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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억弗 北송금 정상회담 기여”정몽헌씨, 박지원·송호경 첫 만남 주선 밝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은 16일 “대북 7대 사업의 대가로 북한에 5억달러를 송금했다.”면서 “이것이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을 마치고 귀환한 뒤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콘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힌 뒤 “대북경협사업은 남북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정부의 협조가 필요해 그동안 조율을 거쳐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상회담이 남북경협 외에 남북간 긴장해소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해 먼저 북측에 (정상회담) 의사를 타진했다.”면서 “북측도 필요성을 공감해 2000년 3월8일 박지원 당시 문화부 장관과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첫번째 만남을 (현대가)주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어 “5억달러 지원규모는 2000년 5월쯤 북측과 최종 합의했으며 정부는 금액에 개입하지 않았다.”면서 “그동안 합의서를 공개하지 못한 것은 대북사업에 관심을 보여온 일본,독일,호주 등과의 불필요한 경쟁과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회장은 그러나 5억달러 가운데 현대상선이 북측에 보낸 2억달러 외에 나머지 3억달러의 송금주체나 방법 등은 언급하지 않아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후 귀환한 정 회장과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에 대해 다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14일 대북지원설에 대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면서 ‘관련자 사법처리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언급에도 불구, 검찰이 자체적인 수사 재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앞서 서울지검 형사9부(부장 李仁圭)는 현대상선의 4000억원 대북지원설 수사에 대한 사전조치로 지난달 23일과 24일 정 회장과 김 사장에 대해 전격 출금 조치했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4일 정 회장 등이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 사전답사차 방북할 때 일시적으로 출금을 해제했었지만 6일 귀환 즉시 다시 출국금지시켰다. 검찰은 특히 수사 재개에 대비,수사팀 구성과 수사할 장소에 대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곤 조태성기자 sunggone@
  • DJ 北 송금 담화-의미와 특검 전망/‘임기내 의혹 털기’ 직접 해명

    김대중 대통령이 14일 퇴임을 열흘 앞두고 대북 송금 문제에 대해 직접 해명한 것은 국론이 분열되고 자칫 국가신인도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묻어두고 가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 여론도 결자해지 차원에서 김 대통령의 사과를 강력히 촉구했던 만큼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청와대측은 지난달 30일 김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한 이후 파문이 더욱 증폭되자 내부적으론 김 대통령의 적접 해명을 결정하고 시기를 저울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와 유인태 정무수석 내정자 등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측 핵심 참모들이 그동안 김 대통령의 사과를 거듭 촉구해온 데서도 알 수 있다.다시 말해 사건을 매듭짓기 위해 양측이 여론 탐색전을 펴 왔다고 할 수 있다. 김 대통령과 청와대측은 외교 관례 및 북한의 사정을 감안해 전모 대신 북측도 양해할 수 있는 수준의 과정을 공개하기로 했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이날 담화로 대북 송금 문제 논란이 끝날 것 같지는 않다.김 대통령이 비교적 솔직하게 사과했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또 한나라당이 특검에서 물러날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이 때문에 김 대통령의 담화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우선 김 대통령이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내용을 밝히지 않아 야당의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한나라당으로선 내년 총선까지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하면서 끌고 가기 위해 안간힘을 다할 게 분명하다.특검에 온통 매달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이날 해명에도 불구하고 4000억원 대출과정 및 3억달러 추가 송금 등 몇 가지 의혹은 그대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임동원 특보나 청와대 관계자들은 “아는 바 없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만약 산업은행과 현대측이 추가로 소명하지 않을 경우 수사 또는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풍연기자 poongynn@kdaily.com ◆실정법 위반 논란 송금관련자들 처벌가능성 대북 송금과 관련해 김대중 대통령과 국정원장 등에게 실정법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처벌도 가능한가. 김 대통령의 담화 내용은 경제협력에 대한 정치적 보장이 필요했던 북한과 현대가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사실상 경협자금 관련 문제는 현대측으로 넘어갔다.