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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모금 ‘이한열 기념관’ 문연다

    1987년 6월 항쟁 때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숨진 이한열 열사를 기리는 ‘이한열 기념관’이 9일 문을 연다.6월9일은 그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날이다. 기념관은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건평 100여평 규모로 지어졌다. 지난해 6월 공사가 끝났으나 건축 대출금 상환문제로 완공 1년이 다 돼서야 개관하게 됐다. 이한열 기념관은 국민모금으로 지은 첫 개인 기념관으로 ‘전태일 기념관’보다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3∼4층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이 열사의 유년시절과 청년시절 사진, 글모음 등이 전시되며 최루탄에 맞았을 때 입었던 셔츠와 바지, 밑창이 떨어져 나간 운동화 등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보여주는 유품도 공개된다. 기념관 건립은 6월 항쟁 때 연세대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이 주도했다. 어머니 배은심(65)씨는 “기념관이 지어졌지만 마음 편히 찾아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 “우리 한열이가 살아있고 이런 기념관이 만들어졌다면 얼마나 좋았겠느냐.”고 말했다. 66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광주 진흥고를 거쳐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한 이 열사는 1987년 6월9일 교내에서 시위를 하다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같은 해 7월5일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노래인생 40년’ 기념 신곡낸 남진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노래인생 40년’ 기념 신곡낸 남진

    ‘오빠부대’에도 원조가 있다. 지난 1971년 9월16일 서울 세종로 시민회관 분장실. 당시 스물 여섯살의 젊은 가수가 초조하게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과연 관객이 얼마나 올까.’ 베트남전에 청룡부대로 참전했다가 돌아온 지 3개월 만인 데다 국내 가수로는 첫 리사이틀이라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이날 따라 부슬부슬 비까지 내렸다. 공연시작 1시간 전까지만 해도 관객의 발길이 뜸했다. 그러나 30분 전. 약속이나 한 듯이 관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루었다. 여성 관객이 70%. 역사적인 공연이 시작됐다. 엘비스 프레슬리 의상을 차려 입은 그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노래를 불렀다. 여기저기에서 ‘오빠, 오빠’ 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공연은 전례없는 대성공. 이후 공식 팬클럽이 생기면서 ‘오빠부대’는 전국적으로 퍼져 나갔다. ●‘오빠부대’ 원조…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 이른바 ‘오빠부대의 기수’ 남진씨. 흔히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로 불린다. 공교롭게도 남씨와 프레슬리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프레슬리는 21세때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를 불러 일약 스타가 됐다. 이후 자신이 부른 노래를 소재로 한 영화에도 출연, 팬들을 사로 잡았다. 남씨 역시 21세때 ‘가슴아프게’로 스타가 됐다. 또한 자신의 노래를 영화화한 ‘가슴아프게’‘울려고 내가 왔나’‘별아 내가슴에’ 등에 출연, 더욱 인기를 모았다. 헤어 스타일이나 몸동작 그리고 하얀 가죽옷에 금속장식이 있는 프레슬리 의상 차림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남씨는 올해로 만 60세이자 가수로 데뷔한 지 꼭 40년째. 그동안 두세 차례 공백기가 있었지만 가요 40년사를 관통하는 빅스타의 길을 흔들림없이 걸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블루스 트로트 왈츠 차차차 트위스트 등 장르를 뛰어넘는 천부적인 가창력과 특유의 무대동작은 인기의 보증수표. 아울러 숙명의 라이벌인 나훈아씨도 아직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어 둘이 함께하는 ‘빅쇼’를 기대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남씨는 ‘노래인생 40년’을 기념해 최근 신곡을 무려 여섯곡이나 내놓으며 새로운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신곡은 ‘둥지’와 ‘모르리’에 이어 2년 만이다. 서울 여의도 모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다. 남방셔츠의 윗단추를 두 개 정도 풀어헤치는 평소의 모습을 연상했던 것과는 달리 소탈하면서 깔끔한 옷차림었다.‘원조 오빠’의 멋은 여전히 풍겼다. 우선 신곡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지난 2년 동안 신곡을 준비하느라 무척 바빴다.”면서 원래 일곱 곡을 예정했으나 가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이 직접 작곡한 곡을 우선 제외시켰다고 말했다. 대표곡은 ‘저리가’(김동찬 작사·차태일 작곡). 지난 40년 세월을 잘 녹여 담으려고 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8월 특별무대 이어 가을부턴 전국투어 어쨌든 이번 신곡발표를 계기로 제2의 노래인생을 시작하겠다고 몇 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는 8월 두시간여 동안 특별무대를 마련한다. 신곡과 추억의 히트곡, 또 잘 알려지지 않은 금지곡 등으로 팬들과 새롭게 만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올 가을부터 전국투어를 나서 또 한번 ‘바람몰이’에 도전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와 관련,“노래를 시작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강산이 네번이나 변했다. 정말 세월이 덧없이 빠르다. 하지만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 데뷔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소회를 피력했다. 잠시 지난 세월을 회상하던 그에게 공전의 히트곡 ‘가슴아프게’를 불쑥 꺼냈다. 그러자 “원래 제목은 ‘낙도 가는 연락선’이었다.”면서 “작사가 정두수씨의 고향이 하동이라 하동포구를 연상하며 글을 썼는데 너무 올드패션 느낌이 들어 고민 끝에 ‘가슴아프게’로 바꾸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님과 함께’는 작곡가 남국인씨의 부인이 작사한 곡. 처음에는 동요처럼 느껴졌지만 때마침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맞물려 삽시간에 남녀노소가 즐겨 부르는 국민가요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반면 금지된 곡도 여럿 된다고 했다. 데뷔하던 해에 ‘서울 플레이보이’‘울려고 내가 왔나’‘연애 0번지’ 등 신곡을 잇달아 발표했다.‘연애 0번지’의 경우 ‘달콤한 입술로 윙크하는 연애 0번지여∼’라는 노래인데 곧 ‘퇴폐곡’으로 낙인찍혀 금지되고 말았다. 또 이 무렵 발표된 ‘사랑하고 있어요’도 왜색이라는 이유로 금지됐다. 그러다 보니 기대하지 않았던 ‘울려고 내가 왔나’가 오히려 인기를 끌었던 것. 시골에서 상경해 고생하며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한가닥 위안을 주는 노래라는 이유에서였다. 문득 ‘라이벌 나훈아’와 합동공연 여부가 궁금해졌다. 주저없이 “팬들이 원하고 있는 만큼 내년 정도에는 (합동)공연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 이제는 (팬들에게)보답할 때가 됐다.”며 웃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우정’이든 ‘라이벌’이든 무대에 같이 서면 나름대로 가요계에 의미있는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모 언론사에서 흥미있는 조사를 했더군요. 대한민국 최고의 라이벌 1위는 ‘정주영-이병철’ 2위는 ‘남진-나훈아’라고요. 사실 나훈아는 나이로 보나 가요계 데뷔로 보나 4,5년 후배지요.‘라이벌’은 흥행사들이 만들어냈지요. 하긴 술자리나 여학교 등에서 ‘남진 팬’과 ‘나훈아 팬’이 서로 나뉘어 싸우는 일도 많았지요. 아무튼 우리 가요사에서 남인수-현인 선배 이후 최고의 라이벌이라고들 합디다. 특히 스타일과 분위기, 고향 등이 극명하게 다르기 때문에 충분히 빅이벤트감이지요.” 나훈아씨와 만나느냐는 질문에 “어쩌다 공연장에서 마주치는 경우는 있어도 별도의 만남은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목포 부잣집 장남… 해병대로 베트남 참전 남씨는 자유당 시절 국회의원을 지낸 목포 부잣집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목포 북초등학교를 나온 후 부친을 따라 서울에서 경복중학교를 다녔다. 다시 고향에서 목포고를 나온 뒤 평소의 꿈인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한양대 영화과에 진학했다. 부친이 돌아가시던 65년에 어머니(13년 전 작고)의 전폭적 지지로 가수로 데뷔하기에 이르렀다. 인기가수로서 명성을 막 날리기 시작할 때 돌연 해병대에 입대했다. 일본 공연을 앞두고 병역미필로 불발되자 곧바로 해병대를 자원했던 것. 훈련을 마친 후 청룡부대원으로 베트남의 다낭과 호이안 지역 전투에 참전했다. 여기에서 그는 일주일에 한번씩 사과상자에 가득 담길 분량의 팬레터를 받았다. 대부분 여성팬. 주위 전우들 사이에는 팬레터와 예쁜 사진을 서로 먼저 차지하려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혼에 골인한 전우도 있었다. “영화 출연은 지금까지 50여편되지요. 윤정희 남정임 문희 등 트로이카 여배우들과 자주 출연했습니다. 특히 남정임은 같은 학과 메이트였지요. 최근에는 2년 전 상영된 ‘대한민국헌법 1조’에서 신부역을 맡았습니다.” 허스키한 목소리와는 달리 스스로 ‘마마보이’라고 말하는 남씨. 그런 가정적 영향 때문인지 자녀들에게도 자상한 아버지이고 싶어한다. 남씨는 부산 출신의 여성과 결혼해 3녀1남을 연년생으로 두었다. 딸 셋은 국내에서 대학에 다닌다. 막내인 아들은 미국에서 공부 중. 남씨의 딸 사랑은 극진하다. 하루에도 십여차례 전화를 걸어 친구처럼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나눈다. 대신 해가 떨어질 무렵이면 반드시 귀가해야 한다는 엄한 규정을 정했다. ●“더욱 아름답고 뜨거운 사랑의 노래 부르겠다” 건강관리를 위해 자택(경기도 분당) 주변의 헬스클럽을 가끔 찾는다. 골프 핸디캡은 10정도이며, 이탈리아 칸초네와 프랑스 샹송을 듣는 취미도 있다. “(노래 부를)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경험을 잘 살려 더욱 아름답고 뜨거운 사랑의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본명은 김남진(金湳鎭). 데뷔 직전 문여송 감독이 ‘남쪽의 보배’라는 뜻을 담긴 ‘남진(南珍)’으로 예명을 지어주었다. 이후 가요계의 보배로 40년 동안 이름값을 했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45년 목포 출생 ▲56년 목포 북초교 촐업 ▲60년 경복중학 졸업 ▲62년 목포고 졸업 ▲65년 한양대 영화과 졸업 ▲65년 ‘서울플레이보이’로 데뷔,‘울려고 내가 왔나’ 등 발표 ▲66년 ‘가슴아프게’ 발표, 영화 ‘형수’‘가슴아프게’ 데뷔 ▲67년 MBC방송 신인상 수상 ▲69년∼73년 TBC방송 남자 가수상 대상 3회 수상 ▲69년∼71년 베트남전 참전 ▲71년 서울 시민회관 첫 리사이틀공연, 한국 무대예술상 그랑프리2회 수상 ▲71년∼73년 MBC10대가수왕 연속 3회 ▲72년∼77년 리사이틀 5회 공연 ▲91년 한국연예협회 가수분과위원장 ▲2000년 한국연예협회 이사장 ■ 대표곡 가슴아프게, 울려고 내가 왔나, 별아 내가슴에, 미워도 다시한번, 님과 함께, 그대여 변치마오, 지금 그사람은, 빈잔, 둥지 등.
  • 감춰진 격동의 70~80년대 되살리다

