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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마니아 네처 감독, 베를린 금곰상 품다

    루마니아 감독 칼린 피터 네처의 ‘차일즈 포즈’(Child’s Pose)가 16일(현지시간) 제63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인 금곰상에 선정됐다. 영화는 아들을 교도소에서 꺼내기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어머니를 통해 공산주의가 싫어 자본주의로 바꿨지만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나쁜 점만 남아 있는 루마니아의 현실을 풍자한 작품이다. 네처 감독은 1989년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사망한 이후 떠오른 루마니아의 젊은 감독군 가운데 대표 주자로 분류된다. 이번 영화제의 테마 ‘재앙의 부수적인 피해’(The collateral damage of the catastrophe)에 어울리는 작품 선정이다. 은곰상인 심사위원대상도 유럽 집시가족 얘기를 다룬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보스니아 영화 ‘언 에피소드 인 더 라이프 오브 언 아이언 피커’(An Episode in the Life of an Iron Picker)가 차지했다. 이 영화에서 집시로 등장한 나지프 무직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바스찬 렐리오 감독의 칠레 영화 ‘글로리아’(Gloria)에서 자유분방한 60대의 사랑을 그려낸 파울리나 가르시아가 받았다.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은 아쉽게 수상작에 들지 못했다. 1997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영화제에 초청받은 이후 네 번째 도전이었으나 시사 때 관객들의 좋은 반응에도 수상에는 실패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겨울 칼바람속 굴 채취 현장을 가다

    오후 10시 45분 방영되는 EBS 극한직업은 13~14일 이틀간 ‘통영 굴 양식’편을 내보낸다. 바다 풍경이 좋아 이름 높은 통영은 굴 생산의 보고이기도 하다. 전국 굴 소비량의 80%를 생산해낸다. 통영은 수하식 굴 양식법을 쓴다. 채묘, 단련, 수하, 양성, 채취 5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4~5월 꽃피는 봄이 오면 굴 양식에 필요한 종패를 만들기 시작한다. 굴의 산란기에 굴이나 가리비 껍질로 만든 종패에다 유생을 붙이는 작업을 채묘라고 한다. 이 과정은 모두 수작업으로만 이뤄진다. 채묘를 마친 어린 굴을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해안에 매달아 힘든 환경에 일단 적응시키고 난 뒤 그다음 해 봄에야 어장으로 옮긴다. 그 뒤 날씨가 쌀쌀해지는 가을에서 한겨울까지, 그러니까 보통 9월에서 다음 해 2월까지 수확에 나선다. 하루 수확량은 45t. 이 어마어마한 양을 생산, 출하하는 작업자들의 분주한 손길을 따라갔다. 1부는 새벽 뱃일부터 따라간다. 새벽 해가 뜨기도 전에 배는 이미 출항 준비를 마쳤다. ‘어머님’들도 자리 잡고 앉아 일할 준비를 서두른다. 험하다는 뱃일이지만, 뱃일이기에 남녀 구분 따윈 없다. 한 시간 반 정도 바닷길을 내려가면 통영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굴 양식장. 넓이로 따져 6㏊, 평수로는 1만 8000평에 이르는 어머어마한 규모다. 굴을 채취하는 데 기계가 도입되긴 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수작업이다. 살이 탱글탱글 오른 채 줄에 매달려 있는 굴들을 집어올려 일일이 잘라내고 정리하는 것은 사람의 손이다. 칼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도 쉴 틈이 조금도 없다. 그다음은 굴 까기 작업. 박신이라고 불리는 이 작업은 그야말로 능수능란한 손에서 이뤄진다. 굴 칼을 이용해 손으로 일일이 굴 껍데기를 까야 하는데 20~30년간 이 작업만 해온 어머님들의 손끝에서 놀라울 정도로 빨리 이뤄진다. 하루 해내는 작업량만도 40~60t. 가장 싱싱하고 맛나다는 통영 굴 그 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한다. 2부는 굴이 주는 꿀맛을 전한다. 비가 오고 살을 에는 겨울바람에도 굴 채취 작업은 계속된다. 주문 물량을 맞추려면 퇴근 시간이 따로 없이 일을 해야 한다. 쉬는 시간도 주지 않는다. 일 진행상황을 봐 가면서 요령껏 일하다 쉰다. 완전히 쉬는 건 점심시간뿐인데, 이때는 갓 채취한 싱싱한 굴을 곁들인 음식을 먹는다. 생굴만 있는 건 아니다. 튀김 등으로 만들어 미국, 일본 등에 수출한다. 그 물량만도 700~800t에 이른다. 굴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나는 대목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잘난 척, 자조해도 예술이 되니… 거참 신통방통