임동원 특보는 현대의 대북송금 과정에서 국정원이 편의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남북교류협력법은 남북간의 거래 때 통일부 허가를,외환거래법은 거액의 외환거래 때 재경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임 특보가 당시 국정원장의 자격으로 전결처리했다는 것은 대통령에게까지 실정법의 불똥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어쨌든 송금 과정의 불법성은 인정된 만큼 수사가 이뤄진다면 송금 관련자들의 처벌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국정원이 개입한 부분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정원이 여권에 유리한 불법행위에 가담했다는 점을 들어 국정원법 위반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또 송금된 돈의 입금처와 사용처도 관심을 끌고 있다.보수층 일각에서는 김정일 위원장 개인계좌 입금설과 군사비 전용설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김 대통령 등은 ‘현대와 북한간의 일로 정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으나 이런 설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가보안법도 적용될 수 있다. 박지원 비서실장은 2000년 3월 아태평화위 송호경 부위원장과 접촉한 것과 관련,위증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다.박 실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사람을 접촉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다만 대북협상 과정에서 밝히지 않기로 약속한 사항이어서 처벌 가능성은 낮아보인다.현대그룹 관계자들 역시 북한과 맺었다는 7개사업 독점권의 실현가능성 문제 등을 놓고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받을 수 있다. 김 대통령의 경우도 송금을 묵인했거나 지시했다면 실정법 위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다만 통치행위 논란이 또 제기될 수 있다.통치행위가 아니라는 주장이 학계에서 더 강하지만 통치행위로 인정된다면 다른 관련자들의 처벌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인수위, 시청각 부문 포함 영화 시장개방 대상 제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오는 3월말 제출 예정인 세계무역기구(WTO) 다자간 무역협상체제인 도하개발 어젠다(DDA)의 양허안에 영화 등 시청각 부문은 제외키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일단 인수위 사회문화여성분과 내에서는 영화 등 시청각부문을 시장개방 협상대상에서 제외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외교통상부와 토론을 거쳐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위는 이번주중 외교통상부측과 토론회를 갖고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최종결정한 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고할 예정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법무부는 13일 법률시장 개방 수준을 국내로펌에 대한 법률자문으로 한정하는 내용의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 한국측 협상 초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법무부는 외교통상부와의 협의를 거쳐 다음달 말까지 우리측 최종 협상안을 확정해 WTO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미경 조태성기자 chaplin7@
  • 변호사법 개정안 초안/주식회사 법무법인 가능

    앞으로는 조합이나 주식회사 형태의 법무법인을 설립할 수 있다.지금의 법무법인은 상법상 합명회사처럼 구성원 변호사들이 무한연대책임을 지고 있다. 법무부는 12일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법무법인 설립 형태를 다양화하고 변호사들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 초안을 마련,대한변호사협회 등 관련 단체를 상대로 의견 수렴에 나섰다. 조합은 경력자 5명 이상을 포함한 20명 이상의 구성원 변호사로 이뤄지며 전체 손실은 공동으로 책임지는 대신 개별 수임사건으로 인한 손해는 책임자만 부담하게 된다. 법인은 경력자 3명 이상을 포함한 10명 이상의 구성원 변호사 등 모두 20명 이상 변호사로 구성되고 원칙적으로 구성원들이 출자금 한도 내에서 책임을 지는 유한책임 방식으로 운영된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조합과 법인 모두 책임보험 또는 공제기금에 의무적으로 가입토록 하는 방안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법무부는 또 법무법인과 합동법률사무소 등이 주로 취급해온 공증업무를 법무부가 지정한 ‘임명공증인’에게 전담시키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설훈의원 불구속기소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車東旻)는 12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20만달러 수수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설훈 의원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설 의원은 지난해 4월 이 전 총재가 2001년 12월 미국에 갈 때 최규선씨가 윤여준 의원을 통해 여비명목으로 20만달러를 건넸고 방미일정에 상당한 도움을 줘 이 전 총재의 국제특보 자리를 보장받았다는 등의 주장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설 의원을 제외한 모든 관계자가 ‘20만달러 수수설’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고 설 의원이 달리 입증할 만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혐의 적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최씨의 이메일 계정 등을 조사한 결과 이 전 총재의 방미 문제를 두고 최씨가 미국 정치인들과 수차례 접촉한 사실은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정형근의원, 전·현검사에 손배소

