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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규직 年 2118명 목숨 잃는데… 국회, 보호법안 처리 ‘0건’

    비정규직 年 2118명 목숨 잃는데… 국회, 보호법안 처리 ‘0건’

    2013년 사내 하도급 금지법 통과됐다면 2016년 ‘구의역 김군 사고’ 막았을 수도 위험 외주화 방지법안 7개 등 반짝 발의 경영계 반대· 다른 쟁점 막혀 폐기 수순 홍영표 “또 다른 희생 없게 서둘러 처리”지난 11일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어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 사망 사건의 배후에는 국회와 정부의 무책임이 도사리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을 때마다 국회와 정부는 부랴부랴 비정규직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정작 국회의 문턱을 넘은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기 때문이다. 13일 노동계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3만 3902명에 이른다. 해마다 노동 현장 사고로 2118명이 목숨을 잃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망자 대부분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라며 ‘위험의 외주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원청업체가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위험한 일은 모두 하청업체에 떠넘기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안전 사각지대’에 방치돼 억울하게 희생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도 ‘위험의 외주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련 법안을 내놓았다. 2013년 5월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동료 의원 17명과 유해하고 위험한 작업과 관련해 상시로 행해지는 사내 하도급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도급인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고자 하는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하다”라는 검토 의견을 냈다. 하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이 법안은 논의 테이블에서 조용히 사라졌고, 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됐다면 2016년 5월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김군이 사망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국회와 정부는 김군 사고를 계기로 그해 6월 앞다퉈 법안을 발의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으로 불린 7개 법안을 ‘패키지’로 국회에 제출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국민 안전과 밀접한 철도, 원전 유지 보수 업무 등을 도급 금지 항목에 포함하자고 요구했다. 정부 역시 유해하고 위험한 작업의 도급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넘지 못했다. 경영계가 “도급 금지는 계약 체결 자유를 제약한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선거 표’를 의식해 더는 밀어붙이지 못했다. 정부가 지난달 28년 만에 ‘도금 작업 등 위험한 작업의 도급 금지’를 포함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을 들고 나왔을 때에도 다른 쟁점에 밀려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그 결과 김용균씨가 ‘제2의 김군’이 되고 말았다. 정병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일부 작업만이라도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는 정부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단계적으로 전 산업에 확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우 금속노조 조직국장은 “파견법상 불법파견에 해당되지 않으면 외주화를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서 “정부가 강력히 처벌해야 하는데 지금은 사고가 나거나 고소·고발이 있을 때만 움직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법안을 12월 임시국회에서 집중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또 다른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의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야당과 협의해 서둘러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돈보다 생명, 죽음의 외주화 멈춰라”… 다시 촛불

    “돈보다 생명, 죽음의 외주화 멈춰라”… 다시 촛불

    “죽음의 외주화를 즉각 멈춰라.” 24세 꽃다운 나이의 한 ‘비정규직’ 청년이 지난 11일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애도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광장에는 다시 촛불이 켜졌다. 13일 전국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밤 서울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농성장 앞과 태안군 태안터미널 앞에서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동시에 열었다. 집회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종 노조와 진보 성향의 정당 관계자들, 그리고 일반 시민 등 약 500여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각 광장에는 분향소도 마련됐다.행사를 진행한 김수억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장은 “돈보다 생명이다. 더이상 죽을 수 없다. 비정규직 없애자”고 외쳤다. 이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한 대신, 김씨를 추모하는 시를 전달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죽음을 무릅쓰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리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면서 “장례 절차보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우선이라는 유족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유 발언에 나선 김씨의 직장 동료는 “꿈을 향해 열심히 일한 그가 살해를 당한 것”이라며 “이 원통함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울먹였다. 한 조합원은 “김씨의 업무는 정규직이 하던 일이었다”면서 “외주화로 ‘2인 1조’라는 근무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안터미널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도 조합원들은 “죽음의 외주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김씨는 11일 새벽 3시 20분쯤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생과 사의 경계선, 낮이고 밤이고 혼자 일합니다”

    “생과 사의 경계선, 낮이고 밤이고 혼자 일합니다”

    ‘비정규직 참사’ 태안발전소 르포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억울한 죽음을 맞은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사고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거센 바닷바람에 주황색 출입금지 줄이 이따금 펄럭일 뿐 인기척은 없었다. 김씨가 기계에 끼여 숨진 뒤 5시간 만에 발견된 것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외딴섬 같은 곳이었다. 12일 찾은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는 전날 사고가 무색할 정도로 ‘안전제일’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비정규직 직원 A(25)씨는 “만약 2명이 함께 근무를 했다면 곧바로 조치를 취해 벨트를 멈추게 했을 것”이라며 “그랬다면 용균이가 살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을 담당하는 연료석탄운영과 12명 중 중장비를 다루는 사람을 빼면 겨우 5명이서 컨베이어 점검을 한다”며 “5명이 6㎞에 이르는 긴 라인을 챙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도 “우리는 낮이고 밤이고 둘이 근무한 적이 없다”면서 “컨베이어 벨트에 수북하게 쌓인 석탄가루를 치우는 일(낙탄 처리)을 하는데 이게 얼마나 위험한지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사고 이후 원청인 한국서부발전은 “김씨의 업무는 순찰하면서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라며 “이상이 발견되면 보고를 해야 하고, 낙탄 치우는 업무를 하는 사람이 내려와 석탄을 제거하는 게 맞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용역업체가 보낸 지시서에는 탄 처리 업무가 포함돼 있다. 용역업체 운영실장 지시서인 ‘CV-08H 벨트 손상에 따른 복구지연 관련 특별지시 사항’에는 “고착탄에 의한 정지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착탄 발생 부위를 특별 관리하고 간섭탄은 즉시 처리 바란다”고 쓰여 있다. 정규직 직원들도 “저렇게 위험하게 일을 하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며 혀를 내둘렀다. 26년차 정규직 직원 B씨는 “예전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이 9대1 수준이었는데, 분사되고 경쟁 체제가 도입되면서 3D 업종이 모두 외주화가 됐다”면서 “최근 들어온 직원들은 탄 처리가 정규직 업무였다는 걸 알지도 못한다”며 씁쓸해했다. 20년 전부터 시작된 발전소 외주화로 태안화력발전소의 운전 및 정비는 민간 중소기업이 담당한다. 1~8호기는 한전산업개발, 김씨가 숨진 9, 10호기는 한국발전기술이 맡고 있다. 애초 공기업이었던 한국발전기술은 2014년부터 사모펀드인 칼리스타파워시너지 사모투자 전문회사가 지분 52.4%를 갖고 있다. 발전노조 관계자는 “3년마다 입찰 계약을 하다 보니 임금 인상이 어렵고, 임금을 올리려면 사람을 덜 뽑거나 재도급화를 해야 한다”면서 “도급의 도급화가 위험을 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서부발전 관계자는 “분쟁이나 소음이 심한 지역은 2인 1조로 운영한다는 규정이 한국발전기술 업무 절차서에 있다”면서 “우리는 위탁을 주기 때문에 직원들을 어떻게 투입하는 것까지 간섭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8년 동안 이 발전소에서만 모두 12명의 하청 노동자가 숨졌다. 2012~2016년 346건의 사고로 전국 발전소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이 중 97%(337건)가 하청 노동자였다. 숨진 40명 중 37명이 하청 노동자였다. 하청 비정규직들이 죽어가는 동안 원청 업체들은 ‘무재해 산재보험금’ 112억원을 감면받았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태안발전소에 대한 특별감독에 나선다고 밝혔다. 근로감독관, 안전보건공단 소속 전문가 22명이 투입된다. 태안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스러지는 비정규직] 목숨 담보로 일하는 하청 노동자의 절규… “더이상 죽이지 마라”

