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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 내 성 불평등 심하면 성매매 관대”

    “가정 내 성 불평등 심하면 성매매 관대”

    “여성 폭력과 성희롱간 상관관계 높고 성평등 수치 낮으면 성폭력 수치 나빠” 양성평등·국민 성평등 조사 등에 활용“어떤 직장이든 여성이 많아지면 생산성이 떨어지게 돼 있다.”, “여성 차별·불평등이 거의 사라졌으므로 이제 더이상 성평등 정책이나 제도가 필요 없다.”, “성폭력이나 강간은 피해를 당한 여성의 옷차림이나 행동에도 원인이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이 같은 문항이 담긴 한국형남녀평등의식검사(개정판)를 27일 발표했다. 한국형남녀평등의식검사는 1999년 처음 만들어져 우리 국민의 성평등 수준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로 사용돼 왔다. 개정판에는 ‘여성의 권리 요구에 대한 태도’ 등 시대 변화를 반영한 항목이 추가됐다. 연구원 측은 “개정판 문항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성평등 이슈에 대한 태도와 여성 폭력이 연관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새 검사에서 여성 폭력과 성희롱 간 상관관계는 0.583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가정 내 성평등과 성매매 간 관계도 0.394로 어느 정도 관련이 있었다. 성평등 수치가 낮게 나온 이들은 성폭력 수치가 나쁘게 나올 가능성이 크고, 가정 내 성평등 태도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성매매를 관대하게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1999년 이 검사가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해도 ‘남녀의 권한과 권력관계에 대한 태도’ 등에 문항이 국한돼 연구에 한계가 컸다. 하지만 이번 검사는 달라진 시대상을 대폭 반영해 새로운 영역과 문항으로 꾸려졌다. 예를 들어 “여자들은 많은 여성 제도·정책이 있는 데도 끊임없이 요구만 한다”, “딸은 커서 전문직을 갖더라도 가사일과 육아를 잘할 수 있게 키워야 한다” 등이다. 해당 조사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2015년부터 발효된 양성평등기본법 제10조에 따라 이뤄지는 양성평등 실태조사에 쓰이고 여성가족부 홈페이지를 통해 상시 국민 성평등 의식 조사 등에도 이용될 수 있다. 종합적인 ‘젠더 의식’을 측정할 수도 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불거진 성별 간 갈등을 예측할 수 있다. 성별 갈등은 성평등 의식이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이들의 태도를 측정하면 갈등의 내용과 방향을 내다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근로계약 지킨 ‘봉준호 철학’…“주90시간 드라마 관행도 변해야”

    근로계약 지킨 ‘봉준호 철학’…“주90시간 드라마 관행도 변해야”

    봉 감독 “스태프들과 일일이 계약서 작성” 영화계와 달리 방송계 ‘살인적 노동’ 여전 표준계약서 경험, 기술 스태프는 18% 그쳐 “사전 제작 없이 생방급 촬영에 시간 허비 52시간 지켜도 기생충처럼 좋은 작품 가능”‘주 52시간제를 지켜 가며 제작해도 명작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 영화.’ 한국영화사 100년 만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봉준호(50)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두고 각계의 찬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영화 제작 환경도 주목받고 있다. 봉 감독이 “스태프들과 일일이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근로기준법을 준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현장 관계자들은 “기생충이 좋은 예를 만들어낸 만큼 이번 기회에 여전히 스태프들이 과로에 시달리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봉 감독은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을 만나 “(표준근로계약서 준수가 화제가 됐는데) ‘기생충’만 유별난 건 아니고 2~3년 전부터 영화 스태프의 급여 등은 정상적으로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영화계에서는 2014년쯤부터 영화 스태프들의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표준근로계약서에는 4대 보험 가입, 초과근무수당 지급 등이 명시돼 있다. 과거에는 제작사가 스태프와 근로계약 대신 도급계약만 맺었다. 영화계에서는 각본의 모든 장면을 그려 연기자와 스태프에게 정확한 촬영 정보를 주는 봉 감독 특유의 ‘디테일’ 덕분에 법정 노동시간을 지키는 게 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필요한 촬영 없이 효율적으로 작업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드라마 업계다.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디졸브 노동’이 여전히 일상적이다. 디졸브는 두 개의 화면이 겹치는 영상기법인데, 새벽까지 일하고도 쉬지 못한 채 아침부터 다시 일하는 악습을 일컫는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에 따르면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지금도 현장 집합부터 종료까지 하루 20시간 이상 일하는 팀이 대다수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지난 1월 발간한 ‘2018년 방송 제작 노동환경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제작 기간 스태프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주당 80~90시간이었다. 한 스태프는 “오전 7시에 방송국 앞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강원도까지 이동한 뒤 늦은 시간까지 촬영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면 새벽 3~4시”라고 하소연했다. 김두영 방송스태프지부장은 “방송업계에서는 장시간 저임금 노동이 관행처럼 굳어져 영화계가 실시하는 기본적인 계약 준수조차 놀랍게 여긴다”고 꼬집었다.드라마 업계의 살인적 노동 관행이 바뀌지 않는 건 사전 제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김 지부장은 “드라마는 연출, 작가, 제작사가 합의해 촬영대본을 사전에 다 짜지 않고 즉석에서 찍다 보니 촬영 시간이 무한대로 늘어난다”면서 “필요한 장면을 제대로 찍지 않아 한 장소를 두세 번씩 오가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제작사와 방송사는 노동시간을 줄이면 제작비가 많이 늘어난다고 걱정하지만, 봉 감독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철저하게 준비하면 시간과 비용을 오히려 아낄 수 있다”면서 “드라마, 예능에서도 사전 제작을 일상화하고, 방송 스태프를 위하는 현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문체부 “WHO에 이의제기” 복지부 “뭐가 두려운 거냐”…부처 충돌