    잔잔한 접근으로 극찬을 받아온 EBS 문화사 시리즈가 60년대에서 70∼80년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EBS는 6일 문화사 시리즈 4편 ‘100인의 증언-70∼80년대 문화를 말한다’ 14부작을 방영한다고 밝혔다. 다루는 시기는 1972년 10월 유신에서부터 1987년 6월 항쟁까지다.14일부터 선보일 4편은 토·일요일밤 10시50분에 방영된다. 진행은 탤런트 정보석이 계속 맡는다. 4편의 특징은 인터뷰 형식이라는 데에 있다. 이를 위해 격동의 70∼80년대를 살았던 산 증인들 수십명이 나섰다. 이들은 육성으로 ‘자유’와 ‘인간’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터뷰 다큐라고도 부를 수 있는 4편은 다큐드라마 형식을 시도했던 3편에 이은 또 다른 형식 파괴인 셈이다. 제1부 ‘렌즈에 잡힌 시대의 초상(가제)’에서는 사진작가의 카메라가 주인공이다. 앵글에 잡힌 70∼80년대 역사의 주름살들을 들여다 본다. 전태일·박종철씨 사망사건을 두고 당시 사진작가들과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씨, 박종철의 아버지 박정기씨,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의 증언도 듣는다.2·3부는 영화와 마당극을 통해,4∼6부에서는 문학으로,7∼8부는 음악으로 70∼80년대를 짚는다. 남내원 담당 프로듀서는 “무채색의 70년대가 80년대로 넘어오면서 각자의 색깔을 찾아서 유채색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담게 된다.”면서 “극단적인 이분법 사이에서 숨죽이며 감춰졌던 다양한 표정과 목소리를 되살려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BS는 지난해 9월 50년대 명동을 배경으로 문화예술인들의 낭만과 좌절을 그렸던 ‘명동 백작’을 문화사 시리즈 1탄으로 선보였다.2편 ‘100인의 증언-60년대 문화를 말한다’가 뒤를 이었고,3편 ‘지금도 마로니에는’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시리즈는 차분하면서도 세밀한 접근으로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층에도 강한 인상을 남기며 큰 호응을 받아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광주·전남 한반도포럼 정용화대표 5·18유물 1800여점 전남大기증

    정용화 광주·전남한반도포럼 공동대표(52)가 개인적으로 수집해 보관해 오던 5·18관련 유물 1800여점을 전남대학교에 기증했다. 2일 전남대에 따르면 정 대표가 기증한 자료는 80년 5월20일쯤 금남로 도청 앞에서 시민군이 흔들었던 태극기와 5·18 당시 계엄군이 사용한 실탄 탄두 10점,‘투사회보’를 비롯한 5·18 당시 유인물 170여점,5·18 당시 사진 500여장,5·18관련 비디오테이프 녹음테이프 CD 책자,‘광주사태일지’ 등 5·18 이후 유인물 1000여점,‘민족민주성회에 관한 우리의 견해’ 등 5·18 이전에 발행된 유인물을 포함해 총 1800여점에 달한다. 이들 자료는 5·18과 관련된 사료들의 원본이 많아 역사적인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공동대표는 5·18당시 윤한봉씨 등과 청년사회운동을 전개하다 계엄법 위반 등으로 구속되기도 했으며,5·18항쟁을 기록한 통사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발간작업에도 참여했다. 전남대는 정 공동대표가 기증한 자료들을 오는 18일 개관하는 ‘전남대학교 5·18기념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일본 그리고 독일의 민족주의/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민족주의는 본래 이성적 차원보다는 감성적 차원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물론 ‘문화 민족주의’라는 용어도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화 민족주의가 언어·역사·인종과 얽힌 민족주의보다 막강한 힘을 발휘한 적은 역사에서 그 예를 찾기가 쉽지 않다. 민족주의는 본래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흔히 ‘열린 민족주의’를 말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언어적 유희일 뿐이다. 민족주의가 ‘열린’ 상태일 때는 더이상 민족주의라고 불릴 수 없다.‘우리 의식’이 사라진 민족주의는 더이상 자생력과 응집력,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강한 힘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어떤 민족이건 간에 민족주의는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민족의 힘이 약할 때 민족주의는 항상 ‘호혜 평등’을 주장한다. 하지만 민족이 비로소 힘을 갖게 될 때 민족주의는 ‘팽창적 이데올로기’로 변한다. 독일 나치즘을 탄생시킨 독일의 예를 보더라도 그렇다. 독일 근대적 민족주의의 기원이라고 불리는 헤르더는 호혜 평등적 민족주의를 주장했다. 당시 독일은 힘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민족의 힘이 강해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호혜 평등이라는 단어는 사라져갔다. 그후 강해진 독일은 인접 국가를 침략하고 집시와 유태인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지금 독일은 과거사에 대해 나름의 반성을 하고 있다. 인문계 중·고교 교과서에, 과거에 저지른 학살에 관해 가감없이 서술한다. 뿐만 아니라 당시 학살을 보고도 외면했던 독일인과 독일 교회의 침묵에 관해서도 솔직히 서술한다. 지금 독일이 추구하는 과거청산의 현 주소이다. 그런데 독일은 과거청산에서 독일 민족주의의 해체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다. 추했던 과거가 바로 민족주의의 소산이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에 대한 철저한 배격을 추구한다. 대부분의 독일 젊은이들은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지 않고 국가도 부르지 않는다. 국기 그리고 국가에 대한 경의 표시가 모두 국가주의의 소산이자 발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럽 연합 창설에 독일이 중요하고 적극적인 역할을 한 이유도 바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배격하려는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요사이 일본 일각에서는 국가인 ‘기미가요’를 크게 부르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배격하기는커녕 강해진 일본을 과거보다 더욱 그리워하는 모양이다. 교과서 왜곡, 독도 문제도 이런 사회적 배경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런데 우리 역시 민족주의로 일본 민족주의에 대항하려 하는 것 같다. 물론 ‘눈에는 눈’‘이에는 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런 대응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우리의 불행했던 역사가 일본의 민족주의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인식한다면, 우리가 목표로 해야 할 것은 ‘일본 타도’가 아닌 ‘일본 민족주의 타도’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민족주의로 일본에 대항하기보다는 오히려 일본내 양심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민족주의를 앞세운다면,‘우리’와 ‘그들’을 나눈 상태에서 문제 해결을 추구하는 셈이 되고, 그런 상태에서는 일본 내 양심 세력을 우리편으로 끌어들이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일본내 양심세력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게 하는 것이다. 그들 스스로 역사·영토 왜곡을 인정하게 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해법은 없다. 민족주의가 없는 국가나 민족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민족주의가 한 민족, 혹은 한 국가의 전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민족에 대한 사랑보다는 인류 보편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킬 때 비로소 전세계 양심세력이 우리편에 있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독도가 대한민국 영토라는 너무나 당연한 명제가 세계적인 보편성을 띠는 그날은, 그리고 종군 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침략 역사가 전세계 역사의 명백한 사실이 되는 그날은, 세계의 보편적 양심이 힘을 얻을 때 더욱 빨리 다가올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 [부고]

    ●김지헌(지헌기획 대표)지상(다래기획 〃)씨 모친상 홍정국(전 삼성엔지니어링 전문위원)김태성(혜민병원 마취과장)임광균(미주중앙일보 이사)씨 빙모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410-6902 ●장은(대동유화 대표)씨 별세 제훈(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연구원)씨 부친상 이기원(삼성전자 과장)씨 빙부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4시 (02)3010-2269 ●강영호·재호(자영업)인범(조선일보 영남취재팀 기자)향선(창원 양곡중 교사)씨 부친상 8일 마산삼성병원, 발인 11일 오전 10시 (055)290-5654 ●최상철(감사원 기업불편 신고센터 감사관)씨 부친상 7일 일산장례예식장, 발인 10일 오전 4시 (031)908-8611 ●김유훈(엘레강스 고문)씨 상배 정병량(상탄키데고 이사)박희준(갤러리아 타임월드점 홍보과장·전 한화이글스 홍보팀)씨 빙모상 8일 서울보훈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478-3299 ●고대환(상지영서대 교수)덕환(휘경공고 교사)무환(우송대 초빙교수)성환(한국방송통신대 교수)씨 부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 (02)3410-6919 ●박종원(전 한양 대표)종선(사우디 거주)종영(노드디자인 대표)종면(자영업)종성(CMI KOREA 대표)종훈(동부제강 품질기술팀 차장)씨 모친상 임동진(현광엔지니어링 대표)씨 빙모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 (02)3010-2295 ●이규상(이규상치과 원장)척상(호동건설 상무)월지(한양대 교수)씨 아우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10시 (02)3010-2262 ●김정자(전국여전도회 이사)씨 별세 이철식(청담동 마을금고 이사장)명식(호렙 오대산청소년수련원 대표·전 재무부 행정사무관)씨 모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1일 오전 9시30분 (02)3410-6915 ●김동욱(해동상사 대표)행(전 국민통합21 대변인)씨 부친상 김기영(나눌소프트 대표)이달호(여행자보험몰 〃)이재식(SK 상무이사)이상원(사업)씨 빙부상 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010-2239 ●이한주(연세대 교수)영애(서울 오현초등학교 교사)씨 모친상 김성희(자영업)씨 빙모상 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392-3099 ●박찬종(전 국회의원)찬배·찬주(사업)씨 모친상 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0일 오전 10시 (02)392-3499 ●서승석(미국 거주)인석(서부경찰서 경사)희석(신한디벨로먼트 이사)씨 부친상 변수만(어바이어코리아 상무)씨 빙부상 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92-3299 ●이윤교(인풍 부회장)씨 상배 승구(재미 학생)진경(갤러리 라메르 실장)씨 모친상 한다윗(비젼파크 전무)씨 빙모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3410-6917 ●노태구(사업)태일(경복고 행정실장)태율(세무사)씨 모친상 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 (02)3410-690 ●나기양(유림건설 과장)기형(자영업)씨 부친상 이해경(㈜SKC과장) 신성범(KBS모스크바 특파원) 빙부상 8일 경기도 파주 금촌의료원. 발인 10일 오전 10시 (031)940-9281
  • [시론] 공수처 신설은 수사체계 혼란 부른다/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법학박사

