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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술국치 100년] 이태진 교수는

    [경술국치 100년] 이태진 교수는

    1990년대 초반부터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사학자다. 1988년 서울대 규장각 도서관리실장을 맡은 뒤 장서 35만권을 정리하던 중 두 가지 소득을 얻었다. 하나는 프랑스가 외규장각 도서를 가져갔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는 반환운동으로 이어졌다. 또 하나는 한·일병합 불성립론이다. 그는 한·일 조약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조목조목 따져 나갔다. 그의 작업이 일본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 잡지 세카이(世界)에서 진행된 일본 학자와의 논쟁이다. ‘한·일병합은 문제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머지 조약이나 협약은 문제가 없다.’는 일본 학자들과 집요하게 논쟁했다. 이를 계기로 2001년, 2004년 일본 도쿄대 학생들에게 직접 강의도 하고,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전선’을 확대시켜 나갔다. 그의 또 다른 연구 주제는 다소 엉뚱해 보인다. 17세기를 중심으로 한 외계 충돌설이다. 이 무렵 조선에서는 자연재해와 당쟁이 유난히 심했고, 서양에서는 페스트(흑사병)와 마녀사냥이 성행했다는 점에 주목, 전 세계적인 소(小)빙하기 가능성을 탐문하고 있다. 조선의 가장 큰 문제는 ‘유교’라는 주장에도 반대한다. 일본이 한국을 집어삼키기 위해 그렇게 많은 무리수를 둬야 했던 것도 조선 유교 문명의 힘이었다는 게 그의 반론이다. 1943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고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를 나왔다. 1977년 서울대 강단에 선 이래 역사학회장, 한국학술단체연합회장, 서울대 인문대학장 등을 지냈다. 현 학술원 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술국치 100년’ 韓·日 이원 생방송

    ‘경술국치 100년’ 韓·日 이원 생방송

    29일은 경술국치 100년을 맞는 날이다. 이에 맞춰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28일과 30일 이틀 동안 일본 도쿄에 위치한 ‘도쿄 FM 스튜디오’와 서울 MBC 라디오 스튜디오를 잇는 이원 생방송 프로그램 ‘새로운 100년을 묻는다’를 진행한다. 100년 전인 1910년 8월29일 일본의 데라우치 조선통감과 조선의 이완용 총리대신은 한일병합조약을 반포했다. 이후 광복 65년, 국교 정상화 45년을 거쳤지만 한·일 관계에 드리운 그늘은 짙다. 강제징용자들, 위안부들 문제뿐 아니라 독도나 역사교과서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진행자 손석희의 장기를 살려, 28일에는 야노 히데키 한·일강제병합100년 공동행동 일본실행위원회 사무국장, 도쿄조선중고급학교 교사 및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야노 국장에게는 간 나오토 총리의 사과 담화를 어떻게 볼 것인지, 또 일본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짚어본다. 교사·학생 인터뷰에서는 해방 이후 일본에 남게 된 조선인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들어본다. 30일에는 요코미치 다카히로 중의원 의장,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사이토 미즈키 코리아엔터테인먼트저널 기자를 만난다. 요코미치 의장과는 정부 각료가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지 않기로 결정한 배경, 조선왕실 의궤반환의 향후 절차와 일정, 아직도 풀리지 않은 과거사 문제 해결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와다 교수에게서는 한·일 양국 지식인 1000여명이 함께한 ‘한·일 강제병합조약 무효 선언’이 어떻게 이뤄졌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들어본다. 한류 문제를 집중 취재하고 있는 사이토 기자와 한·일 문화교류 확대 가능성도 짚어본다. 재일 한국인 문제가 더 궁금하다면 27일 오후 10시55분 방영되는 ‘MBC 스페셜’을 챙겨볼 만하다. 일본에 머물고 있는 ‘자이니치(在日)’는 모두 60만명. 이들은 광복 뒤 분단으로 조선이 불구가 되자 일본에 남기로 선택한 사람들이다. ‘MBC 스페셜’은 3명의 축구선수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이제는 너무도 유명한 정대세, 그리고 이충성과 박강조다. 이충성은 한국 대표로 뛰고 싶었으나 한국인의 냉대를 넘어서지 못한 채 일본으로 귀화해 ‘리 다다나리’라 불리는 선수. 그러나 한국인임을 잊지 않고 산다. 일본 이름에 ‘리’라는 성을 남겨둔 것이 그 증거다. 박강조는 일본에서 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J리그(일본 프로축구리그)를 거쳐 성남 일화, 그리고 한국국가대표 선수로 뛰었다. 이들을 통해 자이니치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시영, 복싱 7kg 감량…“평생 처음 40kg대”

    이시영, 복싱 7kg 감량…“평생 처음 40kg대”

    배우 이시영이 최근 복싱으로 7kg 감량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이시영이 지난 26일 서울 강남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MBC 새 수목드라마 ‘장난스런 키스’(극본 고은님/연출 황인뢰 김도형) 제작발표회에 전보다 마른 모습으로 참석, 눈길을 끌었다.이날 이시영은 “평소에 52~53kg 정도였는데 복싱으로 6~7kg 감량해 평생 처음으로 40kg대가 됐다”며 “복서역을 제안 받아 3개월 넘게 복싱을 했는데 제작이 취소됐다”고 전했다.이어 이시영은 “당시 복싱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과 필라테스 등을 지속해왔다. ‘장난스런 키스’에서도 테니스 동아리 부회장 역을 맡아 운동을 계속 하고 있다”고 덧붙여 남다른 열정으로 작품에 임하고 있음을 드러냈다.고등학생 역을 소화하기 위해 따로 관리를 받느냐고 묻자 이시영은 “다이어트 하면서 야채와 단백질만 먹었는데 몸도 피부도 좋아져 따로 관리 받지 않았다”라고 답했다.이시영은 ‘장난스런 키스’에서 승조(김현중 분)과 중학교 동창으로 도도한 윤혜라를 맡아 오하니(정소민 분)과 승조를 사이에 두고 라이벌 관계에 놓인다.한편 김현중 정소민 이시영 이태성 주연의 ‘장난스런 키스’는 오는 9월 1일 첫 방송된다.사진 =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오영경 인턴기자 oh@seoulntn.com ▶ UV, ‘허세’ 은퇴선언에 시크릿 전효성 눈물…“속았나”▶ 아이비, 민낯셀카 공개…얼굴보다 눈길가는 곳은 "역시…"▶ ‘다산여왕’ 정혜영 “넷째계획? 하나님이 주신다면” ▶ 김연아 측 “오서 ‘아리랑’ 폭로, 비이성+비도덕적”▶ 포미닛 현아, 노메이크업+흑발로 ‘여고생 미모’
  • [연극리뷰] ‘야메 의사’