    문체부 “WHO에 이의제기” 복지부 “뭐가 두려운 거냐”…부처 충돌

    문체부 “과학적 검증 안돼” 주장에 “과학적 근거 있다” 반박복지부 “문체부 ‘게임산업진흥법’에도 게임중독 예방조치 명시”다음달 중순, 게임중독 질병 분류 논의 민관협의체 출범문체부 “국내 도입 반대…복지부 주도 협의체 참여 안해” 보건복지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에 대한 질병 분류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과학적 근거 없는 게임중독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에 반대하며 WHO에 이의제기를 하겠다”고 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복지부는 27일 “WHO의 판단은 과학적 근거에 따른 것이며 게임중독자 실태 파악을 위한 통계를 마련하는 데 대해 이렇게 민감한 것이 황당하다”면서 “게임산업육성과 규제를 관장하는 문체부는 게임중독자 수가 드러나는게 두려운 것이냐”고 맞받아쳤다. 홍정익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WHO의 게임중독에 대한 질병 분류는 공중보건학적으로 질병으로 분류할 만한 과학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등재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문체부가 게임산업진흥법에 게임 과몰입과 게임중독을 예방하라고 해놓았고 관련해서 그 국제적 통계 기준을 국내에 도입해 게임중독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예방과 치료를 하자는 게 핵심인데 게임산업 규제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과학적 근거에 따른 사실을 바탕으로 WHO가 결정을 내렸고 과학적 근거에 대한 싸움은 학문적 분야로 향후 국내 도입과 관련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가 없다면 그 주장을 입증하면 된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학문적 검증 영역이지 찬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홍 과장은 “게임중독 예방조치는 복지부 소관이 아닌 문체부가 해야하는 것”이라면서 “(게임중독자 통계가 나오면) 더 많이 예방하라고 압박 받을까봐 문체부가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이미 법에 다 나와 있다. 그렇게 민감하게 생각했으면 법 자체를 못 만들게 했어야지 왜 게임산업 문제와 (질병 분류) 등재를 연관짓는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WHO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 총회 B위원회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제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각국은 2022년부터 WHO 권고사항에 따라 게임중독에 관한 질병 정책을 펼치게 됐다. 복지부는 그동안 게임중독으로 인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도 질병으로 분류된 통계 기준이 없다보니 얼마나 많은 인원이 어떻게 치료를 받았는지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홍 과장은 “게임중독자에 대해 게임에 빠져 학교도, 회사도 안 나가고, 밥도 안 먹는 등 여러 가지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해놨다”면서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등 청소년들과 직접 관련된 부처에서는 게임중독의 위험성을 인지한 학부모들이 예방조치를 해달라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WHO의 게임중독에 대한 질병 분류로 인해 불필요한 게임중독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홍 과장은 “게임중독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놓으면 게임을 즐기는 수준인지, 게임 중독 수준인지 알 수 있어 불필요한 걱정을 안해도 된다”면서 “프로게이머들은 게임중독자 양성소겠느냐. 게임 때문에 학교도, 직장도 못 나가는 삶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하고 국가간 비교해 통계를 내겠다는 게 전부”라며 게임산업 육성과 게임중독 질병 코드 등재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게임중독의 더 넓은 개념인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복지부는 게임중독에 대한 실태조사 때마다 통일된 기준이 없으면 제대로 된 실태조사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WHO에 게임중독 질병 분류에 대한 이의제기를 할 것이라는 문체부 입장에 관련해 “한국 정부를 대표하는 의견이라고 볼 수 없어 어떻게 받아들일 지 모르겠다”면서 “WHO의 권고에 대해 잘못됐다고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반대 의견을 낸 경험이 없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2022년 발효돼 통계청에서 질병 코드로 게임중독이 사인으로 분류되기까지는 아직 협의해야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며 다음달 중순쯤 문체부 등 관련 부처들과 업계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홍 과장은 “문체부 등 관련 부처와 게임업계, 의료업계 등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해 다음달 중순쯤 민관협의체 간담회를 열 계획”이라면서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불필요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국내 도입되기 전까지 사회적 부작용 등에 대해선 협의체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소통해 오해를 없애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중독이 어떤 질병인지, 치료와 예방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을 조사해 명확한 진단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문체부는 이날 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에 대해 “국내 도입에 반대하며 WHO에 이의제기를 하겠다”며 복지부가 주도하는 정책협의체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제도 도입을 둘러싼 부처 간 갈등을 예고했다.  박승범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은 “수긍할 수 있는 과학적 검증 없이 내려진 결정이어서 WHO에 추가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박 과장은 “2022년 WHO 권고가 발효되더라도 권고에 불과하고 국내에 적용하려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과학적 근거 없이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 질병코드를 국내 도입하는 데 반대한다는 게 문체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내 의견차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조율해 나갈 계획이지만 복지부에서 제안한 협의체에 참여하긴 어렵다”면서 “국무조정실이나 KCD를 주관하는 통계청이 중재하는 보다 객관적인 협의체가 구성되면 참여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필요하면 과학적 검증을 위한 공동 연구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체부 산하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을 비롯한 국내 게임학회·협회·기관 등 88개 단체로 이뤄진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는 지난 25일 성명서를 내고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지정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국내 도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질병코드 지정은 UN 아동권리협약 31조에 명시된 문화적, 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라면서 “미국 정신의학회의 공식 입장과 같이 ‘아직 충분한 연구와 데이터 등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또 “4차산업혁명 시대 가장 중요한 게임과 콘텐츠 산업 뿌리가 흔들리는 상황”이라며 게임 산업 규제를 우려했다. 공대위는 오는 2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차후 국회 면담·관계 부처 공식서한 발송 등 국내 도입 반대운동 실행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유럽,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한국, 남아공, 브라질 등 전 세계 게임산업협회·단체 9곳도 27일 공동 성명을 내고 WHO 회원국에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에 ‘게임중독‘을 포함하는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 세계 게임산업 협회, 단체들은 WHO가 학계의 동의 없이 결론에 도달한 것에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결과, 의도치 않은 결과를 부를 수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중국, 대만 등 게임산업이 우리보다 더욱 발달한 나라에서도 이번 게임중독의 질병코드 분류에 대해 ‘이게 게임산업과 무슨 상관이냐’고 한다”며 일축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하루 5분’ SNS 하듯 쓰윽~ 4000억 시장 펼친 웹소설

    ‘하루 5분’ SNS 하듯 쓰윽~ 4000억 시장 펼친 웹소설

    판타지·무협·로맨스… 한정적인 장르 ‘19금’ 공모전 등 지나친 상업성 지적 “작품성 보장한 작품 나오는 구조 필요” 웹소설계에 ‘억’ 소리 나는 판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웹소설을 독자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사들이 늘어나는 독자를 잡으려 억대 공모전을 잇달아 열고 있다. 상금이 커지면서 응모 작품수도 늘어난다. 그러나 커지는 웹소설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작품성을 보장한 작품이 나오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웹소설 플랫폼사인 문피아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총상금 7억원의 공모전을 진행했다. 지난해보다 상금을 무려 2배로 늘린 것이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억대 상금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지난달부터 진행 중인 판타지, 로맨스판타지, 무협, 로맨스 등 4개 분야 웹소설 1등 상금이 각각 1억원으로, 최우수상과 우수상 상금까지 합치면 전체 규모가 무려 8억원에 이른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페이지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총상금 6억 2000만원을 넘는 그야말로 ‘역대급’ 규모다. 공모전 상금이 늘어나면서 응모 작품수도 늘었다. 26일 문피아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에는 모두 4700편이 접수됐다. 지난해 3000편에 비해 57%가 늘어난 것이며 2015년 1400편보다는 3배 이상 늘었다. 공모전 상금을 키운 이유는 독자가 그만큼 늘어서다. 문피아 회원수는 2014년 33만명에서 지난해 85만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독자가 늘고 억대 규모 공모전이 잇따라 열리며 웹소설 시장 전체 규모도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100억원 수준이던 시장 규모는 2017년 270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약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웹소설의 인기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상업성’이다. 한 번에 구입하거나 다운로드받아 보는 이북(e-book)과 달리 웹소설은 한 편에 3~5분 정도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분절해 판매한다. 일반 종이책이나 이북보다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형태의 콘텐츠인 셈이다. 무료 콘텐츠가 워낙 많은 데다가 한 편 보는 데에 100원 안팎으로 저렴해 독자로선 부담이 덜하다. 플랫폼사는 특히 영화, 드라마, 웹툰 등 2차 콘텐츠로 발전 가능한 작품이라는 데에도 주목한다.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조선마술사’, 국내 최대 로맨스 소설 커뮤니티인 로망띠끄에 연재했던 ‘해를 품은 달’, 네이버의 ‘구르미 그린 달빛’은 웹을 넘어 영화, 드라마 등으로 성공을 거뒀다. 엄선웅 문피아 미래전략실장은 “종이책을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모바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웹소설은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꼭 맞다”면서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게임, 웹툰, 영화 등 2차 콘텐츠 제작이 쉬운 만큼 웹소설 시장의 경제적 가치는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웹소설은 판타지, 무협, 로맨스 장르 소설이 주를 이룬다. 장르가 워낙 좁아 독자들도 한정적이다. 상업성을 중시하느라 지나치게 자극적인 콘텐츠를 양산하는 구조도 문제다. 실제로 최근 열리는 공모전 가운데에는 성애 묘사를 위주로 하는 이른바 ‘19금’ 분야를 따로 뽑기도 한다. 상업성을 강조하면서 작품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웹소설을 주류 문학의 하위문학 또는 시간 때우기용 ‘스낵컬처’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 2월 낸 ‘웹소설 산업 현황 및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6개 업체를 대상으로 애로 사항을 설문한 결과 ‘양질의 웹소설 창작자 발굴의 어려움’이 54.5%로 가장 많았다. 이 보고서는 “국내 웹소설 시장은 최근 큰 성장 폭을 보이고 있지만 수요가 정해져 있는 국내시장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이와 관련, “현재 웹소설은 작품을 쓰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작가들과 킬링타임용으로 이를 즐기는 독자들이 플랫폼사의 수익을 만드는 이른바 ‘낙전사업’과 같은 측면이 강하다”면서 “대중성과 함께 어느 정도의 작품성을 보장하는 작품들이 나와 줘야 이 구도를 넘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플랫폼사 대신 인터넷 서점 등도 전향적으로 나서서 이 시장의 전체적인 수준을 끌어올리고 이를 메울 중간 문학들이 많이 있어야 앞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 가려면, 결국 ‘상업성’과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맘, 힐링하세요