    [시론] 공수처 신설은 수사체계 혼란 부른다/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법학박사

    공직부패수사처 신설은 꼭 필요한가? 공수처를 설치하지 않으면 고위공직자의 부정과 부패를 근절시킬 수 없는 것인가? 결론은 간단하다. 공수처를 새로 만든다고 해서 부정부패 척결에 대단한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오히려 공수처는 옥상옥의 기구로서 아까운 예산만 낭비할 뿐 아니라 기존의 수사체계를 흔들면서 공연히 위헌 시비만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수처는 대통령 직속 부방위 소속의 독립기구로서 고위 공직자 본인과 그 가족의 범죄를 수사하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별로 유례가 없는 특별수사기구를 설치하여 부정부패를 줄이겠다는 발상에는 동의할 수 없다. 새로운 수사기구를 만드는 것이 획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광복 이후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보면 부정부패는 법과 제도가 미비해서 근절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공수처 신설에 엄청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뇌물사건과 수사의 본질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다. 먼저 공수처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는 것은 헌법체계에 맞지 않는다. 헌법은 국민의 권리의무와 직결되는 집행기능은 행정 각부에 부여하고, 각 부를 지휘 감독하는 장관에 대한 의회통제권을 인정하고 있다. 수사권 행사와 관련하여 법무부장관과 행자부장관은 각각 검찰과 경찰의 직무수행에 관하여 국회의 통제를 받고 정치적 책임을 진다. 부방위원장은 국회 출석의무도 없고 해임건의 대상도 아니다. 국회의 통제를 거의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정치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이러한 부방위에 수사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의회통제원리 및 책임행정원칙에 위배된다. 다음으로 대통령 직속기구로 설치되는 공수처는 수사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있어서 태생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공수처장에 대한 탄핵 사유는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로 제한된다. 위법한 수사가 아닌 한 탄핵 대상이 되지 않는다. 표적수사, 축소 은폐 등 부당한 수사에 대하여는 국회의 견제수단이 전혀 없다. 또한 일정한 범위의 공위공직자 및 그 가족만을 별도로 떼어 특별수사기구가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신분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그 처우를 다르게 하는 결과가 되어 헌법 제11조 평등원칙에 배치된다. 게다가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 결과가 다른 경우 국민의 불신이 누적되고 여기에 정략적 의혹 제기가 더해지면 커다란 혼란이 우려된다. 정치적인 수사기구인 공수처 신설로 기존 사정기관에서 경쟁적 수사 활동을 할 경우 정치권과 공직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사정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또한 강제처분 등 인권옹호에 관한 사항만 검사의 지휘를 받도록 하고 수사를 종료한 때에만 송치의무가 있어 내사 활동에 대하여는 견제수단이 없다. 내사 활동은 정치인을 길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고, 상시적인 정보 수사기능이 결합된 제2의 사직동팀의 부활이 우려된다. 이와 함께 수사 대상으로 고위공직자의 가족까지 포함하고 있어 일종의 연좌죄에 해당한다. 수사 대상에 여야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등 선출직까지 포함되어 표적수사, 정치보복 도구로 악용될 경우 견제수단이 없다. 그동안 총풍, 안풍, 세풍 등 정치적 사건마다 중립성 시비가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대통령 직속기구인 공수처가 정치인을 수사할 경우 더 심각한 정치 쟁점이 될 것이다. 공수처를 신설해서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발상은 현실성이 없다.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 보장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만 있으면, 부정부패 척결은 현재의 수사 체계로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 지금은 공수처 설치 논의보다는 대선자금 수사를 제대로 해서 국민의 신뢰를 조금씩 쌓아가고 있는 검찰이 수사권을 공정하고 철저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할 때다. 그것이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효율적인 방안이다. 김주덕 법무법인 태일 대표변호사·법학박사
  • 전태일 열사 1억4000만원 추가보상

    지난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주장하며 분신자살한 전태일 열사에 대해 1억 4000여만원의 추가보상이 이뤄진다. 민주화 보상자에 대한 보상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던 민주화 관련 불법 구금자에게도 보상금이 지급된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를 열고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률 일부 개정령’을 의결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화 운동관련 사망자와 부상자에 대해 보상금 지급 기준임금을 당시 급여를 적용하거나, 당시 급여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면 현재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사건 당시의 급여만 적용했다. 생활지원금 지급기준은 30일 이상 구금자에게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구금자는 최고 5000만원 이내에서 지급받는다. 이에 따라 보상금이 지급된 민주화운동 관련자에게는 이미 지급한 금액과 새로 적용되는 기준에 따른 차액이 보상된다. 보상금이 미리 지급된 인원은 380명인데, 이중 50% 정도는 차액이 지급될 전망이다. 전 열사 가족에게 지급될 차액은 1억 4000여만원으로 가장 많다. 기존의 보상 방식은 사망 당시의 월수입을 기초로 호프만 방식에 따라 계산이 이뤄졌다. 당시 전 열사의 월 급여는 2만 991원이어서 2000년쯤 930만원을 보상받았다. 하지만 새 보상법에 따라 전 열사는 올해 최저임금인 월 64만 1840원을 기준금액으로 적용받게 됐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여의도의 맛집들

