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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수난’ 보령댐·금강 백제보 연결 조기 추진

    보령·서산·당진시와 서천·청양·홍성·예산·태안군 등 충남 8개 시·군이 8일부터 20% 감량 급수에 본격 돌입했다. 보령댐은 저수율 22.4%로 바닥을 드러내 하루 20만t의 공급량을 15만t으로 줄였다. 청와대는 전날 보령댐과 금강 백제보를 연결해 식수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연결 공사를 착공하라고 지시했다고 충남도에 알려왔다. 충남 8개 시·군민 50만명은 이날부터 ▲상수도 세차 금지 ▲밭작물 급수 절제 ▲샤워 시간 감축 ▲양치질 컵 사용 ▲변기통 절수 ▲상수도 수압 저감 ▲설거지물 재활용 ▲빨래 모아 하기 ▲세탁기 수위 및 헹굼 횟수 조절 등 생활 절수 운동을 벌인다. 격일제로 12시간씩 단수하려던 홍성군도 다른 시·군과 같은 방식으로 바꿔 보조를 맞추기로 했다. 송석두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7일 오후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전화로 금강 백제보의 물을 보령댐에 공급하는 연결 공사를 곧 추진할 것이라고 알려왔다”면서 “긴급 사업인 만큼 청와대가 통상 6개월가량 걸리는 예비타당성조사 등 각종 행정 절차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의거해 면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늦어도 이달 말 시작돼 내년 2월 말 완공된다. 송 부지사는 “올가을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내년 3~4월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장마·태풍도 외면… “중부 가뭄 100년 만의 최악”

    장마·태풍도 외면… “중부 가뭄 100년 만의 최악”

    중부지역 가뭄이 재앙 수준이다. 봄 가뭄에 이어 가을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 장마가 실종됐고 폭우를 동반한 9월 태풍도 중국, 일본으로 향하고 한반도를 통과하지 않은 탓이다. 충남 서북부 8개 지역과 충북 단양은 지난 1일부터 제한 급수에 돌입했다. 상습 물 부족 지역인 강원 속초시는 절수운동에 나섰다. 저수율이 뚝 떨어진 경기도와 충청도에서는 내년 논농사가 어려울 뿐 아니라 수도권 식수원까지 위협받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형 산불 발생도 걱정이다. ●계곡도 말라… 보령댐 급수량 20%로 줄여 강철성 충북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근래 100여년 사이 가장 극심한 중부지방 가뭄 같다”며 “엘리뇨 현상에 따른 지구온난화 탓인데 앞으로 중부지역에 비가 올 확률이 적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5일 충남 보령시 미산면 보령댐 상류를 찾은 기자의 눈 앞에는 너른 들판이 펼쳐졌다. 댐 물이 차 있던 곳이 잡초가 무성한 들판으로 변했고 여기저기 야생화 군락지까지 생겨났다. 가장자리를 따라 왕버들 등 나무들이 어른 키보다 높이 자랐다. 댐 속 들판에는 길이가 300m는 족히 넘을 수몰됐던 도로도 드러났다. 보령댐 가뭄이 상당히 오래 진행됐음을 짐작하게 한다. 미산면 도화담리 주민 이상두(60)씨는 “댐이 생긴 뒤 이런 일(댐 가뭄)은 처음”이라면서 “댐이 마르면서 썰물처럼 물이 1㎞ 넘게 빠져 들판처럼 변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국수자원공사 보령권관리단은 이날 보령댐 저수율이 22.5%(2630만t)에 불과하다고 했다. 만수위 때 1억 1600만t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송치영 보령권관리단 관리팀장은 “10월 초까지 평균 강우량이 1200㎜는 됐는데 올해는 절반인 660㎜ 안팎에 그쳤다”며 “이 때문에 댐의 주요 수원인 보령 성주산과 부여 만수산 쪽에서 흘러오는 물이 예전의 31%밖에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가을비가 내렸지만 메마른 흙 속으로 스며들 정도밖에 되지 않아 댐에는 거의 유입되지 않았다. 보령댐은 1998년 완공돼 보령, 당진, 서산, 태안, 홍성, 예산, 청양, 서천 등 충남 서북부 8개 시·군 50만명에게 하루 20만t의 식수를 공급한다. 미산면과 웅천읍 등에 농업용수도 대지만 추수를 앞두고 공급이 절실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다. 댐 주변 도로를 따라 하류로 가는 길에 내다본 댐 물이 아득히 멀었다. 수면과 도로 사이로 10m가 넘는 거대한 황토 띠가 끝도 없이 펼쳐졌다. 물이 빠진 흔적이다. 송 팀장은 “예년 평균 수위가 70m인데 지금은 59m로 11m 낮아졌다”면서 “댐 유역 면적 6.4㎢ 중 상류 쪽 호수 바닥이 밖으로 많이 드러났지만 그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류의 댐은 수문을 단단히 잠근 상태였다. 수문 아래 방류 통로에는 물기조차 없다. 댐에서 방류한 물이 흐르는 웅천천도 말랐다. 주산면 화평리 이장 이당우(64)씨는 “댐에서 몇백m 더 내려가면 물이 아예 안 보인다”면서 “물이 말라 하천 생태계가 다 망가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댐을 건설할 때 수자원공사에서 ‘농사짓기 좋게 하겠다’고 해서 따라 줬는데, 특히 올해 논밭에 물을 대 달라고 사정하느라 힘들었다”며 “댐 물을 어떻게 관리하길래 이런 지경이 됐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보령댐은 한 달여 전 전국 댐 중 유일하게 관심, 주의, 경계 등을 거쳐 가장 좋지 않은 ‘심각’ 단계로 진입했다. 이 댐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시·군들은 지난 1일부터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하루 공급량을 15만t으로 20% 넘게 줄였다. 홍성군은 밤 10시부터 이튿날 오전 10시까지 물을 끊는다. 11개 읍·면은 격일제로 이같이 제한 급수한다. 슈퍼마켓과 할인점 등에서는 주민들이 플라스틱 물동이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서산시는 6일부터 종합운동장 수영장 등 일부 시설을 임시 휴관하고 샤워장 5곳, 옥외 음수대 5곳, 행사용 급수시설 2곳을 당분간 폐쇄하기로 했다. 강원 지역 가뭄도 심각하다. 지난 여름 화천·인제 지역에 잠깐 집중호우가 내려 바닥을 보이던 소양강댐 수위가 10m 이상 올라가는 등 물 부족을 해결하는 듯했지만 가을에 접어들면서 가뭄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강원 지역 영동권과 영서권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각각 17%와 16% 수준에 그쳤다. 춘천은 평년의 3%에 불과해 1966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 상습 물 부족 지역인 속초시는 식수 부족이 우려되자 시민을 대상으로 절수운동에 나섰다. 주요 취수원인 쌍천 집수정의 수위 관리에도 나섰다. 충북 지역도 가을 가뭄 때문에 일부 마을에서 제한 급수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와 영춘면 사지원리 등 10여개 마을이다. 예년 평균 강우량은 1170.2㎜인데 올해는 612.6㎜로 절반 수준이다. 1973년 관측한 이래 올해가 최저 강수량이다. 장기봉(60) 단성면 고평리 이장은 “물탱크를 오전 5시에 열어 주고 9시에 잠갔다가 다시 12시에 열어 주는 등 제한 급수를 해 불편한 게 한둘이 아니다”라며 “시골 동네도 요즘은 전부 수세식 화장실을 쓰고 있어 화장실을 마음대로 사용 못 하는 게 가장 큰 불편”이라고 말했다. 경기 화성 봉담읍 덕우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낸 채 잡초만 무성하다. 메마른 저수지 안쪽에는 군데군데 모래톱이 생겨났다. 물 한가운데 둥둥 떠 있어야 할 수상가옥 형태의 낚시터는 저수지 바닥에 주저앉아 흉가처럼 변했다. 군데군데 고여 있는 물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덕우저수지 저수율은 고작 18%로 지난해 이맘때 55%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저수지 옆 낚시터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가뭄으로 담수량이 부족하다 보니 낚시꾼들도 안 와 생계 유지가 어렵다”고 울상이다. ●산불 비상… 한달 새 급증 전국 33건·4㏊태워 산불 발생 위험도 커지고 있다. 7~10월은 산불 걱정이 없는 시기지만 올해는 다르다. 가뭄 탓에 바짝 마른 낙엽이 쌓인 상태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크게 확산될 위험이 있다. 지난달 전국에서 33건의 산불이 발생해 4.0㏊의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 5년 평균 1.6건, 0.1㏊ 피해가 발생한 것과 비교해 산불 빈도 및 피해가 급증했다. 홍성숙 강원지방기상청 기후서비스 담당은 “엘니뇨 현상으로 가뭄의 장기화가 예상된다”면서 “연말까지 예년의 강수량이 예보되지만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해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단풍과 함께 즐기는 야생화 가을 여행