    엄마는 참된 모성애를 꽃피우고 시들어가는 존재다. 배 속 아이를 가졌을 때부터 아이가 태어나 성인으로 독립할 때까지 늘 노심초사하며 평생을 바친다. 경기 과천시가 여름꽃으로 뒤덮이는 유월 온전히 엄마들을 위해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는 행사를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다음달 15일 시청 대강당에서 마련할 ‘엄마 쉼 축제’는 육아와 가사, 직장생활, 퇴직 후 일상과 노후 준비 등으로 바쁘고 지친 엄마들에게 휴식과 재충전 시간을 선물한다. 시는 각종 행사 보호자로 지원, 조력자로 참여하여 온 엄마들을 위해 온전한 그들만의 진정한 휴식을 제공한다. 축제는 체험, 힐링, 뷰티 3개 부문으로 나뉜다. 연령대에 맞춰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추억의 가요 미니콘서트를 열고, 전신안마, 발마사지, 네일아트, 카페테리아 등 10여개의 다양한 참여형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뷰티존에서는 평소 힘든 육아와 가사로 자신을 가꾸지 못했던 엄마들을 위해 예쁜 모습을 담아주는 스냅사진 코너와 네일아트, 헤어스타일링. 페이스메이크업 등 스타일을 멋있게 꾸며주는 미용코너를 운영한다. 체험존에서는 편백나무 주머니 만들기와 향기 테라피를 진행한다. 아이와 함께해야 하는 엄마들을 위해 아빠들이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에어바운스 등 놀이 공간도 선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우자를 둔 15~49세 여성 1만 630명 중 52.0%가 ‘남편과 가사를 공평하게 나누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초등생 이하 자녀를 둔 여성 6703명 중 61.1%가 ‘남편과 육아를 공평하게 나누고 있다’고 답했다(매우 공평 12.9%, 대체로 공평 48.2%). 상대적으로 가사보다 육아 분담이 더 공평하게 이뤄지는 셈이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구의역 채운 “너의 잘못 아니야”…살아남은 김군들의 안부를 묻다

    구의역 채운 “너의 잘못 아니야”…살아남은 김군들의 안부를 묻다

    승강장 한켠 추모 포스트잇으로 가득 사고 당시 김군 가방에 있었던 것처럼 샌드위치 등과 ‘천천히 먹어’ 메모 놓여 3년동안 비정규직 청년 사고 잇따라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목소리 커져“너의 잘못이 아니야. 잊지 않을게.” 26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한 켠은 수십장의 메모지로 가득차 있었다. 한산한 모습의 승강장이었지만,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민들은 메모지로 가득한 ‘추모의 벽’ 앞에서 한참 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28일은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당시 19세)군이 이곳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전동 열차에 치어 사망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고등학교 졸업 석 달 만에 목숨을 잃은 김군의 가방에는 기름때 묻은 장갑과 각종 공구, 미처 뜯지 못한 삼각김밥과 컵라면이 담겨 있었다. 김군의 사망을 계기로 밥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과 함께 위험한 일을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3년 전 김군의 가방을 기억한 시민들은 “천천히 먹어”라는 메모와 함께 샌드위치, 김밥, 주스를 추모의 벽 앞에 놓아뒀다.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고, 계급으로 나누고, 도구로 사용하는 세상에 살다 가게 해서 미안하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들어라”와 같이 김군의 짧은 생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긴 내용도 있었다. 추모를 위해 일부러 구의역을 찾았다는 취업준비생 김재현(25)씨는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나 차별받지 않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원칙을 강화하고 이를 지키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스크린도어 정비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2인 1조로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바꿨다. 김군이 속했던 은성PSD는 서울메트로의 하청업체에서 서울교통공사로 편입됐다. 이런 조치로 인해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는 사고가 일어났던 2016년에 비해 68% 정도 줄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16년 하루 평균 9.3건 정도 고장났지만 2017년 3.7건, 2018년 3.0건으로 줄었고, 올해는 4월 기준으로 2.2건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의역 사고 이후에도 다른 분야에서의 또 다른 김군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2017년 11월에는 제주시 한 음료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이민호군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고,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숨졌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간접고용 노동자 실태조사를 보면 간접고용 노동자 10명 중 4명(37.8%)은 업무상 재해를 경험했다. 이는 업무상 재해를 경험한 원청 정규직 노동자(20.6%)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그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용균씨나 지난달 공사장에서 일하다 추락해 사망한 김태규씨 등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사업장에서 원청과 하청 구분 없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인식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구의역 채운 “너의 잘못 아니야” 살아남은 김군들의 안부를 묻다