    잘난 척, 자조해도 예술이 되니… 거참 신통방통

    #1. 유화 하나가 걸려 있다. 하얀 벽면에 네모난 틀, 딱 떨어지는 조명까지. 일반적인 미술관의 FM에 맞춰 전시된 그림이다. 들여다보면 추상화다. 노란색과 갈색 느낌이 강한 색들이 한 방향으로 쭉 그려져 있다. 제목을 보니 ‘노란 비명’. 이건 뭘까. 그 옆에 있는 공간에 들어서면 이 작품의 제작 과정 동영상이 있다. 제목이 노란 비명인 이유가 확연히 드러난다. 화가(실제로는 배우)가 근엄하게 ‘썰’을 풀어대면서 붓을 물감에 담가 찍은 뒤 캔버스에 굵은 선 하나 쭉 그리면서 붓 움직임에 맞춰 “아악~!” 고함을 지른다. 그래서 노란 비명이다. 누군가 머리를 뒤에서 잡아당겼을 때 나는 비명, 어두운 방 안에서 무릎을 부딪쳤을 때 나는 비명 등이 다양하게 그려진다. 김범, ‘노란 비명’과 ‘노란비명 그리기’, 2012년. #2. 외부인을 집으로 초대해 대접하는 식사 자리. 먹고살기 바빴던 압축성장 때문에 우리는 비교적 드러내지 않지만, 영화에서는 안온한 중산층을 드러내는 미장센으로 많이 쓰인다. 취향과 교양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취향과 교양이란 놈은 언제나 그렇듯 노출증 환자다. 이걸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해 tvN 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풍 내레이션으로 풀어냈다. “집주인으로서, 언제나 손님을 잘 파악하고 손님끼리 잘 어울리도록 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관심사를 공유하고 지위가 같은 사람만 불러야 할까요? 이 또한 똑같이 현명하지 않은 처사입니다. 기자나 의사, 세무관 세 명이 저녁 내내 일 이야기만 한다면 다른 손님들은 기분이 상하고, 사실 괴로워할 것입니다.” 아나 휴스만, ‘점심식사’, 2008년. #3. 전시공간에 들어서면 저쪽 벽에는 교회 안에 늘어선 사람들이 보인다. 반대쪽 벽엔 하나의 입술이 있다. 이 입술이 질문한다. “평상시 또는 전쟁 때 전쟁범죄, 인간성에 반하는 범죄 혹은 학살에 관여했거나 관여했다고 의심받은 적이 있습니까?” “어떤 수단과 매체를 통해, 테러리스트의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찬양하는 관점을 피력한 적이 있습니까?” “예”라고 대답하는 게 진짜 테러다 싶을 질문들이다. 이 입술 건너편에 서 있는 동유럽풍 공간 속 사람들은 경건하게 “아니오”를 외친다. 입술은 목사의 설교 투로 질문하고, 사람들은 신도들이 ‘아멘’을 복창하듯 답한다. 나디아 카비-린케, ‘아니오’, 2012년. 지켜보고 있노라면 크하하 웃음이 터져나온다. 오는 6월 16일까지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기획전 ‘끈질긴 후렴’(Tireless Refrain)에 나온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은 모두 ‘문턱’ 혹은 ‘의례’에 대한 얘기다. 예술에도 문턱와 의례의 문제는 고스란히 적용된다. 미술, 디자인, 건축? 그거 안 좋아할 사람 어디 있던가. 예쁘고 멋지고 폼 난다는데 그거 마다할 사람 어디 있던가. 그런데 어디서부터가 예술인가. 같은 붓질을 해도 어느 대학 미대를 졸업했는지, 혹은 미국 영국의 내노라하는 곳에 유학을 갔는지, 아니면 해외 어느 유명한 갤러리에서 작품을 샀는지 기타 등등, 그때부터 예술이요 영감이요 천재던가. 이 답은 함께 진행되는 상설전 ‘부드러운 교란’(Gentle Disturbance)전에 담겨 있다. 젊은 시절 쇤베르크에 심취해 음악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모색하던 백남준의 행적이 주로 전시되어 있는데,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백남준의 친구이자 설치예술가였던 크리스토의 인터뷰 영상이다. 여기서 크리스토는 예술가란 기존 자본주의적 행태에 일침을 가하지만 결국 자본주의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그러니까 예술가도 땅을 임대하고 엔지니어들을 동원해 작품을 제작하는 일종의 비영리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라는 얘기다. 자본주의의 괴력이란 자본주의를 비아냥대는 전위적 힘마저 상품화하는 데 있지 않던가. 체 게바라가 티셔츠와 배지에 박혀 팔려나가듯 말이다. 거기서 나온 게 크리스토의 말이다. 예술가의 파격적인 그 무엇이란, 무지하게 거창한 게 아니니 그냥 ‘부드러운 교란’ 정도로만 불러두자고. 잘 걸어가다 발목 한번 삐끗하는 정도가 예술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예술, 거참 신통방통하다. 목에다 힘주고 잘난 척해도 예술이 되고, 축 늘어져 자조해도 예술이 되니 말이다. 4000원. (031)201-8512.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어른들의 장난감?… 피겨, 예술로 만나다

    어른들의 장난감?… 피겨, 예술로 만나다

    피겨. 코스프레처럼 하위문화에 열광하는 일부 마니아들의 놀음 정도 취급을 받았다. 이 피겨를 예술로 만들었다고 평가받는 마이클 라우가 처음 한국을 찾았다. 오는 4월 1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1층에서 열리는 ‘마이클 라우 아트 토이’전이다. 1998년 ‘가드너’란 제목의 만화를 연재하면서 이 만화에 등장한 캐릭터들을 피겨로 제작해 선보였다. 이 피겨들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라우는 세계 최고의 피겨 아티스트가 됐다. 세계 곳곳에서 순회전을 열었고 이 전시가 성공을 거두면서 2008년 미국 잡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유행을 선도하는 20인’으로 뽑혔다. 나이키, 소니, 디젤 등 유명 메이커들과 협업 작업도 진행했다. 라우는 “아트 토이가 한국에서는 아주 생소한 분야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 전시를 계기로 한국에서도 아트 토이 문화가 더 번져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이 다루는 것은 힙합, 스케이트 보드, 그래피티 등 주로 하위문화들이다. 한국전을 위해 다비드상을 응용한 작품을 새로 제작했다. 1만 2000원. (02)566-0835.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中 예술가 8명이 그린 자본주의 사회의 중국

    中 예술가 8명이 그린 자본주의 사회의 중국

    오는 3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에서 ‘@What : 신중국미술’전이 열린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국립중국미술관과 공동기획한 전시다. 실험적인 작품들이 나오던 ‘85미술운동’ 때부터 활동에 나선 중견작가 쉬빙에서부터 1980년대 이후 출생 작가들을 가리키는 ‘바링허우’(八零後) 세대 작가인 위안위안까지 모두 8명의 작가가 참가했다. 대장정이나 문화대혁명 같은 과거의 큰 사건 대신 현대 자본주의 사회로서의 중국을 다룬다는 점에서 한국과 비슷한 점들이 더러 눈에 띈다. 판디앙 중국미술관장은 “이번 작품들은 글로벌화와 정보화가 진행되는 이 시대에 예술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관련 있고, 이 질문은 한국 작가들에게도 유효한 질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쉬빙은 ‘신영문서법-춘강화월야’(新英文書法-春江花月夜)를 내놨다. 언뜻 보면 한문 잔뜩 적힌 족자다. 웬만한 집안에 한두 개쯤 굴러다닐 것 같은 느낌인데 다가서서 보면 한자가 아니다. 알파벳을 자기 나름대로 그려서 조합한 문장이다. 왕웨이의 ‘선전 파빌리온’(Propaganda Pavillion)도 이색적이다. 번쩍대는 멋진 구조물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게 무슨 양식인지 도대체 알아볼 수가 없다. 썩은 곡괭이 때문에 앞으로 뛰쳐나가지 못하는 코뿔소를 묘사한 리후이의 ‘포로가 된 코뿔소’(To create Captive Rhinoceros)도 인상적이다. 위안위안은 방울방울 퍼져나가는 공간을 만든 뒤 그 공간에다 이런저런 인물들을 그려 넣었다. 곧 지나갈, 사라질 이 기억들에다 ‘물거품’(Visionary Hope)이란 제목을 붙여뒀다. 전통과 현대의 충돌, 그로 인한 불안함을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02)760-4605.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부고]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대가 최민식씨

