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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아이다’ 연출 박칼린 감독 “퍼즐 같은 삶, 아주 재밌어요”

    뮤지컬 ‘아이다’ 연출 박칼린 감독 “퍼즐 같은 삶, 아주 재밌어요”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을 통해 ‘칼마에’란 애칭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박칼린(43). 다음달 18일부터는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 뮤지컬 ‘아이다’를 올린다. 이번엔 음악감독이 아니라 연출이다. 22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박칼린 연출을 만났다. →이번엔 공연 기간이 석달 정도로 조금 짧다. -아니다. 지난번이 길었다. 이번에는 옥주현이 단독으로 서는 무대인 만큼 석달 정도가 충분하다고 본다. →요즘 한 배우가 그렇게 길게 끌고 나가는 작품이 드물다. -원래 그게 정상이다. 4명의 배우를 쓰는 쿼드러플? 그게 이상한거다. 생각해 보라. 무대에서는 호흡이 제일 중요한데, 배우가 자꾸 바뀌면 어쩌나. 언더나 커버를 두고 주연배우가 단독으로 이끌어가는 게 정상이다. →흥행에 대한 것 때문에 그러는 것 같다. -그렇지 않다. 그 한 배우만 보면 몇몇 관객층을 위한 것이다. 일반 관객들은 조명, 노래, 춤 등 전반적인 것을 다 본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라면 당연히 공연 전체의 퀄러티를 높여야 한다. 그게 정상이다. →뮤지컬계에선 원래 유명했으나 ‘남자의 자격’으로 관심 100배다. 부담되지 않나. -글쎄. 사생활이 좀 부담스럽다. 일 자체는 달라진 게 없다. 원래 늘 그렇게 작업해 왔다. 예전에도 그렇게 열심히 했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것은 일종의 채찍질 아니겠나. 열심히 하고 있잖아!, 이걸로도 부족해? 그래 그럼 오케이, 정말 잘해 볼게.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나의 유일한 자랑거리는 설령 틀렸을지언정 소홀히는 하지 않는다는 거다. →사생활이 부담스럽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난 정말 상품 라벨 읽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동네 슈퍼에서 이제 그럴 수가 없게 됐다. 요즘은 캡처해 가서 집에서 읽는다. 길바닥 떡볶이도 좋아한다. 그런 걸 이제 편하게 못한다. 하하하. →책도 냈는데. -하필 타이밍이 그랬다. 3년 전부터 써왔다. 60~70% 완성된 상태였고, 올여름에 두어달 시간이 남았다. 그래서 ‘남자의 자격’에도 나가고 책도 마저 쓴 거다. →요즘 ‘박칼린 리더십’이 화제다. 자기관리랄까, 어떤가. -글쎄. 내가 자기관리했나? 그냥 못해내는 걸 못 참았을 뿐이다. 열심히 하자, 그것뿐이다. 원래 잡스러운 것도 싫어한다. 연기, 노래 어느 것 하나 할 것 없이 장식하고 꾸미는 게 싫다. 그러다 보니 뼈대만 남은 것 같은 그런 걸 좋아했다. 그러니 남들에게 관리하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실제를 보면, 나도 불평하고, 잘 싸우고, 화나면 벽에 머리도 박고, 배고프면 뭐든 퍼먹어야 하고, 나 못해! 이러며 던져놓기도 하고, 그렇다. →바쁜 일정에 건강관리는. -집안 덕이다. 저녁 7시만 되면 자야 했고, 눈뜨면 비타민 먹어야 했다. 그 힘으로 지금껏 산다. 운동도 워낙 좋아했고. 지금은 탭댄스 배우러 다닌다. 8개월 정도 됐다. →브로드웨이 42번가 무대에 서는 건 아닌가. -절대. 그냥 재미로 배우는 거다. 어렸을 때 한국무용을 해서 그런지 몸으로 표현하는 거에 대한 그런 게 있다. 그래서 탭도 좋다. 음악을 해서인지 소리는 안 좋은데 리듬은 정확하다. 하하하. →슬럼프 같은 것은 없었나. -이렇게 말하면 믿을지 모르겠는데, 나는 문제를 즐긴다. 퍼즐 풀기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거다. 삶이 문제라서, 그 삶이 재밌는 거다. →‘남자의 자격’ 이후 러브콜이 많을 것 같은데. 의외의 곳에서 러브콜 온 게 있나. -제일 중요한 건 무대니까, 거기에 지장 안 받는 범위 내에서 대외활동을 한다. 이래저래 빼니 1주일에 3시간이더라. 그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것을 한다. 가끔 ‘행정’, ‘안보’ 뭐 이런 거 들어간 곳에서 연락이 온다. 그런데 내가 아직 한국 정부 조직이나 이런 거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선뜻 나서기 어렵다. →이번에 연출을 하는데, 창작에는 도전하나. -10년째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나 첫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중극장 규모 정도에서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 내용은 비밀이다. →벌써 내년 스케줄이 다 찼나. -내년 4월쯤에는 연극 연출한다. 우리 박(명성) 대표님 정신나갔다. 왜 겁이 없는지 모르겠다. 하하하. 그 이후엔 ‘렌트’가 잡혀 있다. 렌트의 경우 내가 연출이 아니어서 못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걸 해보고 싶다. 렌트 하면 어린아이들의 시끄러운 음악 같은 것으로 이해하는데 그게 아니라 그 안의 스토리를 끄집어내 보이고 싶다. 가령 모린은 섹시한 아이가 아니라 톰보이다. 그런 걸 해보고 싶은 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온 국민이 악기 하나쯤 연주하는 나라

    온 국민이 악기 하나쯤 연주하는 나라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는 예전에 첼로를 켜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이라 음습한 곳에서 보도블럭이나 깨뒀을 법한 손으로 첼로를 켜왔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온 국민이 악기 하나쯤은 연주할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 꿈이란다. 그러나 이런 꿈을 벌써 이룩한 나라도 있다. 가정부마저도 퇴근 시간 앞치마를 벗어던지고는 클래식 공연장으로 간다는 스웨덴 얘기다. 25일 오후 8시에 방영되는 EBS ‘세계의 교육현장 스웨덴편 - 내 아이의 삶을 빛나게 하는 음악교육’에서는 어릴 적부터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스웨덴의 음악 교육을 살펴본다. 한국에서 호소력을 가질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인구 900만의 작은 나라 스웨덴이 어떻게 ‘아바’ 같은 팝스타를 낳아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는지, 어떻게 미국·영국에 이은 3대 대중음악 수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 조명하는 것이다. 스웨덴은 어릴 적부터 한 가지 악기 정도는 마음껏 다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을 한다. 실제 취재진이 찾아간 한 유치원의 음악 시간은 그야말로 스스로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선생님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한 장면처럼 아이들 앞에서 악기를 연주해 보이거나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이에 맞춰 아이들은 느끼는 대로 흥얼거리기도 하고 몸을 이리저리 흔들기도 한다. 아이들에게는 바이올린이니 뭐니 하는 악기들 자체가 처음 보는 것들. 만져보기도 하고 두드려 보기도 하고 장난삼아 연주도 해 보면서 악기와 친숙해진다. 이런 교육 덕분에 스웨덴에서는 가정 음악회가 벌어지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온 가족이 모여 저녁식사를 한 뒤 서로의 연주를 감상하고 품평한다. 어색하고 서툴지만 박자를 맞춰가면서 가족애도 확인하는 것이다. 그 결과 한 가지 성과가 더 나타난다. 국민 모두가 수준 높은 음악 애호가가 되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연극리뷰] 1인극 ‘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 드라마, 맥베스’