    구의역 채운 “너의 잘못 아니야” 살아남은 김군들의 안부를 묻다

    승강장 한켠 추모 포스트잇으로 가득 사고 당시 김군 가방에 있었던 것처럼 샌드위치 등과 ‘천천히 먹어’ 메모 놓여 3년동안 비정규직 청년 사고 잇따라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 목소리 커져“너의 잘못이 아니야. 잊지 않을게.” 26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한 켠은 수십장의 메모지로 가득차 있었다. 한산한 모습의 승강장이었지만,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민들은 메모지로 가득한 ‘추모의 벽’ 앞에서 한참 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28일은 비정규직 노동자 김모(당시 19세)군이 이곳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전동 열차에 치어 사망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고등학교 졸업 석 달 만에 목숨을 잃은 김군의 가방에는 기름때 묻은 장갑과 각종 공구, 미처 뜯지 못한 삼각김밥과 컵라면이 담겨 있었다. 김군의 사망을 계기로 밥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과 함께 위험한 일을 비정규직이나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3년 전 김군의 가방을 기억한 시민들은 “천천히 먹어”라는 메모와 함께 샌드위치, 김밥, 주스를 추모의 벽 앞에 놓아뒀다. “사람을 등급으로 나누고, 계급으로 나누고, 도구로 사용하는 세상에 살다 가게 해서 미안하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들어라”와 같이 김군의 짧은 생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긴 내용도 있었다. 추모를 위해 일부러 구의역을 찾았다는 취업준비생 김재현(25)씨는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나 차별받지 않고, 위험에 노출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원칙을 강화하고 이를 지키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의역 사고 이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스크린도어 정비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2인 1조로 일할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바꿨다. 김군이 속했던 은성PSD는 서울메트로의 하청업체에서 서울교통공사로 편입됐다. 이런 조치로 인해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는 사고가 일어났던 2016년에 비해 68% 정도 줄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16년 하루 평균 9.3건 정도 고장났지만 2017년 3.7건, 2018년 3.0건으로 줄었고, 올해는 4월 기준으로 2.2건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의역 사고 이후에도 다른 분야에서의 또 다른 김군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 2017년 11월에는 제주시 한 음료 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이민호군이 기계에 끼이는 사고로 숨졌고,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숨졌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간접고용 노동자 실태조사를 보면 간접고용 노동자 10명 중 4명(37.8%)은 업무상 재해를 경험했다. 이는 업무상 재해를 경험한 원청 정규직 노동자(20.6%)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그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김용균씨나 지난달 공사장에서 일하다 추락해 사망한 김태규씨 등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사업장에서 원청과 하청 구분 없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인식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금요칼럼] 성리학 근본주의의 폐단/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성리학 근본주의의 폐단/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조선 사회는 성리학 근본주의에 푹 빠졌다. 주희의 학설을 신성시했고, 조금이라도 거기에서 어긋한 것은 처벌의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 조선의 성리학은 마치 신학과도 같았다. 교조주의가 심해도 너무 심했다. 이러한 풍조가 초래한 사회적 폐단은 한둘이 아니었다. 이 문제를 가장 날카롭게 지적한 이가 누구였을까. 창강 김택영이었다. 그는 구한말의 대표적인 학자요, 문인이었다. 그는 이건창, 황현과 더불어 문명을 떨쳤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돼 국가의 운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자 김택영은 중국으로 망명했다. 자나깨나 국권회복을 소망하던 그는, 1918년 중국 퉁저우에서 ‘한사경’(韓史?)이라는 조선 역사책을 간행했다. 총 여섯 권이나 되는 방대한 조선통사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난 500년 동안 조선왕조가 저지른 실수와 잘못을 통렬히 비판했다. 시대순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의 여섯 가지 폐단이 가장 비중 있게 다뤄졌다. 첫째 태종이 도입했다는 서얼차대법, 둘째 성종의 개가금지법, 셋째 세조의 단종 폐출, 넷째 영조의 사도세자 살해, 다섯째 순조 때부터 극성을 부린 세도정치, 끝으로 당쟁의 폐단이었다. 김택영은 유학의 전통인 사론(史論)의 형식을 빌려 조선 역사의 잘못을 가차없이 파헤쳤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고려를 배신하고 국왕까지 시해했다는 왕위 찬탈설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이 책을 읽은 고국의 유림들은 크게 반발했다. 선비들은 그를 “사적”(史賊)이라며 격렬히 비난했다. 김택영의 사관을 비판하는 책도 나왔다. ‘한사경변’(韓史?辨)이 두 종씩이나 출간됐던 것이다. 두 책 모두 1924년에 간행됐다. 그중 하나는 맹보순이 편찬한 것이다. 한흥교 외 101명이 총 162조항에 걸쳐 ‘한사경’의 주요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들의 글은 1923년 9월에 어느 일간지를 통해 일반에 이미 공개된 것이었다. 또 한 권의 책은 이병선이 편찬을 주도했다. 정확히 1907년 송병화가 창설한 유교계열의 신종교 단체인 태극교본부에서 만든 책이었다. 거기에 총 213조항의 반박문이 실렸다. 뿐만 아니라 김택영을 향한 통고문, 성토문, 서울 및 지방의 유생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반박문도 첨부됐다. 이것은 물론 구한말 유림의 총의를 모은 집단창작이었다. 유림의 집단적, 조직적 반발이 실로 대단했다. 그럼에도 나는 김택영의 주장이 틀렸다고 보지 않는다. 성리학 중심의 조선 사회에는 아닌 게 아니라 심각한 문제들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춘원 이광수를 비롯한 신지식인들도 성리학 망국론을 제기했다. 불과 20년쯤 전에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책이 나와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성리학이 가부장적이고 여성 차별적인 사상이라는 비판은 오늘날 상식으로 통할 정도다. 그러나 성리학의 폐단에 대한 일반 시민들과 지식층의 날카로운 비판이 꼭 합당한 것은 아니다. 가령 성리학 사회라서 정도전이나 세종과 같은 훌륭한 지도자가 출현할 수 있었다. 이황, 이이와 같은 큰 스승도 연달아서 나왔다. 더구나 500년 동안 과거제도가 실시돼 모두가 공부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신분과 성별을 초월해 많은 사람이 지식을 쌓기에 이르렀다. 서민문화가 크게 발전한 것도 성리학 사회라서 가능했다. 또 인간의 존엄을 극도로 강조한 동학의 훌륭한 가르침도 성리학에서 수용한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성리학의 폐단을 비판하는 목소리에는 설득력이 있다. 이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엄연한 사실이다. 성리학 근본주의의 공과는 앞으로 면밀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 [단독] 사립대 71% 법인 맘대로 총장 임명…운영·지배구조는 ‘깜깜이’

    [단독] 사립대 71% 법인 맘대로 총장 임명…운영·지배구조는 ‘깜깜이’

    직선제 단7곳… 추천위 있어도 이사진 장악 ‘투명성 제고’ 위한 평의회도 거수기 전락 주요 17개大 이사회 회의록 공개 1~3건 뿐 “불투명한 재정·운영 정보, 사학 비리 낳아” 교육부 감사도 부실… 45% 한번도 안 받아 “사학법 대폭 개정·국립대처럼 총장 선출을”23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교육부의 정책연구 보고서 ‘사립대학 개혁방안(박거용 상명대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사립대 대부분은 설립자의 친인척들이 ‘족벌 경영’을 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대학의 주요 결정권을 행사하는 총장 임명을 법인이 좌우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8년 기준 4년제 사립대는 모두 153개교이다. 이 중 138곳에서 총장 선출 방식을 공개했는데, 99곳(71.7%)이 이사회에서 총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했다.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등에서 후보자를 복수 추천하면 이사회에서 총장을 임명하는 간선제를 실시하는 학교는 32곳(23.2%)이고, 직선제를 도입한 곳은 7곳(5.1%)에 불과했다. 총추위를 운영하는 대학 대부분은 이사진이 총추위를 장악해 사실상 임명제나 다름없었다. 2005년 도입한 대학평의원회도 ‘거수기’에 불과했다. 대학평의원회는 교수와 학생, 외부인사 등이 대학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학교법인의 독단적 운영을 견제할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대학평의원회 관련 자료를 제출한 133곳의 대학평의원회 구성은 교원이 38.3%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동문 및 기타 24.7%, 직원 22.2% 순이었다. 학교법인에 대해 가장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학생 비중은 14.3%에 불과했다. 또 100개(75.2%) 대학은 평의원회 규정에 ‘비밀유지 조항’을 둬 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사회 회의록과 대학 재정 등 대학 운영에 관한 주요 정보들도 불투명했다. 연구팀이 지난 1월 재학생 2만명 이상인 17개 사립대의 이사회 회의록 공개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고려대가 10건을 공개한 것을 제외하면 대학들의 공개 건수는 1~3건에 그쳤다. 동국대와 성균관대는 조사 당시 공개된 이사회 회의록이 0건이었다. 이사회 개최가 법으로 명시되지 않은 데다 회의록 의무 공개 기간이 3개월에 그치는 사립학교법 시행령이 영향을 미쳤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2018년 교육부 실태조사 결과 평택대의 조기흥 전 명예총장은 교원 임용에 지원한 아들과 딸의 면접 심사에 직접 참여해 각각 기획조정본부장과 총무처장에 앉혔다. 조 전 명예총장은 20년 동안 학교 여직원을 성폭행해 지난해 8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2017년 12월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은 경주대는 설립자의 부인인 이순자 전 총장이 자신의 딸이 운영하는 호텔에 학교 실습실을 만들어 놓고 리모델링 비용을 교비로 처리하는 등 50건에 달하는 부정·비리가 적발됐다. 교육부 감사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했다. 사립대학에 대한 감사 주기 규정도 없다. 사립대를 대상으로 한 교육부의 종합감사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년에 5건을 밑돌았다. 대학 설립 이후 한 번도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지 않은 4년제 사립대학은 지난해 기준으로 70개(45.8%)나 됐다. 보고서는 사립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립학교법 등 관련 법령의 대대적인 개정을 제안했다. 고등교육법에 학생회와 교수회, 직원회 등 구성원들의 자치기구를 법적 기구로 명시하고, 국립대 총장 선출 제도를 사립대에도 준용해 대학 구성원들의 총장 선출을 제도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사회를 소집할 때 사전예고제를 도입하고, 회의록 공시 기간을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5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세습과 족벌 경영은 사학의 건전성을 저해하고 비리와 부정이 발생하는 토양”이라면서 “교육 공공성과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분갈이해 깨끗한 상아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7월쯤 발표할 사립대 개혁 방안에는 이번 보고서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감사 강화 및 제도 개선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내 홈 트레이너는 유튜브 운동 영상… 돈 안 쓰고 ‘몸짱’된다

