 ①철령위가 있던 봉집현을 현재 심양(瀋陽) 동남쪽 55㎞ 진상둔진(陳相屯鎭) 산하 봉집보(奉集堡)로 보고 있다. 요령성 본계(本溪)시 조금 북쪽인데, 이 일대는 원래 철광(鐵鑛)으로 유명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철령(鐵嶺)이란 이름으로 불린 것이다. 중국 학계에서도 요령성 진상둔진이라는 철령위를 한국 학계는 함경남도 안변이라고 우긴다. ‘요사’ ‘지리지’는 또 봉집현이 속해 있던 집주·회중군은 “한나라 때는 요동군 험독현(險瀆縣)에 속해 있었다”고 말한다. 요령성 진상둔진이 위만 조선의 도읍지 자리에 세운 한나라 요동군 험독현 자리라는 기록인데, 한국 학계는 위만조선의 도읍지를 지금의 평양이라고 우긴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명나라는 요령성 진상둔진에 ①철령위를 설치했다가 고려에서 강하게 반발하자 홍무 26년(1393) 심양 북쪽의 고 은주(銀州)로 이전하고 ②철령위를 설치했다. ②철령위는 현재 심양 북부에 있는 철령(鐵嶺)시 은주구(銀州區)다. ①철령위나 ②철령위나 모두 요령성 내에 있었다. ●후세 교육까지 망치는 식민사관 여진족이 세운 금(金·1115~1234)나라의 정사인 ‘금사’(金史) ‘지리지’는 “봉집현은 본래 발해의 옛 현이다. 혼하(渾河)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혼하는 심양과 본계 사이를 흐르는 강이다. 중국 사료들은 주원장이 1388년 설치했던 ①철령위는 심양 남쪽 진상둔진이고, 1393년 이전한 ②철령위는 심양 북쪽 철령시 은주구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케우치 히로시는 1918년 ‘조선 우왕 때의 철령 문제’에서 함경남도 안변을 철령이라고 우겼다. 안변 남쪽에 철령(鐵嶺)이라는 고개가 있는 것에 착안한 대사기극인데, 이를 조선총독부의 이나바 이와기치, 조선사편수회 간사이자 경성제대 교수인 쓰에마쓰 야스카즈가 뒤를 따랐다. 그리고 “일본인 스승님들 말씀은 영원히 오류가 없다”라는 한국 역사학자들이 100년째 추종 중이다. 나아가 이 사기극을 국정·검인정 교과서에 실어서 미래 세대들의 정신세계까지 갉아먹고 있는 중이다. 선조들의 피 서린 강토와 역사를 팔아먹고, 나라의 미래까지 팔아먹고 있건만 이를 바로잡아야 할 책임 있는 당국자들은 모두 꿀 먹은 벙어리인 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 광주 ‘#미투’ 전담 여성인권보호관 신설

    광주 ‘#미투’ 전담 여성인권보호관 신설

    여성 인권 침해와 여성차별 사건에 대해 상담·조사를 전담하는 ‘여성인권보호관’이 광주광역시에 처음 생긴다.광주시는 12일 성희롱·성폭력 등 직장 내 여성 인권침해 등을 전담 조사하는 여성인권보호관을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19~20일 여성 관련 고충상담 분야에서 장기간 활동해 온 외부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한다. 여성인권보호관은 시 인권옴부즈맨실에 설치되는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에 배치될 예정이다. 시 공무원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고충을 전문적으로 상담하고 조사한다. 여성인권보호관은 조직 내 성차별 전수조사 등 직장 내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한 정책도 연구·발굴한다.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인권침해에 대한 실태조사도 편다. 시는 그동안 여성청소년가족정책관실·감사위원회 등에서 처리했던 여성 인권침해 등의 업무를 인권옴부즈맨실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여성인권보호관 제도를 통해 직장내에 만연한 가벼운 성희롱에서부터 성폭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 관련 폭력에 대한 예방과 처벌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남성 성희롱 상담 13%… 여성만큼 괴롭다

    여성 17% “성희롱 상담 경험” “창구 확대·예방교육 필요”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남성도 여성만큼이나 직장 내 성희롱 상담 창구를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직장 내 괴롭힘 실태와 제도적 규율 방안’에 따르면 직장 내 상담창구가 있는 직장인 중 성희롱 관련 상담 경험이 있는 경우는 전체의 15.0%(170명)이다. 여성의 성희롱 상담 경험 비율은 전체(480명)의 17.5%였고, 남성의 경우 전체(665명)의 13.1%였다. 성별 격차는 4.4% 포인트다. 지난해 8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실태조사에는 2500명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현재 직장 내 직원을 위한 상담창구가 설치돼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1135명이다. 이들이 사내 상담창구를 통해 주로 상담한 내용(복수응답)으로는 ‘스트레스 및 정서상 문제’가 36.1%로 가장 높았으며 ‘근로조건’ 33.0%, ‘인사평가, 경력’ 26.4%, ‘직장 내 괴롭힘’ 25.7%, ‘성희롱’ 15.0% 순이었다. 직종별로는 관리직(33.3%)의 상담 비율이 가장 높았고, 판매직(20.7%), 단순 노무직(16.7%), 사무직(14.7%)의 상담 건수가 높았다. 다만 사내 상담창구를 이용한 비율을 살펴보면 남성(70.8%)이 여성(61.0%)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높았다. 보고서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는 남녀 근로자 모두 해당된다”면서 “성희롱 피해 등 고충을 털어놓을 상담창구 확산과 예방교육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영화인 46% “성폭력 피해” 배우 절반 신인 시절 당했다

