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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서… 태안서 “일하다 죽지 않게”

    광화문서… 태안서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김용균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숨진 지 1년이 되는 10일, 전국 각지에서 고인을 기리는 시간이 마련됐다. 고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 앞에서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김씨의 사망에 원청 책임이 분명한데도 한국서부발전 김병숙 사장을 무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것을 규탄하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오후 1시 태안화력발전소 본관에서는 ‘일하다 죽지 않게! 다치지 않게!’라는 이름의 추모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고인이 일했던 장소에 꽃을 바쳤다. 이날 추모제에선 원·하청 책임자 처벌, 위험의 외주화 금지,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재개정, 김용균 특조회 권고 사항 이행 및 발전 비정규직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등에 대한 요구가 나왔다. 서울 광화문광장 김용균 추모분향소에서는 오후 7시 1주기 추모 문화제도 진행됐다. 또 ‘김용균이 당신에게’라는 제목으로 추모 전시도 열렸다. 추모위는 지난 2일 추모주간을 선포한 이후 매일 저녁 광화문광장 분향소에서 문화제를 진행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경기남부-충남 환황해권 12개 지자체 ‘미세먼지 공동대응’

    경기남부-충남 환황해권 12개 지자체 ‘미세먼지 공동대응’

    경기도 남부권 6개 도시와 충청남도 환황해권 6개 시·군이 미세먼지 문제로 인한 환경 피해 예방을 위해 손을 잡았다. 평택시는 10일 시청 종합상황실에서 경기 남부권 미세먼지 협의체 지자체인 평택시·화성시·이천시·오산시·안성시·여주시와 충남 환황해권 행정협의체인 당진시·보령시·서산시·서천군· 홍성군·태안군이 ‘경기 남부권-충남 환황해권 미세먼지 공동협의체 협약’을 맺고 미세먼지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12개 지자체가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한 공통점이 있고, 미세먼지 해결에 대해 상호 적극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특히 지리적으로 중국 최단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중국발 미세먼지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데다 대규모 대기오염물질 배출 사업장들도 이들 지자체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소 61개 중 절반인 30개가 충남 환황해권 지역인 당진(10기), 태안(10기), 보령(8기), 서천(2기)에 모여 있으며, 2018년 단일 사업장 기준 가장 많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현대제철, 전국 물동량 5위인 평택항과, 평택 서부화력발전, 포승·부곡 국가공단 등 대규모 산업단지도 위치하고 있다.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되는 이러한 시설들은 국가 주요 기간산업 시설들로 개별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미세먼지 개선 추진은 어려운 실정이며, 효과적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광역적인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따라 협약 지자체들은 대기 중 미세먼지(PM2.5) 농도 15㎍/㎥ 달성을 목표로 상호 정보 공유체계를 마련하고 협력과제를 발굴하는 등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나기기로 했다. 또 공동협의체 실무협의회를 거쳐 구체적 대응방안 마련하는 한편, 내년 1월중에 환경부장관 면담을 통해 수도권에 영향을 주는 정부기간 산업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저감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12개 지자체가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면서 “미세먼지 문제는 주민들의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지자체 구분없이 공동으로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교량 잇고 국가해양정원 조성…가로림만, 상생의 새 역사 연다