    민주당 김근태 의원에 대한 고문을 지휘한 인물로 지목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임휘윤 전 서울지검장 등 전·현직 검사 4명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정 의원은 지난해 12월13일 “박처원 전 치안감의 허위진술을 바탕으로 김 의원 고문 사건을 내가 지휘한 것처럼 발표했다.”며 서울지법에 소장을 접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조태성기자
  • 이해찬의원 다음주 소환

    서울지검 형사1부(부장 韓相大)는 11일 병풍쟁점화 요청 발언과 관련,민주당 이해찬 의원을 다음주 중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 의원측에 14일 출석토록 한 차례 통보했으나 이 의원은 중국방문 일정 등을 이유로 소환에 응할 수 없다고 전해 왔다고 밝혔다.검찰 소환 방침에 대해 이 의원측은 “법률적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
  • 불법대출 대가 10억 챙긴 창업투자사 대주주 영장

    서울지검 형사9부(부장 李仁圭)는 10일 전 프리챌 사장 전제완(구속)씨에게 수십억원을 불법 대출해주고 10억여원을 대가로 받아챙긴 M창투사 대표 윤모(50)씨에 대해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윤씨는 2001년 3월 자금난에 허덕이던 전씨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펀드조합으로부터 20억원을 대출해주는 조건으로 프리챌 주식 5만주를 액면가(주당 500원)에 받아 전씨에게 되판 것을 비롯,모두 68억여원의 자금을 조달해주는 대가로 1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고위층 수뢰 처벌 솜방망이 재판실태 분석

    뇌물수수나 알선수재죄에 대해 법원이 매우 관대한 판결을 내리고 있음이 지난 5년간의 주요 사건을 분석한 결과 확인됐다.뇌물은 정책 결정과정을 왜곡시켜 결국 정부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중대한 범죄다.뇌물죄는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재판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처벌이 약하면 죄의식도 약화돼 범죄가 줄어들 수 없다. ●넘쳐나는 집행유예 분석 대상으로 삼은 100명 가운데 무죄선고를 받은 5명과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1명을 제외하면 법원이 재판을 통해 범죄 혐의를 인정한 사람은 94명이다.이 가운데 집행유예 이하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무려 68명(72.3%)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사람은 58명이다.특히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28명이나 돼 항소심 재판부가 더욱 관대한 판결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으로 볼 때 1심에서 실형선고를 받고 항소심에 계류 중인 10명 가운데 일부는 앞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100건의 최종 판결이 모두 확정될경우 집행유예 이하형의 선고비율은 72.3%보다 높아질 것은 확실하다.김무성 의원 등 4명은 집행유예보다 낮은 처벌인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6명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판결 경향을 살펴보면 수뢰 사범의 경우 수뢰액 1억원을 기준으로 실형과 집행유예가 나뉘고 있었다.백남치 전 의원 등 실형 확정판결을 받은 6명은 수뢰액이 1억원을 넘었다. 반면 알선수재 사범은 금액보다는 실제로 어느 정도 공무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 등 다른 양형 요소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3300만원을 받은 오세응 전 의원은 ‘법원의 재판과 관련해 뇌물을 받았다.’는 등의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반면 4억원을 받은 황명수 전 의원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실형 선고받고도 풀려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 가운데에도 절반가량은 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문희갑 전 대구시장,신광옥 전 법무차관 등 6명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보석 결정을 받아 풀려났다.김윤환 전 의원은 불구속 기소된 뒤 실형 선고를 받았지만 법원이 법정구속을 하지않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신병 치료 등을 이유로 심완구 전 울산시장 등 2명은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고,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은 법무부의 가석방 결정으로 형기를 채우지 않고 석방됐다.더욱이 사면복권은 이들에게 ‘면죄부’까지 안겨줬다.100명 가운데 사면복권된 사람은 모두 10명이다.강정훈 전 조달청장은 실형선고 뒤 형집행면제 특별사면을 받았고,김우석 전 내무장관 등 나머지 9명은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사면복권됐다.사면을 받으면 형기가 남아있는 사람은 풀려나게 되고 복권까지 되면 피선거권과 선거권 등 국민의 권리가 모두 회복된다. ●대상 선정 기준 및 분석 과정 98년 2월25일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 검찰이 기소해 법원으로부터 1심 이상 재판을 받은 고위 공직자를 대상으로 했다.직업별로는 중앙부처 국장급 이상 공무원 39명,전·현직 국회의원 19명,시장급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장 25명,장성급 군인 3명,경무관 이상 경찰관 3명,수뢰죄가 적용되는 공기업의 대표와 임원 7명,김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 4명이다.