    단풍과 함께 즐기는 야생화 가을 여행

    우리나라 구석구석이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다. 아기자기한 야생화와 함께하는 가을 여행을 계획해보면 어떨까. 몸 낮춰 작고 여린 야생화를 보며 걷는 여행은 느리지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즐거움을 준다. 한국관광공사가 가을 야생화 여행지 다섯 곳을 소개했다. 길을 따라 걸으며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여행지다. 자세한 여행 정보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웹사이트(korean.visitkorea.or.kr), 야생화 정보는 산림청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www.nature.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야생화 핀 가을 숲에서 탐스러운 하루-경기 포천 국립수목원  야생화가 핀 가을 숲에서 보내는 하루는 탐스럽다. 단풍이 내려앉는 계절일수록 들꽃은 귀한 자태를 뽐낸다. 국립수목원인 광릉 숲은 우리나라에서 으뜸가는 산림 생태계의 보고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된 숲은 540여 년간 보전된 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국립수목원의 호젓한 산책로 곳곳에서 야생화가 얼굴을 내밀며 원시 숲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솔체꽃, 묏미나리, 버들잎엉겅퀴, 물달개비 등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야생화들이 숲의 조연으로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숲생태관찰로, 전나무숲, 백두산호랑이가 사는 산림동물보존원 등은 수목원에서 꼭 둘러볼 곳이다. 국립수목원은 일, 월요일에 휴관한다. 방문 전 예약이 필수다. 국립수목원 (031)540-2000. 천상의 화원- 강원 정선 만항재  고한읍 상갈래교차로에서 시작하는 414번 지방도를 따라 오르면 정선과 태백, 영월 등 3개 시, 군이 경계를 이루는 해발 1330m 만항재에 닿는다. 만항재는 우리나라에서 차를 타고 가장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고개로, 정상 주변에 이른 봄부터 가을까지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고 져서 ‘천상의 화원’이라 불린다. 낙엽송 숲 사이로 천상의 화원과 하늘숲 정원이 조성되어 숲을 거닐며 야생화 탐방을 즐길 수 있다. 만항재에서 내려오면 하이원리조트와 강원랜드가 있는 사북읍과 고한읍이다. 예술과 결합한 탄광촌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삼탄아트마인, 10여 년 전 시간이 멈춘 사북탄광문화관광촌에 들러보자. 만항재 오르는 길에는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가운데 하나인 정암사도 있다.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033)560-2369. 탐방로 따라 걸으며 만나는 야생화-충남 태안 안면도자연휴양림  안면도자연휴양림은 소나무뿐만 아니라 중부지방의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소나무 아래마다, 탐방로 길섶마다 작고 예쁜 야생화가 핀다. 안면도자연휴양림은 크게 휴양림 구역과 수목원 구역으로 나뉘는데, 야생화가 비교적 많은 곳은 수목원 구역이다. 아산정원, 목련원, 야생화원, 생태습지원 등 각종 테마 정원을 둘러봐도 좋지만, 입구에서 왼쪽으로 난 편백 숲길을 따라 걸으며 야생화와 눈 맞추는 재미도 쏠쏠하다. 닭의장풀을 비롯해 꽃며느리밥풀, 벌개미취, 까실쑥부쟁이, 쥐꼬리망초, 꽃범의꼬리, 산박하 등을 볼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도 야생화를 만날 수 있는 곳. 봉래꼬리풀, 괭이밥, 갯쑥부쟁이 등 야생화는 물론 전 세계 희귀 수목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는 꽃지해수욕장, 안면암 등과 함께 가을 야생화 여행 코스를 잡아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태안군청 관광진흥과 (041)670-2772 선비의 걸음으로 구곡의 꽃을 품다-경북 영주 소백산자락길  소백산은 우리나라 12대 명산 가운데 하나다. 비로봉, 국망봉, 연화봉 등 해발 1400m를 전후한 봉우리가 즐비하고, 다채로운 야생화가 자란다. 소백산자락길은 소백산 자락을 감아 도는 열두 자락 143㎞ 길인데, 정상까지 오르지 않고 소백산의 정취를 누릴 수 있다. 그 가운데 1자락길은 선비촌에서 삼가주차장까지 12.6㎞ 구간이다. 선비길(3.8㎞)과 구곡길(3.3㎞), 달밭길(5.5㎞)로 구성되며, 구곡길을 중심으로 가을 야생화가 아름답다. 소백산자락길안내소를 출발점 삼아 죽계구곡을 끼고 초암사까지 오른다. 요즘 날이 따뜻해지면서 여름 여생화가 가을까지 계절을 넘나든다. 계곡을 낀 길가로 나도송이풀, 세잎쥐손이, 이질풀, 고마리, 투구꽃, 용담 등이 꽃을 피운다. 구곡길 야생화는 겉모습이 화려하기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때 그 진가를 알 수 있는 꽃이 많다. 죽계구곡이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가 더한다. 조금 짙은 단풍을 같이 보고 싶으면 달밭길을 이어서 걸어도 좋겠다. 소백산자락길안내소 (054)634-3121. 시집가는 딸에게 준 향기로운 꽃-전북 정읍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  정읍 옥정호구절초테마공원은 구절초가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원래 있던 산의 지형을 그대로 사용해서 자연스럽고, 늘씬한 해송과 구절초가 어우러지니 더없이 근사하다. 구절초는 우리 산과 들, 강변 어디서나 잘 자라고,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서늘해지면 하얀 꽃을 피워 가을을 알려준다. 구절초 꽃차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월경불순에 효과가 좋아 혼례를 치른 딸이 처음으로 친정에 방문할 때 챙겨 보냈다고 한다. 솔숲에 구절초가 가득하고, 벌개미취와 층꽃나무가 조금 있다. 강변에는 해바라기, 메밀꽃, 코스모스 꽃밭이 기다린다. 백제가요 ‘정읍사’의 여인을 만날 수 있는 정읍사공원, 단풍이 없어도 아름다운 내장산과 내장사, 한옥 구조가 독특한 정읍김동수씨가옥, 알뜰한 산외한우마을까지 더하면 낭만적이고 가을 향기 물씬 느끼는 여행 코스가 된다. 정읍시청 농업정책과 (063)539-6170~1.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1] 주꾸미 낚싯배 분주한 충청수군의 본거지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1] 주꾸미 낚싯배 분주한 충청수군의 본거지