    [부고]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대가 최민식씨

    부산의 시장통과 달동네 샛길을 누비며 이 땅의 가난한 이들의 존재를 사진으로 증명했던, 한국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최민식씨가 12일 오전 8시 40분 자택에서 노환으로 숨졌다. 85세. 1928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고인은 지독한 가난에도 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으로 밀항, 1955년 도쿄중앙미술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그러다 우연히 헌책방에서 집어든 사진집 ‘인간 가족’을 보고 사진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작가는 철저한 스트레이트 사진만 고집했다. 조명이나 삼각대도 쓰지 않을 정도니 트리밍이나 포토샵 따윈 있을 수도 없다. 오직 현장에서 있는 그대로 찍어, 있는 그대로 인화해낸 사진만 고집했다. 사람의 역할은 오직 셔터 누르는 것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찍은 사진들이다 보니 그의 작품에는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 서민들의 실생활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때문에 2008년 국가기록원에 필름 10만점 등 모두 13만여점의 자료를 기증했고 이 자료들은 민간기증 국가기록물 1호로 지정됐다. 유족은 부인 박정남씨와 3남 1녀. 빈소는 부산 남구 용호동 성모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15일 오전 8시 30분. (051)933-7485.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상처로 얼룩진 ‘공동체의 민낯’…이야기해라, 견딜 수 있으니까

    상처로 얼룩진 ‘공동체의 민낯’…이야기해라, 견딜 수 있으니까

    “모든 슬픔은, 그것을 이야기로 만들거나 그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견뎌질 수 있다.” 그게 무당의, 예술의 탄생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얘기들을 쏟아내도록 해 줌으로써 때론 나의 것일 수도, 때론 너의 것일 수도 있는 억울함이 풀리리라 믿은 것이니까. 오는 3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3층에서 선보이는 제시 존스 개인전은 소설가 김연수가 한나 아렌트를, 아렌트가 한 덴마크 작가를 인용한, 이야기와 견뎌냄을 다루는 전시다. 전시장에는 두 개의 영상작품 ‘공동체의 이기적 행위’(The Selfish Act of Community)와 ‘또 다른 북’(The Other North)이 있다. 따뜻한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은 현대 도시 문명의 익명성과 폭력성에 전율을 느낀, 기댈 데 없는 외로운 이들에겐 기대감을 부풀리는 일종의 기대심리에서 나온다. 예로부터 ‘대동사회’란 말이 존재하고 또 멋 좀 부릴 줄 안다는 사람들이 ‘코뮌’(Commune)이니 하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무슨 대단한 대안이 못 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오히려 지독한 폭력성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생각해 보면 옆집에 숟가락 몇 개인지 다 아는 고향이 답답하다며, 보다 넓은 세상을 보겠노라 그렇게나 열심히들 도시로 뛰쳐나오지 않았던가. 이우환 작가가 자신의 작업에다 ‘대화’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영문 표기를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대신 다이얼로그(Dialogue)라 한 이유도 거기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하나의 공동체, 폐쇄적이고 자급자족적인 공동체로서의 코뮌 아래에 딸린 단어라 싫다는 것이다. 다이얼로그라고 해야 이야기가 조금 더 개방적이고 자유롭다는 느낌이 든다는 이유다. 자유란 정체성의 구획에 얽히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작가가 건드리는 것도 바로 이 공동체, 그리고 이야기다. 공동체에 대한 공부를 하던 중 1970년대 전후 심리학자 칼 로저스가 진행한 집단심리치료 기록을 발견했다. 작가는 “그가 여성, 흑인, 동성애자 등 사회적 소수자나 비주류 인물들이 겪었던 일들을 많이 다뤘다”면서 “집단 간 정체성에 따른 폭력이나 갈등관계가 가장 잘 드러나는 순간을 골라내 작업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대화 내용을 현재 상황에 맞게 적당하게 수정한 뒤 배우들을 뽑아 연극무대처럼 연기하도록 하고 이를 고스란히 촬영했다. 가운데 설치된 카메라는 대화 내용이나 발언 순서와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360도 빙빙 돌아갈 뿐이다. 작가는 “브레히트의 소외효과”를 노렸다고 했다. 작게는 가족, 크게는 종교·민족·인종 등 자신의 정체성이 가져다 준 상처에 대해 얘기한다. 그러다 보니 그 안의 대사들이 만만치 않다. ‘공동체의 이기적 행위’에서 “풍만한 여성이 가슴을 이용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도 반박하지 못하는 로잘린, 남편과 아이들과 유대관계가 끊어진 채 오직 고양이하고만 노는 쓸쓸한 베스, 실컷 남들과 잘 놀다가도 “항상 먼저 흑인이라는 점을 생각해야만 하는 이 빌어먹을 사회에 대해 계속 생각”하는 칼린 등이 등장한다. ‘또 다른 북’은 조금 더 심각하다. 북아일랜드 문제를 다뤘는데, 여기다 한국의 남북문제를 겹쳐 뒀다. 대화 내용이나 등장인물은 모두 북아일랜드인데, 그 배역을 맡은 배우는 한국사람이고 대사도 한국말이라서다. 원래 대화는 1970년대 초 북아일랜드 분쟁이 가장 격렬할 때 주민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이뤄졌다. 종교, 직업, 계급에 따른 공동체의 정체성 아래 진행되는 대화에서 언뜻 한국이 드러난다. 아일랜드 출신인 작가는 “아일랜드 남쪽에서 안전하게 자랐기 때문에 북아일랜드 상황에 대한 어떤 죄의식 같은 것이 있었고, 이걸 얘기하다 보니 남한 사람들도 그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제작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작품 하나당 상영시간이 1시간쯤 된다. 5000원. (02)733-8945.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나치, 사회주의 격동의 20세기 초 체코 근대미술에도 푸근한 감성이