    교량 잇고 국가해양정원 조성…가로림만, 상생의 새 역사 연다

    조력발전소 건설 추진으로 10년간 갈등을 일으킨 충남 가로림만에 또다시 눈길이 쏠린다. 충남도와 태안군이 가로림만을 국가해양정원으로 만들고 바다 위에 다리를 놓아 서산과 연결하자고 나서면서 지역 상생으로 이어질지, 갈등을 또 낳을지 관심이다. 충남도는 강원 동해까지 이어지는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황금산 기점 국도 38호선을 가로림만 입구 건너편 태안군 이원면 내리 만대항까지 교량을 만들어 연결하자고 국토교통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교량은 길이 2.5㎞에 왕복 4차로, 사업비는 2000억여원이다. 가로림만은 세계 5대 갯벌로 자연 및 생태적 가치가 크다. 리아스식 해안이 호리병 모양으로 서산 및 태안 일대를 둘러싼다. 주변 도로가 구불구불해 독곶리에서 만대항까지 가려면 73㎞나 걸리지만 바다 위로 두 곳을 연결하는 교량이 건설되면 2시간 단축된다. 교량이 건설되면 만대항 등 태안 이원면에서 곧바로 다리를 건너 서산으로 빠진 뒤 서울 등 전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지금은 태안읍으로 다시 돌아와 서해안고속도로 등을 타야 한다. 특히 보령시 대천항~원산도 간 보령해저터널·원산도~태안군 안면도 영목항 간 원산안면대교(가칭)와 이어져 거대한 서해안 관광도로망이 완성된다. 충남도가 이 교량 건설에 집중하는 이유다.충남도는 2017년 11월 이 교량 건설을 5차 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할 것을 국토부에 요청한 데 이어 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 반영도 수시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양승조 충남지사와 강원·전북·경남지사 등 도지사 7명이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가로림만 구간 등을 도로노선으로 지정하라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해 대통령 비서실,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각 정당에 보내기도 했다. 가로림만은 2006년부터 10년 동안 조력발전소 건설 문제로 갈등이 극심했다. 건설 찬반을 놓고 주민 간 갈등이 불을 뿜었고, 서산과 태안지역도 신경전을 벌였다. ‘녹색성장 산업’을 중시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강화되면서 더욱 격화됐다. 서부발전은 태안군 이원면 내리 만대항과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를 연결하는 설비용량 520㎿의 조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1조 22억원을 들여 길이 2020m의 조력댐을 갯벌 위에 건설한다는 것이다. 발전소 반대 주민들은 “댐을 건설하면 물 흐름이 정체돼 가로림만에 퇴적물이 쌓이면서 모래가 뻘로 바뀌는 등 갯벌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주장했다. 비용 대비 편익이 0.81배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면 찬성 쪽은 “교통이 좋아져 관광산업이 크게 활성화되고 일자리와 지방세 수입이 는다”고 반박했다. 서산·태안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가로림만 조력댐 백지화를 위한 서산태안 연대회의’가 2013년 말 국민대통합위원회에 탄원서를 내 “주민 반목과 지역 분열을 빨리 해소해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조력발전소는 결국 해양수산부가 2016년 7월 가로림만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무산됐다.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반대 투쟁위원장이었던 서산시 지곡면 도성1리 이장 박정섭(62)씨는 “지금도 이웃과 서먹하게 지낼 정도로 앙금이 가시지 않았다”며 “교량을 놓는 건 크게 반대하지 않지만 후손들 생각해서 바다 밑 지하 터널로 건설하면 생태계 영향도 적어 좋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또 가로림만을 주목하는 게 국내 최초 국가해양정원 조성이다. 충남도는 2025년까지 2715억원을 들여 주민 갈등을 해소하고 관광상품화할 각종 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가로림만은 1만 5985㏊로 여의도의 31배에 이르는 광활한 갯벌과 바다를 품고 있다. 도는 만 전체를 3개 구역으로 나눠 남측은 국가해양정원센터를 건립한다. 가로림만의 상징 동물인 점박이물범연구센터 등이 들어선다. 인근 솔감저수지에 갯벌과 염습지 체험장을 만든다. 서산과 태안이 가장 가까운 바다에 350m짜리 ‘화합의 다리’도 건설한다. 동쪽인 서산에는 대산읍 오지리에 점박이물범전시홍보관을 짓는다. 이곳은 점박이물범이 출몰하는 모래톱이 있다. 배를 타고 물범을 관찰할 수도 있다. 오지리는 가로림만 입구로 등대정원이 들어선다. 맞은편 만대항에도 등대정원을 만들어 서산과 태안이 마주 보게 한다. 등대정원에서 망원경으로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밤에는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다. 서쪽인 태안에 초등학교 폐교를 활용한 생태학교가 들어선다. 바지락 캐기, 게 잡기 등 체험을 할 수 있다. 이원면에는 해양과 산림이 어우러진 해양힐링숲도 만든다. 갯벌을 보존하면서 다양한 갯벌 교육프로그램 등을 열어 연간 1억명이 찾는 독일 바덴해처럼 만든다는 것이다. 이달 말 기재부의 국가해양정원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다. 도는 지난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도를 방문해 가로림만을 언급한 것에 기대한다. 한준섭 해양수산국장은 “교량은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고, 국가해양정원은 주민과 자연이 공존하면서 갯벌의 온전한 보존은 물론 서해안의 핵심 관광거점으로 가로림만을 탈바꿈시키면서 외국처럼 연간 수백억원의 지역경제 유발 효과까지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 해안선 162㎞나 되는 ‘점박이물범의 바다’

    백령도에서나 볼 수 있는 천연기념물 331호 점박이물범과 희귀한 붉은발말똥게, 거머리말, 흰발농게, 상괭이 등이 사는 곳이 가로림만이다. 권경숙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9일 “국내에서 점박이물범이 서식하는 내해(內海)는 이곳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2016년 국내 처음이자 유일하게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될 만큼 해양생태계가 뛰어난 것은 드넓은 갯벌 때문이다. 가로림만 1만 5985㏊ 중 8000㏊가 갯벌이다. 해안선이 162㎞에 이른다. 북해, 아마존 하구, 미국 동부, 캐나다 동부와 함께 세계 5대 갯벌이다. 간척사업 붐 때도 원형을 잘 유지해 149종의 저서생물이 산다. 남북으로 열린 만이 먼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막아 물결이 잔잔하고 물이 깊지 않다. 이 때문에 서해안 최대 물고기 산란장이 됐다. 굴, 바지락 등 갯벌 해산물과 전어, 조피볼락, 쥐노래미, 숭어, 농어, 넙치 등 물고기가 지천이다. 만 안의 바다에 웅도와 고파도 등 4개 유인도와 48개 무인도가 점점이 박혀 있다. 가로림만은 이들 섬과 만 주변 주민의 주 생활터전이다. 2007년 전국 환경가치평가 1위에 오를 정도로 해양생태계의 보고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전남 순천만 등 다른 해양관광지보다 인지도가 낮고 관광객이 적다. 권 사무국장은 “현 수산업 가치를 높이고 생태 및 해양생물 관광 가치를 높여야 하는데 점박이물범 등의 정확한 조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충분한 분석 후 점박이물범 이동 등에 생태적 교란이 없도록 각종 관광시설과 교량을 건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대우 신화’ 1세대 기업인 김우중 전 대우 회장 별세