    “보고 싶은 용균아, 우리 용균이 보고 싶어 어떻게 하나. 아들만 보고 살았는데 왜 우리한테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느냐….”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에서 설비 점검을 하다 숨진 김용균(24)씨 부모는 12일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정문 앞에서 열린 김씨 사망사고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및 유족 기자회견에서 “우리 아들이 반년 이상 여기저기 (취업하려고) 서류를 넣었다가 안 돼, 찾은 게 여기”라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가 없다”고 목 놓아 울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김씨 부모는 “이런 일이 부모로서 어떻게 당할 일이냐”면서 “대통령이 고용률을 높이겠다고 말씀하지 않았느냐. 해명 좀 해보시라”고 했다. 이어 “솔직히 본사 사람들도 우리 아들처럼 똑같이 해주고 싶다”며 책임자 엄벌을 요구했다. 김씨의 한 동료 직원은 “(김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석탄 운송 컨베이어 벨트는 길이가 수㎞에 이르고 속도가 빨라 위험했다”면서 “수년째 인력을 증원하든가 재배치해 달라고 회사에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야간 컨베이어 근무 때면 신경이 곤두섰다”면서 “두 명이 함께 일했다면 벨트 옆 정지 버튼을 즉시 눌러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고 발생 후 현장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2인 1조’ 근무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박용훈 근로감독관은 “하도급 회사들은 수익구조가 열악해 인력을 줄여 경비를 절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법규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발전기술 측은 “회사 내부 지침에 현장 운전원은 1인 근무가 가능하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이날 밤 혼자 일하다 변을 당했다. 경북 구미 청년으로 이 하청업체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씨는 지난 1일 근로조건 개선 노조 캠페인에 참가해 안전모와 방진마스크 차림으로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는 피켓을 들고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씨 빈소에는 직장 동료, 시민단체 관계자 등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하지만 김씨 회사 임직원들은 직장 동료 등의 저지로 빈소에서 발길을 돌렸다.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 임직원들도 조문을 못하고 쫓겨났다. 회사에서 보낸 장례용품 박스도 거부당했다. 네티즌들도 애도와 함께 분노를 쏟아냈다. ID ‘bum8’은 “너무 안타깝다. 하청업체들, 젊은 인력 제발 막 부려 먹지 마라. 진짜 원청부터, 아니 그 위부터 바뀌어야”라고 지적했다. ‘zzos’는 “가슴이 아프다. 대통령님, 희망고문 2년 이제는 실망과 분노로 바뀌려 한다”고 적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김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한국발전기술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나홀로 밤샘 작업’ 참변… 파견직 용균씨 곁엔 아무도 없었다

    ‘나홀로 밤샘 작업’ 참변… 파견직 용균씨 곁엔 아무도 없었다

    새벽 작업 중 연락두절 5시간 만에 발견 노조 “2인 1조 근무 요구 묵살당해 와” 8년간 추락·매몰 등 노동자 12명 숨져 비정규직 100인, 文대통령과 면담 요구“저는 오늘 동료를 또 잃었습니다.” 화력발전소 하청업체 입사 석 달도 안 된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가 발전소에서 혼자 일하다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새벽 3시 20분쯤 충남 태안군 원북면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 9, 10호기 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 김용균(24)씨가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과 동료 등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후 6시 발전소에 출근해 혼자 컨베이어벨트 점검 작업을 하다가 오후 10시쯤 과장과 통화한 후 연락이 두절됐다. 10시 35분쯤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이 마지막이었다. 과장과 팀원들은 5시간가량 지난 새벽에서야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오전 7시30분까지 근무 예정이었다.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컨베이벨트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김씨의 동료는 “지난 9월 17일 입사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친구였다”며 “2인 1조 근무 규정만 제대로 지켰다면 상황이 벌어졌을 때 긴급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노조)는 안전 차원에서 2인 1조 근무 규정을 준수하라고 발전소 측에 요구해왔지만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조에 따르면 2010년부터 이날까지 태안화력발전소에서만 하청 노동자 12명이 추락 및 매몰 등으로 사망했다.김씨의 시신이 안치된 태안의료원에서 유족과 노조는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김씨의 유족은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에 버금가는 사건”이라며 “위험의 외주화가 죽음의 외주화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인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물넷 청년의 참혹한 죽음은 이날 ‘비정규직 그만쓰개 공동투쟁단’ 소속 비정규직 대표자 100인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고자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졌다. 숨진 김씨 또한 생전에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찍으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화력발전소 20년차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씨는 기자회견에서 김씨의 죽음을 언급하며 “꽃다운 젊은 청춘이 석탄을 이송하는 설비에 끼여 머리가 분리돼 사망했다”며 흐느꼈다. 이씨는 “지난 10월 18일 국정감사에서 ‘정규직 안 해도 좋다’고, ‘더 이상 죽지만 않게 해 달라’고 말했는데도 오늘 또 동료를 잃었다”며 울먹였다. 이씨의 발언에 단상에 함께 오른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눈물을 쏟았다. KT 상용직 비정규직 노동자 김철수씨는 “차에 치여 맨홀 속으로 떨어진 동료를 제 손으로 밧줄을 채워 끌어올려 병원으로 데려갔다”면서 “동료의 손을 계속 주무르며 병원으로 향했는데 병원에선 ‘이미 현장 즉사’라는 판정을 내렸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동료의 장례를 내 손으로 치른 뒤 그 맨홀에서 다시 일을 했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업체들은 (우리가) 변호사를 고용하고 나서야 뒤늦게 산업재해를 인정했다”고 자신의 경험을 돌이켰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에는 화물운송 노동자, 자동차판매 노동자, 기간제 교사, 방송드라마 스태프, 환경미화원, 대학 비정규 강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기울어진 비정규직 노동 현장의 현실을 가감없이 전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은 청와대로 초대했고, 자영업체와 중소기업체 사장은 서울 광화문의 한 호프집으로 불렀다”며 “청와대든 광화문광장이든 TV토론이든 어디서든 좋으니 비정규직 대표와도 한번 만나자”고 면담을 거듭 촉구했다. 또 불법파견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과 사용자 처벌, 공공부문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노조법 2조 개정과 파견법·기간제법 폐기 등을 요구했다. 오는 21일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비정규직의 목소리를 모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태안기름유출 사고 11년, 삼성 지역발전기금 배분 완료