이 기간 동안뇌물 범죄로 재판을 받은 판사나 검사는 없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죄명은 수뢰,수뢰후 부정처사,사후수뢰,알선수뢰 등 공직자의 직위를 직접 이용한 뇌물 범죄를 중심으로 했다. 알선수재도 고위 공직자일수록 자신의 권력과 직분을 이용,공무와 관계된 일로 금품을 받는다는 점에서 뇌물 범죄의 범주에 포함해 분석했다. 분석 인원은 수뢰 혐의가 76명,알선수재가 24명이다. 이들의 재판 결과는 물론 사면,가석방,형집행정지 등으로 풀려난 경우까지 일일이 추적하기 위해 자료를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거부,취재팀은 언론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복역중인 것으로 분류된 사람 가운데 1∼2명은 실제로는 복역을 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장택동 안동환 홍지민기자 taecks@kdaily.com ◆현행 법체계와 형량 수뢰액 5000만원 넘으면 무기 또는 10년이상 징역 공무원이 금품을 받는 행위를 규제하는 우리나라의 법률 체계는 다양하다.법정형량만으로 따진다면 외국에 비해 약한 편은 아니다. ‘수뢰’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해 금품을 받는 행위다.‘알선수뢰’는 공무원이 다른 공무원의 직무에 대해 알선해 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는 경우에 적용된다.형량은 수뢰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알선수뢰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년 이하로 돼 있다.뇌물을 받은 뒤 그 대가로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수뢰후 부정처사’로,먼저 부정한 행위를 한 뒤 뇌물을 받은 경우에는 ‘사후수뢰’ 혐의로 처벌되며 형량은 1년 이상의 징역이다. 받은 금품의 액수가 1000만원이 넘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형량이 높아진다.수뢰액이 5000만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1000만∼5000만원 미만이면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된다. 또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사항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경우에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를 적용,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부패방지법 등을 통한 다양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으나 형법 체계와 중복된다는 이유 등으로 선언적인 조항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부패방지법 26조는 부패행위를 강요당했거나 다른 공직자의 부패행위를 알고 있는 공직자에게 즉각적인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그러나 신고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조항은 없다.국가공무원법 61조 역시 공직자에게 ‘청렴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경제사범에 대한 엄한 처벌을 위해 금융기관 임직원에게 공무원과 동일한 지위를 부여,처벌할 수 있도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마련되어 있다.형량은 5년이하 징역이나 10년이하 자격정지로 정해져 있으나 특가법과 동일하게 수재 액수에 따라 가중처벌되고 최고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형이 가능하다.법무부는 잇따랐던 벤처비리에 대한 대책 가운데 하나로 3월부터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특경가법상 금융기관으로 간주,처벌대상에 넣는다. 조태성기자 cho1904@kdaily.com ◆새정부의 복안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재임중 반드시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지난 대선 때는 ‘부패사범 공소시효 연장’이란 공약을 내걸었다.심상명 법무장관과 강철규 부패방지위원장으로부터 ‘부패없는 사회,봉사하는 행정’이란 과제로 국정보고도 받았다. 구체적으로 노 당선자측은 형법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규정하고 있는 공무원의 뇌물·알선수재,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규정하고 있는 금융기관 임직원 등의 수재·배임·횡령 등 각종 부패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대폭 늘리는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다.예컨대 현형법에는 공무원이나 금융기관 임직원이 5000만원 이상의 뇌물을 받았을 경우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이를 더 늘려 재직기간중의 뇌물수수를 용납하지 않을 방침이다. 내부 고발도 활성화하기로 했다.현행 부패방지법은 내부 고발자의 경우 신분을 보장하고 최고 2억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토록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동료의 부정부패를 신고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자신의 부정부패나 자신이 연루된 부정부패의 신고에는 효과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차기 정부는 자신의 수뢰 등도 솔직히 털어놓으면 최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낮춰주는 등 내부 고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특히 뇌물 사범들의 상당수가 법관의 감경(減輕)을 통해 형이 낮춰지는 관행을 감안,법관의 감경을 제한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일부 뇌물 사범에 대해서는 집행유예형을 