    내 홈 트레이너는 유튜브 운동 영상… 돈 안 쓰고 ‘몸짱’된다

    ‘홈 트레이닝’이라는 게 있다. 지난 17일 방영된 한 예능프로그램에 개그우먼 박나래씨가 집에서 홀로 운동했던 그런 것을 의미한다. 7인조 남성 그룹 방탄소년단의 노래 ‘DNA’ 등을 따라 춤을 춘 박나래씨는 헬스장에서 격렬한 운동을 한 듯 온몸에 땀 범벅이 됐다. ‘피트니스 팝 스타’를 자칭하는 케일럽 마셜(26·미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더 피트니스 마셜’에 유명 팝 스타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동영상들을 주로 올리고 있다. 구독자 수가 177만여명이다. 박나래씨가 보여줬듯 비용을 들이지 않고 집에서도 충분히 생활 체육을 즐기는 방법이 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운동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조사(17개 시도 만 10세 이상 국민 9000명 대상 실시)를 살펴보면 체육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체육활동 지출 비용 부담’이라고 답한 비율(3가지씩 복수 선택)은 23.1%에 달했다. ‘시간 부족’(70.0%)과 ‘관심 부족’(41.1%)에 이어 운동을 가로 막는 3대 이유로 꼽힌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체육 활동이 촉진되겠느냐는 질문에 ‘소득 수준 증가’라고 답한 비율은 2017년(11.0%)보다 1.1% 포인트 증가한 12.1%에 달했다. ‘체육 활동 가능시간 증가’(41.2%)에 이어 전체 응답자 중 두 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소득 수준이 증가해야 운동을 할 것 같다고 답변한 것이다. 실제로 체육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조사에 의하면 2018년에는 체육 활동으로 한 달 평균 6만 992원의 경비가 소요됐다. 2016년에는 월평균 4만 8430원, 2017년에는 5만 6755원이 소요됐다. 2년 새 1만 2562원이 늘어났다. 스포츠 강습에 등록하고 관련 장비를 구매하느라 적잖은 돈이 들어간 것으로, ‘경제적 부담 때문에 건강을 못 챙기겠다’는 볼멘소리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각자 좋아하는 운동을 제쳐 두고 돈이 안 들어가는 달리기나 맨손 체조만 할 필요는 없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둘러 보면 금전적 부담을 느끼는 이들마저도 ‘저비용·고효율’로 생활 체육을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이 의외로 곳곳에 포진해 있다.‘홈 트레이닝’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검색해보면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운동 강습 동영상이 즐비하다. 2018 국민생활체육참여실태조사에서 ‘금전적 여유 시 참여 희망 종목’ 1위로 꼽힌 수영(13.5%) 강습을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이현진씨가 운영하는 ‘러블리 스위머’(구독자 16만명), 수영 선수(임다연·박찬이·백승호)가 직접 가르쳐주는 ‘SHC’(구독자 6만명), 국가대표 출신 김예슬이 운영하는 ‘YS 스윔’(구독자 6만명) 등의 채널을 발견할 수 있다. 수영의 기초가 되는 호흡법부터 고급 기술까지 수준별로 다양한 콘텐츠가 즐비하다. 유튜버에 따라 각종 수영 장비의 장단점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오프라인에서 면대면으로 배우는 것을 원한다면 공공 스포츠클럽을 이용해보길 권한다. 대한체육회에서 2013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사업인 스프츠클럽은 사설 스포츠센터 대비 최대 70% 비용에 이용이 가능하다. 2018년까지는 전국 76곳이었는데 올해 13곳을 신규 선발해 89곳으로 늘어났다. 클럽별로 수강 종목이 다양한 데다가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 가르치는 곳도 있다. 2022년까지 ‘1시군구 1스포츠클럽’(지역형 229개, 거점형 3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남녀노소 누구나 집근처 스포츠클럽을 찾아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강습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시행해 온 ‘체육시설알리미’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체육시설알리미 홈페이지(www.spoinfo.or.kr)에 들어가면 지역별, 시설 유형별, 종목별로 생활 체육을 즐길 만한 공간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전국 7만 5000여개의 시설이 등록돼 있다. 이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공공체육시설을 찾아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이용이 가능하다. 민정미 국민체육진흥공단 안전관리팀 과장은 “앞으로 사용자 편의를 위해 시설별 이용 가격 정보 또한 체육시설알리미 시스템에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국민체력 100’을 이용하면 무료로 자신의 체력을 측정할 수 있다. 전국 40여곳 중 집근처에 위치한 국민체력 100 체력인증센터에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면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체격(신장·체중·체질량지수·신체구성)과 체력(근력·근지구력·심폐지구력·유연성·민첩성·순발력) 등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나이대별 체력 등급을 알려준다. 이를 통해 신체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처방받을 수 있다. 낮은 등급이 나왔을 때는 다음 등급까지 체력을 올리려는 목표 의식을 가지고 운동을 할 수도 있다. 저소득층 장애인은 ‘스포츠 강좌 이용권’을 활용할 수도 있다.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이뤄지는 이번 사업은 만 12~23세 저소득층 장애인 51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매월 8만원 범위 내에서 오는 7월부터 6개월간 스포츠 강좌 수강료를 지원한다. 스포츠 강좌 이용권 사업을 운영하는 문체부는 이를 통해 저소득층 장애인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체육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처지를 비관해 집안에만 있으려는 장애인들이 상당수 존재하는데 이들을 집 밖으로 이끌어내는 효과도 있다. 다음달 3일부터 14일까지 시·군·구청과 주민센터에서 신청을 받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1년에 100권…다독의 함정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1년에 100권…다독의 함정

