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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혜교·김은숙 작가 신작 ‘더 글로리‘…학교 폭력 복수극

    송혜교·김은숙 작가 신작 ‘더 글로리‘…학교 폭력 복수극

    김은숙 작가와 배우 송혜교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후 5년 만에 학교 폭력과 관련된 드라마로 돌아온다. 드라마 제작사 화앤담픽쳐스는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자 배우 송혜교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 ‘더 글로리’라고 8일 밝혔다. 이 작품은 건축가를 꿈꿨지만 고등학교 시절 잔인한 학교폭력으로 자퇴를 한 주인공이 가해자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이의 담임교사로 부임 후 가해자들과 방관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연출은 ‘비밀의 숲’,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청춘기록’을 만든 안길호 PD가 맡아 올 하반기 촬영을 시작한다. 총 8부작으로 100% 사전 제작되며 방송사나 방송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감옥서 황당 소송… “샤워 매일 하고싶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감옥서 황당 소송… “샤워 매일 하고싶다”

    지난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를 일으켜 현재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조하르 차르나에프(26)가 미 연방 정부를 상대로 25만 달러(약 2억 7000만원)에 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A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차르나에프가 4일 교도소에서 차별대우를 받고있다는 주장을 담은 내용의 자필 소송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경비가 가장 삼엄한 콜로라도의 슈퍼맥스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그는 이곳에서 불법적이고 비합리적인 차별 대우를 받고있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주장했다. 그가 차별대우라고 주장한 근거는 크게 2가지다. 먼저 유죄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처음 도착했을 때 흰색 야구모자와 반다나(스카프 대용으로 쓰이는 큰 천)를 구매했는데 이를 압수당했다는 것. 그는 "태양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이 물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또 한가지는 교도관들이 수형평가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매일 샤워를 하지 못하고 1주일에 3번만 샤워를 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나 교도소 측이 야구모자 등을 압수한 이유는 있다. 보스턴 테러 당시 차르나에프는 흰색 야구모자를 쓰고 범행을 벌여 처음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았을 때 '흰 모자'로 불렸다. 때문에 차르나에프가 야구모자를 구매해 쓰는 행동이 테러 피해자와 수사관들을 모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충격을 던진 보스턴 마라톤 테러는 2013년 4월 15일 오후 2시49분 마라톤 결승점에서 압력솥 장비를 이용해 만든 폭탄 2개가 터지면서 일어났다. 이로 인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60명 이상이 다쳤다. 키르기스스탄계 미국 국적인 그는 형 타메를란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는데 사흘 만에 타메를란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숨졌다. 총격전 현장에서 달아나 보스턴 근교 워터타운 집 뒷마당에 감춰둔 보트에 숨어 지내던 그는 하루 뒤 붙잡혔다. 2년이 지난 2015년 5월 15일 1심에서 차르나예프는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015년 종신형으로 감경돼 큰 논란이 일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차르나에프에 대한 감경을 비판하며 사형 재추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인공토양과 인공광 활용한 ‘수직농장’…농업의 미래될까?

    [고든 정의 TECH+] 인공토양과 인공광 활용한 ‘수직농장’…농업의 미래될까?

    농경의 시작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본래는 숲과 초원이었던 땅을 개간해 개량된 작물을 키우면서 인간은 원하는 만큼 식량 생산을 늘릴 수 있는 능력을 획득했습니다. 물론 이 능력은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닙니다. 인류는 수천 년에 걸쳐 야생 식물을 작물로 개량하고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치수 사업을 전개했습니다. 현대에 와서는 화학 비료와 농약, 기계화 농업은 물론 유전자 변형 생물(GMO)까지 등장해 농업 생산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최근에는 기존의 농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인 수직농장(vertical farm)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직농장은 몇 가지 점에서 기존의 농업과 완전히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땅에서 재배하는 것이 아니라 특수 배지 및 인공토양에서 작물을 재배하고 태양광 대신 LED를 이용한 인공광을 이용해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환경에서 작물을 재배합니다. 땅에서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태양광과 물을 이용한 농업보다 훨씬 비싸지만, 최근 수직농장이 점점 주목받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수직농장의 최대 장점은 농업에 필요한 토지와 물 같은 자원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의 수직농업 스타트업인 플렌티(Plenty)는 독특한 방식의 수직 농업 시스템으로 재배 면적을 99%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존의 수직농장이 아파트처럼 재배 시스템을 위로 쌓는 방식이었다면 플렌티는 진짜 수직 재배 시스템을 이용해 작물을 키웁니다. 수직으로 세운 재배 시스템으로 비료와 물이 공급되고 그 사이 LED 패널에 의해 광합성에 필요한 빛이 제공됩니다. 이 수직농장 시스템은 2에이커의 재배 시설에서 720에이커의 농경지에서 생산하는 것만큼의 채소와 과일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물 역시 95% 이상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수직농장의 관리 및 재배 과정은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으며 인공지능 시스템에 의해 통제됩니다. 플렌티는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구글 알파벳의 에릭 슈미터 전 회장,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이 투자해서 더 유명해졌습니다. 플랜티는 최근까지 4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투자 받았으며 캘리포니아에 있는 400개 상점에서 수직농장 재배 작물을 팔기 위해 계약한 상태입니다. 물론 재배 단가가 높아서 밀이나 쌀 같은 주곡 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1년 365일 계절이나 기상 상황과 관계없이 항상 신선한 무농약 채소를 공급할 수 있어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통제된 환경에서 재배하는 경우 굳이 GMO 작물은 필요 없기 때문에 플렌티 측은 GMO 프리를 또 다른 마케팅 포인트로 잡을 계획입니다.수직농장은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바다 건너 유럽에서도 대규모 수직농장이 하나씩 들어서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노르딕 하베스트(Nordic Harvest A/S)는 예스헬스(YesHealth)와 협력해서 코펜하겐 인근에 유럽 최대의 수직농장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노르딕 하베스트의 수직농장은 플렌티의 기술과는 달리 작물을 수평으로 재배하는 수직농장으로 14층의 재배층을 지닌 수직농장입니다. 회사 측은 우선 연간 200톤의 채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시작해서 연간 1000톤급으로 재배 시설을 증설할 계획입니다. 재배 면적은 7,000㎡입니다. 노르딕 하베스트 수직농장의 가장 큰 특징은 100% 풍력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덴마크에서 풍력 에너지를 구하기 쉽기도 하지만, 친환경 무농약 농작물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의 대부분은 정수 후 재활용되고 수확한 작물 가운데 뿌리처럼 버리는 부분은 발효시켜 비료로 다시 재활용합니다. 완벽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연간 최대 15번 수확이 가능하고 기후 조건에 상관없이 일년 내내 신선한 채소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직농장은 완벽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고밀도로 1년에 여러 번 재배가 가능한 특징 때문에 에너지는 많이 소모하지만, 토지와 물을 매우 적게 소모하고 주변 환경으로 농약과 비료가 유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에너지만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적은 것입니다. 또 기후나 토양 조건에 영향이 없기 때문에 집약적 도시 농업에 관심이 많은 싱가포르 같은 도시 국가나 중동 사막 국가에서도 수직농장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도로 자동화할 수 있어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역시 또 다른 장점입니다. 다만 재배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어 모든 작물을 수직농장에서 재배하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 높은 대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수직농장은 재배 주기가 짧은 채소나 과일을 365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수직농장 관련 기술이 크게 발전한 만큼 이런 틈새 시장을 잘 공략한다면 21세기 스마트 농업의 중요한 방식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불확실성의 시대’… 코로나 극복·바이든 ‘美 통합’ 가능할까