    누가 뭐라고 해도 여의도는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국회가 있고, 증권가가 있으며 게다가 방송 3사가 한꺼번에 몰려있다. 이런 식이라면 권력과 금력을 비롯한 무소불위의 강력한 힘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셈이다. 아니, 또 있다. 단일교회로는 그 크기나 신도의 숫자에 있어서 세계에서 으뜸으로 꼽힌다는 순복음 중앙교회가 있으며, 가장 높은 63빌딩이 있다.1970년대만 해도 고작 군용비행장이 그 쓰임새의 전부였던 넓고 황량한 모래벌판이 30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나라의 중심을 차지하는 땅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권력이며 금력이 모여 있는 여의도에 자연스럽게 맛집들 또한 넘쳐나지 않을 수 없다. 얼핏 보면, 하늘이 낮다고 치솟은 금융가의 빌딩들, 고급아파트단지 일색의 살벌한 풍경 속에 어디 한 구석 사람냄새라고는 맡을 수가 없다. 그러나 조금만 자세히 보면 빌딩 사이사이의 내면 도로 안에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맛집들이 넉넉하게 숨어 있다. 사람냄새가 풍기는 맛집에 어찌 도타운 정이 없으랴. 그리하여 샐러리맨들을 위시한 여의도 주민들은 마치 캄캄한 어둠 속에서 불을 찾아 모여드는 불나방이처럼 기꺼이 정이 도타운 맛집들을 찾아서 모여든다. ●살벌한 풍경속 도타운 인심 자랑 여의도 백화점 앞 백상빌딩 1층에 율도(02-784-8877)라는 일식집이 있다. 실내 디자인이며 객실 분위기는 얼핏 보기에 여느 일식집과 다를 바 없는 그저 평범한 일식집일 뿐이다. 그러나 주인 내외를 만나는 순간 율도의 인상은 전혀 달라진다. 안주인 마정수씨도 그렇지만 특히 바깥주인 이춘형씨를 만나는 순간, 대뜸 끌려드는 끈끈한 정을 어쩔 수가 없다. 무엇보다도 순박하고 착한 표정이며 충청도 사투리의 어눌한 말투가 사람으로 하여금 보자마자 전혀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이는 타고난 천성이 사람을 좋아하여 누구와도 격의 없이 어울리는 다정다감한 이다. 그리하여 그이는 손님과 인사만 나누었다 하면 열이면 열 그 자리에 합석하여 함께 즐기는 이다. 율도를 처음 찾는 이라도 그곳에서 주인 되는 이춘형씨에게 바가지를 씌우기란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다. 그저 그이를 자리에 불러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술을 한잔 건네면 된다. 만일 어느 정도 드나들어서 서로 얼굴을 아는 이라면, 주인 되는 이가 먼저 술병을 들고 손님을 찾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리하여 술이 몇 순배 돌면, 그이가 먼저 종업원을 부른다. “꽃게 간장이 잘 익었던데, 그것 좀 가져와요. 생태깍두기도 잊지 말고.” 그러면 이번에는 종업원 대신에 안주인 마정수씨가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꽃게장이 담긴 접시를 들고 나타난다. 그러고는 그이 또한 싱글벙글 웃으며 기꺼이 손님이 건네주는 술잔을 받는다. 그리고 안주인이 다시 한번 종업원을 부른다. “아무래도 회가 부족한 것 같은데, 도미나 방어뱃살로 한 접시 더 가져와요.” 일찍이 1970년대 우리나라 일식업계의 대부격이라고 할 수 있는 북창동의 미조리에서 갓 스물의 젊은 나이로 소위 ‘칼질’을 처음 배워서 ‘이다바’가 되었다가 마침내 여의도의 일식집 주인까지 오른 이춘형씨는 술이 취하면 농담 한 마디를 빼놓지 않는다. “지가유, 충청도 유구 촌놈으로 마침내 여의도까지 입성했구먼유, 저그 저 지하도를 못 건너가서 그렇지유.” 이춘형씨가 가리키는 지하도 저편에는 물론 국회가 있다. 그런데 그이가 국회를 들먹이는 데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암울한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율도를 드나들며 거의 공짜로 먹고 마시던 소위 운동권 인사이자 한편 백수건달인 많은 이들이 1990년대가 되자 너나없이 국회의원이 되어 지하도를 건너간 것이었다. 이해찬, 임채정, 김근태, 김부겸, 이길재, 유인태, 원혜영, 유시민, 배기선, 설훈 등등. 그런가 하면 시인 신경림을 위시해서 소설가 현기영, 극작가 안종관 등의 문인들이나 동아투위 출신의 기자로 연합통신 사장을 지낸 김종철이며 출판사 사장 김학민도 모두 그이가 ‘거둬 먹인’ 이들이었다. 횟집 주인 이춘형씨가 뜬금없이 운동권인사들과 어울리게 된 것은 순전히 그이의 외삼촌 되는 성래운 교수 때문이었다. 몇 해 전에 벌써 고인이 되었지만,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던 성래운 교수가 하루아침에 해직교수가 되어 감옥까지 가게 된 것은 박정희 시절에 전남대학교의 송기숙교수 등과 어울려 발표한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이었다. 이른바 이 땅의 민주화교육을 위한 지침으로 여겨지는 이 ‘우리의 교육지표’ 때문에, 성래운 교수는 참으로 오랫동안 일자리를 잃고 교단이 아닌 운동권 인사들과 어울렸는데,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의 술자리로 자연스럽게 조카 이춘형씨의 율도를 제공한 것이었다. ●‘거둬 먹인’ 인사들 이젠 정·관계 주역 운동권 시절 성래운 교수는 교육학 전공 교수보다는 낭송시인으로 더 유명했는데, 그이는 무려 100여편에 이르는 시들을 모두 암송하여 민주화 운동의 무슨 행사에서는 물론, 뒤풀이 자리에서도 낭랑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기꺼이 낭송을 하고는 했다. 그이의 시낭송은 거기에서도 끝나지 않고, 조카 이춘형씨의 결혼식 주례를 맡고서도 주례사 한 마디 없이 양성우 시인의 ‘겨울공화국’을 낭송하는 것으로 끝마쳐 신혼의 부부는 물론 하객들을 아연 긴장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서슬 푸른 유신시절 양성우 시인은 바로 ‘겨울공화국’이란 시 때문에 감옥에 가있고, 시인 고은과 조태일마저도 다름 아닌, 겨울공화국을 시집으로 펴냈다는 이유 때문에 역시 감옥살이를 하는 중이었다.‘…총과 칼로 사납게 욱박지르고/논과 밭에 자라나는 우리들의 뜻을/군화발로 지근지근 짓밟아대고/밟아대며 조상들을 비웃어대는/지금은 겨울인가/한밤중인가/논과 밭이 얼어붙는 겨울 한때를/여보게 우리들은 우리들은/무엇으로 달래야 하는가….’ 결혼식에서 주례가 잘 살으라는 주례사는 하지 않고 불온한 시나 낭송해대니 앳된 신혼부부는 얼마나 무서웠으랴. 율도의 자랑은 점심 때 나오는 율도정식이다.1인분 3만 5000원의 율도정식에는 모듬생선회에다가 제주갈치탕이라는 다른 집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탕에 제주갈치구이, 초밥, 새우튀김, 메로구이 등이 뒤따른다. 제주갈치탕은 이춘형씨가 제주도의 갈치국에 전라도의 갈치조림을 충청도식의 탕으로 변형시켜낸 것인데, 무, 감자, 시래기, 토란대, 호박에 청양고추며 파, 마늘을 넣어 끓여낸 갈치탕은 갈치국의 시원한 맛과 갈치조림의 진하고 고소한 맛을 함께 살려낸 셈이다. 또 하나 자랑은 도시락인데, 소위 1997년 IMF초기의 김대중 대통령당선자 시절에 임창렬 부총리와 함께 국회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점심이며 저녁까지 도시락으로 때울 때, 바로 하루에 100여개 이상씩 공급했던 일화가 있는 도시락이다. 이밖에도 점심메뉴로는 장어구이, 도미머리구이, 장어덮밥, 회덮밥, 전복죽, 은대구탕 등이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율도의 으뜸은 단연 회 뜨는 솜씨에 있다. 이춘형씨의 칼잡이로서의 30년을 훌쩍 뛰어넘는 경력 끝에 나오는 회는 다른 집보다 두터우면서 길고 가는 회뜨기가 자랑인데, 회뜨기 자체만으로도 입안 가득히 감겨드는 맛은 일품이다. 저녁에 나오는 특생선회는 1인분에 7만원인데, 방어뱃살, 도미뱃살, 도미, 농어뱃살, 광어, 광어뱃살, 전복 등이 오르고, 곁들여 나오는 안주에는 키조개, 뿔소라, 개불, 문어, 고둥, 곰피, 붉은 새우에 비단멍게, 홍삼, 홍어내장, 산마 등이 따른다. 원효대교를 건너 여의도를 접어들어 직진하면 KBS별관과 인도네시아 대사관이 나오는데, 그 직전의 네거리를 넘어서는 왼편 가각 우정빌딩 1층에 서글렁탕집(02-780-8858)이 있다. 지금부터 30년 전 여의도의 절반 정도가 개발이 되지 못하고 아직은 황량한 벌판으로 남아있을 때, 일찍 자리를 잡은 서글렁탕집은 여의도에서는 그야말로 터줏대감 같은 맛집일 터이다. 처음에 설렁탕집을 했는데, 설렁탕과 발음이 비슷하면서도 주인이 서글서글 인상이 좋다는 손님들의 한 마디에 힌트를 얻어 서글렁탕집으로 했다는 이 맛집은 뜻밖에도 삼겹살 양념구이로 유명한 집이다. ●공짜로 먹기엔 미안한 선지해장국 모르기는 해도 삼겹살을 양념간장에 발라 숯불에 석쇠를 올려 구워먹는 식으로는 전국에서 처음일 것이라는 주인의 단언이 그대로 수긍 가는 집이기도 하다. 원래 삼겹살을 간장에 발라 숯불에 구워먹는 식은 청주와 충주 일대에 옛날부터 전해오고 있었는데, 우연히 그 맛을 본 주인이 서글렁탕집만의 양념간장을 개발한 것이다. 삼겹살에 바르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양념간장은 손님들 사이에서는 양념소스로 더 알려졌다. 계피, 흑설탕, 초콜릿, 마늘, 파 등의 양념에 간장을 부어 만드는데, 바로 이 간장에 서글렁탕집만의 숨겨진 비밀이 있는 모양이다. 서글렁탕집의 주인은 모두 4명이다. 형 홍정원, 동생 홍동원 형제에다가 형의 부인 손승인, 동생의 부인 장덕순 이렇게 4명이서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이좋게 홀이며 주방을 맡아 식구끼리 운영하고 있다. 아니, 또 있다. 형의 아들 홍주성이 대학을 휴학하고 홀에서 서빙을 하며 서글렁탕집의 비법을 전수받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이런 가족끼리의 운영이 서글렁탕집의 도타운 정과 함께 1인분 7000원짜리 삼겹살 치고는 양이며 질이 넘쳐난다 싶게 풍성한 이유인지도 모른다. 이런 풍성함이 옛날 TBC시절부터 직원들의 입소문을 타고 번져 서글렁탕집을 일약 유명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을 시키면 상추며 깻잎 같은 야채와 파무침에 곁들여 선지해장국 한 그릇이 공짜로 나오는데, 그 진하고 고소한 국물맛이며 뚝배기에 가득한 선지덩이가 어쩐지 공짜로 먹기에는 미안한 기분이다. 그뿐이랴. 삼겹살을 먹다보면 어느새 대형 콜라 한 병까지 터억, 탁자에 놓이기 마련이다. 이 콜라도 공짜인 것은 물론이다. 서글렁탕집에서는 삼겹살 이외에도 등심이며 염통과 콩팥도 있고,4000원하는 설렁탕과 내장탕, 그리고 3000원하는 선지해장국도 있다. ■김치요리 모두 모인 ‘김치방’ KBS별관을 따라 골목을 돌아들면 오른편으로 두일빌딩이 나오는데, 이 두일빌딩 1층에 김치방(02-780-2489)이 있다. 김치방은 상호 그대로 김치로 만든 요리 일색인 김치 전문집이다. 김치전골, 김치국밥, 김치국수, 김치주먹밥, 김치전, 두부김치, 김치해물전, 그리고 하다못해 묵은 김치에 돼지고기와 홍어를 곁들여 먹는 삼합까지, 얼핏 김치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거의 다 있는 셈이다.2만 4000원짜리 삼합을 빼고는 가격이 저마다 3000원에서 5000원 안팎인데, 그중에 김치국수와 김치국밥은 김치방에서 자랑스럽게 내놓는 메뉴이다. 김치국수는 주인 되는 김진주씨의 시부모님이 함경도 출신인데, 겨울이면 집에 손님이 올 때마다 시어머니가 갖은 전과 함께 만들어 내놓는 김치국수를 어깨 너머로 배운 솜씨에다가 본인의 손맛을 가미한 것이다. 먼저 김치를 담글 때 김치통이 절반 못 담기게 양을 조절하여 김치를 담고, 그 위에 돌을 눌러놓은 다음에 맑은 생수를 부어넣는 식이다. 그렇게 김치를 숙성시킨 다음에 보름 정도 냉장으로 보관했다가 국수사리에 김치국물과 김치를 얹어낸다. 그이는 김치국수의 국물 맛을 내기 위하여 처음에는 여러 가지로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김치에 사골육수를 붓거나 멸치국물을 부어보고, 새우국물도 부어본 중에 가장 맛깔스러운 것은 뜻밖에도 아무런 가미 없이 생수만 부은 김치였다. 돼지고기를 넣는 김치전골과는 달리 김치국밥은 해물을 위주로 한다. 굴, 홍합, 새우, 오징어를 넣고 멸치국물을 육수로 하여 김치와 콩나물을 넣어 끓여 내는데, 그 담백함이란 얼핏 상상이 안 될 정도이다. 이렇듯 김치국밥이나 김치국수에 3000원짜리 김치주먹밥까지 곁들이면, 주인 되는 이의 넉넉한 품성과 함께 먹는 일의 즐거움이 새삼스러울 터이다.
  • [부고]