    충남유류피해대책위원회 연합회는 태안기름유출사고 11주년을 하루 앞둔 6일 태안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중공업이 내놓은 지역발전기금을 지난달 말 받아 은행에 예치했다”며 “피해민 복리와 지역공동체 복원 등에 기금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의 지역발전기금은 이자를 포함해 3067억원으로 이 중 2024억원은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충남 태안·서산·당진·서천)에 배분됐고, 1043억원은 7개 시·군( 충남 보령·홍성, 전북 군산·부안, 전남 무안·신안·영광)이 포함된 (재)서해안연합회에 배분됐다. 문승일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는 “기금 운용 로드맵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기에 집행할 계획”이라며 “자세한 사업계획은 허베이특별법에 정해진 대로 앞으로 구성될 대의원회의에서 결정해 집행하겠지만 어장복원, 지역경제 살리기 등에 우선 사용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국응복 이 협동조합 이사장은 “우여곡절 끝에 기금이 배분됐지만 아직도 험난한 길이 많이 남았다”면서 “기름유출사고 때 피해를 봤는데도 아직 배·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 모든 보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기름유출 사고는 2007년 12월 7일 태안군 만리포 해상에서 유조선인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삼성중공업의 크레인선이 충돌해 원유 1만 900t이 유출된 국내 최대 유류오염 사고이다. 이 사고로 충남 6개, 전남 3개, 전북 2개 시·군 어민 등이 피해를 입었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지역리더 육성하는 ‘신지역리더 교육추진단’ 출범

    지역리더 육성하는 ‘신지역리더 교육추진단’ 출범

    제4차 산업혁명과 미·중 패권경쟁 등 글로벌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새로운 지역 리더를 육성하는 ‘신(新)지역리더 교육추진단’이 출범했다. 신지역리더 교육추진단은 한양대와 지방자치가 강한 독일의 자유민주당 산하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 지역경영 경험이 풍부한 지역 전·현직 리더가 함께한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는 신지역리더 교육추진단 출범식과 함께 ‘글로벌 패러다임의 전환기, 신지역리더의 역할과 육성방안은’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크리스티안 탁스 나우만재단 한국 사무소 대표는 개회사에서 “지역은 변화에 매우 민감한 곳으로 지역리더에 대한 교육이 없다면 모든 것이 스마트화 되는 제4차 산업혁명기에 지역의 미래는 없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는 기조발표에서 “지역의 책임과 권한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아무 준비 없이 너도나도 지역리더가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교육과 훈련을 통해 책임과 권한 모두를 감당할 수 있는 ‘그릇’을 키워내는 것이 신지역리더 교육의 과제”라고 설명했다.한상우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지역리더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서 최성 전 고양시장의 주제발표 후 김영종 종로구청장, 최대호 안양시장, 김세호 전 태안군수, 유영록 전 김포시장, 이근규 전 제천시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추진단’의 실무진인 한 교수는 “지난 1년 동안 내부혁신과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며 “전·현직 지역리더들이 직접 후진을 키우는 등 한양대가 추진하는 새로운 지역리더 교육시스템이 지역리더 육성은 물론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지역리더 교육추진단의 ‘추진단’의 고문단에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 김완주 전 전북도지사, 김종량 한양-나우만공동연구위원회 의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또 자문위원단에는 현직으로는 김영종 서울 종로구청장, 안병용 경기 의정부시장,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 이재현 인천 서구청장 등이, 전직으로는, 박선규 전 영월군수, 최성 전 고양시장, 제종길 전 안산시장, 유영록 전 김포시장, 김세호 전 태안군수 등이 참여했다. 여기에 안광기 전 총리실 비서관, 이봉화 전 보건복지부 차관, 강대옥 KNS뉴스통신 부회장 등 전·현직 중앙 공무원과 언론인도 참여한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동래할매파전 등 18개 업소 백년가게 선정

    부산 동래구의 향토 명품파전 ‘동래할매파전’과 강원도의 ‘철원막국수’ 등 전국의 18개 업소가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제3차·4차 평가위원회를 거쳐 모두 18개 업체를 ‘백년가게’로 추가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역별로 충북 6개, 충남 3개, 대전·강원 2개, 부산·경북·경남·광주·울산이 각 1개이다. 백년가게로 선정된 업체는 가까운 지역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비율(100%) 및 보증료율(0.8%고정)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에 대해선 정책 자금 금리(0.4%포인트)를 우대한다. 이번에 백년가게로 선정된 동래할매파전은 4대째 이어오는 파전집이다. 충북 청주의 공원당은 차별화된 비법이 담긴 판메밀, 온메밀을 판매하는 업체다. 경북 영주시의 나드리는 쫄면 양념을 개발 및 상품화해 홈쇼핑과 대형마트까지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이밖에 경남 창원시 봉래식당, 충북 청주시 대동관·재건갈비·신화당분식·남주동해장국, 제천시 제천식육점, 충남 천안시 큰댁·진주회관본관, 태안군 딴뚝통나무집식당, 광주 서구 민들레, 강원 삼척시 동승춘, 울산 언양읍 언양불고기, 대전 대덕구 한도안전상사동신위생도기 등이 선정됐다. 백년가게 육성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업체는 연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본부와 전국 60개 소상공인 지원센터,온라인(100year@semas.or.kr)으로 신청하면 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강태공 가족들 명절 연휴도 없다…‘여행’보다 좋다?

    강태공 가족들 명절 연휴도 없다…‘여행’보다 좋다?

    낚시 인구가 등산 인구를 넘어서 최고의 국민 취미가 됐다는 설이 있었던 가운데 강태공들이 명절 연휴도 잊고 바다를 찾고 있다. 22일 충남 태안군에 따르면 군내 낚시선이 400여척에 이르는데 추석 연휴 기간 낚싯배 이용 예약이 일찌감치 많이 이뤄졌다. 태안 해안에서 낚싯배를 하는 노영식(52)씨는 “평소 주말보다는 약간 덜하지만 예약자가 여전히 많다”면서 “태안과 가까운 지역에서 가족 단위로 오는 것이 특� 굼繭箚� 했다. 명절 때 만난 기족이 시원한 바닷바람을 씌며 즐거움을 함께 나누기 좋은 놀이여서다. 요즘은 주꾸미가 제철이다. 갯지렁이 등 생물이 아닌 가짜 미끼를 써서 잡는 어종이다보니 초보가 즐기기에 이만한 게 없다. 노씨는 “몇시간에 1인당 100 마리를 훨씬 넘게 잡을 정도로 낚시를 던지면 곧바로 무는데 얼마나 재미가 있겠느냐. 초보들한테는 최고의 낚시 종목”이라고 말했다. 1인당 6만~7만원을 주면 배를 타고 10㎞ 안팎의 바다로 나가 주꾸미 낚시를 한다. 낚시꾼의 천국인 태안 안흥항과 신진도항은 물론 서해안 일대 항포구에서 배가 떠난다. 주꾸미 낚시 피크는 다음달까지다. 우럭·광어 낚시도 할 수 있다. 또다른 낚시의 명소인 오천항과 대천항 등 충남 보령시 관내 항포구도 마찬가지다. 보령 낚싯배 430여척 가운데 명절 연휴 기간 대부분이 주꾸미 낚시 신청자로 채워지고 있다. 연휴 기간 하루 5000명이 넘는 낚시꾼이 보령시 항포구를 찾는 것이다. 역시 가족 단위가 주류다. 이곳도 1인당 7만원 정도 주면 오전 9시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오후 3시 전후까지 주꾸미 낚시를 즐길 수 있다. 보령의 한 낚싯배 선주는 “내가 10년 전 낚싯배를 만들 때 100척도 안됐는데 지금은 400척이 훌쩍 넘는다”고 낚시 호황을 전했다. 태안·보령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승엽도 찬호도 “내일은 우즈”

    승엽도 찬호도 “내일은 우즈”