    나치, 사회주의 격동의 20세기 초 체코 근대미술에도 푸근한 감성이

    오는 4월 21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전은 20세기 초 근대 초입에 들어선 체코의 예술적 면모를 담은 전시다. 체코의 프라하라 하면 지금이야 낡은 중부유럽 국가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렇게 만만하게 볼 곳이 아니다. 반동적이긴 했으나 빈과 부다페스트와 함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3대 거점 가운데 하나가 프라하였기 때문에 문화적 저력은 엄청나다. 체코 근대 미술의 기점은 에드바르 뭉크의 1905년 프라하 전시가 꼽힌다. 전통적인 재현 그 자체에 충실했던 체코 미술계가 1905년 대규모 전시가 이뤄진 에드바르 뭉크의 그림에 큰 충격을 받고 현대 미술 흐름에 바짝 따라붙기 시작했다. 전시에는 프란티세크 쿠프카(1871~1957) 등 일군의 작가들이 표현주의, 입체파, 야수파, 추상주의 등 당대의 최신 사조를 어떻게 소화해 내고 있는지 보여준다. 아무래도 근대 초입 체코의 역사적 상황을 반영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오스트리아 제국은 붕괴했고 독립 공화국을 이뤘으나 나치정권의 제3제국이 체코 점령을 위해 마수를 뻗쳐 오던 무렵 말이다. 요셰프 차페크(1887~1945), 즈데네크 리크르(1900~1940) 등 나치의 정치적 탄압 때문에 수용소에서 사망하거나 체포를 피하기 위해 자살한 작가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강인한 노동자풍의 그림 혹은 운명 앞에 선 가녀린 여성의 느낌이 나는 그림들이다. 초현실주의풍의 작업에 심취했지만 에밀 필라(1882~1953)는 나치즘의 진격이 본격화되자 어두운 밤 짐승들이 물고 뜯고 싸우는 강렬한 그림 ‘적도의 밤’을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푸근한 감성이 좋다. 중부유럽국가, 아니 옛 공산권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흔한 평 가운데 하나는 절대 공산주의가 될 수 없는 나라라는 것이다. 종교, 관습, 문화 등 여러 요소를 봐도 강철처럼 기계적인 공산주의 이념이 스며들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스탈린의 제국주의 패권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는 그림으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블라스타 보스트르제발로바피셰로바의 작품들.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을 가진 이 작가의 성향은 명백한 사회주의였다고 하는데, 그림은 너무나 푸근하다. 프라하 인근 언덕 뒤에 위치한 큰 공원인 레트나를 그린 1926년작 ‘1922년의 레트나’에서 보듯 부드럽고 유머스럽고 따뜻하다. 1만 2000원. (02)6273-4242.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피아노·재즈힙합… 한국 재즈의 신인들

    피아노·재즈힙합… 한국 재즈의 신인들

    7일 밤 12시 35분 EBS 스페이스 공감은 특별기획 ‘2013 한국 재즈의 새 얼굴’을 방영한다. 음악성 있는 뮤지션들의 최고 라이브 공연을 표방한 프로그램이 내세운 가수는 피아니스트 이지연과 재즈힙합밴드 쿠마파크다. 지난해 한국 재즈 음반은 100장 가깝게 나왔다. 대다수는 신인들의 데뷔작이다. 연주자들의 저변이 한층 두터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특별기획은 이 때문에 마련됐다. 첫 무대를 장식하는 피아니스트 이지연은 원래 클래식 피아노 전공자다. 이런저런 음악을 접하던 중 우연히 재즈를 알게 됐고, 그 순간 그간 듣고 보고 익혔던 모든 음악을 다 잊어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2003년 이론보다는 연주 그 자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네덜란드 유학을 훌쩍 떠났다.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독일·스페인·그리스 등 다양한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공연한 이지연은 2011년 귀국해 1집 앨범 ‘브라이트 그린 올모스트 화이트’(Bright Green Almost White)를 지난해 내놨다. 8년간의 현장 연주 경험 끝에 나온 앨범이어선지 신인답지 않은 현악 앙상블에 혼 섹션을 포함한 대규모 편성을 선보였다. 작곡·편곡에다 프로듀서 역할까지 맡았다. 햇빛에 반사된 눈부신 나무, 고슴도치의 여행 같은 느낌, 이야기를 다양한 재즈 선율에다 옮겨 놓았다. 쿠마파크에는 ‘재즈힙합밴드’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언뜻 별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표현이다. 그래선지 첫 등장부터 희한하고 재미난 밴드가 하나 나타났다는 입소문이 떠돌았다. 색소포니스트 한승민을 중심으로 결성돼 지난해 정규 1집 앨범 ‘쿠마파크’(Kumapark)를 내놨다. 진득한 리듬감의 비트에다 랩으로 무장된 음악은 재즈힙합이라는 그들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보통 재즈힙합 하면 결국은 힙합 쪽으로 기울게 마련인데, 이들은 재즈의 영역에서 아주 강한 몰입도를 드러내면서 장르가 균형을 잘 맞췄다는 평가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미술로 배우는 미국 300년史

    미술로 배우는 미국 300년史

    미국 300년사를 그림으로 감상해 볼 수 있는 ‘아트 어크로스 아메리카’(Art Across America)전이 5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한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 필라델피아미술관, 휴스턴미술관, 테라 미국미술재단 등에서 작품을 대여해 온 대형 전시로 정통 초상화를 보여주는 찰스 윌슨 필의 1772년작 ‘캐드왈라더 가족’에서부터 추상표현주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잭슨 폴록의 1950년작 ‘넘버 22’까지 모두 168점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들이 내년 이들 미술관에서 ‘조선미술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순회전시할 예정이다. 한·미 간 교환전시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4일 언론에 공개된 전시는 ‘아메리카의 사람들’, ‘동부에서 서부로’, ‘삶과 일상의 이미지’, ‘세계로 향한 미국’, ‘ 미국의 근대’, ‘1945년 이후 미국 미술’ 등 모두 6부로 이뤄졌다. 전시장을 걸어나가면서 미국의 역사를 볼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처음에 맞닥뜨리는 것은 인물 초상화들이다. 식민지 지배층의 부유한 느낌을 담은 ‘캐드왈라더 가족’을 비롯,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초상화 등을 볼 수 있다. 19세기 들어 서부로 팽창함에 따라 광활한 자연 풍경을 담은 그림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신화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토머스 콜을 비롯한 화가들의 그림이 이 시기를 잘 드러내 준다. 오늘날 미국의 기독교 원리주의적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보수성도 빼놓을 수 없다. 윈슬로 호머가 그린 ‘건전한 만남’은 눈만 마주치면 풀밭에 뒹굴 것만 같은 피 끓는 젊은 남녀가 경건하게 우유만 나누어 마시는 모습을 담았다. 전반적인 그림의 톤까지 따사로워 지금으로 봐서는 건전가요 듣는 느낌이다. 이후에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이 선보인 뒤 1945년 이후로 가면서 마침내 세계 패권국으로서 세계 미술의 중심지로 올라선 미국의 모습이 드러난다. 잭슨 폴록을 비롯, 마크 로스코, 앤디 워홀, 재스퍼 존스,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이 등장한다. 존 싱어 사전트, 조지아 오키프 등 귀에 익숙한 작가의 작품들도 찾아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5월 19일까지. 1만 2000원. 1661-2440.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비가 주룩주룩 쏟아질때 경복궁 근정전 걸어보라