    ●박기우(감사원 부감사관)기연(사업)기룡(국세청 조사관)종현(사업)씨 부친상 안두환(희성금속)씨 빙부상 30일 영등포 한강성심병원, 발인 4월1일 오전 5시30분 (02)2635-9008 ●박정우(연세대 법대 교수·국제심판원 비상임 심판관)씨 부친상 30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8시 (02)392-0299 ●이상돈(보광전자 대표)상회(나라컨트롤 과장)상언(중앙일보 기자)씨 부친상 30일 서울대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8시 (02)2072-2022 ●김종식(사업)종길(동서식품 직원)정아(파이낸셜투데이신문 마케팅 이사)씨 모친상 30일 일산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10시 (031)907-4399 ●정찬경(전 부여군수)씨 별세 현기(대전 신탄진도서관장)완기(충남도백제문화권 개발소장)흥기(KT&G 신탄진제조창)명기(한남대 중국경제학부 교수)태진(연합뉴스 충남지사 부장)씨 부친상 30일 충남대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9시 (042)257-6943 ●김명근(전 숭민산업 부회장)창근(SK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성근(캐나다 거주)씨 모친상 최철호(최철호내과의원장)씨 빙모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6시 (02)3410-6916 ●김인수(전 대하전자 대표)씨 별세 창환(대하코퍼레이션 대표)씨 부친상 30일 경희의료원, 발인 4월 1일 오전 8시 (02)958-9545 ●목진수(대정종합산업 대표·전 치안본부 특수수사대장)씨 별세 준현(유니스테프 강남점 차장)윤정(하우징랩 대표)씨 부친상 30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9시 (031)787-1508 ●박진환(박치과 원장)종규(박종규세무회계사 대표)씨 모친상 이석휘(이석휘내과 원장)우현상(현대중공업 부장)씨 빙모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6시 (02)3410-6901 ●이승관·승만·승찬(사업)승진(금당산업 대표)씨 모친상 문연규(사업)씨 빙모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8시 (02)3010-2268 ●조태일(서울아산병원 직원)씨 모친상 최재호(파크랜드 파주점 대표)정시섭(대경상역 영업부 차장)씨 빙모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10시 (02)3010-2235 ●나상호·상국(자영업)상목(당진 송악고 교사)상용(자영업)상원(한국과학재단 총무과장)씨 모친상 장택순(온수장로교회 목사)신진섭(성약침례교회 〃)씨 빙모상 30일 충남 당진군 중앙장례식장, 발인 4월 1일 오전 10시 (041)358-3003 ●조충묵(KSP·주식회사 참맛 회장)건묵(〃 부회장)씨 모친상 병철(참맛 사장)병구(KSP 〃)병준(삼성물산 대리)병권(KSP 실장)씨 조모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월 2일 오전 6시30분 (02)3410-6915 ●백대현(부산구화학교 교장)재현(시큐진 대표)용환(회사원)씨 부친상 30일 대구파티마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7시 (053)956-4443 ●윤종무(전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씨 별세 혜정(신한은행 대리)씨 부친상 유용우(사업)씨 빙부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4월 1일 오전 8시 (02)3410-6919 ●유태열(일광정밀 부장)씨 부친상 오규태(대신증권 창동지점 영업부장)김문종(두레텍스타일 과장)씨 빙부상 30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4월1일 오전 5시 (02)921-8099
  • ‘정동영 파워’ 全大서도 통할까

    ‘정동영 파워’ 全大서도 통할까

    정동영(DY)계의 약진, 김근태(GT)계의 부진, 유시민계의 쇠퇴. 열린우리당 16개 시·도당위원장 및 중앙위원 경선이 이같은 성적표를 내자 다음달 2일 예정된 당의장선거 경선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지도부는 앞으로 지방선거와 대선후보 경선을 관리하게 된다는 점에서 DY와 GT계간의 이해득실이 걸려 있다. 때문에 선출직 상임중앙위원에 ‘친노’직계이자 DY의 지원을 받는 송영길·염동연 후보냐,GT계가 미는 장영달 후보이냐를 두고 갈림길에 서 있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유시민 후보의 ‘반 정동영, 친 김근태’ 발언 이후의 침묵을 깨고 ‘일요일에 쓰는 편지’에서 “기간당원제의 완전 정착은 매우 감격스러운 일”이라며 우회적으로 유 의원도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정동영계, 김근태계에 우세승 지난 27일 서울·강원지역 경선을 끝으로 막을 내린 시·도당 중앙위원 경선의 특징은 중앙위원 72명 중 현역의원 40명이 선출됐다는 점이다. 당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에 현역 의원이 대거 진출, 중앙당을 사실상 ‘접수’한 것으로, 이전 ‘유시민계’로 분류되는 개혁당파 출신의 중앙위원들이 퇴조한 것을 의미한다. 이번 중앙위원 경선은 ‘구당권파’인 DY계열과 재야파인 ‘GT계’간의 당내 양대 세력간의 격돌도 관심을 모았으나,DY계열의 ‘우세승’이라는 평가다.DY계열은 인천(김교홍), 경기(김현미), 충남(임종린), 대전(박병석), 충북(홍재형) 대구(김태일), 울산(임동호), 부산(윤원호), 제주(강창일)의 시·도당위원장직을 석권했고,GT계는 전북(최규성), 광주(김재균), 전남(유선호) 시·도당위원장을 잡았다. 중앙위원 수에서도 DY계는 21∼22명을 GT계는 13∼14명 수준이다. DY계가 앞으로 2년간 우세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당 내부 평가는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한 재선 의원은 “대선이 3년이나 남았는데 DY가 이번 전대에 ‘올인’한 것 같다.”면서 눈살을 찌뿌렸다. ●유시민계의 쇠퇴 지난 1년간 중앙위원 73명 중 최고 30여명을 차지했던 개혁당파는 이번 경선에서 11명으로 축소, 입지가 약화됐다.“열린우리당에 유 후보를 좋아하는 의원은 5명”이라는 발언으로 사이버테러 수준의 공격을 받은 김현미 경기도당위원장은 “한때 곤란을 겪었으나 유 의원의 ‘반 DY, 친 GT’발언으로 ‘유시민 역풍’이 불어서 1위에 오른 것 같다.”면서 유 후보 견제심리가 여전할 것으로 분석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자살 부추기는(?)‘자살보도’/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인연수팀장

    서울신문은 영화배우 이은주씨의 자살사건과 관련,“외로운 죽음앞에 전태일 떠올라”라는 제목의 기사(2월25일자 8면)를 게재했다. 꽃같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있는 내용으로 김근태 복지부장관의 홈페이지 글을 인용한 것이었다. 이 기사는 영결식을 스케치한 기사 ‘편히 가소서’의 바로 아래에 배치, 추모의 의미가 배가된 듯했다. 호스피스 대사로도 활동했던 고 이은주씨의 평소 이미지와 인기를 감안할 때 이 기사는 적절한 애도의 표시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처한 상황과 미칠 파장이 서로 다른 여배우와 노동운동가의 죽음에 동일한 의미를 부여하는 제목이 과연 바람직스러운 것이었는지는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자살을 영웅시한 나머지 전염효과를 빚어낼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판되자 유럽 각지에서 청소년들의 모방자살이 줄을 이었던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자살 행위가 언론이나 영화, 문학에서 영향을 받아 전염된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다. 특히 연예인이나 유명 정치인의 자살 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는 일반인 자살의 경우보다 후속자살을 일으킬 가능성이 14.3배나 된다고 한다. 우리는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비극적인 죽음, 안상영 전 부산시장의 옥중자살,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한강 투신 등 유명인사들의 자살 보도에서 많은 문제점을 보아왔다. 시간별로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자살 방식을 세세하게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동정적 시각이 지나치다 못해 대상인물을 미화함으로써 사안의 본질을 실종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던 터였다. 고 이은주씨 경우에도 달라진 점은 없었다. 서울신문의 보도를 예로 들면 자살 방식과 유서 내용을 상세히 공개한다든지, 자살원인을 돈 또는 노출연기로 단순화시켜 단정하거나, 흥미에 영합해 ‘상품화’한 책임(2월23일자 9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인터넷에 떠도는 자살 원인을 소개해 각종 억측을 확산시키는 구실을 하기도 했다(2월24일자 7면). 다만 경쟁지들이 이 사건을 단발적으로 접근했던 것과는 달리,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필요성을 제기하고(3월2일)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한 것(3월5일자 7면)은 평가할 만하다. 우리나라의 자살증가 속도는 OECD 국가중 1위이며 20대와 30대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자살 사망자는 매일 30명꼴로 대구 지하철 참사를 1주일에 한번 경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니 대책이 시급하지 않을 수 없다. 자살예방협회는 지난해 7월 기자협회와 함께 ‘언론의 자살보도 기준’을 권고한 바 있다. 기준에는 자살을 영웅적 행위나 낭만적 해결책처럼 포장하기, 자살 방법의 구체적 설명, 자살 원인 단순화하기, 자살이란 용어를 제목에 넣기 등을 피해달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미디어의 신중한 보도가 자살의 파급효과를 줄였다는 연구 사례도 있다.1994년 호주에서 청소년들의 우상이었던 유명 록그룹의 리드싱어가 권총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구결과 그의 죽음이 호주 청소년들에게 별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의 부인이 죽음을 낭만적으로 덧칠하지 않고 약물문제와 수차례의 자살 실패 등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함으로써 죽음을 건조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명인의 자살에 대해 언론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 욕구를 충족시켜 줄 의무가 있다. 그러나 과도하고 신중치 못한 보도가 자칫 자살 풍조를 부채질한다는 사실도 고려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인연수팀장
  • 김근태장관 ‘홈피정치’