     충청수영이란 충청도수군절도사영(忠淸道水軍節度使營)의 줄임말이다. 충청도 수군을 지휘하던 절도사가 머물던 본영이라는 뜻이다. 충청수군의 관할해역은 아산만에서 금강 하구의 장항만에 이른디. 해안선의 길이는 992.8㎞에 이르고 점점이 이어진 섬은 250개나 된다. 충청수영은 관할 수역의 중간 지점인 지금의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일대에 있었다. 충청수군의 군항(軍港)이었던 오천항은 지금 가을 주꾸미철을 맞아 낚싯배의 입출항으로 분주하다.  충청수역은 고려시대 이후 호남평야를 비롯한 남부 평야지대에서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개성이나 한양으로 운반하는 조운선이 지나는 길목이었다. 당시 왜구가 해안은 물론 내륙까지 침범했던 것도 쌀을 비롯한 양곡 탈취가 가장 큰 목적이었던 만큼 수군의 역할은 중요했다. 조선이 고려 군제(軍制)를 발전시켜 오천에 충청수영을 설치한 것은 세종 29년(1447)이다.  ‘세종실록 지리지’에 따르면 조선 초기 충청수영의 군선은 142척, 병력은 8414명에 이른다. 임진왜란 때인 선조 29년(1596)에는 충청수사 최호가 이끄는 충청수군이 남해 한산도에서 삼도수군통제사 원균의 지휘를 받다가 이듬해 칠천량해전에서 대패하기도 했다. 당시 충청수영은 해전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울창한 안면도의 소나무를 벌채해 삼도수군의 군선(軍船)을 건조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충청수영은 고종 33년(1896) 폐영(廢營)됐다.  충청수영성은 충남 해안과 안면도·원산도로 둘러싸인 천수만에서도 좁은 내만(內灣)에 깊숙이 들어앉아 있다. 앞바다의 수심이 깊은 데다 서해안의 다른 포구와는 달리 심한 조수간만의 차이에도 배가 드나드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주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뒷동산의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지금 보아도 천혜의 요새다. 석성(石城)인 충청수영성은 수군절도사 이장생이 둘레 3174척, 높이 11척 규모로 중종 4년(1509)부터 16년 동안에 걸쳐 쌓았다.  충청수영은 봉수를 이용해 먼바다를 포함한 관할 수역의 움직임을 신속하게 파악했다. 어청도 봉수에서 외연도, 녹도, 원산도를 거쳐 충청수영성 남쪽 1.2㎞ 지점에 있는 망해정 봉수로 이어지는 정보 전달 시스템이다.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관할수역의 지형적 특징을 감안해 충청수영이 자체적으로 운영한 이른바 권설봉수(權設烽燧)는 다른 수영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왜구 방어를 목적으로 설치된 충청수영이지만 병자호란 이후 수도권 방어가 가장 중요한 군사적 목표로 떠오르면서 본영의 이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영성의 위치가 왜구를 방어하고 조운선의 안전한 운항을 도모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청나라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비상사태 발생의 경우 왕실과 조정의 피난처인 강화도 일대를 보호하는 데는 적절치 않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조 3년(1779)부터 충청수사의 지휘소인 행영(行營)을 태안반도 서쪽 끝인 안흥으로 옮겨 10년 남짓 운영하기도 했다.  충청수영성의 현재 모습에서 전성기의 위용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천수만과 어우러지는 뛰어난 경관으로 시인·묵객의 발걸음이 잦았던 누각 영보정(永保亭)의 복원이 최근 시작됐고, 성벽을 되살리기 위한 발굴조사도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충청수영의 형장인 서문 밖 갈마진두(渴馬津頭)는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부 다섯 명이 순교한 현장이기도 하다. 차근차근 제모습 찾기에 노력한다면 지역 최고의 역사관광 자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5] 지자체 직거래 장터의 경제학