    여홍철·이재룡·이정진 등도 참여 상금 일부·애장품 경매 수익 기부 3·4R 선수·유명인사 60명과 2인 1조 스트로크·포볼 매치플레이 동시 진행‘코리안 특급’ 박찬호(45)는 은퇴 뒤인 지난 2013년 골프에 입문해 3개월 만에 ‘싱글 핸디캡’(70대 스코어)에 진입한 ‘속성형 골퍼’다. ‘영원한 국민타자’ 이승엽(42)은 2003년부터 서서히 실력을 끌어올려 역시 짠물 보기 플레이(80대 초반)를 달성한 ‘대기만성형 골퍼’로 불린다. 그렇다면 둘의 실제 타수는 얼마나 될까. 스포츠·연예계 스타들, 오피니언 리더들과 함께 하는 새로운 형식의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회가 이번 주 막을 올린다.20일부터 나흘 동안 충남 태안군 솔라고 컨트리클럽(파71·7235야드)에서 열리는 총상금 5억원짜리 KPGA 코리안투어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은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유명인사 골프대회’다. 이 대회는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3, 4라운드에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오피니언 리더 등 유명인사 60명과 한 조를 이뤄 경기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선수들은 기존 대회와 같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1, 2라운드를 뛰어 컷을 통과한 상위 60명이 60명의 유명인사와 2인 1조로 팀을 구성해 남은 3, 4라운드에 나선다. 선수들과 한 조를 꾸릴 유명 인사에는 야구 선수 출신 박찬호, 이승엽을 비롯해 체조 국가대표를 지낸 여홍철, 인기 연예인 이재룡과 이정진, 김성수, 오지호 등이 포함됐다. 우승자는 코리안투어 선수의 4라운드 스트로크 합계 성적만을 따져 정하고 우승상금 1억원도 우승한 코리안투어 선수에게 돌아간다. 이와는 별도로 3, 4라운드에서 유명인사들과 팀을 이뤄 포볼 매치플레이(팀 베스트 스코어) 방식으로도 경기를 진행해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우승팀도 선정한다. ‘포볼’은 2인 1조의 팀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타수를 그 팀의 점수로 삼는 방식이다. 이 우승팀에도 별도 상금을 지급하며 이 상금과 함께 프로 선수들이 받은 상금 중 일부, 또 선수와 유명인사들의 애장품 경매 등의 수익금을 더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기로 했다. 코리안투어 선수들도 색다른 방식의 이번 대회에 남다른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상금왕 김승혁(32)은 “외국 투어 활동을 병행하고 있지만 이번 대회의 흥미로운 방식에 끌려 출전하기로 했다”면서 “색다른 재미를 만들 수 있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투어에서 통산 4승의 이형준(26)도 “투어에 신바람을 몰고 올 대회”라며 “뜻깊은 대회가 될 것 같아 가슴이 설렌다”고 기대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나오는 제네시스 포인트 결과에 의해 다음달 제주도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 대회 출전 선수도 정해진다.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박상현은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지만 이번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상위 3명에게 주는 CJ컵 출전 자격을 확보했다. 따라서 남은 두 장의 CJ컵 출전권이 이번 대회 결과를 통해 정해진다. 현재 제네시스 포인트 2위 맹동섭(31)과 3위 이형준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5위 박효원(31)부터 15위 전가람(23)까지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PGA 투어 대회에 나갈 기회가 생긴다. 4위 문도엽(27)은 올해 KPGA 선수권대회 우승으로, 14위 이태희는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미 CJ컵 대회 출전이 확정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매뉴얼에만 있는 보안요원… 오늘도 민원실은 떨고 있다

    [관가 인사이드] 매뉴얼에만 있는 보안요원… 오늘도 민원실은 떨고 있다

    처리 불가한 악성·허위·반복민원 폭주 주먹질·흉기 난동 이어 총격 사고에도 3500여개 주민센터 대부분 대안 없어최근 상수도 문제 등으로 민원 처리에 불만을 품은 주민이 공무원 2명을 엽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공직 사회를 중심으로 악성 민원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 따로, 규정 따로’인 폭력 대응 매뉴얼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2015년 이전만 해도 현장 민원 공무원들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권리조차 없었다. 행안부 지침이나 각 기관 지침에 근거해 대응할 뿐이었다. 2015년 8월에야 ‘민원처리법’ 개정으로 악성 민원인의 폭언, 폭행, 부당한 요구를 근절하도록 한 ‘민원인의 의무’ 규정이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법에는 ‘민원인은 담당자의 적법한 요청에 협조해야 하고 행정기관에 부당한 요구를 하거나 다른 민원인의 처리를 지연시키는 등 공무 방해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지난 5월에는 ‘특이 민원 유형별 응대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졌다. 민원인이 욕설, 협박, 모욕, 성희롱 등 부당한 행위를 하면 3회 이상 자제 요청, 법적 대응을 고지하고 폭언을 계속하면 응대를 중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일부 규정은 여전히 현장과 괴리감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공공기관에 ‘보안 요원’이 없어 악성 민원인의 행패에 그대로 방치돼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특이 민원 가이드라인은 폭력 행위가 발생하면 부서장 책임 하에 보안 요원이 폭행을 제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규정은 시청, 군청 등 지방자치단체 민원실이 해당될 뿐 전국 3500여개 읍·면·동 주민센터는 여전히 안전 사각지대다. 지자체가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보안 요원을 상주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일부 기관은 건물이 경찰서 인근에 있어 범죄 억지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공무원 2명이 사망한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처럼 파출소와 280m가량 떨어져 있으면 사후 대응도 쉽지 않다. 소천면사무소 총격 사건 당시에는 다른 주민이 엽총을 난사한 박모(77)씨를 곧바로 제압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았다.강력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상당수 기관이 설치한 폐쇄회로(CC)TV는 사후 조치를 위한 시설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형식적인 매뉴얼 외에 직접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청원경찰을 배치하면 주민에게 고압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보안 요원 배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악성 민원인의 공무원 폭행 사건은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3월 경기 용인시의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공무원 A씨는 흉기를 소지한 50대 민원인이 휘두른 흉기에 세 차례나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달 남양주시의 읍사무소에서는 라이터와 인화 물질을 소지한 40대 민원인이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6월에는 충남 태안군에서 60대 민원인이 상담하던 공무원을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2016년 행안부가 3만 4566건의 특이 민원을 분석한 결과 처리가 불가능한 데도 끊임없이 민원을 넣는 ‘반복 민원’이 1만 9149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폭언·폭행으로 1만 5238건이나 됐다. 허위 민원은 179건이었다. 그런데도 특이 민원에 대한 고소는 40건(0.1%)에 그쳤다. 각종 폭언, 폭행은 공무원들의 몸뿐 아니라 정신도 멍들게 한다.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이 2014년 전북 지역의 일선 사회복지공무원 2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9%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경험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 지역의 주민센터 공무원 B씨는 “우리는 그저 법에 따라 업무를 진행할 뿐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갑자기 침을 뱉거나 욕설하는 민원인이 적지 않다”며 “민원인이 흉기를 들고 사무실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강화 유리라도 설치해 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자체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경기 용인시는 직원들이 안심하고 공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31개 읍·면·동과 3개 구청 사회복지과에 보안 요원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백군기 시장은 “시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안전이 먼저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는 또 완전히 개방돼 있어 민원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민원실의 직원 사무 공간을 강화 유리로 된 안전문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성남시도 주민센터 상담실에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기로 하고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보안 강화와 함께 지자체가 급증하는 민원 서비스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부 교수는 “민원은 점차 폭주하는데 담당 공무원은 부족해 불만이 쌓이는 사례가 너무 많다. 인력 보강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은 ‘슈퍼맨’이 아니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갈등 조정 분야에 예산을 더 투입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헌재가 구시포항 앞바다로 간 까닭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터진 관할권 다툼에 헌법재판소까지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헌재는 10일 서해 구시포항 앞바다 관할권이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 중 어느 쪽에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현장검증을 거쳤다. 이날 현장검증은 고창군이 2016년 10월 ‘부안군이 관할하는 구시포항 앞바다가 고창군의 관할 해역임을 인정해 해상경계선을 다시 획정해야 한다’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낸 데 따른 것이다. 고창군은 육지의 고창~부안과 고창~영광 경계에서 바다 쪽으로 12해리(1해리는 1.852㎞)까지가 고창군의 관할 해역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안군은 국토지리정보원의 국가기본도에 따라 부안군의 관할 해역으로 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현장에서 현황 설명을 통해 “관할 해역을 공해상과 격리하는 방식은 국가 간 해상경계를 획정할 때도 쓰지 않는 방법”이라며 “행정 착오로 잘못 그어지고, 발행처조차 인정하지 않는 국가기본도상 해상경계는 이미 규범적 효력이 부정되었기에 헌재가 합리적으로 해상경계를 획정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헌재는 2015년 홍성군과 태안군의 해상분쟁에 대해 “불문법적 해상경계는 주민들과 행정청의 관행, 오랫동안의 반복·법적 확신이 있으면 성립한다”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현장검증은 새로 확정된 해상경계의 기준을 바탕으로 고창군과 부안군 사이에 불문법적 해상경계가 성립하는지를 살펴보고 다툼이 있는 해역의 지리적 조건 등을 직접 확인해 두 지자체 사이의 해상경계를 합리적으로 획정하는 데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헌재까지 나선 지자체 관할 다툼

