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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빌딩 샀다가 국정원까지 보고돼 ‘쇠고랑’

    강남빌딩 샀다가 국정원까지 보고돼 ‘쇠고랑’

    강남 320억 빌딩주, 강남 큰손 사이에 소문국정원까지 정보 들어가 신원과 범죄 밝혀져경찰, 건국대 전 임대사업 팀장 기소의견 송치우리나라 최대 ‘부동산 부자’ 사학인 건국대 본부장 A씨가 돌연 해임됐다. 학교의 핵심 수익원인 복합쇼핑몰의 임대사업을 총괄하며 제멋대로 세입자의 재임대를 허용해 학교 측에 100억원대 손실을 입힌 것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세입자에게 재임대를 허용하면, 재임차료와 임차료의 차액만큼 세입자는 이익을, 건물주가 손해 볼 수밖에 없다. 건국대 측은 본부장이 이 과정에서 임대인들에게 오랜기간 거액의 뒷돈을 챙겼다고 보고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달 23일 A씨를 위조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서울동부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동부지검은 현재 중요경제범죄조사단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건국대에선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2016년 초 강남 부동산 큰 손 사이에 돈 소문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이른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사람을 일컫는 속어)이 최근 강남역 인근의 320억원대 빌딩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강남역 역세권 빌딩은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자산가들이 알음알음 거래를 하기에 알려지지 않은 ‘선수’의 등장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실은 국정원 등 정보기관에까지 들어갔고, 결국 학교에도 이 소문이 퍼졌다. 그 교직원은 학교 법인의 임대사업을 전담하는 사업체인 건국AMC 임대사업 본부장 A씨였다. A씨는 외부에서 보기엔 평범한 교직원이었지만, 건국대에선 연 200억원대 임대 매출을 관리하는 학교 안의 ‘큰 손’이었다. 문제는 투자주체가 건국대가 아닌 A씨 개인이라는 점이었다. 건국대 노동조합은 진상 파악에 나섰다. 빌딩 매입비가 당시 수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이사장의 비자금일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연봉 6500만원을 받는 A씨가 수백억원의 개인 돈이 있다는 게 말이 안 됐다. 확인 결과 A씨의 빌딩 매입은 사실이었다. 다만, 그는 빌딩 매입가는 40억원이며 이 가운데 5억원은 본인 돈으로, 나머지 35억원은 은행에서 충당했다고 설명했다. 의혹이 풀린 건 아니었다. 시중은행이 개인에게 35억원을 빌려준다는 게 쉽게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 사이 김 전 이사장은 지난해 4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장 직도 내려 놓았다. 후임 이사장은 학교 설립자의 손녀인 유자은씨가 선임되면서 학교는 정상화 과정에 접어들었다. ‘적폐’는 털고 가야 한다는 게 노조와 학교 측의 입장이었다. 학교는 김 전 이사장에게 강남역 빌딩 매입 자금과 비자금 의혹에 대해 따져 물었다. A씨가 복합쇼핑몰인 ‘스타시티’ 상가의 재임대를 허용해주고, 임차인으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김 전 이사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이사장은 결백을 주장했다. 김 전 이사장도 “스타시티 상가의 수익성이 기대보다 떨어지는 게 늘 이상했다”고 토로했다. 필요하다면 수사기관의 수사도 받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 전 이사장의 딸인 현 이사장은 곧바로 실태조사를 지시했고, 필요하다면 법적 수사를 의뢰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A씨가 지난해 8월 임대사업에 손을 뗀 이후 월 매출액이 2억원 가까이 뛰었다.건국대는 지난해 9월부터 한달 간 임대사업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그 결과 165개 상가 중 36개 매장은 사장 결재 없이 무단으로 재임대되고 있었다. 학교 측 손해는 1년에 15억 7000만원이었다. 2006년 경력으로 입사한 A씨의 재직 기간을 고려한다면, 100억원의 손해도 가능할 거라는 게 학교 측 추산이다. A씨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전대 상황을 김 전 이사장에게 보고했고, 오히려 칭찬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김 전 이사장은 “적법한 재임대 외에 포괄적 재임대를 동의해준 적도 없고, 재임대를 적극 반영해 발전시켜라는 지시를 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태조사에서 당시 건국AMC 사장은 “A는 평소 자신만의 ‘캐슬’을 쌓아 놓고, 업무 상황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일을 했다”며 “이 때문에 회사 규정을 위반해 전대동의서를 발급해 줬다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지난해 10월 31일 해고 통보를 받았고, 학교는 A씨를 사문서 위조 행사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여전히 A씨는 자신의 무고를 주장하고 있다. “재임대는 적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이사장이 바뀌면서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한다. A씨는 “재임대를 통해 부당수익을 올렸다는 시각에 대해서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재임대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냈고, 이를 별 문제 삼지도 않다가 지금에서야 태도가 돌변했다. 저를 음모하는 정치세력에 희생돼 억울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측이 주장하는 배임, 횡령 혐의에 대해선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혐의를 적용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빛공해에 잠 못 이룬 밤… 지자체들 대책은 ‘잠잠’

    빛공해에 잠 못 이룬 밤… 지자체들 대책은 ‘잠잠’