    비가 주룩주룩 쏟아질때 경복궁 근정전 걸어보라

    비교적 사료가 많고 시대가 가깝다 보니 조선에 대한 대중교양서들은 정말 차고도 넘쳐난다. 그리고 그 책들은 역사적 향에 취하다 보니 그윽한 시선들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경복궁에서 세종과 함께 찾는 조선의 정체성’(박석희 등 지음, 미다스북스 펴냄)은 저자들이 관광전문가여서 그런지 철저하게 경복궁을 즐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선왕조실록을 인용하면서도 세종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내세운 ‘뿌리 깊은 나무’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대중의 눈높이에 맞췄다. 그래서 공간, 상징물, 역사를 둘러싼 소소한 얘깃 거리들이 좋다. 세종을 부각시키는 것은 왕자의 난 등으로 인한 혼란의 시기가 끝나고 명실상부한 법궁으로서 경복궁이 기능하는 것이 세종 때여서다. 그러니까 이전 왕까지는 경복궁을 짓고 수리하고 유지는 했지만 정치적 혼란 때문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세종 때 비로소 모든 공간이 안정적으로 운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새롭게 조성된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을 등장시킨 것도 단순히 조선시대의 위대한 임금이라서가 아니라 경복궁을 법궁으로 쓴 왕인데다, 취임 일성이 “의논하자”였을 정도로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태도를 취한 임금이어서 광장의 정신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광화문 바깥 해태상은 불을 막아주는 상징물 정도로 알려져있다. 실용적 목적도 있다. 말에서 내려야 하는 지점을 표시하는 하마비였다. 임금이 정사를 보던 근정전 천장에는 용 두마리가 있다. 발톱이 일곱인 칠조룡이다. 알려졌다시피 용, 그것도 황룡, 거기다 그 황룡의 발톱은 천자와 왕과 제후를 구분하는 기준이었다. 흥선대원군이 왜 이렇게 중건해뒀는지, 궁금증이 남아 있다. 재밌는 점은 또 이 칠조룡을 잘 보려면 정면이 아니라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임금의 왼팔과 오른팔이 되어야 비로소 용안을 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관광전문가로서의 제안도 흥미롭다. 왕궁에 들어간다는 것은 일종의 체험이기 때문에 출입구를 되도록이면 광화문 한 곳으로 통일시키자고 제안한다. 또 지금의 수정전은 세종 당시 집현전이었던 만큼 도서관이나 학술, 문화행사 공간으로 만들어 그 뜻을 이어가자고도 한다. 독립기념관 한구석에 있는 조선총독부 건물의 아치지붕을 원래 위치로 옮겨와 역사적 과오를 되새기는 다크 투어리즘 공간으로 만들고, 세종의 과학기술이 총집결된 흠경각을 대대적으로 확대하자고도 주장한다. 2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진 속 추억을 더듬다… 그 길, 그 집 앞에서

    사진 속 추억을 더듬다… 그 길, 그 집 앞에서

    시작은 조그만 우연이었다. 키득대며 옛 사진첩을 뒤적이다 문득 지금도 똑같은 배경에 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옛 사진을 들고 지금 배경에다 겹쳐 찍었다. 친구들이 따라 하길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열었고, 무려 25만여명의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호응하길래 아예 인터넷 홈페이지(www.dearphotograph.com)를 만들었다. ‘잘 있었니, 사진아’(테일러 존스 지음, 최지현 옮김, 혜화동 펴냄)는 그 사진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저자 덕분에 집안 어딘가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사진첩을 꺼내 기억을 더듬기 시작한 사람들이다. 사진 자체는 별스럽지 않다. 온 세계 장삼이사들의 그렇고 그런 일상과 추억들이다. 그러나, 아니 그래서 한장 한장 넘겨 보면서 읽어 나가는 글과 사진들이 기발하다가도, 웃기다가도, 짠하다. 그런데 하루가 멀다하고 부수고 새로 지어온 우리나라에서 이런 프로젝트가 가능할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1만 38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낯설지 않다, 지금도 어딘가 있을 모습 같아서