    지자체간 관할권 다툼이 헌법재판소까지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헌재는 10일 서해 구시포항 앞바다 관할권이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 중 어느 쪽에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현장검증을 했다. 이날 현장검증은 고창군이 2016년 10월 ‘부안군이 관할하는 구시포항 앞바다가 고창군의 관할 해역임을 인정해 해상경계선을 다시 획정해야 한다’며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낸 데 따른 것이다. 고창군은 육지의 고창-부안과 고창-영광 경계에서 바다 쪽으로 12해리(1해리는 1.852㎞)까지가 고창군의 관할 해역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부안군은 국토지리정보원의 국가기본도에 따라 부안군의 관할 해역으로 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현장에서 현황 설명을 통해 “관할 해역을 공해상과 격리하는 방식은 국가 간 해상경계를 획정할 때도 쓰지 않는 방법”이라며 “행정착오로 잘못 그어지고, 발행처조차 인정하지 않는 국가기본도 상 해상경계는 이미 규범적 효력이 부정되었기에 헌재가 합리적으로 해상경계를 획정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헌재는 2015년 홍성군과 태안군의 해상분쟁에 대해 “불문법적 해상경계는 주민들과 행정청의 관행, 오랫동안의 반복·법적 확신이 있으면 성립한다”고 밝혔다. 또 “불문법적 해상경계를 확인하기가 불가능하면 ‘등거리 중간선 원칙’을 기본으로 분쟁해역의 지리적 조건, 행정권한의 행사 연혁, 사무처리의 실상, 주민들의 편익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현장검증은 새로 확정된 해상경계의 기준을 바탕으로 고창군과 부안군 사이에 불문법적 해상경계가 성립하는지를 살펴보고 다툼이 있는 해역의 지리적 조건 등을 직접 확인해 두 지자체 사이의 해상경계를 합리적으로 획정하는 데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명예기자가 간다] 애걔~ 했던 단 한번의 안전교육 체험…생명 구하는 첫걸음

    [명예기자가 간다] 애걔~ 했던 단 한번의 안전교육 체험…생명 구하는 첫걸음

    초등학생들의 고사리손으로 어른들의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속적인 안전교육 덕분이라는 평가다.4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충남 태안군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 A군이 집 앞마당에 쓰러진 할아버지를 응급 처치로 살려냈다. 이 학생은 할아버지를 발견한 직후 코끝에 손을 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전날 학교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2015년 4월에는 초등학생 4학년 B양이 아파트 주변에 쓰러진 50대 남성의 생명을 구했다. 그 학생은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던 어른들에게 119 신고를 부탁한 뒤 머리와 목을 곧게 펴 기도를 확보해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이 학생은 4시간 전 인근 소방서에서 1시간가량 심폐소생술을 배웠다. 이처럼 평소 이뤄지는 안전 교육이 생명을 구하는 열쇠임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전국 소방서에서 69만여명이 안전교육을 받았다. 교육 내용은 심폐소생술과 응급처치, 소화기 사용법, 화재 대피요령 등이다. 일개 소방서에서 체험하기 힘든 재난 대처 요령을 배우려면 전국의 안전체험관을 방문하면 된다. 2001년 서울 광나루 체험관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건립된 소방안전체험관은 모두 7곳이다. 소방안전체험관 교육 인원은 2010년만 해도 16만명이 안 됐지만 지난해에는 100만명을 훌쩍 넘었다. 이 가운데 지난해 고등학생 이하 유아·청소년이 전체의 61%가 넘는 62만명을 차지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A군, B양과 같은 ‘안전 영웅’이 탄생할 수 있었다. 소방청은 또 안전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교육에 나서고 있다. 소방서나 안전체험관을 방문하기 어려운 지역 학생들을 위해 전국 39대 이동안전 체험차를 이용해 ‘찾아가는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한다. 평균 15개의 체험 시설을 갖춰 안전교육을 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차량으로 농촌과 어촌, 산촌 등을 직접 방문해 교육을 시행한다. 지난해는 155개교,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했고 올해는 188개교, 1만 9000명을 대상으로 안전의 중요성을 전파할 계획이다. 우리 아이들이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가까운 소방안전체험관이나 이동안전체험차 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교육 신청은 가까운 소방서에 문의하면 상담이 가능하다. 박태영 명예기자(소방청 소방위)
  • [포토]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가을 풍경’

    [포토] 마음을 설레게 하는 ‘가을 풍경’

    대부분 지방에 폭염특보가 해제된 17일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풍경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울산 태화강 지방정원에 활짝 핀 코스모스는 파란 하늘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충남 태안군 남면 신장리 청산수목원에 팜파스그라스가 만개해 시원한 가을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역시 가을의 아름다운 한 장면을 연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SEN이슈] 김아중 사망설은 어디에서 왔을까