    17개 광역지자체 중 8곳만 계획 세워 8년간 수면방해 등 민원 3만건 폭증 실태조사 규정 없어… 개선안 발의 추진빛공해 방지법이 시행된 지 5년이 넘었으나 환경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부족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의원(자유한국당)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빛공해 민원은 2만 9661건에 이른다. 민원은 조사가 이뤄진 첫해인 2010년에는 1030건에 불과했지만 2012년 2859건, 2014년 3850건, 2016년 6978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8년간 발생한 빛공해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995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5393건, 경남 2543건 순이었다. 지난해 발생한 빛공해 민원(6963건) 유형은 수면방해가 3865건으로 가장 많았고 농작물 피해 1621건, 생활불편 1034건, 눈부심 443건 등으로 분석됐다. 특히 2013년 2월부터 빛공해 방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달 현재 빛공해 방지계획을 수립한 지자체는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서울, 대전, 광주, 부산, 인천, 울산, 대구, 경남 등 8곳에 지나지 않는다. 빛공해 환경영향평가는 3년마다 1차례씩 실시하도록 했으나 이 규정을 지킨 지자체는 1곳도 없다. 조명환경 관리구역을 지정한 곳도 서울, 광주, 인천 등 3곳뿐이다. 환경부도 시·도지사가 매년 제출한 빛공해 방지계획 추진실적을 평가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현행법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시·도에서 수립해야 할 빛공해 방지계획은 기한이 명시되지 않아 이행에 어려움이 많다. 조명관리구역도 지정에 대한 규정만 있을 뿐 광원, 조도 등에 대한 실태조사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임 의원은 “빛공해로 인한 국민건강과 환경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빛공해 방지법이 시행된 지 5년이 지났으나 환경부와 지자체 관심 부족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면서 “시·도 빛공해 방지계획 수립 기한을 1년 이내로 명시하는 등 현행법 개선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합법화 길 열린다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직접 고용 11곳 노조 파괴 부당 개입 근절” 김영주 고용 장관 “충분히 검토”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합법화하고, 현대·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직접고용 명령을 내릴 것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했다. 개혁위는 지난달 31일 회의를 열어 불법파견, 노동조합 무력화, 단결권 제한 등 11개 과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의결하고 활동을 마무리한다고 1일 밝혔다. 개혁위는 지난해 11월 고용부 장관 자문기구로 출범해 내부 적폐 청산을 위한 활동을 해 왔다. 우선 개혁위는 전교조 문제에 대해 ‘법외노조’ 통보를 한 노동조합법 시행령 9조 2항을 삭제하거나 법외노조 통보를 직권 취소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권고했다. 고용부는 2013년 10월 전교조가 해직교사 9명을 조합원으로 두는 등 교원노조법을 위반하고도 이를 시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교조에 ‘노조 아님’을 통보했다. 14년 만에 합법적인 노조 지위를 상실한 전교조는 곧바로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냈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개혁위는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부담스러웠으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담당 국장의 진술과 “장·차관에게서 법외노조 처분에 대한 검토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는 내부 진술 등을 근거로 부당한 압력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행정조치보다는 법 개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시행령을 삭제하는 것은 노사관계법제도 전문가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연계해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혁위는 14년간 방치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도 고용부와 검찰이 사건 처리를 미루거나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고용 명령이나 당사자 간 협의·중재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하라고 고용부에 권고했다. 불법파견에 대한 늑장 수사가 없도록 관련 지침이나 사업장 점검요령, 판단 기준을 마련하라고도 했다.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삼성전자서비스를 비롯해 유성기업 등 11개 사업장의 노조 파괴 과정에서도 검사의 부당한 수사지휘와 노무사·변호사와의 공모, 고용부 공무원과의 유착 등으로 부실 수사가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다. 개혁위는 고용부 장관이 그동안의 수사관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위한 법률 개정과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여자 혼자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

    “여자 혼자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

    취업 면접 등 곳곳서 차별적 언행 동네선 ‘미혼모 시설’ 따가운 시선 여가부 새달 국민인식 개선 캠페인최근 김경아(가명·여)씨는 아이와 함께 버스에 탔다가 난처한 상황을 겪었다.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김씨의 말에 한 승객이 “여자 혼자 어떻게 아이를 키우느냐. 아이 아빠한테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같이 살아야지”라고 훈계한 것이다. 김씨는 ‘싱글맘’에 대한 세상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는 데 회의감을 느끼며 서둘러 버스에서 내려야만 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20일부터 한 달간 전국 미혼모부자거점기관(17개)과 미혼모가족복지시설(62개), 부자가족시설(4개)에 입소한 미혼모·부 23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별 사례 접수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미혼모·부는 단지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는 이유만으로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은 물론 병원, 금융기관, 직장, 학교, 가족, 대중교통에 이르기까지 사회 곳곳에서 차별적 언행을 경험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이들이 겪는 편견과 차별은 이뿐만이 아니다. 취업 면접에서 “어떻게 혼자가 됐느냐”, “앞으로 아이를 어떻게 키우려고 그러느냐” 등 업무와 관계없는 질문이 쏟아지기도 한다. 미혼모 시설의 한 관계자는 “동네에선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때마다 주민들이 “시설에 있는 미혼모들이 한 일”이라며 하루에도 몇 차례씩 전화로 민원을 넣는다”며 씁쓸해했다. 미혼모·부 가정과 한부모 가정은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성년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족 44만 6000가구 가운데 약 40%(18만 1000가구)가 정부 지원을 받는 저소득층이다. 2015년 한부모 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부모 고용률은 87.4%에 이르지만 월평균 소득은 190만원으로 전체 가구 평균의 48.7%에 불과하다. 자가 소유 비율(21.2%)도 전체가구(53.6%)보다 크게 낮다. 여가부는 이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미혼모·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고자 다음달부터 국민인식 개선 캠페인에 들어간다. 홈페이지를 통해 미혼모·부의 일상 속 차별 및 불편사항을 신청받아 개선안도 내놓는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일 관계부처 합동 저출산 대책에 미혼모·부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대책을 포함시켰다. 여기에는 주민등록상에 ‘계부’나 ‘계모’ 등 차별적 표현이 드러나지 않도록 표기 개선도 주문했다. 사실혼 부부도 법적혼 부부와 같이 난임시술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비혼 출산과 양육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여건도 확립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경기도, 내년부터 주차장 무료 개방 아파트단지에 보조금 지원

    경기도는 주차장을 외부인에게 무료 개방한 도내 아파트단지에 대해 내년부터 연 5000만원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29일 밝혔다. 공공기관과 학교. 종교시설, 대형상가도 포함된다. 시장·군수가 시행하는 주차수급 실태조사에 따라 주차난이 심각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이어야 한다. 이 사업은 지난 4월 시행된 ‘경기도 주차장 무료개방 지원 조례’에 따른 것이다. 주·야간에 주차 수요가 많은 지역 인근의 주차장을 일정 시간 동안 무료로 개방해 불법주차를 줄이고 상업활동과 업무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도는 지난 6월부터 2달간 무료개방 지원사업을 희망하는 아파트단지 등에 대한 수요조사를 마쳤다. 우선순위를 정해 내년 본예산에 사업비를 반영할 계획이다. 주차장을 무료 개방한 아파트에 보조금을 지원하기는 광역지자체 중 경기도 처음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려면 주간이나 야간에 주차장 20면 이상을 2년간 무료 제공해야 한다. 또 하루 7시간 이상, 주 35시간 이상 무료개방해야 한다. 외부인이 이용하기 편리한 장소 여야하고 일반구역과 구별돼야 한다. 보조금은 주차장 옥외보안등과 폐쇄회로(CC)TV 등 방법시설 설치, 주차면 도색, 아스콘 포장 등 시설 보수, 무료개방 입간판과 표지판 설치 등의 사업에 사용된다. 먼저 아파트단지 입주자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 입주자대표 의결을 거쳐 사업계획서를 내면 된다. 보조금을 목적 외에 사용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무료개방 주차장 이용을 제한하면 이를 반환해야 한다.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관계자는 “이 조례안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공유경제’의 개념을 도입한 주차장 개방을 통해 재화나 공간 등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나눠 씀으로써 효율적인 주차장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조례가 도가 지향하는 ‘공유경제’ 개념을 도입해 주차장 공간의 활용성을 높이려 취지여서 도 차원에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상인 sanginn@seoul.co.kr
  • ‘모유수유’ 중요하다면서 ‘모유은행’은 여전히 뒷전