    [연극리뷰] 1인극 ‘어느 배우의 슬픈 멜로 드라마, 맥베스’

    올 연말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무대 소극장에 오르는 ‘어느 무명 배우의 슬픈 멜로 드라마, 맥베스’(박정의 연출, 극단 초인 제작)는 여배우 이상희가 펼치는 1인극이다. 1인극이 특별한 이유는 극단 초인이 이미 집단극으로 맥베스를 다룬 바 있어서다. 그것은 지난 6월 국립극장 무대에 올랐던 ‘궁극의 절정, 그 전율 맥베스’다. 말하자면 두 가지 버전을 쏟아낸 것이다. ●스스로 맥베스가 되어 맥베스 얘기 풀어 앞선 버전은 맥베스나 주변 인물들이, 결국 권력 다툼에 지나지 않을 일들에 대해 온갖 괴로운 척은 다 하며 멋드러진 대사를 쏟아내고 있을 무렵, 그 시대를 살았던 민중들은 어땠을까 하고 되묻는 작품이었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황산벌’에서 백제병사 거시기(이문식)가 고향의 황금 들녘에서 엄마(전원주) 품에 행복하게 안기며 끝났던 것 같은 질문이다. 이번 버전은 어느 한 무명 배우가 스스로 맥베스가 되어 연기에 몰입하면서 맥베스 얘기를 풀어내는 내용을 담았다. 1인극답게 텅 빈 무대에는 사각의 꼭지점에 상자가 놓여져 있고 배우는 이 사각형을 돌아다니며 맥베스 스토리를 연기해낸다. 때문에 상자 사이를 이동할 때 끊임없이 발걸음의 리듬을 바꾸고, 목소리를 바꾼다. 압권은 레이디 맥베스와의 대화. 손가락에 꽂은 헝겊 인형과 나누는 대화 방식이 인상적이다. 맥베스의 배신과 살인 장면 때 영화 ‘태양은 가득히’ 주제가가 흘러나오는 것도 절묘하다. 가장 큰 미덕은 뭐니 뭐니 해도 1인극에 걸맞게 모든 요소들을 철저하게 잘 내다 버렸다는 데 있다. 가끔 고전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작품을 보면 배우들이 묵직한 극을 소화해내기 위해 ‘죽도록’ 고생하는 반면, 극 전체는 어정쩡한 경우가 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보여주겠다는 연출의 의욕이 넘쳐서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철저히 군더더기를 버렸다. 다만, 무명 배우 얘기는 너무 짧다.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무명 배우가 어떤 상황인지는 조금 더 던져줄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키워드는 극 초반 날고 싶다던, 무명인 신세가 답답하다던, 무명 배우의 한탄이다. 비유하자면 이런 것이다. 한때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가 던진 ‘내 안의 파시즘’(독재는 외부의 거대 권력이 아니라 개인의 일상생활에 똬리 틀고 있다는 주장)이라는 키워드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여러 반박이 있었지만, 그런 반박에 결정타를 날린 것은 다름 아닌 지난 대선·총선 결과였다. 그 덕에 한때 진보 진영에서는 ‘내 안의 이명박 찾기’가 유행이었다. ●몸짓·말투 등 다양한 리듬… 지루할 틈 없어 마찬가지다. 지난 버전이 궁중비사와 무관한 민중의 울음을 그려냈다면, 이번 작품은 오히려 그 민중을 겨냥한다. 너도 날고 싶지 않니? 너도 잘 나가고 싶지 않니? 너도 권력을 쥐고 싶지 않니? 너도 맥베스가 되고 싶지 않니? 맥베스 연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무명 배우가 마침내 극 막판에 선보이는 기괴한 웃음은, 지금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몸짓, 말투 등에서 다양한 리듬감을 소화해내며 한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은 배우 이상희에게 박수를. 1만 5000~2만원. (02)929-641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6070세대 발길 이끈 배호 노래로 엮은 감성