    ‘대우 신화’ 1세대 기업인 김우중 전 대우 회장 별세

    만 30세에 창립… 해외시장 개척 주력 외환위기 때 부도 직전 국내 2위 기업 말년엔 동남아 4개국 청년사업가 배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 50분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건강이 악화돼 귀국한 뒤 아주대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으나 올 하반기에 입원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알츠하이머를 앓았으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고 전해졌다. 김 회장은 만 30세인 1967년 대우를 설립한 후 1999년 그룹이 부도를 맞아 해체되기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의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1963년 한성실업에 근무하면서 국내 최초로 섬유제품 직수출을 성사시켰으며, 창업후 수출만으로 회사를 초고속으로 성장시켜 ‘대우신화’라는 신조어와 함께 샐러리맨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1990년대 ‘세계경영’을 기치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신흥국 출신의 최대 다국적 기업으로 대우를 성장시킨 저력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당시 대우의 수출 규모는 국내 총 수출액의 10%에 이를 정도였다. 1989년 자전적 에세이집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펴내 6개월 만에 100만부를 돌파하며 최단기 밀리언셀러 기네스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자문위원 중 유일한 아시아인이었던 그는 외환위기 과정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경상수지 연 500억달러 흑자 달성, 금 모으기 운동 등 경제회생을 위해 노력했다. 삶의 마지막 여정에서는 청년 사업가 양성에 힘을 쏟았다. 지난 2010년부터는 마지막 봉사라 여기며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양성사업에 매진해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4개국에 1000여명의 청년 사업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생전에 김 회장은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GYBM 교육사업의 발전적 계승과 함께 연수생들이 현지 취업을 넘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체계화하라”고 당부했던 것으로도 전한다. 김 전 회장은 2017년 3월 서울에서 열린 ‘대우 창업 5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공개된 행보는 없었다. 대우그룹 임직원들은 1999년 그룹 해체 이후에도 해마다 창업기념일에 기념행사를 진행했으며, 그때마다 그를 포함한 300여명의 임직원이 자리를 함께 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르며 빈소는 아주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조문은 10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영결식은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소재 선영. 유족으로는 미망인 정희자 전 힐튼호텔 회장, 장남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차남 김선용 ㈜벤티지홀딩스 대표, 장녀 김선정 (재)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사위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등이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김용균 산재사망 1주기,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

    10일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24살 청년 김용균씨가 홀로 석탄운반용 컨베이어를 점검하다 벨트와 롤러에 몸이 끼여 숨진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6일 추모문화제, 7일 추모대회에 이어 어제는 고인이 잠든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1주기 추도식을 열어 “일하다 죽지 않는” 안전한 일터를 만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 이후에도 위험은 일터 곳곳에서 청년,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고인은 한밤중 석탄재와 먼지가 흩날리는 어두컴컴한 발전소 안에서 컨베이어 벨트 밑에 쌓인 석탄을 긁어모으다 변을 당했다. 원칙대로 2인 1조로 근무했다면 동료가 컨베이어를 비상정지시키고, 병원 이송도 신속하게 이뤄졌겠지만 사고 당시 김씨는 혼자였다. 비용 절감을 위한 원·하청 구조가 낳은 비극이었던 것이다. 원청은 외주화를 통해 직접고용 인력을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고, 격렬한 경쟁 끝에 일감을 따낸 하청업체들은 초과이윤을 남기려고 또 안전비용 등을 절감하는 구조다. 사고 현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은 충격 그 자체였다. 선진국인 한국에 아직 이렇게 열악한 작업환경이 있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사고 이후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꾸려졌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용균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갈 길은 멀다. 특조위가 지난 8월 말 안전관리체계 구축 등을 골자로 내놓은 22개 권고안은 휴지조각이 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김씨 같은 산재 사망자는 804명이다. ‘위험의 외주화’ 근절은 무엇보다도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시작해야 한다. 노동안전을 위한 필요인력 충원이 급선무다. 더이상 후진국형 산재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
  • 모친 “아직 할 일 많다”… 모란공원서 1주기 추모식

    모친 “아직 할 일 많다”… 모란공원서 1주기 추모식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내년부터 기관사 실습생으로 일해요. 용균이의 죽음이 제 아들의 일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지난해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김용균씨의 1주기를 이틀 앞둔 8일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시민 이근삼(51)씨는 이렇게 말했다. 김용균재단과 민주노총 등 고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추모식에는 김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일반 시민 수십 명도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김씨는 이날 추모식에서 “용균이가 떠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 할 일이 많다. 특별조사위원회에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등 22개 권고안을 내놨지만 정부는 여전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하나하나 바꿔 가며) 죽음을 못 막은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다”고 전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박창진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장, 권영국 변호사, 세월호 유가족들도 자리를 지켰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안전울타리 없는 컨베이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에 스러집니다