    [박현갑의 시사 궁금증 풀이5] 지자체 직거래 장터의 경제학

    추석을 맞아 서울의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특산물과 제수용품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직거래 장터를 개장하고 있다. 추석은 물론 설이나 김장철 등을 앞두고 해마다 갖는 행사지만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정부 방침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는 추석을 맞아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강서구청에서 ‘추석맞이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농·특산품은 전북 임실군, 경북 상주시, 충남 태안군, 강원 강릉시, 전남 여수시, 경남 함안군, 전남 순천시, 전북 남원시 등 8개 자매결연 지역에서 직접 생산한 것이다. 별도의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아 시중보다 10~3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강서구는 2000년부터 자매결연을 맺은 자치단체와 연개해 설과 추석 두차례 직거래장터를 열고 있다.  구 관계자는 “품질좋고 믿을 수 있는 농·특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생산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는 기회”라면서 “직거래장터를 많이 이용해달라”고 설명했다.  서울 양천구(구청장 김수영)에서도 23, 24일 양천공원에서 직거래 장터가 선다. 장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순천시 울진군 등 양천구와 자매결연을 맺은 지역의 특산물과 추석 제수용품, 그리고 사회적 경제기업 생산제품 등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구청장 신연희)도 22일 구청 주차장에서 전국 41개 지역에서 올라온 우수 농축수산물을 한데 모아 직거래 장터를 연다. 장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장터를 이용하면 시중보다 5∼30% 싸게 우수 농축수산물을 살 수 있다. 구입하는 물품이 많으면 현장에 설치된 우체국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지자체에서 개설하는 장터는 주민들 입장에서보면 가격과 품질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바람직한 서비스 행정이다. 지자체 개설 장터가 없다면 제수용품은 백화점, 대형마트나 재래시장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은 물품 구입시 주차나 배달에 대한 고민없이 원스톱 쇼핑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통시장은 백화점에 비해 가격경쟁력은 있는지 모르나 소비자 접근성이나 배달서비스 등 편의 제공은 아무래도 떨어진다. 이때문에 물품 구입시 주머니 사정을 감안하는 알뜰주부라면 지자체 개설 장터는 제3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자매결연한 지역에서 공급하는 특산물인데다 가격도 시중보다 저렴하고 접근성도 좋아서다. 하지만 지자체 개설 장터는 지역내 전통시장 상인들 입장에서 보자면 계륵같은 존재이다. 대형마트가 우후죽순마냥 들어서면서 손님들이 줄어드는 마당에 ‘명절 특수’를 기대할 수 없기때문이다.  지자체 개설 장터 말고도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정기적으로 아파트 단지내에서 장터를 개설하는 경우도 많다.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개설하는 장터라면 모르겠으나 해마다 설, 추석 명절에 행정기관에서 장터를 개설하는 것이 지역 상인들 입장에서 보면 속이 상할 수 있는 시책이다.  지자체 마다 재래시장 현대화를 지원하는 등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힘을 쓰고 있기는 하다. 소비자 선택권도 넓히고 재래시장 상인들의 영업권도 훼손하지 않을 수 있는 상생의 지혜가 필요하다.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 선장 1명 실종, 태안 해상서 발견된 어선에 선장 실종..”수색 중”

    선장 1명 실종, 태안 해상서 발견된 어선에 선장 실종..”수색 중”

    19일 오전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1.2t급 어선(연안자망)이 발견됐으나 선장 1명이 실종돼 해경이 수색에 나섰다. 태안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2분께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M호 선장 이모씨가 “뒤에 마검포라 적혀 있고, 시동이 걸려 있는데 선원이 없는 어선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태안해경은 경비함정과 122구조대 등을 급파해 어선 일부가 침수된 채 현측에 충돌 흔적이 있고, 선원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실종된 사람은 선장 문모(57)씨로, 이날 오전 3시께 조업을 위해 마검포항에서 혼자 출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선장 1명 실종, 다른 선박과 충돌 어선 발견… “사고 낸 어선 선장은 도주한 듯”

    선장 1명 실종, 다른 선박과 충돌 어선 발견… “사고 낸 어선 선장은 도주한 듯”

    선장 1명 실종, 다른 선박과 충돌 어선 발견… “사고 낸 어선 선장은 도주한 듯” 선장 1명 실종 충남 태안군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어선이 발견됐다. 19일 오전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1.2t급 어선(연안자망)이 발견됐다. 그러나 선장이 보이지 않아 해경이 수색에 나섰다. 태안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2분쯤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M호 선장 이모씨가 “뒤에 마검포라 적혀 있고 시동이 걸려 있는데 선원이 없는 어선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해경은 경비함정과 122구조대 등을 급파해 어선 일부가 침수된 채 현측에 충돌 흔적이 있고, 선원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해경의 조사 결과 실종된 사람은 선장 문모(57)씨로, 이날 오전 3시쯤 조업을 위해 마검포항에서 혼자 출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경은 헬기 1대, 함정 6척, 122구조대, 안면 순찰정, 어선 9척 등을 사고 해상으로 보내 집중 수색하는 한편 다른 선박이 이 어선을 충돌한 뒤 도주한 것으로 보고 해당 선박을 찾아 나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5 국정감사] 해경 표류예측시스템 실제 수색 때 먹통, 화창한 날 실험 엉터리… 150억원 ‘헛돈’

    [2015 국정감사] 해경 표류예측시스템 실제 수색 때 먹통, 화창한 날 실험 엉터리… 150억원 ‘헛돈’