    지난 26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에 ‘모유 수유’ 확산을 위한 세부 지침이 실질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유 수유 교육 강화와 수유시설 위생관리 전수조사 등이 포함됐지만, 이미 대부분 부모가 아는 ‘모유 수유의 우수성’을 교육하기보다 모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선 ‘모유은행’의 설립 및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 중 모유 수유의 우수성를 모르는 부모는 많지 않다. 모유 수유가 아이의 높은 IQ, 운동성 발달, 면역체계 발달, 소화 촉진에 좋을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나 천식, 돌연사, 귀 감염질환, 설사, 세균성 수막염, 호흡기 감염 등 셀 수 없이 많은 질환이 발생할 위험률을 감소시킨다는 내용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과정에서 엄마들도 덩달아 건강해진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엄마의 자궁내막증 진행을 억제하고, 난소암 위험률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병이 있는 엄마의 인슐린 필요량도 줄여준다. 모유 수유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의 유대관계가 더 잘 형성돼 아이의 감정적인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사실도 다들 알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건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엄마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모유의 우수성은 익히 알고 있음에도 모유 수유를 중단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부모 대부분은 모유량이 부족하거나, 특정 질환에 의해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일 때문에 시간이 부족해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하는 엄마들도 많다. 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만 2세 미만 아이를 둔 산모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내 모유 수유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6개월 완전모유 수유율’은 18.3%로 세계 135개국(2010~2015) 평균(약 38%)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모유 수유를 중단한 산모의 43.3%는 ‘모유량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했으며 11.4%는 ‘직장 사정‘이라고 응답했다. 건강한 아이라면 분유로 대체하기도 하지만 저체중이나 미숙아, 우유 알레르기를 가진 영아 등 모유 수유가 절실한 아이들도 있다. 만혼의 증가로 37주 미만의 미숙아 출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모유 수유를 필요로 하는 아이들도 덩달아 많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위한 정부의 해결책은 뚜렷하게 없는 상황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 차원에서 ‘모유은행’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도 모유은행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모유은행을 운영하는 곳은 강동 경희대병원이 유일하다. 저온멸균과 검사 작업 등에 많은 돈이 들어가다 보니 늘 적자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모유를 원하는 산모는 늘고 있지만, 기증자도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모유은행과 관한 법률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2016년 7월 양승조 충남지사가 의원 시절 모유은행 설치를 위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영유아의 건강을 위해 모유 수유를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 정작 모유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모유은행의 설립이나 관리에 대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모유은행 설립·지원의 필요성 및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모유은행은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여건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면서 “국가 기관이 운영하는 전국규모의 모유은행을 초기 예산이 많이 들어간다는 우려점이 있어 현재 운영중인 모유은행이 적정 수준의 모유은행 운영지침을 제정하고 이를 준수하도로 정부차원에서 권고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한강하구 조강의 뱃길을 열어라” 김포 전류리포구서 평화문화기행 행사

    “한강하구 조강의 뱃길을 열어라” 김포 전류리포구서 평화문화기행 행사

    경기 김포시는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아 27일 오전 9시 전류리 포구에서 한강하구 뱃길 열기를 기원하는 평화문화기행 행사를 개최했다. 김포시가 지난 10일 국방부에 평화기원 한강하구 물길열기 추진계획으로 뱃길·생태조사 승인을 신청했으나 아직까지는 한강하구 중립수역 항행은 불가하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최근 남북관계와 항행안전을 고려해 항행구간을 전류리포구에서 어로한계선 선상 구간 1.5㎞까지만 허용했다. 이날 항행구간은 서울마리나를 출발해 신곡수중보~전류리포구~한강수역 어로한계선까지 30㎞ 구간에서 뱃길행사가 진행됐다. 앞서 서울마리나에서 어선 2척이 여의도를 출발해 수중보에 도착하고 이어 행주나루에서 1척, 고양나루에서 1척, 영사정나루에서 2척, 전류리포구에서 4척 등 모두 어선 10척이 합류해 전류리포구 출발했다. 시민과 민간단체· 언론인 등 50명이 어로한계선까지 왕복 30분가량 뱃길탐사가 펼쳐졌다. 뱃길탐사를 마친 뒤 전류리포구에서 평화통일염원 행사가 이어졌다. 한강물 따라 걷기를 시작으로 정하영 시장과 신명순 시의회 의장 인사말, 축사한강뱃길 탐사보고회, 평화문화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한강하구뱃길열기 행사장에서 정 시장은 “고촌영사정에서 전류리포구 물길을 헤쳐 어로한계선까지 짧은 거리를 다녀왔다. 1953년 7월27일 맺은 군사정전협정 제1조 5항에 민영선박이 항해할 때 자기측의 군사분계선에 표시돼 있는 배는 제한받지 않고 자유로이 항행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며, “한강하구는 오랫동안 멈춰 있어 65년동안 한 것이라고는 어로한계선이 북쪽으로 400m 이동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시장은 “임진강과 만나는 한강하구에서 조강을 거슬러 올라 예성강이 만나는 그곳까지, 염하와 만나는 그곳까지, 그리고 서해 NLL위쪽까지 가는 한강하구 중립지역에 평화의 배를 띄우려고 계획했는데 아직도 대한민국이 분단국가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의 바람과 희망이 하나하나 차곡차곡 채워지고 국민들의 평화통일 열망이 성큼성큼 일어설 때 한강하구 물길은 열릴 수밖에 없다”고 희망을 말했다. 정 시장은 그 역사적인 의미가 정전65주년 한강하구 대한민국의 최북단 전류리포구에서 평화문화제를 진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의장은 “시민 여러분들을 뵙게 돼 기쁘지만 오늘 고촌영사정에서 배를 타고 오는 길에 만감이 교차했다”며, “분명 한강하구는 우리 김포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관의 허락을 맡아 다녀야 하고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언제든 배를 타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매우 착잡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신 의장은 “시장님도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이고 우리 시의원들도 힘을 보태 김포가 한반도 평화의 중심이 되고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손잡고 마음을 열어 일하겠다. 이번 행사를 기회로 김포가 평화의 상징 도시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간단체자격으로 이 행사를 주도한 김대훈 한강하구중립수역뱃길열기본부장은 “김포의 서해와 한강하구는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는 섬으로, 김포시민은 한강하구의 주인이면서도 접근조차 할 수 없었고 아름다운 한강에 손 한번 담가보지도 못했다”며, “한강하구를 끼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군사보호구역과 문화재보호구역, 습지보호구역 등 중첩된 보호구역으로 인해 권한과 재산권행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그는 “가장 쉽게 남북이 접근할 수 있는 곳이 한강하구지역으로 뱃길을 열어야 한다. 65년간 국방부가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있다”며, “중립수역에서 민용선박의 접안은 제한받지 않도록 규정돼 있다. 국방부나 유엔사령부는 정전협정 1조5항 협정을 준수할 것과 민간선박에 한해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김포시는 한강하구 중립수역의 ‘뱃길 열기’를 여러 차례 추진했으나 국방부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모범 공무원상’ 부부동반 외유도 납품사에 떠넘겼다