    [SSEN이슈] 김아중 사망설은 어디에서 왔을까

    배우 김아중이 근거 없는 사망설로 곤욕을 치렀다. 14일 온라인상에는 배우 김아중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루머가 돌았다. “한 CF 모델로 데뷔, 2006년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 출연해 영화제에서 여우 주연상 등을 받은 한 여배우가 13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누가 봐도 김아중이라고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일명 ‘찌라시’가 SNS,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팬들은 놀랐고, 많은 이들 관심이 쏠렸다. 김아중 소속사 킹 엔터테인먼트 측은 갑자기 퍼진 괴소문에 여기저기서 연락을 받았을 것이고, 황당했을 것이다. 소속사 측은 “황당하다. 김아중은 지난 주부터 영화 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며 “루머 유포 시 강경 대응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아중은 최근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 스핀오프 영화인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제) 출연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지난달 신호 위반 교통사고를 내 구설에 올랐지만, 지난해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해오며 끊임없이 얼굴을 비쳤다. 그런데 왜 그런 김아중에게 이런 괴소문이 붙었을까. 유명세(有名稅) : [명사]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탓으로 당하는 불편이나 곤욕을 속되게 이르는 말. 연예인 등 유명인사에게 흔히 붙는 수식어 중 하나다. 돈으로 내는 세금은 아니지만, 이름이 알려진 인물인 만큼 누군가의 입방아에 오르고 또는 황당한 루머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 또한 그들을 몫이거니 치부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날 오후 갑자기 불거진 사망설이 사실이 아님이 알려지자 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고, 네티즌 역시 금세 관심을 거뒀다. 그저 그가 받은 상처만이 남았다. 이는 비단 김아중만이 겪은 일은 아니다. 앞서 중년 가수 주현미와 배우 김혜정도 뜬금없는 ‘사망설’로 가슴앓이를 했다. 김혜정은 동명이인 배우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마치 본인이 사망한 것처럼 오보가 나와 직접 해명까지 해야 했다. 아직도 포털사이트 연관검색어에는 ‘김혜정 사망’이 뜬다. 트로트 가수 주현미도 에이즈 감염으로 사망했다는 소문에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주현미가 에이즈 관련 단체에 후원했고, 둘째 아이를 출산한 뒤 7년 동안 전원생활을 했다는 게 괴소문이 생겨난 이유였다. 모델 출신 배우 변정수도 15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루머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변정수가 SBS 한 예능 프로그램 촬영 차 밴을 타고 부산 해운대로 내려가던 중에 추돌사고를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충남 태안군 이원면 이원초등학교 앞 도로’라는 구체적 사고 장소와 사고 차량의 차종, 운전자 등 상세 정보가 기입된 찌라시였다. 루머에 의하면 변정수는 추돌 후 곧바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이 괴소문에 변정수 친동생인 변정민은 사고가 난 언니를 찾으려고 수소문을 했고, 심장이 내려앉은 것 같은 경험을 해야 했다. 변정수는 당시 드라마 촬영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여 년이 지난 후에도 변정민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해당 루머를 언급하며 가슴 아파했다. 이런 뜬 소문은 당사자와 그 주변인에게도 오랜 시간 상처로 남는다. 유명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우리는 모두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포털사이트에 한 네티즌이 올린 시시한 질문 글이 유난히 눈에 콕 박힌다. “‘유명세’라고 하는 세금도 있나요?” 네티즌 4명은 이 글에 공통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런 세금은 없습니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충남 농어촌 휴양마을은 #설렘

    충남 농어촌 휴양마을은 #설렘

    계곡물 가둬 놓고 물놀이하기, 편백나무숲 산책하기…. 마곡사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충남 공주시 사곡면 부곡리 천탑마을에서 한여름을 시원하고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것들이다. 1만㎡ 넓이의 편백나무숲은 화전민들을 이주시킨 뒤 30여년 전 조성했다. 방순일(42) 천탑마을 사무장은 “계곡이 너무 가물어 뗏목타기가 어려운 게 아쉽지만 맘껏 힐링할 수 있는 곳으로 제격”이라고 했다.가을에는 낮잠을 즐길 수 있는 해먹체험, 밤 줍기, 차 마시기 등도 있다. 펜션 7동이 있어 숙박할 수 있다. 4인용이 7만~10만원이다. 텐트도 칠 수 있다. 방 사무장은 “평일에도 적잖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주말에는 방이 동날 정도”라고 말했다.충남 농어촌체험 휴양마을이 인기다. 마을마다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즐길거리, 먹거리 등이 풍부해서다. 수도권과 가까운 것도 이점이다. 살인적인 폭염에 휴양마을도 잠시 주춤했지만 여름이 끝나기 전에 자녀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으로 좋다.이미 유명한 홍성군 문당마을, 청양군 알프스마을 말고도 충남에는 주민들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는 농어촌 휴양마을이 수두룩하다. 박병희 충남도 농정국장은 1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단순한 피서를 벗어나 시원하고도 재미있게 보낼 수 있는 곳이 농어촌 휴양마을”이라며 “마을마다 각각 고유의 자연을 활용해 주민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축제까지 열어 수익을 올리는 마을이 적잖다. 휴양마을에서 피서하는 것은 농어민을 돕고 도시 생활에 지친 방문객의 삶도 힐링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고 했다.●카라반·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숙박 시설 청양군 정산면 남천리 바둑골마을은 산속에 아예 수영장과 물썰매장을 만들어 놨다. 경사진 언덕에 잔디처럼 깔아 놓은 카펫 위로 물을 흘려 타는 물썰매는 어린이들이 더위를 잊기에 충분하다. 신선이 바둑을 즐기던 곳이라고 해 이름 붙여진 마을은 수려한 미월산이 감싸고 있다. 산책을 하는 데도 그만이다. 대형 펜션 5동과 카라반 2대가 있어 숙박도 할 수 있다. 15인용 펜션이 25만원, 카라반은 13만원이다. 이현정(38) 사무장은 “산속 마을이라 조용해 휴양하기 좋다. 가을에는 밤 줍기, 장아찌 담그기 등도 한다”고 했다. 금강 상류 적벽강이 마을의 삼면을 휘감아 도는 금산군 부리면 수통골에서는 물놀이는 당연하고 빠가사리 등 물고기 잡기와 다슬기 잡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옥수수 따기와 떡메치기도 해볼 수 있다. 사용료가 10만원인 5인용 방 7개에다 50인용 공간도 있다. 청양군 장평면 지천리 까치내마을에서도 물고기·다슬기 잡기를 즐길 수 있다. 충남의 알프스 칠갑산을 굽이도는 넓은 냇가에서 즐기는 물놀이 재미도 쏠쏠하다. 구기자·방울토마토 따기도 체험할 수 있다. 노재찬(63) 사무장은 “장승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10명 넘게 잠을 잘 수 있는 펜션이 여럿 있다. 이 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칠갑산오토캠핌장도 있어 야영을 즐길 수도 있다. 논산시 연산면 덕암리 덕바위마을에는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작지 않은 수영장을 만들어 놓아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좋다. 물썰매장도 있어 즐거움이 배가된다. 미꾸라지 잡기를 할 수 있고, 생태습지도 있어 아이들이 재미와 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석고 등 미술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참가비 7000원을 내면 여러 가지를 함께 할 수 있다. 미니 바이킹과 꼬마기차를 타는 즐거움도 맛볼 수 있다. 넓은 공터는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게 한다. 연꽃이 무더기로 심어진 마을 풍경이 아름답다. 이 마을에서는 계절별로 눈썰매와 빙어 잡기, 감자 수확 등을 즐길 수 있다. 7만원 받는 4인용에서 25인용까지 펜션 6동을 갖추고 있다.●‘독살’ 고기잡이부터 미술체험까지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서해안 마을들이다.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를 건너자마자 닿는 당진에서 서해로 금강 물을 토해 내는 서천까지 갯벌 체험 마을은 널려 있다. 갯벌 생물이 지천이고, 갖가지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당진시 석문면 초락도리 푸레기마을은 5분쯤 차를 타고 가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갯벌에서 바지락을 줍고 돌을 들쳐 박하지 등도 잡을 수 있다. 이 마을은 또 약쑥으로 유명해 약쑥비누 만들기도 한다. 악취·습기 제거 등에 효과 있는 약쑥을 구입할 수 있다. 한지로 손거울 만들기, 두부·쿠키 만들기 등도 체험할 수 있다. 참가비는 1인당 6000원에서 1만원이다. 풀잎 하나가 떨어져 섬이 됐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이곳은 대호방조제가 건설되면서 뭍이 됐다. 왜목마을과 삼길포 등이 가깝다. 5인실(5만원) 6개, 10인실(10만원) 2개의 민박을 운영한다. 김수정(42) 사무장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데다 민박 시설도 깨끗해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했다. 그렇지만 갯벌 체험의 천국은 태안군이다. 남면 원청리 별주부마을은 ‘독살’로 유명하다. 밀물 때 바닷가에 쌓은 돌둑을 넘어와 썰물에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를 잡는 전통 고기잡이 방법이다. 반두 등으로 잡는다. 임수현(51) 사무장은 “10월에는 고등어, 갈치, 자하(새우)도 많은데 요즘은 폭염으로 독살 물이 뜨거워 많이 안 들어온다. 그래서 우럭 등을 일부러 집어넣기도 한다”고 했다. 마을에 150~200m 길이의 독살 7개가 있다. 갯벌에서 맛조개를 잡거나 축구도 할 수 있다.안면도 중장리 대야도마을은 무인도 체험이 가능하다. 배로 5분 거리에 모래섬이 있다. 이곳에서 낚시하고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 단, 단체예약해야 하고 썰물 때 3시간 정도만 섬에 머물 수 있다. 마을에서도 갯벌 체험을 할 수 있다. 바지락과 소라 등이 잡힌다. 참가비는 1만원이다. 좌대에 올라타 바다낚시를 하면 3만원이다. 이태영(44) 사무장은 “천상병 시인이 살았던 경기 의정부 집이 헐린다고 해서 여기로 옮겨 왔고, 그 고택이 이 마을에 있다”면서 “마을이 자그마하지만 예쁘다”고 소개했다.●충남 휴양마을은 ‘춘하추동 연중무휴’ 농어촌 휴양마을의 체험 프로그램은 계절이 따로 없다. 농산물 수확, 떡메치기, 염색, 짚공예 등 마을에 전수되는 것들을 주민들이 프로그램으로 내놓고 도시인을 부른다. 당진 백석올미마을처럼 주민들이 직접 매실한과 등을 생산해 고수익을 올리는 마을도 있다. 서산시 음암면 초록꿈틀마을은 지난해 1만 4543명이 찾았고, 1억 8761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친환경 생태마을이다. 봄에 온 마을에 나비가 날고 논에 참게와 우렁이가 서식한다. 겨울철 잠홍 저수지에는 고니가 둥지를 튼다. 아산시 송악면 외암마을도 마을 자체가 관광자원이다. 조선시대 반가와 초가 등이 잘 보존된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 236호 마을이다. 한지부채 만들기와 계란 꾸러미 만들기 등의 체험도 할 수 있지만, 고택에서 잠을 잘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또 매년 짚풀문화제, 장승제 및 대보름행사 등 축제를 열어 방문객이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65만 4938명이 방문했고, 7억 877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부여군 부여읍 부여기와마을은 지난해 방문객 9000여명이 찾아와 1억 15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마을은 낙화암 향초·백제떡 만들기, 솟대 만들기 등 체험 활동이 특징이다. 전양배(44) 초록꿈틀마을 위원장은 “우리 마을은 휴양마을로 자리를 잡으면서 지난해 방문객과 매출액이 전년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면서 “충남도가 휴양마을을 적극 홍보한 것도 한몫했다. 사무장 월급을 지원하고 체험 활동 보험도 들어 줘 든든하다”고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고랭지 배추밭까지 직격탄…“35년만에 이런 가뭄은 처음”