    안전울타리 없는 컨베이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에 스러집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내년 1월에 시행 사고 발생 사업주·하청사 대표 처벌 강화 사망사고 5년 내 2회 이상 땐 가중처벌 산재 빈번·가능성 높은 업종은 외주 못 줘 “해외처럼 장기적 이행점검委 설치 필요”김용균씨가 한국발전기술 하청업체에 입사해 한국서부발전 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내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산재 사고로 사망한 뒤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원청업체 책임을 강화하는 일명 ‘김용균법’인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면 개정안이 오는 12일 차관회의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공포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위원회’(추모위) 등 현장에서는 재발 방지 대책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청 사업장 399곳 점검 353곳에 시정지시 김씨의 사망 원인이 된 원·하청 구조는 기업이 공정의 일부를 외주화하면서 만들어진다. 외주화한 공정은 원청기업과 도급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가 맡게 된다. 김씨처럼 소속은 하청인데 원청사업장 안에서 일하는 노동자를 사내 하청노동자라고 부른다. 전력산업 구조 개편에 따라 한국전력 발전부문이 한국서부발전을 포함한 5개 발전공기업과 한국수력원자력으로 분할됐고, 발전공기업은 위험 업무를 민간업체에 외주화했다. 김씨는 민간업체 한국발전기술 직원으로 들어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내 하청노동자로 홀로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 점검 작업을 하던 중 사망했다. 지금도 현장의 문제는 여전하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0월부터 약 3주간 사내 하청노동자가 많은 사업장 399곳을 대상으로 안전·보건 조치를 한 결과 353곳에서 1484건의 시정 지시 사항이 나왔다. 경남 삼천포화력발전소는 석탄 운반 컨베이어의 안전 울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씨가 작업하던 컨베이어에도 안전 울타리가 없었다. 내년 1월이면 산안법 전부 개정안도 시행된다. 도급을 주는 사업자인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고 원청사업주가 산재 예방을 위한 안전 조치를 해야 할 장소의 범위를 원청사업장 전체와 원청이 지배·관리하는 장소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곳으로 확대했다. 기존 법은 원청 사업주가 화재·폭발·붕괴·질식 등 위험 책임을 져야 할 장소로 22곳을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고 있다. 또 사업주와 하도급업체 대표의 처벌 수위를 높였다. 근로자 사망 사고 발생 시 사업주에게 부과하는 벌칙(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가중처벌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망 사고를 5년 내 두 번 이상 초래한 경우다. 이와 함께 산업재해가 빈번하거나 사고 가능성이 큰 업종은 외주를 줄 수 없도록 했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58조는 도금 작업, 수은·납·카드뮴의 제련·주입·가공·가열 작업, 허가 대상 물질을 제조·사용하는 작업 등 고위험군 작업의 도급을 금지했다. 이어 59조는 도급을 하기 위해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 작업을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 중 급성 독성, 피부 부식성 등이 있는 물질의 취급’으로 제한했다. ●전기업종은 도급 금지·승인 대상에서 빠져 하지만 법의 미비점에 대한 지적은 여전하다. 정작 산안법 개정의 계기가 된 김씨가 일했던 태안화력발전소와 같은 발전업 등 ‘전기업종’이 도급 금지·승인 대상에서 모두 빠진 것이다. 법 시행 이후에도 전기업종인 원청업체가 도급을 줄 수 있는 셈이다. 노동계에서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추모위는 사고 이후 꾸려진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김용균 특조위)의 22개 권고안 이행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노동자 직접고용, 2인 1조를 위한 필요인력 충원 등이다. 하지만 특진마스크 지급을 제외하면 제대로 이행된 게 없다는 게 추모위의 주장이다. 정부에 권고안 이행점검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역시 이견이 있는 상태다. 고용부 관계자는 8일 “아직 특조위, 추모위에서 요구하는 이행 점검위 구성은 결정된 상태가 아니다. 발전소 현장 방문부터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해외처럼 장기적으로 이행을 점검할 수 있는 이행점검위원회가 필요하다. 다만 정부 산하로 설치하되 특조위원, 민간 입장을 대변할 위원, 전문가 등이 모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분진 흡입설비 가동 않기 일쑤 “1년 됐어도 바뀐 것 거의 없어”

    분진 흡입설비 가동 않기 일쑤 “1년 됐어도 바뀐 것 거의 없어”

    손전등 지급하고 안전펜스 생겼지만 장관 분진 점검 왔는데 컨베이어 중단 바닥에 턱이 많아 타박상 달고 살아 “용균씨와 약속 지키려고 계속 투쟁”“청년이 일하다가 다쳤거나 숨졌다는 뉴스가 나오면 벼락같이 부모님한테 연락이 와요. 무사하냐고, 어디 다친 데는 없느냐고···.”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기계·설비일을 하는 협력업체 직원 A씨는 24살이다. 1년 전 같은 직장에 다니던 김용균씨가 숨졌을 때의 나이와 같다. A씨는 여전히 불안하고 두렵다. ‘용균이 형’의 죽음 이후에도 위태로운 일터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남 일이 아니기에 태안과 서울을 오가며 ‘위험의 외주화(사용자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일)를 멈춰 달라’고 목 터져라 외쳤다”면서 “1년이 지났지만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반문했다. 용균씨가 지난해 12월 10일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 벨트를 홀로 점검하다가 입사 3개월 만에 숨진 뒤로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거리로 나왔다. “생명을 앗아가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가 더는 죽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 덕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일부 개정됐다. 무려 28년 만이다. 지난 4월 용균씨 사망 사고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가 출범했다. 특조위는 지난 8월 노동 안전을 위한 권고안 22개를 만들어 냈다. 용균씨가 다녔던 작업장에도 변화가 있긴 했다. 분진을 막아 주는 특진마스크와 손전등이 지급됐다. 용균씨는 손전등이 없어 휴대전화 불빛으로 일을 했었다. 컨베이어 벨트에 안전펜스도 생겼다. 어두컴컴한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해 조명도 새로 생겼다. 컨베이어 벨트 아래에 쌓인 낙탄을 제거할 때 예전에는 손잡이가 긴 쇠삽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고압의 물을 쏜다. 하지만 ‘김용균 1주기’를 앞두고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분향소 앞에서 만난 용균씨의 동료들은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용균씨만큼 젊은 청년들의 불안이 컸다. B(26)씨는 “석탄 운반·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탄가루와 분진이 상당하다. 분진을 빨아들이는 설비가 있지만 24시간 가동하면 고장이 난다며 가동을 안 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C(30)씨는 “점검 구간 높이가 낮아 몸을 숙이는 일이 여전히 많고 구간별 너비도 좁다. 바닥에 턱이 많아 타박상을 달고 산다”고 전했다. 발전공기업 5곳(한국남동·남부·서부·중부·동서발전) 직원들은 발전소 실내 상황실에서 모니터를 통해 기계·설비 작동 여부를 확인한다. 현장에서 설비의 유지·관리·보수·정비와 같은 외부 작업은 모두 용균씨 같은 협력업체 노동자의 몫이다. 고인의 동료들은 회사의 ‘보여주기식’ 행태에 분노했다. D(31)씨는 “지난 4일 오후 환경부 장관이 발전소 현장 점검을 나왔을 때 회사가 석탄을 운송하는 컨베이어 벨트 운전을 중단했다. 발전소 내 분진 문제를 봐야 할 사람이 왔는데 작동을 멈춘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E(34)씨는 “용균씨가 세상을 떠났지만 발전 노동자들의 정규직화와 위험의 외주화 금지는 멀었다”면서 “직접고용을 원했던 용균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거리에서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비정규직 삶 담긴 특조위 보고서는 휴지 조각 됐다”