    ‘모범 공무원상’ 부부동반 외유도 납품사에 떠넘겼다

    의원들 단순외유에도 피감기관 돈 대 공사, 해외 설명회에 항공사가 항공권국회 피감기관인 A재단은 소속 상임위 국회의원과 입법조사관을 대상으로 해외 출장을 지원했다. 단순 교류 강화를 위한 관계자 면담이 이어졌고 재단 업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해외 공관 운영실태 점검도 진행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6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청탁금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들의 해외 출장 지원이 근절되기는커녕 여전히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는 직무와 관련한 금품을 받을 수 없고 1회 1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받으면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 이행 등 정당한 이유가 있거나 공식적 행사에서 주최자가 통상·일률적으로 비용을 지원할 때, 법적 근거가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그러나 현실은 규정과 거리가 멀었다. 국회 피감기관인 B공기업은 소관 상임위 국회의원, 입법조사관 등에게 국익 목적으로 보기 어려운 사업현장 단순 시찰과 파견인력 격려 목적의 출장을 지원하다가 적발됐다. 부당 지원을 받기는 공공기관도 마찬가지였다. 한 중앙부처는 위탁납품 업체로부터 매년 관행적으로 ‘모범 공무원상’ 포상을 이유로 간부 공무원 부부 동반의 해외 출장비를 지원받았다. C공사는 마케팅 차원의 ‘해외 공동설명회’를 실시하면서 계약·감독 업무 관계에 있는 여러 민간 항공사들로부터 항공권을 지원받기도 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서면 점검 차원이어서 구체적인 조사는 각 기관이 추후 진행하도록 했다. 임윤주 부패방지국장은 “이번 조사는 사례 적발보다는 실태조사 위주의 점검이어서 법률적인 문제 등을 고려해 구체 적인 사례를 공개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이번 사례를 청탁금지법 매뉴얼에 반영하고 오는 9월부터 관련 법령을 일제 정비하기로 했다. 특히 ‘국익을 위한 해외 출장’도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인정하는 등 예외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조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단순한 협력 사업이나 외유성 프로그램, 선진지역 시찰 명목의 해외 출장이 대부분 제한된다. 아울러 수익자 부담 규정에 따라 조사, 검수 등 현지 확인을 위해 직무 관련이 있는 업체로부터 출장비를 지원받을 때는 출장 목적과 관계없는 직원 동행을 금지한다. 이때도 공공기관 여비 기준 범위 내에서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원 범위와 절차를 명확하게 규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법 위의 국회… 의원 38명 ‘김기식 출장’ 즐겼다

    법 위의 국회… 의원 38명 ‘김기식 출장’ 즐겼다

    권익위 전수조사서 공직자 261명 적발 수사 의뢰·징계 권고…실명은 빼 논란2014~2015년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 등으로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지 18일 만에 낙마한 김기식 전 의원처럼 피감기관 돈으로 부당하게 해외 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38명이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 의원들이 김 전 의원을 손가락질했지만 사실상 ‘내로남불’이었던 셈이다. 이들을 포함해 공직자 261명이 피감기관이나 민간기관의 지원을 받아 부당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교육부, 행정안전부 등과 범정부점검단을 구성해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2016년 9월 28일부터 올해 4월 말까지 1년 7개월간 148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해외 출장 지원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렇게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점검 결과 22곳의 피감·산하기관이 국회의원 등 감독기관 공직자에게 공식행사 외에 해외 출장비를 댔다가 적발됐다. 걸린 사례는 51건이었다. 이들로부터 지원받은 공직자는 96명이나 됐다. 국회의원 38명, 보좌진·입법조사관 16명, 지방의원 31명, 상급기관 공직자 11명이 포함됐다. 피감·산하기관은 아니지만 밀접한 직무 관련성이 있는 민간기관이나 단체로부터 지원을 받아 해외 출장을 간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도 165명이나 됐다. 권익위는 이들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나 징계를 하도록 했다. 또 법령 개정을 통해 직무 관련이 있는 기관이나 단체로부터 지원받는 해외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권익위는 국회의원 명단이나 공공기관별 인원 등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하지 않아 ‘반쪽짜리 공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조사는 김 전 의원의 금감원장 낙마를 계기로 ‘국회의원 해외 출장을 전수조사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비롯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성남지역 기업체 하계휴가 평균 3.8일

    경기 성남지역 기업체들의 하계휴가 일수가 평균 3.8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남상공회의소가 지난 11일부터 8일간 지역 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성남지역 기업체 하계휴가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기업68개사의 94%가 하계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그 중 52.%가 개인별로 연중에 휴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계휴가를 가는 기업의 휴가일수는 평균 3.8일로 조사되었다. 기간은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 주 사이에 상당수 기업이 휴가를 계획하고 있었다. 또한, 같은 기간에 모든 근로자가 휴가를 실시하는 기업의 63.0%는 휴가 기간 동안에도 영업을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78.0%가 휴가 상여금 지급 계획이 없었다. 이는 연중에 개인 연차로 휴가를 소진하는 경우가 많아 취업 규칙 상 휴가비가 없는 기업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휴가비를 지급하는 기업의 경우, 평균 기본급 대비 46.4% 금액을 지급할 예정이며, 일정 금액으로 지급 예정인 기업은 평균 1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호남제일성 전라감영 복원 상량식