    ‘불확실성의 시대’… 코로나 극복·바이든 ‘美 통합’ 가능할까

    2021년 세계는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차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통제될지, 코로나19발 경기침체는 언제쯤 회복할지, 미국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은 기대만큼 분열된 미국과 세계를 잘 이끌 수 있을지, 신(新)냉전으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 관계는 어디로 향할지, 미국과 유럽·한국의 싱크탱크와 언론들 전망을 토대로 우리가 올해 주목해야 할 ‘글로벌 이슈 5’를 정리했다.오는 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는 조 바이든이 미국을 도널드 트럼프 이전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제대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 갈라진 미국을 통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바이든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미 역사상 가장 많은 8000만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트럼프의 불복으로 당선을 공식 확인하는 의회 절차가 막판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6일(현지시간)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는 무장까지 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회에 난입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재개돼 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에서 열린 시위에 참석해 상원의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선거 결과를 뒤집을 것을 촉구하고 지지층의 불복 행동을 부추겼다. 대통령이 민주적인 정권 이양 절차까지 가로막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미국 의회에서 벌어져 충격을 준다. 트럼프는 바이든 당선인과 미국에 최대 악몽이 됐다. 트럼프는 바이든 집권 4년 내내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극성 지지층을 동원해 민주당 정부와 의회, 공화당 지도부를 흔들어 댈 공산이 매우 크다. 5일(현지시간) 실시된 조지아주의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2석을 모두 확보해 하원에 이어 상원도 다수당을 차지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한다. 이에 따라 바이든의 대외 정책과 건강보험, 이민, 에너지, 세제 등 국내 정책이 힘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 국내 정치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바이든은 제1과제로 꼽은 코로나19 극복과 빠른 경제회복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번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은 미국이 얼마나 분열돼 있는지 보여 준다. 바이든과 민주당만으로는 이 분열과 갈등을 치유하기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의 창궐은 2020년에는 생명·안전과 직결된 보건 이슈였고, 2021년에는 이에 못지않게 경제적 현안이 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속도가 더뎌 하반기에도 완전 통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는 8680만명이 넘었고 사망자도 200만명에 육박한다. 코로나19로 국가 간, 계층 간, 인종 간, 산업 간 불평등의 골이 더 깊게 패 ‘K자형’ 경제회복 가능성이 높다. 실업자가 급증했고, 중산층 수가 반세기 만에 줄었다. 국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재정을 대거 투입했고, 그로 인해 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급증한 부채로 재정 및 금융위기에 빠지는 나라들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세계은행은 지난 5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가 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신 배포가 광범위하게 이뤄져 코로나19가 통제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반대로 코로나19 유행이 잡히지 않고 백신 배포가 지연되면 성장률은 1.6%에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여러 선진국의 저투자, 저고용, 노동력 감소로 앞으로 10년간 글로벌 성장세가 더욱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유라시아그룹은 코로나19와 경제적 후폭풍으로 개발도상국 중에는 경제적 불안정이 정치적·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고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도 미중 관계는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식 일방주의로 중국을 몰아붙이기보다 두 나라 모두 공존의 공간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 온 바이든 당선인이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과 연대해 중국에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여 한국에는 큰 외교적 과제가 던져진 셈이다.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고 지식재산권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는 미국의 대중 조치들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5G와 인공지능을 비롯한 최첨단기술 분야에서의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첨단기술에서의 패권 경쟁은 친환경기술 분야로 전선을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이든 당선인과 민주당이 기후변화와 친환경 에너지정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은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고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는 줄여 배터리와 전기차,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는 중국이 앞서 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친환경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관련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제기구를 통해 중국의 환경정책 등을 압박할 가능성도 크다.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되는 동안 적극적인 ‘백신 외교’ 경쟁도 펼 것으로 보인다. 백신 지원을 통해 국제적 지지를 모아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즉 곳곳에서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위구르족 문제와 홍콩, 대만, 남중국해를 둘러싼 두 나라 사이의 오래된 외교적 이견은 새로 부상한 기술 냉전과 맞물려 미중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친환경(그린)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선언했다. 중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도 비슷한 정책을 발표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정에 재가입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넷 제로)를 목표로 연방예산 1조 7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EU는 2050년까지 세계 최초로 탄소 중립 대륙이 되겠다는 유럽그린딜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1조 유로(약 1347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는 물론 녹색 공공조달제도, 탄소 국경세의 역외국 적용 등 녹색보호주의 정책을 펼 가능성이 커 대비가 필요하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책임에 차별을 둬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단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책 마련 요구에 최근 2060년 탄소 중립 달성 목표를 내놓았다. 탈탄소로 대표되는 그린 정책과는 달리 최첨단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녹색산업을 육성하는 신인프라 정책을 발표했다. 미국이 재가입한 뒤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기후정상회의에서 어떤 합의를 도출해 낼지 주목된다.유럽은 벌써 ‘포스트 앙겔라 메르켈’ 시대를 걱정하고 있다. 15년 동안 독일 총리로 재임하며 유럽 통합에 기여해온 메르켈은 올 9월 정계에서 은퇴한다. 지난해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을 맡았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가 불러온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7500억 유로(약 1005조원) 규모의 경제회복기금 조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 메르켈 총리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2011년 남유럽 금융위기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데 영향력을 발휘했고, 난민 문제와 터키와의 에너지 및 영토 분쟁을 해결하는 중재자 역할을 해 왔다. 한계를 보이기는 했지만 트럼프의 일방주의를 견제하는 데 앞장서 왔다. 메르켈이 떠난 뒤 유럽 리더십의 공백은 영국도 EU를 탈퇴한 마당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채우려 노력하겠지만 프랑스 경제 상황이 여의치 않고 내년 선거를 앞둬 성과를 장담할 수 없다. 코로나19 이후 유럽 각국에서 한동안 잠잠했던 극우 정치세력의 재부상 가능성도 우려를 낳고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삼성 ‘네오 QLED TV’로 또 한 걸음 진화