    돌고래호 실종자 수색 때 무용지물이었던 해경의 표류예측시스템이 파고가 잔잔한 날 실측실험을 하고서 도입하는 등 연구개발비 150억원을 쓸모없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실이 19일 해양과학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경은 표류예측시스템을 2011년 11월 이후 올해 6월까지 11차례 실측 실험을 하면서 모두 파도가 잔잔하고 바람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에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3월 충남 태안 덕적도 근해 실측 때 풍속은 0.3m/s, 파고는 1m에 불과했고, 지난해 진도 서거차도 실험 때도 풍속 2.3m/s, 파고 0.1m에 불과했다 .풍속이 가장 거셌을 때도 6.2m/s가 최고였고, 파고는 1.1m가 고작이었다. 통상 배가 전복되거나 충돌하는 상황은 이번 사고처럼 기상 악조건 속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해경이 풍속, 파도 등 실제 기상조건은 외면한 채 엉터리 실측실험을 해 온 바람에 막상 사고 수색현장에서 표류예측시스템이 먹통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실측실험과 별도로 해경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표류시스템을 44회 자체 구동했지만 예측 성공률은 17건으로 39%에 불과했던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예측 실패가 7건으로 16%, 확인불가가 20건으로 45%로 나타났다. 표류예측시스템은 2007년 허베이 스피리트호 오염사고 이후 해양수산부의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선정돼 예산 150억원이 들어갔다. 해경은 최근 추자도 돌고래호 전복사고 발생 당시 이 시스템을 이용했지만 엉뚱한 장소를 알려주는 바람에 수색작업이 실패했다. 윤 의원은 “해양사고가 대부분 악천후나 기상 급변 상황에서 발생하지만 표류예측시스템은 이를 간과했다”며 “기본적 문제의식이 없어 정작 중요한 순간에 아무런 쓸모없는 시스템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선장 1명 실종, 태안서 충돌 추정 1.2톤 어선 발견..선장은 어디에?

    선장 1명 실종, 태안서 충돌 추정 1.2톤 어선 발견..선장은 어디에?

    선장 1명 실종, 태안서 충돌 추정 1.2톤 어선 발견..선장은 어디에? ‘선장 1명 실종’ 태안 해상서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발견된 가운데 선장 1명이 실종됐다. 19일 오전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1.2t급 어선(연안자망)이 발견됐으나 선장 1명이 실종돼 해경이 수색에 나섰다. 태안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2분께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M호 선장 이모씨가 “뒤에 마검포라 적혀 있고, 시동이 걸려 있는데 선원이 없는 어선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태안해경은 경비함정과 122구조대 등을 급파해 어선 일부가 침수된 채 현측에 충돌 흔적이 있고, 선원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실종된 사람은 선장 문모(57)씨로, 이날 오전 3시께 조업을 위해 마검포항에서 혼자 출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장 1명 실종에 해경은 헬기 1대, 함정 6척, 122구조대, 안면 순찰정, 어선 9척 등을 사고 해상으로 보내 집중 수색하는 한편 다른 선박이 이 어선을 충돌한 뒤 도주한 것으로 보고 해당 선박을 찾고 있다. 네티즌들은 “선장 1명 실종 안타깝다”, “선장 1명 실종, 돌고래호 실종자들도 아직 다 못 찾았는데..”, “선장 1명 실종, 충돌하고 도망간 건가?”, “선장 1명 실종, 꼭 찾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서울신문DB(선장 1명 실종)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선장 1명 실종, 태안서 충돌 추정 1.2톤 어선 발견 “선박 충돌 뒤 도주한 듯”

    선장 1명 실종, 태안서 충돌 추정 1.2톤 어선 발견 “선박 충돌 뒤 도주한 듯”

    ‘선장 1명 실종’ 태안 해상서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발견된 가운데 선장 1명이 실종돼 수색 중이다. 19일 오전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1.2t급 어선(연안자망)이 발견됐다. 해당 어선의 선장 1명이 실종된 상태로 해경이 수색에 나섰다. 태안 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2분께 마검포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던 M호 선장 이모씨가 “뒤에 마검포라 적혀 있고, 시동이 걸려 있는데 선원이 없는 어선을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태안해경은 경비함정과 122구조대 등을 급파해 어선 일부가 침수된 채 현측에 충돌 흔적이 있고, 선원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실종된 사람은 선장 문모(57)씨로, 이날 오전 3시께 조업을 위해 마검포항에서 혼자 출항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장 1명 실종에 해경은 헬기 1대, 함정 6척, 122구조대, 안면 순찰정, 어선 9척 등을 사고 해상으로 보내 집중 수색하는 한편 다른 선박이 이 어선을 충돌한 뒤 도주한 것으로 보고 해당 선박을 찾고 있다. 사진=서울신문DB(선장 1명 실종) 뉴스팀 seoulen@seoul.co.kr
  • 합참 “800㎞ 탄도미사일 이어도 공해상으로 시험 발사 검토”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우리 군이 현재 개발 중인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을 이어도 남쪽 공해상 지역으로 시험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군 당국이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에 대해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양병희 합참 전력발전부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가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우리는 800㎞ 미사일을 날릴 공간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남방 공해상으로 발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미사일 발사 시험장이 있는 충남 태안반도에서 사거리 800㎞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이어도 남방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군 당국은 지난 6월 3일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2012년 10월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해 한국군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300㎞에서 800㎞로 늘리는 데 합의한 바 있다. 최윤희 합참의장은 이어도가 중국과의 영유권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곳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이 답변은 800㎞ 탄도미사일 시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뜻”이라면서 “현재 발사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 의장은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 있는 비정상 사태라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예”라고 답변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문에 ‘비정상 사태’ 발생을 대북 확성기 재개 조건으로 달았다.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날짜가 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핵실험은 최소 한 달 전,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1주일 전이면 징후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합참 국정감사에서는 한·미 군 당국이 지난 6월 한반도 전시 상황에 대비해 서명한 ‘작전계획 5015’를 보고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설전을 벌여 한때 파행을 겪기도 했다. 국방위는 논란 끝에 다음달 2일 작계 5015에 대한 합참의 보고를 받기로 의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지은희 두 번째 메이저 우승컵 정조준