    [연극리뷰] ‘야메 의사’

    #장면1 주인공이 어쩌다 이르게 된 강변 빨래터. 처자들이 열심히 발로 밟아가며 빨래를 하고 있기에 뭘 그리 열심히 하냐 했더니 한 소녀가 해맑게 대답한다. 4대강 사업 때문에 노인에게 주는 복지 예산이 없어서 기저귀를 일일이 손으로 빨아야 한단다. 앞으로 4대강 공사가 완공돼 맑은 물이 펑펑 쏟아지면 모두가 자기들처럼 강변에 나가 빨래할 수 있을 테니 얼마나 행복하겠냐는 투다. #장면2 어쩌다 당도하게 된 물속 세계. 한 무리의 연어 가족과 만났다.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아야 하는데 거대한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 수질 개선을 위해 설치된 보다. 냉철해 보이는 박사의 수질개선 계산법에 따르면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고 한다. 어떻게든 넘어야 하는 연어 가족. 목을 쭉 빼서 보의 끝 부분을 가늠해 보려다 끝내 한마디 내지른다. “이게 보야? 댐이지!” 물정 모르는, 눈치 없는 연어 가족을 제압하기 위해 박사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는? 장풍을 능가하는 ‘MB풍’이다.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야메의사’(이성열 연출, 극단 백수광부 제작)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주제는 금칙어가 되다시피한 ‘4대강’이다. 제목에서 보듯 주인공 직업은 ‘야메’ 의사. 정식 면허가 없다는 점에서, 부인의 포장마차에서 술 퍼마시다 엎어져 자는 게 일상이라는 점에서 말 그대로 야메다. 극은 환자의 호출을 받은 야메의사가 출동하면서 전개된다. 환자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는 의사가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난 얘기를 버무린 환상극이다. 때에 따라 뮤지컬 혹은 마임으로 다양하게 연출된다. 촛불 시위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 시대 풍자와 패러디가 짙게 배어 있지만 환상극답게 어떤 결론이나 주장을 보이진 않는다. 그냥 현실이 이렇다고 할 뿐이다.결정적인 반전은 극 막판에 일어난다. 일을 해 돈 벌어 오라고 닦달하던 아내와 자신에게 자전거를 빌려줘 폭우를 뚫고 일 나가게 만들었던 정체 모를 사내가 어느새 부부가 되어 있는 것. 더구나 부인은 임신까지 한 상태다. 포장마차를 떠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왔는데 결국 모든 것은 바뀌어 버렸다. 쏟아지는 빗속을 헤치고 환자를 만나러 가야 했던 야메 의사가 돌아갈 곳은 사라져 버렸다. 아, 야메 같은 세상이여!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시골 의사’에서 모티프를 따와 우리 시대 화두를 집중 조명하는 작품이다. 2005년 초연 이후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시사 문제에 대한 유쾌한 비틀기나 배우들의 앙상블은 좋지만 선뜻 이해하긴 어려운 작품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NTN포토] ‘장난스런 키스’ 화이팅!

    [NTN포토] ‘장난스런 키스’ 화이팅!

    [서울신문NTN 이대선 기자] 배우 정혜영 김현중 정소민 이태성 이시영이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MBC 수목미니시리즈 ‘장난스런 키스’(연출 황인뢰·김도형/극본 고은님)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난스런 키스’는 차가운 매력의 천재 미소년 백승조(김현중)와 평범 이하의 긍정 소녀 오하니(정소민)가 벌이는 달콤한 학원 로망스. 만화를 원작으로 대만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 리메이크되는 작품으로 오는 9월 1일 첫 방송된다. 이대선 기자 daesunlee@seoulntn.com
  • [NTN포토] 이태성, “상대방을 열렬히 사랑해 본 역할 없었다”

    [NTN포토] 이태성, “상대방을 열렬히 사랑해 본 역할 없었다”

    [서울신문NTN 이대선 기자] 배우 이태성이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MBC 수목미니시리즈 ‘장난스런 키스’(연출 황인뢰·김도형/극본 고은님) 제작발표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장난스런 키스’는 차가운 매력의 천재 미소년 백승조(김현중)와 평범 이하의 긍정 소녀 오하니(정소민)가 벌이는 달콤한 학원 로망스. 만화를 원작으로 대만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 리메이크되는 작품으로 오는 9월 1일 첫 방송된다. 이대선 기자 daesunlee@seoulntn.com
  • [NTN포토] 웃음터진 ‘장난스런 키스’ 주역들

    [NTN포토] 웃음터진 ‘장난스런 키스’ 주역들

    [서울신문NTN 이대선 기자] 배우 정혜영 김현중 정소민 이태성 이시영이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호텔에서 열린 MBC 수목미니시리즈 ‘장난스런 키스’(연출 황인뢰·김도형/극본 고은님)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난스런 키스’는 차가운 매력의 천재 미소년 백승조(김현중)와 평범 이하의 긍정 소녀 오하니(정소민)가 벌이는 달콤한 학원 로망스. 만화를 원작으로 대만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 리메이크되는 작품으로 오는 9월 1일 첫 방송된다. 이대선 기자 daesunlee@seoulntn.com
  • 일제 한국병탄 불법성 조목조목 지적