선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차기정부는 근본적으로 부정부패가 설 수 없는 시스템 정착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정부가 내놓은 ‘부패없는 사회,봉사하는 행정’에는 권력집중 현상 타파와 분권화로 비리 근절,행정정보의 투명화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특정 기관이나 인사에게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면 부정부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행정정보 공개 확대와 행정절차 투명성 제고,시민 옴부즈맨제도 도입 등으로 시민참여를 활성화해 시민주도로 부패를 척결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kdaily.com ◆문제점과 개선책 법원은 뇌물 범죄의 처벌이 약한 데 대한 여러 이유를 제시하고 있지만 엄한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데 법조계와 시민단체의 의견은 일치한다.법원도 일부 집행유예제도 등 보완책을 강구하고 있다. ●뇌물 범죄처벌 왜 약했나 판사들은 뇌물 범죄의 특성 때문에 실형보다 집행유예 등 판결을 더 자주 내리게 된다고 설명한다.뇌물죄는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전제로 한 범죄이므로 대부분 초범이고 재범의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재판을 받으면서 명예가 실추돼 처벌의 효과가 있다는 점을 든다.또 뇌물을 받고도 적발되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라는 현실을 감안할 때 처벌의 공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뇌물 범죄의 법정형이 너무 높아 오히려 실형을 선고하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서울지법의 한 판사는 “지난 90년 법으로 뇌물범죄 처벌의 기준 액수를 정한 뒤 13년이 지나도록 개정하지 않고 있고 법정최저형이 너무 높아 단기 실형을 선고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대 법대 김일수 교수는 “국가에 대해 봉사했고 재범 가능성이 없다는 등 정상참작 사유만 고려한다면 청렴한 공무원상을 확립하기는 요원하다.”면서 “짧은 기간이라도 뇌물 사범에 대해 실형을 살게 하는 법원의 자세가 확립된다면 공무원들이 부패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작량감경에다 자수감경까지 적용,형량을 4분의1로 낮춰 실형을 선고해야 할 사람에게 집행유예 판결을 내리는 것을 보면 의아할 때가 많다.”고 꼬집었다. 검찰의 불충분한 수사도 뇌물 처벌이 관대해지는 요인이 된다.검찰은 “현금으로 주고받는 뇌물에 대해 명확한 물증을 잡기는 어렵다.”고 주장하지만,뇌물 공여자의 진술이나 정황 증거만으로 무거운 형을 선고하기는 부담스럽다는 것이 법원측의 입장이다.또 정치인들이 받은 금품을 이른바 ‘떡값’으로 간주,정치자금법 위반 등 형량이 낮은 다른 법률로 기소하거나 아예 불기소하는 경우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대통령이 특별사면을 통해 뇌물 사범을 풀어주거나 명예를 회복시켜줌으로써 뇌물 범죄의 처벌 효과를 더욱 낮게 한다는 지적이다.참여연대 이재명 투명사회팀장은 “우리 사회에 뇌물 등 부패가 만연된 것은 검찰과 법원의 온정주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면서 “사법부가 엄한 판단을 내렸더라도 정치적 고려에 의해 사면,가석방되는 현실이 처벌을 통한 부패 예방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안 및 개선방향 법원에서는 뇌물 범죄 처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형을 세분화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대법원은 지나치게 형이 높은 특별형법의 법정형 조정과 함께 ‘일부 집행유예제도’를 도입,일부는 실형을 살게 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집행유예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한 중견 판사는 “현실적으로 뇌물 피의자에 대해 실형 선고가 쉽지 않은 만큼 집행유예를 선고하더라도 수뢰 액수의 2∼10배 정도의 벌금을 함께 부과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뇌물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뇌물 범죄의 고발 활성화와 새로운 수사 기법의 개발,재판 제도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병섭 교수는 “부패신고를 통해 절감된 금액의 15%를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미국의 사례 등 내부 고발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부패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제갈융우 변호사는 “뇌물 범죄 기법이 점점 발달하는 만큼 검찰은 자백 위주의 수사에서 벗어나 감청,미행 등을 통해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법학과 조국 교수는 “판결문에 양형 이유를 명시하도록 하면 판사들이 뇌물 사범을 판결할 때 좀더 부담을 느끼게 되고 양형의 객관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또 ‘양형기준표’를 도입,법관들이 재판에 참고하도록 하는 것도 적정한 양형을 위한 방안으로 본다.”고 제안했다.민변 사무차장 김인회 변호사는 “검찰은 명확한 원칙을 기반으로 부패범죄를 기소하고,법원은 국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판결해야 하며,판결에 대해서는 국민이 감시하고 견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택동 조태성 홍지민기자 taecks@kdaily.com ◆외국사례 세계 각국의 ‘부패와의 전쟁’은 고위 공직자와 공무원의 부정부패 행위에 대한 엄격한 처벌에서 출발하고 있다.처벌 법규도 엄격할 뿐 아니라 집행유예나 복역 도중 가석방도 제한된다. 미국은 정부윤리법뿐만 아니라 77년 해외부패방지법까지 제정,외국 기업의 부패행위에 대한 처벌근거도 마련했다.