    삼성 ‘네오 QLED TV’로 또 한 걸음 진화

    “다양한 사용자들의 삶의 방식을 반영하고 미래와 환경을 보호하는 ‘스크린 포 올’ 시대를 개척해 나가겠습니다.” 삼성전자가 6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TV 신제품 공개 행사인 ‘삼성 퍼스트룩 2021’에서 사람과 친환경을 중심에 둔 새 비전을 제시하며 ‘네오 QLED TV’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 TV’를 내세워 올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미니 유기발광다이오드(LED) TV 시장의 주도권을 노린다. 네오 QLED TV는 퀀텀 미니 LED를 통한 정교한 빛 조절로 한층 진화한 명암비, 화질을 선사한다. 액정표시장치(LCD) TV의 백라이트로 쓰이는 LED 소자를 기존의 40분의1 크기로 줄여 더 많은 소자를 배치하고 이에 따라 화면분할구동(로컬디밍) 영역도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니 LED 밝기를 12비트(4096단계)까지 세밀하게 조정해 주는 ‘퀀텀 매트릭스’ 기술을 더했다. 16개의 신경망으로 구성된 학습형 인공지능(AI) 업스케일링 기술도 새로 적용해 영상의 화질에 상관없이 8K, 4K 해상도를 최고 수준으로 구현한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1분기 안에 해외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업계 리더로서 어떤 공간에서든 최고의 스크린 경험을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TV 생산 과정에서 탄소 저감 노력을 기울일 뿐 아니라 제품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자원 순환이 이뤄질 수 있게 하는 친환경 정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태양광이나 실내 조명으로 충전할 수 있는 ‘솔라셀 리모컨’을 도입해 배터리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재활용이 가능한 TV 포장재는 기존 라이프스타일 TV에서 전 제품으로 늘린다. 시·청각 장애를 지닌 이용자들의 시청 경험도 개선한다. 한 예로 뉴스에 나오는 수어 화면을 AI로 자동 인식해 확대해 주는 ‘수어 확대’ 기능을 추가했다. 스피커와 헤드폰 두 곳에서 동시에 사운드를 출력해 일반인뿐 아니라 저청력 장애인도 함께 TV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다중 출력 오디오 기능’도 선보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박진호 영남대 교수, 한국에너지학회 제25대 회장 취임

    박진호 영남대 교수, 한국에너지학회 제25대 회장 취임

    박진호(62) 영남대 화학공학부 교수가 한국에너지학회 제25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2021년 12월 31일까지 1년간이다. 한국에너지학회는 에너지 분야 발전과 그 응용 및 보급에 기여하고 국내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1992년 설립된 에너지 전 분야를 포괄하는 전문학회다. 박 신임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에너지 분야가 앞으로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같이 고민하고, 집단지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에너지 분야 종사자들 모두가 뜻을 모을 수 있도록 힘쓰겠다”면서 “한국에너지학회가 학·연·산 간 융합과 연계를 통해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신임 회장은 미국 플로리다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94년 9월부터 영남대 화학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사)한국태양광발전학회 제4대 회장과 한국에너지학회 수석부회장을 역임했으며, 2018년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2016년 12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 에너지산업 MD(Managing Director)로 위촉돼 3년 1개월간 활동했다. 국내 화학공학 분야 교육발전에 기여해 2018년 한국화학공학회 ‘형당교육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과학기술훈장 ‘도약장’을 수훈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아하! 우주] 中 우주굴기 상징 톈원 1호, 과연 화성 궤도 진입 성공할까?

    [아하! 우주] 中 우주굴기 상징 톈원 1호, 과연 화성 궤도 진입 성공할까?

    ‘화성 전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미국과 중국,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탐사선들이 2월 화성 도착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2월 10일 화성 궤도 진입을 예정하고 있는 중국의 톈원 1호가 과연 궤도 진입에 성공할 것인가를 두고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화성 궤도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이제껏 51번 있었지만, 성공한 것은 21차례 뿐이다. 게다가 단 한 번만에 성공한 나라는 인도가 유일하다. 인도의 화성 탐사선 망갈리안이 2014년 9월 화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함으로써 인도는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다음으로 네번째 화성에 우주선을 보낸 나라가 됐으며, 아시아 국가로서는 최초로 화성 궤도 진입 기록을 세웠다. 인도에 앞서 중국은 2011년 11월 화성탐사선 잉훠(螢火) 1호를 발사했으나 행방불명됐으며, 일본은 1998년 화성탐사위성 노조미호를 발사했으나 궤도 진입에는 실패했다. 미국과 러시아도 궤도 진입을 첫 시도 만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유럽우주국(ESA)이 2003년 화성 궤도 진입의 첫 시도에 성공했지만, 단일 국가로는 인도가 최초다. 중국 국가우주국(CNSA)은 톈원 1호 화성 궤도선과 착륙선이 2월 10일 화성 도착을 앞두고 속력을 내고 있으며 궤도 진입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CNSA에 따르면, 톈원 1호는 24주째 화성을 향해 순항 중이며, 현재 지구에서 1억3000만㎞, 화성에서 830만㎞ 거리에 있다. 모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태에서 우주선은 2월 10일 화성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감속을 할 예정이다. 5톤 무게의 우주선이 화성의 중력에 잡히게 될 만큼 충분히 감속되도록 엔진을 분사할 것이다. CNSA의 발표에 따르면, 톈원 1호가 화성 궤도에 도착할 시점에 우주선과 지구와의 거리는 약 1억9000만㎞로, 이는 지구-태양 간 거리의 약 1.3배나 되는 먼 거리다. 전파신호가 가는 데만도 10분 이상이 걸리므로 우주선에 대해 실시간 제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주선은 자율적으로 명령을 수행해야 한다.톈원 1호를 제작한 중국우주기술아카데미의 리 젠카이 화성 탐사 프로젝트 부사령관은 "화성 궤도 진입을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 중"이라면서 "1월 24일 이전 베이징우주관제센터와 합동으로 모든 기동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궤도에 진입하면 톈원은 바로 탐사 로버의 착륙 준비에 들어간다. 착륙 예정지는 NASA의 바이킹-2의 착륙선이 내렸던 유토피아 평원 내에 있는데, 많은 양의 얼음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 지역에 대한 자세한 지형을 이미징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착륙 준비를 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5월까지는 착륙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 한다. 중국의 첫 화성탐사선 톈원 1호는 지난해 7월 23일 하이난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중국 로켓인 ‘창정5호’에 실려 발사된 후, 지구·달 사진, 탐사선 ‘셀카’, 3차례 중간수정, 한 차례 심우주 기동, 자체점검 등 일련의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중국은 이번 발사로 화성 궤도 비행부터 착륙, 탐사까지 임무를 한꺼번에 수행할 계획이다. 탐사선은 화성 표면의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가져올 예정이다. 중국이 화성착륙과 탐사까지 성공할 경우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화성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되며 명실공히 우주 강국반열에 올라 우주 굴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사설] 전국서 주민과 마찰, 태양광 사업 이제 손봐야