    일제 한국병탄 불법성 조목조목 지적

    22일이 체결일이고 29일이 공포일이니 이번 한 주는 사실상 ‘경술국치 100년 주간’이다. 100년 주간을 맞아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정재정)이 주최하는 ‘1910년 한국강제병합, 그 역사와 과제’ 국제학술대회가 24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다. ●“식민주의를 반평화적 범죄로 규정해야” 학술대회에 앞서 23일 재단 대회의실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무샤코지 긴히데 오사카경법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소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일본의 식민주의 범죄 또한 ‘반평화적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유대인 학살이 뉘른베르크 재판 등을 통해 반평화적 범죄로 단죄됐지만, 일본의 전범재판인 도쿄재판은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무샤코지 교수는 “따라서 한일병합은 ‘실제로 존재하는 법(lex lata)’이 아니라 ‘법적 정의에 따라 있어야 할 법(lex ferenda)’의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면서 “일본인들이 식민지 범죄의 가해자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런 측면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병합조약의 원천무효를 주장한 ‘한·일 지식인 공동선언’을 이끈 김영호 유한대 총장은 “선언 이후 비슷한 선언이 이어지는 등 물꼬가 터졌고, 여기에는 전문역사가들도 많이 참여했다.”면서 “이제 ‘상류’의 물줄기가 바뀌었으니 ‘하류’로 내려가는 과정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고종황제 독살설’ 입증 자료 내놓아 재단이 주최한 이번 국제 학술대회에는 한·중·일 3국뿐 아니라 타이완, 미국, 독일 등의 33명의 연구자들이 참가한다. 식민지화 과정을 실질적으로 규명하는 데 앞장서온 원로학자들뿐 아니라 식민시대의 일상에 대한 연구를 진척시킨 젊은 소장 학자들까지 두루 포함됐다. 또 병합의 불법성을 규명해 온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고종 황제 독살설에 대한 주장을 내놓는다. 데라우치 마사타케 당시 일본 총리대신이 후배인 조선총독 하세가와 요시미치에게 “1905년 11월의 보호조약이 유효였다는 것을 확인하는 문서를 덕수궁의 이태왕(고종 황제)에게 요구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독살하라.”는 밀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방자 여사의 수기와 일본 궁내청 관리 구라토미 유자부로의 수기를 토대로 이런 주장을 하면서 “이는 용서받기 어려운 문제로 일본인들의 자성으로 치유될 수밖에 없다.”고 결론짓는다. ●27일까지 국회서 강제병합 기록 전시회 재단은 또 학술대회 외에도 27일까지 국회에서 ‘한·일 강제병합 100년 조약자료 전시회’를 연다. 1876년 조일수호조규부터 1910년 한·일강제병합조약에 이르기까지 양국이 체결한 조약 관련 74개의 사진자료 등을 통해 한국 병탄의 불법성과 강제성을 조목조목 지적한다. 당시 고종 황제가 한·일 병합을 별 말 없이 받아들였다는 허위기사를 통해 조선이 합병에 순순히 동의했다고 여론을 조작한 일본의 행태도 상세히 밝힌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판소리’ 영화 vs ‘서양식’ 뮤지컬…비교하는 재미 쏠쏠~

    ‘판소리’ 영화 vs ‘서양식’ 뮤지컬…비교하는 재미 쏠쏠~

    영화 ‘서편제’가 아니다. ‘뮤지컬’ 서편제다. 스토리야 소설, 영화로 이미 널리 알려졌다. 따라서 관심은 어떻게 소화해 냈을까다. 1993년 개봉한 영화 서편제는 각종 영화상을 휩쓸면서 ‘우리 소리’, ‘로드 무비’와 ‘롱 테이크’, 그리고 ‘배우 오정해’를 남겼다. ‘뮤지컬’ 서편제는 말 그대로 서양식 뮤지컬이다. 판소리의 향연만 기대했다면 허탕칠 가능성이 높고, 혹은 서편제라 옛 가락만 있을 것이라 지레 밀쳐 버리면 후회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건모, 이승철, 브라운아이즈걸스 같은 인기 가수의 히트곡을 만들어 낸 윤일상 작곡가가 곡을 썼다. 감수성 짙은 ‘흔적’ 같은 곡들은 호소력이 강하다. 뮤지컬 곡으로 보기엔 전반적으로 약간 말랑한 느낌이다. 뮤지컬의 기본 양념도 빠지지 않는다. 1막에서 미군 클럽에서 동호가 오디션을 보는 장면에서는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의 삽입곡 ‘브러시 업 유어 셰익스피어’를 연상케 할 악당들의 코믹 댄스 장면을, 2막에서 송화와 미군 클럽에서 만난 정부 사이에서 갈등하는 동호의 고뇌는 테크노 음악을 깔고 현대적 군무로 채워 넣었다. 물론 판소리를 완전히 빼지는 않았다. 송화와 동호의 어울림 때는 춘향가의 사랑가가 나오고, 유봉이 죽을 때는 애잔한 단가(短歌)를, 송화와 동호가 재회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심청가에서 심 황후와 재회한 심 봉사가 눈을 번쩍 뜨는 대목을 넣었다. 스토리와 판소리 내용이 꽤 잘 들어맞는다. 로드 무비와 롱 테이크를 뛰어넘기 위해 뮤지컬은 동호가 과거를 회상하는 액자식 구성으로 이야기를 분해한 뒤 조립했다. 여기에 맞춰 거대한 무대에 8개의 한지 가림막을 교차로 밀고 당겨 공간을 분할하는 방식으로 미장센을 구성했다. 호흡이 제법 빠르다는 얘기다. 소리꾼과 뮤지컬 디바로 각각 꼽히는 이자람과 차지연의 무대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좀 더 한국적인 무대를 원하는 관객에게는 이자람이, 현대적 뮤지컬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차지연이 나을 수 있다. 차지연의 무대를 보고 나면, 이자람 무대에서는 일반 뮤지컬 노래까지 소리풍으로 흐르고 마당극 냄새를 느낄 수 있기 때문. 11월7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7만 7000~9만 9000원. (02)703-2016.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더 탄탄해진 다큐, 6년만에 새드라마

    더 탄탄해진 다큐, 6년만에 새드라마

    30일부터 EBS가 가을맞이 개편에 들어간다. EBS의 트레이드 마크 같은 대형 다큐멘터리가 강화되고 6년 만에 드라마도 선보인다. 우선 월·화 드라마 ‘마주보며 웃어’는 요즘 사회적 이슈가 되는 다문화 가정 문제를 짚었다. 베트남 여성 후엔이 한국의 어부 조창권과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 과정을 담았다. ‘미녀들의 수다’로 유명해진 베트남 출신 배우 하이옌이 주연을 맡았다. EBS가 어린이·청소년용 드라마를 빼고 성인용 드라마를 만든 것은 2004년 ‘명동 백작’ 이후 처음이다. 다문화와 관련해 애니메이션도 방영된다. 매주 금요일마다 방영되는 ‘초음이의 풀잎학교’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어울려 사는 대안학교를 무대로 주인공들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담았다.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도 선보인다. 다음달 13~15일 방영하는 ‘사비성, 사라진 미래도시’는 백제 성왕이 천도한 도읍지 사비성이 정밀한 계획 아래 지어진 도시였다는 점을 증명한다. 이외에도 척박한 오지에서 삶의 터전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다룬 ‘극한의 땅’, 유럽의 엄청나게 큰 숲의 얘기를 다룬 ‘아르덴 숲의 오래된 친구’ 등이 방영된다. 또 3D기술을 적용한 다큐멘터리 ‘앙코르와트’도 준비 중이다. 동시에 이런 다큐 콘텐츠를 교육용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곽덕훈 EBS 사장은 “수준 높은 다큐의 경우 3~5분 정도의 짧은 클립으로 만들어 교육용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교육분야에 있어서 콘텐츠, 수요자 중심으로 방송이 전환하는데 가장 잘 어울릴 법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50억원 정도의 자금을 들여 초·중·고 교육사이트를 통합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교육기획물도 빼놓을 수 없다. 2년 가까운 시간을 들인 9부작 ‘학교는 무엇인가’는 11월 15일부터 방영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동안 교육기획물이 학생의 변화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었다면 이번엔 선생님의 변화를 추적 관찰하겠다는 것이다. 선생님 가운데 자원자를 받아 6개월 간 아이들과의 관계정립이나 교수법 등에서 어떤 갈등과 변화를 받는지 밀착 기록한 것이다. 황인수 편성센터장은 “사실상 학교에서의 선생님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따라다니겠다는 것이어서 지원자가 적을 줄 알았는데 많은 선생님들이 지원해 깜짝 놀랐다.”면서 “인터넷 발달 때문에 지식 전달자를 넘어선 선생님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선생님들이 고민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이 일종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그것이 바로 정의사회로 가는 첫걸음”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그것이 바로 정의사회로 가는 첫걸음”