    6070세대 발길 이끈 배호 노래로 엮은 감성

    ‘돌아가는 삼각지’,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등의 명곡을 남기고 1971년 29살의 나이로 요절한 가수 배호를 40년 만에 무대 위로 불러낸 음악극 ‘천변카바레’(김서룡 연출, 두산아트센터·뮤직웰 제작). 덕분에 객석에는 50~60대가 많다. 극장 측 얘기에 따르면 예매 관객의 절반 정도가 ‘아저씨 아줌마’ 관객이란다. 20~30대 미혼 여성들이 공연장 주력부대임을 감안하면 ‘이변’이다. 그래서 객석 풍경도 색다르다. 까악~ 하는 하이톤 목소리보다 배호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나지막한 중저음들이 많다. 노래에 맞춘 박수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물론, 가끔씩 박자를 놓쳐주는 센스(?)도 잊지 않는다. “조~오~타”라는 추임새도 빠지지 않는다. 막판 배우와 관객이 어우러지는 막춤 자리에서는 마음껏 춤실력을 뽐내는 관객도 있다. 역시, 어딜 가나 다같이 노는 자리에서는 트로트가 최고다. ‘천변 카바레’는 배호를 불러내되, 관객 눈앞에까지 들이밀지는 않는다. 배호보다는 배호를 흉내낸 모창가수, ‘배후’로 분한 촌놈 춘식이의 성장 드라마에 가깝다. 1세대 대중음악 평론가로 꼽히는 강헌이 대본 작업에 참여해 사실성을 높이면서도, 앨범 ‘동백아가씨’를 통해 전통가요의 재즈적 변용을 보여준 가수 말로가 음악감독을 맡아 현대적 편곡을 가미했다(말로의 재즈 보컬과 스캣도 즐길 수 있다. 귀여운 ‘발 연기’는 덤이다). 덕분에 배호 노래의 색깔이나 가사가 극 흐름에 알맞게 조율돼 배치됐다. 한국판 6070버전 ‘맘마미아’라 해도 손색없다. 그래도 젊은 여성들의 하이톤 목소리가 빠지진 않는다. 대개 배호와 춘식 1인 2역을 맡은 최민철(34)이 춘식이를 연기할 때다. 동글동글 굴러다니는 연기에 여성관객들도 그만 발을 동동 구르고야 만다. 지난 16일 공연 전 최민철을 만났다. →배호를 알았나. -잘 몰랐다. ‘천변카바레’ 전에 ‘천변살롱’이란 작품이 있었는데 친구 박준면이 했었다. 그 공연을 보고 비슷한 컨셉트면 참 따뜻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실제로 불러보니 어떻던가. 와닿던가. -가사들이 참 깊어서 좋다.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시적으로, 비유적으로 에둘러 말하기 때문에 처음엔 맨송맨송하지만, 부르면 부를수록 착착 들어와 감긴다. 특히 ‘마지막 잎새’ 같은 곡은 정말 예술이다. 가사, 음악, 분위기 등 어느 하나 빠질 게 없다. 어르신들이 왜 배호에 빠져드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꾸 연습하다 보니 현실에서는 내가 배우고 배호가 가수지만, 음악에서는 오히려 배호가 배우이고 내가 가수라는 느낌이 들었다. 배호는 정말 목소리가 좋은 사람임에도 목소리에 맞춰 노래를 멋드러지고 화려하게 부르는 게 아니라, 가사와 분위기에 맞춰 목소리를 조절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맛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딜레마다. 노래는 좋은데 젊은 층은 배호를 잘 모른다. -그래서 음악을 고급화하려 했다. 어차피 그때 그 노래를 그대로 복원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봤다. 때로는 재즈, 때로는 블루스, 때로는 스윙 느낌을 넣어서 젊은 분들도 음악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려 했다. →음악감독인 말로와의 호흡은 어땠나. -주관이 명확해 일하기 편했다. 그리고 필(느낌)이 잘 통한다. 나야 곡 자체는 잘 모르니까 편곡 작업할 때 ‘이 부분은 이런 느낌으로 가면 어때요?’라고 말하면, 말로는 즉석에서 피아노를 드르륵 치며 ‘이런 느낌?’하고 되물었다. 그게 참 정확해서,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 생각했다. →춘식은 촌놈인데 별로 안 순박해 보인다. 바람이나 피우고, 돈 욕심에 무너지기도 하고. -맞다. 촌놈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순박’을 떼어버리려고 했다. 아무리 촌에서 자랐어도 그 세계에서는 좀 놀아본, 닳을 대로 닳은 느낌을 주려 했다. →약간 촌스럽게 껄렁대는 모습에 여자 관객들이 다 넘어가더라. -크크크. 그렇다면 다행이다. →관객 연령대가 충격적(?)이었다. -흐흐흐. 맞다. 이 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묘미다. 지난 주말 공연 때는 정말 어르신들이 많이 오셨다. 그분들이 누구신가. 박수 잘 안 치고, 안 웃고, 호응 안 하기로 유명한 분들 아니던가. 막 오를 때 객석을 스윽 보니 역시나 맨 앞줄이 다 어르신들이더라. 처음엔 눈앞이 캄캄했다. 그런데 그분들이 정말 열광적으로 호응해주셔서 깜짝 놀랐다. 중년 남자분들까지 즐거워하시면서 박수 주시는데 나 스스로도 흥이 확 살더라. →관객층으로 봐서는 연말에 디너쇼 같은 형식도 좋을 듯싶은데. -좋은 생각이다. 솔직히 40대 이후 분들은 공연 같은 거 잘 안 보시지 않나. 배우생활 10년 넘게 했지만 그런 분들에게 이렇게 박수받기는 처음이다. 배우인 내가 말할 부분은 아니지만, 지방 순회공연이나 무대를 조금 더 키워서 공연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1일까지 서울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전석 4만원. 1544-1555. 글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뮤지컬 리뷰] ‘아이 러브 유’

    [뮤지컬 리뷰] ‘아이 러브 유’

    공연 관람은 여러 쓰임새가 있겠지만 뮤지컬 ‘아이 러브 유’(한진섭 연출, 설앤컴퍼니·CJ엔터테인먼트 제작)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조성용에 딱 어울리는 작품이다. 시작되는 연인이라도 좋고, 한창 연애 중이라도 좋고, 결혼한 지 한참 지났어도 좋을 듯하다. 어찌 보면 결혼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일수록 “맞아 맞아” 깔깔거리며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단 둘이 찰싹 붙어 봐도 좋지만 우르르 몰려가 보는 것도 괜찮겠다. 작품은 연애 초기부터 결혼에 이르는 과정, 신혼생활과 육아, 노년생활까지 기나긴 한 생애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18가지 에피소드로 압축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했다. 그렇기에 극은 남녀 배우 2명씩 4명이 나와 상황에 걸맞게 변신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때문에 극적인 사건이나 이를 둘러싼 거창한 노래, 화려한 군무 같은 장면은 없다. 대신 소소하게 재미난 이야기들로 빼곡히 채웠다. 여자들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한다는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를 즐기는 남자와 이런 남자가 좀 못마땅해도 머슴 하나 필요한 여자를 다룬 ‘여자는 내숭, 남자는 뻥’, 연애질만 뻔질나게 해댈 뿐 도무지 결혼할 생각은 없는 아이들을 보며 답답해하는 부모 이야기를 다룬 ‘부모님 마음’, 집안의 일꾼으로 전락한 남편이 유일하게 숨겨져 있던 야성을 드러낼 수 있는 운전 이야기를 다룬 ‘패밀리 드라이브’ 등의 이야기들이 호소력 있게 배치되어 있다. 극 전체를 관통하는 피아노 반주도 통통 튀는 극 성격과 잘 어울린다. 정형화된 캐릭터를 극적인 상황에 넣어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TV 인기 프로그램 ‘남녀탐구생활’ 같은 분위기다. 단순히 “사랑해서 행복해요.”라는 데 그치지 않고, 인생 전반을 쭉 훑어주면서 은은한 삶의 냄새를 풍기는 것도 좋다. 원작이 미국 작품이라 그런지 유난스럽게 섹스가 강조되는 대목이 많지만 무리 없이 받아들여진다. 사람 사는 것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구나 싶은 안도감을 주는 것도 공감대 형성에 기여한다. 2004년 첫 공연 뒤 다섯 번째 공연인 만큼 전반적으로 안정감 있고, 대사나 가사, 상황에 한국적 상황이 잘 녹아 있다. 연인들을 위한 이벤트가 많다는 것도 장점. 매주 금요일 낮 공연 관람 커플에게는 4만원에 티켓을 제공한다. 공연장과 한 건물 안에 위치한 엠넷 펍도 2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연인들을 위한 서프라이즈 프러포즈 기회도 준다. 12월 31일까지 서울 영등포동 타임스퀘어 CGV 팝 아트홀. 4만 5000~6만원. (02)501-7888.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셰익스피어 영화 무료로 즐겨요

    공짜로 셰익스피어 명작을 영화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서울 명동예술극장은 23일부터 26일까지 4일 동안 ‘셰익스피어, 영상으로 만나다’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타이투스’(1999년작·앤소니 홉킨스 주연), ‘로미오와 줄리엣’(1996년작·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주연), ‘베니스의 상인’(2004년작·알 파치노 주연), ‘햄릿’(2000년작·이선 호크 주연) 등 네 작품이 차례로 상영된다. 고전적인 옛 작품보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최신 작품을 골랐다. 영화 상영은 오후 2시와 7시 30분 하루 두 차례. 저녁 때는 상영에 앞서 이용은(성신여대), 이현우(순천향대), 김미애(동덕여대), 김용태(명지대)·허순자(서울예대) 교수 등 전문가의 작품 해설도 들을 수 있다. 모두 무료다. 단, 명동예술극장 홈페이지(www.mdtheater.or.kr)에서 예약한 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받아야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시험 스트레스 날려요”… 수능 이벤트 풍성