    낯설지 않다, 지금도 어딘가 있을 모습 같아서

    1930년대, 그러니까 대공황의 잿더미 속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신화가 이륙하던 그 시간, 그 시간은 하나의 기념비다. 비슷한 내용인데 강조점에 따라 조금씩 달리 부르는 말들이 많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누군가는 자유민주주의의 갱신, 누군가는 수정자본주의 혹은 혼합경제체제, 누군가는 대압착의 시대, 누군가는 실질적인 사회민주주의의 시대, 누군가는 최첨단 정보기술(IT) 유행을 타고 자본주의 2.0이라 부르는 시대. 국가의 원체험기이기도 하다. 대공황이란 공포에서 길어올려진. 공포에 대처하는 방식은 두 가지. 하나는 파란 약 먹고 꿈꾸는 것이다. 야리야리한 여자아이들이 두 주먹 불끈 쥐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거라 신나게 흔들며 노래 부르는 뮤지컬이다. 고전으로 꼽히며 지금도 한국 무대에 종종 선뵈는 ‘애니’, ‘42번가’, ‘시카고’ 같은 것들이다. 다른 하나는 빨간 약 먹고 냉정하게 현실을 보는 것이다. “농업안전국(FSA)의 국장이던 경제학자 렉스퍼드 터그웰은 1935년 그의 오랜 조수인 로이 스트라이커에게 역사 관련 분과를 일임했다.” 중요한 것은 1935년이란 시점. 숨 죽이고 있던 기득권층이 마침내 뉴딜에 반기를 들기 시작했을 때다. 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터그웰의 제자이자 사회학자인 스트라이커가 선택한 것은 사진이었다. 왜? “삶의 현실을 포착하는 사진이야말로 경제학적 논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지금 나라 꼴이 어떤지 두 눈 뜨고 똑똑히 보라는 얘기다. ‘지속의 순간들’(제프 다이어 지음, 한유주 옮김, 사흘 펴냄)은 바로 이 시기를 전후해 확립된 다큐사진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변주되고 있는지를 다룬다.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다이앤 아버스, 유진 아제, 리처드 애버던, 워커 에번스, 도로시아 랭, 유진 스미스 등 현대다큐 사진을 말할 때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사진을 두고 ‘지속’과 ‘순간’을 얘기하는 것은 지겨운 감이 있다. 지속되면 순간이 아니요, 순간은 지속되지 않는다. 이 둘의 충돌지점이 사진의 매력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저자는 작가의 의도, 시대 배경 등을 모두 뛰어넘어 개별 작품들을 징검다리 삼아 겅중겅중 뛰어다닌다. 작가나 시대에 따른 연대기적 ‘순간’을 해체한 뒤 저자의 관점에 따라 재배치해서 이를 ‘지속’으로 재해석한다. “이 책을 써내려 가면서 나는 점차 실제로 사진을 찍은 사진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찍은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좋아하게 됐다”고 고백할 정도다. 연대기가 차이, 구분, 범주화라면 저자는 이를 한데 섞어 콜라주를 만든다. 콜라주를 빛내는 것은 저자의 독창적 글쓰기다. 가령 이런 식이다. 책은 폴 스트랜드의 1916년작 ‘맹인’(Blind woman)에서 시작한다. 뉴욕 시내의 맹인이란, 구걸하는 누추한 이들이다. 눈이 안 보이기 때문에 포장하거나 위장할 수 없는,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존재다. 맹인들은 주로 아코디언을 들고 있다. 그래서 루스벨트의 죽음에 흑인이 눈물 흘리는 장면을 담은 에드 클라크의 1945년작 ‘귀향’(Going home)을 들고 나온다. 얼굴을 위장하거나 꾸미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신적 맹인, 그러니까 정신병자 등 특이한 사람들을 열심히 찍은 다이앤 아버스 얘기를 꺼낸다. 그러고는 1932년 어둠에 잠긴 파리 뒷골목을 렌즈에 담은 사진집으로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브라사이 얘기로 넘어간다. “밝은 한낮의 빛 아래서 당신이 주목하는 것들-색, 머리카락, 옷-은 모두 손쉽게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밤이 되어 집중해서 보아야만 하는 것들-어깨의 경사각, 옷이 닳은 방식, 걸음걸이-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당신의 손금만큼이나 개인적이고 불변적이다.” 그래서 손, 조지아 오키프의 손을 집중적으로 찍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를 불러낸다. 저자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등, 누추하게 낡아버렸거나 절망적인 손에 쥐어져 구겨진 모자, 복잡하게 구겨진 시트가 씌워진 빈 침대, 텅 비거나 부서진 벤치, 창으로 내다보는 도시 이미지, 길과 이발소의 모습, 땅바닥 속으로 꺼져들어가는 이미지로서의 계단, 불안감에 서성이지 않고 앉아 있을 수 있는 권력의 상징으로서 보안관의 흔들의자 등 끊임없이 소재를 이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결론? 막바지에는 9·11테러로 충격에 빠진 뉴욕 사람을 찍어둔 사진을 배치해 뒀다. 도입부 맹인 사진과 절묘하게 겹쳐진다. 전망을 잃어버린, 그래서 민낯을 드러내버린 미국인이다. 별다른 장, 절 구분이나 소제목조차 없이 27쪽 맹인 사진에서 468쪽 뉴요커 사진까지 한번에 통으로 쭉 이어지는 본문은, 어쩌면 이 책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지속의 순간들 그 자체임을 드러낸다. 저자는 9·11테러에서 멈췄다지만, 그러고 보니 집권 2기 오바마 정부가 다시 불러낸 인물은 루스벨트다. ‘중산층의 아버지’로서 말이다. 흑백 다큐 사진에나 남아 있는 옛 추억이라 밀쳐 뒀던 과거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온전히 미국적 맥락의 작업들임에도 이 사진들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것은, 우리 역시 70% 중산층 복원을 내세워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번역자는 짐작하는 그 소설가가 맞다. 출판사에서 먼저 접촉했는데 저자의 매력에 빠져 다른 책들 번역까지 맡았다. 재즈를 다룬 ‘그러나 아름다운’(But Beautiful: A Book About Jazz)을 오는 4월쯤에, 그 뒤 소설 등도 번역해낼 예정이다. 이 책은 보도사진의 아성으로 꼽히는 뉴욕국제사진센터에서 상을 받은 책이다. 2만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에티오피아 새댁의 한국생활 적응기

    에티오피아 새댁의 한국생활 적응기

    31일 밤 12시 5분 EBS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은 ‘내 사랑 우바!- 서울의 워사메 우바 모하메드’편을 방영한다. 워사메 우바 모하메드,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 서준석의 아내 이름이다. 서준석은 2008년 홀로 아프리카 여행길에 올랐다. 이곳저곳 들르다가 에티오피아에서 워사메를 만났다. 여행길이었으나 불같은 사랑에 빠졌다. 어머니가 쓰러지는 바람에 급히 한국으로 되돌아와야 했던 서준석. 짧은 만남에 이어 기나긴 이별이 기다리고 있었다. 남편은 곧 돌아오마 굳게 약속했지만, 불안 불안한 통신 사정 탓에 연락은 끊겼다. 그럼에도, 워사메는 아들 준우를 키우며 서준석만을 기다렸다.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서준석과 마침내 연락이 닿아 서울로 올 수 있었다. 남자 하나 달랑 믿고 와 준 아내에게 늘 고맙고 미안하다는 서준석.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라 야근이 많다. 가급적 집에 일찍 가려 하지만 쉽지 않다. 한국말도 서투르고 아는 사람도 없는 한국에서 살아가야 하는 워사메가 늘 걱정이다. 그래서 서준석은 특별한 장치를 개발해 설치했다. 아들 준우도 걱정이다. 아무래도 외모가 튈 수밖에 없다. 엄마가 요즘 준우를 데리고 가는 곳은 글방. 어린이집을 다녀야 하는 나이지만 근처 어린이집은 모두 정원이 꽉 찼다. 기다리는 동안 글방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오랜만의 집 밖 나들이에 흥이 오른 준우는 형과 누나들과 함께 노는 데 정신이 팔렸다. 엄마는 그런 아들이 남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안절부절한다. 마침내 결혼식을 제대로 갖춰서 올렸다. 결혼생활 5년째지만 아직 정식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이왕 할 거 전통 혼례식으로 치렀다. 시어머니와 함께 예절 교육을 받아가며 한복을 입어보게 된 워사메. 원래 한복을 좋아했던 데다 결혼식에 한복을 입으니 기분이 좋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미리보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오는 11월 12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한 차례 화재 사건을 겪으면서 개막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연내 개막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이다. 이에 앞서 미술관은 지난 26일 서울관 건립현장 앞에 홍보관을 짓고 이를 공개했다. 홍보관에는 서울관 건물이 완성됐을 때의 입체 모형에다 미술관 대표작품 77점의 이미지가 전시되어 있다. 또 하태석의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품 ‘콜렉티브 뮤지엄’, 박동현 감독의 실험 영화 ‘기이한 춤: 기무’, 노순택·백승우 작가의 서울관 건립기록 사진 등도 함께 볼 수 있다. 미술관을 미리 만나보는 3차원(3D) 가상체험 코너도 마련됐다. 한편 미술관 측은 이날 공사 진행 상황과 미술관 개관전시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서울관의 현재 공정률은 68% 정도로 6월 11일 완공될 예정이다. 완공 뒤에는 개관 전 5개월 동안 시험가동에 들어가는 등 준비 시간을 가진다. 개관전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등 외국 주요 미술관 큐레이터들과의 협업을 통해 ‘연결-전개’(Connecting-Unfolding)를 주제로 한 기획전이 열린다. 또 노승택, 백승우, 양아치 등의 작가들이 서울관 건립과정을 담은 ‘미술관의 탄생’전, 가장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알레프 프로젝트’, 서도호 작가의 설치작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그때 그 시절 한국 누드화는 어땠을까