    “비정규직 삶 담긴 특조위 보고서는 휴지 조각 됐다”

    현장은 위험 외주화 여전한데… 정부·여당 “직접고용은 어렵다”김용균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고로 숨진 지 1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재발 방지 대책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위험의 외주화’를 없애겠다는 정부 약속은 결국 말잔치일 뿐이라는 비판이다.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위원회’(추모위)는 3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의 권고안 이행 실태를 점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4월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출범해 지난 8월까지 조사 활동을 한 특조위는 노동 안전을 위해 ▲발전 노동자의 직접 고용·정규직화 ▲사업주의 분명한 책임을 묻는 안전관리체계 구축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22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특조위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전주희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위험의 외주화’(사용자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일)에서 노동자의 위험은 사용자(원청)의 책임이 아니라 노동자의 과실로 쉽게 전환된다”면서 “고인과 같이 발전소 하청노동자의 위험은 간접 고용이라는 불안전한 고용 형태와 얽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는 ‘특조위의 안을 100% 수용하겠다’고 말했지만 정부·여당은 여전히 ‘직접 고용은 어렵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고인이 사망한 지 1년이 다 돼 가는데도 발전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간사는 “지금도 발전 노동자들은 석탄회(보일러에서 연소되고 남은 석탄 물질)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1급 발암물질에 해당하는 분진에 노출된다”면서 “그런데도 하청 노동자들에게 지급된 것은 2950원짜리 특진마스크뿐”이라고 비판했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 재단’ 대표는 “715쪽 분량의 (특조위)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억울하게 죽어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이 들어 있다”면서 “조사 보고서가 휴지 조각이 돼 가고 있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화성 억울한 옥살이 윤모씨 찾고싶던 외삼촌 상봉

    화성 억울한 옥살이 윤모씨 찾고싶던 외삼촌 상봉

    화성연쇄살인 8차사건으로 20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윤모씨(52)가 태어나 처음으로 외가 친척들을 만났다. 2일 윤씨의 재심을 돕고 있는 법무법인 다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윤씨가 서울의 한 병원을 방문해 외삼촌 2명과 상봉했다. 이 병원은 막내외삼촌 아들이 입원중인 곳이다. 윤씨는 “외가 식구들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이렇게 찾게 돼 무척 기쁘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씨가 외가를 찾은 것은 어릴적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리워서다. 윤씨는 지난달 20일 청주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아마비에 걸린 제가 불편하게나마 지금처럼 걸을수 있게 된 것은 저를 강하게 키운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초등학교 3학년때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 외가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 고향은 진천이다. 윤씨는 이틀 후 청주상당경찰서에 도움을 청했다. 상당서 실종팀은 모두 사망하신 윤씨 부모의 호적등본 등을 분석해 3일만에 어머니 7형제 가운데 외삼촌 3명이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이 외삼촌들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네째(70)와 막내(65) 외삼촌과의 극적인 상봉이 성사됐다. 윤씨는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의 한 주택에서 잠자던 박모(당시 13세)양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7월 검거됐다. 고문을 받고 허위자백한 윤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청주교도소에 복역하다 감형을 받아 2009년 8월 가석방됐다. 억울함을 참고 살아오던 그는 지난 10월 화성 연쇄살인사건 피의자인 이춘재(56)가 8차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고 밝히면서 누명을 벗게 됐다. 윤씨는 지난달 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다산 관계자는 “윤씨 가족상봉이 이뤄진 것 처럼 재심청구 사건도 하루빨리 개시결정이 나기 바란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고 책임자엔 면죄부… 사후 대책은 모르쇠” 용균씨 떠난 지 1년, 엄마의 울분은 더 커졌다

    “사고 책임자엔 면죄부… 사후 대책은 모르쇠” 용균씨 떠난 지 1년, 엄마의 울분은 더 커졌다

    “경찰은 사고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정부는 재발 방지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아들이 죽은 지 1년이 지났지만 바뀐 게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하다 숨진 김용균씨 1주기를 앞두고 김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과 노동시민단체들이 책임자 처벌과 제도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김용균재단과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고(故)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위원회는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의 진짜 책임자인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 사장을 처벌하고 이들을 살인죄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안화력발전소는 한국서부발전 소속으로, 서부발전은 지난 2월 김씨 사망에 대해 “하청 구조로 인한 인력 부족과 안전관리시스템으로 발생한 사고”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지난 26일 충남 태안경찰서는 원·하청 관계자들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만 적용했고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 대표이사 등 7명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을 때만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추모위는 “이들 기업은 언제든 사람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인력을 보강하거나 안전 설비를 하지 않았다”면서 “중대한 범죄이자 살인”이라고 반발했다. 어머니 김씨는 “기업이 사람을 죽여도 처벌받지 않는 건 국가가 눈감아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특조위) 권고를 이행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서울포토] 고 김용균 1주기 추모분향소

    [서울포토] 고 김용균 1주기 추모분향소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태안 화력발전소의 하청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추모 분향소가 마련됐다. 이날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의 처벌을 촉구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속보] 김용균씨 사망 회사 관계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檢 송치