    ■유통업계 의류·책 등 최대 60% 할인 수능이 끝나면 수험표가 공짜·할인쿠폰이 되는 세상이다. 유통업계는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수능이벤트를 마련했다. 롯데·현대 등 대형 백화점들은 오는 21일까지 써스데이아일랜드, 캘빈클라인진 등 20여개 영캐주얼 브랜드 매장에서 수험표를 제시하면 10~20% 할인해 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19일 수험표를 지참한 본인에 한해 ‘세상을 바꾼 천재 다빈치전’과 영화 ‘소셜 네트워크’ 입장권 각 50매씩 소진시까지 제공한다. 갤러리아 타임월드 문화센터에서는 28일 방송 댄스 따라잡기, 비즈 귀걸이·쿠키 만들기 등 강좌를 연다. 수험표를 제시하고 재료비만 내면 된다. 수험표를 지참하면 새달 1일까지 홈플러스 입점 미용실에서 50% 할인 가격에 머리 손질을 할 수 있다. 47개 점포 내 서점에서는 신간을 제외한 서적을 1인당 3권까지 30% 할인가에 살 수 있다. 구두 브랜드 스티브 매든은 전국 11개 매장에서 새달 5일까지 수험생에게 모든 제품을 20~30% 할인해 판다. 편의점 GS25는 놀이공원을 최대 59% 싸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18~30일 무인택배기계 ‘포스트박스’에서 에버랜드 할인쿠폰을 출력한 후 현장에서 입장권 구매 때 수험표를 제시하면 주간 이용권을 1만 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문화계 관람 료 깎아주고 경품도 제공 문화계의 ‘수능 마케팅’도 풍성하다. 수녀들의 좌충우돌을 담은 넌센스 20주년 기념작 ‘넌센세이션’은 18일 당일 가족권(4인 기준)을 30% 할인해 주고, 다음달 12일까지 수험표 소지 관객에게 20% 할인해 준다. 19~20일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2010 MAC인디뮤직페스티벌’은 수험생에 한해 입장료를 50% 깎아준다. 코믹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와 영화로도 만들어진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다음달 16일까지 오전 11시 공연을 아예 추가 편성, 고교생 단체관람을 진행한다. 연극 ‘너와 함께라면’과 ‘웃음의 대학’, ‘옥탑방 고양이’, 코믹 무술극 ‘점프’, 뮤지컬 ‘스페셜 레터’, ‘온에어 라이브’ 역시 수험생이나 동반 1인에 한해 관람료를 40~50% 할인해 준다. 영화 ‘왕의 남자’ 원작으로 유명한 연극 ‘이’는 19일부터 30일까지 수험생에게 6만원짜리 R석을 2만원에 파격 제공한다. 뮤지컬 ‘아이 러브 유’도 30일까지 R석을 50% 할인해 준다. 영화관들도 바빠졌다. 멀티플렉스 CGV는 다음달 15일까지 수험표와 CJ원카드로 현장 구매하는 관객에게 2000원을 깎아준다. 롯데시네마는 연말까지 수험표 부착용 답안 스티커를 가져오면 1000원 할인 혜택을 준다. 메가박스도 수험생에게 내년 1월 말까지 영화는 1000원, 팝콘 등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정대협 오늘부터 20주년 행사

    조선왕실의궤 등의 반환을 두고 떠들썩하다. 그러나 살아 있는 사람의 한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17일부터 3일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우선 17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20주년 기념 수요시위를 연다. 19일에는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고마워요, 함께 해요, 어우러져요’라는 이름으로 기념 문화제도 연다. 18일에는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동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2010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말한다’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전소소 중국 허베이(河北)성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연구원이 중국 문서기록소에서 발굴한 위안부 관련 자료들을 발표한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 대신 내놓은 ‘여성을 위한 아시아 평화 국민기금’ 에 대한 비판적 분석 작업도 함께 이뤄진다. 학술대회 직전 다나카 노부유키는 아버지 일기장 등을 기증한다. 중일전쟁에 참전한 다나카의 아버지는 이를 참회하면서 위안부 얘기 등을 담은 일기장을 남겼는데, 이를 사죄의 의미로 한국에 기증하는 것이다. 또 피해자 증언으로 만든 3D 애니메이션 ‘소녀이야기’도 상영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권력은 ‘不通’이다

    ‘불통’(不通). 이명박 정권의 비판진영에서 내세운 키워드다. 그런데 비판치곤 참 순진하다. 권력은 원래 불통이다. 세상엔 수많은 주장이 있지만, 그 가운데 사실이 되는 것은 오직 권력자의 주장이다. 권력자의 주장이 다른 주장과 같은 대우를 받으면, 그는 이미 권력자가 아니다. 아무리 엉터리 같은 얘기를 해도 권력자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에 존중받으면, 그는 확실한 권력자다. 권력이란 그렇게 작동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불통’은 권력자 입장에서 명예로운 훈장인 셈이다. 이 메커니즘을 엿볼 수 있는, 두 권의 얇지만 묵직한 고전이 번역됐다. ●슈미트 ‘정치신학’ 대화는 이상향일뿐 하나는 나치즘을 옹호한 법학자 칼 슈미트(1888~1985)의 ‘정치신학’(김항 옮김, 그린비 펴냄)이다. 여기서 슈미트는 불통을 ‘결단’으로 승화시킨다. 불통이 어째서 결단인가. 슈미트가 바이마르 민주정을 일러 ‘낭만주의’라거나 ‘영원한 대화’라고 비판한 데서 그 이유가 드러난다. 물론 비꼬는 말투다. 토론공화국을 내건 노무현 정권에 붙었던 별명, ‘나토’(NATO·No Action Talk Only)를 떠올리면 된다. 슈미트는 ‘영원한 대화’를 일종의 부르주아지 자유주의의 정치적 이상향으로 간주하면서 이를 경멸한다. 그렇기에 “모든 정치적 활동을 신문이나 의회, 즉 논의에 내맡기는 계급은 사회적 투쟁의 시대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일갈하거나 “부르주아지는 혈통 및 가계에 기초한 귀족지배를 폐기하면서도 가장 파렴치하고 저급한 금권적 귀족지배를 용인한다.”고 비판한다. 한마디로 불도저처럼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맛이 없다는 것인데, 잘 음미해 보면 노무현 정권이 왜 좌·우파 모두에게서 비판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랬기에 이번 정권 들어 ‘논쟁’하고 ‘토론’하는 대통령 대신 유독 ‘고뇌’하고 ‘결단’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부각된다. 통(通)할 생각을 버리고 결단을 내려라,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권력이라는 슈미트의 주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동시에 ‘예외상태를 정의할 수 있는 자가 주권자’라는 슈미트의 그 유명한 명제는 과거 정권을 예외상태로 규정하는 것, 그러니까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르는 데서 다시 한번 빛난다. 슈미트가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결단의 강림’은 이 정권 들어 장맛비처럼 쏟아진다. 쇠고기협상, FTA, 4대강, 수도 이전 등 모든 핵심 이슈에서 남는 것은 오직 지도자의 고뇌와 결단뿐이다. 그게 권력자의 주장이고, 그렇기에 그것은 사실이어야만 한다. ●메이휴 ‘의회, 선거커넥션’ 정치동기는 재선 다른 하나는 미국 정치학자 데이비드 메이휴의 1974년작 ‘의회, 선거커넥션’(김준석 옮김, 동국대출판부 펴냄)이다. 의회권력의 작동방식에 대한 짧은 연구논문인 이 책에서 펼치는 메이휴의 주장은 간단하다. ‘의원들의 정치적 행위의 동기는 재선을 위해 뛴다는 것’이다. 재선을 위해 뛴다는 게 얼핏 나쁠 것 같지 않은 동기다. 그만큼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민감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 국민들이 일일이 개별 정책에 반응하는 것도 아니요, 어떤 정책에 대해 개별 정치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라서다. 특히 공천 때문에 당 지도부에 목매야 하는 한국적 상황은, 지역구 민심에 따라 당론을 배반하는 투표가 비교적 자유롭게 이뤄지는 미국과는 다르다. 그럼에도 음미해볼 대목은 있다. 요즘 한나라당의 감세 논란에서도 일정부분 드러난다. 영남지역 의원들은 시큰둥하고 수도권 지역 의원들은 적극적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쉽게 말해 부자 감세를 아무리 떠들어봐야 영남에는 한나라당 깃발만 들면 일단 당선권에 드니까 심드렁한 얘기일 뿐이고, 수도권에서는 그걸 위태롭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레임덕이란, 결국 단임대통령과 재선을 노리는 의원들 사이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얘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직도 끝나지 않은 천안함 논쟁