    전라감영 복원사업의 핵심인 선화당에 대들보를 엊는 상량식이 25일 거행됐다. 상량식에는 송하진 전북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이재운 전북도 문화재위원장, 이명우 전라감영재창조위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전라감영 복원사업은 국가무형문화재 제74호인 최기영 대목장 등 전통건축 장인들이 참여해 기둥 세우기, 대들보 올리기, 포작(包作) 설치 등 가구재 조립을 마치고 이날 상량에 이르게 됐다. 상량식은 길놀이 풍물공연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상량 고유제, 상량문 봉안 순으로 진행됐다. 상량 고유제는 송하진 전북지사가 첫 술잔을 따르는 초헌관을 맡았고 두번째 술잔을 따르는 아헌관은 김승수 전주시장이, 종헌관은 이명우 전라감영 재창조위원장이 맡았다. 상량문에는 선화당의 가치와 복원 경위 및 의미 등을 담았다. 상량문은 선화당 어칸 도리 부재 상부에 넣어 봉안했다. 상량 묵서는 서홍식 한국서도협회 공동회장 겸 전북지회장이 휘호했다. 앞으로 복원공사는 서까래 설치, 지붕기와 잇기, 미장공사, 창호공사 등을 거쳐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전라감사가 집무를 보던 정청(政廳)인 선화당과 함께 부속건물 6동도 복원된다. 부속건물은 전라감사 가족이 살던 관사인 내아와 연신당, 고위 관료용 사랑방인 관풍각, 전라감사를 보좌하던 벼슬아치들 사무실인 비장청 등이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이하는 올해 전라감영 복원은 전북인의 자긍심을 되살리는 일이다”며 “전라감영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복원해 전북 자존의 시대를 힘차게 열어나가자”고 말했다. 김승수 전주시장도 “전라감영은 아시아문화심장터의 심장과 같은 곳”이라며 “단순한 건축물 복원이 아니라 전주시민의 자존감을 세우고 전주문화의 정수를 살려서 찬란한 전주시대를 열어갈 핵심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감영은 조선 태조 4년(1395년)부터 고종 22년(1895년)까지 전라도와 제주도를 다스렸던 중심 관청이다. 그러나 갑오개혁(1895년)으로 팔도제가 폐지되고 일제 강점기에는 주변에 상업시설이 난립하면서 위축됐다. 현재 복원공사가 진행중인 주요 건축물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옛 도청사 지하에 쌓아둔 포탄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파주 DMZ 곳곳서 자연의 보물 또 ‘우수수’

    파주 DMZ 곳곳서 자연의 보물 또 ‘우수수’

    ‘DMZ 일원’의 끈질긴 생명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급격한 도시화에도 불구하도 경기 파주 평화누리길 곳곳에서 각종 멸종위기 생물들이 대거 발견됐다. 경기도는 지난 3월부터 파주출판도시에서 장남교 까지 이어지는 파주평화누리길 4개 코스 67km에서 ‘2018 상반기 생태자원 조사활동’을 벌인 결과 희귀식물 22종과 특산식물 13종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여기에는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작성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적색목록에 포함된 10종도 포함됐다. 발견된 총 식물은 100과 327속 575종이다. 희귀식물에는 할매밀망 쥐방울덩굴 등이 있고, 특산식물 중에는 벌개미취 외대으아리 등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특히 평화누리길 6코스(출판도시길) 일원에서 극상림인 서어나무 군락지와 멸종위기종 2급인 매화마름이 처음 발견됐다. 서어나무는 숲의 천이(遷移) 과정 중 극상의 단계에서 주로 관찰된다는 점에서 아직 생태계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새들의 천국 DMZ’라는 명성답게 다양한 조류도 발견됐다. 원앙 호사도오 재두루미 황조롱이 등 9종의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14목 34과 56속 79종 9781개체가 이번 조사에서 파악됐다. 멸종위기 1급인 흰꼬리수리 저어새, 멸종위기 2급인 큰기러기 재두루미 독수리 노랑부리저어새 붉은배새배 등의 생태도 포착됐다. 포유류는 평화누리길 곳곳에서 고라니 멧돼지는 물론, 멸종위기 2급인 삵의 서식지 등이 확인됐다. 최상위 포식자인 삵이 발견된 것은 평화누리길 생태계가 건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활동은 경기도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DMZ 일원 자연환경 생태조사 및 생태도감 제작 사업’의 일환이다. 도는 앞서 지난해 연천을 대상으로 조사 완료했다. 올해 하반기 파주 평화누리길 일원을 대상으로 생태자원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김포·고양 일원에서 조사를 실시한 뒤 2020년까지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DMZ생태환경의 조화로운 발전과 평화적 활용방안 모색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임순택 DMZ정책담당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조사활동에서도 평화누리길 생태자원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DMZ 및 평화누리길 일원의 생태적 가치를 발굴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DMZ 내 병력·장비 시범 철수 추진한다

    필요시 北美 유해 발굴 참여 검토 국방부가 4·27 판문점 선언의 군사분야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병력과 장비를 시범적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자료를 통해 “DMZ 평화지대화의 실질적 조치로서 DMZ 내 GP 병력과 장비를 시범 철수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GP 시범 철수 후 역사유적·생태조사 등과 연계해 전면적 철수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DMZ 내 남북 GP에는 기관총 등 중화기가 반입돼 있다. 또 “판문점 선언과 북·미 센토사 합의의 동시 이행을 위해 DMZ 내 남·북·미 공동 유해 발굴을 추진하겠다”며 “필요시 북한 지역 내 북·미 유해 발굴에 남측 참여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국방부는 “판문점 선언의 DMZ 평화지대화의 시범적 조치로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도 추진하겠다”며 “정전협정 정신에 기초해 경비 인원 축소, 화기 조정, 자유 왕래 등을 복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화와 관련해 “서해 적대 행위 중단과 서해 NLL 기준 평화수역 설정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추후 남북 어민들의 이익 창출과 연계해 공동어로구역 설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가스 검침원 등 35만명 ‘명예 복지공무원’ 양성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를 지역공동체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명예 사회복지공무원’(가칭) 35만여명을 양성한다. 또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를 강화하고자 사회복지·간호직 공무원 1만 5500명을 추가 고용한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발생한 ‘송파 세모녀 사건’ 이후 복지 제도 개편이 있었음에도 생활고로 인한 가족 사망 사건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이런 내용이 담긴 ‘복지 위기가구 발굴 대책’을 23일 발표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하던 현장 밀착형 위기가구 발굴 체계를 전국으로 확산한다. 서울 서대문구의 ‘복지천리안’에서 따온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은 읍·면·동의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과 통장·이장, 지역 주민, 아파트 관리자, 수도·가스 검침원 등으로 구성된다. 읍·면·동 1개 지역당 평균 100명의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이 직접 가구를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고 초기 복지 위험을 감지해 위기 가구를 관련 기관으로 연계한다. 위기 우려 가구에 대한 집중 실태조사도 매년 1회 이상 전국적으로 실시한다. 조사 대상은 한부모 가구나 1인 가구(중·장년, 노인), 고시원이나 원룸 등에 사는 주거 취약 가구 등이다. 읍·면·동 차원의 복지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2022년까지 사회복지직(1만 2000명)과 방문간호직(3500명) 공무원을 충원한다. 이에 따라 현재 읍·면·동당 평균 6.4명에 불과한 복지공무원 수가 방문간호사를 포함해 10명으로 늘어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최고가액 韓 3000만원 vs 美 560만원… 법원 직원·원로 판사도 활용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최고가액 韓 3000만원 vs 美 560만원… 법원 직원·원로 판사도 활용