    [속보] 김용균씨 사망 회사 관계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檢 송치

    지난해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다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진 김용균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원·하청업체 관계자들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회사 대표들에 대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혐의 적용은 무리가 있다고 보고 혐의 없음으로 결론내렸다. 충남 태안경찰서는 27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원·하청 관계자들을 최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회사 관계자들이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김용균씨가 석탄 운반용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위원회는 이날 광화문광장 분향소 앞에서 회사 대표들을 살인죄로 처벌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홀마다 대기” “새달 예약 끝” 불황도 비켜 간 골프장 인기

    “홀마다 대기” “새달 예약 끝” 불황도 비켜 간 골프장 인기

    평년보다 날씨 좋고 日 여행 기피 영향 매출 감소 우려 뒤집고 1년 만에 반전김모(54)씨는 얼마 전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뜻하지 않은 고생을 했다. 평일임에도 손님들이 밀려 홀마다 20여분씩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다. 라운딩을 마치기도 전에 해가 지면서 마지막 홀은 치지도 못했다. 김씨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골프장만큼은 다른 세상인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전국 골프장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가 최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골프장은 급을 막론하고 호황이다. 대중 골프장인 경기 용인시의 H골프장은 지난주까지 1~3부 풀로 운영하며 130팀을 받았다. 작년 이맘때는 빈자리가 적지 않게 생겼는데 올해는 대기 손님까지 찼다. H골프장 대표는 26일 “12월까지 모든 예약이 끝났을 만큼 최근 몇 년간 이런 호황은 처음 본다”면서 “지인들의 부킹 민원에 시달리다 못해 휴대폰을 꺼놓을 정도”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경기 북부 A골프장도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는 대기 손님이 5~10팀 정도였는데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할인 상품을 내놓은 것도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의 럭셔리 골프장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급스러운 클럽하우스를 자랑하는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의 골프장 매출(호텔 제외)은 올 들어 9월 말 현재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한 118억원을 기록했다. 대중제이지만 해안가를 끼고 있어 부킹이 어려운 여수 경도골프장은 10월 말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경북 문경골프장도 같은 기간 매출이 10% 이상 늘어 연말까지 올해 매출 목표인 123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직 대통령 등 국내 유명인들이 많이 찾는 해남 파인비치골프장과 충남 태안 현대더링스CC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 전환도 골프장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이용료가 회원제보다 인당 평균 4만원가량 저렴하지만 회원제와 달리 토지와 건물세 등이 10분의1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회원제 중 상당수가 대중제로 전환한다. 실제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전국 골프장 수는 올 들어 10월 말 기준 91곳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골프장이 호황인 이유로 날씨를 첫손에 꼽는다. 평년에 비해 따뜻하고 강수량이 적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최근 6개월간 수도권 강수량은 745㎜로 평년(1111㎜)의 67%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11월부터 폭설이 내려 골프장이 조기 폐장했던 것과 대조된다. 또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골프 여행객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 일본 관광객 감소 여파로 일본을 오가는 비행기가 줄면서 운임료도 오른 만큼 일본은 더이상 저렴한 골프 관광지가 아닌 것이다. 일본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교포 강모(65)씨는 “현지 골프장에서 한국인 손님을 찾아볼 수 없다. 매년 일본으로 가던 골퍼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려 지방에서 1박 2일 골프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연초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골프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골프인구가 감소하고 있어서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3584만 6000명으로 2017년(3625만 2000명)보다 1.1% 줄면서 올해도 추가 감소가 우려됐으나 예상과 달리 증가세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속보] ‘김용균 사망’ 관계자 업무상과실치사로 송치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다 숨진 김용균 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회사 관계자들에게 살인죄 혐의가 아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충남 태안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원·하청 관계자 일부를 기소 의견으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인원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김용균 씨 사망과 관련해 회사 관계자들이 책임이 있다고 보고 업무상과실치사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혐의를 원·하청 회사 대표들에게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고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불황도 비켜간 골프장 인기...경기 나쁘다는데 올들어 매출은 껑충

    불황도 비켜간 골프장 인기...경기 나쁘다는데 올들어 매출은 껑충

    김모(54)씨는 얼마 전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뜻하지 않은 고생을 했다. 평일임에도 손님들이 밀려 홀마다 20여분씩 기다리는 불편을 겪었다. 라운딩을 마치기도 전에 해가 지면서 마지막 홀은 치지도 못했다. 김씨는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골프장만큼은 다른 세상인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전국 골프장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가 최악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골프장은 급을 막론하고 호황이다. 대중 골프장인 경기 용인시의 H골프장은 지난주까지 1~3부 풀로 운영하며 130팀을 받았다. 작년 이맘때는 빈자리가 적지 않게 생겼는데 올해는 대기 손님까지 찼다. H골프장 대표는 26일 “12월까지 모든 예약이 끝났을 만큼 최근 몇 년간 이런 호황은 처음 본다”면서 “지인들의 부킹 민원에 시달리다 못해 휴대폰을 꺼놓을 정도”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경기 북부 A골프장도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때는 대기 손님이 5~10팀 정도였는데 올해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면서 “할인 상품을 내놓은 것도 매출 상승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의 럭셔리 골프장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급스러운 클럽하우스를 자랑하는 경남 남해 사우스케이프의 골프장 매출(호텔 제외)은 올 들어 9월 말 현재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증가한 118억원을 기록했다. 대중제이지만 해안가를 끼고 있어 부킹이 어려운 여수 경도골프장은 10월 말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경북 문경골프장도 같은 기간 매출이 10% 이상 늘어 연말까지 올해 매출 목표인 123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직 대통령 등 국내 유명인들이 많이 찾는 해남 파인비치골프장과 충남 태안 현대더링스CC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회원제 골프장의 대중제 전환도 골프장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대중제 골프장은 이용료가 회원제보다 인당 평균 4만원가량 저렴하지만 회원제와 달리 토지와 건물세 등이 10분의1 정도 수준이기 때문에 회원제 중 상당수가 대중제로 전환한다. 실제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한 전국 골프장 수는 올 들어 10월 말 기준 91곳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골프장이 호황인 이유로 날씨를 첫손에 꼽는다. 평년에 비해 따뜻하고 강수량이 적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최근 6개월간 수도권 강수량은 745㎜로 평년(1111㎜)의 67%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11월부터 폭설이 내려 골프장이 조기 폐장했던 것과 대조된다. 또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골프 여행객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 일본 관광객 감소 여파로 일본을 오가는 비행기가 줄면서 운임료도 오른 만큼 일본은 더이상 저렴한 골프 관광지가 아닌 것이다. 일본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교포 강모(65)씨는 “현지 골프장에서 한국인 손님을 찾아볼 수 없다. 매년 일본으로 가던 골퍼들이 국내로 발길을 돌려 지방에서 1박 2일 골프여행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연초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골프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골프인구가 감소하고 있어서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장 내장객은 3584만 6000명으로 2017년(3625만 2000명)보다 1.1% 줄면서 올해도 추가 감소가 우려됐으나 예상과 달리 증가세가 확실하다는 분석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전입생 무상주택까지… 전국 지자체들 폐교 살리기 안간힘