미국 연방법원이 시행하고 있는 뇌물죄 양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초 죄급 10점,2000달러 초과 때 가중치 1점,4만달러 초과 때 5점,선거직·고위직 공무원 로비가 포함되면 8점 등 범죄행위에 대해 일일이 가중치를 부여한다.5만달러(6000만원)를 받은 고위직 공무원이 특정 로비와 관련됐을 경우 ‘10+5+8=23점’으로 징역 46∼57월 사이에서 형이 선고되며 집행유예는 불허된다.연방법원 규정상 1년 미만의 징역형에 대해서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다.또 뇌물을 준 자와 받은 자 모두 동일하게 처벌하며 아예 가석방 대상에서 제외시킬 정도로 가혹하다. 부정부패가 심각했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공무원들이 뇌물을 받지 않았더라도 부당한 이득 제공 행위까지 부패행위로 간주,처벌한다.인도는 공무원뿐만 아니라 정부투자기관 종사자,대학교수 등까지 포괄적인 공직자로 규정,뇌물죄로 처벌한다.특별법관이 진행하는 재판을 통해 징역 6월이상 5년 이하에 처한다. 대만과 태국 등은 부패방지법안을 제정,뇌물 범죄에 대한 최고 형량을 사형으로 규정하고 있다.대만은 63년 제정된 부정공무원처벌법에서 최고 사형을 언도하도록 했으며 부정 축재 재산의 몰수 및 반환을 명문화했다.‘2002년 국제투명성·부패지수(CPI)’ 조사 결과,세계 5위에 오른 싱가포르는 60년 부패방지법을 제정,현금·선물 수뢰,융자혜택,직장제공,이득 제의와 약속까지도 부정부패 행위로 간주한다.부패 공무원은 최고 5년형 및 10만달러의 벌금형이 선고되며 정부계약건은 징역 7년 이상으로 뇌물수수액은 모두 몰수된다.독립된 수사기관인 부패행위조사국에 대해서는 검찰이 간섭할 수 없다.95년 4500만달러의 뇌물을 받은 정부위원회 부위원장에게는 징역 14년형의 선고와 함께 비자금 1000만달러도 모두 몰수했다.형기 도중 집행유예나 가석방도 제한돼 자살한 고위직 공무원도 드물지 않다. 일본은 국가공무원윤리법을 통해 공무원들의 소득,주식거래 내용,일정액 이상의 선물 등의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다.이해관계자가 주는 전별금과 축의금의 수령은 금지되며 선고형량과 실형률이 높아지는 추세다.뇌물 공무원에 대한 사면 역시 법치주의에 대한 부당한 폭거로 인식된다.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은 공동단체부패행위방지법이나 부패예방조사위원회를 설치,부정부패 공무원을 단죄한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이익치씨 이르면 내일 소환

    서울지검 형사9부(부장 李仁圭)는 9일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전 현대증권 회장 이익치씨를 고발인 자격으로 이번 주초에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과 98년 당시 현대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고발장을 제출한 만큼 이씨를 11∼12일쯤 조사하고 뒤이어 현대 구조본 관계자들을 피고발인 자격으로 부를 방침이다. 조태성기자
  • 공제회 이사에 투자대가 수억 건넨 혐의 벤처기업 사장 곧 소환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朴榮琯)는 9일 전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상임이사 손진철(49·구속)씨로부터 주식 매입 대가로 수억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M사 사장 김모(35)씨가 자진출두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조만간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지난해 4월 공제회 기금 50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손씨에게 리베이트 수억원을 건넸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또 김씨가 자사의 경영정보시스템을 센트럴시티에 납품하고 센트럴시티 인수를 위한 애경그룹측의 펀드에도 참가한 경위도 확인할 방침이다.김씨는 지난해 10월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가 올해 초 벌금 3억원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검찰 수사를 피해 잠적했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검찰, 도·감청 의혹관련 국정원 현장조사

    국가정보원 도·감청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공안2부(부장 黃敎安)는 지난 주말 국정원 협조를 얻어 국정원내 감청시설 등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벌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 8일 주임검사와 도청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현장조사단을 보내 전·현직 감청업무 담당자들을 상대로 국정원내 감청장비 가동현황와 휴대전화 감청 가능성 등에 대한 현장실사를 벌였다. 그러나 도·감청의혹을 밝혀줄 수 있는 구체적인 단서나 정황은 물론,이동식 감청시설(CASS)이 존재하는지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측은 한나라당에 의해 도·감청의혹이 제기되자 “불법 도·감청은 전혀 없다.”면서 “현장조사 등 모든 가능한 방법으로 확인해도 좋다.”고 공언해왔었다. 조태성기자
  • 주권찾기모임 ,北송금 관련 김대통령 고발

    현대그룹 대북지원 의혹과 관련,‘주권찾기시민모임’은 7일 “북한과의 뒷돈 거래로 인해 북한에 끌려다닌 것은 국익을 포기한 무책임한 행위”라며 김대중 대통령,박지원 비서실장,임동원 외교안보 특보 등 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정몽준의원 대선광고비 서울지법, 30억 지급명령

    서울지법 민사16단독 이상준(李相俊) 판사는 6일 지난 대선 과정에서 후보 홍보 업무를 맡고도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팝콘커뮤니케이션사 등이 국민통합21 정몽준 의원을 상대로 낸 지급명령 신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의 지급명령 인용 결정은 정 의원측이 2주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판결과 똑같은 효력을 가지게 돼 홍보물 제작비와 광고비 등 30억여원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정 의원측은 금액이 지나치게 많다며 반발하고 있어 정식 민사재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고별혁명/中사상가 리저허우.류짜이푸 대담집