    마이클 샌델(57)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기자간담회가 19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렸다. 정치철학자인 샌델 교수는 1982년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라는 저서를 내놓으면서 존 롤스의 ‘정의론’이 여전히 자유주의에 뿌리박고 있다고 정면 비판해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하버드대에서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진행하는 정의론 강좌로 명성을 굳혔다. 우리나라에서는 ‘미국 하버드대 최고의 인기 강의’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출간된 ‘정의란 무엇인가’로 대중적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 책은 지난 5월 첫선을 보인 지 3개월만에 32만부(8월12일 현재)가 팔려 나갔다. 인문서로는 8년만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공유된 가치를 합의한 사회가 정의사회”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샌델 교수의 일정도 빠듯하다. 이날 아침 아산정책연구원 소속 대학(원)생들과 비공개 강좌를 진행했고, 기자간담회에 이어 저녁에는 주한외교관들과 정치인·학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강연회를 진행했다. 20일 오후 7시에는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4000명의 청중을 대상으로 공개강좌도 연다. 2005년에 이어 두 번째 방한인데 열기가 처음과는 비교가 안 된다. 하지만 문답식 강의 진행자답게 사려깊고 조심스러운 태도와 말투는 여전했다. 다음은 간담회와 강연회에서 오간 문답. →한국에서 책이 이렇게 많이 팔릴 줄 알았나. 소감이 어떤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나도 그 답을 찾고 싶다.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론 많은 관심을 보여 준 한국 독자들에게 고맙다. 내 생각엔 수십년간 경제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정치를 밀어냄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한국 독자들이 제 책을 좋아한다는 것은 한국민들도 그런 회의감을 느낀다는 얘기가 아닐까 한다. →책은 미국 국내 문제를 다룬다. 국제문제에서 정의는 어떤가. -정의는 한 사회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관계에도 적용 가능하다. 그러나 안정적인 정치시스템 아래 있는 한 사회와 상대적으로 불안정하고 이해관계에 따른 타협을 따라야 하는 국제문제는 다르다고 본다. →현대 사회는 대단히 복잡하다. 정의는 고정불변인가. -맞다. 현대는 다원주의이자 다문화 사회다. 그런 사회에서 반드시 제기되는 것이 ‘합의’의 문제다. 일단 다른 생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공유된 가치를 합의한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인데, 궁극적인 합의가 가능하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개인의 권리와 공동체의 공동선을 어떻게 합의할 것이냐다. 내 대답은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얘기다. ●“합의 안될수록 더더욱 토론해야” →합의가 좋긴 한데 안 되면 어떡하나. 의회에서는 몸싸움이 생기고, 국제적으로는 테러도 있다. -결론이 안 난다면? 그렇다면 더더욱 토론해 합의해야 한다. 그게 민주주의이고, 다른 방법은 없다. 엄격히 말해 도덕적인 이슈에 대해 완전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 때문에 이미 결론을 내린 문제라도 언제든 재논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미국 헌법도 노예제를 인정했다가 나중에 없애지 않았느냐. →한국에서는 독재정권의 역사적 경험 때문에 아직은 자유주의적 가치가 더 중요하다, 공동체주의는 이르다는 정서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익숙한 질문이다. 나도 무비판적으로 과거를 받아들이자는 얘기라면 공동체주의라는 단어가 불편하다. 내가 공동체주의라는 말을 쓴 것은 앵글로색슨적인, 자유방임주의적 시장사회를 비판하기 위해서다. 앞에서 경제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회의감은 커졌다고 했다. 그 부분을 지적하고 또 극복하고 싶은 거다. →경제에 대해 공동체주의가 내놓을 수 있는 답은 뭔가. -전 세계적으로 논의가 많은 주제다. 근본적인 자원 배분 문제에 있어서 정부가, 시장이 무엇을 얼마나 해야 할 것인지다. 3가지 접근법이 있다. 하나는 자유방임주의, 시장에 맡기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자유주의적 평등주의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재분배해서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은 공동체주의적 접근인데, 이는 시민도덕과 공공선을 강조한다. 정부가 시장을 제어해 응집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빈부차가 심해 공공적 관심이 멀어질 경우 위험하다는 것이다. 민주적인 삶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이테크 글로벌 교실’ 만들려 공개강의 →한국 대학은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그런 면에서 공개 강의는 이채로운 형식인데 어떻게 시작했나. -하버드에서도 일종의 실험이었다. 공개 강좌 뒤에 강의를 온라인(www.justiceharvard.org)에 공개했다. 지금도 볼 수 있다. TV에도 24회 분량으로 방영됐다. 강연내용을 그런 식으로, 또 책으로 공개하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주저해 왔다. 새로운 학생들과 만나면서 느끼게 될 흥분과 열의, 기대감을 놓치지 않고 싶어서였다. 그럼에도 공개한 것은 ‘하이테크 글로벌 교실’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전문적인 철학자들도 원칙과 도덕적 추론 등의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인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생각하는 원칙과 추론을 말해 보라는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경희대 공개 강의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나. -나도 그건 궁금하다. 언어의 문제도 있고, 주최 측에 들으니 참가자도 4000명이란다. 대화와 토론이 내 강의의 성공요인이었는데, 이게 통할까. 내게도 이것은 도전이다. 적극 참여해 달라.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자람 언니와 비교된다고요? 저만의 송화를 봐주세요”