    전입생 무상주택까지… 전국 지자체들 폐교 살리기 안간힘

    화순 아산초 공모 각지 100명 문의 쇄도 제주도 50억원 지원… 더럭초교 등 성과 함양 금반초교·괴산 백봉초교 학생 늘어 태안 만수동마을 어촌계 장벽도 허물어“우리 마을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 주시면 무상주택을 드립니다!”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를 살리기 위해 전국 지자체들이 숙소 무상임대를 통해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젊은 세대 이탈과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농어촌 학교들이 존립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전남 화순군에 있는 아산초등학교는 24일 “오는 27일까지 3일간 서류전형과 학부모 면접을 통해 무상주택에 입주할 내년 새 학기 입학 전학생을 선발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학교가 지난 10월 학생수 확충 차원에서 전학생 가정에 무상주택을 제공한다고 하자 외국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연락이 빗발치는 등 약 100명이 넘는 학부모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해 공모로 입주자를 선정한다는 설명이다. 아산초 전교생은 현재 27명이지만 6학년 10명이 졸업하면 내년도 신입생이 입학해도 전교생은 20여명 남짓이다. 학교 살리기에는 화순군이 팔을 걷어붙였다. 건축비 2억 8000만원, 전남교육청이 철거비 1억여원을 지원해 지난달부터 교내에 있는 교직원 관사를 헐고 지상 1층 66㎡ 규모의 주택 2동을 짓고 있다. 방 2칸과 주방 겸 거실, 화장실, 다용도실을 갖춰 4인 가족이 지내기 충분하다. 선정기준은 자녀수, 일자리 정착 노력, 지역 화합 의지 등이다. 저학년, 유치원생은 가점을 준다. 희망자는 중학교 졸업 때까지 최대 9년 동안 입주할 수 있다. 임대료는 없고 약 3만원 상당의 전기, 수도 등 공과금만 내면 된다. 지자체가 학생 유치를 위해 무상주택 인센티브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제주도는 폐교 위기의 작은 학교 살리기에 적극 뛰어들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공동주택 건립에 50여억원을 지원해 성과를 냈다. 제주시 애월읍 애월초교의 분교인 더럭분교장이 지난해 3월 더럭초교로 승격한 게 대표적이다. 2009년 학생수가 17명에 불과해 폐교 직전에 내몰린 학교는 학교 살리기에 나선 주민들이 마을 소유 부지 등에 공동주택을 지어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면서 학생수 늘리기에 성공했다. 학생수는 2011년 26명에서 2019년 100여명으로 늘었다. 임대료는 연 200여만원 수준이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초교 동복분교장도 지역 주민들이 2007년 학교 살리기를 위해 연립주택 4개동 29채를 제공했고 교육청은 다목적 강당 등 학교 환경 개선을 도왔다. 학생수는 2017년 13명에서 2019년 73명으로 늘었다. 이 밖에 전국 최초의 공립형 아토피 보건으뜸 학교로 유명한 경남 함양군 금반초교도 2010년 원룸형 숙소 12실을 건립해 전학 가구에 제공하면서 학생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충북 괴산군 백봉초교는 7억 5000만원을 들여 전학 오는 가족들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 6가구를 지난 2월 준공했다. 주민들은 다자녀순으로 심사를 벌여 6가구를 선발했다. 6가구를 추가로 건립해 내년 초에도 새 식구를 맞을 예정이다. 일자리 제공 인센티브도 있다. 충남 태안군 고남면 만수동마을은 2014년 외지인이 마을에 10년 이상을 살아도 가입이 안 되던 어촌계 장벽을 허물자 어촌계원이 68명에서 94명으로 늘면서 학생 전입도 일부 이뤄졌다. 화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전국 종합
  • ‘화성연쇄살인 피해자 극락왕생 기원’ 용주사서 위령제