    영화인 46% “성폭력 피해” 배우 절반 신인 시절 당했다

    “갑자기 영화감독이 없던 장면 하나 만들어서 스태프들 다 있는 데서 ‘조금 더 섹시하게 찍고 싶지 않냐’고 얘기를 해요. 그래서 배우가 자기는 죽어도 안 한다 했더니 스태프들이 안 그래도 일도 많고 피곤하고 짜증 나는데 ‘야, 그냥 찍고 넘어가자’ 이런 표정이라는 거예요. 다 자기만 쳐다보고 있는 거죠. 까탈스러운 여자라는 식으로요.”여배우들은 영화계 내 성폭력·성희롱에 특히 취약한 존재였다. ‘연기’를 빌미로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노출 장면 촬영을 요구받는 건 예사다. 직접적 성추행은 물론 계약을 빌미로 사적 만남을 요구받는 일도 잦았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발표 및 토론회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최근 미투 운동이 사회 전체에 퍼진 병폐를 들추고 도려내는 가운데 영화계가 대응 방안 모색에 머리를 맞댔다. 영화계 성폭력·성희롱을 근절하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상설기구인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행사도 함께 열렸다. 이날 발표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인 7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6.1%가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군별로 보면 작가가 65.4%로 피해 비율이 가장 높았고 배우(61%), 연출 스태프(51.7%), 제작 스태프(50.1%) 순이었다. 고용 형태로 보면 비정규직의 성폭력 피해 비율이 50.6%로 정규직(29.9%)보다 높았다. 가해자 지위는 상급자(48.7%)인 경우가 가장 많았고 동료(24.1%), 교수·강사(9.9%)가 뒤를 이었다. 성폭력 피해 경험은 영화 입문 단계(31%)에서 가장 높게 발생했다. 특히 배우들은 절반 이상인 51.4%가 입문 단계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배우 문소리는 “미투 운동을 아프게 지켜보며 우리가 그간 가해자이거나 피해자, 방관자 혹은 암묵적 동조자였음을 영화인 전체가 인정하고 반성해야 할 때라 생각했다”며 “한국영화가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좋은 작품을 많이 내고 있지만 과정의 올바름이 없으면 결과의 아름다움도 없다는 생각을 갖고 과정의 올바름을 위해 다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남순아 감독은 “시간이 돈인 영화 환경상 촬영 현장에서는 성폭력뿐 아니라 위계 폭력도 더욱 위압적이었고 자주 일어났지만 ‘영화 현장이 원래 그렇지’라며 넘어가는 일이 많았다”고 지적하며 “최근 저와 제 친구를 성희롱했던 배우가 공중파 드라마에 나온 걸 보고 지난주 든든에서 상담을 했다. 다른 문화예술계에도 든든처럼 성폭력을 근절할 상설기구가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여성 영화인 61.5% “성폭력 피해 경험”…남성의 3배

    여성 영화인 61.5% “성폭력 피해 경험”…남성의 3배

    여성 영화인들의 61.5%가 영화계에서 성폭력·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영화진흥위원회와 여성영화인모임은 1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개소 기념 및 행사 자리에서 ‘영화계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7~9월 배우와 작가·스태프 등 영화계 종사자 749명(여성 467명, 남성 2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폭력·성희롱 피해 경험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6.1%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여성 응답자는 61.5%로 남성 응답자의 약 3배 이상 많았다. 외모평가나 음담패설 등 언어 성희롱 피해가 가장 많았으며 3명 중 2명은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9명 중 1명은 원치 않은 성관계를 요구 받았다고 답했다. 사전에 합의되지 않은 베드신·노출신을 강요받는 등 촬영 중 일어난 성폭력도 4.1%로 집계됐다. 직군별로는 작가가 65.4%로 성폭력·성희롱에 가장 많이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다음은 배우, 연출, 제작 순이었다.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보다 더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답해 고용형태별 차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이 넘는 비율의 응답자가 성폭력·성희롱 사건이 적절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66.7%가 ‘인맥·소문이 중요한 조직문화’를 꼽았다. 영진위와 여성영화인모임은 이날 MOU(업무협약)를 맺고 지난 1일 개소한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사업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든든은 2016년 ‘영화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 등으로 심각성이 드러난 영화계 성폭력·성희롱을 근절하기 위한 상설기구다. 든든은 영화인을 대상으로 성폭력·성희롱 예방강사를 양성해 현장에서 성폭력·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고, 성폭력 예방을 위한 가이드북을 만들기로 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와 임순례 감독이 공동 센터장을 맡았다. 심 대표는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과 피해자 보호, 나아가 한국영화계의 성평등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활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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