    ‘태양광 갈등’ 수위가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충북 옥천군 안남면 도덕리 주민들은 옥천군청 앞마당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는 것으로 연말연시를 보냈다. 요구는 최고의 청정 지역을 황폐화시키는 태양광 개발을 중단해 달라는 것이었다. 도덕리에서만 지난해 5월 이후 석 달 동안 1만 5000㎡의 땅에 10건의 태양광 사업 허가가 이뤄졌다고 한다. 전남 영암 주민들도 영산강 4지구 간척지에 무려 16.5㎢ 넓이 태양광 발전단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철새도래지 영암호의 자연환경을 결정적으로 훼손한다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은 신재생에너지의 대명사다. 하지만 전국의 생산 지역에서 혐오시설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마을을 볼썽사납게 바꾸는 환경 훼손이 1차 피해라면 그 환경 훼손이 산사태와 홍수를 유발해 다시 마을을 휩쓰는 자연재해는 의심할 여지 없는 2차 피해다. 그럼에도 주민과 상의 한마디 없이 개발 계획이 세워지고, 설명 한마디 없이 허가가 떨어지고 있다. 지난 연말 전북 장수군청에서 열린 ‘태양광 발전 대안 찾기 토론회’는 주민 시각에서 갈등 해법을 모색한 자리였다. 정책 당국은 이 자리에서 제시된 ‘환경정의’라는 개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의사는 고려했는지, 주민이 받을 실질 혜택은 무엇인지, 자연환경의 부정적 변화는 없는지 같은 주민의 의문에 대답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이산화탄소의 유발을 줄여 자연환경을 보전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아무리 애초 취지가 아름답다고 해도 추진 과정에서 환경 훼손이 오히려 심각해지는 것으로 드러난다면 정책 방향은 달라져야 마땅하다. 그럴수록 지역 주민의 마음을 잡는 것이 먼저라고 본다. 주민들이 마을 주변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 시설을 애물단지로 여겨서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 ESS(에너지 저장장치) 화재 차단 기술 개발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중소기업인 대경산전과 공동 연구해 ‘ESS 미세 아크 감지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ESS는 많은 배터리를 묶어 만든 대형 배터리 집합체로 하나의 배터리에서라도 작은 불꽃(아크)이 발생하면 다른 배터리로 옮겨 붙으면서 대형화재로 이어지기 쉽다. 최근 태양광 발전소 ESS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도 작은 불꽃이 원인이었다. ESS 화재를 막으려면 일차적으로 미세 불꽃 발생을 줄이고 다음으로는 미세 불꽃을 일찍 발견해 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급선무다. 대경산전은 배터리를 이어주는 연결부가 헐거워지면서 에너지 전달 효율이 떨어지고 결국 과부하로 미세 불꽃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고, 연결부 사이에 완충부를 추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러나 연결부 소재(동)와 완충부 소재(알루미늄)가 서로 달라 이중소재 접합 문제가 발생했다. 알루미늄 성형 과정에서 깨짐 현상이 생겨 어려움도 겪었다. 생기원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자기력을 이용해 이종 소재 간 접합문제를 해결하고, 고속 성형으로 알루미늄 깨짐도 해결했다. 이 기술로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미세 불꽃을 80% 이상 포집하고 불꽃을 감지해 전원을 차단함으로써 대형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졌다…사상 최초 ‘1분=59초’ 가능성

    [핵잼 사이언스]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졌다…사상 최초 ‘1분=59초’ 가능성

    그동안 단 한 번도 시행된 적 없었던 ‘음(-)의 윤초’(negative leap second) 가능성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는 2020년 중반부터 갑자기 빨라진 지구 자전 속도에 따라 하루가 23시간대로 짧아지면서 협정세계시에서 1초를 빼는 ‘음의 윤초’ 가능성도 커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반 지구 자전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다. 2020년 7월 19일 지구는 24시간보다 1.4602ms(밀리초, 1ms는 1000분의 1초) 빨리 자전을 끝냈다.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데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난 반세기 만에 가장 짧은 하루였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재 세계시의 하루는 24시간에서 0.5ms, 즉 2000분의 1초를 뺀 만큼 계속 짧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사상 최초로 협정세계시에서 1초를 빼는 ‘음의 윤초’를 시행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내놨다.지구는 자전축을 중심으로 매일 360도 한 바퀴씩 자전한다.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태양을 기준으로 24시간(1태양일) 정도다. 이런 지구자전을 기준으로 국제지구자전-좌표국(IERS)이 정하는 시간체계가 세계시다. 세계시의 하루는 지구 자전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 태양과 달의 조석력, 지구 핵과 맨틀 간 상호작용 등으로 지구자전 속도가 느려지거나 빨라지면, 세계시의 하루도 그만큼 길어지거나 짧아진다. 반면 세슘 동위원소(원자번호 133)의 진동수(91억9263만1770번)를 기준으로 1초를 정의하는 원자시는 3000년에 1초의 오차를 보인다. 시간이 흐르면서 두 시간 체계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간극을 좁히는 데 사용되는 게 바로 ‘윤초’(leap second)다. 국제지구자전-좌표국은 두 시간 체계 사이의 차이가 0.9초 이상이 되면, 윤초를 적용해 인위적으로 시간 오차를 해소한다. 지구 자전 속도가 느려져 한 번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4시간에 0.9초를 더한 만큼 늘어나고 세계시의 하루가 길어지면, 거기에 맞춰 협정세계시에 1초를 더하는 ‘양(+)의 윤초’(positive leap second)를 시행한다. 반대로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져 한 번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4시간에서 0.9초를 뺀 만큼 줄어들고 세계시의 하루가 짧아지면, 거기에 맞춰 협정세계시에서 1초를 빼는 ‘음(-)의 윤초’(negative leap second)를 시행한다. 이렇게 세계시와 원자시를 합쳐 보완한 시간 체계가 협정세계시(UTC)다. 가장 최근의 윤초 시행일은 2016년 12월 31일 오후 11시59분59초였다. 협정세계시보다 9시간이 빠른 우리나라는 2017년 1월 1일 오전 8시59분59초와 9시0분0초 사이에 1초를 추가했다. 2017년은 365일하고도 1초가 더 있는 윤초의 해였던 셈이다.1972년 협정세계시 시행 이후 지금까지 적용된 27번의 윤초 모두 협정세계시에 1초를 더하는 ‘양의 윤초’였다. 음의 윤초가 실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2004년 인도양 지진 해일 때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를 제외하고는 지구 자전 속도가 대체로 매년 0.76초씩 느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중반부터 지구 자전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음의 윤초’가 적용될 가능성도 생겨났다. 영국 국립물리학연구소(NPL) 선임연구원 피터 휘벌리는 “만약 지구 자전 속도가 계속 빨라진다면, 음의 윤초가 필요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설명했다. 휘벌리 박사는 “음의 윤초 논의가 시기상조이기는 하나, 최근 반세기 사이 그 어느 때보다도 지구가 빨리 돌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음의 윤초에 대한 논의가 윤초 제도 자체를 폐지하자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초 폐지는 인터넷 발달과 함께 꾸준히 거론됐다. 컴퓨터 운영체제가 61초짜리 1분을 반영하지 못하는 관계로 윤초가 적용될 때마다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12년 호주 콴타스 항공사는 윤초에 대비해 시스템을 수정했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로 발권 시스템이 멈춰 항공기 400여 편을 띄우지 못했다. 2015년에는 증권시장이 20분 늦게 열리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에 따라 미국과 호주, 프랑스, 독일 등은 2005년부터 줄곧 윤초 폐지를 주장했다. 1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리 만무하며, 오히려 윤초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반면 영국과 러시아는 현행 유지를 원한다. 특히 영국은 윤초 폐지로 시간 체계에 대한 기득권이 미국으로 넘어갈까 우려하고 있다. 양의 윤초든 음의 윤초든 지구 자전 속도에 따라 하루 길이가 계속 달라지는 만큼, 윤초를 둘러싼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피할 수 없는 현실 된 ‘ESG경영’… 기업 생존과 직결