    아직도 끝나지 않은 천안함 논쟁

    광기란 별다른 게 아니다. ‘믿습니까?’ 물어본 뒤 ‘의심스럽다’ 하면 불지옥에 떨어지라고 저주하는 게 광기다. 천안함 사태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쟁도 이와 비슷한 구도다. 이상해도 일단 믿어라, 이상하다고 자꾸 물어보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말한다. 여기서 국민은 설명을 들을 권리가 있는 주체가 아니라, 믿느냐 안믿느냐에 따라 편 가르기를 하는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17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영되는 KBS ‘추적 60분’에서는 ‘의문의 천안함, 논쟁은 끝났나?’를 내보낸다. 공식적인 조사 활동은 지난 9월 13일 마무리됐다. 이날 국방부는 ‘북한 어뢰에 의한 비접촉 수중 폭발’이라는 내용의 합동 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반론도 끊이지 않는다. 북한의 불타오르는 침략 야욕에 제대로 당하는 바람에 46명의 젊은이가 숨졌음에도, 이에 대해 형사 책임을 지는 군인이 없다는 것도 의혹을 부채질한다. 취재진은 일단 어뢰 폭발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흡착 물질 분석에 나섰다. 국내 관련 전문가 400명에게 자문을 구해 이 분야에서 가장 전문성이 있다는 학자들에게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이 작업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단순히 알루미늄 산화물로 볼 근거가 전혀 없는데 합조단이 단정적으로 결론지어 놨다.”고 말한다. 또 다른 어뢰 폭발의 증거물인 물기둥도 논란거리다. 군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수중 폭발로 인한 물기둥은 100m 안팎에 이른다. 이 정도는 되어야 군함을 두 동강 낼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초병이나 견시병 등 그 어느 누구도 거대한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다. 취재진은 여기서 천안함 사건 현장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또 다른 초소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확인 작업에 나섰다. 여기서는 물기둥을 볼 수 있었을까. 침몰 지점에 대한 의문도 짚어본다. 사건 초기 백령도 서남방 1마일(1.8km) 지점이라고 했던 국방부는 나중에 백령도 서남방 2.5km 지점이라고 말을 바꿨다. 여기에다 취재진이 항적도를 바탕으로 분석해본 결과 폭발로 항해를 멈춘 천안함은 조류를 따라 남동쪽으로 떠내려가야 하는데, 되레 북서진을 향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침몰 지점을 KNTDS(해군전술자료처리체계) 좌표에서 도출했다고 해명하지만, KNTDS를 아는 군 관계자들은 관련 자료가 처음부터 다 남기 때문에 나중에 고치거나 따로 계산을 할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이런 의혹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단호하다. 정파적 이익에 따라 제각기 해석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정부 발표에 대한 신뢰도는 30%에 불과하다. 신뢰를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 본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MBC 사내정보유출 직원 해고

    사내 정보 유출을 두고 진상조사를 벌여왔던 MBC가 정보를 유출한 직원 문모씨를 해고했다. MBC는 15일 “뉴스시스템 관리 담당 사원이 사내 뉴스시스템 게시판에 게재된 정보를 빼내 삼성경제연구소에 재직 중인 전 MBC 직원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도 사건의 진상에 대해 가감없이 밝히고 관련자를 엄중문책해야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평범한 사람들의 性, 과연 평범할까요?”

    “평범한 사람들의 性, 과연 평범할까요?”