    ‘화성연쇄살인 피해자 극락왕생 기원’ 용주사서 위령제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효찰대본산 화성 용주사(경기 화성시 소재)는 경내 관음전에서 23일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의 넋을 기리는 합동 위령제를 봉행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과 불자들, 이춘재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초등학생 피해자 유족들,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 위령제는 피해자의 영혼을 법단으로 모셔오는 ‘시련’ 의식으로 시작해 영혼을 영단에 모시고 천도의식을 고하는 ‘대령’ 의식,고혼을 깨끗이 씻고 정화하는 ‘관욕’ 의식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피해 영령의 극락왕생을 빌기 위해 용주사 본말사 주지 스님들이 천도염불을 집전하고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의 추도사,헌화 등이 이어졌다. 용주사 주지 성법스님은 “33년간 묻혀 있던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통받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위령재를 마련했다”면서 “억울하게 희생된 고혼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다시는 끔찍한 사건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기를 기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은 “과거 많은 희생이 발생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와 함께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사건의 진실을 정확히 알려드리는 것이 경찰의 책무인 만큼, 수사본부에서 모든 사건을 원점에서 검토하고 철저히 수사해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수사과정에 과오가 있었다면 숨김없이 밝히고 다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배 청장이 추도사를 끝내고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화성 실종 초등생의 아버지가 당시 수사 관계자를 처벌해달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초등생 아버지는 “30년 동안 (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경찰들이 은폐해서 시신까지 다 없애버렸다. 그 경찰은 누가 잡아야 하나. 왜 못 잡고, 왜 처벌 못 하나”며 “나는 (딸의) 시신도 못 찾았다.(그 경찰이 시신을) 어디 감춰서 숨겨놨는지. 경찰이 두 번 죽이는 것이다”며 오열했다. 위령제는 추도사에 이어 살풀이,영혼을 극락왕생시키기 위해 천도재를 올릴 때 법식을 베풀고 경전을 읽어주는 ‘시식’ 의식,초청된 영혼을 돌려보내는 ‘봉송’ 의식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화성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 9월부터 1991년 4월까지 당시 태안과 정남, 팔탄, 동탄 등에서 10대 초등학생부터 70대 할머니까지 11명이 무참히 살해된 사건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우선 DNA 대조 작업이 끝난 5건의 살인사건 피의자로 이춘재를 입건하고 30여 건의 성폭력 사건도 재수사하고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아직도 오지 않은 ‘노동의 새벽’/박상숙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아직도 오지 않은 ‘노동의 새벽’/박상숙 정책뉴스부장

    “돈 많고 권세 높은 집 도련님들이 그 고공에서 일을 하다가 지속적으로 떨어져 죽었다면, 한국 사회는 이 사태를 진작에 해결할 수 있었다. 정부는 기업을 압박하거나, 추경을 편성하거나, 행정명령을 동원하거나 간에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층에서 떨어지는 노동자들은 늘 돈 없고 힘 없고 줄 없는 사람들이었다.” ‘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인 소설가 김훈의 글을 읽다가 ‘쿵’ 하고 속에서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말대로 ‘낙엽처럼 떨어져’ 목숨을 잃은 건설 노동자들의 뉴스는 숱하게 접했지만, 불안한 일터를 오가는 그들의 처지가 크게 와닿진 않았다. 벼락같은 그의 통찰에 다단계 하도급, 하청업체, 비정규직이란 완곡 표현에 가려져 있던 희생자들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 즉 ‘계급’을 자못 실감했다. 영화 ‘기생충’ 마지막 장면에서 여전히 반지하에 머물며 이루지 못할 꿈을 꾸는 주인공 기우를 봤을 때의 우울한 감정이 겹쳐졌다. 지난해 12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지만 지지부진했던 개정안은 그달 터진 태안발전 하청업체 노동자 김용균씨의 안타까운 사망사고에 빚져 국회 문턱을 넘었다. ‘김용균법’으로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산안법 개정안은 그러나 “기업의 책임을 묻기엔 시기상조”라는 재계의 상투적 논리가 먹히면서 입법 과정에서 한 차례 물렁해졌다. 대표적으로 중대 사고를 일으킨 기업과 기관에 과실치사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목이 빠졌다. 지난 4월 입법예고된 시행령 개정안은 노동인권 사각지대를 없애려고 백방으로 뛴 김용균씨 어머니와 시민사회를 절망시켰다. 노동계는 오히려 하위 법령이 상위법의 취지를 비틀어 김용균씨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었다고 본다. 도급 금지 및 도급 승인 작업의 범위를 좁게 설정하면서 김용균씨를 스러지게 한 발전소 업무를 빼버렸다. 나름의 이유는 있다지만 끔찍한 사고가 일어난 현장과 업무를 배제한 건 ‘수많은 김용균’을 배려하지 않은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이란 허무 개그 속에 이런 시행령을 밀어붙일 수 있는 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에 내몰린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소위 ‘있는 집 자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로 작가의 일침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사람이 죽고 다치는 참혹한 노동 현실을 고발한 박노해 시인의 ‘노동의 새벽’은 1984년에 나왔다. 책이 나오고 강산이 세 번 넘게 변했지만 시집의 내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소득 3만 달러에, 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 지금도 매년 2000명 이상의 생때같은 목숨이 소멸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 시절 가난했던 노동자의 2세들이 대를 이어 다치고 죽어 나가는 현실은 ‘공화국 코리아´가 신분사회로 퇴보했다는 의심마저 갖게 한다. 28년 만에 산안법 개정이 가능했던 건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굳은 의지 때문이다. 부산의 변호사 시절부터 그는 열악한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뛴 걸로 유명하다. 대선 후보가 되고 “안전 때문에 눈물 짓는 국민이 단 한 명도 없게 만들겠다”고 한 공약에는 진심이 어려 있다. 그러나 그 진정성은 뒷걸음질치는 시행령 탓에 빛이 바랠 지경이다. 내년 1월 시행될 개정령은 국무회의 상정을 앞두고 마무리 중이다. ‘죽음의 외주화’를 막을 수 있는 주요 내용들을 시행령에 포함하거나 강화하라는 노동계의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귀담아듣는 것 같지 않다. ‘늘 돈 없고 힘 없고 줄 없는’ 이들과 관련된 법이어서 그럴지 모른다는 심증이 물증으로 굳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okaa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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