    피할 수 없는 현실 된 ‘ESG경영’… 기업 생존과 직결

    대기업이 돈 되는 물건을 팔아 이윤만 쫓는 시대는 지났다. 그동안 영업이익과 매출이 기업 실적을 평가하는 잣대였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환경을 보전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ESG 경영’이라고 부른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3개의 영어 단어 첫 글자를 딴 용어다. 정부가 지난해 연말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한 가운데 10대 그룹도 ‘ESG 경영’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삼고 뛰기 시작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ESG 경영’은 이제 기업 생존과 직결된 화두가 됐다. ‘착한 투자’를 표방하는 펀드들은 ESG 3가지 영역에 소홀한 기업의 주식을 외면하고 있다. 운용 자금이 7조 8000억 달러(약 8500조원)에 달하는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화석 연료 관련 매출이 전체의 25%를 넘는 기업들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공적연금은 지난해 2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의 석탄 발전소 프로젝트에 연관됐다는 이유로 한국전력 지분 6000만 유로(약 790억원)를 매각하기도 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이 추정한 글로벌 ESG 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5조 달러(약 5경원)에 달한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업체 애플을 비롯한 여러 해외 기업은 ESG 경영 성과가 있는 협력사의 부품만 납품받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 글로벌 기업에 대한 ESG 실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10대 그룹은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배출가스가 많은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 전기차 쪽으로 생산의 무게 중심을 옮기기 시작했다. 올해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하고 전기차 시대를 활짝 연다. 2040년에는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차를 아예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해 수소 사업에서 연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은 한국석유공사가 동해안에서 추진하는 해상 풍력발전 사업에도 합류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9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제조사인 두산솔루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사모투자합자회사에 29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GS건설도 최근 주택 사업 외에 태양광 개발 사업·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었다. 친환경적인 제조방식 도입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 5개 금융 관계사와 삼성물산은 석탄과 관련한 신규 투자나 사업 참여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반도체 업체 최초로 영국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물 발자국’을 획득해 물 사용량 저감 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ESG 경영’ 대표주자인 SK는 지난해 12월 계열사 8곳이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하고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 전력 100%를 조달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자·정보기술(IT) 기업인 LG전자는 2030년까지, 철강 기업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탄소중립이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량만큼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 합산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아울러 삼성,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은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대기업 총수를 계열사 이사회에 등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투명성을 강화했다. SK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ESG 경영은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모든 기업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고,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10대 그룹이 먼저 ESG 경영을 본격화한다면 다른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태양광’ 한마디에 프리패스…‘친환경’ 미명 아래 무한삽질

    ‘태양광’ 한마디에 프리패스…‘친환경’ 미명 아래 무한삽질

    친환경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태양광 사업이 오히려 지역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농민들의 생활 터전인 논밭을 헤집고 마을 경관과 친환경 부지의 훼손, 대규모 산지 개발 등으로 지방의 난개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어촌 지역에 들어설 대규모 사업일수록 자연경관 침해는 물론 농가와 축사, 어업 등에 악영향을 끼치는 등 지역 주민들의 생활 피해 호소가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고흥군 해창만과 영암군 간척지 등에 대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지역사회가 강력 반대하고 있다. 고흥군에서는 해창만 간척지 일대 담수호 100㏊ 면적에 들어설 95㎿급 수상 태양광발전 시설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수상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 구간에 송전철탑 공사가 포함돼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고흥군 율치리 조계산 일대를 지나는 8~9기의 송전철탑이 포함됐다. 주민들은 농어업 피해는 물론 자연환경과 경관 파괴, 축산 농가들의 손실 등 건강권과 자연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고 있다. 인근 지역인 영암군도 영산강 4지구 3-1공구 간척지(삼호읍 서호·망산, 미암면 신포·호포 일원)에 초대형 태양광발전 사업 조성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SK E&S는 영산강 4지구 일대에 약 16.5㎢(500만평) 면적에 2GW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를 설립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전국 최고의 우량농지가 없어지고 철새도래지인 영암호의 환경 파괴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SK E&S는 “이미 영산강 태양광 사업을 모두 중단했다”며 “지역 주민들이 태양광 단지를 계속 반대한다면 이번 사업 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1만 2700여곳에 태양광이 설치돼 있다. 지난해 8월 긴 장마에 따른 전국적 집중호우로 태양광 시설 12곳에서도 큰 산사태가 일어났다. 나무를 자르고 설치한 패널이 폭우에 무너지는 등 태양광이 산사태의 원인이 됐다. 김광민 푸른영암21협의회 사무국장은 “영암군의 활성산과 장흥호에는 태양광 패널만 설치했는데도 비가 오면 물이 지반으로 넘쳐 지역 농가의 상수원으로 흘러들어 2, 3차 피해가 생기고 있다”면서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거의 모든 곳이 나무를 자르고 산을 깎았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이제는 기업 생존과 직결된 ESG…‘착한 기업’이 잘 나간다

    이제는 기업 생존과 직결된 ESG…‘착한 기업’이 잘 나간다

    대기업이 돈 되는 물건을 팔아 이윤만 쫓는 시대는 지났다. 그동안 영업이익과 매출이 기업 실적을 평가하는 잣대였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환경을 보전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ESG 경영’이라고 부른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3개의 영어 단어 첫 글자를 딴 용어다. 정부가 지난해 연말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한 가운데 10대 그룹도 ‘ESG 경영’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삼고 뛰기 시작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ESG 경영’은 이제 기업 생존과 직결된 화두가 됐다. ‘착한 투자’를 표방하는 펀드들은 ESG 3가지 영역에 소홀한 기업의 주식을 외면하고 있다. 운용 자금이 7조 8000억 달러(약 8500조원)에 달하는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화석 연료 관련 매출이 전체의 25%를 넘는 기업들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공적연금은 지난해 2월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의 석탄 발전소 프로젝트에 연관됐다는 이유로 한국전력 지분 6000만 유로(약 790억원)를 매각하기도 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이 추정한 글로벌 ESG 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5조 달러(약 5경원)에 달한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업체 애플을 비롯한 여러 해외 기업은 ESG 경영 성과가 있는 협력사의 부품만 납품받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조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 글로벌 기업에 대한 ESG 실천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국내 10대 그룹은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현대자동차는 배출가스가 많은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 전기차 쪽으로 생산의 무게 중심을 옮기기 시작했다. 올해 전용 플랫폼(E-GMP) 기반의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하고 전기차 시대를 활짝 연다. 2040년에는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차를 아예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해 수소 사업에서 연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은 한국석유공사가 동해안에서 추진하는 해상 풍력발전 사업에도 합류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9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제조사인 두산솔루스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사모투자합자회사에 29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GS건설도 최근 주택 사업 외에 태양광 개발 사업·배터리 재활용 사업 등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었다.친환경적인 제조방식 도입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 5개 금융 관계사와 삼성물산은 석탄과 관련한 신규 투자나 사업 참여를 멈추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반도체 업체 최초로 영국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물 발자국’을 획득해 물 사용량 저감 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ESG 경영’ 대표주자인 SK는 지난해 12월 계열사 8곳이 국내 기업 최초로 ‘RE100’에 가입하고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사용 전력 100%를 조달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자·정보기술(IT) 기업인 LG전자는 2030년까지, 철강 기업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탄소중립이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량만큼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 합산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아울러 삼성,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등은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대기업 총수를 계열사 이사회에 등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투명성을 강화했다. SK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에서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ESG 경영은 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모든 기업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일이고,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10대 그룹이 먼저 ESG 경영을 본격화한다면 다른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친환경 태양광사업이 오히려 지방의 환경파괴 주범