    강원 폭염·폭우로 여의도 면적급 피해 영서 내륙 강수량 절반… 밭이 황무지로 여수·고흥 등 양식장 41만마리 떼죽음 한 달 넘게 끓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사람은 물론 가축, 물고기, 농작물을 안 가리는 전방위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배추 농사 35년 만에 이런 더위와 가뭄은 처음이다”, “비 오기를 기다리며 하늘만 쳐다본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온다. 12일 전남도재난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온열질환자 360여명이 발생해 이 중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주, 영암, 함평 등 440곳 축산농가에서 닭과 오리, 돼지 등 73만 6000마리가 폐사했다. 피해액이 30여억원에 달한다. 어류 폐사도 잇따랐다. 이날까지 전남 여수, 고흥, 장흥, 함평 등 6개 양식장에서 돌돔 등 41만 1000마리가 떼죽음했다. 과일도 단감 73.4㏊, 곡성 사과 26.7㏊, 장성 포도 22㏊ 등 모두 228.4㏊가 피해를 입었다. 전북은 온열질환자 171명이 발생해 4명이 숨졌다. 가축 131만 96마리가 폐사했고, 농작물 피해도 423㏊에 이른다. 경기도는 315 농가의 가축 60만 9698마리가 폐사해 지난해보다 48% 급증했다. 충남도도 온열질환자 202명이 발생해 2명이 숨졌고, 닭과 돼지 80여만 마리가 폐사했다. 태안군 등 간척 논 벼 55㏊와 안면도 고추 29.4㏊도 피해를 봤다. 대전 시민 식수원인 대청호에서는 빙어들이 떼죽음을 당했다. 충북 옥천군 군북면 석호~대정리 사이 5㎞ 물 위에 죽은 빙어들이 가득 떠 있다. 호수의 표층 온도가 36도까지 오르면서 12~18도에 사는 냉수어종 빙어가 폐사한 것이다. 대청호 어부 손모(72)씨는 “배를 타고 나가면 팔뚝만 한 누치나 잉어가 수면에 떠올라 입을 벌름거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고 했다. 황규덕 충북도 내수면산업연구소 팀장은 “폭염이 그치지 않으면 다른 어종의 폐사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기상 관측 사상 최고 기온 41도를 기록한 홍천이 속한 강원도는 해발 1000m가 넘는 국내 최대 고랭지 배추밭까지 폭염이 덮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강원 동해안에 하룻밤 새 300㎜에 가까운 폭우가 쏟아졌다. 농경지 90.2㏊가 침수돼 폭염 피해 면적까지 합치면 200.1㏊에 이른다. 여의도 면적(290㏊)의 3분의2가 넘는다. 반면 영서 내륙은 가뭄이 심각하다. 화천군 간동면 율무밭은 황무지나 다름없다. 화천은 지난달 강수량이 219㎜로 지난해 같은 달 511.5㎜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계곡 상류는 말라 자갈돌만 남았고, 모래가 풀풀 날렸다. 한 농민은 “관정을 파고 3∼4일 지하수를 끌어 썼는데 이마저 얼마 못 가 고갈될 것 같다”고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22일까지 곳곳이 33~34도로 폭염이 계속되고 이후는 변동성이 커 언제 폭염이 끝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13일까지 국지적으로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측되지만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수원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레캉스’ 물을 만나다