    이런 상상을 해 보자. 출근시간, 사람들로 가득한 전철역 플랫폼에서 한 사람이 친구와 대화를 나눈다. “난 요즘 페티시(특정 물체에 대한 성 도착증)에 빠져 있어. 혹시 남는 스타킹 있으면 좀 빌려 줄래?” 이를 엿들은 주변 사람들은 뭐라고 속닥거릴까. 분명 이럴 것이다. “변태 아냐?” #인터뷰를 왜 했느냐면 우리 일상의 중요한 일부분인 성(性). 부부 간의 성관계를 제외한 다른 방식의 성애는 변태적 행위로 치부되고 돌을 던진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이런 식의 변태성, 굳이 문제될 게 있을까. 남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스타킹을 좋아하면 어떻고 사디스트(가학 성애자)면 어떤가. 18일 개봉하는 영화 ‘페스티발’의 사유 실험은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영화에 나오는 경찰관, 학원 강사, 철물점 주인, 엄마, 여고생, 어묵 장수는 모두 평범한 이웃이다. 하지만 이들은 기이한 성적 취향을 갖고 있는, 이른바 변태다. 평범한 우리네 이웃도, 아니, 당신 자신도 변태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그래서 최근 서울 합정동의 한 영화배급사 사무실에서 ‘페스티발’을 만든 이해영 감독과 마주했다. ‘올바른 성 문화 정착을 위한 대담’일 수도 있고, 마냥 유쾌한 ‘19금(禁) 토크’일 수도 있다. ‘음담패설’이라 공격해도 좋다. #‘페스티발’을 왜 만들었느냐면 영화사 아침의 고(故) 정승혜 대표 이야기로 말문을 여는 이 감독. 원래 영화 제목은 ‘24시간 섹스피플’이었단다. 성을 즐기는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때문이다. 이 말을 들은 생전의 정 대표가 “제목에 축제 성격이 담겼으면 좋겠는데.”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페티시’와 영화에서 유난히 많이 나오는 신체 부위인 ‘발’의 합성어란 해석도 돌았다. 이 감독은 그건 아니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야기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느낌이었는데 이 제목이 붙으면서 정서적으로 정리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캐릭터 간의 일종의 공통점이랄까. 이들은 축제를 즐기고 있었던 거였죠.” 영화는 ‘실화를 바탕에 두고 있다.’는 말로 시작한다. 이상망측한 변태담이지만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임을 강조하기 위한 역설이다. 이 감독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실화’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70~80%가 진짜 이야기예요. 때리거나 맞는 데서 희열을 느끼는 변태 성욕(사디즘+마조히즘)을 경험한 사람들도 있고 경미하더라도 특정 소품에 성적 집착을 보이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우리 주변에 이런 일들 정말 많아요. 단지 시선 때문에 감추고 싶을 뿐이죠. 어쩌면 이게 평범한 거죠.” #“여성을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영화는 구석구석 ‘평범’이란 가정을 깔아둔다. 영화에 나오는 이들의 직업부터가 그렇다. 가열차지 않은, 평범하고 한가한 사람들이었으면 금상첨화라고 생각했다. 동네도 전형적인 한국의 모습인 서울로 정했다. 이 가운데서도 마포구를 정한 것 역시 영화의 이런 주제 의식과 맞닿아 있다. “마포구는 특별한 랜드마크가 없잖아요. 그냥 마포라고 말하면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게 부자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난하지도 않은, 특색을 찾기 어려운 그런 전형적인 서울 동네요.” 배우들의 이미지도 신경 썼다. 우악스럽거나 마초적이어선 안 됐다. 그래서 모범적인 이미지의 신하균을 생각하고 무릎을 쳤다. 신하균은 영화에서 주인공인 경찰관 장배 역할을 맡았다. “무척 터무니없는 캐릭터죠. 자신의 ‘물건’ 사이즈에 집착하는 마초. 하지만 여성 관객들에게 비호감인 이미지로 보이면 안 됐습니다. 평범해야 하니까요. 설령 비호감 이미지를 갖더라도 배우의 고운 결로 인해 영화가 끝나면 호감으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드는 배우, 딱 신하균이더군요. 만일 마초 이미지의 배우가 그랬다면 여자 관객들이 무서워했을 거예요. 여성을 적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알리자. 그러고 나서 평가받자” 이 감독은 여성 관객의 눈치를 꽤 많이 살폈다. 스스로도 말한다. ‘친(親) 여성적인 영화’로 비춰졌으면 좋겠다고.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상당수의 섹시 코미디 영화는 여성의 성을 착취하거나 외모를 비하하며 웃음 코드를 유발해 낸다. ‘페스티발’ 역시 섹시 코미디 장르지만 이런 영화와는 선을 긋는다. “영화란 감독의 공식적인 발언대죠. 저는 그 발언대에서 이야기를 했을 때 관객들로부터 ‘정치적으로 올바르다’는 얘길 듣고 싶어요. 물론 제가 남자감독인지라 한계는 있겠죠. 친여성적이진 못하더라도 반(反) 여성적이란 평가는 피하고 싶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자기 만족일 수도 있지만 요즘 영화를 보면 너무 우악스럽게 여자들을 착취하는 게 안타깝더군요.” 하지만 반문했다. 영화가 너무 야한 쪽만 부각되는데, 기존 섹시 코미디 영화와 다를 게 뭐냐고. “일단 관객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네티즌들이 그래요. 이해영 드디어 미쳤다고. 돈에 환장해서 야한 영화 만들었다고. 걱정이 좀 되긴 해요. 하지만 ‘미스 홍당무’의 이경미 감독이 그러더군요. 일단 회자가 되고 나서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요. ‘미스 홍당무’도 처음엔 단순 로맨스 영화로 홍보돼 꽤 많은 관객들한테 욕을 먹었다네요. 그런데 평단의 호응을 받으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답니다. ‘일단 알려라. 그러고 나서 평가받아라’ 이렇게 생각하며 맘 편히 가지려고 합니다.” 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연극리뷰] ‘엄마열전’

    [연극리뷰] ‘엄마열전’

    ‘엄마’라는 단어 자체가 이미 울음이다. 그래서 연극, 영화, 드라마 할 것 없이 엄마를 다루는 작품은 대부분 최루성이다. 차이라면 조금 더 그럴 듯한 최루성이냐, 덜 그럴 듯한 최루성이냐 하는 정도다. 약간 다른 엄마 연극이 있다. 오는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 오르는 연극 ‘엄마열전’(김용현 연출, 극단 차이무 제작)이다. 사실 제목으로는 ‘며느리 열전’이 더 어울려 보인다. 극의 뼈대가 김장을 위해 맏며느리집 옥상에 모인 민씨네 네 며느리의 수다라서다. 하기야, 세상의 모든 엄마가 누군가의 며느리라는 점에서 비슷할는지도 모르겠다. 엄마들의 삶을 조사해와 발표하라는 둘째 며느리(박지아)의 딸(이재혜) 영어숙제를 위해 이들은 자신의 삶을 조금씩 풀어낸다. 원작자는 미국 작가 윌 컨. 한국에 자주 드나들면서 ‘아줌마’에 호기심을 느꼈고, 1년 반 동안 수많은 아줌마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을 완성했다. 숙제하기 위해 얘기를 재촉하지만, 쏟아져 나온 수많은 사연을 어떻게 정리해 영어로 옮길까 막막해하는 딸이 바로 작가 윌 컨의 분신인 셈이다. 원래 제목이 ‘마더스 앤드 타이거스’(Mothers and Tigers)라는 점도 재밌다. 이들 네 며느리에게는 그만한 나이쯤이면 하나씩 품고 있을 법한 사연들을 고루 분배해 뒀다.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잔잔한 얘기로 채운 작품이라 엄마를 내세운 작품 치고는 매우 담백한 느낌이다. 비극성을 강조하려고 엄마의 불행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작품에 비해 불편함이 훨씬 덜 하다. 하필 김장하는 날이 배경인 것부터가 그렇다. 그들이 한데 모여 담그고 나누는 것은 김장뿐 아니라 삶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기도 해서다. 이러다 보니 극 자체가 단조로운 감도 있다. 이를 의식해 비장의 무기도 나름대로 준비해뒀다. 멀티맨으로 번갈아 나오면서 10여개 역할을 소화해내는 오용·민성욱의 코믹 연기다. 며느리가 옛 사연을 끄집어낼 때마다 그에 맞는 캐릭터로 변신해 등장하는데, 딱 포인트를 잡아 과장되고 능청스럽게 표현해내는 덕분에 큰 웃음을 준다. 2만~2만 5000원. (02)747-101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연극리뷰] ‘이 형사님 수사법’