    친환경 태양광사업이 오히려 지방의 환경파괴 주범

    친환경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태양광 사업이 오히려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농민들의 생활 터전인 전답을 헤집고 마을 경관과 친환경 부지 훼손, 대규모 산지 개발 등으로 난 개발을 부채질하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 농어촌 지역에 들어설 대규모 사업일수록 자연경관 침해는 물론 농가와 축사, 어업 등에 악영향을 끼치는 등 생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최근 전남에서는 고흥군 해창만과 영암군 간척지 등에 태양광발전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지역 사회가 강력 반대하고 있다. 전남 고흥군에는 해창만 간척지 일대 담수호 100㏊ 면적에 2000여억이 투입돼 들어설 95㎿급 수상 태양광 발전 시설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수상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부 구간에 송전철탑 공사가 포함돼 군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구간에는 고흥군 풍양면 율치리 조계산 일대를 지나는 8~9기의 송전철탑이 포함됐다. 주민들은 농·어업 피해는 물론 자연환경과 경관 파괴, 축산 농가들의 손실이 불 보듯 하는 등 건강권과 자연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고 있다. 인근 지역인 영암군도 영산강 4지구 3-1공구 간척지(삼호읍 서호·망산,미암면 신포·호포 일원)에 초대형 태양광발전 사업 조성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업시행사인 SK E&S는 3조원을 투입해 약 16.5㎢(500만평)의 면적에 2GW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3-1공구 간척지는 국가사업으로 영암방조제가 1996년 11월에 준공돼 삼호읍에서 해남 화원까지 4.3㎞에 이른 바다를 막는 간척사업에 포함된 지역이다.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우량 간척 농지(1650㏊)가 들어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계획’에 따라 농촌지역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으로 염해간척지 발전시설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사업이 추진됐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영암군과 군의회, 주민 등은 중앙부처와 국회 방문, 민·관 협의체 및 실무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법의 테두리 내에서 총력 저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전국 최고의 우량농지가 없어지고, 철새도래지인 영암호의 환경 파괴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하는 행위로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SK E&S는 영암군에 사업보류 의사를 전달한데 이어 반대가 심하면 철수도 고려하고 있다. 김광민 푸른영암21협의회 사무국장은 “영암군에 있는 활성산과 장흥호에는 태양광 패널만 설치했는데도 비가 오면 물이 지반으로 넘쳐 지역 농가의 상수원으로 흘러들어 2,3차 피해가 생기고 있다”며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는 급격한 경사도로 산을 깎아 자연 재해가 항상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재생에너지, 한전 거치지 않고 직접 사고판다

    재생에너지, 한전 거치지 않고 직접 사고판다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발전사로부터 직접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된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기업은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인정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기소비자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서 사용할 수 있는 ‘한국형 RE100(K-RE100) 제도’를 올해부터 본격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동안 발전사와 기업 간 직접적인 전력거래가 불가능해 기업이 직접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길이 없었다. SK그룹 6개 사가 국내 최초로 캠페인 가입 승인을 받았지만, 해외사업장에서 이행했다. 한국형 RE100은 국내 실정에 맞게 제도를 손질했다. 글로벌 RE100은 연간 전기사용량이 100GWh(기가와트시)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참여를 권고했으나, 우리나라는 전기사용량과 무관하게 산업용, 일반용 전기소비자 모두 에너지공단 등록을 거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재생에너지 조달방법은 녹색 프리미엄제, 제3자 PPA(전력구매계약),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자가발전 등이다. 녹색 프리미엄제는 입찰을 통해 한국전력에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재생에너지를 사는 방식이다. 제3자 PPA는 한전을 중개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기업이 전력거래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다.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RPS) 제도를 이행해야 하는 발전 사업자들만 REC를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도 REC를 구매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온실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재생에너지를 최소 20% 이상 사용하면 친환경 상표부착도 허용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이 확대되는 만큼 한국형 RE100에 참여하고자 하는 기업이 늘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비재 기업은 깨끗한 전기로 생산했다는 ‘라벨링’을 제품에 사용할 수 있어 마케팅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4050 리더, 신사업 성공의 키 잡았다