    남보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 책골남입니다. 일주일에 1권 이상은 일 때문에 읽고, 1권 이상은 개인적으로 좋아해 읽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마다 발표하는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가운데 종이책을 1년에 1권도 읽지 않는 이들 비율이 60% 정도입니다. 나머지 40%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8.3권입니다. 일주일에 2권이면 1년에 100권 정도니 나름 자부할 만하지요. 그러나 ‘잘’ 읽느냐고 물어보면 답하기 곤란합니다. 요새는 책을 펴놓고도 스마트폰에 자주 손을 뻗습니다. 카톡 왔나 들여다보고, 느닷없이 유튜브를 시청하고, 갑자기 웹툰을 봅니다. 책에서 벗어났다가 다시 책으로 돌아오는 게 너무 힘듭니다. 책을 읽긴 읽지만, 내용을 잘 파악하며 읽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꼼꼼히 읽지 않고 휙휙 지나가며 읽는 느낌도 듭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지난 주말 읽은 ‘다시, 책으로’(어크로스)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인지신경학자이자 아동발달학자, 그리고 난독증에 관한 유명한 연구자인 메리언 울프는 하루 6~7시간씩 디지털 매체에 빠져 사는 청소년들을 연구합니다. 그리고 디지털 매체가 새로움과 편리함을 준 대신 주의력과 사고력을 거둬갔다고 말합니다. 수많은 정보를 접하고 이를 소화하고자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읽기 때문에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쉽게 말해 많이 읽지만 잘 읽지는 못한다는 이야깁니다. 저자는 전작에서 “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읽기 능력은 후천적으로 얻은 능력이라는 뜻인데, 디지털 매체에 파묻힌 우리가 계속 이런 식으로 읽으면 읽기 능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빨리, 많이 읽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깊이 읽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책이 한 무더기가 왔습니다. 읽을 책은 많고 조바심도 커집니다. 포스트잇에 두 단어를 써서 붙여놔야겠습니다. ‘천천히’, ‘깊이’. gjkim@seoul.co.kr
  • “주도적 노동교육?… 마음은 냉면 사발인데 현실은 간장 종지”

    “주도적 노동교육?… 마음은 냉면 사발인데 현실은 간장 종지”

    교사 72% “노동인권 교육 한 적 없다” 직업에 대한 학생들 인식=돈 버는 것 알바 고교생 48% “노동인권 침해 경험” 부당 대우 받아도 그냥 넘어가기 일쑤“학생들에게 노동 인권을 가르칠 때 자신감을 그릇으로 표현해 볼까요?”(최윤정 이화여대 교수) “마음은 냉면 사발이죠. 하지만 현실은 간장 종지예요.”(서울의 한 교사) 지난 16일 서울 중구 순화동 복합문화공간 순화동천에 고교 교사 16명이 모였다. 서울교육청에서 주관한 ‘고등학교 교육과정 연계 노동 인권 지도자료 활용 교사 연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들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 연계 노동인권 지도자료’(지도자료)는 서울교육청이 올해 초 기존 고교 교육과정에서 교사가 노동 인권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지도 지침서다. 이날 연수는 이 지침서 개발에 참여한 이화여대 사회과교육과 최윤정 교수와 윤노아 박사가 참여해 진행됐다. 연수 시작과 함께 최 교수가 노동 인권 수업에 대한 자신감을 간장 종지와 밥그릇, 국그릇, 냉면 사발 순서로 표현해 보자고 묻자 교사들은 대부분 간장 종지와 밥그릇을 선택하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동은 곧 직업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진로 상담을 해주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선생님 그 일 하면 돈 많이 벌어요?’예요. 노동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을지가 가장 고민입니다.” 장충고에서 진로를 담당하고 있는 유원식 교사는 학교에서 노동과 노동 인권을 가르쳐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생들의 노동에 대한 인식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직업에 대한 우리 학생들의 인식은 ‘돈을 버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멈춰 있는 것 같다”면서 “직업, 곧 노동에는 얼마나 다양한 일이 있으며 노동의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또 노동 인권이 왜 필요한지 등이 교육과정에 더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노동인권 실태조사(2018년 10월 8~22일, 서울 지역 교원 1673명 대상 설문)에 따르면 교사가 주도적으로 노동 인권 교육을 실시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72.4%가 ‘없다’고 답했다. 또 실시했더라도 외부 전문강사(51.9%)가 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교과목 담당 교원(21.2%)이나 취업 진로 담당교원(5.7%)에 의해 주로 이뤄졌다. 장충고 영어 담당 이상민 교사는 “꼭 사회나 진로 담당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노동이나 노동 인권에 대한 질문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최근에는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는 아이들의 비율도 늘어서 좀 더 구체적이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연수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일반고에서 직업반을 맡은 적이 있다는 한 교사는 “졸업 후 취업을 목표로 하는 직업반 아이들조차 노동 인권 강의를 하면 아이들은 ‘필요 없어요’라고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런 아이들에게 왜 노동 인권 수업이 필요하고 그러한 내용을 알아야 하는지 설득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수에 참여했다”고 했다.이날 연수에서는 수업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노동과 노동인권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됐다. 윤 박사는 프랑스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가 1849년 그린 ‘돌 깨는 사람들’과 빈센트 반 고흐가 1888년 그린 ‘씨 뿌리는 사람’ 등 명화를 통해 노동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모두 서울교육청 발간 지도자료에 포함된 내용이다. 위대한 영웅이나 낭만적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당시 그림 풍조를 깨고 노동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려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 이 작품들을 통해 노동의 사회적 인식과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윤 박사는 “이들 그림을 설명하며 당시 사회에서 노동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가지는 노동의 의미를 함께 고민해 보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사는 “아이들은 노동이라고 하면 ‘돌 깨는 사람들’에 나오는 육체적 노동의 의미만을 생각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이 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노동을 그림으로 보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직장 생활이 모두 노동이라는 점을 언급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풍속화를 통해 노동에 대한 의미를 생각 할 수 있는 사례도 제시됐다. 김홍도의 ‘담배 썰기’나 ‘대장간’, 권용정의 ‘보부상’ 등의 그림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노동을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박사는 “이 그림들에는 모두 남성만 등장하는데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당시 사회에서 숨어 있는 여성 노동자들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사는 이와 관련해 “아이들이 단순히 노동과 노동인권에 대한 피상적 개념만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 등 다양한 시선으로 노동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서울교육청의 서울학생 노동인권 실태조사(2018년 10월 8~22일, 서울지역 중고생 8654명 설문)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경험자 중 절반가량인 47.8%가 노동 인권 침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반면, 이들 대부분이 참고 계속 일하거나(35.3%), 일을 그만두는(26.4%)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노동 인권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받았다면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날 연수에 참가한 서울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특성화고에서는 현장 실습 등 직접적으로 노동 현장을 겪는 아이들이 많음에도 노동 인권에 대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다수”라면서 “이런 경우를 대비해 학교에서 제대로 된 노동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 교육의 필요성은 특성화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함께 연수에 참가한 강남의 한 자사고 교사는 “강남 학생들의 경우 생계나 돈의 필요성 보다는 수능이 끝난 뒤 사회 경험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학교에서 노동 인권 수업을 제대로 받을 경우 아이들이 자신들의 권리 찾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환경이 조성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명훈 서울교육청 노동인권 전문관은 “학교 수업시간에 다양한 방법으로 노동을 접하고 노동 인권에 대한 가치를 깨우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아이들이 어떠한 것이 부당한 대우인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교사 등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 노동환경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이 이달 세 차례에 걸쳐 실시한 연수에는 특목고 2명, 자사고 1명을 포함, 교사 67명이 참여했다. 서울교육청은 하반기 지도자료를 바탕으로 내용을 더 심화시켜 추가 연수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올 연말 완성을 목표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지도자료도 개발 중이다. 한편 서울교육청 외에도 노동 인권 교육을 위한 노력은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6일 청소년 노동 인권 매뉴얼 ‘알바요’(알기 쉽고, 바람직한 청소년 노동 인권 요약서)를 제작해 도내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등에 배포했다. 근로기준법의 내용과 근로계약서 작성법, 임금과 근로시간·휴식의 기준, 부당한 대우 대처 사례 등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설명했다. 글 사진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대기업, 최저임금 인상 부담 자영업자에 떠넘겼다