    교외 한적한 빈민촌인 세곡동 비닐하우스 텃밭에서 발생한 교살사건. 뭔가 비밀이 있을 것만 같은데, 용의자는 그냥 순순히 잡혀온다. 사건을 맡게 된 강남서 강력1반 형사들로서는 사건이 술술 풀리니 박수칠 노릇이던가. 아니, 되레 한숨을 내쉰다. 용의자 오씨(하성광)는 그 집 호박덩쿨이 우리집 고추밭으로 넘어와 다투다보니 어쩌다 살인까지 하게 됐다고 자백한다. 한마디로 ‘홧김’인데, 이건 뭔가 센세이셔널하지 않다. 이런 구닥다리 같은 이유의 살인사건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강력사건 백화점’ 강남서 강력1반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다. 그래서 텃밭 교살사건을 21세기형 범죄로 승화(?)시키기 위해 용의자 오씨를 그간 골치 썩였던 발목절단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연극 ‘이 형사님 수사법’(장우재 연출, 극단 이와삼 제작)은 날고 긴다는 형사들의 황당한 사건 조작기, 아니 사건 해결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건 해결 여부로 보면 반대방향이지만, 반장(윤상화), 박 형사(이주원), 그리고 신참 김 형사(이원재)의 사건 조작 행태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 등장한 송강호식 수사법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사건 조작이란 게 쉽지 않다. 용의자 오씨는 한때 시인을 꿈꿨던, 우락부락한 면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나긋나긋한 남성이다. ‘홧김’은 몰라도, 뭔가 잔혹하고 끔찍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 ‘21세기형’ 범죄에는 도통 어울려 뵈질 않는다. 이때 숨겨둔 마지막 카드, 이 형사(김희연)가 등장한다. 극은 막장 드라마 수준의 황당한 설정으로 이뤄져 있다. 현실과 막장 간의 간격, 그러니까 표나는 억지스러움을 메우기 위해 재기발랄한 대사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21세기형 범죄를 추적하는 이들답게 박 형사의 우상은 ‘2NE1’이다. 그 덕에 연기력이 빼어난 배우들이 흔들어대는 아이돌 댄스도 감상할 수 있다(다만, 너무 큰 기대는 말길). 전반적으로 말랑말랑한 접근은 결론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끔찍한 범죄가 날 때마다 모두가 떠들어댄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그러나 정직하게 말하자면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봤듯 사랑이 어떻게 변하느냐지만, 사랑이니까 변하는 거다. 연극은 거기에 대고 마음 속 키높이 깔창을 빼보라고 제안한다. 발랄한 접근에 비해 결말은 도식적인 감이 있고, 결국 어깨에서 힘을 그다지 많이 빼지 못한 느낌이다.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2관. 전석 2만 5000원. (02)762-001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경석 13세연하 회사원과 화촉

    서경석 13세연하 회사원과 화촉

    개그맨 서경석(오른쪽·38)이 11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13살 연하의 회사원 유모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1년 전 후배 소개로 만나 교제해 왔다. 결혼식 주례는 이경규, 사회는 이윤석이 맡았다. 서경석은 결혼식 직후 자신이 MC를 맡고 있는 ‘한밤의 TV연예’ 프로그램을 밤 11시부터 생방송 진행했다. 신혼여행은 12일 일본으로 떠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바다와 숲의 나라 온두라스에 가다

    바다와 숲의 나라 온두라스에 가다

    EBS ‘세계테마기행’이 15일부터 19일까지 방문하는 곳은 ‘중앙아메리카의 무릎’, 혹은 ‘바나나공화국’으로 불리는 온두라스다. 온두라스는 ‘한없이 깊은 물’이란 뜻. 한국과 비슷한 면적에 인구가 700만에 불과한 조그마한 나라지만, 카리브해가 제공하는 자연의 혜택을 받고 있다. 온두라스는 커피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한국에 유통되는 커피 가운데 15%가 온두라스산이다. 인구의 90%는 백인과 인디오의 혼혈인 메스티소가 차지하고 있지만, 열대우림 곳곳에 소수민족들이 여전히 남아 있고 마야제국의 직계 후손 초르티족도 있어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1부에서는 로아탄 섬을 방문한다. 세계 최고의 다이빙 명소로 꼽히는 이곳은 카리브해의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도로를 아무렇게나 점거해 버리는 게들의 행렬. 로아탄식 정통 게요리는 별미다. 2부에서는 가리푸나 마을을 찾아간다. 이들이 살고 있는 곳은 바다 위의 숲이라 불리는 맹그로브 숲. 외부인에게는 관광 명소이지만, 원주민들에게는 소중한 삶의 터전이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마을 사람들의 열정적인 춤과 음악도 관심을 끈다. 3부에서는 열대우림 ‘라 모스키티아’를 탐방한다. 중앙아메리카의 작은 아마존이라 불리는 지역답게 라 모스키티아는 험난한 곳이다. 여행자들을 위한 편의시설 같은 것은 없다. 여기서 타와카족을 만나는데 이들은 사냥과 농사로 생계를 잇는다. 축구 시합은 소떼와 함께 하고 오락거리인 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들을 형상화한 것이다. 특히 이곳은 초콜릿의 기원지로 꼽힐 만큼 카카오가 흔하다. 라 모스키티아 전통의 카카오 차도 맛본다. 4부에서는 마야족의 후예 초르티족을 조명한다. 마야족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고대 마야 도시 코판을 ‘라틴아메리카의 파리’라 부른다. 예술성이 가장 뛰어난 유적이라서다. 코판 유적과 함께 근처 고원지대에 살고 있는 초르티족도 만나본다. 지금이야 마야문명의 후예로만 관심을 받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잊힌 문자를 되살리려 하는 등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립극단을 연극계 눈높이 되도록”

    “국립극단을 연극계 눈높이 되도록”

    국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손진책(63)씨는 10일 “역동적이고 유연한 연기를 선보이는 국립극단이 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의 초대 예술감독이 된 그는 이날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손 감독은 시즌별 배우 계약제, 작품별 프로덕션 체제, 레퍼토리 제작 시스템 등을 전면 도입해 국립극단 문제를 심층적으로 해부하고 개혁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작품마다 프로덕션별로 계약 1986년 창단한 극단 ‘미추’의 대표 자리는 부인인 배우 김성녀(60)씨에게 넘겼다는 그는 “국립극단을 (연극계) 눈높이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미심장한 포부를 밝혔다. 예술감독 추대를 한사코 고사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국립극단의 예술감독이 되는 것은 예술 행위에 대한 것보다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고사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막판에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임기 동안 국공립 단체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얼개 짜기만 확실히 해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립극단 작품들을 모두 레퍼토리로 만들어 짧게는 1년에서 3년 정도까지 지속적으로 반복 공연하고 새로운 레퍼토리도 만들겠다는 그는 작품마다 프로덕션별로 계약할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배우 선발과 관련해서는 “단원 선발은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월급 주는 배우가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가 변했다. 그런 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국립극단은 전 연극인에게 열려 있는 극단이 돼야 한다. 배우는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고 가능한 한 많은 배우들이 참여해 공연을 통해 기량을 향상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즌별 배우 계약제 도입 배우가 월급받고 출근하는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는 게 평소 그의 소신이다. “외국에도 그런 단체는 별로 없다.”는 손 감독은 “레퍼토리 제작 시스템이 정착되면 자연스럽게 배우도 시즌별 계약제가 된다. 시즌별로 계약하되 훌륭한 배우는 재계약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립극단은 작품의 정체성 때문에도 종종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손 감독은 “그런 지적을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프로덕션별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머물러 있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뒤처지게 될 것이다. 이제는 역동적이고 유연한 자세로 연기에 임해야 한다. 첫 작품 ‘오이디푸스’를 일단 성공적으로 올린 뒤 실험적인 작품도 적극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30일~새달 1일 사업 신청서 접수