    그때 그 시절 한국 누드화는 어땠을까

    높으신 지위에 계신 고상한 분들이 주로 남자들이다 보니 그분들의 은밀한 감상거리로 쉴새 없이 벗겼다는 누드. 현대에 들어서 있는 그대로의 인간, 그 자체를 드러내는 작업으로 간주됐다. 31일부터 새달 20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갤러리본점에서 열리는 ‘화가의 여인, 나부’전은 1930년대부터 2000년까지, 한국 작가들이 그린 누드화 50여점을 한데 모았다. 사실 누드화는 애매모호하다. 예술이냐 외설이냐는, 뻔한 이분법적 구도가 그렇다. 원래부터 상업적·흥미적 요소가 있었지만 그걸 피하려고 하다 보니 두 가지 극단이 생겼다. 하나는 공식적인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다. 건조함이 느껴지는 접근법이다. 별다른 감정이 없음을 애써 강조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파격적으로, 그러니까 털과 성기모양까지 고스란히 다 적나라하게 묘사해 버리는 것이다. 지금이야 진부한 감이 있지만, 사실주의 화가인 구스타프 쿠르베(1819~1877)의 ‘세계의 기원’과 같은 ‘파격적’ 작품들은 이렇게 나왔다. 그러면 작가의 개인적인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들은 어떨까. 누드화로서 제일 이른 시기 작품은 이인성(1912~1950) 작가의 1935년작 ‘초록배경의 누드’다. 서구 최신 그림 유행들이 일본을 찍고 한국으로 전해지던 무렵, 최고의 스타 화가로 꼽혔던 작가의 작품으로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누드는 거의 그리지 않았던 한묵(99), 임직순(1921~1996) 작가의 누드화도 공개된다. 역시 몸 그 자체보다는 탐구 쪽에 무게가 실려 있다. 이만익(1938~2012) 작가의 1995년작 ‘누드’도 흥미롭다. 뮤지컬 명성황후 그림으로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답게 신화적이고 만화적인, 그만의 독특한 누드다. 그래도 눈길을 끄는 것은 짠한 작품들이다. 권옥연(1923~2011) 작가의 1951년작 ‘부인상’은 결혼기념일에 맞춘 작품이다. 그런데 때는 한국전쟁. 못 먹고 못살던 시절 전쟁까지 겹쳤으니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없다. 동료들에게 물감 빌리고, 검은색을 내기 위해 연탄재를 섞어 쓰고, 팔레트 대신 깨진 유리조각에다 물감을 섞어 쓰기도 하면서 완성한 작품이다. 손상기(1949~1988) 작가의 1978년작 ‘화가와 여인’도 눈길을 끈다. 척추가 휘는 구루병을 앓은 데다 어린 시절 나무에서 떨어진 충격까지 겹쳐 평생을 척추장애와 함께 살았던, 그럼에도 놀라운 투혼으로 1980년대 문제적 작가로 떠올랐던 작가의 행복했던 한때가 담긴 그림이다. (02)726-4456.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모니터 밖으로 나온 ‘웹툰’

    모니터 밖으로 나온 ‘웹툰’

    만화의 대세는 이미 웹툰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만화 대본소를 드나들던 이들이 이제는 포털사이트를 들락거리며 매주 업데이트되는 웹툰을 즐긴다. 그 웹툰 작가들이 갤러리로 나왔다. 2월 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리는 ‘바이 바이 러브’(Buy Buy Love)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권혁주, 박근용, 꼬마비, 억수씨 등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웹툰 작가들과 공공성 강한 장소에 공짜로 벽화를 그려 주는 일을 하는 밥 장, 가구 디자이너 오서연, 일러스트레이터 김인호 등이 함께 전시를 꾸몄다. 환경 문제에 대한 웹툰을 그려오는 권혁주, 6m에 이르는 대형 걸개그림을 선보이는 밥 장 등 작가 나름대로 개성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참여 작가들은 네이버 웹툰 라디오에서 함께 활동하는 이들이기도 한데, 2월 14일 오후 7시에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전시장에서 공개방송도 진행한다. (02)725-1020.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책꽂이]