    김근태장관 ‘홈피정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편지·홈피 정치’에 나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김 장관의 편지행정은 지난해 말 ‘한약학과 6년제’를 요구하며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160여일간 장기 농성 중이었던 원광대와 우석대 한약학과 학생들의 집으로 일일이 편지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그는 편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에 잇따라 글을 올리고 있다. 사회적 이슈나 개인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글을 띄워 대중에게 접근하는 방식이다. 처음 한두 번 장관의 글을 접한 대다수 네티즌들은 ‘사회적 약자군’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정치적인 감수성이 있다. 신선하다.”는 등의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요즘은 “식상하다.”는 의견과 함께 비판하는 글도 자주 눈에 띈다. 지금까지 홈페이지에는 5차례 글이 게재됐다.30대 영세민의 아들이 굶어죽은 것을 계기로 공무원들에게는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전환’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올 들어서는 20년 전 자신을 고문했던 이근안 전 경감을 면회한 소감을 감상적인 편지글 형태로 홈페이지에 올렸다. 이어 복지부의 명예 호스피스 홍보대사였던 영화배우 이은주씨 사망과 관련,“35년 전 전태일이 생각났다.”며 남다른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전 열사의 분신을 연예인 죽음에 비유한 것을 두고 몰매를 맞았다. 김 장관은 이런 비판에 굴하지 않고 1일 또다시 개인 홈피에 ‘담배에 대한 추억’이란 글을 게재했다. 그는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이참에 담배를 끊어버리자.”고 제안했다. 특히 금연확산을 위해서는 담뱃값 인상이 가장 유력한 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하반기 또 한 차례 담뱃값을 올리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김 장관의 글을 놓고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면서 “다만 국민의 복지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라면 감수성에 의존하기보다 좀 더 공격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주문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외로운 죽음앞에 전태일 떠올라”김근태복지 홈피에 추모글

    “외로운 죽음앞에 전태일 떠올라”김근태복지 홈피에 추모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호스피스 홍보대사를 맡았던 영화배우 고(故) 이은주씨와의 인연으로 추모 글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김 장관은 “얼마나 외로웠으면… 얼마나 무서웠을까….”로 시작하는 글에서 “전혀 경우가 다른데도 왠지 35년 전 전태일이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전씨는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했다. 김 장관은 “차디차게 되어 외로움에 진저리치면서 우리 곁을 떠나간 이은주가 자신의 외로움과 좌절감을 들어 줄 친구를 찾았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고 감정을 토로했다. 이어 “왜 그에겐 자신의 속 얘기를 들어 줄 친구가 없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면서 “이은주는 세상을 떠나가는 이들을 돌봐주고, 말을 들어주는 호스피스의 홍보대사였는데 막상 자신의 고민을 들어 줄 친구를 찾지 못했나 보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슬퍼하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면서 “나는 이은주 또래의 우리 젊은이들에게 여러분을 정말로 깊이 사랑한다고…, 여러분의 속 깊은 고민을 들을 수 있는 친구로 선택되고 싶다고…, 간절하게 말하고 싶다.”며 글을 맺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다시 교단에 서는 양성우 시인 7시간 격정 토로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다시 교단에 서는 양성우 시인 7시간 격정 토로

    ‘내일일까, 모레일까, 눈물 맺힌 30년 세월∼’. 누군가 말했다, 기다림은 차라리 고통이라고. 그렇게 30년을 지냈다. 이제 돌아가려 한다. 그곳은 어머니의 품이다. 태어나 뒹굴었다. 함께 울고 웃었다.‘품’을 떠난 뒤 강산이 세번 변했다. 파란과 곡절, 무수한 격동의 그림자를 관통했다. 돌이켜봐도 손바닥만한 가슴으로 꽁꽁 부둥켜안아야 했던 세월이었다. ●75년 시 ‘겨울공화국’으로 광주중앙여고 파면 2월 초였다. 그날따라 눈이 펑펑 쏟아졌다. 한 시인이 학교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얗게 덮인 눈, 서산대사가 걸어갔듯이 조심스럽게 발자국을 그렸다. 시계바늘을 30년 전으로 돌렸다. 농성하던 3학년 학생들이 거울처럼 투영됐다.‘겨울공화국’이 뇌리에 생생하게 스친다.‘지금은 겨울인가, 한밤중인가. 논과 밭이 얼어붙는 겨울 한때를, 여보게, 우리들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영화 ‘일 포스티노’의 마지막 대사.‘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칠레의 저항시인 파블로 네루다가 고향으로 돌아가며 읊었다. 시인 양성우(62). 요즘처럼 설렌 적이 있을까.30년만에 찾아온 ‘아주 특별한 귀향’을 맞이하고 있다.1975년 2월12일 ‘겨울공화국’이란 저항시를 낭독, 광주중앙여고에서 파면당했다. 이후 온몸으로 군사독재에 항거하며 투옥·고문·도피의 세월을 보냈다. 최근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광주중앙여고측에 양씨에 대한 복직권고 결정을 통보했다. 학교 측도 복직 절차에 들어갔다. 늦어도 한달 이내에 다시 교단에 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 마포에 위치한 민족문학작가회의 사무실에서 양씨를 만나 7시간 동안 ‘격정’의 인터뷰를 했다. 그는 먼저 1월말 학교측에서 연락이 와서 2월초 광주에 내려가 재단(금호·아시아나)이사장과 교장, 그리고 행정실무자 등을 만났다고 했다. 다들 흔쾌하게 양씨의 복직의사를 받아들였다고 귀띔했다. 특히 30년전 같이 근무했던 동료 교사들이 아직도 있어 무척 반가웠다고 부연했다. 또 이같은 사실이 언론 등에 보도되자 당시 제자들로부터 많은 축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광주중앙여고의 ‘총각 시인 선생님’이었던 그는 인기를 한몸에 받았다고 회상했다. 당시 학생들로부터 ‘오빠’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장남이 해직기자였던 당시 교장은 양씨를 파면할 때 “(아들 생각으로)내가 차라리 감옥에 가고싶은 심정.”이라며 괴로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학생·학부모 선동 이유 사찰로 유폐 양씨는 그해 4월15일 학교측으로부터 파면통고를 받자마자 중앙정보부(중정) 광주지부로 연행됐다. 중정 요원들은 학생들과 학부모를 선동했다는 이유를 들이댔다. 장시간 조사를 받은 양씨는 구례군 지리산 ‘천은사’로 유폐된다. 경찰 2명이 보초를 세워 출입을 통제했다. 이같은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면회객들이 줄을 이었다. 광주중앙여고 학생은 물론 서울의 대학생들까지 단체로 면회를 왔다. 양씨는 그해 연말 시인 고은씨한테 ‘사람 많은 곳에서 숨어 지내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편지를 보냈다. 고은씨는 곧장 천은사로 내려와 한밤중에 양씨와 함께 열차를 타고 상경했다. 서울에 온 양씨는 흑석동 중앙대 정문 입구에 2평짜리 쪽방을 얻었다. 쪽방 벽면 너머는 다방이었다. 때문에 날마다 송창식의 ‘고래사냥’을 들어야만 했다. 또 다방은 동료문인들이 모이는 아지트였다. 황석영·이문구·고은·이시영씨 등이 찾아와 문학을 얘기하고 군사독재를 비판했다. 중앙대 문창과 학생들도 단골로 찾아왔다. 그러던 하루는 한양대 이영희 교수가 불렀다. 중국문제연구소에서 촉탁직원으로 일해달라는 주문이었다. 춥고 배고팠던 양씨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연구소 소속 교수들의 논문을 모아 책을 발간하는 일이었다. 양씨는 이 무렵 장편시집인 ‘노예수첩’을 썼다. 이는 당시 재야권 인사들에게 수천부씩 복사되어 언더그라운드 페이퍼로 읽혀졌다. 얼마후인 1976년 남산(중정)의 4국으로 끌려가 조사를 받았다. 재야권에 음성적으로 떠돌던 ‘노예수첩’이 일본의 ‘세계(世界)지’에 게재된 것. ●한달간 고문 국제 간첩단으로 몰려 한달간 고문 끝에 양씨는 ‘양성우 국제간첩단 사건’의 장본인으로 발표된다. 양씨와 만났던 미국인 캐서린 엘리자베스(여성민권운동가)와 폴 슈나이스(독일인 목사), 일본의 다카사키 소지 교수 등이 입국금지됐다. 양씨는 곧 재판에 회부됐다. 죄목은 ‘국가모독죄’와 ‘긴급조치9호 위반’이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그는 6개월간 재판을 받는다. 이때 옥중에서 박정희 정권타도에 앞장섰다는 죄목이 더 추가됐다. 결국 5년형을 선고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됐다. 면회는 절대금지였다. 때문에 변호를 맡은 홍성우 변호사와 고은씨 등 지인들은 옥중결혼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마침 양씨는 수감되기 전 정정순(현재의 부인)씨와 사귀고 있었다. 반대할 것으로 예상됐던 정씨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혼인신고서를 작성했고 유일하게 면회를 할 수 있는 직계 가족이 됐다. 양씨는 농섞인 말로 “결혼 얘기만 나오면 지금도 ‘깨갱’할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집사람은 그 일로 고향인 광주집에서 쫓겨났다.”면서 (부인이)처녀의 몸으로 옥바라지한 경험담을 ‘때가 오면 그대여’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출간했다고 귀띔했다. 결혼식은 출소 후 이문구씨의 사회와 박형규 목사의 주례로 올렸다. 양씨는 수감 중 찬 감옥방에서 지내느라 하반신에 악성종양을 얻어 영등포시립병원에서 수술대에 누웠다. 이때 이문구·조태일·박태순씨 등 문인들이 단체로 몰려와 “저항시인 양성우를 석방하라.”며 연일 데모를 벌였다. 탄원도 계속됐다. 양씨는 2년6개월 만에 출소했다. 수감생활 중 성경책의 여백에 못으로 꾹꾹 눌러 옥중시집 ‘북치는 앉은뱅이’를 썼다. 5·18 때에는 지명 수배돼 도피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시인 신경림씨의 도움으로 가끔 서울에 올라와 세종문화회관 뒤쪽 ‘항아리집’에서 동료들과 비밀리에 만났다. 모이는 사람은 주로 염무웅·백낙청·이호철씨 등이었다. 항아리집 여종업원들은 프랑스의 물랭루즈처럼 운동권 인사들에게 음성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다고 양씨는 회고했다. “고은·조태일씨, 그리고 이영희 교수 등도 저를 돕다가 옥살이를 했지요.5·18후에는 문단활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됩니다. 또한 자유실천문학인협의회를 민족문학작가회의로 명칭을 바꾸는 등 민주화 운동에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게 되지요.” ●87년 잠시 정치권 외도 그는 6월항쟁 때 이한열군이 사망하자 ‘꽃상여 타고 그대 잘가라’는 추모시를 써 민주화운동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후 87년 대선 때 “법과 제도를 민주적으로 고치기 위해선 현실적인 행위가 필요하다.”는 주위의 끈질긴 권유로 정치무대로 잠시 외도한다. 전남 함평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철길’이라는 소설로 ‘학원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때 4·19시위를 주도하는 등 일찍부터 민주화 운동에 가담해 파란많은 인생역정의 길을 걸었다. 요즘 시작(詩作)에 전념하고 있다는 그는 “정년이 1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역사에 떠밀려간 30년의 세월을 매듭짓고 싶다.”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보약이 되는 얘기를 많이 해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 하반기에 신작 시집을 출간한다. 그의 시 가운데 ‘혼자 떠나는 새’ 등 10여편은 이미 가곡으로 불려지고 있다. ■ 그가 걸어온 길 ▲1943년 전남 함평 출생. ▲60년 조선대부속고등학교 2학년 재학중 4·19시위 주도 ▲61년 민통련 호남지역 고등학생 총연맹 회장으로 활동.5·16 직후 광주교도소 수감 ▲62년 학다리고등학교 편입. 학원문학상 소설당선 ▲63년 전남대 국문과 입학 ▲70년 ‘시인’에 ‘발상법’과 ‘증언’으로 등단. ▲71년 전남대 국문과 졸업 ▲71∼72년 학다리고 교사 ▲72∼75년 광주중앙여고 교사.‘겨울공화국’ 사건으로 교사직 파면 ▲76년 대한성서공회 문장위원 ▲77년 ‘노예수첩’으로 투옥 ▲79년 8월 가석방 ▲84년 자유실천문학인협의회 대표 ▲85년 서울민통련 중앙위원 ▲87년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대변인 ▲88년 제13대 국회의원(평민·서울 양천구) ▲91년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 시집 발상법, 신하여 신하여, 겨울공화국, 북치는 앉은뱅이, 청산이 소리쳐 부르거든, 넋이라도 있고 없고, 노예수첩 등 km@seoul.co.kr
  • [서울광장] 고개숙인 민주노총 살길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고개숙인 민주노총 살길은/우득정 논설위원