    우리나라의 소액재판 최고가액인 3000만원은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일반 법관이 다루는 소액사건 중 매우 높은 편이다. 또 명예훼손·위자료 소송처럼 다툼이 첨예한 사건도 소송가액(소가)에 따라 획일적으로 소액전담재판부에 배당된다. 나라별로 소액재판 구조와 절차에 차이가 있지만, 각국은 다툼 없는 재판의 신속 처리와 다툼 있는 재판의 공정 처리를 목표로 소액재판 관련법을 정비하고 있다. 일부에선 직업 법관이 아닌 사람들이 심리를 맡고, 소액재판으로 다룰 사건 종류를 제한한 국가도 있다.사법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초 발간한 ‘민사 소액재판의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각 주에는 소액사건을 처리하는 법원이 설치돼 있고 부판사(magistrate)가 심리를 한다. 워싱턴DC, 뉴욕 주 등 16개 주에서 5000달러(약 560만원) 이하를 소액사건으로 다룬다. 켄터키, 로드아일랜드 주가 2500달러 이하로 가장 낮고, 테네시 주가 2만 5000달러(약 2840만원)로 가장 높다. 미국 여러 주에선 퇴거청구 사건과 같은 비금전적 청구나 소액재판 소가 기준을 넘겼더라도 보증금 반환청구처럼 신속 해결해야 할 사건을 소액재판으로 다룬다.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시법원의 경우 2015년 접수 소액사건은 3304건으로 1명의 부판사가 1년 동안 평균 826건, 한 달에 약 70건을 처리했다. 독일에서는 소송가액이 5000유로(약 650만원) 이하 민사소송은 간이법원이 다루는데, 이 가운데 600유로(약 80만원) 이하 사건을 소액재판으로 진행한다. 간이법원에서 다루는 소송 종류는 주택임대차 분쟁, 숙박료·수하물 관련 분쟁, 야생동물 피해로 인한 분쟁, 종신연금·보험계약 등으로 제한된다. 프랑스에선 지난해 상반기까지 퇴직한 법원 직원, 변호사, 감정평가사 등 법률 관련 직업군 중 임명된 근린판사가 4000유로(약 520만원) 이하 사건을 심리했다. 근린판사의 정년은 75세로 퇴직한 원로법관들이 민생사건 위주인 소액재판을 담당할 수 있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소법원의 경우 2015년 7명의 일반 판사와 2명의 근린판사가 1년 동안 약 4000건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부터 1만 유로(약 1300만원) 이하 채권이나 동산 관련 민사사건을 다루던 소법원에서 모든 민사사건을 심리했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 재판 절차를 따르되 국경을 넘는 민사 분쟁이 일어난 경우에 선택할 절차를 마련해뒀다. EU 소액사건 기준은 5000유로(약 660만원)이다. 일본에선 2015년 현재 438개 간이재판소가 140만엔(약 1400만원) 이하 사건을 맡는데, 이 중 60만엔(약 600만원) 이하 사건이 소액사건이다. 간이재판소 판사는 전직 판사, 검사, 변호사, 법원 일반직원 등 다양한 직군에서 임명된다. 약 80%가 법원 일반직원 출신이다. 주요국들은 소액사건 최고가액·사건 종류를 법률로 정했다. 소액사건 최고가액 등을 대법원 규칙으로 둬 사법부가 관장할 때 각종 기준을 ‘공급자’(법원) 편의에 맞추게 될 여지를 없앤 셈이다. 광범위한 ‘수요자’(소송 당사자) 실태조사를 거쳐 입법과정을 통해 소액재판 기준을 정하기 때문에 다툼이 없는 사건은 직업 법관이 아닌 이들에게 맡기거나 정년이 지난 법관들을 소액재판 법관으로 재임용하는 유연한 정책이 구현됐다. 그 결과 주요국들의 전체 민사재판 대비 소액재판 비중은 10~20%대로 70%대인 한국보다 현저하게 낮게 관리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내가 조선의 국모다”… 명성황후의 비극 서린 산책길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내가 조선의 국모다”… 명성황후의 비극 서린 산책길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0회 홍릉산책(홍릉수목원) 편이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과 회기동, 성북구 종암동과 하월곡동을 넘나들며 진행됐다. 정릉천을 경계로 동대문구와 성북구가 갈리고 정릉천과 중랑천 사이 천장산 자락에 홍릉수목원을 비롯해 의릉, 북서울 꿈의 숲, 배봉산 등이 안겨 서울 동북부의 허파를 형성하고 있다. 이날 홍릉수목원은 33도를 기록하는 살인적인 무더위를 피하면서 피톤치드가 충만한 삼림욕까지 즐기는 일석이조의 피서지였다.참가자들은 고려대역 3번 출구에서 만나 정릉천~한국국방연구원(KIDA)~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홍릉수목원(국립 산림과학원)~카이스트 서울캠퍼스~옛 한국농촌경제연구원~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인재캠퍼스~수림문화재단~세종대왕기념관 코스를 걸었다. 다들 “서울의 부도심에 이런 울창한 숲과 고즈넉한 시가지가 남아 있다는 게 경이롭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땅 향기가 살아 있는 홍릉수목원의 그늘은 마치 딴 세상 같았다. 다만 주말에도 개방하는 홍릉수목원과 세종대왕기념관 이외 다른 공공기관은 휴관 중이거나 공사 중이어서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서울미래유산 해설자로 첫 데뷔한 숲 전문가 임혜란 해설사는 해박한 생태지식과 구수한 입담으로 투어단을 이끌었다.홍릉수목원이 있는 청량리는 조선시대 능행과 농경 제례의 상징공간이었다. 청량리는 태조의 건원릉이 있는 왕실 최대 묘역 동구릉으로 향하는 능행길이자 능행행차를 통해 왕실의 존엄을 내보이는 홍릉 묘역이었다. 