    30일~새달 1일 사업 신청서 접수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 사용 사업 승인 세부 심사 기준’을 확정 의결했다. 일종의 채점표인 세부 심사 기준이 마련된 만큼 종편·보도채널 사업자 선정 작업이 본궤도에 올라섰다. 하지만 야당 측 방통위원들이 퇴장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의결’이라는 정치적 부담은 남게 됐다. 방통위는 즉각 신청공고를 낸 데 이어 예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12일 오후 3시 방통위 15층 대강당에서 설명회를 연다. 이 기간 동안 방통위 홈페이지(www.kcc.go.kr)에 질의응답 게시판을 만들어 예비 사업자들의 질문과 방통위의 대답을 모두 공개한다. 이어 30일부터 다음 달 1일 오후 6시까지 사업 신청서를 받고 심사위원회 구성과 운영 방안 등이 담긴 심사 계획을 의결(11~12월 중)한 뒤 12월에는 최종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최종 확정된 세부 심사 기준은 지난 2일 제시된 기준안과 크게 차이가 없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 계량평가 항목의 비중을 종편 24.5%, 보도 20%로 상향 조정했고, 엄격한 평가를 위해 과락 제도를 강화했다. 총점은 80점 이상, 각 평가 항목별 점수는 60점 이상, 각별히 중요한 6개 평가 항목은 ‘승인 최저 점수 적용 대상’으로 분류해 7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구체적인 콘텐츠 제작 능력에 대한 평가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전문가 그룹의 지적을 수용해 승인 최저 점수 적용 대상에 ‘방송 프로그램 기획·편성 계획’ 항목을 추가했다. 사업에 참가하는 주요 주주 개념도 ‘지분 5% 이상 보유한 주주와 지분 1% 보유자 중 다량 보유자순 합계 51%까지인 주주’로 정했다. 그러나 이날 의결은 야당 몫의 이경자 부위원장, 양문석 위원이 퇴장한 상황에서 최시중 위원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추천 3인만으로 이뤄졌다. 야당 몫 두 위원은 지난해 7월 국회의 미디어법 날치기 통과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부작위권한쟁의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사업자 선정 기준을 논의할 수는 있으나 사업 신청서를 받는 등의 행정 절차는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양 위원은 세부 심사 기준 자체에는 크게 반대하지 않았으나 향후 일정 부분에 대해 “2주 이내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헌재 결정을 지켜본 뒤 확정 짓자.”는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곧 퇴장했다. 당장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은 방통위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여당 몫 방통위원들의 강행 처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전체 회의에서도 위원들이 일부 언급했지만, 연내 선정이라는 일정 자체가 여러 차례 시장에 약속된 사항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면서 “그런 면에서 보자면 선정 절차가 오히려 너무 늦어진 감이 있고 향후 일정도 변동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KBS “김미화 고소 취하”

    ‘KBS 출연자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갈등을 빚었던 KBS와 개그우먼 김미화가 화해했다. KBS는 9일 김미화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KBS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김미화가 개인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이미 블랙리스트 같은 것은 없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판단에 따라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미화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고소 취하가 이뤄진 만큼 더 이상 불필요한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성리학은 왕권 통제 장치이자 토호의 권력욕 충족 통로 역할”

    “성리학은 왕권 통제 장치이자 토호의 권력욕 충족 통로 역할”

    성리학 하면 으레 ‘이기’(理氣)론을 떠올린다. 꼬리표도 항상 붙는다. 좋게 말해 심오하고 나쁘게 말해 쓸모없다는 것이다. 반론도 있다. 이기론이 중요하지만 ‘관념론 vs 경험론’이라는 서구 철학에 대응하려다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주장이다. ‘이황의 주리론 vs 이이의 주기론’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조선 성리학사가 정리된 것도 서구 철학의 영향을 받은 일본 학계의 관점이 그대로 옮겨졌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렇다면 성리학의 진면목은 뭘까. 피터 K 볼 하버드대 중국사상사 교수의 ‘역사 속의 성리학’(김영민 옮김, 예문서원 펴냄)은 ‘학’(學) 개념에 집중한다. 볼 교수의 관점에서는 이와 기 중에 어떤 게 먼저 발(發)하고 어떤 게 그것 위에 승(乘)하든 간에, 혹은 기존 유불선을 종합한 것이든 단순히 유학에다 선불교를 적당히 물타기한 것이든 간에, 성리학의 역사적 의의는 ‘학’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볼 교수는 성리학이 성립된 송나라(960~1279) 시대에 주목한다. 이전까지 세상의 중심에는 중국이, 중국의 중심에는 천자가 존재했다. 관념상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나 송나라 때 이 관념은 처절하게 깨진다. 요-금-원나라 등 북방민족의 기세에 눌려 송나라는 중국 남부로 쪼그라든다. 국가재정의 80%를 국방비로 쏟아부었음에도 전·현직 황제가 나란히 붙잡혀 가는가 하면, 조공을 바쳐가며 국가를 근근이 유지했다. 중국이, 그리고 천자가 ‘예 있소.’라고 큰소리칠 상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반면 남쪽으로 쪼그라들면서 거꾸로 중국 경제가 크게 일어났다. 왕조가 남하하면서 역설적이게도 그동안 무덥고 습하다는 이유로 버려졌던 남부지역이 대대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60 00만명 수준을 유지하던 중국 인구가 마침내 1억명을 넘어선 것도 이때였고, 송나라 이후 중국 경제의 중심은 사실상 남부로 옮겨지게 된다. 상업경제로 볼 때 중국 경제의 최전성기가 송나라 때라는 주장도 있다. 성리학은 이때, 즉 권위를 잃어버린 황제와 부유해진 지방 유지들 사이에서 자라났다는 얘기다. 기존 권위의 힘이 떨어지고 새로운 권위가 등장했을 때 성리학은 “도덕적 권위의 궁극적인 근원은 정치·역사·문화의 바깥에 있는 것으로, 그 근원은 진정한 학(學)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귀속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성리학은 송나라의 성장과 함께 사회·경제적 지위는 높아졌으나 정치적 권력은 쥐지 못했던 지방 엘리트들을 북돋웠다. 다시 말해 “거대한 야망을 품었으나 그 실현전망은 낮았던 지방 엘리트들에게 교육과 사회적 관계, 자기 정당화의 계기, 지방 리더십의 기회 등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사실 그 전까지 선비(士)라 하면, 글 좀 다룰 줄 아는 실무형 하급관리에 가까웠다. 황제나 제후가 정치적, 경제적 결정을 내리면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 정도에 머물렀다. 그런데 ‘학’(學)을 통해 성리학이란 무기를 갖추게 된 선비들은 마침내 입을 열어 “무릇 왕의 덕이라 하면…” 운운하며 정치판에 끼어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성리학은 전제왕권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인 동시에 지방 토호들의 권력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통로였던 셈이다. 볼 교수의 이런 양면적인 관점은 성리학을 극단적으로 부인하다, 다시 극단적으로 긍정하고 있는 요즘 널뛰기 분위기 속에서 균형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발은 개혁적이던 사상이 어떻게 교조화되어 가는지 보여주는 단초가 숨겨져 있어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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