    대기업, 최저임금 인상 부담 자영업자에 떠넘겼다

    저임금 노동자 줄어 ‘소득 양극화’는 개선정부가 최저임금을 크게 올린 결과 노동자 간 임금 양극화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근로자 가운데 저임금 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 등이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대부분 자영업자에게 떠넘겼고, 결국 영세 사업자들은 고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인건비 상승에 대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살리면서도 영세 기업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운용의 묘’가 필요해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의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 이후 임금분포의 변화’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0.333으로, 전년(0.351)보다 5.1% 감소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16.4%)이 소득불평등 완화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중위임금의 3분의2 미만 임금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의 비중도 지난해 6월 기준 19.0%로, 전년(22.3%)보다 3.3% 포인트 낮아졌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20% 이하로 떨어진 것은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지난해 최하위 임금 집단의 급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임금 불평등이 일정 부분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현장 실태파악 결과’ 발표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일부 취약업종의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기업 다수에서 고용 감소가 발견됐고 근로시간 감소도 함께 나타났다. 기업들은 손님이 적은 시간대의 영업시간을 줄였다. 사업주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사업장에 나와 일하는 곳도 늘었다.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라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사업주가 고용 인원을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고통을 감내하고자 고용과 노동시간을 줄이고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영세 기업들이 최저임금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며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 대부분은 최저임금의 인상 부담을 (영세 자영업자들과) 공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최저임금 인상에 고용 감소했지만…임금격차는 완화

    최저임금 인상에 고용 감소했지만…임금격차는 완화

    최저임금 인상으로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의 고용이 감소했지만, 전체적으로 노동자 임금 격차는 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최저임금 영향 분석 토론회’에서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장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난해 임금 분포 변화에 관한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으로, 전년보다 16.4% 올랐다. 고용부의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측정한 지니계수는 지난해 0.333으로, 전년(0.351)보다 0.017 감소했다. 지니계수는 빈부 격차의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4년 이후 지니계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지난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임금 상위 20%의 임금 총액을 하위 40%의 임금 총액으로 나눈 10분위 분배율도 지난해 2.073으로, 전년(2.244)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대폭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임금 수준이 가장 낮은 1분위 노동자 1인당 평균 시급은 8400원으로, 전년보다 19.8% 올랐다. 인상 폭이 전년(7.9%)을 크게 웃돌았다. 2분위 노동자의 시급 인상 폭도 18.2%에 달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10분위 노동자 1인당 평균 시급은 6만 3900원으로, 전년보다 8.8% 오르는 데 그쳤다. 9분위 노동자의 시급 인상 폭도 11.0%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김준영 팀장은 “임금은 위계적 구조를 이루고 있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저임금 집단의 임금 상승은 중간임금집단 노동자의 임금까지 연쇄적으로 올리는 효과가 있음을 시사한다”고설명했다. 또“지난해 최하위 임금 집단의 상대적으로 큰 폭의 임금 상승은 임금 불평등 감소의 상당 부분을 설명한다”고 전했다. 중위임금의 3분의2 미만 임금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작년 6월 기준으로 19.0%로, 전년(22.3%)보다 3.3% 포인트 줄었다.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임금 상위 20%의 평균 임금을 하위 20%의 평균 임금으로 나눈 ‘임금 5분위 배율’도 4.67로, 전년 동월(5.06)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임금 5분위 배율의 감소는 임금 격차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자료를 토대로 한 저임금 노동자 비중도 지난해 18.6%로, 전년(27.2%)보다 대폭 하락했다. 정규직에 대한 비정규직의 시급 비율은 지난해 67.9%로, 전년(66.9%)보다 1.0%포인트 올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지난해 임금 불평등은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이 같은 사실은 대부분의 임금 불평등 지수로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 등 일부 취약 업종의 고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최저임금의 고용 효과에 관한 현장 실태 파악 결과를 발표한 노용진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해소에 필요한 정책 도구”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온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영향에 관해) 과도한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언론의 침소봉대 경향이 강하다”며 “현재 일자리 상황 악화의 핵심은 제조업 충격”이라고 주장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교육부, 자녀 논문 끼워넣기 등 15개 대학 ‘연구부정’ 특별감사

    자신의 논문에 아들을 공저자로 올린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에 대해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특별감사는 서울대를 비롯해 연구부정 의혹이 다수 제기된 15개 대학이 대상으로, 교수들이 자녀의 이름을 논문에 공저자로 올려 대학에 부정 입학시켰는지 여부도 살펴본다. 교육부는 20일 서울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제9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미성년 논문 부정 의혹이 제기된 대학들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특별감사 대상은 이병천 교수가 소속된 서울대를 비롯해 강릉원주대, 경북대, 국민대, 경상대, 단국대, 부산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연세대, 전남대, 전북대, 중앙대, 한국교원대다. 교수가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 자녀의 이름을 공저자로 올린 논문들이 다수 발견됐으나 자체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대학들이 우선 대상으로 선정됐다. 2007년 이후 최근까지 교수의 자녀가 공저자로 등록된 논문이 14건으로 가장 많은 서울대는 자체 조사에서 현재까지 4건을 ‘연구 부정’으로 판단했으며 이 중 1건이 이 교수와 관련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교수 자녀의 강원대 및 서울대 대학원 입학 부정 의혹 감사도 병행할 계획”이라면서 “연구 부정 행위로 부정 입학한 사실이 드러나면 입학 취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북대의 경우 한 교수가 두 자녀를 논문에 공저자로 올려 대학 입시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세 차례 실태조사에서 미성년 공저자 논문 건수를 0건으로 보고하는 등 총체적인 부실 조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교육부는 전북대에 실태조사를 전면 재실시하도록 조치했다. 교육부는 또 ‘서울교대 단톡방 성희롱’ 등 이른바 ‘교대 미투’의 재발 방지를 위해 상반기 중 전국 초등교원 양성기관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컨설팅을 실시한다. 서울교대와 경인교대 등 교대 10곳과 초등교육과가 있는 한국교원대와 제주대, 이화여대 등 모두 13곳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여부와 성폭력 사안을 전담하는 부서 및 인력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교원 양성기관들이 성폭력 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조직문화 개선을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전주한옥마을 문화재 야행

    전주한옥마을 문화재 야행

    전북 전주한옥마을의 야경을 배경으로 다양한 문화공연을 선보이는 ‘2019 전주 문화재 야행(夜行)’이 이번 주말 열린다. 전주시는 25일과 26일 전주한옥마을 경기전과 풍남문 일원에서 1차 문화재 야행을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올해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 술사의 8(八) 야심작(夜心作)’을 주제로 8개의 테마와 26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8개 테마는 밤에 비춰보는 문화재를 뜻하는 ‘빛의 술사’와 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 ‘이야기 술사’, 밤에 감상하는 공연 ‘공연 술사’, 밤에 즐기는 음식 ‘음식 술사’, 문화재에서의 하룻밤을 의미하는 ‘여행 술사’ 등이다. 각각의 테마에는 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인다. 유명 유튜버 10명도 공개방송을 통해 전 세계 유튜버에게 전주한옥마을의 야경과 문화를 소개한다. 행사 동안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는 태조 어진 행렬 플래시몹과 청년 아티스트의 음악회, 서커스, 인형극, 마임 공연 등이 펼쳐진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 야행은 젊은 감각이 있는 기획자와 청년이 색다른 시선으로 접근해 만든 축제”라며 “‘전주다움’이 담긴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경쟁력 있는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교육부, ‘아들 대학 부정 입학’ 이병천 서울대 교수 등 특별감사