또 청량리 일대는 농경사회의 수호자인 왕이 몸소 경작의 시범을 보이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를 올리는 신성한 장소이기도 했다. 사대문을 둘러싸고 형성된 성저십리(성 밖 10리)를 뜻하는 동교, 서교, 남교, 북교 등 교외지역 중 청량리와 왕십리로 대표되는 동교지역의 위상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까닭이다. 능행은 선왕의 기억과 권위에 기대 효를 다하는 왕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고도의 정치 행위였다. 문상외교, 문상정치와 뿌리를 같이한다. 왕의 견문을 넓히고, 도성 밖 사대부나 지방 백성과 소통하는 중요 행사였다. 왕은 최대한 천천히 가면서 피지배 계층에게 권위를 보이고, 민원을 청취한 뒤 덕을 베풀었다. 민원이 있는 백성은 꽹과리를 두드리며 소란을 피워 가마를 멈추게 한 뒤 억울함을 고한다. 이때 왕은 소란죄로 가볍게 처벌한 뒤 민원을 듣고, 우선 처리해 주는 ‘능행정치쇼’를 벌였던 것이다. 정조는 배봉산(서울시립대 뒷산)에 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 영우원을 옛 수원(화성시) 현륭원으로 옮기면서 12차례 한강을 건너는 효행을 선보였다. 정조의 능행잔치는 조선 최대의 볼거리, 즐길거리였다. 이 덕분에 정조는 세종대왕과 함께 백성이 인정하는 ‘대왕’의 반열에 올랐다. 1883년 서울을 방문했다가 능행을 구경한 독일인 마예트는 ‘코리아의 수도 서울 견문기’에서 “시내가 구경꾼으로 가득 차서 왕의 행차가 지나가는 길에는 집 창문이나 대문간, 뜰에 흰옷을 입은 사람들로 메워졌다”면서 “도로는 깨끗하게 치워졌고 길 중간에는 붉은 흙이 깔려 있었다. 왕은 말을 타지 않고 지붕이 있는 가마를 탔다”고 능행 풍경을 묘사했다.홍릉이 먼저인가, 청량리가 먼저인가. 우문이지만 헛갈리는 사람이 많다. 당연히 청량리가 주인이요 홍릉은 객이다. 홍릉은 청량리에 22년간 잠깐 깃들었다가 떠났을 뿐이다. 그러나 신라의 고찰 청량사에서 유래한 청량리라는 유구한 지명은 홍릉이라는 19세기 비극의 장소성에 밀렸다. 비명에 간 명성황후는 지아비 고종을 따라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의 ‘진짜 홍릉’으로 떠나고 없지만 나라와 국모를 잃은 당대인의 가슴속에는 청량리보다 ‘빈 홍릉’이 각인됐다. 옛 홍릉의 기억이 청량리라는 장소를 지배하게 됐다. 그렇게 주객이 전도돼 이제는 홍릉이 청량리를 떠올리게 한다. 장소의 역사란 이렇게 이율배반적이다. 22년간 이뤄진 고종·순종의 숱한 홍릉능행 덕분에 청량리라는 작은 마을이 유명해지고 서울 동북방의 중심지로 떠올랐다.능행의 정치사에서 흥릉은 일개 황후 능에 불과했지만 조선 말, 대한제국 초에는 개국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능가하는 역사의 무대였다.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대한제국의 첫 번째 황제 고종의 황후 능이요, 마지막 황제 순종황제의 친모 능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895년 10월 8일 경복궁 건청궁에서 일본군인에 의해 비명에 간 황후의 장례식이 2년 2개월 후인 1897년 11월 22일에 치러졌다는 시간 흐름을 주목해야 한다. 국장 1개월 전인 1897년 11월 22일 최초의 근대국가이자 황제국인 대한제국으로 국호와 연호를 바꾼 점도 놓쳐선 안 된다. 명성황후의 죽음 자체보다 죽음이 몰고 온 파장이 더 컸다. 국장은 3개월을 넘기지 않는 게 관례였지만 시간을 끌면서 배일, 극일을 모색한 끝에 1896년 아관파천에 이어 1897년 대한제국 탄생 선언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명성황후의 비극적 시해와 홍릉 조성은 대한제국의 탄생 및 멸망사와 궤를 같이한다. 홍릉은 어렵게 얻은 장지였다. 안감천(성북구 안암동)과 회암(양주시 회암동) 등 모두 7곳을 놓고 의견이 갈렸다. 결국 고종의 마음에 차지 않아 다른 7곳을 골랐고 그중 연희궁 터(연희동 일대)와 청량리가 부각됐다. 권세를 누린다는 연희궁보다 ‘평안하고 길한 땅’으로 평가된 청량리가 선택됐다. 동구릉에서 멀지 않고, 참배도 쉬운 점이 점수를 땄다. ‘명성황후 발인반차도’에 따르면 상여를 따라가는 수행원은 대략 4800명이었다. 역사상 최초의 황후 장례식이기 때문에 역대 어떤 왕의 국장보다 성대했고, 수행 인원이 많았다. 상여가 가는 코스는 경운궁(덕수궁)~청계천 혜정교~흥인지문~동관왕묘(동묘)~보제원(제기동)~한천교~청량리 홍릉으로 이어졌다. 홍릉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국고를 털었다. 절과 민가 92호에 보상비 3만냥을 주고 철거했으며, 무연고 묘와 연고 묘 450총을 이장하는 비용 2만 2000냥, 홍릉 아래 전답 수용에 4만 6000냥을 지불했다고 기록돼 있다. 명성황후의 죽음을 애통해한 고종을 노국공주를 잃은 고려 공민왕에 비유한다. 3년간 국상을 치르면서 수없이 홍릉길을 오간 고종이 1919년 67세를 일기로 숨지자 금곡 홍릉에 합장했다. 고종황제와 명성황후는 사별한 지 24년 만에 저승에서 만나 해후했다. 청량리 홍릉 옛 황후능 터에는 소나무 한 그루와 비석 한 개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홍릉은 전설로 남았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도봉(창포원의 붓꽃) ●일시 : 7월21(토) 오전 10시~12시 ●집결 장소 : 도봉산역 2번 출구 ●신청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혹서기인 7월28일부터는 저녁 6 시부터 8시까지 야간에 진행됩니다.
  • [흥미진진 견문기] 고종 쉬어가던 어정에는 황후 향한 그리움 머무네