    “자람 언니와 비교된다고요? 저만의 송화를 봐주세요”

    사실 좀 억울하지 않냐고 묻고 싶었다. 공연을 봤다는 사람들이야 ‘차지연’ 하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지만, 일반인에게까지 인지도가 높지는 않다. 여기다 출연 작품마다 유명인과 더블캐스팅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열연에 비해 주목도는 다소 낮다. 올해만 해도 그렇다. 상반기 화제작이었던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주연 메르세데스 역이나 지금 공연 중인 뮤지컬 ‘서편제’의 송화 역에서 출중한 능력을 펼쳐 보인다. 그러나 대중적인 관심도에서는 함께 캐스팅된 가수 옥주현(30)과 ‘예솔이’로 유명한 젊은 국악인 이자람(31)에게 밀리는 모양새다. 그래서일까. 뮤지컬 서편제의 백미, 막판 10분여에 걸쳐 심청가 판소리 대목을 소화할 때 속에 있는 모든 것을 게워 내듯 소리를 내고, 그 여파 때문에 커튼콜 때까지 넋 놓은 듯한 품새가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혹시 송화처럼 ‘한’이 켜켜이 쌓인 것은 아닐까. ●뮤지컬계에서는 알아주는 디바 지난 18일 서편제 무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에서 만난 배우 차지연(28)은 그런 추측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사실 국악이라면 차지연도 뿌리가 깊다. 외조부가 판소리 고법(鼓法) 인간문화재 송원 박오용 선생이다. 어릴 적 외조부 공연 때 북을 직접 치기도 했다. 여자가 타악기를 다루면 무대가 가벼워진다는, 그 시절 남녀차별적인 분위기 때문에 접었지만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덕분에 북 치는 장면에서 장단과 추임새가 무척 좋다. 손목 스냅이 비범하다고 했더니 “송화는 소리를 하는 캐릭터라 북을 너무 잘 치면 안 돼요. 잘 못 치는 척해야 하는데 공연 분위기에 취하다 보니까….”라고는 웃는다. 문제는 소리다. 판소리 대목이 의외로 많아서다. “뮤지컬 곡이 많고 소리는 적으니 걱정 말라.”는 이지나 연출의 ‘꼬드김’에 넘어가 시작했지만, 작품이 진행되면서 소리는 자꾸만 늘어 갔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젊은 소리꾼 이자람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주변에서는 왜 그런 비교당할 역할을 하느냐고들 해요. 이전 작품에서도 그렇고. 그런데 송화를 통해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결국 음악에 대한 진정성 아니겠어요. 제가 정성껏 만든 송화를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해요.” 동료들이야 ‘한 달 반 배운 초보치곤 잘한다.’고 띄워 주지만 준비하면서 스트레스 꽤나 받았던 모양이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에휴…. 그러니까 저한테 힘 좀 많이 불어넣어 주세요.” 아주 좋았다고 했더니 “사실 이 작품을 통해서 뭘 더 성취한다거나, 새로운 도전을 한다거나, 소리를 알게 된다거나 그런 목표는 없어요. 저는 그냥 조금 더 현대적인 소리를 할 뿐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편안하게 하고 있어요.” 잠시 생각에 젖더니 다시 말을 잇는다. “이렇게 노메이크업으로 (화장 안 하고) 언제 무대에 서보겠어요. 있는 그대로 다 비워내는 거예요. 그러고 나면 나 스스로가 깨끗해지는 듯하고 다시 맑아지는 기분입니다.” 막판 소리 장면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몹시 힘들 것 같은데도 극 중 송화의 감정에다 어린 시절 어려웠던 가정환경, 가수가 되고 싶어 서울로 왔으나 몇 번이나 좌절당했던 경험 같은 개인적 감정까지 싹 토해낼 수 있어 오히려 홀가분하고 좋단다.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모두 풀어 버리고 가는 셈. 화장품 광고도 아닌데 숫제 ‘맑게 깨끗하게 자신 있게’ 분위기다. ●“노래가 너무 하고 싶을 때 받아준 곳이 뮤지컬” 대사 전달력이나 표현력은 이자람보다 훨씬 더 낫다고 했다. 이간질 작전이다. 금세 눈이 동그래진다. “자람 언니에게 얼마나 배우는 게 많은데요.” 방향을 틀어 차지연을 ‘인신공격’했다. ‘눈 크고 코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서구적 외모에 172㎝의 키 때문에 동양적인 느낌이 다른 배우에 비해 떨어지는 것 아니냐. 극 중 송화의 귀여운 모습이 연기로는 소화가 되지만 신체조건 때문에 어색해 보인다.’ 집요한 공격에도 돌아오는 답은 무참하게 짧다. “그러게요.” 하긴 무대에서 울부짖을 때나 인터뷰 내내 ‘꺽꺽’ 하고 웃을 때부터 짐작은 했다. “제가 원래 그런 거엔 신경을 안 써요. 여배우니까 가련하게 이쁘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합니다. 무대 위에서나 밖에서나 그냥 속에서 나오는 대로 다 표현하는 편이에요.” 차지연은 또 하나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초쯤 앨범을 낼 생각이다. 춤이나 다른 장식을 걷어치우고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정통 솔(soul)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다. 가수로 성공하면 뮤지컬은 부업이 되는 거냐 했더니 정반대의 답이 돌아온다. “노래가 너무 하고 싶어 방황했던 시절, 그때 저를 받아준 곳이 뮤지컬이에요. 그걸 잊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가수로 성공하면 뮤지컬 흥행하는 데도 조금 도움 되지 않겠어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연극리뷰] ‘하얀 앵두’

    [연극리뷰] ‘하얀 앵두’