    2009년 US여자오픈 챔피언 지은희(29·한화)가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정상을 노크했다. 지은희는 11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파71·6453야드)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뽑아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4언더파68타를 쳤다. 공동선두(5언더파) 이미향(22·볼빅), 렉시 톰슨(미국)에 이어 공동 3위다. 지은희는 투어 데뷔 2년 만인 2009년 US여자오픈에서 캔디 쿵(대만)을 밀어내고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당시 아버지 지영기씨가 청평호 물 위에 띄위놓은 부표를 표적삼아 아이어샷 훈련을 시켰다는 일화 때문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승 뒤 지은희는 LPGA 드림을 이루는 듯 했지만 리더보드에서 이름을 찾기가 힘들었다. 우승 이듬해부터 시작한 스윙 교정이 독이 됐다. 다양한 구질을 구사하기 위해 스윙에 변화를 줬지만 적응하기가 만만치 않았고 시간도 많이 걸렸다. 대회 전장이 점차 길어진 탓도 있었다. 지난주 충남 태안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에서 만난 지은희는 “예전에 견줘 클럽을 2개 정도 더 늘려잡아야 하는 홀이 많아져 힘들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그의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239야드로 전체 128위에 그치고 있다. 지은희는 올 시즌 ‘톱10’ 성적이 한 차례도 없다. 앞선 메이저 대회 US 여자오픈과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는 모두 컷 탈락 했다. 최근 캐나디언 여자오픈 공동 14위가 올 시즌 최고 성적이다. 그러나 지은희는 “오늘대로라면 투어 세 번째 우승을 두드릴 만 하다”고 말했다. 지은희가 6년 만의 정상을 꿈꾸는 가운데 이미향은 지난해 미즈노클래식 이후 투어 2승째 정조준에 나섰고, 김세영(22·미래에셋)이 3언더파 68타로 호주 교포 이민지(19) 등과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최연소 메이저 우승컵 사냥에 나선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는 2언더파 69타로 공동11위. 그러나 5개 메이저대회 석권을 노리는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김효주(20·롯데)는 각각 1오버파와 2오버파로 부진해 40위권과 50위권으로 밀려났다. 한·미·일 메이저 대회를 석권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8오버파 79타의 극심한 부진으로 최하위권인 110위권으로 떨어져 컷 탈락을 걱정하게 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노무라, 어머니 땅에서 첫 우승 일구다

    노무라, 어머니 땅에서 첫 우승 일구다

    올해 초 한화골프단에 입단한 노무라 하루(23·한국명 문민경)는 한국인 어머니(문소영)와 일본인 아버지를 둔 일본 국적의 골프선수다. 1992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태어나 5살 때까지 일본에서 살았다. 이후 어머니를 따라 한국으로 왔고, 10살 때 외할머니의 영향으로 골프에 입문했다. 그리고 명지중-명지고를 거치며 한국에서 주니어 선수생활을 했다. 한국 이름은 어머니 성을 따라 문씨를 썼고, 이름을 민경이라고 지었다. 노무라는 2010년 12월 아버지를 따라 일본 국적을 택했고, 아버지의 성과 한국이름을 일본 발음으로 고친 노무라 하루가 됐다. 국적을 변경한 이유는 일본여자골프투어가 성적을 내기 더 수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라는 중학교 3학년이던 2007년 일본 주니어대회에서 우승하고, 고교시절 여러 차례 일본 프로대회에 출전해 베스트 아마추어에 입상하는 등 일본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다. 프로로 첫 출전한 JLPGA 투어 브리지스톤 레이디스오픈에서는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기록(18세 178일)으로 우승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골프와 함께 자랐고, 현재는 주로 미국에서 투어생활을 하고 있는 노무라는 국적만 일본일 뿐 정서상으로는 80%가 한국인이다. 실제로 언어 능력도 한국어, 일본어, 영어의 순이다. 일본투어를 뛸 때 “일본인이 일본말을 못한다”는 핀잔도 수두룩하게 받았다. 노무라가 6일 어머니의 땅 한국에서 펼쳐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 4라운드에서 4타 앞서 출발한 배선우(21·삼천리)와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의 동타로 연장전에 돌입한 뒤 천금같은 파를 잡아내 기가 막힌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대회 스폰서인 한화 추천선수로 출전한 뒤 연습경기 한 번 없이 2라운드에서는 7언더파의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우승을 예고한 뒤 KLPGA 투어 대회 첫 출전 만에 3억원의 상금과 함께 우승을 신고했다. 한편 이날 대전 유성컨트리클럽(파72·6796야드)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매일유업오픈 4라운드에서는 김대현(27·캘러웨이)이 6언더파의 맹타를 휘둘러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로 황중곤(23·혼마), 이지훈(29) 등을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2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이후 3년 만에 수확한 우승. 투어 통산 네 번째 정상을 밟은 김대현은 6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태안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2승 사냥 감 좋은 이태희

    이태희(27·OK저축은행)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역대 18홀 최소타에 1타 모자란 10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르며 단독 선두에 올랐다. 이태희는 3일 대전 유성컨트리클럽(파72·6796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매일유업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10개를 몰아쳐 10언더파 62타를 적어냈다. 역대 18홀 최소타 기록은 2001년 매경오픈 중친신(대만), 2006년 지산리조트오픈에서 마크 레시먼(호주) 등 두 명의 외국인 선수가 세운 61타다. 한국 선수로는 이날 이태희의 62타가 18홀 최소타와 타이 기록이다. 지난달 박효원(28·박승철헤어스튜디오)이 KPGA 선수권대회 3라운드에서 62타를 기록하는 등 이날까지 18홀 62타가 모두 13차례 나왔다. 2006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이태희는 내내 우승이 없다가 올해 6월 넵스헤리티지에서 9년 만에 첫 우승을 일궈냈고,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올 시즌 처음으로 2승을 기록하는 선수가 된다. 한편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리조트(파72·663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 1라운드에서는 ‘루키’ 김예진(20·요진건설)이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로 배선우(21·삼천리)와 함께 공동 선두로 나선 가운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멤버 제니 신(23·신지은)과 김인경(27·이상 한화)은 각각 공동 3위(4언더파)와 공동 6위(2언더파)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이주의 투어 대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3~6일·총상금 12억원)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리조트(파72·6631야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매일유업오픈2015(3~6일·총상금 3억원) 대전 유성 컨트리클럽(파72·6796야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4~7일·총상금 825만 달러)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PC(파71·7216야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골프5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4~6일·총상금 6000만엔) 기후현 미즈나미 컨트리클럽(파72·6559야드)
  • 40년 바다 색 담은 고려청자 국교정상화 기념 일본 나들이