    현대 중국 사상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손꼽히는 리저허우(李澤厚·73)와 재미 망명 지식인 류짜이푸(劉再復·62)의 대담집 ‘고별혁명’(김태성 옮김,북로드 펴냄)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왔다.‘혁명이 아닌 개량의 21세기 중국’을 내세운 이 책은 최근 홍콩과 타이완에서 각각 출간돼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지만 중국에선 아직 출판되지 못한 ‘금서’다. 중국사회과학원 철학연구소 교수를 지낸 리저허우는 89년 톈안먼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돼 가택연금을 당했던 대표적인 ‘반체제’지식인.중국에선 부르주아 지식분자’로 경계 대상이 돼야 했지만,프랑스 국제철학아카데미에선 동양인으론 유일하게 원사(院士)로 활약해 라캉·데리다 등과 함께 당대 최고의 철학자로 인정받고 있다.중국사회과학원 문학연구소장,중국작가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한 류짜이푸는 톈안먼 사건 이후 정치적인 이유로 중국을 떠난 망명 작가 겸 학자다. 이들은 대담 형식의 글을 통해 100년의 혁명기를 거친 중국 사회의 변화와 한계,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진단한다.류짜이푸는 현재중국이 처해 있는 시대는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두 도시 이야기’ 첫 머리에서 묘사한 유럽사회의 전환기를 방불케 한다고 말한다.“그 시대는 가장 훌륭한 시대이자 가장 고약한 시대였다.지혜의 시대이면서 가장 우매한 시대였고,신뢰의 시대이면서 회의의 시대였다.광명의 계절이면서 암흑의 계절이었고,희망의 봄인 동시에 절망의 겨울이었다.우리의 앞길엔 모든 것이 있었지만 동시에 아무 것도 없었다.” 류짜이푸에 따르면 지금 중국이 처한 상황 역시 이런 ‘이중(二重) 가능성’의 시대다.때문에 이 요령부득의 복잡하고 커다란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이성’의 눈이 필요하다. 이같은 전제에서 두 석학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은 ‘고별혁명’이다.도대체 무엇과 작별한다는 것인가.그것은 바로 이념으로 무장된 정치적 혁명을 말한다.인민을 정치로부터 해방시키고 경제대국과 문화대국을 건설하는 새로운 변혁,즉 혁명이 아니라 개량의 시대를 열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혁명이란 도구를 필요로 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혁명은 가장 가치있는 역사의 유산이자 선택이 아닐 수 없다.실제로 혁명은 의미있는 전환을 가져왔다.피로 점철된 프랑스혁명은 ‘공화정’이란 유산을 남겼고,볼셰비키 혁명과 국공내전에서의 공산당의 승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나라와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를 공산주의 국가로 만들었다.때론 역사의 전면에서 때론 뒤안길에서 이뤄진 크고 작은 혁명들은 필연과 우연을 반복하며 인류 역사에 변화를 몰고 왔다. 그러나 저자들은 ‘혁명의 저울’에 의존해온 역사가 반드시 정당한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나아가 21세기의 역사는 ‘개량의 저울’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혁명이 ‘부정’을 근본으로 한다면,개량의 근본은 ‘부정의 부정’이다.일체의 부정과 단절을 통해 유토피아적 이데올로기를 추구하는 게 혁명이라면,개량은 그런 단순하고 도식적인 부정을 다시 한번 부정하는 것이다.이는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이성의 회복을 의미한다.혁명은 역사의 지름길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결론이다. 이성의 힘을 강조하는 이들이지만 문학에서만큼은 매우 유연한 입장을 보여 눈길을 끈다.동서양을 넘나드는 문사철(文史哲)을 겸비한 학자라는 평을 듣는 리저허우는 “작가가 너무 똑똑해선 안된다.”고 말한다.지나치게 똑똑하면 뭣이든 명확하게 인식하고 생각이 주도면밀해져 문학 특유의 감성적이고 생기발랄한 것들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상 멍한 상태에 있었던 도스토예프스키는 도박에 빠졌고 술도 좋아했다.심지어 사형이 예정된 전날 밤에도 여전히 멍한 상태로 고별과 참회,새로운 생명의 문제를 생각했다.이와 같은 성격의 소유자라야 자신의 온 생명을 문학에 쏟아붓고 진실한 체험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작가는 모름지기 민감하면서도 몽롱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류짜이푸 또한 “작가가 너무 이성적이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그는 러시아 비평가 미하일 바흐친 같은 사람은 너무 이성적이어서 훌륭한 작품을 남기지 못했고,1860년대를 대표하는 러시아 사상가 니콜라이 체르니셰프스키도 이성에 치우쳐 ‘무엇을 할 것인가’란 소설에서조차 문제를 제기하고 해답을 제시하는 서술방식을 택했다고 소개한다. 두 저자가 쏟아내는 청신한 담론들은 보다 보수적이거나 혹은 보다 급진적인 쪽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는다.그러나 중국 혁명 100년사를 가로지르며 당대의 사상과 문화,21세기 전망을 펼쳐놓는 이 책은 ‘혁명으로 이룩된 중국’을 이해하는 데 적잖은 도움을 준다.‘고별혁명’은 경제ㆍ경영서 전문출판사인 더난출판(대표 신경렬)이 인문ㆍ사회과학분야의 책을 본격적으로 내기 위해 만든 자회사 북로드에서 선보인 첫 책이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