    연극 ‘하얀앵두’(배삼식 작·김동현 연출)에서 유의해서 볼 것은 무대 오른쪽에 배치된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 덤불이다. 사람 마음에 가꿔 보겠답시고 이리저리 가지도 쳐 가며 모양을 내 보려 하지만 ‘흐드러지게’라는 표현이 그걸 용납하던가. 아무렇게나 잘라서 땅바닥에 툭 꽂아 놓아도 쭉쭉 뻗어나오는 판에 말이다. ‘꺾꽂이’, 바로 그거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뿌리 없이 꽂혔으나 결국은 꽂힌 곳이 제 땅인 줄 알고 삶을 피워내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작품은 한때 잘 가꿔진 꽃밭이었으나 이제는 삭막해진, 이번에 다시 한번 꽃밭으로 변해가는 강원도 산골의 어느 집 앞마당을 배경으로 삼았다. 등장인물 모두 꺾꽂이라는 단어에 걸맞은 인생사를 내비친다. 이젠 ‘끗발’ 떨어진 소설가 반아산은 죽음의 문턱을 넘었다가 요양 삼아 낯선 강원도 땅으로 날아온 인물. 부인 하영란 역시 크게 인정 받지 못해 언제나 삶이 불안한 배우다. 딸인 고등학생 지연이는 어느날 ‘사랑’이란 이름으로 서른다섯 윤리선생 윤조안을 끌고 들어온다. 주변인물들도 마찬가지. 반아산을 ‘형님, 형님’하며 따르는 지질학자 권오평은 스웨덴에서 아내의 사망 소식을 듣고 일주일만에 귀국한 뒤 어디 하나 뿌리내릴 곳 없이 흔들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반아산의 집터에 얽힌 비밀을 아는 칠십 중반 늙은이 곽지복 역시 간첩으로 몰린 과거 때문에 뿌리가 뽑혀 나간 채 살아온 인물이다. 연극은 우연히 얻게 된 5억년 전의 삼엽충 화석을 두고 권오평이 하영란에게 ‘설’(說)을 풀어 대는 것으로 시작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거슬러 간 뒤 당시 환경을 조금 건드리고 돌아왔더니 지금 현재가 엄청나게 변해 있더라는 공상과학(SF)물처럼, 수억년이라는 시간의 더께를 두고 권오평이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것. 연극의 주제의식이 극 초반 권오평의 대사에서 거의 다 던져진다는 점에서 다소 싱겁고, 후반부가 지겨워지는 면이 있다. 때문에 극은 권오평의 그 ‘썰’이 5억년 전 얘기가 아니라 지금 현재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소동극으로 달려간다. 반아산네 개 원백이의 곽지복네 암캐 복순이 겁탈사건, 권오평을 마음에 두고 있는 대학원생 이소영의 주정 한마당, 딸이 데려온 늙수그레한 선생 사위 등이 서로 얽히고설킨 뿌리들처럼 펼쳐진다. 때문에 다소 추적하니 젖어들 수 있을 만한 극진행을 곽지복, 이소영, 윤조안이 끊어 주는 맛이 좋다. 특히 곽지복 역을 맡아 걸쭉한 강원도 사투리를 소화해 낸 배우 박수영, 이소영 역으로 술주정뱅이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주인영이 눈에 띈다. 소설가 김숨이 캐릭터에다 물성(物性)을 부여해 서사를 끌고 나간 소설 ‘철’과 ‘물’을 선보인 것처럼, ‘하얀 앵두’ 역시 각 캐릭터에 꽃이나 나무의 이미지를 부여했다. 한번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 지난해 극찬 받은 초연작으로 이번은 앙코르 공연이다. 29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02)708-5001.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복지, 진보만의 것? 기득권층의 책임 보수가 답할 차례다

    복지는 진보만의 어젠다(의제)인가. 홍준표(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보수 포퓰리즘’은 허구이고, 박근혜(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복지국가론’은 또 한번의 거짓말일 뿐인가. 보수가 내건 복지 구호에 대해 진보는 대개 냉소를 보낸다. 복지를 지난한 투쟁의 성과물로 여기는 경향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서구의 연구 결과다. 이런 관점은 최근 들어 국내에도 활발히 소개되고 있다. 독일 비스마르크 복지제도의 형성을 다룬 박근갑 한림대 교수의 ‘복지국가 만들기-독일 사회민주주의의 기원’이나 영국 보수당 역사를 다룬 강원택 숭실대 교수의 ‘보수정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같은 저작들은 복지제도 도입에는 진보의 투쟁 못지않게 국민통합이 절실했던 보수의 필요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우리나라 복지정책에 대한 논의와 그대로 겹친다. 그간 진보는 박정희 정권 이래 권위주의정권에서 도입된 의료보험, 공무원연금, 국민연금 등을 취약한 정치적 정통성을 보충하기 위한 포섭 전략 정도로만 파악했다. 때문에 한국에서 복지제도 연구란 이런 포섭작전에 말려드는 개량주의적 접근에 불과했다. 저출산 문제가 대표적 예다. 이른바 ‘출산 파업’에서 비롯된 노동력 재생산의 위기는 자본가 입장에서도 타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보수 진영도 출산·육아 문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주말 발간되는 계간지 ‘창작과비평’ 가을호는 이 문제를 다룬 좌담 ‘복지국가는 진보의 대안인가’를 실었다. 보수, 진보가 묘하게 만나고 엇갈리는 복지국가론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이태수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정치학과 교수, 이일영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가 논의했다. ●“정밀한 정책 소홀땐 보수에 헤게모니 내줘” 우선 이들은 6·2 지방선거를 계기로 무상급식 등 보편적 복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조금 더 정밀한 조준이 필요하다는 데 다같이 동의했다. 김 교수는 복지국가론이 진보만의 어젠다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친박 라인(박근혜 진영)은 친이 라인(이명박 대통령 진영)과의 차별성을 드러내기 위해 보편적 복지 개념을 수용할 수도 있다.”며 “따라서 진보 진영도 어떤 유형의 복지를 할 것인지 정밀한 대안을 만들어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렇지 않으면 보수 쪽에 복지 헤게모니를 뺏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안 교수도 “진보 진영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한국의 리버럴(진보)들을 무능하다고 낙인 찍을 수 있는 박근혜 식의 보수 포퓰리즘”이라고 경계했다. 이 교수는 조금 다른 측면을 짚었다. 그는 “진보가 복지를 얘기하면 사회주의, 빨갱이, 친북 딱지가 붙을 위험이 있지만 보수가 얘기하면 국가 기능 강화, 사회 유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색깔 논란’에서 자유로운 만큼 보수의 복지 구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보수 정부가 차기 정권을 잡을 경우, 속도를 내 복지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까.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부풀려 놓은 재정적자 때문에 제약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참된 복지는 국민동원 아닌 국민통합 이 지점에서 이 대표는 증세론을 꺼내들었다. “소득세만 해도 연간소득 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 8800만원 이상 계층 구간은 세율을 차등화하지 않은 채로 수십년을 지내온 만큼 부유층의 담세 능력은 엄청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물론, ‘세금 폭탄’으로 상징되는 종합부동산세 사례에서 보듯 기득권층의 반발과 여론몰이가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치밀한 전략과 여론 관리가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 재원을 ‘그냥 쏟아붓는’ 차원의 남미형으로 가지 않으려면 시장적 모델이 필요하다는 반론과,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국가 비중이 협소해 국가 역할부터 되찾아야 한다는 재반론도 꼬리를 물었다. 논쟁의 와중에도 끝까지 남은 근본 쟁점은 과연 우리나라의 보수가 ‘국민 동원’이 아닌 ‘국민 통합’을 진지하게 고민한 뒤 기득권층에게 공동체를 위해 좀더 많은 짐을 져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였다. 보수가 답을 내놓을 차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핵심쟁점 어떻게