    40년 바다 색 담은 고려청자 국교정상화 기념 일본 나들이

    지난 40여년간 바닷속에서 나온 고려청자 217점이 처음으로 일본에서 전시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광복 70년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5일부터 11월 23일까지 일본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국제교류전 ‘신발견 고려청자-한국 수중문화재 발굴 성과’에서다. 지금까지 수중 발굴된 고려청자를 중심으로 고려청자의 발생과 전성기, 쇠퇴기에 이르는 전 과정이 전시된다. 1976년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 발굴 선박인 신안선부터 지난해 전남 진도 명량대첩로(오류리) 해역에 이르기까지 그간 바다에서 발견된 고려청자들이 소개된다. 문화재청은 “이번 전시회는 2010년 태안 마도2호선에서 출수된 보물 제1783호 ‘청자 상감국화모란유로죽문 매병’과 보물 제1784호 ‘청자 음각연화절지문 매병’ 등 우리나라 수중 발굴 성과를 해외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고선박 14척 중 10척이 고려시대 선박으로, 다량의 고려청자가 출수됐다. 고려청자는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고려시대의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풍성한 역사적 정보를 담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중문화재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전시회를 공동 주최하는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은 도자기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 문화 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해안방제 작업자 안전 걱정 마세요”

    2007년 12월 발생한 충남 태안 유류유출사고 당시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 인근은 물론 전남·북을 포함한 서해안엔 자원봉사자로 넘쳐났다. 적어도 한 세기를 지나야 가까스로 원래 상태를 되찾으리라던 ‘절망’ 앞에서 ‘기적’을 연출하자며 연인원 130여만명이 나섰다. 태안 유류유출 사고에 힘을 보태려 뛰어들었던 자원봉사자 가운데 8만여명이 병원 신세를 졌다. 이들은 구토, 어지러움 등 증세를 호소했다. 기름이나 유증기(기름방울이 안개 형태로 공기 중에 분포돼 있는 상태)가 많은 지역을 구분하지 않고 인력을 투입한 데 따른 부작용이었다. 재난안전 관리 선진국에선 이미 재난현장을 위험(Hot), 경계(Warm), 안전(Cold) 존으로 나눠 방제작업을 벌이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하는 양상을 알아야 인력 손실을 줄이는 등 제대로 된 방제작업을 기약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무작정한 대응으로 빚어질 수 있는 걱정을 한결 덜게 됐다. 국민안전처는 최근 싱가포르 이스트코스트파크에서 닷새에 걸친 ‘방제현장 지휘자 과정’ 연수를 1차로 마쳤다고 31일 밝혔다. 해양경비안전본부 기동방제 담당 사무관과 해경안전교육원 교수 1명이 각각 참가했다. 유류오염 대응을 전문으로 하는 영국의 세계적 다국적회사 OSR(Oil Spill Response)에서 강사진을 파견했다. 싱가포르 지사는 아시아 지역을 총괄한다. 태안 사고 때도 다녀갔다. 안전처 직원들은 해양 오염사고 원인, 유출된 유류의 구별법과 환경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 현장 지휘자의 맞춤 대응력을 실습 위주로 배웠다. 환경 민감도를 고려한 효율적인 방제 우선순위 결정 등 작업 참가자들까지 고려하는 길을 깨우친 것이다. 발표회도 가져 익힌 내용을 놓고 검증을 끝냈다. 따라서 해양오염 방제작업 땐 무분별한 인원·장비 투입이 사라지고 3단계별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안전처는 보고 있다. 안전처는 연수내용을 전파해 전 직원들에 대한 전문화를 이룰 계획이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보물선에서 건진 ‘고려청자’ 일본에 선보인다

    보물선에서 건진 ‘고려청자’ 일본에 선보인다

    지난 40여 년간 바다 속에서 나온 고려청자 217점이 처음으로 일본에서 전시된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광복 70년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오는 5일부터 11월 23일까지 일본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국제교류전 ‘신발견 고려청자-한국 수중문화재 발굴 성과’에서다. 지금까지 수중 발굴된 고려청자를 중심으로 고려청자의 발생과 전성기, 쇠퇴기에 이르는 전 과정이 전시된다. 1976년 우리나라 최초의 수중 발굴 선박인 신안선부터 지난해 전남 진도 명량대첩로(오류리) 해역에 이르기까지 그간 바다에서 발견된 고려청자들이 소개된다. 문화재청은 “이번 전시회는 2010년 태안 마도2호선에서 출수된 보물 제1783호 ‘청자 상감국화모란유로죽문 매병’과 보물 제1784호 ‘청자 음각연화절지문 매병’ 등 우리나라 수중 발굴 성과를 해외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고선박 14척 중 10척이 고려시대 선박으로, 다량의 고려청자가 출수됐다. 고려청자는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고려시대의 생활·문화에 이르기까지 풍성한 역사적 정보를 담고 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중문화재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전시회를 공동 주최하는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은 도자기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 문화 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11] 서산 부석사 관음보살이 있던 자리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11] 서산 부석사 관음보살이 있던 자리