  • 지방행정공제회 압수수색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朴榮琯)는 6일 애경그룹의 강남 센트럴시티 인수로비 의혹과 관련,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대한지방행정공제회관 사무실에 보관되어 있던 회계 관련 장부 등을 입수,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2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공제회가 1조원 상당의 돈을 기금형식으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이 자금의 운용 전반에 대해서 조사할 방침이다.이와 관련,기금 운용 담당 실무 부장급 인사 2∼3명을 이미 소환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금운용이 방만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불법이 발견되면 모두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검찰은 전 공제회 이사인 손모(49)씨가 센트럴시티를 인수하기 위한 애경의 펀드에 300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애경측으로부터 2억 5000만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또 공제회가 50억원 상당의 M사 주식을 매입해주는 대가로 손씨가 M사측으로부터 수억원을 챙겼다는 진술도 확보,추가 조사 중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성매매 여성 33만 경제규모 年 24조/GDP 4%… 농림어업과 맞먹어 형사정책硏 업소 5403곳 조사

    국내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종사자가 최소 33만명에 이르며,경제 규모는 24조원으로 추산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원장 李在祥)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성매매 관련업소 5403곳을 상대로 조사한 이같은 연구 결과를 5일 내놓았다. 조사에 따르면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수는 최소 33만여명으로 이는 20∼30대 여성인구의 4.1%,같은 연령대 취업인구의 8%에 해당한다.성매매 ‘매출액’은 24조원으로,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이는 전기·가스·수도사업(2.9%)보다는 비중이 크고 농림어업(4.4%) 비중과 맞먹는 규모다. 하루 평균 성구매자 수는 35만 8000명으로 추정되고 지난 한해 동안 성구매 경험이 있는 20∼64세 남성의 20%가 월평균 4.5회 정도의 성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1회 평균 화대는 15만 4000원이었다. 전업형 성매매 업소인 ‘사창가’는 전국에 총 69개 지역이 있으며 이곳 업소는 2938개,종사 여성은 9092명으로 나타났다.사창가의 연간 매출액은 1조 3000억∼1조 8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성매매 관련 업소의 알선비율은 일반유흥주점이 79.9%로 가장 높았고 ▲무도유흥주점(45.6%) ▲중소도시 및 농어촌 다방(38.7%) ▲마사지업소(37.9%) ▲노래방(18.2%) ▲이발소(11.3%) ▲간이주점(9.0%) 순이었다.이런 업소는 전국에 총 20만 2000여곳이 있고 이 가운데 5만 7900곳이 하루 평균 6.17명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이런 광범위한 성매매 실태에도 불구하고 포주 등에 대한 처벌 규정인 ‘윤락행위강요죄’가 적용된 경우는 전체 성매매 사건의 0.7%에 불과하며 84%가 250만원 안팎의 벌금형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김대업씨 추가기소/수사관 사칭 혐의

    서울지검은 5일 의무부사관 출신 김대업씨를 수사관자격 사칭 혐의도 함께 적용해 구속기소하고 노명선 부부장검사는 대검에 감찰을 의뢰했다.이로써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병풍’ 수사는 마무리됐다. 그러나 수사 결과는 ‘김씨가 수사과정에서 부적절한 언동을 했고 검찰이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는 것에 지나지 않아 알맹이 없는 수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검 형사1부(부장 韓相大)는 이날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된 김씨에 대해 수사관자격사칭 혐의를 추가해 기소했다. 김씨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검찰 병무비리 수사팀에 수사보조원 자격으로 참가하면서 병무비리 관련 조사를 받던 전 병무청장 김길부씨 등 4명을 상대로 수사관 자격을 사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온라인 음악서비스 벅스뮤직·나인포유 저작권법 위반혐의 수사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 韓鳳祚)는 5일 국내 30개 음반사들이 무료 음악감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벅스뮤직과 나인포유 등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음반사는 벅스뮤직 등이 저작인접권자인 음반사들의 허가없이 실시간 음악감상 서비스를 제공해 재산상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무료 음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개인이나 업체들을 추가로 고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벅스뮤직 등은 그러나 음반사에서 요구하는 금액이 너무 높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정몽준의원 오늘 소환

    서울지검 형사9부(부장 李仁圭)는 4일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으로 고발된 정몽준 의원을 5일 오전 소환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정 의원을 상대로 현대전자의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는지,주가조작으로 이득을 얻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정 의원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전 현대증권 회장 이익치씨는 이날 정 의원 등 6명을 증권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이씨는 “이미 민주노동당이 고발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다시 한번 직접 고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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