    [흥미진진 견문기] 고종 쉬어가던 어정에는 황후 향한 그리움 머무네

    산책, 되뇌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말이다. 그것도 숲길 산책이니 더하다. 먼저 정릉천으로 향했다. 조선시대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묘 정릉이 있는 곳에서 유래된 정릉천은 한여름의 열기를 제대로 식혀 주고 있었다. 한국국방연구원을 지나자 나타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본관에는 건축가 김수근의 예술혼이 숨 쉬고 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공사 때문에 내부는 볼 수 없었지만 그 뒤로 두 손 벌려 반기고 있는 홍릉숲이 보였기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홍릉은 명성황후의 능인 홍릉이 있던 곳. 고종이 승하하자 능을 금곡에 합장하고 임업 시험장을 조성한 것이라 했다. 황후의 능은 비록 없지만 오래도록 사람들의 입에 홍릉수목원으로 불리는 것은 비운의 삶을 살다간 그녀의 넋을 아름다운 자연 속에 담아 위로해주고 기리고 싶은 것이리라. 고종이 황후의 능을 찾았다가 목을 축이며 잠시 쉬어간 어정은 오늘도 변함없이 홍릉 터 아래에 그리움을 머금고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국립산림과학원으로 산림생명자원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를 하는 나무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는 곳이었다. 오랜 세월 함께한 거대한 반송 옆에 위치한 국립나무병원이 그 사실을 잘 말해 주고 있었다. 숲의 손길을 느끼고 한결 경쾌해진 몸과 마음으로 세종대왕 기념관으로 향했다. 덕수궁에 있었던 세종대왕의 동상과 청계천에 있던 강우량을 측정하던 수표가 세종대왕기념관으로 옮겨와 제자리를 찾은 듯했다. 이곳에서 만난 세종대왕의 모습은 마치 그리운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듯 반갑고 기뻤다. 애민 정신이 남다른 세종대왕이 물었다. “오늘 홍릉숲길 산책 즐거웠니?” “덕분에 잘 쉬었다 갑니다. 사랑합니다.” 신수경 책마루 연구원
  • 교육부, 부랴부랴 전국 175개 특수학교 성폭력 실태조사

    교육부, 부랴부랴 전국 175개 특수학교 성폭력 실태조사

    교육부가 강원 특수학교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전국 175개 특수학교를 대상으로 성폭력 등 인권침해 실태 조사에 나선다. 교육부는 오는 11월 실태조사 결과와 함께 종합적인 보완책을 발표할 예정이다.교육부는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강원 특수학교 성폭력 사건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한 시·도교육청 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협의회에 참석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강원지역 뿐 아니라 전국 특수학교로 성폭력 실태조사를 확대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장애학생 인권보호를 위한 종합적인 보완책이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각 교육청은 9월 중순까지 학생들의 장애유형·정도를 고려하여 조사내용, 방법 등 세부사항을 결정해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조사팀은 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 설치되어 있는 전국 202개 장애학생 인권지원단의 성폭력 등 상담전문가를 중심으로 구성한다. 조사팀은 전국 175개 특수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대 일 면담조사를 할 계획이다. 또 교직원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간 밝혀지지 않았던 장애학생 성폭력 사례가 있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이번 전주조사 결과는 오는 11월 초 발표하며 특수학교 인권침해 실태조사 정례화 여부를 포함한 종합 보완책도 함께 공개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교육부, 교수부모 논문 ‘무임 승차’ 막는다

    교육부, 교수부모 논문 ‘무임 승차’ 막는다

    대학교수가 중·고교생인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슬쩍 끼워 넣는 사례를 막기 위해 교육부가 칼을 뽑았다. 학생이 공저자로 참여하는 경우 학생 신분임을 명확히 표기하게 해 실제 기여 여부를 사후에라도 검증하겠다는 것이다.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을 개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논문에 연구자의 이름·소속만 표기할 뿐 교원 또는 학생 여부 등을 표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올해 초 “교수들이 논문 작성에 별로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넣어 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사실관계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고교생 때 쓴 논문은 현재 학교생활기록부에는 기재할 수 없지만, 일부 대학의 과학 특기자 전형 등에서는 자신의 실적이나 관심사를 설명하면서 예시로 들 수 있어 대입 때 활용 가능성이 열려 있다. 새 지침에 따르면 연구자는 논문 발표 때 소속 기관과 직위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예컨대 대학 교수라면 대학과 직위를 써야 하고, 초·중·고교 학생이라면 소속 학교명과 학생임을 논문에 밝히도록 했다. 새 지침에 따르지 않으면 논문을 공식 등록할 수 없다. 학술단체는 논문을 학술지에 게재하는 경우 해당 논문 저자의 소속과 직위를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 교육부는 저자 표시의 정확한 기준을 담은 세부 가이드라인도 만들어 오는 12월까지 학술단체와 대학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지침에는 ‘논문 작성에 기여하지 않은 자는 저자로 넣을 수 없고, 기여한 자는 저자에서 빼서는 안 된다’ 정도로 애매하게 표시돼 있다”면서 “어느 정도 참여해야 논문 작성에 기여한 것으로 볼지 등을 명확히 해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부모 논문에 이름을 올린 중·고교생 등이 논란이 되자 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원들의 논문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해 논문 138편에 미성년 자녀가 포함됐음을 확인했다. 다만, 이 연구에 별다른 기여없이 공저자 표시됐는지 여부는 현재 대학별로 검증하고 있다. 교육부는 다음달까지 결과를 모두 모아 교육부 차원의 재검증을 마칠 예정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경기도, 치료 회피 결핵 환자 추적관리 강화

    경기도, 치료 회피 결핵 환자 추적관리 강화

    경기도는 12일 연락 두절이나 인식 부족 등으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비순응 결핵 환자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도와 대한결핵협회, 보건소 관계자 등으로 조사단을 구성, 노숙인과 외국인 등 비순응 결핵 환자에 대한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중증환자는 경기도의료원(수원병원)과 민·관협력 의료기관(PPM, Private Public Mix) 26개소에 연계해 치료가 완료될 때까지 집중 관리할 예정이다. 도는 아울러 노숙인 등 주거 취약계층의 결핵 치료관리 강화를 위해 오는 10월 노숙인 실태조사와 함께 노숙인 시설 및 결핵 관리기관 등과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 내년 비순응 결핵 고위험군인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결핵 이동검진을 실시하고 결핵 확진자에 대해서는 결핵 치료 완료까지 직접복약확인치료(Directly Observed Treatment : DOT)를 지원할 계획이다. 도내에서는 매년 6000여명의 새로운 결핵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전국대비 발생률도 21.8%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중 결핵 발생 및 사망률이 1위다. 2017년 경기도내 44개 보건소 대상 비순응 결핵환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핵환자 7855명 중 비순응 결핵환자는 66명이며 이중 노숙인·외국인 등 연락두절, 인식개선 부족 등으로 관리 중단된 환자가 25명(38%)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비순응 결핵 환자 중에는 이미 고국으로 돌아간 경우도 있는 것으로 도 보건당국은 추정한다. 조정옥 도 감염병관리과장은 “감염력이 강한 비순응 결핵 환자 1명이 연간 20여명의 불특정 다수인에게 새로운 감염을 일으킨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연구자료가 있다”며 “고위험군 노숙인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등 앞으로 결핵 관리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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