    충남 서산에서 안면도에 가려면 두 가지 길이 있다. 서산 부석면을 거쳐 천수만을 막은 부남호 방조제를 지나 안면도 연육교를 건너는 방법과 태안 읍내와 태안 남면을 거쳐 연육교를 건너는 방법이다. 보통은 서산에서부터 줄곧 도로표지판이 안내하는 대로 태안를 거치는 길을 택하게 마련이다. 지금 태안 읍내와 안면도 사이에는 2차로를 4차로로 확장하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이니, 공사가 끝나면 앞의 길을 택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좁고 구불구불한데다 조금은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부석면을 지나는 길을 택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분좋은 일이 있다. 지나는 인지면과 부석면 일대는 서산생강한과의 주산지로, 공장과 판매장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한번쯤 들러 맛을 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부석사를 알리는 팻말이 나타난다. 큰 길에서 자동차로 10분 남짓 도비산 산길을 오르면 부석사 일주문이 보인다. 흔히 ‘서산 부석사’라고 부르는 것은 경북 영주에 같은 이름으로 훨씬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큰 절이 있기 때문이다.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의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글로 더욱 유명한 영주 부석사다. 최근에는 서산 부석사도 영주 부석사 만큼이나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일본 쓰시마의 관음사에서 훔쳐온 금동관음보살좌상의 고향이 바로 이곳이다. 부석사가 자리잡은 도비산은 천수만이 내륙으로 깊숙히 파고 드는 끝 부분에 자리잡고 있다. 도비산은 그저 높지도 낮지도 않지만, 일대에서는 가장 높이 솟은 봉우리다. 산 중턱에 자리잡은 가람은 멀리서도 알 수 있는데, 절에 오르면 천수만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간척공사가 벌어지고, 부남호를 막기 전에는 아마도 절 앞의 드넓은 평야도 모두 바다였을 것이다. 전형적인 관음도량의 입지다. 관음보살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산 포탈라카(Potalaka)는 스리랑카에서 멀지 않은 인도 남동쪽에 자리잡은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관음도량은 이런 상징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지어지게 마련이고, 실제로 영험있는 관음성지도 대부분 바닷가 산중에 자리잡았다. 이른바 3대 관음성지라는 강화 보문사,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이 모두 그렇다. 관음보살은 중생이 고통과 고뇌에 시달릴 때 마음을 모아 이름만 불러도 풀려나게 해주는 존재다. 큰 바다에 들어선 배에 태풍이 몰아닥쳤을 때도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고난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서산 부석사의 관음보살 역시 천수만 일대의 어부와 그 가족 사이에서는 가장의 안전을 보살피는 ‘생명의 아이콘’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한자 이름도 같은 서산과 영주의 부석사(浮石寺)는 이름만큼이나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영주 부석사는 676년 의상대사가 신라 문무왕의 명을 받아 창건했다. ‘삼국유사’에도 나오는 창건 설화는 중국에서 돌아오는 의상의 뱃길을 선묘라는 낭자가 바다의 용이 되어 보살폈다는 내용이다. 상대적으로 조촐한 서산 부석사에도 677년 의상대사 창건설이 전하는데, 창건 설화 역시 영주 부석사와 같은 선묘 설화라는 것은 흥미롭다. 실제로 두 절은 닮은꼴이다. 우선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주재한다는 아미타부처를 주존으로 모셨다. 영주는 무량수전, 서산은 극락전으로 큰법당의 이름은 다르지만 알고보면 무량수전의 주존인 무량수불(無量壽佛)은 아미타불의 다른 이름이다. 영주 부석사의 무량수전 앞에는 안양루가 자리잡았는데, 서산 부석사에도 같은 자리에 안양루가 세워졌다. 서산 부석사 관음보살의 내부에는 ‘고려국 서주 부석사 당주 관음’을 주조한 내용을 담은 결연문이 들어 있었다. 서주(瑞州)는 고려시대 서산의 지명이고, 불상을 조성했다는 천력 3년은 고려 충선왕 즉위년인 1330년이다. ‘당주(堂主) 관음’이라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 불상은 높이가 50.5㎝ 정도지만, 독립된 법당의 당당한 주존이었다는 뜻이다. 결연문에 부석사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고리시대에 이미 이런 이름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주 부석사를 모범으로 삼았다면 당시에도 서산 부석사의 큰법당은 극락전일 가능성이 크다. 극락전이 큰 법당이었다면 ‘당주 관음’이라는 표현은 별도의 관음전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지금 서산 부석사에서 관음전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대신 지금 극락전에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좌우에서 아미타불을 협시하는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서산 부석사에는 대신 선묘각, 산신각, 용왕각의 세 편액을 나란히 달고 있는 작은 전각이 보인다. 영주 부석사에도 무량수전 뒤편에 한칸짜리 선묘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서산 부석사는 영주 부석사의 다양한 상징성 가운데 특히 ‘해상 안전’의 상징성을 이식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영주 부석사의 선묘가 그저 의상의 안전한 귀국을 도운 존재라면 천수만 바다와 싸워 삶을 이어나간 사람들에게 선묘는 관음보살과 다름없는 존재였을 것이다. 서산 부석사는 아마타도량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관음도량의 성격이 매우 짙은 절이다. 그런 만큼 일본에서 돌아온 금동관음보살은 이 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을 것으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불상을 외국의 작은 절에 선물로 주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부동산 플러스]

    [부동산 플러스]

    양주신도시 ‘e편한세상’ 761가구 분양 대림산업이 경기 양주 신도시에서 ‘e편한세상 양주신도시’ 아파트(조감도)를 분양한다. 74~84㎡ 761가구로 조성된다. 시범 단지에 들어서며 동쪽에 중심 상업 및 대규모 복합시설이 조성된다. 근린공원과 대규모 호수공원도 가깝다. 판상형, 3~4베이, 남향 배치 구조다. 건폐율이 11.94%로 낮아 건물 간 거리가 넓다. 단지 중앙에는 실개천, 어린이놀이터 등이 어우러진 공원이 조성된다. 지하 성큰광장에는 피트니스센터, 실내골프연습장, 라운지카페 등의 커뮤니티시설을 집중 배치했다. 2017년 8월 입주 예정. (031)840-9700. 원주 ‘한신 휴플러스 3차’ 724가구 공급 한신공영이 강원 원주시 단구동에서 ‘원주 한신휴플러스 3차’ 아파트(조감도)를 분양한다. 59~84㎡ 724가구 규모다. 초·중·고교를 걸어서 다닐 수 있다. 롯데시네마, 대형 병원, 시민체육센터, 시립도서관 등을 이용하기 쉽다. 기존에 분양한 단지를 더해 2000여 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다. 내년에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될 예정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KTX 서원주역도 2017년 개통될 예정이다. (02)3393-3320. ‘운정 롯데캐슬 2차’ 1169가구 분양 롯데건설이 9월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A27블록에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2차’(조감도)를 분양한다. 최고 29층 11개 동으로 전용면적 59~91㎡, 1169가구다. 선호도가 높은 전용 85㎡ 이하가 전체의 81.8%다. 앞서 분양된 ‘해솔마을 롯데캐슬’ 등과 합쳐 6300여 브랜드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다. 10월 개통되는 경의선 야당역이 500m 내에 있으며 서울역까지 45분이면 갈 수 있다. 운정호수공원이 인근에 있으며 2018년까지 LG디스플레이가 10조원 규모의 파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을 증설하는 등 지역 호재가 많다. 경기 남부 10개 택지지구 63필지 공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 남부권 10개 택지개발지구에서 공동주택(연립포함), 상업용지(중심상업포함), 근린생활시설용지 등 63필지를 공급한다. 수원호매실, 용인구성, 용인서천, 용인흥덕, 용인동백, 안양관양, 군포부곡, 화성향남, 화성태안, 오산세교 등이다. 이 중 단독주택용지는 4필지(210∼493㎡)이며 분양가는 2억 4000만∼7억 8500만원이다. 2~5년 분할 납부 방식으로 공급한다. LH 토지청약시스템(buy.lh.or.kr)에서 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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