    4050 리더, 신사업 성공의 키 잡았다

    이승욱, 삼성전자 전장사업 책임자로장재훈, 현대차 정의선 친정체제 선봉추형욱, SK 수소사업 추진 중책 맡아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초대 지휘봉이영구, 롯데 식품사업 구원투수 발탁국내 10대 그룹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신사업 분야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리더를 일제히 발탁했다. 목표를 확정하고 노잣돈을 두둑이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 성공의 열쇠는 결국 ‘선장’ 손에 쥐어져 있다고 본 것이다. 그룹 오너의 미래를 보는 안목과 실무 책임자의 경영 능력이 잘 어우러져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서열 1위 삼성전자는 최근 이승욱(54) 부사장을 전장사업팀장으로 임명했다. 자동차 전자장비 사업 책임자가 교체된 건 출범 5년 만에 처음이다. 이 부사장은 2017년 미국 전장 기업 하만 인수의 주역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속력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메모리사업부 이정배(54) 신임 사장과 파운드리 사업부 최시영(57) 신임 사장은 ‘삼성 반도체’를 책임질 차세대 리더들이다. 정의선(51)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회장 취임 첫 인사에서 세대교체와 친정체제 구축을 동시에 이루며 새로운 리더에 힘을 실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정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장재훈(57) 현대차 사장이다. 현대차의 핵심 미래 사업인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영입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출신 신재원(62) 사업부장에게 달렸다. 최태원(61) SK그룹 회장은 ‘젊은 피’에 그룹의 미래를 맡겼다. 박정호(58) SK하이닉스 부회장 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59) SK E&S 부회장의 약진이 눈에 띈다. 박 부회장은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통신을 책임지고, 유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개척하는 중책을 맡았다. ‘SK 수소사업추진단장’인 추형욱(47) SK E&S 사장도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LG그룹에서는 올해 김종현(62) LG에너지솔루션 초대 사장의 역할에 시선이 쏠린다. 김 사장은 LG화학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려놓은 주인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화재’라는 악재를 넘고 중국 CATL에 빼앗긴 세계 1위 자리를 되찾는 일이 그의 손에 달렸다. 롯데그룹에서는 ‘임원 감축’ 칼바람 속에서도 사장으로 승진한 이영구(59) 식품BU장의 어깨가 무겁다. 이 사장은 만성 적자에 허덕인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을 흑자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이젠 코로나19로 추락한 식품 사업을 구해 내는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수소·물류 사업 진출을 선언한 철강 기업 포스코는 최고경영자(CEO) 직속 산업가스·수소사업부와 물류사업부를 신설하고 유병옥(59) 부장과 김광수(62) 부장을 선임했다. 한화그룹에서는 김승연(69) 회장의 장남 김동관(38) 한화솔루션 사장이 한화의 차기 리더로 입지를 굳혔다. 김 사장은 한화의 수소·태양광 등 미래 산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차남 김동원(36) 한화생명 전무와 막내 김동선(32) 한화에너지 상무보도 경영권 승계 준비 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 GS그룹의 차기 리더로는 친척 관계인 허윤홍(42) GS건설 사장, 허철홍(42) GS칼텍스 전무, 허치홍(38) GS리테일 상무, 허주홍(38) GS칼텍스 상무 등 ‘오너 4세’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그룹 회장 자리는 하나뿐이기 때문에 앞으로 허태수(64) 회장의 뒤를 잇는 GS그룹 총수 자리를 놓고 ‘왕좌의 게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그룹에서는 정기선(39)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총수 경쟁자는 따로 없기 때문에 올해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만 잘 마무리하면 사장 승진을 비롯한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희석(52)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에게 온라인몰 SSG닷컴 대표이사 자리를 얹어 줬다. 코로나19 여파로 유통 플랫폼의 온·오프라인 통합 필요성이 커진 까닭이다. 강 사장은 2019년 이마트 대표이사로 영입된 지 1년 만에 온·오프라인 통합 수장에 오르며 ‘정용진의 남자’임을 입증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조두순 때문에 방범 강화됐지만...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조두순 때문에 방범 강화됐지만...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68) 출소에 맞춰 안산시의 방범망이 촘촘해졌지만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은 씁쓸하기만 하다. 성범죄자 1명 때문에 안산시의 이미지가 실추됨은 물론 방범시설 설치및 유지 관리에 적지 않은 혈세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4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안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안산시내 방범 CCTV는 3869대로 1년간 247대가 늘어났다. 조두순 자택 근처에는 20여대가 더 설치될 예정이다. 또 올해 ‘안산 도시안전망 고도화 민자사업’이 추진돼 전체 방범 CCTV 가운데 3523대가 신형으로 교체되고 3795대가 추가 설치된다. 사업은 민간투자로 455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뒤 10년에 걸쳐 시가 갚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는 이밖에 1억7000여만원을 들여 조두순의 거주지 반경 1.2㎞ 구간을 안심길로 조성한다. 태양광조명 1670개와 고효율 LED등 200개, 로고젝트 9개 등이 설치된다. 조두순 감시를 위한 인력도 대거 투입됐다. 법무부는 전담 보호관찰관을 지정, 조두순을 24시간 밀착 감독하고 매일 불시점검에 나선다. 주 4회 이상 대면으로 준수사항 이행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안산단원경찰서는 여성청소년과 강력팀 5명 등을 특별대응팀으로 지정했다. 경찰은 또 지난달 11일부터 그의 주거지 인근에 방범초소를 설치하고 순찰차 2대를 동원해 순찰을 이어오고 있다. 방범초소에는 경찰관들이 1조당 8명으로 조를 나눠 교대 근무 중이다. 안산시도 무도실무관급 6명을 추가 채용하고 총 12명의 청원경찰을 24시간 배치했다.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 사는 주민 김모(59)씨는 “70세를 바라보는 성범죄자 1명 때문에 안산이 벌집 쑤셔놓은 것 같다”면서 “안산지역 방범망 확충을 위해 많은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두순이 안산에 거주하지 않아도 이렇게까지 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안산시 관계자는 “조두순 때문에 모든 비용이 투입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로 인해 촉발됐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시민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 차원에서 할수 있는 모든 대책은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산단원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한달간 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폭력과 절도 등 5대 범죄 신고 건수는 384건으로 전년도 같은기간 646건보다 40.6% 감소했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등으로 유동인구가 감소한데다 조두순 출소이후 방범망이 확충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4·3’ 조명한 한강… 기후 재앙 꺼낸 빌 게이츠

    ‘4·3’ 조명한 한강… 기후 재앙 꺼낸 빌 게이츠

    코로나19 사태에도 출판 분야는 오히려 호황을 맞았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책을 찾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신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요 출판사의 올해 출간할 주목할 만한 책들을 살펴봤다.(일부 확정됐지만 책 제목 대부분은 가제다.) 우선 문학 부문에서는 한강, 최은영, 강화길, 박상영, 신경숙, 장류진, 조남주 등 유명 작가들의 신간이 독자들을 만난다. 문학동네는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상반기 중 출간한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처럼 현대사의 아픈 과거인 제주 4·3사건을 조명한다.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은 5년 만이다. ‘내게 무해한 사람’으로 유명한 최은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 ‘밝은 밤’도 올여름 출간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증조모, 할머니, 엄마, 나로 이어지는 가족 4대의 삶을 비추며 100년에 이르는 한국 근현대사를 훑는다. 강화길 작가의 신작 장편 ‘대불호텔의 유령’, 2019년 젊은 작가상 대상을 받은 박상영의 첫 장편소설 ‘1차원이 되고 싶어’도 올여름 문학동네에서 나온다.신경숙 작가가 ‘창작과 비평 웹매거진’을 통해 연재한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창비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한다. 고통을 참으며 자리를 지켜 내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나’와 아버지의 삶을 교차하며 풀어낸 작품이다. 지난해 심훈문학대상을 받은 장류진 작가의 소설 ‘달까지 가자’도 상반기 중 출간한다. 민음사는 오는 3월 조남주 신작 소설집 ‘오기’를 낸다. ‘가출’, ‘여자아이는 자라서’, ‘오기’ 등 단편소설을 수록했다. “전작을 둘러싸고 작가가 받은 심리적 고통과 갈등으로 여성 서사를 돌아본다”고 출판사 측은 설명했다. 문학과지성사는 이장욱 작가가 2017~2018년 계간 ‘문학과 사회’에 연재하며 호평을 받았던 ‘밤과 미래의 연인들’을 출간한다.외국 작가들의 기대작도 속속 출간된다. 민음사는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신작 소설 ‘클라라와 태양’을 오는 4월 출간한다.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 사회에서 인간의 감정을 배우고 기적을 만들어 내는 이야기다. 7월에는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무크의 소설 ‘페스트의 밤’이 예정됐다.비문학 분야에서도 주목할 책이 여럿 나온다. 김영사가 다음달 출간하는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가 직접 쓴 책이다.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그동안 진행해 온 환경·기후 관련 연구 결과와 해법 등을 담았다.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는 ‘신, 만들어진 위험´으로 올해에도 무신론을 주장한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로 지난해 국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야마구치 슈의 신간 ‘일의 철학´은 직업 선택을 위한 마음의 자세와 실제 준비 과정, 직업과 이직에 관한 논의를 담았다. 지난해 활발한 출간으로 국내 인지도가 높아진 리베카 솔닛의 회고록 ‘세상에 없는 나의 조각들’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저자로는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의 ‘미래의 질문´이 눈에 띈다. 김영사는 “팬데믹, 외로움, 세계화, 음모론, 트라우마 그리고 사랑 등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본질과 미래상을 뇌과학자의 시선으로 돌아본다”고 설명했다. 시공사는 ‘카라반 모녀’ 사진으로 한국인 최초 퓰리처상을 받은 김경훈 로이터통신 기자의 사진 에세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효리네 민박’에 출연해 유명해진 문경수 탐험가가 쓴 천문학책 ‘우주로 가는 밤´도 곧 선보인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물들도 이어진다. 예술가의 고향을 기행한 아르떼의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지난해까지 26권이 나왔다. 올해는 정준호 음악평론가(차이콥스키), 노승림 음악평론가(말러) 등이 이어 간다. 서울대 교수들의 명강을 담은 북이십일의 ‘서가명강’은 올해 15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 홍진호 독어독문학과 교수, 구범진 동양사학과 교수, 장병탁 컴퓨터공학과 교수 등이 바통을 잇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너도나도 새로운 사업 도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너도나도 새로운 사업 도전