    자신의 논문에 아들을 공저자로 올린 이병천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에 대해 교육부가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특별감사는 서울대를 비롯해 연구부정 의혹이 다수 제기된 15개 대학이 대상이며, 교수들이 자녀의 이름을 논문에 공저자로 올려 대학에 부정 입학했는지 여부도 살펴본다. 교육부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 교육시설재난공제회에서 열린 제9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미성년 논문 부정 의혹이 제기된 대학들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특별감사 대상은 이병천 교수가 소속된 서울대를 비롯해 강릉원주대, 경북대, 국민대, 경상대, 단국대, 부산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연세대, 전남대, 전북대, 중앙대, 한국교원대 등 15곳이다. 교수가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미성년 자녀의 이름을 공저자로 올린 논문이 다수 발견됨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자체조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대학들이 우선 대상으로 선정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교수 자녀의 강원대 및 서울대 대학원 입학 부정 의혹에 대한 감사도 병행할 계획”이라면서 “연구 부정 행위로 대학에 부정 입학한 사실이 드러나면 입학 취소도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전북대의 경우 한 교수가 두 자녀를 논문에 공저자로 올려 대학 입시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세 차례의 실태조사에서 미성년 공저자 논문 건수를 누락시켜 총체적인 부실 조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교육부는 전북대에 미성년 논문 공저자 실태조사를 전면 재실시하도록 조치했다. 교육부는 또 ‘서울교대 단톡방 성희롱’ 등 이른바 ‘교대 미투’의 재발 방지를 위해 상반기 중 전국 초등교원 양성기관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 컨설팅을 실시한다. 서울교대와 경인교대 등 교대 10곳과 초등교육과가 있는 한국교원대와 제주대, 이화여대 등 총 13곳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여부와 성폭력 사안을 전담하는 부서 및 인력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교원 양성기관들이 성폭력 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조직문화 개선을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장애인 모·부성 생각 한 번 안 해 보고…10명 중 7명“장애인이 애는 무슨…”

    “장애인 모·부성권 생각 안 해봐” 57% 실제 장애인 70% 결혼해 자녀 키워 우리 사회 비장애인 10명 중 7명은 ‘장애인 부부는 아이를 갖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장애인의 약 70%는 결혼을 해 자녀가 있고, 자녀가 있는 장애인의 87%는 직접 아이를 키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애인 부모의 양육을 바라보는 사회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장애인 모·부성권 증진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장애인 6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69.9%가 ‘직접 양육이 어려운 장애인 부부는 임신이나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고 응답했다. ‘부모가 장애인이면 자녀가 장애를 가질 확률이 높을 것이다’는 항목에도 69.4%가 ‘그렇다’고 답했다. ‘평소 장애인의 모성권과 부성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생각해 본 적 없다’는 응답이 57.5%였다. 그러나 ‘가족 또는 사회적 친분이 있는 장애인이 자녀를 임신·출산·양육하고자 하면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58.7%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국가와 사회는 장애인의 모·부성권 보장을 위해 임신·출산·양육을 지원해야 한다’는 문항에는 94.0%가 ‘그렇다’고 말했다. 대다수 비장애인이 장애인 모·부성권을 위해 국가·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정작 장애인 모·부성권을 생각해 본 적이 없거나 양육이 어려우면 출산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이중적 시선을 가진 셈이다. 연구를 수행한 김호연 강남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는 “이런 상반된 인식은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모·부성권에 관해 구체적이고 올바른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며 “비장애인을 상대로 국가 차원에서 인식 개선 사업과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장애인 28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3.4%가 결혼을 해 자녀가 있다고 답했다. 자녀가 있는 장애인 중 자신의 자녀를 가족·친인척이 양육한다는 응답은 8.3%에 불과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공정위, 전력·가스 등 5~7개 공기업 불공정거래 실태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공기관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해소하기 위해 5~7개 공기업을 선정해 실태조사를 벌인다. 또 공공기관들이 이행해야 할 내부준칙인 ‘모범 거래모델’(Best Practice Model)을 만들어 기관들에 산업별 실정에 맞게 보완 후 도입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 내용을 토대로 내달 ‘공공기관 갑질근절 대책’을 발표 예정이다. 19일 일부 공공기관과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공공기관 거래관행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일선 공공기관 등에 내려보냈다. 이 지침에서 공정위는 공공기관들의 불공정거래를 해소하기 위해 공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특히 상반기에 5~7개의 기관을 선정해 점검한다고 예고했다. 공정위의 실태점검 대상은 전력과 가스 등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공공기관이 독점 사업자로 활동하는 산업 분야다. 공정위는 공정거래조정원과 함께 개별 거래행태뿐만 아니라 불공정거래를 유발하는 구조적, 제도적 요인을 파악한다. 공정위는 이미 일부 공기업들을 상대로 거래 관행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태조사 결과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한 혐의가 발견된 공기업에 대해서는 적극 조사로 전환해 제재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법 위반까지는 아니어도 소비자와 협력업체 등의 애로를 유발하는 요인이 발견되면 해소방안을 마련해 관계 기관에 권고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정부부처와 지자체에는 ‘갑질 피해 신고·지원센터’를 통해 공기업을 상대로 제기된 불공정거래 신고를 상시 확인하고 공정거래법이나 약관법 등을 위반한 혐의가 드러날 경우 공정위에 통보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모범 거래모델을 만들어 각 공기업이 실정에 맞게 도입하도록 했다. 모범 거래모델은 ▲소비자 권익 옹호 ▲협력업체 보호 ▲공기업과 거래하는 민간기업의 불공정행위 차단 등 3개 분야로 구성됐다. 공정위는 “모범 거래모델은 실제 현장에서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거래 사례와 그와 관련된 정책 고객의 요구 등을 반영해 ‘바람직한 거래’의 모습을 도출한 것으로, 소비자와 민간기업 등의 권익을 증진하기 위해 모든 산업에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경기도민,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내 유휴공간 활용 93% 찬성

    학생 수 감소로 늘어나는 학교 내 유휴공간을 학생과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욕구를 수용하기 위해 유휴공간에 대한 체계적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기연구원은 19일 학교 내 유휴시설 이용 활성화 방안을 제안한 보고서 ‘늘어가는 유휴교실-학생과 주민의 공간으로’를 발표했다. 이는 학령인구 감소와 유휴공간 활용 실태를 분석하고, 폐교 및 학교 내 유휴공간에 대한 도민의 인식조사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도 학령인구가 2015년 163만여명에서 2045년 131여명으로 19.3%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들어 이에 따른 유휴시설을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해부터 학교 내 유휴시설을 학생과 교사. 지역주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는 예술공간터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남시 미사중학교의 ‘미사 아티움’, 의정부시 부용고교 ‘우리누리’가 그 사례다. 문화예술체험활동, 학생 자율동아리 활동. 공연, 지역주민 열린 공간 등 복합문화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도민 1500명을 대상으로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폐교 및 학교 내 유휴시설에 대한 지역사회 개방에 찬성하는 응답이 93.2%로 매우 높았다. 결정 주체로는 지역주민(49.8%)이 가장 높았다. 유휴시설을 활용하면 66.9%가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거주 지역 유휴시설에 대해 8.5%만 알고 있다고 답해 정보는 극히 제안적이었다.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폐교재산 활용현황은 도 교육청에서 매월 발표하고 있지만 학교 내 유휴시설은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지지안아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유휴공간 이용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활용방향으로 ‘학생·교사·지역주민 모두가 공간 이용 주체로서 역할 수행’, ‘공간 이용 주체 간 협의체, 대표모임 등을 통한 자치운영’, ‘이용 활성화를 위한 홍보 방안 마련’ 등을 제안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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