    중국근현대사 1~4(요시자와 세이이치로 등 지음, 정지호 등 옮김, 삼천리 펴냄) 청나라 말기인 19세기부터 1971년까지를 ‘청조와 근대 세계’ ‘근대 국가의 모색’ ‘혁명과 내셔널리즘’ ‘사회주의를 향한 도전’ 등 4권으로 정리했다. 일본 이와나미서점이 기획해 소장 연구자들이 집필에 참여한 이 책은 모두 6권으로 기획됐고 이번에 4권이 먼저 나왔다. 청나라에서 붉은 중국을 거쳐 자본주의 국가로 전향한 현재의 중국까지 연속적으로 파악하는 관점 아래 쓰인 통사다. 흥미로운 점은 이 전체적 흐름을 하나로 총괄하면서 민족국가 건설, 즉 ‘네이션 빌딩’ 과정으로 파악하는 대목이다. 이 개념이 한국에선 독재를 미화하는 우익 역사 진영에서 주로 쓰이는데 여기서는 묘하게도 좌파의 비판적 시각으로 연결된다. 역시 중요한 건 번드르르한 개념이 아니라 상식적인 균형 감각이다. 각 권 1만 5000원. 시사에 훤해지는 역사(남경태 지음, 메디치 펴냄) 역사가 흥미로운 까닭은 현재를 보다 더 잘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혹은 그들은 왜 그랬을까를 생각하다 보면 결국 역사에서 연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너무나 성공적이었던 중앙 집권의 역사, 그리고 이 때문에 시민의식이나 혁명의 개념이 들어서기 어려웠다는 역설 등 오늘날 한국 사회를 비춰 볼 수 있는 다양한 얘기들을 들려 준다. 저자의 문투는 요즘 유행어로 치자면 완전 돌직구다. 우리 역사라 해서 두둥실 띄우고 꽃 장식 둘러 주고 하는 짓 따윈 하지 않는다. 1만 4000원. 아웅산 수치 평전(피터 폽햄 지음, 심승우 옮김, 왕의서재 펴냄) 너무도 유명한, 그리고 곧 한국을 찾을 것이라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다룬 책이다. 영국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었음에도 독재에 신음하는 조국의 현실을 외면하지 못하고 스스로 형극의 길을 걸어간 한 여인의 삶을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깊은 관심을 가진 영국 기자인 저자가 생생하게 기록한 글이다. 2만 5000원. 크랙 캐피털리즘(존 홀러웨이 지음, 조정환 옮김, 갈무리 펴냄) 권력을 장악하는 것보다는 자본주의 체제에 균열을 내고 그 균열을 키우고 늘림으로써 급진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자본에 종속된 노동과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행위를 구분한 뒤 노동 대신 행위에 기대를 걸면서 이를 어떻게 널리 퍼뜨릴 것인가에 대해 논한다. 부록에는 마이클 하트와 벌인 서신 논쟁을 붙여 뒀다. 2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노자가 언제, 자연에 묻혀 살라 했나 왜 엉뚱하게 배우냐고

    노자가 언제, 자연에 묻혀 살라 했나 왜 엉뚱하게 배우냐고

    노자(혹은 도덕경)를 상하 두권에 나눠 담은 ‘노자타설’(남회근 지음, 설순남 옮김, 부키 펴냄)은 노자의 여러 얼굴 가운데 황로학(黃老學)으로서의 노자를 보여준다. 동양 고전을 읽는 재미의 반은 해석 놀음이다. 전문가들이야 어느 해석이 더 옳으냐를 두고 싸우겠지만 독자들은 그냥 즐기면 된다. 제일 재밌는 게 싸움 구경이니까. 황로학으로서의 노자란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중국의 유명한 한학자인 저자는 한문제 유항의 권력 장악을 예로 든다. 유항은 한나라를 개국한 유방의 아들 가운데 한명이었다는 것 빼고는 아무런 정치적 자산이 없었다. 거꾸로 그 덕분에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 유방 사후 황후가 권력을 휘두르다 죽자 유방의 측근들은 황후 일가를 제거한 뒤 유방의 아들인 유항을 불러들인 것이다. 건국 대신들이 즐비하고 강력한 지방 세력이 여전한 가운데 권력을 받게 된 유항이 어떻게 황제에 올라 통치해 나갈 수 있었을까. 이 과정을 저자는 노자의 무위지도(無爲之道), 용이불용(用而不用), 겸덕(謙德)으로 설명해 나간다. 조금 더 극적인 것도 있다. 따뜻하고 정적인 수묵화 한 폭에 적당히 어울리는 문구를 넘어 이젠 정수기 광고에까지 널리 쓰일 정도로 일반화된 노자 8장의 ‘상선약수’(上善若水). 겸손하게 어울렁 더울렁 살자는 교훈, 혹은 협동과 조화의 공동체 같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이걸 두고 ‘세금과 부역을 줄여서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면 부국강병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노자 80장에 등장하는 소국과민(小國寡民)도 있다. ‘나라는 작고 백성은 적다’는 이 구절을 두고 현대 도시 문명에 넌더리 내는 사람들은 소규모의 생태주의 공동체를 떠올린다. 반면 완벽한 통치를 위해 백성을 철저히 분할 통치하라는 뜻으로 읽어내는 이들도 있다. 같은 구절을 두고 극좌 아나키즘도, 극우 전체주의도 가능한 것이다. 황로학으로 읽는 노자가 주는 재미는, 노자 하면 자연에 숨어 사는 은자로서의 삶에 대한 찬양을 떠올리고 그래서 자꾸 근대 서구 문명의 대안으로 꼽는 일반적인 이미지를 깨는 데 있다. 물론 저자는 황로학을 내세우되 극단적으로 권력 지향적인 해석 대신 온화한 해석을 택한다. ‘상선약수’는 적당한 삶의 자세로, ‘소국과민’은 지방자치제 정도로만 읽어낸다. 아니, 노자를 극단적 정치 이론으로 해석하는 것을 두고 “도가를 음모가로 오해하고 나아가 노장사상을 음모학이라고 오해라는 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배우려면 제대로 배워야지 왜 엉뚱하게 배워 놓고 노자가 그리 가르쳤다고 떠들어대느냐 호통도 쳐 놨다. 세상을 등지거나 세상을 속이려 한 게 아니라 세상에 나름의 쓰임이 있었다는 얘기다. 해석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은 한 구절 한 구절 읽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겠지만 이 해석의 문제를 뛰어넘는 책의 매력은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서술이다. 1918년에 태어나 지난해 사망한 저자는 1950~60년대부터 유불선 3교 강의로 이름을 떨치면서 타이완의 국사로까지 불렸던 사람이다. 오래 고민하고 공부하며 답을 찾았던 사람인 만큼 각 구절마다 방대한 중국 역사에서 무수한 사례와 얘기들을 길어 올려 설명하면서도 유머와 재치를 잃지 않는다. 가령 유불선을 비교하면서 재미있게도 이렇게 풀어놨다. “유가는 곡물 가게와 같아서 결코 타도할 수 없습니다. 유가를 타도했다가는 먹을 밥, 즉 정신적 양식이 없어집니다. 불가는 잡화점입니다. 돈이 있으면 사서 돌아오고 없으면 구경만 해도 아무도 가로막는 사람이 없습니다. 도가는 약국입니다. 병이 나지 않으면 평생 상대할 필요가 없으나 일단 병이 나면 제 발로 찾아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번 책은 출판사가 내놓는 ‘남회근 저작선’의 5, 6권에 해당한다. 앞서 ‘금강경강의’ ‘불교수행법강의’ ‘주역계사강의’ ‘중국문화민담’ 등이 나왔다. 노대가의 푸근한 서술 방식 때문에 고정 독자층도 있고 매년 500~1000부씩 꾸준히 나가는 스테디셀러라 한다. 각 권 2만 5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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