    단병호 위원장 시절, 민주노총의 한 부위원장은 민심과 동떨어진 총파업 투쟁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내부 선명성 경쟁을 꼽았다. 그는 민주노총을 달리는 자전거에 비유하면서 강경투쟁이라는 관성에서 이탈하려면 넘어지는 것, 즉 집행부 총사퇴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 지도부가 투쟁 일변도의 초기 노동운동을 고수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민주노총도 시대흐름에 맞춰 변신하지 않으면 머잖아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5년 후, 그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비리가 불거지더니 상급단체인 민주노총마저 대의원대회 폭력사태로 창립 10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의 생명이 도덕성과 민주성이라면 두가지 가치 모두에서 최악의 추태를 연출한 것이다. 기아차 비리는 구조적인 병폐임에도 노사의 공동책임이라는 식으로 얼버무릴 수 있지만 민주노총의 ‘반민주적’ 폭력사태는 어떤 논리로도 변명이 안 된다.‘곪을 대로 곪은 것이 마침내 터졌다.’는 내부의 목소리처럼 총체적인 대수술을 단행하지 않으면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까.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이 민주노총 조직진단을 위해 각급 조직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와 민주노총이 지난해 말 조직혁신위를 가동키로 하면서 내린 결론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63.6%는 ‘민주노총이 위기’라고 진단했다. 조합원들의 이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전투구(泥田鬪狗)식 노선투쟁을 꼬집은 반응이다. 또 조직혁신위 가동의 당위론에서 제기했듯이 11%에 불과한 노조 조직률과 정규직을 중심으로 한 노조활동으로는 더이상 노동계급을 대표할 수 없다. 현장조직 약화로 대중투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재정 압박, 조직 피로도 누적, 내부 민주주의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민주노총과 산하 대기업 강성노조의 시계바늘을 조합원과 국민에게 맞춰야 한다. 그래야만 권력화된 ‘귀족노조’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그들만의 노동운동’에서 대중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이라는 본연의 궤도를 되찾을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30여년 전 전태일 열사가 온몸을 불사르며 절규했던 노동정신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은 강경파의 조직적인 방해로 세차례나 무산됐으나 이수호위원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회적 협약 참여를 이행해야 한다. 노사정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 사용자와 머리를 맞대고 비정규직 차별시정 방안을 제시하고 노조 전임자문제와 복수노조 등 ‘노사관계로드맵’의 포장작업에도 동참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화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링 주변만 맴돌며 야유를 보내고 으름장을 놓는 식의 전략으로는 실리도 못 챙길 뿐더러 대중의 지지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특히 기아차 사태에서 드러난 구조적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노조 회계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방안도 하루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1997년 노동법 개정 이전처럼 행정기관이 감시·감독권을 보유하는 것은 노조의 자주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지만 노조가 자율적으로 제3의 회계기관으로부터 검증받고 그 결과를 공표하는 것은 시도해볼 만한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사용자측으로부터 노조전임자 급여를 지원받는 관행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 기아차 비리와 민주노총 내부 환부가 한꺼번에 돌출된 것은 어찌보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자정능력 복원을 통해 시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임시봉합은 민주노총, 나아가 노동계 전체를 사지로 몰고가는 길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책꽂이]

    l경제·실용l ●내안의 게으른 돼지(마르코 폰 뮌히하우젠·헤르만 쉐러 지음, 배진아 옮김, 영림카디널 펴냄) 기업 내에서 각종 전략들이 번번이 실패하는 원인을 내부의 적에서 찾는다. 내부 훼방꾼의 정체를 파악하고 퇴치하는 방안을 담았다.1만 1000원. ●부자IQ, 내안에 부자능력 있다(김영한·하공명 지음, 서울문화사 펴냄) 최근 4∼5년 사이에 부자가 된 사람들 300명을 만나 부자가 되는 능력을 분석했다. 부자의 비결은 단순한 재테크 기술이 아니라 부자가 되는 본질적 능력에 있음을 밝힌다.9000원. ●황홀한 맛기행(김재준 지음, 랜덤하우스 중앙 펴냄) ‘맛의 달인’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가 한국에서 세계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몇몇만 아는 비밀스러운’ 장소들을 소개한다.9000원. l유아·아동l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까?(마거릿 초도스 지음, 민유리 옮김, 베틀북 펴냄) 꼬마 숙녀 엘라는 입고 싶은 옷을 맘대로 입지 못하게 엄마 아빠 언니가 늘 간섭하는 게 불만인데…. 다른 사람의 개성과 취향을 인정할 줄 아는 아량을 웅변하는 그림책.4세 이상.8500원. ●어떤 느낌일까요?(파멜라 힐 네틀턴 지음, 이문향 옮김, 애플트리태일즈 펴냄)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우리 몸의 오감을 이해하게 해주는 해설그림책. 실생활 소재를 이야깃감으로 삼아 그림이 더욱 친숙하다.4세 이상.8000원. l초등·청소년l ●로마 신화(제랄딘 맥코린 지음, 정희경 옮김, 마루벌 펴냄) 트로이 멸망과 로마제국 건설, 시리우스 별자리에 얽힌 사연, 불칸이 아름다운 아내 비너스를 길들인 이야기…. 간결한 현대적 문체로 다듬은 15편의 로마신화들을 통해 고대 로마인들의 생활방식과 전통을 엿볼 수 있다. 초등생.1만 4000원. ●제닝스, 동물 구출에 나서다(앤터니 버커리지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사계절 펴냄) 영국에서 반세기 넘게 사랑받아온 ‘제닝스 시리즈’. 장난꾸러기 제닝스와 친구들은 동물들의 안식처인 호킨 아주머니 농장이 없어진다는 소식에 동물 구하기에 팔소매를 걷어붙이는데…. 동물사랑을 실천하는 아이들의 자립적 사고와 적극적 행동이 구체적으로 잘 묘사됐다. 초등3년 이상.7800원.
  • [어떻게 지내세요] 前 세계복싱챔피언 유제두