     ●사업자 수일단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일정 요건을 다 채우면 무조건 허가해주는 절대평가와 사업자 수를 정한 뒤 고득점 순으로 허가하는 비교평가 두 가지 방안이 모두 제시됐다. 사업자 수를 미리 정해야 하는 비교평가 방식에서도 종편의 경우, 1~2개만 정하는 방안과 3개 이상 다수로 하는 방안 두 가지를 제시했다. 보도전문채널도 1개와 2개 이상 선정하는 두 가지 방안을 내놨다.  ●배점 기준가장 촉각이 집중된 실무 항목이다. 그러나 이 역시 포괄적이고 다양한 복수안을 내놔 시빗거리를 없앴다. 사업자군(群)도 언론사·대기업·기타기업 군으로 나누는 방안과 나누지 않는 두 가지 방식을 제기했다.  ●자본금그나마 구체적 액수를 내놓았지만 묘한 행간이 엿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자본금을 충분히 갖췄느냐에 따라 100점과 0점으로 차이를 극대화하는 방안과 조금 부족하더라도 마련한 자금 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점수를 부여하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종편의 경우 5000억원 이상이면 다수, 3000억원 이상이면 소수 허용이라는 관측이 파다했던 점을 들어 방통위가 ‘3개 이상’ 허용 쪽으로 기울었다는 성급한 분석도 내놓는다. 3000억원이란 기준은 1년간 충당 가능한 영업비용으로 산출했다.  ●과락제총점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가 부문별로 점수가 너무 처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 따라서 부족하더라도 자본금을 어느 정도라도 마련했다면 몇 점이라도 주느냐, 아니면 아예 0점을 주느냐는 큰 차이를 낸다. 자본금 규모가 사실상 진입문턱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에 비춰 보면 이 문제에서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는 데 초점을 맞춘 셈이다.  ●중복 소유원칙적으로 중복 소유는 차단했다. 동일한 신규법인이 종편이든 보도채널이든 2개 이상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현재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라면 기존 채널을 포기하도록 했고, 신규로 2개 채널을 신청해 사업권을 모두 따내더라도 하나는 포기하도록 했다.  5% 미만 지분만 중복 참여할 때도 일정 제한을 두는 방안과, 소수지분 참여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제한을 두지 않는 방안 두 가지를 제시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종편 자본금 최소 3000억

    종편 자본금 최소 3000억

    종합편성채널을 준비하는 회사는 최소 3000억원의 납입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 보도전문채널의 경우 400억원이다. 사업자 선정은 연내 마무리하되 숫자는 1~2개만 소수 허용하거나 3개 이상 다수 허용하는 방안을 열어놓았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 사용사업 승인 기본계획안’을 논의했다. 방통위는 다음달 초부터 공청회 등을 열어 여론을 수렴, 세부기준을 마련한 뒤 10~11월쯤 신청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어 곧바로 사업자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사에 착수한다는 구상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사업자 선정 방식과 사업자 수 등 주요 쟁점은 모두 중립적인 복수안이 제시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단일안 위주로 제시된 기본 방송사업 허가나 승인 구상과는 다소 다른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차원에서 이처럼 복수안을 제시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있을 의견수렴 때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평가기준은 종편 채널의 경우 콘텐츠 경쟁력과 경영계획에 보다 높은 비중을 뒀고, 보도채널에는 방송의 공익성과 경영계획 점수 비중을 높였다. 채널 중복 소유와 관련, 원칙적으로 보도채널 2개 이상은 소유할 수 없도록 못박았다. 다만 지분 참여 가능성은 경우의 수로 열어놨다.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방통위는 심사항목 배점, 세부 심사기준 등을 마련해 단계적으로 의결 절차를 거쳐 연말까지 최종 사업자 선정 작업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 사회학이 부진한 이유는 ‘현실부재’ 였다

    사회학의 참맛은 역시 큰 이론이다. 실증적 자료에 근거, 비판적 추론을 통해 막연히 그럴 것이라 생각되던 통념을 깨는 작업. 올해 발간되어 화제를 모았던 1695쪽 분량의 ‘대한민국 정치사회지도’가 대표적인 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변인 출신인 손낙구씨가 쓴 이 책은 막연히 ‘뉴타운은 한나라당의 강북 장악 프로젝트’라 말하지 않고, 부동산 보유 행태와 투표행위를 직접적으로 연결짓는 작업을 수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동안 없다고 여겨져 왔던 계급 투표가 착실하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적 기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비판보다 환영의 목소리가 더 컸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현실과 밀착된 실증적 연구결과에 목말라 있다는 방증이다. 사회학자 입장에선 씁쓸할 법하다. 이런 연구가 왜 제도권 사회학에서는 나오지 않을까. 지난 16일 서강대 다산홀에서 비판사회학회와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공동주최로 열린 ‘한국 사회학의 사회학’은 바로 이 문제에 대한 격정 토로의 장이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덕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사회학은 1990년대 들어 침체기에 들어선다. 이를 정태석 전북대 사회교육학부 교수는 “비판적 사회학은 한동안 추상적 거대담론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반면, 그 빈 자리를 차지한 보수적 사회학은 실용으로 치달았다.”고 정리했다. 거대한 투쟁 대상을 잃어버린 사회학은 수학적 계량화 작업으로 격하되고, 사회정책적 요구에 부응하는 하청 학문으로 변신했다는 것이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의 학문 평가 풍토에 대해 더 신랄한 반문을 던졌다. “미국 소호 지역의 미술품 거래에 대한 연구가 한국 용산지역 도시 재개발 연구에 대한 논문보다 2~6배 높이 평가되는 나라에서 한국 사회학은 무슨 의미인가.”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해외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학자가 한국이 아닌 미국 사회학자의 관심사에 대해 써야 하는 기이한 행태를 꼬집은 말이다. 탈출구는 없을까. 지주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가 영국 사회학에 대해 언급한 대목은 실마리였다. 큰 이론을 생산해 내지는 못했지만, 그래서 미국과 프랑스의 이론을 수입해 쓰고 있지만 영국 사회학은 다른 학문들과 연계해 독특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학의 정체성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회학자들이 투쟁해 얻어내야 하는 산물인 셈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공정배분? 눈치보기?… 어정쩡한 방통위