    삼성, 인공지능·5G·바이오·車전장 확대올 매출 작년比 9.8% 증가한 260조 전망현대차, 전기차외 수소전지·UAM등 추진SK, 수소·바이오·모빌리티·배터리 강화LG, 전기차 배터리 세계 1위 탈환 시동롯데, 배터리 소재 업체 인수 가능성 커국내 산업계를 짊어진 주요 대기업들이 코로나19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 찾기에 여념이 없다. 너도나도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외치며 본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넘보고 있다. 재계 서열 10대 그룹이 추진하는 미래 신사업을 짚어본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바이오’,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등 4대 미래 성장 사업 확대에 나선다. 특히 올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지난해보다 9.8% 증가한 260조원, 영업이익은 27.1% 증가한 46조 6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안정되면 해외 출장 일정을 늘리고 인수합병(M&A) 모색을 통한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유일한 걸림돌이다. 현대자동차그룹에는 여느 해보다 바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전용 플랫폼 전기차 출시로 자동차 업체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한편, 수소연료전지 사업 확대,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로봇 기술 연구·개발 등도 동시에 추진한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무너졌던 해외 판매량을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기아차는 사명과 엠블럼을 바꾸고 전기차 업체로 변신을 시도하며 현대차와의 차별화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이 풀어야 할 난제라면 전기차 화재 문제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정의선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가 꼽힌다. SK그룹은 올해 최태원 회장이 강조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에 나선다. 정유·화학 등 ‘굴뚝 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기술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SK㈜가 SK이노베이션, SK E&S 등 관계사 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 사업 추진단’을 출범하며 미래 에너지 사업을 본격화한 것도 ESG 경영의 일환이다. 앞으로 화석연료 사업만으론 살아남기가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아울러 코로나 시대를 맞아 바이오 사업 투자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LG그룹에 신축년은 모빌리티 사업 진출을 위한 터를 닦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자동차 전장 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은 3월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쯤 출범한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의 CATL에 내 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 탈환에 시동을 건다. 전 세계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생산체제로 전환에 나선 만큼 배터리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는 롯데그룹도 최근 급속도로 팽창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블루칩’으로 보고 핵심 소재인 분리막 생산량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연 4000t, 매출액 100억원인 분리막 판매량을 2025년까지 10만t, 매출액 2000억원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배터리 소재 관련 업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철강기업 포스코그룹도 미래 먹거리를 위해 본업을 잠시 잊고 ‘외도’에 나선다. 포스코는 친환경 수소 생산 체제를 2030년까지 연 50t, 2040년까지 200만t, 2050년까지 500만t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방위산업으로 출발한 한화그룹 역시 수소·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시장 개척에 집중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미국의 고압 수소탱크 업체 시마론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허태수 회장 취임 2년차를 맞은 GS그룹에는 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미래형 주유소 브랜드 ‘에너지플러스’를 출범하고 주유소를 복합 모빌리티 편의시설로 바꿔나가고 있다. 사업이 부진한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합병해 유통 채널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성공적 인수가 올해 최대 과제다. 잘 마무리되면 ‘조선·정유·건설기계’ 균형 잡힌 삼각편대를 구성하게 된다. 재계 순위도 9위에서 7위로 오른다. 신세계그룹은 유통업 이외 ‘호텔·레저’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박차를 가한다. ‘그랜드 조선’, ‘그래비티’, ‘조선팰리스’ 등 신규 브랜드도 잇따라 론칭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숙박업 불경기 장기화로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北, 당대회 초읽기… ‘바이든·김여정·인민’ 3대 키워드 주목

    北, 당대회 초읽기… ‘바이든·김여정·인민’ 3대 키워드 주목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앞으로의 전략노선을 정하는 북한의 당대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미 지난달 30일 당대회 참가 대표자들에 대한 대표증 수여식을 진행해 대회가 임박했음을 알렸고, 지난 1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대회 참가자들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4~5일 사이에는 제8차 당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당대회는 2016년 5월에 열린 7차 당대회에 이어 5년 만으로, 김 위원장 집권 후 두 번째다. 미국의 정권 교체라는 큰 대외 변화와 삼중고(대북제재·코로나·수해)의 내적 어려움 속에서 북한이 어떤 방향을 취할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2인자 김여정 ▲인민제일주의 세 가지가 주목할 요소로 꼽힌다. 우선 북한은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된 이후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당대회에서 관련 언급과 함께 대미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북한이 유럽의회와 접촉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하는 등 긍정적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기대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축하와 함께 2018년 6·12 싱가포르 합의서에 대한 계승과 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며 “남북 관계에 있어서도 연락채널 복원과 함께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두 번째는 집권 2기를 맞아 본격화될 ‘김정은식’ 인적 개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최측근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지위 격상에 관심이 쏠린다. 2017년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른 김 부부장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워 왔으며, 지난해 6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땐 대남 공세의 선봉에 섰다. 이미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도나 능력 면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어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하고 주요 보직까지 맡게 될 경우 2인자로 등극하게 된다. 경제 노선은 경제집중노선을 유지하되 인민경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북한은 2018년 핵경제병진노선을 종료한 뒤 경제건설에 총력을 다하는 경제집중노선으로 전환한다고 천명한 바 있다. 제재와 코로나19 속에서 취할 수 있는 방식은 결국 인민의 단결을 통한 자력갱생과 정면돌파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새해 연하장에서 인민에 대한 충심을 강조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대회의 핵심 단어로 ‘인민대중 제일주의’를 꼽았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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