    [어떻게 지내세요] 前 세계복싱챔피언 유제두

    “요즘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복싱을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헝그리 정신으로 복싱을 한 옛날과는 격세지감이 들지요.” 전 프로복싱 WBA(세계복싱협회) 주니어미들급 챔피언 유제두(60). 지난 1975년 6월7일 일본의 와지마 고이치를 때려눕히는 광경은 40대 이상의 팬들에게는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유제두체육관’을 찾았다. 추운 날씨에도 유제두 관장은 후배들을 지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악수를 청했더니 손이 돌주먹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나이 60에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는 체육관 원생들의 운동을 도와주고 있을 뿐 별도의 운동은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육관에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 20명가량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도 하고 ‘땡’하는 종소리에 맞춰 복싱 스텝을 밟아보기도 했다. 저녁에는 다이어트를 하려는 여성들이 많이 온다고 했다. 체육관 벽면에는 무하마드 알리와 나란히 찍은 사진, 세계챔피언 등극 이후의 카퍼레이드 장면, 또 청와대에서 고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는 장면 등이 쭉 붙어 있었다. 유 관장은 “은퇴후 마포와 연희동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다가 복싱은 아무래도 공단이 있는 곳이 낫다는 생각에 지난 83년 이곳으로 왔다.”고 설명했다. 79년 은퇴경기후 그동안 후배양성에 묵묵히 힘써 왔다. 침체된 프로복싱을 살려보겠다는 의지에서였다. 결과 84년 IBF(국제복싱연맹) 챔피언에 오른 장태일을 비롯해 곽정호 차남훈 장영순 정선용 등 동양챔피언을 길러냈다. 요즘에는 주로 신인들이 찾아온다고 했다. 그는 현역 시절 숙적이던 일본의 와지마와 가끔 만난다. 후배선수를 데리고 일본에 시합갈 때 만나는 경우도 있고, 또 4년전에는 와지마가 한국에서 일주일간 머물 때 몇차례 만났다. 현역시절 전적은 화려했다.68년 프로데뷔 이후 11년간 56전51승(29KO)2무3패. 한국미들급 챔피언-동양미들급챔피언-세계주니어미들급챔피언, 특히 동양타이틀을 21차례나 방어한 기록을 갖고 있다.75년 당시 일본 적지에서 벌어진 세계타이틀전에서 챔프 와지마를 KO로 눕혀 온 국민을 열광케 했다. 복싱을 안 했으면 지방에서 공무원생활을 했을 것이라는 그는 “이왕 권투를 했으니 후진들을 키워 세계챔프를 만드는 게 꿈”이라며 웃었다.2남1녀의 자녀 중 딸은 결혼했고, 두 아들은 각각 직장과 대학에 다니고 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영화보러 극장 간다고? 난 안방에서 느긋하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2부(EBS 7일 낮 12시)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텔레비전용 영화로 만든 작품.1999년 NBC에서 제작. 우피 골드버그가 캐셔 고양이로, 마틴 쇼트가 모자장수로, 벤 킹슬리가 쐐기벌레로,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흰 기사, 미란다 리처드슨이 하트의 여왕, 그리고 티나 마조리노가 주인공인 앨리스 역으로 나온다. 영화의 줄거리는 고전과 크게 다를게 없지만, 이 영화는 거대한 팬터지 드라마로 재탄생했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MBC 10일 밤 12시15분) 오종록 감독의 2003년작. 차태현, 손예진 주연. 첫사랑과 결혼하기 위한 한 남자의 좌충우돌 해프닝. 젖동무였던 태일과 일매라는 청춘남녀, 그리고 일매의 아버지인 고등학교 선생님 영달이 억센 경상도 사투리와 함께 펼쳐 가는 코믹 러브스토리. 일매와 태일은 태어나자마자 태일 어머니의 젖을 함께 나눠먹으며 자란 젖동무. 태일은 말썽만 피우며, 허구한 날 일매에게 장가가겠다고 떼쓰는데….108분. ●미션 임파서블2(MBC 10일 오후 2시30분) 오우삼 감독의 2000년작. 톰 크루즈, 더그레이 스코트 주연. 액션 스릴러 ‘미션 임파서블’의 속편. 치명적인 독일산 바이러스가 악당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바이러스를 파괴하는 임무를 띤 요원들의 활약을 그린 액션 대작. 러시아의 생물공학자인 네코비치 박사는 어느 날 I 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요원인 이단 헌트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는 ‘키메라’라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냈다. 123분. ●그녀를 믿지 마세요(MBC 11일 오후 9시55분) 배형중 감독의 2003년작. 김하늘, 강동원 주연. 가석방된 사기 전문 여성이 우연히 만난 청년의 약혼반지를 그의 집에 돌려주려다, 본의 아니게 약혼녀 행세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깜찍한 외모, 유려한 말솜씨 등을 자랑하는 영주(김하늘). 하지만 그녀는 고단수 사기경력으로 별을 달고 있는 터프걸. 영주는 가석방 심사를 탁월한 연기력으로 가볍게 통과하면서 출감하게 되는데….115분. ●실미도(MBC 10일 오후 9시40분) 강우석 감독의 2003년작. 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 주연. 북파 공작을 목적으로 실미도에서 훈련을 받은 특공대원들이 1971년 8월23일에 일으켰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순제작비는 82억원이 들었고, 고정출연 70여명에 1000여 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됐다. 개봉 당일 30만 1000명을 시작으로 19일 만에 500만명,58일 만에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의 관객을 넘어섰다.135분. ●어린신부(MBC 8일 오후 9시40분) 김호준 감독의 2004년작. 김래원, 문근영 주연. 세상 여자가 모두 자기 여자인양 온갖 작업을 펼치던 잘 나가던 대학생 상민(김래원)과 수다 떨기 좋아하고 얼짱 보면 가슴 설레는 앙큼상큼한 여고생 보은(문근영). 두 사람은 보은의 할아버지(김인문)에게서 날벼락 같은 명령을 받게 된다. 할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자 24세 상민과 16세 보은은 어쩔 수 없이 결국 결혼을 하고야 만다.115분. ●영어완전정복(KBS2 10일 오후 9시40분) 동사무소 말단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스포츠신문 운세란을 열독하는 9급 공무원 나영주. 어느날 외국인이 찾아와 민원 처리를 요구하면서 일상에 풍파가 몰아친다. 그 일을 계기로 동료들을 대표해 영어완전정복 주자에 당첨된 영주는 난생 처음 영어학원의 문턱을 밟는다. 하지만 알파벳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바람기 다분한 문수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장혁·이나영 주연.118분. ●인어공주(KBS2 9일 밤 12시30분) 나영은 때밀이인 억척 엄마와 착해서 답답한 아빠와의 생활이 지긋지긋하다. 안 그래도 불만스러운 상황에 아빠는 갑자기 집을 나가 버리고, 나영은 할 수 없이 아빠를 찾아 엄마, 아빠의 고향인 섬마을로 간다. 그곳에서 더없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스무살 엄마 연순을 만나게 되는데…. 팬터지 속에 유쾌함과 찡한 감동을 규모있게 뒤섞었다. 전도연이 1인 2역을 맡아 열연했다.110분. ●효자동 이발사(KBS2 8일 오후 11시10분) 청와대가 경무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경무대가 위치한 동네에 효자이발관이 있었다. 효자이발관은 소심하지만 순박한 이발사 성한모가 주인. 경무대 지역 주민다운 자긍심으로 그는 나라가 하는 일이라면 항상 옳다고 믿었지만, 얼결에 대통령의 이발사가 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게다가 어린 아들까지 간첩 혐의로 잡혀가는데…. 송강호·문소리 주연의 휴먼 드라마.116분. ●황산벌(SBS 10일 오후 9시30분) 고구려, 신라, 백제 3국의 분쟁이 끊이질 않았던 660년. 김춘추는 나당 연합군을 결성해 김유신 장군에게 당나라의 사령관인 소정방과의 협상을 명령한다. 나이로 밀어붙이려던 김유신은 결국 소정방에게 밀려 조공을 조달해야 할 처지가 된다. 하지만 조공을 운반하기 위해선 계백 장군이 버티고 있는 백제군을 뚫어야 하는데…. 걸쭉한 사투리 대결이 배꼽을 잡게 하는 역사 코믹극.104분. ●터미네이터 3(SBS 8일 오후 11시25분) 10여년전 T-1000의 살해 위협에서 벗어난 미래의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는 자신에 대한 모든 기록을 지워버린 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로봇들의 최첨단 네트워크인 스카이 넷의 치밀한 추적 앞에서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로봇인간 T-X가 미래에서 파견되고, 터미네이터가 이에 맞선다.12년 만에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킨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SF 액션.108분.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SBS 8일 오후 8시30분) 팬터지 가족영화 ‘해리포터’시리즈의 2탄. 이모부가 손님을 초대한 날, 요정이 해리를 찾아와 마법학교에 가지 말라며 소란을 피워 결국 손님 접대가 엉망으로 끝난다. 이 일로 해리는 다락방에 갇히게 된다. 어느날 론이 해리를 구출해내고, 우여곡절 끝에 학교로 돌아간다. 그러나 학교는 비밀의 방에 괴물이 살고 있다는 소문으로 뒤숭숭하고, 해리는 비밀의 방을 찾아간다.162분.
  • [儒林 속 한자이야기] (56)

    施政(시정) 儒林 268에 施政(베풀 시/다스릴 정)이 나오는데, 이 말은 ‘정치’자체, 혹은 ‘정치를 시행함’을 뜻한다. 施는 본래 ‘넘실거리며 펄럭이는 깃발의 모양’의 뜻으로 쓰였으나 점차 ‘옮다’‘베풀다’의 뜻이 派生(파생)되었다.‘施賞(시상:상장이나 상품, 상금 따위를 줌)’‘博施濟衆(박시제중: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풀어서 뭇사람을 구제함)’등에 쓰인다. 政자의 본래 의미는 ‘정벌’이었다.‘바로잡다’‘바르다’는 파생된 뜻이며, 본래의 뜻을 보존하기 위해 새로 만든 글자가 ‘征(정벌할 정)’이다.政의 用例에는 ‘政見(정견:정치상의 의견이나 식견)’‘政黨(정당: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政策(정책:정치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방책)’이 있다. 政治(정치)가 成立(성립)되기 위한 三要素(삼요소)는 國民(국민),國家組織(국가조직), 그리고 조직의 支配權(지배권) 행사이다. 일찍이 孟子(맹자)는 “백성이 가장 귀중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며, 군주는 중요하지 않다(民爲貴,社稷次之,君爲輕:민위귀, 사직차지, 군위경).”고 하였다. 임금은 權力(권력)이며, 사직은 국가, 백성은 국민이다. 동양적 관점에서 최상의 정치는 ‘無爲之治(무위지치)’, 즉 애써 통치를 하지 않아도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지는 境地(경지)다. 이러한 이상사회를 ‘堯舜時代(요순시대)’ 혹은 ‘堯舜之治(요순지치)’라고 한다.堯(요)임금은 중국 문화사에서 가장 이상적인 爲政者(위정자)로 推仰(추앙)받는다. 그가 천하를 다스린 지 50년이 되었을 때, 천하가 잘 다스려지고 백성들이 즐거운 생활을 하는지 직접 확인하고자 평민 차림으로 거리에 나섰다. 넓고 번화한 네거리를 지나 한적한 시골길에 접어들었을 때, 한 노인이 길가에 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손바닥 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 “해가 뜨면 일하고(日出而作:일출이작), 해가 지면 쉬고(日入而息:일입이식), 우물 파서 마시고(鑿井而飮:착정이음), 밭 갈아 식량을 얻으니(耕田而食:경전이식), 임금의 덕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으랴(帝力于我何有哉:제력우아하유재).” 이는 정치의 고마움을 알게 하는 정치보다는 그것을 전혀 느끼지조차 못하게 하는 정치가 진실로 위대한 정치라는 것이다. 禮記(예기) 禮運篇(예운편)에서는 이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이상적 사회를 “大同社會(대동사회)”라고 하였다. 이러한 세상에 이르면 큰 도(大道)가 행해지고 어진 사람과 능력있는 자가 버려지지 않으며, 가족주의에 얽매이지 않고, 노인은 생을 편히 마치고, 젊은이는 모두 일할 수 있으며, 노약자·병자·불쌍한 자들이 버려지지 않고, 길에 재물이 떨어져도 줍지 않는다. 이 大同思想은 역대 제왕들의 이상적 통치형태일 뿐 아니라 근대 중국의 혁명가인 孫文(쑨원)도 최고의 이상사회로 삼았으며,毛澤東(마오쩌둥)과 蔣介石(장제스)도 다 같이 실천해야 할 이상사회로 보았다. 우리 나라의 栗谷(율곡) 李珥(이이)도 ‘聖學輯要’에서 정치적 功效(공효)의 理想型(이상형)으로 대동세계를 말하였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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