    공정배분? 눈치보기?… 어정쩡한 방통위

    연말까지 종합편성(종편) 채널과 보도전문 채널 허가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공개한 기본계획안을 보면 이런 의문이 들 법하다. 당초 이날 발표가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연말까지 선정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방통위 구상에 비춰볼 때, 촉박한 일정상 조금이라도 진전된 기준이 나올 지 모른다는 관측 때문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계획안은 한마디로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고’ 수준에 그쳤다. 앞으로 있을 공청회 등 여론수렴 과정을 위해 단일안보다는 열린 안을 내놨다는 게 방통위의 해명이다. 방통위가 이처럼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까닭은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언론사 간의 경쟁이 벌써부터 ‘탈락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로 치열한 상황에서 누구 손을 선뜻 들어주기 어려운 탓으로 풀이된다. 경쟁에서 밀려난 언론사들이 어떻게 정권과 각을 세울 지 알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사업희망 매체들이 친(親) 대기업 성향이라는 것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광고주(기업체) 눈치에서 자유롭지 못한 신문들이 초창기 큰 돈을 들여야 하는 방송까지 맡을 경우, 기업에 편향된 콘텐츠 등을 양산할 우려가 적지 않다. 뉴라이트 계열 보수단체인 민생경제정책연구소마저 성명을 통해 “종편이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민을 외면하고 대기업 편만 드는 신문사들에게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일 정도다. 걸림돌은 또 있다. 미디어법 국회 통과와 관련해 헌법재판소(헌재)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 건이다. 헌재는 미디어법 국회 ‘날치기 통과’에 대해 “위헌적이긴 하지만 입법부의 일이니 입법부가 풀어라.”라는 결정을 내렸다. 야당은 이를 위헌이라고 해석해 ‘부작위(어떤 행위를 하여야 하는데도 아무런 처분을 취하지 않는 것)에 관한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헌재에 내놓은 상황이다. 헌재가 “그것도 입법부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하면 큰 문제는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방통위의 연내 사업자 선정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채널을 늘리기로 했을 때 내세웠던 콘텐츠 경쟁력 강화라는 대의명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호규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상파가 할 수 없는 영역까지 포괄하는, 미국 CNN을 대체할 수 있는 아시아 허브 채널이라는 처음의 큰 뜻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주연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도 “채널을 새로 내주는 취지는 방송산업 활성화와 다양성 확보에 있는 만큼 콘텐츠의 질적 경쟁력과 시청자의 보편적 접근권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성·이경원기자 cho1904@seoul.co.kr
  • “선정절차 본격화… 새달 2~3일 공청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안은 격론 끝에 나왔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회의 뒤 “심사항목 중 한 가지라도 최저점수에 미달하면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국장과의 일문일답.  →회의 때 나온 여러 의견은 기본계획안에 반영되나.  -기본계획안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향후 논의과정에서 함께 토론하게 될 것이다.  →동일인 2개 이상 채널을 소유하지 못하게 한 대목이 있는데, 방송법에 그런 조항은 없지 않나. 기존 사업자의 경우 주주 동의를 얻어야 해 원천봉쇄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데 어떤 근거로 그런 표현이 들어갔나.  -방송법에 없는 것은 맞다. 그러나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은 아니고 기존 채널 처분계획을 제시하면서 신청할 경우 조금 더 보겠다는 것이다. 사업자에게 선택권을 부여한 것이어서 문제는 없다고 본다.  →대부분 복수안을 제시했는데 납입자본금 기준을 제시한 이유는.  -자본금은 돈이기 때문에 복수안을 내놓는 것보다 단일안을 내놓는 것이 적정하지 않느냐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일정상 문제 없나.  -이미 결론이 난 문제라고 본다. 유효하다는 게 헌재의 해석 아니었나. 부작위에 대한 부분은 국회의장에 대한 문제이지 방송법 자체에 대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공청회는 한번으로 끝내나.  -다음달 2일과 3일 두 번 한다. 그러나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 거듭 말하지만 사업자 숫자는 편의상 한두 개 또는 3세 개 이상이라고 제시한 것이다. 수에 대한 어떤 암시도 없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허영만과 14명의 남자 집단 가출기

    허영만과 14명의 남자 집단 가출기

    18일 오후 9시50분부터 방영되는 EBS ‘다큐프라임’은 만화가 허영만이 주도한 집단가출사건을 다룬다. 멀쩡한 만화가가 가출이라니? 더구나 ‘집단’ 가출이기에 허영만 말고도 가출에 동조한 인물들이 여럿 있다. 산악인 박영석을 비롯, 보험회사 영업사원, 치과의사, 고층빌딩 유리창 닦이 등 모두 14명에 이른다. 이들은 가출해서 무얼 하려는 것일까. 바로 독도에 가보자는 것이다. 이들의 기본 계획은 한달에 3일씩 가출해 항해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해서 1년 안에 독도 땅을 밟는 것이다. 아마추어 산악인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불어닥치고 있는 백두대간 종주처럼 경기 전곡항에서 독도까지 3000㎞에 이르는 바닷길을 열어 보자는 야심이다. 이들은 일단 15년된 낡은 요트를 구입했다. 기간도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비키니 미녀가 와인을 따라주는 근사한 요트여행이란 영화 속에서나 나오는 얘기. 요트 초짜들인 이들이 비바람과 물보라에 어떻게 맞설 수 있겠는가. 온갖 산은 다 헤치고 다니는 산사나이 박영석은 물에서만큼은 속수무책이었다. 물에서만 고생한 게 아니다. 항구에 정박해서는 매트리스 하나 깔고 자야 했고, 조수 간만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멀쩡하게 정박해둔 배가 쓰러지기도 하고, 겨울 항해 때는 서로 부둥켜 안고 뜨거운 체온으로 버텨야만 했다. 그렇다고 항해하는 재미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다낚시로 건져 올린 싱싱한 횟감, 섬마을 어린이들에게 일일 선생님이 되어 준 일, 홀로 사는 할머니의 집을 고쳐드린 일 등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궁극적으로 이들이 가출행각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 허영만은 14명의 가출단원을 대표해 “남자들은 가출을 꿈꾼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일에 치여 정신 없이 살면서, 가슴이 계속 비어가기만 하는 중년남성들에게 항해란 포기할 수 없는 낭만이었던 것. 그렇기에 정작 목표였던 독도 상륙에는 실패했지만 이들 중년가출단은 슬퍼하지 않는다. 가출이란 언제나 미완성이게 마련이니까.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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