    ‘레캉스’ 물을 만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물놀이 생각이 나는 날이 계속된다. 한국관광공사는 휴가철이 절정을 맞는 8월을 맞아 유람선 여행과 수상 레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 여행지를 소개했다. 드넓은 바다와 호수 앞에서 모든 것을 잊고 레저를 즐길 준비가 된 이들이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물놀이에 앞서 반드시 안전 수칙을 확인하기를 바란다.우든 카누 타고 ‘춘천 뱃사공’ 돼 볼까 호반의 도시 춘천 물레길에서는 요즘 최고 인기 관광 상품으로 무동력 친환경 레포츠인 ‘우든 카누’가 꼽힌다. 연인, 가족과 함께 카누를 타고 푸른 호수 위에서 호젓하게 노를 저으면 아마존을 탐사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카누 타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니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적삼나무로 만든 카누는 플라스틱 카누보다 견고하고 중심 잡기도 수월하다고 한다. 춘천시청 경제관광국 관광정책과 (033)250-3063.보물선 찾아 떠나는 태안 여행 여름 태안 여행은 백사장이 좋은 바닷가에 숙소를 잡고 해수욕을 하면서 쉬기를 권한다. 태안반도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해안선이 아름답다. 바다에는 보석 같은 섬들이 많은데, 일대의 해안과 섬을 엮어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아름다운 태안반도는 그 옛날 남도에서 청자를 싣고 도성으로 가던 배들이 침몰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안흥유람선을 타고 흥미진진한 보물선 이야기를 들으며 해안국립공원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안흥유람선은 1시간 30분 동안 정족도, 가의도 등을 둘러보며 코바위, 사자바위, 여자바위, 독립문바위, 거북바위를 감상한다. 옹도 여행을 추가하는 옹도 하선 코스도 있다. 태안군청 문화관광체육과 (041)670-2766.신선놀음 따로 없는 군산 선유도 여행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군산에서 선유도까지 자동차로 여행하는 세상이 됐다. 장자교, 대봉전망대, 선유도해수욕장 등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도 명소를 둘러보며 상전벽해를 실감하는 여행을 하는 것은 어떨까. 새만금방조제를 달리는 길은 독일 아우토반이 부럽지 않다. 고속도로보다 반듯한 바다 위의 길을 운전하다 보면 어느새 더위를 잊게 된다.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는 비응도에서 13.5㎞쯤 가면 유람선이 출발하는 야미도선착장이 나오고, 다시 3.5㎞를 더 가면 신시도에 들어선다. 신시도에서 무녀도, 무녀도에서 선유도, 선유도에서 장자도를 징검다리처럼 건넌다. 바다 여행을 시작하는 선유도유람선은 야미도선착장에서 출항한다.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4-3335.푸른 통영의 섬… 만지도와 연대도 통영에서 만날 수 있는 섬 만지도와 연대도는 출렁다리로 이어지며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코스가 됐다. 만지도는 동서로 1.3㎞ 길게 누운 작은 섬으로 주민이 10가구도 안 된다. 마을 뒷산을 따라 오르면 섬에서 가장 높은 만지봉을 만날 수 있다. 만지봉을 오르다 보면 만지도와 연대도의 해안 절벽이 어우러지는 절경을 볼 수 있다. 만지도에서 길이 98.1m의 출렁다리를 건너 만나는 연대도는 제법 큰 섬마을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포구에 마을회관, 경로당, 민박 등을 볼 수 있고 마을의 골목 사이로 수십 가구가 들어서 있다. 만지도와 연대도의 배 편은 들어갈 때 탑승한 회사와 같은 회사의 배를 다시 타고 나와야 한다. 통영시 관광안내소 (055)650-0580.아라뱃길 크루즈에서 타이타닉 주인공? 경인아라뱃길은 한강과 서해를 잇는 운하다. 4층 규모의 유람선이 아라김포여객터미널을 출발해 시천나루에서 회항하는데, 김포공항에서 가까워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15분쯤 걸리는 거리고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있다. 유람선은 매일 오후 1시와 3시에 출항한다. 고풍스런 정자가 있는 수향원,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공폭포인 아라폭포, 절벽 위 전망대 아라마루를 차례로 지나 시천마루에서 잠시 쉰 뒤 돌아온다. 아라뱃길크루즈 (032)882-5555.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방파제 낭만캠핑, 안전은 실종됐다

    방파제 낭만캠핑, 안전은 실종됐다

    방파제 곳곳 텐트·캠핑카 장시간 주차 출입금지 안내판에도 야영객들로 북적 안전사고 위험 크지만 제재 근거 없어 태안군, 캠핑카 진입 차단기 설치 추진바닷가 방파제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캠핑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피서철을 맞아 도두와 이호, 세화 등 제주지역 바닷가나 방파제 곳곳에 텐트를 치거나 캠핑카를 주차해 놓고 야영과 밤낚시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해진 야영장이 아닌 방파제나 아무 바닷가에서 캠핑하다가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거나 지역주민과 마찰을 빚는 사례가 잦다. 제주 지역엔 관광진흥법상 야영장업으로 등록된 시설은 48곳, 해수욕장에 딸린 야영장은 협재·이호·금능·함덕·곽지·김녕·표선 등 7곳이 있다. 야영에 적합한 시설과 설비 등을 갖추고 있어서 비교적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일반 방파제 등엔 안전사고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 제주에서 실종됐다가 7일 만인 지난 1일 실종 지역에서 103㎞나 떨어진 가파도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최모(38·여·경기 안산시)씨도 남편 등 가족들이 지난 6월부터 세화항 방파제에 주차해 놓은 캠핑카에서 장기간 캠핑을 하다 실족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또 이들 가족의 캠핑카가 포구를 오래 점유하자 지역 어촌계는 생업에 지장을 준다며 항의하거나 제주시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방파제에 장기간 캠핑카를 세워 놓더라도 어촌·어항법상 벌금이나 과태료 등 딱히 제재할 근거가 없어 주의를 시키는 차원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충남 태안군은 캠핑카 진입을 막기 위해 방파제에 차단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주말이면 42개 항포구 중 특히 국가어항과 지방어항에 많이 몰려 마검포, 몽산포, 학암포 등이 몸살을 않는다. 태안군 관계자는 “캠핑카와 텐트족이 밤낮을 안 가리고 찾아와 테트라포드에서 낚시를 하거나 술을 마셔 어민과 자주 충돌한다. 나가라고 요구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낚시·야영 금지 안내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길이 100~300m의 방파제를 친구나 가족 단위로 찾은 야영객이 꽉 채운다. 때문에 어민들은 배를 대는 등 어업 행위에 어려움을 겪는다. 보령, 서천. 서산, 홍성 등 다른 충남 해안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태안에선 지난해 말 안흥항을 구경하다 방파제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로 유가족들이 소송을 내 5000만원을 물어 줬다. 어항 관리 책임이 자치단체에 있어서다. 김형근 제주지방경찰청 생활안전계장은 “지정된 장소에서 캠핑을 해야 범죄와 안전사고 등에 노출될 염려를 줄일 수 있다”며 “과도한 음주도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어서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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